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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이상직 ‘훈수’에 트로트 부른 정의당(종합)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이상직 ‘훈수’에 트로트 부른 정의당(종합)

    정의당 대변인이 국회에서 가수 영탁의 노래 ‘니(네)가 왜 거기서 나와’를 무반주로 부르며 이상직 무소속 의원(전 더불어민주당 소속)을 비판했다. 이상직 의원이 전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쌍용차 매각 문제를 거론하며 ‘먹튀’ 운운한 것에 대해 그럴 자격이 없다고 비꼰 것이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 의원을 지목해 논평하다가 “근데! 니가!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먹튀를 하지 말라고 훈수를 둔다고. 그래 너 그래 너야 너.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며 무반주 노래를 불렀다. 당 대변인이 논평 자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흔치 않다. ‘쌍용차 훈수’ 둔 이상직 “매각하지 마라…먹튀하니까” 앞서 이상직 무소속 의원은 9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분야 부별심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쌍용차) 매각하지 마시라. 먹튀하니까”라며 쌍용차가 노동조합이 주도하는 사회적기업협동조합 형태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쌍용차 노노사 합의를 통해 해고노동자 전원 복직했는데 상하이차, 마힌드라에 이어 매각이 불투명하다. (한 가지) 제안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의원은 홍 부총리에게 “(쌍용차는) 워크아웃과 회생절차를 한 다음 인적분할을 하시라. 그 근로자들 보면 퇴직금에 충당금, 자사주도 있는데 인적분할을 해서 생산전문회사로 가야한다”며 “쌍용차가 생산하는 내연차는 그대로 생산하고, 기술 독립한 (전기차) 회사들한테 주문을 받아야 한다. 테슬라 못지않은 회사가 (우리나라에) 많다. 재벌·대기업이 OEM 주는 시대는 끝났다. 쌍용차가 살길은 그거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개별기업의 투자유치라든가 처리문제에 대해서 제가 말씀드리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자 정치권은 물론 업계 안팎에서도 “부실경영과 노동자 임금체불에 대한 책임이 있는 이상직 의원이 홍 부총리에게 훈수를 두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윤리감찰단 회부…민주당 탈당 앞서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의 임직원 대량해고 통보와 임금체불 문제로 당 윤리감찰단에 회부됐고, 지난 9월 24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정의당은 지난달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이 의원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이 의원은 불응했다. 이에 정의당은 “노동 존중 사회를 만들겠다면 이스타 항공 집단해고 사태에 꼬리자르기식이 아닌 단호한 선 긋기를 해야한다”며 이 의원의 의원직 박탈을 촉구한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역사가 발전하려면 기득권 넘어선 새로운 미래 선택해야

    역사가 발전하려면 기득권 넘어선 새로운 미래 선택해야

    역사란 무엇인가? 이것은 영국이 낳은 역사학계의 거두 E H 카가 지은 책 이름이지만 또한 역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과연 역사란 무엇일까? 카는 오랫동안 유럽에 뿌리내린 실증주의 역사관을 부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역사가와 역사의 사실은 서로에게 필수적이다. 사실을 갖지 못한 역사가는 뿌리가 없는 쓸모없는 존재다. 역사가를 갖지 못한 사실은 죽은 것이며 무의미한 것이다. 따라서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대답은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의 지속적 상호작용의 과정,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것이다.” 그렇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왜 대화가 필요한가?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반드시 과거를 지배하려고 한다. 현재의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통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현재의 지배자에게 과거는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지배자의 시각으로 해석된 과거가 돼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과거가 지배자에 의해 오염되지 않도록 과거와 현재는 늘 대화해야 한다. ●기득권 유지 위한 낙관주의가 전쟁 초래 이러한 문제의식은 카가 양차 세계대전 사이의 시대를 다룬 또 다른 책 ‘20년의 위기: 1919~1939’에도 반영돼 있다. 그는 20세기 초반에 인류가 겪은 두 대전의 원인을 탐구하면서 지배자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근거 없는 낙관주의가 전쟁을 초래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기득권이 문제의 근원이라는 뜻이다. 사실 모든 인류역사는 투쟁의 역사다. 정의를 위한 투쟁이든 계급투쟁이든 인민의 자주성을 위한 투쟁이든 종류와 무관하게 투쟁의 역사인 것이고, 그 모든 투쟁은 기득권과의 투쟁인 것이다. 즉 모든 역사는 기득권을 둘러싼 투쟁의 역사다. 우리가 식민 지배를 벗어났을 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친일파 청산이었다. 식민 지배의 가장 큰 기득권이 친일파였기 때문이다. 그 후 군부가 기득권 집단으로 등장했다. 다시 그 후에는 재벌, 종교, 언론, 사학, 지역토호 등이 신흥 기득권의 범주로 재등장했다. 종교집단의 퇴행, 언론기관의 권력화, 만연된 사학비리에서 시대착오적인 기득권을 발견한다. 돌이켜 생각해 보자. 우리 사회는 32년간 군부독재와 치열하게 싸워 군부 기득권을 청산했다. 반면 사학비리와 30년 이상 싸웠지만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재벌, 종교, 언론의 기득권은 상호 연결돼 몸집을 불리고 있는 데다 드물지 않게 정치적 방어막까지 구축하고 있어 해결이 더욱 어렵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2019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조국 사태의 실체는 무엇일까?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권력의 힘을 빌려 국정농단을 자행한 사실을 미리 포착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오직 법치만을 생각하는 공직자의 엄정한 자세로 일벌백계의 준엄한 수사권을 행사한 사건일까? 그렇게 믿고 싶다. 만약 조 후보자에 대해서 일백 번의 압수수색을 감행했던 윤 총장이 자신의 장모와 아내가 연루된 사건에 대해서도 일벌백계의 준엄한 수사권을 발동한다면 말이다. 다시 이번 여름에는 의사 파업의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정부가 공공의료 확대를 추진하자 의사협회가 파업에 나섰고 전공의와 의대생이 가세해 응급실까지 비워 버렸다. 환자의 목숨이 투쟁의 수단이 돼 버린 것이다. 결국 정책이 원점으로 돌아갔는데 의대생들이 의사 국시를 거부하다가 시험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렇게 되자 병원장 등 선배 의사들이 의사 수급 불균형을 강조하면서 시험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공공의료 확대를 위한 의사 증원에 반대하던 의사들이 의사 국시 거부로 인한 일시적인 의사 부족에 목을 매다니, 이것이 의료의 논리인지 돈의 논리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교육과정으로 돌아가 보자.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은 문과와 이과로 나뉜다. 문과에서 공부 잘하면 법대를 지망하고 이과에서 공부 잘하면 의대를 지망한다. 다는 아니지만 상당수가 그렇다. 그러니 적어도 대한민국 교육에서 법대와 의대는 적성이나 취향과는 무관하게 오직 성적만 좋으면 선택할 수 있는 무적성 비취향의 전공인 셈이다. 의대생은 국시와 전공의 과정을 거쳐 의사 선생님이 되고 법대생은 사법시험과 사법연수원 과정을 거쳐 판검사님이 된다. 사법시험에 합격하면 5급 공무원 자격을 받는데 2년의 사법연수원 과정을 마치고 판검사로 임용되면 2급인지 3급인지 4급인지 아리송한 대우로 전격 점프한다. 이 파격적인 대우에 과거 군사독재의 지배 논리가 개입됐다. 그래서 묻고 싶다. 이 과정에 숭고한 법의 정신이나 법정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인용되는 형평성이나 공정성의 철학이 작용하고 있는가? 이 과정에 히포크라테스의 선서 중에서 어떤 구절이 작용하고 있는가?지금도 여전히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이 벌이는 실랑이가 국정을 압도하고 있다. 이 실랑이가 일견 지루한 것도 사실이지만 한 꺼풀 걷어내면 검찰개혁의 속살이 보인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무소불위의 특권으로 무장한 검찰의 기득권을 제거하는 것이다. 검찰의 기소독점권 폐지, 검찰권 남용에 대한 민주적 통제, 검사에게 주어진 각종 특혜의 폐지가 핵심이다. 그렇다면 검찰개혁으로 직행할 일이고 검찰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으면 될 일인데 왜 이렇게도 시끄러울까. 과문의 소치인지 모르겠지만, 인류역사에서 기득권을 스스로 내려놓은 집단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기득권은 속성상 스스로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내려놓도록 강제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득권 집단의 힘이 강할 때는 기득권의 포기를 상상할 수 없다. 물론 그 집단의 힘이 가장 약한 경우에조차도 마찬가지다. 마르크스가 인류역사를 계급투쟁의 역사라고 말했을 때 그 본질은 기득권을 둘러싼 투쟁이며 기득권은 포기될 수 없는 것이기에 불가피하게 투쟁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기본권 신장·富 세습 통제도 진보의 흐름 기득권에는 권력적 기득권과 비권력적 기득권의 두 유형이 있다. 권력적 기득권에서 파생하는 파생적 기득권도 있다. 왕권 승계, 대통령선거, 군부독재 등이 권력적 기득권이라면 이에 기생하는 정보기구의 정보정치, 검찰기구의 무소불위의 권력행사, 권력과 재벌의 정경 유착은 파생적 기득권에 해당한다. 반면 종교와 언론, 검사와 의사의 특권은 비권력적 기득권에 속한다. 역사가 진보한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권력적 기득권의 핵심인 세습왕권의 소멸로 확인됐다. 대통령의 권력 행사가 지속적으로 통제되는 것도, 인권을 포함한 모든 기본권이 신장되고 제도화되는 것도, 상속과 증여를 통해서 부의 세습을 통제하는 것도 진보의 흐름이다. 권력적 기득권에 이어 비권력적 기득권 또한 제한되거나 소멸되는 시대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권력적 기득권인 군부독재가 사라지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권력의 진공상태를 검찰이 파생적 기득권의 기회가 도래한 것으로 오판하지 말기 바란다. 또한 식민지배와 군부독재에서 시민혁명이나 노동혁명의 과정이 없이 민주화되는 과정에서 청산되지 못한 비정상적인 특권이 판검사나 의사에게 계속 보장될 것으로 오판하면 안 될 것이다. 기득권은 그것이 권력적이든 비권력적이든 시대착오적이고 반사회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했다. 인간은 창과 칼로 승부하던 삼국지 정치를 넘어 민주주의를 발견하고 의회정치를 발명할 정도의 지혜로 무장했다. 또한 인간은 체계적인 교육과 학습, 반성과 성찰을 통해 스스로 발전시켜 온 종족이다. 그러므로 기득권에 집착한 투쟁을 고집할지 아니면 그 역사를 넘어설지 선택해야 한다. 지혜로운 자라면 응당 기득권에 집착한 역사를 버리고 기득권을 넘어선 새로운 미래를 선택할 것이다. 그래야 역사가 발전한다. 상지대 총장
  • ‘쌍용차 훈수’ 둔 이상직 “매각하지 마라…먹튀하니까”

