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씨 3차공판 증인·보충신문 속기록
◎“비자금 가·차명 이원조씨가 조언” 이현우씨/노씨가 「상무대공사」 특정업체 선정 지시·비자금장부 파기 현장을 직접 본적 없다이현우씨/“노씨,선경그룹 「제2이통」 허가검토 지시” 김종인씨/“돈세탁 안하면 상대방이 안받는 경우 많아” 이건희회장/“돈 건넨후 회계장부 변칙처리 여부는 몰라” 김우중회장
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 사건에 대한 3차 공판은 서울지법 형사합의 30부(김영일부장판사) 심리로 지난 2차 공판내용에 대한 정리,검찰의 공소장 변경 및 정정,증인신문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노씨의 변호인인 김유후변호사는 『검찰조사의 임의성과 모든 증거관계에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검찰 조사내용과 법정 진술내용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만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재벌총수 변호인단이 당초 신청한 9명의 증인 중 6명을 철회함에 따라 소병해삼성신용카드 부회장(전삼성그룹 비서실장),홍관의동부건설 사장,이건기진로건설팀장 등 3명에 대해서만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증인신문◁
◇소병해삼성그룹전비서실장
▲이보환변호사=삼성그룹은 다른 그룹과는 달리 비서실장이 각 계열사의 지휘·감독업무를 수행하는 등 사실상 회장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죠.
▲소=예.
▲이변호사=87년 12월 이건희회장이 취임한 이래 이종기삼성화재부회장이 청와대 면담에 들어갈 때 5차례에 걸쳐 20억∼30억원을 마련해 준 적이 있죠.
▲소=예.
▲이변호사=청와대로부터 돈제공 요구를 받은 적이 있습니까.
▲소=없습니다.
▲이변호사=이부회장에게 돈을 마련해 줄 때 이를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했나요.
▲소=없습니다.
▲김진태검사=삼성그룹 비서실장을 그만 둔 시점이 언제 입니까.
▲소=90년 12월23일입니다.
▲김검사=노씨 취임 직후 이건희 회장이 청와대에 들어갔을 때도 증인이 돈을 마련해 주었습니까.
▲소=예.
▲김검사=이부회장의 5차례 면담시 마련해준 돈이 모두 얼마 입니까.
▲소=1백70억원입니다.
▲김검사=비서실장이 회사돈 1백70억원을 회장의 승낙없이 빼낼 수 있습니까.
▲소=가능합니다.과거 관행이었고,5공 때도 그렇게 했었습니다.
▲김영일재판장=그 돈의 회계처리는 어떻게 합니까.
▲소=가불금형식으로 우선 집행하고 나중에 접대비 등으로 정리합니다.
▲김재판장=청와대에 들어가는 돈 말고 영수증 없이 처리하는 비용도 그렇게 처리합니까.
▲소=예.
▲김재판장=국세청도 알고 있나요.
▲소=상당부분 알고 있을 겁니다.
▲김재판장=국세청의 정밀조사를 받은 적이 있습니까.
▲소=제기억에는 없습니다.
▲김재판장=국세청의 조사를 받았다면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겠지요.
▲소=삼성그룹의 총 매출이 64조억원 이상이기 때문에 이같은 사실을 적발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조사를 해도 드러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건기 진로건설팀장
▲김헌무변호사=80년대초 부천주민들이 진로공장 이전을 요구한데다 재정이 약한 충북 현도 주민들이 진로공장 유치를 위해 적극 노력,이로 인해 공장이전을 추진했다는 게 사실입니까.
▲이=그렇습니다.
▲김변호사=당시 산림청이 일부 후보지에 대해 산림법에 위배된다고 판정,3만평을 제외하고 문제가 없는 21만평만 공장신축 신청을 했지요.
▲이=맞습니다.
▲김변호사=공단이전에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장진호회장에게 보고한 사실이 있습니까.
▲이=없습니다.
▲김변호사=공단이전 때 진로가 세제 등 혜택을 입은 것이 있습니까.
▲이=현도공단 지정으로 44억원의 세제혜택을 입었으나 다른 업체와 비교할 때 비슷한 수준입니다.
▲김재판장=공단건설과 용도변경 등이 이뤄진 시기는 언제 입니까.
▲이=92년부터 건설에 착수했고 90년 1월24일 용도변경 및 공업유치 지역 지정신청을 냈습니다.
◇홍관의 동부건설 사장
▲한경국변호사=노피고인 재임시절 1백억원 이상의 건설공사 수주는 누가 맡았습니까.
▲홍=1백억원이 넘는 공사는 모두 25건으로 최우근 건설본부장과 제가 직접 관장했습니다.
▲한변호사=동부건설이 6공 들어 도급순위에 변동이 있었습니까.
▲홍=81년 8위에서 93년에는 오히려 15위로 떨어졌습니다.
▲한변호사=관급공사 수주를 위해 회장이나 그룹측이 청와대에 청탁한 적이 있습니까.
▲홍=그런 사실없습니다.
▲한변호사=부산 군정비창 공사가 정부로부터 발주된다는사실을 언제 알았습니까.
