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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학교에 자녀 ‘부정입학’… 재벌가 아들·며느리 줄소환

    외국인 학교 입학 비리에 재벌가 아들과 며느리 등이 대거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외국인학교 입학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부장 김형준)은 지난 11일부터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 입학시키기 위해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자녀의 외국 국적 취득을 의뢰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학부모들을 집중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이 가운데는 재벌가 아들과 며느리 등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날 국내 A그룹 전 부회장의 아들과 며느리를 불러 조사한 데 이어 14일에도 B그룹 전 회장의 아들 내외를 조사하기 위해 소환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정 입학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재벌가 3·4세 자녀 중에는 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가진 소년 주식 부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브로커에게 1인당 5000만~1억원씩을 주고 자녀가 온두라스와 브라질, 시에라리온 등 중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국적을 취득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위조한 현지 여권과 시민권 증서 등을 넘겨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넘겨받은 서류들은 자녀가 외국인 학교에 부정 입학하는 데 사용했다. 일부는 실제로 그 나라에 3~4일씩 다녀온 적이 있지만 대부분은 해당 국가에 가본 적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1차 소환 대상 학부모를 60여명으로 압축했으며, 매일 1~2명씩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우선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혐의가 인정되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소환 대상 학부모 대부분은 서울 강남에 살고 있고 남편 직업이 투자업체 대표, 골프장 소유주, 병원장 등으로 부유층과 사회지도층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학부모들은 검찰 조사에서 “브로커에게 속아서 진짜 외국 국적을 주는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러나 거액의 돈 거래가 이뤄진 점 등에 비춰볼 때 학부모들도 문서 위조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구속된 브로커와 소환된 학부모들이 추가 진술을 하고 있다고 밝혀 검찰 수사가 재계뿐만 아니라 정·관계 등 사회지도층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지금&여기] 가드너와 재벌가 사모님/정서린 국제부 기자

    [지금&여기] 가드너와 재벌가 사모님/정서린 국제부 기자

    ‘하버드대와 MIT를 품은 대학도시, 미국 독립운동의 발상지.’ 보스턴 하면 으레 떠올리는 표현들이다. 하지만 이 도시에 한 여인이 평생을 일군 유산이 있다는 걸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지난 5월 보스턴을 찾기 직전, 이곳 출신 어학원 선생님은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에 꼭 들르라고 당부했다. 악명 높은 미술품 도난 사건의 현장이라는 말도 솔깃했지만 선생님과 미술관의 인연이 흐뭇했다. 어릴 적 어머니가 그곳 기념품 가게에서 일했던 터라 미술관을 놀이터 삼아 뒹굴었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었다고도 했다. 보스턴 토박이가 첫손에 꼽은 명소의 외관은 무게감 있는 대저택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사진 촬영은 절대 금지”라는 직원의 당부를 뒤로하고 들어서자마자 저택 한가운데 꽃과 분수, 조각상이 어우러진 ‘비밀의 정원’이 숨막힐 듯 펼쳐졌다. 시대와 대륙을 넘나드는 세계적인 명화와 조각상, 태피스트리(그림을 짜 넣은 직물), 가구, 도자기 등이 포진한 갤러리 곳곳은 누군가 벽지, 타일 조각 하나까지 철저하게 맞춰 배치하고 돌본 것처럼 ‘스토리텔링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 미술관은 모든 것을 가졌지만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이 평생을 바친 산물이었다.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1840~1924). 아버지와 두살배기 아들, 남편을 차례로 잃은 그녀에겐 그런 상실이 꿈을 이루는 동력이 됐다. 1903년 직접 구상한 미술관을 세우고 그 안에 2500점의 컬렉션을 조화롭게 채우는 데 전 재산과 열정을 쏟았다. 84세로 숨지면서 그녀는 미술관과 미술관 운영에 사용할 종잣돈 100만 달러를 ‘시민들을 위한 유산’으로 남겼다. “영원히 대중들의 즐거움과 교육을 위한 미술관으로 남기고 싶다.”는 게 그녀의 바람이었다. 조건은 단 하나였다. “내가 꾸몄던 그대로 미술관을 보존해 달라.” 예술이 주는 기쁨과 감동을 시민들에게 물려준 가드너의 유산을 보면서 재테크, 상속, 비자금 등 국내 재벌가 사모님들의 돈놀음 수단으로 전락한 명화들의 비운을 애도했다. rin@seoul.co.kr
  • 이정재 “경쾌·허술한 악역 ‘뽀빠이’ 철없는 중년이 나의 로망”

    이정재 “경쾌·허술한 악역 ‘뽀빠이’ 철없는 중년이 나의 로망”

    개봉 6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도둑들’. 이 덕에 모처럼 흥행의 ‘단맛’을 보는 배우가 있다. 한국팀 보스 뽀빠이 역으로 출연한 이정재(39)다. 출연작 가운데 관객 500만명을 넘겨 본 적이 없다는 그는 “첫 스코어에 취하기보다 마지막에 역대 최다 관객이 들어야 좋은 것 아니냐.”면서 미소를 지었다. 최근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이정재를 만났다. →한국 영화 사상 최단 기간 3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영화의 흥행 기세가 무섭다. -더러 현장 분위기가 좋은 영화들이 성공하는 케이스가 있는데 ‘도둑들’이 그런 경우다. 배우들끼리 호흡도 잘 맞았다. 사실 현장에서 우리끼리만 재미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했다. 처음엔 관심도가 높아서일 수도 있는데, 흥행이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다. ●현장 분위기 너무 좋아 걱정도 →뽀빠이는 상당히 복합적인 캐릭터로 최동훈 감독도 캐스팅을 놓고 고심했다는데. -처음 최 감독이 악역이라면서 출연을 제안했는데 매력적일 것 같았다. 뽀빠이는 친구를 배신한 인물로 미워 보일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보다 욕심이 많은 편일 뿐 악역은 아니었다. 그래서 오히려 유머도 있고 허술한 캐릭터로 표현했다. 경쾌하지만 가벼워 보이지는 않는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 →전작인 ‘하녀’를 비롯해 최근 작에서 다소 어둡고 강렬한 캐릭터를 맡고 있는데. -‘하녀’ 때는 정말 나쁜 남자 캐릭터라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 아닐까 하는 걱정도 했다. 하지만 어떤 장면이나 대사, 표정 등으로 관객들에게 잔상이 오래 남는 캐릭터를 선호한다. ‘도둑들’에서도 짧은 머리에 콧수염을 한 설정이 자칫 과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보여 드릴 수 있어 더 좋을 것 같았다. →연기 경력에 비해 다작이 아닌데. -중간에 6~7년 정도 연기를 등한시했다. 남자 나이 서른이 되고 사회 다른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까 주위에서 사업 제안이 많았다. 시나리오를 더 자세히 읽고 좋은 판단을 해야 할 시기에 정작 제 할 일을 못 했다. 다른 일을 하거나 돈을 더 벌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그러다 ‘과연 내가 배우를 그만둘 수 있을까’ 자문했고,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깊게 빠지지 않아 돌아올 수 있었다. 앞으로는 연기에만 전념할 생각이다. →아직도 세련되고 차가운 도시남의 이미지가 짙다. 배우로서 색깔이 없다는 평가가 있는데, 40대에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제가 그런 이미지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단풍이 녹색 물이 빠지면 빨간 물이 들 듯이 나이가 들면서 또 다른 색깔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바심은 없다. 하지만 단풍이 좀 늦게 들고 싶다. 죽을 때까지 철은 안 들었으면 좋겠다(웃음). 나이가 들었다고 머리와 마음이 딱딱해지는 것은 싫다. 중후하고 안정적이지만, 불안하고 위태롭기도 한 스릴을 즐기고 싶다. →올 초 재벌가와의 결혼설이 돌기도 했는데 결혼 계획은. -원래 연예인이 루머나 구설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처음에는 그냥 듣고도 넘겼지만, 세 번째로 사실 무근의 내용이 기사화되니까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고소를 했었다. 결혼은 인연인 것 같다. 이제는 눈으로 즐거운 사람보다 ‘내 사람’이라는 느낌이 오는 상대를 만나고 싶다. ●감수성 물씬 멜로물 하고 싶어 →앞으로의 작품 계획은. -최민식·황정민 선배와 영화 ‘신세계’를 찍고 있는데, 두 분의 기가 어마어마하다. 로맨틱 코미디든, 정통 멜로든 감수성이 폭신폭신한 멜로물도 하고 싶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사설] 무상보육 이제라도 선별적으로 해야

