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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경배 회장, 정몽구 추월 주식갑부 2위

    서경배 회장, 정몽구 추월 주식갑부 2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제치고 상장주식 갑부 2위에 올랐다. 중국 매출 확대 등으로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급등한 반면 한전부지 입찰 여파로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가는 급락한 영향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합병법인 다음카카오가 1일 공식 출범하면서 김범수 전 의장이 주식부자 20위에서 8위로 껑충 올라섰다. 1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서 회장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가치는 6조 6872억원이다. 이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0조 4847억원)의 뒤를 이어 2위로, 정몽구 회장(6조 3754억원)의 지분가치보다 3118억원 더 많다. 서 회장의 상장사 주식가치는 지난해 말 2조 7169억원의 2.5배에 달한다. 이때는 정 회장보다 4조원이나 적었으나 최근 주가 급등으로 추월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말 100만원에서 지난달 30일 237만 5000원으로 급등해 롯데제과(216만원), 롯데칠성(213만 3000원)을 제치고 주식시장에서 절대 주가 수준이 가장 높은 황제주에 올랐다. 하루 전날인 29일엔 장 중 252만원으로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 보통주 62만 6445주와 아모레G 444만 4362주, 아모레퍼시픽그룹 우선주(아모레G우) 12만 2974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4조 2055억원으로 4위에 올랐고 최태원 SK그룹 회장(4조 942억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3조 6350억원, 삼성SDS 장외 가격 반영), 이재현 CJ그룹 회장(2조 2172억원)이 뒤를 이었다. 다음카카오의 최대주주가 된 김 전 의장(2조 936억원)이 새로 순위에 진입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조 6569억원)과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1조 5194억원) 등이 주식 갑부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한 헌사와 위안 ‘중년예찬’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한 헌사와 위안 ‘중년예찬’

    30년간을 경제 관료로 재직한 이철환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이 ‘7080세대’에 바치는 헌사를 ‘중년예찬’(나무발전소)이란 이름으로 펴냈다. 인생의 여정을 시간대별로 구분해 볼 때 흔히들 유아·소년기, 청년기, 중·장년기, 노년기로 나누고 있다. 그리고 국어사전에서는 청춘을 20대 전후, 중년을 40대에서 50대 초반까지의 연령층에 속한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사람의 수명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이 연령대 기준이 상당부분 달라져야 한다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다르게 통용되고 있다. 그 옛날 중국 당나라의 시성 두보(杜甫)는 ‘곡강시(曲江詩)’에서 ‘인생 칠십 고래희 (人生 七十 古來稀)’라고 노래했다. 그의 말처럼 당시만 해도 사람이 70세까지 사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그러나 요즘은 평균수명이 이미 80세를 넘어섰고 날이 갈수록 사람의 수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청춘과 중년의 생애주기대가 이전과는 꽤 달라진 것이다. 이제는 40대까지도 청춘의 시기라 할 수 있을 것이며, 중년이라는 소리를 들으려면 적어도 나이가 50대를 넘어 60대 중반까지에 이르는 연령계층이 되어야 가능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일컫는 ‘중년’도 그러하다. 6·25전쟁 전후 태어난 사람들과 베이비부머 세대, 소위 7080 세대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중년’인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지금의 중년세대들이 지난날들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과거의 일들을 돌이켜보며 입가에 미소를 짓기도 하고 혹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할 것이다. 당시로서는 가슴 아픈 일이었을지라도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은 이를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와 너그러움이 생겼을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 중년들이 가족과 나라를 위해 바친 열정과 희생, 이런 것들을 한번 정리하고 기록해보고 싶었다. 지금의 중년들은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많은 공헌을 한 세대들이다. 그들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있어 매우 커다란 역할을 해왔다. 물론 좋지 않은 유산도 적지 않게 남겨놓았지만... 그래서 이 책에는 지금 중년들이 살아온 지난 행적들을 돌아보고 성찰함으로써, 우리의 후배 그리고 자식 세대들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데 참고로 삼았으면 하는 나의 소망도 담겨 있다. 또 다음으로는, 이제는 인생의 후반전을 살아가야 할 시점에 와있는 우리 중년세대들이 남은 생을 잘 마무리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나눠보는 기회를 가져보고 싶었다. 물론 대부분의 중년들은 이미 나름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책에는 저자가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들이 수록돼 있다. 저자는 대학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며 재정경제부(지금의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하면서 ‘한강의 기적’의 한 주역이 됐다. 30년간의 공직 생활 후엔 한국거래소와 금융연구원에서 근무했다. 지금은 하나금융연구소에서 초빙연구위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단국대에서 후학을 지도하고 있다. 경제와 문화의 접목이란 이슈에도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과천청사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한국경제의 선택’, ‘재벌개혁의 드라마’, ‘아 대한민국 우리들의 참회록’, ‘숫자로 보는 한국의 자본시장’, ‘14일간의 금융여행’, ‘14일간의 글로벌 금융여행’, ‘14일간의 한국경제 여행’ 등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신흥기업 ①NAVER

    [재계 인맥 대해부] 신흥기업 ①NAVER

    대자본을 가진 기업가들은 호불호를 떠나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축이다. 1990년대 권위주의 시대의 종말과 함께 대기업 총수와 일가 및 주변인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5년 1월~2006년 4월까지 16개월간 연재된 서울신문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는 재계 인맥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한 결과물이었다. 삼성·현대·SK·LG 등 대기업 총수들의 인맥·혼맥을 집중 조명한 이 연재물은 당시 재계는 물론 사회 각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연재가 끝나고 8년이 지났다. 당시만 해도 존재가 미약하던 일부 벤처기업이 시가총액에서 대기업을 압도하는 ‘공룡’으로 변했다. 기존 대기업들도 오너 일가 3·4세대로 무게중심이 빠르게 옮겨 가고 있다. 서울신문은 30일부터 새롭게 ‘재벌’ 반열에 오른 신흥 기업가들의 인맥을 조명한다. 삼성·현대차·SK·LG그룹 등 주요 기업의 후계 경영의 명암과 재계 인맥도 짚어 본다.
  • [재계 인맥 대해부 (1부)신흥기업 네이버] ‘벤처 DNA’ 7인의 한발 앞선 도전… 검색시장 최강자 일궜다

