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재벌
    2025-12-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6,769
  • “우크라와 함께” “전쟁 멈춰”… 드넓은 축구장에 러시아 발 디딜 곳은 없었다

    “우크라와 함께” “전쟁 멈춰”… 드넓은 축구장에 러시아 발 디딜 곳은 없었다

    1960년대 영국 록 그룹 ‘더 홀리스’의 ‘무겁지 않아요. 제 형제인걸요’(He ain’t heavy, he‘s my brother)라는 노래가 축구장에 울려 퍼지자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수비수 올렉산드르 진첸코의 눈시울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27일(한국시간) 맨시티와 에버턴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가 열린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 곳곳에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대형 걸개 격문이 우크라이나 대표팀 동료 비탈리 미콜렌코(에버턴) 사진과 함께 펄럭였다. 노래가 끝나자 진첸코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 냈다. 그라운드에는 ‘노 워’(NO WAR·전쟁 반대)라는 문구와 우크라이나 국기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팀 동료들, 아예 커다란 국기를 어깨에 두른 에버턴 선수들이 도열해 있었다. 이들은 경기장을 꽉 메운 관중들과 하나 된 박수로 우크라이나를 위로하고 응원했다. 세계 스포츠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등을 돌리고 있다.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발리예바 파문’으로 받았던 따가운 눈총이 비난과 규탄, 거부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날 EPL과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앙 등 유럽의 4대 ‘빅리그’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뮌헨-프랑크푸르트전에 앞서 선수들이 1분간 침묵했고, 경기장 전광판에는 ‘멈춰, 푸틴’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스페인과 프랑스 축구장에도 ‘전쟁 반대’, ‘모두를 위한 평화’ 등의 현수막이 줄을 이었다. 첼시 구단주인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56)는 “난 항상 구단의 이익을 염두에 둔 결정을 해 왔다”며 구단 관리권을 재단에 넘겼다. 영국의 러시아 제재 대상에 푸틴의 측근인 자신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지 몸을 뺀 것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한 폴란드는 지난 24일 모스크바에서 열릴 예정이던 카타르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PO)를 보이콧했다. 2차 PO에 나설 수 있는 스웨덴 역시 “상대가 러시아라면 29일 경기를 거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유럽축구연맹은 오는 5월 28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장소를 프랑스 파리 생드니 경기장으로 즉각 변경했다. 축구 외의 종목도 ‘반(反)러시아’에 동참했다. 국제배구연맹과 국제체조연맹, 국제유도연맹은 국제올림픽위원회 요청에 따라 올해 러시아에서 열기로 한 대회를 모두 취소했다. 앞서 포뮬러원(F1)을 주관하는 세계자동차연맹도 지난 25일 올 시즌 F1 월드챔피언십 대회인 러시아 그랑프리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 부자 기운이 팍팍! 쉬어만 가도 대박

    부자 기운이 팍팍! 쉬어만 가도 대박

    세계적인 기업을 일군 창업주들이 태어나 자란 ‘부자 명당’ 마을이 부자관광 테마마을로 조성된다. 경남 진주시는 대기업 창업주가 대거 배출된 지수면 승산마을을 부자관광 마을로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승산마을은 구인회(1907~1969) LG그룹 창업주와 허만정(1897~1952) GS그룹 창업주 등 범LG 창업주들이 나고 자란 곳이다. 이들의 고택은 여전히 잘 보존돼 있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1910~1987) 전 회장의 매형인 허순구 집터도 있다. 이 전 회장은 어린 시절 승산마을 매형 집에서 인근 지수초등학교에 다녔다. 승산마을 앞에 있는 지수초등학교는 구인회, 이병철, 조홍제(1906~1984) 효성그룹 창업주 등 국내 대표 기업인 세 명이 나란히 1회로 다닌 학교로 유명하다. 지수초등학교는 학생수 감소로 2009년 문을 닫았다. 진주시는 54억원을 들여 이 폐교를 기업가 정신교육센터 및 전시관 등으로 리모델링해 오는 3~4월 중 문을 열 예정이다. 학교 안에는 구인회·이병철·조홍제 세 사람이 함께 심고 가꾼 것으로 전해지는 100년 가까이 된 큰 소나무가 있다. 부자소나무(재벌송)로 불리며 명소가 됐다. 진주시는 방문객이 이 마을에서 편안하게 쉬며 부자의 기운을 듬뿍 받을 수 있도록 80억원의 사업비로 테마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마을 안에 한옥 숙박시설을 건립하고 기업인 생가와 마을 주변을 산책하는 기업가정신 문화탐방로를 조성한다. 6실 규모로 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한 채는 지난 1월 완공됐다. 게스트하우스 부대시설인 다목적관은 곧 완공된다. 마을 안에 비어 있던 한옥 네 채를 매입해 두 채는 숙박시설로 리모델링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나머지 두 채는 관광객 공용공간과 관리실로 쓰기 위해 개·보수 중이다. 진주시는 숙박시설을 올해 안에 모두 완공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기업인들의 생가 고택은 관리 문제로 개방하지 않았지만 진주시는 관광객이 생가 안을 구경할 수 있도록 후손들과 협의해 개방을 추진 중이다. 승산마을에서 17㎞쯤 떨어진 의령군 정곡면 중교리 장내마을에는 이 전 회장이 태어난 생가가 있다. 이 집은 2007년부터 개방돼 많은 관광객이 방문한다. 승산마을 숙박시설이 준공되면 관광객들이 승산마을, 지수초등학교, 장내마을 등을 두루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한 마을에서 많은 기업가가 배출된 승산마을을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주는 테마마을로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 우크라 출신 진첸코(맨시티)-미콜렌코(에버턴) 포옹 때 경기장 울린 음악은?

    우크라 출신 진첸코(맨시티)-미콜렌코(에버턴) 포옹 때 경기장 울린 음악은?

    60년대 영국의 록그룹 ‘더 홀리스’의 노래가 축구장에 울려퍼지자 맨체스터시티의 수비수 올렉산드르 진첸코의 눈시울은 벌겋게 달아올랐다.27일 맨시티와 에버턴의 잉글랜드 프리미어 경기가 열린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파크. 경기장 곳곳에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한다’는 대형 걸개 격문과 함께  우크라이나 대표팀 동료 비탈리 미콜렌코(에버턴)의 사진이 펄럭였다. ‘구불구불한 길은 멀기만 해. 하지만 버틸 수 있어. 그는 내 형제니까’라는 노랫말로 음악이 끝나자 진첸코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그라운드에는 ‘노 워(전쟁 반대)’라는 문구와 우크라이나 국기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팀 동료들과 아예 커다란 국기를 어깨에 두른 에버턴 선수들이 도열해 있었다. 이들은 경기장을 꽉 메운 관중들과 하나된 박수로 우크라이나를 위로하고 응원했다. 전 세계 스포츠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등을 돌리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발리예바 파문’으로 받았던 따가운 눈총이 본격적인 비난과 규탄, 거부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모양새다. 이날 EPL과,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 앙(1) 등 유럽의 4대 ‘빅리그’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연대하겠다는 뜻을 공개로 밝혔다. 뮌헨-프랑크푸르트전에 앞서 선수들이 1분간 침묵했고, 경기장 전광판에는 ‘멈춰, 푸틴’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스페인과 프랑스 축구장에도 ‘전쟁 반대’, ‘모두를 위한 평화’ 등의 현수막들이 줄을 이었다.첼시 구단주인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56)는 전날 “난 항상 구단의 이익을 염두에 둔 결정을 해 왔다”며 구단 관리권을 재단에 넘겼다. 영국의 러시아 제재 대상에 푸틴의 측근인 자신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지 몸을 뺀 것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한 폴란드는 지난 24일 모스크바에서 열릴 예정이던 카타르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PO)를 보이콧했다. 2차 PO에 나설 수 있는 스웨덴 역시 “상대가 러시아라면 29일 경기를 거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오는 5월 28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장소를 프랑스 파리 생드니 경기장으로 즉각 변경했다. 축구 외의 종목에도 ‘반러시아’ 열풍이다. 국제배구연맹(FIVB)과 국제체조연맹(FIG), 국제유도연맹(IJF)은 IOC의 요청에 따라 올해 러시아에서 열기로 한 대회를 모두 취소했다. 앞서 포뮬러원(F1)을 주관하는 세계자동차연맹(FIA)도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올 시즌 F1 월드챔피언십 대회인 러시아 그랑프리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 美·EU ‘푸틴 제재’… “김정은 등 독재자와 같은 그룹”

