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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료 침묵·2차 가해 딛고 ‘연극계 첫 미투’ 그녀가 이겼다

    피해자 “같은 처지 피해자들 지지받아 연극인이자 여성인 나로 돌아갈 것” 지난해 2월 연극계 첫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에서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됐던 연극배우 이명행(43)씨에게 1심에서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 이 사건은 이후 연출가 이윤택, 시인 고은 등 문화예술계 성폭력 고발의 시발점이 됐다. 31일 연극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형사11단독 위수현 판사는 공연 스태프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8개월과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3년 취업제한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고 재범 우려가 크며, 유형력(직간접적인 힘의 행사)이 상당히 강했다”며 이씨를 법정 구속했다. 다만 “동종 범죄 전과가 없고 범행에 대해 자백한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미투 후 1년 만에 가해자 처벌을 이끌어낸 피해자 수민(가명)씨는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단지 피해자로 살아가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재판 과정을 버텨 왔다”며 “앞으로 연극 작업자이자 여성인 나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수민씨는 지난해 2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씨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고 이후 이씨를 고소했다. ‘이명행 사건’은 2018년 터져 나온 문화예술계 미투의 첫 신호탄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건보다 대중의 관심을 덜 받았다. 가해자가 대중에게 익히 알려진 인물이 아니라는 점이 컸다. 그럼에도 피해자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외로운 법정 싸움을 택했다. 그는 “미투 이후 자극적인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2차 피해를 겪으면서 분노와 무기력을 느꼈다”며 “모든 것을 돌파하고 연극인으로 돌아갈 방법은 정의 실현뿐이었다”고 했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도 2차 피해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세상의 관심에서 벗어난 것보다 더 힘든 것은 동료나 지인들의 침묵과 방관이었다. 대신 같은 처지의 성폭력 피해자들이 지지를 보냈다. 수민씨는 “피해 생존자와 대화하고 지지하는 시간은 큰 위안이었다”며 “재판을 통해 모든 생존자들을 대변할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전문가 조언을 구하고 법원에 탄원서를 내 준 연극인들도 큰 힘이 됐다. 연극계 성폭력 반대 운동 모임인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측은 “법원이 이씨의 범죄 행위를 대부분 인정하고 징역을 선고한 것은 의미 있는 결과”라며 “피해자들은 위와 같은 법원 판단에 용기와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수민씨와 연대해 온 공연기획자 오성화씨는 “연극계 성폭력이 만연한 원인은 성폭력 사건을 공론화하지 않고 덮어 왔기 때문”이라며 “피해를 호소할 때 그것을 해결할 시스템과 조력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단독]연극계 ‘1호 미투’ 가해 배우, 1심서 징역 8개월…“재범 우려 크다”

    [단독]연극계 ‘1호 미투’ 가해 배우, 1심서 징역 8개월…“재범 우려 크다”

    인천지법, 징역 8개월 법정 구속작년 2월 문화예술계 미투 첫 신호탄피해자 “폭로 뒤 주변 침묵·방관 괴로워”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들에게 힘 되길”지난해 2월 연극계 첫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에서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됐던 연극배우 이명행(43)에게 1심에서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 이씨에 대한 미투 사건은 이후 연출가 이윤택, 시인 고은 등 잇단 문화예술계 성폭력 고발의 시발점이 됐다. 인천지방법원 형사11단독 위수현 판사는 공연 스태프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8개월과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3년 취업제한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고, 여러 차례 범행으로 재범 우려가 크다”며 “유형력(직·간접적인 힘의 행사)이 상당히 강했다”고 이씨를 법정 구속했다. 미투 이후 1년 만에 가해자 처벌을 이끈 수민(가명)씨는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단지 피해자로 살아가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재판을 버텨왔다”며 “앞으로 연극 작업자이자 여성인 나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수민씨는 지난해 2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씨의 2년전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고 이후 이씨를 고소했다. ‘이명행 사건’은 2018년 터져나온 문화예술계 미투의 첫 신호탄이었지만 다른 성폭력 사건에 비해 대중의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이윤택 등 다른 가해자보다 이명행이 유명하지 않다는 이유가 컸다. 그러나 가해자가 유명하지 않다고 해서 피해자의 고통이 작은 건 아니었다. 연극계 관계자들은 “가해자가 유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드러나지 않는 성폭력 피해가 훨씬 많다”고 증언한다. 수민씨는 “가해자가 유명하지 않거나 피해자가 실명을 공개하지 않으면 관심과 지지가 떨어지는 게 현실”이라며 “내 사건에 대한 관심도 작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외로운 법정 싸움을 선택한 것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였다. 미투 후 확인되지 않은 언론보도와 수사 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겪은 2차 피해는 분노와 무력감만 안겨줬다. 그러나 “모든 것을 돌파하고 연극인인 나로 돌아오는 방법은 정의 실현 뿐”이라는 생각으로 재판을 견뎠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도 “2차 피해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세상의 관심에서 벗어난 것보다 더 힘든 것은 동료나 지인들의 방관이었다. 미투 이후 응원 메시지를 받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침묵했다. 대신 같은 처지의 피해자들이 수민씨와 연대했다. 수민씨는 “피해 생존자와 대화하고 지지하는 시간은 큰 위안이었다”며 “재판을 통해 모든 생존자들을 대변할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관련 기관 등 자문을 구할 방법을 함께 찾고, 법원에 탄원서를 내준 연극인들도 큰 힘이 되었다. 연극계 성폭력 반대 운동 모임인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은 “법원이 이씨의 범죄 행위를 대부분 인정하고 징역을 선고한 것은 의미있는 결과”라며 “피해자들은 위와 같은 법원 판단에 용기와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수민씨와 연대해 온 공연기획자 오성화씨는 “사건이 터져도 공론화하지 않고 덮어 온 관행이 연극계 성폭력을 만연하게 만든 원인”이라며 “피해를 호소할 때 그것을 해결할 시스템과 조력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수민씨의 바람은 평등한 작업자로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되는 것이다. 강압적 위계질서와 침묵을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남성과 여성 모두 폭력의 피해자가 될수 있어서다. 그는 “미투가 이런 폭력의 연쇄를 드러내고 끊어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혹 떼려다 혹 붙인 조재범 前코치, 1심보다 높은 징역 1년 6개월 선고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부장 문성관)는 30일 여자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법정 구속된 조재범 (38) 전 국가대표팀 코치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원심 징역 10개월에서 형량을 늘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기력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폭력을 사용했다는 취지로 변명하지만 폭행이 이뤄진 시기, 정도, 결과를 고려할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피해자가 거절하기 어려운 체육계 지인을 동원해 집요하게 합의를 종용했고, 일부 피해자는 피고인과의 합의를 취소하고 엄벌을 탄원하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날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정혜원 판사는 자신이 지도하던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검도 국가대표팀 감독 박모(55)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박씨는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20대 여성 선수 10명에게 ‘자세를 교정해 준다’는 등의 명목으로 모두 19차례나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정 판사는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자의 수가 많은 점, 피해자들의 용서를 받지 못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조재범 항소심서 징역 1년6개월…심석희 측 “가벼운 형량”

