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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최대 세금 추징 효성그룹… 비리 실태

    사상최대 세금 추징 효성그룹… 비리 실태

    국세청이 효성그룹과 총수 일가에 대해 총 4800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세금 추징을 하기로 한 것은 각종 부정행위가 고의적이고 도를 넘어섰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에는 분식회계, 차명계좌, 계열사 차명대출, 역외탈세 등 다양한 혐의가 총망라돼 있다. 금융감독원은 계열사인 효성캐피탈의 부정한 자금 흐름을 적발했고, 검찰은 국세청 고발에 대해 집중 수사를 할 방침이어서 효성그룹의 혐의와 탈세 규모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 한화그룹, CJ그룹 등 효성그룹과 마찬가지로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를 받아 온 다른 재벌기업들의 처리 결과에도 한층 높은 관심이 쏠리게 됐다. 국세청은 지난 5월 효성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효성그룹의 금융 계열사인 효성캐피탈을 통해 받은 총수 일가의 대출에 대해 특별검사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크게 세 가지 혐의를 적발했다. 우선 1조원대 분식회계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의 외환위기 이후 1조원대의 해외사업 적자가 생기자 효성그룹은 분식회계를 통해 해마다 이를 줄여 나갔다. 흑자를 줄여서 세금을 덜 내는 것은 전형적인 법인세 탈루 수법이다. 조석래(78) 회장 등 총수 일가의 차명재산 조성 규모는 1000억원대 이상으로 알려졌다. 역외탈세도 있다. 조 회장의 막내 동생인 조욱래(64) DSDL(옛 동성개발) 회장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투자이익을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욱래 회장이 페이퍼컴퍼니에 투자하고 이 돈을 페이퍼컴퍼니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투자한 후, 투자수익은 해외계좌에 은닉하고 조욱래 회장은 원금만 돌려받는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효성그룹의 경우 조사 과정에서 탈세액이 크고 고의성이 짙어 ‘일반 세무조사’에서 검찰 고발을 전제로 한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조세범칙조사는 세금 탈루 외에 위법 행위를 밝히는 데 주력하기 때문에 ‘세무사찰’로 불린다. 국세청은 지난달 30일 조석래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 고동윤(54) 상무 등 핵심 인물 3명과 주식회사 효성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이번 주까지 국세청 등 고발인 조사를 끝내고 다음 주부터 조 회장 등에 대한 조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점 조사 대상은 분식회계를 했는지와 이들이 차명재산을 해외의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세탁했는지 여부다. 검찰 조사와 별개로 국세청이 효성그룹의 불법 행위를 확인하고 4800억원을 추징하기로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조석래 회장 등 오너 일가에 대한 사법 처리는 불가피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국내 최초 벤처 출신 1조 갑부 탄생 눈앞

    국내 최초 벤처 출신 1조 갑부 탄생 눈앞

    국내 증권시장 최초로 벤처기업 출신의 1조원대 갑부가 탄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으로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지분 가치를 평가한 결과 이해진(46) 네이버 의장이 9335억원을 기록,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상장사 전체 16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 초 5058억원이었던 이 의장의 지분 가치는 5월 말 6818억원, 8월 말 7599억원, 지난달 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의장의 지분 가치가 1조원을 돌파하면 국내 증시에서는 처음으로 1조원대 ‘벤처 갑부’가 탄생하는 것이다. 앞서 2011년 12월 넥슨재팬이 일본 증시에 상장돼 김정주 NXC 회장의 지분가치가 2조원대로 평가된 적은 있지만, 아직 국내 증시에서는 예가 없다. 1999년 이 의장이 설립한 네이버는 2002년 10월 코스닥에 상장됐다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왔다.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상장 당시 3272억원에서 현재 18조 2613억원으로 56배 증가했다. 상장사 전체 12위 규모로 SK텔레콤, 롯데쇼핑, LG전자 등 대기업보다 크다. 네이버 검색 시스템 개발의 주역인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은 지분 가치 7533억원으로 21위 주식 부호에 랭크됐다. 한편 ‘1조원 클럽’ 주식 부호 1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의 지분 가치는 11조 6254억원에 이른다. 이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6조 8775억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3조 332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2조 3020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2조 1883억원 등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해진 네이버 의장,국내 첫 벤처출신 1조원 갑부 초읽기

    이해진 네이버 의장,국내 첫 벤처출신 1조원 갑부 초읽기

    국내 증권시장 최초로 벤처기업 출신의 1조원대 갑부가 탄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으로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지분 가치를 평가한 결과 이해진(46) 네이버 의장이 9335억원을 기록,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상장사 전체 16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 초 5058억원이었던 이 의장의 지분 가치는 5월 말 6818억원, 8월 말 7599억원, 지난달 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의장의 지분 가치가 1조원을 돌파하면 국내 증시에서는 처음으로 1조원대 ‘벤처 갑부’가 탄생하는 것이다. 앞서 2011년 12월 넥슨재팬이 일본 증시에 상장돼 김정주 NXC 회장의 지분가치가 2조원대로 평가된 적은 있지만, 아직 국내 증시에서는 예가 없다. 1999년 이 의장이 설립한 네이버는 2002년 10월 코스닥에 상장됐다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왔다.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상장 당시 3272억원에서 현재 18조 2613억원으로 56배 증가했다. 상장사 전체 12위 규모로 SK텔레콤, 롯데쇼핑, LG전자 등 대기업보다 크다.  네이버 검색 시스템 개발의 주역인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은 지분 가치 7533억원으로 21위 주식 부호에 랭크됐다. 한편 ‘1조원 클럽’ 주식 부호 1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의 지분 가치는 11조 6254억원에 이른다. 이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6조 8775억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3조 332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2조 3020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2조 1883억원 등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국내 재벌 계열사 208곳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삼성에버랜드, 현대글로비스 등 국내 대기업 계열사 208곳이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감시와 규제를 받게 된다. 단, 일감 몰아주기 예외 규정을 모두 적용할 경우 현 시점에서 규제 대상 기업은 122곳으로 줄어든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입법 예고했다.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가운데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규정을 구체화했다. 개정안이 최종 확정되면 내년 2월 14일부터 시행된다. 당초 법안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이고 총수가 있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적용 대상으로 삼았다. 43개 기업집단의 1519개 계열사가 이에 해당됐다. 그러나 시행령에서는 총수 일가의 지분율 합계가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 이상일 경우에만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규제 대상은 당초의 14%인 208개사로 줄었다. 이에 따라 업종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총수 지분율 4.09%), 삼성생명(20.78%), 현대자동차(4.0%) 등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시행령은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형태를 3가지로 구분하고 경우마다 예외 조항을 두었다. 우선 자금·자산·상품·용역 등을 정상 가격보다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거나 매입하면 ‘부당한 이익 제공’으로 인정돼 규제를 받는다. 이익이 큰 사업기회를 총수 일가가 소유한 계열사에 제공해서도 안된다.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신설회사에게 무작정 일감을 몰아주는 경우도 규제 대상이다. 다만 정상 가격과의 차이가 7% 미만인 경우, 회사가 사업능력이 없거나 정당한 대가를 받았을 경우, 상품·용역의 연간 거래총액이 거래 상대방 매출액의 12% 미만, 200억원 미만이면 법 적용에서 제외한다.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구축 등은 효율성·근접성·긴급성에 따라 필요한 경우로 인정받으면 법 적용의 예외 사유가 된다. 이런 예외 조항을 모두 적용하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208개에서 122개로 준다. 당초 법안에서 정한 일감 몰아주기 대상(1519개)과 비교하면 8% 수준이다. 삼성그룹 계열에서는 당초 208개에 포함된 삼성에버랜드, 삼성석유화학, 가치네트, 삼성SNS 중에서 가치네트(내부거래 금액 0원, 내부거래 비중 0%)가 빠진다. 최근 삼성SDS가 삼성SNS를 흡수하기로 하면서 삼성SNS(총수일가 지분 45.75%, 내부거래 비중 55.62%)도 제외된다. 삼성SDS의 총수 일가 지분은 17.18%뿐이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12개 중에서는 현대커머셜·입시연구사 등 2개가 제외된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유아인 “난 깡 있는 배우…반항아보다 섹시 매력남 듣기 좋아”

    유아인 “난 깡 있는 배우…반항아보다 섹시 매력남 듣기 좋아”

