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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그룹 사외이사는 로비용? 63%가 공직 출신·실세 측근

    검찰의 전방위 수사 대상이 된 롯데그룹이 최근 들어 청와대와 법조계, 금융감독 당국 등 힘 있는 부처 출신의 고위 공직자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권별 실세와 연관이 있는 인사도 주요 보직에 등용했다. ●상장 9개사 30명중 19명이 ‘공직’ 14일 기업경영정보 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6년 1분기 기준 롯데그룹 9개 상장사의 전체 사외이사 30명 중에서 청와대, 법조, 금융감독원, 감사원 등의 관료 출신 사외이사(겸직 포함)는 19명으로 전체의 63.3%를 차지했다. 롯데 상장사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의 비중은 최근 4년간 꾸준히 50% 이상을 유지해 왔다. 2015년에는 전체 29명 중 15명으로 51.7%를 기록했다. 2014년에는 29명 가운데 19명이, 2013년에는 29명 중 17명이 관료 출신이었다. 다른 대기업과 비교해도 롯데의 ‘관료 사랑’은 도드라진다. 경제개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06~2015년 사외이사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포함된 32개 재벌의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2.5%였다. 변호사 출신까지 포함해도 40%에 미치지 못한다. ●대외협력단장, 최경환 의원과 고교 동문 롯데는 지속적으로 정권 실세와 절친한 인사를 등용하기도 했다. 소진세(66)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과 노병용(65) 롯데물산 사장은 ‘원박’(元朴·원조 친박)으로 꼽히는 최경환(61) 전 부총리와 대구고 동문이다. 소 단장은 현재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의 출장길에 동행하는 등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 손꼽힌다. 최 전 부총리는 대구고 출신 기업인과 정부 인사가 만든 ‘대구 아너스 클럽’에 가입돼 있다. 소 단장과 노 사장 역시 클럽 멤버로 알려졌다. 롯데는 이명박 정부 시절엔 장경작(73) 전 호텔롯데 사장을 중용했었다. 장 전 사장은 이 전 대통령과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동기로 제2롯데월드 건축 승인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태양의 후예’의 후예 누가 될까..지상파 수목극 3파전

    ‘태양의 후예’의 후예 누가 될까..지상파 수목극 3파전

     최근 지상파 수목 드라마들이 강자 없이 한 자릿수 시청률을 맴도는 가운데 차기작들이 화려한 대진표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새 수목 미니시리즈들은 김우빈, 수지, 이종석, 한효주, 김아중, 지현우 등 톱스타들로 진용을 짠 데다 이경희, 송재정 등 필력이 견고한 작가들을 끌어들여 올여름 안방극장 잠식에 나선다.  김우빈, 수지를 투톱으로 내세운 KBS 2TV의 사전 제작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는 ‘제2의 태양의 후예’로 불릴 만큼 올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힌다. 다음달 6일 방송 예정이지만 이미 중국, 홍콩, 대만, 전미 지역에 동시 방송이 결정됐다. 이 밖에도 일본,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캄보디아에 판권이 팔려나가며 해외 시청자들도 사로잡을 전망이다.  드라마 홍보대행사인 3HW의 이현주 실장은 “‘상속자들’ 이후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인기가 대폭 상승한 김우빈이 출연하는 데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상두야 학교 가자’ 등으로 아시아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은 이경희 작가의 작품이라 해외 판권이 성공적으로 판매됐다”며 “100억여원의 제작비가 이미 회수됐을 정도”라고 말했다.  드라마는 고교 시절 인연을 맺은 동갑내기 남녀가 20대 후반에 ‘슈퍼 갑’으로 위세를 부리는 톱스타와 다큐멘터리 프로듀서로 다시 만난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작가가 처음부터 김우빈을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이라 한류 스타 신준영 역은 김우빈에게 최적화된 맞춤 캐릭터라는 후문이다. 김우빈은 안하무인 행보로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츤데레(겉으로는 퉁명스럽지만 속은 따뜻하다는 신조어) 매력으로 여심 잡기에 나선다. ‘국민 여동생’ 수지는 강자에게 한없이 유약한 ‘슈퍼 을’이자 돈 앞에 굽신거리는 속물 PD(노을 역)로, 연기 변신을 예고한다. 이경희 작가는 전통 멜로의 감정선을 고수하면서 코미디 요소를 더 가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함부로 애틋하게’가 정통 멜로의 계보를 이어간다면 SBS, MBC의 새 수목 미니시리즈는 여름 시즌을 겨냥한 장르물을 표방한다. 오는 22일 첫 방송을 앞둔 SBS의 ‘원티드’는 유괴범을 생방송 리얼리티쇼로 찾는다는 극단적인 설정으로 이야기를 밀고 나간다. “국내 최고 여배우의 아들이 납치됐다”는 충격적인 문장을 내세운 ‘원티드’는 여배우의 아들이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스릴러물이다. 납치범은 자신을 찾는 생방송 리얼리티쇼를 만들라는 지시를 내린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범인이 보내오는 미션에 따라 프로그램이 꾸려진다. 그러면서 실마리도 하나씩 던져진다. ‘싸인’, ‘펀치’ 등 멜로를 제치고 선 굵은 이야기로 연기력을 쌓아온 김아중은 아이를 찾기 위해 처절하게 분투하는 어미이자 여배우 정혜인으로 열연한다. 지현우는 범인 잡는 데 골몰하는 형사로, 엄태웅은 시청률을 따내기 위해 혈안이 된 예능 PD로 에너지를 발산한다. KBS가 김우빈, 수지를 내세웠다면 MBC는 이종석, 한효주로 맞선다. 다음달 20일부터 전파를 타는 ‘W-두 개의 세계’다. ‘W’는 지난해 ‘그녀는 예뻤다’로 감각적인 연출력을 선보인 정대윤 PD와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인현왕후의 남자’로 경계 없는 상상력을 인정받은 송재정 작가의 조합으로 기대를 한껏 그러모은다.  송재정 작가 전작의 팬이라면 어김없이 기대하게 되는 ‘장르적 설정’이, 서스펜스 멜로를 표방한 이번 드라마에서는 더 파격적으로 판을 키운다. 2016년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는 같은 공간을 다른 차원으로 펼치며 현실과 가상현실을 아우른다. 각각의 세계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서스펜스 특유의 불안과 파동을 일으킨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등으로 작품마다 인기와 입지를 대폭 넓혀온 이종석은 전직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에서 벤처를 세워 성공한 청년 재벌, 강철 역으로 종횡무진한다. 활달하고 재바른 종합병원 흉부외과 2년차 레지던트 역을 맡은 한효주는 이번 작품으로 6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2016 美의 선택] 경륜 내세운 클린턴… 막말 앞세운 트럼프

