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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가슴속에 평화롭게 안식하소서

    이별은 만남의 예정된 수순이라고 합니다.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님이 별세하셨습니다. 사별은 영원한 이별이기에, 이제 그 분과의 만남을 정리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박회장님에 대한 수많은 상념과 기억들로 인해 정리가 쉽지 않습니다. 박 회장님과 저는 ‘실력있고 자상한 스승’과 ‘지적 호기심이 많은 청강생 제자’로 첫 대면을 하였습니다.1970년 봄 서울대를 갓 나와 한국은행에 다니던 저는, 캘리포니아(버클리)대학에서 경제학교수를 역임한 그 분의 ‘경제성장론’ 강의를 청강하였던 것입니다. 강의 내용은 어려웠습니다만, 고대하던 지적 도전이었습니다. 게다가 선생님은 강의 끝나고 근무지로 가시는 길에 저를 한은까지 차로 데려다 주시는 친절마저 베푸셨습니다. 이 때부터 박 회장님은 제게 ‘둥근 삼각형’으로 각인되었습니다.‘삼각형의 예리한 각과 원의 원만한 곡선’, 즉 ‘위대한 능력과 따뜻한 인간미’를 갖추신 분이라는 말씀입니다. 박 회장님은 여러 분야에 대한 관심과 능력을 함께 겸비하셨습니다. 세계적인 대학의 교수, 대통령 경제비서관, 한·중우호협회 회장, 금호아시아나라는 재벌기업의 총수, 죽호학원 이사장, 예술의전당 이사장, 광주과학기술원 이사장 등을 역임하셨습니다. 그는 학계ㆍ관계ㆍ재계ㆍ교육계ㆍ문화계ㆍ과학기술계 및 민간외교의 전 분야에서 통달하여 활약하셨습니다. 저는 그 가운데서도 문화적 업적에 특히 주목합니다.‘음악감상실을 드나들며 쇼팽ㆍ바흐ㆍ모짜르트에 매료되었던 중학생이, 재벌총수로 변신해, 세계적인 문화도시 건설에 헌신하였다.’는 사실은 크나큰 감동을 안겨줍니다. 박 회장께서는 방배동의 한 까페에서 “문화는 한 국가의 경쟁력이며 기업의 자산이기도 하다.”는 소신을 제게 열정적으로 피력하곤 하셨습니다. 그의 이 선각자적 깨달음은 각종 후원활동을 통해,“영재는 기르고, 문화는 가꾸어야 한다.”는 실천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분은 문화와 경제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며,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으로 생을 사셨습니다. 이 척박한 세상에서 박 회장님의 따뜻한 인간미는 더욱 빛이 났습니다. 임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완전 금연제를 실시하셨던 일, 신입사원에게 꿈나무라며 무등을 태워주시던 장면, 소년원ㆍ교도소ㆍ어린이병동ㆍ독거노인시설ㆍ장애인시설ㆍ외국인노동자시설 등 소외지역에서 벌인 메세나 문화활동, 연극 막간 휴식시간에 90세가 넘은 노모에게 줄거리를 설명하시던 회장님의 모습 등을 기억합니다. 당신은 감수성에 기초한 사랑의 행위를 통해, 인간은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귀한 존재”임을 환기시켜 주셨습니다. 박 회장님에 대한 추억들을 들추어 가면서, 저의 슬픔은 이제 부러움으로 변해 갑니다. 당신에게는 좋아하는 일들이 유독 많았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올인 하셨습니다. 하시는 일마다 놀라운 성과를 거두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사랑했고, 사랑받았습니다. 박 회장님, 당신은 행복한 분입니다. 저희들도 덩달아 행복해졌습니다. 좋아하고 존경하는 기업인을 우리의 가슴 속에 묻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당신은 저희들과 이별하지 않습니다. 저희들의 가슴 속에서 평화롭게 안식하시게 되었습니다.
  • 재계 “비정규직법 협상 거부”

    재계가 17일 비정규직 입법 문제에 대해 사실상 재논의 불가를 선언했다. 최근 일부 사업장에서 발생한 노조의 물리적 충돌 사태에 대해서도 소송 등 강력히 맞서기로 했다. 이렇듯 재계의 강경 기류와 일부 기업체 노조의 실력행사가 충돌함에 따라 노·사 관계는 상당기간 대치 국면이 예상된다. 비정규직 입법안도 한동안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회복 시기를 점치기 어려운 국내 경제에 또하나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LG전자·현대차·대우조선 등 주요 기업 인사·노무 담당 임원 20여명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재로 긴급회동을 갖고 재계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이들 임원들은 회의가 끝난 뒤 자료를 통해 “정부의 비정규직 근로자 보호 노력에 대해 노동계가 일말의 가치도 부여하지 않는 현 시점에서 비정규직 논의는 더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못박았다. 또 “비정규직 법안의 방향이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며 정부에도 비판의 화살을 겨눈 뒤 “정부 입법안 재논의를 위해서는 정규직의 지나친 고용 경직성을 완화하는 방안도 동시에 검토돼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언뜻 보면 ‘조건부 재협상 수용’ 의사처럼 보이지만 이는 재계가 대화의 틀을 깼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위한 전술적 성격이 짙다. 노동계가 이같은 재계의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회가 비정규직 입법안의 6월 처리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노사정 논의는 벽에 부딪치게 됐다. 대변인으로 나선 김영배 경총 부회장은 “노사정 실무협의에서 노동계가 어떠한 성의도 보이지 않은 마당에, 재계가 부담을 감수하면서 정부안을 계속 지지하는 것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기업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재계가 이렇듯 예정에 없던 모임까지 부랴부랴 만들어가며 강경한 목소리를 낸 데는 최근의 잇단 ‘노조 실력행사’와 무관치 않다. 울산지역 건설 플랜트 노조 파업, 하이닉스·매그너칩 사내하청 노조 문제, 덤프연대의 불법단체행동 등에 이어 급기야 통일중공업 경영진이 노조원들과의 충돌과정에서 다치는 사태까지 발생하자 더는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김 부회장은 “그동안 사측도 권력집단화한 노조에 밀려 원칙을 갖고 대응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면서 최근의 일련의 사태를 원칙대로 처리해 나갈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현 시점에서 더이상 밀리면 비정규직 입법안 처리때도 주도권을 잃는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가 비정규직 입법 정부안에 대해 ‘공격’쪽으로 방향을 튼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청와대가 재벌총수를 잇달아 면담하는 등 친기업 기류가 확산되고, 노동계가 일부 폭력사태로 궁지에 몰린 틈을 타 여론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현정은 회장, 전경련 입성?

    시숙과 제수의 어색한 조우가 이뤄질 것인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차기 회장단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부회장단에 새로 합류할 재벌총수의 면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름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 회장이 합류하게 되면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에 이어 전경련 사상 두번째 여성 부회장이 나오는 셈이다. 현 회장 개인으로는 ‘시아주버니’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전경련에서 마주치게 된다. 정 회장은 일찍부터 전경련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차기 회장으로도 거론된다. 동생인 고(故) 정몽헌 회장과는 2000년 초 그룹 주도권 다툼을 벌였었다. 지금이야 양쪽 모두 사감(私感)이 없어졌겠지만 전경련 조우가 다소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현 회장측은 전경련 부회장단 합류에 대해 “(전경련으로부터) 어떤 얘기도 들은 바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회장님의 최대 관심사는 그룹을 정상 반열에 올려놓는 것”이라면서 “지금이 그럴 때(부회장직을 맡을 때)는 아닌 것 같다.”며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이를 방증하듯 현 회장은 활발한 ‘현장 경영’에 나서고 있다.13일에는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부산지사를 방문했다. 현 회장은 자성대 5부두에 정박 중인 2200 TEU급 컨테이너선 ‘현대블라디보스토크’호에 직접 승선, 선원들과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오는 25일에는 경기도 이천의 현대엘리베이터 공장을,26일에는 현대아산 영업부서를 각각 둘러본다. 취임 후 계열사 사무실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생산현장까지 직접 챙기기는 처음이다. 소리 없이 그룹을 ‘장악’해온 현 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표이사 직함을 맡을지도 관심사다. 현 회장은 현재 어느 계열사에 대해서도 대표이사 직함을 갖고 있지 않다. 일각에서는 전경련 부회장이 되려면 대표이사 직함이 있어야 한다며 현 회장은 ‘결격’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전경련 현명관 부회장은 “꼭 대표이사일 필요는 없다.”고 말해 현 회장의 합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재벌 2·3세 ‘경영일선으로’