    흔들리는 청춘, 거친 반항아…. 많은 이들은 그를 그렇게 수식한다. 충무로의 ‘젊은 피’ 유아인(27). 하지만 정작 그는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숙종을 연기하면서 얻은 섹시한 매력남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마음에 든다면서 웃었다. 2일 개봉하는 영화 ‘깡철이’로 스크린에 컴백한 유아인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20대 배우가 숙종을 연기한다는 자체가 참 용감했던 것 같아요. 대중이 나를 지겨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선택한 캐릭터였죠. 물론 옴므파탈 같은 매력이 있는 역할이었지만 최고 권력자가 외롭고 소외당하고 고립돼 있고 쓸쓸한 면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2005년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한 그는 초기부터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저돌적이고 거침없는 반항아 이미지로 소비됐다. 그를 스타덤에 올려 놓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걸오 역할 역시 그런 연장선상에 있는 캐릭터였다. “원래 비쳐지는 것 보다 더 반항아적 기질이 센 편이에요. 하고 싶은 말은 하고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구요. 20대 초반에는 특히 기성 세대와 사회에 반발심이 많았어요. 그런 면이 배우로서 이미지화되면서 다른 남자 배우들이 백조라면 저 스스로 미운 오리새끼가 됐다고 느낀 적도 많았어요. 그들과는 다르게 생겼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특성은 여타 꽃미남 배우들과 다른 그만의 개성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반항적인 눈빛의 비결을 물었더니 “사람이건 사물이건 똑바로 응시하는 편인데 그게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면서 “나의 남다른 성격이 차별성이 되어줘서 너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 ‘깡철이’에서 그는 이유 없는 반항보다는 삶의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건강한 청년으로 나온다. 어떻게 보면 너무 착해서 밋밋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제가 요즘 착하게 살고 있지 않아서 그런 캐릭터에 끌렸는지도 몰라요. 작품을 고를 때 전략을 따지고 계산기를 먼저 두드리게 되니까요. 그래서 ‘성균관 스캔들’ 이전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작품을 선택하고 싶었어요. 그러다보니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번 영화에 끌렸구요. 착하면 재미없다는 선입견이 있을 수 있지만 유아인이 하면 신선하고 흥미롭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극중 강철은 치매로 아픈 엄마 순이(김해숙)와 사기당한 친구 때문에 삶의 위기에 처해도 힘들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 ‘깡’으로 뭉친 부산사나이다. “자연스러움에서 오는 담백한 남자다움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강철이는 삶이 힘들어서 그 또래들이 부릴 수 있는 허세나 허풍을 부릴 여유조차 없거든요. 저는 두 눈을 부릅뜨고 거들먹거리는 것이 아니라 성숙한 고통 속에서 나오는 남자다움이 진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힘을 빼고 상황에만 집중하면서 과하지 않게 표현하려고 애썼어요.” 20대 나이에 빨리 이룬 성공에 어깨에 힘이 들어간 적은 없느냐고 물었다. “간혹 그런 적도 있지만 성격적으로 날이 서 있는 편이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 너무 남에게 의지하거나 스타 의식이 생기는 것을 경계하는 편”이라면서 “인기나 부와 명예, 나를 향한 박수 등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것을 끌어안은 채 현혹되어 살고 싶지는 않다”는 답이 돌아왔다. 역시 평범치 않은 화술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치,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는 그는 “평소 생각을 많이 하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요즘 SNS에 글을 잘못 올렸다가 역풍을 맞는 경우가 많은데 걱정이 되지는 않을까. “원래 정치,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내 목소리로 말할 공간이 있고 주관이 있고 공유하고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에 SNS에 글을 올리는 겁니다. 연예인으로서 영향력을 좋은 방향으로 펼치고 싶기도 하구요. 저는 일단 확신을 가지고 신중하게 이야기하면 어떤 반응이 오건 개의치 않는 편이에요. 자기 확신이 있다면 누가 뭐래도 밀고 나가면 되고 혹시 실수가 있다면 인정을 하면 되는 일이 아닐까요?” ‘배우인 사람’ 말고 ‘사람인 배우’가 되고 싶다는 유아인. 그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 “배우하기 좋게 평범하고 부담 없이 생긴 얼굴”이라며 일명 ‘연예인 망언’ 대열에 동참했다. 인간을 다룬 휴먼 드라마를 좋아하고 리얼리티를 모든 작품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화려한 재벌 2세가 아닌 깡으로 버티는 동시대의 청년 강철을 택한 이유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렇다면 배우 유아인의 깡은 어느 정도일까. “매순간이 다 깡으로 가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두려움이 많고 소심하고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인데 순전히 깡으로 버티고 있는 거죠.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도, SNS를 하고 때론 인터넷 상에서 싸우는 것도 깡으로 버티는 거예요. 요즘 그게 많이 줄어들어서 슬프기는 하지만…. 앞으로 배우 생활도 깡으로 버텨나갈 겁니다(웃음).”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세금은 의원 주머닛돈 아니다… 엄정하게 배정”

    “세금은 의원 주머닛돈 아니다… 엄정하게 배정”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탈쪽지예산’ 선언과 관련, “의원의 개별 행동이 아니라 국회 차원, 원내대표의 예산운영 차원에서 예산에 접근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지역별 예산 수요 등을 원내대표실에서 접수해 예결위 간사 등과 협의하고 여야 협의과정에서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쪽지예산도 지역사업의 수요라는 점을 강조하는 의원들도 있는데. -쪽지예산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예산은 배분이 중요하다. 지금은 정부의 일방적 예산안을 국회에서 심의하는데, 정부는 지역 사정을 속속들이 모른다. 지역구 사정을 소상히 아는 국회의원이 국민불편을 없애기 위한 예산도 있다. 정부가 거칠게 책상에서 편성한 예산을 섬세하게 다듬는 과정이기도 하다. 다만 예결위 등 일부 의원에게 편중, 집중되면서 형평성과 정의성의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쪽지예산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의 균형은 물론 새누리당과의 균형도 맞추겠다. 세금은 국회의원의 주머닛돈이 아니다. 투명하고 엄정하고 형평성 있게 배정돼야 한다. 뒷거래식의 은밀한 쪽지예산 관행은 앞으로 없애겠다. 제도화를 통해 살려야 하는 부분은 살리지만 폐해와 문제점은 없애겠다는 것이다. →예산안 심사가 법정기한(12월 2일)을 맞출 수 있을까. -예산안 심사는 내용이 중요하다. 민생과 직결된 예산안 심사를 졸속으로 하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다. 시간에 맞추기 위해 졸속심사를 하면 국민 고통이 오히려 더 늘어난다. 예산안은 심도 있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원천적으로 잘못된 예산을 정의롭게 바로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다만 심의도 하기 전에 법정시한을 어기겠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지만 시간에 쫓겨 그냥 통과시키는 ‘통법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 예산안 처리와 국회의 국가정보원 특위 설치를 연계하나. -야당의 국정원 관련 법은 처리하지 않으면서 정부와 여당이 필요한 법안만 처리하는 것은 민주적이지도 않고 선진 국회의 모습도 아니다. 이런 국회 운영은 용납하지 않겠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평가는. -정부의 예산안은 ‘3포 예산’이다. 공약·민생·미래 모두를 포기했다. 민생복지는 반쪽이고 지방재정도, 나라살림도 빚더미 예산이다. 거기에 중앙정부의 부담을 지방정부로 떠넘긴 무책임의 극치다. →민주당이 중점적으로 검토할 부분은 무엇인가. -민주당은 이번 예산안을 민생·민주·지방·재정·복지 살리기 등 다섯 가지 방향에서 ‘국민 살리기’ 예산으로 재편성하겠다. 먼저 노인연금, 4대 중증질환 보장, 무상보육의 국가책임, 반값등록금 등 박근혜 정부가 핵심공약을 뒤집은 이유를 분석하고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재정 문제는 증세 문제와도 이어지는데 증세에 대한 생각은. -증세 논의도 필요하지만 최근의 모습은 복지를 무기로 국민을 협박하는 것 같다. 공약 포기란 비판에 증세라는 방패를 가지고 협박하고 있다. 부자감세 철회와 법인세 인상만 해도 18조원의 세수가 늘어난다. 쉬운 길을 놔두고 국민의 부담을 늘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부자들의 명품지갑과 재벌금고는 신성불가침으로 생각하고 노인과 서민, 청·장년의 지갑만 쥐어짜고 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한화 정도경영, 하급심 엄정함 주문한 대법

    어제 대법원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파기환송은 그룹 총수라 하더라도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제멋대로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게 되면 배임죄로 처벌된다는 점을 재계에 재확인하는 한편 배임 적용 시 손해발생 유무에 대한 판단을 법리에 맞게 해야 함을 일선 법원에 깨우쳐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울고법은 김 회장의 부동산 저가 매도에 대한 배임액 등 파기환송된 대목을 다시 따지게 된다. 김 회장의 양형에도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항소심은 김 회장이 법정구속 이후 사비를 들여 1186억원을 공탁한 점을 감안해 1심 재판부보다 1년 낮은 징역 3년형을 선고하고 배임에 따른 이득액을 1797억원으로 정한 상태다. 대법원 양형기준은 횡령·배임죄의 이득액이 300억원 이상이면 권고형량 5~8년에, 감경해도 4~7년으로 하게 되어 있다. 집행유예 가능성 여부도 관심사다. 형법 제62조는 집행유예 선고요건을 징역 또는 금고 3년 이하 형이 선고된 경우로 하고 있다. 김 회장 측은 배임이 아니라 그룹 전체의 이익을 위해 한 ‘경영상 판단’인 데다 개인적 치부가 아니라는 점을 재강조할 수 있다. 하지만 법원으로서는 전과까지 있는 김 회장에게 집행유예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번 파기환송은 재계나 일선 법원에 적지 않은 의미를 던지고 있다. 재계로서는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명목 아래 부실 계열사 지원을 위해 다른 계열사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일을 다시는 하지 말아야 한다. 개별 회사마다 고유한 주주의 이익이 있고 이를 함부로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선 법원으로서도 배임 적용 시 손해발생 입증 책임이 강화된 만큼 배임죄 판단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본다. 그동안 재벌총수 재판에 있어 사법부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온정적 태도를 보인 바 있다. 2009년에 만들어진 양형기준에 따라 들쭉날쭉이던 판결 성향을 바로잡고 있으나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법과 양심에 충실한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본다.
  • [씨줄날줄] 날개 꺾인 샐러리맨 신화/문소영 논설위원

    국내 3위 휴대전화기 생산업체 팬택은 맥슨전자의 영업사원이던 박병엽 부회장이 1991년 4000만원으로 창업한 무선호출기 회사다. 1997년 휴대전화기 생산으로 확대했고, 2001년 현대큐리텔을, 2005년 SK텔레택을 인수해 휴대전화기 업계에 떠오르는 별이 됐다. 벤처신화를 쓰던 그는 한때 국내 30위 주식부자 반열에도 올랐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과 경쟁하기에 팬택은 역부족이었다. 실적 악화로 2007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그가 지분을 모두 포기하고 백의종군해 팬택은 2011년 12월에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 부회장은 24일 경영에서 퇴장을 선언했다. 한국의 ‘샐러리맨 신화’를 썼던 주인공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몰락하고 있다. STX의 강덕수 회장은 1973년 시멘트 회사 쌍용양회 평사원으로 시작해 재무담당임원(CFO)까지 올랐다. 2001년 쌍용중공업이 매물로 나오자 전 재산 20억원을 털어 경영권을 인수했고 STX로 개명했다. 범양상선과 대동조선 등을 인수해 해운·조선을 중심으로 그룹을 수직계열화해 재계 13위까지 차고 올라갔다. 당시 조선산업은 호황이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는 중국 다롄에 대규모 조선소를 건설하던 강 회장에게 치명타였다.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면서 올해 그룹이 해체됐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1971년 한국 브리태니커 영업사원으로 출발했다. ‘영업의 달인’ 윤 회장은 1980년 자본금 7000만원으로 도서출판 헤임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웅진그룹의 모태로, 1995년 상장한 웅진씽크빅의 전신이다. 학습지를 팔던 그는 웅진코웨이 정수기 사업으로 승승장구했다. 현금장사였다. 학습지, 정수기 등의 소비재가 아닌 건설·금융과 같은 중후장대한 사업의 기업가를 꿈꿨던 윤 회장은 극동건설과 서울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재계 순위 32위로 올라갔지만 몰락의 시작이었다. 샐러리맨 신화를 쓴 또 다른 기업가로 신선호의 율산그룹과 김우중의 대우그룹, 정태수의 한보그룹 등이 있었다. 모두 내실을 기하지 못한 채 과도한 인수합병과 차입경영 등으로 몸집을 불리다 위기에서 날개가 꺾였다. 샐러리맨의 신화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의 개천에서는 용이 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가난한 집 수재가 고졸로 사법·행정고시로 고급관료의 길에 들어서듯이 말이다. 현재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만이 남아 있다. 사회이동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롯데, 효성 등 재벌기업만 살아남고 창업이 멸종하는 풍토가 될까 우려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월급쟁이 출신 총수들 무리한 확장·금융위기에 ‘눈물’

