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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대재해기업처벌법까지… ‘전태일 3법’ 모두 국회 상임위 테이블에

    산업현장에서 벌어진 노동자 사망 등 재해에 대한 기업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어 달라는 국회 청원에 10만명 이상 동의했다.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노조법 개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노동시민단체들이 요구하는 ‘전태일 3법’이 모두 국회 상임위원회 테이블 위에 올랐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게시된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 성립 요건인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법제사법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에 정식 안건으로 회부됐다.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청원한 이 법안에는 사업주가 유해·위험 방지 의무를 위반해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0만원 이상, 10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김 이사장은 청원 글에서 “원청인 재벌 대기업은 위험을 외주화해 하청 노동자가 사망해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서 “용균이처럼 억울하게 산재로 사망하는 노동자가 없으려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 운동가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정의당은 전 열사의 생일(1948년 8월 26일)에 맞춰 ‘전태일 3법’ 입법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지난 19일에는 근로기준법 11조와 노조법 2조를 개정하는 청원이 국민동의 10만명을 채워 환경노동위원회에 부쳐졌다.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를 5인 이상 근무 사업장에서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하고, 노조법상 특수고용노동자도 근로자에 포함되도록 정의를 확대하자는 내용이다. 근로기준법·노조법 개정안을 청원한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의원 10명 이상이 찬성해서 발의하는 입법안과 국민 10만명이 만든 동의청원안의 무게는 다르다”며 국회에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박철현의 이방사회] 도처에, ‘사랑의 불시착’이다

    [박철현의 이방사회] 도처에, ‘사랑의 불시착’이다

    “태권도 도장 다나카 선생이 현빈을 닮은 것 같아. 나는 모르겠지만 일본 여자들이 좋아하는 타입인 건 확실해. 근데 북한 사람들 정말 저렇게 살아? 윤세리는 항상 당당해서 너무 부럽고. 아참 정말 한국 화장품을 북한 장마당이라는 곳에서 살 수 있는 거 맞아? 다 떠나서 말이 통한다는 게 넘 신기하다.” 얼마 전 ‘사랑의 불시착’을 다 본 아내의 문자메시지가 지난 며칠간 줄곧 이런 것들이었다. 2002년 한류 붐이 불기 전에 한국 남자인 나와 결혼하고 2003년엔 ‘겨울연가’가 대히트를 쳤지만 끝끝내 한국 드라마는 보지 않았던 사람이다. 그런 그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국 드라마를 다 볼 수밖에 없던 이유는 중학교, 초등학교의 학부모 모임(PTA) 때문이다.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중학교, 셋째와 넷째가 초등학교를 다니는 바람에 그는 두 군데 학부모 모임을 나가야 한다. 게다가 중학교 모임에서는 집행부(부회장)까지 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아내가 모임을 주도해야 한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학교가 쉬는 바람에 PTA도 없었다. 하지만 다시 학교 수업이 재개되고 PTA도 활발해지면서 아내는 다른 엄마들로부터 적극적인 질문 공세를 받아야 했다. 바로 ‘사랑의 불시착’에 관한 것들이었다.일본은 PTA의 구성원이 대부분 엄마들이다. 이들이 학교 폐쇄 기간에 집에서 별로 할 일이 없어 넷플릭스를 즐겨 봤다. 한국 언론에도 많이 소개가 됐지만 일본 넷플릭스의 순위는 한국 드라마가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다. 가장 유명한 킬러 콘텐츠가 ‘사랑의 불시착’이며 ‘이태원 클라쓰’,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이 그 뒤를 따른다. 특히 ‘사랑의 불시착’은 긴급사태 선언이 시작된 4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3위 이하로 떨어져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탄탄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오죽하면 신일철주금 징용공 문제에 대해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성 대신조차 문예춘추 10월호와 가진 인터뷰에서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는 1화부터 마지막화까지 전부 봤다”며 “전자에서는 남북 문제와 재벌 등 한국 기업의 속사정을 엿볼 수 있고, 후자에는 대기업 식품회사의 회장에게 작은 음식점을 오픈한 청년이 대항한다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한다”며 절찬한 바 있다. 아사히신문(9월 8일자)은 한술 더 떠 ‘사랑의 불시착’ 전면 특집을 꾸몄다. 손예진의 손편지를 번역해 싣고, 핵심 조연인 김영민과 양경원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같은 신문 주말판 인기 코너 고민상담소에서는 ‘집에만 들어오면 헤이트스피치를 하는 남편을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주부의 질문에 답변자로 나선 강상중 교수가 “두 분이서 같이 사랑의 불시착을 보면 어떻겠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베 전 총리가 사임 발표를 한 후부터 유독 더 한국 문화가 많이 다루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한국 남자랑 결혼했으니 내가 당연히 그런 드라마를 다 섭렵한 줄 알고, 드라마나 영화는 물론 한국 남자들에 대해 물어오는데 정말 곤란해 죽겠어.” 그렇다. 아내는 PTA 엄마들의 극성을 이기지 못해 적어도 처음에는 억지로 본 것이다. 하지만 이틀 만에 시청을 끝내자마자 위의 메시지에서 보듯 사랑에 빠져 버렸다. ‘사랑의 불시착’을 다룬 신문 기사나 잡지 기사를 발견하면 반드시 기사 링크를 나에게 보내 주면서 “이런 해석도 있네”라며 놀라워한다. 그 해석이란 윤세리의 자립심과 당당함 같은, 한국 사회에서는 이제 거의 일반화가 돼 버린 표현물에서의 여성 캐릭터에 관한 설정 같은 것이다. 하지만 일본 사회에서 이러한 인물 설정이 여전히 신선한지 한국 드라마의 장점을 꼽는 글을 보면 ‘건강한 젠더관’이 꽤 자주 들어가기도 한다. 동년배 엄마친구들에게 눈빛을 반짝거리며 드라마 이야기를 보내는 빠른 손놀림의 아내를 보고 있노라면 들뜨면서도 한편으론 신기하기도 하다. 고작 드라마일 뿐인데 왜 이렇게 깊게 빠진단 말인가. 아내에게 ‘도깨비’를 슬쩍 언급했다. 아내는 다시 눈빛을 반짝거리며 “니네 도깨비 봤어? 우리 남편이 그러는데 도깨비도 재미나대”라고 말했고, 순간 그 단체 채팅방은 ‘도깨비’란 키워드가 점령했다.
  • “글로벌 은행들 ‘검은돈’ 장사… 北도 1억달러 이상 돈세탁 했다”

