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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대그룹 개혁 실적을 보면

    정부가 재벌개혁의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현대와 대우가 최근 추가적인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지만 지금까지의 이행실적을 보면 ‘불합격’이라는것이다.현대와 대우가 미흡했던 게 주요 원인이지만 5대 그룹의 지난해 말부채비율은 386%로 당초 목표치 320.1%에 크게 미달했다. 지난 1·4분기까지 자산매각과 외자유치 등 자구계획도 22조1,000억원으로목표 대비 81%에 그쳤다.올해 자구계획도 삼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3·4분기(SK)나 4·4분기(현대 대우 LG)에 몰려 개혁의지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이 27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5대그룹의 재무구조개선 이행실적을 매월 점검하고 여의치 않으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절차를 밟겠다고 보고한 것도 재벌개혁이 구두선으로 끝날 가능성이있기 때문이다. 강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강조한 것은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이 5대 그룹의 워크아웃 필요성과 즉각적인 경영권 박탈을 내용으로 하는 극비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금감위는재계의 자율적인 합의로 추진되고 있는 자동차 석유화학 전자부문의 빅딜에도 불만이다.자기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느라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고 본다.삼성 현대 대우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당사자간 타결노력이 미흡하면 채권금융기관이 신규여신 중단이나 워크아웃으로 직접 처리하겠다고밝힌 것은 마지막 통첩임을 의미한다. 정부가 초(超) 강경수로 나온 것은 그룹별 실적이 미흡한 점도 있지만 한편으론 최악으로 치닫는 노사관계를 진정시키기 위한 ‘고단위 처방’이기도하다.근로자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기에 앞서 재벌들이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정부로서는 노사정 합의를 일궈낼 명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금감위는 5대그룹의 상호지급보증 해소나 분사화 지배구조개선 등은 제대로 이행되고 있으나 부채비율 감축이나 자산매각 외자유치는 부진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현대는 외자유치 실적이 목표의 20.9%에 그쳤고 계열사 정리와 분사는 다른 그룹의 실적에 훨씬 못미쳤다.대우는 자본확충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자산매각 실적도 목표대비 36%에 불과했다. 삼성은 자산매각을 제외한 다른 부문의 재무구조개선 이행실적이 모두 목표치를 달성했으며 올해 자구노력 계획도 상반기에 50% 이상 집중돼 있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LG는 계획대비 이행실적이 양호하나 자본확충과 외자유치 이행률이 86.5%,76.6%로 미달했다.SK는 구조조정 이행실적이 가장 양호했다. 금감위는 주채권은행들이 5대그룹 이행실적 점검에 소홀했다고 보고 보다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백문일기자 mip@
  • 국무회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에서 흔히 ‘잔인한 달’로 불리는 4월정국을 스스로 정리했다.지지부진한 5대그룹의 구조조정과 대한항공기 상하이(上海) 폭발사고,그리고 노동계의 파업으로 뒤엉킨 4월을 보는 김대통령의 시각 역시 우려와 경계의 연속이었다.“1년여동안 기업의 구조조정에 주력해왔지만,경쟁력있는 기업체제를 갖추는데는 지지부진했다” “항공기사고만 하더라도 사기업을 간섭한다는 비난을 무릅쓰고 경영체제를 바꾸도록 했다” “정부가 불법쟁의를 시정시키지 못한다면 전 산업에 파급되어 다시 외환위기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언급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김대통령은 ‘중요한 달 4월’의 한고비를 넘겼다.노(勞)와 사(社),두마리의 토끼를 일단 울타리안에 끌어넣는데 성공한 것이다.“만족스럽진 않지만 진전을 보여 국제여론이나 국민들의 시각도 이제는 일단 기대해보자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고 재벌구조조정을 평가했다.대한항공의 경영체제 변화에 대해서도 “항공사가 사기업이지만,사회적·국가적 책임관계를 갖도록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파업사태는 노동문화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며,또 되어야 한다”면서 “대통령으로서 만난을 무릅쓰고 원칙을 지키며 새로운 노사문화를 확립시키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강조했다.정부가 노동계의 불법·폭력파업은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노사문화 원칙을 세우고 이를 끝까지 실천에 옮겼다는 자평인 셈이다. 이러한 자신감은 김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탄력성을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파업 뒷처리에 “명분에 맞고 유연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린 대목도 이를 뒷받침한다.“공공부문 개혁이 안된다는 국민적 질타가 있다”며 다시 ‘채찍’을 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대통령은 회의가 끝날 무렵 파업사태 진정과 관련해 김종필(金鍾泌)총리의 적극적 역할을 치하했다.“국무위원 여러분들이 많은 수고를 했다”며 “특히 김총리께서 여러차례 회의를 소집,확고한 정부의 의지를 천명하는 등노동관계를 잘 이끌어 나간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처리된 안건은 다음과 같다. ■대통령령안▲선물거래법시행령개정안 ▲수입인지에 관한 법률시행령개정안 ▲사법개혁추진위원회규정안 ▲군인사법시행령개정안 ▲군인명예전역수당지급규정개정안 ▲국군포로 대우 등에 관한 법률시행령안 ▲소방공무원임용령개정안 ▲교원자격검정령개정안 ▲학원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시행령개정안(수정안)▲관광진흥법시행령개정안 ▲영화진흥법시행령개정안 ▲기업활동규제완화에관한 특별조치법시행령개정안(수정안) ▲중소기업창업지원법시행령개정안 ▲지하수법시행령개정안(수정안) ▲지가공시 및 토지 등의 평가에 관한 법률시행령개정안 ▲화물유통촉진법시행령개정안 ▲유통단지개발촉진법시행령개정안 ▲도시철도법시행령개정안■일반안건▲국회의원 재선거 실시에 관한 공고안양승현기자 yangbak@
  • 「청와대 정·재계 간담」金대통령 재벌개혁 구상·의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7일 정·재·금융계 간담회에서 밝힌 재벌구조조정에 대한 의지는 ‘이제 말보다는 실천이 중요하다’로 정리할 수 있다.현대 대우 등이 추가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한 만큼 밑그림은 그려졌다는 판단이다. 계획이나 약속보다는 대내외에 실제 실천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 것이다. 김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채권은행단을 비롯해 5대 그룹 회장,행정부,심지어당에까지 각자의 역할을 나눠 별도 당부한 것도 실천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풀이된다. 특히 분기별 이행실적 점검을 월별 점검으로 단축하고,구조조정 내용을 수치로 계량화한 것도 마찬가지다.그만큼 5대 그룹의 구조조정이 우리 경제개혁의 성패를 가늠하는 잣대이자,해당기업의 생존과 국제경쟁력을 좌우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여기에는 ‘재벌을 위해 기다릴 만큼 기다려줬다’는 김대통령의 생각이 깔려있다.이날 열린 국무회의와 간담회에서 “만약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법적절차를 진행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를 반영하는대목이다. 즉 정부의 개혁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니 꾸물거릴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김대통령이 채권은행단에 “마지못해 수동적으로 움직인다면 해당은행의 생존이 어려울 뿐더러 온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철저한 감시·감독을 독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구조조정 이행이 부진하거나 지체될 경우,금융기관 제재조치의 즉각 발동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의 적극 검토를 분명히했다. 이 역시 재벌구조조정의 강도를 높이려는 조치로,최후 통첩의 성격이 크다. 잘한 기업에 세제 및 자금 등에 있어 인센티브를 주도록 지시한 것 역시 공감대를 넓히려는 조치로 이해된다.또 ‘재벌도 뼈를 깎는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노동계를 향한 메시지로 향후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여겨진다. 어쨌든 김대통령은 재벌구조조정에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들었고,이날간담회 내용으로 볼 때 당장은 채찍에 보다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병역면제 비리-明東星 합동수사본부장 일문일답

    병무비리 합동수사본부장 명동성(明東星) 서울지검 특수3부장은 27일 “국회의원이나 군 장성 등 고위층의 병역면제 비리는 드러나지 않아 국민들이이를 받아들일지 걱정된다”면서 “비리 사실을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수사에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국회의원이나 군 장성,재벌 등의 아들이 포함되지 않은 점은 이해할 수 없는데. 장관과 총장의 특별지시도 있어 한점 의혹없이 밝혀내려고 최선을 다했다.여러 경로로 조사한 결과 시중에 떠도는 소문을 확인할 수 없었다.지난 95∼97년 차관급 이상 고위공무원에 대한 병역관련 특별관리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본다. ●400여명에 대한 기초자료를 토대로 수사하게 된 배경은. 병무청에 보관된 95∼98년 4년간의 신검기록 가운데 의혹이 있는 부분에 대해 수사했다. ●지방의 병역면제 비리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하나. 일단 국방부에서 기초자료 조사를 한 뒤 의혹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검에 자료를 넘길 계획이다.대검은 이를 토대로 전국 각 지검 및 지청에 수사를 지시할 것이다. ●새 정부 이후에 발생한 병무비리는. 총 137건 가운데 18건이 있었다.갑자기 비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이번수사를 계기로 과거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금품수수 이외에 직위를 이용한 병역면제 사례는 있었나. 없었다.하지만 병무비리 신고전화 등 구체적인 제보가 들어오면 앞으로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공소시효가 지난 사안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했나. 하지 않았다.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권한이 없다.