    ‘쌍용차 훈수’ 둔 이상직 “매각하지 마라…먹튀하니까”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9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분야 부별심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쌍용차) 매각하지 마시라. 먹튀하니까”라며 쌍용차가 노동조합이 주도하는 사회적기업협동조합 형태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쌍용차 노노사 합의를 통해 해고노동자 전원복직했는데 상하이차, 마힌드라에 이어 매각이 불투명하다. (한 가지) 제안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의원은 홍 부총리에게 “(쌍용차는) 워크아웃과 회생절차를 한 다음 인적분할을 하시라. 그 근로자들 보면 퇴직금에 충당금, 자사주도 있는데 인적분할을 해서 생산전문회사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쌍용차가 생산하는 내연차는 그대로 생산하고, 기술독립한 (전기차) 회사들한테 주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테슬라 못지않은 회사가 (우리나라에) 많다. 재벌·대기업이 OEM 주는 시대는 끝났다. 쌍용차가 살길은 그거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개별기업의 투자유치라든가 처리문제에 대해서 제가 말씀드리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한국판 뉴딜의 일환으로 전기차 공급을 크게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던 중 나왔다. 이 의원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사회적기업협동조합 모델로, 물적·인적분할해서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좋은 노조의, 근로자의 사회적기업 형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 장관은 “근로자들이 참여하는 협동조합 모델을 상정하시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하나의 방안은 될 수 있겠지만 이렇게 하려면 노사간의 많은 논의가 필요할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사’ 빼고 인적분할해서 ‘노’만 생산하는 쪽으로 가면 된다는 말이다.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부친상 뒤 법정 서는 이재용…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출석할 듯

    부친상 뒤 법정 서는 이재용…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출석할 듯

    지난달 공판준비기일은 부친상으로 출석 못해약 9개월간 중단됐다가 지난달 재개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이 9일부터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간다.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로 지난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이 부회장이 이번에는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개 후 첫 공판을 9일 연다. 공판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어 이 부회장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공판준비기일에는 재판부의 출석 요구가 있었으나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로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부 변경에 따른 공판 절차 갱신, 쌍방의 항소이유 정리, 재판부의 석명사항에 대한 답변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삼성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298억 2535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상고심에서 일부 뇌물 혐의를 추가로 인정하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이 부회장의 구속여부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첫 공판에서 삼성을 질타하며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 마련을 주문했다. 이에 삼성이 준법감시위원회를 발족해 법원에 답변을 내놓자 양형 반영에 대한 논쟁이 일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재벌 봐주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1월 17일 공판 이후 박영수 특검은 “피고인들에게 편향적”이라며 재판부 변경을 신청했다. 기피 신청은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됐지만, 재판은 이로 인해 약 9개월간 중단됐다. 재판부는 재판 재개에 앞서 지난달 15일 준법감시위를 평가할 전문심리위원을 지정했고, 29일에는 특검 측 추천 후보도 받았다. 전문심리위원 선정은 9일 재판에서 마무리돼 이후부터 본격적인 심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트럼프를 버렸다… 애리조나의 배신

