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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내각 ‘마지막 퍼즐’ 중소벤처부 초대장관은?

    文내각 ‘마지막 퍼즐’ 중소벤처부 초대장관은?

    4차산업 공약 만든 이무원 교수… 한정화 교수 등도 하마평 올라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의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마지막 퍼즐’에 해당하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관심이 쏠리면서 무성한 하마평을 쏟아내고 있다.8일 중소기업계 등에 따르면 장관 후보군으로는 정치권이나 학계 출신 인사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박근혜 정부 때의 미래창조과학부처럼 문재인 정부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일자리 창출 등 핵심 국정 과제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맥락에서 관료나 기업인 출신 중에서는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이 거의 없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의 정책통으로 꼽히는 윤호중 의원이 첫손에 꼽힌다. 윤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을 맡은 데 이어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기획분과위원장을 맡아 중소기업 관련 정책에 대해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임업체 웹젠의 창업자이자 ‘벤처 신화를 쓴 인물’로 평가받는 김병관 의원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중소기업과 벤처업계의 사정을 누구보다 꿰뚫고 있는 데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중소기업 정책을 총괄하고 조정권한을 주는 ‘중소기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여당 내 대표적 재벌 개혁론자로인 박영선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각의 여성 장관 비율을 30%로 맞추겠다고 공언한 만큼 유력 주자로 꼽힌다. 현재 17개 장관 자리 중 여성은 4자리를 차지해 23.5%에 머무르고 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이번 정부의 핵심 부서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국정철학을 이해하고 타 부처와 정책을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하는 만큼 정치권에서 발탁되지 않겠나”고 예상했다. 또 1기 내각에 학계 출신 인사들이 대거 전진 배치됨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역시 학계에서 배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공약을 만든 이무원 연세대 경영대 교수, 국내 최고의 벤처·중소기업 전문가이자 최장수 중소기업청장 기록(2년 10개월)을 갖고 있는 한정화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한투금융지주 고문으로 3년만에 금융권 컴백한 김승유 하나금융 전 회장

     20명 남짓한 작은 금융회사를 2만 3000여명의 금융그룹으로 키워냈다. 큼직큼직한 인수합병(M&A)들을 통해 몸집을 불렸고 2010년엔 외환은행을 인수, 대한민국 금융사에 이름을 남겼다. 비자금 조성 의혹 등 논란 속에 2012년 하나금융 회장, 2014년 하나금융 고문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걸어온 길이다. 그런 그가 3년만에 금융권에 다시 돌아왔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국내 2호 인터넷은행인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 출범을 앞두고 김 전 회장을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했다.  50년지기 친구의 장례식장 참석차, 대한항공 사외이사로써의 업무차 미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그를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한투증권 고문실에서 만났다.  아무리 경륜이 높다해도 ‘오프라인’ 세대 강점을 가진 김 전 회장이 선뜻 ‘온라인’으로 방향타를 잡은 것이 의아했다.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도 궁금했다. 그는 사례를 통해 대답을 대신했다. “미국에 AT&T는 대표 통신사였는데 신용카드업을 하려다 잘 안됐다. 넘치는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한달에 얼마를 쓰고 어디에 통화하는지 분석하면 엄청난 카드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봤는데 실패했다. 통신사는 요금을 안내면 석달안에 자동으로 끊어버리니 연체율이나 위험도 분석이 제대로 안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금융은 신용리스크 분석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일화도 소개했다. 증권사 있을때 일본인 주주가 그에게 흔한 고정관념을 깨고 “증권보다 은행이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증권사는 보유 주식이나 채권을 시장에 바로 팔면 그만이지만 은행이 대출로 내준 돈은 차주에게 돌려받기가 더 어렵다고 했단다. 은행산업이 그만큼 위험성이 크고 전문적인 식견을 요한다는 의미다. 이 두 사례를 통해 그는 은행장과 금융그룹 회장을 지낸 자신이 카카오뱅크에 온 이유를 대변했다.  이달 중 문을 여는 카카오뱅크가 어떤 쪽을 공략하면 좋겠는지 물었다. 김 고문은 그냥 구상 차원이라고 거듭 강조한 뒤 “사실 해외직구를 어렵게 하는데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주요 나라의 계좌를 갖고 있으면 1만달러까지 자유송금이니 편하게 결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또 15년 전 스웨덴의 대형은행이 캠퍼스타운 대학생을 타깃 삼아 성장했다. 한국에선 신한은행이 ‘첫 주거래은행이 평생 은행’이란 취지로 캠퍼스에 지점을 경쟁적으로 넣은게 먹혔다. 젊은 층이 대부분 이용하는 카카오톡을 무기로 한 카카오뱅크 역시 대학가를 공략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실현하려면 주요 관문이 바로 인터넷뱅크에 대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 완화다. 현행법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을 4%까지만 인정한다. 주도적으로 돈을 집어넣거나 사업을 이끌 수 없단 뜻이다. 김 고문은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 같은 대기업이 국내은행에 의존하는 시대가 지났다는 것이다. 그는 “정보가 독점되고 자금 배분이 재벌에게 흐를 것이라는 구시대적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빅데이터 시대에서 기업 정보를 축적한 은행 정보가 그리 대단하지 않고 금융은 이미 국경을 넘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 당진에 새로 잡은 터 자랑을 했다. 그는 ‘당진시 명예시민 1호’다. 7일에도 당진 초락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피아니스트 노영심과 함께하는 작은 학교 찾아가는 작은 콘서트’에 참석하며 팜플렛 사진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는 1주일에 이틀 정도 서울을 찾는다고 했다. 김 고문은 “‘개척자’ 정신을 지닌 카카오와 손잡고 공격적이고 신선한 혁신을 예고하는 카카오뱅크의 새로운 길에 약간의 도움말만 주는 것으로도 행복하다”고 웃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이언주 의원 “문 대통령 포퓰리즘 독재… 인기 쇼인지 짚어봐야”

    이언주 의원 “문 대통령 포퓰리즘 독재… 인기 쇼인지 짚어봐야”

    국민의당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가 정부와 여당이 포퓰리즘 독재의 길로 가고 있다고 비판하며 국민의당은 협치를 강조하는 당사 현수막을 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청와대와 여당이 더이상 협치할 의지가 없다는 점이 명백해졌다고 판단했다”며 “국민의당은 ‘국정은 협치, 국민은 혁신’ 당사 현수막을 철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출범 두 달 정도 된 시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포퓰리즘 독재, 이미지 독재정부의 길로 가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고 아예 깔아뭉개고 있다. 그래서 포퓰리즘 독재라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는 재벌과 대기업에 지나치게 편향된 정책을 취하고 사회·경제적 약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강행한 것이 일종의 독재였다면, 일부 조직된 노동자들과 기득권을 가진 공공부문 종사자들의 목소리만 듣고 반대편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강행하는 것도 민주주의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경제주체 간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 경제민주화이고 경제민주주의”라며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인상, 탈원전 등을 충분한 논의와 속도 조절 없이 밀어붙이면 부담은 결국 국민,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에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시적으로 박수받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정책을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 아니면 단순히 단기간 인기를 위해서 쇼를 하는 것인지 한번 짚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검찰이 정권의 앞잡이, 시녀가 되어선 안 된다는 게 검찰개혁의 정신인데 검찰에 대해 여당이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내린다”며 “여당의 대표가 사실상 검찰총장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지난 7일 충남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파문과 관련해 “국민의당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형사책임은 반드시 수사가 돼야 한다”고 말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제 블로그] “금융위가 더 나쁜 짓”…개혁의지에 먹물 튀긴 공정위원장

