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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경정책/나웅배부총리 인터뷰(올해 국정 이렇게)

    ◎“금융·토지부문 규제 대폭 완화”/경기급락 막게 간접자본예산 조기 집행/올 7∼7.5% 경제성장 목표 달성 무난할 것 □대담=김영만경제부장 나웅배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17일 본지 김영만경제부장과 새해 경제운용 전반에 관해 「국정대담」을 가졌다. ­엊그제 청와대서 고위당정을 한 것으로 보도됐는 데,증시부양대책이 논의됐습니까. ▲만나기는 했지만 논의할 만한 사안이 못돼요. ­그렇습니까.재경원에서 증시대책을 곧 발표할 것처럼 보였었는데…. ▲증시는 기업들의 주요 자금 조달원입니다.또 많은 사람이 저축과 투자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그러나 당장 내놓을 특별한 대책은 없습니다.증권시장이 안정적이고 건전하게 발전해 나가도록 제도적 여건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에서는 증시안정대책을 촉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정부로선 증시가 안정되도록 주시하겠다는 말 이외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증시에 대해 재경원 장관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올 업무계획에서 경기급락을 막겠다는 뜻을 밝히셨는 데요. ○증시부양 고려 안해 ▲경기 연착륙을 위해 재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딱 두가지입니다.하나는 재정에서 직접 하는 것입니다.올 예산 중 사회간접자본 관련예산을 상반기에 61% 배정했습니다.과거에 비해 많은 것입니다.가능하면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예산을 재정에서 조속히 집행,경기급락을 막을 생각입니다.둘째는 기업의 시설투자를 유발할 수 있도록 금융·세제지원을 하는 것입니다.시설자금이나 외화대출을 늘려주는 것 등이 그 예입니다.올해 설정한 7∼7·5%의 성장률을 달성하는 데 큰 무리가 없으리라 봅니다.수출이 작년처럼 30%는 워낙 이례적인 것이고….올해에도 18% 가량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소비가 지나치게 죽은 게 아닙니까. ▲위축된 게 사실이에요.그래서 지표를 주시하고 있는 데,1∼2월은 학교 등록금 준비하느라 소비가 언제나 약간 줍니다.우려할 수준은 아닙니다. ­선거철인데 좀 늘려야 되는 거 아닙니까. ▲선거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없습니다…. ­그런 뜻이 아니라,돈이 돌아야 되는 게 아니냐는 얘깁니다. ▲경제는 순리대로 움직여야 한다고 봅니다.선거가 경제에 직접적으로 주는 영향은 아주 적습니다.다만 심리적으로 선거가 있으면 좀 흐트러지는 게 사실입니다.경제를 순리적으로 움직여 국민이 안심하도록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재계 끌어안기가 가시화될 것 같은 데요.대통령은 언제 쯤 재벌총수들을 만날 것 같습니까. ▲그 시기는 대통령이 결정하시겠죠.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이라는 불행한 일로 기업들이 위축된 면이 없지 않습니다.그러나 앞으로도 그릇된 정경유착의 관행을 차단하고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은 보장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뜻입니다.경제수석을 전경련회의에 보낸 것은 기업활동을 왕성하게 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적절한 시기에 대통령이 전달할 것으로 봅니다. ­기업의 시설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한 대책으로 뭘 구상하고 계십니까. ○시기 대통령이 결정 ▲예의 주시하며 여러가지를 검토하고 있는 중입니다.상황을 보아가며 결정하겠습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정부에 개혁을 촉구했습니다.혹시 정부와 「짜고 하는」 것은 아닙니까. ▲짜고 한다고요?(웃음) 사실 우리 경제부처는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정착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해왔는 데 부분적으로 관료화·경직화된 면이 없지 않습니다.반성해야 될 부분이 있다고 봐요.국경없는 무한 경쟁시대에 정부의 행정 서비스가 다소 떨어진다는 것도 당연한 지적입니다.적어도 행정서비스는 국제적으로도 손색이 없어야 된다는 지적에 공감합니다.정부가 투자한 KDI가 이견을 내거나 비판하는 것을 싫어하는 분위기가 있는 데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지난 번 전경련회의 때에도 재경원이 규제완화가 안된 조직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국제적인 규제완화는 국제 경기흐름과 연결되기 때문에 이제 착수해야 할 시기가 됐습니다.그래서 「규제완화 작업반」을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저는 기업에도 있었고 정치권에도 있어봐서 압니다.정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기변신을 위한 노력을 부단히 해야 합니다. ­규제완화를 강조하시는 데,특정 분야를 생각하시는 게 있습니까. ▲금융분야가 그렇습니다.다만 경제의 안정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예를 들어 환율은 시장기능에 따라 움직이지 않습니까.지금과 같은 경상수지 적자시대에 환율은 절하압력을 받습니다.그러나 외국으로부터 돈이 들어오는 것은 절상압력입니다.이런 상황에서 급격한 자본시장 개방이 압력이 될 수 있습니다.이런 부분이 함께 고려돼야 지요. ­작년에 기업의 해외투자를 규제했습니다.산업공동화를 우려하면서…. ○경제 안정운용 역점 ▲아직은 공동화는 아닙니다.해외투자를 인위적으로 막기보다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기업할 수 있도록 국내여건을 개선하는 데 정책초점을 맞춰야 합니다.토지나 금융비용·인건비·물류비용 등 이런 부문의 규제를 풀어 기업하기 좋게 유도해야 합니다. ­인건비야 하루아침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고,토지나 금융비용에 대해 구체적인 복안이 있습니다. ▲지금 뭐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조금 더 지켜봐 주십시오.대폭적으로 하려고 합니다. ­규제완화의 의지가 역대 어느 부총리보다 강하신 데…. ▲앞으로 규제완화는 단순한 절차개선이나 양적 규제완화에서 탈피해 기업활동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핵심규제를 풀어나갈 계획입니다.이를 위해 정부와 연구기관 합동으로 경제규제완화작업반을 구성 중에 있습니다.이 작업반에서 토지이용과 개발제도,기업의 자금조달과 관련한 금융제도,산업진입규제 등이 중점 추진대상이 될 것입니다. ­직접 말씀하실 사안인 지 모르겠으나 현대그룹의 제철소 건립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규모 투자가 들어가는 기간산업은 이제까지 규제와 보호속에서 컸습니다.일본 차가 수입되지 않고 있는 것은 수입선 다변화 제도 때문입니다.일종의 보호정책이지요.대규모 사업진행은 정부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는 게 바람직합니다.반드시 조정을 해야 합니다.기간산업들이 보호를 받지 않는 것같지만 아직도 여러 보호틀에서 성장하고 있음을 기업주들은 알아야 합니다.특히 제철소는 정부와 협의하는 게 기업으로서도 국가로서도 바람직합니다.중소기업 등 많은 기업이 참여하는 부분과 다르지 않습니까. ­실물경제의 안정을 굉장히 중요시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재계에서도 그런걸 알고 있습니까. ○기업 투명성 확보를 ▲그러는 것 같습니다.다만 누구나 기업의 내용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합니다.현대그룹에 이어 선경에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외이사제나 공인회계사 감사제도의 보완,소액주주의 경영점검제 도입 등은 강화돼야 합니다. ­재벌의 상속·증여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소유의 집중이나 지배주주의 현상은 법의 테두리안에서 해소돼야 한다고 봅니다. ­한은법 개정을 재추진 합니까. ▲며칠전 이경식총재를 만났습니다만,한은 독립문제는 법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상 문제입니다.조화가 중요합니다.내 첫직장이 한은입니다.5년 일했습니다.정서적인 경쟁관계 분위기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법보다는 운영과 대화로 풀 수 있다고 봅니다.가까운 시일 안에 금통위원들과도 만날 것입니다.
  • 노씨 “뇌물 아닌 성금” 주장/어제 2차공판