    트럼프를 버렸다… 애리조나의 배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러스트벨트에서 위스콘신주과 미시간주를 잡으며 백악관에 가까워진 데는 남부 선벨트 중 하나인 애리조나주에서 승기를 잡은 게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선벨트 3개주 가운데 핵심인 플로리다주를 빼앗긴 가운데 애리조나주에서도 패했다면 소송전이 불가피한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힘든 상황을 마주했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선거일(3일) 밤 11시 20분 폭스뉴스가 개표율 73%로 (애리조나에서)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전했을 때 그 소식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격분했다”고 전했다. AP통신 역시 곧 애리조나를 ‘바이든 승리’로 발표했지만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보도에 더 배신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밤을 새워 공화당 주지사 및 캠프 고문들에게 ‘분노의 전화’를 돌렸고, 정치 고문인 제이슨 밀러는 폭스뉴스에 전화로 보도 철회를 요구했지만 헛수고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은 폭스뉴스를 소유한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에게 연락을 취하느라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애리조나를 이겼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승리한 플로리다, 현재 근소한 우세를 보이는 노스캐롤라이나와 함께 선벨트 3곳을 휩쓸어 승부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었다. 바이든 후보를 러스트벨트 3개주를 모두 이겨야 하는 힘든 상황에 몰아넣을 수 있었다는 뜻이다. 특히 지난 72년간 민주당은 애리조나에서 1996년에만 한 번 이겼을 뿐일 정도로 보수성향이 강한 곳이다. 트럼프 캠프가 방심한 탓도 없지 않겠지만 피닉스·투손 등 애리조나의 주요 도시가 커지고 일자리가 늘면서 진보색이 강한 인근 캘리포니아에서 청년들이 유입된 것도 패배의 원인으로 꼽힌다. 소위 ‘매케인 효과’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숨진 존 매케인 전 공화당 상원의원과 앙숙으로 지내며 독설을 서슴지 않았는데, 매케인은 생전 ‘애리조나의 아들’로 불릴 만큼 지역구에서 두터운 지지를 받던 인물이었다. 또 플로리다와 달리 애리조나로 유입된 라틴계 표심을 충분히 얻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다 된 밥” 얕봤다가…애리조나서 밀린 트럼프 ‘노발대발’ [미 대선]

    “다 된 밥” 얕봤다가…애리조나서 밀린 트럼프 ‘노발대발’ [미 대선]

    NYT가 재구성한 대선일 백악관 상황개표 초반 플로리다 우세에 분위기 고조“애리조나서 바이든 승리” 예측에 ‘반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텃밭이던 애리조나주에서 밀리면서 개표 레이스에서 치명상을 입었다. 개표 초반까지만 해도 기대감에 부풀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한밤중 갑작스럽게 타전된 애리조나의 ‘배신’에 노발대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리조나는 이번 대선에서 경합주로 꼽힌 6곳 중 하나다. 하지만 트럼프 캠프는 이곳을 “다 된 밥”으로 낙관한 게 결정적 패인이었다고 한다. NYT가 재구성한 대선일 백악관 상황은 이렇다. 개표 초반 플로리다가 트럼프 우세 지역으로 떠오르자 백악관 분위기는 점차 고조되기 시작했다. 박빙 승부가 점쳐지던 곳에서 예상보다 이르게, 큰 폭의 격차로 승전보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한순간에 반전됐다. 오후 11시 20분 폭스뉴스가 애리조나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 예측을 긴급 타전한 게 찬물을 끼얹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애리조나 개표율은 73%에 그쳤는데, 친 트럼프 성향인 폭스뉴스가 다른 매체보다도 먼저 애리조나를 바이든 우세 지역으로 분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노발대발’했으며, 이때부터 밤을 새워 공화당 주지사 및 캠프 고문들에게 ‘분노의 전화’를 돌리면서 상황이 긴박하게 흘러갔다. 정치 고문인 제이슨 밀러는 격분한 상태로 폭스뉴스에 전화를 걸어 예측 철회를 요구했지만 헛수고로 돌아갔고, 곧이어 AP 통신마저 애리조나를 바이든의 승전지로 꼽았다. 다만 NYT 등은 현재까지 어느 쪽으로도 승리를 예측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 고문인 재러드 쿠슈너도 폭스뉴스를 소유한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에게 접촉하느라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트럼프 대통령이 애리조나를 놓친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숨진 존 매케인 전 공화당 상원의원과 앙숙으로 지내며 독설을 서슴지 않았는데, 매케인은 생전 ‘애리조나의 아들’로 불릴 만큼 지역구에서 두터운 지지를 받던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인 비난을 멈추라는 측근의 조언을 귀담아듣지 않았고, 이 때문에 표심이 돌아섰다는 게 NYT의 해석이다. 특히 애리조나로 유입된 라틴계 표심을 충분히 얻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리조나와 달리 플로리다를 품에 안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지역에서 라틴계 지지를 얻어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편 이날 현재 바이든 후보는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과반인 270명에 6명 모자라는 264명을 확보했다. 앞으로 6명의 선거인단만 추가로 확보하면 대선의 승자가 될 수 있다. 반면 선거인단 214명을 확보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려면 남아있는 4개 경합 지역(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주)을 모두 석권해야 한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검찰, 정경심에 징역 7년 구형…“국정농단과 유사한 사건”

    검찰, 정경심에 징역 7년 구형…“국정농단과 유사한 사건”