    美·EU ‘푸틴 제재’… “김정은 등 독재자와 같은 그룹”

    미 재무부, 푸틴 및 주요 관료 3명 제재“김정은, 루카센코 등 독재자 그룹 포함”EU도 푸틴과 라브로프 외무장관 제재은닉 재산 많아 자산 동결 실효성 미지수 푸틴을 ‘적’으로 공식화하며 신냉전 심화미국과 유럽연합(EU)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제재했다. 미국과 EU 내 자산이 동결되며 해당 지역 방문이 금지된다. 푸틴 대통령의 재산이 대부분 은닉되어 있고 해당 지역을 방문할 가능성도 적지만, 국제 사회에 그가 독재자라는 점을 강조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상징적 조치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고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알렉산더 루카센코(벨라루스 대통령), 바샤르 알아사드(시리아 대통령) 등의 독재자를 포함하는 아주 작은 그룹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또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도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이날 이에 앞서 EU 회원국 외무부 장관들도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푸틴 대통령과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역내 자산 동결 등을 포함한 2차 제재를 공식 승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독일과 이탈리아가 푸틴 대통령을 제재 대상에 넣는 것을 반대했지만 러시아 병력이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예프 인근까지 진격하면서 동의로 돌아섰다고 EU 관리가 AFP 통신에 설명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에 대한 자산 동결 조치가 실제 타격을 줄지는 미지수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푸틴 대통령의 은닉 자산을 찾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공개돼 있는 푸틴 대통령의 연간 수입은 1000만 루블(약 1억 5000만원), 자산은 자동차 3대와 아파트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미국 내에서는 푸틴의 연인으로 알려진 리듬체조 선수 알리나 카바에바를 제재하자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카바에바는 2014년 대형 언론사 그룹 회장으로 취임해 120억원에 육박하는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이 그간 10명이 넘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과 신흥재벌 등을 제재 명단에 올렸지만 카바에바는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서방이 푸틴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적’으로 규명하면서 신냉전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는 크다.
  • “푸틴은 침략자”… 바이든, 화웨이식 수출통제에 러 돈줄 죄기 ‘2단계 제재’

    “푸틴은 침략자”… 바이든, 화웨이식 수출통제에 러 돈줄 죄기 ‘2단계 제재’

    푸틴의 전쟁 선택 이튿날 바이든 2단계 제재“러시아 경제에 즉각적 또 막대한 비용 부과”“미러회담 계획 없다”… 푸틴 개인제재도 여지러에 달러·파운드·유로·엔화 거래 능력 제한러 1·2위 민간은행도 자산 동결 및 거래제한푸틴 자금줄인 측근 10명도 미 내 자산 동결침공 도운 벨라루스 은행·방산기업도 첫 제재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데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그간 예고한대로 2단계 경제 제재를 내놓았다. 이틀전 발표한 1차분 제재에 비해 러시아의 돈줄을 더욱 죄는 한편, 중국 기업 화웨이를 고사 직전까지 몰고갔다는 평가를 받는 수출통제도 적용했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개인 제재 가능성도 열어 놓는 등 단계적 제재 강화 의지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푸틴은 침략자다. 푸틴은 이 전쟁을 선택했다”며 “러시아 경제에 즉각적으로,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막대한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해당 제재에 미국과 함께 유럽연합(EU) 27개국 등이 동참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또 이날 오전에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들의 화상 회의를 언급하며 “우리는 달러, 유로, 파운드, 엔화를 통한 러시아의 거래 능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이 자국군을 육성하고 동원하며 전쟁을 수행할 자금줄을 막겠다는 의미다.앞선 1차 제재에서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VEB)과 방위산업 지원 특수은행 PSB의 미국 내 자산동결과 미국인 및 미국 기업과의 거래 중단이 핵심이었다면 2차에는 이를 민간 은행으로 확대했다. 러시아 1위인 스베르은행(Sberbank)과 2위인 VTB가 새로 제재에 포함됐고, 오트키르타이 은행(Otkritie Bank) 등도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과의 거래가 막힌다. 스베르은행을 포함한 13개 은행 및 기관은 미국 금융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능력이 제한된다. 푸틴 정권에 자금줄 역할을 할수 있는 측근 및 신흥재벌의 제재 범위도 앞선 5명에서 10명이 추가로 늘었다.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고 미국 방문이 금지된다. 이번 제재에는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공조한 벨라루스도 포함됐다. 주요한 국유 은행 두 곳, 9개 방위업체, 정권과 관련한 7명의 인사를 제재했고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벨로루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지원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수출통제면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는 화웨이식 재제를 단행했다. 백악관은 “미국산 소프트웨어, 기술, 장비를 사용해 외국에서 생산되는 민감한 미국 기술에 대해 러시아 전역에 제한을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제재 기술 대상으로는 반도체, 통신, 레이저, 센서, 항법 등 첨단기술 대부분을 망라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제재 내용을 설명하며 이번 조치가 러시아에는 장기적인 영향을 최대화하고, 유럽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정됐다고 했지만 서방의 피해도 적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외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시점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고, 독일에 주둔한 미군 7000명의 추가 파병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 미군이 전투를 벌이지는 않을 것임을 재확인하면서 미군이 동원될 수 있는 레드라인이 ‘러시아의 나토 침입’임을 시사했다. 이외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직접 제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테이블에 있다”고 답했다.
  • 미중→미중러 구도로 만든다… ‘천하삼분’ 새판 짜는 푸틴의 야욕

    미중→미중러 구도로 만든다… ‘천하삼분’ 새판 짜는 푸틴의 야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에 나서면서 서방세계와 러시아 간 무력 충돌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경고에 개의치 않고 침공을 단행한 속내에 관심이 모인다. 표면적인 이유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추가 동진(東進)을 막겠다”는 것이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정확히 50년 전인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전 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굳어진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를 뒤엎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현 미중 양대 강국(G2) 구도를 미중러 3국의 ‘천하삼분’ 구도로 바꾼 뒤 중국과 러시아가 손잡고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계산이 담겼다는 것이다.24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새벽 5시 50분쯤 국영방송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을 승인한다는 긴급 연설에서 “러시아는 더이상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용인할 수 없다. 나토의 추가 확장 및 우크라이나 영토 활용을 허용하지 않겠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핵무장 시사도 허용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서방의 제재에도 나토가 러시아 턱밑까지 밀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미국 및 서방과의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푸틴은 구소련 붕괴 당시 나토가 약속한 (동진 금지 등) 안전보장 약속을 어기고 안보를 침해했다고 본다”며 “그는 나토가 독일 동부로 군사력을 확장하기 전인 1990년대 수준으로 군사력을 줄이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구소련의 붕괴를 “20세기 러시아에 벌어진 가장 큰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말하곤 했다. 할 수만 있다면 1991년 소련의 붕괴 이전 상태로 돌아가고 싶다는 속내다.푸틴의 야망이 더 높은 곳에 있다는 지적도 많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미국의 일방적 승리로 끝난 미소 냉전 종식 구도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것 이다. 러시아가 중국을 설득해 미국에 전면적으로 맞서는 ‘천하삼분지계’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푸틴의 궁극적 목표는 중국이 1972년부터 미국과 손을 잡고 추구해 온 (서구세계 중심의) 세계화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푸틴은 소련 붕괴 이후에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승부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격언을 마음에 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4일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앞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유럽의 관리들이 ‘독재국가들이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보고 맹비난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러 밀착이 백악관의 오판에서 비롯된 자업자득이라는 시각도 있다. 워싱턴의 여러 외교정책이 중러 양국을 결속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 미국을 스스로 고립시켰다는 것이다. 주러 미 대사를 지낸 마이클 맥폴은 “푸틴은 다음주 러시아 증시를 걱정하지 않는다. (서구국가의 대러 제재로) 큰 피해를 볼 올리가르히(신흥재벌)도 안중에 없다”며 “그가 신경쓰는 건 ‘30∼40년 뒤 역사책에 내가 어떻게 기술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미국의 제재가 푸틴의 계산을 바꿀 것으로 본다면 순진한 생각”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 으름장’ 정도로는 푸틴 대통령의 야욕을 꺾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 코로나19 사태로 오히려 ‘돈방석’ 오른 홍콩 최고 갑부는 누구?