    현재의 전면 무상보육을 선별적으로 하는 쪽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정부 내에서 공식화됐다. 김동연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그제 “지금과 같은 제도에선 재벌가 아들과 손자에도 정부가 보육비를 대주게 되는데 이것이 공정한 사회에 맞는 것이냐.”면서 “재벌가 손자에게 주는 보육비를 줄여 양육수당을 차상위계층에 더 주는 것이 사회 정의에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부모가 영아(0~2세)를 보육시설에 맡기는 경우 매월 28만 6000~75만 5000원을 지원하고 있다. 집에서 키울 때에는 소득 하위 15%인 차상위계층에는 매월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원하고, 내년에는 대상을 소득 하위 70%로 확대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3~4세 아동의 경우 지금은 소득이 하위 70%인 가정에 대해 보육비를 지원하지만 내년부터는 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계층으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말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가가 0~5세 아이들에 대한 보육을 반드시 책임진다는 자세로 당과 잘 협의해서 예산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한 뒤, 정부는 전면 무상보육 방침을 밝혔다. 전면 무상보육 방침을 선별 지원으로 바꾸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에 문제가 있겠지만 더 늦기 전에 잘못된 것은 바로잡는 게 옳다고 본다. 똑같은 보육예산 내에서라도 무상보육 지원 대상에서 고소득층 자녀를 제외해 여기서 나오는 재원으로 어려운 가정에 더 지원하는 게 맞다. 정부의 재원이 여유가 있다면, 재벌가 자녀에게도 무상보육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고 보면, 정작 필요한 계층에 더 많은 지원을 제대로 하기 위해 선별적으로 해주는 게 사회 정의에 부합한다. 더구나 현재의 제도는 집에서 키우는 것보다 보육시설에 맡길 경우 지원액이 더 많은 문제도 있다. 이러한 것도 개선해야 한다. 12월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에서는 국가의 재정은 생각하지도 않는 무책임한 포퓰리즘 공약을 쏟아낼 것이다. 공짜 좋아하다가는 우리 자녀와 손자, 손녀의 생활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냉정히 생각해야 할 것이다.
  • 정부, 영아 무상보육 전면→선별 지원 검토

    정부가 영아 무상보육 지원을 지금의 전면적 지원 방식에서 선별적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오는 9월 국회 예산 제출 때 변경된 보육예산 배정 방안을 제출해 국회 동의를 얻어 내년에는 선별적 지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은 3일 경기 안산 협동조합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과 같은 제도에선 재벌가 아들과 손자에게도 정부가 보육비를 대주게 되는데, 이것이 공정한 사회에 맞는 것이냐.”고 말했다. 김 차관은 “재벌가 손자에게까지 주는 보육비를 줄여 양육수당을 차상위 계층에 더 주는 것이 사회정의에 맞을 것”이라면서 보육지원 체계 재구조화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보육료는 영아(만 0∼2세)와 5세아에게 종일제(오전 7시 30분∼오후 7시 30분) 기준으로 전액 지원된다. 2013년부터는 3∼4세아에게도 종일제 보육료가 제공된다. 양육수당 지원 대상은 소득분위 하위 15%에서 소득 하위 70%로 대폭 확대된다. 김 차관은 “의사결정을 하면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다른 의사결정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재원을 더 효율적으로 쓸 방법이 있지 않겠느냐는 측면에서 고민해 보고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육과 양육을 패키지로 해서, 어떻게 만드는 것이 국민에게 보육과 양육 간 실질적 선택권을 줄 수 있는지와 정부의 보육정책 방향에도 맞는지를 놓고 재구조화 문제를 다루겠다.”고 말했다. 영아 무상보육이 재원 등의 문제로 1년 만에 방향을 튼 셈이다. 보육비 지원은 지방정부가 절반(서울시는 지자체 80%, 중앙정부 20%)을 부담하는데 올해 갑작스러운 보육 지원 대상 확대로 지방정부의 보육비 재원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김 차관은 인천공항공사 민영화 논란과 관련해 “민영화가 아니라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라며 “매각하는 이유는 인천공항공사를 더욱 잘되게 해서 국민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서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국회를 설득해서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수입차 VVIP 마케팅 뒤에 숨은 폭리

    수입차 VVIP 마케팅 뒤에 숨은 폭리

    # 최근 제주의 한 특급호텔에서 눈에 띄는 교향악단 연주회가 열렸다. 음악감독은 국내 최고 지휘자인 금난새(65)씨. 폭스바겐의 대형 세단인 ‘페이톤’을 구입한 고객 20여명은 작은 홀에 둘러앉아 ‘그들만의 음악회’를 즐겼다. 앞서 BMW는 1억원이 넘는 ‘7시리즈’의 고객만을 위한 ‘모빌리티 라운지’를 운영했다. 특급호텔 등지에서 멤버십 파티와 강좌 등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 BMW, 벤츠 등 수입차 업체들이 초우량 고객(VVIP)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수입차 관세가 2.4~4% 인하되면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28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어떤 업체는 자신들이 VVIP급이라고 꼽은 한 사람 또는 3~4명을 서울 강남의 별도 공간으로 초청해 최고급차에 대한 설명회와 시승식을 하고 식사와 여흥도 베풀었다. 은밀한 모임이어서 누가 어떤 접대를 받는지 당사자 외엔 알 수 없을 만큼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다만 재벌가 자녀, 강남 부동산 소유자, 금융투자가 등 큰손을 대상으로 참가를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급형 세단 모델 고객 등 1000여명을 불러 모아 제주 등지에서 골프대회를 열고 국내 1등 참가자에게는 세계 대회 출전권도 부여한다. 하지만 이런 VVIP 마케팅 뒤에는 명품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허영심을 노린 폭리가 숨어 있다. 해외 차량 판매 사이트인 ‘랭킹스앤드리뷰스’ 등을 살펴보면 국내에 판매되는 수입차 가격이 미국 등 현지에서 판매되는 같은 차종보다 최고 80%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BMW 750은 미국에서 최고급 모델이 12만 9000달러(약 1억 5300만원)에 팔리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2억 7220만원에 판매된다. 영국에서 판매되는 폭스바겐 페이톤(5만 3775파운드·9970만원)은 국내에서 1억 3040만원에 팔리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은 판매 호조와 더불어 이 같은 폭리 덕분에 지난해의 경우 전체 순이익이 1024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늘었다. 올 들어서는 순익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차는 최고급 사양이라도 헤드업 디스플레이(앞창에 주행 정보를 투시해 주는 장치), 서라운드 뷰(차량 360도를 보여주는 장치) 등 국내 고객들이 원하는 초특급 옵션이 빠져 있다.”면서 “또 미국은 한국산 수입차에 관세 8%만 붙이지만 국내에서는 관세 4%와 소비세 8%, 교육세 등이 붙는다.”고 해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아무리 수입 비용 등을 감안한다 해도 국내 판매가와 해외 가격의 차이가 1억원 이상이라면 분명히 폭리 수준”이라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수입차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고 들었는데 이 부분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운동본부 회장은 “가격 정책이 기업의 고유 권한이라고 해도 터무니없는 고가 정책에 대해서는 반성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비싼 게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비합리적인 우리 소비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안선영, 재벌가 며느리되나?…VVIP 리스트 등록

    안선영, 재벌가 며느리되나?…VVIP 리스트 등록

    방송인 안선영이 한 결혼 정보업체에 자신의 연락처를 전달하며 재벌가 며느리 후보를 자청했다. MBN ‘황금알’ 고정패널로 출연 중인 안선영은 28일 방송분 녹화에서 VVIP중매 전문의 모 결혼 정보업체의 차일호 대표에게 자신의 연락처를 전달했다. ‘우리가 몰랐던 부자의 비밀’이란 주제로 진행된 녹화 당시 차일호 대표가 “28년간 재벌을 비롯한 상류층의 혼사를 책임져왔다.”며 자신의 보물 1호 VVIP 가입 리스트를 갖고 나와 스튜디오가 발칵 뒤집혔다. 차씨는 “부자 집안끼리만 맺어지는 것은 아니며 부자와 일반인의 성사 사례도 얼마든지 있다.”면서 중매에 없어서는 안 될 VVIP 리스트를 흔들어 보였다. 이와 함께 차씨는 “부자들은 배필의 관상을 많이 본다.”면서 “안선영씨는 VVIP와 잘 맺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안선영은 빨리 연락 달라며 너스레를 떨었다는 후문. ‘황금알’ 제작진은 안선영에 대해 “개그우먼답게 ‘돌출 액션’을 해줘 프로그램의 리얼리티가 살았다.”면서 “유머러스한 연출을 위해 나온 제스처겠지만,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방송은 부자들의 인상, 건강 비결, 재벌가 혼맥도 등에 대해 엉뚱하면서도 유익한 토크쇼를 펼칠 예정이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임상수 “이번에도 빈손이면 섭섭하겠죠”

    임상수 “이번에도 빈손이면 섭섭하겠죠”