  • [金三雄 칼럼] 부끄러움을 모르는가

    “냉정히 인식하는 자의 눈으로 볼 때 인간은 볼이 붉은 동물에 불과하다. 왜 볼이 붉어졌는가.그것은 인간이 너무 수치를 겪었기 때문이다.수치,수치….이것이 인간의 역사다.”― 초인의 철학자 니체의 잠언이다. 수치를 순수 우리말로 바꾸면 부끄러움이다.니체는 사람의 볼이 붉어진 것을 부끄러움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상징적인 해석을 남겼다. 이에 앞서 맹자는 “부끄러움을 모르는,그게 바로 가장 뼈아픈 부끄러움이다”라고 가르쳤다.우리 사회를 돌아볼 때 ‘부끄러움’을 모르는 후안무치들이 너무 많다. 장삼이사들이야 그렇다 치고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낯두꺼운 언행을 그냥 보아넘기기가 어렵다. ‘도덕불감증’ 또는 ‘도덕적 해이’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도 있겠지만근원적으로는 역사적인 산물이라고 하겠다.정치사회적으로 변화와 격동이 심한 사회에서 ‘과거청산’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악의 유산’이선과 정의를 짓밟고 행세해 왔다. 송(宋)나라 조보(趙普)는 “형(刑)은 악을 징벌하고 상(賞)은 공에 보답하기 위해 있다”고주장했다.그런데 우리 사회는 형과 상이 제 역할을 못했다.형을 받을 자가 상을 받고 상을 받을 사람이 형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이런 가치전도의 사회 질서가 지속되다 보니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 설치는사회상이 되고 말았다. 일찍이 관자(管子)는 ‘사유’(四維)에서 예의·정의·염치·수치를 인간의 4대 본성이라고 설파했다.염치를 알고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란 지적이다. 러시아의 문인·철학자 솔로비요프는 인격에는 세 개의 독특한 감정이 있는데,측은의 감정,경건해할 줄 아는 감정과 함께 ‘수치의 감정’을 들었다. “인간은 인격체이기에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안다.모든 존재중 유일하게 사람만이 부끄러워할 줄 아는 존재다.창피를 당했을 때 얼굴을 붉히는 것이 인간이다”고 지적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세태 가운데 으뜸은 정치인들의 수치불감증이다.국세청을 동원해 천문학적 선거자금을 거둔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은 국회체포동의안이 부결되자 ‘정의의 승리’라고 소회를 밝혔다.국가징세권을 도용해 선거자금을 모은 행위에 대해 참회나 부끄러움이 아니라 ‘정의’ 운운하는 뻔뻔함이 수치불감증의 현주소다. 안기부 대공수사단장시절 박종철씨 고문치사사건의 축소·은폐지시와 공작정치,재야인사들 고문 혐의를 받고 있는 정형근(鄭亨根)의원이 비정부기구(NGO) 대표자격으로 유엔인권위원회에 참석한 것도 수치불감증 현상이기는 마찬가지다.구조조정 반대와 체력단련비 인상 등을 요구하며 연중행사처럼 시민의 발을 묶는 서울지하철노조의 파업행위나 이를 지지하는 일부 지도층 인사들의 행위 역시 부끄러움을 모르는 처신이다. 최근 정치 코미디의 특종감이라면 전직 대통령들과 그 주변 사람들의 언행을 들 수 있겠다.5공 양민학살세력의 핵심이 재·보궐선거 출마와 관련 ‘명예회복’ 운운하더니 일부 인사는 차기 총선에 나서겠다고 서두른다.이들을‘영입’하려는 세력도 있다. 그들이 무슨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며 누구를 위해 선량이 되겠다는 것인지,우리사회가 이렇게 원칙없이 부끄러움을 묻어둔 채 흘러가도 괜찮은지 부끄럽다. 국가부도 위기를 불러온 ‘전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대기업 빅딜을 지역문제로 엮으면서 지역감정을 부채질하는 언사는 환난에 고통을 겪는 국민을외면하는 부끄러운 행동이다. 이들뿐만 아니다.전과 12범의 망설을 대변하는 야당 정치인들이나 이를 액면대로 보도하는 언론인들,국내 최대 재벌기업인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이주가를 조작해 거액의 이득을 취한 몰염치나 ‘언론학살’의 주범이 언론사사장에 취임하는 등 그야말로 ‘막가파’와 ‘BZR’(배째라)식 행태는 도덕불감증 아닌 ‘도덕파괴’의 단면들이다. 소매(笑罵)란 말이 있다.‘비웃고 침뱉는다’는 뜻이다.국민이야 소매를 하든 말든 자신의 이익과 집단이기주의만을 위해 행동하는 인사들 때문에 우리 사회가 어지럽다. 박은식(朴殷植) 선생은 매국노와 망국노가 설치던 시절 “나라 잃고도 살아 있으니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간”이라 자책하면서 ‘무치생’(無恥生)이란자호(自號)로 독립운동과 역사짓기에 생애를 바쳤다.이런 뜻을 따르진 못해도 인간으로서 부끄러움을 알고 국민으로부터 소매를 당하지않는 지도층이돼야 한다./주필
  • 오늘 정·재계 2차간담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7일 저녁 정부와 재계 및 채권금융기관간 제2차간담회를 주재하고 재벌의 구조조정 진행사항을 점검하고 조속한 매듭을 당부할 예정이다. 김 대통령은 지난해 12월7일 재계와의 합의사항에 관해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기업측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할 방침이다. 양승현기자
  • 재벌그룹 구조조정 고삐 죈다

    반도체 빅딜이 타결되고 재벌에도 강노높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가 청와대에 제출되는 등 기업구조조정이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워크아웃에 성역없다-대우에 대한 워크아웃은 현재로선 취소됐지만 현대삼성 LG SK 등 나머지 4대 그룹에 대한 워크아웃 추진은 유동적이다.금감위는 현대의 구조조정계획 발표에 대우만큼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 워크아웃은 케이스별로 검토할 사항일 뿐 그룹별로 단정할 성질이 아니라는입장이다. 현재 워크아웃 대상은 6∼64대 그룹 소속 42개 계열사와 39개 중견 대기업등 모두 81개사. 이 가운데 자구계획이 미흡해 오너 경영진이 물러난 곳은 동아건설 동국무역 고합 등 6개사다.한국금융연구원은 워크아웃 대상 기업의 경영권은 즉시박탈해야 하며 조기정상화를 위해 기업은 해외에 매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5대 그룹 계열사라도 워크아웃에 선정되면 고합 장치혁(張致赫)회장처럼 대주주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5대 그룹의 구조조정고삐를 더욱 죈다-구조조정 이행실적이 미흡한 대우와 현대를 제재하기 위한 지난 23일 채권금융단 회의는 무기한 연기됐다.그러나 이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다. 금감위는 대우와 현대가 잇따라 발표한 구조조정계획을 분기별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반영토록 했다.부채비율 감축,계열사 매각,유상증자,외자유치,지배구조 개편 계획 등을 분기별로 점검할 계획이다.이행 실적이 미흡할 경우 단계적인 금융제재를 내리고 필요하다면 계열사별로 워크아웃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6∼64대 그룹은 반기별로 점검한다-워크아웃에 선정된 그룹을 제외한 6∼64대 그룹은 금감위와 주채권은행들이 반기별로 이행실적을 점검하기로 했다. 당초 연간 실적을 평가하기로 한 것에서 한차례 더 강화한 것이다.이에 따라 6대 이하 그룹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까지 새로운 반기별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주채권은행에 내야 한다. 약정에는 자산재평가와 현물출자분을 제외한 상태에서 부채비율을 연말까지 200%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 등이 포함돼야 한다. 이행실적이 미흡하면단계적인 금융제재 뿐아니라 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해외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6대 이하 그룹은 워크아웃에 선정되는 즉시 경영권을 박탈하고 대주주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도록 할 방침이다.