    [경제 블로그] “금융위가 더 나쁜 짓”…개혁의지에 먹물 튀긴 공정위원장

    “나쁜 짓은 금융위원회가 더 많이 하는데 욕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더 많이 먹는 게 아닌가 생각을 했고, 취임 후 그런 생각이 더 굳어졌다.”지난 6일 공정위 혁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김상조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이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관가에서는 ‘폭탄 발언’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금융위에 억하심정이라도 품은 것일까요. 김 위원장이 1990년대 후반부터 이끌어 온 시민단체 ‘경제개혁연대’ 당시 활동을 살펴보면 금융위와의 ‘악연’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2011년 3월 금융위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은행을 소유할 자격, 즉 대주주 적격성이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습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는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라는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경제개혁연대는 강력 반발했습니다. “한 나라의 금융 정책과 감독을 총괄하는 조직으로서 어떻게 이런 무책임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금융감독 당국의 직무유기이자 무능력함의 극치”라고 비판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당시 금융위 상임위원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했습니다. 최 후보자는 당시 론스타가 은행을 소유할 수 있는 금융자본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경쟁 당국 수장과 금융당국의 예비수장이 한 사안에 대해 전혀 다른 입장이었던 셈입니다. 김 위원장은 2015년 11월에는 금융위가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분 12.2%를 보유한 주요 주주이자 공적자금 관리 주체이며 부실기업 구조조정의 컨트롤타워인 금융위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월 금융위의 올해 업무계획에 ‘금융통합감독 도입’이 포함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강력 권고했고, 금융계열사를 많이 거느린 재벌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이 시급한데 삼성 등 재벌의 로비에 떠밀려 폐기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는 비판이었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해도 고위 공무원이 공개 석상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사견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더구나 부처 간 협력이 절실한 정권 초이기에 신중한 처신이 아쉽습니다. 김 위원장 본인도 금융위를 비롯한 관계부처 등과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거듭 밝힌 바 있습니다. 무엇보다 돌출 발언에 공정위의 개혁 의지가 묻힌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품위녀’ 김희선, 입이 떡 벌어지는 초호화 바자회 포착 “허세의 끝”

    ‘품위녀’ 김희선, 입이 떡 벌어지는 초호화 바자회 포착 “허세의 끝”

    ‘품위녀’ 김희선이 억 소리가 나오는 호화로운 자선 바자회에 참석한 현장이 공개됐다.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 연출 김윤철)는 김희선(우아진 역)과 브런치 멤버들이 참석한 재벌 사모님들만의 자선 바자회 현장을 공개했다. 상류층의 공명심과 허세로 시작해 허세로 끝날 이번 자선 바자회는 그들만의 세상을 여실히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제대로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평소보다 더 힘을 많이 준 우아진(김희선 분)과 차기옥(유서진 분), 김효주(이희진 분), 오경희(정다혜 분)의 패션은 자선 바자회의 성격을 짐작케 한다. 자신이 입고 온 명품 옷과 액세서리를 현장에서 직접 벗어 물품으로 내놓으면 다른 재벌 사모님들이 사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바자회는 누군가를 돕기보다 자신들의 부를 과시하는 목적이 더 강한 그들만의 행사라고. 김희선은 바자회에 등장할 수많은 보석들보다 더 빛나는 미모로 시선을 강탈하고 있다. 검은색과 흰색 스트라이프가 인상적인 판초 스타일 코트에 럭셔리한 무늬가 새겨진 원피스와 핸드백은 김희선의 우아한 매력을 극대화시켜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명품들이 줄줄이 등장할 자선 바자회장에서도 김희선의 완벽한 아름다움이 빛을 제대로 발해 독보적인 아우라를 발산할 예정이다. 이날 자선 바자회는 ‘품위녀’에서 가장 화려한 볼거리가 많이 등장할 예정이다. 화려한 명품 투척 패션쇼와 눈이 돌아갈 만한 드로잉 쇼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 모을 것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가식과 허세로 똘똘 뭉친 사모님들의 은근한 기 싸움이 웃음을 유발하며 깨알 재미를 제공할 전망이다. ‘품위녀’ 관계자는 “자선 바자회는 화려한 볼거리로 눈호강을, 상류층의 씁쓸한 민낯에 대한 직설적인 풍자로 속을 시원하게 만들 장면이다. 소문으로만 접했던 상류층들의 진기한 풍속도가 깨알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김희선을 비롯한 참석한 재벌 사모님들의 럭셔리 패션도 눈여겨볼 만하다. 드라마에서 이제까지 나온 것 중 가장 볼거리가 많은 장면이 될 테니 많이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화려한 볼거리와 사이다 같은 풍자로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는 7일 금요일 밤 11시 7회가 방송되며 토요일(8일) 오후 3시 45분부터 5, 6, 7회가 연속 재방송된다. 사진=제이에스픽쳐스, 드라마하우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시론] 창업 지원은 실패를 용서하는 것부터/김관기 도산법연구회장·변호사