    “이번에도 빈손으로 돌아온다면 조금 섭섭할 것 같네요.(웃음)” 영화 ‘하녀’에 이어 ‘돈의 맛’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두 번째로 진출한 임상수(50) 감독. 그의 화법은 자신의 영화처럼 직설적이고 거침이 없었다. ‘바람난 가족’, ‘그때 그 사람들’ 등 사회성 짙은 작품을 내놨던 그는 영화에서 재벌가를 배경으로 돈을 향한 무모한 질주를 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이면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지난 1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임 감독을 만났다. →돈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 -돈 있는 사람들은 더 가지려고 싸움박질을 하고, 없는 사람은 처절하게 생존하려는 공포 속에서 ‘돈, 돈’ 하는 세상이지 않나. 돈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모욕을 주고 모욕을 받는 사회의 단면을 들춰보고 싶었다. →‘하녀’에 이어 상류층 재벌가의 위선과 탐욕을 꼬집고 있다. 특정 재벌을 겨냥한 것인가. -사실 부자만 위선적인 것도 아니고, 부자들을 비판하고 욕하려고 만든 영화는 아니다. 입장 차이만 있을 뿐, 그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지 않겠는가. 특정 재벌을 그렸다면 진심으로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스캔들에 묻힐 텐데 어리석은 행동 아닌가. 여기저기서 소스를 모아서 썼다. 내가 갖고 있는 의문은 없는 사람은 없어서 불행하고, 있는 사람은 있어서 불행하다는 것이었다. →‘하녀’의 일부 장면이 등장하거나 윤나미(김효진)의 대사에 ‘하녀’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 있다. -‘하녀’를 만들면서 이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하녀’의 리메이크작을 만들지 않았다면, ‘돈의 맛’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하녀’는 틀어질 자격이 있고, 당연히 원작인 김기영 감독의 ‘하녀’도 생각났다. ‘하녀’가 어떤 기획된 틀에서 약간 연극적이고 우화적인 냄새가 풍겼다면, ‘돈의 맛’은 명랑하고 웃기는 원래 내 스타일이 살아있는 영화다. →영화 속 캐릭터의 선이 분명하다. 특히 재벌가 사람들은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렇다. 돈 때문에 백금옥(윤여정)과 결혼한 윤 회장(백윤식)은 마지막 사랑인 필리핀 하녀를 만나 돈의 모욕에서 해방되고자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그런 남편에게 상처받아 외롭고 힘든 나날을 보내던 금옥은 충동적으로 젊은 육체를 탐하게 된다. 사랑하지만 경쟁하고 질투하면서 역전을 거듭하는 두 사람의 캐릭터가 영화의 주요 뼈대다. →점점 돈의 맛에 빠져드는 주인공 주영작(김강우)은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나. -‘하녀’는 상징성이 강한 영화였기 때문에 주인공인 하녀 은이에게 감정 이입을 하지 못한 분들이 많았다면 이번에는 초반부터 영작을 통해 편안하고 명랑한 분위기에서 영화를 쫓아갈 수 있게 설계했다. 영작을 통해 동일시도 이뤄지고 슬픔과 분노는 물론 안타까움까지 느끼도록 했다. 영작을 다소 찌질하게 그린 것은 비현실인 카타르시스 보다 적나라한 민낯을 보여주고 그것을 바탕으로 뭔가를 느끼게 하도록 한 장치였다. →자극적이고 파격적인 정사신 등 ‘센’ 장면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평소 돈의 맛을 잘 못 보시는 분들에게 임상수가 그리는 ‘돈의 맛’을 좀 보여드리고 싶었다.(웃음) 무조건 자극적으로만 그리려고 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금옥과 영작의 관계는 늙은 여자에게도 욕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중년의 부자 남자와 예쁘고 늘씬한 젊은 여자가 등장하는 장면은 익숙하지 않은가. 그 반대라고 보면 된다. →‘돈의 맛’이란 결국 씁쓸한 것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열심히 일해서 노동의 대가로서의 돈은 어떤 면에서 자유롭게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돈을 주머니에 넣으려면 아무리 철면피라도 모욕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영화는 우리가 과연 남이 보지 않는다면 그런 모욕을 버리고 위엄있는 삶을 택할 수 있을 것인지를 묻고 있다. 우리는 돈만 좀 더 있다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불행한 것은 돈이 없어서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행복의 의미와 가치 판단의 기준을 묻고자 한 것이다. →장자연 사건과 쌍용차 노조 시위 장면 등 사회적인 문제를 언급한 장면도 눈에 띈다. -사실은 (고)장자연이라는 여성뿐만 아니라 한국의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대부분이 딸 같은 20대들 아닌가. 그런데 40~50대들이 20대들이 취직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 놓고 그들에게 매춘을 시키는 것은 사회의 추악한 면이라고 봤다. 쌍용차 노조 시위 장면도 정치인이나 재벌들이 노동자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모른 척하는 것은 리더로서 자질이나 사회적 책임 의식이 부족하다는 맥락에서 넣었다.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두번이나 진출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마 ‘하녀’와 비슷하다면 또다시 칸에 초대되지 못했을 것이다. 칸 영화제는 돈을 많이 버는 할리우드 영화와 상관없이 지적이고 세련된 현대 영화의 답을 내리는 영화제다.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들어오면서 상징이 많고 모호한 유럽식 아트하우스 영화보다 재미있고 풍성한 이야기에 순수한 영화적 쾌감을 주는 영화 쪽으로 추세가 좀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수상 가능성은 어떻게 예상하나. -‘하녀’때는 칸에 간 것만으로 좋았고 상을 못 타고 돌아올 때 섭섭한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빈손으로 온다면 좀 섭섭할 것 같다. 아직 현지 상영을 안 했기 때문에 예상은 할 수 없지만, 작은 상이라도 하나 받을 것 같은 근거없는 모호한 예감이 든다.(웃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칸 영화제 16일 개막… ‘황금종려상’ 누가 품을까

