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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염치효심」 지도층에 경종/불법호화분묘 문제점과 실태

    ◎묘지면적 전국토 0.9%… 매년 10㎢ 늘어/1기 24평기준 축소­화장률 계속 확대해야 보사부가 19일 호화사치 분묘 설치자의 명단을 공개한 것은 이들 사회지도층인사의 몰염치한 행위에 경종을 울림으로써 이로 인한 국민적 위화감을 해소하고 아울러 의식개혁차원에서 국민들의 잘못된 장묘관습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사실상 국토의 효율적 이용차원에서 보면 묘지를 넓게 차지하고 있거나 호화 석물을 많이 설치하는 행위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정부가 꾸준히 묘지축소 정책을 펴왔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오랜 관행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해 왔었다. 따라서 정부는 재벌총수·학교이사장·전국회의원·종교지도자·병원장등 대부분 사회지도급인사인 이들 호화분묘 설치자의 명단을 밝혀 이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한편 앞으로 또다른 사람들의 이같은 행위의 재발을 예방하려는 목적을 담고 있는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의 분묘수는 1천9백3만4천기로 91년의 1천8백82만9천기보다 20만5천기가 늘었고 해마다 같은 추세로 묘지 수가 순증하고 있다.또한 이같은 유택 수는 생존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의 전체 숫자 8백31만가구보다 두배 이상 많은 것이다. 분묘의 면적을 보면 지난해말 9백58㎦로 전국토의 0.9%에 이르고 있어 해마다 서울 여의도 넓이의 1.2배인 10㎦가량의 국토가 묘지로 잠식되는 셈이다. 이처럼 묘지가 늘어나면 생존한 사람을 위해 활용할 땅이 줄어든다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정부가 묘지난 해소를 위해 권유하고 있는 화장률은 매년 조금씩 늘고 있으나 전체 장례건수의 18.4%에 불과,일본의 96.7%,태국의 90%,영국의 60%에 비해 크게 저조하다. 장례관행중 우리나라에 화장이 자리잡지 못하는 것은 우리 민족이 후세의 발복기원등 풍수지리 사상에 따른 명당차지의 욕구가 크고 자기과시를 하려하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풀이하고 있다. 이날 보사부가 공개한 호화 분묘들은 대부분 그린벨트등에 수백평의 규모로 조성돼 있고 각종 석물을 과다하게 설치해놓고 있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이 분묘들은 그동안 한차례 이상 당국에 불법 분묘로 적발됐으나 분묘설치자들이 빗나간 효심에 권력이나 재력을 동원,당국 시정지시를 묵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사부는 앞으로 이같은 호화분묘 실태 공개를 해마다 실시,사회의 위화감을 해소하고 국토의 묘지화를 막아나갈 작정이다.또 계속적으로 호화분묘의 에 대한 단속활동을 벌여 모든 분묘의 크기를 법정 기준인 1기당 24평수준까지 축소해나가면서 화장을 장려하기로 했다. ◎호화분묘 조성자 명단(정비완료자는 제외) △박성용(금호그룹 회장)=3백56평 △박종환(순천박씨 종중회장)=1백10평 △정한명(사업)=1백20평 △문기담(〃)=1백10평 △이래욱(무직)=1백47평 △김환진(김녹영 전의원 아들)=1백97평 △연명흠(안양영화예술고 이사장)=2백53평 △조동진(상업)=1백10평 △이종수(중부시장 대표)=1백78평 △박우근(전신천병원장)=3백59평 △유상식(효자원 대표)=1백20평 △송인상(동양나이론 대표)=1백29평 △채형석(애경산업 사장)=3백평 △이존립(사업)=3백18평 △문선명(통일교 교주)=4백85평 △이병문(사업)=2백37평 △황원철(사업)=4백90평 △김정훈(회사원)=2백평 △김내영(오양대표)=3백5평 △최충경(회사원)=2백9평 △최선일(사업)=7백3평 △성성란(무직)=5백34평 △정규성(사업)=2백42평 △최효순(무직)=1백50평 △김은성(무직)=1백평 △박종무(전직교장)=1백36평 △이민구(조경업)=1백65평 △안기호(농업)=1백평 △이우춘(상업)=1백50평 △김철(회사원)=1백평 △김순임(〃)=1백평 △양경석(〃)=3백평 △이관희(서남장학재단 이사장·이양구동양그룹 창업주의 미망인)=1백47평 △홍명조(회사원)=2백20평 △이진형(농업)=9백평 △조명교(농업)=1천평 △원찬식(축산업)=1천3백4평 △이기성(양묘업)=3백35평 △김석원(쌍용그룹 회장)=2백20평 △정광헌(건축업)=6백평 △엄봉익(양조업)=2백36평 △오범수(전의원)=1백57평 △서쌍석(한길관광대표)=4백평 △김수경(사업)=1천4백평 △이종덕(사슴목장업)=2백23평 △김진섭(무직)=3백평 △최종태(운수업)=9백15평 △김대원(사업)=1백평 △서상록(재일교포)=5백27평 △이형재(〃)=2백10평 △이익수(사업)=3백18평△김종달(〃)=80평
  • 호화분묘와 유택난과(사설)

    조상을 위하는 위선사는 우리겨레가 예로부터 으뜸으로 쳐오는 덕행이다.조상이 묻힌 묘소를 잘 가꾸는것도 그 위선사이다.그러나 거기에는 은연중 공리성이 깔린다는것이 사실이다.화려한 단장으로 현시욕을 충족시키는 한편으로 명당발복도 기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광복후 어려운 시기를 거친끝에 살기가 나아지면서 위선사하는 풍조가 번져났다.묘역을 단장하고 석물을 해세우고 하는일이다.그런데 도가 지나쳐 사회적지탄을 받을정도로 호화롭게 조성해 오는 점은 문제다.마치 가세경쟁이라도 벌이는듯이 묘역을 넓히고 봉분을 왕릉화하면서 석물건립에 거금을 아끼지 않는다.더러는 주차장까지 마련해 놓은 곳도 있다한다.그것은 도리어 조상을 욕되게 하는일이 아닐지 모르겠다. 그런 호화묘역일수록 가봉분도 들어서고 있다고 들린다.돌아간 조상만 위하는것이 아니라 자신이 눈감았을때 묻힐 유택도 미리 호화롭게 마련해 놓자는 뜻이다.죽어서까지 상류층이 되겠다는 일부부유층의 이같은 생각따라 이름난 지관은 불려다니느라 영일이 없었고 전국의 음택후보지에는 투기바람이 불었던 사실도 우리는 기억한다.그들은 위선사라는 미명아래 위화감조성등 우리사회 악폐조장에 앞장서온 셈이다. 이런 사람들이 3평 누울자리 하나 못구해 쩔쩔 매는「보통시민」일수는 없다.다 내로라 하는 명사들이다.재벌총수에 전직장관에 국회의원·종교지도자·교육자등등 우리사회 지도층인사들이다.19일 보사부가 발표한 호화분묘묘주 1백9명의 명단을 봐도 역시 그렇다.상류지도층들이다.문제는 이런 명단공개가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있었다는 사실이다.그런데도 어째서 없어지지 않는것인지 그대목이 궁금한 것이다. 현재 전국의 무덤은 약2천만기로서 국토의 약1%가 무덤이라고 한다.그위에 묘지는 해마다 서울의 여의도만큼씩 늘어나는 추세속에 있다.이대로 가다가는 언젠가 전국토의 무덤화라는 말도 나오게 돼있는 상황이다.그래서 화장이 권장되면서 묘지면적을 줄여나가고 있고 시한부묘지제론도 제기되고 있는 시점이다.화장이 일반화할수만 있다면 어려움은 없어진다 하겠으나 죽으면 땅에 묻혀야 한다는 전통적 사회통념이 쉬이 깨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급박해진 현실을 무시한채 묘역넓은 호화분묘를 조성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국민정서에 위배되는 독선적이며 이기적인 처사이다.더구나 사회적신분을 악용하여 토지형질을 변경하고 자연녹지를 훼손하면서 조성한 경우라면 민생사정의 차원에서도 엄격하게 다스려야 할것이다.내년에는 호화분묘조성자 명단공개라는 것 자체가 아예 없어질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 재벌계열사 범위 확대/납품사도 회장 친척·독점공급땐 포함

    한리헌 공정거래위원장은 18일 『대규모 기업집단(재벌)의 계열기업 선정기준을 고쳐 재벌총수의 특수관계인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모기업과 독점적인 납품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그룹 계열사에 포함시켜 부당한 내부거래등을 규제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노사분규가 발생했던 아폴로산업이 리어램프와 범퍼등의 자동차부품을 현대자동차에 독점납품하면서 대표자가 정세영 현대그룹회장과 특수관계인인 사위였다는 점을 예로 들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재벌의 소유분산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기업 은행부채의 출자전환 방안과 관련,『이 방안이 정책으로 확정되더라도 정부당국이 대출금의 출자전환을 은행에 강제하지 않고 은행과 관련기업의 자율적 판단에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 현대 대우 선경/청와대모임 잇단 제외 “눈길”