    조재범 항소심서 징역 1년6개월…심석희 측 “가벼운 형량”

    쇼트트랙 대표팀 심석희(한국체대) 측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의 실형 선고에 관해 “범행에 비교해 가벼운 형량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문성관 부장판사)는 상습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코치에 대해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번 재판은 상습상해와 재물손괴이며 성폭행 부분은 해당하지 않는다. 심석희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심보다 무거운 판결이 선고돼 다행이지만, 범행에 비교해 가벼운 판결이 나와 아쉬운 게 사실”이라며 “심석희가 무차별적인 상습 폭행으로 많은 고통을 받아온 점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조재범의 성범죄 혐의를 밝히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변호사는 “현재 조재범은 성폭력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데, 이는 심석희에게 또 다른 고통을 주는 것”이라며 “빨리 관련 내용을 인정하고 처벌을 받는 게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조재범 항소심서 1심보다 무거운 징역 1년 6월 선고

    조재범 항소심서 1심보다 무거운 징역 1년 6월 선고

    여자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돼 법정 구속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문성관 부장판사)는 30일 상습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코치에 대해 징역 10월을 선고한 원심보다 형량을 늘린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지도를 받는 피해자를 상대로 훈련 태도가 불성실하다는 이유를 들어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려 다치게 했다”며 “피고인은 경기력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폭력을 사용했다는 취지로 변명하지만, 폭행이 이뤄진 시기, 정도, 결과를 고려할 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 합의에 대해 피해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거절하기 어려운 체육계 지인을 동원해 집요하게 합의를 종용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심리적 압박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피해자는 피고인과의 합의를 취소하고 엄벌을 탄원하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심 선수에 대한 범행에 대해서는 “심 선수의 법정 진술 태도에 비춰보면 피고인에 대한 상당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고,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심 선수 폭행은 평창올림픽을 20여일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경기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검찰은 앞서 심 선수의 성폭행 피해 고소장이 접수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수사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재판 기일을 연장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번 재판의 심판 대상은 상습상해와 재물손괴이며, 성폭행 부분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기존에 진행하던 상습상해 등 혐의에 대해서만 판결을 내렸다. 검찰은 조 전 코치의 성범죄 혐의에 대해 면밀한 수사를 거쳐 별도로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한편 조 전 코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 16일 훈련 중 심 선수를 수십 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총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사건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 중순, 심 선수는 자신이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부터 지난해 올림픽 개막 2달여 전까지 조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심석희 상습폭행’ 조재범, 징역 1년 6개월 선고

    ‘심석희 상습폭행’ 조재범, 징역 1년 6개월 선고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를 상습적으로 때린 혐의로 기소된 조재범(38) 전 국가대표 코치가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문성관 부장판사)는 30일 상습상해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조 전 코치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이렇게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폭력을 수단으로 한 자신의 선수지도 방식으로 기소유예 처분받은 전력이 있으나 아무런 반성 없이 폭력을 써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며 “피해자 일부는 피고인과 합의를 취소하고 엄벌을 탄원하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지난 23일 결심공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심 선수의 성폭행 피해 고소장이 접수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수사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재판 기일을 연장해달라는 취지로 재판부에 속행 요청을 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번 재판의 심판 대상은 상습상해와 재물손괴이며, 성폭행 부분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 전 코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 16일 훈련 중 심 선수를 수십 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총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사건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 중순, 심 선수는 자신이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부터 지난해 올림픽 개막 2달여 전까지 조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정숙 여사에게 답장 쓴 심석희

    김정숙 여사에게 답장 쓴 심석희

    최근 조재범 전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하며 체육계 성폭력을 고발한 뒤 김정숙 여사로부터 머플러와 위로 편지를 전달받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지난 26일 김 여사에게 보낸 답장. 심 선수는 다음달 1일 개막하는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독일 드레스덴으로 출국한 상태다. 연합뉴스
  • “음악으로 지나온 삶 돌아보기 전엔 제 잘못 몰랐죠”

    “음악으로 지나온 삶 돌아보기 전엔 제 잘못 몰랐죠”

