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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대그룹 내부거래비중 38%

    삼성·LG·한국전력공사·현대자동차·SK 등 5대 기업집단이 내부거래에 치중,외형 키우기에 주력하면서 이들 기업에 의한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고 있다.정부가 경제력 집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각종 재벌개혁 정책을 펴고 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융감독원은 27일 ‘자산 5조원 이상 18개 기업집단의 2002년 결합·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5대 기업집단의 총매출액중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38.1%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관련기사 19면 이같은 상위 5대 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전년(37.4%)보다 늘어난 수치이고,나머지 13개 기업집단(9.7%)과 비교하면 4배나 높은 수준이다.5대 기업집단이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쉽게 외형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제력 집중 현상으로 내부거래 비중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18개 기업집단의 총매출액(450조 8009억원)과 영업이익(39조 3843억원)에서 5대 기업집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9.0%,76.5%로 나타났다.또 총자본(165조 567억원)과 영업현금흐름(61조 6415억원)에서의 5대 집단 비중도 68.8%,75.1%로 모두 전년보다 3∼5%포인트 정도 높아졌다. 당국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5대 기업에 의한 경제력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지주회사 전환 쉬워진다/ 黨政, 부채비율 충족기한 2년으로 늘려

    정부와 민주당은 “재벌개혁의 속도조절은 없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당정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민주당 정세균 정책위의장과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협의회를 갖고 이같은 방침을 정했다. 정세균 의장은 재계가 주장하는 재벌개혁 속도조절론에 대해 “국민의 정부에서 추진한 재벌개혁 원칙을 중시하고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더 잘 되도록 하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하는 것이지,속도조절론과 재벌개혁 후퇴는 현재 상황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당정은 또 지주회사 전환 촉진을 위해 현행법상 1년인 지주회사 부채비율 충족 기한을 2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올해안에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현재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려는 기업은 출범 후 1년내에 지주회사 부채비율을 100%로 낮춰야 하며 이에 대해 재계는 충족기한을 3년으로 연장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이춘규기자 taein@
  • [열린세상] 경제위기와 노·사·정 충돌

    최근 우리경제는 거센 풍랑 속에 엔진이 꺼지는 배와 같다.파업대란과 가계부채 등으로 앞이 안 보이는 불안 속에 소비 실종,기업 탈진 등 경제 동력이 멈추고 있다.실제로 우리 경제는 기력을 잃은 상태이다.생산 소비 투자 등 3대 경기지표가 IMF 불황이후 최악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소비경기를 반영하는 도·소매 판매 증가율은 -4.6%로 5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경제동력의 근간인 설비투자는 21개월만에 최저치인 -8.9%를 기록했다.감소해서는 안 되는 산업생산도 급기야 -1.9%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대열에 합류했다. 경제가 이와 같이 좌초상태에 빠지자 실업과 빚의 2중고를 겪는 국민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상태에서 노·사·정 모두가 자신들의 이익과 주장만 내세우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참여정부는 주요 경제운영 방향으로 재벌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분배기능을 강화하여 공평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제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이런 맥락에서 노사간의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고 비정규직의 차별해소,주5일 근무제 도입,사회안전망과 근로자 복지 확충 등의 노동정책을 제시했다.이러한 정부정책은 반(反)기업정책으로 인식되어 재계의 강력한 반발을 가져왔다. 경제의 침체와 불안이 심각한 상태에서 재벌개혁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근로자들의 이익을 강화한다면 이는 경제침체를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국민소득을 떨어뜨려 개인 파산을 확산시킨다는 논리이다.더 나아가 재계는 파업이 확산되자 국내 투자를 멈추고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극단적 논리까지 내놓았다. 한편 정부정책에 대해 노조는 자신들의 위상과 이익의 강화 차원에서 임금인상 및 근로여건 개선과 함께 경제자유구역법 폐기,비정규직 철폐,노조 경영참여 등 정책적 분야의 요구사항까지 제기하고 있다.이에 따라 과거와는 내용이 다른 파업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정부는 두산중공업·철도청·화물연대·조흥은행 파업에서 법과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경제상황이 악화되자 정부는 불법파업에 대한 강경대응은 물론 무노동 유임금,해고의 경직성,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등에 있어서 노동조합에대한 특혜를 없애겠다는 정책까지 제시했다. 이렇게 되자 노·사·정간 불신이 커지면서 집단적 대결의 조짐이 보인다.정부가 철도파업 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하자 충돌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현 상황에서 이해집단간 싸움을 확대한다면 이는 좌초상태의 경제를 스스로 침몰시키는 것이다.경제를 기득권의 보호나 투쟁을 위한 인질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재계는 어려울 때일수록 투자에 나서고 성장동력을 살리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경제위기를 빌미로 자신들의 비리를 감추고 노조공격에 주력한다면 이는 기업의 기본 소임을 망각한 반국민적 처사이다.노동조합도 마찬가지이다.기업은 노사가 함께 살려야 하는 공동운명체이다.참여정부의 정책기조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며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이는 기업을 망치고 자신들도 망치는 파괴행위가 될 수 있다. 노동귀족이라는 비판이 있을 정도로 노동자들 사이에 격차가 크다.실직자들은 아예 자신들의 처지를 알릴 길도 없다.근로자들의 평등한 고용기회를 확대하고 생산성을 높여 기업도 살리고 근로자도 사는 노동운동을 펼쳐야 한다.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정부는 기업들의 불법비리행위를 차단하고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고취시켜 투명하고 공평한 시장경제를 만드는 데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 동시에 규제를 혁파하고 불안요인을 제거하여 기업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무슨 일이 있어도 정부가 우왕좌왕하여 풍랑 속에 배를 침몰시키는 역사적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경제를 살리는 데 정치권이 힘을 합쳐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정치권이 경제위기를 정략적으로 이용해 불안을 과장하거나 상대방 헐뜯기에 여념이 없다면 경제는 희망이 없다. 이 필 상 고려대교수 경제학
  • “재벌개혁 방향 연내 마련”권오규정책수석 브리핑

    권오규 청와대 정책수석은 24일 재벌개혁 방향과 관련,“현재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민간전문가가 참여한 태스크포스를 구성,새 정부의 재벌개혁 방향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연내에 작업결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권 수석은 경제5단체장들이 노사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우려를 표명한 것과 관련,“지난 방미(訪美)때 봤던 것처럼 정부와 재계가 충분히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면서 “다음달초 노무현 대통령의 중국 방문때를 포함해 앞으로도 계속 재계와 만나 의견을 교환하는 기회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과 만나지 않겠다.’고 분명히 얘기한 적이 없으며,만나는 것에 대해 대통령 생각은 긍정적”이라며 “기회가 되는대로 분명히 만날 예정이 돼 있으며 총수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는 것도 전혀 배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경제가 조만간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중국이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어 올해 우리 수출은 두자릿수의 증가율이 예상된다.”면서 “금리인하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금리,재정정책 효과는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사설] SK 구조본 해체, 신경영 전기로

