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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北UEP 안보리 의장성명 추진”

    한·미 “北UEP 안보리 의장성명 추진”

    한·미 양국은 북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서울신문 2월 24일 자 5면>을 추진하기로 했다.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대북제재 조정관은 2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미는 북한 UEP가 유엔 안보리 결의와 9·19 공동성명을 동시에 위반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안보리 의장성명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양국은 안보리 대응 조치에 대해 ‘형식’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측이 북한 UEP 문제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대응에 반대하고 있는 데다 3월 안보리 순회 의장국을 맡고 있어 한·미의 의도대로 북한을 규탄하는 의장성명이 순조롭게 채택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난해 천안함 피격 후 2개월 이상 지난 6월 4일, 정부는 유엔 안보리에 사건을 회부해 7월 9일 의장성명을 이끌어냈으나 중국의 반대로 북한을 공격의 주체로 적시하고 이를 규탄하는 데 실패했다. 아인혼 조정관은 또 전술핵 재배치 논란과 관련, “정부는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려는 계획이나 의도가 없으며 그럴 만한 군사적 필요성도 없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미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할 것이며, 그런 자세를 유지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다.”며 “우리는 동맹국인 한국에 확장된 억지력을 제공한다는 약속을 다시 강조하고, 이는 전술핵 배치와는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또 2014년 기한이 만료되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개정안은 지난 30∼40년간 양국 사이에 생긴 차이점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리비아 내전] 美항모 지중해로 이동 중… NATO군 출동 검토

    [리비아 내전] 美항모 지중해로 이동 중… NATO군 출동 검토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목줄을 죌 국제사회의 조치가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에선 비행금지구역 설정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군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리비아 인근에 재배치되고 있다.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오는 11일 긴급 정상회담을 열고 리비아 사태를 논의하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1일(현지시간) 카다피가 저지르는 폭력행위를 막을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하고 필요한 조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친정부와 반정부 세력 간 충돌이 결정적인 상황변화 없이 지루하게 이어지며, 갈수록 희생자만 늘어나고 있는 현지 상황도 서방세계의 움직임을 재촉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8일 전함과 전투기를 리비아 인근으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레이펀 미 국방부 대변인은 “군사전략가들이 다양한 비상사태계획 마련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미국은 카다피와 그 가족들의 자산 300억 달러(약 33조 8000억원)에 대해 동결 조치를 취하는 등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 등은 우선 반정부 세력을 겨냥한 카다피의 폭격을 막기 위해 리비아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거쳐야 할 사안이어서 대(對)리비아 무기 판매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러시아의 입장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중해에는 이미 2척의 미 해군 전함이 배치돼 있다. 소말리아 해상에서 해적 퇴치 작전을 벌이던 미군 핵추진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가 수에즈 운하를 통해 지중해로 들어서기 위해 홍해 입구로 항진중이다. 해병대 대대 병력이 탄 강습상륙함 키어사지호도 수에즈 운하 쪽으로 이동 증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미 국방부는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미 해군은 바레인과 이탈리아 가에타에 각각 해군 5함대와 6함대 기지를 두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군대가 리비아 사태를 주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지중해에 있는 섬나라인 몰타와 키프로스에는 영국 공군기지가 있다. 국제사회가 ‘군사 개입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또 다른 이유는 리비아 반정부 세력에 단일 지도부가 없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안보 당국자는 “가장 큰 문제는 카다피에 대적할 반정부 시위대의 응집력이 약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난 민심을 동력 삼아 동부 지역을 장악했지만 ‘선장’이 없어 혁명의 마침표를 스스로 찍기 어렵다는 것이다.