    “글로벌 은행들 ‘검은돈’ 장사… 北도 1억달러 이상 돈세탁 했다”

    글로벌 대형은행들이 십수년간 범죄에 활용될 수 있는 ‘검은돈’을 옮겨 주며 이윤을 남겼다는 폭로가 나왔다.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와 영국계 홍콩상하이은행(HSBC), 스탠다드차타드, 도이체방크, 뉴욕멜론은행 등 5개 은행의 불법거래 정황에는 대북제재 위반과 도쿄올림픽 유치 뇌물수수 등도 포함돼 있었다. 영국 집권 보수당에 거액을 기부한 러시아 출신 은행가 부부가 친(親)푸틴계 정치인으로부터 비밀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88개국 110개 언론기관과 함께 인터넷매체 버즈피드가 입수한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의 의심거래보고(SAR)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2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버즈피즈는 1999~2017년에 JP모건 등이 FinCEN에 제출한 SAR 2100여건을 확보해 ICIJ에 제공했다. 거래 규모만 총 2조 달러(약 2300조원)에 달했다. ICIJ는 “2011~2017년 FinCEN에 제출된 SAR이 1200만여건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 분석된 자료는 전체의 0.02%도 되지 않는다”면서 “2조 달러도 세계 전체의 은행을 통해 범람하는 더러운 돈 가운데 한 방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NBC방송은 북한이 국제사회 제재에도 미국은행을 이용해 1억 7480만 달러 이상을 세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일본이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고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아들 등에게 돈을 준 정황도 드러났다. 여기에 BBC방송은 러시아 출신 유명 여성 은행가 루보프 체르누킨의 남편인 블라디미르 체르누킨이 러시아 재벌이자 상원의원인 술레이만 케리모프 측으로부터 2016년 800만 달러 상당의 자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에서 돈세탁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던 케리모프는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다. 남편 블라디미르는 2000년 러시아 재무차관을 지냈다. 이 부부는 2004년 러시아에서 영국으로 건너와 투자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했다. 체르누킨이 보수당에 정치 기부금을 내기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로, 특히 남편과 케리모프 간 돈거래가 있었던 시기에 기부 액수가 급증했다. 러시아의 자금이 보수당으로 흘러 갔을 개연성이 있는 대목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블룸버그 “승기 잡은 中, 미중 무역전쟁서 실리 챙겼다”

    블룸버그 “승기 잡은 中, 미중 무역전쟁서 실리 챙겼다”

    2016년 11월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돼 4년간 ‘중국 때리기’를 이어 가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에 무차별 관세 폭탄을 투하했음에도 무역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쪽은 되레 중국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반중’을 기치로 전 세계를 선동했지만 중국은 조용히 실리를 챙겼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대중 무역적자를 개선하겠다’며 중국을 몰아붙였지만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오히려 더 늘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 대중 무역적자는 연간 2400억 달러(약 278조원) 수준이었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연간 3000억 달러 수준으로 25%가량 늘었다. ‘자유무역 종주국’을 포기하며 무역전쟁에 나선 취지가 무색해졌다. 올해 경제 상황도 중국이 월등하다. 지난 2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2%로 주요 경제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미국은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9.5% 역성장했다. 이 때문에 올해 미국 대비 중국의 경제력 수준은 72%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위안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위안화 가치는 8주 연속 상승해 1달러당 6.7위안대까지 낮아졌다. 감염병이 전 세계를 휩쓸던 지난 5~6월에 달러당 7위안을 넘겼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중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 월가 자본이 본토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어서다. 특히 중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서둘러 공장 가동을 정상화해 중국 제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졌다. 울리히 애커만 독일 정밀기계산업협회 국장은 “그간 독일이 장악한 정밀기계 시장에서 중국이 우리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미래산업도 중국이 한발 앞서 준비 중이다. 2차전지 산업이 대표적이다. 2025년이면 중국 업체들의 배터리 생산 용량이 1.1테라와트시(TWh)에 달해 다른 나라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두 배 이상 많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경쟁력을 높일 생각은 하지 않고 중국 때리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비판했다. 틱톡과 위챗 등 중국산 애플리케이션(앱) 퇴출 시도가 대표적이다. 이들이 미국 시장에 진입하도록 유도해 미국 정보기술(IT)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해법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업체들을 내쫓는 데 급급해 미국 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대표적 반중 성향 매체인 블룸버그는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앞서가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공정경제 3법, 왜 악 쓰고 반대하나… 與 나서 국회 통과시켜야”

    “공정경제 3법, 왜 악 쓰고 반대하나… 與 나서 국회 통과시켜야”

    “경제민주화 조치인데 반대 납득 못해기업들 엄살… 일부 사주의 불편함일 뿐소액주주 위한 집중투표제 빠져 아쉬워” “명목상 경제민주화 조치를 하겠다는 것뿐인데 왜 일부 기업들이 악을 쓰고 반대하는지 납득이 안 됩니다. 엄살이죠.” 더불어민주당의 대표 재벌 개혁론자인 박용진 의원은 2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여당이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하는 이른바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으로 여기 회부돼 있는 공정거래법과 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을 직접 심사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 박 의원은 지난 6월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을 정도로 상법 개정에 적극적이다. 박 의원은 재계가 공정경제 3법을 반대하는 데 대해 “일부 사주의 불편함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2292개 기업이 소속된 재벌집단 중 총수 일가 내부지분율은 평균 3.6%로 이들만 3법이 통과됐을 때 불편함을 느낄 뿐 대다수의 기업이 무슨 불편을 느끼겠나”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금호그룹 총수가 기업 합병할 때 누구도 반대하지 않아 기업이 부도가 났고 삼성물산 주식이 하나도 없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삼성물산의 경영진과 이사회가 앞장선 것도 부당한 기업지배의 폐해를 보여 준 일”이라고 예를 들었다. 박 의원은 이번 3법 중 소액주주 권한 강화를 위한 ‘집중투표제’가 빠진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재계에서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내용으로, 내가 발의한 상법 개정안에는 포함돼 있어 추후 법안 심사 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정경제 3법 찬성에 손을 들어준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이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거대 여당의 힘으로 밀어붙여야 한다고도 했다. 박 의원은 “야당과 합리적 토론·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시간 끌기 전술에 말려 대선 국면까지 가면 처리가 쉽지 않다. 여당으로서 책임 있게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상임위에서 해당 법안을 논의할 수 있도록 야당의 협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공정경제 3법’ 처리 시큰둥한 국민의힘