    예체능 심리치료 이수 땐 기소유예 도입 재범률 55%에서 2년 만에 15.4%로 줄어 “불안정한 가정환경·무관심, 소년범 원인” “지갑에 단돈 1000원이 없어 편의점 냉장고로 뻗은 손”, “한두 번 하다 보니 아무렇지 않았지, 칼날 같은 짧은 말들” 최근 서울 마포구의 작은 공연장에서 평범하지 않은 노랫말이 음률에 실려 흘러나왔다. 무대 위에 선 앳된 10대들은 기타와 드럼 등을 연주하며 직접 쓴 노래를 열창했다. 이들은 절도 등 소소한 범죄로 경찰서에 잡혀간 적 있는 ‘소년범’들이다. 관객들은 아이들을 수사했던 검사들과 선도 위원들이었다. 무대에 오른 한 아이는 “음악을 하며 삶을 돌아보기 전까진 내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건지 몰랐다”고 털어놨다. 이 10대들이 음악활동을 통해 반성하게 된 건 서울 서부지검의 ‘소년범 기소유예제’ 덕분이다. 이 제도는 검사가 소년범을 면담한 뒤 인근 대학과 연결해 음악·미술·체육·통합심리 치료 교육과정 중 하나를 이수하는 조건으로 기소유예(범죄 혐의가 있어도 상황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는 것) 처분을 내리는 제도다. 편의점에서 담배를 훔치거나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등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이 대상이다. 검찰이 전국적으로 운영하는 제도인데 관할 내 대학이 몰린 서부지검이 잘 활용하고 있다. 2013년 이화여대 음악치료학과와 협업한 이후 숙명여대·추계예대·명지대·홍익대·연세대 등 대학 6곳과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음악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쳐 전시회를 열어 주고 대학교수들이 체육 활동을 이끌기도 한다. 검찰은 예체능 활동을 돕는 기소유예제가 소년범의 재범률을 낮추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서부지검이 담당한 소년범의 재범률은 2013년 55%였는데 기소유예제 운영 뒤인 2015년에는 15.4%로 줄었다. 소년범에 대한 예외 없는 처벌을 바라는 여론이 커진 상황에서 제도 운영이 다소 부담스러울 법도 하다. 하지만 서부지검에서 소년범 기소유예제 프로그램을 도맡고 있는 문성인 형사1부장검사는 “많은 소년범이 가정에서 소외되고 학교에서 문제아로 찍힌 아이들”이라면서 “범죄자라며 손가락질하기 전에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위해 뭘 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부 유관모 검사도 “실수 한 번 했다고 전과자로 만드는 대신 아이의 생각을 바꾸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소년범 대부분은 불안정한 가정환경이나 부모, 교사 등 주변 사람들의 무관심 때문에 자존감이 낮고 반사회적인 성향을 보인다”면서 “체험교육 프로그램은 이때까지 집, 학교에서 받지 못한 애정과 관심을 아이들에게 주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 교육으로 모든 아이가 바뀌는 건 아니다. 편의점에서 담배를 훔친 한 아이가 프로그램에 참여해 수료식만 남겨 뒀었는데 차량을 훔쳐 구속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유 검사는 “10명 중 1명이라도 진심으로 바뀐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김정숙 여사가 선물한 머플러 착용한 심석희

    김정숙 여사가 선물한 머플러 착용한 심석희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리는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출전을 위해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그가 두른 녹색 머플러는 김정숙 여사로부터 받은 것이다. 김 여사는 최근 심 선수에게 머플러와 편지를 전달해 위로했다. 심 선수는 지난달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연합뉴스
  • 강서구 전처살인범 징역 30년... 딸들 “엄마 한 풀기엔 부족”

    강서구 전처살인범 징역 30년... 딸들 “엄마 한 풀기엔 부족”

    “아버지 사형시켜달라” 딸 국민청원 했던 사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아버지를 사형시켜 달라”는 글을 올려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던 서울 강서구 주차장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모(50)씨에게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재판 직후 딸들은 “엄마 한 풀어드리려 열심히 했는데, 웃으면서 엄마 납골당 찾아가서 인사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어려울 것 같다”며 판결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2부(부장 심형섭)는 25일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불화의 원인을 피해자의 탓으로만 돌리고 피고인을 찾지 못하게 되자 집요하게 추적했으며, 발견한 뒤에는 미행하고 위치추적을 해 피해자를 살해하기에 이르렀다”며 “이런 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의 딸들을 비롯한 유족은 큰 슬픔과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보복을 받지 않을까 두려워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며 “다만 반성문을 통해 뒤늦게나마 유족에게 사죄 의사를 표시한 점, 다른 중대한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22일 새벽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 부인 이모씨에게 10여차례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결심공판에서 무기징역 및 10년간 위치추적장치 부착명령에 보호관찰 5년을 구형했다. 딸들은 재판 결과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피해자의 딸 김씨는 “저희는 사형을 원했는데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며 “반성문을 제출한 부분도 인정됐다고 해서 징역 30년으로 형이 낮춰져서 그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김씨의 딸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버지의 사형을 촉구하는 글을 공개적으로 올리면서 처음 주목을 받았다. 이후 딸들은 아버지가 결혼 전 부터 25년동안 어머니를 수차례 폭행해왔다고 폭로했다.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 경찰에 어렵게 신고 했지만, 아버지의 보복이 두려웠던 어머니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서 다시 아버지는 풀려났고 결국 비극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 사건은 2015년 2월 이씨에게 상해를 가한 혐의로 접근금지 조치를 받고도 다시 이씨를 찾아가 살해위협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정폭력 가해자 격리조치가 허술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가정폭력을 ‘반의사불벌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씨의 둘째 딸 김모씨는 어머니가 살해된 후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아버지가 출소 후 우리 세 딸들에게 보복할까봐 두렵다”며 “더이상의 피해자가 없도록 신변을 보호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지난달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살인자인 아빠의 신상을 공개한다”며 사진을 올려 아버지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채팅앱서 만나 성매매 10대, 성범죄 가담자냐 피해자냐