    ◎“베트남총리 오찬 등 우연의 일치” 해명/3사 전력관련 “미운털 박힌탓” 해석도 문민정부와 재벌총수의 관계는 어떤 것인가.대통령이 좋아하지 않는 총수도 있는가. 최근 청와대의 경제관련 모임에 일부 재벌총수들이 제외된 「사건」을 놓고 재계는 한껏 안테나를 뽑아올리고 있다.지난 14일 낮 청와대에서 있은 베트남총리 환영오찬에서는 현대·대우·선경회장이 제외됐고 또 17일 하오의 청와대 신경제 1백일계획 중간점검회의에서도 경제단체장중 최종현 전경련회장과 박용학 무협회장이 제외됐다.18일 열린 대일수출실무관계자와의 오찬에서도 5대그룹중에서는 삼성과 럭키관계자만이 참석했다. 14일과 18일 행사는 청와대에서 기획했고 17일의 행사는 경제기획원에서 참석멤버를 정했다.현대·대우·선경은 기획처가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배제되고 있다. 이에대해 청와대측의 반응은 한마디로 『그렇게 해석되리라곤 생각도 못했다』『우연히 그렇게 된것』으로 요약되고 있다. 청와대 경제비서실의 고위관계자는 18일 『베트남 총리오찬의 경우는 누구를 뺀다는 차원에서가 아니라 누구를 넣을 것인가를 생각했다』고 말하고 『대통령도 누가 참석하는지를 현장에서야 알았을것』이라고 말했다.이관계자는 『현재 일정이 잡혀있는 것은 없지만 이번에 빠진 사람들도 다음기회에 대통령과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누가 누가 빠졌다는 보도를 보고야 아,공교롭게도 그렇게 됐구나 알았다』고 강조했다.전혀 우연이며 대통령이 재벌사 회장들에 대해 호불호를 가질 이유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관계자는 그러나 『재벌사 회장이 대통령을 만나고 안만나고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풍토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그런것도 고쳐나가야한다』고 말했다.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이발언은 재벌사 회장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을 알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이관계자는 또 『과거에는 총수들이 대통령을 만나 정치자금을 주고 이권을 따냈으니까 만나면 영광이었겠지만 지금은 서로 그럴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영삼대통령과 몇몇 재벌사 회장들이 그다지 좋지않은 관계일것이란 소문은 알게 모르게 퍼져 있다.현대는 국민당과의 관계로,대우는 대선전 정치참여문제를 둘러싸고,선경은 전임대통령과의 관계로 인해 편치 않은 관계임에 틀림없다.이들 3사가 연이은 경제인관련 행사에 공교롭게도 함께 배제된것이고,따라서 재계가 묘한 긴장상태에 빠질만도 하다.말하자면 이들 미운털이 박힌 기업들이 여러가지 불리한 여건속에서 5년을 보내게 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긴장의 뒤안에 숨어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같은 분석에 대해 납득하지 않으려한다.또다른 청와대의 관계자는 『대통령이 정치자금을 받지 않겠다고 한이상 대통령과 친하고 안친하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느냐』고 말한다.이관계자는 『대통령이 받을 것도 줄것도 없기 때문에 새정부와 재벌과의 관계는 우리는 우리일 하고 재벌들은 재벌들대로 자기 갈길을 가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유착도 없겠지만 그렇다고 대통령과 편치 않은 관계라고 해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란 이야기다. 대통령의 개인감정이 청와대 초청명단에 영향을 끼쳤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확실한것은 호불호를 떠나 정부는 정부할 일을 하고 재벌은 재벌할일을 하면된다는 것이 새정부의 재벌관이고 대통령과 개별 재벌과의 관계가 관계가 그다지 경제계에 큰 영향을 끼칠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 경협확대·투자유치 행보/키에트 베트남총리 왜 왔나

    ◎경제인 대거 수행,엄청난 자원 홍보 보 반 키에트총리의 일정은 경제협력확대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물론 김영삼대통령 예방,황인성총리·한승주외무장관과의 회담이 예정돼 있지만 키에트총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거의가 경제인들이다.1인당 GNP가 2백80달러밖에 되지 않는 베트남으로서는 경제개발이 급선무일 수밖에 없다. 키에트총리는 방한 2일째인 14일 한·베트남 경협위원장 주최 조찬간담회에 참석하는 것을 필두로 한국기업의 베트남 투자 유치에 나선다.베트남 경제정책및 투자설명회에 직접 참석한다. 키에트총리와 그를 수행하는 25명의 경제인들은 베트남의 엄청난 자원과 인력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미국의 경제제재조치(엠바고)가 해제되면 베트남은 그야말로 무한한 투자가치를 지닌 매력있는 장소로 외국기업이 물밀듯이 밀려 들어올 것이라는게 그들의 설명이다. 사실 베트남은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일본이 선점하지 못한 시장인데다 북부지방에는 엄청난 매장량의 노천 탄광이 즐비하고 20세기 최후의 유전이라는 빅 베어(BigBear)유전등투자가치가 높다.삼성 현대 대우 포철등 재벌총수가 앞다퉈 키에트총리를 만나는 것도 이같은 이유때문이다.한편으로 우리가 키에트총리 일행을 극진하게 대접해야 하는 형편이다. 베트남은 또 실전경험이 있는 우수한 군대와 7천만의 인구를 가진 인도차이나반도의 대국으로 동남아에서도 인도네시아 태국등과 함께 강국으로 꼽힌다. 정치적으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나라다.키에트총리는 이같은 점을 은연중 과시하면서 한국으로부터 적지않은 경협을 얻어내려 할 것이 분명하다.동남아중시정책을 펴지 않을 수 없는 한국으로서도 베트남을 교두보로 삼지 않을 수 없다.
  • 재벌도 이제 달라져야 한다(최택만/경제평론)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이 소유집중과 문어발식 확장등 경제력집중문제에 대한 국민의 비판적 여론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종전에 볼 수 없었던 변화이다.전경련은 며칠전까지 대기업집단이 국제경쟁력유지와 경영자원의 효율적 활용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던 전경련은 11일 회장단회의에서 기업집단체제(경제력집중)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적 여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기업집단체제의 단점을 재계가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얼마전 경제 5단체장회의와 재벌그룹 기조실장회의에서 신경제 5개년계획상의 재벌규제내용에 반대키로 한 입장을 철회한 것이다. 재계가 정부의 재벌규제에 강력 대응키로 했다가 자세를 바꾼 것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재계일부는 정부의 「성역없는 수사」와 「중단없는 개혁」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재벌에 메스를 가하면 『경제가 위축될 것이라』며 그들만은 예외적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믿었던 것 같다.서슬이 퍼런 군사정권시대를 살았던 재계가 『문민정부의 개혁을 견디지 못하겠느냐』며 낙관을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민정부 출범 2개월이 지나면서 재계는 당초의 전망이 빗나가고 있음을 점차 감지하기 시작한 듯 하다.그 첫번째 계기가 럭키개발 부회장 구자원씨의 구속사건이다.럭키그룹의 경우 이른바 「경남재벌」로 알려져 있다.이 재벌의 총수친인척에 대한 사법처리는 재계를 긴장시켰다. 이어 정부가 신경제 5개년계획,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규제를 내용으로하는 「공정거래정책의 발전과제」,금융산업발전심의회가 재벌의 금융산업 지배를 규제하는 「금융제도개편안」을 발표했다.정부의 잇따른 발표가 있자 재계는 비로소 사정과 경제개혁에 대한 정부의지를 깨달은 것 같다. 재계가 새정부 출범 이후에도 한동안 과거와 같이 기업집단은 「성역」에 머물수 있으리라고 믿었던 것은 잘못이 아닐까.5·16후 군사정권이 부정축재혐의로 재벌총수들을 사법처리하려다 『경제재건에 앞장서라』며 중단한 것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군사정권이 소위 혁명공약으로 내새운것은「민생고 해결」이었다.군사정권이 경제재건을 하려면 재벌과 손을 잡지 않을 수 없었다.그후에도 정통성을 인정받지 못한 정부와 재계의 유착은 정권연장의 수단이었다. 그러나 현정부는 정통성에 하자가 없다.민생고 해결을 위해 재벌의 힘을 빌려야 할 긴박한 상황도 아니다.정부는 오히려 재벌의 비대화에 따른 폐해를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치유하느냐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사회적 상황도 3공 때와는 전혀 다르다.3공때는 국민들이 지금처럼 재벌을 사시적 시각으로 보지를 않았다.부의 축적과정에 대한 정당성을 놓고 논란이 거세지 않았다. 현재와 같이 대부분의 재벌들이 제조업 뿐만 아니라 건설·백화점·골프장·호텔·주택사업·운수사업·부동산·무역업·증권및 보험업 등 거의 모든 업종에 걸쳐 문어발식 참여를 하고 있지도 않았다.어느 재벌기업이 영어 알파벳의 A산업에서 Z산업에 이르기까지 전업종에 참여하고 있다고 외국잡지에 선전하고 있을 정도로 백화점식 경영형태를 갖고 있지 않았다.30대 재벌들이 시중은행을 뺀 전체금융기관 주식의 절반가량을 손에 넣고 있지도 않았다. 재계는 정부의 개혁의지와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에 눌려 일단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외부충격(정부의 사정과 개혁)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기성찰을 통해 일대 쇄신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는 수산물을 사재기하는 일,중국산 제품을 북한산으로 속여 들여 오면서 관세를 포탈하는 일,하청업체에 대금결제를 미루는 일,골프채등 사치품을 위장수입하는 일,중소기업체가 생산하고 있는 제품을 생산하여 중소기업을 도산시키는 일,계열회사 제품은 비싸게 사주는 내부거래,계열회사간의 상호지급보증이나 상호출자를 통해 문어발식으로 그룹을 확장하는 일 등을 중단해야 한다. 재벌들은 솔선하여 개혁에 동참하는 동시에 「고통분담」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재벌이 개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길은 「희생의 교대」를 선택하는 것이다.그것은 그동안 희생을 감수해온 협력업체(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또 문어발식 경영을 청산하는 한편 협력업체와 손을 잡고 제품하나라도 세계에서 일류가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 30대그룹 회장/보유주식 5.3% 늘어