    [2016 美의 선택] 경륜 내세운 클린턴… 막말 앞세운 트럼프

    ‘네거티브냐, 서브스턴스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선거 캠페인 전략은 이렇게 요약된다. 트럼프는 아웃사이더 후보답게 기존 정치권에 실망하고 일자리 상실 등에 따른 분노로 가득 찬 백인 중하층 유권자들을 겨냥, 막말을 일삼으며 이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고, 경쟁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고 비난하는 ‘네거티브·막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반면 클린턴은 전직 퍼스트레이디·상원의원·국무장관 등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강점인 외교정책 등을 강조하는 ‘서브스턴스·경륜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지난 2월 1일 시작돼 14일(현지시간) 막을 내리는 경선에서는 네거티브 전략이 서브스턴스 전략을 누르고 더 큰 효과를 얻었다는 것이 미 언론과 선거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렇다면 오는 11월 대선까지 펼쳐질 본선 캠페인에서 트럼프와 클린턴은 같은 전략을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전략을 펼칠 것인가. 12일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와 클린턴이 최근 각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이들 캠프의 선거 캠페인은 미묘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각 당 소속 유권자에게만 치중했던 경선과 달리, 본선은 모든 유권자의 표심을 얻어야 해 트럼프의 네거티브·막말 전략과 클린턴의 서브스턴스·경륜 전략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여성과 히스패닉, 무슬림 등에 대한 막말로 성·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 찍히며 대통령 자질을 의심받아 온 트럼프는 지난 10일 자신의 캠페인 구호를 보완한 ‘모두를 위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for everyone)를 발표했다. 트럼프는 “단지 특정 한 그룹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이를 위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멕시코계 판사 비난 역풍 등을 수습하며 통합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애썼다. 트럼프가 차별적 막말을 자제하고 당 안팎의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캠페인 구호만 있을 뿐 구체적 의제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트럼프 캠페인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이 때문에 캠프와 당 지도부 등 주류층이 협력해 본선에 대비한 의제를 제시할 수 있을지가 트럼프의 백악관행을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지난 9일 행사에서 “트럼프와 의회가 협력할 길을 모색할 것이다. 특히 트럼프에게 제대로 된 외교·안보 참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의 클린턴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은 오히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사업을 할 때부터 함께 일해 온 로비스트이자 ‘네거티브·공작의 달인’ 로저 스톤 등이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스캔들과 월스트리트 유착, 클린턴재단 비리,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스캔들 등을 계속 들쑤실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도 지난 7일 연설에서 “13일부터 클린턴 가족의 각종 비리를 낱낱이 폭로하는 발표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캠프도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경선과 달리 본선에서는 3차례 TV토론 등을 통해 대통령으로서의 정책 어젠다와 비전 등으로 승부해야 하지만 트럼프의 네거티브에 반격하기 위해 트럼프의 자질론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트럼프의 막말을 모아 비판한 TV 광고를 제작, 16일부터 방송할 예정이다. 클린턴은 경선 라이벌이었던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과 14일 만난 뒤 최대 약점인 젊은층 유권자를 껴안기 위한 새로운 캠페인 전략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집토끼’인 여성과 히스패닉·흑인 유권자를 위한 세부 정책을 발표하고, 트럼프에게 비호감인 공화당 지지자들의 표심을 얻겠다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오늘의 눈] ‘유대인들의 파워게임’ 된 미국 대선/류지영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유대인들의 파워게임’ 된 미국 대선/류지영 국제부 기자

    국제부에서 일하며 느끼는 가장 큰 안타까움은 불과 1~2개 면에 전 세계에서 하루 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모두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나라에서 아무리 의미 있고 중요한 사건이어도 우리와 큰 관계가 없다면 원고지 2~3매짜리 단신 기사로 쪼그라들기 일쑤다. 하지만 이런 언론 현실에서도 거의 무제한에 가깝게 지면을 할애받는 사안이 있다. 바로 미국 대선(현지시간 11월 8일)이다. 우리 언론은 민주·공화 양당의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된 지난해 말부터 미 대선 기사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쏟아내고 있다. 이런 흐름은 새 대통령이 업무를 시작하는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다. 미국 대통령은 어떤 분야에선 우리 대통령보다도 한국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중국과 일본, 러시아에 둘러싸인 우리에게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는가’는 국가 생존과 직결된 사안이기도 하다. 힐러리 클린턴(민주)과 도널드 트럼프(공화)의 양자 대결이 된 미국 대선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둘 중 누가 당선돼도 미국 대선 역사의 새 장을 쓰게 된다는 것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적 양극화가 커지면서 중산층 이하 유권자들의 보수화도 강해졌다는 것 등이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 미국 언론이 잘 말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바로 유대인들의 금권정치 행태가 어느 때보다도 심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자금감시단체 CRP(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가 공개한 올해 미 대선 관련 고액 정치후원금 기부자(메가 도너) 명단에 따르면 메가 도너 상위 10명 가운데 7명이 유대인이다. 이들과 별도로 유대인 석유재벌 코크 형제는 대놓고 “우리 입맛에 맞는 후보에게 후원금을 몰아주겠다”며 공화당 대선 후보 5명을 자신의 리조트로 불러 면접을 봤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부자 형제의 기부금을 타내려 머리를 조아렸다. 클린턴은 젊은 시절부터 월가와 친분을 쌓은 대표적 ‘친유대계’ 후보로, 외동딸 첼시의 남편 마크 메즈빈스키(헤지펀드사 운영)가 유대인이다. 트럼프 역시 맏딸 이방카의 남편 재러드 쿠시너(언론사 경영)도 유대계로 트럼프와 이스라엘 커뮤니티 간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두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한목소리로 ‘부자 증세’를 외치지만 사실 누가 대통령이 돼도 ‘슈퍼 리치’ 유대인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현실에 반발해 월가 개혁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민주당 경선 후보 버니 샌더스 역시 유대인이다. 이쯤 되면 올해 미국 대선은 ‘유대인의, 유대인에 의한, 유대인을 위한 선거’라고 규정해도 될 것 같다. 유대인들의 금권정치는 때론 ‘도를 넘어선’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얼마 안 되는 힘으로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고삐’를 쥘 수 있었던 이들의 노하우만큼은 우리도 꼭 배웠으면 한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영토 문제로 주변국들과 대립하며, 일본이 과거사 부정 등으로 갈등을 노골화하는 이 시점에 우리도 ‘생존을 위한 고삐’는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superryu@seoul.co.kr
  • 마리텔 모르모트 PD, 안혁모 연기 강습에 유아인 빙의? “어이가 없네”

    마리텔 모르모트 PD, 안혁모 연기 강습에 유아인 빙의? “어이가 없네”

    마리텔 모르모트 PD가 연기 강습을 받았다. 11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에는 톱스타들의 연기 선생님인 연극배우 안혁모의 연기 강습을 받기 위해 스튜디오에 나온 모르모트 PD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안타리우스’라는 닉네임으로 등장한 안혁모는 오프닝부터 당찬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지금껏 ‘마리텔’에서 많은 출연진들의 요청으로 발연기를 선보인 바 있는 모르모트 PD가 연기 교정에 나섰다. 안혁모는 모르모트 PD에 영화 ‘베테랑’ 속 유아인의 재벌 2세 역 대사를 제안했다. 마리텔 모르모트 PD는 영화 대사와 마찬가지로 “기사님 맷돌 손잡이 알아요?”로 연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모르모트 PD가 한마디를 뱉기 무섭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유행어 “어이가 없네”를 모르모트 PD가 말하자 채팅창에는 “보는 우리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 올라와 웃음을 자아냈다. 마리텔 모르모트 PD의 첫 연기가 끝나자 채팅창에는 “어이가 없네” “감정이 없네?” “영혼이 없네?” 등의 관전평이 나와 웃음을 더했다. 사진=MBC ‘마리텔’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설] 대기업집단서 제외된 기업, 투자에 앞장서라