    국내 3위의 SK그룹이 재벌체제의 상징적 전위조직인 구조조정본부를 5년만에 해체하고 주요 계열사별 독립경영체제로 가는 모델을 제시해 주목된다.이는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에 따른 사회적 책임과 이미지 변신을 노린 측면이 강하다.그렇더라도 총수 위주의 황제식 경영에 대한 부작용을 청산하고 대기업의 새로운 경영방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삼성 한화 두산 등 다른 재벌의 경영행태에도 적잖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SK의 구조본 해체는 재벌이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글로벌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선제적’ 개혁이 필요함을 웅변해 준다.SK의 위기가 분식회계와 오너일가의 지배구조에서 비롯된 것처럼 그 타개책도 투명경영과 독립경영체제에 있는 것이다.구조본의 해체는 그러한 걸림돌의 제거를 통해 자본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단초를 제공해 준다.특히 전문인과 시스템에 의한 대기업 경영체제의 정착이 기대된다.SK는 앞으로 주계열사들이 주주가치 극대화에 역점을 둔 전문경영인 체제를 다져 시장의 기대에 부응해야할 것이다. 우리는 SK의 구조본 해체를 재벌개혁의 촉매제로 삼을 것을 강조한다.개혁은 대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이 선행돼야 소기의 성과와 함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재벌체제는 저마다 규모와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독특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따라서 정부가 제시한 대로 LG의 지주회사체제,SK의 느슨한 연계체제,독립경영체제 가운데 특성에 맞도록 변신해야 하는 건 불문가지다.정부는 재벌개혁의 틀과 룰을 하루빨리 만들어 주고 공정한 감시자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대한포럼] 왜 투쟁공화국인가

    2003년 6월16일. 매각반대 총파업투쟁을 선언한 조흥은행 노조원 7224명은 이날 직장이 아닌 청와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김진표 경제부총리는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조흥은행 일괄 매각 방침을 재천명하는 한편 불법 파업에 대해서는 민·형사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에 반발해 오는 20일 강행 예정인 연가투쟁을 앞두고 이날부터 철야농성과 단식수업에 돌입했다.이틀 전 공식 출범한 ‘안티 전교조’ 단체인 교육공동체시민연합은 전교조가 연가투쟁을 벌이면 대응집회로 맞서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조흥은행 노조와 전교조 투쟁 결의 외에도 철도노조와 건설레미콘운송노조의 총파업 결의,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하투(夏鬪) 선언 등 이익단체들의 투쟁 구호가 봇물처럼 쏟아졌다.그밖에 스크린쿼터제 축소 여부,새만금사업,한·칠레 FTA(자유무역협정) 비준 체결 등을 둘러싼 갈등도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새 정부 들어 개혁의 칼날이 겨눠졌던 재계조차도 ‘경제 위기’를 빌미로정부를 흔들고 있다.‘돈 보따리를 풀 테니 나를 옭아매려는 동아줄(재벌 개혁)을 버려라.’라는 흥정 카드를 들이밀고 있다.이에 개혁 지지론자들은 “정부가 위기론을 앞세운 재계의 전략에 휘말려 ‘성장’이라는 마약에 다시 빠져들려 한다.”며 경제팀의 물갈이론을 소리높여 요구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지 넉달이 채 되지 않아 이 땅의 모든 이익단체들은 정부를 상대로,또는 상대방을 향해 삿대질을 하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가 된 것처럼 비친다. ‘너 죽고 나 살자’식의 구호가 횡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선량한 게임룰 제정자 및 관리자’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개성이 강한 각 부처 장관이 ‘나홀로 정책’을 고집하면서 이익집단들에게도 투쟁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또 두산중공업·철도노조·화물연대 파업사태 등을 거치면서 목소리만 크면 더 얻어낼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도 심어줬다.게다가 많은 시장 참여자들은 정부의 잣대를 불신한다.자신들에게 들이대는 잣대의 눈금은 더 촘촘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이러한 불신은 재벌개혁을 둘러싼 논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개혁론자들은 ‘물이 말랐을 때 우물을 수리해야 한다.’며 재벌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10년 전 김영삼 정부가 ‘신경제 100일’이라는 ‘성장 마약’에 취했다가 결국 외환위기를 맞은 교훈을 잊어선 안 된다는 것이 이들의 개혁 논리다.하지만 재계는 환자에게 무작정 외과수술을 단행하다가는 환자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체력부터 보강해야 한다는 보신론으로 맞서고 있다.수술을 할 때 외과전문의(개혁론자) 외에도 내과나 마취과 등 수술에 참여하는 나머지 전문의들의 의견도 경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의 중심축이 이처럼 좌우로 흔들리고 있음에도 정부는 중심을 잡기는커녕 함께 요동치는 듯이 비치고 있다.국내외 투자자들이 투자의 최대 애로요인으로 정부 정책 불신을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영삼 정부 시절 개혁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을 때 일본 도몬 후유지가 개혁을 소재로 다룬 역사소설 ‘불씨’가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후유지는 또 다른 개혁 역사소설 ‘51대 49’에서 주인공 쓰구노스케의 말을 빌려 개혁을 이렇게 표현한다.“매사에 내가 결단을 내릴 때 주변의 상황은 항상 51대 49였다.찬성과 반대는 2표 차이일 뿐이었다.그래도 나는 결단할 것이다.” 지금 정부가 할 일은 ‘참여정부’라는 명칭에 걸맞게 참여의 장은 최대한 펼쳐주되 필요한 순간에는 ‘51대 49’의 결단을 내리는 것이다. 우 득 정 논설위원 djwootk@
  • [사설] 회생 택한 SK 책무 무겁다

    SK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SK㈜가 어제 이사회를 열고 SK글로벌에 대한 매출채권 8500억원을 출자전환하기로 의결함에 따라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며칠 전 법원이 분식회계와 비상장주식의 맞교환 혐의에 대해 최태원 회장 등에 대한 유죄판결을 내려 채권단과 합의한 출자전환 여부에 안팎의 이목이 쏠린 터였다.그러나 주주이익에 반한다며 강력히 반대한 대주주 소버린자산운용과 시민단체,노조측이 법정소송을 예고하고 있어 정상화 과정에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SK그룹은 이를 계기로 투명한 경영체제와 지배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법원의 판결대로 SK측이 시장경제를 훼손하고,부도덕한 오너의 책임을 따지자면 SK글로벌은 청산처리를 하는 게 마땅하다.그런 만큼 SK㈜ 이사회가 배임죄에 대한 고발까지 감수하며 출자전환 결정을 내린 뜻을 깊이 새겨야 한다.이번 결정은 국내 3위 그룹의 국민경제를 위한 역할과 공중분해로 인한 충격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임을 인식해야 한다.채권단이 이전에 최 회장에 대한 경영권을 유지해 준 것도 같은 맥락이다.따라서 SK측은 채권단과의 후속절차를 순조롭게 마무리한 뒤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서 경영정상화에 진력해야 할 것이다.그것이 주주들과 시장참여자들의 기대에도 부응하는 것이다. SK사태는 재벌개혁이 왜 필요한지 극명히 보여줬다.대우사태에 이어 분식회계가 기업 및 국가의 신인도를 얼마나 추락시키는지,재벌의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와 비상장주식을 통한 상속증여 행태가 어떠한지 여실히 드러냈다.기업의 투명성과 지배구조개선이 경쟁력 제고의 필수조건인 것이다.
  • NGO / 경실련 참여연대 시민단체 ‘영원한 맞수’