    [시론] 창업 지원은 실패를 용서하는 것부터/김관기 도산법연구회장·변호사

    매킨지 글로벌 그룹은 2013년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를 ‘김빠진 성장 엔진’이라고 묘사했다. 생산성과 실질임금의 차이가 심화되고, 중산층의 58% 정도가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우며, 가계 소비와 출산이 줄어 내수 기업의 매출도 주는 악순환에 빠졌다고 했다. 그 결과 발생하는 양극화 문제를 어떻게 풀지에 대해 보고서는 재분배라는 피상적인 해법 대신 중소기업과 청년 창업의 활성화를 제시한다. 보다 많은 중소기업이 근로자들에게 높은 임금을 지급할 수 있는 대기업으로 성장해야 하고, 지금은 재벌이 된 1960년대 작은 기업의 설립자들이 가졌던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 내고, 혁신을 장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인과 관료들이 중소기업 육성과 청년 창업 지원을 들먹이는 것도 같은 맥락의 선의에서 나온 것이라고 믿고 싶다. 실패에 굴하지 않고 습관적인 창업을 통해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기능하는 이들이야말로 미래의 희망이겠다. 그런데 매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현실은 창업 장려와 거리가 멀다. 한국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창업해 미래의 스티브 잡스가 되라고 하기보다는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공무원, 교수, 의사, 변호사가 되는 표준적인 길을 따르라고 강요한다. 인생의 가장 큰 목표는 직업 안정성으로 이를 위해 어릴 때부터 경쟁적으로 과도한 교육비를 지출하고 좋은 학군의 비싼 주택을 산다. 이런 부담에 젊은이들은 출산을 회피한다. 인구 감소는 수요 위축을 의미하니 기업의 성장을 막고, 결국 높은 임금을 주는 직장이 줄어든다. 부모의 선택은 합리적이다. 창업은 대부분 실패하고 기업인은 신용불량자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법인 기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보증을 강요당하는 세태 속에서 기업이 파산하면 개인도 채무자가 된다. 개인이 보증한 적이 없더라도 회사가 별개 법인이라는 전통적인 법리는 가끔 무시된다. 근로자 임금을 밀리면 거의 무조건 형사처벌을 받고, 못 낸 세금에 대해선 대주주가 연대책임을 진다. 사기죄로 징역을 갈 수도 있다. 갚을 능력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으니 채권자를 속였다는 논리다. 매킨지 보고서는 한국에서 기업가 정신이 다시 부흥하기 위해서는 파산법이 기업인에게 적대적인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제시한다. 채권자도 채무자의 지급 능력을 고려해 행동한다는 현실을 직시하면, 피와 살이 있는 개인이 가진 재산 대부분을 채권자에게 내놓고 나머지 채무를 면한다는 조항이 보이지 않는 잉크로 모든 계약서에 써 있다고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수많은 사람들이 파산 절차를 통해 실패로부터 걸어나가 재기할 것이고, 더이상 사기범으로 몰리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위험을 줄이면 창업 의욕에 넘치는 자식을 부모가 말릴 명분도 줄어들 것이다. 도덕적 해이 가능성이 남겠지만, 창업이 활성화돼 한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편익을 생각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현재도 한국에서 개인파산제도가 시행되고 있다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모든 일이 법대로 되지 않는 현실은 파산 법정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업인은 공공에 해를 끼친 자로 가정되고, 친족과 친지의 도움으로 생활 수준을 유지하며 면책을 구하는 것은 도덕적 타락으로 간주된다. 재산을 감추어 두었을 것이란 의심도 받는다. 파산관재인은 타인인 친족과 친지의 재산이 부도난 기업인의 것이니 내놓으라고 겁박하기 일쑤다. 거부하면 개인 파산·회생 절차 중 설명 의무를 위반한 것이 되니 면책이 불허된다. 이런 현실에서 창업을 지원한다면서 대출을 해 주는 것은 범죄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중소기업 천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설된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것이 이미 자리 잡은 중소기업은 지원한다는 의미가 아니기를 바란다. 가업 승계를 한다고 증여세를 깎아 주는 정책에 주력하지 말자는 것이다. 성공한 기업을 왜 돕는가. 창업 지원 정책은 실패를 용서하는 파산제도를 확립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 “당 대표 회동으로 추경 대치 국면 풀자”

    “당 대표 회동으로 추경 대치 국면 풀자”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임명 강행에 반발해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심사 거부에 들어간 바른정당의 이혜훈 대표는 6일 “추경 심사를 둘러싼 교착상태가 계속되면 당 대표 회동으로 풀어 볼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원대대표 협상에서 교착이 생겼다면 선수 교체를 하면 된다”면서 “추경문제를 풀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 대표의 언급은 건전한 보수정당으로서 원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도모해 입지를 강화하면서 정쟁과 민생을 연계하지 않겠다는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정세균 국회의장은 7일 국회에서 4당 원내대표와 오찬을 갖고 추경 대치 국면 해소에 나선다. 이 대표는 다만 “당내에서 송영무(국방부)·조대엽(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임명에 대한 결론이 날 때까지 정부·여당을 압박하자는 것이 다수 의견”이라면서 “이들의 임명 여부를 지켜보면서 대표 회동 제안 카드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제시한 단계별 해법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는 “정부가 내놓은 핵 동결-완전한 폐기의 2단계 접근법을 보면 북한이 항상 당근만 챙겨 먹고 뒤에서는 핵 개발을 가열하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히려 이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과 같이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대북제재를 풀어주는 일괄 타결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됐던 ‘그랜드바겐’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내년 지방선거 목표와 관련해 이 대표는 “몇 %라는 수치를 제시하기보다 보수의 본진이 되는 것”이라면서도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지상욱, 김용태 의원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면서 “좋은 후보를 찾기 위해 개혁보수 노선에 공감한다면 어느 당 소속이든 따지지 않고 모시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과의 보수 적통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변화’를 꼽은 이 대표는 “우리는 재벌개혁 등을 위해 당을 나왔다”며 “문재인 정부와 이 부분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문준용 채용 의혹 조작사건’을 계기로 국민의당발(發) 정계개편 가능성과 함께 제기되는 한국당과의 보수통합론에 대해 “홍준표식 구시대적 논리”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홍준표 대표가 주장하는 ‘흡수론’에 대해서는 “그분의 수치일 뿐”이라며 날을 세웠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품위있는 그녀’ 김선아, 간병인→회장 사모님 ‘촌티 벗고 부티 줄줄’

    ‘품위있는 그녀’ 김선아, 간병인→회장 사모님 ‘촌티 벗고 부티 줄줄’

    ‘품위있는 그녀’ 김선아가 온몸에 줄줄 흐르던 촌티를 부티로 바꾸고 시크한 재벌 사모님으로 변신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 연출 김윤철)가 박복자(김선아)가 상류층만 드나들 수 있는 최상급 호텔 사교 클럽에 입성한 모습을 공개했다. 럭셔리한 아이템으로 온몸을 치장한 김선아는 박복자가 ‘간병인’이라는 직함을 ‘회장 사모님’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음을 짐작케 한다. 이에 박복자가 우아진(김희선)을 비롯한 안태동 자녀들의 극심한 반대를 물리치고 집안에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공개된 사진 속 김선아는 그동안 촌티 나는 패션 안에 숨겨져 있던 아찔한 8등신 몸매와 세련된 패션 감각을 드러내고 있어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0도 변신한 모습으로 등장해 탄성을 자아내고 있는 김선아는 럭셔리한 호텔 인테리어와 분위기에 압도당하지 않는 강렬한 카리스마와 비주얼로 과거 촌부 박복자의 흔적을 깔끔하게 지워내 감탄을 자아낸다. 박복자가 호텔 고객 상담실에서 입회 상담을 받는 장면에서 김선아는 긴장감을 숨긴 채 강해 보이려 노력하는 박복자의 이중적 심리를 완벽히 살려내 스태프들의 찬사를 받았다고. 특히 이 장면에서 박복자의 얼굴을 알아보는 한 사람이 나온다고 해 그녀의 과거에 대한 작은 실마리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품위있는 그녀’ 관계자는 “김선아는 기대대로 완벽히 박복자 역을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을 매혹시키고 있다. 박복자의 상류층 사모님 변신은 앞으로 벌어질 파란만장한 스토리의 전주곡에 불과하다. 앞으로 더욱 쇼킹한 사건들과 드라마틱한 상황들이 등장할 예정인데 ‘다크 복자’의 위험한 질주가 어디까지 갈 것인지 관심 있게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품위있는 그녀’는 오는 7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오지호 아내, 말도 안 되는 미모에 현장 초토화