    ‘공정경제 3법’ 처리 시큰둥한 국민의힘

    정부가 내놓은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지 의사를 밝히며 여야 논의에 속도가 붙는 듯했지만 정작 법안 처리의 열쇠를 쥔 야당 현역 의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21일 이번 정기국회 내 법안 처리 가능성에 대해 “의원들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내용을 시정할 게 있다면 몇 개 고칠 수 있겠지만 3법 자체를 다 거부하진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소관 상임위인 국회 법제사법위와 정무위 소속 의원 상당수가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에는 “의원들 숫자가 많으니 몇 사람이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도 “우리가 너무 재벌 입장을 대변할 필요가 없다”며 법안 처리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공청회 등 토론 과정을 거쳐 공정경제 3법에 대한 당론을 모으기로 했다. 그러나 원내 분위기는 다르다.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김 위원장이 너무 앞서 나간다는) 얘기들이 있어 신중하게 법안 심사를 해야 한다는 말씀을 직접 드리기도 했다”며 “공정경제 3법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고, 찬반 양론도 첨예하기 때문에 모든 의견을 종합적으로 취합해서 결론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리적으로 정기국회에서 처리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정무위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국민의힘도 개혁적인 입법에 반대하진 않지만 코로나19로 지연된 공청회, 토론회 등의 과정을 거치려면 정기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하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보수 지지층이 지켜보는 상임위에서 이 법안들에 찬성하는 건 큰 부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불법 경영승계 막을 장치 소액주주 권한 강화될 것

    불법 경영승계 막을 장치 소액주주 권한 강화될 것

    ‘공정경제 3법’(상법 개정안·공정거래법 개정안·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의 핵심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완화, 금융그룹의 재무 건전성 강화다. 정부와 여당은 이 법안들이 기업 투명성을 높여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민단체들도 재벌 총수일가의 사익 편취를 막고 주주 이익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반긴다. 공정경제 3법의 소관 부처인 법무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는 20일 “공정경제 3법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불법 경영 승계를 막기 위한 공정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KB국민·신한 등 금융지주사들은 금융지주회사법을 통해 그룹 차원의 감독을 받고 있지만 지주 형태가 아니면서도 금융계열사를 2곳 이상 보유한 복합금융그룹은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다”면서 “금융그룹감독법은 2013년 부실 계열사의 기업어음을 계열 증권사를 통해 판 ‘동양 사태’처럼 그룹 내 계열사의 문제가 금융계열사로 번져 소비자가 피해 보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총수일가가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 이상 사익편취 제재를 받지 않기 위해 내부거래 비율을 낮추는 규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부도 “상법 개정으로 소수 주주의 권한을 강화하고 경영 건전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정책위원 김남근 변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소장을 보면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계열사와 공익재단이 회사 이익이 아니라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움직였다”면서 “경영진이 선임하는 이사를 견제하기 위해 감사위원을 분리해 뽑아야 하고, 비상장사인 자회사 계열사에서 상대적으로 비리가 쉽게 벌어지는 만큼 모회사 주주가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反)시장적이고 경영권 침해라는 재계 주장이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인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모회사가 자회사 주식을 50% 이상 가진 경우가 드물고, 다중대표소송에서 승소해도 이익은 주주가 아니라 회사에 귀속되기 때문에 소송이 남발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이재명 “바퀴 하나 없다고 자동차 사라지나” ‘지역화폐’ 연일 옹호

    이재명 “바퀴 하나 없다고 자동차 사라지나” ‘지역화폐’ 연일 옹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전날에 이어 20일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역화폐의 효용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바퀴 하나 없다고 자동차가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지역화폐가 고용증대 효과나 국가소비총량증대 효과는 없을 수 있지만 주된 목표인 유통재벌에서 중소자영업자로 소비 이전 효과는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화폐를 포함한 모든 정책의 효과는 복합적”이라며 “여러 효과 중 특정 효과가 없는 것을 ‘모든 효과가 없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재정학회 연구와 정책(기획)위원회는 연구된 대로 ‘고용효과’만 언급했지 ‘아무 효과 없다’거나 예산낭비라고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재정학회는 지난 3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의뢰로 작성한 ‘지역화폐가 지역의 고용에 미치는 효과’ 보고서를 통해 “지역화폐 발행이 해당 지자체에서 지역화폐가 유통되는 주요 산업들에서 직접적인 고용 효과를 유발하지 못하고 그에 따라 다른 산업에도 파급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머리카락이 없어도 사람이고 자동차 바퀴 하나 없어졌다고 자동차가 없어졌다고 말하지 않는다”며 “합리적인 재정학회의 연구와 불합리안 조세연(조세정책연구원) 연구를 동일시하며 저와 정부를 이간질하고 싸움붙이는 것 같아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최근 페이스북에 연달아 글을 올려 조세연 보고서를 비판햇다. 그는 조세연에 대해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며 “특정 집단의 이익을 옹호하고 정치에 개입하는 것이라면 이는 보호해야 할 학자도 연구도 아니며 청산해야 할 적폐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코로나 中 제조’ 가짜뉴스 경계령… 트럼프 측근·반중재벌 배후설

