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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평구의회, ‘자율주행 기술 도입과 도시공간의 미래 토론회’ 개최

    은평구의회, ‘자율주행 기술 도입과 도시공간의 미래 토론회’ 개최

    장연순 서울 은평구의회 의원이 주최한 ‘은평구 자율주행 기술 도입과 도시공간의 미래’ 토론회가 지난 11일 전문가, 관계자, 지역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무인 자율주행 상용화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이를 통해 은평구 실정에 맞는 미래형 교통 복지 정책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토론회는 자율주행 기술이 도시공간과 교통체계에 미칠 변화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향후 은평구의 역할과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토론회 좌장과 발제를 겸한 조동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명예교수는 ‘자율주행 기술의 공공교통 적용과 제도 정착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며 “자율주행 기술은 교통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이는 미래형 공공 인프라”임을 강조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정준호 서울시의원은 자율주행 시범사업 성공을 위해 AI 학습, V2X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규제 완화 및 재정 투자의 병행을 제안했다. 이미경 은평구의회 의원은 기술 중심보다 주민 수용성 중심의 접근이 중요함을 역설하며 고령층과 교통약자 보호를 위한 ‘은평 자율주행 상생 프로그램’ 도입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또한 대학생 토론자인 전재범 국민대 학생은 해외 사례를 들어 “은평구의 자율주행 도입은 실증 중심의 생활형 셔틀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제시했고 김주은 학생은 사람 중심의 도입 원칙을 강조하며 은평형 파일럿 구간 운영과 데이터 기반 관제 체계의 병행을 주문했다. 참석자들은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은평구형 공공 자율주행 기술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교통정책과 도시계획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장연순 의원은 “자율주행 기술은 단순한 첨단 기술이 아니라 시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교통복지를 실현하는 공공정책의 새로운 축이 될 것”이라며 “은평구가 시민의 안전과 신뢰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실증과 제도 개선을 선도하는 자치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연기이론 대화 나누다 ‘격분’…동료 살해한 40대 단역배우 ‘징역 12년’

    연기이론 대화 나누다 ‘격분’…동료 살해한 40대 단역배우 ‘징역 12년’

    경기 안성시의 한 아파트에서 직장 동료를 둔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단역배우가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19일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1부(부장 신정일)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5년을 명했다. A씨는 지난 5월 1일 오전 경기 안성시 공도읍 한 아파트에서 직장 동료인 40대 남성 B씨에게 둔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단역 배우인 그는 B씨와 술을 마시며 연기이론에 관한 대화를 나누던 중 마찰을 빚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후 스스로 112에 신고해 검거됐으며, 수사기관에서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는 점, 범행이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사건 발생 직후 본인이 신고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 자체가 피해자가 회복할 수 없는 생명을 잃은 사건인데다 범행 수법, 내용 등은 불리한 정상”이라며 “현재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청구한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법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 재범성 평가 결과, 피고인 범죄 전력 등을 고려하면 보호관찰 명령 원인인 재범행 위험성은 증명됐다고 본다”며 “다만 같은 요건이지만, 더 엄격한 재범행 위험성 심사 기준 필요하다고 보이는 전자장치 부착과 관련해선 검찰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필요하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 “너 바람피웠지?” 동거녀 흉기살해한 중국 국적 남성… 피해자 탓만 하더니

    “너 바람피웠지?” 동거녀 흉기살해한 중국 국적 남성… 피해자 탓만 하더니

    1심, 징역 20년 선고 “살인 고의 있어” 함께 살던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한국계 중국인(조선족) 남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 이정희)는 19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중국 국적 김모(62)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재범 방지를 위해 김씨에게 보호관찰 5년도 명령했다. 김씨는 지난 7월 31일 오전 3시 17분쯤 서울 구로구 기라봉동 마사지 업소를 개조한 주거지에서 동거하던 50대 여성에게 흉기를 수십차례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귀화 한국인인 피해자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피해자와 동거하던 중 외도를 의심하며 자주 다퉜고, 지난 7월부터 갈등이 심화한 상황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2023년 6월 피해자를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사용한 도구와 피해자가 공격당한 신체 부위, 피고인의 공격 횟수 등을 고려할 때 “살인 고의가 있었음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김씨 측은 정당방위 및 과잉방위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흉기의 방향 및 피고인의 공격 중 입은 상처 부위 등을 근거로 “피고인의 행위는 부당 침해로부터 자신 또는 타인을 방어하기 위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과거 피해자에게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혀 벌금형을 받았음에도, 피해자가 외도한다는 자신의 의심에 결국 살해하는 등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 초기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며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을 하고, 피해자 죽음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등 처벌을 면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들이 피고인을 용서하지 않았고 형사처벌을 원하고 있다”면서도 범행이 치밀하게 계획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국내에서 벌금을 초과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비교적 고령인 점 등을 양형 이유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30년과 함께 전자장치 부착 명령과 5년의 보호관찰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 “학교에 폭발물 설치”…7차례 협박글 혐의 10대 검거

    “학교에 폭발물 설치”…7차례 협박글 혐의 10대 검거

    경찰이 일곱 차례에 걸쳐 자신이 다니는 고등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하겠다는 협박 글을 올린 혐의로 10대를 검거했다.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공중협박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고등학생 A군을 검거하고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A군은 지난달 13일부터 21일까지 자신이 다니고 있는 인천 서구 대인고에 폭발물을 설치한다거나 설치했다는 내용의 글을 일곱 차례 119안전신고센터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글로 대인고는 여러 차례 학생 500여명을 하교하도록 했고, 경찰과 소방 당국은 교내 수색, 순찰 강화 등의 조치를 했다. 인천경찰청은 일선 경찰서의 수사가 진척이 없자 형사기동대에 사건을 맡겨 A군을 검거했다. 경찰은 지난달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다른 공공시설을 대상으로 한 협박 글도 A군이 작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A군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 인멸과 재범 우려가 높은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 간호사 폭행한 19세女…이번엔 아파트 엘리베이터서 7살 폭행했다