    과거 조국 SNS도 언급하며 “고위층이 법을 어긴 사건”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7년과 벌금 9억원을 선고하고, 1억 6000여만원의 추징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조국 전 장관의 인사 검증 과정에 많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 사건 수사가 시작됐다”면서 “시민사회의 요구에 따라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 사건으로 ‘국정농단’ 사건이 있는데, 그 사건과 유사한 성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학벌의 대물림이자 부의 대물림이며, 실체적으로는 진실 은폐를 통한 형사처벌 회피”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또 “조국 전 장관은 과거 SNS에서 재벌기업 오너를 향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지키라고 하진 않겠다. 그러나 법을 지키라고 했다’고 일갈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건이야말로 고위층이 법을 지키지 않은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정경심 교수는 2013∼2014년 조국 전 장관과 공모해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비롯한 각종 서류를 허위로 발급받거나 위조해 딸의 서울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활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조국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취임하자 공직자 윤리 규정을 피하기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에 차명으로 투자하고, 허위 컨설팅 계약을 통해 1억 5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정경심 교수는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자산관리인 김경록씨를 시켜 자택과 동양대 연구실 PC를 빼내도록 한 혐의도 있다. 그러나 정경심 교수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금요칼럼] 군자와 소인/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군자와 소인/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한국은 흑백논리의 진영 싸움이 심하다. 조선 시대에 피 튀기는 300년 당쟁이 있었다면, 현재는 당쟁 뺨치는 정쟁이 온 나라를 뒤흔든다. 심지어 일반 장삼이사까지도 진영 싸움으로 쫙 나뉜 것 같다. 혁명과 이념 투쟁의 시기인 20세기가 지난 지 오래인데, 한국은 여전히 진영으로 갈라져 전쟁 중이다. 왜 유독 한국 사회에 이런 현상이 두드러질까? 가까운 근현대 역사를 보면 수긍이 간다. 같은 세상에서 역사적 경험은 양극처럼 달랐기 때문이다. 개화와 척사, 항일과 친일, 친미와 친소,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남쪽과 북쪽, 민주와 독재, 노동과 재벌 등등 지난 150여 년 한국 역사는 양자택일을 늘 요구했다. 동족상잔의 전쟁까지 겪었다. 이렇게 몇 세대가 이어지다 보니, 불과 몇 개월 만에 마스크 착용이 자연스럽듯이, 이제는 익숙하다 못해 친숙하기까지 하다. 공통분모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갈라진 여의도요, 5000만 국민의 건실한 교집합조차 없는 것처럼 보이는 대한민국이다. 그런데 이런 특이 현상의 원인을 근현대사의 경험 때문만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까? 분단도 없었고 전쟁(내전)도 없었던 조선에서는 왜 그토록 자자손손 대를 이어가며 양쪽으로 나뉘어 피 터지게 싸웠을까? 한반도의 정치판을 흑백논리 이전투구로 만든 역사적 연원은 좀더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혹시 흑백논리로 볼 때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유교의 영향과는 무관할까? 국가는 문명 수준이 낮을수록, 사람은 인식 수준이 낮을수록, 선악에 기초한 저급한 흑백논리가 횡행한다. 어린이용 만화영화의 선악 구도가 대체로 선명한 데 비해, 일반 영화의 구도가 단순하지 않은 것은 좋은 방증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내세를 강조하는 종교가 아니면서도 유교의 인간관은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 인간의 부류를 군자와 소인으로 칼로 무 베듯이 확연히 갈랐기 때문이다. 유교의 가치 기준에서 군자는 절대 선이요, 소인은 절대 악이다. 그러나 한 인간이 절대 선하거나 절대 악할 수는 없다. 사람에게 선과 악은 화학적으로 혼재해 있지, 수학의 공식을 적용해 인수분해 해낼 대상은 전혀 아니다. 누구에게나 선과 악은 공존하되, 다만 이성으로 조절하는 능력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비유하자면, 이성애 성향과 동성애 성향도 모든 사람에게 내재하되, 그 본능적 비율이 사람마다 차이가 날 따름이다. 그런데도 조선 시대 500년간 군자·소인 이데올로기는 한반도를 만화영화의 세계로 몰아넣었다. 이런 조선 사회에서 어떤 이가 소인이라고 탄핵을 당하면, 그것은 ‘금수만도 못한 놈’이라는 낙인을 받은 꼴이다. 한마디로 인간이 아니라는 얘기다. 본인은 말할 나위도 없고, 자손만대를 이어가며 그 문제로 싸울 수밖에 없다. 개인 차원을 넘어 가문의 수치를 묵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치 종교 분쟁과도 흡사하다. 신을 믿는 사람들 사이의 싸움은 일반인보다 더 치열하고도 처절하다. 패배를 인정할 경우 자신의 신이 열등함을 인정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자, 자기가 신의 가호에서 제외됐음을 자인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조선에서 종교전쟁은 없었지만, 정치무대와 지식인사회에서 날마다 벌어진 군자·소인 논쟁의 속성도 그 본질은 비슷했다. 어떤 논쟁이 군자·소인 논쟁으로 비화하는 순간 서로 불구대천의 원수가 돼 장기전에 돌입하기 마련이었다. 이런 문화적 유전인자에 근현대사의 양자택일 경험이 더해져서 여전히 작동하는 것 같다. 사실상 반면교사뿐인 당쟁을 ‘붕당정치’라는 미사여구로 그럴싸하게 포장하면 과거의 역사가 새롭게 탄생할까? 저급한 꽹과리 수준의 깽판을 ‘정당정치’라고 호도하면 지지도가 올라갈까? 이참에 역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비전을 갖는다면, 지금 야당은 향후 여당의 지위를 오래 누릴 것이다.
  • ‘주호영 몸수색’이 불붙인 ‘의전 관행’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무이슈]

    ‘주호영 몸수색’이 불붙인 ‘의전 관행’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무이슈]

    국회는 여전히 위계와 의전이 강한 공간이다. 국회 본청 가운데 정문으로는 의원만 다녀야 한다는 관행이 있을 정도다. 이토록 엄숙주의를 강조하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지난 28일 야당 원내대표가 청와대 경호 요원에게 몸수색을 받았다. ‘원칙’ 대로라면 별문제가 없는 사안이지만 ‘관행’이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 국회 안방에서 원내 대표가 몸수색을 당한 것은 의전 관례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국회 밖 시민들은 이 ‘관행’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VIP 못 알아본 경호 요원 ‘융통성’이 문제? 2030세대는 관행이 여야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은 것을 지적했고, 원칙을 넘어선 관행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VIP 의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한국적 정서’가 사건을 키웠다는 4050세대의 지적도 있었다. 회사원 이모(29)씨는 “정치인들끼리 급 맞춰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여야 대표가 똑같이 관례의 적용을 받지 못했다면 공평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경호처 업무 지침에 따르면 국회 행사에 경우 5부 요인, 정당 대표 등에는 검색을 면제하고 있다. 정당 원내 대표는 면제 대상이 아니지만 당 대표와 동반 출입하는 경우 관례상 검색을 면제를 해왔다. 원칙상 뒤늦게 홀로 환담장에 도착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검색 대상이었다. 검색 요원은 ‘원칙’에 따라 몸 수색을 했다. 대학원생 서모(30)씨는 “관례·관행이라면서 (여당은) 봐줄 걸 다 봐주면서 청와대 경호처가 굳이 ‘규정’(원칙)을 강조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관례는 공동체가 동의하더라도 절대성을 갖지 않는데 도대체 관행이 뭐기에 원칙을 넘어서느냐”고 되물었다. 경호처는 사건 당일 ‘절차상의 문제는 없으나 검색요원이 융통성을 발휘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표명했다. 한 여당 인사도 “경호 요원이 (주 원내대표의) 얼굴을 못 알아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VIP 얼굴을 못 알아본’ 경호 요원의 ‘융통성’이 사건의 원인인 양 지목됐다. 이날 주 원내대표를 검색한 경호처 직원은 20대 여성 경호원으로 알려졌다. ·“테러방지 차원 원칙 중요” vs “원칙도 공평했어야” 양측 입장이 모두 이해된다는 답변도 있었다. 자영업자 박모(50)씨는 “평창올림픽 때처럼 있는 규정을 깨고 북한 선수를 발탁한 거라면 공정하냐 아니냐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이 문제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최근 신발 테러를 당해서 쫄아있는 경호처의 입장도, 국회 안방에서 전례 없이 수색당한 주호영 원내대표의 입장도 다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한국사회가 의전(儀典)을 중시하다 보니 원칙을 넘어서는 불필요한 관행이 생겼다는 의견도 있었다. 회사원 김모(48)씨는 “해프닝에 불과해 보이는 사건에 야당이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반응하는 것 같다”면서 “(야당의 항의는) 결국 감히 국회의원의 체면을 무너뜨리느냐는 분노와 저항감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체면·권위 따지는 ‘특권’ 아닌 배려 의식 필요 의전은 국가 간 ‘격’을 맞춘다는 외교용어지만, 체면과 권위를 유독 중시하는 우리식 정서를 만나 ‘특권 의식’으로 변질된 경향이 있다. 2018년 한진 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 의혹으로 이제는 제한된 공항의 과잉 의전이 대표적이었다. 현행법은 대통령과 5부 요인, 국외 원내교섭 단체 대표, 장애인 등에게만 공항 의전을 제한하고 있지만, 항공사들은 일등석 탑승자나 재벌 총수 등 일부 상류층에 대해서도 그동안 ‘관행’적으로 전용출국우대심사, 휴대품 대리 의전 등을 제공해왔다. 비서만 2700여명이 근무하는 국회에서는 의원 선수(選數)에 따른 자리 배치, 연설 순서 등을 챙기는 일이 주요 의전 중 하나다. ‘잘 모시는 것’ 못지않게 상대방에게 제대로 대우받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상병 인하대학교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국회 관례는 서로 격을 맞춰 나가는 방식이자 상대 측을 향한 배려”라면서 “담장을 낮추겠다는 청와대가 가장 중요한 파트너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게 아쉽다”고 평가했다. 한 국회 관계자도 “고쳐야 할 낡은 관행이 (국회에)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모든 관례를 없애야 할 것으로 본다면 조직의 질서도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호영 원내대표는 29일 ‘의전이 매끄럽지 못했던 것에 대단히 죄송하다’는 경호처 측의 사과를 받았으며, 이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 20대·40대 ‘1인 2역’도 거뜬… 한결같은 ‘믿보예배’