    정부가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크게 올리기로 하면서 37개 기업의 규제 빗장이 풀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그제 밝힌 개선안에 따르면 오는 9월부터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은 현행 자산총액 5조원에서 10조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된다. 하림, KCC, 코오롱 등 민간기업과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이 빠져 대기업집단의 수는 65개에서 28개로 절반 넘게 줄어든다. 이번 조치에 재계는 반색하고 있다. 고속성장 중인 유망 기업이 대기업 규제에 발목이 잡혀 글로벌 경쟁에 나서지도 못하거나 아예 대기업집단에 편입되지 않으려 스스로 성장에 제동을 거는 폐단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채무보증 등이 금지되고 38개 법령의 규제를 받아 왔다. 자산규모가 70배나 차이 나는 삼성과 카카오가 같은 규제를 적용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기업 지정 기준 완화로 대기업 딱지를 떼는 카카오는 당장 인터넷 은행 출범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유망 바이오 기업으로 손꼽히는 셀트리온 같은 곳은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혜택을 중소기업 수준으로 받을 수도 있다. 규제 족쇄를 풀어 이처럼 기업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것이 이번 조치의 핵심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은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규제 완화로 골목상권이 침해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카카오, 하림 같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택시, 대리운전, 계란 유통업 등 전통적인 골목상권 위주 사업을 거침없이 장악할 수 있다는 걱정들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8년 만에야 손질했다. 심도 있는 논의와 검토가 필요한 사안임에도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이 언론사 간부들과의 간담회에서 제도 개선을 지적하자 부랴부랴 움직였다. 공정위의 졸속 행정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업규제 완화는 필수요건이겠으나 재벌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은 단단히 경계할 문제다.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는 기업들은 신사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몇 배 더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산업·업종별로 대기업집단 기준을 달리 적용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현장 블로그] 반성 없는 ‘반성 패션’

    [현장 블로그] 반성 없는 ‘반성 패션’

    지난 8일 서울남부지검 앞에 모습을 드러낸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은 흰색 카디건과 검은색 바지, 뿔테 안경을 쓴 수수한 차림이었습니다. 한 손에는 명품 핸드백이 아닌 에코백(천가방)이 들려 있었습니다. 유통업계 및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검찰에 출석하는 상황인 만큼 평소 입던 고가의 옷 대신 최대한 평범한 옷을 입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재벌 오너 일가가 검찰 등 수사기관에 출석하면서 액세서리를 자제하고 중저가의 옷을 입는 이른바 ‘반성 패션’은 2014년 이후 대세로 자리잡았습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땅콩 회항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간 그때입니다. 조 전 부사장은 당시 검은색 코트와 회색 바지 등을 입었습니다. 보기엔 평범했지만 조 전 부사장이 업었던 코트가 명품 브랜드의 수천만원짜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결국 최 전 회장이 핸드백을 들지 않고 액세서리도 없이 등장한 것은 일종의 ‘학습효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사실 회사가 어려워지자 홀로 주식을 팔고 손해를 피했다는 ‘먹튀’ 논란에 대한 반성은 옷차림에서만 볼 수 있었다는 게 취재를 하던 기자들의 분위기였습니다. 최 전 회장은 한진해운 경영 실사를 담당했던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회장 등 관계자들과 연락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9일 오전 2시까지 16시간에 걸친 검찰 조사 내내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최 전 회장과 두 딸이 한진해운의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신청을 앞둔 4월 6~20일 자신들이 갖고 있던 주식 97만주가량을 27억원에 처분해 10억원 정도의 손실을 피한 것은 자신의 판단에 따른 일이라는 겁니다.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으로 인한 주가 폭락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가져다줬습니다. 계속된 부실 경영으로 회사는 구조조정의 위기에 놓였습니다. 사회적 공분에도 불구하고 그는 경영 부실이나 먹튀 논란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들어가면서는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나와서는 “조사를 성실히 마쳤다”라는 단 두 마디만 남긴 최 전 회장에게 수수한 옷차림은 모순을 드러내는 기제로 작용해 오히려 독이 되지 않을까요.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美 첫 여성 대선후보] ‘흙수저’ 보듬기… 백악관 지름길

    [美 첫 여성 대선후보] ‘흙수저’ 보듬기… 백악관 지름길

    8년 전 설움은 더이상 없었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대권에 다시 도전한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이 6일(현지시간)까지 집계된 경선 대의원 수에서 전체 대의원 과반(2383명)을 넘겨 대선 후보를 거머쥐었다. 지난 2월 시작된 경선에서 민주당 다른 후보인 버니 샌더스(74) 버몬트 상원의원과 예상보다 힘든 승부를 벌여 온 클린턴은 7월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지명된 뒤 11월 대선에서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69)와 맞서게 됐다.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대선 후보를 빼앗겼던 설욕을 만회할 기회를 얻었지만 클린턴의 백악관행에는 난제가 적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클린턴이 샌더스와 벌인 치열한 경쟁을 훨씬 뛰어넘는 힘겨운 싸움을 트럼프와 벌여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클린턴이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할 과제는 대선 후보로서 유권자들이 갖는 비호감도가 높다는 것이다. 클린턴은 역대 가장 막강했던 8년간의 퍼스트레이디라는 평가와 함께 8년간의 뉴욕 상원의원, 국무장관 등을 지내며 미국민에게 친숙한 이름이 됐다. 다양한 국정 경험을 쌓은 검증된 후보라는 것이 역설적이게도 그의 참신성을 떨어뜨리는 부메랑이 됐다. 또 미국 정치사상 처음 부부 대통령 도전이라는 부분에서 정실(情實) 민주주의라는 비판을 받는다. 이런 부분이 그에 대한 비호감도로 연결된다. 한 선거전문가는 “대통령이 되려면 비호감도가 낮아야 한다. 즉 후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적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클린턴의 높은 비호감도는 트럼프의 비호감도와 거의 비슷하며, 결과적으로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석했다. 최근 한 달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의 비호감도는 평균 55.5%로, 호감도(37.4%)보다 월등히 높고, 트럼프의 같은 기간 평균 비호감도(58.4%)와도 별 차이가 없다. 클린턴의 비호감도가 높아진 이유로는 각종 스캔들에 따른 신뢰도 추락도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미 언론은 “클린턴의 대선 캠페인에는 새로운 것이 없고, 클린턴 자신도 정치가문 출신의 귀족적, 모범생적 이미지를 고착화하고 있다”며 “여기에 샌더스와 대조되는 낮은 신뢰도가 상당한 타격을 입혀 비호감도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사용 문제와 월가로부터 받은 고액 강연료,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운영해 온 클린턴재단의 불투명한 지원금 문제 등 각종 스캔들이 드러나면서, 트럼프가 클린턴을 계속 때려 흠집을 낼 수 있는 좋은 소재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선거전문가는 “트럼프가 클린턴의 스캔들을 계속 때릴 경우, 클린턴이 얼마나 맷집을 갖고 대응할지 모르겠다”며 “트럼프가 자신에 대한 기준 점수는 낮추고 클린턴에 대해서는 높여놨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클린턴이 대선에서 샌더스의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김동석 시민참여센터 상임이사는 “샌더스 지지자들이 클린턴에게 표를 던지지 않고 기권할 경우 트럼프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샌더스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층 남성과 진보적 젊은층 상당수는 클린턴에게 등을 돌리고 있으며, 특히 이들 유권자들이 많은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 포함되는 오하이오주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와 플로리다, 버지니아 등 샌더스가 강세를 보인 주에서 클린턴이 표를 얻지 못할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클린턴의 경력에서 보듯 대다수 미국민이 공감할 만한 ‘흙수저’ 경험이 부족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클린턴이 히스패닉·흑인·여성 등 ‘집토끼’는 물론, 샌더스 지지자들과 트럼프에게 반대하는 공화당 온건보수층 ‘산토끼’를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느냐는 전적으로 클린턴 캠프의 전략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공익법인 활용한 재벌 편법 경영권 승계 막겠다”