    ◎검찰보충신문서 공소사실 부인/변호인 반대신문은 포기/29일 2차공판/재판부,양측신청 증인 9명 채택 노태우전대통령은 15일 비자금 사건 2차공판에서 변호인의 반대신문은 포기토록 했지만 검찰의 보충신문에서 자신이 기업인들로부터 받은 돈은 성금이지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등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노피고인은 검찰의 보충신문에서 『나는 추호도 뇌물성 자금을 받은 적이 없고 모두 성금으로 받았으며 뇌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등 이날 상오의 변호인 반대신문 포기시 변명 않겠다던 말과는 달리 자신의 입장을 적극 개진했다. 노피고인은 이에 앞서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시작되기 전 김유후변호사가 낭독한 「반대신문을 하지 않는 사유」에서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상처 받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변명을 하거나 처벌을 완화하는 일체의 변호나 반대신문은 원하지도 응하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노피고인은 그러나 『이권과 무관한 기업의 성금을 대가 없이 받아 통치자금으로 사용했으며 퇴임시 남은 돈은 나라와 사회를 위해 큰일을 할 때 쓸 계획이었다』면서 뇌물 성격의 돈이었다는 사실을 극구 부인했다. 이날 상오 10시부터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김영일부장판사) 심리로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2차공판은 변호인측 반대신문,검찰측 보충신문으로 이어져 하오 7시30분쯤 끝났다. 공판에는 노피고인을 비롯,이현우전청와대경호실장(구속)·금진호의원·김종인전청와대경제수석·이원조전의원·이태진전청와대경호실경리과장 등 노씨 측근 5명과 삼성 이건희회장·대우 김우중회장 등 노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기업인 9명 등 피고인 15명 모두가 출석했다. 삼성의 이회장 등 대다수 피고인들도 노씨가 받은 돈이 대가를 바란 뇌물이라는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기업총수들은 『노씨에게 제공한 자금은 역대 정권의 관례에 따른 정치자금으로 안 줄 경우 기업에 돌아올 불이익을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이들은 한결같이 『그동안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 점과 경제활동 위축 방지 차원에서 재판부의 선처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현우피고인은 그러나 『재벌들이 마지 못한 강요에 의해 돈을 상납한 것으로 진술하고 있으나 사실과 다르며 특히 최원석동아·김석원쌍용·이동찬코오롱·김현철삼미회장의 경우 자신들이 먼저 통치자금제공을 제의해 면담을 주선한 것』이라며 재벌총수들의 주장을 상당부분 부인했다. 검찰측은 피고인들이 혐의사실을 부인하자 보충신문에 나서 이들이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반박논리를 펼쳤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과 변호인측이 동시에 증인으로 신청한 이종기삼성화재부회장과 장영수대우건설사장 등 기업관계자 9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3차 공판은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며 이날 검찰측이 보충신문을 함에 따라 검찰의 구형이 있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재판부는 그러나 노피고인과 전두환 전대통령 등 12·12 및 5·18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심리가 마무리될 때까지 노씨 비자금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선고를 연기,이들 사건 관련 피고인들에 대해 일괄적으로 형량을 선고할 방침이다.
  • 노씨,일부대목선 큰 소리로 부인/비자금 2차공판 이모저모

    ◎재판장­변호인 노씨 호칭싸고 신경전/이건희회장 가훈 내세우며 뇌물 부인 15일 열린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 관련피고인 15명에 대한 2차 공판은 노씨측 변호인이 반대신문을 포기함에 따라 느슨한 분위기속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반대신문에 이은 검찰측 보충신문 과정에서 노씨가 신문내용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활기를 띠기도 했다. 법무부 지침에 따라 올해부터 재소자들에게 새로 지급된 청회색 상하의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나온 노씨는 지난달 18일 1차 공판 때처럼 비교적 건강해 보였다. 이날 공판은 1차 공판 때 검찰의 직접신문 내용에 대한 재판부의 확인절차에 이어 변호인측 반대신문,검찰측 보충신문의 순으로 하오 7시30분까지 계속됐다. ○…이날 상오 10시 재판장이 「피고인 노태우」를 호명하자 노씨가 피고인출입구를 통해 나타난 데 이어 나머지 피고인 14명이 1차 공판때와 같은 순서로 입정. 이날 공판의 하이라이트로 주목받았던 노씨에 대한 반대신문은 변호인인 김유후변호사가 「반대신문을 하지 않는 사유」라는 유인물을 낭독하는 것으로 대체,취재진과 방청객들의 「기대」를 빗나가게 했다. 그러나 재벌총수측은 국가경제에 차지하는 기업의 위치와 역할,기업의 이미지 실추와 해외공사수주 등에서의 불이익,3공 때부터 내려온 상납관행 등을 내세우면서 적극적으로 자기변호에 나섰다. 이건희삼성회장은 가훈까지 소개하며 특혜를 위해 뇌물을 상납하지 않았다고 강변한 뒤 상용차진출과 차세대전투기 기종변경 때문에 재산상의 피해만 입었다고 검찰의 공소사실을 강력 부인. 김우중대우그룹회장은 『어려운 기업여건을 해외시장개척을 통해 이겨낸 불굴의 경영정신』을,최원석동아그룹회장은 리비아대수로공사 등 해외대형공사수주에 이 사건 기소가 끼친 악영향을 거론하며 변론을 전개. ○…이날 공판에서는 노씨의 호칭을 둘러싸고 재판장과 변호인이 한때 날카로운 신경전. 재판장인 김영일부장판사가 이날 공판에 앞서 피고인을 부를 때 별도의 호칭을 삼가도록 주의를 주었음에도 불구,노씨및 이현우전경호실장의 변호를 맡은 김유후변호사가이피고인에 대한 반대신문에서 「노태우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빈번히 사용한 것. 김부장판사는 이에 『호칭도 재판진행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1차공판 때부터 여러차례 지적한 주의사항을 계속 어기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책. 잠시 주춤하는 듯하던 김변호사는 그러나 「노대통령께서」 「노대통령께」 등의 표현을 다시 사용해 두번째 지적을 받았다. 김변호사가 태도를 바꾸지 않고 「노태우대통령」으로 호칭하며 이피고인에 대한 변론이라기보다는 노씨의 치적을 내세우는 듯한 신문을 계속하자 재판장은 이피고인에 대한 신문을 제일 마지막으로 돌리고 다음 차례인 금진호피고인을 호명. 그러나 김변호사는 이태진전경호실경리과장에 대한 반대신문 도중 『대통령으로 직접 곁에서 모셨던 분에게 피고인이라는 호칭을 쓰기 어려운 점을 이해해 달라』고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이에 김부장판사가 『이곳은 법정이니 원칙을 따르라』고 충고하자 김변호사는 직접 노씨의 의향을 타진하기에 이르렀으나 노씨는 『그렇게(피고인이라고) 불러주세요』라고 대답,법정이 웃음바다로 변하는 해프닝을 연출. 이후 김변호사는 꼬박꼬박 「노태우피고인」이라는 호칭을 사용. ○…노씨는 이날 하오 검찰의 보충신문이 진행되는 동안 일부 대목에서는 큰 소리로 혐의사실을 부인하고 때로는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 고개를 숙이고 낮은 목소리로 일관하던 1차공판때와는 크게 대조. 노씨는 특히 홍만표검사가 동아그룹 최원석회장에 대한 보충신문에서 대통령의 공사수주 내락을 받은 업체는 속칭 「신랑」으로 불리고 나머지는 「들러리」로 불리는 관행 등을 묻자 갑자기 왼손을 번쩍 치켜들어 진술을 자청. 김영일부장판사가 검찰신문을 그대로 진행시키자 조바심이 난 듯 세번씩이나 계속 손을 치켜들어 반론기회를 얻은 노씨는 『대통령 혼자서 모든 것을 다 결정하는 것으로 말하고 있는데 사람인 이상 관심은 가질 수 있지만 전적인 결정은 발주처에서 하는 것』이라고 흥분한 목소리로 반박.
  • 재벌들,검찰진술 뒤집으며 강공/노씨 2차공판 특징

