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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경기하방 위험땐 금리 인하해야”

    “한국, 경기하방 위험땐 금리 인하해야”

    “하방위험이 커지면 금리를 내리는 게 수순이다.” 국제금융·통화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배리 아이켄그린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석좌교수는 30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4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해온 한국은행에 “경기 성장 둔화 등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면 (유동성을) 풀어주는 것이 일반적 조치”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미국과 터키, 브라질 등 세계 각국이 통화유동성을 늘리는 리플레이션 정책을 펴는 반면 한은은 고물가와 성장 둔화 가능성 사이에 끼여 금리 동결을 고집해 왔다. 그는 또 “그리스 부채의 50%를 탕감해도 위기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한국은행의 외국인 자문위원으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의 통화정책 수립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이 최근 일본, 중국과 통화 스와프(맞교환) 규모를 잇달아 확대했다. 국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은. -통화 스와프는 (부족한) 외환보유액을 보충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좋은 대안이다. 외환보유액은 분명 많을수록 좋지만 너무 쌓이면 (관리)비용이 든다. 한·중·일 3국은 각자 다른 시점에 외환이 필요할 수 있는데 통화 스와프 확대를 통해 요청만 하면 돈을 얻을 수 있게 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한국은행을 향해 “금리 인상 시점을 놓쳤다.”고 비판했는데. -한국은행의 자문위원이자 KDI의 오랜 컨설턴트였기 때문에 이 논쟁에 개입하는 건 적절치 않다. 다만 하방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보며, 그럴 경우 다음 수순은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것이다. →한국 금융시장에 핫머니(단기성 투기자금)가 몰려 이익만 챙기고 빠져나가면서 ‘토빈세’(단기성 외환거래에 부과하는 금융거래세)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 -토빈세는 이론상 매력적이나 실행 과정에서 빠져나갈 구멍이 많다. 국내 금융시장 및 기관에 대한 보다 엄격하고 세밀한 규제·감독이 한국을 거대한 카지노로 이용하려는 해외투자자를 막는 유일한 길이다. →월가 시위의 영향으로 한국의 금융기관도 정치권 등으로부터 수수료 인하 압박을 받는데. -미국과 한국 국민은 모두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은행 구제에 막대한 세금을 쏟아부은 데 분노한다. 양국 간 차이가 있다면 미국은 2008년 이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정부가) 민간 은행이 망하지 않도록 했지만 한국에서는 대형 은행 다수가 문을 닫았다. 사회 연대를 위해 소득을 분배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공공정책의 목표를 성취하려고 은행을 강압적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가 세출입을 통해 소득 재분배를 달성하는 편이 낫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지난 27일 그리스 국채에 대한 민간 채권단의 손실 상각(헤어컷) 비율을 50%로 높이기로 하는 등 부채위기 해법이 일부 도출됐다. 남유럽 국가들의 위기가 완화될까. -그리스 부채 경감책이 재정위기 해소에 충분한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리스 채권 중 3분의2만 민간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유럽중앙은행(ECB), EU 등이 갖고 있다. 결국 전체 부채에 대한 실질 헤어컷 비율은 33.3%에 그친다. 특히 그리스 부채를 보유한 헤지펀드 등은 이 합의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이번 합의로 그리스 사태가 끝날 것으로 보는 데 회의적이다. →남유럽발 부채위기 탓에 유로존의 붕괴 전망까지 나오는데. -역사적 변화 중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유로 체제가 그중 하나다. 통화 연대체는 만드는 것보다 해체하기가 더 어렵다. 결국 유로 국가들은 통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단기적으로는 유럽 내 은행들의 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스와 같이 채무 지불 능력을 잃은 국가들은 구조조정을 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다른 국가에 불똥이 튀지 않게 방화벽을 구축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유로존 차원의 단일한 은행감독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재정 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미국 상원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미·중 간 ‘통화전쟁’이 다시 불붙는 양상인데. -미·중 간 무역경쟁이 촉발한 환율전쟁은 취약한 세계 경제에 재앙이다. 환율은 (미·중 무역 불균형의) 근본원인이 아닌 증상일 뿐이다. 중국은 수출과 투자 위주에서 소비와 수입을 촉진하는 쪽으로 경제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하며 미국도 저축을 늘리고 소비는 줄여야 한다. 그러면 양국 간 환율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열린세상] 역진적 국민연금 개선해야 미래가 밝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역진적 국민연금 개선해야 미래가 밝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국민연금은 미래의 삶이다. 현재와 미래 노인의 생계를 책임질 노후 보장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 인구의 11.3%이며, 2020년에는 15.6%로 늘어날 전망이다. 노인인구는 급속히 증가하여 2030년에는 4명당 1명, 2050년에는 3명당 1명이 노인인 사회가 된다. 국민연금을 바로잡지 않으면 노인인구를 감당할 수 없어 애써 가꾸어 놓은 경제성장이 물거품처럼 산화될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현재 국민연금 총가입자 수는 1923만명으로 경제활동인구 2500만명의 77%에 해당된다. 1988년 출범 당시 총가입자 443만명에 비하면 크게 증가했다. 그만큼 국민연금에 대한 기대가 높으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남미나 유럽에서처럼 연금위기가 국가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국민연금을 보면 미래가 어둡다. 국민연금은 사회보험이기 때문에 사회안전망과 금융상품 기능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그런데 두 기능 모두 부실하다. 국민연금은 2011년 현재 최저 1등급에서 최고 46등급으로 보험료를 징수하고 연금을 주는 구조이다. 20년을 가입하면 100% 연금을 받고 최저 1등급은 22만 5050원, 중간인 23등급은 32만 3650원, 최고 46등급은 61만 520원을 받는다. 이 금액으로 최저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 따라서 금융상품 기능이 크게 훼손되어 있다. 소득재분배 기능은 더 엉망이다. 소득재분배 기능은 현재 46등급 연금보험 등급체계를 보면 알 수 있다. 1988년 출범 당시 국민연금은 45등급으로서 최저 1등급의 소득이 22만원, 최고 45등급의 소득이 360만원이었다. 이 등급체계는 물가를 기초로 주기적으로 조정돼야 하는데도 20년이 넘도록 방치해 두다가 2010년에야 비로소 국민연금법과 시행령을 개정하여 물가상승 반영 근거를 마련했다. 2011년도에 하한액은 22만원에서 23만원으로, 상한액은 360만원에서 375만원으로 조정하는 데 그쳤다. 1988년 출범 당시 소득분포를 보면 최저 10분위 소득은 31만 6239원이었고, 최고 10분위 소득은 208만 5117원이었다. 당시 국민연금의 등급기준소득은 표준보수월액이었기 때문에 국민연금 최저 1등급의 소득이 22만원이면 실제소득은 최저 10분위의 소득수준인 31만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국민연금 최고등급 360만원은 당시 최고 10분위소득 208만원보다 더 높았다. 따라서 사회보험으로서 소득재분배 기능을 제대로 갖추고 있었다. 현재 국민연금 최저 1등급의 하한기준소득 23만원은 이해할 수 없다. 정부에서 정한 2011년 1인가구 최저생계비 79만 8875원, 4인가구 215만 9129원이 허수가 아닌 한 소득이 23만원이면 빈곤층이며, 생계비를 지원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보험료를 낼 여력이 없다. 상한액 375만원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월소득 375만원이면 연봉 4500만원으로서 대기업 중간간부의 소득에 불과하다. 이들의 연금보험료와 고급간부 및 임원이 같은 수준이라면 소득재분배 기능이 지극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2010년 우리의 소득분포를 보면 최저 10분위 소득이 81만 6758원이고, 최고 10분위는 836만 2964원이다. 설계 당시 소득재분배 기능을 수행하려면 국민연금 등급체계에서 하한액과 상한액도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조정되어야 한다. 현재 국민연금보험료 납부 기준으로 삼고 있는 소득상한액 375만원은 2010년 6분위소득 353만 7403원과 7분위소득 407만 5993원의 중간지점이다. 설계 당시대로라면 상한액은 836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그래야 고소득층에서 저소득층으로 소득재분배가 된다. 월소득이 113만원이면 국민연금 등급체계에서는 중간인 23등급이고, 이보다 소득수준이 높으면 재분배를 해야 한다. 소득수준 113만원은 10분위 소득분포에서 2분위소득인 158만 6918원보다 낮다. 저소득층에 속하는 2분위까지도 재분배를 해야 하는 구조가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 상한액도 지금처럼 1년에 7만~8만원 올리는 데 그친다면 50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는다. 급진적 개선을 요구하지 않겠지만 현재처럼 중산층을 위축시키는 국민연금체계는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
  • 한·미FTA ‘국익’ 머리 맞대라