    오지호 아내, 말도 안 되는 미모에 현장 초토화

    배우 오지호 아내가 미모를 과시하며 시선을 끌었다. 과거 한 방송에 출연한 오지호 아내는 연예인 못지않은 미모와 늘씬한 몸매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방송 후 오지호 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부인의 집안의 재력도 눈길을 끌었다. 과거 방송된 KBS2 ‘해피투게더3’ 마당발 특집에서 홍석천은 “오지호가 식사할 때는 거의 항상 우리 가게에 왔다. 아내 되시는 분이 이태원에서 러시아 쪽과 함께 의류 사업을 크게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오지호는 “그런 것 때문에 재벌 사위라는 소리를 듣는다”며 손사래를 치더니 “그렇게까지는 아니다”고 연신 해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배우 오지호는 2014년 결혼해 2015년 말에 득녀 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설] 개혁 이끌 ‘경제 컨트롤타워’는 경제부총리로

    문재인 정부의 경제팀 진용이 완성됐다. 경제 관료와 교수, 정치인이 골고루 포진한 모양새이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등 4명만 빼고 11명이 대선 캠프와 민주당 출신이다. 문 대통령의 경제 철학을 공유하는 캠프 출신 교수들의 기획력에 관료의 추진력이 조화를 이룬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벌써 개혁 성향의 교수들이 다수 포진한 청와대와 내각 간 불협화음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우려는 청와대의 경제팀 면면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재벌개혁을 주장해 온 진보 성향의 개혁론자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문 정부의 성장 담론인 ‘국민성장론’을 입안한 김현철 경제보좌관 이외에 J노믹스의 핵심인 소득주도성장론의 이론적 주창자인 홍장표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가 그제 경제수석에 임명됐다. 모두 문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고 있는 인물들로 이들의 발언권이 너무 강해지면 ‘책임 부총리’, ‘책임 장관’ 공약이 무색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21일 김 경제부총리와 장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는 경제부총리라고 못박았다.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 간 역할 분담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자리였는데, 이번 후속 경제팀 인선은 오히려 이 같은 우려를 키웠다. 어느 정부에서든 초대 내각에서 청와대의 영향력은 강할 수밖에 없다. 향후 5년의 경제정책 방향을 정하고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언권이 너무 강해지면 경제수장인 부총리의 운신 폭이 좁아질 수 있다. 김 부총리가 지난달 15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토론하되 조율 끝에 결정된 메시지는 부총리를 통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논의 과정에서는 모두가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되 결정된 뒤에는 경제부총리에게 힘을 실어 줘 한목소리를 내야 경제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물론 혼선도 줄일 수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정부는 어제 김 부총리 주재로 청문회를 통과한 장관들과 두 번째 경제 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김 부총리는 이달 중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재정전략회의를 거쳐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정부 경제팀의 팀플레이를 기대해 본다.
  • “빈부 격차 없는 용산” 새내기 공무원과 함께 뛰는 성장현 구청장

    “빈부 격차 없는 용산” 새내기 공무원과 함께 뛰는 성장현 구청장

    효창공원 의열사 찾아 참배 뒤 노인 요양원도 찾아 해법 고민 “어려운 분도 행복한 삶 살도록” “어려우신 분들도 ‘용산구에서 함께 살았던 것이 정말 행복했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잘 모시겠습니다.”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은 3일 신규 임용된 사회복지직 공무원 51명과 함께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의열사를 찾아 순국선열들을 참배한 뒤 이같이 밝혔다. 성 구청장은 “용산은 대한민국 내로라하는 재벌들이 살고 있는 부촌이면서도 쪽방촌이 930여개에 달할 정도로 빈부 격차가 심하다”면서 “사회복지직 공무원을 대거 임용해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도 잘 보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용산구 새내기 공무원들은 조국에 봉사하는 마음을 갖기 위해 임용 시 의열사를 참배하는 관례가 있다. 성 구청장은 이후 신규 임용 공무원들과 함께 효창동 구립용산노인전문요양원을 찾았다. 성 구청장은 이날 요양원을 찾은 것과 관련, “신규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이 어떻게 하면 좀더 편안하게 우리가 어른들을 잘 모실 수 있나 함께 고민하고, 남을 위해 봉사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깨닫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지난 1일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이하 찾동) 시행에 맞춰 사회복지직 공무원 51명을 신규 채용했다. 기존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91명이었는데 50% 이상 대폭 확충한 것이다. 찾동 사업은 동주민센터를 거점으로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이 기초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주민에게 직접 찾아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용산구 관계자는 “독거노인 등을 정기적으로 직접 찾아가 최소한 고독사하는 일은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최근 동 주민센터 내 기존 복지팀을 기초복지팀과 생활복지팀으로 구분해 조직개편도 완료했다. 기초복지팀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을, 생활복지팀은 여성과 장애인 등을 주 대상으로 한다. 이와 함께 찾동을 이끌 주민 리더를 만들기 위해 지난달에는 각 동 통장을 대상으로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했다. 또 주민과 함께 빈곤 위기가정을 발굴할 ‘우리동네 돌봄단’ 35명도 이달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홍콩증시를 쥐락펴락하는 중국 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홍콩증시를 쥐락펴락하는 중국 기업들