    ◎노씨측은 이현우씨 반대신문 통해 “우회반박” 노태우전대통령측이 15일 열린 2차공판에서 변호인 반대신문을 포기,검찰 공소사실에 대해 반박논리를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이었던 노씨의 뇌물죄 성립에 관한 공방은 이뤄지지 않았다. 또 노씨 변호인인 김유후변호사는 이날 반대신문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실체적 진실의 규명이 필요한 경우 다음 기일에 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재판부가 『기회가 있을지 두고봐야 되겠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오는 29일 열리는 3차 공판에서도 노씨의 뇌물죄를 둘러싼 검찰과 변호인간의 「직접적」인 공방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날 노씨측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적으로 인정,「백기투항」한 것은 아님이 명백히 드러나 앞으로 열띤 법리논쟁은 불가피해졌다.노씨와 함께 이현우전경호실장의 변론을 맡은 김변호사가 이전경호실장에 대한 반대신문을 이용,노씨의 입장을 적극 옹호하는 우회적인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다. 김변호사는 이날 ▲노씨가 국정의원활한 수행과 정국안정 도모차원에서 「통치자금」을 유효적절하게 사용했으며 ▲개인축재용으로 사용하지 않았고 ▲기업인의 자발적인 요청으로 면담이 이뤄졌지 노씨가 지시하지는 않았다는 점등을 들며 노씨가 기업인들로부터 받은 돈이 뇌물이 아님을 강력주장했다. 결국 노씨측은 최근 전두환전대통령 비자금사건까지 겹치는 등 전직대통령의 부정축재에 대해 악화된 국민정서가 극에 이른 점등을 고려,고도로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차원」에서 노씨에 대한 반대신문을 포기한 것이지 액면 그대로 변론을 아예 포기하지는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노씨측은 3차공판때 이전경호실장의 반대신문을 속행,노씨를 옹호하는데 전력투구할 예정이다. 삼성그룹 이건희회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재벌총수들도 검찰조사때의 진술을 뒤집고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나서는 등 예상밖의 강경책을 구사하고 나섰다. 특히 삼성 이회장측은 경부고속철도공사·평택 LNG공사등 일부 공사는 한건도 수주한 사실이 없는데도 검찰이 이를 특혜성 사업으로 분류한데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정면으로 문제삼았다.또 뇌물액수가 비슷한 현대·LG 등 몇몇 기업들은 입건조차 되지않은 사실을 지적,법집행에 있어 검찰의 처사가 불공정했다고 주장하는등 예상밖의 「초강수」로 대응하기도 했다. 대우 김우중회장측도 「진해잠수함기지 공사등이 잘 처리돼 50억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검찰조사 내용을 부인하고 이날 『정치관행에 따라 돈을 주었지 특혜성 사업의 대가는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이같이 재벌측의 달라진 태도와 함께 변호인단이 이날 무려 9명의 증인을 신청,향후 재판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전개될 전망이다.
  • 「노씨 비자금」 오늘 2차 공판

    ◎변호인·검찰 “성금”·“뇌물” 열띤공방 예상/변호인­당시 정황·시기 구체진술 계획/검찰­혐의 부인땐 증빙자료 제시할듯 지난달 18일 첫공판이후 한달여만에 열리는 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사건 2차공판에서는 노씨등 관련 피고인 15명에 대한 변호인단의 반대신문이 진행된다. 모두 28명의 변호인단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본격적인 「역공」을 펼치기 위해 재판 하루전인 14일에도 질문내용을 최종 점검하는등 막바지 정리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변호인단의 준비상황과 검찰·법원의 입장등을 정리해본다. ▷변호인단◁ 연초 법원으로부터 9천여쪽에 이르는 검찰수사기록을 넘겨받아 그동안 기업인등 이해관계가 비슷한 피고인별로 군을 형성,검찰 공소사실을 반박하는 전략을 함께 짜내기도 했다. 노씨와 이현우전경호실장,금진호의원 등 재벌을 제외한 피고인측 변호인들은 노씨와 기업인들간에 오간 돈이 뇌물이 아니라는 논리를 집중 부각시킨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특히 노씨는 2차공판에서 정치성금 혹은 통치자금이라는 점을 관철시키기 위해 돈을 받을 당시의 정황과 시기·장소등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재벌측 변호인들은 주로 경제성장에 기여한 점 등 정상참작사유를 들며 재판부에 선처를 구하는 읍소작전에 주력,변론을 일찍 종결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재벌총수들의 경우 반대신문에서 적극적인 무죄주장이 나올 것이라고는 보지 않지만 노씨는 뇌물성을 여전히 강경부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따라서 노씨가 혐의사실을 부인할 경우 보충신문을 통해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제시,즉각 반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형국책사업 수주시점과 돈이 오간 시점이 일치하는등 수사기록에 뇌물임을 입증하는 자료가 충분히 확보돼 있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법원◁ 노씨 비자금외에 전씨 비자금과 12·12사건이 배당된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김영일부장판사)는 앞으로 5·18사건까지 담당할 예정이어서 노씨 비자금 사건의 재판일정을 가급적 단축시킨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2차공판에서 변호인 반대신문을 마무리지을 계획이지만 일부 피고인들이 뇌물성 여부에 대한 끈질긴 공방을 전개할 경우 3차공판까지 변호인 반대신문을 계속할 방침이다.
  • 알 권리와 피의자 인권/노주석사회부기자(오늘의 눈)