    한·미FTA ‘국익’ 머리 맞대라

    미국 상·하원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모두 통과시킴에 따라 이제 공은 한국, 그 가운데서도 우리 국회로 넘어왔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내년 1월 한·미 FTA 발효를 목표로, 늦어도 이달 안에 비준안을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피해산업 보호대책 등을 먼저 강구해야 한다며 강행처리 저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논란 속에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이해도 얽혀 있다. 대화와 타협보다는 서로의 독선 속에 물리적 충돌로 치달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이는 형국이다. 이미 해머국회, 폭력국회의 오명을 뒤집어 쓴 18대 국회다. ‘안철수 바람’으로 상징되는 정당정치의 위기상을 고스란히 노정한 국회다.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싼 대립과 파행은 단순히 새로운 무역질서의 지연을 넘어 지금의 한국 정당정치 구조를 일순간에 수렁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반면 FTA 비준안 앞에서 여야가 대화와 타협의 진정한 정치를 펼쳐 보인다면 그 자체로 위기의 정치, 위기의 경제를 살릴 기회가 될 수 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은 13일 “개방 경제를 지향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한·미 FTA 비준이 필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내는 것”이라며 “비준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을 여야가 협상과 대화, 양보로 풀어냄으로써 위기에 놓인 한국 정치와 경제를 한층 성숙한 단계로 끌어올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념과 정치적 대립을 넘어 장기적 국익 관점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적으로 ‘좌클릭’한 민주당이 야권연합의 고리인 한·미 FTA를 쉽게 용인할 수 없고, 한나라당 역시 민주당이 내놓은 ‘재재협상’을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타협이 가능한 부분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윤 한국외대 국제통상학부 명예교수는 “미국이 이익을 보면 우리가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윈윈’ 게임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FTA를 통한 대기업의 이익이 골고루 재분배될 수 있느냐도 결국은 정치적 리더십에 달렸다.”고 말했다. FTA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외국과의 조약을 주도하는 행정부를 국회가 통제할 수 있는 통상절차법 제정이다. 이 법안은 애초 야당 의원들이 주장했는데, 최근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제정할 뜻을 밝혔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과 교수는 “그동안의 FTA는 통상관료들이 일방적으로 협상하고 의회는 내용도 알지 못한 채 비준만 해주는 꼴이었다.”면서 “국민을 대신하는 의회가 조약 체결 과정을 감시·통제하고, 조약 이행 과정까지 규율할 수 있는 실질적인 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 산업을 위한 대책도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그동안의 피해 대책은 주로 농·축·수산업에만 집중됐는데, 이마저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재탕’이 많았고, 중소 제조·서비스업은 사실상 방치 상태에 놓여 있다. 따라서 국회는 정부가 농·축·수산업 대책을 단순히 나열할 게 아니라 집행 시기와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도록 해야 하고, FTA 영향으로 타격받은 제조·서비스 업체를 지원해주는 무역조정지원제도도 현실성 있게 강화하도록 압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복지천국’ 스웨덴식 보편적 복지국가 핵심은

    복지정책의 쟁점은 수혜자가 아니라 부담자다. 결혼, 출산, 육아, 교육, 실업 등 삶에서 누구나 부딪히게 될 위험에 국가적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자는 데 뭐라 할 사람은 없다. 해서 반대론자들은 늘 부담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다. 복지논쟁이 불붙으면서 이 부분도 비교적 상세히 거론되기 시작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최근 내놓은 ‘역동적 복지국가의 길’(도서출판 밈 펴냄)에서 주목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들이 복지국가를 좌파적 이념이 아니라 새로운 자본주의로 본다는 점이다. 좌파가 아니라는 점은 보편적 복지가 결국 자본가들에게도 이득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결혼, 육아, 실업 등에 대한 노동자들의 부담이 적어야 임금인상 압박이 줄고, 구조조정이 용이해진다. 역사적으로도 복지국가론은 우파보다 좌파들의 공격 대상이었다. 무크지 창간 형식이다. 2, 3, 4권을 내면서 지속적으로 ‘계몽’하겠다는 의미다. 또 한 가지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라는 단체 자체가 야권과 깊은 연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민주당이 내건 ‘증세 없는 복지’를 비판한다는 점이다. 정치인에게 증세 주장이란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와 같다. 그래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때문에 이들의 목표는 정치권 비판 그 자체라기보다, 증세 주장의 토양을 마련해주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13편의 논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글은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위원의 글 ‘복지국가의 조세재정-역사에서 배운다’이다. 국민대 교수를 지낸 정 위원은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와 함께 베스트셀러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쓰기도 했다. 복지재정 확충을 위한 증세라고 하면 흔히 부유세를 떠올린다. 고소득층에게 고도의 누진적 과세를 부과하자는 것이다. 정 위원은 한국적 상황에서 참고할 점은 있으나, 문제가 있는 방식이라고 본다. ‘복지의 전범’으로 꼽히는 스웨덴 사례를 예로 든다. 1930년대 사민당 집권기에 가장 먼저 추진된 정책 가운데 하나가 법인세 인하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권의 법인세 인하를 비판하는 사람들로서는 다소 뜻밖이다. 아울러 재분배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부가가치세율이 한국은 10%, 스웨덴은 25%다. 그런데 스웨덴은 복지천국이다. 정 위원이 보기에 부유층에게 고액의 소득세를 매기는 행태는 정치적 불안정의 결과다. 실제 미국과 영국은 1929년 대공황 이후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을 80~90%대까지 높였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 부자를 쥐어짜는 것이어서다. 대공황과 세계대전 와중이라 반대할 명분도 없다. 반면, 스웨덴은 최고세율이 47%를 넘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영국의 조세 수입 가운데 소득세와 법인세 비중은 40%에 그친 반면, 스웨덴은 1940년대부터 50%를 넘어섰다. 정 위원이 분석해 보니 미국, 영국은 급하게 세율을 올리는 데 따른 정치적 저항을 무마하기 위해 각종 공제제도와 감면제도를 마련했다. 명목상 최고세율은 치솟는데 조세 수입은 크게 늘지 않은 이유다. 반면 스웨덴은 세율을 높이지 않되 예외가 되는 구멍을 막았다. 예나 지금이나 인구의 대다수는 고소득층이 아니라 중·저소득층이다. 조금 적더라도 더 넓게 걷다 보니 더 많은 조세가 가능했다. 정치적 필요에 따라 등장한 고도의 누진적 과세는 정치적 변동에 따라 언제든 급격히 사라진다. 최고세율을 79%에서 33%로 대폭 깎아내린 미국 레이건 정권이 대표적 예다. 정 위원은 이런 비교작업을 통해 복지국가는 재분배에 역진적이라는 소비세 비중이 오히려 높고, 복지에 후진적인 나라들은 개인소득세와 법인세에 크게 의존한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제시한다. 결론적으로 보편적 복지란 부자가 가진 것을 뺏어와 나눠 갖는 개념이 아니라, 낸 것을 다시 되돌려받는 개념이라고 말한다. 물론 소득에 따라 부담하는 세금의 차이는 있지만 이 차이는 좀 더 부드러워야 하고, 대신 감면·공제제도는 대폭 간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 위원은 “이렇게 해야 왜 내가 낸 돈으로 남들이 이득을 보느냐는 정치적 불만을 제압할 수 있고, 이는 복지정책 자체의 제도적 안정성에 기여한다.”고 지적한다. 보편적 복지를 위해서는 보편적 증세가, 다시 말해 “돈 많은 너희들이 세금 다 내라.”가 아니라 “돈 없는 나도 버는 만큼 세금을 내겠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경제원로 5인에 길을 묻다] “금리 올려라… 고통 이겨야 미국식 부동산 폭락 막는다”