    “공익법인 활용한 재벌 편법 경영권 승계 막겠다”

    이달 기재부 세법 개정 앞두고 ‘선공’ 국민의당이 재벌의 공익법인을 활용한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에 제동을 거는 법안을 추진한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6일 계열회사의 지분을 보유한 공익법인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조만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기획재정부는 이달 안에 공익법인의 주식 보유 한도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논의 결과를 세법개정안에 담을지 여부를 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채 의원은 “최근 기재부에서 그걸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보유 지분 한도를 늘려주기 위한 뜻을 담은 것 같다”면서 “재벌의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에 공익법인을 활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공익법인은 내국법인이 출연한 의결권 주식 5%(성실공익재단은 10%)까지 상속증여세 혜택을 받는다. 공익법인에 기부하는 회사도 이를 기부금으로 처리해 세제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기업 오너 일가가 공익법인에 주식을 증여해 세금 부담을 줄이면서 공익법인을 통해 경영권을 강화하거나 다른 기업 인수에 나서는 등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들도 있었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이사장에 오르자 상속이나 경영권 확보를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도 이런 이유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지난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 6년 만에 금호산업을 채권단에서 다시 사오는 과정에 공익·학교법인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죽호학원의 출자를 받았다. 채 의원은 “기부활동을 막자는 것이 아니라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진보 정당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박용진(45·서울 강북을) 의원은 지역구에 처음 도전한 2000년 이후 16년 동안 한층 유연하고 합리적인 정치인으로 변했다. 이념을 묻는 질문에는 “밥과 빵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고, ‘말보다 결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유쾌한 화법을 즐기는 그는 자신을 “진보라는 크립톤 행성에서 온 슈퍼맨”에 비유하며 “이제 더민주라는 지구를 지키겠다”고 했다. Q. 이념 스팩트럼. A. 밥 먹여주는 정치. ‘~주의’, ‘~이즘’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까지 할 수 있다. 제아무리 고귀한 이념도 국민 손안의 한 줌 빵에 비하면 아무 가치 없는 얘기다. 지금까지 진보정치는 이뤄내는 것보다 주장하는 것에 그친 한계가 있었다. 진보든지 보수든지 말로 시작하더라도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나는 운동장을 넓게 쓰고 싶다. 축구에 비유하면 내가 진보니까 계속 왼쪽으로만 돌파하겠다고 하면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얼마나 쉬운 상대인가. Q. 정치를 하는 원동력. A. 즐거움. 사람을 만나고 합의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일들을 결과로 나타나게 하는 게 즐겁다. 국민이나 민족을 위해 정치를 하겠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는데, 나는 내가 즐거우니까 정치를 한다. 국회의원이라는 것이 일종의 ‘정치 면허증’이 아닐까. 이제 면허증을 얻었으니 내가 운전하는 차에 국민을 태우고 다음 행선지까지 잘 모시고 가고 싶다. Q. 1호 법안. A. 공익법인의 역할 찾기. 지난 2월 삼성생명의 공익재단이 삼성물산의 주식을 매입해 사실상 사주의 지배력이 강화된 일이 있었다. 재벌이 공익법인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 공익법인은 공익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속증여세법 등 다른 몇 개 법안도 함께 손을 봐야 한다. Q. 희망 상임위. A. 정무위. 공익법인 바로잡기와도 연결된다. 대기업과 재벌이 타도 대상이라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고도 성장기의 대기업의 역할과 경제 침체기의 대기업의 역할은 다르다. 우리 경제는 위기 국면이자 조정 국면이다. 대기업이 어떻게 역할을 할지, 시장질서를 어떻게 공정하게 만들지가 중요하다. Q. 현재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비서실장이고, 과거 당직을 자주 맡기도 했다. 비결이 뭘까. A. 젊음과 성실함. 당이 나에게 무엇을 바라는 걸까라는 고민도 했다. 사후적으로 분석해 보면 나는 상대적으로 젊고 성실히 일하려고 했고 이런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대변인 시절에는 새벽 5시에 출근했다. 나는 발탁돼서 이 당에 온 게 아니기 때문에 계파가 없다. 얼마 전 지인과의 대화에서 “나는 진보라는 크립톤 행성에서 온 슈퍼맨”이라고 했다. 이제 더민주라는 지구의 평화를 지켜야 하지 않겠나. Q. 종편 출연 효과는. A. 덕은 봤다.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유리하다. 하지만 종편에 출연했던 후보들 대부분 당선되지 못했다. 얼굴을 많이 알리는 것과 정치적 신뢰를 받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프로필 ▲1971년 전북 장수 ▲성균관대 사회학과 졸업 ▲민주통합당 대변인, 현 비상대책위 대표 비서실장
  • [특파원 칼럼]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냐구요?/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냐구요?/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여성 특파원’으로 생활한 지 2년이 넘었다.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은 남성이다. 최근 남성들과의 한 모임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여성이니 힐러리를 지지합니까, 아니면 싫어합니까?” 대답을 하기도 전에 질문자는 “여자의 적은 여자 아닌가요? 힐러리가 그래서 불리하다니까…”라고 말했다. 동석한 남성들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자는 “이건 남녀 문제가 아니지요. 힐러리가 국무장관으로 두 번 방한했을 때 외교부 풀기자로 지근거리에서 봤는데, 외교 경험이 풍부하고 훌륭한 지도자로 평가할 만했다”고 말했다. 질문자는 이에 “한국에 두 번이나 갔었나요?”라며 멋쩍어한 뒤 서둘러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미국은 능력 있는 ‘여성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는가. 2008년에 이어 대권에 재도전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로 굳어지고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보다 더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은 아닌 것 같다”로 해야겠다. 2008년 클린턴이 패배한 이유를 “여성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유권자들이 이번에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워싱턴DC의 한 싱크탱크 전문가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보수 노동자층 백인 남성들은 여성을 대통령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시골에 가면 여성들도 힐러리를 싫어한다. 너무 잘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성이기 때문에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인가. 여성 비하 등 ‘막말의 달인’ 트럼프는 클린턴이 TV 토론에서 보인 행동뿐 아니라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스캔들까지 끄집어내 클린턴의 여성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트럼프는 특히 지난 4월 말 경선 승리 연설에서 “힐러리가 ‘여성 후보 카드’를 쓰고 있는데 그가 남성이라면 득표율 5%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성 후보이기 때문에 높은 ‘동정 지지율’을 얻고 있다는, 철저한 여성 무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민주당 소속 존 히켄루퍼 콜로라도 주지사는 지난달 29일 한 인터뷰에서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스캔들’에 쏟아지는 비판에 대해 “힐러리가 남성이었다면 다르게 다뤄졌을 것”이라며 클린턴이 여성이기 때문에 과도한 비난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이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고, 과거의 잘못에 대해 더 많은 공격을 받는다는 것이 단지 여성이기 때문이라는 이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최근 한국에서는 강남역 10번 출구 살인 사건이 ‘여성 혐오 살인’인지, ‘묻지마 살인’인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여성에 대한 혐오와 편견이 한국 화장실부터 미 대선까지 퍼져 있는 것이 2016년 오늘날의 현실이다.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조차 여성이라는 이유로 능력을 검증받은 클린턴 대신 여성과 히스패닉, 무슬림 등을 무시하는 성·인종 차별주의자 트럼프의 손을 들어 주는 날이 온다면 남녀평등과 공존은 돌이킬 수 없이 후퇴할 것이다. 문뜩 최근 기사에 많이 나오는 첫 여성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재닛 옐런과 첫 여성 국제통화기금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도전하는 여성 후보 5명이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chaplin7@seoul.co.kr
  • 트럼프의 막말은 계산된 ‘정치 거래’