    20대·40대 ‘1인 2역’도 거뜬… 한결같은 ‘믿보예배’

    모성애 강한 엄마·천재 물리학자 오가딸 생각에 더 몰입···‘토마토’ 소품 활용도“과거로 가고 싶지 않을 만큼 지금 좋아김희애 등 선배들 활약 보며 자신감 가져”“믿고 보는 배우와 예쁜 배우, 둘 다 하면 안 될까요? ‘믿보예배’요!” 1993년 데뷔 때부터 미모로는 항상 최상위에 자리했던 배우 김희선은 어떤 배우이길 바라는지 묻자 호쾌하게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앨리스’에서 1인 2역을 해낸 김희선은 20대부터 40대를 동시에, 또 제대로 소화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지난 27일 화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선 그의 밝은 에너지와 솔직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초창기 히트작 ‘미스터Q’(1998), ‘토마토’(1999)에서 똑 부러지는 연기를 하는데도 김희선 앞엔 외모 관련 수식어가 먼저 붙었다. 이후 20년 이상 끊임없이 달리며 시청자의 신뢰감을 차곡차곡 쌓았다. 최근 ‘품위있는 그녀’(2017) 속 재벌가 며느리, ‘나인룸’(2018)의 변호사 등 연기 변신도 이어졌다. SF 장르 ‘앨리스’는 시간 여행 설정과 액션신은 물론 엄마 박선영과 물리학자 윤태이를 오가는 캐릭터 등 도전의 연속이었다. 이 중에서도 김희선은 아들 박진겸(주원 분)을 살리려는 엄마의 모성애에 초점을 맞췄다. “처음부터 감독님께 모성애를 확실히 보여 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래야 진겸이도 엄마를 구하러 갈 수 있으니까요. 반면 물리학자 태이는 양자 역학, 평행 세계, 시간 여행 등 비밀을 시청자와 함께 파헤치는 인물로 접근했고요.” 초등학교 5학년생 딸을 둔 엄마라는 점은 연기에 큰 도움이 됐다. 선영을 연기할 땐 딸을 생각하면서 몰입했고 이 때문에 눈물이 너무 나와 오히려 애를 먹기도 했다. 진겸 엄마에게 현재를 반영했다면, 20대 연기에는 ‘토마토’ 속 김희선이 녹아 있다. 그때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환기시키고 싶어 곱창 밴드나 머리띠 등 당시 소품을 활용했다는 그는 “허스키해진 목소리만큼은 그때로 가기 힘들었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딸과 손잡고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지금이 가장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앨리스’처럼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고 해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이유다. “20대 땐 작품 선택이나 연기에서 수동적인 편이었어요. 지금은 상의하고 고민하면서 작품을 만들 수 있어 정말 좋아요. 출산 후 휴식기를 가지면서 열정도 다시 불타올랐고, 40대로서 볼 수 있는 것들이 생겼어요.” 배우 김희애, 김혜수 등 중년 이후에도 파격적인 역할과 연기 변신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선배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 자신감도 생긴다고 했다. “후배들에게는 이렇게 떠올릴 수 있는 배우로, 시청자들에게는 늘 한결같은 배우로 남고 싶다”는 게 톱여배우 김희선의 어쩌면 소박한 바람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국민의힘, 청년 비대위원 뽑아놨더니… 연일 ‘상속세 인하’ 목청

    국민의힘, 청년 비대위원 뽑아놨더니… 연일 ‘상속세 인하’ 목청

    김종인 ‘보수 정당 체질 변화’ 노력 상황김재섭 위원 “높은 상속세 기업 존속 부담순자산 기준인 자본순이득세로 바꿔야”당 일각 “지도부 내부서도 위기관리 안돼” 박용진 “상속세 60%보다 더 올려야” 비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로 재벌들의 상속세 문제가 또다시 불거진 가운데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영입한 청년 비대위원이 잇달아 상속세 완화 목소리를 내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경제민주화와 공정경제 3법 등을 외치며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는 마당에 청년 비대위원이 앞장서 재벌의 논리를 대변하자 지도부 내부에서도 “위기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재섭 비대위원은 2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재벌을 옹호할 마음이 없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상속 과정에서 저지른 위법 사항이 있다면 확실하고 분명하게 징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비대위원은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최대주주 할증 제도까지 붙이면 65%까지 높아지는데 세계에서 단연 1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높은 상속세·증여세율은 기업의 존속에 상당한 부담을 유발하고, 자연스럽게 고용과 투자와 생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상속세를 총자산 기준 과세에서 순자산 기준 과세인 자본순이득세로 바꾸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비대위원은 지난 26일 비대위 비공개 모임에서도 상속세 관련 발언을 했지만 김 위원장으로부터 “그건 법에 정해져 있는 것”이라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회장 별세 직후 보수 정당에서 상속세 인하를 언급하면 반대 진영으로부터 당연히 비판을 받지 않겠느냐. 그런데 그 말을 가장 참신해야 할 청년 비대위원이 한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당내 청년 정치인들이 크고 작은 논란을 일으켜 김 위원장도 골치가 아픈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당들은 즉각 국민의힘을 비판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부잣집 자녀들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기회를 얻느냐”며 “상속세를 60%보다 더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는 “기업의 세금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싶은 친기업, 친재벌적인 본성이야 알겠지만 자중하길 바란다”며 “(상속세 인하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물리적 나이가 젊다고 청년을 대변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중요한 건 사고가 젊어야 하는데, 그런 청년을 뽑지 못한 건 김 위원장의 실책”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kh2011@seoul.co.kr
  • ‘디커플링’ 저자 “한국 대기업도 조언 구해…핀테크 분야 관심 많아”

    ‘디커플링’ 저자 “한국 대기업도 조언 구해…핀테크 분야 관심 많아”