    ◎작년말현재 9천5백79만주 기록/한진 조 회장 일가 최고/은감원 국회자료 지난해말 현재 국내 30대 재벌의 총수 및 그 직계 존비속이 보유한 상장 계열사 주식은 모두 9천5백79만3천4백18주,1조5천54억8천6백만원 어치였다. 11일 증권감독원이 국회 재무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30대 재벌의 총수와 직계 존비속이 보유한 주식 가운데 상장 계열사의 총 발행주식중 10%를 넘게 보유하고 있거나 계열사의 임원으로서 갖고 있는 주식은 92년 말 현재 9천5백79만3천4백18주로 91년 말의 9천94만4천8백56주보다 5.3%가 늘었다.시가로 환산할 경우 11.7%가 늘어난 것이다. 그룹별로는 한진그룹의 조중훈회장과 아들 4명,사위 1명등 6명이 대한항공·동양화재·한진투자증권 등 3개 계열사의 주식 2천1백72만5천1백85주(시가 3천2백61억9천6백만원 어치)로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현대그룹의 정주영명예회장과 아들 5명이 현대자동차등 11개 계열사의 1천1백30만6천2백39주(1천8백12억9천3백만원 어치),동부그룹의 김준기회장과 아들등 2명이 동부제강등 6개 계열사의 5백48만4천1백15주(6백6억8천5백만원 어치),삼성그룹의 이건희회장이 삼성전자등 7개사의 4백66만6천2백13주(1천3백11억5천5백만원 어치)등의 순이었다. 반면 기아그룹의 김선홍회장은 기아자동차의 3만4천1백85주(5억7천8백만원 어치)를 보유,가장 적었으며 다음이 대우그룹의 김우중회장으로 경남기업의 27만8천8백41주(32억3천4백만원 어치)였다. ◎금융주 보유도 늘어 30대 재벌그룹의 금융주식 보유규모가 갈수록 늘어나는 등 재벌의 금융기관 지배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1일 증권감독원이 국회재무위에 제출한 「30대 재벌그룹의 법인명의 또는 재벌총수 명의의 금융주식 보유현황」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91년말 5%이상 지분소유 금융기관이 1개도 없었으나 92년말엔 삼성생명 명의로 ▲제일은행 6백94만여주(5.3%) ▲상업은행 7백21만여주(5.5%) ▲조흥은행 7백26만여주(5.6%) ▲장기신용은행 2백40만여주(6.9%) ▲대구은행 2백22만여주(6.7%) ▲동양투금 71만여주(8.9%) ▲삼성증권 1백10만주(11%,이건희회장 지분 1%포함)등 3개 시중은행을 포함,7개로 늘어났다. 또 대우그룹 역시 91년말까진 5%이상 지분의 금융기관이 1개도 없었다가 92년말 (주)대우의 명의로 한미은행 1백35만여주(5.6%)를,럭키금성그룹도 92년말 최초로 (주)럭키등 명의로 부산투금주식 98만여주(31.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91년말 현대중공업등의 명의로 ▲강원은행(13.3%) ▲국제종금(20.5%) ▲현대화재(12%)등의 지분규모가 92년말엔 현대해상화재보험 명의로 강원은행 지분을 7.4%(1백1만여주) 추가했다. 선경그룹은 92년도 태평양화학으로부터 선경증권을 인수,최종현회장 명의로 2백83만주(15.2%)를,한일그룹도 92년 2월21일 장외매수 방식에 의해 한일합섬 명의로 한일투금주식 90만여주(30.1%)를 각각 취득했다. 금호그룹은 92년말 광주투금 주식을 (주)금호와 금호석유화학 명의로 14만5천여주(7.2%)를,롯데그룹 역시 부산은행 주식을 롯데제과와 삼남장학회 명의로 3백18만여주(13.1%)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 “사정 사정권” 재벌총수들 긴장/“재계로 불똥 튈까” 전전긍긍

    ◎재산해외 도피·사생활문제로 곤혹/한화그룹 처리방향 첫 케이스로 큰 관심/삼성·선경·대우그룹도 의혹 해명 급급 지난달 금융 분야를 시작으로 회오리를 몰아왔던 경제계에 대한 사정바람이 이달 들어 잠시 잦아들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평온(?)이 오래 갈 것 같지 않는다는 것이 재계의 예측이다.재계는 요즘 「폭풍전야」와 같은 고즈넉한 분위기이다. 경제계에 대한 사정 제1탄이 건설 하도급 비리였다면 앞으로 다가올 제2탄은 공인으로서 걸맞지 않는 대기업 오너들의 개인생활과 해외재산 도피 등에 초점이 맞춰진다는게 재계의 공통된 예측이다. 실제로 사정기관들은 일부 재벌총수의 문제점을 거론하고 있으며 지난 7일의 사정기관협의회에서도 사정의 방향을 탈세,불법 호화생활,외화 밀반출등 지도층의 부조리를 파헤치는데 두기로 함으로써 재계가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미국에서 호화주택을 사들여 물의를 빚은 한화그룹 김승연회장 문제가 재계인사에 대한 사정을 가늠케 하는 첫번째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김회장은최근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해외 부동산 문제는 이미 사정기관의 손을 벗어났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소문이다. 현재 한화그룹측은 la저택 문제와 관련 『오래 전부터 두터운 교분이 있는 제3국인 소유로 단지 이름만 빌려준 것』이라며 『만일 해외도피 재산이라면 어떻게 본인의 이름을 사용했겠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삼성그룹 이건희회장 역시 최근 「공인」으로서의 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으로 곤혹스러워 한다는 후문이다.얼마전 이태원 자택에 사우나와 실내 수영장을 만들었다는 소문이 나돌자 삼성그룹 관계자는 『수영장 문제는 이미 사정기관의 조사에서 사실무근으로 밝혀졌으며 사우나는 단순한 샤워시설』이라고 주장했다.또 『이태원 집은 삼성 계열사인 안전관리 시스템(SECOM)의 합숙소로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회장의 경우 그동안 그가 대중에 노출되지 않은 탓인지,무수한 풍문들이 떠돌고 있고 그룹측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고 있으나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상태. ○…최태원·노소영씨 부부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선경그룹은 해외 재산도피 문제에 의도적으로 무관심을 가장하고 있다.그러나 최씨 부부가 귀국,검찰의 조사를 받게 될 경우 자금출처가 관심으로 떠오를 수 밖에 없어 「뜨거운 감자」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선경측은 자금출처와 관련,『본인들이 재판과정에서 묵비권을 행사,출처에 대해 의혹이 제기됐지만 선경과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은 밝힐 수 있다』고 강조한다.한 관계자는 『이번 일은 최회장의 사돈(노태우전대통령)쪽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스위스은행 계좌문제도 항간에 떠돌던 설이 이번 사건과 접목되면서 증폭됐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밖에 대우그룹은 6공시절 각종 대형공사 수주의혹으로 몸을 사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서인천 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과 관련,불법 하도급문제로 말썽을 빚고 있다.
  • 정계­검찰유력자와 “검은 교분”/빠찡꼬대부 정덕진은 누구

    ◎재산 수천억 추정… 현금동원 능력 “재벌”/폭력배사건 배후인물 “단골”… 손 못대 탈세및 재산해외도피 혐의등으로 3일 검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는 정덕진씨(53)는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슬롯머신(일명 빠찡꼬)업계의 대부로 통한다. 1급호텔인 부산로얄관광호텔과 신신관광호텔·서울희전관광호텔 등을 소유하고 있는등 겉으로 드러난 재산규모만도 수백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다른 사람명의로 분산·위장 소유하고 있는 호텔빠찡꼬 및 카지노 지분등까지 합하면 실제 정씨의 재산은 수천억원대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그는 「현금거래」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 호텔업과 빠찡꼬를 운영하고 있어 현금동원능력은 웬만한 재벌총수를 능가한다는 말을 들어왔다. 지난 87년과 88년 국세청이 발표한 고액납세자 가운데 각각 46위와 39위를 차지,엄청난 재산규모에 대해서는 이미 「공인」까지 받기도 했다. 정씨는 이같은 재산을 배경으로 조직폭력배들에게 자금을 대주는등 「막후」의 실력자로 군림해왔으며 뛰어난 사교술로 정계·안기부·검찰등 사회각계의 유력인사등과 남다른 교분을 맺으면서 비호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때문에 정씨는 그동안 빠찡꼬지분을 둘러싼 폭력배들간의 싸움이 있을 때마다 배후인물로 지목됐지만 한차례도 법망에 걸려들지 않았으며 폭력배의 대명사인 「서방파」두목 김태촌(구속중)등도 함부로 고개를 들지 못할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김태촌일당의 제주 KAL호텔 빠찡꼬지분을 둘러 싼 강탈사건이 터졌을때 정씨가 배후인물로 공공연히 거명됐지만 검찰의 수사손길은 끝내 미치지 못했었다. 정씨는 함남 북청출신으로 6·25때 가족들과 함께 월남했으나 부친이 사업에 실패,가족이 뿔뿔히 흩어져 고아원 생활을 하면서 「밤의 세계」에 발을 디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당시 그는 서울 종로 단성사부근에서 암표상을 하면서 돈을 모았고 종로일대를 주름잡던 주먹 유지광씨등과도 인연을 맺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씨가 빠찡꼬업계에 본격적으로 투신한 시점은 지난 60년대 후반 현 D대학 교수인 Y모씨와 만나면서부터라고. 정씨는 당시 전자기계 제조회사를 경영하고 있던 Y씨가 개발한 전자오락기계를 공급받아 전자오락실에 손을 댄뒤 Y씨가 공부를 위해 사업에서 손을 떼자 전자오락기계 전국판매권을 넘겨받으면서 치부,빠찡꼬업계로 진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씨는 이후 조직폭력배들과 공생하면서 초기단계에 있던 국내 빠찡꼬업계를 점차 장악했으며 보스기질과 사교술로 사업터전을 계속 확장해 온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정씨와 함께 검찰의 추적을 받고 있는 형 덕중씨는 강원도도의회 부의장을 맡고 있으며 동생 덕일씨도 서울 뉴스타호텔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재벌의 소유분산 법제화”/KDI제시/「분할·투자회수 명령제」도입