    간호사 폭행한 19세女…이번엔 아파트 엘리베이터서 7살 폭행했다

    40대 간호사를 폭행해 뇌진탕 등 중상을 입혔던 10대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7살 남짓의 어린아이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8일 광주지법 제13형사부(부장 배은창)는 상해 혐의로 기소된 A(19·여)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중증 병력을 고려해 치료감호에 처하도록 했다. A씨는 올해 5월 13일 오후 3시 38분쯤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7세 아동에게 마구잡이로 폭력을 휘두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피해자에게 달려들어 바닥에 수차례 내동댕이치고 끌고 다니면서 온몸을 마구 폭행했다. 피해아동은 엘리베이터에서 도망치려 했으나 A씨는 끝까지 쫓아와 범행을 이어갔다. A씨는 피해아동이 자신이 음료를 줬는데 자신에게 아무런 답례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같은 달 30일 입원해 있던 보성 한 요양병원에서 40대 여성 간호사를 무차별 폭행해 뇌진탕 등 중상을 입힌 혐의로도 병합 재판을 받았다. 재판부는 A씨가 심신미약 상태에서 벌인 범죄를 유죄로, 질환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경위와 내용을 고려할 때 책임이 가볍지 않다. 각 범행으로 피해자들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피해아동은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피고인의 갑작스로운 폭행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은 장애로 인해 의사결정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만큼이나 재범 방지를 위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고 판시했다.
  • ‘대기업 신입사원’였던 그녀는 상견례 3일 전 왜 옥탑방에서 주검이 됐나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대기업 신입사원’였던 그녀는 상견례 3일 전 왜 옥탑방에서 주검이 됐나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2018년 10월 24일, 대기업 신입사원 A(당시 23세, 여)씨의 발걸음은 설렘과 고민이 교차하는 춘천을 향하고 있었다. 저녁 7시 55분 춘천역에 도착했을 때, 그녀를 마중 나온 것은 남자친구 심모(당시 27세)씨였다. A씨는 그날 자신이 마주할 운명이, 그토록 끔찍한 방식으로 꽃다운 인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심씨의 차로 15분 거리인 후평동의 한 국밥집 2층 옥탑방, 즉 심씨의 집에 도착했다. 국밥으로 저녁을 해결한 뒤, 둘은 심씨의 침대 위에 앉아 미래에 대한 대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대화는 희망찬 약속이 아닌, 파국으로 치닫는 갈등의 도화선이 되었다. “회사 그만두고 춘천 살자” 빗나간 집착과 통제욕갈등의 핵심은 심씨의 일방적인 요구였다. “회사 그만두고 춘천에 내려와 이 옥탑방에서 살자.” 양가 상견례조차 있기 전,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A씨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었다. A씨는 신혼집 위치와 직장 문제 등 현실적인 조율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 문제들이 정리될 때까지 상견례와 결혼 일정을 미루자”고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A씨의 어머니 역시 딸의 입장을 심씨에게 전했지만, 돌아온 것은 훈계조의 답변뿐이었다. 훗날 A씨의 어머니는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본인 마음대로 꺾으려고 했다”며 심씨의 강압적인 성격을 회고했다. 말다툼이 격해지던 중, 심씨는 돌연 A씨를 침대 위로 쓰러뜨리고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A씨가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심씨는 A씨의 몸 위에 올라타 무려 15분간 목 조르기를 멈추지 않았다. A씨가 축 늘어져 의식을 잃자, 심씨의 광기는 극에 달했다. 그는 주방에서 흉기를 가져와 이미 숨이 멎었을지도 모르는 A씨의 신체를 마구 훼손했다. 시계는 그날 밤 9시 30분을 넘어서고 있었다. 고교 중퇴의 학력, 거짓으로 빚어낸 ‘엘리트’의 민낯A씨는 어떻게 이 끔찍한 ‘괴물’의 덫에 걸려들었을까. 두 사람의 첫 만남은 2014년, A씨가 서울의 한 스피치 어학원에 다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번듯한 서울 모 대학 1학년생이었던 A씨에게 심씨가 접근했다. “나도 그 대학 나왔는데, 동문이네.” 하지만 판결문에 적시된 그의 최종 학력은 ‘고등학교 중퇴’였다. 그렇게 스치듯 만났던 심씨가 A씨에게 다시 연락해 온 것은 4년이 지난 2018년 7월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짝사랑했다”며 A씨의 감성을 자극했다. 만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심씨는 “그동안 준비가 안 돼 연락을 못했지만, 지금은 준비가 다 됐다”며 결혼을 맹렬하게 밀어붙였다. 그가 내세운 ‘준비’는 모두 거짓말로 점철되어 있었다. 그는 자신이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국회에서 인턴을 했으며, 아버지는 아로니아 농장과 태양광 발전 사업을 크게 하고 지자체장 공천 제의까지 받았다고 떠벌렸다. 그러나 현실 속 그는 부모님이 운영하는 국밥집 일을 돕고 있었다. A씨의 어머니는 “그런 이력의 소유자가 부모의 국밥집 일을 거드는 것이 석연치 않았다”고 말했다. 심씨가 장밋빛 ‘결혼계획서’까지 들이밀며 결혼을 밀어붙이자, A씨의 부모는 미심쩍으면서도 딸의 선택을 존중하려 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결혼식은 2019년 4월, 상견례는 사건 발생 불과 3일 후인 2018년 10월 27일로 잡혀 있었다. A씨의 어머니는 “돌이켜보면 범인의 거짓말에 우리가 완전히 놀아난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네 요구 다 들어줄게” 범행 당일의 집요한 유인범행 당일, 심씨의 행태는 그의 집요함과 계획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A씨가 출근하기도 전에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네 요구 조건을 다 들어주겠다.” A씨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20여 분 뒤, 그는 “오늘 (춘천) 집으로 와줄래”라고 본격적인 유인을 시작했다. A씨가 “옷이 이상해, 오늘은”이라며 완곡한 거절 의사를 비쳤음에도, 심씨는 “오늘 아버지와 어머니 안 계셔”라며 집요하게 매달렸다. A씨가 “(부모님 안 계시면) 가게 봐야 하니까 나를 못 보잖아”, “재촉 좀 하지 마”라고 받아쳤지만, 심씨는 “1순위가 ○○(A씨), 그 다음이 가게. 보고 싶어”라며 A씨를 꼬드겼다. 결국 A씨는 끈질긴 요구에 ‘잠깐 다녀오자’는 마음으로 퇴근 후 춘천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그 시각, 심씨는 지인과의 통화에서 “우선은 그렇게 해준다고 말로만 하고, 다 따라주는 척해야죠”라며 자신의 속셈을 드러냈다. 심지어 그는 A씨의 어머니에 대해 “없어지는 게 세상에 이롭다고 봐요. 계속 (딸을) 원격조정하면 가만히 안 둘 거예요. 저 지옥 가더라도 부끄럽지 않아요. 딸과 인연이 끊어질 수 있도록 할 거예요”라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끔찍하고 황당한 험담을 늘어놓았다. A씨를 자신의 통제하에 두려는 편집증적 집착이 A씨의 어머니를 향한 살의(殺意)로까지 번지고 있었던 것이다. 법정에서 드러난 ‘성격 결함’과 거짓 반성범행 후 심씨는 태연하게 옷을 갈아입고 옥탑방을 빠져나와 10분 거리의 교회로 도피했다. 여동생에게는 “오빠 노릇 못해 미안하다”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남겼다. “심씨와 저녁 먹고 오겠다”던 딸이 돌아오지 않자, A씨의 어머니는 애타게 딸과 심씨에게 연락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심씨 부모의 연락처를 알아내 통화를 했고, 옥탑방으로 달려간 심씨의 부모는 아들이 저지른 참혹한 범죄 현장과 마주해야 했다. 긴급 체포된 심씨는 경찰에서 “사랑해서 그랬다”는 어이없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재판 과정에서 그의 ‘성격 결함’은 더욱 명확히 드러났다.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과거 다른 여성들과 헤어지는 과정에서 자기 뜻에 따르지 않으면 폭언과 협박을 일삼는 폭력적 성향’을 보였으며, ‘상대 여성이 이별을 통보하면 자살 소동’까지 벌였다. 전문심리위원은 “심씨는 헤어지자는 여성에게 이 사건과 같이 춘천에 올 것을 요구했으나, 여성이 ‘무섭다’고 거절한 적이 있다”며 “도구적 여성관을 갖고 있고, 통제 욕구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신에게 일어난 부정적 일을 모두 외부 탓으로 돌리고, 오히려 자신이 ‘좋은 조건’을 갖췄음에도 A씨와 가족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측에 책임을 돌리고 진심 어린 반성이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사전에 흉기를 준비하지 않았고 증거인멸·도주 계획을 미리 세웠다는 정황이 보이지 않아 계획 범행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 심씨는 “제발 사형에 처해 달라”며 거짓 반성의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곧바로 “부정적이거나 무례한 의도로 말한 것이 아니다. 잘못 생각했다”는 반성문을 제출하며 말을 뒤집었다. A씨의 부모는 “우리 딸을 목 졸라 살해한 뒤, 혹시나 다시 살아날까 싶어 흉기로 급소를 수차례 찔러 ‘재확인’했고, 그 다음에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방법으로 시신을 훼손했다. 이것이 어떻게 우발적인가. 분명한 계획 범죄”라며 극형을 눈물로 호소했다. 광기 어린 집착, ‘괴물’은 멀리 있지 않다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항소심 재판부는 심씨의 기괴한 변명, 즉 “‘A가 살아서 식물인간이 되거나 ×신이 되는 것이 무섭고 미안해서 완전히 죽여야겠다고 생각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진술”을 지적하며 “이 사건은 그의 극단적 폭력성과 자기중심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던 A씨는 학업에 매진하면서도 아르바이트로 동생의 학비를 마련하는 등 매우 성실히 생활했다”며 고인의 삶을 기리면서, “재범 위험이 낮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 1심의 무기징역 선고와 전자발찌 부착 20년 명령을 유지했다. 2019년 11월, 대법원은 심씨의 상고를 기각하며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사건 후 A씨 부모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범인의 엄벌과 신상공개를 요구했고, 20만 명 이상이 동의했으나 경찰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최근 여자친구를 ‘여친’ 어머니 앞에서 살해한 김레아 사건처럼, 광기 어린 편집증적 집착과 정신과 진료 기록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괴물’들이 우리 사회에 속출하고 있다. A씨의 어머니는 사건 후 언론 인터뷰에서 “울다가 까무러치고, 다시 정신이 들면 우는 일이 반복됐다. 잠이 오지 않아 매일 밤 뒤척였다. 죽은 딸의 침대에 누워야만 겨우 눈이 감긴다”며 참담한 심정을 토해냈다. 자녀에게 학교 공부 못지않게 ‘사람 보는 법’을 가르쳐야 하는, 끔찍하고도 슬픈 시대의 단면이다.
  • 음주운전 벌금형 한 달 만에 또 만취 운전…30대 징역 2년