    경영 전략서 ‘디커플링’(Decoupling)의 저자이자 관심 경제학 전문가 탈레스 S. 테이세이라 전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가 온라인으로 한국 시청자들을 만났다. 28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2020 스타트업콘’(STARTUP:CON) 기조 연설에서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온라인 생중계로 참여한 테이세이라 교수는 ‘디커플링: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로운 흐름’을 주제로 신생 기업의 전략을 제시했다. 디커플링은 테이세이라 교수가 8년간 기업 사례 연구를 통해 만든 개념으로 ‘탈동조화’로 직역할 수 있다. 고객의 소비 활동의 단계들 중 일부를 끊고 들어가 혁신의 기회를 잡는 것을 말한다. 에어비앤비, 우버, 아마존 등 대기업으로 성장한 스타트업들을 이런 전략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날 발표에서 테이세이라 교수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를 예로 들어 ‘디지털 파괴’를 설명했다. CD나 DVD를 배송하던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뒤 인터넷망 업체 컴캐스트와 사용료 지불 분쟁을 빚었다. 그러나 “넷플릭스를 보기 위해 컴캐스트의 고급 서비스를 구매한다”는 논리로 서비스 사용료 지급 요구에 대응할 수 있었다. 과거와 달라진 시청자 소비패턴 덕분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거 기업에서 없던 최근의 일들을 ‘디지털 파괴’라고 부를 수 있다”면서 “이 상황에서 디커플링을 통해 혁신을 이룬 기업들은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그는 55개 기업 분석을 통해 스타트업에게 고객의 돈, 시간, 노력을 줄여주기 위한 ‘레시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게임 전용 인터넷 개인 방송 서비스 트위치를 거론하며 “트위치는 게임을 구경하는 것을 가치 창조 활동으로 만들어내 6000만명이 돈을 내고 접속할 수 있게 했다”고 예시했다. 특히 디커플링의 가치 창출은 통합보다 시장의 요구를 활용하는 ‘전문화의 힘’에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스타트업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7개 영역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의 소비를 살펴본 결과 식품, 의류, 주거, 치료, 이동, 오락, 학습 등 7개 분야에서 소비의 86~94%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 분야 안에서 디커플링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기업들도 혁신에 대한 의견을 요청해 왔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상위 5~10위 재벌 기업들이 조언을 구했다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 좋은 제품으로 선두주자로 나갈 수 있었는데, 이제는 이 과정을 건너뛰는 기업 나오고 있다는 게 한국 대기업의 고민”이라며 “고객중심 혁신이 무엇인지 질문해왔다”고 부연했다. 이어 “최근 한국, 중국 등의 핀테크와 지불결제 스타트업 등에 관심이 많다”면서 “미디어, 리테일, 헬스케어 분야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재계 거인’의 마지막길..박찬호 “삼성 제품 자랑했다”

    ‘재계 거인’의 마지막길..박찬호 “삼성 제품 자랑했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례 사흘째인 27일 ‘재계 거인’의 마지막길에 꽃을 놓으려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은 정·재계뿐 아니라 이 회장이 생전 애정을 품고 후원한 문화·예술·체육계 인사들이 대거 찾아 깊은 애도를 전했다.  서울삼성병원 빈소를 찾은 피아니스트 백건우씨는 “아버님을 잃은 것 같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와 아내 윤정희씨는 이 회장과 종종 부부동반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씨는 각각 2000년, 2011년 이건희 회장이 부친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을 기리며 만든 호암상 예술상을 수상한 인연이 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박찬호 선수의 방문도 눈길을 끌었다. 박 선수는 “이재용 부회장와 이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과 인연이 있다”며 “(빈소에서 이 부회장과) 옛날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그는 “고인을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미국 진출 초창기부터 LA다저스에 있던 컴퓨터 모니터가 삼성 제품이어서 동료 선수들에게 그걸 자랑했었다”고 회고했다.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의 조문도 끊이지 않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오전 10시 30분쯤 이날 첫 조문객으로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20여분간 빈소에 머물다 나온 구 회장은 취재진에게 “고인은 우리나라 첨단 산업을 크게 발전시킨 위대한 기업인”이라며 “재계의 큰 어르신들이 오래 계셔서 많은 가르침을 주시면 좋을 텐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범 LG 가의 구자열 LS 회장과 구자용 E1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도 장례식장을 찾았다. 삼성 일가와 LG가는 사돈 관계다. LG 구인회 창업회장의 3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누나 이숙희 여사가 1957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황각규 롯데 이사회 의장과 조현준 효성 회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 두 차례 발걸음했다. 조 회장은 “어릴 때 한남동 자택에서 살 때 (삼성가) 강아지들이 너무 예뻐서 제가 이재용 부회장과 잘 놀았는데 고인께서 저희에게 강아지 두 마리, 진돗개 두 마리를 보내주셔서 가슴이 따뜻한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윤종원 기업은행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등도 이날 이 회장을 찾았다.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과 아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도 함께 방문했다. 이재용 부회장과 절친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고인을 떠나보내니 저도 충격이고 힘들다”며 “지금 들으실 순 없지만 고인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저희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추모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홍구 천 국무총리 등 정관계 인사들도 대거 장례식장을 방문했다. 한때 ‘삼성 저격수’로 꼽혔던 박 장관은 조문을 마친 뒤 “30여년 전 대한민국의 먹을거리를 반도체로 선택한 고인의 통찰력을 높게 평가한다”며 “재벌 개혁은 잊혀서는 안 되는 화두이며 재벌 개혁이 삼성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하는 데 앞으로도 많은 힘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영결식과 발인은 28일 오전 진행된다. 삼성 측은 현재 발인 시간과 장례 절차 등 구체적인 장례 일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 않다. 재계에 따르면 28일 오전 7시반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을 진행하고 발인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가족장으로 치러지는 만큼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내에서 비공개로 영결식을 마칠 예정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삼성 상속세 인하?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정의당 비판

    “삼성 상속세 인하?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정의당 비판

    정의당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 이후 약 10조원의 상속세를 감경해주자는 논의가 정치권 일각과 재계를 중심으로 제기된 데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강은미 원내대표는 28일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 일부 의원의 상속세 완화 주장과 관련, “기업의 세금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싶은 친기업, 친재벌적인 본성이야 알겠지만 자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삼성이 국정농단 사건과 연루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진 이유가 바로 경영권 편법 승계 때문 아니냐”며 “그런데도 상속세 인하를 주장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건희 회장 별세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이 재산을 물려받으면서 내야 하는 상속세 규모가 총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삼성생명법 발의한 박용진 조문에 이재용 반응

    삼성생명법 발의한 박용진 조문에 이재용 반응

    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망설이다 간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빈소에서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이 ‘감사하다’며 손을 잡아주었다고 밝혔다. 박용진 의원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총 자산의 3% 외에 모두 매각하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해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박 의원은 고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지적,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술책이라며 한국의 대표적 재벌 삼성그룹 공격에 앞장서 왔다. 박 의원은 조문 당시 “(유족이) 혹시 불편할까 봐 조문을 올까 말까 고민을 했다.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에게 위로를 드리러 왔다. 삼성이라는 기업을 응원드리려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조문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저라는 존재가 그분들한테는 불편할 수 있는데 박용진이 고인을 추모하러 가는 자체가 국민들에게 조금은 마음 편한 모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박 의원은 “왔을 때 어떻게 대할까라고 생각했는데 이재용 부회장이 저를 보더니 두어 걸음을 툭 앞으로 나와 손을 딱 잡더라. 이 부회장이 ‘이렇게 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제가 오는 게 유족들에게 불편하실까 봐서 올까 말까 고민했다 이렇게 말을 했더니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오늘 이렇게 와주신 것 자체로 많은 위로다’”라며 고마움을 나타냈다고 소개했다. 박 의원은 “옆에 있던 (고인의 부인) 홍라희 여사도 고맙다면서 뭔가를 이렇게 간절하게 말씀을 하셨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 말씀을 전하기는 그렇다”며 홍 여사가 자신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열린세상] 거인의 퇴장/김세연 전 국회의원