    [경제원로 5인에 길을 묻다] “금리 올려라… 고통 이겨야 미국식 부동산 폭락 막는다”

    경제 원로들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물가와 가계부채를 지적하고 해법으로는 기준금리 인상을 들었다. 물가 당국인 한국은행은 7, 8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중 금리는 이미 상승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 인상에 대해 은행에서는 “물가 상승 추세가 계속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중 금리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현정택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4일 서울신문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와 올해 금리 인상 기회를 놓친 것을 질타했다. 근본책을 외면하니 휘발유값 100원 올리기, 시중은행 가계부채 줄이기 등 물가·가계부채 분야에서 미봉책에 매달린다고 지적했다. 이외 부자 감세가 아닌 부자 증세를 통해 저소득층을 도와주고, 공정한 대·중소기업 경쟁을 위해 2009년 폐지됐던 출자총액제한의 부활을 검토하자는 제언도 있었다. 물가안정을 위해 약사, 변호사, 의사 등 고소득 이해집단의 이익을 줄여 유통단계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경제계 원로들의 의견은 명확했다. 박승 전 총재는 “기준금리는 실물자산(부동산 등)과 금융자산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면서 “금리가 낮으면 실물자산의 수요가 늘기 때문에 물가 인상 폭 감소뿐만 아니라 가계부채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리를 올리면 시중 금리가 오르면서 변동 금리가 대부분인 서민의 가계부채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그 고통을 참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미국과 같이 저금리에 산 부동산이 가격 하락으로 붕괴되는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올해 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3.25%로, 오는 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개최된다. 강봉균 전 장관 역시 “올해 안에 금융위기 이전의 금리수준(4%대)까지 올려야 빚의 가수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세계적으로 신규대출 억제로 가계부채를 잡는 국가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가계부채·일자리 등 모든 어려움을 다 해결하려고 하면 경제정책의 초점이 흐려진다고 조언했다. 현정택 전 원장은 금리가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6개월에서 1년의 시차가 걸린다고 했다. 지난해 이미 금리를 올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물가 상승의 원인을 기상이변 등에서 찾고 해결책으로 기름값 인하, 농축산물 수입 등에 매달리는 것도 일리는 있지만 인플레이션의 근본적 원인이 통화량 증가라는 것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선진국의 경우 물가가 3%만 넘어도 당황하는데 우리는 5%대까지 기록한 상황이므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행이 물가안정 목표를 3%±1%로 잡은 것은 4%까지 목표라는 것이 아니라 3%가 목표이되 오차 범위를 명시한 것”이라면서 “한국은행과 정부가 물가 목표를 4%라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주 명예교수는 7월에 3.5%까지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한 것이 실기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럼에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8일 대외불안과 경기침체 우려로 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10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로들은 양극화를 우리나라 경제의 큰 문제로 꼽았다. 박승 전 총재는 “싼 물건으로 물가 안정을 수출하던 중국이 물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 수출국으로 변하고, 미국과 유럽의 재정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저성장 고물가 시대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결국 문제는 분배”라고 밝혔다. 그는 성장의 열매가 대기업 위주로 쏠리면서 서민은 가난해지는 ‘빈곤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강력한 재분배 정책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박 전 총재는 “부자 감세가 아니라 대기업과 부유층에서 20조~30조원의 사회복지세를 걷어 극빈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면서 “워런 버핏이나 빌 게이츠 등 세계 선진국도 부자 증세의 바람이 불고 있지 않냐.”고 말했다. 김병주 명예교수는 패자를 감싸 주는 따뜻한 경제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물가 문제에 있어서 약사,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중간상들의 이익을 줄여 서민들이 혜택을 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세계 경제의 형편상 한계가 있는 수출 공세보다 내수 확대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투자를 안 하는 이유는 결국 정부가 만들어 내는 불확실성 때문”이라면서 “세제 혜택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만들고, 노사 문제가 안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정택 전 KDI 원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를 부활시키는 것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2009년 폐지되면서 몇 년 사이에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가 너무 많이 늘었다는 뜻이다. 그는 “내수 확충을 위해 서비스 산업이 살아나야 하지만 교육, 의료, 관광 분야 등에서 많은 규제들이 없어지지 않고 있는 데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길러 내는 대학 시스템도 부족하다.”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공기업 민영화 등이 빨리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봉균 전 장관은 정부는 되도록 보수적으로, 기업은 낙관적으로 시장 전망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 불안에 외국 자금의 흐름을 너무 좋게 해석하거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녹색 성장을 하면서 경제 성장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역할 역시 과도하게 기대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수석은 “각종 정책이 시기를 놓치기는 했지만 지금이라도 경제정책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면서 “우선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토대부터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권력 아닌 무시 때문에 사회적 갈등 표출

    권력 아닌 무시 때문에 사회적 갈등 표출

    사회적 갈등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권력 투쟁’이다. 이는 갈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지만 갈등 자체를 회의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정치 혐오증으로 귀결될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시각은 ‘계급 투쟁’이다. 경제적으로 소외된 이들의 반발에 초점을 맞추는 시각이다. 이는 분배적 정의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환원적 속성 때문에 다양한 갈등을 모두 돈 문제로 치환시킬 우려가 크다. 그래서 나온 게 ‘인정(recognition) 투쟁’이다. 예컨대 노사 갈등은 총파업으로 월급 인상을 얻어내는 것만큼이나, 노동자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존중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사회적 갈등이란 인정을 유보한 채 무시하고 냉대하고 모욕을 주는 데서 출발한다. 무시는 분노를, 분노는 투쟁을 불러온다.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을 하나의 키워드로 포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론적 매력이 크다는 평이 나온다. 테오도어 아도르노·막스 호르크하이머, 위르겐 하버마스에 이어 3세대 비판이론가로 꼽히는 악셀 호네트(독일 프랑크푸르트대 교수)의 저서 ‘인정 투쟁-사회적 갈등의 도덕적 형식론’(사월의책 펴냄)이 담고 있는 내용이다. 독일 철학자 헤겔에게서 빌려온 인정 투쟁은 정치적 대표성(representation)이나 경제적 재분배(redistribution)가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이 문제의 핵심이요, 그 개인의 정체성은 타인의 인정에 의해서 성립한다는 것이다. 2008년 이명박 정권을 뒤흔들었던 ‘촛불 시위’도 그 예다. 아무리 광우병 발병 확률이 몇백만분의1 운운하며 과학적 근거를 들이대도 시위의 근본은 ‘정부가 국민을 무시했다.’고 느꼈다는 데 있다. 영국 폭동 등 유럽 상황도 비슷하다. 관심은 이 인정 이론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호네트는 인정의 3가지 차원으로 ▲정서적인 측면에서의 ‘사랑’ ▲법적 제도적 차원에서의 ‘권리’ ▲사회 공동체 차원에서의 ‘연대’를 제시한다. 이는 호네트의 또 다른 책 ‘분배인가, 인정인가?’(국내 미출간)에 좀 더 자세히 소개돼 있다. 낸시 프레이저 미국 뉴스쿨 사회과학대학원 교수와의 논쟁을 담은 이 책에서 프레이저는 인정 이론이 불평등한 분배구조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비판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호네트는 불평등한 분배구조 밑에도 사회적 인정구조의 왜곡이 깔려 있다고 반박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경제적 불평등이 인간에 대한 어떤 무시에서 기인하는가를 밝혀낸다면, 분배정의를 또 하나의 도덕 원칙으로 확립시킬 수 있으리라고 주장한다. 국내에 번역 소개될 예정인 호네트의 신간 ‘자유의 권리-민주적 인륜성에 대한 소고’가 주목되는 이유다. 호네트의 제자이자 ‘인정 투쟁’ 번역자인 문성훈 서울여대 현대철학담당 교수는 “한국 사회는 단순하게 경제적 이익이나 정치적 권력을 둘러싼 갈등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독특한 갈등 구조를 갖고 있는데 그게 바로 사회적 무시”라면서 “그렇기에 호네트의 인정 투쟁 이론은 한국 사회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 가장 적합한 틀”이라고 지적했다. 돈 없다고, 못 배웠다고, 못생겼다고, 장애자라고, 동성애자라고, 외국인 노동자라고, 여자라고 무시당하는 상황이 정치경제적 투쟁만으로 해소될 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결국 해결책은 이들의 인정 투쟁을 수용하는 것으로 결론날 수밖에 없다. 문 교수는 “호네트의 인정 이론에서 중요한 점은 사회적 인정이란 단지 상징적 차원에서 인정을 뜻하는 게 아니라 권리나 제도, 사회적 연대 등을 통해 구체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라면서 “오늘날 진보적 사회운동의 규범적 목표를 새롭게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호네트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재정난 美 도시들 온라인 도박장으로 보충?