    음주운전 벌금형 한 달 만에 또 만취 운전…30대 징역 2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이 확정된 지 한 달 만에 다시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3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6단독 우상범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무면허운전)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26일 경남 창원시에서 김해시까지 약 20㎞를 무면허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0.200%로 면허 취소 수준(0.08%)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였다. A씨는 올해 4월 음주운전 혐의로 벌금 1400만원을 확정받은 지 한 달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이번 사건 이전에도 1400만원 벌금형을 포함해 음주운전으로 세 차례 형사처벌 받기도 했다. 우 부장판사는 “고액의 벌금형이 확정된 지 한 달 만에 재차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아 개전의 가능성이 크지 않고 선처할 경우 재범이 우려된다”며 “인적·물적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검찰, ‘울산 스토킹 살인미수’ 장형준에 징역 25년 구형

    검찰, ‘울산 스토킹 살인미수’ 장형준에 징역 25년 구형

    교제했던 여성을 찾아가 한낮에 공개된 장소에서 수십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고 한 ‘울산 스토킹 살인미수 사건’의 피고인은 장형준(33)에게 검찰이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4일 울산지법 형사12부(부장 박정홍) 심리로 열린 장 씨의 살인미수 혐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장 씨는 대낮에 공개된 장소에서 계획적으로 범행했고, 피해자에게 평생 회복하기 어려운 정신적 피해를 끼쳤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또 장씨가 출소 이후에도 재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10년간 부착하고, 피해자에게 접근할 수 없도록 보호관찰 5년을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장씨는 지난 7월 28일 울산 한 병원 주차장에서 이전에 사귀었던 2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수십차례 찔러 살해하려고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 씨는 지난 7월 초 A씨가 그만 만나자고 통보하자 감금·폭행했으며 전화를 168회 걸고, 문자 메시지 400통을 보내면서 괴롭혔다. 이후에도 A씨의 집에 찾아가기도 하면서 결국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장 씨는 피해자 직장 근처로 찾아가 피해자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흉기를 휘둘렀다. 범행 당일 주변 시민들이 물건을 던지는 등으로 장 씨를 제지했다. 장 씨는 범행 후 차를 몰고 달아나려다 시민들에게 제압됐다. 검찰 조사 결과 장 씨는 살인미수 범행 전 ‘우발적 살인 형량’ 등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지난 8월 22일 장형준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A씨는 여러 차례 큰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는 회복 중이다.
  • [기고] 한 살의 경계, 법의 울타리 안에서