    월급쟁이 출신 총수들 무리한 확장·금융위기에 ‘눈물’

    지난 7월 19일 일본 주요 일간지·경제지에는 한 재계 거물의 퇴진 기사가 일제히 실렸다. 히로카네 겐시가 1983년부터 연재한 기업 만화 ‘시마 시리즈’의 주인공 시마 고사쿠 사장이 경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났다는 내용이었다. 설정상 1947년생 베이비붐 세대인 시마 사장은 파나소닉을 모델로 한 전기회사 하쓰시바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끝내 사장 자리에 오른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샐러리맨이다. 때문에 비록 만화 주인공이긴 하나 일본에서 시마 사장의 퇴진은 전자업계의 불황과 함께 ‘샐러리맨 신화’의 몰락이란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지난 24일 팬택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박병엽 부회장이 경영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말단 월급쟁이에서 시작해 조 단위 매출의 기업을 키워내며 샐러리맨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뽑히던 샐러리맨 신화의 퇴진이었다. 앞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강덕수 STX 회장에 이어 박 부회장까지 한국 대표 샐러리맨들이 부진 끝에 줄줄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샐러리맨 신화의 종결은 더이상 만화 속 이야기로만 넘길 수 없게 됐다. 재계에서는 또 다른 샐러리맨 신화를 위해서는 기업 성장을 위한 토양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샐러리맨 신화의 원조로는 단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손꼽힌다. 24살이던 1960년에 한성실업에 입사해 6년여간 실무 경험을 쌓은 뒤, 31살 나이에 자본금 500만원과 직원 5명으로 차린 회사가 대우그룹의 전신인 대우실업이었다. 1970년대 중반부터 건설·전자·자동차 등 사업 영역을 넓힌 대우는 한때 41개 계열사, 400개가량의 해외법인을 보유한 재계 2위 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의 대우 신화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몰락하기 시작했다. 당시 부채비율 600%가 넘던 대우는 해외 채권자들의 상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1999년 8월 대대적인 기업 구조조정에 들어섰다. 김 전 회장은 그해 10월 중국으로 떠난 뒤 그길로 장기 해외 도피에 들어갔다. 이후 2005년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고는 결국 징역 8년 6개월,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 9253억원 형을 선고받았다. 특별사면 이후 다시 해외행을 택한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전격 귀국했다. 하지만 현재 세간의 관심은 신화의 복원이 아니라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김 전 회장도 추징금을 낼 것인가 여부에만 쏠려있는 상태다. 한국형 샐러리맨 신화의 근저에는 벤처정신이 강하게 작용했다. 지난해 10월 웅진홀딩스 공동대표에서 사퇴하며 막을 내린 윤 회장의 신화도 자본금 7000만원, 직원 7명에서 시작됐다. 1971년 한국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외판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윤 회장은 입사 1년 만에 세계 54개국 세일즈맨 중 판매왕을 차지했고 입사 9년 만에 상무 자리에 올랐다.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 1980년 세운 헤임인터내셔녈이 웅진출판, 나아가 웅진그룹 모태다. 이후 물 시장에 눈을 돌린 윤 회장은 웅진코웨이 정수기 사업으로 신화를 이어갔고 한때 15개 계열사 매출 6조원대의 그룹으로 웅진을 키워 냈다. 강덕수 STX 회장은 1973년 쌍용양회에서 평사원으로 회사생활을 시작해 입사 28년 만인 2001년 사재를 털어 다니던 회사를 인수했다. 외환위기 여파로 외국 자본에 넘어갔던 쌍용중공업이 매물로 다시 나오자 경영권을 인수한 것이다. 이후 강 회장은 STX팬오션의 전신인 범양상선, STX조선해양의 전신인 대동조선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그룹의 몸집을 불렸다. 이후 STX는 조선·해운의 호황에 힘입어 설립 10여년 만에 재계 10위권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윤 회장과 강 회장의 신화는 웅진과 STX의 거품이 꺼지면서 함께 수그러들었다. 덩치를 불리려는 과한 욕심이 경제위기와 맞물려 몰락을 가져온 모양새다. 웅진은 야심차게 인수한 극동건설이 건설경기 침체로 수익성 악화의 늪에 빠지고, 태양광 사업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며 기업의 체질악화를 불러왔다. 지난해 극동건설,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을 시작으로 웅진은 웅진코웨이, 웅진패스원 등 주요 계열사를 팔아야 했다. 더구나 윤 회장은 지난달 사기,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를 당한 상태다. STX도 잦은 인수합병으로 불린 덩치가 부담이 됐다. 조선·해운의 불황으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STX는 지난해 5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또 STX팬오션 매각에 실패하면서 핵심 계열사인 STX조선해양까지 채권단이 목줄을 쥔 형태가 됐고, 강 회장은 지난달 채권단 압박에 버티다 결국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번에 사퇴한 박 부회장은 2006년에 이미 한 차례 워크아웃의 시련을 겪었다. 자신의 보유지분을 모두 내려놓고 백의종군해 4년 8개월 만에 팬택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결국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전문가들은 최근 잇따른 샐러리맨 신화 몰락의 원인을 취약한 리스크 관리에서 찾는다. 재벌 기업들이 고도 성장한 산업화시대와 달리 기업 경쟁 자체가 글로벌화되면서 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더 커졌지만, 샐러리맨 기업은 재벌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고 인적·물적 자원이 취약해 위기 상황을 타개할 힘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출자총액제한 일반기업집단 내 삼성가, 현대가 등 6대 재벌 가문의 자산 총액 비중은 2007년 59.5%에서 지난해 67.7%로 8.2% 포인트 성장했다. 그만큼 샐러리맨 신화 형태와 같은 신규 대기업의 비중은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경제구조가 고도화되며 몸집 불리기식 전략보다는 적절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지난 5년간 중도 탈락한 그룹들은 모두 리스크 관리와 지속가능경영 체제 구축에 실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강 회장, 박 부회장 등이 몇년 새 줄줄이 퇴진하면서 재계에서는 더이상 한국에서는 샐러리맨 신화를 쓰기 힘들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남은 입지전적인 샐러리맨 출신으로도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장인수 OB맥주 사장 정도가 언급될 뿐이다. 윤 회장은 한진해운의 전신인 해운공사에 입사해 1991년 휠라코리아 대표이사로 발탁됐고, 2007년에는 아예 휠라 본사를 사버렸다. 동양증권 증권맨이던 박 회장은 1997년 미래에셋캐피탈을 설립해 지금에 이르렀다. 고졸 출신의 장 사장은 30여년 주류 영업 끝에 사장 자리에 올라 ‘고졸 신화’, ‘샐러리맨 신화’ 타이틀을 함께 갖고 있다. 이에 새로운 한국형 샐러리맨 신화의 새로운 탄생을 위해서는 ‘규제의 단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가 벤처 활성화와 중견기업 성장사다리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여전히 규제의 벽이 높다는 의견이다. 한 벤처 기반의 중견기업 관계자는 “기업 스스로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갖추려는 노력과 별개로 한국에서는 기업이 조금만 커지면 금세 정부와 정치권의 규제와 견제가 들어온다”며 “특히 신시장에서 성장한 기업에다 기존 산업분야에서 영업을 하는 대기업과 같은 규제의 잣대를 들이대는 역차별이 사라져야 새로운 신화 탄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매끈한 연기 화끈한 개성 나왔다, 뚝딱

    매끈한 연기 화끈한 개성 나왔다, 뚝딱

    “저도 은근히 기가 센 편인 것 같아요. 차가운 캐릭터인 유나의 돌직구 화법을 쓰니까 스트레스가 확 풀리던 걸요.” 지난 22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종영한 MBC 주말극 ‘금 나와라 뚝딱’. 드라마의 성공 뒤에는 1인 2역을 천연덕스럽게 소화한 배우 한지혜(29)가 있다. MBC 주말극 ‘메이퀸’을 성공시킨 데 이어 또다시 ‘금나와라 뚝딱’을 흥행시킨 그는 이제 누가 뭐래도 ‘주말극 퀸’이 됐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드라마를 성공시킬 자신이 처음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메이퀸’에서 못다 한 한을 풀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때 ‘금나와라 뚝딱’의 시놉시스를 봤고 제가 잘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죠.” 극중 보석 디자이너 몽희가 그동안 그녀가 연기했던 밝고 씩씩한 캔디형 여주인공이라면 쌍둥이 언니 유나는 재벌집 딸로 도도하고 화려한 캐릭터다. 유나의 팜므파탈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조차 깜빡 속여 넘길 만큼 완벽한 1인 2역 쌍둥이 자매 연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몽희와 유나가 한 화면에 잡히는 장면을 찍기 위해서는 분장과 의상 교체까지 3시간이나 걸렸다. 슈퍼모델 출신인 그와 뒷모습이 비슷한 배역을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네댓 시간은 기본으로 서 있어야 한 탓에 대역 배우들도 버티지 못해 떨어져 나갔다. 그래도 그녀는 1인 2역을 들키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디테일은 제가 알아서 꼼꼼히 챙겼어요. 원래 몽희도 ‘메이퀸’의 해주랑 비슷했는데 제가 능청스럽고 코믹한 면을 좀 더 넣었죠. 제가 웃으면 일단 착한 인상으로 변하기 때문에 유나를 연기할 때는 절대로 웃지 않았어요. 그리고 액션을 많이 하고 말도 톡톡 튀면서 치고 들어가는 화법을 주로 했죠. 반면 몽희는 감정과 표정을 절제하고 최대한 담백하게 연기하려고 했어요.” 몽희와 유나를 번갈아 연습하다 말투가 바뀌기도 일쑤였다. 하지만 “그다지 풍족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과 스타가 된 뒤의 화려한 생활을 모두 겪어 봤기에 ‘몽희+유나=한지혜’”라며 웃었다. ‘낭랑 18세’(2004)로 스타덤에 오른 뒤 승승장구하던 그녀도 작품이 흥행에 줄줄이 실패하면서 캐스팅이 안 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KBS 일일연속극 ‘미우나 고우나’에 직접 출연 의사를 밝히면서 위기를 정면돌파했다. 일찍 결혼해서 안정을 찾은 것은 좋은 사람을 만난 덕분이기도 했지만 배우로서의 전략도 숨어 있었다. “제가 빼어난 미인도 아니고 신민아, 윤은혜 같은 또래 배우들과 경쟁하려면 배우로서 나만의 개성을 살려야겠다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좋은 사람을 만났으니 빨리 결혼해 김남주 선배 같은 배우가 되자고 결론 내렸죠. 덕분에 지금은 촬영 현장에서 손님이 아니라 주인 의식이 생겨요. 어떤 작품을 맡겨도 잘 해내는 ‘프로’가 되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열애’ 김우빈의 그녀는… 1살 연상 모델 유지안