    ‘코로나 中 제조’ 가짜뉴스 경계령… 트럼프 측근·반중재벌 배후설

    트위터 ‘계정 삭제’ 이례적 초강경 조치페이스북, 동영상에 “거짓 반복” 경고문과학계 “신뢰성 부족… 과학적 근거 없다”트럼프 측근들은 ‘中 제조설’ 밀어붙이기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인위적으로 제조됐다는 옌리멍 홍콩 공중보건대 교수의 주장에 대해 경계령이 잇따라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과학계는 그의 논문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고, 배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과 반중 재벌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 언론들은 트위터가 “트위터 운영원칙을 위반했다”는 공지와 함께 옌 교수의 계정을 삭제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위터는 지난 5월부터 사실관계가 틀린 게시물에 ‘가짜뉴스’라는 표시를 하는데, 이를 넘은 이례적인 초강경 조치다. 페이스북도 폭스뉴스가 올린 옌 교수와의 최근 인터뷰 동영상에 “여러 독립적인 팩트체크 기관에서 거짓이라고 판단한 코로나19 정보가 반복된다”는 내용의 경고문을 게시했다. ‘코로나 우한 제조설’을 사실이 아니라고 검증한 올해 상반기 기사들도 연동했다. 옌 교수가 지난 14일 코로나 우한 제조설의 근거로 정보공유 플랫폼 ‘제노도’에 발표한 논문 초안은 57만명 이상이 읽을 정도로 인기였지만 과학계 반응은 회의적이다. 과학적 근거보다는 과학적 지식을 동원한 주장에 가깝다는 것이다. 앤드루 프레스턴 영국 배스대 교수는 뉴스위크에 “현재로서는 이 논문에 어떤 신뢰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홍콩대 대변인도 성명에서 “옌 박사의 주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핵심 요소들과 부합하지 않으며 과학적인 근거도 없다”고 밝혔다. 옌 교수는 홍콩대 연구실에서 일하던 중 지도교수의 지시로 우한 바이러스를 연구했는데, 올 초 이미 대인 간 전파 사례가 발생한 점을 상부에 보고했다가 묵살당하고 4월 말 신변의 위협을 느껴 미국으로 도피했다. 이후 7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였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유튜브에 출연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인민해방군이 생물무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문도 ‘법의 지배 사회’와 ‘법의 지배 재단’ 등 2개의 단체에 의해 발행됐는데, 뉴욕타임스는 이들 단체를 배넌과 미국으로 도피한 반중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가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두 재단의 목적은 중국에 만연한 부패·잔혹성·비인간성 등을 폭로하는 데 있다. 또 옌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G뉴스에 출연한 동영상을 올렸는데, 이 방송 역시 궈원구이 소유다. 가짜뉴스 경계령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은 바이러스의 중국 제조설을 여전히 밀어붙이고 있다. 이날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에 옌 교수의 폭스뉴스 인터뷰 동영상을 게재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참여연대·민변 “이재용 단 한 명을 위한 부당합병은 어떻게 가능했나”

    참여연대·민변 “이재용 단 한 명을 위한 부당합병은 어떻게 가능했나”

    “공소장을 보면 한 기업이 이재용이라는 총수 단 한명을 위해 얼마나 사활을 걸고 상식 밖의 불법과 편법을 일삼았는지,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지저분합니다.”(참여연대 박정은 사무처장) 16일 오후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노총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부의 엄정한 판결을 촉구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약 2시간 가량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133쪽 분량의 공소장 분석 내용을 토대로 삼성물산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의 실체와 의미를 되짚었다. 삼성 사건의 핵심은 이 부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배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목적으로 삼성전자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물산과 이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제일모직의 부당하게 합병했다는 것이다. 부당합병을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제일모직 가치를 높이기 위한 회계사기를 비롯한 허위정보 유포, 주주 회유 등 불법 행위가 자행된 정황이 검찰의 공소장에 담겼다. 참여연대 등은 특히 공소장에서 그간 언론에서 보도된 사실 외에 한국투자증권 보고서 작성 개입 및 언론 기고문 대필을 통한 합병 관련 허위 정보 유포, 삼성물산 2대주주 KCC에 대한 제일모직 자사주 매각, 삼성증권 리테일 조직을 동원한 소수주주 의결권 확보 등까지 동원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삼성물산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고 자본시장 질서를 교란했다는 것이다. 이상훈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공소장에 범행 동기가 이례적으로 구체적으로 작성됐다”면서 “경제민주화 입법으로 에버랜드를 정점으로 한 승계 기반과 삼성전자에 대한 금산결합 및 순환출자의 편법적 지배구조가 흔들리게 된 것이 불법 승계작업을 꾀하게 된 범행 동기”라고 설명했다. 애초 삼성전자에 대한 이건희 회장의 지분은 3.38%, 이 부회장의 지분은 0.57%에 불과할 정도로 취약한데 계열사 자금을 이용해 삼성전자를 소유하려 하다 보니 불안정한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재용(31.37%)→에버랜드(19.34%)→삼성생명(7.21%)→삼성전자’와 같이 상층부의 작은 회사가 하층부의 거대한 회사를 지배하는 기형적인 구조였다. 이 변호사는 “이러한 범행동기 자체가 일련의 불법행위가 총수 개인의 이익을 위해 추진됐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공소장에 새로 추가된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한 분석도 오갔다. 김남근 변호사(민변 개혁입법추진특위 위원장)는 “배임죄는 통상 경영진이 나름의 경영상 판단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면 무죄가 선고되는 사례가 많은데 합병 당시 삼성물산 이사회 차원에서 경영상 판단을 한 것이 아닌 미전실 지시에 따라 합병이 추진된 것이었다”면서 “회사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손해를 본 것인지 액수를 특정하기 어렵지만 회사의 최대 이익을 확보하려는 고려 없이 합병을 추진해 배임죄로 기소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삼성 사건을 계기로 친재벌적 정치·경제·사법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변호사는 “대내적으로는 이사회가 불법경영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내부 통제장치로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고, 대외적으로는 친재벌적 정치권력과 재벌에 의존하는 경제체제로 인해 삼성이 수사나 조사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불법합병을 강행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종보 변호사(민변 민생경제위원회)는 “사법부는 재벌들에게 3·5법칙(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적용해왔다”면서 “강력한 처벌 관행이 자리잡혔다면 SDS 신주인수권부 사채 헐값 발행사건으로 형사처벌 전력이 있는 이 회장 일가가 다시 불법 승계 작업에 나설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소위 회사범죄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 저지르는 범죄인데 이번 사건은 오직 이 부회장 개인을 위한 범죄로서 회사 범죄라고 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길섶에서] ‘이태원 클라쓰’와 학벌/문소영 논설실장

    올 1월 ‘본방사수’를 외면했다가 ‘넷플릭스 폐인’답게 지난 주말 16부작 ‘이태원 클라쓰’를 몰아보기 했다. 만화가 원작인 덕분인지, 남자주인공(남주) 박새로이와 여자주인공(여주) 조이서의 헤어스타일이나 개성이 남달랐다. 이 드라마를 다 뗀 뒤 포털에서 찾아보니 ‘불합리한 세상 속, 고집과 객기로 뭉친 청춘들의 ‘힙’한 반란, 세계를 압축한 이태원에서의 창업신화’라고 설명한다. 나는 이 드라마에서 두 주인공이 모두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거나 안 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 ‘남주’는 학교폭력의 희생자가 돼 고등학교를 중퇴한 데다 뺑소니로 죽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려고 하다가 전과자까지 됐으니 요즘처럼 스펙만 따지는 한국사회에서 거의 패배자라고 할 만도 했다. ‘여주’는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고3학생인데, 지원한 대학에 다 붙었는데도 등록을 안 한다. 이 중졸 전과자와 고졸 인플루언서는 고졸이거나 중졸로 보이는 조폭, 또 다른 고졸과 함께 대졸이 바글거리는 대기업과 경쟁하는데, 자본주의 사회답게 학벌의 가치를 통쾌하게 평가절하한 점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한국은 재벌가 자제들에게조차 SKY 학벌을 따지기 때문에,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같은 기업가가 탄생할 수 없는 게 아닐까. symun@seoul.co.kr
  • “금융당국 감독 부실, 삼성물산 합병 핵심 고리”