    [재계 인맥 대해부 (1부)신흥기업 네이버] ‘벤처 DNA’ 7인의 한발 앞선 도전… 검색시장 최강자 일궜다

    30대 젊은이 7명이 전 직장 퇴직금 3억 5000만원을 모아 만든 벤처 기업 ‘네이버컴’은 15년 만에 연매출 3조 3122억원(지난해 기준), 시가총액 27조 3590억원(이달 29일 기준)의 한국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의 개인 주식재산은 1조 3460억원(지난 8월 재벌닷컴 집계)으로 웬만한 대기업 오너 부럽지 않다. 네이버에 대한 국민 체감은 실적 이상이다. 네이버에는 매일 1600만명이 방문하고 1억개 이상의 검색어가 입력된다. 검색시장의 압도적인 1위(지난해 12월 기준 77.4% 점유율)다. 최근 조성된 모바일 환경에서도 메신저 ‘라인’으로 일본 등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며 제2의 부흥기를 맞고 있다.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의장은 지금으로 따지면 ‘엄친아’(여러 조건이 좋은 젊은이)다. 삼성생명 임원인 아버지가 있었고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에서 살았다. 8학군인 상문고를 졸업(1986년)해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카이스트에서 전산학을 전공했다. 배경은 좋았지만 사업가 기질이 특출했던 건 아니다. 같은 ‘86학번’으로 1994~1995년 일찌감치 창업에 나선 ‘과 동기’ 김정주 NXC 넥슨 대표와 송재경 XL게임즈 대표, ‘동네 친구’ 이재웅 다음 창업자 등이 이 의장보다는 사업가에 더 어울렸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이 의장 자신도 당시를 회상하며 “다재다능하고 자유로운 김정주와 달리 나는 전형적인 대기업 사원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1992년 삼성SDS에 입사해 ‘검색’을 접하면서 그의 인생은 빠르게 전환기를 맞는다. 입사 직후 유니텔(PC통신 서비스) 개발팀에 속해 검색 솔루션 개발업무를 맡았다. 일에 매력을 느낀 그는 1994년 윗사람들을 설득해 한글 검색엔진 개발에 도전했다. 1997년 그의 검색엔진 개발 프로젝트가 삼성SDS 사내벤처 1호로 선정됐고, 같은 해 12월 무료 인터넷 검색 서비스 ‘네이버’를 출시했다. 인터넷 이용자가 급증하고 해외 인터넷 광고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 그는 결국 회사 동료 6명과 함께 1999년 네이버컴을 세운다. 이때 이 의장과 함께 삼성SDS를 박차고 나온 사람은 권혁일(현 해피빈 이사장), 오승환(현 네이버문화재단 이사장), 강석호(현 네이버 이사), 김보경, 최재영, 김희숙 이사다. 설립 직후 합류한 김정호 전 NHN 글로벌 게임사업 총괄까지 포함해 ‘네이버 개국공신 7인’이라고 한다. 현재는 강석호 이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네이버를 떠났다. 1999년은 정부가 벤처 육성을 위해 대규모 규제완화 정책을 펴고 있던 때다. 네이버컴은 설립 5개월 만에 100억원의 투자(한국기술투자)를 유치하고 첫해 9200만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하는 등 순항했다. 하지만 이듬해 2000년 3월 전 세계 벤처 버블 붕괴와 함께 국내 대표 벤처기업이었던 새롬기술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정보기술(IT) 업계에 위기가 찾아왔다. 이때 이 의장은 네이버 15년 역사상 ‘두 가지 중대 결정’ 중 하나인 한게임과의 합병(다른 하나는 2006년 검색업체 ‘첫눈’ 인수)을 결심한다. 네이버컴은 트래픽(접속자)이 필요했고, 한게임은 사람과 자금이 필요했다. 이 의장은 삼성SDS 입사 동기였던 김범수(현 카카오 의장) 당시 한게임 대표를 만나 일을 성사시켰다. 결과는 대성공. 한게임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네이버에 유입됐다. 2001년 3월 한게임 유료화까지 성공을 거두면서 수익이 생겼고, 이는 향후 네이버가 성장하는 데 종잣돈으로 활용됐다. 그래도 이 의장에게 있어 핵심 사업은 검색이었다. 2000년 8월 통합검색이, 2002년 인터넷 이용자들끼리 질문과 답변을 하도록 하는 지식인(iN)서비스가 도입되면서 2003년 네이버는 검색어 유입 순위 1위를, 2006년엔 포털 사이트 방문자 수 1위를 차지한다. 검색광고는 네이버 최대 수익원으로 떠오른다. 2001년 10월 키워드와 매칭되는 검색 결과 페이지에 광고주 브랜드를 상위에 노출하는 키워드 광고를, 2004년 7월엔 클릭 수에 따라 광고비를 내는 CPC방식 광고를 도입하면서부터다. 검색광고 등 광고는 올 2분기 기준 매출의 72%를 차지하는 네이버의 주 수익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2002년 10월 코스닥 상장 당시 주당 4만 4000원이던 네이버 주가는 나날이 상승해 2008년 11월 코스피 상장 땐 12만 2500원까지 올랐다. 현재 주가(9월 29일 기준) 83만원에 달한다. 핵심 사업인 검색 역량을 키워 이를 수익원으로 만들어 낸 결과다. 탄탄대로만 있었던 건 아니다. 10여년에 걸친 해외 진출은 번번이 실패했다. 2000년 일본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중국, 미국 등에 게임, 검색 등을 무기로 진출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네이버에 남아 있던 벤처 DNA가 이런 ‘무모한 도전’을 가능하게 했다. 평소 이 의장은 실패한 사업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다. 임직원들에게는 종종 “실패 경험이 곧 자산”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 보편화로 해외 진출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첫눈’ 출신 개발자들이 2011년 6월 만들어 낸 라인은 일본, 타이완, 태국 등에서 1위 메신저 자리에 올랐다. 올 7월 말 기준 전 세계 라인 가입자 수는 4억 9000만명이다. 페이스북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다. 10여년 해외 공략 실패에서 얻은 교훈인 ‘현지화’에 초점을 맞춘 결과라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오늘의 눈] 대안없는 비판만 넘치는 피케티 논쟁/유영규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대안없는 비판만 넘치는 피케티 논쟁/유영규 산업부 기자

    ‘21세기 자본론’을 쓴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방한하기 이틀 전인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사옥에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과 한국 경제’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린다고 해 현장을 찾았다. 국내 학자들의 성찰을 기대했지만, 토론은 시작부터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은 엉터리라는 결론으로 내달린 반(反) 피케티 세미나에 가까웠다. 모인 이들의 대부분은 피케티가 지적한 소득 불평등 확산에 따른 자본주의 붕괴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한 ‘부자 증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사회의 불평등 문제는 오히려 해소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그의 저서에 이용된 데이터는 신빙성이 부족하다고도 했다. “40대가 경제를 알면 뭘 알겠냐” “좌파 선거캠프서 일한 정치학자의 이상론” “한국학자의 수준이 프랑스 경제학자보다 뛰어나다”는 기대 이하의 비판도 나왔다. 토론보다 흥미로운 점은 피케티 논쟁에 이례적으로 전경련 등을 필두로 재계가 선제적이고 기민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한 재계인사는 그 배경에 대해 “마이클 샌델의 학습효과”라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샌델이 쓴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서점가를 강타했을 때 재계는 스쳐가는 베스트셀러로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한 권의 책이 경제민주화란 화두로 이어졌고 그로 인해 한동안 대기업이 곤욕을 치렀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류경제학회의 ‘피케티 때리기’에는 피케티 신드롬이 향후 재벌이나 대기업의 부자증세 여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머리는 명료해졌지만, 가슴은 더 먹먹해졌다. 피케티의 이론을 자본주의가 양산해 온 모순을 단박에 해결할 금과옥조처럼 떠받들 생각은 없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피케티의 자본론을 반대하는 목소리 속 그 어디에도 대중이 왜 그가 던진 담론에 열광하고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이 점차 깊어지고 있다는 아우성이 높지만 부와 소득이 어떻게 집중됐는지를 정확히 보여줄 만한 적확한 지표조차 없다. 판도라의 상자를 품은 국세청은 분위별 소득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는다. 국세통계연보를 통해 과세 자료를 공개한다고는 하지만 분위(소득 크기에 따라 등분)별이 아닌 임의로 소득규모를 나눠 공개하는 방식이다. 이런 자료가 가장 절실한 건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읽어내 해결점을 모색해야 할 학계지만 이를 검증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현재진행형인 피케티 열풍은 급속히 진행 중인 우리 사회의 양극화에 대해 진지하게 반추해 볼 시간을 준다. 이런 기회를 단순히 ‘그의 이론이 틀렸다는 점을 검증했으니 우린 더 이상 논의할 가치를 못 느낀다’는 식으로 마침표를 찍지 않았으면 한다. 어차피 경제학은 자연과학처럼 하나의 정답이 있는 학문이 아니다. 똑똑한 한국 경제학자들이 사회가 불평등하다고 외치는 대중의 마음만이라도 제대로 읽었으면 한다. whoami@seoul.co.kr
  • [사설] 비리 기업인 사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잘못된 관행을 이번에는 확실히 바로잡겠다”는 재벌 비리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밝혔고, 그 약속은 최근까지 지켜졌다. ‘기업 프렌들리’를 강조한 이명박 대통령 시절 배임·횡령·조세포탈 등의 비리를 저지른 재벌총수를 대거 특별사면해 여론이 크게 악화했는데, 이를 의식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8·15 특별사면에서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 등 기업인 74명을 무더기 사면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의 ‘무관용 원칙’은 국민의 뜻에 따른 것인 셈이다. 법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나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등 엄격하게 양형 기준을 적용해 긍정적 평가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이 원칙을 ‘경제 살리기’라는 명분으로 훼손하려는 정황이 포착돼 국민으로부터 비판과 우려를 낳고 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지난 24일 한 언론에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되는 케이스라면 (기업인의 사면·가석방을) 차단할 필요는 없지 않나”면서 “여건이 조성되고 국민 여론이 형성된다면 다시 기회를 줄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법무부는 여론이 악화할 기미가 보이자 “‘특혜 없는 공정한 법 적용’ 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25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지지발언을 해 공론화에 부쳤다. 최 부총리는 “투자 부진 때문에 황 장관의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했다. ‘실세’인 최 부총리뿐 아니라 소관 부처 장관까지 나서 비리 재벌 총수의 사면 또는 가석방을 거론하는 것은 청와대와 교감이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정책적 결정을 해놓고 여론을 떠보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몇 개월 전까지 병원에 입원 중이었던 A그룹 회장이 최근 건강한 모습으로 아시안게임 승마 경기서 은메달을 딴 아들과 함께 나타나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재벌총수들이 구속되면 휠체어에 환자복을 입고 법원에 출두했다가 형집행정지를 받거나 사면되던 패턴을 확인한 탓이다. 또 기업인 사면의 단골메뉴인 ‘경제 살리기’의 성과에 회의적인 사람들도 많다. 총수 사면 이후 해당 기업은 투자 활성화로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사내 유보금은 쌓였지만, 기대만큼 낙수 효과가 국민의 살림살이에 반영된 것 같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7년간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은 증가하지 않았고, 그나마 올 2분기 실질임금 상승률은 0%다. 아무리 경제살리기가 화급한 과제라 할지라도 비리 기업인 가석방 등은 법률적 요건과 일반인과의 형평성을 따져 신중히 해야 한다. 특히 공정한 법집행 원칙을 허무는 사면은 국민 여론이 동의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본다.
  • [뉴스 분석] 비리 총수 특사 사전 여론 떠보기