    15일 열리는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 2차 공판에서 국민들은 노씨의 수의입은 모습을 신문이나 방송에서 찾아 볼 수 없게 됐다.이 사건 재판부인 서울지법 형사합의 30부(재판자 김영일부장판사)는 13일 노전대통령의 2차 공판에 대해 법정내 촬영을 일체 불허한다고 발표했다.1차 공판 당시 40초동안 수의에 고무신 차림의 노씨와 이건희삼성회장 등 재벌총수들이 법대앞에 선 모습의 촬영을 허용했던 재판부가 돌연 방침을 바꾼 것이다. 이에 뒤질세라 법원구내에 설치된 구치감의 관리·감독권을 가지고 있는 법무부도 그동안의 관례와는 달리 구치감안에서의 언론의 취재 및 촬영을 금한다고 보조를 맞추고 나섰다. 이같은 방침에 대해 법원측은 「피고인은 확정된 형벌에 의해 고통을 받을 법적 의무 이외에 고통을 받을 의무가 없으며 인격권이나 초상권을 무시하고 전혀 변동이 없는 피고인들을 또 다시 촬영에 응하도록 하는 것은 형벌이외의 고통」이라고 불허이유를 대고 있다. 노씨가 구속 수감된 서울구치소에서 법정에 들어서기 까지를 관할하고있는 법무부도 1차공판때와 똑같은 모습을 재반복하는 것은 「국가적 위신」에도 이로울 것이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렇지만 이같은 결정이 혹시 법정촬영을 점차 허용하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미국은 50개주 가운데 3분의 2이상이 법정촬영을 허용하고 있다.일본도 지난 91년 최고재판소와 일본신문협회의 합의에 따라 기준을 정해 재판장 입정에서부터 공판 개시전까지의 촬영을 대부분 허용하고 있다. 이번 재판부의 촬영불허방침에 대해 KBS·MBC·SBS 등 국내 방송사들이 국민의 알권리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낼 예정이므로 어쨌든 이에 대한 판가름은 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1차 공판 당시 아무런 이의도 없이 구치감 취재를 허용했던 법무부가 법원의 결정에 묻혀서 촬영 및 취재를 불허한 점이다. 2차 공판에 나서는 노씨는 올 1일부터 바뀐 재소자규칙에 따라 사제 솜옷수의를 벗고 일반재소자와 동일한 청회색 수의를 입고 공판에 나선다.또 구치감 앞에서 무슨「폭탄선언」을 할 지 아무도 장담 못할 일이다. 그런데도 1차공판 때와 입정 절차와 시간이 똑같으니 비록 다른 옷,다른 표정,다른 말을 하더라도 촬영을 허용할 수 없다는 법무부의 논리는 억지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 “정치인·공무원에 돈주는일 없도록” 구경제수석,재벌총수들에 당부

    구본영청와대경제수석은 지난 10일 전경련회장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대기업 총수들이 직접 나서서 정치인과 관리에게 돈을 갖다주지 않도록 독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청와대의 한 관계자가 11일 전했다. 구경제수석의 이러한 언급은 김영삼대통령이 추진하는 정경유착근절과 관련,김대통령이 정치자금을 받지 않는데 이어 대기업이 다른 정치인에게도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하지 말도록 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구수석은 이날 김대통령과 재계인사와의 청와대면담이 곧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한 뒤 『대기업 스스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이런 회동을 통해서도 대통령과 기업간의 신뢰관계가 회복될 수 없다』고 김대통령의 정경유착근절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한편 김대통령과 5개 경제단체장과 30대재벌그룹대표간의 청와대회동은 이번달말 또는 내달초쯤 성사될 전망이며 김대통령은 이어 중소기업대표와의 면담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전씨 뇌물성 비자금 2천억 확인/검찰수사 마무리 안팎

    ◎총규모 5천억넘어… 1천억 은닉/장세동씨·친인척 사법처리 제외 검찰이 11일 전두환전대통령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혐의를 적용,추가기소키로 함에 따라 한달여 동안 계속된 전씨의 비자금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됐다.검찰은 앞으로도 수사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끝내기」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12·12 및 5·18사건에 대한 수사는 다음주말쯤 종결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해 12월3일 전씨를 군사반란 혐의로 구속하고 전씨의 개인비리를 캐기 위해 전씨의 친인척뿐만 아니라 측근,기업인들까지 줄줄이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와 계좌추적을 통해 전씨가 뇌물성 자금 2천억원을 비롯,5천여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으며 이 가운데 1천억원을 부동산이나 양도성 예금 형태 등으로 은닉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전씨의 실제 비자금 조성 규모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그러나 단기간내에 이를 캐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 수사결과를 발표키로 했다.이 정도로도 수사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는 판단인 것이다.여기에는 막바지 단계에 이른 5·18 수사에 대한 부담감을 하루 빨리 덜겠다는 의도도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씨가 검찰의 수사에 거의 협조하지 않고 있는 것도 비자금 수사를 서둘러 끝내려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전씨의 비자금에 연루된 관계자들에 대한 사법처리에 상당한 고심을 해왔다. 검찰은 이와 관련,10일 안현태전청와대경호실장과 성용욱전국세청장을 구속하고 안무혁전안기부장을 불구속 입건함으로써 전씨의 비자금과 연루된 관계자들에 대한 사법처리의 수위를 드러냈다. 안 전경호실장과 성 전국세청장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노골적으로 기업들로부터 금품을 챙겼거나 금품을 받아 상납한 것으로 드러나 구속 대상에 포함됐다. 사법처리 대상자는 여기에다 이원조전의원과 사공일전청와대경제수석 등 2명이 추가돼 불구속기소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 사건으로 이미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하지만 전씨의 비자금 조성에도 깊숙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 추가로 기소됐다.노씨 비자금 사건 때처럼 직접 챙긴 사실은 밝혀지지 않아 불구속 기소키로 했다는 것이 검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공씨는 87년 13대 대선을 앞두고 재벌총수들을 상대로 전씨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도록 알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전씨의 핵심측근인 장세동전청와대경호실장은 비자금 조성에도 개입한 사실이 어느 정도 드러났으나 이미 5공비리 등과 연루돼 두차례나 복역한 전력을 감안해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전씨의 친인척 상당수도 같은 맥락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 투명한 새 정경협력 시대를(사설)

    정부와 재계 인사들의 잇단 회동이 눈길을 끈다.지난 9일에 이어 10일에도 나웅배부총리등 경제각료들이 최종현전경련회장을 비롯한 재계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경제현안에 관해 폭넓은 대화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신임 나부총리팀은 그동안 전직대통령 비자금사건으로 의기소침해진 재계를 다독거려 경영의욕을 북돋우는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정부의 민생안정의지를 강조하고 김영삼대통령이 빠른 시일안에 재벌총수들과 만날 계획임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이러한 정부측과 재계의 회동은 비자금 파문으로 크게 위축된 기업인들의 투자심리를 되살리고 불안감을 씻어줌으로써 경제활성화를 적극 뒷받침한다는 측면에서 시의적절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왜냐하면 기업인들은 비자금사건에 따른 사법처리로 심리적인 불안정상태가 심화되는데다 국제원자재 가격인상과 엔화약세에 의한 수출부진등 경기침체요인까지 겹친 실정이어서 그 어느때보다 각별한 정부의 정책배려가 요청되기 때문이다. 정부로서도 재계가 불필요한 위축감 없이 정상적이고 활력에찬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끔 뒷받침함으로써 경기 연착륙과 지속적인 성장잠재력 배양의 목표달성이 가능해질 수 있는 것이다.따라서 우리는 정부와 재계가 비자금사건으로 인한 불편함과 불안심리의 앙금을 깨끗이 씻어버리고 오히려 상호관계의 투명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협력시대를 일궈 나가도록 강조하는 바이다. 특히 정부와 재계인사들의 만남이 과거 정치계절마다 되풀이되던 일시적인 재계달래기식으로 그쳐서는 안될 것이며 어디까지나 경제체질을 튼튼히 하고 국제경쟁력을 높여서 무한경쟁시대에서 승리할 수 있게끔 미래지향의 동반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값진 것이라야 한다.이를 위해 각분야의 개혁과 경제의 안정적 성장목표가 조화롭게 접목할 수 있는 상호보완적이고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재계도 새로운 기업윤리관의 정립을 통해 대내외적인 이미지 쇄신을 꾀하는 자정노력을 그치지 말아야 한다.
  • 김대통령 곧 재벌총수들 만난다