    채팅앱서 만나 성매매 10대, 성범죄 가담자냐 피해자냐

    現 ‘대상 아동·청소년’ 분류해 보호 처분 “성매수·알선자 협박 받아 신고도 못해” “처벌 면죄 악용해 범죄 반복될 수도”‘성매매에 연루된 아이들은 또 다른 피해자인가, 선도 대상인가.’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과 랜덤 채팅 등을 통한 성매매에 10대들이 대상이 되는 사건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법적으로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를 두고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현행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은 성매매한 만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대상 아동·청소년’으로 분류해 소년법에 따라 소년부에 송치, 보호처분을 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여성계에서는 “사실상 강압에 의해 성매매에 연루된 아이들도 소년법 처벌이 우려돼 신고하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며 10대들은 ‘피해자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여성·청소년 단체 364곳이 모인 ‘아청법 개정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22일 국회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아청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공대위는 “아동·청소년은 한국 사회에서 상업화된 성착취 피해에 가장 무방비로 노출돼 있으나 피해자로서 어떤 권리도 누리지 못한다”며 “대상 아동·청소년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년법에 따르면 대상 아동·청소년들은 국선변호사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의 주장을 담은 아청법 개정안은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이 발의해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여성계 관계자들은 “성매매한 10대들의 사연을 자세히 보면 사실상 성관계를 강요받은 사례가 많다”고 말한다. A(17)양은 채팅 앱에 접속했다가 여러 명의 남성으로부터 만나자는 쪽지를 받았다. 호기심에 만난 한 남성이 성관계를 제안했고 거절 못한 A양은 결국 성행위를 한 뒤 돈을 받았다. 다음날 A양은 자신의 사진이 앱에 올라온 것을 발견해 “지워 달라”고 요청했으나 남성은 “한 번 더 만나 주면 지워 주겠다”고 말했다. “만나 주지 않으면 학교와 부모에게 알리겠다”는 협박도 했다. A양은 처벌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조차 못하다가 상담센터를 찾았다. 수사 결과 이 남성은 A양 외에도 미성년자 14명과 수차례 성관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계는 성매매에 연루된 아동·청소년들을 피해자와 성범죄 가담자로 나누기가 매우 어렵다고 주장한다. 강요나 길들이기, 즉 그루밍 수법으로 유인하는 방식으로 성매매, 성폭력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성폭력과 성매매가 구분되지 않는 상황에서 취약한 상태에 있는 아이들이 몇 만원을 받거나 숙식을 제공받았다고 성범죄 가담자로 분류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반면 현행 대상 아동·청소년 규정이 10대들이 다시 성매매에 연루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현직 경찰은 “피해자라 하더라도 범죄와 연관이 됐기에 교육 차원에서라도 보호처분은 필요하다”며 “처벌하지 않으면 재범할 수 있어서 예방을 위해 최소한의 계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은 “보호처분 자체를 없애기보다는 민간 기관이 교육이나 상담을 진행하는 등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선수들 상습폭행’ 조재범 항소심 재판, 연장될까

    ‘선수들 상습폭행’ 조재범 항소심 재판, 연장될까

    심석희 선수를 포함해 쇼트트랙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법정구속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에 대한 항소심 공판이 23일 열린다.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부장 문성관)는 원래 지난 14일 조 전 코치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 예정이었으나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날 속행공판을 열기로 했다. 앞서 조 전 코치는 평창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 16일 훈련 중 심석희 선수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상습상해) 등으로 기소됐다. 피해자 4명 중 3명은 여자 선수다. 1심에서 검찰은 조 전 코치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그에 미달하는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여러 지도자들이 조 전 코치의 선처를 호소하고 빙상계에서 선수 폭행 구습이 대물림됐다는 점, 지도받은 선수들이 성과를 낸 점 등을 양형사유로 고려했다는 것이 1심 재판부의 설명이었다. 조 전 코치의 항소심 선고기일은 지난 14일이었지만 검찰이 그에 앞서 변론재개를 요청했다. 항소심이 진행 중에 조 전 코치의 성폭행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심석희 선수는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부터 지난해 평창올림픽 개막 2달여 전까지 조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지난해 12월 17일 경찰에 제출했다. 앞서 법원은 심 선수의 성폭행 피해 고소장이 최근 제출돼 초동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점, 수사가 끝나 기소되더라도 심급이 달라 사건 병합이 여의치 않은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폭행 사건과 별도로 다뤄야 할 것으로 보고 항소심 선고를 예정대로 진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은 심 선수가 주장한 수차례의 성폭행 피해와 조재범 전 코치의 상해 혐의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수사를 통해 공소장 변경 여부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봐야 입장을 최근 법원에 전달했다. 법원은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항소심 선고공판을 연기했다. 검찰은 심 선수의 성폭행 피해 고소장이 접수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수사가 더 필요하다며 전날에도 2심 재판부에 공판기일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가 이 요청을 받아들이면 검찰은 시간을 더 벌게 된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에는 이날 재판이 결심공판이 될 수도 있다. 결심공판은 형사사건 재판의 선고 전 마지막 절차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생각나눔] “성매매 연루된 10대는 피해자” vs “피해자라도 계도 필요”

    [생각나눔] “성매매 연루된 10대는 피해자” vs “피해자라도 계도 필요”