  • [사설] 재벌개혁 실천이 중요

    반도체 빅딜협상 타결과 현대그룹의 구조조정 계획 발표로 5대 그룹의 구조조정이 새 전기를 맞게 되었다.빅딜 대상 8개 업종 가운데 4개월째 난항을거듭해온 반도체 빅딜협상이 23일 공식적으로 타결된 데다 대우그룹에 이어현대그룹이 흑자를 내고 있는 ‘알짜’ 계열사 매각을 내용으로 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반도체 빅딜이 타결됨으로써 막바지 조율작업중인 다른 업종의 빅딜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또 현대그룹이 추가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는 방침을 바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것은 잘한 일이다.그동안 5대 그룹의 빅딜과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협력업체도 조업을 단축하는 등 경제 전체에 막대한 손실이 빚어졌었다. LG반도체는 빅딜문제로 종업원들이 지난 1월 보름 동안 조업을 중단하는 바람에 1,500억원,삼성자동차는 4개월 가량의 생산 중단으로 인해 4,3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재벌기업 조업 중단은 외국 거래선의 이탈을 초래,향후 조업이 정상화된다 해도 대외 수출에 막대한 지장을받게 된다는 점에서소홀히 다룰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5대 그룹 구조조정 지연은 대외신인도 회복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5대 그룹 가운데 구조조정 노력이 미진한 것으로 지적되어온 현대그룹이 정부의 강경 방침에 따라 뒤늦게나마 반도체 빅딜을 성사시킨 데 이어 그룹 전체를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것은 5대 재벌개혁에 대한청신호로 비쳐진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는 이번 반도체 빅딜을 성공적으로 완결짓기 위해 양해각서를 충실히 이행해야 할 것이다.대금지불방식과 고용승계 등을 각서대로실천에 옮겨 빅딜이 중도에서 삐걱거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바란다.반도체빅딜을 계기로 나머지 7개 업종의 빅딜도 차질없이 신속하게 추진되어야 할것이다.대우의 삼성자동차 인수와 삼성의 대우전자 인수는 맞물려 있으므로이달 중 자동차 인수계약을 체결할 것을 촉구한다.발전설비와 선박엔진의 경우 인수업체인 한국중공업이 ‘통합하면 동반 부실이 우려된다’며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잘못이다.협상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 기업은 생존을 위해서 인수·합병 등 구조조정을자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5대 그룹은 정부의 개혁 요구 때문에 마지 못해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아니고 생존을 위한 것임을 절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할 것을 당부한다.재벌개혁은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앞으로 개혁의 실천 여부를 지켜볼 것이다.
  • 연체 과징금 가산금리 인상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을 제 때 내지 않을 경우 물게 되는연체 가산금이 대폭 늘어난다. 이에 따라 재벌들이 걸핏하면 과징금 부과조치에 불복해 소송을 남발하는행위가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부당내부거래 자체도 더 위축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22일 “그동안 연 6%였던 가산금 이율을 지난 1일 부터 14%로 올렸다”고 밝혔다.가산금 이율을 올리는 것은 97년 4월 과징금에 가산금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재벌들이 가산금 연체이율이 시중연체금리(16∼17% 추정) 보다 훨씬 낮은 점을 악용,패소한 뒤에 과징금을 내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해 소송을 남발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과징금 연체가 수그러들지 않을 경우 연내에 시중금리보다 높은수준으로 연체이율을 올릴 방침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 [사설] 國政의 고삐 바짝 죄어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대한항공 화물기 사고에 대해 엄한 질책을 하고 서울지하철 파업에 대해서도 엄정한 대응을 지시하는 등 전에 없이 목소리에힘을 싣고 있다.김대통령의 이같은 태도 변화는 개혁과 구조조정을 사회 각부문의 ‘자율’에 맡겨왔던 지금까지의 국정운영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부터는 ‘필요하다면 정부가 갖고 있는 힘을 온전히 행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보여 주목을 끈다. 우리는 ‘정부로서도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는 김대통령의 결연한 의지에국민들이 전적인 지지를 보낼 것으로 굳게 믿는다.지금 우리사회 곳곳에서는 개혁에 저항하는 기류가 노골화하고 이에 따른 사회적 기강의 이완이 나타나고 있다.범법 의원을 감싸주는 국회,구조조정에 소극적인 재벌,파업도 불사하는 노동계의 행태 등을 그 단적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몇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상대적 진보세력과 보수세력의 공동정권이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정부의 개혁들이 철저하지 못하고 중동무이로 끝나는 일이 많았다.또한 대화와 민주적 절차를 중시하는김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이 뜻밖의 부작용을 불러왔다.정치권·재벌·노동계를 따질 것 없이 저마다 ‘자율’을 집단이기주의에 악용해온 것이다. 그래서 IMF사태의 한파를 통째로 견뎌오고 있는 국민들은 나라가 온통 결단난 뒤에도 정치권·재벌·노동계가 온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지 그들에게묻는다.그리고는 그에 대한 답변 또한 국민들이 제시한다.그것은 개혁을 외면하고 있는 정치권과 구조조정에 지지부진한 재벌들을 이대로 방치하거나노동계의 공세에 밀려서는 결코 안된다는 것이다.민주적인 정부가 ‘약체정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행동으로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우리가 IMF 관리체제를 하루빨리 벗어나자면 첫째도 개혁,둘째도 개혁이다.정부는 국정의 고삐를 바짝 조여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아무리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내세우고 있는 정부라 하더라도 그렇다.‘자율’은 존중하되자율이 악용되고 있는 부문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채찍을 들어야 한다. 국정운영에 있어 정책의 우선순위원칙은 정해져 있다.특수집단의 이익과국민 다수의 이익이 충돌할 경우,국민 다수의 이익이 우선한다.때문에 국민들은 특수집단의 특수이익에 맞서 국민 다수의 이익을 관철해줄 수 있는 ‘강력한 정부’를 원하고 있다.전지구적 차원에서 세계화가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1세기를 눈앞에 둔 이 시점에서 능동적이고 역동적이며 강력한 정부야말로 시대적인 요청이기도 하다.