     ‘중국이 홍콩증시를 쥐락펴락한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지 20년이 지나면서 홍콩증시가 중국 기업들의 투자전략에 따라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폭발적인 경제성장에 힘입어 대량의 실탄을 확보한 대륙의 투자자들이 홍콩증시로 몰려들어 장세를 움직이는’ 큰손으로 등장했다고 월스트리저널(WSJ) 등이 지난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상하이(上海)와 선전(深圳) 중국 2대 주식시장의 급성장에도 홍콩 주식시장은 여전히 아시아 금융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홍콩증시가 해외 투자자들의 대륙 투자 창구 역할을 담당하기보다 오히려 중국 대륙에서 들어오는 투자자금의 위세에 눌려 맥을 잃어버린 형국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에 따라 홍콩증시는 ‘글로벌 포식자’로 등장한 중국 기업들이 ‘장세를 조종’해 대량의 실탄을 확보하는 자금조달 창구로 철저히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반환 당시인 1997년 홍콩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20%를 밑돌았으나 20년이 지난 2017년 현재 60%를 돌파했다. 앞으로 중국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증시 상장)가 활발해지면서 이 같은 비중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 홍콩증시 IPO 부문에서 물량 기준으로 92%라는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 투자금이 홍콩증시를 통해 본토 증시로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대륙에서 홍콩으로 나오는 이른바 남향(南向)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홍콩증시의 중요한 자금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WSJ은 “중국이 영국으로부터 주권을 반환받았을 때 홍콩증시는 해외 투자자들이 폐쇄적인 중국 본토를 공략하는 통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며 “하지만 20여년 뒤 홍콩을 뒤덮은 중국 대륙의 영향력이 해외 투자자들의 대중국 영향력을 압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증시 시가총액은 지난달 23일 기준 28조 3000억 위안(약 4781조 5000억 원)에 이른다. 1997년보다 무려 8배나 폭증했다. 하루 평균 거래액도 1997년(155억 위안)보다 5배 가까이 증가한 752억 위안이다. 중국의 파워는 홍콩증시의 시가총액 비중을 통해 쉽게 확인된다. 1997년 당시에는 홍콩의 재벌이나 HSBC홀딩스처럼 식민지 전통을 배경으로 성장한 홍콩 기업들이 득세했다. 당시 10대 기업은 HSBC 홀딩스(24.8%)를 비롯해 홍콩텔레콤(9.20%), 허치슨 왐포아(9.13%), 항성(恒生)은행(6.98%), 순훙카이(新鴻基地産, 6.26%), 청쿵(長江)실업(5.66%), 중뎬(中電)홀딩스(5.19%), 중신타이푸(中信泰富, 3.18%), 헝치디산(恒基地産, 3.07%), 홍콩일렉트릭(현 電能實業, 2.89%) 등이다. 중국 기업은 단 1개도 없었다. 그러나 2017년 현재 이들 10대 기업 중 홍콩기업은 4개로 쪼그라들었다. HSBC홀딩스(10.02%)만 온전히 살아남았고, 허치슨 왐포와는 청쿵 홀딩스와 합병한 덕분에 CK허치슨(長江和記實業, 3.27%)으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홍콩 AIA그룹(7.93%)과 홍콩거래소 2.72%)는 새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약진했다. 중국 기업은 시가총액 10대 기업에 6개 업체나 등재됐다. 중국 정보기술(IT) 공룡인 텅쉰(騰訊)홀딩스(11.98%)를 비롯해 중국건설은행(8.30%), 중국이동통신(6.32%), 중국공상(工商)은행(4.58%), 중국은행(3.69%), 핑안(平安)보험(3.10%)이 그들이다. 중국 기업이 홍콩증시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은 주권이 반환되기 전인 1993년이다. 그해 7월 15일 중국 기업 최초로 홍콩증시 상장기업이 탄생한 것이다. 주인공은 중국을 대표하는 맥주업체 ‘칭다오(靑島)맥주’다. 이후 중국 기업들의 홍콩행은 급물살을 탔다. 중국석유화공(Sinopec, 中國石化)그룹의 상하이석화(上海石化)와 이정(儀征)화학섬유 등 9곳의 중국 기업들이 첫번째 티켓을 거머쥐면서 탄력을 붙였다. 1997년 홍콩의 주권이 중국에 반환되자 중국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홍콩증시 상장에 나섰다. 첫번째 주자는 국유기업인 중국 3대 이동통신 회사 중 하나인 중국이동통신(China mobile, 中國移動)그룹. 중국이동은 그해 10월 23일 IPO를 통해 323억 6300만 홍콩달러(약 4조 7500억원)로 대박을 터뜨리며 홍콩증시에 안착했다. 홍콩증시를 역외자본 흡수의 창구로 제대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우두(首都)공항과 중국석화,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PetroChina, 中國石油), 중국해양총공사(Cnooc, 中國海油)에 이어 중국연합인터넷통신(China Unicom, 中國聯通)그룹이 입성하는 등 중국 거대 국유기업들이 잇따라 홍콩행에 몸을 실었다.  중국 민영기업들은 2001년부터 홍콩행에 가세했다. 저장(浙江)유리가 선두주자로 나섰고 세계적인 전기차 업체로 성장한 비야디(比亞迪, BYD)가 가속도를 붙였다. 비야디의 등장은 투자자의 새로운 형태, 새로운 분야의 중국 기업에 대한 관심을 높여 ‘비야디 현상’ 연구 열풍까지 일으켰다. 이 덕분에 소규모 민영기업과 스타트업(신생기업)들도 대거 홍콩증시의 문을 두드렸다. 텅쉰 홀딩스가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텅쉰이 중국 3대 IT 공룡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온라인 게임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상장 첫날인 2004년 6월 16일만 하더라도 시장의 철저한 냉대를 받았다. 텅쉰 주주 대부분이 무조건 팔고보자는 투매에 나서는 바람에 주가는 걷잡을 수 없이 곤두박질쳐 주당 4.2 홍콩달러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거래를 마감하며 눈물을 삼킨 것이다. 하지만 텅쉰의 주가는 현재 280 홍콩달러를 오르내리며 시가총액 1위 기업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이처럼 홍콩증시에 몰려드는 것은 공모 물량의 상당 부분을 사들이는 ‘코너스톤 투자자들’(Cornerstone investors) 덕분이다. 코너스톤 투자자는 IPO에 앞서 공모 물량 일부를 상당기간 되팔지 않기로 약속하고 확보하는 기관투자자를 뜻한다. 국유은행인 중국우정저축은행(PSBC, 郵儲銀行)은 지난해 9월 첫 IPO를 통해 74억 달러(8조 5000억원)를 끌어 모았다. 이 물량 가운데 80%는 코너스톤 투자자인 6개 국유기업들로부터 사전 주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너스톤 투자자의 존재는 기업들의 IPO를 쉽게 하는 장점이 있지만 홍콩 주식시장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폴 그룬왈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글로벌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주식시장은 중국 대륙 투자자들의 안마당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14년 11월 시행된 홍콩과 상하이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滬港通)’, 2016년 12월 시작된 홍콩과 선전증시의 교차거래인 ‘선강퉁(深港通)’은 홍콩증시의 거래 패턴에 변화를 초래했다. 글로벌 증권사인 제퍼리스에 따르면 후강퉁을 통한 6월의 순매수액은 홍콩증시 거래량의 10% 가까이에 이른다. 중국 대륙 투자자들의 비중이 후강퉁이 시행된 지 2년반 만에 이같은 수준까지 확대된 것이다. 때문에 일부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대륙 투자자들이 주가를 조작하는 ‘작전세력’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이 국유기업을 포함한 중국 대기업들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백승종의 역사 산책] “속이지 말라!”는 홍의장군 곽재우의 일갈