    재벌총수의 2·3세들이 연말연시 인사철을 맞아 속속 경영 전면에 포진하고 있다. 대학교수를 그만두고 경영에 합류하는가 하면 몇년간의 공백끝에 복귀하거나 초고속 승진을 하고 있다. 나름대로 전문지식과 경험을 쌓은 이도 적지 않지만, 무책임한 ‘경영권 상습’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때마침 공정거래위원회의 재벌 친인척 ‘지분 족보’가 공개돼 이같은 논란이 당분간 가열될 전망이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씨의 큰딸인 이미경(46)씨는 27일 부회장 직함을 달고 CJ그룹에 전격 승진했다. 공식직함은 CJ엔터테인먼트·CJ CGV·CJ미디어·CJ아메리카 담당 부회장. 지난 1995년 다국적 엔터테인먼트 회사 ‘드림웍스’ 설립을 주도하며 왕성하게 활동하던 그는 그러나 이후 해외파견(CJ엔터테인먼트 상무) 형태로 미국에 머물며 사실상 그룹 경영에서는 물러나 있었다.CJ측은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에 대한 전문 식견과 해외 네트워크를 가진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친동생인 이재현 그룹 회장이 직접 (경영 합류를)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구평회 LG 창업고문(E1 명예회장)의 셋째아들인 구자균씨도 이날 교수직을 완전히 그만두고 LG산전 관리담당 부사장으로 변신했다.LG산전은 LG전선그룹의 핵심계열사이다. 미국 텍사스대에서 재정학 박사학위를 받은 구 교수는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를 거쳐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다 휴직한 상태다. 구 고문의 큰아들인 자열씨는 LG전선 부회장, 자용씨는 E1 부사장이다. 구두회(구 고문의 동생) 극동도시가스 명예회장의 외아들 구자은 LG전선 이사도 이날 1년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이에 앞서 ‘본가’인 LG그룹에서도 구인회 창업주의 둘째동생 고 구정회씨의 아들인 구자민 상무가 LG전자 부사장으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사촌인 구본진 부장이 LG상사 상무로 각각 승진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윤씨는 이달초 현대해상 등기이사로 복귀했다.8년만의 컴백이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의 아들인 지선씨와 교선씨도 얼마전 아버지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아 후계구도를 굳혔다.1997년 과장으로 입사한 지선씨는 5년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교선씨는 기획이사로 승진했다. 현대그룹의 장손인 정의선(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아들) 부사장도 기아차 유럽시장 공략을 책임지는 등 경영전면에 나서고 있다. 안미현 류길상기자 hyun@seoul.co.kr
  • 재벌총수 지분대비 계열사 지배력 비상장사보다 상장사 더높아

    국내 10대 재벌그룹 총수일가가 상장 계열사에 대해 ‘쥐꼬리’ 지분만으로 막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0대 재벌 상장사들의 지난해 3월 제출된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작성한 ‘기업집단의 소유구조분석’자료에 따르면 삼성그룹 이건희회장 일가의 상장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승수(보유지분 대비 실제 지배력을 뜻하는 의결권지분의 비율)는 17.03배로 조사됐다. 이는 비상장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 의결권승수(8.88배)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총수 일가가 상장 계열사간 순환출자를 통해 실제 보유지분보다 높은 지배권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 삼성정밀화학의 의결권승수가 36.53배로 삼성 계열사 중 가장 높았다. 현대차그룹의 전체 의결권승수는 8.57배로, 상장 계열사로는 기아차가 19.21배, 현대하이스코와 INI스틸이 각각 9.80배와 9.57배로 나타났다. 전체 의결권승수가 16.25배인 SK그룹은 상장 계열사의 핵심인 SK텔레콤이 15.67배로 비슷한 수준이었고,SK가스와 대한·부산도시가스는 30배를 넘었다. 상장사 평균이 10.30배로 그룹의 6.78배를 능가한 한화는 신동아화재가 33배에 달했고, 롯데그룹은 호남석유화학의 승수가 686.84배로 조사대상 상장사 중 가장 높았다.KDI 관계자는 “상장사는 수많은 주주가 있어 의결권승수가 높을수록 지배구조 왜곡의 문제점이 더 크다.”면서 “정부가 그룹 전체의 의결권승수를 일정 수준으로 낮추면 출자총액제한에서 졸업시킬 방침이지만, 이 경우 비상장사 승수를 낮춰 빠져나가는 등 허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대로 ‘그룹 전체의 의결권승수가 3배 이하일 경우’ 등 4가지 출자총액제한 졸업요건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재계 공정법 저지 총력전

    재계 공정법 저지 총력전

    재계가 공정거래법 개정안 저지를 위해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는 20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상근 부회장단 간담회를 갖고 출자총액제한제도 연내 폐지와 금융계열사 의결권 현행 유지, 계좌추적권 부활 백지화 등을 거듭 촉구했다. 또 오는 25일 열리는 국회 공청회가 재계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리허설 성격의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대기업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재벌총수 친·인척들의 지분보유 내역 공개 방침에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재벌의 ‘아킬레스’를 건드는 것은 기업 활동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재계, 개정안 전방위 압력 경제5단체는 이날 발표문에서 “경제활성화를 위해 기업의욕을 북돋우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투자를 회복하는 일이 절실하다.”면서 공정거래법 개정안 3대 핵심 조항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경제5단체는 “출자총액제가 기업의 투자의욕을 떨어뜨려 경기침체를 심화시키고 일자리 창출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면서 “새로운 업종으로의 진출을 근본적으로 제약함으로써 5∼10년후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신성장 동력산업의 출현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금융계열사 의결권 축소와 관련,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경영권 방어에 매달리게 하고, 계좌추적권 부활은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고 계열기업간 정상적인 내부거래를 제약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경제5단체는 공정위의 대기업 규제정책에 대해 “기업의 소유지배구조와 재무구조, 투자방법은 좋은 경영성과를 내기 위한 기업의 자율적 선택수단에 불과하다.”며 “외환위기 이후 시장의 자율 감시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할 환경이 조성된 만큼 출자총액제 등 대기업 규제는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주장했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공청회가 열리고 조만간 결론을 낼 단계에 접어 들어 재계의 의견을 다시 한번 국민과 정부, 정치권에 전달하는 차원에서 이번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지금이 재벌 세습 따질 시기인가” 재계는 공정위의 친·인척 지분 공개도 정부와 맞선 괘씸죄와 재벌 길들이기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속내를 내비쳤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사기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지 않고,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친인척들의 지분 공개로 결국 ‘재벌이 나쁘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게 될 텐데 그것이 과연 경제에 도움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분관계가 모두 드러난 마당에 그룹 차원에서 대책을 세우는 것은 없다.”면서 “이번 공정위의 방침은 실익도 없이 재벌을 자극하는 것”이라며 못마땅해 했다. 대기업들은 친인척들의 지분공개가 재벌의 세습문제를 본격 거론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최광숙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주식부자’ 판도 바뀌었다