    트럼프의 막말은 계산된 ‘정치 거래’

    거래의 기술/도널드 트럼프 지음/이재호 옮김/살림/448쪽/2만 2000원 막말을 일삼는 허세 가득한 사기꾼일까 아니면 치밀하고 대담한 협상가일까.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고, 연말이면 미국 백악관의 주인이 될지도 모르는 남자. 바로 부동산 재벌에서 사실상 미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입지를 굳힌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얘기다. 그는 유세마다 “무슬림 입국을 전면 통제하겠다”, “중국이 미국(경제)을 성폭행하고 있다”, “나랏빚은 달러로 찍어 갚으면 된다”, “한국은 방위비를 100% 부담해야 한다” 등의 폭탄 발언을 쏟아내며 친정인 공화당을 전전긍긍하게 만들었다. 정작 트럼프 본인은 “단지 제안일 뿐”이라고 쿨하게 말을 바꾼다. 오죽하면 트럼프가 미국 역사상 마지막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비아냥까지 쏟아져 나올까. 그는 인종차별과 고립주의 발언 등으로 격렬한 비판을 받으면서도 미국 내에서도 기이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트럼프 현상’(Trumpism)을 이어가고 있다. 재미있는 건 지지자들조차 트럼프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뉜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그를 민주당 버니 샌더스 후보만큼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지지 세력인 ‘앵그리 화이트’들은 그를 주류 백인의 대변자로 치켜세운다. 영어 원제와 같은 ‘거래의 기술’이라는 제목에 ‘트럼프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라는 한국식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트럼프가 1987년에 쓴 자서전이다. 30년이나 묵은 회고록이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트럼프의 대선 전략과 실체를 이해할 수 있는 책으로 지목하면서 다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책은 트럼프가 막말을 던지며 좌충우돌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가 야비할 정도로 냉정하고, 사려 깊으며 철저히 계산된 전략으로 대선 행보를 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트럼프는 삶과 거래의 지침으로 삼아온 11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크게 생각하라”, “항상 최악의 경우를 예상하라”, “선택의 폭을 최대한 넓혀라”, “발로 뛰면서 시장을 조사하라”, “지렛대를 사용하라”, “입지보다 전략에 주력하라”, “언론을 이용하라”, “신념을 위해 저항하라”, “최고의 물건을 만들어라”, “희망은 크게, 비용은 적당히”, “사업을 재미있는 게임으로 만들어라” 등이 그것이다. 트럼프는 자신이 크게 생각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한다. 실제로 그가 지은 트럼프타워 등 건물들은 화려하고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그는 사람들이 ‘장관’(spectacle)에 매혹되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그는 “환상을 팔고 있다”고 말한다. ‘크게 생각하기’와 기삿거리에 굶주린 언론을 철저히 이용하며 화제의 중심에 서는 비법은 막말이다. 그의 막말은 연극 무대에서 자신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의도된 연출 같다는 점이다. 신시내티 촌사람인 그가 뉴욕 맨해튼에 그랜드 하이엇 호텔을 세우고, 출입구와 내부를 황금색으로 치장한 68층짜리 주상복합 트럼프타워를 짓고, 카지노 사업으로 부를 거머쥐기까지 그는 거래마다 치밀하게 준비하고, 기회가 오면 과감하게 먹잇감을 낚아채는 뛰어난 전략가 자질을 드러낸다. 이 책을 보다 보면 치밀하고 냉정하며 세상 물정에 해박하면서 정치적 내공이 상당한 트럼프의 본모습을 보는 느낌이다. 트럼프는 책 제일 마지막 구절에 “나는 다시 거래, 큰 거래를 할 계획을 세울 것이다, 그것도 불철주야로”라고 썼다. 30년 전부터 이미 대선 출마라는 인생 최대의 거래를 계획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어린 中금수저들 英귀족매너 겉핥기