    [뉴스 분석] 비리 총수 특사 사전 여론 떠보기

    “법 적용이 공정해야 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이런 잘못된 관행을 이번에는 확실하게 바로잡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비리나 부정에 휘말린 재벌 총수 등에 대한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을 제한하겠다면서 이렇게 약속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1절, 광복절 때 비리에 연루된 기업인 등에 대해 특별사면을 한 번도 단행하지 않았다. 올 1월 설 명절 때 생계형 민생사범 6000여명에 대해 한 차례 특별사면을 한 게 전부였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비리 기업인에 대한 무관용원칙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불을 지폈던 재벌 총수 사면 논란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가세하면서다. 최 부총리는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살리기에 도움이 된다면 기업인 사면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기업인이라고 지나치게 원칙에 어긋나서 엄하게 법 집행을 하는 것은 경제살리기 관점에서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투자 부진 등 때문에 경제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이라면서 “법을 집행하는 법무부 장관께서 (기업인 사면 등에 대해) 그런 지적을 해 주시는 것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늦어도 연말쯤 구속된 일부 기업인들에 대한 특별사면이 단행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정부가 사전 여론을 떠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도 기업인 사면을 놓고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황 장관까지 나서 감옥의 재벌 회장을 사면하려는 로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정애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유전무죄를 합법화하자는 것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은 사견임을 전제로 “상황이나 조건, 대상의 사회공헌 정도 등을 따져 사면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뉴스 분석] ‘비리 총수 무관용’ 원칙 깨는 朴정부

    [뉴스 분석] ‘비리 총수 무관용’ 원칙 깨는 朴정부

    “법 적용이 공정해야 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이런 잘못된 관행을 이번에는 확실하게 바로잡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비리나 부정에 휘말린 재벌 총수 등에 대한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을 제한하겠다면서 이렇게 약속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1절, 광복절 때 비리에 연루된 기업인 등에 대해 특별사면을 한 번도 단행하지 않았다. 올 1월 설 명절 때 생계형 민생사범 6000여명에 대해 한 차례 특별사면을 한 게 전부였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비리 기업인에 대한 무관용원칙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불을 지폈던 재벌 총수 사면 논란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가세하면서다. 최 부총리는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살리기에 도움이 된다면 기업인 사면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기업인이라고 지나치게 원칙에 어긋나서 엄하게 법 집행을 하는 것은 경제살리기 관점에서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투자 부진 등 때문에 경제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이라면서 “법을 집행하는 법무부 장관께서 (기업인 사면 등에 대해) 그런 지적을 해 주시는 것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를 총괄하는 부총리 입장에서는 투자를 활성화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기업인들이 쭉 구속 상태에 있는 상황에서는 투자 결정을 하는 데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늦어도 연말쯤 구속된 일부 기업인들에 대한 특별사면이 단행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정부가 사전 여론을 떠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도 기업인 사면을 놓고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황 장관까지 나서 감옥의 재벌 회장을 사면하려는 로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정애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유전무죄를 합법화하자는 것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은 사견임을 전제로 “상황이나 조건, 대상의 사회공헌 정도 등을 따져 사면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씨줄날줄] 신발기업의 귀환/손성진 수석논설위원

    1980년대까지 번성했던 우리나라 신발산업은 이후 급격히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노동집약적 산업인 신발제조업은 임금상승에 따른 경쟁력 약화로 폐업하거나 중국, 동남아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당시 국내에는 8대 신발 메이커가 있었는데 그중에 국제(왕자표), 태화(말표), 삼화(범표), 동양(기차표), 진양, 보생 등 6개 회사가 부산에 있었다. 경성고무가 군산에, 조일이 서울에 있었을 뿐이다. 부산이 신발산업의 메카가 된 것은 전시(戰時) 수요가 많던 6·25 전쟁 당시 임시수도였고 노동력이 풍부했으며 원료 수입이나 제품 수출이 용이한 항구도시였기 때문이다. 신발 산업의 호황으로 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나 부산으로 몰려들었고 부산 경제도 활기가 넘쳤다. 퇴근 시간이면 공장 근처 술집은 빈자리가 없었다. 종업원들 사이에서는 보석계를 만들어 패물을 장만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부산 서면 근처에 보석 가게들이 우후죽순 들어선 것도 신발산업 덕이었다고 한다. 급성장한 부산의 신발산업은 거부와 재벌을 탄생시켰다. ‘정수장학회’의 모체인 ‘부일장학회’를 설립한 김지태의 삼화고무는 한때 종업원이 1만명을 넘었다. 김씨는 부산을 넘어 전국적인 갑부로 통했다. 양정모의 국제고무는 국제그룹이라는 재벌로 성장했다. 그러나 신발업계의 임금이 마지노선인 300달러를 돌파하면서 1987년부터 부산의 신발산업은 거의 몰락했다. 국제고무의 관계사인 진양고무는 1992년, 태화고무는 1994년 생산을 중단했다. 국제상사의 ‘프로스펙스’는 한일그룹으로 넘어갔지만 한일마저 부도나 이름만 지키고 있다. 고 현수명 회장의 동양고무는 화승그룹으로 발전해 ‘르까프’라는 상표를 만들었다. 최근 화승그룹은 모기업 ‘화승’을 다른 기업에 넘겼다고 한다. 태화고무 상표는 살아남아 ‘말표 고무신’과 ‘태화 고무장갑’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부산을 떠났던 신발업체들이 20여년 만에 돌아온다고 한다. 지난 23일 부산시는 중국 등으로 진출했던 신발기업 5개사와 ‘유턴 협약’을 체결했다. 저임금 메리트가 점점 사라지자 기업들이 국내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이른바 ‘리쇼어링’(re-shoring)이다. 부산시는 2006년부터 신발산업을 부흥시키고자 사업비를 지원하는 등 육성책을 펴왔다. ㈜에이로 등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은 공장을 현지인에게 넘기고 부산에 다시 공장을 짓는다. ‘트렉스타’는 중국 톈진 공장의 생산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고 강서구 녹산공단에 새 사업장을 연다. 신발업체들이 외국으로 나가고 나서 산업공동화를 겪었던 부산으로서는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함승희, 국가개혁의 방략을 모으다

     세월호 참사와 군부대 집단폭행 사망사건 등이 이어지면서 대대적인 국가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혹시나’ 했던 국민들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 엄두가 안 나서 손을 터는 것인지, 두려워서 칼을 못 빼드는 것인지, 쏟아지는 국민적 질타와 촉구도 한낱 메아리없는 아우성에 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래시계’ 검사로 더 잘 알려진 함승희씨가 이끄는 (사)포럼오래와 이 포럼 산하 오래정책연구원(원장 김병준)이 국정운영의 기본이 되는 13개 분야를 선정해 상세한 국정개혁의 지침을 제시해 주목되고 있다.  각 분야별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들이 나서 국정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시도이다. 정책연구원은 또 이 국정개혁 지침을 담은 책 ‘세상을 바꿔라Ⅱ(조명문화사)’도 함께 펴냈다.  포럼오래 측은 “국익과 민의를 외면하고, 당리당략에만 몰두하는 정상배와 사익에만 집착하는 기득권세력을 극복하고, 국가지도자의 역사적 소명의식과 시민의 가치관 체계를 일깨우기 위해 이 책에 국가개혁의 방략을 담았다”고 밝혔다.  대표 집필자인 김병준 오래정책연구원장은 저서에서 오늘의 한국정치를 ‘망국의 정치’로 규정하고, 이의 적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회의 기능을 독립위원회나 지방의회로 분산할 것 숙의민주주의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 다당제와 중선거구제 및 국무총리를 여당 국회의원들이 선출 하는 등의 정치개혁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다른 집필자인 한신대 윤평중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다수의 시민들이 ‘이게 나라인가’라며 국가의 기능과 역할에 근본적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면서 “국가지도자는 국가통치의 사사화(私事化)를 지양하고 비르투(virtú·단호함)와 공공성의 덕목을 구비해 사회통합과 국민화합의 상징적 구심점이 되는 통치철학을 발휘할 때라야 비로소 국가개혁이 가능해진다”고 역설하고 있다.  함승희 회장은 “전두환 정권부터 이명박 정권을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는 정·관·재계의 권력형 부패는 대통령 권력 그 자체나 또는 대통령 권력을 호가호위하는 주변 실세와 친·인척 부패가 핵심”이라고 전제하고 “박근혜 정권 역시 대통령 권력, 특히 인사권을 주무르는 주변 세력을 과감하게 내쳐야 부패의 싹을 자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하여서는 대통령의 인사권과 사면권의 올바른 행사와 정치권과 공직자 부패를 통제하기 위한 불체포특권의 제한, 규제의 혁파, 절차의 투명성 확보 및 대검중앙수사부의 부활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서강대 조윤제 교수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한국인에게 내제한 잠재력에만 기댈 게 아니라 기술력, 지식수준, 제도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대학교육의 질과 일하는 방식의 개선, 공정경쟁 질서의 강화와 재벌의 구조 개편, 소득 분배구조의 개선 및 강소중견기업정책을 경제개혁의 방향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가 하면 권혁세 전 금감원원장과 김기범 대우증권 전 사장은 금융개혁과 관련, “한국 금융과 자본시장의 낙후성이 국가경쟁력을 갉아 먹고 있다”면서 “근본적인 원인은 금융(지배구조 및 운영)의 정치화 내지 과도한 규제에 있는만큼 정치권 개입의 차단과 규제의 철폐, 금융감독 기능과 정책기능의 분리 등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대 윤순진·이병민 교수와 고려대 이민수 교수가 각각 환경과 국민들의 가치관 확립, 국가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해, 문길주 전 KIST원장이 과학정책에 대해, 중국인민대 우진훈 교수는 중국의 부상과 외교전략에 대해 깊이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정진곤의 살며 생각하며]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요?