    코로나19 사태로 오히려 ‘돈방석’ 오른 홍콩 최고 갑부는 누구?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홍콩에서 올해 최고의 갑부 1위로 리카싱 전 청쿵그룹 회장에 선정됐다. 24일 기준 코로나19 추가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8674명, 24명을 기록하는 등 팬데믹 상황이 계속되는 상황이지만 일부 갑부들의 재산 증식은 오히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만 중앙통신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22 홍콩 최고 갑부 순위에서 리카싱 전 청쿵그룹 회장이 개인 재산 360억 달러(약 43조 3000억원)를 기록해 1위에 이름을 올렸다고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카싱 회장은 지난해 개인 재산 354억 달러에서 단 1년 사이에 6억 달러 증가한 360억 달러를 신고해 최고 갑부 1위에 링크됐다. 매년 홍콩 부호 1~50위 인물을 선정해오고 있는 포브스는 올해 2위와 3위 갑부 순위에 각각 홍콩 부동산 개발업체인 핸더슨랜드를 세운 리사우키(李兆基, 342억 달러)와 홍콩 귀금속 소매업체 저우다푸(周大福)의 창립자 정위퉁의 장자이자 그룹 집행 이사인 정자춘(鄭家純, 264억 달러)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홍콩 최고의 갑부 1위에 오른 리카칭 전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학습과 회의, 재택 근무가 급증하면서 재산 증식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리카싱 회장이 무려 8.65% 보유한 미국의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이 코로나19 여파로 기업가치와 주가가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줌 비디오커뮤니케이션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화상회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와 기업의 원격회의,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이 늘면서 줌은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리 회장은 지난 2013년 그의 벤처캐피탈 회사인 호라이즌벤처스로 약 650만 달러(약 79억 원)의 줌 지분을 사들였고, 이어 2015년에도 또 한 차례 3000만 달러(약 363억원) 규모의 자금을 동원해 줌 지분을 차례로 구매했다. 그가 8.65%의 줌의 지분을 소유하는데 투자한 금액은 총 3650만 달러(약 442억원)였다. 하지만 최근 그의 줌 투자가 대박이 나면서, 리 회장이 보유한 ‘줌 비디오커뮤니케이션’ 주식의 평가액은 무려 약 30억 달러(약 3조 6264억 원)를 돌파한 상태다. 하지만 리 회장에게도 부침의 세월은 있었다. 특히 지난 2020년에는 20년 넘게 홍콩 최고 갑부 자리를 차지했던 그가 CK허치슨홀딩스의 부동산 부문 기업인 CK애셋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며 부동산 개발업체 핸더슨랜드의 리사우키 회장의 자산 규모에 밀려 2위로 한 단계 떨어졌지만, 단 2년 만에 홍콩 최고 부자 1위를 수복한 것. 이와 함께, 올해 부호 순위 3위에 이름을 올린 정자춘 이사는 홍콩 정부가 강행한 홍콩판 국가보안법인 국가안전법 시행 강행으로 시위가 한창이었던 지난 2019년 당시 공개 지지 입장을 밝히며 친중 행보를 걸었던 인물이다. 그가 운영하는 저우다푸는 1929년 설립된 세계 최대 귀금속 소매업체로 중국 전역에 2000개 점포를 가진 중화권 최대 규모의 귀금속 소매 업체로 꼽힌다. 특히 지난 2017년 세계에서 가장 큰 132캐럿의 핑크 다이아몬드 ‘핑크 스타’가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역사상 최고가인 7100만 달러(약 800억 원)에 팔렸는데, 영국 BBC 방송은 당시 ‘핑크 스타’를 손에 얻은 이는 저우다푸의 장자춘 이사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4위와 5위에는 홍콩의 굴 소스 전문 업체 리진지(李錦記)의 리슈남(李兆南, 189억 달러) 회장 가족과 부동산 개발업체 주룽창(九龍倉)그룹의 최대 주주인 우광정(吳光正, 187억 달러) 이사장이 각각 차지했다. 굴 소스 업체 리진지는 지난 1888년에 설립된 이후 중화권 만능 양념 제조 업체로 불리며 약 130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리진지 그룹은 중국 신후이에 위치한 축구장 188개 규모의 생산 공장에서 220종의 소스와 양념을 제조해 매년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수출해오고 있다. 이를 통해 최근에는 영국에서 가장 고가의 건물로 알려진 런던 워키토키 건물을 17억 달러에 매입, 단일 건물로는 영국에서 가장 비싼 건물 소유 업체가 됐다. 한편, 2022년 올해의 홍콩 부호 순위 6~10위에는 부동산 재벌이자 홍콩의 대표적인 부동산 거물로 꼽히는 화인치업(華人置業)의 류롼슝(劉鑾雄·JOSEPH LAU) 회장과 궈빙롄(郭炳聯) 선훙카이그룹 회장, 신홍지그룹(新鴻基)의 쾅샤오칭(鄺肖卿), 카지노업체 갤럭시 엔터테인먼트(銀河娛樂) 그룹을 소유한 뤼즈허(呂志和), 중국의 전자상거래기업인 알리바바의 ‘숨은 개국공신’으로 통하는 차이충신(蔡崇信)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 빅토르안·린샤오쥔 한국 입국 가능…“엄연한 차별” 스티브유 재조명