    “금융당국 감독 부실, 삼성물산 합병 핵심 고리”

    ‘재벌 저격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 승계 작업을 막지 못한 금융당국을 질책하고 삼성증권 관계자에 대한 추가 수사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당국의 주식시장 및 회계법인에 대한 감시감독 소홀, 갑작스러운 상장특혜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물산 합병과정에 핵심 고리가 됐다”면서 “이제라도 자체 조사를 통해 합당한 행정조치를 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1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의 공소장을 토대로 박 의원은 “금융당국은 (주가부양을 위한) 삼성발 가짜뉴스에 속아 허겁지겁 상장규정을 바꾸고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속아서 한 일인지 알고도 속아준 건지 의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삼성증권과 회계법인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삼성증권이 합병과정 전반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이 부회장의 지시로 투자자에 대한 신의성실 의무를 위반한 삼성증권 관계자와 외부감사인의 기본을 망각한 채 고의로 부실한 보고서를 만들어 불법행위를 도운 회계법인에 대한 추가 수사와 기소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이사회가 기업과 주주가 아닌 3%의 지분도 갖지 못한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는 일이 없도록 이사회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발의한 상법개정안에는 핵심사항인 집중투표제가 빠져있는데 이를 포함해 총수 일가의 전횡을 시스템으로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부캐의 올바른 활용법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부캐의 올바른 활용법

    장수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중단하고 1년을 쉰 김태호 PD는 ‘놀면 뭐하니’를 시작하며 유재석 한 명만 택했다. 대신 유재석이 여러 명이 됐다. 드럼 치는 링고유, 트로트 가수 유산슬, 댄스가수 유듀래곤, 음반제작자 지미유. 어리둥절했던 시청자들은 곧 변신을 따라가며 ‘부캐’를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본래 정체성인 본캐릭터, 즉 ‘본캐’가 아닌 서브 혹은 새로운 정체성을 말한다. 여기에 스토리까지 부여한 것이 이효리의 린다지다. LA에서 미용실을 하다가 왔다는 설정에 부캐가 풍부해졌다. 우리가 꿈꿔 온 다른 삶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는 것에 묘한 호응이 된 것이다. 이건 익숙한 포맷이다. 고담시의 재벌 상속자 브루스 웨인이 본캐라면 배트맨은 부캐, 거꾸로 크립톤인 슈퍼맨이 본캐라면 지구인으로 행세하는 소심한 기자 클라크 켄트는 부캐다. 그들의 변신에 동감하고, 기대하는 것은 나도 그러고 싶기 때문이다. 컴퓨터 다중접속 롤플레잉 게임을 할 때 유저는 캐릭터를 선택한다. 특색 있는 능력치의 캐릭터로 게임에 몰입하면 그만큼 동일시가 일어난다. 잘생기고 키가 큰 엘프 전사를 택한 사람이 난쟁이 용사를 택한 사람에 비해 게임을 한 후에 유저의 자존감이 일시적이나마 높아졌다는 연구도 있다. 게임 속 부캐가 본캐에 영향을 준 것이다. 딱 짜인 사회적 정체성 속의 삶이 답답할수록 부캐에 대한 욕구는 더 커진다. 현실에서 벗어날 탈출구이자 새로운 정체성을 실험해 보는 시도가 된다. 방송인 서유리는 십대에 왕따의 피해자였다. 한 방송에서 게임 속 캐릭터 코스프레를 하면서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고, 성취감을 느끼면서 자신을 지켜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십대의 본캐가 다쳐서 약할 때 부캐로 피신을 간 것이 도움이 됐다. 덕분에 본캐는 숨을 쉬며 회복될 수 있었다.심리적 측면에서 부캐 현상에서 주목할 것은 본캐와 상호관계다. 본캐는 현실의 나를 구성하는 정체감이다. 내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통합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여기에 나를 설명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추구하는 가치까지 이해한다면 더욱 좋다. 이것이 나의 지지 기반이고, 그 위에서 다양한 부캐가 나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유재석과 이효리는 오래 인기 연예인으로 정체성이 구축돼 있었기에 파격적인 변화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었다. 본인들에게도 본캐 정체성의 일관성을 해치지 않은 채 탈선을 경험할 기회가 됐다. 채식주의자, 상업광고를 찍지 않고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이효리는 린다지라는 부캐로 숨통을 틀 수 있지 않았을까? 어떻게 사람이 맑고 향기롭게만 살 수 있을까. 욕망과 욕심이라는 것은 본성인데 말이다. 이런 부캐가 있어 줘야 본캐의 건강한 핵심이 훼손되지 않는다. 소아과 의사이자 정신분석가인 앨프리드 위니콧은 아이의 자기 개념 발달을 ‘참자기’와 ‘거짓자기’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했다. 거짓자기는 부모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에 이것만 추구하면 참자기를 제대로 발달시키지 못한다. 한편 거짓자기는 참자기의 온전성을 보호하고, 환경에 순응하는 데 도움이 되며, 참자기가 다치지 않도록 돕는다. 참자기의 발현을 가로막지 않는다면 거짓자기는 발달에 도움이 된다. 다중인격장애가 거짓자기가 너무 강해져 참자기가 뭐인지 알 수 없게 돼 버린 정신질환의 전형이다. 내 안에 내가 너무 많은데, 돌아가 원래 내가 누구인지 찾을 수 없고 혼란에 빠진. 그러니 부캐에 솔깃해질 때 먼저 본캐를 돌아봐야 한다. 본캐가 일단 든든해야 부캐가 마음껏 움직이고, 살짝 약해진 본캐를 방어해 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놀면 뭐하니’의 부캐들은 유재석과 이효리란 걸출한 두 연예인의 본성이 평소 느끼던 삶의 미흡함을 메꿔 주면서 동시에 본 정체성의 일치감을 유지시키는 양수겸장의 기능을 한다. 부캐의 올바른 활용법이다. 우리도 내 삶에서 지치고 뭔가 빠져 있는 것 같이 느낄 때 모든 걸 다 버리고, 훌쩍 떠나 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도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곳에서 새로 시작하고 싶다. 이직, 창업, 이민, 이혼 등이 뭉게뭉게 떠오른다. 이때 본캐인 정체성을 단번에 바꿔 버리기보다 먼저 나를 돌아보고 본캐만 괜찮다면 일단 부캐부터 만들어 시도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 민주노총 “추석 앞두고 택배 분류작업에 인력 추가 투입해야”