  • 富·명예·권력 거머쥔 “그들은 황제”

    금융감독위원회에 비친 그룹 회장들은 어떤 인물일까.‘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일반인의 접근이 원천봉쇄되고 있지만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금감위는이들과의 접촉이 잦다.특히 이헌재(李憲宰) 금감위원장은 싫든 좋든 이들을수시로 만나는 ‘단골손님’이다. 이 위원장은 재벌 총수를 ‘황제’로 부른다.한가지라도 갖기 어려운 부와명예,권력을 모두 장악한 데 비유했다고 한다.이 위원장이 이건희(李健熙)삼성회장의 만찬에 초대됐을 때 “오늘 황제 만나러 간다”고 말한 이후 금감위 관계자들은 재벌 총수들을 황제라고 부른다. 개별적인 인물평도 나온다.김우중(金宇中) 대우 회장이 지난 19일 획기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자 이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김 회장의 고충을 대변했다.고(故) 최종현(崔鍾賢) SK회장을 대신해 전경련 회장을 대리하는 동안재계를 대표해 할말 못할말을 하다보니 반(反) 구조조정적인 인물로 찍혔으나 사실은 ‘악역’을 맡았을 뿐이라는 것이다.그러나 수출 등 경기상황을지나치게 낙관,자금부족을 부른 것은 판단 착오였다고 꼬집었다. 삼성 이 회장의 경우 중세 봉건영주나 마피아 보스 등에 비유된다.금감위고위관계자는 “대통령 경호실을 능가하는 경호팀을 갖춘데다 궁전같은 저택에서 중세식 만찬을 즐기는 등 사생활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비밀스러운’ 인물”이라고 평했다.대인접촉 기피증에 걸렸다는 얘기들도 한다. 정몽헌(鄭夢憲) 현대 회장에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이 위원장도 “만나보니 스마트하다”고 호평했다.반면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왕회장)에는인색하다.반도체 빅딜이 지연된 것도 왕회장이 재가를 하지 않아 가격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고집불통 영감'이라는 표현도 쓴다. 구본무(具本茂) LG 회장은 평가가 엇갈린다.윤원배(尹源培) 금감위 부위원장은 최악의 평가를 내렸었다.한 조찬강연에서 “반도체 빅딜 협상에 임하면서 자기 회사의 재무상태가 어느정도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노골적으로 공격했었다.반면 다른 관계자는 “직접 만나보니 겸손하고 합리적인 인물”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포커 페이스’라고도 한다. 백문일기자 mip@
  • IMF,“기업 구조조정 특혜주지 말라”정부에 촉구

    워싱턴·서울 AFP AP 연합 국제통화기금(IMF)은 20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 개입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작년 12월 한국 5대 재벌의 구조개혁 방안이 발표됐으나과잉생산력 정리를 위한 중요한 결정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라면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가 해당 기업에 특혜를 주지 않아야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중요하다”고 강조했다. IMF는 그러나 기업부문과는 달리 재정 및 금융부문 구조조정 작업은 잘 추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스리-람 아이어 세계은행 한국담당관은 한국 경제의 회복세 지속 여부가 기업의 구조조정이 얼마나 빨리,효과적으로 실행되는가에 달려있지만 빅딜은 “전반적인 구조조정 과정중 단지 일부분에 불과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 항공기업문화 이렇게 바꾸자(상)

    대한항공이 잇따른 사고로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족벌경영 타파 요구로 지난 30년간의 조중훈(趙重勳)회장체제도 기로에 서게 됐다.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의 기업문화는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모색해 본다. 대한항공은 지난 89년 해외여행 자유화 당시 47개이던 국제노선을 현재 97개 노선으로 두배 이상 늘렸다.운항횟수도 89년 주 200회에서 주 352회로 증편했다.지난 97년 기준 매출액이 4조2,000억원에 여객 수송능력은 세계 13위를 자랑했다.오는 2000년대 초까지 130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세계 7위권의항공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갖고 있다. 항공전문가들은 그러나 대한항공의 조직이 너무 비대해져 현재의 중앙집권식 경영체제로는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진단한다.총수 1인에 모든 의사결정을 의존하는 경영방식으로는 한해 2,500만명의 생명을 책임지고세계를 누비기에는 이미 한계를 벗어났다는 얘기다. ‘몸집’부터 과감히 줄여야 전문가들은 인명 중시 풍토 조성을 위해 대한항공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외형 위주의 확대경영을 지양하는 것이라고말하고 있다.과감한 분사(分社) 경영을 통해 스스로 감당하기 버거운 ‘몸집’을 적정선으로 줄임으로써 내실을 다지고 안전체계를 확립하라는 소리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항공사가 여객·화물수송에서 기내식업무까지 할 경우 효율적인 관리가 어려워 조직의 순발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기내식업무 등 일부사업에 책임경영제를 도입해 독립시킨 뒤 대한항공은 여객수송분야에만 전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통개발연구원 김연명(金淵明)박사는 대한항공이 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문어발식 노선확장을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김박사는 “항공사들이 무분별하게 노선확장에 나선 것이 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대한항공은 인력과 장비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서라도 무분별한 노선 확장을 지양하고 장거리노선에 주력하는 쪽으로 경영방침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사고를 줄이려면 모든 국내·국제노선을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며 우선 사고다발기종인 MD-11,A300-600,MD-82의 운항 제한조치를 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투자의 우선순위를 올바로 판단해야 대한항공이 30년간 성장일변도로 기업을 이끌어오는 바람에 안전운항이 영업의 시녀로 전락했다는 게 전문가들의공통된 견해다. 건교부 관계자는 “조종사들이 회항 및 결항으로 호텔·연료비 부담 등 막대한 손실을 낼 경우 회사의 문책이 뒤따르기 때문에 무리한 운항을 하게 된다”며 경영진의 그릇된 안전의식이 바뀌지 않고서는 이런 악순환은 계속될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하대 박기찬(朴基贊)교수(경영학)는 “노선·항공기 확충에 따른 투자비를 인건비 절감으로 보충하려는 대한항공의 잘못된 경영방침이 화(禍)를 자초했다”며 “지난해 인건비를 아끼려고 정비사를 대거 퇴출시켰다가 요즘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고 있느냐”고 반문했다.‘선(先) 안전투자-후(後) 비용절감’의 경영풍토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영구도 어떻게 바뀔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20일 대한항공의소유와 경영 분리를 강력히 촉구하면서 조중훈(趙重勳)회장-조양호(趙亮鎬)사장 체제의 거취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는 우리 정치문화 특성상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구체적인 법조문 이상의 힘을 갖는데다 대통령의 발언이 재벌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점에나온 것이어서 더욱 예민하게 받아 들이는 눈치다.