    現 ‘대상 아동·청소년’ 분류해 보호 처분 “성매수·알선자 협박 받아 신고도 못해” “처벌 면죄 악용해 범죄 반복될 수도”‘성매매에 연루된 아이들은 또 다른 피해자인가, 선도 대상인가.’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과 랜덤 채팅 등을 통한 성매매에 10대들이 대상이 되는 사건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법적으로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를 두고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현행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은 성매매한 만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대상 아동·청소년’으로 분류해 소년법에 따라 소년부에 송치, 보호처분을 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여성계에서는 “사실상 강압에 의해 성매매에 연루된 아이들도 소년법 처벌이 우려돼 신고하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며 10대들은 ‘피해자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성·청소년 단체 364곳이 모인 ‘아청법 개정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22일 국회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아청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공대위는 “아동·청소년은 한국 사회에서 상업화된 성착취 피해에 가장 무방비로 노출돼 있으나 피해자로서 어떤 권리도 누리지 못한다”며 “대상 아동·청소년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년법에 따르면 대상 아동·청소년들은 국선변호사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의 주장을 담은 아청법 개정안은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이 발의해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여성계 관계자들은 “성매매한 10대들의 사연을 자세히 보면 사실상 성관계를 강요받은 사례가 많다”고 말한다. A(17)양은 채팅 앱에 접속했다가 여러 명의 남성으로부터 만나자는 쪽지를 받았다. 호기심에 만난 한 남성이 성관계를 제안했고 거절 못한 A양은 결국 성행위를 한 뒤 돈을 받았다. 다음날 A양은 자신의 사진이 앱에 올라온 것을 발견해 “지워 달라”고 요청했으나 남성은 “한 번 더 만나 주면 지워 주겠다”고 말했다. “만나 주지 않으면 학교와 부모에게 알리겠다”는 협박도 했다. A양은 처벌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조차 못하다가 상담센터를 찾았다. 수사 결과 이 남성은 A양 외에도 미성년자 14명과 수차례 성관계한 것으로 드러났다.여성계는 성매매에 연루된 아동·청소년들을 피해자와 성범죄 가담자로 나누기가 매우 어렵다고 주장한다. 강요나 길들이기, 즉 그루밍 수법으로 유인하는 방식으로 성매매, 성폭력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성폭력과 성매매가 구분되지 않는 상황에서 취약한 상태에 있는 아이들이 몇 만원을 받거나 숙식을 제공받았다고 성범죄 가담자로 분류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반면 현행 대상 아동·청소년 규정이 10대들이 다시 성매매에 연루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현직 경찰은 “피해자라 하더라도 범죄와 연관이 됐기에 교육 차원에서라도 보호처분은 필요하다”며 “처벌하지 않으면 재범할 수 있어서 예방을 위해 최소한의 계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은 “보호처분 자체를 없애기보다는 민간 기관이 교육이나 상담을 진행하는 등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체육계 미투’ 봇물…이기흥 체육회장 사퇴론 직면

    ‘체육계 미투’ 봇물…이기흥 체육회장 사퇴론 직면

    체육계 미투(#MeToo)가 이어지면서 대한체육회를 이끌고 있는 이기흥 회장이 거센 사퇴 여론에 직면했다. 22일 체육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전명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 부회장 사이의 공방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면서 이 회장의 사퇴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 회장이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전명규 전 부회장,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와의 삼자 회동에서 심석희를 상습 폭행한 조재범 전 코치를 대표팀에 복귀하도록 하겠다고 한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다. 이 회장과 체육회는 올림픽 기간 심석희를 만난 사실이 없다며 발언 자체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빙상계 적폐로 몰린 전 부회장이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회장의 발언 사실을 소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전 부회장은 삼자 회동에서 한 이 회장의 발언을 전하며 “회장님이 보고를 잘못 받은 것 같다”며 “(심석희에게) 저 말에 개의치 말고 경기에 전념하라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전 부회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회장과 체육회는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셈이 된다. 이 회장과 체육회는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의혹 사건을 계기로 체육계 미투 고발이 잇따르자 관련 대책을 발표하고 상황 수습에 나섰다. 특히 체육회에 당면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자신과 체육회를 흔들려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며 사퇴를 촉구하는 일부 사회단체 등에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3년 전 선거에서 엘리트 스포츠를 책임진 대한체육회와 생활 체육을 이끈 국민생활체육회의 결합으로 탄생한 통합 대한체육회의 첫 회장으로 당선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동료 살해하고 시신 불 태운 환경미화원 무기징역

    동료를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운 환경미화원에게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황진구)는 22일 강도살인과 사기,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환경미화원 이모(50)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이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강도살인죄는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대체 불가능한 존귀한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수단으로 삼은 반인륜적인 범죄”라며 “피고인은 경제적으로 도움을 준 피해자를 자신의 채무 지급을 면할 목적으로 살해했고 그 방법도 엽기적이고 잔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족들은 큰 슬픔을 겪고 온전한 장례식도 치르지 못해 그 고통이 배가 됐는데도 피고인은 피해 복구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지 않고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원심판결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또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 재범을 방지하는 한편 피고인이 수감 생활을 통해 잘못을 진정으로 참회하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2017년 4월 4일 오후 7시쯤 전주시 완산구 자신의 원룸에서 동료 A(당시 58)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이튿날 시신을 비닐봉지에 담아 쓰레기장에 버린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시신을 대형 비닐봉지 15장으로 겹겹이 감싸 일반 쓰레기로 위장한 뒤 쓰레기 차량으로 수거, 소각장에서 불태웠다. 이씨는 범행은폐를 위해 A씨 자녀들에게 정기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생활비도 송금했다. 이씨는 범행 후 A씨가 허리디스크에 걸린 것처럼 진단서를 첨부해 휴직계를 팩스로 보냈다. 행정기관은 의심 없이 휴직 신청을 받아들였다. 범행은 A씨 아버지가 2017년 12월 “아들과 연락에 닿지 않는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전모를 드러냈다. 이씨는 “우발적으로 살해했을 뿐 금전 문제로 심한 갈등을 겪은 사실이 없다”면서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그는 생전 A씨에게 1억 5000만원가량 빚졌으며 범행 직후인 2017년 4월부터 10월까지 A씨 명의로 저축은행 등에서 5300만원을 대출받는 등 3억원가량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그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빙상연맹 해체까지 염두” “이기흥의 꼬리자르기”

    “빙상연맹 해체까지 염두” “이기흥의 꼬리자르기”