    민주노총 “추석 앞두고 택배 분류작업에 인력 추가 투입해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택배사들에 대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토교통부 권고에 따라 택배 분류작업에 인력을 추가 투입할 것을 촉구했다. 14일 민주노총은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택배사들에 대한 국토부 권고 사항을 거론하며 “재벌 택배 회사들의 분류작업 인력 추가 투입 즉각 실시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10일 주요 택배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택배 분류작업에 투입하는 인력을 한시적으로 증원할 것을 포함한 권고 사항을 제시했다. 국토부 권고는 택배 기사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덜고 건강을 보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또한 민주노총은 우정사업본부에 대해서도 “공공기관으로서 분류작업 인력 추가 투입을 선도하고 매년 물량 폭증으로 고강도 노동에 내몰린 집배 인력도 추가 투입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재벌 택배 회사들은 수백억원의 흑자를 남기면서도 공짜 노동인 분류작업을 노동자에게 그대로 떠넘겨왔다”며 “대책의 이행을 끝까지 거부하거나 회피한다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지역본부 등을 중심으로 택배 기사를 포함한 운송·물류 노동자의 과로 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재용 수임은 ‘잭팟·로또’” …법조계 들썩이는 회장님 재판

    “이재용 수임은 ‘잭팟·로또’” …법조계 들썩이는 회장님 재판

    “변호인단 면면을 보세요. 일반인은 꿈도 못 꿀 경력의 사람들이죠. 원래도 재벌 총수 사건이 있으면 변호사 시장 전체가 들썩일 정도인데, 의뢰인이 삼성 이재용이라면 수임료에 숫자 ‘0’이 얼마나 더 붙을지는 가늠도 안 되죠. 일단 수임만으로도 ‘잭팟·로또 당첨’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재판 앞두고 새 변호인단 꾸리는 이재용 검찰이 1년 9개월 수사 끝에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을 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이 부회장의 ‘초호화 변호인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는 검찰 ‘특수통’ 출신 변호사들을 대거 선임해 수사팀의 허를 찔렀던 이 부회장은 검찰이 자신을 재판에 넘기자 판사 출신 변호사들로 변호인단을 재편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 부회장 재판과 관련해 “어느 로펌의 누가 참여하는지도 업계의 관심사”라면서 “경험과 능력, 인맥 등을 총망라한 전관 변호사가 속속 선임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최근 법무법인 태평양 송우철(58·사법연수원 16기)·권순익(54·21기)·김일연(50·27기) 변호사, 법률사무소 김앤장 하상혁(48·26기), 최영락(49·27기), 이중표(47·33기) 변호사 등 6명을 선임했다. 이어 지난 11일에는 법무법인 화우의 유승룡(56·22기) 변호사도 선임하는 내용의 변호사 추가 지정서를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유 변호사를 포함해 이날까지 12명의 변호사가 이 부회장 변호인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오는 10월 22일 이 부회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는 만큼 변호인단은 재판 경험이 풍부한 판사 출신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 재편은 이미 사건이 검찰의 손을 떠나 법정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공판 방어권’ 중심의 전략 수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변호인단 12명 중 10명이 판사 출신으로 구성됐다.변호인단 중 사법연수원 최선임인 송 변호사는 ‘국정농단’ 재판에 이어 약 3년 만에 이 부회장 ‘방패’로 나선다.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과 서울고법 부장 판사 등을 지낸 송 변호사는 재판 경험이 풍부하고 법리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수사부터 1심까지 변호를 맡았지만, 2심에서 사건이 서울대 법대 동기인 정형식 부장판사가 재판장인 서울고법 형사13부에 배당되자 사임했다. 태평양의 권 변호사와 김 변호사 역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내 재판 실무와 법리에 밝다는 평을 받는다. 특수통 검사 출신에서 판사 출신 변호사로 대거 교체 매출 규모와 각종 평가에서 국내 로펌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앤장 소속 변호인 참여도 검찰 기소를 기점으로 변화를 맞았다. 대검찰청 조직범죄과장 등을 지낸 이준명(55·20기) 변호사를 비롯해 검찰 수사에 대응해온 김앤장 소속 7명의 변호사가 기소 이후 사임했고, 기존 안정호(52·21기), 김유진(52·22기), 김현보(52·27기) 변호사에 이어 최근 3명의 김앤장 변호사가 추가로 합류했다. 이 부회장의 김앤장 소속 변호인 6명 모두 판사 출신으로 구성됐다. 현재까지 선임된 변호인 12명 가운데 10명이 판사 출신이고, 수사 단계부터 변호를 맡아온 최윤수(53·22기)·김형욱(47·31기) 변호사 2명은 검사 출신이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국정원 제2차장 등을 지낸 최 변호사는 공판 시작 지원 단계까지 참여한 뒤 본격적인 재판 단계에서는 사임할 것으로 전해졌다.수사 단계에서 변호를 맡았던 대검 중앙수사부장 출신 최재경(58·17기) 변호사와 검찰 특수부 요직을 두루 거친 김희관(57·17기), 김기동(56·21기), 이동열(54·22기), 홍기채(51·28기) 변호사를 비롯해 판사 출신 한승(57·17기), 고승환(43·32기) 변호사 등은 이 부회장 기소 이후 사임했다. 화우 소속 유 변호사의 합류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유 변호사는 2018년 삼성전자의 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 수사 당시 삼성 측 변호를 맡은 이력이 있다. 삼성그룹은 2011년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일가의 상속 소송에서 화우가 CJ 측 대리를 맡은 것을 계기로 상당 기간 불편한 관계를 갖기도 했다. 이 부회장처럼 재벌 총수의 송사에서는 언제나 대형 로펌의 유력 변호사들이 단계별로 힘을 합쳤다. 수사 단계에서는 주로 검찰 출신 변호인단이 불기소나 불구속 기소를 위해 후배 검사들과 법리공방을 펼쳤고, 재판 단계에서는 고위 법관 출신 변호인단이 무죄와 최소 형량을 목적으로 법정에 섰다. 법정구속 신동빈 회장, 집행유예 이끌기도 2018년 3월 4300억원대 회삿돈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중근(79) 부영그룹 회장은 법무법인 평산과 광장, 율촌 등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 24명을 선임하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 이 회장 변호인단에는 김능환(69·7기) 전 대법관과 채동욱(61·14기) 전 검찰총장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후 이 회장은 1심에서 366억원 횡령 및 156억 9000만원 배임 혐의로 징역 5년과 벌금 1억원이 선고됐지만, 2심은 형량을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억원으로 낮췄고 대법원은 지난달 27일 원심 그대로 최종 확정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한 혐의(제3자 뇌물공여)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신동빈(65) 롯데그룹 회장은 2심 재판을 앞두고 기존 김앤장 변호사들 외에 이광범(61·13기) 변호사를 추가 선임했다.이 변호사는 특별검사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 수사를 지휘했고, 법관 시절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과 인사실장, 대법원장 비서실장 등을 거쳤다. 이후 2심은 징역 2년 6개월을 유지하면서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면서 신 회장을 석방했고,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정치적 중립성 깬 美법무부… ‘트럼프 개인 소송’ 맡는다