    미국 주정부들이 온라인 도박 합법화에 골몰하고 있다. 2007년 금융위기 이후 극심한 경기침체가 누적된 데 따른 것이다. 기득권층의 반발에 밀려 소득세 등 직접세 인상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손쉽게 부족한 세수를 메우려는 꼼수로 여겨진다. 뉴욕타임스는 현금 부족에 시달리는 워싱턴DC 시정부가 연말까지 온라인 도박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킬 방침이라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법안이 처리되면 스타벅스와 선술집, 집안 등에서도 인터넷으로 판돈을 걸고 포커나 블랙잭을 할 수 있게 된다. 워싱턴 복권당국 책임자인 버디 루가우는 온라인 도박으로 세수가 연간 900만 달러(약 98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DC뿐만 아니라 10여개 주정부도 같은 방안을 추진중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나 매사추세츠에서도 관련 법안이 계류되어 있다. 연방정부도 지난해 온라인도박 합법화를 추진하다 실패한 적이 있다. 올해 초 뉴저지에선 법안이 주의회까지 통과했지만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했다. 세입확대를 위한 온라인 복권은 이미 시행 중이다. 뉴욕은 이미 2005년부터 온라인 복권을 합법화했고 일리노이도 2년 전부터 같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존 컬터튼은 이를 통해 2억 달러에 이르는 예산을 추가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도박이나 복권에 대한 과세는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똑같은 세금을 내는 간접세에 해당한다. 간접세 비중이 높아지면 세금의 핵심 역할인 소득재분배 기능이 약해져 빈부격차가 심해진다. 특히 도박이나 복권은 소비자가 대체로 저소득층인 데다 중독문제도 심각하다. 그럼에도 주정부들은 세수확대를 명분으로 온라인 도박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휘티어로스쿨 넬슨 로즈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정부들은 심각한 경기침체 이전까지만 해도 온라인 도박 합법화 문제를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필사적으로 돈을 벌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미국 주정부가 경쟁적으로 복권사업을 시작한 것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가 연방정부 기능을 주정부에 대폭 이양하고 연방보조금을 대대적으로 축소개편한 1980년 이후부터다. 당시처럼 주정부들이 고질적인 재정압박에 시달리자 이제는 온라인 도박 합법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도박의 합법화가 그리 쉽사리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 뉴욕타임스는 무엇보다 도박 중독과 개인파산 증가 등 부작용을 이유로 온라인 도박에 반대하고 있는 법무부를 설득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법무부는 온라인 도박이 통신시스템을 이용한 도박을 금지하도록 규정한 연방 통신법을 위배한다는 입장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저소득 600만명 혜택” vs “공적자금 회수 차질”

    “저소득 600만명 혜택” vs “공적자금 회수 차질”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지주와 대우조선해양을 국민 공모주 방식으로 매각하자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제안이 이슈로 부상하면서 현실화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포철·한전 국민주 성공 못해 홍 대표는 세금을 쏟아부어 살린 기업의 정부 지분은 국민, 특히 서민들에게 나눠 파는 것이 순리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우리금융과 대우조선해양을 대상으로 국민주 방식이 추진되면 저소득층 600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주 1호와 2호는 1988년 포항제철(현 포스코)과 1989년 한국전력 주식이다. 우량 공기업의 주식을 국민에게 매각해 주식 투자 인구의 저변을 넓히고 자본시장을 발전시키며 국민의 금융재산 형성을 지원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포철과 한전의 국민주가 대량으로 공급된 탓에 주가가 급락해 소득 재분배 등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정부 당국과 금융권은 국민주 공모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국민 공모 형태로 지분을 처분하면 주식을 싸게 팔아야 하기 때문에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매각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우리금융과 대우조선이 국민에게 매각될 경우 규모는 9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예금보험공사가 56.97%의 지분을, 대우조선은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캠코)가 50.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예보가 가진 우리금융 지분 중 산업자본의 보유 비율 상한선인 9%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이 국민주 매각 대상이 되는데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5조 2200억원에 해당한다. 그러나 국민주가 서민의 재산을 불려준다는 취지에 맞게 시가보다 30% 싸게 판매된다면 예보는 3조 6500억원 정도만 회수하게 된다. 대우조선에도 30%의 할인율을 적용하면 국민주 매각을 통해 산은과 캠코가 2조 7000억여원을 가져간다. ●입찰 진행 중… “국민주 거론 부적절” 우리금융은 현재 3곳의 사모펀드(PEF)로부터 인수 의향서를 제출받아 경쟁 입찰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국민주 방식이 거론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사모펀드 3곳만 입찰했음에도 매각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한 것은 국민주 공모라는 대안을 채택하지 않겠다는 금융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정상적인 매각 공고에 따라 입찰이 진행되고 있는데, 전혀 다른 방식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여당 대표가 추진하는 사안인 만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제안이 ‘반값 아파트’ ‘대부업 이자 30% 제한’에 이은 ‘홍준표식 포퓰리즘 3탄’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홍희경·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홍대표 “우리금융·대우조선 국민공모주 검토” 논란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지주와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방안으로 제안한 국민공모주 방식을 통한 민영화가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홍 대표가 이를 당 정책위원회에 검토하라고 공식 지시했으나, 정책위는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고 있어 내부 혼선도 우려된다. 홍 대표는 최근 대통령과의 오찬,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잇따라 “국민공모주 방식으로 민영화하면 공적자금이 투입돼 정상화된 기업의 주식을 저소득층에 싸게 배정할 수 있다.”면서 “대기업이나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것보다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의 자문단이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두 회사 매각 주식의 50%를 저소득층에, 20%는 우리사주조합에, 나머지 30%는 일반공모 물량으로 배정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국민공모주 방식의 효과로는 ▲빠른 공적자금 회수 ▲소득 재분배 효과 ▲특혜시비 차단 ▲자본시장 활성화 등이 꼽힌다. 그러나 정책위 고위 관계자는 21일 “전문가들에게 문의한 결과 대다수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고, 주가 하락 등 부작용도 우려돼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은 경쟁률이 높아 수천만원 정도를 넣어야 주식 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데, 그런 돈을 굴리는 사람들을 서민이라 볼 수 있겠냐.”면서 “당첨된 사람만 혜택을 받기 때문에 국민 전체에게 돌려주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승민 최고위원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하는 것은 물론 할인된 가격으로 주식을 매각하기 때문에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대원칙이 무너지고, 매각 이후 주인 없는 회사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는 “경영권 프리미엄만 바란 채 대책 없이 미루는 것보다 현재 가치로 파는 게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라면서 “매각 주식의 절반은 국민공모주 방식으로 팔고, 나머지 절반은 기관투자자들에게 블록세일(쪼개서 팔기)해 주요 주주군을 형성하면 지배구조 불안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우리금융·대우조선 ‘국민주 민영화’ 부적절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세금 투입으로 정상화된 기업의 과실은 서민에게 나눠주는 게 맞다.”며 민영화를 추진 중인 우리금융과 대우조선해양을 국민공모주 방식으로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3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제안한 이후 자문단이 만든 보고서까지 제시하며 국민주 매각방식을 밀어붙일 태세다. 그는 우리금융과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30% 할인된 가격에 서민들에게 공급하면 소득 재분배 효과와 더불어 자본시장 활성화, 기업경영 효율성 제고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 우리금융지주 매각에 참여하고 있는 사모펀드들을 빗대어 ‘제2의 론스타’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혈세로 키운 우량기업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특혜시비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홍 대표는 ‘친서민’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적 발상이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이미 지난해 천명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조기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3대 민영화 원칙이 있다. 올 들어 산은지주가 우리금융지주 인수 참여를 포기한 것도 바로 이 원칙 때문이다. 원칙에 대한 변경 논의도 없이 홍 대표가 일방적으로 룰을 변경하겠다는 것은 잘못이다. 우리금융과 대우해양조선 주식을 30%씩 할인해 모두 2조 7483억원의 차익을 서민들에게 돌려준다지만 대상자 600만명을 기준으로 하면 1인당 5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1989년과 1991년 한전, 포스코 국민주 공모 때처럼 상장 후 주가가 폭락하면 국고만 탕진하는 꼴이 된다. 명분도 실리도 잃게 되는 것이다. 공적자금 관련법에는 ‘최소 비용의 원칙’ 규정이 있다.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해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라는 뜻이다. 홍 대표가 국민주 매각방식을 고집하려면 이 규정부터 개정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의 돈으로 생색을 내도 되는지 먼저 동의를 구해야 한다. 민영화를 통해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지, 공기업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영권이 흔들리는 ‘무주공산’(無主空山)이 경영 효율성인지에 대해서도 답해야 한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련부처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1주일 넘도록 침묵하고 있다. 행여 임기 말 복지부동이라면 정말 큰일이다.
  • 철도노조 ‘성과급 나눠 먹기’