    칸 영화제 16일 개막… ‘황금종려상’ 누가 품을까

    프랑스 남부 항구도시 칸은 영화인에겐 로망이다. 부침을 겪은 경쟁자(베를린·베니스영화제)들과 달리 변함없는 권위를 뽐내는 칸 국제영화제가 1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22편의 경쟁 부문 초청작을 훑다 보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품은 감독만 해도 아바스 키아로스타미(1997년 ‘체리향기’)와 켄 로치(2006년 ‘보리밭에 부는 바람’), 미카엘 하네케(2009년 ‘하얀 리본’), 크리스티안 문주(2007년 ‘4개월, 3주, 그리고 2일’) 등 네 명이다. 게다가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도 경쟁 부문에 나서 충무로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쟁 부문 주요 작품을 살펴봤다. 현장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노장들의 새 작품이 우선 눈에 띈다. 2009년 칸영화제 평생공로상을 받은 프랑스의 알렝 레네(90)가 첫손에 꼽힌다. 1960년대 프랑스 영화의 부활을 알린 ‘누벨바그’의 상징 레네는 ‘당신은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로 3년 만에 경쟁 부문에 돌아왔다. 프랑스 희곡작가 장 아누이의 1941년 작 ‘에우리디케’가 원작이다. 평생 사회적 약자와 계급문제에 천착해 온 로치(76)는 ‘에인절스 셰어’를 내놓았다. 가정폭력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글래스고의 한 청소년 이야기를 달콤씁쓸한 코미디로 풀어낸다. 이란에서 영화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느껴 온 키아로스타미(72)는 일본에서 찍은 ‘사랑에 빠진 누군가처럼’을 들고 온다. 원로배우 오쿠노 다다시를 비롯해 다카나시 린, 가세 료가 출연했다. 도쿄에서 만난 늙은 남자와 젊은 여자의 기묘한 사랑을 그렸다. 관객의 관습적인 기대를 항상 배신하는 하네케(70)는 ‘아무르’로 경쟁 부문을 두드린다.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80대 노부부가 어느 날 외부의 위협에 의해 유대와 사랑을 위협받는 상황을 포착했다. 평단과 관객이 사랑하는 데이비드 크로넨버그(69·캐나다)의 ‘코스모폴리스’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천문학적인 돈을 주무르는 뉴욕의 젊은 자산관리사가 강박증에 빠져 보내는 24시간을 그린 영화로 주인공은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꽃미남 흡혈귀 로버트 패틴슨이다. 모처럼 칸 나들이에 나선 얼굴도 눈에 띈다. ‘퐁네프의 연인들’로 유명한 프랑스의 레오 카락스는 ‘폴라 X’(1999) 이후 13년 만에 ‘홀리 모터스’로 레드카펫을 밟는다. 오랜 친구이자 페르소나인 드니 라방과 함께한다. 1997년 ‘중앙역’으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브라질의 월터 살레스 감독은 ‘온 더 로드’로 황금종려상에 도전한다. ‘트와일라잇’의 헤로인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비롯해 에이미 애덤스, 커스틴 던스트, 비고 모르텐슨 등을 캐스팅한 화제작이다. ‘예언자’(2010)로 2009년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재와 뼈’, 칸이 발굴한 루마니아 영화의 자존심 문주 감독의 ‘비욘드 더 힐스’도 두고 볼 만하다.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2006)의 콤비 앤드루 도미닉 감독과 브래드 피트가 재결합한 ‘킬링 뎀 소프틀리’도 복병이다. 지난해 경쟁 부문에 한국영화가 한 편도 진출하지 못한 것과 달리 올해는 칸과 각별한 인연의 두 감독이 레드카펫을 밟는다. 칸에서 감독상(2002년 ‘취화선’ 임권택 감독), 심사위원대상(2004년 ‘올드보이’ 박찬욱 감독)과 여우주연상(2007년 ‘밀양’ 전도연), 심사위원상(2009년 ‘박쥐’ 박찬욱 감독), 각본상(2010년 ‘시’ 이창독 감독),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2010년 ‘하하하’ 홍상수 감독)에 이어 한국영화인이 대망의 황금종려상을 품을지 기대하는 까닭이다. 홍 감독이 칸에 초대된 건 ‘강원도의 힘’(1998), ‘오! 수정’(2000),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 ‘극장전’(2005),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9), ‘하하하’(2010), ‘북촌방향’(2011)에 이어 여덟 번째다. 그의 필모그래피가 13편이란 점을 감안하면 칸의 각별한 애정을 짐작할 만하다. 경쟁 부문 진출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극장전’에 이어 세 번째. 한국 감독으로는 최다이다. 2001년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자벨 위페르가 1인 3역을 맡은 것으로 화제를 모은 ‘다른 나라에서’는 한 해변마을에 여름휴가를 온 3명의 안느(위페르)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다. 임 감독도 칸이 낯설지 않다. 2005년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다룬 ‘그때 그 사람들’로 감독주간에 초청된 게 첫 인연. 2010년에는 김기영 감독의 고전을 재해석한 ‘하녀’로 경쟁 부문에 올랐다. ‘돈의 맛’은 여러모로 ‘하녀’를 떠오르게 한다. 재벌가의 딸 백금옥(윤여정)은 돈 때문에 자신과 결혼한 윤 회장(백윤식)이 필리핀 하녀와 바람난 것을 알게 된다. 백금옥은 집사 격인 주영작(김강우)과 뜨거운 관계를 맺고, 그의 딸 윤나미(김효진)도 주영작을 탐한다. 재벌가의 치정과 위선, 돈을 둘러싼 음모가 난무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정약용 탄생 250주년 맞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김문이 만난사람] 정약용 탄생 250주년 맞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누구나 출생의 비밀은 있다. 이름을 빛낸 위인의 경우에는 더욱 관심이 쏠린다. 그 비밀의 문으로 잠시 들어가보자. 다산 정약용은 1762년(영조 38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꼭 250년 전인 음력 6월 16일, 아버지 하석 정재원(荷石 丁載遠)과 어머니 해남 윤씨(海南 尹氏) 사이에서 출생했다. 태어난 곳은 지금의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이다. 아버지는 대과에 급제하지 않았지만 영조 임금의 특별한 지시로 연천현감, 화순현감, 예천군수 등 고을 수령을 지냈다. 조정에 들어와서는 호조좌랑과 한성서윤을 지내고, 다시 수령으로 나가 울산부사를 거쳐 진주 목사까지 지냈다. 어머니는 고산(孤山) 윤선도의 후손이요, 공재 윤두서(恭齋 尹斗緖)의 손녀였다. 윤선도의 증손자인 윤두서는 한국 회화사에 유명한 자화상을 남긴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아버지는 세 부인 사이에 모두 5남 5녀, 그러니까 10남매가 있었다. 첫 부인은 24세로 요절한 의령 남씨. 소생으로 큰아들 약현(若鉉)이 있다. 둘째 부인 해남 윤씨와 사이에 약전(若銓), 약종(若鍾), 약용(若鏞) 3형제와 딸을 두었다. 딸은 나중에 조선 최초의 영세교인인 만천(蔓川) 이승훈에게 시집간다. 다산 정약용의 나이 9세 때 어머니 해남 윤씨가 세상을 뜨고 말았다. 12살 때 서울에서 20세의 김씨(1754~1813)를 데려왔다. 어린 다산을 친자식처럼 돌봐준 그가 바로 서모(庶母) 김씨다. 서모 김씨는 동지중추부사(同知中樞府事)를 지낸 김의택(金宜澤)의 딸로 슬하에 3녀 1남(약횡)을 두었다. 다산의 작은형 약종은 형제보다 뒤늦게 천주교를 접했지만 그 믿음이 독실하여 신유사옥 때(1801) 희생됐다. 전도에 힘쓰다가 책롱사건(册籠事件)으로 마흔 둘의 젊은 나이에 순교했다. 형 약전과 막내(다산)가 믿음을 함께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도 형제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했다. 엄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배교하지 않은 약종의 아들 철상(哲祥), 하상(夏祥), 딸 정혜(貞惠) 역시 천주교로 인해 요절했다. 형 약전은 학문적으로 뛰어난 사람이다. 다산과 한배에서 태어난 형제의 인연뿐만 아니라 다산의 학문을 알아주는 지기(知己)이기도 했다. 1801년 11월 하순 함께 귀양길에 올라 나주 율정점(栗亭店)에서 눈물로 헤어진 후 16년 동안 서로 한번도 보지 못했다. 약전은 그의 나이 59세인 1816년에 유배지에서 세상을 떴다.(다산연구소 자료 참조) 올해 정약용 탄생 250주년을 맞아 다산의 생애와 학문, 사상을 재조명하는 행사가 풍성하게 열린다. 국립박물관과 실학박물관의 전시회, 음악제, 국제학술대회 등이 잇따른다. 지난 3월부터 올 12월까지 계속된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다산의 일대기가 처음으로 판소리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다. 다산연구소 주최로 열리는 이 행사는 오는 9월4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정해석 명창에 의해 1시간 20분동안 진행된다. 창본은 김세종씨. 특히 영문판 CD까지 제작, 세계 각국에 보급할 예정이다. 그동안 부분적으로 다산을 기리는 판소리 무대는 있었지만 75년 생애를 오롯이 담기는 처음이다. 이 밖에 다산이 직접 쓴 글씨와 그림을 전시하는 ‘한국 서예사 특별전-다산 정약용 탄신 250주년 기념전’이 다음 달 9일부터 7월 2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린다. 또 다산 기념 음악회가 8월 24일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열린다. 다산연구소의 박석무(69) 이사장. 그는 요즘 이 같은 행사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는 올해로 다산 연구에 몰두한 지 40년째가 된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순화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박 이사장은 연구소 설립 이후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편지를 지금까지 700여회 쓰고 있다. 자리에 앉으면서 최근에 쓴 편지에 대한 얘기가 먼저 나왔다. ‘대군(大君)이다, 멘토다, 실세 중의 실세다라는 사람들의 감옥행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보기에도 딱하고 국가 체면도 구겨질 대로 구겨져 버렸습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큰소리치면서, 그들을 그런 직위에 임명했던 임명권자의 입장도 딱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중략)화려했던 권력의 시절은 지나가고 이제 부와 권세를 놓치고 감옥에 앉아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는 분들, 그런 기회에 목민심서라도 읽으면서 반성의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의 감옥행을 보면서 다산의 시선으로 글을 썼다. 또 있다. ‘정약전·약용 형제는 세상에 없는 지기지우인 동포 형제였습니다. 두 분이 주고 받은 편지나 학문적 토론의 글들을 보면 부럽기 그지없는 사이였습니다.(중략)오늘의 세상에야 사촌이 남이 된 것은 오래 전의 일이고 친형제조차도 재산 싸움에 남보다 더 원수지간이 되고 있음은 예사로운 일이 아닙니다. 재벌가의 왕자난이나 쟁송(爭訟)의 보도를 읽다보면 다산 형제의 우애가 세상을 바로잡을 청량제로 여겨집니다. 오늘에도 그런 형제애를 복원할 수는 없을까요.’ 이런 편지의 내용은 전국 35만 4000여명에게 이메일로 보내진다. 일주일에 주말을 제외한 4~5차례 꼬박꼬박 쓴다. 어리석은 질문 하나, 박 이사장은 목민심서를 몇 번이나 읽었을까. “몇 번 읽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사회 현상을 보면서 문득문득 목민심서나 논어를 다산적으로 해석한 글들을 생각날 때마다 다시 뒤적이고 그 뜻을 가슴에 담지요. 수시로 읽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편지 쓸 때에도 다산의 눈으로 비판하는 것입니다. 대학이나 단체 등에 강의 나갈 때도 다시 목민심서를 읽고 가지요. 성균관대에서 ‘다산과 21세기’라는 교양과목 강의를 하고 있는데 아주 명품강좌로 소문났다지요(웃음).” 지금도 틈 날 때마다 다산을 연구한다는 그는 대학 시절부터 ‘반계수록’ 등 실학에 관심을 두었으며 1971년 대학원 때 ’다산 정약용의 법사상’이라는 석사 학위논문을 쓴 것을 계기로 다산 연구와 인연을 맺었다. 1973년 유신에 항거하다 투옥됐을 때에 다산의 책을 여러 차례 읽었고 이후 8개월 수배 생활 동안에도 다산을 공부했다. 1982년 3월 복권됐을 때 비로소 7년 동안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쓰기 시작해 다산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편역,발간했다. 이 책은 지금까지 50여쇄나 찍을 정도로 꾸준히 인기를 끄는 스테디셀러가 됐다.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다산은 학문의 깊이가 끝이 없는 최고의 학자이자 사상가입니다. 다산은 520여권의 방대한 저술을 통해 정치, 행정, 법학, 경제, 지리, 의학, 공학 등을 아우르면서 인간존중 사상, 개혁정신, 실사구시의 철학 등을 펼쳐 시대정신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학자로서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안목과 방대한 지식을 섭렵하고 있지요. 특히 유배지에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에는 그의 인간성과 철학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다산이야말로 칠흑같이 어두운 봉건시대에 실낱같은 한 줄기의 민중적 의지로 75년동안 치열하게 살다 간 역사적 인물이지요.” 가난에 찌들어 굶어 죽어가는 이웃의 아픔을 견디다 못해 공동 경작에 의해 공동분배하도록 하자고 혁명적인 전론(田論)을 주장하기도 했고 부정부패와 착취를 일삼는 관리들을 어떻게 해야 올바른 생각으로 돌아서게 할 수 있을까 해서, 관리들의 지침서인 ‘목민심서’를 저술한 것, 그리고 시를 통해서 백성들을 일깨워 보고자 했던 그의 생애는 250년이 지난 지금에도 따르고 연구하려는 학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다산은 22세때 진사과에 합격했는데 정조임금이 답안지를 직접 읽고 휼륭한 인재임을 알고는 근처에 있도록 하면서 자주 교류가 이루어졌습니다. 모든 시문행사때마다 항상 1등을 차지하는 다산을 늘 아꼈고 기쁨을 누렸습니다. 정조는 다산을 통해서 사실상 정치를 바로 할 수 있었고 그런 다산은 정책 보고서를 임금에게 직접 올리게 됩니다.” 박 이사장은 가정의 달을 맞아 “요즘처럼 가족윤리가 무너지고 사제 간의 의리도 깡그리 파괴된 때, 우리는 다산의 사상과 철학을 통해 가족의 중요함과 사제간의 정다운 의리를 복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다산의 효제(孝悌)사상을 새삼 강조했다. 다산의 탄신일과 관련해서는 “1762년 6월 16일에 태어났는데 그날이 양력으로 8월 5일이어서 생일 기념은 매년 8월 5일에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그날에 회혼례, 산신제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석무 이사장은 1942년 전남 무안에서 4대째 한학을 공부해온 집안에서 자랐다. 전남대 법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64년 한일회담 반대시위로 구속되는 등 민주화 운동에 투신, 4차례 옥고를 치렀다. 1971년 ‘다산 정약용의 법사상’이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면서 다산 연구에 집중했다. 1973년 유신반대 유인물인 전남대학교 ‘함성’지 사건에 연루돼 1년 동안 복역하면서 감방 안에서 본격적으로 다산 저술에 대한 연구의 시간을 가졌다. 출옥후에는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발간했다. 지금까지 50쇄나 찍을 정도로 꾸준히 읽히고 있는 명저가 됐다. 1980년 광주항쟁 때는 관련 주모자로 몰려 오랜 수배생활 끝에 붙잡혀 1년 3개월여를 또다시 복역했다. 1988년 13대 국회에 진출한 후 14대 국회의원 시절에는 국회다산사상연구회를 조직, 간사를 맡아 활동을 펼쳤다.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과 명지대학교 객원교수, 연세대학교 초빙교수, 전남대학교 초빙교수와 단국대학교 이사장, 한국고전번역원 원장 등을 지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석좌초빙교수이자 (사)다산연구소의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술로는 ‘다산기행’, ‘우리 교육을 살리자’, ‘풀어 쓰는 다산 이야기1,2’,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가 있으며, 편역서로는 ‘흠흠신서’, ‘애절양’, ‘다산산문선’, ‘나의 어머니, 조선의 어머니’ 및 ‘다산 논설선집’, ‘다산 문학선집’(공편역) 등이 있다.
  • 칸영화제 한국영화 5편 초청… 새달 ‘칸 특수’ 누릴까