    [정진곤의 살며 생각하며]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요?

    미국에서 유학을 하고 있을 때 어떤 젊은 부부가 저희 집 문을 두드렸습니다. 조심스럽게 집으로 들어오더니 무엇을 도와주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부부는 시간제로 직장을 다니면서 일주일에 3일 정도는 남을 위해서 봉사한다고 하였습니다. “둘이 종일제로 직장을 다니면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턴데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들은 웃으면서 “그렇기는 하겠지만 지금 버는 돈만으로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고, 돈 버는 것 보다 남을 돕는 것이 훨씬 즐겁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미국에는 이 부부와처럼 봉사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떤 통계에 의하면 미국 성인 남녀들이 일주일에 5-6시간을 남을 위해 봉사한다고 합니다. 유럽 사람들은 미국사람들을 ‘돈 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난합니다. 유럽에 살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기는 하지만, 유럽 사람들은 미국사람들보다 봉사를 더 많이 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떨까요? 어느 언론사에서 서울의 강남 아파트주부들에게 “어떻게 살고 싶으십니까?”라는 간단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80%이상이 “돈에 구애받지 않고 사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사고, 가고 싶은 곳을 가면서 살고 싶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강남아파트는 대한민국에서 잘 사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그 사람들도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싶어 합니다. 제 친구 아들이 대학병원에서 인턴을 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인정이 많았고, 다른 사람이 어려움과 곤란을 겪을 때는 자신의 일처럼 안타까워하고 도와주려 했습니다. 항상 겸손하였고, 성품이 좋았습니다. 그가 의사가 된다면 돈 보다는 환자들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받아들이고 정성껏 치료해줄 것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며칠 전 그를 만났을 때 나는 너무 놀랐습니다. “실력 있는 의사는 돈 잘 버는 의사”이고 자신도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왜 이렇게 바뀌게 된 것일까요? 아마도 의대에 들어간 이후 동료 친구들, 선배 그리고 교수님들로부터 듣고, 보고, 경험하게 되면서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요? 얼마 전 집 주위를 산책하다 멋있게 새로 지은 치과병원이 눈에 띄었습니다. 병원 구경도 하고 스케일링이나 하기 위해 들어가 보았습니다. 입구에는 교정과, 치주과, 보철과 등 각 전공별로 일류대 치대를 졸업한 젊은 의사들의 사진이 걸려있었습니다. 진료실로 들어온 의사는 엑스레이를 보면서 이쪽 이빨은 보시는 바와 같이 검게 썩어서 빼야만 하고, 금으로 싼 이빨은 오래되어 다시 공사(?)를 해야 된다면서 2주 정도 치료를 받아야하고, 비용은 350만원 정도든다는 것입니다. 놀래서 나와 절친한 치과의사 친구를 찾아갔습니다. 이 곳 저곳을 살펴보던 그 친구는 “전혀 이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양호한 편이야”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왜 그 병원에서는 이빨을 뽑고 2주나 치료를 해야 된다고 했지?” “내 후배들이기는 하지만 요즈음 의사들은 불쌍해. 우리 때와 달리 의사들이 많아져 서로 경쟁도 심하고, 의사와 직원들 월급도 주고 새로 지은 병원의 빚도 갚아야 하지 않겠나?” 기가 막혔습니다. 의사친구가 없었으면 꼼짝없이 생 이빨을 뽑히고, 많은 돈을 지불하면서 2주 동안이나 고생을 할 뻔했습니다. 이름난 대학병원에서도 수술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들에게 수술을 권하는 경우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돈 잘 버는 것이 곧 실력이고,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사뿐이겠습니까? 교수들도 프로젝트를 많이 하고, 연구비를 많이 따는 사람이 실력 있는 교수라고 평가받습니다. 세상과 구분되는 삶을 살아가기로 하느님께 맹세한 목사님들마저 돈을 최고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목사님들끼리 모이면 “교회의 신도수가 몇 명이며, 헌금이 얼마나 되는가?”에 따라 목사님의 등급이 결정된다고도 합니다. 신도가 많고 헌금이 많은 교회 목사님은 훌륭한 목사님으로서 평가되고, 그렇지 않은 목사님은 제대로 대접도 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결혼해서 평생을 함께 살아갈 배우자를 선택할 때에도 그 사람의 사람 됨됨이나 성격보다는 돈이 우선시되는 것 같습니다. 결혼을 할 때도 신랑이나 신부네 집안이 얼마나 부자인가를 중요시 합니다. 얼마 전만 해도 의사나 변호사를 선호하였으나, 최근에는 여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배우자는 돈 많은 남자라고 하더군요. 그러나 돈은 아무리 많아도 항상 부족한 것 같습니다. 혹시 주위에서 나는 돈이 많아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사람을 본적이 있습니까? 아마도 세계 제일의 재벌도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도 “돈은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이 나는 바닷물과 같아서 있으면 있을수록 더욱 가지고 싶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회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럼은 그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에서 인간 사회를 ‘존재중심의 사회’와 ‘소유중심의 사회’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존재중심의 사회”에서는 그 사람이 무엇을 소유하고 있느냐보다는 그 사람의 됨됨이가 얼마나 훌륭하느냐가 중요시됩니다. 보다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으며, 인간, 자연, 사회적 세계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스스로 생각하여 새로운 진리를 깨닫고자 합니다. 비록 돈이 없어 가난하지만 양심적이며 성숙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사회적으로 높이 평가해줍니다. ‘소유’중심의 사회에서는 모든 것의 가치가 그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돈, 명예, 권력” 등에 의해 결정됩니다. 돈과 권력을 많이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높은 사람이고, 소중한 사람입니다. 제아무리 똑똑하고, 양심적이고, 착한 사람이라고 하여도 돈과 권력이 없는 사람은 존경을 받지 못합니다. 현대 사회는 소유중심의 사회이며,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이제까지 모든 인류가 그렇게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돈? 비싸게 번쩍이는 붉은 돈? 아니 신들이여!  ....검은 것을 희게 만들고,  못생긴 것을 아름답게 만든다.  나쁜 것을 좋게, 낡은 것을 새롭게, 비천한 것을 고귀하게.  이것은 유혹한다...제단의 사제를....  그는 건달을 사랑스럽게 만들고 도둑질을 영광스럽게 만든다....  아들과 아버지를 가르는! 빛나는 모독자,  결혼식을 올리는 가장 순결한 사람을 모독하는 용감한 전사...  보이는 신(神)!   셰익스피어의 ‘아테네의 티몬’에 나오는 글귀입니다. 1500년대 중세시대 영국사회에서도 돈은 ‘검은 것을 희게 만들고, 하루아침에 비천한 인간을 고귀한 인간으로 탈바꿈시키며, 도둑놈을 영웅으로 만들고, 아들과 아버지 사이마저 갈라’놓았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셰익스피어가 묘사한 중세 영국사회가 500여년이 지난 현재의 한국사회모습과 크게 다른 것 같지 않습니다. 인간적으로는 아무리 형편없는 사람도 돈만 많으면 사람들이 그 앞에서 굽실거립니다. 돈 많은 재벌의 힘은 대통령을 능가합니다. 못생긴 여자도 돈만 있으면,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아 아름다운 여인으로 새롭게 만들어진다. 어두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목사님들이 수십억대의 교회 돈을 횡령하였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읽게 됩니다. 서로 많은 돈을 차지하겠다고 형제들끼리는 물론이고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다투고 법정 투쟁을 벌입니다. 불후의 고전작품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파우스트’에서 괴테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이러한 ‘소유 중심 사회’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초라하고 황폐하게 하는가의 문제입니다. 괴테는 인간은 돈, 권력, 명예 등을 소유하는 것만으로 의미 있고, 만족스런 삶을 살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소유에 대한 욕망은 인간의 삶을 더욱 왜소하고, 황폐하게 만들 뿐이라는 것입니다. 소유에 대한 탐욕과 집착에서 벗어날 때, 인간은 더욱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며, ‘가진 것이 없기에 오히려 부자로 존재하게 된다’고 괴테는 말합니다. 옛날에 비하여 지금은 훨씬 잘 먹고, 잘 삽니다. 그럼에도 만족할 줄도 모르고 행복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자살률이 높은 나라입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사는 것이 불행하고 힘이 드는 것 같습니다.
  • 그날의 진실, 두 대사에 주목하라