    ◎비자금 파문이후 기업의욕 위축 판단/청와대 초청… 경영전념 등 당부 예정 정부와 재계가 신협력 체제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은 특히 재계가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 파문이후 기업의욕이 크게 위축돼 있다고 판단,빠른 시일내에 주요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기업인들이 안심하고 경영에 전념해 주도록 당부할 예정이다.대통령과 재벌기업 총수들의 청와대 회동은 정부와 재계가 비자금 파문으로 인한 불편함을 씻고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새로운 협력시대를 열어가는 의미를 지닌다. 나웅배부총리겸 재정경제원 장관,박재윤통상산업부장관,구본영 청와대 경제수석등 새 경제팀은 이와관련 10일 전경련 회관에서 전경련 회장단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앞으로의 경제정책을 재계와 긴밀히 협의,수립하겠다고 밝혀 정부가 재계의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음을 시사했다. 구수석은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 『김대통령이 위축된 경제계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전경련 회장단을 비롯한 재계인사들과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건의를 받고가까운 시일내에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구수석은 김대통령이 비자금사건 등으로 『최근 재계가 너무 불필요하게 위축돼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하면서 『오로지 투자와 경영에 힘써 달라는 기업인들에 대한 당부가 있었다』고 전했다. 구수석은 또 투명하지 않은 제도와 관행,과도한 규제를 개선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여권의 정경유착 단절을 바탕으로 한 경제활성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나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운용예산이 63조원에 불과한데 비해 단일그룹의 매출목표가 70조∼80조원이나 되는 상황에서 민간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한 뒤 정부는 예측가능한 경제정책을 운용하며 기업인들과 수시로 만나 긴밀한 협의를 거쳐 경제정책 수립에 재계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종현전경련회장은 『재계가 3년전부터 국가경쟁력강화 민간위원회를 만들어 여러가지 활동을 해오고 있지만 민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우리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할 일도 많은 만큼 정부와 민간기업이합심해 무한경쟁시대를 이겨나가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자』고 말했다. 전경련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규제완화,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도록 국제수준에 접근하는 금리 인하,고임금구조 해소 및 노사안정화 분위기 조성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날 간담회에 전경련측에서는 김우중 대우그룹회장 등 5명이 해외출장으로,이건희 삼성그룹회장등 2명이 선약으로 불참해 최원석 동아그룹회장 등 모두 20여명이 참석했다.
  • 전씨 빠르면 새달 중순 첫 공판/재판 절차 어떻게 되나

    ◎노씨 결심공판 전후 「5·18」 등 본격 심리/전씨측 특별법 위헌제청땐 재판 장기화 12·12사건과 관련,지난달 21일 군형법상 반란죄 등으로 구속기소된 전두환전대통령의 1심 첫 공판이 빨라야 다음달 중순쯤 열릴 전망이어서 12·12 및 5·18사건 1심재판의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과 12·12사건의 담당재판부인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김영일부장판사)는 6일 전·노씨의 향후 재판일정과 관련,『검찰이 5·18사건에 대해 수사를 끝내고 관련자들을 전원기소해 오면 12·12사건과 병합하고 두 사건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리할 것』이라고 밝혀 1심 재판 종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재판부는 우선 오는 15일 노씨 비자금 사건 2차공판 이후 한두차례 더 공판을 속행한 뒤 검찰의 구형이 이뤄지는 결심공판을 전후해 12·12 및 5·18사건에 대한 심리에 착수할 계획이다.따라서 전씨가 처음으로 법정에 서게 될 날은 이달 중순쯤이 될 것이라는 처음 예상보다 한달 가량 미뤄지게 됐다. 또 2차공판도 4월 하순쯤에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지난해말 노씨 비자금사건관련 수사기록(1만여쪽)을 복사해 변호인에게 나눠주는 데만도 1주일이 걸린 점에 비춰 13만여쪽에 이르는 두 사건 관련기록을 복사하는 데는 최소한 2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씨측에서 5·18특별법에 대해 위헌심판 제청신청을 해 오면 재판은 더욱 길어지게 된다.재판부는 전씨측의 위헌심판 제청신청을 수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이 경우 헌재의 결정이 나기까지 최소 2개월 정도는 재판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 헌재 결정 이후에도 12·12 및 5·18사건 관련 피고인들의 구체적인 행적 등과 관련해 재판부가 사실관계를 심리하는 데만도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결국 전·노씨등 관련 피고인들에 대한 선고는 올 하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다.1심에서의 구속시한은 6개월이지만 재판부가 5·18사건을 추가시켜 구속시한을 6개월 더 연장할 수가 있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설명이다. 한편 재판부는 재벌총수 등 노씨 비자금사건 관련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12·12와 5·18사건의 피고인들과 함께 일괄 선고할 방침이다.
  • 고려석탑 등 한국문화재 11점/일 도쿄 오쿠라집고관서 확인

    ◎일 한글잡지 「월간아리랑」 보도 【도쿄=강석진특파원】 일본 도쿄시내에서 고려시대 초기 5층석탑 등 한국문화재가 대량 확인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도쿄에서 발행되는 한글잡지 월간 아리랑은 1월호 표지스토리에서 오쿠라호텔옆 오쿠라 슈코칸(집고관) 주위에 충주 탄금대 부근 정토사에서 가져간 고려시대 초기(10∼11세기) 5층석탑 등 11점의 석재문화재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확인된 문화재가운데는 이밖에 평안남도 대동군 율리사에서 가져간 고려중기(12∼13세기) 팔각5층석탑과 조선시대 석인상4점,화표 4점,석양 등이다. 이들 문화재는 오쿠라재벌총수이던 오쿠라 기하치로(대창희팔낭)가 일제시대 한국문화재를 대량수집하면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월간 아리랑대표 김종영씨는 『보존상태가 좋을뿐 아니라 고려시대 초기 석탑 등 시기적으로도 문화재가치가 높은 것같다』면서 『옥외에 있는 이들 문화재뿐 아니라 슈코칸 내부에도 한국문화재가 다량 소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한편 오쿠라호텔측은 경복궁에서 가져간 자선당을 최근 삼성문화재단을 통해 한국에 돌려보낸 바 있다.
  • “재벌정책 충격요법 없다”/나부총리 밝혀