    ‘열애’ 김우빈의 그녀는… 1살 연상 모델 유지안

    배우 김우빈(24)이 모델 유지안(25)과 열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e뉴스에 따르면 김우빈은 모델 활동을 하며 친분을 쌓은 동료 유지안과 연인으로 발전해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두 사람은 최근 김우빈이 영화 촬영차 머문 울산 등지에서 같은 시간대에 SNS에 사진을 올리며 열애설이 불거졌다. 평소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공공연히 애정을 과시해 모델계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이미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김우빈의 소속사 싸이더스 측은 “김우빈이 유지안과 2년 째 열애 중이다. 두 사람의 만남을 예쁘게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모델 출신인 김우빈은 지난 2011년 KBS 단막극 ‘화이트 크리스마스’로 배우로 데뷔해 지난해 SBS ’신사의 품격’과 KBS ‘학교 2013’에 잇따라 출연했다. 이어 곽경택 감독의 신작 ‘친구2’의 주연을 꿰차며 충무로에도 데뷔했다. 올 하반기에는 SBS ‘상속자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로 재벌남으로 변신할 예정이다. 유지안은 176cm의 큰 키에 글래머러스한 몸매, 청순한 외모를 갖춘 대표적인 미녀 모델로 꼽힌다. 다수의 쇼와 화보는 물론 모토로라 광고 모델로 활약, 일명 ‘선글라스녀’로 불리며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주, 예산안 사보타주 전략… 새누리, 선진화법 개정 시동

    민주, 예산안 사보타주 전략… 새누리, 선진화법 개정 시동

    민주당 원내투쟁의 주요 대상은 내년도 예산안이 될 전망이다. 당 내부에서는 사실상 ‘사보타주’(태업) 수준의 예산안 심의까지 거론되고 있어 여느 해보다 여야 간의 격렬한 대결이 예상된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24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열린 의원총회 및 ‘민주·민생 살리기 출정 결의대회’에서 “이 시간 이후로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국회에 가서 의정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의 강력한 원내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에서는 국정감사로는 박근혜 정부를 압박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 아래 예산안 심의를 대정부 투쟁의 고리로 삼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당의 한 주요 관계자는 “4대강 등 올 국감 이슈는 전반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문제이며 현 정부의 문제는 많지 않아 새누리당으로서도 국감이 별로 두렵지 않은 상황일 것”이라면서 “내년도 예산안을 조목조목 따지는 것이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더 아파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복지공약 예산 등 대선 공약 후퇴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할 계획이다. 김 대표도 이날 전국 순회 투쟁의 첫 일정으로 경기 의정부 신곡실버문화센터에서 현장 간담회를 갖고 지난 16일 ‘국회 3자 회담’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부자나 재벌들을 쥐어짜는 것은 안 하겠다는 게 박 대통령의 답변이었다”면서 “그러고서도 돈이 없다고 노인들만 우려먹었다. 표 얻자고 어르신을 상대로 거짓말해도 괜찮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사보타주 전략에 대응할 카드로 ‘국회 선진화법’ 재검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소수에 의해 국정의 운영이 좌우되고 무소불위식으로 소수의 입맛에만 맞는 결정이 내려진다면 민의의 전당인 국회는 식물국회가 될 것”이라면서 “(선진화법은) 헌법이 보장하는 다수결의 원칙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정기국회 의사 일정 조율을 위해 물밑 협상에 들어갔다. 이르면 다음 주 대정부 질문을 시작으로 다음 달 7일이나 14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샅바싸움을 진행 중이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가을 미술계, 독일 회화에 물들다

    가을 미술계, 독일 회화에 물들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본격적인 가을에 접어들면서 독일 작가들의 작품이 화단에서 강세를 띠고 있다. 여름 동안 거친 숨고르기를 마친 미술계가 현대미술의 강국인 독일 회화를 다루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한 덕분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미술품 장터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는 독일 화가들의 위상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다음 달 3~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KIAF2013’에선 한·독 수교 130주년을 맞아 독일이 주빈국으로 초청됐다. 디엔에이 베를린과 보데 갤러리 등 독일의 대표 화랑 14곳이 몰려온다. 한국을 제외한 14개국 화랑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다. 행사에선 독일을 대표하는 현대미술의 거장인 게르하르트 리히터(81)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리히터는 전후 독일에서 ‘자본주의적 사실주의’ 개념을 만든 예술가로, 작품이 고가에 거래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재벌가들이 애호하는 대표적인 작가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선 370억원에 작품이 거래되면서 생존 작가로는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KIAF에선 독일과 일본의 화랑들이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스트립 시리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방한하는 독일 화랑 가운데 주목할 곳은 디엔에이 베를린과 보데 갤러리 등이다. 디엔에이 베를린은 KIAF에 첫 참가하며 젊은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데 갤러리는 중국 등 동아시아 미술시장과 교류가 활발한 곳이다. 베르너 크나우프(77), 크리스토퍼 렘퍼(41) 등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독일 현대미술은 1990년대 이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며 전 세계 미술 전시회의 25%가량을 점유한 상태다. 리히터 외에 게오르그 바젤리츠, 안젤름 키퍼 등이 대표 작가로 옛 동독지역에 기반을 둔 라이프치히화파가 유명하다. KIAF에선 독일의 주요 미술행사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강남 화랑가에서도 독일 회화는 강세다. 서울 신사동의 ‘313아트프로젝트’는 오는 11월 10일까지 ‘회화의 마스터’로 불리는 랄프 플렉(62) 뉘른베르크대 교수의 개인전을 연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도시와 들판, 해변의 풍경 등을 그리는 화가로 “예술가는 유행을 따르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미술 사조에도 속하지 않고 독특한 작품세계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듣는다. 전시에는 신작 ‘책장’ 시리즈 외에 도시와 들판 등의 풍경을 다룬 23점이 공개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폭풍전야 안방극장