이런 맥락에서 조회장의퇴진을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면서 대한항공의 향후 경영구도를 놓고 추측이무성하게 일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조만간 대한항공이 ‘제 2의 창업’을 선언하며 새로운 경영진을 출범시킬 것으로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우선 대한항공 직원들 사이에서는 조회장이 명예회장,조사장이 회장으로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이 대한항공 사장으로 영입될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하지만 이 보다 조회장 부자의 동반 퇴진론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회장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조사장도 명예회장으로 물러앉는 대신사장에는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방안이다.전문경영인 후보로는 대한항공의L씨와 S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이들은 대한항공에서 두루 요직을 거친 항공전문가일 뿐 아니라 조회장의 신임도 두텁다.현재 하와이에서 머물고 있는조중건(趙中建) 전 회장을 다시 영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그러나 조 전 회장이 대한항공과 지분관계를 완전히 청산한데다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현실성이 거의 없다는 게 대한항공 주변의 분석이다. 박건승기자*대한한공 움직임 대한항공의 경영체제 개편 요구 등 정부의 강력한 메시지에 대해 한진그룹측은 대책을 마련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그러나 분위기는 침울했다. 한진그룹 조중훈(趙重勳)회장과 대한항공 조양호(趙亮鎬)사장을 비롯한 계열사 대표,심이택(沈利澤) 대한항공 부사장 등 임원들은 21일 아침 일찍부터 소공동 한진해운센터 21층 회의실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청와대의 지시가 단순경고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의식한 탓인지 경영체제 개편문제에 관해 난상토론을 벌였으나 구체적인 결론을 도출해 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회장 집무실과 회의실이있는 본관 21층으로 통하는 출입문은 굳게 닫힌채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하는 등 회사측은 보안에 극도로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경영층의 움직임과는 별도로 대한항공 직원들은 조만간 나올 경영진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직원들은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는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항공안전을 직접 책임지고 있는 조종사들은 차제에 조직을 재정비해‘대한항공=사고뭉치’라는 오명을 떨쳐버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력 9년째인 한 부기장은 “대한항공은 ‘비행기는 뜨면 돈’이라는 생각에 수익올리기에만 급급해 조종사들의 불만이 컸다”면서“‘안전’이라는 절대목표를 최우선으로 모든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수기자 sskim@ *금감원 현대 주가조작 고발 안팎 금융감독원이 현대중공업과 상선 회장을 시세조정 혐의로 검찰에 고발,재계가 긴장하고 있다.특히 반도체 빅딜 타결을 앞둔 시점에서 금감원이 초강경방침을 굳혀 구조조정 압박용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금감원은 규정에 따른 조치일 뿐이라고 해명하나 재계는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검찰도 수사에 적극 나설 뜻을 비쳐 앞으로 현대의 구조조정노력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전자 주가조작 수법 사자주문을 여러차례 쪼개서 내는 분할매수 방식을 활용했다.주식을 매집한다는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다.현대중공업의경우 1,882억원을 들여 805만7,420주를 사들이면서 매수주문을 무려 1,952차례나 냈다.하루에 149차례 주문을 낸 적도 있으며 현대전자의 하루거래량 가운데 93.2%를 사기도 했다.현대상선도 252억원을 투입,88만5,830주를 총 207회에 걸쳐 샀다.하루에 146차례의 주문을 내기도 했다. 종가를 높이는 수법도 썼다.장이 끝날 무렵,사자가격과 매도잔량을 파악해고가로 대량매수 주문을 내 종가를 뛰게 했다. 현대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 일가의 시세차익 현대전자의 주가조작 배경이 규명되지 않았으나 정씨 일가가 세금을 내지 않고 주식을 처분하기 위해주가를 높였을 개연성도 충분하다.정몽헌(鄭夢憲) 현대 회장은 지난해 2월부터 지난 4월1일까지 보유중인 현대전자 주식 285만4,508주를 팔았다.정몽규(鄭夢奎) 산업개발 회장도 지난 연말 유상증자 직후 100만주를 처분했고 정몽준(鄭夢準) 의원과 정몽근(鄭夢根) 금강개발 회장은 지난해 7∼9월을 전후해각 8만주와 41만주를 팔았다. 대주주들의 불공정거래 경기화학 권회섭(權會燮) 대주주 겸 대표이사는 증시 거래에서 포괄적 사기혐의가 적용된 첫 케이스다.권 대표이사는 계열사인 경기엔지니어링으로부터 57억4,000만원을 편법으로 대출받아 경기화학 CB(전환사채·전환가격 5,400원)를 샀다.그는 97년 반기 실적이 101억원 적자임에도 16억원 흑자가 난 것처럼 장부를 조작한데 이어 신문광고를 통해 실현가능성이 없는 유통센터건립 등 허위사실을 유포해 주가를 7,1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높였다.권 대표이사는 CB 전환주식 106만주와 기존에 갖고 있던280만주를 팔아 100억여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나승렬(羅承烈) 거평그룹 회장은 대한중석과 (주)거평 등 일부 계열사가 부도가 날 것을 알고 98년 4∼5월 중 대한중석 주식 19만여주와 (주)거평 주식 8만여주를 차명계좌로 팔아11억원의 손실을 회피했다. 처리전망 5대그룹 계열사가 증권거래법 위반혐의로 고발된 것은 처음이다. 시세조정 혐의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상사기와 같은 형량을 적용하고 있다.그러나 현대측이 시세를 조정할 목적이없다고 끝까지 부인하고 검찰이 혐의를 입증할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무혐의 처리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백문일기자 mip@
  • [사설]재벌개혁의 새轉機로

    대우그룹이 대우중공업의 조선부문 등 주력기업을 매각하는 것을 내용으로하는 ‘구조조정 혁신방안’을 내놓은 것을 높이 평가한다.대우그룹의 이번구조조정안이 계획대로 실현된다면 그룹자체는 물론 다른 재벌의 구조조정과 대외신인도 회복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대우그룹은 19일 대우중공업의 조선부문·대우자동차 엔진부문·힐튼호텔등 핵심계열사의 자산과 주식지분을 매각,9조 1,415억원을 추가 조성해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및 자동차 부문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계열사를 대폭 정리,자동차·종합상사·금융업 등을 주요업종으로 선정하고 특히 자동차 전문그룹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이해된다. 대우가 김우중(金宇中)회장이 심혈을 기울여 경영을 정상화시킨 대우중공업의 조선부문을 매각키로 한 것은 몸통(큰 계열사)은 매각하지 않고 깃털(작은 계열사)만 팔겠다는 지금까지의 재벌 자세와는 전혀 다르다는데 의미가있다.대우의 결정은 정부·재계·금융계가 지난해 12월 7일 합의한 전문업종지향의 구조조정 방식을 처음으로 실행에 옮긴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준다. 대우그룹의 결단은 지금까지 지지부진한 5대재벌의 구조조정과 빅딜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재벌들은 12·7합의 때 현재의 선단식 경영을 주력업종위주의 경영으로 전환하겠다고 다짐했다.그러나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빅딜을 포함한 재벌개혁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이런 때에 재벌순위 2위인 대우그룹이 자동차 전문그룹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힘으로써 다른 재벌그룹을 긴장시키고 있다.대우의 결단은 재벌의 구조조정과 빅딜에 새로운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대우그룹의 구조조정계획은 우리경제의 대외신인도 회복에도 적잖이 기여하게 될 것이다.무디스와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등 외국의 유수 신용평가 기관들은 한국의 5대 재벌그룹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한국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해온 5대그룹의 구조조정지연은 결국 이들 그룹이 대외경쟁력 강화 노력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을의미한다.구조조정이늦어질수록 대외신인도 회복도 그만큼 지연될 수밖에없다.대우그룹의 결정은 외국신용평가기관의 국내 5대 재벌 구조조정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대우그룹은 구조조정을 계획대로 실행에 옮겨 재벌개혁의 귀감이 되어 줄 것을 당부한다.정부와 금융계는 대우그룹의 구조조정이 조기에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한편 이를소홀히 하는 다른 재벌에 대해서는 당초 방침대로 금융제재 등을 통해 구조조정이 더 이상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정부 재벌 구조조정 수위조절은