    ‘주식부자’ 판도 바뀌었다

    재계의 지형이 변하면서 부호들의 면면도 달라지고 있다.1세대가 퇴조하고,2·3세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6일 온라인 경제매거진 에퀴터블에 따르면 지난 2001년 말 기준 주식부자(상장·등록주식 기준) 상위 20명 중 5명이 지난 상위 20명 리스트에서 빠졌다.20위권을 지킨 15명의 부침도 컸다. 20위권에 새로 진입한 5명 중 3명이 그룹을 분리할 예정인 LG그룹과 GS그룹 총수 일가로 나타났다.구본무 LG회장,허창수 GS홀딩스 회장,허정수 LG기공대표 세 사람이 주인공이다. 2001년 말에는 상위 20위권에 있었던 LG그룹 인사는 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이 유일했으나 이제는 구씨 일가의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허씨 일가의 허창수 회장과 허정수 대표 등 4명으로 늘었다. 20위권에 새로 진입한 부자는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과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이다.반면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재벌총수와 한동원 정소프트 대표,김정식 대덕전자 회장,안철수 안철수연구소 대표 등은 주식 부호 대열에서 한걸음 물러났다.이 중 벤처기업 경영자가 3명이나 돼 벤처의 부진을 반영했다. 20위권을 유지한 15명 가운데 신세계 일가의 약진은 괄목할 만하다.이명희(3위) 회장과 이 회장의 남편인 정재은(8위) 조선호텔 명예회장,아들 정용진(10위) 신세계 부사장 등의 주식재산이 2001년 말 5797억원에서 현재 1조 7115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1위인 삼성 이건희 회장 일가의 주식평가액은 같은 기간 1조 5121억원에서 2조 6493억원으로 75% 증가했다.또 2위인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현대차 주가의 ‘쾌속 질주’에 힘입어 3배 가까이 증가,이건희 회장을 바짝 뒤쫓았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재벌총수 튀는 아이디어 어디서 얻나

    [재계 인사이드] 재벌총수 튀는 아이디어 어디서 얻나

    40대 재벌 총수들의 사업 아이디어 발굴처가 이색적이다. 코오롱 이웅열(48) 회장은 미국 드라마 ‘섹스&시티’를 보면서 명품의 세계적 트렌드를 파악한다.‘섹스&시티’는 4명의 뉴욕 독신 여성들의 자유로운 연애담을 그려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크게 인기를 끈 여성 취향의 드라마. FnC코오롱은 다음달부터 ‘섹스&시티’의 여주인공들이 열광했던 50만원대의 구두브랜드 ‘지미추’를 수입,판매한다.평소 명품에 관심이 많은 이 회장은 “당장 명품을 만들고 싶지만 하루아침에 될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 세계적인 기업들의 노하우를 배우고 있는 과정”이라고 코오롱의 명품 수입 사업에 관해 밝힌 바 있다.이 회장은 ‘섹스&시티’를 그리 재미있게 보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SK 최태원(44) 회장은 지난달 29일 경기도 용인의 SK아카데미에서 열린 신입직원과의 대화 시간에서 일본 만화 ‘미스터 초밥왕’을 독파했다고 밝혔다.책을 한권 추천해 달라는 신입직원의 부탁에 최 회장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하나 있는데 경영에 관해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한다.”면서 ‘미스터 초밥왕’을 추천한 것이다. ‘미스터 초밥왕’은 재작년 신라호텔에서도 임직원 교육의 필독서로 채택된 바 있다.만화의 내용은 신참 요리사인 쇼타가 가업인 초밥집을 이어받아 당대 최고의 요리사가 되는 지난한 과정을 그리고 있다.작은 초밥 하나에도 애정을 담는 장인정신과 인간성이 바탕이 된 직업윤리 등을 담고 있어 기업 경영에 교훈이 되는 내용이 많다. 덕분에 SK그룹 싱크탱크인 SK경영경제연구소 모든 임직원들도 총 44권에 이르는 ‘미스터 초밥왕’을 마스터했다는 후문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재벌친인척 지분 새달 공개

    재계가 반기업 정서를 확대시킨다며 반대하고 있는 재벌총수 친인척의 계열사 지분보유 현황이 내달 중 공개된다. 공정거래위원회 조학국 부위원장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재벌 친인척 지분공개가 기업들이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데 필요하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서 “분석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음달 중 공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공정위는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우려해 실명은 명시하지 않은 채 촌수(寸數)를 기준으로 8촌 이내 친척,4촌 이내 인척 등 일정한 범주로 나눠 지분보유 현황을 공개할 방침이다. 조 부위원장은 또 재벌금융사 의결권 축소 등을 내용으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 추진과 관련,“다음달 말쯤 (개정안이) 임시국회에 상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8)커지는 빈부격차