    [백승종의 역사 산책] “속이지 말라!”는 홍의장군 곽재우의 일갈

    그는 붉은 옷을 입고 싸웠대서 홍의장군이란 별명으로 이름이 났다. 의병장 곽재우가 누구인가? 그로 말하면 임진왜란 때 왜적에 빌붙어 나라를 배신한 공휘겸의 목을 벤 의인이었다. 또 관군이 맥을 쓰지 못할 때 경상도 남쪽 끝에서 의병을 일으킨 사람이다. 의병장 곽재우는 전라도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왜군을 몰아냈다. 바다에 이순신이 있었다면 뭍에는 곽재우와 같은 의병장들이 있어 전라도와 충청도의 백성들이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그러나 왜군이 채 물러나기도 전에 선조는 무고한 의병장들을 역모 죄로 엮어 죽이기 시작했다. 1596년 8월 호랑이도 맨손으로 때려 잡았다는 의병장 김덕령이 억울하게 죽었다. 선조와 기득권층은 국난의 어려움 속에서도 권력욕을 불태우느라 여념이 없었다. 실망한 곽재우는 산속으로 숨었다. 1608년 한 차례 세상이 바뀌었다. 우여곡절 끝에 왕위에 오른 광해군은 민생을 안정시키고자 했다. 왕은 전쟁만은 재발하지 않게 막아야 한다고 확신했다. 국가 재건의 의지를 불태우는 광해군에게는 곽재우처럼 충성스런 신하가 필요했다. 그러나 왕이 부르고 또 불러도 곽재우는 올라가지 않았다. 그는 병을 이유로 사직 상소를 올렸다. 다급해진 광해군은 관복과 말까지 내려보내며, 곽재우의 상경을 재촉했다. 곽재우는 임금의 성의에 감복해 서울 길을 서둘렀다. 도성에 들어온 곽재우는 조정의 분위기를 냉정하게 살폈다. 안타깝게도 그가 일할 수 있는 조정이 아니었다. 나라를 망친 어제의 기득권층이 가득한데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임금을 속이지 말라.” 곽재우는 의욕적인 새 임금의 눈과 귀를 가린 채 사익 추구에 여념이 없는 조선의 기득권층을 향해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추상같은 그의 목소리가 조정을 뒤집어 놓을 듯했으나, 이변은 없었다. 곽재우는 벼슬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는 발길을 서둘러 가야산 속으로 총총이 사라졌다. 곽재우의 말대로 신하가 임금을 속이는 것은 중대한 문제다. 오늘날의 임금은 그 옛날의 백성이다. 헌법에 명시된 것처럼 나라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공직자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공의 일꾼이다. 재벌, 국회의원, 판사, 검사 등 전문직의 역할도 다르지 않다. 이들 가운데 감히 국민의 뜻에 거스르는 이가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말이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그런 사람들이 많았다. 학식이 있고 재물이 많은 사람들 중에 그런 사람이 유독 많았다. 그들은 현란한 수사를 동원해 사익을 챙기는 데 누구보다 재능이 앞섰다. 이 세상을 혼탁하게 만든 것이 바로 그들이었다. 곽재우가 살았던 16~17세기의 조선 사회는 암울했다. 학벌을 자랑하는 선비의 시대가 열렸으나, 청렴하고 진실한 선비들은 조정에 나갈 수가 없었다. 그들은 있지도 않은 병을 구실 삼아 역사의 무대 뒤로 숨어 버렸다. ‘조선왕실록’에서 ‘칭병’, 즉 병을 핑계 삼았다는 말을 검색해 보면 무려 658개의 기사가 뜬다. ‘칭병’은 양심적인 개인이 불의한 세상에 맞서 소극적으로나마 저항하는 수단이었다. 염치도 없이 서로 나 잘났다고 뽐내는 요즘 세태와는 거리가 먼 옛날 이야기다. 내 말은 무조건 옛날이 좋았다는 것이 아니다. 거의 날마다 신문지상을 어지럽히는 그 잘난 정치가들의 억지스런 주장을 따라가기에 신물이 난 터라 홍의장군 곽재우의 맑은 웃음소리를 잠깐 동안 떠올려 보았다.
  • [컨페드컵] 칠레 기업인, 독일과 결승 응원에 국기 5000개 대겠다

    [컨페드컵] 칠레 기업인, 독일과 결승 응원에 국기 5000개 대겠다

    칠레 기업인이 3일 새벽 3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과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을 치르는 조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국기 5000개를 경기장을 찾는 동포 팬들에게 조달하겠다고 약속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광산 재벌이며 자선사업가인 레오나르도 파르카스(50)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칠레 대표팀이 숙소로 쓰는 호텔 앞에서 모여 국기를 흔들며 응원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1만명 정도의 칠레 팬들이 찾을 것이라고 영국 BBC는 내다봤다. 파르카스는 “우리 선수들이 힘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제발 한 사람이 하나씩 국기를 흔들자”고 촉구했다. 이들 국기는 칠레에서 제작한 것을 프랑스를 거쳐 러시아에 들여올 예정이다. 파르카스가 칠레 대표팀을 위해 특별한 응원에 나선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2년 전 자국 수도 산티아고에서 코파아메리카 결승전이 열렸을 때도 국기 4만개를 조달한 적이 있다. 그의 전략이 먹혔는지 당시 칠레는 아르헨티나를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고 1991년 이후 24년 만에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파르카스는 지난 2010년 칠레 산호세 광산 참사 때 매몰됐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광부 33명에게 일인당 500만 칠레 페소(약 1160만원)의 수표를 쾌척한 일로도 화제를 모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보수 큰일 났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보수 큰일 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보수가 큰일 났다는 취지로 29일 발언했다.이 전 대통령은 29일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의 예방을 받았다. 복수의 배석자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보수 진영 몰락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책임론을 거론했다. 이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이 잘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박 전 대통령 때문에 보수가 큰일 났다”면서 “다 없어져 버렸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박 전 대통령 시절 기업인들이 하소연을 많이 했다. 재벌은 물론이고 중소기업까지 세무조사가 워낙 많다 보니 기업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면서 “그게 잘못된 것이고 그래서 경제가 나빠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자신의 내각에 근무했던 공직자들에 대해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권력기관을 동원한 조사가 진행돼 너무나 미안했다”면서 “그렇게 털어도 문제 되는 사람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배석자들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영화 ‘모데카이’와 화가 고야의 이중성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영화 ‘모데카이’와 화가 고야의 이중성