    그날의 진실, 두 대사에 주목하라

    “제보가 그렇게 쉬운 거면 세상이 이 꼴이겠냐?”(윤민철 PD) “당신은 모든 것을 걸고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지만, 나는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여기까지 왔습니다.”(심민호 연구원) 임순례 감독의 새 영화 ‘제보자’(10월 2일 개봉)에서는 “진실이 중요하냐, 국익이 중요하냐”고 거듭 묻는다. 그리고 질문을 받은 모든 이는 답한다. 진실이 중요하다, 진실이 국익이 된다고 대답한다. 영화는 10년 전 초미의 논란이 됐던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을 모티프 삼아 진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사건은 국민 다수 정서와 관련이 깊었으면서도, 또 내용상으로는 대단히 복잡하고 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영화의 유쾌하면서도 명쾌한 정리는 더욱 놀랍다. 영화의 프레임은 기실 살짝 ‘왜곡’됐다. 진실의 대척점에 있는 것은 ‘국익’이 아니라 ‘진실이라 믿고 싶은 거짓’이었다. 그리고 이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가 이 영화의 진짜 프레임이다. 영화 속 젊고 열정적인 방송사 PD 윤민철(박해일 분)은 스쳐지나갈 법한 사소한 제보를 받는다. 거기에서 불법 난자 매매를 확인하고, 더 캐고 들어가다 당대 한국사회 불가침 성역과 같은 맞춤형 줄기세포 연구자 이장환 박사(이경영 분)와 맞닿는다. 그리고 등장하는 공익제보자인 심민호 연구원(유연석 분). 이 박사의 거짓 행동과 거짓말에 대한 전국민적 환상을 깨뜨린 핵심적 활약은 심 연구원의 몫이다. 그는 윤 PD를 만나 용감하게 이 박사와 그에게 쏟아진 화려한 조명에 대한 진실을 외부에 알린다. 정부와 대다수 언론은 물론 국민 여론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 박사를 건드린다는 것은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격이었다. 그는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이 박사에 맞서다가 처절하고 쓸쓸하게 버려진다. 윤 PD 역시 회사 경영진의 반대와 비난을 쏟아붓는 국민 여론 속에서 철저히 고립된 채 벌판에 내던져진다. 이 과정에서 심 연구원과 윤 PD가 내뱉는 두 대사야말로 영화 ‘제보자’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의 핵심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윤 PD라는 인물의 입체적인 내면을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그의 캐릭터는 청와대의 외압을 받고, 언론을 탄압하는 경영진에 맞서 직장에서 내침을 당하는 것도 감수하고, 또 감옥에 갈 것까지 각오하는 ‘정의롭고 영웅적인 언론인’으로 박제화됐다. 또한 영화 제목이 말해주듯 가장 중요한 역할이어야 할 내부고발자로서 심 연구원에 대한 캐릭터의 입체성도 다소 밋밋하다. 현실의 삶 곳곳에서 거짓과 늘상 만나고 좌절하며 소시민적인 안위, 현실로부터의 도피 등 세상과 타협하고픈 비겁함 등을 안고 사는 우리 모두에게 더욱 필요한 캐릭터는 윤 PD가 아니라 심 연구원이다. 아예 영화 전면에 ‘영웅적 제보자’를 내세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이 남는다. 이러한 몇몇 아쉬운 대목만 빼면 영화는 대단히 흥미진진하다. 복잡한 실제 사건 속에서 서사적 개연성을 충분히 갖춘 시나리오가 일단 훌륭하다. 이와 함께 다양한 성격의 인물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뒤 이를 군더더기 없이 끌고 나간 임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 능력은 놀라울 정도다. 영화는 재미있는 만큼 가볍게 봐도 좋고, 사회적 울림이 있는 만큼 묵직하게 봐도 좋다. 가까운 한국 현대사 속에서 재벌의 로비를 받은 감사원을 내부고발한 이문옥 감사관, 군부재자투표의 부정선거를 내부고발한 이지문 중위, 군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한 윤석양 이병 등이 스크린 위로 겹쳐 보이기도 한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자신을 버린 이들의 용기와 삶을 되새겨 보게도 할, 사회적 함의가 제대로 빛을 발하는 영화다. 12세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증세논란, 순리대로 풀자/김성수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증세논란, 순리대로 풀자/김성수 경제부장

    박근혜 정부가 ‘증세(增稅)역풍’을 맞고 있다. “임기 내 증세는 없다”던 말은 부메랑이 됐다.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곤두박질쳤다. ‘증세논란’의 한복판에서 발목이 잡혀 있다. 전조(前兆)는 있었다. 작년 8월의 일이다. 중산층에 세금을 더 물리려다가 된통 혼이 났다. “세금을 거둘 때 거위털을 뽑듯 고통을 느끼지 않게 해야 한다.” 청와대 경제수석의 발언에 민심은 등을 돌렸다. 한동안 잠잠하던 증세 논란은 1년 1개월 만에 다시 불거졌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11일. 정부는 담뱃값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린다고 했다. 군사작전하듯, 다음날에는 주민세와 자동차세(자가용제외)를 두 배 가까이 올린다고 발표했다. “거위털을 뽑는게 아니라 거위 목을 조르고 있다.” 야당은 신랄하게 퍼부었다. 그래도 정부는 증세가 아니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세금이 분명 늘어나는데, 증세가 아니라고 하는 건 궤변이다. 누가 봐도 증세로 방향을 틀었다. 이미 충분히 예견된 일이다. 세금을 더 거두지 않고 무상보육 등 복지(분배)를 늘릴 수 있는 ‘요술방망이’는 애당초 없었다. 비과세·감면 혜택을 줄이고, 지하경제를 양성화한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약속을 깨트렸으니, 정부는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상황을 설명한 뒤 협조를 구하고 어떤 것부터 손을 댈지 공론화하는 건 그다음이다. 그게 순리다. 지금처럼 담뱃세, 주민세 등을 먼저 올리는 것은 정공법이 아니다. 담뱃세는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누구나 똑같이 물게 되는 간접세다. 재벌회장이든 20대 대학생이든 똑같다. 상대적으로 저소득층, 서민이 더 과중한 부담을 진다. ‘서민증세’라는 불만이 그래서 나온다. 세수증대 효과도 크지 않다. 증세를 해야 한다면 소득세, 법인세 등 국세의 근간을 건드려야 한다는 조세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를 올리고, 이명박 정부 때 25%에서 22%로 내렸던 법인세율을 환원하자는 주장이다. 소득세의 경우 최고세율(38%)을 올리고,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소득 1억 5000만원 초과 구간에 새롭게 한 단계를 추가하자는 방안도 나온다. 법인세도 내려줬지만 기업들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서는 ‘낙수효과’가 없었기 때문에 환원하거나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기업에 후하게 깎아줘서 펑크 난 세수를 애먼 서민들의 호주머니만 털어서 메울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법인세를 1% 포인트만 올려도 2조 5000억원의 세수가 늘어난다. 물론 정부는 법인세 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경쟁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3.4%)보다 한국의 법인세율(22%)은 낮은 수준이다. 더구나 과표 5000억원 이상 대기업의 지난해 법인세 실효세율(실제로 내는 비율)은 이보다도 크게 낮은 18.5%에 불과하다. 세제의 기본은 공평과세다. 많이 번 사람은 많이 내고,적게 번 사람은 적게 내면 된다. 그래야 불만이 안 생긴다. 또 서민에게는 증세의 부담을 떠넘기면서 정부가 내년도 공무원 봉급을 3.8% 인상하려고 하는 것도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국민은 납세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유권자다. sskim@seoul.co.kr
  • 재벌 회장 등 거액 외화반입 정밀 검사