    빅토르안·린샤오쥔 한국 입국 가능…“엄연한 차별” 스티브유 재조명

    2002년 미국 국적이 된 유승준(스티브 승준 유)은 20년 넘게 입국거부를 당하고 있다. 반면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빅토르 안)와 2020년 중국으로 귀화한 임효준(린샤오쥔)은 자유롭게 국내 입국이 가능한 상태다. 유승준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간주돼 입국금지를 당한 사람은 대한민국 역사상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며 “연예인으로서 군대를 가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잘못이 있지만, 이를 두고 정부가 나서서 몇십 년째 대한민국 안전보장 등을 이유로 대한민국에 발도 디디지 못하게 막는 것은 엄연한 차별이자 인권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승준은 “저는 범죄자도 아니고, 권력자나 재벌도 아니며 정치인은 더더욱 아니다. 저는 아주 예전에 잠깐 인기를 누렸던 힘없는 연예인에 불과하다”라며 “스티브 유로 불려도 저의 뿌리는 대한민국에 있고, 고국을 그리워하는 많은 재외동포 중 한 사람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라고 호소했다. 병무청장은 “스티브 유는 숭고한 병역의무를 스스로 이탈했고 국민들에게 공정하게 병역 의무를 한다고 누차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거부했다”며 “입국해서 연예 활동을 국내에서 한다면 이 순간에도 숭고하게 병역의무를 하고 있는 우리 장병들이 얼마나 상실감이 있겠냐”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승준은 “5년 동안 계속된 소송에서 대법원은 저에게 비자를 발급해줘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했지만 그런데도 정부는 비자 발급을 다시 거부하고, 병무청장님이 입국금지가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점은 대단히 유감스럽고, 부당한 처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스티브 유처럼 입국 금지해라” 안현수는 2011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로 귀화했다. 귀화 당시 한국 선수들의 훈련 방식, 기술을 전수하는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한화 약 1억 8000만원의 연봉과 저택을 받았다. 고려인 출신 록 가수 빅토르 초이의 이름을 따 빅토르 안으로 이름을 짓고, 귀화 직전 올림픽 금메달 연금 4년치를 일시불로 받아갔다. 미니홈피에는 ‘러시아 국적을 획득하면 우리나라 국적은 자동 소멸된다고 들었다. 이중국적이 가능할 줄 알았는데 신중하지 못했다’라고 적었다. 운동에 집중하고 싶어서 내린 귀화를 결정했다는 그는 “내 가슴에 어느 나라 국기가 달리든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제 선택이기 때문에 각오도 하고 있다”라고 인터뷰했다. 이후 막말 해설로 악명이 높은 중국 의 왕멍에게 코치직 제의를 받고 중국 대표팀에 합류했다. 안현수 기술코치가 이끄는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000m 혼성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카메라에는 안현수가 양팔을 벌리고 환호하며 중국 선수들과 포옹하는 장면이 담겼다. 안현수는 이후 인스타그램에 “판정이슈가 안타까운 마음”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자신의 글이 기사화 되자 소속팀인 중국을 의식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안현수는 “제 선택에 아쉬워하고 실망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무런 잘못도 없는 가족들이 상처받고 고통을 받는다는 게 지금 저에게는 가장 고통스럽고 힘든 일. 저를 만나 고생하고 있는 가족들을 향한 무분별한 욕설이나 악플들은 삼가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부탁했다. 안현수는 베이징올림픽을 끝낸 후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상의해야 한다. 쉬면서 생각해보겠다”라며 한국 입국 계획을 밝혔다. 안현수의 가족은 한국에서 체류하며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중국으로 귀화한 임효준은 4년 뒤 중국을 대표해 뛰는 것을 목표로 훈련 중이다. 일부 중국 언론에서는 “중국에서 메달을 따고 한국 국적을 회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보고 있다. 유승준이 받고 싶어하는 재외동포비자(F-4)를 안현수와 임효준은 발급받을 수 있다. 안현수와 임효준은 올림픽 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고 각각 러시아와 중국으로 귀화했다. 국내 거주와 체류에 있어 다른 외국인들보다 특혜를 받고 경제활동도 가능하다. 이를 두고 “입국을 금지시켜라”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법적으로 입국 금지 조치 가능한가 입국 금지는 출입국관리법(제11조)에 따라 다음과 같은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할 때 가능하다. 출입국관리법 제11조(입국의 금지 등) ① 감염병 환자, 마약류 중독자 등 공중위생에 위해를 끼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 ② 총포⋅도검⋅화약류 등을 위법하게 가지고 입국하려는 사람 ③ 대한민국의 이익⋅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④ 경제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⑤ 사리 분별력이 없고, 국내에서 체류 활동을 보조할 사람이 없는 정신장애인 등 ⑥ 강제 퇴거명령을 받고 출국한 뒤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⑦ 일제강점기 기간에 일본 정부 등의 지시를 받거나, 연계해 사람을 학살·학대하는 일에 관여한 사람 ⑧ 위와 같은 규정에 준하는 사람으로서 법무부장관이 ‘입국이 정당하지 않다’고 인정하는 사람 해당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하면, 법무부 장관이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 유승준의 경우 3번 조항을 이유로 법무부가 입국을 금지했다. 그러나 안현수와 임효준의 경우 “여론이 안 좋다”는 이유로 입국을 금지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비자 발급해달라” 유승준 소송 연기 유승준이 대한민국 비자를 발급해달라며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제기한 재소송 1심 판결은 연기됐다. 2015년 행정소송을 내 2020년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재차 비자발급이 거부당했고, 지난해 10월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오는 3월 21일 5차 변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유승준 측은 “병역 기피를 위해 미국 국적을 취득한 것이 아니라 미국 국적을 취득했기 때문에 병역이 면제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LA총영사관 측은 “원고의 입국 자체로 사회적 갈등이 유발될 우려가 크다. 원고가 요구하는 것은 방문 비자가 아닌 연예 활동이 가능한, 대한민국 국민과 혜택이 크게 차이 없는 재외동포 비자라 공정의 가치를 훼손한다”고 반박했다.
  • 53살 연하 의원과 ‘삼혼’… 이탈리아 전 총리 과거는 더 놀랍다

    53살 연하 의원과 ‘삼혼’… 이탈리아 전 총리 과거는 더 놀랍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5) 이탈리아 전 총리가 32세 나이의 마르타 파시나 하원의원과 세 번째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2020년부터 연인 관계를 이어온 두 사람은 최근 축구 경기장에서 키스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나이 차이도 놀랍지만 그보다 더 주목할 것은 그의 과거다. 건설·미디어 그룹을 거느린 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 무려 9년 2개월 동안 이탈리아 최장기 총리로 재임했지만 그에 대한 여론은 최악에 가깝다. 2013년 세금 사기로 유죄 판결을 받고 공직에서 제명됐고, 총리로 있던 2010년 자신의 호화 별장에 미성년 매춘부를 불러들여 난잡한 ‘섹스 파티’를 벌인 혐의로 기소돼 증인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추문과 비리에 연루됐음에도 베를루스코니는 지난달 대통령 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그러나 좌파 진영의 지지를 얻지 못해 중도 포기했다. 자신이 설립한 중도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 소속의 파시나 의원과의 결혼만 남았다. 파시나 의원은 기자 출신으로 베를루스코니가 소유한 프로축구 세리에A 명문 클럽 AC밀란의 언론담당으로 활동하다 2018년 총선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치권에 진출했다. 베를루스코니는 1965년과 1990년 결혼했으며 다섯 명의 자녀를 뒀다. 자녀들은 베를루스코니와의 재혼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혼한 두 번째 부인인 영화배우 베로니카 라리오는 “베를루스코니가 끊임없이 젊은 여자를 찾는다”고 폭로했다.
  • 美 추가 제재 검토, 英 ‘러 재벌 자산’ 차단… 미·러 정상회담 안갯속

    美 추가 제재 검토, 英 ‘러 재벌 자산’ 차단… 미·러 정상회담 안갯속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파병으로 미국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대화를 통한 사태 봉합이 최선이나 강대강으로 대치하며 전면전으로 치닫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아직은 외교적 창이 완전히 닫히지는 않았지만 미러 정상회담 개최마저 불투명해지는 등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휴일(대통령의 날)인 21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안보팀과 비공개 회의를 열고 앞서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한 데 대해 관련 제재를 단행했다. 다만 백악관 고위 관료는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돈바스 진입에 대해 “러시아는 (대외적으로 부인하나) 지난 8년간 돈바스 지역에 군대를 배치했다. 새롭지 않다”며 과도한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또 이날 제재의 범위를 DPR·LPR 지역으로 한정하는 등 외교적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전날 “러시아의 침공이 없을 경우”라는 단서를 달아 원칙적 수준에서 합의했던 미러 정상회담 개최는 이날 사태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백악관 고위 관료는 “러시아가 몇 시간 내에 침공할 수 있는 군사행동을 계속 준비하고 있어 (정상회담 개최를) 약속할 수 없다”고 했다.미국과 유럽은 제재로 압박하고 나섰다. 미국은 이날 첫 제재에 이어 22일 추가 제재 조치를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미국 기술이 들어간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 주요 품목에 대해 대러시아 수출을 차단하는 ‘기술 수출 제재’ 등 고강도 조치가 유력하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22일 대러 제재의 핵심으로 꼽혔던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 사업과 관련해 “사업 승인 절차의 중지 조치를 밟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정은 제재 중 하나일 뿐이며, 후속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르트스트림2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로 보내기 위해 발트해 밑에 건설된 1230㎞의 파이프라인으로, 천연액화가스(LNG)를 수출해 외화를 버는 러시아와 에너지원이 필요한 독일 모두에 범국가적인 사업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로시야은행 등 러시아 은행 5곳, SKA 상트페테르부르크 구단주인 겐나디 팀첸코 등 자산가 3명을 대상으로 자산동결, 여행금지 등의 제재를 했다. 유럽연합은 22일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대러 제재에 관해 결정했다.
  • 독일 이어 영국도 러시아 제재 본격화… 푸틴 측근 러 은행 5곳·개인 3명 제재(종합)

    독일 이어 영국도 러시아 제재 본격화… 푸틴 측근 러 은행 5곳·개인 3명 제재(종합)