    어린 中금수저들 英귀족매너 겉핥기

    ‘푸얼다이’ 하루 70만원 귀족학습반 열풍 요리·재무관리 스펙 갖춘 영국 집사는 ‘억대 연봉’“호화생활보다 귀족 책임감 배워야” 위완완, 英 귀족 무도회 참석에 시끌 아시아 최대 목재 회사 회장의 외동딸인 위완완(餘晩晩·26)은 요즘 영국 귀족 자제들의 모임인 ‘퀸샬럿 무도회’에 나가고 있다. 18세기 영국 국왕 조지 3세가 아내를 위해 준비한 생일 파티에서 비롯된 이 무도회의 1회 입장료는 무려 2500파운드(약 450만원)에 이른다. 돈보다 더 엄격한 선발 기준은 무도회에 맞는 학벌과 품위, 예절을 갖췄느냐는 것이다. 중국 저장성에서 태어난 위완완은 15살에 영국으로 건너가 귀족학교에서 예절 교육을 받았다. 런던 패션학원을 졸업한 뒤 옥스퍼드와 칭화대에서 공부했다. 위완완은 “귀족학교에서 영국 귀족들이 어떻게 입고, 걷고, 얘기하는지를 끊임없이 배워 이젠 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위캐피털이라는 투자 회사를 운영하는 위완완은 영국 패션위원회와 각종 귀족 모임의 최대 후원자다. 그는 “더 많은 중국인들에게 영국 귀족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후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절도 조기교육” vs “열등감 표출” 지난달 초 홍콩 경제일보가 위완완의 이야기를 전하자 중국 내부에서는 뜨거운 논쟁이 일었다. 맹목적으로 영국 귀족 생활을 동경하는 개념 없는 ‘푸얼다이’(富二代·재벌 2세)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주류를 이뤘지만, 세계적인 지탄을 받고 있는 ‘추한 중국인’에서 탈피하려면 어려서부터 제대로 된 예절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인터넷 관영매체 펑파이는 “일반인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는 부자들이 영국식 귀족 교육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지나친 열등감의 표출”이라고 비평했다. 백화점선 英로열패밀리 패션 불티 중국 경제망도 최근 푸얼다이의 영국식 귀족 교육 실태를 보도하면서 “정말 고귀한 사람이 되려면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면서 “영국 귀족처럼 먹고 입는다고 품격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특히 “중국의 부자들은 영국 귀족의 호화로운 생활방식만 모방할 게 아니라 영국 귀족의 사회적 책임과 도덕성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비판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부자들은 2세들을 영국 귀족 집안의 자제처럼 키우려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지난달 2일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딸 샬럿 공주의 첫돌을 맞아 최근 모습을 담은 사진과 지난 1년 동안 전 세계 64개국에서 받은 선물을 공개하자 ‘귀족 신드롬’은 더 뜨거워졌다. 샬럿 공주의 옷과 장난감이 중국 백화점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으며, 샬럿의 어머니인 왕세손비 케이트 미들턴(34)의 패션을 좇는 중국 부유층이 늘고 있다. 참고소식망이 최근 소개한 상하이의 영국 귀족 교육 프로그램은 하루 수강료가 3800위안(약 69만원)이었다. 11~12세 아동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귀족 학습반’에선 영국의 예절 교육 전문가가 영국 왕자와 공주가 왕실로 초대했을 때를 가정해 교육을 한다. 전문가가 메이크업을 해주며, 식사 예절과 대화법 등을 가르친 뒤 인증사진과 수료증을 준다. ‘밀크티를 탈 때는 찻물부터 따르고 나서 우유를 따르고 12시 방향과 6시 방향 사이에서 저어야 한다’ ‘바나나를 손으로 들고 먹으면 안된다’ 등과 같은 아주 세부적인 테크닉까지 가르친다. 교육을 담당하는 제임스 시턴은 “뉴욕, 도쿄, 런던, 상하이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단연 상하이의 교육생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중국 부자들이 영국 귀족 놀음에 푹 빠지면서 영국에선 ‘집사’가 유망 직종으로 떠올랐다. BBC 방송은 전문기관에서 교육받고 스마트 기기로 무장한 현대의 집사들이 중국 취업을 통해 연봉 15만 달러(약 1억 8000만원) 이상을 버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영국에선 매년 350∼400명의 집사가 전문적인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있다. 대부분이 수요가 많은 해외에서 취업을 하는데, 가장 많이 가는 곳이 중국이다. 그 밖에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산유 부국으로 향하는 경우도 있다. 영국 집사가 환영받는 이유는 전통적인 영국 영어의 억양, 격식 있는 옷차림과 예절 등을 두루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요즘 영국에선 집사 양성 산업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소방안전 교육과 응급처치, 가죽·섬유·목재 다루는 법, 요리와 서빙, 와인, 바느질, 꽃꽂이, 세계의 예절, 재산 관리 등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뒤 학위를 받는다. 고위관리 2세 ‘관얼다이’는 관직 대물림 푸얼다이들이 영국 귀족 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 ‘관얼다이’(官二代·고위 관리의 2세)는 관직 대물림에 여념이 없다. 리펑(李鵬) 전 총리의 장남인 리샤오펑(李小鵬·53)은 국유전력 기업 회장과 산시성 부성장을 거쳐 지금은 성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아들 후하이펑(胡海峰·46)은 정계에 입문한 지 3년 만에 지방 정부 고위직에 올랐다. 그는 2013년 5월 중국 공산혁명의 ‘성지’로 불리는 저장성 자싱시의 부서기로 임명됐으며 정법위 서기를 거쳐 올해 3월 시장으로 승진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유일한 손자인 덩줘디(鄧卓?·31) 광시좡족자치구 바이써시 핑궈현 당위원회 부서기도 마찬가지다. 덩샤오디(鄧小弟)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그는 2013년 핑궈현 부현장으로 공직에 진출한 지 3년 만에 부서기로 임명돼 지방행정을 지도하는 고급 간부가 됐다. 미국 듀크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 월스트리트 법률회사에서 일하다가 귀국한 그는 오는 7월 핑궈현의 인사에서 정처급(正處級·중앙부서 처장급)인 현당위원회 서기로 승진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에서 ‘몽고왕’(蒙古王)으로 불린 우란푸(烏蘭夫) 전 국가부주석의 손녀 부샤오린(布小林·58) 네이멍구자치구 당위원회 상무위원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3월 신임 대리주석에 임명돼 이 가문이 3대째 네이멍구 주석을 맡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흙수저는 점수 따려 밤새 ‘공산당장 필사’ 영국 귀족을 모방하는 푸얼다이와 아버지의 권력을 그대로 이어받은 관얼다이의 모습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지휘하는 사회주의사상 강화 운동과 묘한 부조화를 이룬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마르크스주의를 강조하며 ‘양학일주’(兩學一做)를 제시했다. 양학일주는 ‘당장(黨章)과 지도자의 연설문을 익혀 참된 공산당원이 되자’는 뜻이다. 이후 당원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1만 7000자에 이르는 당장을 필사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학생들은 학점 관리를 위해, 직장인들은 인사평가를 위해 열심히 당장을 베껴 쓴다. 중국의 ‘금수저’들이 영국풍 무도회에 가기 위해 ‘포크질’을 배우는 사이 ‘흑수저’들은 밤새 베껴 쓴 필사본 ‘인증샷’을 학교와 직장 웹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김명민 “명감독·A급 배급 다 갖춘 건 안 해요…제가 할 게 없잖아요”

    김명민 “명감독·A급 배급 다 갖춘 건 안 해요…제가 할 게 없잖아요”

    흥행보다 캐릭터·내용 좋은 작품 선택… “한계 부딪힐 때 연기神 되길 기도한 적도” 김명민(44)은 공인받은 연기 ‘본좌’ 가운데 한 명이다. ‘불멸의 이순신’에서부터 ‘하얀 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조선명탐정’ 시리즈, ‘육룡이 나르샤’까지 그가 빚어낸 캐릭터를 보면 새 작품에 대한 믿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닐까. “감독, 투자, 배급도 중요하긴 한데 저는 약간 다른 시각입니다. 흥행이 어느 정도는 보장돼 있고 감독님도 괜찮고 모든 게 완벽해도 제가 딱히 할 게 없는 시나리오가 있어요. 제가 셰프라면 요리 재료가 세 가지 정도밖에 안 되는 셈이죠. 반면 입봉 감독님에 투자, 배급이 불투명하고 흥행 공식에 딱 맞춘 것은 아니지만 내용은 그리 나쁘지 않고 캐릭터를 보면 해야 할 게 있고 과연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시나리오도 있죠. 저는 후자를 선택해요. 지금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누가 하든 상관없는 작품들은 크게 와 닿지 않는다는, 자신이 흐드러지게 놀 수 있는 작품이 좋다는 김명민은 오는 16일 개봉하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에서 돈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게 없다고 여기는 법조계 브로커 최필재를 연기한다. ‘새드무비’ 권종관 감독의 10년 만의 복귀작이다. 필재는 몇 년 전까지는 형사였다. 딱히 정의를 세우려 하기보다는 전과자 아들이라는 낙인을 지우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모범 경찰까지 됐다. 그런데 파트너(박혁권)의 배신으로 옷을 벗는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판수(성동일)에게 사건을 물어다 주는 ‘신이 내린 사무장’으로 이름을 날리던 어느 날, 재벌가 며느리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순태(김상호)의 편지가 날아든다. 은혜는 잊어도 원수는 꼭 갚아야 직성이 풀린다는 필재는 사형수의 편지에서 복수 기회를 귀신같이 포착해 낸다. 한편으로는 재벌가의 숨겨진 범죄와 마주한다. 김명민이 필재라는 캐릭터를 걸치기로 결정한 것은 속물 근성에 찌든 인물이 변해 가는 포인트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 그는 영화에는 드러나지 않은 필재의 전사(前史)를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려고 고민을 거듭했다. 지난해 여름과 하반기를 달군 ‘베테랑’ ‘내부자들’도 그렇고 최근 드라마까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부와 권력의 갑질을 다룬 작품이 잇따르고 있다. 큰 범주에서는 ‘특별수사’도 그 한 갈래다. 차별점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대놓고 선과 악, 강자와 약자의 대결 구도는 아니에요. 시나리오의 앞뒤가 잘 짜여 있고, 서로 유기적으로 얽히고설킨 관계에서 발생하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아요. 그런 부분이 이 영화의 강점이죠.” 아슬아슬해 보이는 시장 뒷골목과 목욕탕 액션 신에서는 꽤나 고생했다며 웃기도 했다. “목욕탕 장면은 물속 액션이라 나름대로 각오는 했는데 물 좀 먹었죠. 목 졸리는 장면도 나오는데, 감독님이 좋은 장면을 뽑아내기 위해서 그랬겠지만 컷을 잘 안 하더라고요. (김)상호형이랑 저는 정말 죽을 지경이었어요.” 정통 액션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없을까. “간간이 섞어서 해 보고 싶기는 한데, 일단 그쪽으로 가면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아서…. 이미지라는 게 그렇잖아요. 현재로선 액션이 주가 되는 작품보다는 액션이 꼭 필요한 작품을 하고 싶어요.” 1996년 SBS 탤런트 공채 6기를 기준으로 하면 만 20년을 걸어온 연기자의 삶. 더이상 이룰 것이 없어 보이는 그는 연기의 길, 그 어디쯤에 서 있는 것일까. “처음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연기는 평생 풀어야 할 과제예요. 중간중간 한계를 극복하는 재미가 있기는 해요. 그런데 그 성취감보다는 한계에 부딪힐 때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 고민이 커요. 연기와 연륜은 비례한다는 말이 있는데 연기는 정말 오리무중이에요. 연기를 연기처럼 하지 않는 것도 어렵지만 연기는 또 연기처럼 해야 할 때도 있지요. 그런 고민이 없어진다면 그야말로 연기의 신이 되는 거 아니겠어요? 너무 안 풀릴 때 연기의 신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한 적이 있어요, 이뤄지지 않았지만. 하하하.”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野 초선들 ‘고스펙 보좌진’ 영입