    13일 코레일이 공사 전환 이후 지난 4년 내내 경영평가 성과급을 균등배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공기업은 차등지급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진위확인에 나선 상태다. ●작년 기본급의 400% 지급 확정 코레일은 2010년 경영평가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성과급 균등분배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지난해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기관평가 B등급과 기관장평가 양호를 받아 기본급 400%의 성과급 지급이 확정됐다. 직원 1인당 평균 800만원이다. 코레일은 자체 내부 평가를 거쳐 성과가 좋은 소속과 그렇지 않은 소속에 대해 지급률을 달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레일은 직원 개인 평가가 아닌 업무분야별 소속을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한다. 지난해 기준 최상위 평가를 받은 소속은 최대 480%인 960만원, 반대의 경우 320%인 640만원이 적용된다. 최상위자와 최하위자 간 격차가 320만원에 달한다. 반면 철도노조는 균등분배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2005년 공사 전환 후 지난해까지 사측은 차등 지급했지만 노조는 4년 내내 균등배분했다. 지급 후 배분은 사측이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측도 사실상 이 같은 노조의 재분배 행위를 묵인해 왔다. 하지만 코레일은 이번 성과급 지급부터는 노조의 재분배 행위를 부당수령으로 간주해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불이익 방안으로는 재분배에 참여한 소속에 대해 내년 평가에 반영하는 안 등이 거론된다. 코레일 인사노무실 관계자는 “공기업 경영평가제도의 취지를 살리고, 잘못된 관행을 시정하기 위한 것”이라며 “준시장형 공기업 중 균등분배하는 기업은 코레일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 백성곤 홍보팀장은 “성과급 지급 방식 등을 놓고 노사 간 협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문제 제기”라며 “오히려 근무·현장 상황이 고려되지 않은 평가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반박했다. 다른 공기업들은 대부분 성과급을 차등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폐공사 노조의 한 간부는 “차등지급에 문제가 있지만 개인평가 결과를 무시할 수도 없어 딜레마”라며 “노조로서는 차등폭을 최소화해 직원들의 금전적 피해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가 기준에 대한 불신감도 드러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조 관계자는 “같은 일을 수행하는 사무직 실적을 계량화해 나온 결과를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 “경영평가에 반영할 수 있을 것” 한편 공무원의 경우, 성과급 재분배는 부당수령으로 간주된다. 부당수령 시 다음해 성과급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는 처벌규정이 있다. 하지만 공기업은 다르다. ‘차등지급’ 지침만 있을 뿐 노조가 재분배하더라도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기획재정부 평가분석과 관계자는 “공기업의 성과급 부당수령에 대한 명문화된 처벌규정은 없지만 그동안 노조가 균등분배한 사실이 드러나면 해당 공기업 경영평가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진위여부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그라지아노 전 브라질 장관 FAO 사무총장 당선

    브라질 룰라 행정부에서 식량안보 장관을 지낸 그라지아노 다시우바(61)가 차기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그라지아노는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FAO 본부에서 실시된 사무총장 선출 2차 투표에서 180개 회원국 가운데 92개국의 지지를 얻어 미겔 앙헬 모라티노스 전 스페인 외교장관을 누르고 당선됐다. 그라지아노는 중남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FAO 사무총장을 맡게 됐다. 임기는 2012년 1월 1일부터 2015년 7월 31일까지다. 그라지아노는 룰라 행정부의 기아 퇴치 프로그램인 ‘포미 제로’를 창안한 인물로, 2006년 3월부터 FAO의 중남미-카리브 지역 책임자를 맡아 왔다. ‘포미 제로’는 국제사회로부터 소득 재분배, 식량안보, 빈곤 감소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시론] 제2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시대의 과제/박흥순 선문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한국유엔체제학회장

    [시론] 제2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시대의 과제/박흥순 선문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한국유엔체제학회장