    [기고] 한 살의 경계, 법의 울타리 안에서

    13세와 14세 남학생 4명이 놀이터에서 놀다가 그네를 발로 찼다. 이때 그네를 지탱하고 있던 금속 줄이 끊어지면서 그네가 부서졌고, 아이들은 놀라 달아났다. 이들은 곧 경찰 조사를 받았다. 4명 모두 같은 행동을 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14세인 2명은 경찰 단계에서 선도프로그램 이수를 조건으로 훈방됐다. 13세인 2명은 소년법원에 송치돼 소년부 심리를 거치며 관련 사법절차를 경험해야 했다. 단 한 살의 차이가 그들을 다른 길로 이끈 것이다. 이 사례는 우리 사회의 소년 사법체계가 얼마나 기계적으로만 작동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현행 형법은 만 14세 미만의 소년을 ‘촉법소년’으로 규정하고 형사미성년자로 분류한다. 형사처벌 대신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반면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소년은 ‘범죄소년’으로 규정한다. 이들은 범죄의 경중에 따라 형사처벌, 보호처분 및 경찰 단계에서 훈방·즉결심판 등을 받는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촉법소년의 수는 불과 몇 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2만 814명에 달해 사회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경찰이 만나게 되는 촉법소년은 범죄의 경중과 상관없이 모두 소년부로 송치된다. 죄질, 재범 가능성 등을 세밀하게 구분해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국회에서는 얼마 전 촉법소년 사건의 의무 송치 규정을 ‘보호처분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 경찰서장이 판단해 선별적으로 송치할 수 있도록 하고, 경찰 단계의 선도프로그램을 법제화하는 내용을 담은 소년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촉법소년의 아주 경미한 범죄는 경찰 단계에서 즉시 경고하고 선도프로그램으로 연계해 신속하고 효과적인 선도가 가능해진다. 또한 사소한 사안에도 반복적으로 형사절차를 접하면서 생기는 어린 소년범에 대한 낙인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비행을 저지르는 걸 방지하고 소년의 인권을 보호하는 데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촉법소년이 저지른 범죄 중 상습적이고 중대한 범죄는 엄정히 다뤄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가변적이고 불안정한 청소년기의 특성을 고려해 한 번의 실수가 평생의 낙인으로 이어지지 않게 처벌과 선도의 균형적 관점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이렇듯 사안의 특성에 따른 선도나 보호를 통해 소년의 일탈을 적기에 발견하고 사회가 함께 손을 내밀 때, 소년이 다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경찰은 학교전담경찰관(SPO)을 중심으로 소년범죄의 사전 예방 및 재범 방지를 위해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특별예방교육과 위기 청소년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를 통해 재비행 위험성과 비행요인을 분석해 죄종별·연령별 맞춤형 선도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경찰은 또 선도심사위원회를 통해 죄질이나 재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사안이 경미하거나 초범인 소년범은 선처하고 필요한 경우 생활·의료·법률 지원도 시행하고 있다. 단호함과 따뜻함이 공존할 때, 소년들은 범죄의 경계 밖으로 다시 걸어 나올 수 있다. 소년은 자란다. 그네가 다시 자리를 찾듯, 우리 사회의 법도 아이들이 다시 설 수 있도록 균형을 되찾아야 한다. 그것이 한 살의 경계를 넘을 수 있는, 진정한 법의 울타리일 것이다. 김호승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
  • 대만 상습 음주운전자는 얼굴 공개… 한국은 솜방망이 처벌·재범률 40%

    대만 상습 음주운전자는 얼굴 공개… 한국은 솜방망이 처벌·재범률 40%

    절반 이상 집행유예로 실형 면제입법 강력해도 실제 선고는 낮아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건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특히 처벌 규정에 비해 실제 선고되는 형량이 턱없이 낮다.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 지금과 같은 잣대를 들이대선 음주운전 근절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은 최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혈중 알코올농도 0.092%(면허 취소 수준)인 상태로 서울 노원구에서 차를 몰다 60대 남성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망자가 나왔는데 실형조차 받지 않은 것이다. 재판에 넘겨진 음주운전자 10명 중 6명은 A씨처럼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실형을 면한다. 법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3년 기준 음주운전으로 재판에 넘겨진 2만 5119명 가운데 집행유예를 받은 이들은 1만 4054명으로, 전체의 55.9%나 된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은 또다시 만취한 채 운전대를 잡는 이유로 꼽힌다. 경찰청에 따르면 음주운전 재범률은 지난해 43.8%다. 술을 먹고 차를 몰다 다시 적발되는 이 비율은 2010년 이후 단 한 번도 4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게다가 3회 이상 적발된 ‘상습 음주운전’은 연 2만건이 넘고 7회 이상 적발된 알코올중독 수준의 음주운전도 연 1000건에 육박한다. 처벌 규정이 약한 것은 아니다. 음주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아 다른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면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같은 범죄에 대해 대만도 최대 무기징역, 일본은 최대 징역 30년까지 처벌이 가능하다. 미국 일부 주는 종신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강한 처벌 규정이 있지만, 현실에선 상당수 집행유예에 그치고 있다 보니 국민 법 감정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대만이 시행 중인 상습 음주운전자 얼굴 공개 등과 같은 조치도 고민해 볼 만하다”며 “선고되는 형량이 매우 낮은 편이다 보니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심어 줄 수 있는 다른 대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혼인 외 출산 감추려고 신생아 유기한 40대…집행유예 2년

    혼인 외 출산 감추려고 신생아 유기한 40대…집행유예 2년

    혼인 외 성관계로 아이를 낳게 되자 가족에게 숨기기 위해 신생아를 유기한 4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3단독(부장 박태안)은 13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여·40대)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와 함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혼인 외 성관계로 임신한 뒤 지난해 11월 17일 아이를 집에서 출산한 뒤 이튿날 대구 남구 대덕로 한 아동복지센터 2층 출입문 앞 복도에 놓아두고 떠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절대적인 돌봄이 필요한 신생아를 유기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범행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등을 종합적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대만은 운전자 얼굴 공개…韓 솜방망이 처벌에 음주운전 재범 40%