    정부는 재벌의 부의 세습과 재벌총수의 경영권 전횡 등을 막기 위한 충격요법식의 새 재벌정책은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나웅배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은 3일 연합통신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재벌정책과 관련,『현행 제도로도 정경유착의 고리를 얼마든지 끊을 수 있다』며 『지금은 기업이나 국민들이 안정감을 갖고 경제생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정경유착이나 기업의 부정부패가 성행한 것은 제도가 미흡해서가 아니라 기업들의 비리를 관행적으로 묵인하고 상속·증여세 등 각종 세법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관행을 과감히 타파하고 세법을 제대로 적용하면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 재벌세대교체 이후(사설)

    올해 재계에서는 그룹총수들의 세대교체가 어느 해보다 활발했다.현대그룹이 지난 28일 2세에게 경영책임을 넘겨 주었다.이에 앞서 LG·코오롱·한보그룹이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재계의 세대교체는 창업주 등이 고령화로 일선에서 후퇴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에서 비자금사건이 발생,가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이지만 현대그룹의 실질적인 2세 경영체제 돌입은 한국재계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령화와 경영혁신 등 순수한 내부요인이든 비자금정국의 영향을 받았든 간에 세대교체는 우리경제의 세계화와 21세기 정보화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결과제다. 서구에서 교육을 받은 재벌 2세들이 경영권을 행사함으로써 경영의 서구화 및 합리적 경영 등 경영스타일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견된다.노사협상에 있어서도 창업주들이 보여주던 「권위주의적인 모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또 2세 경영체제는 창업주가 경영권을 장악했던 개발경제시대에 관행처럼 여겨졌던 정경유착과 관경유착 청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재벌그룹 세대교체는 각 그룹의 소유분산(경제력 집중완화)과 분권화를 앞당겨 국민들의 재벌에 대한 불신과 사시화를 불식시키는데 절호의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그러자면 과거 권위주의 정부 당시 재벌정책이 강화되면 창업주들이 경영에서 잠시 물러났다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복귀하는 일이 재연되어서는 안된다.이번 세대교체는 명실상부한 세대교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재벌총수 1인의 「전권경영」시대에서 2세들의 「분권경영」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문어발식 경영도 그 막이 내려졌으면 한다.정부의 세계화전략에 맞춰 업종전문화 또는 제품의 일류화에 힘쓰기 바란다.정보화와 전문화가 요구되는 21세기를 앞두고 창의와 자율이 존중되는 전문경영인체제로 경영풍토를 전환하는 것도 서둘러야 하겠다.중소기업 등 관련기업과의 협력도 보다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
  • 전두환씨 반란혐의 기소/노씨엔 모의혐의 추가

    ◎“「12·12」는 신군부의 계획적 반란” 12·12 및 5·18사건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종찬 서울지검 3차장)는 21일 전두환 전대통령을 군형법상의 반란수괴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또 비자금 사건으로 이미 기소된 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해서도 군형법상 반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를 추가,기소했다. 검찰은 이날 그동안의 수사결과를 설명하면서 12·12 당시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대통령의 재가없이 무기를 휴대하고 정승화 참모총장을 강제 연행토록 직접 지시하는 등 12·12는 신군부의 계획적 반란이었음이 새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12·12 당일 아침 허삼수 당시 보안사 인사처장등 연행팀에게 『오늘 하오 6시30분 대통령에게 재가를 받으러 간다』면서 『재가여부에 관계없이 하오 7시에 강제연행작전을 개시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12·12에 앞서 12월7일 노태우 9사단장이 국군보안사령부로 전사령관을 방문,정승화총장의 연행을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당시신군부측의 지휘본부로 사용된 경복궁 30경비단이 청와대 경호실장의 허가없이는 수도경비사령관도 들어갈 수 없는 장소였음에도 10여명의 장성들이 하오 6시부터 7시까지 불과 1시간 사이에 모인 것도 계획적 반란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전·노씨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외부에서는 전혀 침입할 수 없고 최첨단 통신시설을 갖춘 30경비단 상황실과 모든 부대 이동을 파악할 수 있는 보안사 상황실을 이용한 것이 12·12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5·18특별법의 제정에 따라 5·18내란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계속,내년 1월 중순쯤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전·노씨에게 내란혐의를 추가로 기소할 방침이다.이 때 핵심관련자 10여명도 선별적으로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이날 전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군형법상 반란수괴,불법진퇴,지휘관 계엄지역수소이탈,상관살해 및 미수,초병살해 등 6가지다.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의 수뢰혐의로 구속기소된 노씨에 대해서도 군형법상 반란모의 참여 및 중요임무종사,불법진퇴,지휘관계엄지역수소이탈,상관살해,상관살해미수,초병살해 등 6개 혐의가 추가됐다. 한편 검찰은 이날 전씨의 비자금에 대한 수사와 관련,전씨에게 돈을 준 재벌총수 20여명에 대한 조사결과 및 전씨 소유 금융계좌에 대한 추적 등을 통해 전씨가 친·인척명의로 된 부동산과 함께 금융자산 등 상당한 액수를 축재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전씨가 재임중 최소 3천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최소 3백억원 이상의 쓰고 남은 비자금을 확인했다』고 말했다.또 『비자금조성 및 사용과 관련된 개인비리가 드러난 전씨의 핵심측근 3∼5명에 대한 사법처리결과도 이달말쯤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하오 김성호 부장검사 등 검사3명을 전씨가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경찰병원에 보내 6번째로 출장조사를 했다. ◎형사합의 30부 배당/서울지법 서울지법(법원장 정지형)은 21일 검찰이 군형법상 반란혐의로 구속기소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12·12사건을 노씨 비자금사건 담당재판부인 형사합의30부(재판장 김영일 부장판사)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 재계가 명예를 회복하는 길(사설)

    국내 민간경제계를 대표하는 재벌그룹 총수들이 비자금사건으로 전직대통령과 함께 무더기로 법정에 선 장면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한국기업과 기업인의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진 듯한 충격과 허탈감을 느낀다. 비자금사건의 첫 공판과 관련,재계는 일반적으로 무거운 분위기속에서 앞으로의 경제와 기업활동을 크게 우려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해당 그룹기업 직원의 사기가 저하되고 대외적 이미지가 실추됨으로써 해외사업도 차질을 빚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검찰신문에 대한 재벌피고인들 답변을 보면 뇌물공여행위임을 솔직히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재판받는 사실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검찰을 원망하는 내용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었으나 특혜는 바라지 않고 관행에 따랐을 뿐이란 면피성 대목이 빠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는 이들의 답변내용을 놓고 새삼스레 비난을 하는 등 왈가왈부하지 않겠다.어찌 보면 재벌총수들은 법정에 선 사실 하나만으로도 뼈 아픈 징벌을 받은 셈이며 형사적 처벌과는 별도로 내면적인 자괴감(자책감)의 고통을 통해 이미 죄값을 치르는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다만 우리의 경제가 우려되는 오늘의 결과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재계로부터 크게 비롯되었음을 잊지 말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열과 성을 다하기를 당부하는 것이다.또 재계와 함께 과거 부패관행의 큰 몫을 담당한 정치권 인사들도 그들의 큰 깨달음이 정경유착근절의 불가결한 요소임을 깊이 새겨 투명한 정경관계를 정립함으로써 대외이미지를 개선하도록 촉구한다. 이와 함께 국민 역시 비자금사건을 계기로 재벌그룹이 보이고 있는 기업윤리강령선언 등의 개혁적 노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이들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이윤추구와 함께 사회·국가발전의 새로운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성원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정치권과 근로대중인 일반국민,그리고 재계등 세 주체가 안정된 정립의 자세를 갖추고 미래지향적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우리경제의 성공적인 재도약이 가능하다.
  • 「비자금 장부」 파기에 의문 일어/노씨 1차공판 뒷 얘기