    재벌 회장 등 거액 외화반입 정밀 검사

    금융당국은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등 재벌 총수를 포함한 자산가들이 거액의 외화를 신고 절차 없이 국내에 들여온 것을 확인하고 정밀 검사에 들어갔다. 반입 자금이 비자금이거나 탈루 소득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자산가 20여명이 5000만 달러(약 522억원) 규모의 ‘증여성 자금’을 국내에 반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외환거래전산망에 기록된 100만 달러 이상의 거래내역 중 임의로 진행된 샘플 조사에서 발견됐다”면서 “어떤 용도로 돈을 반입했는지를 면밀히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여성 자금은 수출입 등 정당한 거래의 대가가 아닌 무상으로 주고받은 돈을 뜻한다. 이들이 반입자금을 사전에 신고하지 않았다면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 현행 외국환거래법은 거주자가 국외 직접투자나 해외 부동산 취득, 금전 대차거래 등 자본거래를 하면 외국환 거래은행이나 한국은행에 사전 신고해야 한다. 명단에는 신격호 회장을 비롯해 이수영 OCI 회장, 황인찬 대아그룹 회장,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자녀, 이승관 경신 사장, 카지노 사업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반입 자금을 투자수익금과 임금, 부동산 매각대금이라고 밝혔지만 사전에 해외투자를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일부는 은행 측이 의심거래라며 지급을 거부하자 뒤늦게 국세청에 해외계좌신고를 하고 돈을 찾아갔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900만 달러를 송금받은 게 문제가 됐다. 일본에서 성공한 신 회장은 1970년대 한국에도 대규모 투자를 했는데 이때 일본롯데를 통해 ‘로베스트에이지’라는 투자회사를 설립, 여수석유화학(현재 롯데케미칼 지주회사)에 투자했다. 여수석유화학은 나중에 롯데물산과 합병했다. 롯데 측은 “(로베스트에이지사가) 합병으로 취득한 롯데물산 주식의 일부를 매각하면서 발생한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들여온 돈으로 알고 있다”면서 “신 회장 명의로 실제 송금받은 자금은 전액 양도소득세 납부로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황 회장과 이 회장, 김호연 회장의 자녀, 이 사장 등도 100만~150만 달러를 각각 국내로 들여왔다. 황 회장은 중국 지인에게 사업상 도움을 주고 무상으로 증여받았고, 이 회장은 외국 현지법인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할 때 받은 임금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해도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면서 외환거래법을 위반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김호연 회장의 자녀는 부동산 매각대금 회수, 이 사장은 해외예금계좌 인출액이라고 각각 소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가 확인되면 과태료를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면서 “조사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런닝맨 유인영, 하하 “싸움짱 출신이다” 폭로..인상 쓰자 ‘살벌’

    런닝맨 유인영, 하하 “싸움짱 출신이다” 폭로..인상 쓰자 ‘살벌’

    ‘런닝맨 유인영’ 배우 유인영이 ‘런닝맨’에 출연해 화제다. 21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은 ‘괜찮아 재벌이야’ 특집으로 유인영을 비롯해 배우 이유리, 최여진, 서우, 김민서 등 드라마에서 악녀 역할을 맛깔나게 소화했던 5명의 악녀들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유인영은 두 번째 대결 장소로 향하기 위해 파트너 하하와 전력 질주했다. 1등으로 도착한 유인영은 미션장소에 도착하는 것이 미션이 아니고 힌트 또한 주어지지 않자 “왜 아닌거냐? 진짜 억울하다. 1등 했어요”라며 제작진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이 모습을 본 하하는 다른 커플이 도착하자 “유인영은 얼짱 출신이 아니고 싸움짱 출신이래요”라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네티즌들은 “런닝맨 유인영 귀여웠다”, “런닝맨 유인영, 인상 쓰니 정말 싸움짱 같더라”, “런닝맨 유인영, 승부욕 장난 아니더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SBS(런닝맨 유인영) 연예팀 seoulen@seoul.co.kr
  • M&A·퇴출… 은행 잔혹사

    M&A·퇴출… 은행 잔혹사

    1997년 1월 불거진 한보사태는 1990년대 후반 한국 경제를 강타했던 외환위기의 서막이었다. 10대 재벌 중 하나였던 한보그룹을 시작으로 기아, 대우, 쌍용 등 30대 재벌 중 10곳 이상이 줄줄이 무너졌다. 대기업들의 부실은 돈을 빌려줬던 시중은행에도 고스란히 전이됐다. 1998년 6월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은 대동·동남·동화·경기·충청은행 등 5개 은행을 퇴출시키겠다고 발표했다. 한국 금융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은행권에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중은행의 합종연횡은 현재 진행형이다. 2006년 신한·조흥은행 합병 이후 8년 만에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공식화해서다. 새로운 금융공룡의 탄생이 예고되는 순간이다. 시중은행간 합병은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금융시장에서 지각변동을 불러올 만큼의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론 합병 이후 제대로 된 화학적 결합에 실패해 끊임없이 반목하며 ‘한 지붕 두 가족’ 살림을 하는 은행들도 적지 않다. 은행 구조조정의 빛과 그늘인 셈이다. 2011년 11월 5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구 제일은행 본점 건물의 간판이 바뀌었다. 영국계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이 제일은행 인수 뒤 줄곧 사용해오던 ‘SC제일은행’ 대신 ‘Standard Chartered’로 은행이름을 바꾸면서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에서 ‘제일’이란 단어가 사라졌다. 이른바 ‘조상제한서’ 중 마지막까지 명맥을 유지하던 제일은행마저 역사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추는 순간이었다. 조상제한서는 조흥(1897년), 상업(1899년), 제일(1929년), 한일(1932년), 서울(1959년)은행 등을 설립 순서대로 부르는 이름이었다. 현재 4대 시중은행이라 불리는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은 외환위기 직전까지 금융시장에서 ‘주요 은행’으로 불리지 않았던 곳들이다. 반면 조상제한서는 한국 근대화와 함께 출발해 한국 경제발전의 젖줄 노릇을 하던 근·현대사의 한 페이지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는 조상제한서 몰락의 시작이었다. ●1998년 대동銀 등 5곳 금융사상 첫 퇴출 1997년 말 기준으로 BIS 비율이 8% 미만인 12개 은행에 대해 고강도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이후 은행권에는 M&A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한빛은행이 생긴 것을 시작으로 하나은행(하나은행+보람은행), 국민은행(국민은행+장기신용은행), 조흥은행(조흥은행+강원은행+충북은행)이 합병을 통해 재탄생했다. 한빛은행을 제외하곤 사실상 흡수합병이었다. 외국 자본 유치도 활발했다. 외환은행은 1998년 5월 독일 코메르츠은행으로부터 2억 5000만 달러를 유치해 구조조정 바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정부의 대규모 출자로 기사회생한 제일·서울은행은 민영화 과정에서 외국 은행들의 관심을 받았다. 결국 제일은행은 1999년 뉴브리지캐피털에 매각됐고, 서울은행은 영국의 HSBC와 매각 협상을 하다 결렬됐다. 은행권 구조조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999년 경영 부실로 재계 2위 대우그룹이 해체되는 ‘대우사태’로 은행 부실이 또다시 증가하면서 2000년부터 2차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2000년 7월 정부와 금융노조연합은 논의 끝에 금융지주회사 방식으로 부실 은행을 정리하고 대형 우량 은행을 합쳐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은행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다음해 예금보험공사가 한빛은행, 평화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과 한국·중앙·한스·영남 등 4개 부실 종금사를 묶어 국내 최초의 금융지주사인 우리금융지주회사를 출범시켰다. 같은 해 국민은행이 주택은행과 합병했고 2002년 이름을 KB국민은행으로 바꿨다. 또 2002년엔 서울은행이 하나은행과 짝을 이뤘다. 2003년 독일 코메르츠은행에서 미국 사모펀드 론스타로 넘어갔던 외환은행은 2012년 초 하나금융지주에 인수됐다. 105년 역사를 자랑했던 조흥은행은 2006년 신한은행에 합병됐다. 1차 구조조정 당시 경기은행을 인수했던 한미은행은 2004년 외국계 자본인 씨티은행에 넘어가면서 한국씨티은행으로 이름을 바꿨다. 제일은행은 2005년 스탠다드차타드로 넘어가 2005년 SC제일은행이 됐고, 2011년에 SC은행으로 이름을 바꿨다. ●‘100년 은행’ 조·상·제·한·서 역사속으로 2000년대 이후 국민, 신한, 우리은행은 합병을 통해 금융시장에서 신흥 강자로 거듭났다. 주택은행과 장기신용은행을 흡수 합병한 국민은행은 자산 규모에서 이때부터 국내 ‘리딩 뱅크’ 자리를 꿰찼다. 가장 성공적인 은행 합병 사례로 거론되는 신한·조흥은행은 합병 이후 2006년 말 기준 총자산 177조원으로 국민은행에 이어 시중은행 중 두 번째로 큰 매머드급 은행으로 성장했다. 은행권은 현재 2차 지각변동을 맞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했던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를 통해 공적자금 회수에 나서면서다.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각각 BS(부산은행)금융지주와 JB(전북은행)금융지주에 매각했다. 우리금융 민영화의 핵심인 우리은행 매각 작업도 조만간 이뤄진다. ●화학적 결합 실패… 한지붕 두가족 살림도 우리금융은 민영화로 계열사들을 연이어 매각하며 자산규모 면에서 이른바 4대 금융지주(국민·우리·신한·하나) 중 꼴찌로 전락했다. 반면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조기 통합을 완료할 경우 자산 규모가 340조원으로 껑충 뛰어 단번에 1위 금융지주로 등극한다. 원화 대출과 국내 점포수 면에서도 국민은행에 이어 2위로 급부상해 은행권 ‘최강자급’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성공은 두 조직이 화학적 결합에 성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빈 한양대 교수는 “두 은행이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감성적으로 결합한다면 갈등으로 인한 비용을 줄이고 합병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금융권 H·S·B·C(하나·서울·보람·충청)이라 불릴 만큼 4개의 서로 다른 은행을 성공적으로 합병한 데에는 내부출신이었던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조직 장악력과 리더십이 있어 가능했다”면서 “반면 KB는 지난 10년간 내부 사정을 모르는 낙하산인사들이 연이어 취임하며 내부 통합보다는 단기 실적에 연연하다 오늘날 KB 내분 사태가 촉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일본 최고 부자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일본 최고 부자에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가 일본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 17일 블룸버그통신의 억만장자지수(BBI)에 따르면 전날 기준 손 회장의 순자산 평가액은 166억 달러(약 17조 1826억원)를 기록, 일본 자산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패스트패션기업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이었다. 야나이 회장의 순자산 평가액은 162억 달러(약 16조 7686억원)였다. 이번에 손 회장의 야나이 회장을 앞지를 수 있었던 것은 지난주부터 16%나 오른 소프트뱅크의 주가 상승 때문이다. 손 회장이 앞으로도 1위 자리를 고수할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때문이다. 손 회장은 2000년 마윈 알리바바 회장을 만나 당시 신생 기업에 불과했던 알리바바에 2000만 달러(약 207억원)를 파격적으로 투자했다. 소프트뱅크는 지금도 알리바바에 대한 지분율이 34.4%에 이르는 최대주주다. 알리바바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알리바바가 몸집을 키울수록 손 회장 순자산에 대한 평가액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세계 1위는 역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862억 달러)가 차지했고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842억 달러), 워런 버핏(679억 달러)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뒤를 이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12억 달러(약 11조 5864억원)로 106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72억 달러(약 7조 4484억원)로 189위를 기록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막가는 푸틴, 이번엔 억만장자 손보기