    ◎계열사 지분율·상호지보 축소/대기업 언론사 신규진출 억제/공기업 불공정거래도 규제 강화 재벌의 경제력집중을 억제하고 시장독점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분할 명령제도와 투자회수 명령제도 등의 도입방안을 과감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새로운 정책방향이 제시됐다. 또 재벌들의 언론사 보유에 따른 부수적 이득을 억제하기 위해 신문과 방송에 대한 신규 진출을 제한하고 이미 언론사를 소유하고 있는 재벌에 대해서는 기존의 출자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규제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재벌의 소유분산을 촉진하기 위해 먼저 부실화 가능성이 큰 은행부채에 대해 부채의 주식화를 허용하고 은행의 책임경영 체제가 정착되면 은행과 기업의 합의 아래 부채의 주식전환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제시됐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 (KDI)은 29일 공정거래위원회 주최로 학계·연구기관·경제계·언론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경제 5개년 계획 시안마련을 위한 정책협의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정책의 발전과제」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KDI는 이 보고서에서 그동안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정에서 제외된 금융·보험업과 철도청 등의 정부기관,정부투자기관 및 이들의 자회사에 의한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행위에 대해서 공정거래법이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출자규제·상호채무보증규제 등의 불이익을 당하게 되는 30대 대규모 기업집단(재벌)지정은 현재 자산총액 기준으로 돼있으나 여기에 계열회사수,소유분산정도 등을 감안하여 일부 재벌을 제외하는 대신 다른 재벌을 편입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포철등과 같은 공공 법인에 대한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제외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자총액제한은 30대 재벌의 계열회사지분율이 평균 33·5%인 점을 감안,현행순자산액의 40%를 25∼30% 수준으로 내려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재벌의 계열사간 채무보증을 96년까지 2백%로 축소한 뒤 채무보증제한의 성과와 금융관행의 개선을 고려,채무보증한도액을 자기자본의 1백% 이내로 내려 조정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자율화과정에서 나타날수 있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규제강화의 차원에서 금융기관의 공동행위를 포함한 모든 업종의 공동행위에 대한 제도적용을 확대하고 특히 정부의 암묵적 행정지도에 의한 공동행위를 배제해야 할 것이란 의견도 제시했다. 정부투자기관등 공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국가행정기관이 사업수행 과정에서 민간사업자에게 불공정 계약을 강요하는 등의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 이들 기관을 법 적용대상 사업자로 규정,제도적용을 확대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계는 이에 대해 『소유분산등 기업경영체제 개혁은 기업내부의 문제인 만큼 인위적·정치적으로 해결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전경련은 『대기업 경제력집중 완화부문은 과거 정부가 추진했던 규제정책』이라고 지적,『경제력 집중완화정책은 재벌총수등 기업인의 사유재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기업에 대한 규제는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주장했다.
  • “개혁저항세력 반발우려”/민자 공청회서 길승흠교수 주장

    민자당은 16일 하오 국회의원회관에서 「신한국 정치개혁방향」이라는 주제의 공청회를 열고 공직사회풍토개혁과 선거제도개선 등 정치개혁을 위한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민자당은 이날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토대로 정치관계법개정안을 마련할 예정이며 그중 공직자윤리법개정안은 오는 4월말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이날 공청회에서 길승흠교수(서울대)는 『민자당내 민정·공화계와 행정부·군부내의 요인,재벌총수,사회 각 분야의 지도층은 대체로 개혁에 저항적』이라고 지적하고 『이들은 지금 대선결과의 힘과 김영삼대통령의 결단력,언론재판으로 저항을 하지 못하고 있으나 적당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개혁저항세력의 반발을 예고했다. 길교수는 이어 김대통령의 개혁이 성공하려면 ▲경제활성화 ▲호남특별대책 ▲문민정치와 윗물맑기운동등 정치개혁 ▲평등주의화를 통한 사회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최대권교수(서울대)는 『전국구제도를 합법적으로 정치헌금을 거두어 들이는 장치로 활용하는 것은 매관매직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며 『우리 선거구제도는 순수한 소선거구제로 돌아가 현재의 전국구제를 폐지하든지,아니면 정당이 내놓은 전국구후보 명단에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독일식 1인2표제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한수교수(건국대)는 정당정치발전을 위해 ▲무소속후보의 출마금지▲당적 이적자의 출마배제등을 제시했으며 정재길교수(전북대)는 공직자윤리법을 개정,재산공개의무를 불성실하게 하거나 재산을 은폐 누락시킨 경우 형사처벌은 물론 공직선거후보자의 경우에는 입후보 무효및 4년간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 재벌총수 경영스타일 권위주의형 벗어난다

    ◎“부하들 의견 수렴” 대표적 인물/최종현회장/실적보다 상황대처능력 중시/이건희회장/영업·제품광고 등 일일이 챙겨/김우중회장 재벌 총수가 말단 직원과 함께 설렁탕으로 점심을 함께 하며 회사운영등에 관해 대화를 나눈다.그런가 하면 같이 일본 아키하바라 전자시장을 누비며 물건을 사고 자유스런 품평회도 벌인다. 요즘 재벌총수들은 창업 1세대들과 다른 스타일로 부하 직원들을 이끌고 있다. 시대가 바뀐탓도 있지만 「회장님」들의 경영방식이 그만큼 자율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반증이다.물론 여기엔 권위주의방식에서 벗어난 청와대의 회의스타일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볼수 있다. 과거 창업1세대라 할 수 있는 고리병철삼성그룹회장이나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박태준전포철회장등이 보여줬던 권위주의적 운영방식은 더이상 찾아볼 수가 없다. 전경련회장인 선경그룹 최종현회장은 부하들을 편안하게 해주면서 의견을 수렴하는 면에서 대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회장은 전경련회장으로서의 역할등 때문에 정오쯤 출근한다.이어 곧바로계열사나 사업별로 보고를 받기보다는 회장실 옆에 있는 식당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식사한다.여기엔 사장을 포함한 임원진은 물론 말단 담당자까지 자리를 같이 한다. 최회장은 이때 처음 보는 직원이 있으면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 밥을 더 먹으라고 권유하는가 하면 애로사항을 청취한다.신선한 감각이나 의견을 듣기 위해서인데 이 때문에 햇병아리 직원들은 주저하지 않고 의견을 개진하게 된다. 재벌 총수의 「용병」스타일은 특히 회의 진행방식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과거의 회의는 보고와 지시로 이어지는 딱딱한 분위기였지만 요즘은 대화 형식의 부드러운 분위기로 진행되고 있다.개인적 특성에 따라선 탁상회의가 아닌 현장회의도 이루어지고 있다. 삼성그룹 이건희회장은 지난 2월과 3월 2차례에 걸쳐 미국과 일본에서 사장단회의를 주재했다.관례에 따라 회의 참석자들은 사전준비 작업에 완벽을 기했고 바짝 긴장했다. 그러나 막상 회의가 시작되면서 이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회의장이 아닌 시장에서 자사 제품과 경쟁하고 있는 물건을 사고이에대한 품평을 하는 것이 그날의 회의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이회장의 용병술은 부친인 고 이병철회장과 대부분 닮았으나 한가지 큰 차이점을 갖고있다.그것은 실적보다는 상황에 얼마나 잘 대처했느냐를 중시하는 점이다. 지난 88년 7월 이회장 취임후 처음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이회장이 『장사란 상황에 따라 잘 될수도 있고 못될수도 있으니 실적은 문제가 아니다.그러나 진짜 문제는 주어진 여건에 얼마나 잘 대처했느냐이다』라고 말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이와달리 럭키그룹 구자경회장은 구씨 가풍 특유의 자유방임 스타일이다. 모든 결정은 아래에 맡기며,밑에서 이뤄진 합의에 따른다.인사관리도 사장평가위원회란 제도적 장치를 통해 합리적으로 운영한다. 구회장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전문경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율경영에 의한 회사발전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계열사 사장은 상무이하의 인사에 대한 재량권을 행사,자율적인 경영혁신을 이룩하고 있다. 이에 반해 대우그룹 김우중회장이나 롯데그룹 신격호회장은 창업주답게 선두에 서서 통솔하는 스타일이다. 김회장은 자신이 직접 해외시장을 개척하는데 그치지 않고 영업은 물론 제품광고까지 일일이 챙긴다. 특히 자동차부문에 대해선 대단한 집념을 보이고 있다. 신회장도 국내에서 영업보고를 받을때 수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월별 동향을 파악한다. 신회장은 말수가 적은 편이나 실적과 관련된 수치와 부동산 관련업무는 일일이 챙긴다. 그는 또 광고에 해박한 식견을 갖고 있어 때때로 상품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치 못한 광고물들에 대해서는 혹독할 정도로 지적한다.
  • 명분을 최고의 가치로(한국정신의 원류를 찾는다:9)