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이 3개월간 과도정부를 이끌 ‘선장’으로 낙점된 이후에도 내부의 불협화음이 드러나고 있다. 반면 리비아 저항세력들에선 “외세개입을 반대한다. 우리 손으로 카다피를 축출할 것이다.”란 주장도 터져 나오고 있다. 반정부 세력 내 혼선과 정부군의 대대적인 역공으로 장기 내전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에도 리비아 곳곳에서는 정부군의 전투기 공습이 계속됐다. 수도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자위야에선 1일 새벽까지 6시간이 넘는 전투 끝에 카다피 친위부대의 대대적인 공세를 막아내기도 했다. 저항세력은 지난달 27일 자위야 시내를 접수했다. 양측이 정유시설이 위치한 요충지인 자위야에서 일진일퇴를 거듭하면서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무력 개입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워싱턴 전략국제연구센터의 리처드 다우니 연구원은 “1990년대 초 빌 클린턴 행정부가 소말리아 내전에 개입했다가 실패한 사례에서 보듯 미국은 아프리카 지상전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뉴아메리카안보센터의 앤드루 엑섬은 “비행금지구역 설정부터 반정부 시위대를 대신할 직접 군사행동까지 무력 개입은 생각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말했다. 정서린·유대근기자 rin@seoul.co.kr
  • 美 백악관 “전술핵무기 한국 배치 계획 없다”

    미국 백악관은 28일(현지시간) 한국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공식 재확인하고 한국 방위를 위해 전술핵무기 반입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젠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대변인은 이날 한국으로의 전술핵무기 재배치 여부에 대한 미 행정부의 입장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은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데 변함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미 행정부의 이 같은 정책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靑 “전술핵 재배치 검토 안해”

    청와대와 정부는 한반도에 전술핵을 다시 배치하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것처럼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8일 한국 정부가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할 경우 미국 백악관이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언론 보도와 관련,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전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미국에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전술핵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1990년대 초반에 이미 우리 정부 입장이 표명된 바가 있고, 그 이후 달라진 점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도 “미 행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데 변함이 없으며, 그 정책을 바꿀 계획이 없다.”며 “전술 핵무기는 한국의 방어를 위해 불필요하며, 미국은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할 계획이나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김성수·김미경기자 sskim@seoul.co.kr
  • 강남구 ‘출산율 꼴찌 탈출’ 팔 걷어

    강남구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160여억원을 투입해 출산장려 정책을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강남구의 출산율은 서울시 평균 0.96명보다 낮은 0.79명으로 자치구 중 최하위다. 구는 먼저 문화센터와 주민센터, 구민회관 등 구 소유 건물의 공간을 재배치해 부족한 어린이집을 확충할 계획이다. 오는 9월까지 압구정2동 주민센터와 논현1·역삼1·삼성1 문화센터 및 구민회관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낡은 신사어린이집을 재건축하는 등 6곳을 합쳐 309명 규모의 어린이집을 새로 만든다. 기업체와 협력해 4곳엔 모두 232명 규모의 직장보육시설도 설치한다. 또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365일 24시간 전일제 보육시설도 오는 5월까지 압구정·아람 어린이집에 신설해 기존 3곳(청담·역삼가애·보람 어린이집)에서 5곳으로 늘린다. 아울러 자치구 중 유일하게 둘째 자녀 양육수당(보육료의 50% 또는 월 10만원)을 지급하고, 셋째 자녀 양육수당도 50% 확대해 지급한다. 첫아이가 태어나면 신생아 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그림책 7권과 한지에 쓴 탄생 축하시 등 선물도 준다. 지역 내 거주하는 어린이들이 B형간염 등 8가지 필수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만 12세 이하 필수 예방접종비도 전액 지원한다. 이창훈 보육지원과장은 “자녀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보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출산과 양육에서부터 경제적·사회적 부담을 줄여줌으로써 가족 친화적인 사회문화 조성에 주력하겠다.”