    자신과 염문설이 나돌던 여성을 러시아 최대 언론사 회장에 앉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갑부 서열 15위 기업인을 갑자기 가택연금시켜 ‘기업 죽이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AFP통신·포브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 수사 당국은 16일(현지시간) 러시아 최대 서비스기업인 AFK시스테마의 회장 블라디미르 예브투센코프를 가택연금한 뒤 수사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수사위원회는 “예브투센코프가 불법 돈세탁을 한 증거를 대거 확보했다”고 밝혔다. 중앙수사위원회는 연금 즉시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때문에 푸틴의 지시로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AFK시스테마는 최근 석유기업 바스네프를 인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예브투센코프가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수사 당국은 보고 있다. 그러나 재계는 이를 제2의 ‘유코스 사태’로 인식하고 있다. 푸틴은 2003년 야당을 지원하던 최대 석유재벌 유코스의 미하일 호도르프스키 회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한 뒤 유코스를 분리해 자신의 측근들에게 매각했다. 당시 유코스의 핵심 자산을 차지한 기업이 신생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인데, 이 기업이 AFK시스테마가 인수한 바스네프트를 탐내고 있었다. 로스네프트의 회장 이고리 세친은 푸틴의 핵심 측근으로 유코스 해체를 주도했고, 현재는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금융제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AFK시스테마는 “모든 힘을 동원해 기업 사냥꾼과 싸우겠다”고 주장했지만, 크렘린은 “이번 사건과 유코스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순한 의도”라고 일축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제대로 된 시장경제 경험도 못한 한국인데 나쁜 건 다 신자유주의 탓?”

    “제대로 된 시장경제 경험도 못한 한국인데 나쁜 건 다 신자유주의 탓?”

    “한국은 선진국과 외적으론 닮았을지 모르지만 과정은 다릅니다. 미국과 유럽은 신자유주의를 통해 복지와 정부 역할의 축소를 가져왔지만 우리는 애초 복지가 존재하지 않았죠. 또 (그들은) 대공황 이후 정부 개입을 확대하는 케인스주의가 득세하다 1980년대 신자유주의로 전환했지만 우리가 시장경제를 맛본 건 김영삼 정부 때인 1995년 이후입니다. 나쁜 것을 모두 신자유주의 탓으로 돌리는 일부 진보좌파의 주장은 서구에서 수입된 논쟁으로 옳은 대안을 마련할 수 없어요.” 장하성(61)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손사래부터 쳤다. 20여년간의 경제민주화운동 경험과 그동안 쌓아온 정치활동을 바탕으로 첫 저서인 ‘한국 자본주의’(헤이북스)를 오는 25일 출간하지만, 시기가 묘하게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의 ‘21세기 자본’ 한국어판 발간과 겹친 탓이다. 그는 “오랜 기간 사귀어온 지인들이 마치 내가 피케티를 크게 의식하는 것처럼 이야기해 화를 냈다”며 “(내게) ‘21세기 자본’의 서평을 구하진 말아달라”고 운을 뗐다. 4년 전 구상해 3년간 집필한 장 교수의 책은 1000페이지 넘는 원고를 200페이지나 줄인 것이다. 하지만 장 교수는 분명 자신의 저서에 피케티의 ‘자본세’ 도입 논쟁을 다뤘다. 소득분배에 실패한 한국같은 신흥국에서 피케티의 분석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미국과 달리 자본이 거의 축적되지 않아 지난 30여년간 예금, 채권 등의 자본수익률이 오히려 경제성장률을 밑돌았다는 실증자료도 내밀었다. “피케티의 분석 틀과는 정반대 결과죠. 근로소득보다 자본소득이 높아 양극화가 심해진다는 피케티 이론은 고도로 자본주의가 발달한 선진국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우리는 기업과 노동자가 몫을 나눌 때 기업 몫이 점점 커지는 1차 소득분배의 불평등조차 개선되지 않고 있어요. 자본과 관련된 2차 소득분배와는 다르죠.” 예컨대 1990년 국민총소득(GNI)에서 가계소득과 기업소득의 비중은 각각 71.5%와 16.1%였으나 2012년 62.3%와 23.3%로 기업 몫이 오히려 늘었다. 그래서 장 교수는 “기업 유보금에 적극 과세(초과내부보유세)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자유주의계열 우파 학자도 아닌 진보 경제학자의 피케티 비판은 다소 낯설었다. 장 교수가 누군가. ‘소액주주운동의 대부’ ‘재벌 저격수’로 불리며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내일’에 참여했던 진보진영의 간판이다. “따지고 보면 (피케티와) 큰 차이는 없어요. 피케티는 자신의 책에서 ‘자본세’를 주장하면서 동시에 비현실적이라고 고백했죠. 저도 ‘누진소득세’에는 찬성합니다. 국내에선 수개월 전부터 피케티의 이론을 놓고 성장이니 분배니 계속 떠드는데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죠.” 예컨대 장 교수가 바라보는 한국경제는 극도로 불공정한 시장 경쟁구조, 재벌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 그리고 비정규직과 자영업 노동자 비중이 대단히 높은 불안정한 고용구조 등 선진국에는 없는 문제들을 떠안고 있다. 그래서 잘못된 진단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자유주의’라는 용어 대신 ‘시장 근본주의’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아울러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 확대라는 일부 좌파의 주장을 ‘박정희 시대의 향수’로 치부하고, 재벌과 사회의 대타협론은 불가능하다고 규정짓는다. 공교롭게도 사촌동생인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의 이야기를 반박한 것들이다. 그는 또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를 놓고 인수과정의 자격논란은 있을지언정, 국부유출론의 근거는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8년간 외환은행 운영이 고위험·고수익 투자이지 단기간의 ‘먹튀’를 노린 투기는 아니었습니다. 론스타에 앞서 외환은행에 투자한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5년간 경영했으나 반전시키지 못하고 재매각했죠. 중국 상하이차도 쌍용차를 인수했다가 손실을 보고 떠났는데 돈을 번 외국인 투자자는 나쁘고 돈을 잃은 외국인 투자자는 좋은 자본인가요?” 외환은행 노조의 하나은행 합병반대도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때문이라는 설명까지, 그가 주장하는 ‘불편한 진실’이 수많은 적을 키울 것이란 생각이 스쳤다. “파편적이 아닌 새로운 논쟁이 일어나길 원합니다. 우리는 객관화된 논쟁이 필요한데, 오로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혹은 이념에 함몰된 비판만 늘어놓고 있어요.” 장 교수는 “현재로선 자본주의 체제의 대안이 없는 만큼 고쳐서 더 낫게 만들어야 한다”며 “정의로운 자본주의 실현을 위해 정치의 역할이 중요하고 국민들은 공약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기억상실투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이슈&논쟁] 담뱃값 인상