    대만은 운전자 얼굴 공개…韓 솜방망이 처벌에 음주운전 재범 40%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건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특히 처벌 규정에 비해 실제 선고되는 형량이 턱없이 낮다.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 지금과 같은 잣대를 들이대선 음주운전 근절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은 최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혈중알코올농도 0.092%(면허 취소 수준)인 상태로 서울 노원구에서 차를 몰다 60대 남성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망자가 나왔는데 실형조차 받지 않은 것이다. 재판에 넘겨진 음주 운전자 10명 중 6명은 A씨처럼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실형을 면한다. 법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3년 기준 음주운전으로 재판에 넘겨진 2만 5119명 가운데 집행유예를 받은 이들은 1만 4054명으로, 전체의 55.9%나 된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은 또다시 만취한 채 운전대를 잡는 이유로 꼽힌다. 경찰청에 따르면 음주운전 재범률은 지난해 43.8%다. 술을 먹고 차를 몰다 다시 적발되는 이 비율은 2010년 이후 단 한 번도 4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게다가 3회 이상 적발된 ‘상습 음주운전’은 연 2만건이 넘고 7회 이상 적발된 알코올중독 수준의 음주운전도 연 1000건에 육박한다. 처벌 규정이 약한 것은 아니다. 음주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아 다른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면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같은 범죄에 대해 대만도 최대 무기징역, 일본은 최대 징역 30년까지 처벌이 가능하다. 미국 일부 주는 종신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강한 처벌 규정이 있지만, 현실에선 상당수 집행유예에 그치고 있다 보니 국민 법 감정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대만이 시행 중인 상습 음주 운전자 얼굴 공개 등과 같은 조치도 고민해 볼 만하다”며 “선고되는 형량이 매우 낮은 편이다 보니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심어 줄 수 있는 다른 대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 운영자 항소심 형량 가중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 운영자 항소심 형량 가중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를 불법으로 스트리밍하던 ‘누누티비’ 운영자가 항소심에서 무거운 형을 받았다. 대전지법 제3-3형사부는 13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1) 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7억원에서 3억 7470만원으로 줄었다. A씨는 지난 2021년 7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누누티비를 개설하고 국내외 유료 OTT 신작 콘텐츠를 불법으로 스트리밍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불법 도박사이트 배너광고를 달아 수익금을 얻는 대신 무료로 각종 신작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방식이다. 누누티비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의 시초격으로 알려졌으며 업계는 누누티비로 인한 저작권 피해가 약 5조원으로 추산했다. A씨는 수사가 시작되자 사이트를 폐쇄한 후 지난해 11월까지 ‘티비위키’와 불법 웹툰 게시 사이트 ‘오케이툰’을 운영한 바 있다. 각 사이트에서 유통된 불법 콘텐츠는 수십만건에 달한다. A씨는 도미니카공화국과 파라과이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정부 단속을 피해 도메인 변경 등의 수법으로 운영하다 문체부 저작권 범죄과학수사대와 검찰, 국제형사경찰기구 등의 공조 수사로 지난해 11월 검거됐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서버 접속 시 다중 가상 사설망(VPN)과 해외 신용카드,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저작권자의 수익 창출 침해뿐 아니라 창작 의욕을 저하해 문화 발전을 저해하는 범죄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추징금을 일부 줄이면서도 형량은 높였다. 재판부는 “스포츠 도박사이트 관련 범죄와 음란물 유포 방조죄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도 범행을 저질렀고 수사가 시작되자 사이트를 폐쇄하고 다른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수단과 방법, 범행 기간이 점점 심화하고 있다”며 “단호한 처벌을 통한 재범 예방이 필요하고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 섬망 증세…함께 살던 아내는 떠났다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 섬망 증세…함께 살던 아내는 떠났다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이 섬망 증세에 시달리는 가운데 함께 살던 아내도 집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외출 제한 명령을 어겨 실형을 선고받은 그는 최근 또다시 무단으로 거주지를 이탈했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조두순은 지난달 10일 오전 8시쯤 거주 중인 다가구주택 내 거주지를 나서 이 건물 1층 공동출입문으로 내려갔다가 적발됐다. 입구를 지키던 보호관찰관이 제지하자 조두순은 수분 뒤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조두순의 외출 제한 시간은 오전 7~9시 및 오후 3~6시,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다. 조두순의 외출 제한 명령 위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23년 12월 ‘오후 9시 이후 외출 금지’ 명령을 어긴 혐의로 징역 3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올해 3월 말부터 6월 초까지도 4차례에 걸쳐 초등학교 하교 시간대에 외출했으며, 지난 6월에는 보호관찰관이 주거지 내부를 감독하던 중 재택감독 장치가 파손된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조두순은 현재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재판받고 있다. 재판부는 선고 때 치료감호 명령 여부도 함께 판단할 예정이다. 올해 초부터 섬망 증세…아내는 집 떠나 조두순은 올해 초부터 섬망으로 추정되는 정신 이상 증세를 보여왔는데, 최근 들어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안산보호관찰소는 조두순이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자 법원에 감정유치장을 신청했다. 국립법무병원은 7월 말쯤 조두순에 대한 정신 감정을 진행한 결과 치료감호가 필요하다는 감정 의견을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치료감호는 재범 위험이 큰 범죄자를 치료하기 위해 국립법무병원에 수용하는 처분이다. 아내와 함께 살던 조두순은 올해 아내가 집을 떠난 뒤 현재 홀로 살고 있다. 보호관찰관이 아침과 저녁에 집을 들러 생필품을 조달해주는 등 생활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안산시 한 교회 앞에서 초등학생을 납치, 성폭행하고 중상을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 형기를 채우고 2020년 12월 12일 출소했다. 현재 조두순의 집 앞은 보호관찰관과 경찰, 시 관계자 등이 24시간 상주하며 감시를 이어가고 있다.
  • 화장실서 낳은 신생아 봉투에 버린 40대 엄마 ‘집유’…법원 “안타까운 상황 고려”

    화장실서 낳은 신생아 봉투에 버린 40대 엄마 ‘집유’…법원 “안타까운 상황 고려”