    폭풍전야 안방극장

    하반기 ‘드라마 대전’의 막이 올랐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올가을 신작 드라마를 줄잡아 10편 쏟아내며 치열한 각축전을 벌인다. 특히 유명 작가와 톱스타가 손잡은 화제작이 많아 한류의 불씨를 살릴 히트작이 나올지 주목된다. 하반기 안방극장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상반기 법정드라마에 멜로, 스릴러를 섞은 ‘너의 목소리가 들려’나 호러와 로맨틱 코미디를 섞은 ‘주군의 태양’ 등 장르적 특성이 강한 드라마가 인기를 모았고 하반기에도 뚜렷한 장르 속에 스토리와 캐릭터를 녹이려는 작품이 많다. 23일 첫 방송을 하는 SBS 새 월화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는 미스터리에 휴먼 드라마를 섞은 일종의 블랙 코미디다. 2011년 일본 NTV에서 방송돼 마지막회 시청률이 40%를 기록한 히트작 ‘가정부 미타’가 원작이다. 기러기 아빠의 불륜과 엄마의 죽음으로 방황하는 네 남매가 살고 있는 집에 정체불명의 가사도우미 박복녀(최지우)가 들어오면서 가정의 상처를 치유한다는 내용이다. 다음 달 14일 처음 방송하는 KBS 월화 드라마 ‘미래의 선택’은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운명을 개척할 수 있도록 선택의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독특한 설정의 신(新)타임슬립 드라마로 로맨틱 코미디가 가미됐다. 대기업 콜센터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나미래(윤은혜)는 어느 날 미래에서 온 자신을 만나 방송 작가로서의 인생 2막을 열게 된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에 비밀을 지닌 엘리트 재벌 3세 박세주 역의 정용화와 까칠하지만 신념이 곧은 아나운서 김신 역을 맡은 이동건의 매력 대결도 관심거리다. 전통적인 인기 장르물로 승부를 보는 작품도 있다. 25일 첫 방송되는 KBS 수목 드라마 ‘비밀’은 가을에 어울리는 정통 멜로로 연인을 죽인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남자의 이야기다. 재벌 2세 캐릭터를 연기하는 지성과 비련의 여주인공이 된 황정음의 호흡이 관심을 모은다. ‘투윅스’ 후속으로 다음 달 2일 첫 전파를 타는 MBC 수목 드라마 ‘메디컬 탑팀’은 흥행 불패 신화를 이어 가는 ‘의드’(의학 드라마)다. ‘메디컬 탑팀’은 외과, 내과, 흉부외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분야별 최고 의사들이 모인 드림팀이 성공률 50% 이하의 고난도 수술과 희귀 질환을 치료하는 한계에 도전한다. 이 과정에서 병원 내 권력 다툼 등 의료계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권상우, 정려원, 주지훈, 오연서와 그룹 샤이니의 민호가 출연한다. 한편 MBC는 새달 21일 ‘불의 여신, 정이’ 후속으로 50부작 사극 ‘기황후’로 월화극의 사극 기조를 이어 간다. 고려 출신 황후로 원나라에서 정치적인 이상과 운명적인 사랑을 펼친 기황후의 이야기를 그린 50부 대작이다. 기황후는 하지원이 맡아 원나라 16대 황제인 순제 역의 지창욱, 고려 28대 왕 충혜 역의 주진모와 삼각관계를 이룬다. ‘대조영’ ‘자이언트’ 등에서 필력을 인정받은 장영철, 정경순 작가의 신작이다. 주말극 시장도 변화를 앞두고 있다. MBC는 ‘금 나와라 뚝딱’ 후속으로 28일 밤 8시 45분 황혼 재혼을 둘러싼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 ‘사랑해서 남주나’를 선보인다. 박근형, 차화연, 유호정, 홍수현, 이상엽 등이 출연한다. SBS도 28일 새 주말극 ‘열애’로 맞불을 놓는다. 부모 세대의 갈등과 운명으로 비극을 겪게 되는 세 남녀의 사랑과 성공을 다룬 드라마로 전광렬, 황신혜, 전미선, 우희진, 그룹 소녀시대의 서현 등이 출연한다. 하반기 안방극장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한류스타들이 유명 작가와 손잡고 대거 컴백한다는 것이다. 선봉에 선 작품은 새달 9일 선보이는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가제)이다. 부유층 고교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청춘 트렌디 드라마로 한류 열풍을 일으켰던 ‘꽃보다 남자’를 떠올리게 한다. 한류 스타 이민호와 박신혜가 남녀 주인공을 맡았고 최진혁, 김우빈, 강민혁, 박형식 등 올해 대세남들이 대거 투입됐다.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을 썼던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다. 한편 한류 스타 장근석도 하반기 안방극장에 컴백한다. 그는 ‘비밀’ 후속으로 11월 방송되는 KBS ‘예쁜 남자’에 출연한다. 이 작품은 예쁜 얼굴과 타고난 감각으로 여자들의 마음을 훔치는 마성의 꽃미남 독고마테(장근석)가 돈, 명성, 인맥, 힘, 정보 등 성공의 요소를 뛰어넘는 가치는 사랑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는 줄거리다. 독고마테를 견제하는 최다비드 역으로는 이장우가 출연한다. 만화가 천계영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유영아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해를 품은 달’로 일본에서 신한류 스타로 떠오른 김수현도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박지은 작가 차기작인 SBS 수목 드라마 ‘별에서 온 남자’(가제)로 12월에 돌아온다. 400년 전 외계에서 온 남자와 지구를 떠나고 싶은 여자의 판타지 로맨스로 여주인공에 전지현이 낙점됐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최고령 주식갑부는 91살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최고령 주식갑부는 91살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100억원 이상의 주식자산을 가진 만 80세 이상 ‘고령(高齡) 부자’는 34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90대가 5명 있었고 1000억원대 주식부자도 5명이었다. 21일 재벌닷컴이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지난 16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100억원 이상을 가진 80세 이상 고령자는 모두 34명이었다. 올해 90세가 넘은 주식부자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등 5명이었다. 신 회장은 올해 91세의 나이에 상장사 주식 2953억원어치를 보유해 대상자 중 평가액이 가장 많았다. 1922년생으로 신 회장과 동갑인 윤장섭 성보화학 명예회장과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은 각각 360억원, 271억원어치를 보유했다. 90세인 이의순 세방그룹 회장과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은 313억원, 11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1000억원대 주식부자는 조사 대상 중 최고령이자 최고부자인 신격호 회장를 비롯해 오뚜기 창업자인 함태호 명예회장(83세·2183억원), 농심그룹 창업자인 신춘호 회장(81세·1549억원), 동아타이어공업 창업자인 김만수 회장(83세·1293억원),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88세·1139억원) 등 5명이었다. 그 외 올해 84세 동갑인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997억원)과 박성형 신라섬유 회장(893억원), 85세 동갑인 원혁희 코리안리 회장 부인 장인순 씨(821억원)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모친 김문희 씨(746억원) 등의 평가액이 높았다. 올해 80세 동갑인 원국희 신영증권 회장(646억원)과 문영훈 하이록코리아 회장(513억원)도 500억원 이상의 주식부자였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80세 이상 ‘노익장’ 주식부자들이 보유한 주식지분은 향후 자녀나 손자, 손녀들에게 증여 혹은 상속될 가능성이 크며 해당 기업의 지분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준이어서 주목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황금의 제국’ 주연 고수 “탐욕·복수…실제 저라면 시작도 안했죠”

    ‘황금의 제국’ 주연 고수 “탐욕·복수…실제 저라면 시작도 안했죠”

    그의 눈은 부와 권력의 추악한 이면을 파고든다. 시청자들은 그가 부와 권력을 거머쥐는 것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 하지만 더러는 그의 눈이 품은 욕망의 광기를 두려워하기도 한다. 한없이 맑고 부드러웠던 그의 눈빛은 이처럼 복잡하고 다채로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17일 종영을 앞둔 SBS 월화드라마 ‘황금의 제국’의 고수(35) 이야기다.그가 TV에서 보여왔던 이미지는 주로 반듯하고 부드러운 로맨티스트였다. 영화에서는 ‘백야행’(2009), ‘초능력자’(2010) 등을 통해 강렬한 캐릭터에 도전해 왔지만 드라마 ‘순수의 시대’(2002),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2009) 등에서는 아련한 눈빛으로 여심을 뒤흔들었다. 그랬던 그가 4년 만의 브라운관 복귀작인 ‘황금의 제국’에서는 부와 권력을 쥐기 위해 싸우는 ‘태주’를 연기했다. 1990년부터 2010년까지 격동의 한국 경제사를 배경으로 태주는 가난한 법대생에서 냉철한 기업가로 성장했다.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극 속에서 그는 거대 그룹의 수장 자리를 놓고 재벌 가족과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힘 겨루기를 하고 있다.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에게서는 홀가분함보다 여전한 긴장감이 엿보였다. “저로서는 처음 해보는 장르였어요. 또 드라마에서는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도전이었죠. 한없이 욕망을 좇는 태주를 연기하는 제 모습이 어떨지 스스로도 많이 궁금했고,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궁금했어요.” 그는 ‘즐거우면서도 치열하게 고민하며 연기했던 작품’이라고 돌이켰다. 식탁에서의 대화로 부와 권력의 행방이 결정되는 재벌가에서 인물들은 철학적이고 의미심장한 말들을 무기로 기싸움을 벌인다. “평소 말할 때보다 목소리를 몇 배는 더 낮게 깔아야 했어요. 거기에 호흡이 긴 문어체 대사를 하니 마치 연극 무대에 선 느낌이었습니다.” ‘황금의 제국’은 20년의 세월을 단숨에 관통한다. 대사 하나를 놓치면 다음 회를 따라잡기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 20년에 걸친 태주의 변화를 제대로 그리는 게 시청자들의 집중을 이끌어내는 관건이었다. 그리고 고수는 극적인 캐릭터의 변신 속에서 태주라는 인물에 설득력을 부여했다. 그 비결은 캐릭터를 변화시키되 현실성 있게 그 폭을 조절한 거였다고 설명했다. “권력에 집착하는 태주에게서 극적인 효과를 얻으려면 어릴 적 모습은 해맑고 순수해야 한다고들 했지만 제 생각은 그 반대였어요. 엄청난 야망을 좇는 태주를 자연스럽게 묘사하기 위해선 대학생 시절의 태주도 다소 경직된 캐릭터로 다듬어야 한다는 판단이었죠.” 태주는 권력에 희생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그 권력을 가지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역시 무소불위의 권력 자체가 돼 간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자신의 살인죄를 뒤집어씌우는가 하면, 강제 철거로 아버지를 잃은 상처가 있으면서도 자신의 사업이 위기에 처하자 강제 철거를 지시하기도 한다. 자신이 실제로 태주였다면 어땠을지 물었다. “저라면 시작도 안 했죠. 물질, 힘, 황금 그런 것들을 바라지도 않아요… 하지만 끝에는 태주가 모든 걸 가졌으면 좋겠어요. 아버지가 희생당한 강제 진압을 지시한 사람이 누군지 밝혀내고, 그 사람을 제치고 자신의 초상화를 회장 자리에 한번쯤은 걸어봤으면 해요.” 그는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 제작발표회 때 “돈을 많이 버는 것과 돈은 없어도 행복하게 사는 것 중 어느 게 성공한 삶인지 모르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종영을 앞둔 지금은 그 답을 찾았을까. “황금을 손에 쥔다면 삶이 편하기는 하겠죠. 하지만 황금을 쥐기까지의 기싸움은 정말 피곤하더라고요. 그저 소박한 식탁 앞에서 즐겁게 식사할 수 있는 그 삶이 더 나은 것 같아요.”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커버스토리-커피, 알고 드십니까?] “커피종주국에 스타벅스라니” 美와의 FTA 반대 시위 격렬…콜롬비아인에게 커피는 생존