    지난 21일 유엔총회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연임을 만장일치로 승인함으로써 내년 1월부터 반 총장의 제2기 시대가 열리게 됐다. 유엔 회원국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2주 만에 신속하게 이뤄진 연임 결정은 사무총장으로서 수행해온 지난 5년간의 다양한 업적과 노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기대의 반영이란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반 총장의 연임은 개인적으로나 한국에 커다란 자랑일 뿐만 아니라 유엔을 위한 의미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고귀한 직책,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불가능한 직책”이라고 일컬어지듯이 사무총장직을 다시 5년간 수행하게 된 것은 영광인 동시에 커다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반 총장은 마침 연임 수락 연설에서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역할을 계속할 것을 천명했다. 그는 세계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해서 특히 유엔회원국의 협력을 결집하는 교량 역할, 그리고 강한 유엔을 통한 선도적 역할을 천명하고, 조만간 여러 가지 지구적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할 것을 약속했다. 제2기 반기문의 유엔은 여전히 산적한 과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제적 당면과제로서 인권 및 민주화, 식량·에너지, 지속가능한 개발, 기후변화, 테러리즘, 지역 분쟁, 핵 비확산 등의 커다란 과제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유엔의 역량 강화를 위해 회원국들의 협력 속에 해결해야 할 재정 조달 기반의 확충, 유엔안보리 개혁이나 유엔기관의 권한 조정 및 재분배 등과 더불어 내부적으로는 유엔의 관료주의 타파 등 행정개혁도 지속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제2기 반기문 사무총장의 성공적인 임무수행을 위한 요체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부여된 바 권한과 제약 속에서 리더십을 어떻게 적절히 발휘하느냐는 점이다. 유엔사무총장은 유엔의 권위와 정당성 그리고 국제기구의 수장으로서 독립적인 역할을 발휘하면서도, 또한 첨예한 국가이익을 추구하는 ‘192개국의 보스’를 섬겨야 하는 어려운 직책을 수행해야 한다. 연임 결정에 따라 국제사회의 기대가 더 높아진 만큼, 반 총장은 그동안 유엔수장으로서의 경험과 교훈을 바탕으로 제2기에서 보다 더 원숙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반 총장은 가령, 사무총장으로서 비전가·전략가·실천가인 동시에 촉진자·조정자로서의 복합적 기능에서 그 역할을 적절히 배분, 실행하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따라서 유엔의 역할과 방향에 대한 비전 제시와 더불어 다양한 의제에 대한 우선 순위, 선택과 집중, 유엔의 역할과 다른 기관과의 역할 분담, 회원국들의 지지 확보, 그리고 사무총장 권한행사의 적절한 위임 등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반 총장은 유엔의 정당성 및 그 역할을 강화하는 데 있어서 세계시민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엔은 이제 주권국가들의 연합체를 넘어서 전 지구인의 국제기구로서 작동하며, 따라서 유엔의 지지기반은 단순히 192개국 회원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지구시민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거버넌스 시대에 유엔의 정책결정이나 역할에서 비정부기구(NGO) 등 민간단체, 일반기업, 매스컴, 학계 등 전문가 그룹, 그리고 세계시민들의 영향력을 보다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도 반 총장의 연임시대가 국격을 높이고 국제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좋은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1991년 유엔 가입 이래 20년간 한국의 유엔외교는 커다란 발전을 이룬 것이 사실이지만, 국력에 버금가는 전반적인 다자외교 역량을 갖추는 데는 여전히 미흡하다. 유엔이 당면한 전 지구적 의제를 선도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우수한 외교인력 배양 그리고 주요 국제기구에 대한 진출 확대 등을 통해 견실한 외교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재벌 총수 국회 나와라” vs “못 간다”… 정·재계 전면전

    “재벌 총수 국회 나와라” vs “못 간다”… 정·재계 전면전

    ■ “세금·임금 더” 정책 꺼낸 정치권 ‘세금으로 조이고, 임금 부담 늘리고’ 여야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친(親)서민 정책 기조를 강화하며 재계를 겨냥한 압박수위를 높여 갔다. 29일 국회 지식경제위와 환경노동위가 각각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공청회, 한진중공업 사태 청문회를 예고하며 경제단체장들과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출석을 종용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과 재계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한나라당 정책위는 정부가 동반성장위를 중심으로 도입하려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제도에 유통·서비스업종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최근 대기업 산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업체들의 시장 장악력이 확대되는 데 맞서 중소 유통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당 정책위는 대기업들의 MRO 업체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행태에 상속·증여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정책위 관계자는 “대기업 오너 일가가 MRO를 편법적인 ‘부(富)의 대물림’ 수단으로 악용하는 걸 막기 위해 세법 개정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책위는 대기업과 MRO 간 납품가가 시장가와 확연히 차이나는 경우, 실적 부풀리기로 주가가 뛴 경우 등 구체적 사례를 파악해 과세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기업집단내 비상장 계열사와 다른 계열사 간 수익에 대해선 법인세를 중과세하는 방안, 공공기관의 물품 구매 때 중소 MRO업체를 이용토록 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함께 대기업이 오너와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와의 거래를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도록 신고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정부 쪽에 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당정은 오는 30일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최저임금제 ‘10% 인상안’으로 재계를 압박했다. 29일로 예정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시한을 앞두고 노동계가 요구하는 ‘5410원 인상안’을 적극 지지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손학규 대표도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영수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현재 최저임금은 4320원으로 평균임금의 32%밖에 안 된다. 50%까지 높이는 원칙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다고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개별 의원들의 재계를 향한 비난도 이어졌다. 김영환 국회 지경위원장은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경제단체장들이 29일 공청회에 불참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것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대화하지 않겠다는 자세”라며 출석을 거듭 요구했다.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도 “재벌기업의 ‘지네발’식 확장에 대해 총수가 아닌 실무진이 답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경위는 경제단체장들이 불참할 경우 공청회를 청문회로 격상시켜 출석을 강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反 반값등록금 보고서’ 낸 전경련 정치권에 대한 재계의 공세 수위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이번엔 ‘수장의 입’이 아닌 조직의 ‘브레인’을 통한 이론전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소모적인 감정 대응은 자제하는 대신 논리 싸움으로 정치권과 맞붙는 동시에 여론을 좀 더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되돌려 보자는 뜻에서다. 민간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은 27일 반값 등록금 문제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한경연은 최근 정치권과의 분쟁에서 총대를 메고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유관 기관이다. 한경연은 ‘반값 등록금의 문제점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반값 등록금은 소득 재분배와 수익자 부담 원칙 등 경제 원칙에 어긋나는 동시에 학력 인플레를 심화시키면서 대졸 실업자를 양산할 수 있다.”면서 “등록금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값 등록금 정책은 부유한 가정에까지 혜택을 주고, 국민 세금으로 재원을 마련하기에 대학에 가지 않는 사람도 대졸자의 비용을 대신 내는 등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연구원은 또 “반값 등록금은 부실 대학 정리 지연, 재원 배분의 우선순위 왜곡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면서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고 등록금을 낮추려면 부실 대학 정리 등 대학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이를 위해 기여입학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날 한경연은 보고서에 대해 전경련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했다. 보고서 브리핑은 1년여 만에 처음 이뤄진 일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보고서 내용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최근 정치권과의 갈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브리핑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전경련 자체의 이론 대응도 쏟아진다. 전경련은 지난해 한국 설비 투자가 전년 대비 21.3%(명목기준) 증가해 비교가 가능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23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결국 ‘MB정권의 저환율정책 등에 따른 과실을 독점한 대기업이 투자에 인색하다.’는 정치권의 비판을 재반박한 셈이다. 이어 전경련은 29일 ‘금융위기 기간 대기업의 고용 분석’ 보고서를 발표한다. 15개 대기업 그룹의 고용 증가율이 전체 임금 근로자 증가율의 6.4배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지난 26일에는 “지난해 한국경제 성장의 37%는 대기업 투자의 결과”라는 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전경련이 정치권과의 갈등에서 ‘출구전략’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28일 예정됐던 한경연의 감세 관련 보고서와 브리핑이 이날 오후 갑자기 취소됐기 때문이다. 정치권과의 확전이 더 이상 실익이 없는 만큼 법인세 인하 환원 등에 대한 재계 의견을 내비치는 선에서 갈등을 봉합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분당·강남·과천 많이 내고 순창·부안·남해 많이 받고