    “먼저 간 아이를 생각하면서 평생 남은 자녀 양육의 책임을 다해달라” 자택 화장실에서 낳은 신생아가 숨지자 봉지에 담아 유기한 40대 여성이 법원으로부터 선처받았다. 전주지법 제11형사부(김상곤 부장판사)는 12일 아동학대치사와 시체은닉 혐의로 기소된 A(42)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도 명했다. 재판부는 “이미 여러 차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피고인은 임신 시 대처 방법과 출산 준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출산 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숨진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환영을 받지 못하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사망에 이르렀다”고 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은 가정형편이 너무 어려워 산부인과 정기검진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주변에 임신 사실조차 숨겨야 했다”며 “피고인에게 장애아동을 포함한 여러 자녀가 있어 이들을 보호하고 양육해야 하는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법정구속하지 않겠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 2월 전북 완주군 상관면의 한 아파트 화장실에서 자신이 출산한 아기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베란다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하혈을 한다’며 119에 신고한 뒤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A씨에게 출산 흔적이 있음에도 아기가 없는 것을 수상히 여긴 의료진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자택 베란다에서 비닐봉지 안에 숨져 있는 신생아를 발견하고, A씨를 긴급체포했다.
  • “제가 여자친구를 죽였거든요”… 칼부림한 약혼남의 엄마는 “내 아들이 착해서”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제가 여자친구를 죽였거든요”… 칼부림한 약혼남의 엄마는 “내 아들이 착해서”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제가 여자친구를 죽였거든요. (흉기로) ××질해서 죽였어요.”2023년 7월 24일 낮, 강원경찰청 112 상황실에 한 남성의 건조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남성이 지목한 주소지인 영월읍의 한 아파트 5층.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참혹한 광경과 마주했다. 한 여성이 온몸이 훼손된 채 쓰러져 있었다. 피해자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숨진 뒤였다. 신고자는 류모(당시 28세)씨. 피살자는 류씨와 2022년 11월부터 동거하며 이듬해 3월 결혼을 약속한 A(당시 24세)씨였다. 사건 직후, 경찰과 병원 측은 유가족에게 “시신 확인을 안 하는 게 좋겠다”고 만류할 정도였다. 대신 시신을 확인한 A씨의 외삼촌은 “어떤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고 참혹했다”며 “얼굴도 못 알아볼 정도로…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냐”고 울분을 토했다. 부검 결과, A씨의 몸에 남은 흉기 자국은 무려 191곳에 달했다. ‘해방을 위한 살인’… 납득하기 어려운 동기류씨는 112에 신고하기 불과 6분 전인 그날 낮 12시 47분, 직장에서 갑자기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신의 집에 도착했다. 그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A씨에게 다짜고짜 “너를 죽이려고 왔다”고 말했다. A씨가 “정신지체냐”고 반문하자(류씨의 일방적 진술), 류씨는 주방에서 흉기를 들고 와 A씨의 가슴 등을 향해 휘둘렀다. A씨가 황급히 “오빠”라고 소리치자, 류씨는 손으로 입을 막고 목과 얼굴 등에도 흉기를 휘둘렀다. 이후로도 A씨를 향한 칼부림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범행 후 목숨을 끊으려 자해 행위를 한 뒤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할 때까지 현장에 머물다 체포됐다. 그는 검경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직장에서 점심을 먹고 휴게실에서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A씨를 죽이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옆집과 층간소음 문제로 상호 고소까지 진행 중이었고, 결혼을 앞둔 경제적 곤궁함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A씨는 몸이 약했음에도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틈틈이 카페 아르바이트를 했으며, 류씨와 일상생활이나 결혼 준비 과정에서 별다른 다툼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후 류씨 어머니가 방송에서 한 발언은 피해자 가족은 물론 국민적 공분을 샀다. 그의 어머니는 “내 자식이라 그런 게 아니라 (아들이) 너무 착해서…”라며 “할 말이 많으나 죄인이니까 일단 꾹 참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범행 동기는) 따로 살았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아느냐”면서 “너무너무 억울하고, 나도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유족구조금’ 감형과 1심 17년1심을 진행한 춘천지법 영월지원 제1형사부(부장 김신유)는 지난 1월 류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류씨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건 직전 1시간여 동안 류씨와 A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와 CCTV를 보면 류씨의 사물변별 및 의사결정 능력에 특별한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스트레스 해방’이라는 동기에 대해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도 “오히려 류씨의 부친이 지적장애 3급이어서 ‘정신지체냐’는 말에 민감했다는 게 설득력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류씨가 범행 후 직장 작업반장에게 전화해 ‘저 너무 힘들어 여자친구 죽였어요. 그냥’이라고 말하는 등 자기 행동의 내용과 의미를 명확히 인식했다”고 보았다. 그러나 “류씨는 범행 내용을 스스로 신고했고, A씨 유가족은 검찰이 지급한 범죄 피해 유족구조금 4273만원을 받았다. 이 돈은 검찰이 구상권을 청구해 류씨가 전액 지급했다. 그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도 고려했다”며 감형 사유를 덧붙였다. 이 판결에 A씨의 어머니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딸이 모욕적인 말을 했다는 건 류씨의 주장일 뿐이다. 평생 당뇨로 아파온 딸이 마지막 순간에도 고통스럽게 갔다. 도대체 왜 죽였는지 알 수가 없다”고 절규했다. 특히 ‘유족구조금’은 A씨 어머니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됐다. “구조금을 받을 때도 ‘가해자와 합의 보지 않겠다’고 각서 썼는데, 국가가 류씨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합의금처럼 바뀌고 감형이 됐다. 대체 어느 부모가 그 돈 받고 아이 목숨을 내주겠냐. 국가가 우리를 속였다.” 유족구조금은 범죄 피해자의 기본권이지만, 이처럼 가해자의 감형 요소로 작용해 ‘가해자 조력 제도’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왜 반성을 판사에게 하나”… 항소심 23년검찰은 “부검 서류를 차마 쳐다볼 수 없었다”며 1심의 17년형이 가볍다고 항소했다. A씨 어머니 역시 1심 판결 직후 딸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며, 사형제 대신 거론되는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탄원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부장 민지현)는 지난 4월, 1심을 파기하고 류씨에게 6년이 더 늘어난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류씨의 심신미약 주장을 더욱 강하게 배척했다. 재판부는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하고 그 행위가 범죄임을 잘 알고 있었다. 112에 신고할 때 온전했던 류씨가 불과 6분 전 범행할 때 판단능력이 잠시 상실됐다는 정황을 찾을 수 없다”며 “류씨가 충동조절 장애가 심하다고 해도 정신질환자 정도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또한 1심이 추정한 범행 동기 역시 “누적된 스트레스 해방이나 모욕적 표현을 범행 동기로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재판부는 류씨에 대해 “자기 상황을 합리적·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자신의 어려움을 외부로 돌리거나 타인을 원망하는 성격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판부는 “처벌 전력이 없고 신고 후 체포된 것을 고려하더라도, 범행 방법이 매우 잔인하고 무참하게 살해한 것을 쉽게 납득할 수 없다”며 “유족이 가늠할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항소심 과정에서 류씨를 만났다는 A씨의 어머니는 법정에서 또 한 번 무너졌다. 그는 “걔가 나를 보면 ‘어머니 잘못했습니다’라고 한마디 할 줄 알았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 말 안 하고 울기만 하더라”라고 말했다. A씨 어머니는 “왜 반성을 판사님한테 하냐, 나한테 해야지. 누가 용서하는 거냐”고 분노하며 “‘죗값 다 받고 나와라. 네가 ○○(A씨)를 사랑했으니까 다 받고… 그럼 내가 용서할게’라고 얘기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23년 후, “제2의 우리 딸이 나올까 걱정”류씨는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징역 23년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하지만 1, 2심 재판부 모두 검찰의 전자발찌 부착 청구는 기각했다. “형사처벌 전력 전무”, “과거 폭력적 정황 보이지 않음”, “재범 위험성 ‘중간’” 등을 이유로 “류씨가 다시 살인을 할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A씨의 어머니는 23년 뒤를 걱정하고 있다. “그가 죗값을 받고 나와 사회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지만, 교도소 안에서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도 아니고, 지금보다 더 좋지 않은 환경에서 출소할 때 ‘제2의 우리 딸’이 나올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191번의 흉기 자국이 남긴 비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 특별하지만 보편적인… 브로드웨이 휩쓸고 온 ‘로봇의 사랑’ [뮤지컬 리뷰]