▲홍=군공사는 비밀이어서 입찰공고를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한변호사=부산 정비창공사가 동부에 낙찰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홍=동부가 인근의 한전공사를 수주한 연고가 작용했습니다.
▲한변호사=청와대에 들어간 40억원은 어떤 성격이었습니까.
▲홍=한신혁 그룹종합조정실장이 계열사 사장회의에서 선거자금 명목으로 분담한 뒤 김회장에게 전달했습니다.
▲한변호사=회계처리는 어떻게 합니까.
▲홍=그룹차원에서 성금 명목으로 회계처리합니다.
▲김필규검사=92년 12월말 부산 정비창 공사 입찰공고를 보고서야 비로소 이 공사를 알았습니까.
▲홍=1달전쯤 그런 공사가 있다는 것을 조금은 알았습니다.
▲김검사=그런 정보력으로 건설회사 사장을 10년이나 했습니까.입찰에서 탈락된 업체들도 1년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습니다.
▲홍=……묵묵부답.
▲김검사=공사 수주사실은 언제 어떻게 알았습니까.
▲홍=연고권이 동부에 있다는 사실이 인정돼 관행에 따라 수주하게 된 걸로 알았습니다.
▲김검사=관행에 따라 수주했다면 공개입찰이었다는 것은 무슨 말입니까.
▲홍=입찰 공고 후 한달 뒤 입찰이 됐으므로 이 기간중 연고권 등이 부각됐습니다.
▲김검사=연고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홍=인접지역의 한전 송전선건설공사를 수주한 적이 있다는 연고입니다.
▲김검사=당시 건설업계 관행은 정부 발부공사시 회장이 직접 관여해야 성사된다는 말이 있었다는데.
▲홍=사실이 아닙니다.
▲김검사=당시 정부 대형공사의 경우 5개 기업정도만 제한입찰로 참여한 데 비해 14위인 동부가 입찰대열에 낀 것은 동부에게 공사를 주기 위한 정부의 특혜 아닙니까.
▲홍=결코 아닙니다.
▲김영일재판장=김준기피고인이 얼마동안 여당의 재정위원을 지냈습니까.
▲홍=상당히 오랫동안입니다.
▲김재판장=재정위원 재직 중 공식적인 선거자금은 얼마나 냈습니까.
▲홍=액수는 기억에 없으나 몇차례 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재판장=그 돈은 정상적으로 회계처리합니까.
▲홍=그렇습니다.
▲김재판장=동부건설의 기밀비와 접대비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홍=약 20억원 정도입니다.
▲김재판장=부산 정비창 공사발주때 이례적으로 15개 이상의 업체가 입찰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홍=보안성이 떨어져 여러 업체가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봅니다.
▲김재판장=연고권이 있었다는 한전 송전선 공사와 그로인해 수주한 정비창공사액수는 각각 얼마였습니까.
▲홍=한전 송전선공사는 10억원,정비창공사는 1천2백억원이었습니다.
▷보충신문◁
▲김유후변호사=최효석유원건설회장,조기현청우종합건설회장과 노피고인과의 면담을 주선한 사실이 있습니까.
▲이현우전경호실장=없습니다.
▲김변호사=모든 국책사업공사를 수주하려면 대통령의 결정을 받아야한다고 검찰에서 진술했습니까.
▲최원석동아그룹회장=사실과 다르며 법정에서 진술한 것이 사실입니다.
▲김변호사=보령화력발전소 3·4호기 토목공사를 수주하면서 20억원을 제공하고 청탁한 사실이 있습니까.
▲이준용대림회장=토목공사를 수주할때는 청탁하지 않았으나 「기계공사 등 공사가 많이 남아있으니 손을 쓰라」는 안병화전한전사장의 말을 듣고청탁한 사실이 있습니다.
▲김진태검사=줄곧 통치자금이라고 주장하는데 근거는 뭡니까.
▲이현우=나라를 통치하는데 있어 정상적 예산으로는 되지않는 부분에 필요한 돈이라는 뜻입니다.특별한 근거는 없습니다.
▲김검사=누가 만든 용어입니까.
▲이=주변에서 들은 얘기입니다.
▲김검사=비자금을 가·차명형태로 관리하는게 좋다는 조언을 들었다고 했는데 누구입니까.
▲이=이원조피고인에게 들은 것으로 기억됩니다.
▲김검사=정보·수사기관이 국가예산을 관리할 때 가·차명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라고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진술했는데 근거는 뭡니까.
▲이=정보기관이 출처가 명시되는 돈을 사용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막연히 대답한 것입니다.
▲김검사=비자금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노피고인에게 장부를 한번도 보여준적이 없다고 진술했으나 93년 실명전환할 때 가방을 꺼내놓고 서로 상의하지 않았습니까.
▲이=노피고인은 돈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이 없어 확인을 안하셨습니다.그때 확인했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검사=노피고인이 면담할 기업인을 구체적으로 지칭하지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김○○ 잘 있느냐」는 식으로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이=제 얼굴에 침 뱉는 말이겠지만 검찰진술 때 「대세에 지장이 없다」는 판단으로 수긍했을 뿐입니다.