며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보다 실질적인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열린세상] 뉴밀레니엄의 새로운 10년 앞에 서서/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열린세상] 뉴밀레니엄의 새로운 10년 앞에 서서/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신묘년의 해가 떠오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달이 지났다. ‘쏜살같다’는 말이 절로 생각날 만큼 세월의 흐름이 빠르다. 시간이 아무리 시위를 떠난 화살 같다지만, 현 시점에서만큼은 시간을 멈춰 세우는 심정으로 차분하게 뉴 밀레니엄 첫 10년을 돌아보고 다가올 10년을 위한 프레임을 새로 짤 때가 아닌가 한다. 성공과 실패, 기회와 위기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아서, 그간 애써 쌓은 업적이나 영광도 하루 아침에 실패와 오욕으로 얼룩질 수 있다. 이런 역사의 교훈은 최근 일본의 정치인들이 공식 혹은 비공식적으로 방한하는 일이 잦아지고, 일본 언론이 앞다퉈 한국 경제의 약진을 보도하는 데서 쉽게 확인된다. 그들은 한때 미국과 세계를 양분하던 자국 경제가 크게 위축되고 소니·도요타 같은 굴지의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힘을 못 쓰자, 한국 경제와 기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10년, 아니 5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 지금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새삼스러운 관심이 아니더라도 세계경제에서 우리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작년에 기록한 수출액 7위, 무역액 9위는 그 자체로 놀라울뿐더러 글로벌 위기를 가장 빨리 탈출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작년 11월에는 주요 7개국(G7) 이외 국가로는 처음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비즈니스 서밋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한마디로 국운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안심할 처지가 아님은 물론이다. 1980년대 ‘팍스 자포니카’란 말이 나돌 때만 해도 요즘의 일본을 예상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과거의 성취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를 단속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먼저 ‘무역액 1조 달러 시대’의 개막을 위한 치밀한 준비와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작년 말부터 많은 언론이 마치 시간만 가면 1조 달러가 거저 달성될 것처럼 다루었지만,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내수를 견인했던 주요국 재정이 바닥을 보이는 가운데 그리스 등 유로존 재정불안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미국의 초저금리 상황은 달러화의 신흥국 유입과 물가불안을 부추겨 전 세계적인 긴축과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투기세력의 가세로 원유·비철금속·곡물 등 국제 원자재 시세가 꿈틀거리고 있으며, 환율은 무역업계가 적정하다고 보는 1달러당 1151원을 이미 밑돌고 있다. 따라서 무역업계는 더 이상 환율이나 원자재 같은 변수에 희망을 걸기보다 각고의 시장개척 노력을 펼쳐야 한다. 성장의 중심축이 중국·인도·브라질 등 거대 신흥국으로 옮겨감에 따라 차별화된 마케팅과 확실한 품질로 경쟁에 임해야 한다. G20 서울 정상회의 개최 효과를 극대화해 수출상품 제값 받기에 힘쓰고, 이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정부 역시 지난 위기 때 그랬던 것처럼 민·관 협력체제를 전면적으로 가동해 무역업계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조속히 발효되도록 하고, 7월의 한-EU FTA가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치밀한 전략을 세워 EU-미국-아시아를 잇는 ‘FTA 벨트’를 본격 가동시켜야 한다. 한·중, 한·일, 나아가 한·중·일 FTA 검토에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무역 1조 달러가 올해 목표라면 중·장기적으로는 국제 경쟁에서 뒤지지 않도록 경험 많은 전문인력의 적절한 활용과 재배치에 신경 써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의 빠른 진전으로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생산과 소비 중심이 고령세대로 이동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정책 운용의 틀과 지원 방향 역시 새로 가다듬어야 한다는 뜻이다. 국제 비즈니스 환경에 큰 변화를 몰고 올 모바일 혁명의 확산에 무역업계가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녹색·서비스 등 신성장 유망산업의 수출 동력화와 중소기업의 해외 경영 역량 역시 꾸준히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 정치권 “대양 해군” 한목소리… 軍은 “신중”