    [차이나 리포트 2004] (8)커지는 빈부격차

    |베이징·상하이 이석우특파원|베이징의 명동,왕푸징의 상가들은 밤 10시가 넘도록 관광객과 손님들로 대낮처럼 북적거린다.루이뷔통,샤넬,프라다,아르마니 등 즐비한 명품 상점들도 화려함을 더한다.상하이 화이하리루나 난징루,광저우의 베이징루나 티엔허 등 다른 대도시 번화가 역시 축제를 벌이듯 활력이 가득하다. ‘베이징어’의 1인당 평균소득은 3707달러.상하이,광저우는 각각 5643달러,5787달러다.물가수준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그보다 2∼2.5배가량 높다.수치상으론 대도시 주민 1억명 가량은 한국과 비슷한 생활수준에 와 있는 셈이다.명품족이 어림잡아 1000만∼1500만명 수준이란 계산도 일맥상통한다. ●베이징시 등록차량 200만대 넘어서 베이징시는 등록차량 200만대를 돌파,마이카 시대로 돌입했다.‘중국창업투자&하이테크’란 중소 잡지사의 월급쟁이 사장인 쉬장핑(許江萍·37)은 24만위안(3600만원상당,1위안은 150원) 하는 중국산 혼다어코드를 몰고 다닌다.베이징대 출신의 쉬 사장은 “주변 친구들은 모두 다 차가 있다.”고 말했다.상하이시는 급증하는 차량 증가를 막기 위해 신규허가 차량을 제한,차를 사기 위해선 차량번호 경매에 참가해야 한다.번호값은 4만∼5만위안이나 웃돌지만 이를 사기 위해 줄이 늘어서 있다. 대학가 게시판의 운전실습 광고와 젊은 직장인 사이의 운전면허증은 당연한 것이 됐다.대학가 마이카족도 심심찮게 눈에 띄고,해외여행도 도시민에겐 빼놓을 수 없다.쉬 사장의 올 휴가계획도 유럽이다.지난달 유럽 일부국가에 대한 중국정부의 여행자유화 조치로 가족이 오붓하게 다녀올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대학생도 해외여행 대열에 끼어들었다.카메라 기능을 지닌 고급 휴대전화,무선통신 노트북컴퓨터,자동차,해외여행 등은 젊은 신소비계층의 일반품목이다. 풍요 속에 민초들의 상대적 빈곤과 박탈감은 더한다.중산층이 형성되기도 전에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빈자란 구조 속에 계층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노동자 한달 월급에 해당하는 한 잔의 차,일년 월급보다 많은 한끼 식사는 대수롭지않은 일이 됐다.베이징·상하이 등에는 입회비가 몇백만원을 넘는 헬스클럽,식당형 사교클럽 등 멤버스 클럽도 확산 중이다. 안후이성 출신으로 베이징의 한 대형 식당 종업원인 리샤오리(李小莉·22)는 “한 끼에 내 한달 월급을 먹어치우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만난다.”면서 “30대이면서 여러 채의 집을 소유,세놓고 살면서 명품으로 치장하고 벤츠와 BMW를 타면서 고급 식당과 유흥장을 출입하며 소일하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냐.”고 반문한다.휴일 없이 일하는 샤오리의 월급은 700위안,이런저런 부수입을 모아 한달 평균 1000위안을 버는데 6명이 함께 쓰는 닭장 같은 방값 400위안,식비 300위안씩을 쓰고 나면 저축할 돈도 얼마 남지 않는다며 상대적 빈곤감에 우울해한다. ●도시빈민 상대적 빈곤·박탈감 빈부차의 이유는 많지만 주요 원천 중 하나는 도시와 농촌의 격차다.통계수치론 3배.사회보장,공공교육 혜택 등을 따지면 6배 이상 벌어진다.중국의 1인당 평균소득은 1090달러지만,광둥성 선전시는 6500달러나 된다.경제성장의 과실이 도시로 집중,9억이 넘는 농민들은 2등 국민으로 전락했다.농촌에서 도시로 흘러들어온 유입인구들은 저소득 하층민이 됐다.중국사회과학원 사회학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베이징에만 20만∼50만이 빈민생활을 한다.월소득 500∼900위안의 일용직이나 날품팔이,노점상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도시로 몰려드는 농촌 인구는 1년 평균 연인원 1억 2000만명.공사장 막노동은 하루 30∼50위안.창고 등을 개조한 막사 같은 곳에서 10∼20명이 함께 새우잠 자고 한 끼 1∼4위안가량 하는 음식으로 떼우면서 몇달을 버틴다.대부분 몇달 일한 뒤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일부는 가족을 거느린 채 도시를 전전한다.평균 월소득은 600∼800위안.농촌인구의 도시정착이 확대되면서 도시빈민이란 개념이 생겨났고 당국의 빈민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공사장 인부 등 노동자임금 체불은 공식통계만도 연 200억위안.저소득계층의 사회보험이 제대로 안돼 있어 사고가 나거나 중병에 걸려도 돈이 없어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적잖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중국일보사 쟈오더런 부사장은 지적한다.베이징대의 한 퇴직교수는 “앞으로 써야 될 지출의 용도와 규모가 가늠되지 않아 허리띠를 졸라매고 산다.”고 말했다.급격한 사회변동이 저소득계층뿐아니라 중산층에도 불안감을 가져오고 있다.새로운 사회보장망이 확충되지 못한 과도기 속에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는 때로 ‘정글 자본주의’의 색깔을 띤다.더이상 국가가 돌봐주지 않는다는 강박감 때문인지 사회 전체는 돈을 향해 큰 수레바퀴처럼 굴러간다.그 밑에 깔리면 모든 것이 끝장이란 생각이 사람들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 그래도 성장 사회의 활력 때문일까.낙담보단 희망과 기대가 큰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다.베이징 푸라이야 건강센터 안마사인 왕펑(王鋒·30).한달에 1200위안을 받는 왕은 “죽어라고 일해도 한달에 200∼300위안 벌기도 힘겨운 고향 쓰촨 농촌사람들을 떠올리면 지금 수입도 황송하다.2008년 올림픽을 치르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잘 살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내일에 대한 기대가 상대적 빈곤감을 앞서고 있는 셈이다. ●성장혜택에 기대·희망 큰 편 빈부차를 나타내는 중국의 지니계수는 0.4∼0.45 수준.양퉁팡(揚通方) 베이징대 한국학연구센터 소장은 “한국보다 격차가 크지만 소득차의 확대 속에서도 기회와 선택의 폭이 늘고,희망적인 기대로 빈부격차가 사회불안정을 일으킬 단계에는 와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swlee@seoul.co.kr ■ 中부자들 어떤 사람 |베이징·상하이 이석우특파원|중국 최고 갑부는 중국판 빌 게이츠격의 컴퓨터 귀재로 불리는 33세의 딩 레이(丁磊),윌리엄 딩이다.2000년 나스닥에 상장된 자신의 인터넷 검색엔진 왕이(罔易·Netease.com)의 주식가격이 뜨면서 단번에 13억달러의 재산가로 부상했다.중국인 1인당 연평균소득이 1090달러인 것을 감안할 때 12만명이 1년 동안 벌어야 겨우 딩 레이 한 사람의 재산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IT 재벌은 딩 레이 말고도 줄을 서 있다.천티엔차오(陳天橋·31) 오락게임사이트 셩다왕루오의 회장,장차오양(張朝陽·40) 인터넷 검색엔진사이트 소후(Sohu.com) 회장 등이 그들이다.각각 4억 9000만달러,2억 7000만달러의 재산가다.IT 재벌들은 30대 초·중반이 많다.대부분 기술이나 전문지식을 통해 재벌이 됐다는 점에서 일반 대중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자산가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부침이 더 심하다.IT 재벌들의 재산은 나스닥이나 홍콩증권시장 등에 상장된 주식에 의존해 있어 주식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다른 상당수 재벌총수들은 은행으로부터 거액의 특혜대출,권력자와의 유착관계 등의 구설수 속에 불편한 처지다.“포브스지의 중국자산가 순위는 쇠고랑 차는 순서”란 식의 비꼬는 말이 유행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재산증식 과정이 석연치 않은 사람도 적잖다. 지난해엔 20대 자산가에 꼽히던 산시 하이신철강그룹 리하이창(李海倉) 회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엽총으로 살해당했고,허난성 최대 갑부 챠오진링(喬金) 황허실업 회장은 은행의 대출금 상환 압박 속에 의문의 자살을 택했다.올 들어선 상하이 최대갑부로 통하는 저우정이(周正毅) 농카이그룹 회장이 대출금 유용,미상환 등을 이유로 구속돼 3년형을 선고받았다.중국 부자들이 돈을 벌어도 수면 위에 나서길 원하지 않는 것도 축재의 투명성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IT업계의 기린아들이 약진하고 있지만,비율로 보면 아직 중국 자산가의 대다수는 부동산업의 ‘큰손’들이다.정부 입김을 크게 받아 개발이익이 많은 부문이다.지난해 말 현지 언론들이 꼽은 30대 자산가 중 절반이 넘는 16명이 부동산으로 치부를 한 재력가들이었다. 중국 100대 자산가의 출신 지역은 개혁·개방이 가장 빨랐던 광둥성 출신이 22%로 가장 많았다.상하이 14%,베이징 11%,저장성 8% 순이다.국무원 발전연구센터의 후장윈(胡江雲) 박사는 “소득격차 그 자체보다는 부자들이 어떻게 축재를 했는가하는,돈을 버는 수단과 방법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투명성에 대한 요구의 증가가 점점 쟁점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swlee@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8)커지는 빈부격차