    “혁신위 구성 전명규 등 전방위 조사” 전 “빙상인연대 행위에 의구심” 반박대한체육회가 ‘체육계 미투’ 사건에 대응해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에는 의문 부호가 따르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21일 임번장 서울대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체육시스템 혁신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혁신위원회는 조사·제도개선·인권보호 및 교육·선수촌 혁신 4개 소위로 구성돼 있다. 이번 주에 첫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는 민간 주도의 특별 전수조사를 실시하기 전까지 혁신위원회를 통해서 ‘빙상계 적페’로 지목된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와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해 전방위적인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대한체육회는 “악습의 고리를 끊어버리기 위해 회원단체 제명까지 염두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젊은빙상인연대는 국회에서 손혜원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빙상연맹 해체라는 ‘꼬리자르기’로 사태를 무마하려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수뇌부는 신뢰를 잃었다”며 “이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의 총사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체육과학연구원장, 대한체육회 이사·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오랜기간 체육 행정 분야의 요직을 맡아온 임 교수가 전 교수의 비위 행위를 추가로 확인해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의구심이 일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대한빙상연맹 관리위원회를 전면 개편해 시민사회단체를 관리위원으로 참여시키겠다던 지난달 10월 자신들의 결정을 뒤집었다. 당시 대한체육회가 발표한 대한빙상연맹 관리위원 9명 중 3명은 이미 외부 인사로 선임됐다. 넉 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비판에 못 이겨 ‘일단 바꿔보자’는 식으로 관리위원 교체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민간 주도의 특별 전수조사를 실시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이뤄지는 조사가 얼마나 잘 진행될지에 대한 우려도 많다. 전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조재범 전 코치가 심석희 선수를 상습적으로 폭행해온 사실을 몰랐다. 젊은빙상인연대의 (폭로) 행위가 진심으로 빙상 발전을 위해 하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자신을 향한 의혹을 대부분 부인하기도 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빙상 대부’ 전명규 “조재범 성폭행 전혀 몰랐다”

    ‘빙상 대부’ 전명규 “조재범 성폭행 전혀 몰랐다”

    빙상계 성폭력을 덮고 가해자들이 계속 선수들을 지도하도록 도왔다는 의혹을 받는 ‘빙상 대부’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 대부분을 부인했다. 조재범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심석희 선수 폭행 및 성폭행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고 자신이 모든 것을 결정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젊은빙상인연대가 성폭력 가해자들을 감싼 ‘적폐’로 자신을 지목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제기 의도가 의심스럽고, 자신을 향한 음해는 빙상파벌 싸움의 연장선이라고 본다고 전 교수는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언론을 피해온 전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빙상문제로 국민들에게 아픔을 준 것에 대해 고개 숙여 용서를 구한다”며 90도로 허리를 굽혔다. 전 교수는 “조재범 코치로부터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한 심석희 선수에게 사죄하고 싶다”면서도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조재범 코치가 석희를 상습 폭행했다는 것조차 몰랐다”며 “석희는 어려서부터 조재범한테 배우고 대학에 들어와서도 대표팀 소속으로 선수촌에 있었기 때문에 (폭력 피해를) 알 수 없었다”고 심 선수에게 용서를 구했다.전 교수는 빙상계 성폭력 피해 폭로에 앞장선 젊은빙상인연대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듯 했다. 그는 “특정 의도를 지닌 경기인, 균형감각을 상실한 매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보도가 난무하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연 취지를 설명했다. 전 교수는 조재범 코치 구명 운동과 관련된 녹취록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앞서 전 교수가 구치소에 갇힌 조재범 코치를 빼낼 수 있도록 탄원서를 받고 피해자와 지인들이 정신병이 생길 때까지 압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과격한 표현은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솔직히 조재범도 내 제자, 석희도 내 제자인데 그때 상황에서는 (조재범이) 구속됐다고 해서 너무 과하지 않나 생각한 것도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전 교수는 “조재범이 구속되기 전 저에게 ‘젊은빙상인연대가 전명규 비리를 주면 합의서를 써주겠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며 의구심을 제기했다.빙상계 성폭력 은폐 의혹에 대해서도 전 교수는 “선수나 코치들을 불러서 사실을 묻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며 간접적으로 부인했다. 성폭력 가해자인 백모 코치의 대한항공 실업팀 취업을 도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 교수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취재기자가 “전 교수가 대한항공 측에 지원자의 수험번호와 면접시간 정보를 담은 문자메시지를 갖고 있다”며 재차 묻자 “그 누구도 어디에 취직시켜보려 생각한 적이 없다. 청탁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전 교수는 빙상연맹의 오랜 후원사인 삼성과의 관계를 의심하는 보도가 가장 힘들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전 교수와 삼성의 유착관계를 빙상 적폐로 지목하기도 한다. 전 교수는 “빙상연맹이 다 잘하진 않지만 대한체육회에서 상당히 상위 클래스에 속했다고 생각한다”며 “삼성 관련 (음해가) 가장 힘들었다. 삼성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나도 힘들 정도로 꼼꼼하게 시스템을 관리했다”고 해명했다. 전 교수는 자신을 향한 비방과 음해에 대해서 고소 등 법적 조치는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빙상인들, 다 제자들인데 그렇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내가 아프고 상처받아도 (고소하지 않는) 그런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전 교수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 없이 모든 의혹을 부인하기만 해 논란을 해소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전명규 “이기흥 회장 ‘조재범 빨리 돌아오게’ 비슷한 발언 했다”

    전명규 “이기흥 회장 ‘조재범 빨리 돌아오게’ 비슷한 발언 했다”