    국내 시민단체의 ‘양대 산맥’이자 ‘영원한 맞수’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참여연대가 참여정부 출범이후 차별화된 활동을 펼치며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두 단체는 그동안 정치·경제·조세·사법개혁과 시민권리찾기,부정부패 감시 등 각 분야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때로는 같은 목소리로,때로는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특히 두 단체 출신 활동가들은 참여정부에도 참여해 ‘파워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엎치락 뒷치락' 선의의 경쟁 출범은 경실련이 참여연대보다 6년 앞섰다.89년 7월 ‘경제정의와 균형있는 사회발전’을 목표로 경실련이 올린 돛은 국내 시민운동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대부’ 서경석 목사를 비롯,민중운동 진영에 실망한 운동권 세력과 교수,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대거 동참했다.금융실명제와 부정부패추방운동 등의 활동을 하며 90년대를 대표하는 시민단체로 발돋움했다. 경실련은 그러나 지난 97년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 비디오테이프 절도입수 및 은폐시비,99년 유종성 사무총장의 신문 칼럼 대필 및 표절 시비 등에 휘말리면서 영향력이 급격히 쇠퇴했다.시민단체의 관료화,사무총장 권한의 비대 등 비판이 잇따랐다.‘시민단체에는 시민이 없다.’는 심한 비아냥도 들었다. 이 과정에서 94년 9월 박원순 변호사 등 진보적 지식인 200여명이 참여연대를 출범시켰다.‘참여민주사회 건설’이라는 깃발을 내걸고 경실련이 일군 텃밭에 씨를 뿌리며 소액주주운동 등을 발판으로 영향력 있는 시민단체로 급부상했다.현재 회원수는 경실련이 3만 5000명으로 참여연대의 1만 2700명보다 배 이상 앞서 있다. ●협력과 이견 두 단체는 정보공개법 개정과 집단소송제 도입,이라크 파병 반대,정치자금법 개정,한미행정협정(SOFA)개정 등 최근 현안에 대해 ‘연합전선’을 폈다.그러나 지난 2000년 총선당시의 낙천·낙선운동 등 일부 운동방식을 놓고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경실련은 “실정법을 어기는 것으로 시민운동의 취지에 걸맞지 않는다.”며 동참하지 않은 반면,참여연대는 “낙선운동은 불법운동이 아니라 헌법에 합치하는 비폭력 운동이고,공익을 위한 불복종운동”이라며 낙선운동을 이끌었다. 참여연대는 현재 증권집단소송제 도입과 소액주주운동,신용불량자 개인회생제도 제정,이동통신 요금인하,부패척결 개혁입법 제정,납세자 소송법 입법운동,정보공개법 개정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경실련은 올바른 청계천 복원사업 토론회,국민임대주택건설촉진법 공청회,사이버 예산감시단,이라크 난민돕기,국정원 개혁 등 차별화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전문가 그룹의 맞대결 두 단체의 활동가들은 참여정부의 청와대와 내각에 포진한데 이어 각종 민ㆍ관 포럼과 태스크포스 회의에 참석,중요한 정책결정자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박주현 청와대 국민참여수석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과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으로 활동했다.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1세대 재벌개혁론자’로 경실련 창설을 주도한 인물.김병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은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 출신이다. 윤덕홍 교육부총리는 참여연대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박원순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은 국세청 세정혁신추진위에 공동위원장으로 선임됐다.또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을 지낸 김대환 인하대교수는 지난 2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경제2분과 간사를 맡았다. 두 단체에 참여하는 교수와 변호사,공인회계사 등 각계 전문가들의 정책대결도 눈길을 끈다.특히 이들은 참여정부 100일 평가에서 사회 전반에 걸쳐 참여정부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날카로운 분석을 제시했다. 경실련은 지난 2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노무현 정부 출범 100일 평가,국정운영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으며,참여연대는 지난 1일자로 발행된 월간지 ‘참여사회’에서 ‘참여연대가 본 참여정부 100일’을 게재하며 12개 분야에 나타난 문제점과 이후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참여연대에는 김남근·장유식·차병직·하승수·최영도·김칠준 변호사와 최영태 회계사를 비롯해 손혁재·조희연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윤상철 한신대 교수,조국 서울대 교수,김수진 이화여대 교수,김상조 한성대 교수,박순성 동국대 교수,임헌영 중앙대 교수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경실련은 이은기·김갑배·정미화 변호사와 심충진 회계사,황이남 변리사 등을 비롯,신용하 서울대 교수,윤석원 중앙대 교수,박상기 연세대 교수,권해수 한성대 교수,함시창 상명대 교수,심의섭 명지대 교수,황영호 호남대 교수 등이 맹활약중이다. 조현석기자 hyun68@
  • [열린세상] 두 마리 토끼 잡는 법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경기부양으로 선회했다.정부는 4조 2000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하여 사회간접자본 확충,지역경제 활성화,중소기업 지원 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이에 앞서 이미 한국은행은 콜금리를 4.25%에서 4%로 낮추어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투자 활성화를 유도한 바 있다.이 조치들은 경제가 수출과 소비의 양 축이 무너지는 긴박한 위기에 처하자 정부가 취한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경기회복보다는 투기 거품을 확대하는 선심성 정책이라는 우려가 크다.현재 우리 경제는 성장의 동력을 잃어 구조적 공황 상태에 빠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용불안과 가계부채의 2중고가 날로 악화되면서 경제의 숨이 막히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고 돈을 푼다고 해서 경제의 동력이 살아난다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오히려 규모가 400조원에 육박하는 시중 부동자금을 확대시켜 부동산 투기와 물가 불안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크다. 참여정부의 경제 정책이 무기력,혼돈 상태에 빠졌다.노무현 대통령은 ‘재벌개혁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천명하고 집단소송제,상속·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출자총액제한 강화 등의 개혁을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또 노무현 대통령은 ‘노사간의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비정규직의 차별폐지,주5일 근무제 도입,사회 안전망과 복지제도 확충 등의 근로자들을 위한 정책을 제시했다.그러나 실제 정책기조가 뒤죽박죽이다.재벌개혁의 경우 집단소송제는 소송요건을 완화하거나 시행을 유보한다는 방향으로 돌아섰다.상속·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는 세제개편 내용과 실시 시기가 명확하지 않다.출자제한 강화는커녕 수도권 공장허가 규제와 환경규제를 완화하는 등 친기업여건을 조성하고 있다.노사문제는 더 혼란스럽다.두산중공업 사태에서 무노동·무임금원칙이 무너졌다.철도청의 민영화는 노조의 반발로 무산되고 화물연대 파업사태도 정부의 일방적인 양보로 타결했다는 비판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임기응변적인 부양 조치로 경제를 살리려는 과거의 정책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신 산업발전전략과 구조개혁 정책을과감하게 구사하여 성장동력 회복과 분배기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한다.먼저 경제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가마우지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지난 40년동안 우리 경제는 일본 의존도가 높았다.자본은 물론 기계,원자재,부품 등을 일본에서 수입하여 조립한 상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조립경제의 성격을 띠었다.이런 구조하에서 우리 기업들은 해외에 나가 피땀 흘리며 수출을 해도 이자,기술료,기계값,원자재와 부품 대금 등 많은 이익을 일본에 빼앗겼다.이 때문에 우리 경제는 목에 끈이 묶여 고기를 잡아도 삼키지 못하고 계속 어부에게 고기를 잡아주는 새인 가마우지에 비유된다. 이제 우리 경제는 동북아 국가를 가마우지로 만들어야 한다.이를 위해 지적·기술적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전방위적인 첨단산업 투자전략이 필요하다.이와 더불어 정부는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참여정부의 개혁정책은 반기업·친노조정책으로 인식되어 보수 기득권층의 반발이 크다.경제의 침체와 불안이 심각한 상태에서 재벌개혁을 실시하고근로자들의 이익을 강화한다면 이는 거꾸로 근로자들의 실업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소득을 떨어뜨려 개인파산을 확산시킨다는 논리이다. 참여정부가 재벌 개혁과 분배 정책을 제시했을 때 의도적으로 반기업,친노조를 기조로 한 것은 아니다.재벌 기업들의 경제력 집중과 비리 행위를 차단하고 근로자의 근로 의욕을 고취시켜 새로운 성장의 동력을 일으킬 수 있는 시장경제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그러나 그동안 해당 경제 주체들의 집단 행동이 나타나자 정부는 방향 감각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정부는 처음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 구조 개혁과 경제 살리기 정책을 추진하는 강력한 소신을 가져야 한다. 이 필 상 고려대교수 경제학
  • 정부 경기부양·재벌개혁 병행 한계기업 솎아내기