    지난해 3월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수그러들었던 ‘대양 해군’ 기치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1일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 작전 성공으로 해군력 증강 문제가 재조명된 덕분이다. 하지만 국제적 위상과 국방력 강화라는 긍정론과 함께 국가 안보 문제에 대한 즉흥적 대응이라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대양 해군’ 기치에 대한 여망은 특히 정치권에서 더 높아 보인다. 원유철(한나라당) 국회 국방위원장은 25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대양해군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구축함 등 군함의 추가 건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총 수입 물량의 95% 이상이 해양 수송로를 통해서 운반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소말리아 해협뿐 아니라 말래카 해협에서도 안전한 해양 수송로 확보를 위해 4500t급의 구축함을 추가로 파견할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소말리아해협만 해도 수리와 정비 등을 위해 (구축함)한두척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앞으로 3~4년 안에 (구축함 추가 건조가)완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 작전 경과 보고를 위해 열린 국회 국방위 간담회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해군력 증강 및 원양 파견을 제안했다. 민주당 박상천 의원은 “(소말리아)작전 지역에 한척의 구축함으로는 부족해 한척 더 보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면서 “단일 지휘체계를 갖는 강력한 유엔 다국적군을 만들어 해적을 소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도 “청해부대가 호송 작전과 대(對)해적작전을 함께 하다 보면 3000㎞를 커버하기엔 4500t급 하나로는 곤란하다. 전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군은 정작 명확한 입장을 드러내놓지 못하고 있다. 천안함 사건 때 연안 방어 실패에 따른 뭇매를 맞은 선례가 있는 까닭이다. 해군은 지난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전략 분석 직후 내부적으로 “‘대양해군’ 구호를 당분간 사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이 대양해군 건설에만 치중하다가 천안함 사건을 맞았다는 비판에 대한 자숙과 반성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다. 전날 국방위 간담회에서 김관진 국방장관도 추가 파견을 통한 대양해군 건설론에 대해 “자체 경계태세 유지에 필요한 함정 수를 훼손해 가면서 (소말리아에)추가 파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군 관계자 역시 “당장 청해부대의 성과에 고무돼 전력 재배치 문제를 다시 검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국익과 국민보호라는 원칙을 놓고 볼 때 연안방어와 원양작전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성규·오이석기자 cool@seoul.co.kr
  • 오바마 “亞미군 재배치” 후주석에 北UEP 압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비공식 백악관 만찬에서 중국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등과 관련해 북한을 압박하지 않으면 아시아의 미군을 재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당시 만찬에서 양국 정상은 북한 문제를 집중 거론했고,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드러난 북한의 UEP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에게 “중국이 돕지 않는다면 미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미군 재배치와 방어태세 변화, 동북아에서의 군사 훈련 강화 등 장기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후 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말한 데 이어 이번 만찬에서도 거듭 북한 압박에 나서도록 후 주석을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미군 재배치나 방어태세 변화 등이 선제공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북한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이 중국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신문은 중국이 천안함 사태에 대해 북한을 비난하지 않는 등 완전한 태도 변화를 보이진 않고 있지만, 정상회담 직후 처음으로 북한의 UEP에 우려를 표명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남북이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에 합의하는 등 회담 재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관련 국가들이 조금씩 양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최근의 공격에 대한 북한의 사과 없이 대화를 재개하는 것을 꺼렸으나 일부 양보했고, 미국도 북한과의 6자회담 재개를 반대하던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섰다는 것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행안부 조직 대폭 개편