    26일 정·재계 간담회를 앞두고 구조조정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정부가 재계에 강온(强穩) 양동작전을 구사하는 등 구조조정의 수위조절에나섰다.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5대 그룹의 구조조정 원칙이 달라진 것은 없으나 특정 그룹에 ‘징벌적’인 제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위가 구조조정이 미흡한 그룹으로 현대와 대우를 공공연히 지목하며 당장 단계적인 금융제재에 들어갈 것처럼 요란스럽게 떠들던 지난주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물론 주채권은행에 채권자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것과 여신 건전성차원에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적극 나설 것을 강조하는 등 드러난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 그러나 지난 주말 특정 그룹의 워크아웃 얘기가 나오고 현대와 대우그룹에대한 금융제재가 곧 내려질 것처럼 알려지자 정부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조기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금융제재는 당연히 개별기업 차원에서 내려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금감위원장이 “그룹 차원의 제재는 없을 것”이라고 다시말한 것은 특정 그룹이 무너질 경우,책임소재가 정부로 향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李 금감위원장이 이날 예정에도 없던 6대 시중은행과의 긴급 오찬을 소집한 것은 특정그룹과 관련지은 갖가지 소문이 난무,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우려가 높다는 자체 진단에 따른 것이다.대우가 서둘러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현대가 획기적인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반도체 빅딜과 관련,금감위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이 금감위원장이 정몽헌(鄭夢憲) 현대 회장과 구본무(具本茂)LG 회장과의 회동을 주선했음에도 이견이 팽팽히 맞서자 아예 협상시한을 이번주 내로 못박고 있다. 현대가 현금 1조원을 포함해 최대 2조원,LG가 3조2,000억원을 각각 마지노선으로 제의했다고 양측이 주장하고 있음에도 이 위원장은 “협상에 진전이있었고 곧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와 LG의 인수가격 차이가 겉으로는 1조2,000억원이나 되지만 금감위가수천억원으로 좁혀졌다고 말하는 것은 반도체 빅딜에서 ‘캐스팅 보트’를쥐고 있음을 뜻한다.만약 빅딜이 깨지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당초 다짐이 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이익을 챙기려는 현대와 LG의 대응에 한시라도
  • 李憲宰 금감위장 문답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은 19일 은행장들과의 긴급회동 직후 “5대그룹이 구조조정 약속을 반드시 지키도록 만들겠지만 제재 과정에서 시장에혼란을 일으키거나 협력업체에 파급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은행장들과 긴급 회동한 이유는. 5대그룹의 올 1·4분기 구조조정 이행실적에 대한 채권단의 평가를 앞두고있다.그런데 이 시점에서 공교롭게도 한쪽 재벌 문제가 계속 불거져 나온다. 마치 재벌해체나 할 것처럼 비치는데 그런 일은 없다. ●채권은행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인가. 어느 그룹에 대한 징벌적인 제재는 현 시점에서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언론이)특정 재벌 운운하는데 그러지 말아 달라.제재를 하더라도 그룹 전체가 아니라 해당 기업이 대상이며,그것도 단계적 절차를 밟아서 한다. ●지난 16일에는 5대그룹의 ‘경영권 박탈’ 발언까지 했다.말이 바뀐 것은아닌가. 채권단과 해당 그룹의 구조조정 일정이 제대로 진전되지 않으면 경영권까지 문제될 수 있다는 원칙을 말했다.지금도 달라진 건없다.
  • [사설] 퇴직·해고 앞지른 신규고용

    올들어 두달 동안 계속해서 신규고용근로자가 퇴직·해고근로자수를 앞지른 것으로 집계돼 경제회생과 관련,보다 강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이는 그동안 국민 각 계층이 고통분담의 노력을 통해 추진해온 기업구조조정과 정부 실업대책이 값진 복합적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할수 있겠다.이러한 고용관계지표의 상승세가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산업생산이 역동성을 회복하려면 재벌개혁을 비롯,전반적인 구조조정의 가속화와 중소기업 창업지원 등 다각적인 대책이 적극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노동부가 발표한 ‘노동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상용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장에서 새로 채용한 근로자는 7만6,845명으로 해고·퇴직된 근로자 6만7,786명보다 9,059명 더 많았다.지난 1월에도 신규고용자가 해고·퇴직자를 4,360명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물가상승분을 제외한 근로자 실질임금도 98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9.3%의 감소세를 보였으나 올 1·2월에는 3.8% 늘어난 것으로 보도됐다.이밖에도 근로시간이 다소 늘어나노동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으며 1·4분기 구인 인구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배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실업감소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지는 대목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앞으로의 고용동향을 장밋빛으로만 전망할 수 없게 하는 장애요소들이 많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늘어나내수(內需)부문이 다소 활기를 띠고 있기는 하지만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설비투자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때문에정부는 구조조정실적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서는 생산시설자금을 지원,업종전문화에 의한 경쟁력 확보와 함께 신규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를 강화하기 바란다. 민노총을 중심으로한 강성(强性) 노조의 파업이 대외 신인도 하락과 외자유치 부진의 요인으로 작용,경제회생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음도 결코 지나칠수 없는 일이다.노동계 지도부는 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진정으로 근로자들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깊이 헤아려 경제가 살아나고 고용이 늘어나게끔노동운동의 새 패러다임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강성일변도의 낡은 투쟁관행으로는 이제 대내외적으로 더이상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음을 일찌감치 인식해야 한다.재계도 빅딜과 부채비율 축소 등의 개혁조치들을 하루빨리 마무리,경쟁력을 높이고 신규고용 창출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정부는 특히 중소기업 창업을 최대한 지원함으로써 자생력있는 산업생산기반을 구축하는 데 힘쓰도록 촉구한다.