    특별하지만 보편적인… 브로드웨이 휩쓸고 온 ‘로봇의 사랑’ [뮤지컬 리뷰]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브로드웨이를 움직인 이유는 독특한 소재도 화려한 무대도 아닌, 가장 보편적이지만 가장 특별한 사랑을 그려 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브로드웨이의 ‘메이비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과는 무대와 악기 구성 등에 차이가 있지만 사랑이라는 본질을 공유한다. 국내 트라이아웃(시범 공연) 10주년을 기념해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 오른 ‘어쩌면 해피엔딩’은 로봇들의 사랑이 국경과 문화를 넘어 공감을 끌어낸 방식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21세기 후반 서울, 인간을 돕다 쓰임이 다한 ‘헬퍼봇’이 사는 아파트가 있다. 헬퍼봇5 버전의 올리버는 주인이자 친구인 제임스를 기다리면서 매일 날씨를 확인하고 화분에 물을 주며 재즈 잡지를 받는다. 인간인 잡지 배달부는 세월이 흐를수록 동작이 느려지고 허리가 굽으며 늙어 가지만 올리버는 부품만 교체하면 한결같이 생기가 넘친다. 어느 날 같은 아파트에 살던 헬퍼봇6 클레어가 찾아오면서 올리버의 일상이 바뀐다. 올리버와 클레어의 움직임과 말투는 지금의 휴머노이드 로봇보다는 유연하지만 인간보다는 부자연스럽다. 그런 어색한 존재들이 인간 감정을 배워 가면서 “사랑이란 그리움과 같은 말”이라며 설레고, “다 잊기엔 너무 아까운 눈부시게 예쁜 기억들”을 쌓으며 어쩌면 잊고 있던 감정과 기억을 서서히 피어오르게 한다. 그러다 “우리가 얼마나 서로를 아끼고 사랑했는지 지워야” 하는 데 이르면 어느새 객석에서는 희미한 훌쩍임이 들린다. 이런 감성을 제대로 전달하는 건 작곡가 윌 애런슨과 극작가 박천휴가 만든 곡들이다. ‘윌휴 콤비’는 가장 적절한 선율과 언어로 노래를 배치해 올리버와 클레어의 감정을 극대화한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 드럼 등으로 구성된 6인조 악단의 음악에 반딧불이, LP판, 종이컵 전화기 같은 소품은 아날로그 감성을 높이며 극을 더욱 따뜻하게 만든다. 2016년 초연 뒤 여섯 번째 시즌을 맞은 이번 공연은 중극장(550석)으로 무대를 옮겨 규모를 키웠다. 또 올리버와 클레어의 집, 제임스·멀티맨의 공간을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 변화를 줬다. 제78회 미국 토니상 6관왕에 오르고, 초연 멤버 전미도·김재범·최수진·고훈정이 참여해 하반기 최고 관심작이 된 ‘어쩌면 해피엔딩’은 12월 28일 공연까지 매진됐다. 다음 티켓 오픈은 이달 25일 전후가 될 전망이다. 공연은 내년 1월 25일까지.
  • [서울on] 이성의 공백을 메우는 AI

    [서울on] 이성의 공백을 메우는 AI

    5년 전 대만 유학생 쩡이린(당시 28세)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했을 때, 그녀의 부모와 인터뷰한 적이 있다. 화면 너머 그녀의 부모는 딸이 안전한 거리와 친절한 사람들을 믿고 한국 유학을 선택했는데, 그러한 비극이 발생할 줄은 몰랐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상습 음주운전 전력이 있던 가해자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과거에 비해 형량이 높아졌지만,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에서는 30대 한국계 캐나다인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고 며칠 뒤인 지난 2일에는 종로구에서 ‘효도 관광’을 온 일본인 어머니가 같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피의자는 경찰조사에서 “소주 3병을 마시고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한국의 음주운전 실태는 여전히 심각하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에 적발된 운전자 중 43.8%가 이미 음주운전으로 걸린 적이 있는 재범자였다. 지난 5년간 이 재범률은 40%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마약 사범 재범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른바 ‘윤창호법’ 시행으로 처벌 기준이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음주운전 사고는 1만 1307건, 사망자는 138명에 달했다. 최근엔 음주운전 사고 후 도주해 술을 추가로 마시는 이른바 ‘술타기 수법’과 음주 단속 정보 공유 앱도 유행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내년 10월부터 ‘차량 내 음주측정 장치’가 본격 시행된다. 5년 안에 두 번 이상 걸린 운전자가 대상이며, 숨을 불어 알코올이 없어야만 시동이 걸린다. 하지만 이 장치만으로는 부족하다.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고 실제로 시행되기까지 시간도 걸린다. 처음 술을 마시고 운전한 초범이나 다른 운전자의 위험 행동까지 막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술을 마신 사람은 아무리 책임감을 강조해도 이성이 흐려져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다. 인간의 의지에만 맡기기보다 물리적인 개입이 필요한 이유다. 현재 인공지능(AI) 기술은 단순한 시동 차단을 넘어 운전 중인 상태에서도 음주 여부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차량 내 카메라로 운전자의 얼굴 표정, 시선, 눈 깜빡임 빈도, 비정상적인 자세 등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인지 기능 저하를 감지할 수 있다. 또한 차량의 불규칙한 속도 변화, 급격한 핸들 조작, 차선 이탈 등 미묘한 주행 패턴을 파악해 음주 징후를 예측한다. 이 모든 데이터를 종합해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 AI는 즉시 차량의 속도를 줄이거나 제동을 지원하고 관련 정보를 경찰에 전송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술로 이성을 잃은 순간을 대신 보완해 주는 ‘미리 막는 안전망’ 역할을 한다. 기술은 편리함을 넘어 반복되는 사회적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인간의 책임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기술은 이성이 마비된 운전자 대신 ‘멈추는 판단’을 내려 다른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결정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민나리 산업부 기자
  • “한국도 태형 도입하자”…사기·성폭행범 엉덩이 작살내는 싱가포르 [핫이슈]

    “한국도 태형 도입하자”…사기·성폭행범 엉덩이 작살내는 싱가포르 [핫이슈]