    칸영화제 한국영화 5편 초청… 새달 ‘칸 특수’ 누릴까

    제65회 칸 국제영화제에 다섯 편의 한국 영화가 초청되면서 5월 영화계가 칸 특수를 누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사들은 진출작이 발표되면서 해당 영화의 국내 개봉일을 속속 확정하는 등 칸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작품은 경쟁 부문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왼쪽)과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오른쪽)다. ●임상수 감독 ‘돈의 맛’ 국내개봉 앞당겨 ‘돈의 맛’은 칸 영화제 개막 다음날인 새달 17일로 개봉이 확정됐다. 이 영화는 당초 5월 24일이던 국내 개봉일을 한 주 앞당겼다. 칸보다 먼저 국내에서 개봉함으로써 기대 효과를 높이고, 다음주 칸 현지 상영을 통해 또 한 번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돈에 지배받는 재벌가의 욕망과 탐욕을 그린 ‘돈의 맛’은 파격적인 노출과 내용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 ‘돈의 맛’의 홍보 관계자는 “올봄에는 유독 ‘은교’, ‘후궁:제왕의 첩’ 등 19금 영화가 많은 가운데, 칸 영화제를 적극 활용해 다른 작품과 차별화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홍상수 감독 세번째 진출작 ‘다른 나라에서’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도 칸 영화제 폐막에 맞춘 새달 31일로 개봉을 확정했다. 홍 감독의 세번째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으로 전북 모항의 한 펜션에 여름 휴가를 온 세 명의 안느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안느 역은 프랑스 여배우 이사벨 위페르가 1인 3역을 맡았으며, 홍 감독의 페르소나로 통하는 유준상이 함께 호흡을 맞췄다. 문소리, 문성근, 정유미, 권해효 등 홍상수의 ‘드림팀’과 도올 김용옥도 출연한다. 이 영화의 관계자는 “홍 감독의 영화를 보는 관객층은 3만~4만명 정도로 일정하지만, ‘하하하’가 2010년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받으면서 입소문을 타고 관객이 증가했다.”면서 “특히 올해는 진출한 한국 영화가 많아 언론 노출 빈도도 많아졌고, 만일 수상을 한다면 더 큰 특수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개봉 ‘돼지의 왕’ 재상영 준비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칸 감독주간에 초청받은 ‘돼지의 왕’은 재상영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개봉한 이 영화는 칸 영화제 초청에 맞춰 VOD 서비스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감독주간에 초청된 한·중 합작영화 ‘위험한 관계’도 칸 영화제의 반응을 본 뒤 한국과 중국 개봉일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 영화는 장동건과 중국의 장쯔이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씨줄날줄] 재벌가 싸움/주병철 논설위원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재벌가는 경영권과 상속분쟁 등을 둘러싼 끝없는 갈등과 다툼으로 얼룩져 왔다. 1세대 창업주의 뒤를 잇는 후계자와 돈 문제를 놓고 부자간, 형제간, 시숙간, 숙질간의 싸움이 끊이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전(錢)의 전쟁’이라고 불렀을까. 가장 가까이는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찬구 형제가 대우건설 인수 책임론을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형제경영’의 모범을 보인 두산그룹도 창업 109주년인 2005년 박용성 회장의 취임에 전임인 고(故) 박용오 회장이 반발하면서 형제의 난을 불러왔다. 박 전 회장은 집안에서 제명됐고, 이후 2009년 자택에서 자살했다. 이 밖에 한진그룹, 한화그룹도 형제간의 싸움으로 시끄러웠고, SK그룹은 형제와 사촌형제간의 계열 분리가 끝나지 않아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다. 동아제약은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형제간 싸움을 넘어 부자간의 다툼으로 비화했다. 싸우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온통 싸움판을 벌인 게 우리 재벌가의 현주소다. 나라를 들썩이게 한 대형 집안싸움은 현대가(家)였다. 2000년 3월과 5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고(故) 정몽헌 당시 현대그룹 회장은 그룹의 패권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이른바 1·2차 왕자의 난이었다. 결국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두 아들을 불러 ‘3부자 퇴진’을 선언했지만 동생한테 대북사업을 맡긴 데 불만을 품은 큰형이 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대자동차 등 일부 계열사를 그룹에서 떼어내 독립했다. 대북사업 비자금 사건으로 투산자살한 정 전 회장을 대신해 현대그룹을 맡은 현정은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두고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시숙의 난’을 치렀고, 현대건설 인수전 때는 시아주버니(정몽구 회장)와 한판 붙었다. 최근에는 삼성가(家)가 상속분쟁에 휘말렸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큰아들 맹희씨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간의 천문학적인 유산분쟁이다. 일반인들조차 입에 담기 민망한 ‘막말’을 격하게 주고받을 정도다. 법정공방으로 갈 모양이다. 1997년 CJ제일제당의 계열분리와 관련해 이 회장과 이재현 CJ그룹회장의 ‘숙질간 싸움’에 이은 형제간 2차전이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당사자들은 이쯤에서 큰숨을 몰아쉬고 양두색이불문뇌정(兩豆塞耳不聞霆·콩알 두 개가 귀를 막으면 천둥소리도 못 듣는다)이란 말을 곱씹어 봤으면 싶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사설] 곽승준 - CJ회장 부적절한 술자리는 뭔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년 전 호화판 술자리를 여러 차례 가졌다고 한다. 엊그제 서울신문이 사정당국의 문건을 인용해 보도한 것이다.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거액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나 나라가 어수선한 판에 정권 실세와 재벌가의 부적절한 과거 만남까지 불거져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두 사람은 집안이 서로 알고 대학도 함께 다닐 정도로 친한 사이인 만큼 술자리를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고위공직자와 재벌 총수가 벌인 호화판 술자리라면, 평가가 전혀 달라진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이 회장은 곽 위원장을 서울 강남 청담동 C룸살롱으로 초대해 함께 술을 마시며 평균 수천만원대의 술값을 지불했다고 한다. 문건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09년 6월부터 8월까지 6~7차례 만났다고 하니 술값만 억대가 훌쩍 넘어간다. 웬만한 직장인 연봉이 몇 시간 향응에 지출된 것이다. 일반 국민의 정서적 수용 범위를 한참 넘어선 일이다. 곽 위원장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술자리에는 신인 여성 연예인들도 동석했다고 한다. 당시는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사건 여파로 연예인의 사회지도층 성접대 문제가 이슈로 등장한 때였다. 곽 위원장은 호화판 술자리 자체를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지만, CJ 측은 사실을 시인하고 있다. 두 사람이 술자리를 가진 것은 정권의 힘이 한창 셀 때다. 곽 위원장은 장관급 고위공직자로서, 더구나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품위와 절제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도 이 같은 일탈행동을 적절히 조치하지 않고, 넘어갔으니 사정기능이 한심하기만 하다. 사정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대통령의 측근 인사는 물론 친인척의 비리가 여기저기서 줄줄이 터져 나오는 것 아닌가.
  • “재벌가 유산싸움 국민 보기에…” 재계 떨떠름