    정치적 중립성 깬 美법무부… ‘트럼프 개인 소송’ 맡는다

    미국 법무부가 유명 칼럼니스트 겸 작가 E 진 캐럴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에 정부 변호사를 투입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 개인 소송에 이례적으로 국가 권력이 정치적 중립성을 깨고 개입한다는 것으로, 혈세 낭비 논란은 물론 정치적 외압 우려도 제기됐다. 9일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법무부는 소송이 진행 중인 뉴욕주 법원에 “(법무부 소속인) 정부 변호사들이 트럼프 측 개인 변호사를 대신해 변호를 맡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정부 변호사들은 “연방불법행위청구법(FTCA)에 근거해 사건을 넘겨받아 주 법원에서 연방법원으로 소송을 옮겨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6월 캐럴은 뉴욕매거진 기고 및 자서전 ‘끔찍한 남자들’에서 ‘1995년 가을 혹은 이듬해 봄 뉴욕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 탈의실에서 부동산 재벌이던 트럼프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었다. 당시 우연히 만난 트럼프가 “선물 쇼핑을 도와 달라”고 해 속옷 매장에 동행했다가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당시 캐럴은 친구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지만 오히려 “그냥 잊어라. 그는 변호사 200명으로 너를 묻어 버릴 것”이라는 조언을 듣고 경찰 신고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성명을 내고 “그런 여성은 만난 적도 없다. 그녀는 내 타입도 아니다”라며 조롱했고, 캐럴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법무부가 앞세운 ‘FTCA’는 면책특권을 가진 공무원 및 정부가 저지른 불법행위를 연방법원에 고소할 수 있도록 한 법령이다. 국가면책권을 제한적으로 포기할 수 있게 한 법령이지만 사실상 배상 범위는 매우 좁게 해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소송을 연방법원으로 옮겨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요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배경이다. 더구나 백악관 입성 전 민간인일 당시 벌인 일탈까지 국민 세금을 들여 보호해야 하느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캐럴 변호인 측은 ‘국가 권력의 사유화’라며 거세게 반박했다. 로버타 A 캐플런 변호사 등은 8일 성명에서 “공적 자원을 사적인 법률문제에 투입하려는 충격적이고 전례 없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 측 변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캐럴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을 당시 대통령으로서 공식 권한을 행사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FTCA’는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된 적이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스티브 블라덱 텍사스대 법대 교수는 “법무부의 행동은 극히 이례적이며, 취임 전 취했던 대통령의 행동으로까지 연방법률의 법적 경계를 넓히려 한 전례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檢 “부패 아우토반 열어줘” 조범동 1심 판결 비판

    檢 “부패 아우토반 열어줘” 조범동 1심 판결 비판

    검찰이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의 ‘키맨’이자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7)씨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정경심(58) 교수와의 공모 관계 대부분을 무죄로 본 원심 판결에 대해 ‘부정부패의 아우토반을 열어 줬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교수에 대해서는 “배우자의 공적 권한을 이용해 특혜성 부를 축적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 구자헌) 심리로 9일 진행된 조씨의 2심 첫 공판에서 검찰은 “형사법의 적용이 피고인의 지위에 따라 달라지는 ‘내로남불’이 되면 안 된다”고 운을 뗀 뒤, 조씨가 정 교수와 공모해 펀드 출자 약정금액을 부풀려 신고한 혐의를 무죄로 본 1심에 대해 “법률 규정과 기존 판례를 따르지 않고 새로운 구성 요건을 창설해 입법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당국의 감독 작용이 유명무실해지고 라임 사태 등 사모펀드 비리를 더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도 곁들었다. 정 교수가 조씨에게 건넨 돈을 투자가 아닌 대여로 보고 조씨의 횡령 혐의 일부만을 인정한 것에 대해서도 “재벌 오너 일가 등에도 회사자금 유용 등 부정부패의 ‘아우토반’을 열어 주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1심이 조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한 것은 “조 전 장관 부부라는 최고 권력층과의 ‘신종 정경유착형’ 범죄임을 간과한 결과”라는 주장도 내놨다. 검찰은 “정 교수가 부의 대물림을 위해 민정수석인 배우자의 공적 권한을 남용해 특혜성 부를 축적했고, 법 위반에 적극 가담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조씨 측 변호인은 “코링크PE의 실질적 경영자는 조씨가 아니며 이 사건으로 이득을 본 건 익성의 이봉직 대표 등 관계자”라면서 재판부가 새로운 시각으로 봐 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7일 열릴 예정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미 법무부 ‘트럼프 성폭행 의혹 명예훼손 소송’ 개입 논란