    행정안전부 조직이 대폭 바뀐다. 제2차관실은 재난관리와 지방재정을 집중 관리하고 제1차관실은 인사감사 업무를 강화한다. 20일 행안부에 따르면 올해 주요업무로 책정된 선제적 재난관리 강화를 위해 재난안전실 인력이 대폭 보강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해 연평도 사태, 구제역 등 국가적 재난에 기동대응 체제를 갖추기 위해 부내 인력을 대대적으로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신 2차관실 소속인 정보화전략실은 1차관실 산하로 옮겨 전자정부와 스마트워크를 관장하게 된다. 인사정책관실 내 인사·감사 인력도 보충할 예정이다. 지방재정 부실 감시를 위해 2차관실 지방재정세제국 산하에는 ‘재정관리과’(가칭)가 신설된다. 중앙과 지방으로 양분된 공무원 노조 업무는 1차관실 공무원단체과로 통합할 예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올해 행안부 업무과제인 ‘안전Korea’를 지원하려면 사안이 생길 때마다 재난안전실내 태스크포스팀 설치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부내 인력을 중요 업무 위주로 재배치하는 차원이고 재난안전실을 비롯한 신규인력 증원은 최대한 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작지만 큰 효율’ 유동정원제 약발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위해 도입한 유동정원제 시행 1년째를 맞으면서 그 효과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주요 국정과제 수행이나 긴급한 사안에 맞춰 신축성있게 인력 운용을 해 온 덕분이다. 이를 발판삼아 정부는 지난해 12개 부처만 시범운영했던 유동정원제를 올해 전체 중앙 행정기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상 인력의 85.3% 재배치 16일 정부 주요 부처에 따르면 지난해 유동정원제를 처음 도입한 행정안전부는 86명을 유동정원 대상으로 뽑아 이 가운데 66명을 신규·주요 사업에 배치했다. 지난해 역점과제였던 지역일자리 창출에 6명, 청사에너지 효율화에 3명, 국가재난관리 7명, 새주소 사업 8명 등이다. 지난해 말 현재 문화부, 고용부, 환경부 등 시범운영기관 12개 부처 1495명(대상인력의 3.8%) 중 85.3%인 1276명이 유동정원제로 재배치됐다. 유동정원제는 정부 운영 특성상 신규인력을 따내거나 부처내 인력 재배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중점 업무를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해 도입한 아이디어다. 매년 각 부처 실·국별 정원 중 일정비율(지난해 5%)을 유동정원 풀로 지정해 주요 국정과제 등 일손이 달리는 부서에 재배치하는 정원관리방식이다. 대상은 4·5급 이하 보직이 없는 일반직이다. 도입 초기엔 부서마다 갈등도 적잖았다. 인력을 차출(?)당한 과장들은 부원들로부터 원성을 받아야 했고 이 과정에서 “가뜩이나 인원이 모자란데 인원을 더 빼면 어쩌란 말이냐.”는 부서장들의 볼멘 소리도 터져 나왔다. 하지만 연초 각 부처 유동정원 조정회의에서 과마다 업무 중요성을 호소한 뒤 주요 사업과에 인력을 보충해주는 쪽으로 교통정리가 되면서 불만도 조금씩 잦아들었다. ●초기엔 부서마다 갈등 겪기도 지난해 말 현재 12개 부처의 유동정원제 지정비율은 환경부가 2.6%(37명)으로 가장 낮고 행안부 5.2%(86명), 문화부 5%(50명), 고용부 5%(247명), 농식품부 5%(140명) 등이 높은 편이다. 고용부는 복수노조제 시행 대비 인력 충원, 환경부는 6월 온실가스법 제정에 맞춘 전담인력 강화, 교과부는 핵융합관련 국제협력 업무 등 주요 국정업무에 인력을 재배치했다. 행안부는 청사에너지 효율화 부문에서 공사 중인 지자체 청사 7곳의 설계변경으로 에너지효율등급 상향을 이끌어냈다. 또 사이버해킹 대응에 인력을 보강한 직후인 6월엔 중국발 국가대표포털 디도스 공격을 전면차단하기도 했다. 시범부처인 국세청 관계자는 “우리 청은 지정비율이 3.1%(535명)로 다른 부처에 비해 높지는 않지만 본부인력을 줄여 지방 세무서 등 업무가 몰리는 현장에 투입해 인원재배치 효과를 냈다.”고 전했다. 정부는 올해 유동정원제를 40개 전체 중앙행정기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김일재 행안부 행정선진화기획관은 “공무원 신규증원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혁신적인 조직관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K21 장갑차 4월 일선 재배치

    설계결함으로 침수사고를 일으켰던 육군의 K21 장갑차가 오는 4월부터 일선부대에 재배치된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13일 “지난해 11월 국방부 감사관실이 K21 침수사고와 관련해 지적한 설계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차례에 걸쳐 입증시험을 실시해 미비점을 모두 보완했다.”며 “그동안 발견된 문제 해결을 위한 작업과 함께 주기능과는 관계없는 야전부대 제기 불편사항을 이달 중 보완하고 다음 달부터 (보완)부품제작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제작된 보완 부품을 장갑차에 설치하고 3월 중 최종 시험평가를 거친 뒤 4월부터 100대의 K21 장갑차를 전력화할 예정이다. 방사청은 이와 함께 주요 무기체계의 경우 연구개발 후 1년간의 전력화 평가기간을 거치도록 했다. 단기간의 성능시험 평가 등으로 설계 결함을 확인하지 못해 K21장갑차의 인명사고가 잇따라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인천 학교 신도시 이전 ‘시끌’

    인천 구도심에 자리 잡은 제물포고를 비롯한 8개 초·중·고교를 신시가지로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되자 구도심 지자체들이 반발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1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제물포고를 포함한 ‘구도심권 학교 이전 재배치안’을 예정대로 행정예고했다. 구도심 공동화를 부추긴다는 우려가 있지만 신·구도심 간 수요차이를 반영해 학교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동일 학군 내 빈 교실이 많으면 학교를 다른 곳으로 이전·재배치하는 경우에만 학교 신설비를 지원하는 점도 이전을 추진하는 배경이 됐다. 이에 따라 인천지역의 대표적 명문인 제물포고는 2014년 초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 3공구로 이전할 계획이다. 제물포고가 있는 중구 전동은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여서 다른 지역 학생들로 정원의 상당부분을 채우고 있다. 마찬가지로 구도심에 위치한 만월중학교는 2014년 3월까지 서창2택지지구로, 만월초등학교는 2015년 3월까지 구월보금자리주택지구로 이전한다는 구상이다. 