    미술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가장 우스꽝스러운 일 중 하나는 우연히 손에 들어온 그림이 갑자기 유명작가의 그림으로 밝혀져 ‘일확천금’을 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런 일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흔한 일도 아니다. 우리나라의 정치가나 관료들도 그림이 갖는 문화적 가치보다는 경제적 가치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세금을 부과하거나 재벌들을 옥죄기 위해 그림, 미술품을 생각한다. 범죄영화를 가장한 코미디 스릴러영화라 할 수 있는 ‘모데카이’(2015)도 미술품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영화라는 점에서 동서의 그림에 관한 생각은 같은지도 모르겠다.영화는 스페인의 거장으로 후대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고야(1746~1828)의 그림을 차지하기 위해 쫓고 쫓기는 내용이다. 그림보다는 가볍고 능청스러운 주인공 모데카이를 연기하는 조니 뎁의 활약이 돋보이는 코미디물이다.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미술품은 임자를 제대로 만났을 때 예술로 대접받는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천박하고 계산적인 인간을 만나면 미술품은 당장에 세속적인 신분을 상징하는 고색으로, 시간의 흔적이 담긴 표면 효과만 남게 된다. 즉 현재의 지위를 기호화해서 지금의 지위와 주장이 정당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시각적 지위 증거로 사용될 뿐이다. 모데카이는 주인공의 이름인 동시에 영화 제목이다. 그는 영국 귀족 가문의 후손으로 스스로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물려받았다고 여기며 미술품 수집을 즐긴다. 하지만 이미 몰락해 재정은 파탄이 났고 대저택은 오늘내일 경매로 넘어갈 형편이다. 그는 그저 자신 외에는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는 이기적인 인물이다. 영화는 프란시스코 고야가 그렸지만 세상에 공개된 적이 없는 전설 속 그림 ‘웰링턴의 공작부인’이 복원 도중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이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며 벌어지는 해프닝이 영화의 전부나 다름없다. 모데카이는 얄밉기 짝이 없는 인물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400년 전 소설 돈키호테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당시 지배계급에 대한 비판과 조롱, 풍자에 집중했다면 모데카이는 풍자를 빙자한 재미에만 더 매진하고 있다. 영화는 50년 전에 발표된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래 소설은 위트와 유머가 넘치고, 통찰력 있는 비유와 묘사가 압도적이라는 평을 받았으나 영화는 글쎄다.영화에 나오는 ‘웰링턴의 공작부인’은 영화를 위해 화가 샐리 드레이에게 주문해 만들어진 가공의 그림이다. 그는 고야의 유명한 ’옷 입은 마하’(1803)를 바탕으로 고야풍의 새로운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고야의 진품 역시 영화 속 ‘웰링턴의 공작부인’만큼 사연이 많다는 사실이다. 고야는 ‘옷 입은 마하’를 그리기 3년 전인 1800년 ‘옷 벗은 마하’를 그렸다. 스페인의 실세였던 마누엘 고도이의 주문에 의해 그린 그림인데 당시는 공식적으로 누드화를 금하던 시기였다. 여성의 나신이 그대로 드러난 그림은 신성 모독 논란을 일으켰고, “마하에게 옷을 입히라”는 댓글(?)이 쏟아졌다. 하지만 고야는 원그림을 고치는 대신 ‘옷 입은 마하’를 새로 그렸지만 1813년, 마하 연작이 외설이라는 이유로 종교재판을 통해 압수당하기도 했다. 고야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까지 활동한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다. 고야는 스페인 궁정화가의 전통을 이어 세 명의 왕의 초상화를 그린 고전적 의미의 대가이자 주제와 거리를 두는 새로운 시선으로 그 의미를 해체한 최초의 근대적 예술가였다. 32세에 궁정화가가 되기 전 고야의 작품들은 산뜻하고 밝았다. 말년에 들어 소위 ‘검은 그림’을 그린다. 그의 머릿속 환상과 악몽들이 드러난 것은 그가 청력을 잃을 정도로 중병을 앓고 나서였다. 그 후 나폴레옹군의 스페인 침공으로 민족의식이 나타났다고 한다. 그가 시대적인 자각을 통해 화가로서의 자의식을 찾았다고 하지만 사실은 좀 다르다. 처음에는 권력자들의 초상화로 명예를 얻었으나 스스로 “인간의 과오와 악덕에 대한 비판”을 목적으로 판화집 ‘카프리초스’(변덕)를 발간해 계몽주의자가 되었다. 성직자를 조롱하거나 외설적인 마녀 그림이 문제가 되자 재빨리 판화집을 회수하고 판매 중지로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그의 전성기에 조국 스페인은 전쟁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프랑스는 스페인을 침략해 페르난도 7세를 폐위하고, 나폴레옹의 형 조세프를 호세 1세로 즉위시켰다. 하지만 곧 웰링턴 공작이 이끄는 영국군이 들어와 페르난도 7세를 복위시키는 등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 반도전쟁이 한창이던 때다. 고야는 출중한 실력 또는 처세술로 여전히 궁정화가로 일했다. 그는 호세 1세의 초상화를 그려 1811년 훈장을 받았다. 하나 웰링턴 공작이 마드리드에 입성하자 호세 1세의 얼굴을 웰링턴으로 고쳐 바쳤다. ‘비리의 고발자, 정의의 투사’라는 고야의 이미지는 이런 행적 때문에 기회주의자로 비치기도 한다. 그는 부르봉왕조, 종교재판소, 프랑스군, 영국군 모두를 위해 일했고 어느 쪽으로부터도 피해받은 바 없다. 물론 훌륭한 예술가라고 모두 철저하게 대의를 따를 수는 없지만 예술가들이 혁명적인 경우는 대개 예술에 한한다. 특히 고야를 혁명적 인물로 만들어준, 민중의 항거와 권력에 의한 학살을 고발하는 그림 ‘1808년 5월 3일 마드리드’도 알고 보면 1814년에 그려졌다. 즉 프랑스 점령기가 아니라 그들이 물러가고 페르난도 7세가 복위하기 직전, 화가의 친프랑스 행적에 대해 의심이 가해질 무렵 그려졌기 때문에 그 저항의 의미를 의심하게 된다. 스페인 반도전쟁의 도화선이 된 ‘1808년 5월 2일의 봉기’ 즉 ‘도스 데 마요 봉기’와 짝을 이루는 이 그림에서 고야는 보통사람들을 영웅적 순교자 내지는 그리스도와 같은 구원자로 이상화시켜 혁명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알고 보면 미구엘 감보리노가 1813년 제작한 판화를 차용한 것으로, 이후 마네의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에 직접적으로 영감을 주었다. 아무튼 고야의 삶을 돌아보면 사람의 삶이란 완벽할 수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고 해도 표리부동함은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
  • 밤에도 야구 방망이 휘두른 재벌 손자…숭의초 ‘묵살’ 의혹