    정부가 법인세 인하 등 경기부양책을 적극 꺼내든 지 하루 만에 재벌그룹 조사를 발표한 것은 ‘당근과 채찍’ 작전의 병행이라고 할 수 있다.경기가 어려운 만큼 다양한 부양책을 통해 가능성 있는 기업을 적극 살려내되,중단없는 구조개혁을 통해 한계기업은 솎아내겠다는 의지다.위기 와중에도 개혁 원칙을 지킴으로써 해외투자자들의 불안한 시선을 거둬내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그러나 재계는 ‘타이밍’을 들어 여전히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부양따로,개혁따로 강철규(姜哲圭) 공정거래위원장은 6대그룹 부당내부거래 조사계획을 브리핑하면서 조사 착수의 불가피성에 상당시간을 할애했다.‘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왜 하필 지금…’이라는 재계와 일각의 ‘속도조절론자’들의 반발을 사뭇 의식한 듯했다.강 위원장은 “오히려 경기 하강기가 한계기업 속출과 기업 구조조정에 더 효율적인 시기”라며 “이같은 조사가 이뤄지면 기업 투명성이 높아져 주가 상승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재경부와도 사전조율 지난 2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김진표(金振杓) 부총리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것과 관련,강 위원장은 “경기부양을 틈타 한계기업까지 살아나게 되면 나중에 정리하기가 더 힘들어지는 만큼 (부양책을 쓰는)이런 때일수록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며 일각의 ‘상충론’을 일축했다. 강 위원장은 지난 1일 청와대 만찬때 부당내부거래 조사일정을 대통령과 고건(高建) 국무총리와 김 부총리에게 보고했으나 아무런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조사대상 줄이고,SK 뒤로 빼 김진표 부총리는 다만 SK그룹의 경우 SK글로벌의 처리방향이 결정나는 이후에 조사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공정위는 다른 그룹과의 조사착수 시차가 일주일밖에 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수용하기로 했다.전체 부당내부거래 조사대상 기업수가 종전에 비해 그룹당 1∼2개씩 줄어든 것도 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해서다. ●제재수위 상당히 높을 듯 그러나 이번 조사가 거의 3년 만에 이뤄지는 데다 사전 인지조사를 통해 상당부분 혐의가 포착된 기업만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조사강도와 제재수위는 사뭇 높을 것으로 보인다.특히 총수 일가의 지분이 집중돼 있는 그룹 주력사(삼성에버랜드,SKC&C,현대차,현대중공업)와 부당 지원의 핵심고리인 금융계열사(삼성생명,LG투자증권,SK생명,현대증권) 등이 다수 포함된 점이 주목된다.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인과의 비정상 거래와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가 ‘무더기 철퇴’를 맞을 것이 확실시된다. 안미현기자 hyun@
  • 정부·재계 ‘밀월’ 夏鬪가 변수

    ‘밀월 시대’ 열리나. 참여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정부와 재계가 최근 ‘주거니 받거니’하며 상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특히 재계의 올 투자계획 확대 선언 등에 대해 정부가 수도권 규제 완화 및 노사관계의 공정한 법집행으로 화답하면서 이같은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이는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재계가 잇단 ‘코드 맞추기’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부가 아직까지 재벌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이달부터 대규모 ‘하투(夏鬪)’가 예상돼 ‘훈풍’이 지속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갈등·긴장에서 상생의 관계로 참여정부의 개혁 ‘칼날’과 재계의 방어 논리는 새 정부 출범전부터 끊임없이 갈등을 부추겼다. 지난 1월 전국경제인연합회 김석중 상무의 사회주의 발언과 손병두 전 부회장의 재벌개혁 비판은 시작에 불과했다.재계는 전경련 등 ‘외곽단체’를 동원,정부의 ‘개혁 드라이브’에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하며 갈등과 화해사이를 넘나들었다. 그러나 재계는 검찰의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조사와 손길승전경련 회장의 취임으로 집단소송제 및 주5일 근무제를 수용하는 자세를 보였다.하지만 ‘해빙 무드’는 오래가지 않았다.정부와 재계는 여전히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신경전을 펼쳤다.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킨 계기는 지난달 노 대통령의 방미.삼성 등 재계 ‘빅3’ 총수의 방미 수행과 재계의 적극적인 협력은 노 대통령의 미국내 입지를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재계의 도움 없이는 어렵다는 정부의 현실적 판단도 작용했다.이에 따라 지난 1일 노 대통령과 주요 재벌 총수들의 오찬 간담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노 대통령이 이 달부터 대규모 충돌이 예상되는 노사관계에 엄정한 법집행을 약속,달라진 관계를 뒷받침했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은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으며 신뢰를 확인한 자리였다.”면서 “심각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손잡고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하투’가 지속 여부 가늠 친노조 성향인 정부가 올 여름 노조의 투쟁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 재계는 두산중공업 사태와 화물연대 파업에서 드러난 정부의 원칙없는 대응이 계속되는 한 경제위기 극복은 요원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노조의 불법파업 및 무리한 요구는 과감히 ‘법대로’ 처리해 달라는 것이다.게다가 재계는 민주노총의 요구사항이 주5일 근무제 도입과 근골격계질환 대책,비정규직 차별 해소 등 정책적인 요구 사항이 많은 만큼 정부의 달라진 모습을 주문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일 참여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편향된 노사관계에서 벗어나 법과 원칙을 준수토록 하는 공정한 중재자로서 역할을 해달라.”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도 “기업들이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과 뒷받침을 해주길 바란다.”면서 “상식과 법이 지켜질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그룹도 “여러가지 불확설성을 해소하고 법과 원칙을 준수하며 일관성있는 경제정책을 펼쳐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주현진 김경두기자 golders@
  • NGO / ‘제5의 權府’ 시민단체 세대교체 ‘강풍’