    존슨 “제재 공세 시작에 불과, 추가 제재할 것” 푸틴 최측근 기업 팀첸코, 로시야 은행 제재자산동결·여행금지 제재 부과… 러 대사 초치EU외무장관, 러시아 제재 비공개 긴급 회의 獨, 노르트스트림-2사업 인증 절차 중단 조치푸틴, 우크라 돈바스에 군 진입 명령…“서방 탓”영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리주의 공화국에 러시아군을 파견하자 “제재 공세의 시작”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기업인을 포함해 러시아 은행 5곳과 개인 3명을 제재하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것은 우리가 준비한 제재 공세의 시작”이라면서 “추가 제재가 준비돼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EU) 회원국 외무 장관들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관해 결정하기 위한 비공식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AP, AFP 통신이 보도했다. 英 “푸틴, 우크라 침략 세계가 대비해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자산동결과 여행금지 등의 제재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면 침략을 위한 기반을 만들고 있으며, 세계가 이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재 대상에는 로시야 은행 등이 들어가고, 개인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기업인인 겐나디 팀첸코 등 초부유층 자산가들이 있다. 팀첸코는 로시야 은행의 주요 주주이다. 영국은 로시야 은행이 크림반도 합병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번 제재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군대를 보내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푸틴 “우크라, 역사적으로 러시아 일부”NYT “푸틴 인식은 역사 오독”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리주의 공화국들에 러시아군을 파견해 평화유지군 임무를 수행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집한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 뒤 국영 TV로 방영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즉각적으로 DPR과 LPR의 독립과 주권을 승인하는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의회가 이 결정을 지지하고 두 공화국과의 우호·상호원조 조약을 비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 이어 곧바로 크렘린궁에서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국영방송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우리에게 단순히 이웃 국가가 아니라 러시아 자체 역사와 문화, 정신세계의 분리될 수 없는 일부”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해 자신의 인식을 드러냈다.또 “현대 우크라이나는 전적으로 러시아, 더 구체적으로는 볼셰비키, 공산주의 러시아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볼셰비키 혁명 지도자 레닌의 발명품이며 레닌이 당시 자주권을 부여함으로써 실수로 우크라이나에 국가 지위를 인정한 것으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이런 푸틴 대통령의 인식은 역사를 오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영국 의원들은 러시아 재벌을 영국에서 추방하고 러시아 자금을 런던 금융시장에서 빼내는 등 더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존슨 총리 대변인은 앞서 외무부가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다고 밝혔다.독일도 대러시아 제재 시작1230㎞ 러 가스관 사업 중단 존슨 총리 대변인은 또 독일의 노르트 스트림-2 사업 승인 절차 중지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노르트 스트림-2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이다. 독일은 대(對)러시아 제재를 위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길이 1000㎞가 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AP·AFP통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기자들에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러시아 행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을 위한 인증 절차를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르트 스트림-2는 러시아에서 발트해 밑을 통과해 독일 해안에 이르는 장장 1230㎞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이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독일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천연가스를 확보하기 위해 2012년 이 사업을 개시했었다.EU “러시아, 불법 공격에 대한 경제적 결과 분명히 느끼게 될 것” 미국와 유럽 등 서방은 푸틴 대통령의 돈바스 독립 승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위한 사전 단계라고 판단하고 이번 조치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유사시 제재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러시아 제재를 위한 비공개 긴급 회의 개최 예정과 관련, 취재진에게 “당연히 우리의 대응은 제재의 형태가 될 것이다. 그 규모는 장관들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목표는 EU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를 대비해 준비한 제재 전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DPR, LPR의 독립 승인을 다루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공동 성명에서 러시아의 이번 결정은 “불법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이날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 뒤 제재의 첫번째 패키지가 공식적으로 상정될 것이며, 적절한 기구에서 이 패키지를 지체 없이 마무리하기 위해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두 사람은 이번 제재 패키지에는 “이번 불법적 결정에 관여한 사람들과 이들 영토에서 러시아군과 다른 작전에 자금을 대는 은행을 겨냥하기 위한 제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러시아와 러시아 정부가 EU 자본과 금융 시장, 서비스에 접근하는 능력을 겨냥하고, 긴장 고조와 공격적인 정책의 자금 조달 제한을 위한 제안이 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책임있는 자들이 그들의 불법적이고 공격적인 행위에 대한 경제적 결과를 분명히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두 지역에서 EU를 오가는 무역을 겨냥하기 위한 제안도 패키지에 포함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EU는 추가적인 진행 상황을 고려해 필요할 경우 이후 단계에서 추가적인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美, 신규 투자·금융 금지 행정명령 발동”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러한 러시아의 움직임을 예상했고, 즉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칭 DPR과 LPR 지역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투자와 무역, 금융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내 두 분리주의자 영토 승인은 국제법과 우크라이나의 영토보전, 민스크 협정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면서 “EU와 그 파트너들은 우크라이나와 연대해 단합되고 단호하고 굳은 의지를 갖고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러 안보 “역사가 정당성 확인해줄 것,책임은 전적으로 서방에 있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이러한 서방의 제재에 대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2일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미 (서방의 제재를) 겪었고, 이를 두려워하지 않은 지 오래”라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미국 등이 제재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우리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다”면서 “또 다른 측면으로부터의 제재와 위협, 정치적 압력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험상 조만간 서방은 우리에게 모든 문제에 관한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면서 “국제관계 속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고려할 때 이는 불가피한 것이며, 역사가 우리의 정당성을 확인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80만 명에 가까운 러시아 시민을 포함한 돈바스 지역 민간인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였다고 강조하고, “(독립 승인) 결정은 어려웠지만 가능한 유일한 결정이었다. 우리는 시민을 버릴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책임은 전적으로 서방에 있다고 주장했다.
  • 환경 담론만 있고 실천은 없는 에너지 기업들

    환경 담론만 있고 실천은 없는 에너지 기업들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경영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렇지만 친환경이 아니면서도 환경친화적으로 보이기 위해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 일명 ‘그린워싱’ 기업들도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온실가스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던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실질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일본 도호쿠대 환경대학원, 북동아시아연구센터, 교토대 국제환경대학원 공동연구팀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청정에너지 관련 담론과 기업 행동 및 투자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20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2월 16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1965년 이후 연간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10% 이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세계 4대 에너지 기업인 BP, 셰브론, 엑손모빌, 셸을 대상으로 친환경 기업 활동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20년까지 4대 기업의 연간보고서에서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비즈니스 전략, 재무 데이터, 키워드를 평가했다. 그 결과 최근 10년 동안 에너지 재벌들의 연간보고서에는 친환경에 대한 논의가 늘었다. 특히 BP와 셸은 ‘기후’, ‘저탄소’, ‘전환’과 같은 키워드와 담론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 전략에서도 탈탄소, 청정에너지 비전을 제시했지만 구체적 실천 방안보다는 선언 형태가 대부분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재무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도 이들 4개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모두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미미하고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그레고리 트렌처 교토대 교수(에너지정책)는 “기후변화를 막고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2050년까지 전 세계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이 ‘0’에 도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이 나서야 한다”며 “이번 연구에 따르면 대형 에너지 기업에서도 환경 분야에 대한 담론과 투자, 사업모델 개발 같은 실천이 일치하지 않아 탄소배출 제로에 도달하는 시기가 늦춰지거나 어렵게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일본에는 김대중 대통령 같은 인물이 없다”...日외교 거물의 탄식 [김태균의 J로그]

    “일본에는 김대중 대통령 같은 인물이 없다”...日외교 거물의 탄식 [김태균의 J로그]