    [커버스토리-커피, 알고 드십니까?] “커피종주국에 스타벅스라니” 美와의 FTA 반대 시위 격렬…콜롬비아인에게 커피는 생존

    지난달 29일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수바와 보사 등 다운타운 지역에 삼엄한 계엄령이 떨어졌다. 미국과 콜롬비아의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반대하는 대규모 농민, 학생 시위가 보고타 등 전국으로 번지자 대통령이 5만명의 군대를 동원한 것이다. 훌리건에겐 발포해도 좋다는 명령이 떨어지면서 시위대 가운데 사망자만 3명, 부상자도 200여명이 발생했다. 이날 시위대는 FTA를 반대하며 흥미로운 구호를 외쳤다. ‘스타벅스는 꺼져라(GO HOME STARBUCKS).’ 커피의 종주국인 콜롬비아인에게 스타벅스는 눈앞에 다가온 미국의 거대 자본을 상징한다. 가뜩이나 미국과의 FTA로 심기가 불편한 콜롬비아인들에게 얼마 전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2014년부터 보고타 등 콜롬비아에 50여개 점포를 차릴 계획”이라며 도전장을 날렸다. 커피에 있어서만은 세계 1위를 자부하는 콜롬비아인의 자존심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반(反)스타벅스로 분출 중인 콜롬비아 속 커피전쟁의 전운에 귀를 기울여 봤다. “인삼이나 김치 같은 한국 특산물을 중국이나 일본이 수입한 뒤 명품이랍시고 비싼 값에 역수출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기분이 어떨는지…. 지금 대부분의 콜롬비아 사람의 심정이 그럴 겁니다.” 지난 6일 보고타의 차피네로. 외국계 기업과 금융사가 몰려 있는 이곳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레이나(21)는 최근 콜롬비아에 이는 반스타벅스 정서를 이렇게 정리했다. 한번도 스타벅스를 마셔 본 적이 없지만 콜롬비아 원두를 쓴다고 하니 맛은 뻔하지 않겠냐고도 말했다. 그는 “콜롬비아에는 무엇보다 세계 최고의 원두가 있고 이를 누구보다 잘 가공하는 훌륭한 커피 전문점도 넘쳐난다”면서 “비록 자본과 마케팅 능력에서는 좀 뒤질지 몰라도 결국 맛과 향으로 승부한다면 뒤처질 이유가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레이나가 일하는 곳은 후안발데스 카페다. 콜롬비아 커피를 대표하는 토종의 프랜차이즈 매장 중 하나다. 후안발데스를 중남미의 그만그만한 커피 프랜차이즈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후안발데스 카페는 2005년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의 커피전문점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스타벅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56만 콜롬비아 농가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커피로 중남미에선 ‘스타벅스를 꺾을 만한 유일한 커피브랜드’라고 불릴 정도다. 실제 콜롬비아 사람 중 다수는 후안발데스가 스타벅스의 콧대를 꺾어 줬으면 하고 바란다. 사실 후안발데스란 이름은 콜롬비아 커피생산자연합회가 만든 가상의 인물이다. 연합회는 콜롬비아 커피를 홍보하기 위해 1960년대 뉴욕의 한 광고회사에 자국의 커피를 알릴 브랜드를 의뢰했고, 덕분에 카우보이 모자를 쓴 한 남성이 당나귀를 붙잡고 있는 상표 후안발데스가 등장했다. 매장 내 커피 가격은 대부분 스타벅스의 절반 정도다. 한국과의 인연도 있다. 2년 전 국내 한 재벌 2세가 후안발데스의 명성을 듣고 국내 프랜차이즈 도입을 적극 검토한 것. 하지만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위협한다는 당시 여론의 질타에 사업은 구상단계에서 백지화됐다. 이날 오전 8시 차피네로 후안발데스 매장은 커피를 주문하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출근 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려는 사람들이다. 이곳 사람들에게 커피는 일상이다. 회사원들은 출근길에 커피숍에 들러 틴토(진한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커피의 본고장이라 해서 커피 마시는 것에 뭔가 특별한 것은 없다. 틴토 외에 우유를 부은 카페라테는 카페 콘 레체, 모카를 넣은 카페 모카는 그냥 카페모카로 부른다. 기본적으로 커피를 한국보다 진하게 마시고 설탕 대신 사탕수수 덩어리인 파넬라나 콜롬비아식 캐러멜인 아레키페를 넣어 마신다는 것 정도가 차이라면 차이다. 외국계회사에 근무하는 디아나 니뇨(26·여)는 “개인적으로 스타벅스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와의 경쟁을 통해 후안발데스가 좀 더 국제적 브랜드로 도약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3년간 애틀랜타 등에서 미국 유학생활을 한 그에게 스타벅스는 익숙한 브랜드이자 향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학생과 노동자 계층이 스타벅스 진입을 반대하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콜롬비아인들이 최소 임금인 60만 페소(약 40만원)를 받고 일하고 있어요. 커피를 좋아하는 건 다를 바 없지만 서민이 저가의 브랜드나 싼 인스턴트 커피를 마실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들에겐 원두 한 봉지에 2만 5000페소(약 1000원) 하는 후안발데스조차 부담스럽죠. 그보다도 비싸다는 스타벅스가 들어와 봐야 서민은 이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후안발데스 같은 고급 커피를 사서 마시기가 부담되는 콜롬비아 서민은 작은 커피숍이나 노점에서 파는 커피를 이용한다. 농가에서 나오는 생두를 직접 볶아 먹거나 저가 브랜드의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많다. 외국계 회사에서 청소부 일을 하는 노라 로드리게스(45·여)도 그런 부류다. 즐겨 마시는 커피는 후안발데스가 아니다. 파운드당 8000페소(약 4800원) 정도 하는 저가 슈퍼마켓 브랜드다. 고맙게도 고향 실바니아의 친척들이 가끔 좋은 원두를 보내주기도 한다. 그의 가족은 집에서는 주로 냄비커피를 끓여 먹는다고 했다. 냄비에 물과 커피원두, 파넬라를 함께 넣어 커피 물을 우려낸 뒤 가루를 걸러 마시는 방식이다. 그녀는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드립커피 기계가 없는 서민층은 이런 방식으로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소박하게 커피를 즐기는 부류였지만 자국 커피에 대한 자부심은 강했다. 콜롬비아인에게 커피는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그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어떤 이에게 커피는 문화이지만 어떤 이에게 커피는 생존입니다. 그만큼 콜롬비아에는 커피 농장에 의존해 살아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스타벅스가 들어오든 FTA가 되든 부디 고향에서 농사짓는 가족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사진 보고타(콜롬비아)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글로벌 금융위기 5년 (하)] “고용 늘릴 창조경제 모델 만들고 성장 이끌 정부주도 정책 긴요”