    시민단체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80년대 말 경실련과 참여연대,환경운동연합 등 대표적 시민단체를 탄생시켰던 시민운동‘1세대’들이 현장에서 한발 물러선 대신 386세대와 교수,변호사,회계사 등전문가그룹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과거 캠페인성 활동에 그쳤던 시민운동이 ‘제5의 권부’로 불릴 정도로 힘이 실리고 활동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 데다,진보적인 시각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떠나는 ‘대부’들 국내 환경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환경운동연합 최열(54) 전 사무총장은 올초 사무총장 자리를 서주원(44)씨에게 내주고 공동대표로 자리를 옮겼다.올해로 창립 10돌을 맞은 환경운동연합은 서 총장 체제로 ‘제2의 도약’에 힘쓰고 있다. 서 총장의 부인으로 지난 99년부터 여성단체연합을 맡아 온 남윤인순(44) 사무총장도 지은희(55) 전 상임공동대표가 여성부장관에 임명되면서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한국 YMCA전국연맹도 지난 3월 부패방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남주(65) 전 사무총장의 후임에 이학영(52) 전남 순천YMCA사무총장을 선임했다. 참여연대 박원순(47) 전 사무처장도 지난해 2월부터 김기식(37)·박영선(36·여)씨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상임집행위원장으로 한발 물러났다.박 전 사무처장은 ‘아름다운재단’의 상임이사로 기부문화 정착과 소외된 이웃돕기 등의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출범부터 13년 동안 경실련 사무총장직을 장기 집권한 서경석(55) 목사도 현재는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나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와 서울조선족교회의 담임목사로 일하고 있다.대신 신철영(53) 사무총장이 경실련을 이끌고 있다. ●시민운동 중심축으로 떠오른 386세대 최근 참여연대와 경실련,녹색연합,‘함께하는 시민행동’ 등 주요 시민단체들의 중심에는 386세대들이 포진해 있다. 참여연대는 김기식(서울대 85학번)·박영선(숙명여대 85학번) 사무처장과 함께 이태호(36·서울대 86학번) 정책실장,김민영(36·서울대 86학번) 시민감시국장 등이 맹활약 중이다. 김 사무처장은 인천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박원순 전 사무처장과 함께 지난 94년 참여연대를 창립했으며,이 실장과 김 국장은 서울대 총학생회 간부출신이다. 경실련은 이대영(41·전남대 81학번) 사무처장을 비롯,고계현(37·국민대 85학번) 정책실장,박완기(34·고려대 88학번) 시민사업국장,이강원(39·서강대 84학번) 시민감시국장 등이 주축이다. 이 사무처장은 지난 91년 경실련에 참여해 금융실명제 등 경제개혁을 주도했으며,고 실장은 95년 경실련에 합류,검찰 개혁과 정보공개법 개정작업에서 중추 역할을 도맡았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하승창(42·연세대 80학번) 사무처장은 인터넷을 통해 시민운동을 펼치고 있다.하 처장은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P)에서 ‘아시아 차세대 지도자’로 선정됐으나 이를 포기했다. 녹색연합 김타균(35·경상대 87학번) 정책실장은 지난 2000년 총선에서 낙천·낙선운동을 한 ‘총선시민연대’의 공보국장으로 활약한 환경운동가.‘환경정의시민연대’ 서왕진(38·서울대 84학번) 사무처장은 2001년 경기 용인 대지산살리기 운동으로 시민사회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열린사회시민연합 박홍순(40·서울대 82학번) 사무처장은 시민들의 권익과 복지,주거문제 등 일상 생활과 관련된 전반적인 분야를 다루는 이 단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급부상한 전문가 그룹 최근 들어 교수와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가 집단이 참여연대와 경실련 등 각 시민단체의 자문위원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참여연대의 김상조(41·한성대 교수) 경제개혁센터 소장과 김수진(47·이화여대 교수) 의정감시센터 소장,최영태(43·회계사) 조세개혁센터 소장,김칠준(43·변호사)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장 등이 대표적 인사들이다. 소액주주 운동과 주주대표소송,집단소송제 도입 등 재벌개혁의 모든 아이디어가 이들로부터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함시창(50) 상명대 교수는 공기업 민영화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위평량(42) 사무국장은 최근 중앙대 경제학과에서 ‘소유구조·지배구조,그리고 기업가치에 관한 실증분석’이란 제목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그만큼 재벌과 소유구조에 관해 해박하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3월 국제적인 석학이자 국제환경 전문가인 임길진(57) 미국 미시간주립대 석좌교수를 공동대표로 영입했다.임 교수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과 교수를 지낸 도시계획 및 환경공학 전문가.국제 환경단체와의 연대 등을 맡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수출증가율 11개월만에 한자릿수 성장률 전망 4%대로 하향조정 추진 / 정책 ‘출렁’ 국민 ‘철렁’