    ◎노씨 진술 오락가락… 목격자도 없어/재판부 “전 대통령 당당함 볼수 없었다”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에 대한 18일 첫 공판은 전직대통령과 재벌총수들,전 정권의 핵심실력자 등 15명이 한꺼번에 피고인으로 등장한 세기적 재판이었던 만큼 뒷이야기도 무성했다. 무엇보다 노씨의 왕성한 식욕이 화제의 대상.18일 63년 동안의 일생에서 가장 길고 고단한 하루를 보낸 「피고인 노태우」는 서울구치소로 돌아간 직후 순두부찌개와 오징어튀김,배추김치 등이 제공된 저녁식사를 남김 없이 비웠으며 19일 아침식사도 거르지 않았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이날로 17일째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전두환 전대통령과 비교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른바 「이현우 리스트」로 알려진 비자금장부를 노씨가 정말 파기했을까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정치권의 민감한 현안인 대선자금으로의 유출내역도 기재됐을 것으로 보이는 장부를 무작정 없앴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장부 자체가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인 노씨에게는 경우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무기로 활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정에서 이현우 전청와대경호실장은 대통령취임이후 기업인들로부터 받은 비자금의 입출금내역을 4권의 장부에 일일이 기록해 관리해 왔으며 민주당 박계동 의원의 폭로 다음날인 지난 10월20일 노씨가 직접 파쇄기에 넣어 없애버렸다고 진술했다.노씨도 나중에는 이를 시인했다. 그러나 문제는 『노씨가 자신이 직접 2층에서 없애겠다며 장부를 들고 간뒤 한참 뒤에 빈손으로 내려 왔다』고 밝힌 이씨의 진술.장부파기를 직접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또 노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한 점도 의혹을 부추긴다.노씨는 검찰 직접신문에서 『10월27일 대국민사과문 발표이후 장부를 보고 비자금규모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이를 그대로 인정한다면 이현우씨에게는 파기하겠다고 해 놓고 그대로 놔두었다는 얘기가 된다. 검찰의 애매모호한 태도도 미심쩍기는 마찬가지.검찰은 그동안 한차례도 비자금장부에 대해 언급한 일이 없으며 언론에 의해 기정사실화된 「이현우 리스트」의 실재 여부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았다.노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하지 않았다. 노씨의 전직 대통령답지 않는 법정태도에 대한 재판부의 따끔한 질책도 이야기거리. 공판내내 노씨를 정면에서 바라본 재판장 김영일 부장판사는 공판이 끝난 뒤 『재판을 받는 태도가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라고 느끼게 할만큼 당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몹시 불안해 하고 당황해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노씨는 인정신문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에 앉았다가 재판장으로부터 일어서라는 주의를 받고 당황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뒤이어 재판장이 『주거지는 어디입니까』라고 묻자 제대로 알아 듣지 못하고 머뭇거렸고 재판장이 『사는 곳은 어디있니까』로 고쳐 묻자 비로소 『연희동입니다』라고 대답해 방청객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 노씨 재판­직접신문 녹취

    ◎기업총수 면담때 돈 받는것 관례로 생각”/「5천억」 발표때 정확한 근거자료는 없었다/청우종건 80억 시주금으로 받아 전달한 것/박계동 의원 폭로후 고소고발 논의한적 없어/금진호·이원조·김종인씨도 기업인 면담 주선/“이건희 회장에 2백50억 직·간접적으로 받았다”/정태수씨 철강사업 잘된다며 1백억원 내놔/최석원 회장은 이현우씨가 주선해줘 만났다 □재벌총수 신문내용 3공부터 굳어진 관행이었기에­이건희씨 잠수함 기지 무관,방위성금으로­김우중씨 국가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줬다­최석원씨 선거에 필요할 것 같아 성금낸 것­이준용씨 ◆DB편집자주:본문생략 KHM­951219­03­01∼03번 참조
  • 참담한 “제2의 국치일”/황진선 사회부 기자(오늘의 눈)

    1995년 12월18일은 제2의 국치일이다.전직대통령이 「파렴치범」으로 법의 심판대에 섰기 때문이다. 2천8백38억원의 뇌물을 받은 노태우 전대통령이 서울지법 417호 법정에 선 이날은 당사자인 노씨뿐 아니라 그를 대통령으로 두었던 우리 국민 모두가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웠던 것이다. 한일합방이 되던 1910년 8월29일 경술국치를 겪고 난 뒤 일제하와 해방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헌정사에는 파란과 우여곡절이 많았다.그러나 이날처럼 창피스러운 날은 없었던 듯하다. 일각에서 「세기의 재판」이라고 표현했듯이 흰색 저고리와 회색 바지차림의 수의를 입고 고무신을 신은 노씨의 모습은 이날 외신을 타고 전세계에 타전됐다.법정 주변에는 노씨 재판을 취재하느라 3백여명이 내·외신기자가 북적댔다. 노씨는 이날 다시 한번 자신의 파렴치함을 확인시켜주었다.법정 안에는 노씨가 재임기간중 5천억원의 「통치자금」을 조성해 현재 1천8백억원의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할 때처럼 잔잔한 분노가 일기도 했다. 그는 88년 대통령선거당시 『기업인으로부터 돈을 받지 않겠다는 선거공약을 하지 않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어처구니없게도 『이권을 전제로 한 성금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었다』고 답했다.『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았기 때문에 대형사고가 잇따라 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도 『회계는 변칙처리했겠지만 건전한 이익에서 성금을 내는 것으로 알았다』고 했다. 그는 얼굴이 다소 부어 부수수하고 참담한 모습으로 자신을 추궁하는 질문에 「모기」만한 목소리로 답하거나 얼버무리고 자신을 변호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2∼3차례 『잘못했습니다』 『반성합니다』라는 표현을 하기는 했지만 정말 반성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날 노씨의 재판을 지켜본 전체적인 느낌은 「어떻게 저런 사람이 대통령을 했을까」하는 갑갑함이었다.분노보다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참담함이 앞섰다. 「세기의 재판」이라는 표현처럼 이날 노씨의 법정에는 내로라하는 사람이 즐비했다.재벌총수와 변호인은 물론 방청객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한때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던 지도급인사들이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날 재판을 우리 스스로도 「세기의 재판」이라고 할 수 있을까,과연 이 재판이 노씨만을 단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이날 재판에 나온 기업인은 노씨에게 거액의 돈을 건넨 재벌총수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고,이제 곧 전두환 전대통령도 뇌물수수혐의로 기소될 것이라는 생각에 미치면서 답답함이 더욱 가슴을 옥죄오는 듯했다. 아마 이날 노씨와 재벌총수에 대한 뉴스를 접한 지구촌 방방곡곡의 사람은 한국을 「부패의 왕국」 대명사로 여겼을 것이다.노씨만을 지목해 「부패왕국」의 수괴로 여긴 것은 아닐 것이다.그렇다면 노씨에 대한 재판은 결국 우리의 자화상은 아닐까. 물론 노씨와 재벌기업인은 국민으로부터 단죄를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그리고 이날 재판은 영원히 역사의 교훈으로 남아 선진화의 기틀이 되어야 한다.그러나 우리 국민 모두가 노씨 재판을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것이 바로 우리 국민의 수준일지도 모른다는 자리감때문이었다.
  • “불이익 피할 자구책” 뇌물변명 급급/노씨 재판