    [열린세상] 거인의 퇴장/김세연 전 국회의원

    나는 애플빠다. 2009년 12월 KT가 애플 아이폰 3GS를 출시한 이후 한 번도 아이폰이 아닌 휴대전화를 쓰지 않았다. 1991년 애플의 일체형 PC ‘매킨토시 클래식’을 쓰게 됐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나 있었지만, 오리지널 ‘매킨토시’의 3세대 보급형인 ‘클래식’을 쓰는 것은 잡스의 혁신 에너지를 받는 느낌을 들게 했다. 한국 PC시장의 절대 소수자인 맥 사용자로서 겪는 호환성 문제는 늘 감수하면서도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절대 강자 콤비에 대한 무언의 저항을 하면서 뿌듯한 기분도 들었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지난달 어느 세미나에서 발표자가 자신의 ‘맥북’ 노트북과 빔 프로젝터의 연결이 원활치 않자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애플 쓰면 안 돼’라는 자조 섞인 얘기를 내뱉는 것을 들었다. 환경이 다변화된 지금도 이런 상황인데 하물며 1990년대에는 출판과 그래픽의 전문 디자이너 말고는 애플 기종은 쓰면 안 되는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그래도 절대 강자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또 혁신의 아이콘이자 나의 우상이었던 잡스를 응원하기 위해 계속 애플 컴퓨터를 써 왔다. 요즘엔 쓰지 않는 단어가 된 ‘장거리 전화’나 ‘PC통신 서비스’도 한국통신(현 KT)의 독점적 시장 지배에 대한 반항심리가 작동해 줄곧 데이콤과 천리안만 고집했다. 미국 렌터카 업계의 절대 강자인 ‘허츠’를 뒤쫓는 2위 ‘에이비스’의 “우리는 2등입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일합니다”라는 광고문구를 보고 마음으로 격하게 박수를 쳤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잘난 사람, 잘나가는 사람에 대한 시기와 질투는 늘 깃들어 있기 마련이라 삼성에 대해서 왠지 호의적인 생각이 잘 들지는 않았다. 삼성이 과거에도 잘나가긴 했어도 지금과 같이 이렇게 압도적인 것은 아니었다. 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많은 재벌이 몰락하고 결과적으로 삼성은 국내에서는 비교 불가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 한편 가전시장에서의 삼성ㆍLG의 선의의 경쟁, 자동차시장에서의 현대ㆍ기아차의 선전으로 세계 곳곳에 한국 기업의 광고판이 걸리기 시작했다. 아이폰 쇼크와 노키아의 몰락에 자극받은 삼성이 갤럭시 시리즈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면서 외국인들이 자신의 핸드폰이 삼성 갤럭시라고 덕담과 자랑을 건네면서 내 핸드폰이 아이폰인 걸 보고는 의아해하며 왜 삼성 폰을 쓰지 않느냐고 물을 때에도 ‘한국 사람은 다 삼성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늘 맴돌았다. 요즘엔 무상급식 가지고 논쟁을 안 하지만, 2011년에는 무상급식 논쟁이 뜨거웠다. 대한민국이 고도성장국가에서 성숙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과정에서의 진통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이건희 회장뿐만 아니라 애꿎은 손자까지 이 논쟁에 예외없이 소환돼 수시로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데도 이들에 대해 ‘안됐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2012년 19대 국회에서 남경필 전 의원을 비롯해 뜻 맞는 동료 의원들과 함께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구성했다. 당시만 해도 대한민국의 발전을 막는 제1의 문제가 재벌들의 시장지배력 남용이라 볼 수 있었고, 보수정당에서도 근본 해법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우리 경제의 절대강자인 삼성의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진보의 과격한 처방보다는 많이 완화시켰지만 이전에 보수정당에서는 내놓지 않던 안을 내놓았다. 절대강자인 삼성에 대해 우리가 동정심을 발휘하진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나 보다. 그래서인지 별세 소식을 접하고도 첨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그다음 날, 한 전직 삼성 임원의 추도사를 읽게 됐다. 읽는 내내 계속 울컥하며 속에서 무언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나도 그에게 졌던 빚이 있다는 걸 몸의 반응이 알려준 것일까. 후발주자로서 ‘산업의 쌀’인 반도체 산업을 평정한 것 자체로도 대단하지만, ‘대한민국도 압도적인 세계 1위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우리 국민 뇌리 속에 깊이 심어 국가공동체의 DNA를 바꾸어 냈다고 할 수 있다. 한 거인의 집념과 결단이 나라 전체 운명의 경로를 바꾼 것이다. 그가 떠났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 재벌 금융사, 비금융 출자 4년새 3300억 늘어

    재벌그룹 금융사가 비금융 계열사에 대한 출자를 해마다 늘려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이 편법적으로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것은 아닌지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자산총액이 10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을 의미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채무보증 현황과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 현황을 27일 공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금산복합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가 출자한 비금융 계열사에 대한 출자금액은 증가세다. 2016년 2900억원이었던 출자액은 2017년 3200억원, 2018년 5100억원, 지난해 4800억원, 올해 6200억원으로, 지난해 소폭 줄어든 것을 빼면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11개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의결권 행사 현황을 점검한 결과 7개 대기업집단 소속 13개 금융·보험사가 주주총회에서 총 74회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한화 소속 한화투자증권은 데이터애널리틱랩에, HDC현대산업개발 소속 엠엔큐투자파트너스는 HDC아이앤콘스에 각각 네 차례 위법한 의결권을 행사했다.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사는 계열사 주식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공정위는 한화투자증권엔 경고, 엠엔큐투자파트너스엔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 측은 “금융·보험사의 비금융 계열사에 대한 출자가 증가세에 있고 위법한 의결권 행사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금융·보험사를 통한 우회적 계열출자와 편법적 지배력 확대 여부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동향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삼성 10조 세금’에… 국민청원까지 간 상속세 인하 논란