    “김대중 대통령은 10년이 넘는 연금생활, 미국 망명생활 등 숱한 고난을 극복해 낸 정치가였다. 힘든 시기를 말할 때의 비장한 표정과 기뻐할 때의 온화한 얼굴은 너무도 인상적이어서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일본 외무성 심의관(차관보급) 출신으로 국내외에 높은 명망을 갖고 있는 인사가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의 수렁에서 헤어나오기 위해서는 한국의 고 김대중(1924~2009) 전 대통령과 같은 정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현재 일본에서 김 전 대통령과 같이 인간적 매력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지도자는 찾아볼 수 없다고 한탄했다. 다나카 히토시(75) 일본종합연구소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은 지난 16일 일본 경제 주간지 다이아몬드에 기고한 장문의 글에서 “위기와 변혁의 시대에는 정치 지도자의 자질이 국면과 역사를 바꾼다”며 김 전 대통령과 고 마거릿 대처(1925~2013) 전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68) 전 독일 총리 등 3명을 위기 극복을 위해 일본이 주목해야 할 지도자로 꼽았다. 다나카 이사장은 2002년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으로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북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다. 지금도 많은 관료 후배들이 ‘가장 존경하는 외교관’으로 꼽고 있는 인물이다. “오늘날 일본의 정치는 선거에서의 승리에 매몰돼 있고 중장기 과제들은 ‘잃어버린 20년, 30년’을 거치며 방치돼 있다. 지금이야말로 일본에는 문제 해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정치 지도자가 필요하다.” “반독재 투쟁으로 민주주의 쟁취한 김대중의 압도적 카리스마” 다나카 이사장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해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줄곧 투쟁했고 오랜 기간 가택연금과 투옥에다 사형 판결까지 받았을 뿐 아니라 여러 차례에 걸쳐 암살의 위협에 직면했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대통령이 되자 재벌개혁과 정보기술(IT) 산업 육성 등에 힘을 쏟았고, 외환위기 직후의 경제적 난국을 극복했으며 1998년에는 오부치 게이조 당시 일본 총리와 한일 협력을 위한 공동선언에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일본에 강경한 자세를 보였던 집권여당 새정치국민회의가 이 선언에 동의하리라고는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여당이 이를 받아들인 것은 대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김 대통령의 강한 사명감과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쟁취한 그의 압도적 카리스마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다나카 이사장은 “김 전 대통령을 만나뵐 때마다 인상 깊었던 것은 그의 인간다움이었다”라고 술회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만났다’라는 예사말을 쓰지 않고 ‘만나뵙다’(お目にかかる)라는 일본식 겸양어 표현을 썼다. “2002년 9월 고이즈미 총리의 첫 방북을 보고했을 때 김 대통령은 정말로 기뻐했다. 그때로부터 약 2년 전 북한을 방문해 사상 첫 남북 정상회담을 가졌던 김 대통령에게 일본 총리의 방북은 본인이 주창해온 ‘햇볕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기뻤을 것이다.” 다나카 이사장은 “김 대통령은 그 후에도 몇번을 더 만나뵈었다. 한번은 김 대통령이 나에게 ‘다나카상, 바다 한가운데서 문득 눈을 떴더니 칠흑 같은 밤하늘 가득히 별들이 빛나고 있는데 그토록 아름다울 수가 없더군요. 그때 나는 이제 죽는구나 생각했지요’라고 천진한 표정으로 술회한 적도 있었다”고 개인적 일화도 소개했다. 1973년 도쿄의 한 호텔에서 한국 중앙정보부에 납치돼 작은 배로 서울에 이송되는 것을 일본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추적해 조명탄을 투하하는 등 작전을 펼쳤는데, 그때 죽음을 모면한 것을 회상한 대목이었다. 정치인에게 중요한 것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인간적 매력 다나카 이사장은 대처 전 영국 총리에 대해서는 국영기업 민영화, 규제개혁, 금융시스템 혁신, 소득세 감세·소비세 인상 등 국가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고 전하며 “강한 지도력으로 영국 경제를 훌륭하게 되살려냈다”고 평가했다. “대처 총리는 명실상부한 ‘철의 여인’이었지만, 무엇보다도 두드러졌던 것은 ‘민주주의 체제의 지도자’라는 본연의 자세였다. 자기 신념과 사명감에 기반해 판단하고 그 결과에 대해 국민의 평가를 받는다는 자세를 견지했다.” 다나카 이사장은 “국민여론의 동향이나 당내 권력 관계에 신경을 쓰는 것과 대조적”이라면서 현재 일본 정치의 행태를 꼬집었다. 메르켈 전 독일 총리에 대해서는 “독일을 유럽연합(EU)의 확고한 지도국가 반열에 올린 것이 가장 큰 공적”이라면서 “유럽 전체에서 가장 신뢰받는 지도자로서 끈기 있는 설득의 힘을 보여주었다”고 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정치 지도자에게 무엇이 부족한가다나카 이사장은 “일본은 버블경제(거품경제) 붕괴 이후 30년간 경제성장률과 노동생산성, 고령화, 공공부채, 남녀격차, 언론자유 등 모든 면에서 주요 7개국(G7)의 모범생에서 열등생으로 추락하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개혁의 필요성을 계속 외쳐왔음에도 그것을 실현하고 달성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탄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등 3명에 공통되는 것은 대단한 인간적 매력을 지녔다는 것”이라면서 “지도자 혼자만의 힘으로 국가의 장래를 바꿀 수는 없는 만큼 지도자의 신념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당과 내각에 끌어모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매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금의 일본 정치인들 면면을 볼 때 김 전 대통령이나 대처 전 총리와 같은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는 없다. 따라서 현재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메르켈 전 총리 스타일의 정치 지도자다. 강한 사명감을 갖고 풍부한 인간적 매력으로 끈기있는 조정력을 발휘할 지도자가 일본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 그는 “여론은 정치가 리더십을 발휘해서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다. 여론의 뒤를 따라 추종하는 정치는 본말전도의 무의미한 것이란 사실을 지도자는 인식해야 한다”고 글을 맺으며 지나치게 여론의 향배만 살피는 일본의 정치 풍토에 경종을 울렸다.
  • 거짓 분노가 판치는 세상, 거룩한 분노란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거짓 분노가 판치는 세상, 거룩한 분노란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세계 곳곳에서, 아니 당장 우리 주변에도 ‘분노’가 넘실거린다. 대선을 약 20일 앞두고 정치판은 온갖 분노에 찬 말들을 쏟아낸다. 그걸 바라보며 장삼이사도 진영을 갈라 독한 말들을 주고받는다. 일상에서는 온갖 혐오의 말들이 분노라는 이름 아래 정당화된다. 정치적 불의에 대한 정당한 분노, 탈선을 일삼는 종교에 대한 거룩한 분노 등은 찾아보기 힘든 시대다. 2013년 세상을 떠난 ‘행동하는 사상가’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2011·돌베개 펴냄)는 선택적 분노만 횡행하는 우리 시대를 향해 ‘정당한, 거룩한’ 분노란 무엇인지 알려 준다. 책은 2009년 ‘레지스탕스의 발언’ 연례 모임에서 행한 즉흥연설과 에셀의 삶의 여정을 담은 인터뷰로 구성돼 있다. 1917년 독일에서 태어난 에셀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드골이 이끄는 레지스탕스 ‘자유프랑스’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1944년 체포돼 세 곳의 수용소를 거친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이후 에셀의 남은 삶은 인권수호와 평화정착을 위한 활동으로 수렴한다. 그는 “분개할 일에 분개하기를 결코 단념하지 않는 사람이라야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고,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지킬 수 있고, 자신의 행복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에셀은 특히 “젊은이들에게 ‘분노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분노해야 할 대상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에셀은 젊은 세대를 향해 ‘사회 양극화, 외국 이민자에 대한 차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금권’ 등에 저항할 것을 강권한다. 무관심이야말로 최악의 선택이다. 에셀 사상의 바탕에는 레지스탕스 정신이 있다. 레지스탕스는 단지 독일에 저항하기 위한 조직이 아니라 “자유 프랑스가 지켜 가야 할 원칙과 가치, 즉 프랑스 현대 민주주의의 토대가 될 가치”를 세운 정신이자 사상이다. 실제로 현재 프랑스의 ‘사회보장제, 퇴직연금제도, 공공재의 국영화, 대재벌의 견제, 언론의 독립, 교육권’ 등은 1943년 레지스탕스 평의회가 구축한 내용들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프랑스의 사상적 기반이 하나둘 무너져 내렸다. 에셀이 95세의 나이에 젊은 세대를 향해 절박한 목소리로 “분노하라”고 외친 이유다. 분노에 그쳐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행동, 즉 참여하는 일이다. “분노의 이유들은 어떤 감정에서라기보다는 참여의 의지로부터 생겨났다.” 세상은 더 복잡해졌다. 에셀에게는 나치가 싸움의 전부였지만, 지금 젊은 세대는 명확하지 않은 투쟁 대상과 싸워야 한다. 내 앞가림하기도 바쁜데 무슨 분노며, 참여냐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무관심은 에셀의 말마따나 인간을 이루는 기본 요소인 “분노할 수 있는 힘, 그리고 그 결과인 ‘참여’의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는” 행위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분노와 참여는 무엇일까. 각자의 선택에 달렸지만, 먼저 정책에 관심을 갖고 그날 투표장으로 나가는 일부터 시작하자. 출판도시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 TV토론 ‘스윙보터’ 마음 흔들어… 말실수하면 돌이킬 수 없다 [김성수의 뉴스 톺아보기]

    TV토론 ‘스윙보터’ 마음 흔들어… 말실수하면 돌이킬 수 없다 [김성수의 뉴스 톺아보기]