    |베이징·상하이 이석우특파원|베이징의 명동,왕푸징의 상가들은 밤 10시가 넘도록 관광객과 손님들로 대낮처럼 북적거린다.루이뷔통,샤넬,프라다,아르마니 등 즐비한 명품 상점들도 화려함을 더한다.상하이 화이하리루나 난징루,광저우의 베이징루나 티엔허 등 다른 대도시 번화가 역시 축제를 벌이듯 활력이 가득하다. ‘베이징어’의 1인당 평균소득은 3707달러.상하이,광저우는 각각 5643달러,5787달러다.물가수준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그보다 2∼2.5배가량 높다.수치상으론 대도시 주민 1억명 가량은 한국과 비슷한 생활수준에 와 있는 셈이다.명품족이 어림잡아 1000만∼1500만명 수준이란 계산도 일맥상통한다. ●베이징시 등록차량 200만대 넘어서 베이징시는 등록차량 200만대를 돌파,마이카 시대로 돌입했다.‘중국창업투자&하이테크’란 중소 잡지사의 월급쟁이 사장인 쉬장핑(許江萍·37)은 24만위안(3600만원상당,1위안은 150원) 하는 중국산 혼다어코드를 몰고 다닌다.베이징대 출신의 쉬 사장은 “주변 친구들은 모두 다 차가 있다.”고 말했다.상하이시는 급증하는 차량 증가를 막기 위해 신규허가 차량을 제한,차를 사기 위해선 차량번호 경매에 참가해야 한다.번호값은 4만∼5만위안이나 웃돌지만 이를 사기 위해 줄이 늘어서 있다. 대학가 게시판의 운전실습 광고와 젊은 직장인 사이의 운전면허증은 당연한 것이 됐다.대학가 마이카족도 심심찮게 눈에 띄고,해외여행도 도시민에겐 빼놓을 수 없다.쉬 사장의 올 휴가계획도 유럽이다.지난달 유럽 일부국가에 대한 중국정부의 여행자유화 조치로 가족이 오붓하게 다녀올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대학생도 해외여행 대열에 끼어들었다.카메라 기능을 지닌 고급 휴대전화,무선통신 노트북컴퓨터,자동차,해외여행 등은 젊은 신소비계층의 일반품목이다. 풍요 속에 민초들의 상대적 빈곤과 박탈감은 더한다.중산층이 형성되기도 전에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빈자란 구조 속에 계층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노동자 한달 월급에 해당하는 한 잔의 차,일년 월급보다 많은 한끼 식사는 대수롭지않은 일이 됐다.베이징·상하이 등에는 입회비가 몇백만원을 넘는 헬스클럽,식당형 사교클럽 등 멤버스 클럽도 확산 중이다. 안후이성 출신으로 베이징의 한 대형 식당 종업원인 리샤오리(李小莉·22)는 “한 끼에 내 한달 월급을 먹어치우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만난다.”면서 “30대이면서 여러 채의 집을 소유,세놓고 살면서 명품으로 치장하고 벤츠와 BMW를 타면서 고급 식당과 유흥장을 출입하며 소일하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냐.”고 반문한다.휴일 없이 일하는 샤오리의 월급은 700위안,이런저런 부수입을 모아 한달 평균 1000위안을 버는데 6명이 함께 쓰는 닭장 같은 방값 400위안,식비 300위안씩을 쓰고 나면 저축할 돈도 얼마 남지 않는다며 상대적 빈곤감에 우울해한다. ●도시빈민 상대적 빈곤·박탈감 빈부차의 이유는 많지만 주요 원천 중 하나는 도시와 농촌의 격차다.통계수치론 3배.사회보장,공공교육 혜택 등을 따지면 6배 이상 벌어진다.중국의 1인당 평균소득은 1090달러지만,광둥성 선전시는 6500달러나 된다.경제성장의 과실이 도시로 집중,9억이 넘는 농민들은 2등 국민으로 전락했다.농촌에서 도시로 흘러들어온 유입인구들은 저소득 하층민이 됐다.중국사회과학원 사회학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베이징에만 20만∼50만이 빈민생활을 한다.월소득 500∼900위안의 일용직이나 날품팔이,노점상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도시로 몰려드는 농촌 인구는 1년 평균 연인원 1억 2000만명.공사장 막노동은 하루 30∼50위안.창고 등을 개조한 막사 같은 곳에서 10∼20명이 함께 새우잠 자고 한 끼 1∼4위안가량 하는 음식으로 떼우면서 몇달을 버틴다.대부분 몇달 일한 뒤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일부는 가족을 거느린 채 도시를 전전한다.평균 월소득은 600∼800위안.농촌인구의 도시정착이 확대되면서 도시빈민이란 개념이 생겨났고 당국의 빈민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공사장 인부 등 노동자임금 체불은 공식통계만도 연 200억위안.저소득계층의 사회보험이 제대로 안돼 있어 사고가 나거나 중병에 걸려도 돈이 없어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적잖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중국일보사 쟈오더런 부사장은 지적한다.베이징대의 한 퇴직교수는 “앞으로 써야 될 지출의 용도와 규모가 가늠되지 않아 허리띠를 졸라매고 산다.”고 말했다.급격한 사회변동이 저소득계층뿐아니라 중산층에도 불안감을 가져오고 있다.새로운 사회보장망이 확충되지 못한 과도기 속에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는 때로 ‘정글 자본주의’의 색깔을 띤다.더이상 국가가 돌봐주지 않는다는 강박감 때문인지 사회 전체는 돈을 향해 큰 수레바퀴처럼 굴러간다.그 밑에 깔리면 모든 것이 끝장이란 생각이 사람들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 그래도 성장 사회의 활력 때문일까.낙담보단 희망과 기대가 큰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다.베이징 푸라이야 건강센터 안마사인 왕펑(王鋒·30).한달에 1200위안을 받는 왕은 “죽어라고 일해도 한달에 200∼300위안 벌기도 힘겨운 고향 쓰촨 농촌사람들을 떠올리면 지금 수입도 황송하다.2008년 올림픽을 치르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잘 살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내일에 대한 기대가 상대적 빈곤감을 앞서고 있는 셈이다. ●성장혜택에 기대·희망 큰 편 빈부차를 나타내는 중국의 지니계수는 0.4∼0.45 수준.양퉁팡(揚通方) 베이징대 한국학연구센터 소장은 “한국보다 격차가 크지만 소득차의 확대 속에서도 기회와 선택의 폭이 늘고,희망적인 기대로 빈부격차가 사회불안정을 일으킬 단계에는 와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swlee@seoul.co.kr ■ 中부자들 어떤 사람 |베이징·상하이 이석우특파원|중국 최고 갑부는 중국판 빌 게이츠격의 컴퓨터 귀재로 불리는 33세의 딩 레이(丁磊),윌리엄 딩이다.2000년 나스닥에 상장된 자신의 인터넷 검색엔진 왕이(罔易·Netease.com)의 주식가격이 뜨면서 단번에 13억달러의 재산가로 부상했다.중국인 1인당 연평균소득이 1090달러인 것을 감안할 때 12만명이 1년 동안 벌어야 겨우 딩 레이 한 사람의 재산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IT 재벌은 딩 레이 말고도 줄을 서 있다.천티엔차오(陳天橋·31) 오락게임사이트 셩다왕루오의 회장,장차오양(張朝陽·40) 인터넷 검색엔진사이트 소후(Sohu.com) 회장 등이 그들이다.각각 4억 9000만달러,2억 7000만달러의 재산가다.IT 재벌들은 30대 초·중반이 많다.대부분 기술이나 전문지식을 통해 재벌이 됐다는 점에서 일반 대중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자산가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부침이 더 심하다.IT 재벌들의 재산은 나스닥이나 홍콩증권시장 등에 상장된 주식에 의존해 있어 주식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다른 상당수 재벌총수들은 은행으로부터 거액의 특혜대출,권력자와의 유착관계 등의 구설수 속에 불편한 처지다.“포브스지의 중국자산가 순위는 쇠고랑 차는 순서”란 식의 비꼬는 말이 유행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재산증식 과정이 석연치 않은 사람도 적잖다. 지난해엔 20대 자산가에 꼽히던 산시 하이신철강그룹 리하이창(李海倉) 회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엽총으로 살해당했고,허난성 최대 갑부 챠오진링(喬金) 황허실업 회장은 은행의 대출금 상환 압박 속에 의문의 자살을 택했다.올 들어선 상하이 최대갑부로 통하는 저우정이(周正毅) 농카이그룹 회장이 대출금 유용,미상환 등을 이유로 구속돼 3년형을 선고받았다.중국 부자들이 돈을 벌어도 수면 위에 나서길 원하지 않는 것도 축재의 투명성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IT업계의 기린아들이 약진하고 있지만,비율로 보면 아직 중국 자산가의 대다수는 부동산업의 ‘큰손’들이다.정부 입김을 크게 받아 개발이익이 많은 부문이다.지난해 말 현지 언론들이 꼽은 30대 자산가 중 절반이 넘는 16명이 부동산으로 치부를 한 재력가들이었다. 중국 100대 자산가의 출신 지역은 개혁·개방이 가장 빨랐던 광둥성 출신이 22%로 가장 많았다.상하이 14%,베이징 11%,저장성 8% 순이다.국무원 발전연구센터의 후장윈(胡江雲) 박사는 “소득격차 그 자체보다는 부자들이 어떻게 축재를 했는가하는,돈을 버는 수단과 방법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투명성에 대한 요구의 증가가 점점 쟁점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swlee@seoul.co.kr
  • ‘불새’서 제2 연기인생 꽃피우는 애마부인 김부선