    밤에도 야구 방망이 휘두른 재벌 손자…숭의초 ‘묵살’ 의혹

    ‘학교폭력 무마 의혹’을 빚은 서울 숭의초등학교 폭력 사건에 연루된 재벌 회장 손자가 사건 당일 밤 같은 반 친구를 야구 방망이로 때린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낮에 벌어진 폭력 사건에 함께 가해자로 가담했던 친구가 밤에는 피해자가 됐다.28일 SBS는 숭의초 수련회 기간 낮에 벌어진 학교폭력 사건의 가해자 A군이 밤에도 떠드는 친구들에게 야구방망이를 이용해 폭력을 가했다는 진술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학급 반장인 A군은 지난 4월 20~21일 수련회 숙소에서 ‘잠을 자지 않고 떠든다’는 이유로 친구들을 야구방망이로 때렸다. 앞서 A군은 이날 낮 친구들과 함께 류모군을 이불 속에 넣고 폭행했다. 낮에 벌어진 ‘이불 사건’에서 A군과 함께 류모군을 때렸던 B군이 밤에는 피해자가 됐다. B군 엄마의 신고로 학교는 초기부터 이 사건을 인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B군에게서 “야구방망이로 허리를 세게 맞았다”는 말을 들은 B군의 엄마는 이 문제를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의사를 두 차례 학교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학교는 “이불 폭행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보고 나서 하자”며 학폭위에서 ‘이불 사건’만 논의 대상으로 포함했다. 담임교사는 A군의 폭행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권력을 제대로 쓸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하는데 너는 남용을 했구나”라고 꾸짖었다고 해명했다. 교육당국은 같은 장소에서 잇따라 발생한 학교 폭력 사건이 다르게 다뤄진 데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한편 숭의초는 A군이 연루된 ‘이불 사건’ 관련 학생 모두에게 ‘조치 없음’ 처분을 내렸다. 학교가 재벌 부모들을 의식해 학교폭력에 부실한 대응을 했다는 의혹이 일자 서울시교육청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류군 측이 이 사건에 재심을 청구해 서울시 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는 이달 안에 위원회를 열고 사안과 관련해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오늘 첫 국무회의…정당후원회 11년 만에 부활

    문 대통령 오늘 첫 국무회의…정당후원회 11년 만에 부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27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와 정부세종청사를 연결하는 영상 국무회의를 통해 법률 공포안 1건, 법률안 1건, 대통령령안 4건, 일반안건 2건을 심의·의결한다. 국무회의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 전원이 참석하고,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정책실장과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국가보훈처장 등이 배석할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러시아 순방 중이라 불참한다. 이번 국무회의에 상정된 안건에는 정당후원회를 11년 만에 부활시키는 내용을 담은 정치자금법 일부 개정법률 공포안이 포함돼 있다. 정당후원회는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등이 재벌들로부터 ‘차떼기’ 형식으로 거액의 대선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2006년 폐지됐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2015년 12월 “정당후원회 금지는 정당 활동의 자유와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면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국회는 이달 22일 본회의를 열어 정당의 중앙당이 후원회를 설치하고 연간 50억원까지 모금할 수 있게 하는 정치자금법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선거가 있는 해에는 100억원까지 모금할 수 있다. 국무회의는 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공소유지 경비를 일반회계 일반예비비에서 지출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정부는 특검팀의 공소유지를 차질 없이 지원하기 위한 경비 25억 200만원 등 총 1508억 600만원을 일반예비비에서 지출하는 안건도 심의·의결한다. 택시 면허취득 금지 기간을 살인·강도·강간 등 중범죄자에 대해서는 기존대로 20년을 유지하지만, 마약사범 등에 대해서는 2년∼18년으로 일부 완화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도 의결한다. 앞서 헌재는 마약 운반죄로 처벌받은 사람이 “일률적으로 택시면허를 20년간 제한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낸 헌법소원사건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최순실 세무조사 중 대기업 탈세 잡겠다”

    “최순실 세무조사 중 대기업 탈세 잡겠다”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는 26일 ‘국정 농단’의 주범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의 은닉재산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한 후보자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최순실 은닉재산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의 질문에 “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씨 여동생인 순천씨의 남편이 운영하는 아동복 업체 ‘서양네트웍스’가 모범 납세자로 표창받아 세무조사를 회피하고 불법자금을 사용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지적에는 “내용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해외 은닉재산 신고 여부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이 부회장이) 지난해 5000억원의 해외 비자금 부분을 자진신고했다고 들었다”면서 “국세청이 자발적으로 신고하도록 기간을 만들고 재벌과 ‘딜’(거래)을 한 것”이라고 따졌다. 이에 한 후보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국세청의 ‘정치적 세무조사’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은 “조세 탈루 의혹이라는 미명 아래 특정 기업에 대한 정치적 세무조사를 요구받는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추궁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조사 목적 외 세무조사는 절대 이뤄질 수 없다”고 답했다. 2018년 시행 예정인 종교인 과세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 후보자는 “집행기관으로서 의견을 말씀드리기 어렵다. 시기를 정해 주시면 집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대기업·대재산가의 편법적인 상속·증여와 기업 자금의 불법 유출을 반드시 바로잡겠다”면서 “고액·상습 체납에 대해서는 명단 공개, 출국 규제 등을 통해 강력하게 제재하고 추적조사를 강화해 은닉 재산을 철저하게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70년 만에 막 내린 ‘신격호의 롯데’

    70년 만에 막 내린 ‘신격호의 롯데’

    신동빈 회장 등 이사 8명 재선임…신동주 前부회장은 세번째 부결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 양쪽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1948년 일본 도쿄에서 롯데홀딩스의 전신인 롯데주식회사를 창업한 지 70년 만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 24일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임기가 만료된 신 총괄회장의 이사직을 연장하지 않기로 의결하고, 그를 명예회장으로 추대했다. 이로써 신 명예회장은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완전히 떼게 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 13개 계열사의 지주회사로,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지분 19%)다.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인 셈이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해부터 롯데제과,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국내 주요 계열사의 이사직을 줄줄이 내려놓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수순을 밟아 왔다. 현재 국내의 롯데 계열사 중에서는 롯데알미늄 이사직만 유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오는 8월 임기가 만료되면 연장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 명예회장은 1948년 도쿄에서 껌 회사인 롯데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롯데 신화’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1963년 초콜릿, 1969년 사탕, 1972년 아이스크림, 1976년 비스킷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롯데를 종합 제과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후 롯데상사, 롯데부동산, 롯데전자공업, 프로야구단 롯데오리온즈(현 롯데마린스), 롯데리아 등을 잇달아 세우며 일본 내 재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인 1967년 4월에는 국내에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역시 껌으로 시작해 갖가지 제과류를 선보이며 성공적으로 모국에 안착한 롯데는 1974년과 1977년 칠성한미음료와 삼강산업을 각각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1973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을 선보이며 관광업을 시작했고, 1979년에는 그 옆에 롯데백화점을 개장, 유통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후 건설과 석유화학 등 분야에도 잇달아 발을 뻗으며 국내 재계 서열 5위 그룹으로 수직상승했다. 그러나 2015년 첫째 아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둘째 아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롯데에 그늘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이사회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에 선임되자 신 전 부회장은 곧바로 아버지인 신 명예회장을 앞세워 ‘쿠데타’를 시도했다. 이를 계기로 신 명예회장은 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전격 해임됐다. 이후 신 명예회장의 정신건강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대법원은 한정후견인 지정 선고를 내렸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신 회장을 포함한 8명의 이사가 재선임됐다. 신 전 부회장 등 4명의 이사 선임안과 신 회장 등 현 경영진의 이사직 해임안은 지난해 3월과 6월에 이어 또다시 부결됐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그룹 내 지배력을 다시금 공고히 하게 됐다. 롯데 관계자는 “2015년부터 신 회장이 한·일 통합 경영을 시작하면서 일본 롯데 실적이 개선되자 주주들이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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