    이미 누구 찍을지 결정한 사람들토론 보고 확증편향만 확고해져20% 안팎 부동층은 토론에 영향15대 김대중, 부정적 이미지 불식19대 안철수 ‘MB 아바타’로 곤혹토론은 상식 아닌 인성·자질 평가“첫째 아들이 공군 중위로, 둘째 아들은 ROTC 육군 중위로 제대했다. 내게 문제가 있다면 내 아들들이 중위가 될 수 있었겠느냐.”(용공 시비와 관련한 질문에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아들의 병역 시비와 연관시킨 답변) “남보다 더 나은 강점을 보이라 하면 겸손하지 못한 것 같고, 또 없다고 하면 뭐하러 대통령에 나오느냐고 할 테니…. 40년 동안 감옥에 있거나 망명 때도 이 나라를 바른 정치의 길로 끌고 갈 준비를 해 왔다.”(다른 후보들에 비해 돋보이는 강점을 말해 달라는 질문에)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DJ) 후보가 TV토론 때 했던 발언들이다. 국내 TV토론은 15대 대선 때 처음 시작됐다. ‘준비된 대통령’을 대선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DJ는 TV토론의 최대 수혜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빨갱이’라는 음해 모략과 치매 논란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노련하고 능수능란한 토론기술로 단박에 불식시켰다. 고 이희호 여사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TV토론에서 남편(DJ)의 왜곡되지 않은 모습이 국민에게 보여질 수 있었다”면서 “남편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TV(토론) 덕분”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실제로 TV토론이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동의하지 않는다. TV토론을 일부러 찾아서 보는 사람들이라면 일단 정치에 관심이 많다. 이미 누구를 찍을지 결정했다고 볼 수 있다. 설령 지지하는 후보가 토론을 잘못했다고 해서 후보를 바꾸지는 않는다. 오히려 토론을 보고 나서는 확증편향만 더 확고해진다. 지난 3일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RE100’을 물어본 것에 대한 반응만 봐도 이해가 된다. 윤 후보 지지자들은 “장학퀴즈냐. 일부러 골탕 먹이려는 것 아니냐”며 이 후보를 비난했다. 반면 이 후보 지지자들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이 이 정도의 상식도 없다는 게 한심하다”고 맞선다. 같은 사안을 보고도 서로 자기 기준에서 판단한다. 토론을 잘했는지 못했는지도 주관적인 평가를 내린다. 그래서 토론이 끝나면 여야가 항상 서로 자기 쪽이 잘했다고 주장한다. 까닭에 일각에서는 TV토론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한다. 토론을 잘하는 것과 당선은 별개라는 인식이다. 실제로 17대 대선 때 당선된 이명박, 18대 박근혜, 19대 문재인 후보 모두 토론을 잘해서 당선된 게 아니다. 하지만 TV토론이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건 분명하다. 2017년 19대 대선 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8명이 TV토론이 후보자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코로나로 인해 현장유세가 제한된 상황에서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이번 대선에서는 TV토론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더 부각되고 있다. 많게는 20%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스윙보터(부동층)들에게는 TV토론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한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 후보가 없다’는 유권자 10명 중 4명은 TV토론을 보고 지지 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과거 사례를 보면 TV토론 때 네거티브 전략을 쓰면 역효과를 불러온다. 2012년 대선 TV토론 때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다카키 마사오가 누군 줄 아느냐”, “박근혜를 떨어뜨리려 나왔다”며 박 후보를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거꾸로 보수세력의 결집을 불러와 박 후보는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가장 높은 득표율(51.6%)을 기록하며 당선된다. 말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9대 대선을 한 달 앞둔 2017년 4월 초 일부 여론조사에서 1위 문재인 후보를 앞설 만큼 상승세가 거침없었다. 그런데 문 후보 지지자들에게 공격을 받던 그는 TV토론에서 문 후보를 향해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갑(甲)철수 입니까”라고 생뚱맞게 따져 물었다. 이런 자기비하적인 발언은 끝내 자멸을 불러왔고 안 후보는 개표 결과 홍준표 후보에게도 뒤진 3위에 그쳤다. 정몽준 전 의원은 ‘버스비 70원’ 발언으로 두고두고 입길에 올랐다. 2008년 6월 27일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생방송토론에서 공성진 의원은 정 전 의원에게 “버스 요금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정 전 의원은 “(버스) 한 번 탈 때 한 70원쯤 하나”라고 자신 없게 답했는데 역시 재벌은 안 된다는 핀잔을 들으며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당시 버스요금은 1000원이었다. 지난 3일 TV토론에서 윤 후보는 부동산과 관련한 질문에 잇따라 ‘오답’을 내놨다.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청약점수 만점이 몇 점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40점으로 알고 있다”고 자신 있게 답했다. 안 후보는 그러자 “예, 84점인데요”라고 고쳐 줬다. 당황한 윤 후보는 “아, 예, 84점”이라고 따라서 말했다. 안 후보는 이어 “작년에 서울 지역 당첨 커트라인이 어느 정도인지 아시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글쎄요. 거의 만점이 다 돼야 하지 않나”라고 이번엔 자신 없게 답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62.6점”이라고 다시 정답을 알려줬다. 지난해 9월 경선 토론 때 “집이 없어서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 보지 못했다”는 말실수에 이어 부동산 상식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드러났다. 하지만 TV토론은 후보자가 상식이 얼마나 풍부한지, 얼마나 말을 잘하는지에 대해 점수를 매기는 자리가 아니다. 오히려 상대방의 말을 얼마나 잘 경청하는지를 포함해 기본적인 인성과 자질을 평가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TV토론에 대해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비중을 두는데 TV토론은 그냥 참조해야 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지난 10년간의 공적 활동을 통해 드러난 후보자들의 생각과 사람 됨됨이가 중요하며 그 사람의 본질에 대해 유권자들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 美, 키예프 대사관 폐쇄… 우크라 ‘16일 단결의 날’ 선포

    美, 키예프 대사관 폐쇄… 우크라 ‘16일 단결의 날’ 선포

    “사람들이 전쟁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전운이 짙게 드리운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수도 키예프 소재 그로포드 인스티튜트의 경제학자 올렉시 쿠시츠의 말을 인용해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시내 중심 독립광장 은행에는 우크라이나 흐리브냐화를 달러나 유로로 바꾸려는 손님들이 이어졌다.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호텔과 나이트클럽은 텅 비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관을 키예프에서 폴란드와 가까운 서부 리비우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동부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에서 열린 민간인 대상 기초 군사훈련엔 어린 아이부터 백발의 할머니까지 참여했다. 79세 발렌티나 콘스탄티놉스카는 “내 도시, 내 아이들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서방이 러시아의 침공 개시일로 지목한 16일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이날을 단결의 날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도시와 마을에 국기 게양과 오전 10시 전 국민 국가 제창 명령을 내렸다. 국외로 도망간 정치인·기업가들의 24시간 내 귀국도 촉구했다.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야 프라브다는 이날 낮 12시 기준 국외로 떠난 여야 의원 23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8조원대 재산을 가진 우크라이나 최고 재벌 리나트 아크메토우, 두 번째 부자인 철강 재벌 빅토르 핀추크도 지난달 말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데니스 모나스티르스키 내무장관은 이날 현지 방송에 출연해 ‘사람들을 대피시킬 준비가 됐는가’라는 질문에 “그보다 영토 방어 대열에 진입할 것을 요구한다”고 답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용병들이 최근 수주간 우크라이나에 배치됐으며, 이들은 회색지대 전투기술 등을 활용해 러시아의 침공 구실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크렘린은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는 러시아군은 없다고 반박했다.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키예프를 찾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러시아가 극도로 우려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추진 의사를 견지했다. 반면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조만간 나토에 가입할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에 1억 5000만 유로(약 2030억원)의 차관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힌 숄츠 총리는 15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사태의 해법 논의를 이어 간다.
  • 美, 키예프 대사관 폐쇄… 우크라 ‘16일 단결의 날’ 선포