    “김부선씨 땜에 웃겨 죽는 줄 알았어요.”“서 회장과 김부선 아지매의 러브스토리도 방송해 주세요.”“배역 잘 소화해 내고 있는 김부선 파이팅!”… 요즘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MBC ‘불새’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그녀를 격려하는 글들이 쏟아진다.재벌 총수인 서 회장(박근형)의 아내이자 정민(에릭)의 계모로 출연하면서 안방극장에서 뒤늦게 꽃봉오리를 화려하게 터뜨린 그녀.‘3대 애마부인’이자 한때는 대마초 사건과 미혼모 배우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배우 김부선(42)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제는 백화점에 가도 ‘어머,불새 계모다.’하며 다들 알아봐요.70분 방송에 1분 정도 출연하는 거지만 시청자들이 좋게 봐주시니까 힘이 납니다.그 맛에 배우를 하나 봐요.” ●‘상류층 사모님’신랄히 비꼬고 싶었다 한물 간 배우로 여겨졌던 그녀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건 올해 초 개봉한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권상우를 유혹하는 떡볶이집 아줌마로 나오면서부터.하지만 관객층이 한정된 영화에 비해 시청층이 광범위한 드라마에 첫 출연하면서,이제 그녀는 온국민에게 사랑받는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특히 푼수기 있으면서도 잇속에 밝은 재벌총수 부인 연기는 드라마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그런데 그 실감나는 연기에는 이유가 있다. 그녀의 삶은 짓밟힌 세월의 연속이었다.20대 초반 한 남자를 만났고,아이를 임신하니 유부남인걸 알았다.어마어마한 재산가였던 아이 아버지는 4개월된 딸을 데려갔고,딸을 되찾기 위해 위자료와 양육비 등을 모두 포기한다는 공증에 멋모르고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17년.‘미혼모’라는 딱지를 달고 밑바닥을 전전하며 혼자 딸을 키우는 ‘피눈물의 세월’을 보냈다.5년전 양육비 소송에서 승소해 매월 50만원씩 받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혼자의 힘으로였다. “어떻게 그렇게 돈이 많으면서 자식을 나몰라라 할 수가 있을까요.딸을 찾으러 갔을 때도 그 사람들은 ‘여기가 감히 어딘데 찾아오냐.’고 했죠.저는 ‘감히’에 멍든 여자입니다.” 그러던 그녀가 ‘불새’에서 부잣집 사모님이 됐으니 한풀이를 할 만도 하다.스스로 망가지면서 위선 덩어리인 상류층을 희화화하고 싶었다.대사 한 줄이라도 읽고 또 읽으며 연구했고,소품 하나에도 아이디어를 냈다.“베풀 줄 모르는 ‘돈많은 거지’들을 비꼬고 싶었습니다.어렵게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도 위안이 됐으면 합니다.” ●스타에서 바닥까지… 파란만장 세월 파란만장한 인생은 운명이었을까.제주도 모슬포에서 태어난 그녀의 본명은 김근희.어렸을 때 절을 찾았는데 ‘기생 팔자’라며 어느 노스님이 즉석에서 연꽃 부(芙)에 베풀 선(宣)이란 이름을 지어주었다.‘진흙 속에서 핀 연꽃이 되어 힘든 사람들에게 많이 베풀어야 기생의 업을 면할 수 있다.’는 뜻에서였다.하지만 그 업은 끈질기게 얽매었다. 대학에 떨어져 재수를 하겠다며 상경한 뒤 1981년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았다.죠다쉬,프로스펙스 등의 모델로 활동하다가,83년 전무송씨와 연기한 ‘여자가 밤을 두려워하랴’로 데뷔한 뒤,85년 ‘애마부인 3’을 찍었다.하지만 그녀는 ‘에로 배우’라는 꼬리표에는 동의할 수 없다. “‘해피 엔드’의 전도연,‘바람난 가족’의 문소리에게 에로 배우라고 안 하잖아요.80년대에는 에로영화가 주류였고,너도나도 그 배역을 탐냈다고요.” 그러다 대마초 사건이 터져 대스타로서의 꿈은 모래알처럼 흩어졌고,8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다. ●마약·섹스 끊어도 포기할 수 없던 연기 힘든 세월을 견딜 수 있었던 건 ‘언젠간 다시 연기를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서였다.다시 영화계에 발을 들여 놓았지만 ‘비트’‘게임의 법칙’ 등에선 술집 마담으로,‘삼인조’에서는 몰래 바람을 피우는 여인으로,‘H’에서는 미스터리한 사연 속에서 죽는 인물로 잠깐 얼굴을 비쳤을 뿐이다.그러고나서 찍은 작품이 바로 ‘말죽거리 잔혹사’. “촬영하고 집에 돌아오면서 엄청 울었습니다.다시 배우가 되기를 꿈꿨지만 빛이 보이지 않았으니까요.‘이제 그만 접자.’고 생각했죠.” 하지만 유하 감독은 “개봉하면 일 좀 들어올 것”이라고 귀띔했고,그 말대로 요즘은 출연 제의가 밀려오고 있다.다음 출연작은 개봉을 앞둔 ‘인어공주’.우체국 직원역인데 “정복을 입어 너무 좋더라.”며 웃었다.촬영중인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에서는 정우성의 철없는 엄마 역을 맡았고,7월말쯤 방송될 SBS ‘연인’(가제)에서는 동료의 아이를 키워주는 바닷가 작부로 캐스팅됐다.주인공은 고수가 맡을 예정.“전 남자배우 복이 많은가봐요.권상우,정우성,고수….(웃음)” 8년째 카페를 운영하며 “왜 술집을 하느냐.”는 안좋은 시선을 받아온 그녀는 이제 연기자가 주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요즘은 너무 행복해서 불안할 정도예요.‘모진 세월 잘 견뎌냈구나.’싶죠.단지 자만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마약도 섹스도 끊을 수 있었지만 결코 끊을 수 없었던 연기.“좋은 작품에서 김부선만의 색깔,톤,심성을 꺼내보이고 싶다.”는 그녀는 이제 다시 제 2의 연기인생의 한 페이지를 연 듯했다. ●딸의 권리 찾고 당당한 엄마 되고파 하지만 한 아이의 엄마인 그녀에겐 연기보다 중요한 일이 있다.‘딸의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 그것이다.그동안 딸의 학교 운동회에 가서도 손가락질을 당할까봐 함께 운동장에서 밥도 먹지 못했다는 그녀.그러나 편견이 옭아맨 세월은 그녀를 변화시켰다. “왜 지금까지 참고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물론 공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었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살고 싶어요.” 고1이 된 딸은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인터넷에 그녀를 음해하는 루머가 돌자 딸은 “과거를 뉘우치고 열심히 살아가려는 엄마에게 악의를 갖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에 대해 가만있지 않겠다.”는 글을 올려 루머를 단숨에 잠재웠다.에로 배우의 이미지를 빌려온 단역에 출연할 때도 “엄마만이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라며 용기를 북돋웠다. 어느덧 훌쩍 커버린 딸을 보면서 ‘더 늦기 전에 호적도 돌려주고,최고의 환경에서 교육시키기 위해 양육비와 위자료를 돌려받는 법적 투쟁에 들어가야겠다.’고 결심했다.그녀가 힘이 없을 때는 “소송하려면 해라.”고 나왔던 상대가 지금은 “내년초까지 봐달라.”며 수그러졌지만 그녀는 더이상 참을 생각이 없다. “분명 진실은 밝혀질 것입니다.제가 잘못했다면 질 것이고,상대가 잘못했다면 제가 이기겠죠.위자료를 받으면 미혼모기관에 기부해 그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이제 공인으로서 배우로서 또 한 아이의 엄마로서 그녀가 다시금 가꿔갈 삶의 길에 향기로운 꽃이 풍성하게 필 일만 남았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경제정책,정부 “직진중” 재계 “좌회전”