    [글로벌 금융위기 5년 (하)] “고용 늘릴 창조경제 모델 만들고 성장 이끌 정부주도 정책 긴요”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됐던 글로벌 금융 위기. 유례가 없을 만큼 무겁고 광범위한 공포의 장막을 전 세계에 드리웠던 5년 전의 위기는 사회주의가 사라지고 자본주의로 합일화된 21세기 지구촌에 엄중한 질문을 던졌다. 과연 자본주의는 이 상태로 지속 가능할 것인가, 자본주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인가 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여기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과 정승일 복지소사이어티 연구위원이 만났다. 대담은 지난 6일 오전 9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의 강 의원 방에서 진행됐다. [위기의 원인] 강석훈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 위기가 시작됐을 때, 1930년대 대공황의 충격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죠. 결과적으로 그런 충격은 없었습니다. 밖에서 보기에는 비교적 빠르게 안정을 찾은 것이지요. 그러나 내재된 문제들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리먼 사태 이전부터 자본주의 경제의 두 개 축인 ‘성장’과 ‘분배’는 모두 도전을 받고 있었습니다. 금융 중심의 성장 구도는 금융 버블(거품)을 만들었고, 거품이 꺼지면서 어떻게 성장을 모색해야 하나 방황하는 중이었죠. 미국의 일부 소득지표는 1920년대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현재 세계경제는 새로운 성장의 해법도, 악화되는 소득분배를 완화할 방법도 찾지 못한 상황입니다. 정승일 현재 세계경제는 말 그대로 어정쩡한 상태입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성장에 큰 문제가 없었는데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성장이 정체됐습니다. 누구도 미래에 대한 명확한 답을 못 찾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간의 얼굴을 한 따뜻한 자본주의를 만들자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른바 ‘자본주의 4.0’을 만들자는 건데 시장 만능주의가 중시되던 신자유주의(자본주의 3.0)를 벗어나 과거 케인스주의(자본주의 2.0)의 장점을 덧붙이자는 겁니다. 결국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자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강 저는 자본주의 4.0을 시장과 정부가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합니다. 현재 전 세계는 새로운 자본주의의 룰을 찾아 헤매는 과정에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금융 위기를 통해 우리가 배운 것은 정부의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없으며 경제 거품을 만들게 된다는 겁니다. 정부가 아무리 지출을 늘려도 시장의 뒷받침 없이는 성장의 한계를 만나게 됩니다. 정 지금 세계는 신자유주의가 보여 주었던 시장 만능주의의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금융 부문은 규제를 늘리고 보완하자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과 분배 모두가 안 되는 불안한 상황이고 경제는 활력을 잃었습니다. 성장의 축은 기업 투자입니다. 케인스주의가 탄생한 1930년대에도 기업은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안 했습니다. 그래서 기업 투자를 잡는 불확실성을 정부가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 케인스의 주장입니다. 또 저성장 국면에서는 소비가 줄기 때문에 정부의 지출이 늘어야 합니다. [자본주의와 분배정의] 강 글로벌 금융 위기는 사실 따지고 보면 정부의 재정적자와 저금리 기조에서 촉발됐습니다. 새로운 자본주의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출 증대보다는 민간의 투자가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있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등장해 과잉 생산에 나서면서 선진국 기업들의 투자 분야가 줄고 있습니다. 또 세계화의 진행으로 임금을 주고 물건을 생산하는 제조업보다는 자본을 투입하는 게 상대적으로 비용이 더 적어졌습니다. 그렇다 보니 기업들의 투자와 일반 국민경제의 관련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투자 프레임보다는 창조경제와 같이 무형자산 투자나 혁신 프레임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정 글로벌 금융 위기의 영향은 복지에서도 크게 나타났습니다. 선별적 복지보다는 보편적 복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훨씬 힘을 받게 된 거죠. 강 소득분배의 악화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 커다란 이슈가 됐습니다. 소득분배 구조가 열악해진 데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우선 인구구조의 고령화입니다. 기술의 진보로 고학력·고숙련자의 필요성은 높아지고 저학력·저숙련자의 필요성은 낮아졌습니다. 세계화에 대한 적응 정도에 따라 계층이 나뉘었고 금융이나 의료 등 서비스업이 발전하면서 임금 격차가 더욱 커졌습니다. 한마디로 고용을 통해 경제 성장의 혜택이 모두에게 전달돼야 하는데 이 효과가 약해진 겁니다. 정 리먼 사태 때 저는 국제통화기금(IMF) 신탁통치로 이어졌던 1997년 외환위기가 떠올랐습니다. 5년 전 미국을 보면서 “너희도 터지는구나” 하는 쾌감도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외환위기 때 IMF나 미국은 정경유착, 국가주도 경제 등 우리나라의 내재된 문제들을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한국이라는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와 금융시장이 가진 문제도 컸던 셈입니다. 외환위기 당시 IMF는 우리나라 정부가 개입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시장에 자율회복 기능이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은 5년 전 위기가 터지자 곧바로 개입을 했습니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까지 파산할 위기였으니까요. 이제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고 금융시장을 규제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게 됐습니다. 강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미국은 저금리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는 방식으로는 경제 성장이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알려 주었습니다. 또 2010년 유럽발 금융 위기는 재정이 약한 나라부터 위기가 현실화된다는 것을 알려 주었죠. 재정이 튼튼해야 하며, 저금리 성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학습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세계가 움츠릴 때 밖으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또 경제와 사회가 떨어질 수 없다는 것도 배웠죠. 대기업들도 사회와 공존하지 않고 기업의 이익만 챙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더욱 명심했으면 합니다. 정 저금리 정책이 금융 버블을 만들었지만 저금리 정책의 이유도 잘 따져 봐야 합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000년대 초반부터 저금리 정책을 편 것은 연준의 임무가 물가 상승 방지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정보기술(IT) 버블이 꺼지자 ‘고용 없는 성장’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기업 투자가 줄고 고용도 감소합니다. 당시 미국 기업들은 종업원을 줄이는 구조조정으로 주주들의 환심을 사 주가를 높였습니다. 물건 값은 싸지만 직원들은 최저임금을 받는 이른바 ‘월마트 자본주의’도 등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업의 장기 투자가 사라졌습니다. ‘정부의 손’이 필요해진 겁니다. [고용없는 성장의 해법] 강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문제는 구조조정이나 가격조정 등 고통을 감내하는 방식이 아니라 돈을 푸는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그 돈을 언제 거두느냐가 문제가 됐습니다. ‘고용 없는 성장’의 핵심 이슈는 고용이 성장과 분배의 고리로서 역할을 해 주느냐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성장이 곧 고용 증가였습니다. 이제는 사람이 아니라 기계를 가져다 주는 투자를 합니다. 투자 지표는 올라가는데 고용은 늘지 않습니다. 단순 투자가 아니라 고용을 유발하는 투자를 장려해야 합니다. 정 고용 없는 성장으로 성장의 열매를 모두가 나누지 못하는 상황은 상당히 심각한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지난 200년간 유지된 것은 부자의 탐욕이 투자로 연결되고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가질 수 있어서였죠. 사람들이 ‘고용 창출’ 때문에 자본주의를 용인했는데 이제는 그럴 만한 이유가 사라진 겁니다. 고용 없는 성장의 이유 중 하나는 ‘주주자본주의’입니다. 제조업을 경시하고 서비스업을 중시하면 고소득 서비스업이 조성될 것 같았지만 경제 버블만 일어나고 질 좋은 일자리는 늘지 않았습니다. 경제가 주저앉은 아일랜드나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가 대표적입니다. 결국 글로벌 금융 위기는 금융을 중심으로 성장을 하자는 환상을 버리게 했습니다. 금융은 중개 기능만 하면 된다는 거죠. 강 고용 없는 성장은 사실 주로 선진국의 고민입니다. 베트남만 가도 아직 봉제공장투성이니까 말입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경제 상황은 신흥국에 가까운데 고용 없는 성장은 선진국과 같다는 점입니다. 정 가장 좋은 창조경제는 제조업이라고 봅니다. 제조업은 연구개발(R&D) 집약형 사업입니다. 제조업에서 10조원을 투자하면 통상 5조원은 설비투자고, 5조원은 R&D 투자입니다. R&D 인력이 늘어나니 ‘고용 있는 성장’입니다. 창조경제를 얘기할 때 우리나라가 선진국을 추격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주항공, 제약산업, 생명공학 등 선진국의 기술 수준을 따라잡는 포스트 캐치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도 정부의 도움을 받아 R&D 인력을 늘렸고, 우주항공과 제약 산업을 키웠습니다. 이런 사업은 투자 10년 후에야 이익을 얻을 수 있어 기업 스스로 하기는 힘듭니다. 강 하지만 우주항공 등의 분야는 선진국의 자국 산업 보호주의가 강하고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논란도 생길 수 있습니다. 시도는 해야 하지만 고민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박정희 시대 ‘한강의 기적’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미식 경제구조를 실험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유럽식 복지 제도를 실험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방식에 가까울 겁니다. 반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선진국의 시스템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구나’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미 많이 따라했습니다. 한국형 자본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선별적 복지도, 보편적 복지도 한쪽만 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어떻게 조정해 한국형으로 만드느냐가 중요합니다. 정 글로벌 금융 위기로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말이 사라졌죠. 선진국이 전부라는 생각이 사라진 겁니다. 이 글로벌 금융 위기는 2011년 금융기업의 탐욕을 꾸짖는 반월가 시위로 이어졌습니다. 세계적으로 경제에 공정한 룰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경제민주화] 강 반월가 시위가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이 아주 크지는 않았죠. 하지만 경제민주화 논의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는 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그간 재벌들은 새 시장을 개척하고 고용 창출을 많이 했습니다. 반면 2000년대 후반부터 안전한 투자에 집중해 왔습니다. 결국 동네 상권까지 진출하니까 경제민주화 얘기가 나온 겁니다. 대기업은 자본뿐 아니라 인재도 집중됩니다. 해마다 유능한 인재들이 대기업으로 몰려갑니다. 돈과 사람이 있으니 그 힘은 막강합니다. 문제는 어떻게 사회와 어우러지는 대기업을 만드느냐는 것입니다. 정 재벌 가족과 재벌 기업은 따로 떼어서 생각해야 합니다. 대기업들이 이익을 내서 신규 사업에 진출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내부거래 규제를 다소 풀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기업들이 우주항공 등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사업에 진출할 상황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1년 내에 이익이 안 나는 부서는 바로 정리합니다. 강 경제민주화 원칙은 대기업의 투자는 보장하되 대기업 사주의 사익편취 행위는 막겠다는 겁니다. 향후 몇 년간은 고령화, 중국경제 대응, 남북 통일 등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감안한 새로운 자본주의를 만들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인구구조는 고령화되고,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앞서 나갈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계속 떨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겁니다. [성장동력의 해법] 정 저는 과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같은 새로운 플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근혜 정부는 시장 위주의 철학을 과감히 되돌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시장 얘기를 많이 하죠. 현재 많은 사회적 논쟁은 향후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일정표가 없어서 생기는 것들입니다. 복지 논쟁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세수가 부족해 못 한다면 언제 복지정책을 어떻게 진행할지 알려 주면 됩니다. 기업들도 투자 리스크가 상당히 줄어듭니다. 강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가 정말 시장에 의존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정부가 개입했던 부분도 많았습니다. 또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정부 역할의 강화가 있었지만 모든 분야에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금융 분야는 분명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졌지만 정부가 산업계획까지 이끌 능력과 정책 수단이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1년 단위의 계획도 경제의 변화로 잘 맞지 않습니다. 또 5년 이후의 장기 플랜은 다음 정권이 할 일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사람들을 설득하기 힘듭니다. 정 분명히 성장을 다시 살려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은 2만 달러 정도이고, 미국은 4만 달러입니다. 산술적으로 미국을 따라잡으려면 6~7% 성장을 해도 30년이 걸립니다. 더 노력해야 합니다. 우선 정부의 지출을 늘려야 합니다. 둘째, 분배 위주의 복지국가로 가야 합니다. 셋째, 투자 주도의 성장을 해야 합니다. 기업이 사내에 잔뜩 쌓아 놓고 있는 유보금을 쓰도록 하는 방향의 규제가 필요합니다. 규제를 완화하느냐, 강화하느냐가 아니라 규제의 방향이 중요한 것이죠. 수출 쪽은 기업 규제를 풀고 내부 서비스 진출은 규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진행 김태균 경제부장 정리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석훈 의원은 ▲1964년 경북 봉화군 출생 ▲서라벌고-서울대 경제학과-미 위스콘신매디슨대 경제학 박사 ▲대우경제연구소 금융·패널팀장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1997년~) ▲한국재정학회 이사(2003~2006년)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2009년) ▲제19대 국회의원(서울 서초구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 ■정승일 연구위원은 ▲1961년 서울 출생 ▲장충고-서울대 물리학과(중퇴)-베를린 자유대학 정치경제학 박사 ▲국민대학교 경제학부 겸임교수(2004년 9월~2006년 8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2004년 9월~2011년 1월)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위원, 사회민주주의센터 공동대표(2011년 2월~) ▲‘쾌도난마 한국경제’ 공저(2005년)
  • 女배우, 남친 아버지와 관계…

    女배우, 남친 아버지와 관계…

    할리우드 스타 데미 무어의 ‘거침없는’ 연애가 또다시 화제에 올랐다. 영국 잡지 그라지아 매거진은 데미 무어가 한때 사귀었던 식당 재벌 2세 해리 모튼(31)의 아버지 피터 모튼(66)과 연애하고 있다고 12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지난 2011년 11월 배우 애쉬튼 커처와 6년간의 결혼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이혼 소송 중인 데미 무어는 지난해 말 해리 모튼과 만남을 시작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만난 지 6개월 만인 지난 5월쯤 결별했다. 그로부터 4개월 만에 전 남자친구의 아버지인 피터 모튼과 연애를 시작한 것. 피터 모튼은 전세계에 체인을 갖고 있는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하드 록 카페’ 소유주로 유명한 식당 재벌이다. 그라지아 매거지은 이들 커플이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만나고 있다”면서 “한 소식통에 따르면 데미 무어는 피커 모튼에 매우 고마워하고 있다. 아들 해리의 매력은 이제 끝났고, 아버지 피터가 이상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 매우 좋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데미 무어가 전에 사귄 해리 모튼은 데미 무어가 전 남편 브루스 윌리스 사이에서 낳은 딸 루머 윌리스의 전 남자친구이기도 하다. 즉 데미 무어는 딸의 남자친구와 사귀다 헤어진 뒤 그의 아버지와 사귀고 있는 것. 한편 데미 무어는 애쉬튼 커처와의 이혼 소송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2) 종로(상)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2) 종로(상)