이들 학교가 옮겨간 뒤 기존 건물과 부지는 도서관이나 평생학습시설, 다목적 교육복지시설 등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구도심 학교는 주변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먼거리 학생들로 채워야 하는 반면 개발지역은 인구가 급증해 학교 설립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구도심 지자체인 중·동·남구 의회는 공동 명의로 반대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들 의회는 제물포고가 가진 상징성과 구도심 슬럼화 등을 들어 이전 계획을 중단하고, 구도심 발전계획을 통한 근본적 해결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승보 중구의회 의장은 “제물포고 이전은 구도심 공동화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면서 “제물포고는 인천의 뿌리인 중구에 그대로 남기고 신도시인 송도에는 그곳에 걸맞은 학교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구 주민들도 제물포고를 이전할 경우 상권 축소와 지역위상 실추 등 각종 후유증이 예상된다며 학교 이전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중·동·남구 구청장은 13일 중구청에 모여 구도심 학교 이전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한 뒤 긴급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중구 관계자는 “신·구도심 균형발전을 꾀해야 함에도 학생수가 준다는 이유만으로 학교 이전을 꾀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학교 이전 저지를 위한 각종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 측과 동문회, 학부모 등은 신도시로의 이전을 통해 과거의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며 학교 이전에 찬성하는 입장이어서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평론 당선작] ‘아비 되기’를 바라보는 이중의 시선-박민규 소설 다시 읽기/허진

    1 아들은 아버지가 된다 ‘오감도’ 시 제2호에서 이상은 “나는왜드디어나와나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노릇을한꺼번에하면서살아야하는것이냐”라고 토로했다. 이상의 토로는 세상의 모든 아들들이 한번쯤 맞닥뜨리게 되는 고민을 보여 준다. 그 고민은 ‘나도 언젠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자신을 닮은 자식을 낳아 기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세상이 제시한 규범에 자신을 맞추고, 세상의 질서에 동화되어 가는 일련의 과정을 포괄한다. 그 과정에서 아들은 자아를 억압하고 순치하는 법을 배우게 되고, 자아가 찢기고 쪼개지고 일그러지는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박민규의 소설은 그러한 ‘아비 되기’의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다. ‘아비 되기’의 관점에서 박민규 소설의 서사를 재배열하면, 세상에게 “닥쳐 개새끼야!”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했던 ‘나’(‘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50쪽)가 학창 시절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맞벌이를 해서 “한국의 표준이라 봐도 무방한 34평 아파트”를 마련하고(‘코리언 스탠더즈’, 183쪽), 그 집을 팔아 자식들에게 돈을 마련해준 뒤(‘누런 강 배 한 척’) 요양원에 들어가 사랑했던 여인에게 “아버지… 일어나요, 예?”라는 말을 들으며 죽음을 맞이하는(‘낮잠’, 200쪽) 시간적 스펙트럼이 도출된다. 그 시간적 스펙트럼을 아비의 질서와 규율을 내면화하고, 그에 맞게 자아를 변형시키는 ‘아비 되기’의 과정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박민규의 소설은 그러한 ‘아비 되기’의 과정에서 분열되고 일그러지는 주체의 모습을 보여 준다.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은 ‘아비 되기’에 대해 이중적인 입장을 취한다. 그들은 한편으로는 ‘아비 되기’를 받아들이고 아비로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비의 세계를 부정하며 그 세계의 전복을 꿈꾼다. 박민규가 종종 구사하는 모순적인 문장은 그러한 분열의 징후를 보여 주는 단서이다. ⑴ 서늘한 창에 이마를 맞대고서 나는 빨리 고등학생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빨리 중년이 되고 노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니 빨리 핼리가 와 주기를 바랐다. 다행할수록, 삶은 얼마나 가혹한 것인가. 그래서 짧게, 나는 가혹해지고 싶었다. (‘핑퐁’, 95쪽) ⑵ 죽어간 이들의 진실을 보았고, 살아 진실을 논하는 자들의 거짓을 참아야 했었다. 변질과 변절, 변이와 변태…, 적도 동지도 사라진 세상 속에서 그는 홀로이 외롭고 외로웠다. 싸워야 하지만 싸울 수 없는 세계……, 다시 만난 세계는 그런 것이었다. (‘龍龍龍龍’, 108~109쪽) 인용문 중 굵게 표시한 부분은 하나의 문장 안에 모순되는 두 가지 내용이 담긴 경우이다. 여러 작품에서 박민규는 이러한 문장을 빈번하게 구사하는데, 이를 우리는 ‘아비 되기’를 바라보는 화자의 복잡다단한 심경과 관련해서 읽을 수 있다.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이 아비가 되기를 바라거나 상징세계의 아비가 되었을 때, 그들 내면의 다른 쪽에서는 이를 거부하고 부정하는 에너지가 추동된다. 아비가 된다는 것은 박민규 식으로 말하면, “‘무슨 상사’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직장”에서 “갸냘픈 표정으로 사무를 보는 일”이며(‘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72쪽), “세상이 변하기보다는 직급이 변하길 바라는 사람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코리언 스탠다즈’, 184쪽). 