    대통령과 재벌 총수와의 청와대 회동 이후 정부와 재계간에 모처럼 ‘밀월’ 기류가 흐르고 있다.정부는 규제 완화를,재계는 투자확대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그러나 경제현안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차가 여전해,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들린다. 재정경제부는 27일 창업 중소기업 세액감면 대상에 놀이공원을 추가하는 등 수혜대상을 넓혔다.공정거래위원회도 이날 ‘지주회사 5%룰’(지주회사가 자회사 이외 다른 회사의 주식을 5% 넘게 갖지 못하도록 한 규제) 완화방침을 시사했다. ●분위기는 좋다만… 정부와 재계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경제위기에 대한 진단이다.경제팀 수장인 재경부는 “안팎의 악재로 경제가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위기상황은 아니다.”라고 보고 있다.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미약하나마 경기가 살아나는 기미가 감지되고 있으며,이르면 2분기 말부터는 (이같은 회복기미가)가시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청와대도 재경부와 인식을 같이 한다.그러나 재계는 “외환위기 못지 않은 위기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그동안 경제를 떠받쳤던 수출이 하반기부터 둔화될 것이 명확하고,이를 보완해줄 내수 회복은 감감하다는 이유에서다. ●투자 부진 원인,서로 “네탓” 경제 발목을 잡고 있는 ‘투자 부진’에 대한 진단도 다르다.청와대 회동의 선물로 ‘올해 3조2000억원의 추가투자 보따리’를 푼 삼성·LG 등 4대그룹을 비롯한 재계는 겉으로는 부산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여전히 “각종 규제와 노사문제,경영권 위협 때문에 투자하기가 어렵다.”고 볼멘 소리다.이에 대해 정부는 재계의 ‘구태의연한 핑계대기’라고 일축한다.정부 고위관계자는 “재계가 폐지를 요구하는 출자총액제한제(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이 순자산의 25% 이상을 다른 회사에 출자하지 못하도록 한 규제)의 경우,예외조항이 너무 많아 실질적인 투자에는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면서 “대통령이 재계를 향해 왜곡된 비판을 하고 있다고 역정을 낸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이 관계자는 “정작 청와대 회동에 참석한 재벌총수들은 출자총액 규제완화 등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재계 단체와 기업 실무자들의 여론몰이식 성토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기업인들사이 불안감 여전 재계는 아직도 선명하게 교통정리되지 않은 당(黨)·정(政)·청(靑)의 경제정책 기조도 “기업하려는 의지를 꺾는다.”고 토로한다.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양쪽 비상등을 켜고 직진한다고 주장하지만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좌회전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성장이냐,개혁이냐를 놓고 말들이 분분하지만 우리 경제 현실은 그렇게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면서 “성장이 우선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정부안에 어느 정도 형성된 상태”라고 전했다.대통령이 언급하는 시장개혁과 공정위가 주장하는 시장개혁은 다소 다르다는 말도 했다.“대통령이 말하는 시장개혁은 시장의 규칙을 만들어 투명성을 높이자는 것이지,정부 규제로 해결하자는 의미는 아니다.”라는 설명이다. 이 해석대로라면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보다 이 부총리의 시장철학과 더 맥을 같이 한다.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더이상 투자를 회피하지 말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사설] ‘몸통’ 파묻힌 대선자금수사

    불법대선자금 수사가 막을 내렸다.이번 수사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정치개혁의 불을 댕기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부정한 돈이 오고가는 선거판을 개혁하는 등 정치풍토를 바꾸는 원동력이 된 것도 사실이다.실제로 지난 4·15 총선에서는 금전선거가 많이 사라졌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우리는 앞으로도 검찰이 의지를 갖고 정치권과 재계의 유착을 철저히 감시하고 수사해줄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수사 결과를 보면 미흡한 점이 있다.정치권과 재벌 최상층부의 처리가 온당하지 못했다는 점이다.노무현 대통령은 사법판단을 유보하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입건하지 않았다.100억원이 넘는 거액을 정치권에 제공한 주요 재벌 총수들도 면죄부를 받았다.‘몸통’이 파묻혀 버린 셈이다.검찰은 성역없이 수사했다고 하지만 성역은 있었던 것이다.국민들은 이를 납득하지 못한다. 노 대통령이나 이 전 총재를 입건하지 않은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처리로 보인다.노 대통령은 소추가 불가능하니까 이 전 총재도 입건을 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다.어느 한쪽이라도 법적용이 가능한 사안이었다면 망설임 없이 기소해서 법원의 판단을 구해보는 것이 옳았다. 재벌 총수들을 입건하지 않고,더욱이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것은 의문이다.물론 경제와 국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은 수긍한다.수사의 강도가 높아지면 기업의 신인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중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이미지는 더 좋아진다.불법자금 제공을 처벌하는 것은 앞으로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대외 약속이기도 하기 때문이다.이번 기회에 부정의 싹을 확실하게 잘라두는 것이 좋았다.그런 의미에서 다시는 정경유착이 이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재벌총수들을 재판받게 하는 것이 옳은 처리였음을 강조해 둔다.우리는 전직 대통령까지도 구속해서 법정에 세웠던 전례를 갖고 있지 않은가.˝
  • 盧 “경제 땜질처방 안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5일 대(對) 국민담화문을 통해 집권 2기의 경제운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노 대통령의 경제구상은 2개월여의 탄핵정국 후에 처음으로 나온 것이라 그만큼 관심이 집중됐다.현재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더 그랬다. 노 대통령은 기존의 입장과 정책을 대부분 그대로 이어갈 것 같다.노 대통령이 “몸이 허약해진 중병에 걸린 사람을 주사 몇 대로 당장 일으켜세워서 ‘뛰어라.’라고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이 대목은 노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취임한 이후 계속 강조했던 맥락과 같다.단기적인 효과만을 노린 대증요법은 쓰지 않겠다는 뜻이다. ●단기적인 처방 두고두고 부담 노 대통령은 “무리한 정책을 쓰다가 몇년 뒤에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던 여러차례의 경험을 우리는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과거정권의 부동산 살리기 정책과 소비를 부추긴 신용카드 정책이 현재의 경제에 상당한 어려움을 주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두고두고,부담이 되는 단견의 대증요법은 선택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표현한 셈이다. ●장기적으로 경제체질 강화 하지만 노 대통령은 “‘이제는 경제’라는 말 한 마디가 장기적으로 우리경제의 체질을 튼튼하게 하고 장기적으로 우리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올바른 개혁을 저지하는 목소리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자기에게 불리한 정책을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려고 위기를 확대해서 주장하고 그렇게 해서 국민들의 불안을 조장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을 놓고 일각에서는 개혁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하고 있으나,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6일 “일부 신문사와 재계 등 일부 집단이 실제보다 경제위기를 부풀리는데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벌총수·중기 CEO 면담 고위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투자활성화를 위해 무엇을 개선해야하는지에 대해 재계의 좋은 의견이 있으면 적극 수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민들이 못살겠다고 아우성인데 성장과 민생경제를 챙기지 않을 수 있겠느냐.”면서 “일자리 창출과 투자활성화에 보다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이번주부터 재벌총수와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경제를 챙기는 행보를 할 예정이다. 곽태헌기자 tiger@seoul.co.kr˝
  • 億! 소리나는 결혼축의금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가 지난 87년 결혼할 당시 재벌총수로부터 억대의 축의금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재용씨측과 검찰에 따르면 재용씨는 87년 12월 박태준 포철 회장의 막내딸과 청와대에서 결혼할 당시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로부터 1억∼2억원의 축의금을 받았다.이는 재용씨 괴자금 167억원은 결혼식 때 축의금으로 받은 20억원을 외조부가 불려준 것이라는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검찰은 재용씨 수사 과정에서 지난 93년 재용씨가 일본 게이오대에 유학할 당시 김 전 회장이 생활비 명목으로 모두 2억 6000만원을 송금해준 사실을 파악했다.김 전 회장은 지난 91년 대우그룹에 입사한 바 있는 재용씨를 특별히 아껴 생활비 등을 지원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재용씨측은 재판부에 축의금을 낸 30여명의 명단에서는 재벌총수들은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두환씨 처남인 이창석씨는 28일 열린 재용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결혼축의금 20억원이 채권 167억원으로 불어난 ‘재테크기술’을 상세히 설명했다.이씨는 “아버지 이규동씨는 재산 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소유했고,금융업계 전문가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12년이면 충분히 8배로 불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이규동씨는 80년대에 기업어음(CP)과 양도성예금증서(CD)를 구입해 재산을 불렸으며,일반기업이 잇따라 도산할 때에는 국공채로 재테크를 했다는 것이다. 이창석씨는 “채권 10억원을 할인해서 사고,만기 이전에 팔면 4억∼5억원의 차액을 챙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충식 정은주기자 chungsik@˝
  • LG·금호·롯데 회장 불기소 시사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安大熙))는 8일 정치권에 불법자금을 전달하는 과정 등에 직접 개입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일부 대기업 총수들은 입건유예 등 불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안 중수부장은 “불법 대선자금 연루 기업인에 대한 처벌 범위와 기준을 놓고 수사팀 의견을 취합 중”이라면서 “증거법상 불법자금 제공에 직접 관여한 정황이 없는 기업인은 입건을 유예하는 등 불기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검찰은 기소대상 기업인에 대한 선별작업을 거쳐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순차적으로 사법처리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불기소 대상자로는 LG 구본무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롯데 신격호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불법자금을 직접 건넨 전문 경영인과 이들 재벌총수와의 연관성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의 경우는 2인자격인 전문경영인들이 한 기업당 1∼2명씩 사법처리될 것으로 보인다.이중 일부는 가담 정도에 따라 약식기소선에 그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안 부장은 “사장이 사법처리됐는데 전무·상무 등도 함께 처벌받을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사법처리 최소화 방침을 시사했다. 검찰은 그러나 정치권에 거액의 불법자금 전달을 주도한 혐의가 있는 한진 등 일부 기업의 총수나 대기업 구조조정본부장 등은 불구속기소 등 사법처리할 방침이다.또 최근 자진귀국 의사를 전해왔던 한화 김승연 회장이 건강악화를 이유로 귀국을 미루고 있어 대책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검찰 “재벌총수·CEO 처벌은 최소화”