    여의도에 고급 인력들이 몰려들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야당 초선 의원들이 ‘고(高)스펙’ 보좌진을 잇달아 영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 국회 보좌관들이 정책 입안보다는 의원 보좌역에 치중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국회가 정쟁보다는 정책 대결로 갈 수 있는 여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여의도 정가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안전행정위원회를 지망하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경찰대 5기)은 경찰대 후배들로 보좌진을 구성해 아동 범죄와 여성 범죄 등 안전 이슈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경찰대 7기인 최대규 보좌관은 1999년 경찰청 제도개선기획단에서 표 의원과 함께 근무한 직속 후배다. 최 보좌관은 기획·외사·여성보호 분야에서 25년간 근무하다 지난 5월 총경으로 명예퇴직했다. 표 의원의 경찰대 교수 시절 제자인 김병수 비서관(경찰대 20기)은 연세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경찰에 복직했다가 보좌진으로 합류했다. 기업 구조조정 이슈를 주도할 정무위원회를 지망하는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재벌 저격수’로 활약한 더민주 김기식 의원실의 이미래·송시현 비서관을 채용했다. 채 의원과 경제개혁연대에서 7년간 재벌개혁과 경제개혁 활동을 함께했던 강정민 보좌관도 합류했다. 국방위원회를 지망하는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은 3사관학교 교수로 복무 중인 이월형 육군 대령을 수석 보좌관으로 임명했다. 국방경제학 박사인 이 보좌관은 김 의원이 3사관학교 교수부장이던 시절 인연을 맺었다. ‘방산비리 저승사자’로 벌써부터 국방부와 군의 경계 대상 1호로 떠오른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보좌관 두 명을 모두 정치외교학 박사로 뽑았다. 특히 방산비리 분야를 샅샅이 파헤치기 위해 공군 예비역 소령인 부승찬 보좌관과 현직 변호사인 최종호 비서관을 임명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를 지망하는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은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실과 국민의당 장병완 의원실에서 미방위를 경험한 최춘규·유재은 비서관을 임명했다. 미방위를 지망하는 더민주 김성수 의원은 국민의당 최원식 의원실에서 미방위 정책 분야를 담당했던 이아영 보좌관을 임명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인 이 보좌관은 최연소 4급 보좌관으로 알려졌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IMD 국가경쟁력 추락시킨 후진적 경영관행

    국가 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국가 경쟁력 순위는 61개 주요 국가 중 29위다. 지난해 25위에서 4계단이나 떨어졌다. IMD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후진적인 경영 관행을 지목했다. 대기업 오너의 갑질이나 소비자 안전을 도외시하는 경영자의 윤리 실종이 이 같은 결과를 낳은 것이다. 우리 경제가 어려움에 빠진 첫째 원인은 물론 세계 경제의 침체다. 그러나 이런 후진적 경영 관행이 기업의 경쟁력,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경제를 살리려면 맨 먼저 잘못된 경영 관행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는 과제가 우리 앞에 놓였다. IMD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은 2014년 이후 급락 추세다. 2011~2013년 3년 연속 22위 자리를 지켰으나 2014년 26위, 올해 29위로 떨어졌다. 순위를 매기기 위한 4대 평가항목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게 낮은 것이 기업 효율성이었다. 지난해 37위에서 올해 48위로 낮아졌다. 국가 경쟁력을 좀먹은 가장 큰 원인이 기업이란 의미다. 특히 세부 항목 중 경영 관행이 61위로 꼴찌다. 노동시장도 51위로 상당히 낮다. 금융이나 생산성이 30위권으로 중간지대에 자리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경영 관행을 다시 항목별로 보면 기업 윤리실천(58위)과 경영자의 사회적 책임(60위), 건강·안전 등에의 관심도(56위)는 거의 바닥 수준이다. 지난해 이후 잇단 기업 오너들의 갑질 행태와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에서 보듯 기업윤리 실종이 가장 크게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IMD 국가경쟁력 지수는 설문조사 비중이 높아 조사 당시 사회·경제적 상황과 분위기에 많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지난 수년간 국민들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을 비롯해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과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의 수행 기사에 대한 폭행, 폭언 등 재벌가 후손들의 갑질을 눈으로 확인했다. 이들은 대기업 오너이면서도 사회적 책임의식, 도덕성은 갖추지 못했다. 회사 직원들을 노예 부리듯이 대하는 관행은 자기 회사는 물론 국가 경제 발전에도 걸림돌일 뿐이다. 국가 경쟁력 추락은 또한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분명히 보여 준다. 건강·안전에 대한 관심도 항목에서 거의 꼴찌(60위)를 기록한 것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 독성실험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은 살균제를 썼다가 수백 명이 사망한 황당한 사태를 외국 전문가들은 과연 어떻게 볼까. 사고 후에도 책임 회피에 급급한 기업들의 뻔뻔함, 이런 사태를 사실상 방치한 정부의 무책임은 하나같이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좀벌레와 다를 게 없다. 추락한 국가 경쟁력을 되살리려면 결국 낙제점을 받은 기업 경영 관행을 고치는 게 급선무다. 기업인들이 고객 만족도와 기업윤리 실천, 소비자 안전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기업은 오너의 소유물이기 이전에 사회와 국가, 종업원들을 위해 존재한다. 기업인들은 다 잊어도 이것만은 기억해야 한다.
  • 클린턴 존재감 사라졌나 트럼프 ‘오바마와 전쟁’

    클린턴 존재감 사라졌나 트럼프 ‘오바마와 전쟁’