    분당·강남·과천 많이 내고 순창·부안·남해 많이 받고

    지난해 수도권 남부 지역 주민들이 1인당 건강보험료를 가장 많이 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혜택을 많이 본 쪽은 전남·전북·경남지역의 농촌 주민들이었다.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0년 건강보험료 부담 대비 급여비 분석결과’에 따르면 1인당 월평균 건보료를 가장 많이 낸 지역가입자는 경기 성남 분당구(12만 5636원), 서울 서초(12만 5018원)·강남구(11만 9704원), 경기 과천(11만 1792원), 서울 송파구(10만 2696원) 등 수도권 남부지역에 집중됐다. 직장가입자도 강남(13만 5579원)·서초구(13만 4517원), 성남 분당구(12만 1031원), 과천시(11만 4492원) 등의 순으로 지역가입자와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병원에서 보험 급여 혜택을 가장 많이 본 지역가입자는 전북 순창군(18만 3802원), 경남 남해군(17만 5880원), 전북 부안군(17만 5304원), 전남 구례(17만 4610원)·함평군(17만 2147원) 등의 순으로 대부분 농촌지역에 있었다. 직장가입자도 부안(21만 3823원)·고창군(20만 1875원), 무안군(20만 1865원), 순창군(20만 1754원), 울산 북구(19만 9235원) 등의 순으로 비슷했다. 강남·분당·과천 등의 수도권 남부지역에는 부유층이 밀집한 반면 전남·전북·경남 등의 지역은 농촌인구가 많아 나타난 경향이다. 특히 강남·서초·분당·과천의 지역가입자는 자신이 낸 보험료만큼의 진료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순창·부안·구례·함평·남해 지역의 지역가입자는 보험료보다 5배나 많은 건강보험 진료 혜택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과 부유층의 보험 혜택 격차도 크게 나타났다. 건강보험료 납부액 하위 20%에 속하는 저소득층은 가구당 평균 1만 8623원의 보험료를 내고 급여 혜택은 9만 7609원어치를 받아 보험료 급여비 비율이 5.24배에 달했다. 반면 보험료 액수 상위 20%에 속하는 고소득 계층은 월평균 17만 6707원을 내고 21만 2615원의 급여를 받았다. 전체 건강보험 가입 가구당 평균 급여비는 14만 3216원으로 월평균 보험료 부담액 7만 6637원의 1.87배 수준이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소득계층별(보험료분위)로 소득 재분배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면서 “전체 건보 가입자 1457만 3695가구 가운데 14만 4700가구는 보험료 부담보다 급여비가 50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건보료 분당·강남에서 내고 순창·남해에서 썼다

    건보료 분당·강남에서 내고 순창·남해에서 썼다

    지난해 수도권 남부 지역 주민들이 1인당 건강보험료를 가장 많이 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혜택을 많이 본 것은 전남·전북·경남지역의 농촌 주민들이었다.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0년 건강보험료 부담 대비 급여비 분석결과’에 따르면 1인당 월평균 건보료를 가장 많이 낸 지역가입자는 경기 성남 분당구(12만 5636원), 서울 서초(12만 5018원)·강남구(11만 9704원), 경기 과천(11만 1792원), 서울 송파구(10만 2696원) 등 수도권 남부지역에 집중됐다. 직장가입자도 강남(13만 5579원)·서초구(13만 4517원), 분당구(12만 1031원), 과천시(11만 4492원), 울산 동구(10만 6874원) 등의 순으로 지역가입자와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병원에서 보험 급여 혜택을 가장 많이 본 지역가입자는 전북 순창군(18만 3802원), 경남 남해군(17만 5880원), 전북 부안군(17만 5304원), 전남 구례(17만 4610원)·함평군(17만 2147원) 등의 순으로 대부분 농촌지역에 있었다. 직장가입자도 부안(21만 3823원)·고창군(20만 1875원), 무안군(20만 1865원), 순창군(20만 1754원), 울산 북구(19만 9235원) 등의 순으로 비슷했다. 강남·분당·과천 등의 수도권 남부지역에는 부유층이 밀집한 반면 전남·전북·경남 등의 지역은 농촌인구가 많아 나타난 경향이다. 특히 강남·서초·분당·과천의 지역가입자는 자신이 낸 보험료 만큼의 진료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순창·부안·구례·함평·남해 지역의 지역가입자는 보험료보다 5배나 많은 건강보험 진료 혜택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과 부유층의 보험 혜택 격차도 크게 나타났다. 건강보험료 납부액 하위 20%에 속하는 저소득층은 가구당 평균 1만 8623원의 보험료를 내고 급여 혜택은 9만 7609원어치를 받아 보험료 급여비 비율이 5.24배에 달했다. 반면 보험료 액수 상위 20%에 속하는 고소득 계층은 월평균 17만 6707원을 내고 21만 2615원의 급여를 받았다. 전체 건강보험 가입 가구당 평균 급여비는 14만 3216원으로 월평균 보험료 부담액 7만 6637원의 1.87배 수준이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소득계층별(보험료분위)로 소득재분배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면서 “전체 건보 가입자 1457만 3695세대 가운데 14만 4700세대는 보험료부담 보다 급여비가 50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미래 세대 재정적 부담 현재세대의 3배 높아”…전영준교수 콘퍼런스서 주장

    세대 간 재정불평등이 심화, 현재의 재정정책 기조라면 불평등도가 281%에 이른다는 주장이 나왔다. 즉, 미래 세대가 현재 세대보다 재정부담이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라는 의미이다. 전영준 한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1일 한국조세연구원과 한미경제학회가 공동 주최한 ‘재정·금융 및 재분배의 분석과 정책과제’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조세 재정정책 개편의 재정부담 귀착 분석:세대 간 회계를 이용한 접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전 교수는 현재 세대에게 적용되는 제도가 앞으로도 똑같이 적용될 경우 현재 세대의 순재정부담에 비해 미래 세대의 순재정부담이 281% 높은 수준이 돼야 정부의 장기재정균형이 회복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08년 태어난 세대가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경우 기대수명 동안 소득금액의 6.5%를 재정 부담으로 지출했다면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은 24.6%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 교수는 “빠른 시일 내에 재정건전성을 제고하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세대 간 불평등도는 복지 관련 재정이 늘어나면서 증가, 2000년에는 86%였으나 2004년 143%로 올랐다. 2007년 기초노령연금과 장기요양제도 등이 도입돼 재정불평등도가 심화된 것이다. 그 이후 무상급식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복지 관련 재정 수요가 더 늘어난 바 있어 재정불평등도는 더 심화됐을 가능성이 높다. 전 교수는 최근 재정건전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가 아니라 재정기조의 변화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기초노령연금과 장기요양제도가 앞으로 노인인구에 대한 복지 급여의 증가를 가져올 전망이라 재정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전 교수는 “앞으로 재정지출과 재정수입의 차이는 현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6%에 이르기 때문에 조세부담 상향이 불가피하다.”며 “비용효율적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논쟁, 헌법상 복지를 잣대로/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열린세상] 복지논쟁, 헌법상 복지를 잣대로/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무상복지를 둘러싼 논쟁이 여야 간을 넘어 여권 내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해 야권의 무상복지 주장에 대해 여권은 “표를 의식한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였다. 그런데 재·보선 패배 후 여권 일부에서 “반값 등록금 등 대폭적 복지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또 다른 여권 일각에서는 “포퓰리즘적 무상복지는 불가능하다.”는 종전의 입장을 지키겠다고 한다. 이와 같은 여권 내 논쟁은 국민을 위한다기보다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 대한 여권의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기에 야권의 복지 포퓰리즘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이에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을 포함한 31개 시민단체들은 여당조차도 표심을 잡기 위해 대중영합식 입법도 마다않는 정치권의 현실을 규탄하고, 국회의원들에게 포퓰리즘 입법활동을 중단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하여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에 충실한 입법과 정책을 세울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주민투표 서명운동을 주도한 ‘복지포퓰리즘 추방 국민운동본부’ 측은 지난달 23일 서명자가 주민투표법상 주민투표의 청구요건인 41만 8000명을 넘어섰고, 이달까지 총 70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서울시에 주민투표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 헌법은 진정한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광의의 복지국가를 추구한다. 우리 헌법에서는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니고 행복을 실질적으로 추구하는 동시에 진정한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지고, 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며 사회보장수급권, 교육을 받을 권리, 근로의 권리, 근로3권, 환경권, 보건권 등의 사회적 기본권을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복지국가의 유형은 시장기능을 기본적으로 인정하고 국가가 가장 취약한 계층에 대해서 복지를 제공하는 자유주의적 복지국가(미국·일본·호주·캐나다·스위스), 노령·실업 등의 특수한 상황에서 근로자들의 소득 유지를 목적으로 하지만 재분배 효과가 적은 조합주의적 복지국가(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프랑스·벨기에), 국가가 상당한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높은 조세에 기초하여 재분배 효과가 강한 사회민주주의적 복지국가(덴마크·핀란드·네덜란드·노르웨이·스웨덴)로 구분된다. 그러나 조합주의나 사회주의적 복지국가 유형에 속하는 나라들도 복지정책에 따른 국가의 재정적 압박과 국민의 조세부담 증가, 비효율성과 비생산성, 근로의욕 감소 등 복지국가의 위기와 폐해가 드러남에 따라 자유주의적 복지국가로 전환하거나 복지 지출을 축소하는 추세이다. 우리 헌법은 자본주의와 사적소유권 및 재산권을 보장하는 시장경제체제를 정하고 있을 뿐 헌법수준에서의 특정한 경제모델을 정하고 있지 않다. 헌법재판소는 과거에 우리 헌법의 경제질서를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라고 정의하였으나 최근에는 ‘자유시장경제질서’를 기본으로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2007헌바108). 이에 시장경제와 자유주의를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는 우리 헌법 하에서 야당이나 좌파진영이 추구하는 사회주의적 복지국가에 토대를 둔 무상복지 주장은 우리 헌법의 경제질서와 부합하지 않는다. 사회적·경제적 약자에 대한 복지는 반드시 필요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복지정책은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복지국가의 실현에 소요되는 사회정책적 투자를 위한 재원의 확보는 국가의 재정능력과 경제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특히 복지재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국민에게 과도하게 과세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번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주민투표 서명결과는 주민투표의 청구요건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이는 정치권의 생각과 달리 국민들은 퍼주기식 포퓰리즘 입법이나 정책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주민투표를 통하여 국민들은 여야 정치권에 무상복지 등 복지 포퓰리즘 논쟁에 대한 주권자의 의지와 결단을 보여주는 동시에 올바른 복지 입법과 정책의 실천을 명할 것이라고 믿는다.
  • 박재완 “대학 기부금 세액공제 검토”