    정부가 올 하반기 경제운영계획에서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성장률을 당초 목표치로 제시했던 5%대보다 크게 낮출 것으로 보인다.성장의 버팀목인 지난 5월의 수출증가율이 11개월만에 한자릿수로 내려앉는 등 대내외 여건의 변화를 감안해서다.이에 따라 경제운영 기조의 전반적인 변화가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새 정부가 기치로 내걸었던 ‘성장을 바탕으로 한 분배정책’,‘공정한 시장질서를 위한 재벌개혁’ 등이 한동안 뒷전으로 밀려나 시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추경’없으면 3%대 성장도 어렵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1일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이달 말쯤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경상수지,실업률 등 거시경제운용계획을 일부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경제상황이 예상보다 크게 악화돼 그대로 놔두면 성장률은 당초 목표치인 5%대에서 3%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편성되면 4% 수준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도 “지난 4월에 연간 경제성장률 4.1%,소비자물가 상승률 3.9%,경상수지 10억달러 안팎 적자 등으로 올해 거시경제지표 전망치를 한차례 수정했으나 그 이후 변화된 경제상황을 감안,이달 말쯤 다시 수정키로 했다.”고 말했다.성장률 목표치 등을 다시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한은은 다만 2·4분기가 1·4분기(3.7%)에 비해 경제 상황이 더 나쁜 상태인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의 우려처럼 1%대 미만으로 추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추경예산 4조∼5조원을 투입하면 성장률을 0.5%포인트쯤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따라서 민간연구소 등이 성장률을 3%대로 잡더라도 경기부양책 등을 통해 4%대를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새 정부 정책기조도 흔들 성장을 전제로 한 분배도 당분간 표류할 수 밖에 없게 됐다.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5%대)를 밑돌면서 우선 신규 취업의 길이 막혀 실업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재경부의 또다른 관계자는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실업자수는 10만명 가량 늘어나기 때문에 실업률은 당초 목표인 3% 안팎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805억원을 투입해 일자리 3만 4000개를 마련한다는 정부의 서민·중산층대책은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소비자물가는 최근의 안정세가 이어지면 연평균 3%대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선 수출과 투자유인이 급선무다.최근 재계에선 법인세 인하·수도권공장 증설 등을 전제로 올해 29조원 가량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이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특별소비세 인하 등 각종 감세정책을 요구하면 세수감소가 불가피하다.앞으로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지주회사 설립 요건 강화 등에 대한 재계의 입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새 정부의 재벌정책 역시 의지대로 추진될 지 의문이다. ●6월이 고비 산업자원부가 1일 잠정집계한 5월 수출입실적(통관기준)에 따르면 수출은 147억 9400만달러로 지난해 5월(141억 7300만달러) 보다 4.4% 증가하는데 그쳤다.자동차 수출은 24.2% 증가했으나 반도체(2.6%)의 수출증가율이 크게 둔화됐고,컴퓨터(-4.5%) 등은 실적이 줄었다.월간 수출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7월 두자릿수로 올라선 이후 11개월만에 처음이다.산자부는 6월에도 무역수지 흑자추세는 유지하겠으나 노사관계 등 불투명한 무역여건에 따라 성장세는 1·4분기에 비해 더욱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불거지는 경기 곡선 논란의 한 가운데는 카드채 문제,부동산 거품,SK글로벌 처리,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이 버티고 있다.이에 대해 카드채 부실은 금융권의 자구책으로,부동산투기는 강도높은 투기억제책으로 진정될 것이란 낙관론과 카드채와 SK글로벌 사태가 꼬일 경우 금융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란 비관론이 혼재하고 있다.낙관론과 비관론의 기울기에 따라 우리 경제는 또다른 기로에서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병철 김경운기자 bcjoo@
  • 공정위 ‘공정성 추락’ 망신 / 이남기 전위원장 구속·과징금 부과취소 부적정

    ‘경제검찰’로 불리던 공정거래위원회의 위상이 말이 아니다. 이남기 전 위원장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돼 공정위의 도덕성이 심각한 타격을 입은 데 이어 언론사 과징금부과 취소 결정이 부적정했다는 감사원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감사원으로부터 과징금 부과제도 개선을 요구받아 과징금제도의 신뢰성도 바닥에 떨어졌다. 공정위 내부에서도 ‘최대 위기’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재벌개혁에 나서기 전에 자체 개혁을 먼저 해야 한다는 지적들이다. ●이남기씨가 부과취소 주도 이 전 위원장이 간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과징금 부과취소를 밀어붙인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졌다.그는 지난해 12월2일쯤 신문사로부터 경영상의 어려움을 담은 청원서를 제출받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실무진에 지시했다.실무진이 반대하자 3일후 간부회의에서 청원서를 받는 방안을 다시 꺼냈고 일부 간부는 반대의견을 냈다. 공정위의 이런 결정은 절차의 투명성과 설득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해당 국에서 보고서를 작성해 위원회에 제출하면 위원회가 심의하는 게 행정절차지만 과징금 취소 건은 간부회의에서 먼저 결정하고 해당 국에 알려줬다.감사원 관계자는 “실제로 언론사 경영상태는 과징금을 내지 못할 정도로 자금사정이 어렵지 않았고,일부 언론사는 이미 과징금을 내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과징금 취소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책임 물을 곳이 없다 결정을 주도한 이 전 위원장은 지난 3월초 퇴임했기 때문에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관련 직원들은 당시에 반대의견을 냈기 때문에 책임추궁이 불가능하다.감사원 조치는 결국 공정위의 주의 요구에 그쳤다. 최종 결정이 형식상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형사처벌 대상에서도 벗어났다.하지만 전원회의에서 내려진 결정이 부적정했다는 평가를 받음에 따라 공정위의 위상과 과징금부과제도의 신뢰성은 바닥에 떨어졌다. ●무원칙한 과징금 부과 현행 과징금제도가 판정 기준이나 객관적 근거를 갖추지 못해 공정위가 자의적인 판단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는 게 감사원 지적이다. 부과 판정기준의 미비,가중·감경 기준 불명확,산출근거 미제시 등이 지적사항의 주류를 이룬다.그런 관계로 과징금이 부과되면 기업들의 이의신청 등이 잇따르는 게 현실이다. 최근 부당내부거래 행위 등으로 공정위에 적발된 M기업은 스스로 시정했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한 푼도 부과하지 않았으나,같은 행위를 한 D기업에는 35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부터 개혁하라’ 공정위는 ‘과징금제도가 판정기준이나 객관적 근거없이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운용되고 있다.’는 감사원 지적에 따라 과징금제도 손질에 나서겠다고 밝혔다.하지만 공정위가 자체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공정위 홈페이지(www.ftc.go.kr)에 한 네티즌은 “재벌이 경제력 집중하면 혼나야 하고 공정위가 권력을 집중하면 잘하는 일인가.”라며 “남에게 사정의 칼을 사용하려면 개인이나 조직은 몇배의 자정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공정한 시장경쟁 촉진에 주력”시민단체 출신 첫 공정위 비상임위원 최정표교수