    재계는 삼성가(家)의 재산권 싸움이 극단적인 감정싸움으로 확전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형과 누나가 재산을 상속받지 못한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하는 등 구체적인 대응에 나서는 배경에 주목하면서 향후 소송이 여론전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후계자로 낙점되면서 불씨가 일단락된 것으로 해석했는데, 이번에 다시 재산권 문제가 불거진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것을 보면 돈이 피보다 진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등 감정싸움으로 흐르고 있어 공방이 일정 기간 계속되지 않겠냐.”면서 더 이상 말을 아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국내 최고 부자가 재산 문제로 다툼하는 것은 국민이 보기에도 좋지 않고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다.”면서 “하지만 집안일이고 개인사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원만하고 조용하게 마무리되길 바란다.”며 확전을 경계했다. 한국 재벌가에서 집안싸움을 벌이는 일은 사실 흔하다. 현대, 롯데, 금호아시아나, 한진, 두산, 한화, 대림 등 많은 재벌가들이 경영권과 유산 등을 둘러싸고 서로 편을 갈라 다툼을 한 바 있다. 일부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특히 재벌가에서 다툼이 잦은 것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총수를 중심으로 기업이 움직이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고 한 사람에게 집중되다 보니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다툼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씨줄날줄] 대통령 딸의 결혼식/최광숙 논설위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르윈스키와의 관계를 미국 국민 앞에 고백하던 날. 이들 부부의 이혼설이 난무했지만 그 위기감을 가라앉힌 것은 바로 외동딸 첼시였다. 이들 부부가 한가운데 첼시를 놓고 나란히 휴가지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외동딸은 클린턴 가족의 균형을 유지하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첼시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스캔들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하지만 친구들에게 “감정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말하는 등 어머니인 힐러리를 닮아서인지 독립적이고도 진취적인 여성으로 컸다. 부모와 함께 백악관에 입성할 때만 해도 치아 교정기를 끼고 웃던 첼시가 2010년 왕실 못지않은 화려한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자 미국민들 일부는 삐딱한 시선을 보냈지만 대부분 “자격이 있다.”며 축하했다고 한다. 10대 시절 음주 등으로 말썽을 부리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쌍둥이 딸 제나가 2008년 어엿한 여성으로 거듭나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에서 소박한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다. 아무리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딸의 결혼식 날만은 평범한 신부의 아버지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시집 가는 딸 이상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최고 권력자들의 모습은 여느 친정아버지와 다를 바 없다. ‘뚱보’ 클린턴 전 대통령이 딸의 결혼식에 맞춰 다이어트를 한 것만 봐도 대통령들 역시 ‘딸바보’임에 틀림없다. 노태우·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딸과 아들의 혼사를 다 치렀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사위와 며느리 모두 재벌가에서 맞아 권력과 돈의 결합이라는 말들이 많았다. 딸 소영씨와 아들 재헌씨 둘 다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불과 40여일 만에 아들 건호씨와 딸 정연씨를 연이어 결혼시켰는데 청와대가 아닌 장소를 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다음 달 대통령 취임식 이후 한국인 사위를 맞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막내딸 예카테리나가 윤종구 전 해군제독의 차남 준원씨와 곧 결혼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준원씨는 러시아 모스크바 한국대사관 무관으로 근무한 아버지를 따라 모스크바의 한 국제학교에 다니던 중 예카테리나를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윤 전 제독은 “부모 모르게 결혼할 정도로 아들을 키우지 않았다.”며 결혼설을 일축했다. 이번에 두번째로 불거진 푸틴 딸의 결혼 소식도 그야말로 물거품으로 끝나는지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 최고 권력자 일가와의 혼인은 그리 순탄치 않은가 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2012 봄스크린 “男心을 잡아라” 新흥행전략