    불법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수사가 4개월여 만에 일단락된다.검찰은 중간수사라고 하지만 일부 기업 수사만 제외하면 사실상 거의 최종적인 수사 결과나 다름없다. ●롯데·삼성관련 수사 계속할듯 검찰은 8일 삼성,롯데,현대차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한다는 방침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삼성의 경우 한나라당에 372억원이라는 거액의 불법자금을 건네면서 노무현 캠프에는 불법자금을 전혀 내지 않았다는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보고 보강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검찰은 삼성이 노 캠프에 수십억원의 불법자금을 냈다는 의혹의 진위 여부를 계속 조사키로 했다. 롯데그룹도 검찰이 밝혀낸 비자금의 규모(100억원 안팎)에 비하면 정치권 제공 액수(현재 19억원 안팎)가 현저히 적어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다.현대차도 한나라당 100억원 외에 +α가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반면 LG,SK,한화,한진,금호 등에 대한 수사는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다. 기업인 처리는 최대한 선처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재벌 총수는 일단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불법자금 제공과 직접 연관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또 불법자금을 직접 건넨 계열사 CEO도 구속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양당 불법대선자금 950억원대 현재까지 드러난 양당의 불법 대선자금 규모는 한나라당이 842억원,민주당이 114억여원에 이른다.그러나 노 캠프의 경우 대선 이후에 받은 자금과 측근들의 개인비리 성격이 짙은 자금 등을 뺄 경우 72억3000만원이 불법 대선자금으로 분류된다.이 기준으로는 노 대통령이 제시한 기준인 10분의1에는 못미친다. 8일 발표 때 또 다른 관심사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노 대통령에 대한 처리 및 조사 여부다.검찰은 그동안 구속 수감된 김영일·최돈웅 의원과 이재현 전 재정국장,서정우 변호사 등을 조사한 결과 이 전 총재가 불법자금 모금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하지만 검찰은 삼성 채권중 일부가 이 전 총재측이 유용했는지 여부는 좀더 수사할 계획이다. 노 대통령 고발사건 등에 대해서는 내란·외환죄가 아니면 재직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 조항에 따라 당분간 조사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MBC 새드라마 '영웅시대’ 차인표·전광렬 캐스팅

    오는 5월 말부터 방송될 MBC ‘영웅시대’(극본 이환경 연출 소원영)의 두 재벌총수 정주영과 이병철 역에 차인표와 전광렬이 캐스팅됐다. ‘영웅시대’는 1960∼70년대 경제 개발의 중심축이었던 재벌과 측근인 전문 경영인의 관계를 그린 100부작 드라마.현대그룹 정주영씨와 삼성그룹 이병철씨의 어린 시절부터 사망 때까지 이들이 기업을 일궈온 과정들과 함께 가족 이야기도 그려질 것으로 예상돼 관심을 끌고 있다.
  • 계좌추적권 잃고 항공사 ‘마일리지 불복’ 직면/공정위 ‘종이 호랑이’ 되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위기다.재벌의 부당내부거래를 추적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계좌추적권(금융거래정보 요구권)이 재계 반발에 막혀 사실상 소멸됐다.항공사들마저 공정위의 잇단 ‘마일리지 시행시기 연장’ 으름장에 끝내 불복해 법정공방이 불가피해졌다.공정위의 대외 장악력과 업무 추진력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어 재벌개혁은 물론,시장질서 개선 차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재벌개혁 차질 우려 공정위의 계좌추적권은 4일로 시한이 끝난다.공정위는 이 권한의 3년 연장을 핵심으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지난해 내내 매달렸지만 실패했다.재계의 반대로비가 더 막강했기 때문이다.이로써 외환위기때인 1999년 재도입됐던 계좌추적권은 5년만에 사실상 소멸됐다.공정위는 “이번 임시국회 회기 안에 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정기국회로 넘어가면 기존에 제출된 개정안은 자동폐기돼,처음부터 다시 법개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1년여의 시일이 걸려부당내부거래 조사는 ‘장기 공백’이 불가피해졌다.이에 대해 조학국(趙學國) 부위원장은 “기업체의 이사회 의결이나 공시 내용을 수시로 점검해 부당내부거래 혐의를 추적하겠다.”고 강조했다.그러나 부당내부거래는 대부분 금융기관을 통해 이뤄진다.설사 공정위가 혐의를 포착하더라도 해당기업들이 관련 금융정보 제공을 거부하면 그만이다. ●체면 구긴 ‘마일리지 싸움’ 법정에서 ‘마일리지 2라운드’를 벌이게 된 공정위와 대한항공은 양측 모두 “이길 승산이 있다.”고 장담한다.결과는 더 두고봐야 알겠지만,일단 소비자들은 “항공사의 일방적인 제도변경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며 공정위를 지지한다.그러나 공정위의 일처리가 매끄럽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항공사들은 “지난해 9월 유예기간을 한차례 연기할 때도 아무런 얘기가 없다가 (공정위가)뒤늦게 문제삼았다.”면서 “이번에 유예기간을 다시 연장했다가 그때 가서 또 트집잡을지 누가 알겠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항공사들이 ‘적정 유예기간’을 문서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주회사 문제도 ‘외로운 싸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도 공정위는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재벌총수 등이 쥐꼬리 지분으로 계열사 전체를 쥐락펴락하는 황제경영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지주회사 체제가 바람직하다고 공정위는 집요하게 주장한다.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재벌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등 각종 유인책도 내놨다.하지만 아직은 재계는 물론 정부안에서조차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는 국내 기업여건상 지주회사만이 능사는 아니라며 다소 소극적이다.자회사간 출자를 금지한 지주회사 제도 개선안도 공정거래법 개정안 국회통과 실패로 당분간 허공에 뜨게 됐다. ●공정위 업무추진력 도마위에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개정 무산 사태와 관련해 국회를 탓하지만 재경부 등 주요 부처들이 핵심법안 개정안을 지난 연말 국회에서 모두 통과시켰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대(對) 국회 로비력 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재벌 금융계열사 의결권 등과 관련해서도 재경부와 지루한 공방을 계속하고 있다.일각에서는 학자 출신 위원장이 이끄는 부처의 한계라고도 지적한다.튼실하지 못한 정·재계 인맥과 정부부처내 입지가 결국 ‘정책 공전(空轉)’의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는 얘기다.물론 공정위는 지난해 ‘개혁속도 조절론’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조사를 예고대로 강행하는 뚝심을 발휘하기도 했다. 안미현기자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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