    ◎민족 정체성 확립을 위한 캠페인/원한국인의 실천덕목 선비정신/실생활에서는 검약·절제·청렴을 미덕으로/역사의식에서는 춘추철학과 지조를 신봉 지난 대선은 여러모로 한국현대사의 이정표를 제시하였다.우선 「신한국인」이라는 용어를 탄생시켰고 우리사회가 아무리 자본주의화했다지만 돈만으로는 안되는 심리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신한국인」이라는 구호는 우리 모두 구태의연한 남루를 벗어 던지고 새롭게 태어나야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우리가 한국인으로서 살아온 지난 세월이 결코 자랑스럽지도 떳떳하지도 못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이다. ○돈아닌 가치관 보여줘 과연 우리민족이 살아온 지난 세월의 자취가 그렇게 초라하고 부끄러워 타기해버려야만 하는 대상일까? 그렇다면 강대국사이에서 민족고유문화를 지키고 오늘날까지 살아 남은 저력과 문화국가로서의 자부심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오히려 현재의 한국인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과 지나친 자기반성이 부작용을 초래하게 되지 않을까 일말의 걱정이 앞서는 것은 노파심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우리 역사상 미증유의 이민족 통치인 일제식민지시대에 잃어버린 민족적 자부심이 아직 회복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지난 몇년사이 매스컴을 통해서 전개된 한국인의 자기반성을 짚어 보는 여러 기획들이 일제치하에서 이광수가 부르짖은 민족개조론의 변형이 되지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에 「신한국인」논의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또 대재벌의 총수가 막강한 재력과 조직력을 앞세우고 돌풍을 일으키는듯 하더니 막상 선거결과는 예상득표수에 훨씬 못 미치는 15%에 불과하였다.『자본주의사회에서 돈이외에 무슨 기준이 있느냐』는 말이 교수사회에까지 공공연하게 통하는 현 시점에서 돈으로 승부하려던 재벌총수의 참담한 패배는 현한국인에게 잠재해 있는 다른 세계관과 가치관의 실마리를 확인하게 한다. 그러므로 신한국인상을 세우기 위해서는 현한국인상의 객관적인 이해·분석이 필요하고 현한국인의 원형이라할 역사속의 원한국인상을 재조명할 필요가 제기된다.흔히 전통을 단절시켰다고 진단되는 일제시대 전시기,다시 말하면 조선후기의 인간형이야말로 원한국인이며 그들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재조명하고 그 시대의 시대정신을 밝히는 노력이야말로 한국정신의 원류에 접근하는 첩경이라 생각된다. 조선후기사회는 유교사회였다.유교는 시대에 따라 발전·변화하였는데 송나라 때에 이르러 형이상학적 우주론인 이기론을 성립시켜 성이학의 문호를 개창하였다.조선시대는 바로 이 성리학을 국학으로 수용하고 그 이념을 시대정신화한 시대였다.성리학을 공부하여 체질화시킨 학자들이 선비(사)이며 선비의 복수개념이 사림이다.이들은 수기치인을 기본으로 하여 수기의 단계에서 치열한 학문연마와 인격을 닦고나서 남을 다스리는 치인의 단계로 가는 사대부의 삶을 사는 것이 정석이었다.전자가 사의 단계라면 후자는 대부의 단계이므로 학자관료들이니 조선시대는 바로 학자관료들이 지배층이 된 시대였다.그들이 추구한 정신이 선비정신이라면 그 사회는 그것을 실천하는 장이었다. 선비정신은 의리와 지조를 중요시하는 정신이다.어떻게 인간으로서의 떳떳한 도리인의리를 지키고 그 신념을 흔들림없이 지켜내는 광조를 일이관지하게 간직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심사였다.인간이 짐승의 무절제한 욕망이라는 차원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위한 방법론으로서의 인성론을 발전시킨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된다.조선전기의 인심도심설이나 후기의 인물성동이론은 인간학에 대한 이론적 심화과정이며 정신적 가치에 대한 인식체계였다. ○조선 지식인들의 상식 인간의 본능과 물질을 최고가치로 인정하는 현대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이 조선시대이다.제2차 세계대전후 전세계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체제와 소련을 주도국으로 하는 공산주의체제로 양분되었다고 하지만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물질·물적 기초를 우선가치로 인정한다는 점에서는 유물주의의 공통점을 내포하고 있다.특히 자본주의는 인간의 욕망을 극대화하고 그에 따른 경쟁을 부추김으로써 성장하여 왔던 것이다. 바로 이 물적 기초를 추구하고 그러한 체제의 유지논리인 공리주의나 실용주의에서 도출한 실리주의가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의삶의 기준이라면 조선후기사회는 명분을 최우 선으로 하는 명분주의 사회였다.어떤 일을 처리할 때 그것이 나나 내가족,내가 속해있는 집단이나 조직에 이득이 되느냐 해로우냐가 현대적 판단기준의 우선척도가 된 것이다.이러한 이해관계기준은 인간사이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메마른 인간관계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조선시대 사람들의 판단기준은 그 일이 명분에 맞느냐 안맞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그리고 명분을 얻느냐 잃느냐는 그 지식인의 사활이 달린 지식인사회의 상식이었다. ○실리사회 탁류 휩쓸려 그러나 현대적 실리주의 가치관은 조선시대의 가치덕목들을 하나같이 평가절하하였다.명분은 핑계로,의리는 깡패용어로,선비의 기개를 뜻하던 사기는 군대용어로 전락해 버렸다.소비가 미덕이 되고 청빈은 낡아빠진 구시대의 덕목으로 조소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동기나 과정보다는 결과만을 중요시하는 결과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그 시대 지식인의 사명감과 책임의식으로 대변되는 선비정신은 실제생활에서 검약과 절제를 미덕으로 삼고 청렴과청빈을 우선 가치로 삼았다.시류에 영합하는 것을 비루하게 여겼고 역사의식에 있어서는 시시비비의 춘추정신을 신봉하였다.그들은 「청」자를 선호하여 청의,청백이,청요(현)직,청명등의 용어를 즐겨 썼다.이러한 가치관은 지식인사회에만 유효하였던 것이 아니고 사회저변에 확산되어 일반백성들도 「염치없는 놈」이란 말이 최악의 욕으로 인식하였고 예의와 염치는 인간으로서 갖추어야할 기본덕목이 되었던 것이다.또한 상부상조의 평화공존의 성리학적 이념은 개인생활이나 농촌공동체 뿐만 아니라 국가간에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믿었고 그러한 논리로 편제되어 있던 동아시아 국제질서를 무력으로 흔들어 놓은 일본이나 여진족의 청을 「오랑캐」라 폄하하였던 것이다.또한 이미 망한 명나라가 임진왜란때 파병한 사실을 「재조지은」이라하여 국가간의 의리도 지켜야한다는 것이 그들의 세계관이었다.그것은 문화가치,특히 유교적 문화질서인 중화문화질서를 지키려는 의지로 표현되었고 조선이 명을 계승하여 그 문화의 정수를 답지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나타났다. ○국민적 자존심 찾을때 19세기 서세동점의 세계질서 재편과정에서 서양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질서를 인정하고 거기에 적극 편입하려는 개화운동이 서양제국주의와 그에 편승한 일본세력을 인정하여 결국 친일파의 양산으로 종결되었다면,중화문화 보존논리인 위정척사운동은 시대의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정체성을 보존하는 일관된 자긍성을 견지하였던 것이다. 조선이 미개하다는 암시를 깔고 있는 개화사상은 일제시대에 확고한 우위성을 확보하였고 광복후에는 서양에의 일방적 경도로 인한 근대화이론과 맞물려 대표적인 근대사상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제 세계가 제국주의적 힘의 논리에 회의를 품고 새로운 시대정신을 모색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시급한 일은 손상된 국민적 자존심을 회복하여 한국인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그것을 토대로 민족문화를 선양하는 것이다. □약력 정옥자 서울대교수·국사학 ▲1942년 강원도 춘천출생 ▲서울대 문리대 사학과졸업 ▲동 대학원졸업(문학박사)▲현 서울대 교수 ▲저서 「조선후기문화운동사」 「조선후기문학사상사」 「조선후기지성사」 등 다수.
  • 정계 양당체제 개편 “시동”/CY 은퇴이후의 활발한 물밑접촉