    2012 봄스크린 “男心을 잡아라” 新흥행전략

    올봄 극장가에 ‘남심’(男心)을 겨냥한 영화가 뜨고 있다. 영화는 전통적으로 2030 여성들이 주된 소비층이었지만, 최근 남성들의 욕망과 판타지를 자극하는 영화가 잇달아 개봉하면서 극장가에 남성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 2월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②)에서부터 시작됐다. 격동의 시대를 살아나간 거친 남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권력에 대한 속성과 남자들의 로망을 통쾌하게 표현해 직장인 넥타이 부대의 단체 관람이 줄을 이었고, 468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1분기 최고의 흥행작에 올랐다. ●‘간기남’ ‘은교’ ‘돈의 맛’ 잇단 개봉 기대만발 여성들의 전유물이다시피 했던 멜로 영화도 남자 주인공의 시각에서 풀어 나간 작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2월과 3월에 각각 개봉한 영화 ‘러브픽션’과 ‘건축학개론’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이 두 작품은 남성 감독들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러브픽션’은 ‘찌질남’인 소설가 구주월(하정우)이 꿈에 그리던 완벽한 여자 희진(공효진)을 만났지만 환상이 깨지는 과정을 통해 남성들의 솔직한 연애담을 풀어 놓아 인기를 끌었고, ‘건축학개론’(①)도 승민(이제훈)을 통해 본 남성들의 첫사랑 판타지를 공략하며 300만 관객을 돌파해 역대 한국 멜로 영화 흥행 1위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건축학개론’의 경우는 남성 관객들의 재관람 비율이 높고, 4050 남성 관객들까지 첫사랑을 떠올리며 극장을 찾게 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흥행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편 올봄에는 남성들의 욕망을 건드린 영화도 잇달아 개봉을 앞두고 있어 ‘남심 마케팅’이 계속적으로 성공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11일 개봉한 에로틱 스릴러 ‘간기남’은 영화 ‘원초적 본능’을 오마주한 작품인 만큼 섹시한 여주인공 김수진(박시연)을 통해 성적 판타지를 자극한다. 이 영화의 배급사인 쇼박스의 관계자는 “‘간기남’의 경우 기존 영화에 비해 남성 관객의 예매율이 10%가량 높고, 극장에 20대 후반 30대 초반 남성 관객들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26일 개봉하는 ‘은교’(④) 역시 70대 노시인 이적요(박해일)가 싱그러운 젊음을 지닌 열여섯 살 여고생 은교(김고은)에게 매료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다. 물론 나이듦에 대한 철학적인 성찰도 담겨 있지만, ‘나의 영원한 처녀’라는 영화의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나이의 금기를 뛰어넘고자 하는 남성들의 숨겨진 욕망을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은교’의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오희성 영화영업팀장은 “영화 속 은교는 남성들의 판타지이자 욕망의 매개체”라면서 “젊음을 갈구하는 이적요를 통해 남성뿐만 아니라 인간들의 근원적인 욕망을 짚은 영화”라고 말했다. 5월과 6월에 각각 개봉을 앞둔 영화 ‘돈의 맛’이나 ‘후궁: 제왕의 첩’도 돈과 권력을 둘러싸고 욕망의 덫에 빠진 남성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재벌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돈의 맛’(③)은 순수했던 엘리트 청년 영작(김강우)이 윤 회장(백윤식)의 집안에 들어오면서 점차 돈에 중독돼 가는 과정을 담는다. 영화는 물질 만능주의에 빠진 남자 주인공 영작을 통해 현대 시대상을 풍자한다. 사극 ‘후궁: 제왕의 첩’도 ‘욕망의 도가니’로 묘사되는 궁이라는 공간에서 사랑과 권력을 갖기 위해 몸부림치는 두 남자 권유(김민준)와 성원대군(김동욱)이 등장한다. 연출을 맡은 김대승 감독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화연(조여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두 남자의 욕망을 통해 현재의 모습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자, 가부장적 상징 버리고 속내를 드러내다 영화 관계자들은 이전에는 주로 가부장적인 남성상을 그렸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남자들의 약한 감성과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는 영화가 각광받고 있다면서 이 같은 흐름이 영화 관람 패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과거에는 영화 속 남성 캐릭터들이 과장되고 가부장적인 모습으로 그려졌지만, 최근 작품에는 남자들의 약한 모습을 숨김 없이 보여 주고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작품들이 늘고 있다.”면서 “남성 관객들은 순수한 첫사랑의 판타지나 남자들의 로망을 그린 작품에 호기심을 느끼고, 여성 관객들도 남성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홍보사 딜라이트의 장보경 대표는 “기본적으로 국내 영화 감독의 90%가 남성이기 때문에 남자들의 시각을 담은 영화들이 많지만, 요즘 더 특히 남성적인 시각에서 그려진 영화가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남성 관객들은 액션 장르를 선호하는 성향을 갖고 있지만, ‘봄날은 간다’나 최근 ‘건축학개론’처럼 자신들의 내밀한 감성을 대변하거나 건드려 주는 영화에는 적극적으로 반응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보수적인 관람 패턴을 보이던 남성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영화의 정보를 습득하고 관람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어서 남성 관객들 사이의 입소문 마케팅도 중요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다른 나라에서’ ‘돈의 맛’ 칸 경쟁부문 동반 진출

    ‘다른 나라에서’ ‘돈의 맛’ 칸 경쟁부문 동반 진출

    홍상수(왼쪽)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와 임상수(오른쪽) 감독의 ‘돈의 맛’이 제6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나란히 초청됐다. 칸국제영화제 사무국이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 달 16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칸영화제 일정을 밝혔다. 홍 감독이 칸영화제에서 러브콜을 받은 것은 모두 8번째로, 경쟁 부문에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 ‘극장전’에 이어 세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하는 홍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는 프랑스 국민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함께해 제작 단계부터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을 예상했던 작품이다. 에피소드 3개를 묶은 옴니버스 영화로, 배우 유준상과 정유미, 문소리도 출연했다. 임상수 감독은 ‘하녀’ 이후 2년 만에 다시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2005년에는 10·26 사건을 조명한 ‘그때 그 사람들’이 감독주간에 초청됐다. ‘돈의 맛’은 젊은 육체를 탐하는 재벌가 안주인과 젊은 남자 비서, 그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는 재벌가의 딸 등이 엮는 관계를 파격적으로 묘사한 영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사설] 면세점들 수수료 최고 66%나 챙겼다니…

    주요 면세점들이 국내 중소납품업체에 과도한 판매수수료를 부과해 오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수수료 횡포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 이어 면세점에서도 확인된 것이다. 공정위가 호텔롯데, 호텔신라, 동화면세점, SK네트웍스(워커힐) 등 시내 면세점 4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매출 상위 두 곳인 롯데와 신라의 면세점 수수료는 알선 수수료 15%를 포함해 평균 55%가 넘었다. 백화점 평균 수수료 32%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특히 김치와 김을 납품하는 국내 납품업체들은 무려 66%나 수수료를 냈다고 한다. 1만원짜리를 팔아 6600원의 수수료를 면세점에 바쳐야 했던 것이다. 면세점의 작은 김치세트 값이 만원이 넘어 왜 그리 비싼지 의아했는데 턱없이 과한 수수료가 원인이었던 것이다. 면세점들은 국내 업체들에는 수수료 폭탄을 던진 반면 해외 명품업체들에는 파격적인 특혜를 줬다고 한다. 명품 핸드백의 경우 수수료가 최저 14%밖에 안 됐다. 결국 해외 명품업체들에는 설설 기며 수수료를 낮게 책정했고 그로 인한 손실을 국내 업체에 전가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면세점의 수수료 폭리는 대기업들이 그동안 얼마나 중소기업들을 쥐고 흔들었는지를 보여 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롯데와 신라 면세점 두 곳은 재벌가 딸들 간에 경쟁이 세게 붙다 보니 수수료가 올라간 측면이 있다고 한다. 공정위가 칼을 빼들자 롯데와 신라 면세점은 중소 납품업체에 대해 이달부터 수수료를 3~11% 포인트 깎아 준다며 생색을 냈다. 사실 이들 두 면세점은 수수료 외에도 입점 업체에 수시로 매장 이동을 요구하고 인테리어 비용을 떠넘기는 등 독과점 지위를 맘껏 누려 왔다. 공정위는 앞으로 수수료 인하 약속이 잘 지켜지는지를 감시해야 하는 것은 물론 다른 형태의 불공정행위는 없는지도 잘 살펴 주기를 바란다.
  • 올 충무로 스타감독 대반격 흥행‘킹’ 자리 누가 앉을까?

    올 충무로 스타감독 대반격 흥행‘킹’ 자리 누가 앉을까?