▲김검사=변호인 반대신문에서 노피고인이 91년 성금을 거절하고 대학발전기금으로 사용하라고 지시해 1천억원을 발전기금으로 보냈다고 진술했는데,알고 진술한 것입니까.
▲이=변호인이 그런 내용을 말해서 알게 된 것입니다.
▲김검사=아산만 해군기지공사와 상무대 이전공사 등에 대해 노피고인의 지시를 받고 특정업체의 선정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습니까.
▲이=있습니다.
▲김검사=한보 정태수총회장의 면담요청을 계속 거절했으면서도 90년12월말에는 직접 주선한 이유가 뭡니까.
▲이=노피고인이 그전에는 만날 의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검사=노피고인이 기업으로부터 거둬들인 돈을 받은 정치인 중 이를 영광으로 알고 더 달라고 한 사실도 있다고 했는데 사실입니까.
▲이=대통령의 격려금을 받는 입장에서는 영광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김검사=대통령이 기업으로부터 받은 성금은 당시 잣대로는 검은 돈이 아니라고 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까.
▲이=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김검사=비자금 통장을 넣어둔 가방의 잠금장치는 피고인 외에는 모른다고 했는데 비밀번호가 몇번입니까.
▲이=….
▲김검사=다이얼식 3자리 숫자로 된 「629」가 맞죠.
▲이=맞습니다.
▲김검사=노피고인의 「6·29선언」을 기념해서 만든 것이 아닙니까.
▲이=기념은 아니고 좋은 숫자라 생각해서 제가 선택했습니다.
▲김검사=노피고인이 장부를 파기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
▲이=장부를 같이 뜯었기 때문에 응당 파기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검사=비자금의 사용처를 밝히면 국가사회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입니까.
▲이=사용처를 하나하나 거론하다 보면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이 드러날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문영호검사=93년 중으로 비자금을 실명전환하지 않으면 모두 국고에 귀속이 되므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노피고인에게 건의했는데 지금 생각은 어떻습니까.
▲금진호=국고에 귀속이 돼도 어쩔수 없지 않겠느냐고 건의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문검사=금피고인이 실명전환을 위해 정태수피고인을 추천하면서 입이 무거울 것 같아서라고 했다는데.
▲금=그보다는 한보철강공사로 자금수요가 많았고 90년 아시안게임후 노피고인이 신뢰성있는 사람이라고 평가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문검사=경제수석 때 노피고인으로부터 한진그룹 비업무용부지,롯데그룹 잠실부지,삼성그룹 상용차사업 진출,선경그룹 제2이동통신 등에 대해 허가하는 쪽으로 검토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지요.
▲김종인=예.
▲문검사=기업인들이 노피고인과 면담하려던 것은 5공때 국제그룹해체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진술했는데.
▲김=기업으로서는 그런 생각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영일재판장=피고인 전원에게 묻겠습니다.사실과 다르면 개별적으로 의사표시를 하십시오.당시 돈을 건네고 받은것은 모두 관행에 따른 것이라는 생각이지요.(묵묵부답)
▲김재판장=이 사건과 관련 불시에 연락없이 검찰에 불려온 피고인이 있습니까.(묵묵부답)
▲김재판장=피고인들의 그룹에는 법률고문들이 다 있지요.(묵묵부답)
▲김재판장=법률고문의 자문을 받고 출두한거죠.(장진호·이준용·김준기피고인 부인함)
▲김재판장=검찰조사에서 건넨 금액·시점 등을 추궁받았죠.(부인하는 피고 없음)
▲김재판장=조사취지로 봐서 노씨의 뇌물죄를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피고 있습니까.(부인하는 피고인 없음)
▲김재판장=피고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던 거죠.(이건희·장진호·최원석·김우중피고인 부인함)
▲김재판장=김우중피고인 등은 해외출장 등으로 불시에 귀국,엉겁결에 진술을 했다고 했는데 엉겁결에 진술했다면 오히려 진실을 말했던 것 아닌가요.(부인하는 피고 없음)
▲김재판장=검찰이 확실히 봐줄 것으로 확신한 사람 있었나요.(피고인들 대답없음)
▲김재판장=돈을 건넬때 모두 돈세탁을 했지요.(부인하는 피고 없음)
▲김재판장=관행상 거리낌없는 돈이라면 왜 굳이 돈세탁을 했나요.
▲이건희=돈세탁을 하지 않으면 받는 쪽에서 잘 안받기 때문입니다.
▲김재판장=전달이 되도록 하기위해서는 세탁을 해야한다는 말입니까.
▲김우중=오랜 관행이었습니다.
▲김재판장=그렇게 큰 돈을 건네면서 영수증도 받지 않았다면 회계장부가 전부 변칙처리되는 것 아닌가요.
▲김우중=일부 된 것도 있겠지만 밑에서 했으므로 잘 모릅니다.
▲김재판장=전경련을 통해서 성금을 내는 경우도 있었나요.
▲이건희=연말불우이웃돕기,선거정치자금,중소기업지원금등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