그것은 한때 몸담았던 학생운동 판을 “운동권(運動圈)이란 단어가 있다.”고 낯설게 말하게 되는 것이며(‘코리언 스탠다즈’, 182쪽), 록 음악을 하던 청년이 남색(男色) 취향을 가진 부장의 추행을 “잠깐만 참으면 돼”라고 넘길 수 있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62쪽). 요컨대 ‘아비 되기’는 아들의 자아가 찢기고 쪼개어져 아비의 문법에 맞게 재배치되는 손상 혹은 훼손의 과정이다. 박민규의 모순적 진술은 그러한 맥락 속에서 ‘아들의 세계’와 ‘아비의 세계’가 충돌한 끝에 생겨난 불가피한 결과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인용문 ⑴에서 ‘핑퐁’의 ‘나’는 중학생이다. 아직 성인의 세계에 진입하지 않은 이 중학생에게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되는 일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또래집단이 행사하는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점에서는 반갑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 소년에게 “무난한 옷을 입고… 무난한 취미를 가지고… 절대 남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고… 바람직한 얼굴로 살아가”(87쪽)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소년은 “다행”한 삶을 오히려 “가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핑퐁’의 ‘나’가 아직 소년인 상태에서 ‘아비 되기’를 모순적인 진술로 표현했다면, ‘龍龍龍龍’의 이장록은 어른의 입장에서 ‘아비 되기’가 어떤 의미인지를 말해준다. 이장록은 대학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징역 20년을 언도받고 복역을 마친 변호사이다. 이장록에게 세계는 “싸워야 하지만 싸울 수 없는”(109쪽) 곳이다. 아비가 되기 전 세계는 ‘싸워야 하는 곳’이었지만, 아비의 세계에 진입해 변형되고 일그러진 주체에게 세계는 ‘싸울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장록은 그가 ‘지향했던 세계’와 ‘지금 사는 세계’의 간극을 “싸워야 하지만 싸울 수 없는 세계”라는 모순적인 어법으로 풀이할 수밖에 없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박민규의 소설에서 ‘아비 되기’는 아들이 ‘아버지’라는 상징의 옷을 덧입어 변형되고 일그러지는 일이며, “뜨고 싶은”(‘龍龍龍龍’, 115쪽) 일인 동시에 “할 일이 더 많아”지는(‘龍龍龍龍’, 115쪽) 모순적인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 아비 되기 : ‘잔존’하기 위해서 몸부림치기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이 아비가 되는 과정에서 자아와 세계의 충돌을 경험한다고 할 때, 이 인물들은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세상에 순응하든가, 혹은 거부하든가. 놀랍게도 박민규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순응을 선택한다. 그들은 일흔세 번이나 이력서를 낸 끝에 유원지의 직원이 되어 오리배를 관리하기도 하고(‘아, 하세요 펠리컨’),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해 고시원을 떠나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기도 한다(‘갑을고시원 체류기’). 또 운동권이던 선배가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선배의 애인과 결혼을 하는가 하면(‘코리언 스탠다즈’), 253명의 무고한 사람들에게 헤드록을 감행하다가 나중에는 순백의 얼굴을 가진 아이를 낳고 교회의 집사가 되기도 한다(‘헤드락’). 하지만 그 ‘순응’의 과정은 눈물겨운 것이어서, 그것은 ‘실존(實存)’이라는 말보다는 ‘생존(生存)’이나 ‘잔존(殘存)’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고단한 과정이다. 그러한 생존 혹은 잔존의 간난신고가 여실하게 드러난 작품이 있는데, 바로 ‘헤드락’이다. ‘헤드락’에서 ‘나’는 평화롭게 산책을 하다가 헐크 호건에게 린치를 당한다. 이 린치는 소설에서 ‘헤드락’으로 표현되는데, 여기에서 ‘헤드락’의 정체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헤드락’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잠시 ‘호두’로 우회하도록 하자. ‘헤드락’은 <호두나무 아래에서>와 <호두까기 인형>, <마지막 호두과자를 먹은 것은 언제였나?>, <다시 호두가 열린다면>이라는 네 개의 장(章)으로 구성되어 있다. 네 개의 장을 이루는 소제목은 모두 ‘호두’를 키워드로 삼고 있는데, 이 ‘호두’의 의미에 주목하는 것이 ‘헤드락’의 정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호두가 인간의 ‘뇌’를 닮은 과실임을 기억하면서 다시 ‘헤드락’의 소제목을 따라가 보자. <호두나무 아래에서> 산책하기를 좋아하던 ‘나’는 헤드록을 당한 뒤 <호두까기 인형>이 된다. ‘인간’에서 ‘인형’으로 전락한 ‘나’는 <마지막 호두과자를 먹은 것은 언제였나?>를 생각하며, 다른 인간들의 ‘호두’를 파먹기 위해 고심한다. 그러나 소설의 마지막 장에서 ‘나’는 아이들의 이름으로 심은 나무를 보며, <다시 호두가 열린다면>이라는 긍정적인 삶의 의지를 갖는다. 이상의 서술로 미루어 보면, 인간의 뇌를 닮은 과실인 ‘호두’가 ‘헤드락’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어떤 것’에 대한 상징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다시 헤드락으로 돌아오자. 어 헤드락이네? 