    충무로에 스타 감독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불릴 정도로 감독의 영향이 상당히 큰 장르다. 하지만 지난해 영화계는 유독 유명 감독들의 흥행이 부진했다. 하지만 새봄의 시작과 함께 스타 감독들이 오랜 공백을 깨고 충무로에 속속 복귀하고 있어 그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중견 감독들 충무로 속속 컴백 가장 큰 특징은 한동안 신인 감독들의 기세에 눌렸던 중견 감독들의 컴백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3월 극장가는 두 중견감독의 영화가 나란히 개봉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바로 ‘화차’의 변영주 감독과 ‘가비’의 장윤현 감독이다. ‘발레교습소’ 이후 8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변 감독은 ‘화차’의 시나리오 작업에 3년 동안 매달리며 재기를 노렸다. ‘텔미 섬딩’과 ‘황진이’에서 섬세한 연출력을 선보인 장 감독도 5년 만에 신작 ‘가비’를 내놓고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다음 달 11일 개봉하는 SF 영화 ‘인류멸망보고서’도 두 명의 중견 감독이 의기투합한 옴니버스 영화다. ‘달콤한 인생’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과 ‘남극일기’, ‘헨젤과 그레텔’을 만든 임필성 감독이 주인공이다. 인류 멸망을 소재로 3편의 중단편으로 이뤄진 작품으로 6년 전 기획·제작됐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개봉이 미뤄지다가 빛을 보게 됐다. 김지운 감독은 지난 12일 제작 보고회에서 “한국적 SF의 가능성을 이 영화에서 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종목’으로 정면 승부 특히 올해는 스타 감독들이 자신의 ‘주종목’을 들고 나와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모험보다는 안정적인 선택을 한 만큼 대중적인 흥행으로 이어질 것인지도 관심사다. 70대 노인과 10대 여고생의 삼각 멜로를 다뤄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은교’(4월 26일 개봉)는 소재도 소재지만 연출을 맡은 정지우 감독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감독은 ‘해피엔드’와 ‘사랑니’ 등의 작품에서 사회적 금기를 넘어선 파격 멜로를 선보인 바 있다. 치정극 ‘은교’에서는 어떤 도발적인 멜로를 보여 줄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미스터리 사극 ‘혈의 누’를 연출했던 김대승 감독도 5월에 신작 ‘후궁-제왕의 첩’으로 돌아온다. 이 영화는 왕의 자리를 탐한 사람들로 인해 비극적인 운명으로 얽힌 세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에로틱 궁중 사극. 조여정, 김민준 등 주연 배우들이 ‘혈의 누’에서 퓨전 사극에 일가견을 보인 김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이유만으로 출연을 결정할 만큼 감독에 대한 높은 신뢰를 보이고 있다. 한편 ‘타짜’와 ‘범죄의 재구성’의 최동훈 감독도 자신의 주특기인 범죄 액션물을 들고 충무로에 복귀한다. 7월 개봉 예정인 새 영화 ‘도둑들’이 그것. 한국의 절도단이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보석을 훔치기 위해 작전을 벌인다는 내용으로, 한국형 범죄 영화의 새 장을 연 최 감독의 네 번째 작품이다. 최 감독의 연출력과 김혜수, 김윤석, 이정재, 전지현, 김수현 등 초호화 캐스팅이 어떤 시너지를 낼 것인지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높다. 이 밖에도 ‘바람난 가족’, ‘그때 그 사람들’, ‘하녀’ 등 사회성 짙은 작품을 연출해 온 임상수 감독의 새 영화 ‘돈의 맛’도 5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에서 중산층 가족 문제, 기득권층의 위선을 꼬집었던 임 감독은 이번에 돈에 지배돼 버린 재벌가의 욕망과 애증을 통해 또다시 한국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또한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형사-듀얼리스트’ 등으로 충무로의 대표적인 스타일리스트로 불리는 이명세 감독도 5년 만의 신작 ‘미스터 K’의 촬영에 들어갔다. 액션에 코미디를 버무린 작품으로 하반기 개봉 예정이다. ●“흥행·완성도 기대” 영화계 들썩 지난해 흥행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감독들의 명예 회복이 이뤄질지도 관심사. 지난해 8월 해양 블록버스터 ‘7광구’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던 김지훈 감독은 이번 여름엔 100억원대 재난 블록버스터 ‘타워’로 재도전한다. 한편 지난해 봄 휴먼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로 예상밖의 고전을 했던 민규동 감독도 5월 신작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컴백한다. 민 감독은 이선균과 임수정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에서 자신의 주종목인 멜로에 코미디를 덧입힐 예정. 지난해 1월 영화 ‘글러브’로 호평은 받았지만 흥행 성적은 그에 미치지 못했던 강우석 감독도 최근 영화 ‘전설의 주먹’으로 충무로 복귀 소식을 알렸다. 강 감독의 19번째 장편 영화로 학창시절 전설로 불렸던 일반인들이 상금을 놓고 겨루는 격투프로그램을 소재로 삼은 이종규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올해 야심작을 들고 컴백하는 스타 감독들의 복귀 소식에 영화계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감독에 대한 인지도와 전작에 대한 신뢰도는 영화 마케팅에 도움이 되고 흥행과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영화계의 ‘미드 필더’ 역할을 하는 중견 감독들의 잇단 컴백에 기대를 걸고 있다. CJ 엔터테인먼트의 이창현 홍보팀장은 “자신만의 내공이 쌓인 스타 감독들은 배우와 스태프 등 매끈한 현장 지휘력으로 작품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특히 중견 감독들은 예전 충무로의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예술성을 바탕으로 산업화의 과도기에 놓인 한국 영화계에서 관객과의 소통을 책임지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사건 Inside] (24) 재벌가 사모님, 동서 불륜 뒷조사 나선 이유는…

    [사건 Inside] (24) 재벌가 사모님, 동서 불륜 뒷조사 나선 이유는…

     ”’왕회장’ 시아버지는 남편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차남인 도련님에게 눈길을 주시더니 결국엔 남편의 회사까지 넘겨줘 버렸다. 이대로 넋놓고 있다가는 가진 밥그릇까지 몽땅 빼앗길 노릇인데 남편은 아직도 자존심만 내세우고 있다. 나라도 나서야지 이대로는 안돼.”  화려한 생활 뒤에 숨겨진 추악함, 경영권을 둘러싼 재벌가의 암투만큼 좋은 이야깃거리도 드물다. 그래서 아버지가 아들을 고소하고, 형제가 서로의 치부를 캐내는 등 상식을 벗어난 재벌가 뒷이야기는 드라마 소재로 자주 사용되곤 한다.  드라마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연매출 3000억원에 영업이익120억원에 달하는 알짜 중견그룹 A사 오너 일가의 이야기다.    ●남편을 위해서라면…재벌가 맏며느리의 비뚤어진 내조  B(50)씨는 첨단 소재 제조업으로 유명한 A그룹 회장의 맏며느리다. 1970년대 설립된 이 그룹은 군수업체로 지정돼 사세를 급속도로 확장한 뒤 현재 각종 산업의 밑바탕이 되는 첨단소재 산업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B씨의 남편 C씨(54)는 그룹의 주력계열사의 사장이었다. B씨 역시 이 회사의 부사장으로 남편을 돕고 있었다.  하지만 남편은 창업주인 시아버지 D회장과 잦은 마찰을 빚었다. D회장은 ‘글로벌 경영과 사업 다각화’를 전면에 내세운 C씨에게 그룹의 기본인 제조업에 충실할 것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큰 아들의 경영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D회장은 결국 다른 계열사 3개를 차남 E씨 등 다른 자녀들에게 물려주려고 했다. 심지어 2009년 C씨는 밀려나듯 자신의 회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고 D회장은 그 자리에 E씨를 앉혔다. E씨가 가진 그룹 지분은 이 사이 2배 이상 늘어나 형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점점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나는 남편을 지켜보던 B씨가 ‘거사’를 도모한 것은 2009년 10월. 시아버지의 눈을 흐려 남편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도련님과 시매부 F씨의 치부를 드러내기로 결심했다. 이씨가 타깃으로 잡은 사람은 F씨와 E씨의 부인 G씨였다. 두 사람이 각각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뒷소문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의 불륜 증거를 잡아 시아버지에게 고해 바쳐 낙마시키면 자연히 남편의 재집권이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귀하게 자란 터라 뒷조사 같은 험한 일을 알 턱이 없던 B씨는 평소 알고지내던 회계법인 사무장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사무장은 심부름센터 사장과 함께 작전 구상에 나섰다.    ●완전범죄가 될 뻔한 시댁 ‘뒷조사’, 시아버지 귀에 들어간 이유는  “불륜이요? 그런 것은 우리가 전문이죠. 일단 이메일에 증거가 남아있을 확률이 높으니까 그쪽으로 알아보죠. 괜찮겠냐고요? 걱정마세요. 우리는 프로입니다.”  자칭 전문가인 심부름센터 사장의 호언장담에 B씨는 더 꿈에 부풀었다. 심부름센터 사장은 F씨와 G씨가 가입한 인터넷 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갖다 바쳤다. 이를 이용해 이들이 가입한 사이트 21곳에 몰래 접속해 사생활을 들여다봤다. 해당 사이트에서 빼낸 정보는 USB에 저장해 증거를 남겼다.  그는 서울 연희동 모 은행 지점 직원도 끌어들였다. 이 직원을 통해 시댁 식구들은 물론 경영권 분쟁에 간여한 시숙 등의 예금 잔액과 금융상품 등 정보를 17차례에 걸쳐 무단으로 빼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B씨가 입수한 정보들 가운데 남편의 적들에게 치명타를 가할만한 내용은 없었다. 별 소득없이 그저 열람을 한 것으로 끝날 상황에 처했다. 때문에 B씨가 친척들의 뒷조사를 했다는 사실 역시 묻혀 지나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완전 범죄로 끝날뻔한 B씨의 범행은 엉뚱한 곳에서 발각됐다. 쓸만한 정보가 없다는 사실에 화가 난 B씨가 심부름센터를 질책하면서 환불을 요구한 것이 화근이었다. 기껏 일을 하고도 돈 한푼 받지 못할 처지에 놓인 심부름센터 사장은 조사 대상이었던 F씨에게 사실을 털어놨다. 결국 맏며느리의 행각은 시아버지의 귀에까지 들어갔고 D회장은 직접 검찰에 B씨를 고발했다.  정보통신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된 B씨는 지난해 8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가족의 사생활을 탐지해 약점을 알아내고 그 약점을 이용해 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의도로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힘들 때 도움이 되는 것은 역시 가족뿐이었다. 뒷조사를 당했던 시댁 식구들이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내는 등 B씨의 구명에 나선 것이다. 결국 B씨는 지난달 19일 항소심에서 벌금 2000만원으로 감형됐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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