    ◎잇단 탈당… 국민,교섭단체 유지 힘들듯/빠르면 새 정부 출범직후 「거여강야」 탄생/국민 입당파일부선 민주행·신당결성 저울질 정주영대표가 정계를 은퇴함에 따라 국민당이 와해위기에 처하면서 정계개편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국민당은 10일 최고위원 당직자회의를 열고 정대표없이도 당을 유지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그러나 이호정·송영진의원이 정대표 은퇴직전 탈당한데 이어 정태영·이학원의원도 이날 당을 떠났다.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어서 현재 30여석인 국민당 의석이 멀지않은 장래에 원내교섭단체(20석)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때문에 국민당이 소멸되지 않는다해도 힘있는 원내세력으로 남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14대 총선결과 구축되었던 3당체제가 무너지고 민자·민주 양당이 맞서는 새로운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양당체제로의 회귀는 집권당인 민자당의 의지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영삼차기대통령은 재벌총수였던 정대표가 갑자기정치에 뛰어들어 생성된 3당구도를 「부자연스러운」것으로 생각해왔다는 것이 일부 측근들의 설명이다. 민자당측에서 정대표가 정계은퇴를 하도록 「압박」해온 것이 궁극적으로 제2야당의 소멸을 겨냥한 행동이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그러나 국민당의 퇴조를 이같이 인위적인 원인에 따른 것으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우리 정치발전의 한 과정으로 이해하는 편이 보다 옳다는 지적도 있다. 80년대이래 나타났던 다당제는 정치선진화와는 거리가 먼 것들이었다. 5공 초기에는 집권당이 야당을 손쉽게 요리하기 위해 3당구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85년 12대 총선에서 국민심판에 의해 다시 양당체제로 돌아갔다. 88년 13대 총선에서 생겨난 4당체제도 정상적인 것은 아니었다.총선 직전에 치러졌던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네 후보의 출신지역을 거점으로 의원들이 당선된 「지역할거정당」들이었다. 4당체제의 모순은 결국 90년초 3당합당이라는 정계대개편을 야기시켰다. 국민당이 제2야당으로 떠오른 지난해 14대 총선결과도 언제인가는 개편이 예고된 것이었다. 우선 14대 대통령선거이후 우리 정계를 이끌었던 양금씨중 한명은 대통령이 되어 초연한 위치에 올라섰다.다른 한명은 정계를 은퇴,카리스마를 가진 정당지도자는 사실상 사라졌다. 정대표만이 「김력」을 바탕으로 국민당을 이끌려 했으나 시대의 대세를 거스르지 못했던 것으로 관측된다.국민당의 몰락을 민자당은 물론 같은 야당인 민주당에서도 환영하는 기색을 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정을 책임지고 이끌수 있는 안정여당과 이를 효율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단일 야당이 존재하는게 보다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말해 「거여강야」체제가 이룩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민자당은 그러나 양당체제 구축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너무 작위적으로 정계개편을 시도한다면 야당탄압 혹은 일방독주의 비난을 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정계개편의 속도는 국민당이 스스로 무너지는 정도가 얼마나 빠르냐에 달려있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새정부가 출범하는 이달말까지는 국민당의 원내교섭단체 유지가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국민당내에서 창당파와 입당파간 갈등이 폭발한다면 국민당의 해체가 일거에 이루어질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박철언의원을 중심으로 국민당내 일부 인사들이 민주당과 야권통합을 시도하고 있는 것도 변수가 되고 있다.하지만 민주당은 개별영입은 적극 추진하되 당대당 통합에는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어 민주·국민 양당의 통합이 성사되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당의 일부 인사들이 당을 끝까지 지킬 가능성과 함께 이자헌·박철언·김복동의원 등 입당파가 주축이 되어 새로운 군소정당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다.이종찬·박찬종의원 등도 이러한 움직임에 합류,의외로 영향력을 지닌 새 정당이 생겨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양순직의원 등은 당사무처 조직을 거의 갖지 않고 20여명의 의원들이 모여 「무소속 동우회」와 비슷한 성격의 협의체적 정당을 결성,새 바람을 일으켜 보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국민당 소속인사들의 이같은 자구노력에도 불구,정계는 양당구조로 개편돼 가고 있다.늦어도 연말까지는 1백80∼1백90석에 이르는 「거여」와 이에 맞서는 1백여석의 「단일야당」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정 대표 외엔 대안 없다”/진로모색 국민당 의총 속기록

    ◎내각제개헌 목표로 다시 뛰자/민주와 공조­정책연합 추진을/지구당 지원자금 공개해 오해 씻자 국민당이 정주영대표체제를 강화함으로써 대선패배충격의 조기수습에 나섰다. 「12·18」대선에서 참패한 직후 국민당 일각에서는 정대표 2선퇴진주장이 제기됐고 당자체가 「공중분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대두했었다. 그러나 당운영자금조달이나 당내 이질성극복을 위해서는 「정대표체제」를 보다 확고히 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당내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23일 경주현대호텔에서 정대표 주재로 열린 의원 총회 토론내용도 주로 정대표 중심으로 단결하자는 것이 주를 이루었다. 이날 의총에서 나온 발언요지는 다음과 같다. ▲김정남총무=경주에서 의원간담회를 갖는것은 이곳에 칩거중인 정주영대표가 하루빨리 상경,당무에 복귀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소속의원들의 뜻을 직접 찾아뵙고 전하는게 도리일것 같아서이다. 또 대선이후 국민당의 역할이 오히려 더 커졌다.이런 취지에서 여러분들의 뜻을 말해달라. ▲정주영대표=이렇게 찾아줘 감사하다.우리는 대선에서 선전했다.그러나 김영삼당선자가 여권의 모든 기능을 동원,우리의 숨통을 죄는 바람에 졌다.나라경제를 위해 결과에 승복한다. 과거 야당과는 달리 옳은 정책,특히 경제정책은 여당을 지원하겠다. ▲김해석의원=당발전을 위해 당직과 기구개편이 필요하다.총재직을 신설하고 그 밑에 약간명의 최고위원을 두자. ▲한영수최고위원=오늘 회의가 중요하니만큼 의원총회로 격상시키자(채택).대선승복과는 별도로 민자당의 선거과정에서의 잘못을 국회에서 짚고 넘어가자. ▲김동길최고위원=이번 대선패배는 실패가 아니라 시련이다.이런 시련은 앞으로 얼마든지 있을 것이지만 우리당은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이자헌최고위원=이시점에 중요한것은 결속이다.결속하려면 목표가 분명해야하고 우리의 목표는 내각제개헌,선거공영제,중·대선거구제 실시등 헌정개혁을 통한 난국수습이다.이런 목표를 가진 다른 정치세력과 힘을 합치는 것도 고려해야한다. ▲문창모의원=정대표는 조속히 일선에 복귀,당을 이끌것을 제의한다.(전원박수로만장일치통과) ▲정대표=국민당을 계속 공당으로 발전시킬것을 약속하고 당을 어떻게 이끌것인지는 여러분들과 논의하겠다.오는 28일 당무에 복귀하겠다. ▲조순환의원=우리당이 단기적으로는 위기를 맞고 있지만 국민들이 양금청산과 지역감정 해소를 원해 장기적으로 보면 희망이 있다. ▲양순직최고위원=우리당의 사활을 결정하는 기로에 서있다.당원들도 사기가 처져있으니 단합해야한다. ▲최영한의원=정대표가 재벌총수였다는 이유로 지구당위원장들이 일부 당원들로부터 상당한 의혹을 받고있다.지구당에 지원한 자금을 차라리 공개하면 오해를 씻고 당원들의 결속에 도움이 되겠다. ▲김용환최고위원=대선에 승복하지만 중립내각의 편파성은 짚고 넘어가자.진로문제에 대한 비관은 버리고 당의 색깔과 정책을 분명히 하자. ▲박철언최고위원=지도체제의 정비가 필요하다.3월 전당대회에서 당원·당규를 정비하자.최고위원 수도 너무 많다.당을 제도가 움직이는 공당으로 변화시키는 한편 야권대통합을 모색하자.민주­국민 양당간의 공조·정책연합을 추진하자. ▲이종찬의원=정치적으로는 이미 국민당과 새한국당은 통합됐다.따라서 정대표의 회의참석 요청도 있어 같은 입장에서 참석했다. 양당의 통합정신을 수용해준다면 당의 발전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 ▲정대표=회의에 참석한 모든 의원들이 백의종군하겠다는 각오로 일심동체로 당을 이끌어가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나는 여러분들의 이런 각오를 받들어 당을 이끌겠다.
  • 대선 3대쟁점 핵심 총점검