    [이슈&논쟁] 담뱃값 인상

    10년간 묶여 있던 담뱃값을 2000원 올리겠다는 정부 발표 이후 찬반 논란이 뜨겁다. 흡연율을 낮춰 국민 건강을 증진한다는 게 담뱃값 인상의 취지지만, 우회증세·서민증세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내년에 담뱃값을 2000원 올리고 물가 인상에 따라 또 값을 올리는 물가연동제를 적용하면 10년 뒤에는 담뱃값이 6000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흡연자가 서민층인 점을 고려할 때 서민에게 너무 큰 부담을 지운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반면 서민 부담이 염려된다고 서민들을 흡연과 건강악화라는 악순환에 방치해 둘 수 없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담뱃값이 오를수록 특히 청소년과 저소득층의 흡연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고도 한다. 양측 전문가의 주장을 들어봤다. 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贊> 암 등 사망 원인 1~3위 흡연 탓… 가격인상은 일석이조 금연 정책 서홍 관금연운동협의회 회장 정부가 담뱃값 2000원 인상안을 발표하자 흡연자들은 만만한 흡연자 호주머니를 노리는 것 아니냐고 울분을 터뜨렸지만, 비흡연자 중에는 제발 담뱃값을 선진국처럼 1만원으로 올려서 흡연율을 낮춰 달라는 주문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담뱃값이 4500원일 때 세수가 최대치가 된다는 조세재정연구원의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현 정부가 금연에는 관심이 없고 세수만 노린다는 흡연자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기 시작했다. 더구나 담뱃값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잇달아 주민세와 자동차세 증세를 발표하고, 상속세 감면안까지 발표하자 ‘부자 감세와 서민증세’ 논란으로 번지면서 담배로 인한 건강 피해 문제는 실종되고 배는 산으로 간 격이 됐다. 이제 우리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건강 문제로 돌아와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 5000만명 중에 흡연자는 무려 1000만명이 넘는다. 우리 국민의 질병으로 인한 사망 원인 1위는 암, 2위는 뇌혈관질환, 3위는 심혈관질환인데 모두 흡연이 주된 위험인자다. 국민의 건강을 위한 정책을 펼 때 금연 정책을 도외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럼 금연정책에서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인가. 담뱃값이 지난 10년간 동결되면서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담뱃값과 가장 높은 성인 남성 흡연율이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갖게 되었다. 이제 담뱃값 인상은 더는 미룰 수 없는 문제이다. 담뱃세 6조 8000억원 중 약 2조는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건강을 위해서만 사용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그 기금의 1.2%만 금연사업에 사용했다. 한마디로 정부는 국민의 금연에 관심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되면 약 2조 8000억원의 세수가 새로 걷힌다. 이제 정부는 그동안의 무관심을 반성하고, 증가하는 담뱃세를 어디에 쓸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흡연은 니코틴 중독이기 때문에 중독이 심한 흡연자는 금연보조제가 필수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금연보조제에 대해 보험 혜택이 없어서 흡연자들에게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다. 하루빨리 금연보조제에 대해 보험 혜택을 줘야 한다. 일부에서는 ‘담뱃값을 올리면 저소득층의 부담만 커진다’는 논리를 편다. 원래 저소득층은 중·상류층에 비해 질병도 많고 평균수명도 낮다. 사회의 금연 분위기가 높아지면 중·상류층은 담배를 끊는데 저소득층은 담배를 끊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소득에 따른 흡연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며 그 결과로 건강 격차는 심각한 수준으로 계속 벌어지고 있다. ‘서민들을 위해 담뱃값을 인상하지 말라’는 주장은 ‘서민들은 담배 피우면서 건강을 해치도록 포기하라’는 말과 다름없다. 물론 담배를 못 끊는 서민들은 피해만 본다고 주장할 수 있는데 이들을 위해서는 무료로 먹는 금연약을 포함한 금연보조제를 공급해야 하고, 보건소마다 운영하는 금연클리닉을 확대해서 저소득층을 위한 방문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다행히도 정부는 이번 담뱃세 인상안을 내놓으면서 경고사진 도입, 금연진료 보험급여, 담배소매점 담배광고 금지 등의 비가격 정책을 같이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밝힌 정책들은 항목만 나열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예산안에 대한 발표가 없다. 구체적인 안을 제시할 때 증세가 목적이라는 의혹이 사라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담뱃세 인상은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금연정책이며, 새로 증가한 세수를 흡연자의 금연 지원, 대중매체를 이용한 금연캠페인, 청소년 흡연예방사업, 간접흡연 예방사업 등 금연 사업에 사용한다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우리나라는 금연정책의 후진국이다. 이제 금연정책에서도 선진국으로 발돋움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정부는 지금 담뱃값 인상에 얽힌 비판들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국민건강을 위해서 진지하게 금연정책에 임해야 할 것이다. <反> 서민주머니 털어 세수 충당 ‘꼼수’… 국민 건강 위한 가격 인상은 허구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정부는 지난 11일 현재 2500원인 담뱃값을 내년부터 4500원으로 올리겠다는 가격 인상안을 발표했다. 또한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물가연동제를 도입하고, 담뱃갑에 경고그림 도입과 편의점 등 소매점의 담배광고 전면금지도 함께 발표했다. 1958년 필터 담배 아리랑이 시판된 이후 담배는 하나의 기호품으로 자리 잡았다. 많은 성인들이 담배를 피우지만, 담배 속에 포함된 각종 위해물질과 흡연에 따른 건강문제, 간접흡연 등이 부각되면서 금연장소 확대, 담배광고 규제 등이 확대되어 왔다. 그 결과 식당에서든, 직장에서든, 거리에서든 흡연자들이 설 공간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금연정책 확대는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정부의 담뱃값 인상이 과연 담배를 끊게 유도하고 국민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인지 의문이 든다. 정부는 최소한 4500원 수준으로 담뱃값을 올려야 흡연율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담뱃값이 최소한 8000원 이상으로 인상되어야 흡연율이 감소한다고 주장한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담배 및 주류의 가격 정책 효과’ 보고서를 보면 연령, 소득수준, 자녀 유무와 상관없이 금연에 나서겠다는 담배의 가격은 9065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담뱃값이 9000원 정도 올라가면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4500원을 제시했다. 왜 정부는 절반 수준인 담뱃값 4500원을 주장하는 것일까. 그 의문을 풀 수 있는 정부 연구기관 보고서가 있다. 기획재정부 산하 조세재정연구원의 ‘담배과제의 효과와 재정’ 보고서는 담뱃값이 오르면 담배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가격이 올라갈수록 담배 소비가 줄고 흡연율이 낮아진다는 것은 경제학의 수요·공급의 원칙에 부합한다. 문제는 담배가 다른 제품과 달리 중독성이 강해 가격 탄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즉 중독성이 강한 담배는 가격이 올라도 상대적으로 소비가 크게 줄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런 담배의 특성을 고려해 조세재정연구원에서 추계해 보니, 담배가격이 4500원일 경우 담배세수가 가장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담뱃값이 4500원이어야만 국민으로부터 가장 많은 담뱃세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담뱃값이 5000원 이상이면 오히려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결국 정부의 담배세금 인상 목적은 세수 극대화임이 분명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조세를 통한 소득재분배 효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4분의1에 불과한 최하위권이다. 또한 담배세금, 주민세, 자동차세와 같은 간접세 방식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부과한다는 조세정의와 역행하는 것이며, 결국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구멍난 정부의 세수를 충당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특히 정부는 기존 담배소비세에 더해 개별소비세를 추가해 담배를 마치 보석, 귀금속, 고급 자동차와 같은 사치품으로 분류하여 세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정부 재정의 위기는 이명박(MB) 정부 때 재벌과 고소득층에 대한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 등 부자감세로부터 기인한다. 잘못된 부자감세에 대한 철회 없이 거꾸로 서민의 호주머니를 터는 서민증세로 해결하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다. 지금은 담뱃값을 얼마 올릴 것인가 얘기할 때가 아니라 조세정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논쟁해야 한다. 부자감세 철회 없는 서민증세 강행을 반대한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부과하고 소득이 없는 곳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은 정의롭다. 박근혜 정부의 담뱃세 인상을 앞세운 세수확보정책은 ‘비정상의 정상화’가 아니라 ‘비정상의 고착화’를 획책하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담뱃값 인상 논란을 조세논쟁으로 전환시켜 조세정의와 재정건전화,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목표에 다가가는 대토론을 벌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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