    “위원회는 ‘통과위원회’가 돼서는 안 됩니다.” 시민단체 출신으로는 처음 지난 7일 공정거래위원회 비상임위원에 임명된 건국대 최정표(50·경제학) 교수는 “비상임위원이 장식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위원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서라도 거수기 역할을 할 생각은 없다는 뜻이다. 최 위원은 국내 재벌기업들에는 ‘강성’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현재 경실련 바른기업운동본부장을 맡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실제로 지난 1989년부터 ‘재벌해체론’을 주장하며,재벌개혁의 이론적 틀을 제공해 왔다.그의 전공도 산업조직론중에서도 반독점분야이다. 그는 “시민단체에서 재벌개혁문제에 대해 주로 얘기해 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정확하게는 재벌의 경제력집중 완화를 지적했던 것”이라면서 “앞으로 공정위에서는 시장경쟁을 촉진하는 데 더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재벌과 관련된 경제력집중,지배구조개선,경쟁촉진 등 3가지 관점에서 경쟁촉진쪽에 가장 역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최 위원은 공기업 민영화와 관련,“철도,전력 등 경쟁이 필요한 분야는 이른 시일 안에 민영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정부가 공기업 민영화에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상반된다. 그는 역시 시민단체에서 일했던 강철규 위원장과도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경실련에서도 함께 일했고,1991년엔 ‘재벌,성장의 주역인가,탐욕의 화신인가’라는 책도 공동집필했다.그만큼 강 위원장과 ‘코드’가 맞는 학자로 분류된다. 최 위원은 사실 지금까지는 비상임위원을 없애자는 주장을 해왔다.전원을 상임위원으로 하되,인원은 5∼7명으로 줄이자는 것이다.상임,비상임으로 위원을 나누면 혹여 공정한 결정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해서였다. 김성수기자 sskim@
  • [사설] 장관들 왜 제 몫 못하나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들의 불법 집단시위 사태 이후 내각 운영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질책하기까지 관련 부처가 모두 손을 놓고 있었던 탓이다.노 대통령의 의중을 미리 헤아려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코드론(論)의 함정’에서부터 대통령이 해답을 제시할 때까지 눈치만 보고 있었다는 ‘행정시스템 마비론’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진단이 쏟아지고 있다.내각이 이처럼 갈등 조정기능을 상실하고 제 할 일을 미룸에 따라 집단 이기주의 입지 강화라는 부작용만 키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리는 이러한 혼란과 행정부 무력증의 1차적인 책임은 ‘코드론’에 입각한 국정운영 방식에 있다고 본다.화물연대 불법 집단시위에서도 일선 행정부처 관계자들은 ‘노동 탄압이라는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며 노 대통령의 코드를 곡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재벌개혁을 둘러싼 재경부와 공정거래위의 갈등,경기 부양조치 논란,룸살롱과 골프장 과세조치 유보,공기업 민영화 후퇴 논란,교단 갈등 등 참여정부 출범 이후 주요 현안에서 부처간 갈등만 있었지 책임지고 해법을 제시하는 장관은 없었다.반미교육이나 법인세 인하 논란 등은 노 대통령이 전면에 나선 뒤에야 정책 방향이 정리됐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각 부처의 운영시스템과 국무총리·부총리의 조정 기능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총리가 11차례나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고도 실효성 있는 대책이 없었다는 말은 더이상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특히 장관들은 대통령의 눈치만 살필 게 아니라 관계 법령에 규정된 제 몫을 해야 한다.정책 대응시기를 놓치면 국민 부담만 가중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 재벌 투신펀드지분 공개 논란

    정부가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공개때 투신사 펀드 내역도 공개키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재벌의 투명한 소유·지배구조 정착을 위해 총수 일가와 계열사 지분은 물론 뮤추얼펀드와 수익증권 등 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도 공개키로 했다고 밝혔다.하지만 재계와 증권업계는 고객재산 비밀보호를 보장하고 있는 금융실명제법과 상충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시장개혁 비전 마련을 위한 민관합동 TF팀’은 오는 9일 첫 회의를 갖고 이 문제를 포함해 출자총액제한제 등 재벌개혁 정책을 논의한다. ●펀드 내역 공개,왜 추진하나 공정위 이동규(李東揆) 독점국장은 “재벌 총수일가가 투신사 펀드를 통해 계열사 지분을 소유,공공연히 지배력 확장을 꾀하고 있는데도 실태 파악이 잘 안되고 있다.”면서 “계열사 지분소유 현황 파악과 의결권 행사에 대한 시장 감시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려면 투신사 펀드내역 공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투신사 펀드는 투신사 자체 재산으로 운용하는 ‘고유계정’만 공정위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그러나 앞으로는 고객 재산인 ‘신탁계정’도 의무신고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게 공정위 방침이다.이렇게 되면 재벌총수가 투신사 펀드에 거액을 가입,계열사 주식을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현황도 모두 드러나게 된다. ●금융실명제법과 상충 우려 증권업계는 공정위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현행 금융실명제법과의 상충을 우려했다.증권거래소 관계자는 “투신사 펀드는 공모든 사모든 실명법상의 고객정보 보호의무 규정을 포괄적으로 적용받는다.”면서 어떤 형태로든 이 부분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한투자신탁 관계자도 “특히 사모(私募)펀드는 사적인 계약관계여서 당사자끼리 비밀유지에 합의할 경우 이의 공개를 강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여기에는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도 깔려 있다. ●실효성 보완방안 담보돼야 펀드는 주식과 채권 등 편입자산을 수시로 사고파는 ‘유동(Flow) 상품’이다.그런데 공정위 의무신고 기한은 매년 4월1일자 기준으로 일년에 한번이다.기준시점(4월1일) 이후의펀드 변동상황은 파악이 어렵다.공정위 채규하 기업집단과장은 “그런 맹점을 보완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론을 연구중에 있다.”면서 “현행법과의 상충 여부 등 구체적인 방안을 TF팀에서 논의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
  • [사설] 한달도 안돼 번복된 접대비 과세

    기업들이 골프장·룸살롱 등에서 쓴 접대비를 비용으로 인정해 주지 않으려던 국세청의 ‘세정 혁신’ 계획이 백지화될 것이라고 한다.어려운 경제 여건과 기업들이 접대비 마련을 위해 편법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백지화의 이유다.국세청이 기업 경쟁력 확보를 명분으로 시민단체들까지 동원해 가며 기치를 올렸던 개혁 시책이 한달도 안 돼 원점으로 회귀함으로써 정책 불신에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법인세 인하 및 출자총액규제 완화 논란,공무원 보수 기업수준 인상 백지화,공기업 민영화시책 혼선 등 주요 정책이 부처간 갈등 등으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이 때문에 주요 대기업의 CEO들은 ‘정책 불확실성’을 경영의 최대 애로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특히 호화 향락성 접대비 과세 정책의 백지화 이유로 든 소비 심리 위축은 ‘우물이 말랐을 때 보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재벌개혁론과도 상치된다.어떤 정책에서는 ‘현실’이라는 잣대를 들이대고 어떤 정책에서는 ‘개혁’을 내세우는 꼴이되고 있는 것이다. 국세청은 세정 개혁 필요성의 근거로 기업이 지난해 지출한 접대비 4조 7000억원 가운데 룸살롱과 골프장 등 호화 향락업소에서 지출한 접대비가 2조원대에 이른다고 밝혔다.국세청의 지적대로 기업들이 상품의 질과 가격으로 경쟁하지 않고 로비라는 관행에 집착하고 있다는 증거다.따라서 참여정부가 공언한 공정경쟁과 부정부패 척결의 첫 단추를 제대로 꿰려면 제살 깎아먹기식의 접대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현실을 감안하되 개혁이라는 큰 틀이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다.
  • “”한시간 가량 달콤한 늦잠 요즘 행복”” / 전경련 부회장직 물러난 손병두 상임고문