    ■ 늙은 종가 며느리 같지만 위풍 여전… 우리에게 종로는 무엇인가. 불과 30년 전만 해도 ‘종로는 서울이고, 서울은 종로’라는 말에 토를 달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인구 2500만 명이 드나드는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의 중심도시로 급팽창한 서울의 중심이 더는 종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종로는 600년 가까이 서울 유일의 도심이었지만 지금은 여러 도심 중 하나로 ‘내려’ 왔다. 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종로는 번성하던 문중을 지키며 늙어가는 종갓집 며느리 같지만… 새해를 맞이하는 보신각 타종행사는 여전히 서울의 중심이 종로라고 외치는 듯하다”라고 종로의 흥망성쇠를 역설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렇다. 비록 사람이 구름처럼 모인다는 운종가(雲從街)의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종로는 여전히 한민족의 핏줄에 새겨진 대표거리이다. 광화문~숭례문까지 남북축선이 정치적 중심이라면, 광화문~동대문까지 동서축선을 이루는 종로는 생활의 중심이었다. 도성의 하루를 열고 닫는 종루(보신각)와 팔도의 물자가 모이는 시전행랑(市廛行廊)이 그 중심에 있었다. 수많은 것이 스쳐 지나가고 땅속에 묻혔지만, 종로에는 조선 초부터 지금까지 600년 가까이 서울을 지키는 ‘다섯 가지’가 건재하다. 종각과 종묘, 원각사지 10층 석탑과 흥인지문(동대문) 그리고 시장이 그것이다. 개항 이후 종로의 변천사를 짚어보자. 보신각 종소리에 따라 성문 여닫는 제도는 1908년 폐지됐다. 1899년 5월 전차가 개통돼 성문 안으로 전차가 드나들면서 문을 여닫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1900년 4월 전기 가로등 3개가 종로의 밤거리를 대낮처럼 밝힌 이후 가장 아름답고, 활기차고, 제일 좋은 상점과 시장이 있는 곳으로 군림했다. 1931년 지금의 종로타워 자리에 한국인이 세운 최초의 현대식 백화점 화신백화점이 문을 열었다. 장안의 모던(Modern)보이와 자유부인은 화신에서 쇼핑하고, 르네쌍스 다방에서 클래식음악 감상하고, 단성사에서 영화 보고, 청일집에서 대폿잔을 기울이면서 담론을 즐겼다. 대중문화의 본거지였다. 주단 거리, 양복점 거리, 서점·출판사·학원, 포목점, 귀금속 상점의 성쇠가 거듭됐다. 육의전(명주·종이·어물·모시·비단·무명)의 명맥이 살아있었다. 근래 들어 국내 최대의 귀금속거리로 우뚝 서게 된 데에는 배경이 있다. 종로4가 예지동은 예로부터 돌이나 옥을 다듬는 공인들이 모여 살았다고 해서 석수방골, 옥방골로 불리던 곳이었다. 6·25전쟁 이후 단성사와 종묘 뒤편을 중심으로 시계노점상이 한 곳 두 곳 모이기 시작하더니 자연스럽게 세공업소와 귀금속 상가, 공방이 상권을 형성했다. 1980년 한국귀금속보석기술협회의 봉익동 이전은 영역확대의 신호탄이었다. 종로의 풍경은 귀금속의 메카로 바뀌었다. 서울YMCA는 1903년부터 종로의 터줏대감이었다. 이 땅에 시민사회운동과 사회체육의 씨앗을 뿌렸다. 종로서적은 1963년 문을 연 이래 2002년 문을 닫을 때까지 출판문화의 대명사였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 ‘종로서적 앞’은 젊은이들의 대표적인 약속장소였다. 종로는 학원 일번지이기도 했다. 경복학원, 대성학원, 양영학원, 신성학원, 금자탑학원, 종로학원, 정일학원, YMCA학원, 제일학원 등이 학생들을 불러모았다. 탑골공원은 연산군 때 폐사된 원각사 터에 조성됐다. 1895년 고종이 황실음악연주회장으로 팔각정을 짓기 전까지 원각사지 10층 석탑과 원각사비는 민가 안에 방치돼 있었다. 1919년 3·1 독립선언문이 낭독돼 민족운동의 성지가 되었지만 원각사 백탑은 또 유리집 안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종로라는 길 이름을 낳은 종루는 탑골공원 옆 인사동 입구에 있었다. 태종(1413년)이 한양의 동서대문을 연결하는 종로와 광통교~남대문이 만나는 곳에 누각을 세우고 큰 종을 달았다. 오늘날 종로 네거리 한가운데이자 사대문 한복판이다. 종을 쳐서 도성문을 여닫고 통행금지(人定)와 해제(罷漏)를 알렸다. 보신각(普信閣)이 된 것은 1885년 고종이 중건하면서 사액을 내린 데서 이름 붙여졌다. 종루는 모두 3번 불타고, 8번 다시 짓고 옮기는 수난을 겪었다. 지금의 종은 ‘보신각종이 수명을 다했다’는 1984년 1월 15일자 서울신문 보도가 나가자 거국적인 국민성금운동이 벌어진 끝에 8억 원의 성금을 거둬 만든 새 종이다. 종로(鐘路)인가 종로(鍾路)인가. 종로의 한자표기를 놓고 한바탕 혼선이 일었다. 쇠 북 종(鍾)인가 아니면 (술을 담는) 쇠그릇 종(鐘)인가의 논쟁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옳다. 강희자전을 보면 ‘고이자 통용’(古二字通用)이라 하여 서로 통용되었다고 풀이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혼용해 썼다. 일제강점기인 1943년 종로구 표기를 ‘종로구’(鍾路區)라고 표기하면서 쇠 북 종으로 굳어졌을 뿐이다. 쇠 북 종이면 어떻고 쇠그릇 종이면 또 어떤가. 종로는 그만큼 이중적이고 역설적인 곳이다. 모든 이질적인 것을 녹여버리는 용광로 같은 곳이다. 1953년부터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이 울리면서 한국의 새해는 보신각에서 맞는 세밑풍속도가 생겼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타종행사가 계속되는 한 종로의 흥행은 이어질 것이다. ■ 지금의 삼성전자 같았던 화신백화점 화신백화점은 1930~50년대의 삼성전자였고, 박흥식은 당대의 이병철이었다. 화신은 식민시기 서울의 신화요, 대표 브랜드였다. 1937년 신축한 지하 1층 지상 6층의 화신백화점은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고 첨단빌딩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엘리베이터와 옥상 전광뉴스판이 설치됐다. ‘화신 가서 엘리베이터 타고 6층 식당의 비빔밥을 먹은 것’이 화젯거리였다. 6·25전쟁 이후 지금의 SC제일은행 자리에 신신백화점을 추가로 지어 전성기를 누렸다. 풍운아 박흥식을 빼고 화신백화점을 이야기할 수 없다. 계열사 흥한화섬의 자금난으로 부도가 나 1980년 그룹이 해체됐고, 1987년 백화점도 철거됐다. 이후 바람처럼 사라져버려 한때 그의 이름이 인명록에서 빠진 적도 있었다. 지금도 포털에서 ‘박흥식’을 치면 동명의 프로야구 선수와 비슷한 비중의 인사로 취급받지만, 그를 제외하고 일제강점기를 거론할 수 없다. 본정통(충무로)에 있던 미쓰코시(신세계백화점), 조지아(옛 미도파백화점) 등 일본계 4개 백화점을 따돌리고 조선 최대의 백화점, 백화점 왕으로 군림한 식민지 조선의 자랑이었다. 상품권을 발행하고, 재고정리, 할인행사, 주택을 내건 경품이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전국 350여 곳의 화신 연쇄점이 화신 왕국의 수족이었다. 해방 후 반민특위는 친일부역인사 1호로 박흥식을 체포해 구속했다. 풀려난 것도 1호였다. 법원은 “일제하에서 겨레의 상권을 수호했고 한민족의 긍지와 명예를 떨쳤다”라며 무죄를 언도했다. 1961년 박정희 군사정권에 의해 부정축재자로 구속됐다가 풀려나면서 제출한 ‘남서울 신도시계획안’은 10년 후 강남개발의 모델이 되었다. 오늘의 강남지역 2410만 평에 11년간 270억 원을 들여 32만~48만 명을 거주케 한다는 엄청난 프로젝트였다. 친일기업가에 특혜를 준다는 여론을 의식한 정권이 등을 돌리면서 박흥식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구설수도 끊이지 않았다. 당시 화신백화점 선전 노랫말에는 ‘종로 십자가 봄바람 부는데 웃음꽃 피는 화신의 전당/안으로는 융화 밖으로는 신용 그 이름도 아름답다 화신이여’라고 하여 ‘융화’의 ‘화’ 자와 ‘신용’의 ‘신’ 자를 따서 작명한 것처럼 홍보했다. 일부에서는 친일사업가 박흥식이 일본의 정신을 상징하는 화(和)자에 믿을 신(信)자를 덧붙여 ‘일본을 믿는다’는 뜻으로 백화점 이름을 작명했다고 몰아붙였다. 백화점 외벽에 초대형 ‘和’ 자를 새긴 것도 시비 삼았다. 일본의 건국정신이 대화혼(大和魂)이고 ‘일본’이라는 나라이름이 야마토(大和)의 한자표기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사진으로 남아있는 화신백화점의 모태가 된 ‘화신상회’라는 간판으로 미뤄볼 때 박흥식이 1931년 화신상회를 인수하면서 그 이름을 딴 것이 확실해 보인다. 화신백화점 자리를 화신그룹의 뒤를 이은 국내 최대 재벌 삼성이 인수해 종로타워를 지은 것도 흥미롭다. 이 나라 최고의 요지를 탐내지 않을 회사가 있겠냐마는 두 회사의 소유권 이전은 우연이라고 치기엔 공교롭다. 다만 ‘종로의 전설’ 화신백화점 자리에 백화점이 아닌 오피스빌딩을 지어 종로상권의 위축을 불렀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 건축가 라파엘 비뉼리가 설계한 종로타워는 ‘화신백화점의 역사와 종로의 도시적 맥락을 무시했다’(영남대 이우종 교수), ‘도시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혼자 군림하는 건물’(건축가 우대성)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광복 이후 지어진 최악의 건물 3위에 올랐다. 정체성 불명의 구멍 뚫린 건물이 종로의 전통과 풍광을 괴이쩍게 만들었다. 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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