    선거전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주요정당들의 치고 받는 성명전과 비난전도 가열되고 있다.이들 성명들은 주로 「색깔론」과 흑색선전,금권선거등을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다. ◎색깔논쟁/민주당의 전국연합과의 연대에 초점 민자당은 김대중후보와 인공기가 함께 그려진 홍보유인물은 폐기하도록 했지만 「전국연합」과의 연대를 문제삼아 김후보의 「색깔론」은 계속해서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정원식선거대책위원장은 이같은 방침에 따라 14일 성명서를 통해 『소위 정책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민주당과 손을 잡은 「전국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전대협」은 북한에 대표를 파견하는등 김일성노선을 추종하는 주사파(주체사상파)들이 주도하는 단체』라면서 『이들의 불법적인 활동은 통일전선전략의 일환으로 김대중후보를 당선시킨다는 사전 각본에 의한 것』이라고 「색깔론」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정위원장은 『「전국연합」소속 대학생들이 각 대학과 지하철역 등 전국 곳곳에서 김영삼후보를 비방하는 선전물을 대량 배포하는 것은 물론 신문에 불법광고를 게재해 특정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어야 한다고 노골적인 불법선거운동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김대중후보와 「전국연합」과의 연대를 강조하고 『김대중후보는 이들의 불법활동을 묵인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손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삼후보도 12일의 대구유세에서부터 김대중후보를 『김일성노선에 동조하고 있는 「전국연합」과 손을 잡은 후보』라고 지칭하고 『최근 북한은 평양방송을 통해 이 김영삼이를 낙선시키고 민주당후보를 당선시키라고 지령하고 있다』고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 또 찬조연사로 나서고 있는 김종필대표는 『색깔이 분명치 않은 사람』,김재순고문은 『김신조가 청와대를 습격했을 당시 향토예비군제를 반대한 사람』,정원식위원장은 남북회담수석대표 시절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5차례나 회담에 참석했지만 북한은 아직도 적화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등으로 북한과 김대중후보를 연결시키고 있다. 민주당의 김대중후보는 이에대해 14일의 유세에서 『김영삼후보가 스스로 30년 민주화동지라고 말하면서도 나를 용공으로 몰고 있는데 대해 비애와 절망을 느낀다』며 『김영삼후보는 대통령이 되기위해 야당에서 여당으로 변신하더니 이제 패색이 짙어지자 30년 우정마저 배신하고 있다』며 김영삼후보의 「변신」을 비난했다. 김후보는 『김영삼후보가 문제삼고 있는 「전국연합」의 인사들과는 김영삼후보 자신도 5공독재투쟁때 긴밀히 협력했고 6공에서도 3당합당전까지 그들과 협력했다』면서 『그들이 김영삼후보와 손을 잡을때는 괜찮고 나와 손잡으면 용공이라는 논리는 군사독재정권의 유물이며 김영삼후보는 이러한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후보는 또 『이번 선거는 변절이냐 지조냐의 선택』이라고 전제,『김영삼후보는 군정종식을 외치다 군정에 들어갔고,여소야대를 국민의 위대한 결단이라고 했다가 3당합당후에는 「여소야대가 계속됐다면 헌정중단이 됐을 것」이라고 말하는등 신뢰성을 결여했다』고 주장했다. 박희태대변인은 그러나 이날 다시 성명을 내고 『청와대에 들어갈 사람은 푸른 색깔이어야 한다』면서 『김영삼후보가 색깔론을 완곡하게 몇번 표현했다고 해서 30년 우정을 배반했다고 치고 나오지만 김대중후보는 유세때마다 「대통령자질론」을 거론하면서 단골메뉴로 YS를 비난하고 입에 담지 못할 인신공격을 했다』며 「색깔론」을 계속해서 문제삼을 것임을 밝혔다. ◎흑색선전/“악성 비방 유인물 뿌린다” 삼각 비난전 민자당은 민주당과 「정책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손을 잡은 「전국연합」 소속대학생들이 지하철역등 전국 곳곳에서 김영삼후보를 비방하는 흑색선전물을 대량 배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자당에 따르면 이 유인물에는 김영삼후보가 서울대를 졸업하지 못하고 중퇴했으며 여자관계추문이 있는 듯이 터무니 없는 허위사실을 날조,비방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민자당은 또 『국민당이 김영삼후보는 기업인들을 협박해 이권을 주겠다고 속여 돈을 우려내고 있다는 흑색선전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민자당이 폐기하기로 한 유인물이 대표적인 흑색선전이라는 주장이다.이 유인물에는 김대중후보가 전국연합의 깃발을 들고있는 가운데 확성기가 달려있는 인공기에서 「야당후보를 당선시켜 우리의 통일전선을 형성할 것이며…」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내용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국민당의 정주영후보도 이날 『이종찬의원이 반금세력에 합류한뒤 민자당의 악성루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김영삼후보진영은 「정주영을 찍으면 김대중이가 당선된다」는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당은 또 성명을 통해 『간첩단 사건관련자들이 정부,민자·민주당에 상당수 있다』면서 『정부가 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민주당의 반발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정부와 민자당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물증은 제시하지 않았다. ◎금권선거/CY에 집중포화… 서로 “금품살포” 주장 금권선거시비는 역대 어느 선거에서건 관권개입문제와 함께 정부·여당을 공격하는 소재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 금권선거공방을 주도하는 측은 제1당인 민자당이며 주공세대상은 국민당이다. 국민당은 과거 개념으로 보면 야당이다.그럼에도 우리나라 최대 재벌총수 출신이 후보및 대표를 맡고 있기에 출범부터 김권시비의 소지를 안고 있었다. 민자당은 선거초반 국민당이 막대한 자금동원능력과 현대조직을 이용,여권의 주된 표밭이랄 수 있는 중산층을 파고 들자 국민당의 김권선거양상을 집중 비난했다. 제3당인 국민당은 오히려 김권선거문제에 있어서는 수세에 몰린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중공업에서 국민당 선거자금지원을 위한 비자금을 조성했음이 경찰수사및 관계 직원의 양심선언으로 드러남에 따라 김권공방이 가열되기 시작했다. 현대기업 돈은 선거자금에 쓰지 않았다고 강변했던 국민당측의 주장이 옳지않음이 판명되면서 상승세를 타던 국민당 지지도가 꺾였다는게 선거관계자들의 분석이다.민자당의 선제공격이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정주영후보는 『비자금이 아니고 보유주식을 매각한 돈』이라고 변명했으나 합리적 타당성을 결여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민자당의 김영삼후보는 유세때마다 『돈으로 권력과 대통령을 사려는 것은 총칼로 권력을 쥐겠다는 쿠데타보다 더 나쁘다』면서 『이같은 더러운 버르장머리를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 힘으로 반드시 뿌리뽑아 달라』고 김권선거 타파와 정경유착을 집중 공격했다. 민자당은 이와 함께 찬조연설 및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정후보를 「근로자의 피땀으로 번 돈을 정치판에 뿌리는 정경유착의 표본」「고 박정희대통령의 음덕으로 돈번 사람」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민주당의 김대중후보도 『정경유착으로 재벌이 된 사람이 어떻게 중소기업을 살리고 경제정의를 실현할 수 있느냐』『노동자를 착취해 재벌이 된 후보』라고 정주영후보의 김권문제를 지적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국민당이 민자당 지지층을 잠식해 어부지리를 얻을 생각으로 『민자당도 김권선거를 시도하고 있는데 국민당만 몰아치는 것은 관권탄압』이라고 국민당편을 들기도 했다. 국민당도 『김영삼 민자당후보의 정치자금 조성경로도 조사해야 한다』고 나서 김권선거 공방은 관권시비에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선거가 종반에 들어서자 각 당은 상대방의 막판 금품살포 가능성을 제기하며 공방을 계속하고 있다. 민자당의 정원식선거대책위원장은 14일 회견을 갖고 『국민당이 오늘부터 현대조직을 이용,막대한 자금을 풀어 1인당 5만원이상의 현금이나 선물을 대대적으로 살포,매표를 자행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폭로했다. 국민당도 이에 맞서 민자당측이 이미 현금봉투돌리기를 시작했으며 이와 관련한 민자당원의 양심선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정경혼연일체(외언내언)

    대선이 종반에 접어들면서 선거전이 상궤를 벗어나 혼탁한 양상을 보인다.일부 정당은 중립내각의 공정한 선거관리를 「탄압」 또는 「편파수사」라며 당리당략적 대정부 공세를 펴고 있다.민주당과 국민당은 자기당을 지원하는 재야단체나 재벌그룹의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정부수사를 「편파수사」라고 주장,「중대결단」운운 하면서 정부에 공격의 화살을 보내고 있다. 정부가 현대그룹 계열사의 명백한 실정법위반 혐의를 잡고 수사를 펴자 국민당은 이를 「탄압」이라고 강변하면서 선거전략으로 이용하려 안간힘을 기울이는 것 같다.현대중공업이 무려 5백5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뒤 이른바 「돈세탁」을 했는데도 「편파」로 맞서면서 사실을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또 현대목재가 임직원들에게 책임선거운동 구역을 정해주고 조직적인 불법선거운동을 한 것을 놓고는 「그룹총수를 돕는일」정도로 여기고 있다. 특정재벌이 임직원의 80%이상을 특정정당에 가입시키고 각 계열사별로 책임구역을 정해 조직적인 운동을 펴는등 우리 선거사상 유례없는 일이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그같은 재벌그룹의 「사당화 현상」은 아마도 동서고금에 없는 일이 아닐까.사직당국이 그런 전대미문의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동향파악을 위해 경찰력을 동원한데 대해 이 재벌그룹은 인권침해 행위라며 오히려 도전적 자세이다. 지난번 총선에서 재벌총수가 정치에 참여하면서부터 김품타락선거를 우려하는 소리가 나왔다.이번 대선에서 그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자 정부가 비로소 척결의지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그런데도 국민당과 현대그룹은 정부의 공정한 공권력행사를 「탄압」이라며 적반하장식 항변을 하고 있지 않은가. 국민당의 당략적 편견과 재벌의 천민자본주의적 사고가 혼합되어 「정략적 편견」을 창출하고 있는 것 같다.국민당과 현대그룹은 이제부터라도 정경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그래야만 정당으로서 존립과 기업으로서 존재가치를 국민들로부터 인정받게 될 것이다.
  • “또 재벌당이냐” 당내외 여론에「하마」/김우중씨,왜 출마 포기했나