    “당신은 해고야(You are fired).”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왼쪽)가 지난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유세장에서 자주 외치는 말이다. 자신이 진행했던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견습생)에서 했던 이 유행어를 앞세워 공격하는 대상은 다름 아닌 버락 오바마(오른쪽) 대통령이다. 미 언론은 “트럼프의 유세나 인터뷰 등을 듣고 있으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보다 오바마 대통령 때리기에 더 열중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최근 트럼프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의 전쟁은 왜 벌어지는 것일까. 30일(현지시간) 미 언론 및 선거전문가 등에 따르면 트럼프의 오바마 때리기는 백악관 입성을 위한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권자들은 선거 때마다 기존 권력 유지보다 새 권력을 갈망하기 때문에 현재 권력을 비판해야 반대편 후보로서의 정당성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는 오바마의 대다수 정책이 잘못됐다고 비판하고, 자신의 공약이 맞는다고 주장한다. 특히 긍정적 평가를 받는 오바마의 경제·외교 정책에 대해 “일자리를 잃고, 강한 미국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깎아내리기 바쁘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의 지지율이 최근 고공행진하면서 클린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자 트럼프가 이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오바마를 때리는 것은 클린턴을 공격하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또 자신으로 인해 내분이 심각한 공화당을 오바마와 클린턴 때리기로 단합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는 지난 29일 한 연설에서 “(그동안 비판해 온) 중국이나 일본, 멕시코에 화내는 게 아니라 대통령에게 화내는 것”이라며 “중국이 지식재산을 훔쳐가는데 이런 일이 생기도록 한 대통령에게 화를 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자신의 막말 공약이 비판을 받자 이를 대통령의 탓으로 돌린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또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에 있는 동안 한 번이라도 일본의 진주만 공격을 언급했나? 당시 수천명의 미국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올려 그의 업적을 깎아내리기에 바빴다. 트럼프의 공격을 받아온 오바마는 그동안 트럼프의 극단적 이민정책 등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하다가 지난 2월부터 실명을 거론하며 트럼프 공격수로 나섰다. 그는 “트럼프는 절대 대통령이 되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직은 리얼리티쇼가 아니다”라고 수차례 언급하다가 지난 3일 트럼프가 공화당의 대권 도전자로 사실상 결정되자 공격 수위를 더 높였다. 오바마는 트럼프의 대선 공약들을 지적하며 “무식은 미덕이 아니다”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외국 정상들이 트럼프 때문에 당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동맹을 폄훼하는 등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에 해를 입히고 있다는 주장인 것이다. 오바마의 트럼프 때리기도 트럼프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클린턴을 위협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의 평균 지지율은 이날 현재 42.8%로, 클린턴(43.8%)을 1% 포인트 차로 추격하고 있다. 클린턴 지지 의사를 밝힌 오바마가 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위해 클린턴을 도와야 하는데, 클린턴이 최근 고전하는 상황에서 자칫 트럼프에게 백악관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가 자신의 업적에 대한 좋은 평가를 유지하고, 클린턴을 당선시키고자 7월 전당대회 이후 본선 경쟁이 시작되면 클린턴 지지 유세를 펼치고 트럼프 비판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박준금 ‘1대100’ 박보검에 애정 듬뿍 “제 아들 하려면 재벌이어야 한다”

    박준금 ‘1대100’ 박보검에 애정 듬뿍 “제 아들 하려면 재벌이어야 한다”

    배우 박준금이 박보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31일 방송된 KBS 2TV ‘1대 100’에 1인으로 도전한 박준금은 재벌 아들을 둔 엄마 역할에 대해 “사실 수더분한 엄마도 많이 했다. 근데 기억 못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MC 조우종이 “자식들 사랑을 반대하는 엄마 역할 많이 했는데 기억 남는 아들은 누구냐”고 묻자 박준금은 “‘시크릿 가든’ 현빈”이라고 답한 뒤 “‘상속자들’ 최진혁 군 같은 경우는 성격이 살가워서 고민 있으면 얘기도 하고 그랬다”고 말했다. 조우종은 “박보검 엄마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라고 물었고 박준금은 “첫사랑 남자 같은 느낌이 있다. 밟지 않은 흰 눈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너무 좋게 봤다”고 고백했다. 이어 박준금은 “제 아들로 오려면 재벌이어야 한다. 금수저로 와야 하는데 수수한 재벌 아들이면 좋겠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KBS ‘1대100’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중국에서 맞붙은 G2 테마파크

    중국에서 맞붙은 G2 테마파크

    중국 부동산 재벌 완다그룹이 월트디즈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완다그룹이 첫 테마파크인 ‘완다원화뤼유청’(萬達文化旅游城·완다시티)의 문을 열어 다음달 개장을 앞둔 미국 월트디즈니의 상하이 디즈니랜드에 정면 대결을 선포하고 나선 것. 완다시티와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800여㎞ 떨어져 있어 고속철로 4시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중국에선 가까운 편이다. 완다그룹은 지난 28일 장시(江西)성 난창(南昌)시 주룽후(九龍湖)신구에 32억 달러(약 3조 8137억원)를 들여 테마파크인 완다시티를 개장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완다시티는 완다그룹이 중국 내 개장 계획 중인 15개 테마파크·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의 첫걸음이다. 왕젠린(王健林) 완다그룹 회장은 이날 개장 연설에서 “오는 9월 안후이성 허페이(合肥), 2017년 헤이룽장성 하얼빈, 2018년과 2019년에는 산둥성 칭다오, 광둥성 광저우, 장쑤성 우시(無錫)에 완다시티의 문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난창 완다시티는 전체 면적이 2㎢에 이르며 테마파크와 영화관, 수족관, 호텔과 쇼핑몰 등을 갖추고 있는 만큼 연간 1000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완다그룹 측은 전망했다. 지난해 관광 부문 매출액 127억 위안(약 2조 3321억원)을 기록한 완다그룹은 2020년에는 2억명의 관광객 유치를 달성해 세계 최대 관광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복안이다. 왕 회장은 앞서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중국 전역에서 문을 여는 완다시티와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디즈니랜드가 한 마리의 호랑이라면 완다시티는 늑대 떼와 같다. 호랑이는 늑대 떼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완다시티와 디즈니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은 중산층이 크게 늘어나는 데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관광시장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관광산업 규모는 6100억 달러에 이르는데 2020년에는 규모가 2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중국 정부의 예측이다. 블룸버그는 디즈니가 이미 수십년간 테마파크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데다 2005년 이후 홍콩 디즈니랜드를 통해 많은 중국인 관광객에게 알려진 이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조선사 톱9 ‘빚 100조’ 넘었다

    조선사 톱9 ‘빚 100조’ 넘었다

    연매출 1조원 이상인 국내 9대 조선업체들의 부채 잔액 규모가 2년 연속 100조원을 넘어섰다.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말에서 지난해 말까지 부채 총액이 12조 1577억원에서 18조 6193억원으로 6조 4617억원(53.1%)이 늘어 9대 조선업체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2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조원 이상 9대 조선사들의 연결 기준 부채 총액은 역대 최고치인 102조 6242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등 9대 조선사의 부채를 모두 더한 수치다. 이들 조선업체 부채 총액은 2011년 90조 5712억원에서 2012년 89조 1030억원으로 감소했다가 2013년 97조 9371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어 2014년 101조 5388억원, 2015년 102조 6242억원으로 2년째 부채 잔액 기준 100조원을 넘었다. 올해 1분기에도 ‘수주절벽’에 따른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이들 업체의 총부채는 1조원이 넘게 늘었다. 9대 조선사의 재무 상황은 이미 3년 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적 부진으로 재무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2013년 이들 회사의 평균 부채비율(290.3%)은 이미 300%에 육박했다. 2014년에는 360.4%, 지난해에는 471.5%로 치솟았다.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2011년 270%에서 지난해 말 4265.8%로 4년 새 무려 16배가 뛰었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대우조선해양 다음으로 현대미포조선(425.3%), 현대삼호중공업(372.7%), 한진중공업(332.2%), 삼성중공업(305.6%), 현대중공업(220.9%) 순이다. STX조선해양은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 재무구조 개선으로 부채 축소에 나섰으나 부실 규모가 커지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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