  • 「엘리자베스 英여왕 訪韓」세일즈 활동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은 공식행사외에 두군데 산업현장을 방문한다.영국과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곳이다. 여왕은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애니메이션제작 벤처기업 ‘애니드림’사를 찾는다.국내에서도 이름이 낯선 이 업체가 지난해말 영국 벤처기업케임브리지 애니메이션사로부터 소프트웨어 ‘애니모’를 100만여 달러 샀다는 것이 이유다. 여왕은 소프트웨어와 영상분야 등 21세기 고부가가치 미래산업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한국애니메이션 산업의 현주소를 직접 확인하려는 것이 ‘진짜 이유’라는 것이 업계관계자들 추측이다. 여왕이 부군 필립공과 20일 방문하는 곳은 대우자동차의 디자인연구센터인‘대우디자인포럼’.대기업 중 상업적 방문으로는 유일한 곳이다. 대우자동차는 95년 영국에 진출해 1만4,800대를 팔았다.지난해 3만400여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1.35%를 기록했고 올해 목표는 4만500대다.대우차의 최대 해외연구소인 워딩연구소도 영국에 있다. 이외 여왕은 20일 낮 5대 재벌 총수들을 서울 하얏트호텔로 초청해 20분간‘영국투자 설명회’를 가진다.95∼98년 4년간 한국의 대영투자는 40건 12억7,000만 달러며 영국의 대한투자는 70건 4억8,500만 달러다.이유는 영국의적극적 투자유치 정책이다. 오랜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던 영국은 문제해결 돌파구를 외국자본 유치에서 찾았다.최근 영국의 대한투자도 늘고 있다.런던에 기반을 둔 HSBC(홍콩상하이은행)가 서울은행을 인수했고,영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데스코사가 삼성물산 유통부문을 인수하는 등 대형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전경하기자 la
  • 1·2월 신규고용자수…퇴직·해고 앞질렀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나락으로 떨어지던 각종 고용 관련 지표가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올 들어 기업들의 신규채용자수가퇴직·해고자수보다 많아지고 근로자들의 임금과 근로시간도 늘어나는 등 기업의 고용마인드가 살아나고 노동시장도 활성화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추진중인 구조조정과 실업대책의 가시적인 성과로 볼 수 있어앞으로 대기업에 대한 더욱 강도높고 빠른 빅딜 추진이 예상된다.이같은 추세를 이어나가려면 노동계의 5월 총투쟁 선언과 재계의 노사정위 탈퇴 등에따라 심화된 노·사·정 갈등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여론의 목소리도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노동계와 재계의 조속한 노사정위 복귀와 연말까지 30만∼40만개 일자리 창출,5대 재벌에 대한 강도높은 구조조정 등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큰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매월 노동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휴폐업 사업장을 제외한 상용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장에서 신규채용 근로자는 7만6,845명으로 해고·퇴직 근로자 6만7,786명보다 9,059명이 많았다.지난 1월에도신규채용 근로자가 해고·퇴직 근로자를 4,360명 초과,97년 말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신규채용이 해고·퇴직을 웃돌았다. 근로자 임금도 98년에는 전년에 비해 2.5%(실질임금 9.3%)의 감소세를 보였으나 올 1,2월 월평균 임금총액은 151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실질임금 3.8%) 높아졌다. 월평균 근로시간도 98년에는 전년에 비해 1.9% 감소했으나 올 1,2월의 근로시간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증가한 192.1시간(주당 44.3시간)으로 늘어났다. 특히 초과급여와 특별급여가 각각 18.4%와 10.6% 상승하고 초과근로시간도4.1% 증가,고용시장이 점차 활성화되고 노동력 활용도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이와 함께 올 1·4분기 중 구인인원은 23만2,640명으로 지난해1·4분기의 6만4,573명에 비해 3.6배가 증가하는 등 96년 이후 최대 규모다.
  • 「오늘 ‘4·19’ 39돌」4·19세대-대학생 좌담

    4·19는 민주와 자유를 열망하는 지식인과 민중들의 힘이 폭발적으로 분출된 혁명이었다.하지만 39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4·19는 ‘미완(未完)의 혁명’으로 남아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정치·사회·문화적 갈등구조와 맞물려4·19정신이 우리 사회에 제대로 구현되지 못해 왔다는 것이다.4·19세대인이영일(李榮一) 국민회의 의원과 한영우(韓永愚) 서울대 인문대학장,고려대대학원 이준복(李準馥·신방과 석사 과정)씨와 연세대 손수진(孫秀眞·여·신방과 4년)씨의 좌담을 통해 4·19의 의미를 되새기고 4·19정신의 완성을위한 과제와 방안을 짚어본다. 이영일 4·19가 우리 정치사에 준 교훈은 4·19를 계기로 주권재민(主權在民)의식이 국민의 가슴 속에 자리잡았다는 사실입니다.또 우리가 미래에 구현해야 할 비전을 민주주의 형태로 완성했다는 것입니다.4·19가 ‘미완의혁명’이라고 불리는 것은 1년 만에 군사정권에 의해 붕괴됐기 때문입니다.4·19 이후 25년 동안 개발독재를 거치면서 4·19는 맥을 추지 못했습니다.국민이 국회의원을 바꿀 힘은 가지게 됐지만 정권을 바꿀 만한 힘은 갖지 못했습니다.그러다가 97년 12월18일 비로소 국민의 손에 의해 정권까지 바꾸게됐습니다.국민의 정부 탄생으로 비로소 4·19의 이념이 구현된 것이지요.그래서 4·19의 지향성이 국민의 정부에서 꽃피웠다고 봅니다. 손수진 ‘4.19세대는 없다’는 주장이 있습니다.4·19세대는 사회적으로영향력 있는 위치를 점하면서도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는 지지를 보내지 않았습니다.그래서 4·19세대가 변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영일 4·19때 반독재투쟁에 앞장섰다는 사실만으로 평생 투사로 살다 죽으라는 논리는 맞지 않습니다.백이(白夷) 숙제(叔齊)처럼 살 수는 없는 것이지요.물론 4.19때 불의에 저항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비판받아 마땅합니다.4·19가 민족 대 반민족의 투쟁이라면 불타협의 투쟁을 계속해야 하겠지요.4·19세대에 대한 평가는 당시 어떤 위치에 있었느냐를 기준으로 이루어져야합니다.4.19때의 활약상을 소개하겠습니다.나는 당시 서울대 문리대 수학과에 다니던 김치호라는 친구와함께 남산합창단 단원이었습니다.종로 5가에서 곤봉을 맞고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문리대 앞 쌍과부집에서 우동을한 그릇 먹은 뒤 그 친구에게 시위하러 다시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그랬더니 그 친구는 도서관에 가방을 가지러 간다고 하면서 경무대로 달려가 죽음을택했습니다.해마다 4·19묘소에 가면 그 친구의 묘에 꼭 들립니다. 한영우 나는 당시 서울대 사학과 4학년으로 후배들을 인솔해 시위를 했습니다.태평로에 있는 옛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할 때 외칠 구호가 없어옆에 있는 조선일보사에서 몇사람이 구수회의를 해 즉석에서 구호를 만든 일이 있습니다. 4·19는 준비된 혁명이 아닙니다.그래서 ‘미완의 혁명’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프랑스혁명은 계몽사상가들이 이념적 토대를 제공했고 지지세력도 있어 폭발적 힘을 발휘했습니다.하지만 4·19는 혁명 뒤에 이념이 만들어져 왔습니다.당시에는 합의된 이념이 없었습니다.