    동남아 지역을 거점으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이 확산하는 가운데, 싱가포르 정부가 온라인 범죄 근절을 위해 사기범들에게 태형을 의무적으로 부과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의회가 이날 사기 조직원과 피해자 모집책 등에 태형 최소 6대에서 최대 24대를 의무적으로 가하는 내용을 포함한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의 태형은 1.5m, 직경 1.27cm 이하의 나무막대로 엉덩이 아래 허벅지를 때리는 방식으로 집행되며 평생 상처가 남을 수 있는 강력한 처벌이다. 이를 맞은 수형자는 심하면 살이 터지고 피가 흐르는데, 상처 위에 계속 매질을 하기 때문에 고통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 집행은 18~50세 남성에게만 적용되며, 당국은 당일 통보해 수형자의 공포심을 극대화한다. 싱가포르 의회가 통과시킨 개정안에는 대포통장이나 신분증, 휴대전화 유심칩을 제공하거나 자금 세탁을 도운 사람에게도 최대 12대의 태형을 선고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더불어 싱가포르 정부는 이번 형법 개정으로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당사자 동의 없이 음란한 이미지·영상을 생성하는 딥페이크 범죄도 처벌 대상으로 삼았다. 싱가포르에서는 사기범뿐 아니라 강간과 성추행 등 성범죄자에게도 징역형과 함께 태형을 선고해왔다. 싱가포르 사기 범죄, 얼마나 심각한가심 앤 싱가포르 내무부 차관은 이날 의회에서 “사기는 오늘날 싱가포르에서 가장 만연한 범죄 유형으로 전체 범죄의 6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경찰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사기 피해 신고는 약 19만 건, 피해액은 37억 싱가포르달러(한화 약 4조 800억 원)에 달했다. 이중 2024년 피해액은 11억 싱가포르달러(약 1조 2100억 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정부는 올해 초 경찰이 사기 혐의가 의심되는 개인의 은행 계좌 거래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캄보디아에서 ‘태자단지’ 등 악명 높은 대규모 사기 작업장을 운영한 ‘프린스 그룹’과 천즈(39) 회장을 수사하며 1억 5000만 싱가포르달러(약 1650억 원) 규모의 자산을 압류하고 처분 금지 명령을 내렸다. “한국도 도입하자” 목소리 나와싱가포르의 태형 의무화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커뮤니티 등에서는 ‘한국도 태형을 도입한다면 재범률이 낮아질 것’, ‘태국처럼 사기범들의 엉덩이를 작살내야 한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국내에서도 보이스피싱 등 사기 피해액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인데다, 최근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조직적 사기 범죄에 강제로 가담하면서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되는 젊은 층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싱가포르 정부는 태형을 낮은 범죄율의 핵심 요인으로 꼽는다. 다만 태형은 국제 인권단체가 ‘비인도적 처벌’이라며 철폐를 요구해 온 처벌이다. 태형은 이슬람 율법을 적용하는 일부 국가에서 주로 시행하며, 공개적으로 집행하는 경우가 많아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범죄 예방이라는 명분 아래 시행되지만 극심한 고통을 수반하며 현대 인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 사기·성폭행범들 엉덩이 피범벅…“한국도 도입하자” 반응 나오는 이유

    사기·성폭행범들 엉덩이 피범벅…“한국도 도입하자” 반응 나오는 이유

    싱가포르가 사기범에게 태형을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 사기 범죄가 급증한 한국에서도 태형 도입을 원한다는 반응이 적지 않게 나온다. 태형에 대해 깊이 따져보지 않은 반응이겠지만 그만큼 사기 범죄의 심각성과 그 처벌에 대한 사법적 불신이 높다는 방증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기 조직원 최소 6대~최대 24대 ‘곤장’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싱가포르 의회는 사기범들에게 태형을 의무적으로 가하는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처벌 대상은 사기 조직 조직원, 피해자 모집책 등이다. 이들은 새로 통과된 법에 따라 최소 6대에서 최대 24대의 태형을 의무적으로 받게 된다. 대포통장이나 신분증, 휴대전화 유심칩을 제공하거나 자금 세탁을 도운 사람도 최대 12대의 태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싱가포르 내무부 차관은 의회에서 “사기는 현재 싱가포르에서 가장 흔한 범죄 유형이며, 신고된 전체 범죄의 60%를 차지한다”고 법안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약 19만건의 사기 피해 사례가 발생했으며, 피해액은 약 37억 싱가포르달러(약 4조 8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사기 피해액이 약 11억 싱가포르달러(약 1조 2100억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강력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엉덩이가 피범벅”…무시무시한 태형 싱가포르의 태형은 단순한 체벌이 아니다. 길이 1.2m, 직경 1.27cm의 등나무 회초리로 최대 160km/h 속도로 내리치는 강력한 형벌이다. 한 대를 맞으면 엉덩이 부위의 살이 터져 나가고,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아문 다음에야 다음 태형을 받을 수 있다. 남성의 경우 수년간 발기부전증이 올 수 있을 정도로 후유증이 심각하다. 1993년 ‘마이클 페이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18세였던 미국인 마이클 페이는 차량 20여대에 낙서를 하고 재산 피해를 입힌 혐의로 태형 6대를 선고받았다. 미국 정부의 강력한 항의로 4대로 감형됐지만, 매를 맞은 페이는 엉덩이가 피범벅이 된 채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당시 싱가포르 법무장관은 “싱가포르의 흉악 범죄 발생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다. 태형은 재범율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는 사기범뿐 아니라 강간, 성추행 등 성범죄자에게도 징역형과 함께 태형을 선고한다. 마약 거래자는 태형과 함께 사형까지 집행된다. 태형은 18~50세 남성에게만 적용되며, 예고 없이 집행돼 수감자의 공포심을 극대화한다. 이번 형법 개정으로 싱가포르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딥페이크 범죄와 AI로 생성된 아동 음란물도 처벌 대상으로 포함했다. 실제 아동이 등장하지 않더라도 사실적인 이미지나 영상을 제작하면 아동학대 범죄로 간주된다. 유엔 국제 인권규약, 태형 엄격히 금지 태형 의무화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에서도 “우리도 도입한다면 재범률이 떨어질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보이스피싱 등 사기 피해액이 매년 증가하고, 특히 노년층과 취약계층의 피해가 심각한 현실 때문이다. 다만 태형은 유엔 국제 인권규약이 비인도적 행위로 규정하고 엄격히 금지한 전근대적 처벌 방식이다. 우리나라 역시 헌법재판소에서 ‘인간의 존엄에 반하는 잔혹하고 비성적이고 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넘는 과도한 형벌이라면 헌법상 허용될 수 없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태형이 사실상 금지돼 있다. 우리나라가 비준·서명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유엔 고문방지협약’ 등 국제 인권 협약 등에서도 태형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인터넷상에서 태형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배경에는 사기 범죄에 대한 사법적 불신이 크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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