    박재완 “대학 기부금 세액공제 검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경제정책은 안정 성장과 일하는 복지다. 정책의 신뢰성을 유지하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시장친화적이며 창의적 대안들이 검토될 전망이다. 공공요금의 시간대별 차별요금, 대학 기부금에 대한 세액 공제 등이 창의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박 후보자는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안정에 두고 10년 뒤를 바라보는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모두 발언을 통해 물가 안정과 일자리 창출, 안정 성장을 위한 경제체질 강화, 성장 잠재력 제고, 부문별 격차 축소 등 4가지 과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주요 추진 정책으로는 의료·교육·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과 제조업의 시너지 구현,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통한 건강한 기업생태계 구축 등이다. 박 후보자는 “정부의 3% 물가상승률 목표는 지키기가 어렵다.”며 “공공요금 인상은 시기를 조율해 충격이 쏠리지 않게 하겠다.”며 사실상 4%대로 물가 정책 목표를 수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어 “관련 부처와 협의를 해봐야 하지만 시간대별 차등요금 등 요금 부과 체계 개편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5% 경제성장률 목표 유지에 대해서는 수출증가와 교역조건 악화 등 상반되는 요인들이 있어 지켜봐야 한다며 “가급적이면 여러 전문기관들의 의견을 수렴해 시장의 신뢰를 얻도록 6월 말에 (올해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 반값 등록금과 관련, “등록금 부담을 낮추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측면에서 대학 기부금에 대한 세액 공제를 창의적 대안 중 하나로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대학 기부금 세액 공제는 정치 후원금에 대한 세액 공제처럼 기부금을 10만원까지 환급해 주자는 제도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 추진했던 것이다. 무상복지 논란에 대해서는 복지의 4대 원칙을 제시하며 “무상복지는 흠결이 있어 동의가 어렵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가 내세우는 4대 원칙은 일하는 복지여야 하고, 도덕적 해이가 없고, 재정적으로 지속가능해야 하며 필요한 사람에 대한 맞춤형 복지다. 재정건전성과 복지 중 어느 것이 중요하냐는 질문에는 “재정건전성이 국제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1등 공신이었고 작은 정부가 평소 소신”이라며 “현재 복지 수준이 낮지만 설계된 제도가 연차적으로 정착되면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감세 논란에 대해서는 정책의 신뢰성, 세계적 경쟁 등의 요소로 예정대로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당정 간, 야당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비과세 감면 등을 조정해 소득 재분배 기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금융정책 기능을 현 기획재정부에서 금융위원회로 옮기는 정책을 입안했다. 이 개편이 현재의 저축은행 사태를 유발시켰다는 지적에 대해 “값싼 구조조정, 저축은행의 수익 탐닉, 소홀한 감독 등이 합쳐져 나타난 것인지 조직 개편에 따른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금융감독체제에 대한 정답은 없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메가뱅크 논란에 대해서는 “금융산업의 발전, 민영화의 필요성, 대형은행의 필요성 등을 감안해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빙하 녹으며 드러나는 석유…북극에 ‘자원전쟁’ 임박했다”

    “빙하 녹으며 드러나는 석유…북극에 ‘자원전쟁’ 임박했다”

    “21세기는 자원 전쟁의 시대가 될 것이다. 러시아가 북극의 자원 전쟁에서 패배해서는 안 된다.”(러시아 나토 파견 대사 드미트리 로고진) “새로운 항로와 천연 자원의 발견으로 북극은 필연적으로 국제 정치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덴마크 외교 장관 스티거 뮐러)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 개발을 노린 국가들의 치열한 ‘북극 전쟁’이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입수한 관련 국가 외교전문에 의해 낱낱이 드러났다. ●알자지라, 위키리크스 외교전문 보도 23일 아랍권의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북극 연안의 주요 국가들이 최악의 경우 북극에서의 무력 충돌까지 예상하며 자원 전쟁을 벌이고 있는 실상이 외교전문을 통해 확인됐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북극의 석유 매장량이 전 세계 매장량의 22%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소 400억 배럴에서 최대 1600억 배럴이 묻혀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가스는 전 세계 매장량의 30%인 440억 배럴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알자지라는 전 지구적인 온난화 현상으로 북극의 해빙이 줄어드는 대신 석유 시추가 가능한 지역이 늘면서 자원 전쟁이 임박했다는 각국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러시아 해군의 블라디미르 비소츠키는 외교전문에서 “북극에서 (국가 간) 힘(power)의 재분배 현상이 올 것이고, 이는 무력 개입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알자지라는 “현재 캐나다와 미국, 러시아, 노르웨이, 덴마크, 그리고 아마도 중국까지 지구 표면의 6%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북극에서의 권리를 경쟁적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각국이 북극을 노리는 이유에는 석유, 가스 등 천연자원의 개발뿐만 아니라 상업 루트로서 새로운 대양항로의 확보라는 이점도 포함돼 있다. 러시아가 2007년 북극 해저 4000m에 국기를 꽂고 영유권을 주장한 것은 북극 해저의 풍부한 석유와 가스를 차지하고, 얼음이 얼지 않는 대양 항로를 개척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캐나다·미·중·러 등 권리 주장 하지만 노르웨이 등 일부 국가의 외교전문에는 북극의 자원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군산복합체를 지원하고 자신의 입지를 넓히려는 각국 정치인들에 의해 과대포장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외신은 지구 온난화와 기상이변으로 각국이 고통을 받으면서 한편으로는 그 반사이익을 북극에서 찾아내려 한다는 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시민단체인 캐나다국민위원회의 연구원 안드레아 하든 도너휴는 “지구 온난화로 북극에서 새로운 석유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는 어리석은 것”이라면서 “새로운 자원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더 심각한 기후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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