막연한 애국심을 가지고 시작된뒤 나중에 학문적이고 이론적으로 다듬어지기 시작했습니다.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당,야당,재야,혁신에 이르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분화됐습니다.군사정권에 협조한 사람도 있고,군사정권에 대항해 옥살이를 한 사람도 있습니다. 4·19는 작게 보면 3·15 부정선거에 대한 저항이 도화선이 됐습니다.그러나 거시적으로 보면 선비들이 개혁의 선두에 나섰던 역사의 전통이 반복된사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영일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에 살고 있습니다.4·19때 87달러에 비하면 엄청난 차이가 있지요.시민·사회단체,정당,이익집단,언론 등많은 집단이 더 이상 학생들의 신세를 지지 않고도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학생은 이제 국민의 울분을 대변하는 유일한 집단이 아닙니다.21세기는 정보화시대입니다.정보화에 관한 지식이 가장 중요한 재산입니다.후배 대학생들에게 경쟁력을 갖춘 신지식인으로서 각자 맡은 바 소임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한영우 4·19때 군이 중립을 지켰던 것은 연구 대상입니다.논문에 따르면부정선거와 발포책임자인 최인규 내무부장관 등이 김정렬 국방부 장관에게협력을 요청해 계엄을 선포했는데 국방부 자체가 협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이승만(李承晩)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 것은 미국이었습니다.미국이하야를 요구한 것은 이승만이 서구식 민주주의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승만정권은 한반도를 민주주의 진열장으로 만들려는 미국의 의도에 맞지않았습니다.더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한·미·일 연합방위체제를 구축하려는 구상에 맞지 않았습니다.이승만은 강력한 반일(反日)주의자였기 때문에일본과 손을 잡기를 꺼렸습니다. 이준복 현재 전체 대학사회에는 다양성이 이데올로기로 자리잡고 있습니다.학생운동에 대한 관심과 사회문제에 대한 참여도가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떨어집니다.이같은 변화는 93년 들어,특히 93학번부터 뚜렷합니다.90·91·92학번은 87년 6월항쟁의 경험이 있는 87·88학번이 군 복무 뒤 복학했을 때학교를 같이 다녀 80년대 학번들의 영향력 속에서 80년대의 정서를 지니고있습니다.그러나 93학번부터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합니다.이는 고교생 때부터 약자를 배려하는 의식이 없기 때문입니다.정의감은 정권을 가진 사람에게 억압당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고민입니다.그런데 이른바 ‘왕따’문화가 약자에 대한 배려를 없앴습니다.또 자기 자식만 생각하는 부모세대들의그릇된 생각과 모 재벌의 광고처럼 1등만 강조하는 분위기가 약자에 대한 배려를 약화시켰습니다.지금의 대학사회는 4·19와 70·80년대의 정신을 구현하려는 노력이 부족합니다. 손수진 4·19가 ‘미완의 혁명’이라는 의견에 동의합니다.혁명은 진보세력이 혁명을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비로소 혁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4·19는 완성된 혁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지식인은 자기 만족에 빠져 자기들만의 우리에 갇혀 있었으며,민주화와 자립경제를 시급하게 수립해야 한다는 문제를 인식했으면 민중과 함께 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력을 형성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한영우 4·19를 완전 성공으로도,완전 실패로도 보지 않습니다.상당한 성공을 거두었지만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다는 뜻입니다.4·19는 미성숙 상태에서 일어났으며 지금도 풀어가는 과정입니다.4·19에 0점을 주는 것은 너무지나칩니다.역사는 단번에 100점으로 갈 수 없습니다.현재는 100점으로 가고 있는데 60∼70점에 도달한 상태입니다.지나치게 허무주의적으로 보면 도그마(dogma)에 빠지게 됩니다.도그마에 빠지면 현실에 입각한 생존논리를 주체적으로 만들지 못하고 외래논리를 도식적으로 적용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이준복 해방 뒤 우리는 친일파와 변절자에 대한 청산 과정을 거치지 못했습니다.좌·우 이념대립이 반공주의로 나타나면서 청산의 문제가 흐지부지됐습니다.4·19 뒤 부정부패와 비리 청산이 다시 문제로 떠올랐지만 장면(張勉) 정부에서 청산이 되지 않았으며,군사정권이 들어선 뒤에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청산의 문제는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 손수진 저는 4·19가 부패로 점철된 이승만정권을 물러나게 하고 사회운동이 조직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합니다.한 교수께서는 4·19등 우리나라의 중요한 사건에서 지식인의 노력이 컸는데 지금의 지식인과 학생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한영우 4·19를 바탕으로 1년 앞으로 닥친 21세기의 우리 모습을 그려 나가야 합니다.앞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개방적 민족주의입니다.우리 정서에 맞는 민주주의를 해야 합니다.신자유주의 경쟁원리도 적당한 수준에서 받아들여야 하지만 민족주의를 도외시해서는 안됩니다. 이준복 언론은 학생운동의 이념성을 걱정합니다.그러나 그 이념성은 4·19를 촉발한 정의감과 다르지 않습니다.다만 이념이 더 선명해졌을 뿐입니다. 저는 학생운동의 이념이 불순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손수진 학생운동은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폐쇄적인 면을 띠고 있습니다.운동은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학생운동이 대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설득력을 잃어가는 이념을 고집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한영우 21세기가 문화의 세기라는 말에 동의합니다.21세기에는 사회과학적 이념보다 전통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이 중요합니다.자애(自愛)의식을 기른 뒤 세계와 협력해야 합니다.그리고 전통문화를 정치·경제·사회 등모든 분야를이끄는 견인차로 승화시켜야 합니다.20세기 우리 전통문화를 무너뜨렸던 서양문명과 전통문화를 용해시켜 새 문명을 탄생시켜야 합니다. 이준복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사상적 스펙트럼이 보다 다양화돼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나는 사회주의자”라고 공공연히 언급할 수 있는 분위기가조성돼 있지 못합니다.하지만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을 포괄하지 못하면 4·19는 영원히 진행형으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손수진 자라나는 세대들이 통일 후 ‘우리 민족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생각하면 회의가 듭니다.교육을 통해 인도주의와 민족 동질성을 가르치고,통일이 앞으로 실현해야 할 미완의 과제라는 의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리 조현석 김미경기자 hyun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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