    ◎재벌총수 표정/이준용씨만 “굳이 변명않겠다”/노씨 옆자리 피하려 한때 눈치싸움 『3공 때부터 굳어진 관행이었기때문에…』『국가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통령께 성금을…』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 사건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18일,서울지법 대법정에는 국내 간판급 재벌총수들이 줄줄이 피고인석에 불려나왔다.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대통령을 법정에 세운 이번 재판은 「재계의 별」들을 한꺼번에 피고인석에 앉혔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사건이자 기록이었다. 노씨와의 「악연」을 다시금 곱씹을 수밖에 없었던 기업인들은 삼성 이건희·대우 김우중·동아 최원석·진로 장진호·대림 이준용·동부 김준기 회장 및 한보 정태수 총회장 등 7명의 재벌총수와 (주)대우 이경훈 회장,대호건설 이건회장 등 9명. 재판날짜가 잡히면서부터 재벌들은 「피고인 노태우」의 옆좌석에 앉지 않으려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기도 했다.노씨의 옆자리는 주목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며 이는 자칫 재벌총수 개인은 물론 기업의 신뢰도에 결정적 타격을 가할 것이란 계산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자리 양보」 다툼은 결국 공소장 기재순서대로 삼성 이회장과 대우 김회장이 노씨 옆자리를 나란히 차지하는 것으로 낙착됐다. 삼성그룹의 55개사를 비롯,모두 1백59개에 이르는 계열사의 총수들이지만 한낱 피고인의 신분으로 법관앞에 선 이들은 여느 피고인과 마찬가지로 긴장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검사들의 추궁이 이어질 때마다 진땀을 흘리며 궁색한 자기변명에 급급했다.방청석 곳곳에 포진한 거물급 변호사들과 비서진들도 이들을 도와줄 수는 없었다. 이들의 죄목은 노씨 비자금 3백62억원을 불법 실명전환해준 혐의로 업무방해죄를 적용받은 (주)대우 이회장을 빼고는 모두 뇌물공여죄. 이들이 노씨에게 건네준 뇌물액수는 모두 7백50억원이지만 공소시효가 지나서 이번에 처벌을 받지 않는 부분까지 계산하면 무려 1천80억원에 이른다. 검사들의 신문은 예상대로 이들 돈이 대가를 바라고 건네졌는지,아닌지에 집중됐다.재벌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다른 기업체들이 모두다 「상납」하는 상황에서 불이익을 받지않기 위한 최소한의 자구책이었을 뿐,이를 미끼로 국책사업등에서 이권을 따내려했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변했다.그러나 대림 이회장만은 『구차한 변명은 하고 싶지 않다』며 검사가 추궁한 혐의내용을 대체로 시인,대조를 보였다. 이들 가운데 대우 김회장,동아 최회장,한보 정총회장등은 이미 다른 사건에서 같은 혐의로 법정에 선 전력을 갖고 있다.특히 대우 김회장과 동아 최회장은 지난해 원전공사수주 뇌물사건으로 함께 재판을 받았던 처지다. 이날 공판의 마지막은 한보 정총회장이 장식했다.수서택지분양사건으로 이미 한번 옥고를 치른 적이 있기 때문인지,지병 때문에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탓인지 비교적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정총회장은 『불법 실명전환해 준 돈 6백억원은 어떻게 할 것인가』는 검사의 신문에 『차입한 돈은 열심히 생활해서 갚아나가야 한다』고 진술했고 『노피고인에게 돈을 준 날짜가 터무니없이 틀린다』는 지적에는 『나이도 먹고 몸도 이래서 횡설수설한 것같다』고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처음 재판정에 들어설 때만해도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내세우려는 듯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던 재벌들이었지만 하오 6시25분쯤 재판이 끝난 뒤에는 하나같이 어깨가 처져 있었다. ◎「비자금 4인방」 표정/이현우씨,노씨에 “각하” 깍듯이/김종인씨는 「소신의 참모」 부각 애써 「이현우 전경호실장은 과연 배신자인가」 18일 열린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사건 첫 공판에서는 그동안 굳게 닫혀있던 이현우·이원조·금진호·김종인피고인등 「비자금 4인방」의 입이 열리면서 베일에 싸여있던 이들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눈길을 끈 인물은 이전경호실장.그는 대통령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경호실장으로서 4인방 가운데 가장 많은 뇌물을 알선하는 등 노씨에게 충성을 다했으면서도 수사초기 검찰에 자진출두해 노씨 비자금의 실체를 폭로한 장본인으로 알려져 세인의 관심을 모았었다.그의 검찰출두 동기나 진술내용도 거의 알려지지 않아 무수한 추측을 낳은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씨는 이날 법정에서 노씨를 지칭하며 깍듯이 「대통령각하」라는 호칭을 사용,『이미 주인에게서 등을 돌린 옛사람일 뿐』이라는 세간의 선입견을 비켜나갔다. 또 검찰에 출두하기 이틀전인 10월20일 노씨집에서 만나 이후 대처방안을 상의한 뒤 「이현우 리스트」로 알려진 비자금 장부를 스스로 파기하려한 사실도 드러나 그의 출두배경에 대한 의혹도 차츰 실마리를 얻게될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자신의 검찰진술 내용에 대해 『오랜시간 신문을 받아 정신적 육체적으로 자포자기한 상태였기 때문에 「대세에 지장이 없으니 그대로 인정하라」는 검사의 말에 따라 언젠가는 진실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당장 시간을 넘기는 방편으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노씨도 이날 진술을 통해 이씨를 『착실하고 믿을 만한 사람』으로 치켜세웠다. 5·6공 정치자금의 「원조」라고 불리는 이원조 전의원도 동국제강 장상태 회장에게 노씨를 만나도록 주선하면서 『큰잔치에 부조하는데 다다익선이니 3∼4개(3백억∼4백억원)만 하라』고 주문한 사실을 털어놔 과거에 그가 맡았던 역할을 짐작케했다. 그는 92년 정초에노씨가 자신에게 『기업인이 전에는 많이 갖고 왔는데 요새는 믿을 만한 기업인이 없다』며 「상의」를 해왔고 진술하기도 했다. 금진호 신한국당의원은 말한마디 없던 검찰 출두때와는 달리 검사의 신문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물론 대부분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내용이었다. 김종인 전청와대경제수석은 『노씨에게 정경유착의 폐해를 역설한 사실이 있다』고 말해 「소신있는」 참모였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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