    빙상계 적폐란 세간의 의혹을 사고 있는 전명규(56) 한체대 교수가 휘발성이 강한 발언을 내놓았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조재범(구속)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한참 수사를 받던 심석희(22·한국체대)에게 했다는 믿기지 않는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이다. 당시 문제의 발언 때 전 교수는 이 회장, 심석희와 한 자리에 있었다. 전 교수는 2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파크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해명하는 와중에 한 기자로부터 심석희와 함께 이기흥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어떤 얘기를 들었는지 얘기해달라는 주문을 받고 “이 회장이 ‘조재범 전 코치가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말한 것과 비슷하게 말한 것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아울러 이 회장이 상황을 잘못 보고받았다고 판단해 심석희에게 ‘회장님이 보고를 잘못 받으신 것 같다’고 얘기하며 훈련에만 전념하라고 달랬던 일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폭행이든 성폭력이든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해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에 이기흥 회장이 “빨리 돌아오게 해주겠다”고 말한 것은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된 발언이었다. 더욱이 대한체육회 수장이 그런 잘못된 발언을 했다면 정말 큰일이다. 이 회장은 심석희의 성폭행 폭로 이후 일부 언론이 이 문제를 제기한 이후 지금까지 이에 대해 어떤 의견도 표명하지 않았다. 전 교수는 이날 “조재범 전 코치를 내가 잘못 교육시켰다. 심석희에게 사과한다”고 밝히면서도 녹취록 파문과 관련해 “젊은빙상인연대가 내 발언을 따오면 대가를 주겠다고 해서 한 사람이 내게 관련 발언을 하게 유도한 것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전체 발언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지 않은 이가 녹취록만 보면 오해할 여지가 충분하고 내 발언이 조금 지나쳤다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당시의 나는 조 전 코치에 대한 구속이 지나치다고 판단해 화가 나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의 해명과 별개로 이기흥 회장의 발언 진의를 둘러싼 논란은 그의 지도력과 공신력에 더욱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 폭발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빙상 실세’ 전명규, 오후 3시 긴급 기자회견

    ‘빙상 실세’ 전명규, 오후 3시 긴급 기자회견

    빙상계에 만연한 폭력 및 성폭력 범죄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는 ‘빙상계 대부’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가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앞서 손혜원 국회의원과 젊은빙상인연대가 국회에서 빙상계 적폐로 전 교수를 지목하고 사법당국의 수사를 촉구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빙상계에 따르면 전 교수는 21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반박 또는 해명하는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명규 교수는 최근 빙상계 성폭력 사건 은폐와 관련이 있다고 지목을 받은 인물이다.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를 폭행 및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심석희(한체대) 선수의 기자회견을 막고 심 선수의 지인들을 압박해야 한다는 전 교수의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손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빙상계에 성폭력 피해사례가 많지만, 대부분 가해자가 어떤 제재나 불이익도 받지 않고 있다”며 “그 이유는 가해 코치들이 한국체육대학교 전명규 교수 휘하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 교수는 ‘빙상계 대부’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으로, 빙상 선수들은 그가 자기 측근의 성폭력 사건 은폐에 관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증언에 소극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공권력의 피해자들] “전향 안 한다고 찍힌거죠… 고문한 수사관도 배상책임 지게 해야”

    [공권력의 피해자들] “전향 안 한다고 찍힌거죠… 고문한 수사관도 배상책임 지게 해야”