    “나만 편안한 것 같아서 손길승 회장 보기가 민망스럽죠.어찌나 미안한지….” 지난 2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직에서 물러난 손병두 전경련 상임 고문은 자신의 강력한 추천으로 전경련 회장직을 수락한 손길승 회장에게 미안함으로 말문을 열었다. 전경련이라는 ‘짐’을 떠맡겨 SK글로벌 분식 사태와 SK㈜의 경영권 위기로 정신없이 바쁠 손 회장의 ‘발목‘을 잡은 게 아닐까 친구로서의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손 고문은 최근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다.이런 홀가분한 기분은 6년만에 처음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전경련 부회장 시절 그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났다고 한다.여기저기서 열리는 조찬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전경련 부회장을 하면서 쉼 없이 받은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지금도 조찬 모임이 있지만 크게 줄었습니다.1시간가량 늦잠을 자는 것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평범해진 일상을 즐기고 있는 그는 특히 정신적으로 편안하니 건강도 날로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의 행동반경이 줄어들거나 역할이 축소된 것은 아니다.대상이 바뀌었을 뿐 꽉 짜여진 스케줄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인지 전경련 회관 4층 그의 사무실은 최근 문턱이 닳고 있다.‘얼굴 한번 보자’,‘밥 한끼 같이 먹자’,‘골프 치자’는 지인들의 성화에 그는 신문보기도 힘들 지경이라고 토로한다.그래도 손 고문은 고맙다고 말한다.그동안 각종 공식 행사 등으로 본의 아니게 등한시했던 분들이 찾아온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는 것이다. 고문은 3개월간 푹 쉬겠다는 다짐을 접었다.시중에 떠도는 ‘하바드’나 ‘하와이’라는 우스갯소리도 그래서 나왔다.‘하’루종일,‘바’쁘게,‘드’나드는 걸 친구들이 하바드 연수중에 있다는 것이다. 또 이게 끝나면 하와이로 간다고 한다.‘하’루종일,‘와’이프 손에 이끌려 ‘이’리저리 다니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하지만 그에게 이런 일은 너무나 ‘먼 나라 이야기’로 보인다. 그는 요즘 학생과 교수 신분을 겸직하고 있다.전경련 산하단체인 IMI(국제경영원)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과정을 수강중에 있으며 대학교마다 특강요청으로 사흘이 멀다하고 지방으로 돌아다니고 있다. 공부하며 재충전의 기회로 삼을까 해서 신청했는데 학생들이 난리(?)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그동안 학생들에게 수료장을 주는 부회장에서 같이 공부하는 입장으로 바뀌니까 학생들이 너도나도 질문을 쏟아내며 신기해 한다는 것이다. 그의 특강도 학생들에게 ‘상종가’를 치고 있다.영남대,우석대,인하대 등 이미 10개 이상의 대학교에서 강의했다. ‘선진경제로 가는 길’,‘21세기 한국의 비전과 과제’ 등 다소 무거운 주제로 강의하지만 학생들이 진지하게 경청한다. 국 경제가 외부 환경에 의해 위기에 빠지면서 그만큼 학생들의 관심도가 높아졌을 뿐이라며 강사로서의 자질은 부족하다고 겸손해했다. 손 고문은 한국 경제와 관련,사족이라며 한마디 덧붙였다.“독일 경제가 최근 어려워진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과도한 복지제도 탓”이라며 “한국경제도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그의 주요 관심사는 변한 것이 없어 보인다.그래서 한발 더 나아가 재계가 정부의 재벌개혁에 너무 소극적이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조심스럽다는 듯이 말문을 열지 않았다.재계의 ‘입’으로 많은 ‘설화’에 시달리면서도 ‘할 말’을 했던 그가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듯이 서둘러 화제를 바꿨다. 손 고문은 주말마다 골프장으로 향한다.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라지만 그가 만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평범한 인물이 아닌 만큼 궁금증이 일었다. 그는 “주로 기업 총수들을 만나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는다.”며 “최근에는 포스코에서 물러난 유상부 전 회장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자연인’으로 돌아간 손 고문이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사무실에 있을 때는 30분마다 방문객들이 찾아오고 저녁에는 각종 만찬 참석으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다.다만 직책이 바뀌면서 ‘주연’이 아닌 ‘조연’ 역할에 충실하다는 느낌이다. 그는 “신앙생활과 독서를 많이 하고 싶은데 이게 잘 안 되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지금의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사설] ‘힘센 자리’의 기막힌 부패의자

    고위 공직자들의 잇따른 부정부패 소식에 참담함을 가누기 어렵다.전직 공정거래위원장은 물론 국세청장,장관,장성 등 권력기관의 수장급 인사여서 충격적이다.우리 사회의 부정부패를 뿌리뽑아야 할 이른바 ‘힘 센’ 정부기관일수록 부패구조가 심한 것 같아 씁쓸하다. 검찰은 어제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수감했다.이씨는 지난해 9월 자신이 다니는 서울의 한 사찰에 10억원을 기부하도록 SK그룹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것이다.손영래 전 국세청장은 SK측으로부터 외국출장 경비조로 지난해 5000달러를 받고 자녀 결혼축의금 수백만원은 되돌려줘 검찰의 입건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김성호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중부·서울지방국세청장 취임시 4개 기업으로부터 4000만원을 받아 지난달 21일 불구속 기소됐다. 공정위와 국세청은 ‘경제검찰’로서 막중한 사명감과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기관이다.기관장이라면 더더욱 개혁성과 청렴성이 필수덕목 아닌가.우리는 두 기관의 역할을 폄하할 뜻은 없다.다만 이같은 혐의만으로도 재벌개혁을 부르짖었던 두 기관의 업무 정당성과 공정한 잣대에 회의를 품지 않을 수 없다.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건 아닌지 겸허히 되돌아봐야 한다.또한 이씨가 뇌물수수의 우회로를 택하고 기부를 수차 종용했다는 수법에는 기가 막힐 뿐이다.권력의자의 자리 값이 엄청나다는 점도 놀랄 일이다.이런 도덕 불감증은 축하금·축의금·출장경비를 아직도 거리낌 없이 받아온 사실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얼마 전 군 장성들의 상납비리 사례처럼 우리 사회에는 고착화된 부패사슬이 도처에 감춰져 있다.공직자의 청렴성이 부패사슬의 고리를 끊고 신뢰를 높이는 첩경임을 깊이 각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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