    미 법무부 ‘트럼프 성폭행 의혹 명예훼손 소송’ 개입 논란

    미국 법무부가 유명 칼럼니스트 겸 작가 E 진 캐럴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에 정부 변호사를 투입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 개인 소송에 이례적으로 국가 권력이 정치적 중립성을 깨고 개입한다는 것으로, 혈세 낭비 논란은 물론 정치적 외압 우려도 제기됐다. 9일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법무부는 소송이 진행 중인 뉴욕주 법원에 “(법무부 소속인) 정부 변호사들이 트럼프 측 개인 변호사를 대신해 변호를 맡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정부 변호사들은 “연방불법행위청구법(FTCA)에 근거해 사건을 넘겨받아 주 법원에서 연방법원으로 소송을 옮겨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앞서 지난해 6월 캐럴은 뉴욕매거진 기고 및 자서전 ‘끔찍한 남자들’에서 ‘1995년 가을 혹은 이듬해 봄 뉴욕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 탈의실에서 부동산 재벌이던 트럼프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었다. 당시 우연히 만난 트럼프가 “선물 쇼핑을 도와 달라”고 해 속옷 매장에 동행했다가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당시 캐럴은 친구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지만 오히려 “그냥 잊어라. 그는 변호사 200명으로 너를 묻어 버릴 것”이라는 조언을 듣고 경찰 신고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성명을 내고 “그런 여성은 만난 적도 없다. 그녀는 내 타입도 아니다”라며 조롱했고, 캐럴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법무부가 앞세운 ‘FTCA’는 면책특권을 가진 공무원 및 정부가 저지른 불법행위를 연방법원에 고소할 수 있도록 한 법령이다. 국가면책권을 제한적으로 포기할 수 있게 한 법령이지만 사실상 배상 범위는 매우 좁게 해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소송을 연방법원으로 옮겨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요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배경이다. 더구나 백악관 입성 전 민간인일 당시 벌인 일탈까지 국민 세금을 들여 보호해야 하느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캐럴 변호인 측은 ‘국가 권력의 사유화’라며 거세게 반박했다. 로버타 A 캐플런 변호사 등은 8일 성명에서 “공적 자원을 사적인 법률문제에 투입하려는 충격적이고 전례 없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 측 변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캐럴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을 당시 대통령으로서 공식 권한을 행사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FTCA’는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된 적이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스티브 블라덱 텍사스대 법대 교수는 “법무부의 행동은 극히 이례적이며, 취임 전 취했던 대통령의 행동으로까지 연방법률의 법적 경계를 넓히려 한 전례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서울 빌딩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 40%… 재벌·건물주, 보유세 등 수십조원 특혜”

    “서울 빌딩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 40%… 재벌·건물주, 보유세 등 수십조원 특혜”

    정부가 발표한 67%보다 훨씬 낮아왜곡 공시지가 세금 차액 815억 달해“시세 반영률 80% 수준으로 높여야” 서울에서 최근 4년 동안 1000억원 이상으로 거래된 대형건물의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이 평균 40%로 정부가 발표한 67%보다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왜곡된 공시지가로 건물주들이 보유세 등에서 수십조원의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올해 상업·업무용 토지의 시세 반영률이 67%라고 발표했으나 경실련 조사 결과 공시지가는 시세의 40%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서울에서 매매가 1000억원 이상으로 거래된 대형건물을 조사하여 실거래가와 공시지가를 분석했다. 조사한 거래 건수는 73건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거래된 17건의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은 45%였으나 2018년 거래된 20건의 평균 시세 반영률은 32%에 그쳤다. 지난해 거래된 27건의 시세 반영률은 43%였고, 올해 상반기 거래된 9건의 시세 반영률은 33%였다. 특히 올해 거래된 빌딩 중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이 가장 낮은 건물은 영등포구 ‘영시티’ 건물이었다. 거래금액은 5458억원으로 건물 시가표준액(1227억원)을 제외한 토지시세는 4231억원이다. 그러나 공시지가는 752억원으로 시세 반영률은 18%에 그쳤다. 조정흔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위원은 “공시가격과 시세가 큰 괴리를 보이는 이유는 실제 대형빌딩의 경우 이용 가능 면적이나 빌딩 이용을 통해 나오는 임대수익 등 편익을 토대로 시장에서 거래되지만 공시가격은 이런 실거래 현황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시세보다 턱없이 낮은 공시지가로 인해 재벌 대기업 등 건물주가 세금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보유세 부과 기준은 공시지가와 건물 시가표준액을 합친 공시가격이다.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은 “상업·업무용 빌딩의 공시지가 현실화율이 평균 40%대에 머물러 많은 사람이 절세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특히 공직자는 이를 절세 전략과 재테크 수단으로 사용하는 추세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조사한 건물 전체의 공시지가 기준 보유세 총액은 450억원이다. 그런데 시세를 100% 적용하여 세금을 부과한다면 보유세는 1266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한다. 시세를 80% 적용하면 보유세는 997억원이 된다. 이를 근거로 한 세금 차액은 적게는 547억원, 많게는 815억원에 달한다. 경실련은 “불공정한 공시지가로 재벌과 대기업, 건물주 등 소수가 지난 15년간 누려 온 세금 특혜는 8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개혁본부장은 “정부는 집값이 안 올랐다고 거짓말하고 부자에게 걷는 세금 기준은 낮춰놓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면서 “낮은 공시지가는 고위공직자가 재산을 축소하고 세금을 적게 내는 데 악용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대통령과 국토교통부 장관, 국회의원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현재 40%대에 불과한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은 내년부터 80%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깜깜이 공시지가…“9883억 빌딩, 공시지가 시세의 40%”

    깜깜이 공시지가…“9883억 빌딩, 공시지가 시세의 40%”

    “서울 빌딩 공시지가 시세 40%…세금 특혜”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서울 소재 1000억원 이상 빌딩의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을 제시했다. 경실련은 7일 종로구 명륜동 혜화역 인근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사결과, 공시지가(땅)의 시세반영률은 40%로, 정부 발표치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가 발표한 공시지가는 ‘깜깜이’ 조사·발표”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17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1000억 원 이상 빌딩을 대상으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조사했다. 총 73건의 거래를 조사했으며 총 거래가격은 21조 6354억원(건당 2970억)으로 나타났다. ‘땅값’을 의미하는 공시지가는 시세의 40%로 나타났다. 반면 정부가 발표한 공시지가의 평균 시세반영률은 65.5%였다. 경실련은 “정부가 발표한 공시지가를 보면 상업·업무용 토지의 시세반영률은 2019년 66.5%, 2020년 67%”라며 “정부가 발표한 공시지가 현실화율(시세반영률)과 경실련 조사결과는 크게 차이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상업용 공시지가 현실화율을 70% 올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지금과 같이 깜깜이 공시지가 조사‧발표는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경실련에 따르면 보유세 특혜액이 가장 큰 빌딩은 2019년 가장 비싸게 거래된 중구 서울스퀘어빌딩이다. 거래금액은 9883억원이지만 공시가격은 4203억원(공시지가 3545억원, 건물시가표준액은 658억원)이다.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42.5%이다. 공시가격은 땅값과 건물값을 합친 것이다. 경실련은 “재벌 등 법인에 부과되는 보유세율은 0.7%로 개인의 4배나 높다. 여기에 더해 경실련 조사결과, 아파트 공시가격은 시세의 67%인데, 빌딩의 공시가격은 47%에 불과하다”며 “공시지가 현실화를 통해 재벌·대기업이 소유한 고가부동산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징수한다면 서민주거안정 등 공익을 위한 예산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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