    남들 다하는 전향서와 준법서약서를 거부하고, 남들 다하는 보안관찰 신고를 하지 않은 강용주(56)씨는 어떤 사람일까. ‘심지가 굳다’, ‘고집이 세다’, ‘악바리다’ 이런 말이 떠올랐다. 강씨는 스스로를 “몸이 편한 것보다는 마음이 편한 대로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강씨는 1985년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최연소 비전향 장기수로 14년을 복역했다. 강씨는 감옥에 있을 때, 특별사면으로 출소할 때, 출소하고 나서도 남들과 다르게 살아 왔다. 보안관찰법 위반으로 두 번째로 기소된 사건에서 지난해 2월 무죄를 선고받았다.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자리한 병원에서 그를 만났다. 강씨는 “나는 늘 싸움을 피해 다녔다”며 “보안관찰법 위반 소송도, 그전에 국가보안법 위반 재판도 내가 건 적은 한번도 없었고 그들이 나를 재판이라는 링 위에 올리길래 싸웠을 뿐”이라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강씨는 2012년 8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광주트라우마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맡아 5·18 피해자와 유족의 트라우마를 치유했다. →법무부가 지난달 보안관찰처분 면제 결정을 내렸는데 기분이 어땠나요. -보안관찰이랑 싸우기 시작할 때만 해도 감옥에서 산 14년보다 더 길게 싸워야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출소하고 19년을 보안관찰과 싸웠네요. 국가가 야만적이고 폭력적이라는 것, 우리 사회가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보안법으로 징역 3년 이상 받거나 형법상 내란죄나 반란죄로 징역 3년 이상 받으면 보안관찰 대상이에요. 그런데 12·12군사반란을 일으킨 전두환이나 노태우는 왜 아닌가요. 전두환은 회고록에서 자신의 행위를 합법화해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까지 됐잖아요. 이런 말을 하고 다니는 거야 말로 명백하게 재범의 우려가 있는 거 아닌가요. 저처럼 착실하게 생활하는 사람을 잡아넣을 게 아니라 전두환을 보안관찰 대상에 집어넣어야죠. 저는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에서 ‘넘버4’로 기소됐어요. ‘넘버1’부터 ‘넘버3’까지는 모두 면제하면서 나만 보안관찰 대상인 이유는 딱 하나죠. 재범 우려는 핑계고 그냥 국가에 고분고분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감옥에서부터 전향서와 준법서약서를 거부했으니까요. 한마디로 찍힌 거죠.→남들처럼 전향서나 준법서약서에 사인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전향하면 몸은 편하겠지만 제 마음은 불편하죠. 그냥 내가 편하게 마음 가는 대로 살고 싶어서 전향하지 않았어요. 사건 이름이 ‘구미유학생간첩단´이고, ‘구미’(歐美)는 유럽이랑 미국이잖아요. 그런데 저는 미국, 유럽은 물론 북한도 안 가 본 사람이에요. 사건이 벌어진 1985년에는 광주에서만 살던 사람이었어요. 전향할 내용이 없어요. 조작한 것에 내가 굴복할 수 없죠. 안기부에서 한 달 넘게 고문받고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방송사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는데 거기 출연해서 안기부가 시킨 대로 주절거렸어요. 그런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어요. 만약 전향을 하지 않고 다른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했을 거예요. 강기정 정무수석이 저와 전남대 82학번 동기예요. 강 의원이 2016년 필리버스터 연설 때 ‘지금처럼 자유롭게 토론할 기회가 있었으면 폭력의원이라고 낙인 찍히지 않았을 텐데’라고 말하며 울었잖아요. 저도 전두환이 저를 고문한 뒤 조작해서 사형을 구형하지 않았다면 전향을 거부하는 일도 없었을 거예요. →간첩단 사건 대부분이 재심을 청구해서 무죄를 받았는데 왜 재심 청구를 하지 않았나요. -재심을 한다면 다시 과거로 돌아가야 해요. 남산 안기부에서 고문당하던 순간으로요. 트라우마적 상황으로 돌아가는 거죠. 과거의 기억을 다 일깨워야 돼요. 어떻게 잡혔다가 어떻게 고문당했고 그런 일 모두를요. 트라우마를 재경험한다는 건 정말 힘들어요. 회피하고 도망가고 싶죠. 제가 광주 사람인데 서울에서 개업했잖아요. 광주에서 도망 나오고 싶어서예요. 게다가 한창 다들 재심을 신청할 때 저는 인턴, 레지던트여서 시간이 정말 없었어요. 최근 들어서는 보안관찰법 위반으로 기소돼서 시간적, 감정적 여력이 없었죠. 근본적으로 국가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 진실을 규명하고 명예회복을 하는 건 개별적 구제가 아니라 국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광주트라우마센터장은 어떻게 맡으셨나요. -2008년 6월 전문의를 땄는데 한국에서 과거사 진실규명 관련 재심 등이 많이 진행되던 상황이었어요. 기념관을 짓거나 기념사업회를 만드는 경우는 많은데 정작 고통당한 인간의 내면과 아픔을 치유하는 것은 소홀하더라고요. 한국의 과거 청산은 물신주의적 과거청산이에요. 고통당한 피해자의 아픔이 도외시된 과거 청산이죠. 인권활동가와 인권변호사들 권유로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문요한씨와 강남 봉은사에서 고문피해자치유모임을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고문피해자지원센터를 만든다고 광주시에서 연락이 왔어요. 이 분야를 알거나 경험한 사람이 없으니 와 달라고요. 당시에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 개인병원을 하고 있어서 못 간다고 했어요. 무엇보다도 저는 5·18의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서 광주에서 도망친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광주에 내려가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여러 사람이 저를 설득하더라고요. 결국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의대 다니고, 전문의 따고, 개원해서 통증 전문으로 일한 것이 결국 국가폭력 피해자, 고문 피해자를 만나기 위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결국 광주로 가게 됐죠. 나는 결국 광주와 같이 갈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달까요. →광주트라우마센터는 어떤 일을 하나요. -5·18을 비롯한 국가폭력 생존자와 가족들을 치유하는 기관이에요. 단순 치유뿐만 아니라 이분들이 사회 속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재활 사업도 해요. 결과적으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인권옹호 활동도 하고요. 단순한 의료기관하고는 달라요. ‘전두환이 민주주의 아버지다´는 망언을 듣거나 육군사관학교 사열을 받는 걸 보면 트라우마적 상황이 다시 옵니다. 전두환이 군인을 이용해서 광주시민을 학살했는데, 군인을 양성하는 육사에서 사열을 받는 모습을 보고 ‘세상이 변하지 않았구나´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럼 트라우마센터를 찾아오는 거죠.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트라우마센터에서 응급지원팀을 꾸려서 상담을 해요. 국가 폭력 피해자들이 원하는 건 진실규명이에요. 어떻게 죽었고, 왜 죽었냐는 거죠. 5·18도 진실이 다 드러나지 않았어요. 전두환과 노태우가 5·18로 처벌받지 않았잖아요. 첫 번째가 진실규명이라면 다음으로는 가해자가 처벌받아야죠. 그래야 정의가 실현됐다고 할 수 있죠. 정의가 실현된 뒤에는 피해자와 생존자에 대한 명예회복과 배상이 이뤄져야 하고요. 그걸로만 끝나면 그런 일이 또 생길 수 있으니까. 국가가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해요. 재심에서 무죄를 받으면 고문한 수사관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제기하잖아요. 국가에서 수십억원을 배상하는데 정작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책임을 안 져요. 고문한 수사관도 공동배상해야 돼요. 나쁜 짓 해도 아무 책임을 지지 않으면 당연히 되풀이되죠. →본인의 트라우마는 어떻게 이겨 냈나요. -트라우마는 이겨 내는 게 아니에요. 극복하는 것도 아니에요. 넘어져서 무릎 까지면 상처가 아물어도 흉이 남잖아요. 그냥 그렇게 견디며 사는 거예요. 어마어마한 바윗돌 같던 게 시간이 지나면서 아주 조금씩 천천히 작아지거든요. 서로 상처를 보듬고 껴안고 살아가는 거죠. 그걸 어떻게 이기고 극복하고 살 수 있겠어요. 저는 광주트라우마센터에 가서 다른 분들을 치유하면서 도리어 제가 치유받는 경험을 했어요. 제 상처가 둥글둥글해지더라고요. 아픔도 조금 작아지고요. 그게 저한테는 치유였던 것 같아요.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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