    美, 키예프 대사관 폐쇄… 우크라 ‘16일 단결의 날’ 선포

    “사람들이 전쟁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전운이 짙게 드리운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수도 키예프 소재 그로포드 인스티튜트의 경제학자 올렉시 쿠시츠의 말을 인용해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시내 중심 독립광장 은행에는 우크라이나 흐리브냐화를 달러나 유로로 바꾸려는 손님들이 이어졌다.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호텔과 나이트클럽은 텅 비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관을 키예프에서 폴란드와 가까운 서부 리비우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동부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에서 열린 민간인 대상 기초 군사훈련엔 어린 아이부터 백발의 할머니까지 참여했다. 79세 발렌티나 콘스탄티놉스카는 “내 도시, 내 아이들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서방이 러시아의 침공 개시일로 지목한 16일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이날을 단결의 날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도시와 마을에 국기 게양과 오전 10시 전 국민 국가 제창 명령을 내렸다. 국외로 도망간 정치인·기업가들의 24시간 내 귀국도 촉구했다.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야 프라브다는 이날 낮 12시 기준 국외로 떠난 여야 의원 23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8조원대 재산을 가진 우크라이나 최고 재벌 리나트 아크메토우, 두 번째 부자인 철강 재벌 빅토르 핀추크도 지난달 말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데니스 모나스티르스키 내무장관은 이날 현지 방송에 출연해 ‘사람들을 대피시킬 준비가 됐는가’라는 질문에 “그보다 영토 방어 대열에 진입할 것을 요구한다”고 답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용병들이 최근 수주간 우크라이나에 배치됐으며, 이들은 회색지대 전투기술 등을 활용해 러시아의 침공 구실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크렘린은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는 러시아군은 없다고 반박했다.|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키예프를 찾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러시아가 극도로 우려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추진 의사를 견지했다. 반면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조만간 나토에 가입할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에 1억 5000만 유로(약 2030억원)의 차관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힌 숄츠 총리는 15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사태의 해법 논의를 이어 간다.
  • 심상정 “李는 친재벌… 尹 ‘적폐수사 발언’ 최악 말실수”

    심상정 “李는 친재벌… 尹 ‘적폐수사 발언’ 최악 말실수”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1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자신의 ‘살찐고양이법’ 공약을 비판한 데 대해 “소년공 이재명은 어디로 가고 친재벌 이재명만 남았는가”라고 반격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에 대해서는 “말실수 중 최악”이라고 비판했다. 심 후보는 페이스북에 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도와준다는 이 후보의 ‘억강부약’(抑强扶弱)을 비틀어 “이 후보님의 ‘억약부강’에 재벌기업들이 함박웃음을 지을 것 같다”고 했다. 살찐고양이법은 국회의원 임금을 법정 최저임금의 5배, 공공 부문 임원은 10배, 민간기업 임원은 30배로 제한한다.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는 심 후보가 윤 후보를 겨냥해 “대통령이 수사를 지시하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후보 수준에서 적폐 수사를 운운하는 것은 노골적인 정치보복 선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또 “지금 민주주의의 최대 위협은 양당 정치체제 그 자체”라며 “신구 기득권에 불과한 양당의 공수교대를 넘어 다원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정치교체로 과감히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일화는 제 사전에 없다”며 대선 완주 의지를 재확인했다.
  • 스위스 대사관도 “현빈·손예진 결혼 축하”…해외까지 ‘들썩’

    스위스 대사관도 “현빈·손예진 결혼 축하”…해외까지 ‘들썩’

    동갑내기 배우 현빈(40)과 손예진의 결혼 발표에 11일 해외에서도 축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두 사람이 북한군 엘리트 장교와 남한 재벌 상속녀로 연인 연기를 펼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2019∼2020)은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2020년 2월 넷플릭스로 해외에 공개된 후 일본에서 10주간 인기작 톱10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사랑의 불시착’ 열풍이 불었던 일본에서는 요미우리 신문 등 주요 매체가 결혼 소식을 발 빠르게 전했다. 넷플릭스 일본 공식 트위터 계정은 “‘사랑의 불시착’ 현빈, 손예진 결혼 축하드린다”는 메시지를 띄웠다. 결혼 소식이 알려진 전날 밤 일본의 포털사이트 야후 트렌드 검색어 1위에는 ‘현빈’이 오르기도 했다. 주한 스위스 대사관도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손예진, 현빈 배우님의 결혼 발표를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드라마에서 스위스는 두 주인공이 처음 만나는 장소이자 마지막회에 재회하며 해피엔딩을 맺는 곳이다. 인터라켄과 그린델발트 등 알프스 명소들이 드라마의 무대로 등장하면서 관광객들이 인증 사진을 찍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 중국 역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메인 화면에 현빈과 손예진의 결혼 소식을 띄우는 등 관심을 보였고, 대만에서는 야후 인기 검색어에 ‘현빈’, ‘손예진’이 올랐다. 브라질, 인도 등의 넷플릭스 공식 트위터 계정은 ‘사랑의 불시착’ 속 현빈과 손예진의 모습을 사진으로 내걸며 결혼을 축하했다. 현빈과 손예진은 영화 ‘협상’(2018)에 이어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호흡을 맞추며 2020년 3월 연인으로 발전했다. 두 사람은 다음달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결혼식을 올린다.
  • “너무 좋아 기절” 현빈·손예진 결혼에 日 난리인 이유

    “너무 좋아 기절” 현빈·손예진 결혼에 日 난리인 이유

    “너무 좋아서 기절하겠다.” “스위스 엔딩은 아쉬웠는데 실제 결혼한다니 드라마가 이어지는 기분.” 동갑내기 톱스타 커플 배우 현빈(40)과 손예진이 오는 3월 결혼을 발표하자 일본 열도가 들썩였다. 결혼 소식이 알려진 10일 일본 주요 매체들이 두 사람의 부동산 자산 규모까지 전하며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대표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 메인에도 올라왔다. 결혼 기사에는 1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일본 넷플릭스는 공식 트위터에 “‘사랑의 불시착’의 현빈, 손예진이 결혼을 발표. 축하합니다”라며 한류스타 부부의 탄생을 축하했다. 일본이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두 배우가 북한군 리정혁과 재벌 상속녀 윤세리로 열연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경색된 양국 관계 속에서도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진행된 ‘자유국민사 현대용어의 기초지식 선 2020 유캔 신조어 유행어 대상’에서는 사랑의 불시착이 키워드로 선정되었으며 한 때 일본에서 현빈의 해병대 시절 화보가 불법으로 유통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일본 매체는 “현빈과 손예진 커플의 건물 한 채씩만 합쳐도 260억원”이라는 기사를 게시하며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40대 남성들까지 빠졌다” 사랑의 불시착은 일본에 공개된 그 해 ‘일본 넷플릭스 인기 작품 연간 순위’ 1위를 차지했고, 드라마 대사가 현지 유행어 톱10에 꼽히는 등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아사히신문은 ‘한류 드라마가 혐한 비율이 높은 중년 남성에게도 인기를 끄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코로나로 집에 틀어박힌 생활을 하게 되면서 40대 남성들까지 한국 드라마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혐한 소설가로 유명한 하쿠타 나오키는 돌연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빠졌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트위터에 “설정도 황당하고 코믹한 엉터리 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빠졌다. 한류를 얕잡아 보고 있었다”고 반성했다.“모테기 외무상도 전부 시청” 일제 강점기 징용 문제를 놓고 한일 관계가 극도로 악화했음에도 한류 콘텐츠는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야마다 다카오 마이니치신문 특별편집위원은 사랑의 불시착을 봤느냐고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에게 물었더니 “전부 봤다”고 반응했다고 기명 칼럼에서 밝혔다. 이 외무상은 몽골로 출장가며 ‘사랑의 불시착’ 촬영현장을 트위터에 게시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 주민의 생활 풍경, 인간군상을 진짜처럼 재현한 러브 코미디다. 발상이 참신하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외출이나 여행을 자제하는 가운데 일본에서 ‘신 한류’는 더욱 강해지는 양상이다. 일본에서는 ‘남자 주인공의 변하지 않는 사랑’에 특히 열광하는 경향이 있다. ‘도깨비’나 ‘겨울연가’의 주인공처럼 ‘사랑의 불시착’ 역시 국경을 초월해 여성을 잘 도와주는 현빈의 캐릭터가 인기를 모았다. 현빈과 손예진이 실제 커플로 발전한 소식이 알려지자 ‘역주행’ 현상도 일어났다. 한일 관계가 개선됐다고 생각하는 일본 국민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