    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배우자, 자녀, 부모, 제3자 등 상속인별 구분이 없이 상속세 최고 세율이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일본(55%) 다음으로 높다. 미국과 영국의 최고 상속세율은 40%, 독일은 30% 수준이다. 재계에서도 그간 상속세율 인하,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 폐지 등 상속세 부담 완화를 요구해 왔다. 기업을 승계할 때 상속세 부담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 기업인들이 기업 물려주기를 포기하고 매각을 고민하는 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이 사라지게 만들고 국가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논리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세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피상속인이 탈세, 주가 떨어뜨리기 등 왜곡된 경제활동을 할 가능성이 커 오히려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때문에 상속세율을 낮추든지 최대주주 할증을 없애는 방식으로 수용 가능하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세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속세의 취지 자체가 ‘부의 분산을 통한 기회 균등´이라는 점에서 상속세율의 인하나 폐지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선다. 1997년 헌법재판소도 상속세 제도에 대해 ‘재산 상속을 통한 부의 영원한 세습과 집중을 완화해 국민의 경제적 균등을 도모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명확히 밝힌 바 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지만 10~50%까지 누진세를 적용하고 있고, 다양한 공제 제도를 두고 있기 때문에 대재벌을 제외하고는 실제 상속세 부담이 크지 않다”며 “부의 편중이 기회의 불평등 문제로 확산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상속세 폐지는 지나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쏘아 올린 ‘상속세 논란´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며 확전되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상속세를 없애 주세요´란 제목으로 상속세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게시돼 이날 오후 4시 현재 6500여명으로부터 청원 동의를 받았다. ‘상속세 논란’은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그룹 지분에 대한 상속세가 10조원 이상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촉발됐다. 국내 주식 부자 1위인 이 회장의 삼성 계열사 주식 평가액은 18조 2000여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 보통주 4.18%, 삼성전자 우선주 0.08%,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88%, 삼성SDS 0.01%, 삼성라이온즈 2.50% 등을 들고 있다. 상속 재산이 30억원이 넘으면 상속세 최고세율 50%가 적용되고 고인이 대기업 최대주주이거나 최대주주의 가족 등 특수관계인이면 20%의 할증이 붙는다. 자진신고 공제 3%를 적용하면 유족들은 10조 6000여억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천문학적인 상속세가 눈길을 끌면서 ‘상속세율이 과도하다’는 주장이 불거지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삼성 상속세’ 공방이 가열됐다. 전날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세 감면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날 정의당은 “이 부회장의 비선 경호실을 방불케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5월 국회입법조사처도 21대 국회가 검토해야 할 주요 입법·정책 현안으로 “명목 상속세
  • ‘삼성 10조 세금’에… 국민청원까지 간 상속세 인하 논란

    ‘삼성 10조 세금’에… 국민청원까지 간 상속세 인하 논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쏘아 올린 ‘상속세 논란´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며 확전되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상속세를 없애 주세요´란 제목으로 상속세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게시돼 이날 오후 4시 현재 6500여명으로부터 청원 동의를 받았다. ‘상속세 논란’은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그룹 지분에 대한 상속세가 10조원 이상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촉발됐다. 국내 주식 부자 1위인 이 회장의 삼성 계열사 주식 평가액은 18조 2000여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 보통주 4.18%, 삼성전자 우선주 0.08%,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88%, 삼성SDS 0.01%, 삼성라이온즈 2.50% 등을 들고 있다. 상속 재산이 30억원이 넘으면 상속세 최고세율 50%가 적용되고 고인이 대기업 최대주주이거나 최대주주의 가족 등 특수관계인이면 20%의 할증이 붙는다. 자진신고 공제 3%를 적용하면 유족들은 10조 6000여억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천문학적인 상속세가 눈길을 끌면서 ‘상속세율이 과도하다’는 주장이 불거지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삼성 상속세’ 공방이 가열됐다. 전날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세 감면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날 정의당은 “이 부회장의 비선 경호실을 방불케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5월 국회입법조사처도 21대 국회가 검토해야 할 주요 입법·정책 현안으로 “명목 상속세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배우자, 자녀, 부모, 제3자 등 상속인별 구분이 없이 상속세 최고 세율이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일본(55%) 다음으로 높다. 미국과 영국의 최고 상속세율은 40%, 독일은 30% 수준이다.재계에서도 그간 상속세율 인하,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 폐지 등 상속세 부담 완화를 요구해 왔다. 기업을 승계할 때 상속세 부담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 기업인들이 기업 물려주기를 포기하고 매각을 고민하는 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이 사라지게 만들고 국가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논리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세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피상속인이 탈세, 주가 떨어뜨리기 등 왜곡된 경제활동을 할 가능성이 커 오히려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때문에 상속세율을 낮추든지 최대주주 할증을 없애는 방식으로 수용 가능하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세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속세의 취지 자체가 ‘부의 분산을 통한 기회 균등´이라는 점에서 상속세율의 인하나 폐지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선다. 1997년 헌법재판소도 상속세 제도에 대해 ‘재산 상속을 통한 부의 영원한 세습과 집중을 완화해 국민의 경제적 균등을 도모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명확히 밝힌 바 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지만 10~50%까지 누진세를 적용하고 있고, 다양한 공제 제도를 두고 있기 때문에 대재벌을 제외하고는 실제 상속세 부담이 크지 않다”며 “부의 편중이 기회의 불평등 문제로 확산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상속세 폐지는 지나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삼성 10조 세금’에… 국민청원까지 간 상속세 인하 논란

    ‘삼성 10조 세금’에… 국민청원까지 간 상속세 인하 논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쏘아 올린 ‘상속세 논란´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며 확전되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상속세를 없애 주세요´란 제목으로 상속세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게시돼 이날 오후 4시 현재 6500여명으로부터 청원 동의를 받았다. ‘상속세 논란’은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그룹 지분에 대한 상속세가 10조원 이상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촉발됐다. 국내 주식 부자 1위인 이 회장의 삼성 계열사 주식 평가액은 18조 2000여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 보통주 4.18%, 삼성전자 우선주 0.08%,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88%, 삼성SDS 0.01%, 삼성라이온즈 2.50% 등을 들고 있다. 상속 재산이 30억원이 넘으면 상속세 최고세율 50%가 적용되고 고인이 대기업 최대주주이거나 최대주주의 가족 등 특수관계인이면 20%의 할증이 붙는다. 자진신고 공제 3%를 적용하면 유족들은 10조 6000여억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천문학적인 상속세가 눈길을 끌면서 ‘상속세율이 과도하다’는 주장이 불거지는 것이다.정치권에서도 ‘삼성 상속세’ 공방이 가열됐다. 전날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세 감면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날 정의당은 “이 부회장의 비선 경호실을 방불케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5월 국회입법조사처도 21대 국회가 검토해야 할 주요 입법·정책 현안으로 “명목 상속세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배우자, 자녀, 부모, 제3자 등 상속인별 구분이 없이 상속세 최고 세율이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일본(55%) 다음으로 높다. 미국과 영국의 최고 상속세율은 40%, 독일은 30% 수준이다. 재계에서도 그간 상속세율 인하,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 폐지 등 상속세 부담 완화를 요구해 왔다. 기업을 승계할 때 상속세 부담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 기업인들이 기업 물려주기를 포기하고 매각을 고민하는 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이 사라지게 만들고 국가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논리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세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피상속인이 탈세, 주가 떨어뜨리기 등 왜곡된 경제활동을 할 가능성이 커 오히려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때문에 상속세율을 낮추든지 최대주주 할증을 없애는 방식으로 수용 가능하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세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속세의 취지 자체가 ‘부의 분산을 통한 기회 균등´이라는 점에서 상속세율의 인하나 폐지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선다. 1997년 헌법재판소도 상속세 제도에 대해 ‘재산 상속을 통한 부의 영원한 세습과 집중을 완화해 국민의 경제적 균등을 도모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명확히 밝힌 바 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지만 10~50%까지 누진세를 적용하고 있고, 다양한 공제 제도를 두고 있기 때문에 대재벌을 제외하고는 실제 상속세 부담이 크지 않다”며 “부의 편중이 기회의 불평등 문제로 확산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상속세 폐지는 지나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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