    ◎JC반대로 정치적 입지확보 어려움/불투명한 승리·대우앞날 고려한 결단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이 29일 「대선출마포기」를 최종 선언한 것은 여론의 질책과 신당내 복잡한 사정때문에 내린 불가피한 결정으로 보여진다. 최근 김회장을 만난 인사들은 한결같이 그의 정치참여 욕구가 강했다고 전한다.김회장은 신당인사들과 수시로 접촉,후보및 지도체제 문제까지 논의하는 등 신당참여를 강력히 시사하는 행동을 해왔다. 그러나 김회장의 대선출마의사가 노골화되면서 여론은 따가운 비판을 가했다.정주영국민당대표에 이어 또다시 재벌이 정치에 뛰어들면 나라꼴이 어떻게 되겠느냐는 지적이 폭넓게 공감대를 형성했다. 신당 분위기도 복잡하게 전개됐다.조직·자금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다수 인사가 김회장의 영입을 바랐지만 중심세력인 이종찬의원 진영이 「제2의 재벌당」은 안된다며 김회장 후보추대에 부정적이었다. 이종찬의원과의 차차기를 겨냥한 후보·당권분리 신경전도 심각했다. 김회장은 정치참여 의사를 피력하면서 이번 대선에서의 승리는기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결국 12월 대선보다는 다음 대통령선거를 겨냥,정치권에서의 입지확보를 노렸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김회장은 지난 28일 이자헌·박철언의원등 신당 인사들로부터 후보추대를 권유받고 후보와 당권을 모두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다.이는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에도 자신이 당전면에 나서 정계개편을 시도하는 한편 15대 선거에 재도전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간파한 이종찬의원은 김회장 추대의 전제조건으로 「중도불포기보장」과 함께 「후보·당권분리」를 요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12월 대선에 신당을 업고 출마하더라도 승리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해온 김회장으로서는 불출마결정이 현실적인 판단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대우그룹측에서도 김회장의 불출마결정이 정치참여조건을 둘러싼 신당과의 「협상결렬」에 주된 원인이 있다고 밝힌다.최근의 출마설 파동으로 정치지도자로서의 잠재력을 과시했고 재벌총수의 정치참여라는 사회적 비난도 어느 정도 걸러지게 돼 신당참여이상의 정치 입문기반을 다졌다고 대우관계자들은 분석한다. 한편으로는 김회장의 출마포기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적으로 「상황조건」탓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김회장은 28일 상오 이종찬의원을 만났을때 정치참여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이의원이 전했다.이어 이자헌·박철언의원의 방문을 받고 『시간을 좀 달라.이종찬의원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고 했으나 신당불참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김회장 측근들은 『이종찬의원이 한때 김회장의 출마를 권유해놓고 이제 김회장후보추대를 반대해 김회장이 당황해했다』고 말해 이종찬의원과의 불화도 한 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종찬의원에 대한 약간의 섭섭함이 하루만에 김회장의 태도를 돌변하게 한 이유라고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더구나 이종찬의원은 이날밤 이자헌의원과 만나 김회장추대와 관련,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뤄놓은 시점이었다. 김회장과 이종찬의원의 마지막 담판이 29일 상오9시30분 있었으나 김회장은 이미 28일 하오에서 29일새벽사이에 걸쳐 불출마를 결심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따라서 이종찬의원진영에서는 음모설을 줄기차게 제기하고 있다. 김회장이 출마를 결심하면서 지난 21일 김영삼민자당총재,23일 노태우대통령을 차례로 만난 것은 결국 김총재를 돕기위해 출마얘기를 꺼낸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는 대우그룹의 기업들에 도움을 주고 김총재가 당선되면 다음 정권에서 특혜를 받기위한 원모가 깔려있을수 있다는 주장이다.김회장이 불출마기자회견에서 『양금구도 청산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불출마선언을 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이의원측은 지적한다. 이번 대선에서 양금이 표대결로 마지막 결판을 냄으로써 양금구도를 청산해야한다는 논리는 신현확씨,김윤환의원등 친YS성 구여권 인사들의 논리이다. 외압설에 대해서는 김회장 자신이 부정하고 있고 다른 뚜렷한 증거도 없다. 그러나 노태우대통령이 어려운 경제환경속에서 부실기업인의 정치참여에 대해 간접적으로 유감을 표시한 일,김영삼총재가 강도높게 재벌의 정치참여를 비난한것등이 김회장에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없지 않다. 김회장의 불출마선언으로 대선정국은 한결 정돈됐다. 「양금일정」의 3자대결로 압축되면서 김영삼총재가 유리한 위치에 올라서게 됐다. 신당의 경우 창당전 붕괴위기에 몰린 것으로 보여진다.이종찬의원을 중심으로한 소수세력이 대선에 참여하느냐,혹은 뿔뿔이 흩어지느냐만이 남은 상황같다.
  • 외언내언

    김우중대우그룹회장의 대통령선거출마설 부인으로 대선정국은 다시 기존의 궤도를 달리게 되었지만 국민들의 뇌리엔 아직도 많은 궁금증이 남아있다.그중의 하나가 우리나라에선 왜 재벌 총수들이 저마다 정치를 하려고 드느냐는 문제다.◆당대에 재벌로 도약한 경제 기적을 정치에도 실현시켜 보겠다는 것이 당사자들의 변일지 모르나 사회의 시각은 좀 다른 것같다.돈에다 권력까지 쥐어보겠다는 권력탐욕의 발로로 해석하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재벌로서 막대한 선거자금을 내게되느니 차라리 그 돈으로 자신이 직접 정치에 나서겠다는 현실적 계산을 했음직하다는 관측도 있다.김우중씨의 경우 현대그룹 총수 정주영씨와의 경쟁심리가 작용했을지도 모른다.◆재벌총수들의 정치지향에 대한 또다른 원인분석은 이들이 경제쪽에서 어떤 권태를 느낀 나머지 정신적 성취감의 돌파구를 다른 분야,즉 정치에서 찾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재력을 쌓을만큼 쌓았으니 개인적으론 권태기에 접어들법도 하겠다.그러나 국가의 경제난국을 생각한다면 경제발전의 견인차인 이들의 외도는 「도피주의」라는 비판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금년초 미국에서 텍사스 부호 로스 페로의 대통령선거출마문제로 찬반논쟁이 벌어졌을때 반대론자들이 제일 먼저내세웠던 논거는 이른바 페로신화의 훼손 우려였다.페로가 정치라는 이전투구에 뛰어들 경우 맨손으로 수십억달러의 부를 쌓은 그의 입지전과 월남전·이란 인질사태때 보여준 그의 애국심은 매스컴에 의해 발가벗겨지고 정적들에 의해 난자당해 신화를 아끼고 싶은 국민들을 슬프게 만들지 모른다는 것이었다.◆정치도 잘돼야 하지만 우리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었던 정주영신화,김우중신화,포철신화도 훼손없이 간직해나가는 것이 우리의 내일을 위해 바람직하다.베스트셀러인 김회장의 저서 이름대로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지만 기업인은 기업인으로서의 본령을 다하기를 바라는 것이 대다수 국민의 요청임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 “올것 왔다”긴급임원회의 등 어수선/김우중씨 출마설…대우그룹 주변

    ◎사장단 해외출장 취소… “전원 대기”/타그룹서도 촉각… 사실확인 분주 「김우중회장 대통령출마」설이 나온 24일 대우그룹의 계열사 임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회장의 출마여부를 확인하고 대책을 의논하느라 어수선했다. 재계와 증권시장에도 「김우중파동」이 하루종일 악재로 작용,다른 그룹들도 신경을 쓰는가 하면 대우그룹의 상장 8개사 주가는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정국안정으로 회복세를 보였던 주가도 느닷없는 찬물로 13포인트가 내렸다. ○일손 놓고 전전긍긍 ○…대우그룹은 이날 아침 일찍 서형석기조실장 주재로 긴급 기조실임원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으나 김회장의 「진의」를 파악치 못해 「우리로서는 아는바 없다」는 하나마나한 공식입장만 정리했다. 대선출마설에 그룹 임직원들은 그간의 끈질긴 소문으로 미루어 「올것이 왔다」는 반응과 함께 그룹의 장래를 심각히 우려하는 모습들이었다.임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화장실과 복도·사무실에서 삼삼오오 모여 김회장의 향후진로와 그룹의 장래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계열사사장단은 예정됐던 해외출장도 전원 취소한채 대기상태에 들어갔다. 대우그룹 계열사의 전화는 출마설의 진위를 묻는 외부전화로 거의 통화가 불가능한 상태였다.증권투자자들은 주식폭락사태의 책임을 물어 항의했고 『이 나라가 재벌공화국이냐』는 전화도 많았다.전화중에는 『대우그룹임원들이 영향력이 미칠 수 있는 지인 2천명씩을 이미 김회장 앞에 써냈다는데 사실이냐』는 내용도 있었다. ○…김회장 자신은 이날 상오 출장중인 부산에서 기조실 관계자의 전화를 받고 『정치권으로부터 제의 받은것 없다』는 대답만 한채 전화를 끊어 궁금증을 더하게 했다. ○그룹차원서 준비 김회장은 이날 하오 승용차편으로 상경,사무실에 들르지 않은 채 「개인약속」을 처리한다며 「잠행」해 정치권인사들과 만난 것이 아닌가 추정케 했다. 김회장의 일부 핵심측근들은 김회장이 간부회의 등에서 현실정치불참을 여러차례 밝힌 것과 관련,『대통령후보로 출마할리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그러나 또다른 관계자들은 현대와 달리 대우는 혼자 굴러가기 어려운상태임을 들어 김회장이 「무모한 새사업」에 뛰어들리 없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그러나 어느 임원도 김회장의 출마설을 강력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김회장이 그룹차원에서 출마를 준비한 흔적은 여러군데서 나타나고 있다.비서실과 주요사장들로 올 1월초 구성된 「한국정치연구회」는 김회장의 정치참여에 대한 그룹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정계·학계인사들을 접촉해 왔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최근에는 이 연구회가 부장급이상 수백명규모로 급팽창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김회장이 일부 계열사를 정리하고 상장회사의 소유주식을 매각,정치참여 준비를 하고 있다는 설이 계속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삼성,럭키김성,선경그룹등 재계도 이날 김회장의 출마설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사실여부를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재계는 김회장이 정계에 진출했을때의 이해관계를 저울질 하는 한편 정주영 전현대그룹명예회장의 정계 진출때와 마찬가지로 또 한차례 재계가 국민들의 따가운 비판을 받을 것으로 걱정했다. ○국민들 반응에 신경한 그룹의 관계자는 『그동안 정치인들이 제대로 정치를 하지못해 경제인들이 정치에 뛰어드는게 아니냐』면서 『재벌총수의 정계입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나 다른 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대표의 정계진출로 국민들로부터 「정경일치」라는 비난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서 김회장까지 정치를 하게될 경우 국민들이 재벌을 보는 시각은 더욱 부정적으로 될것』이라고 우려했다. ○증권사 객장 침통 ○…이날 증권사의 관계자들은 김회장출마설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위해 아침부터 분주,관계자들은 김회장의 출마가 사실일 경우 지난17일부터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증시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가 될 것을 우려하며 종합주가지수 5백선도 위협을 받을 것으로 걱정했다. 증권관계자들은 연초부터 정주영 전현대그룹명예회장의 정치인 변신이라는 정치적 악재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증시가 이종찬·박태준의원의 탈당에 이어 김회장의 출마설까지 겹치자 침통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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