그리고 직장에서, 도처에서 나는 종종 습격의 풍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헤드락 강좌, 헤드락 세미나, 헤드락 부흥회, 헤드락 워크샵, 헤드락 클리닉에 이르기까지 - 아무튼 헤드락도 이젠 한국의 보편적인 생활문화가 되었지만 나로선 쓴웃음의 대상일 뿐이었다. (‘헤드락’, 264쪽) 인용문을 보면 레슬링에서 상대의 ‘머리’를 붙잡아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기술인 헤드록이 아비의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민규는 소설의 다른 부분에서 “이 세계가 어느 정도 헤드락을 묵인하거나 권장한다”(262쪽)고 쓰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헤드록이 아비의 세계가 아들에게 가하는 폭력, 혹은 아비의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서 아들이 견뎌야 하는 통과의례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주목할 것은 ‘나’가 ‘헤드록의 세계’, 즉, 아비의 세계에 편입되기 위해 벌이는 눈물겨운 노력이다. ‘나’는 “미친 사람처럼”(258쪽) 운동을 하고,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충분한 수면과 영양제로 체력을 보충하는 과정을 통해 “폭력의 대상”에서 “폭력의 주체”(259쪽)로 다시 태어난다. 헤드록의 상처를 내장한 채, “건강”하고 “건장”한 “완전히 다른 생물”(259쪽)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이후 ‘나’는 결혼을 하고, 직장을 갖고, “순백의 얼굴”(263쪽)을 한 아이를 낳고, 심지어 교회의 집사가 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나’가 아비의 세계에 무사히 안착했음을 의미한다. 이를 입증하듯 ‘나’는 다른 상대들에게 253번의 ‘헤드록 습격’을 감행하고, 마침내는 “헤드록의 쾌감 같은 것을 깨쳐나가기”(263쪽)에 이른다. 이처럼 박민규 소설의 인물은 한편으로는 아비의 질서에 상처받고, 분노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반복, 재생산하는 상징 세계의 ‘아비’가 된다. ‘아비’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을 우리는 박민규의 다른 소설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그 인물들은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에서 아버지의 회사에 다녀온 뒤 ‘나의 산수’를 생각하게 된 고등학생, ‘갑을고시원 체류기’에서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한 끝에 취업과 결혼을 해 고시원을 떠나는 ‘나’, ‘아, 하세요 펠리컨’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재수생, ‘누런 강 배 한 척’에서 이십구 년을 영업사원으로 근무한 끝에 자살여행을 떠나는 아버지 등으로 변주되어 나타난다. 3 아비부정 : ‘배제’된 자들의 세계 교란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이 아비가 되기 위해 몸부림친다고 해서 박민규가 ‘아비 되기’를 긍정한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곤란하다. 박민규의 인물들은 아비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아비 되기’에 대해 뿌리 깊은 반발심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반발심은 어른보다는 주로 소년에게서 잉태된다. ‘핑퐁’은 세상으로부터 ‘배제’당한 ‘못’과 ‘모아이’라는 두 중학생의 이야기이다. 소위 ‘왕따’인 이들은 치수 패거리에게 불려 다니며 매일 얻어맞는데, 맞으면서도 “그냥, 사는 게 이런 것 같다.”(12쪽)고 생각할 뿐, 저항을 시도하지 않는다. 대신에 그들은 폭력적인 세계에서 잔존하기 위해 탁구 치는 것을 선택한다. 이들에게 탁구는 “이상하리만치 경쾌한”(23쪽) 것이었고, “국경 따위 없는 거”(43쪽)였으며, “지루하지 않은”(186쪽) 유일한 것이다. 그러한 소설의 진술로 미루어 우리는 탁구가 폭력적이고 지루한 세계, 즉, 인종과 국경이라는 상징계적 질서(아비의 세계)에 대립되는 어떤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못’과 ‘모아이’는 탁구를 치면서 비로소 소심하나마 “이것이 나의 의견이다”(47쪽)라고 말할 수 있는 주체적인 에너지를 가질 수 있었고 “맞은 자리의 통증 같은 것이 땀과 함께 밖으로 빠져나가는”(23쪽) 해방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핑퐁’에서 박민규는 ‘탁구’와 ‘핑퐁’을 구분해서 사용한다. ‘탁구’가 대타자의 세계에서 배제당한 소년들이 즐기는 소심하지만 전복적인 오락이라면 ‘핑퐁’은 보다 중립적인 용어이다. 핑퐁은 “인류가 깜박해 버린 것과 절대 깜박하지 않을 것 간의 전쟁”(219쪽)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탁구를 즐기는 자(못과 모아이)와 조건반사 훈련을 통해 연습한 자(쥐와 새)가 벌이는 한판 ‘대결’을 의미한다. 이 ‘핑퐁(대결)’의 결과 ‘탁구(유희)’를 즐겼던 못과 모아이가 승리하고, 이들은 인류의 ‘언인스톨’(전복)을 선택한다. 이 소설의 전복적인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 유사한 상황을 다른 방식으로 다루고 있는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떠올려 보도록 하자. ‘핑퐁’은 두 가지 점에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다른데, 우선 폭력적인 상황을 종식시키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담임선생’이라는 상징세계 내의 합목적적인 권위를 빌려 엄석대의 만행과 폭력에 안녕을 고한다면, ‘핑퐁’에서는 상징계로부터 ‘배제’당한 못과 모아이의 선택(언인스톨)에 의해 인류의 폭력적인 삶이 종결된다. ‘핑퐁’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결말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교실이 결국 안정과 평온을 찾는 것과 달리, ‘핑퐁’에서는 인류가 생활을 지속해 왔던 모든 공간이 언인스톨되고 완전한 무(無)의 상태로 돌아간다. 이처럼 박민규의 ‘핑퐁’에는 이 세계의 문법이 아닌, ‘핑퐁’이라는 상상적 대결을 통해 아비의 세계를 뒤집어엎는 발칙함이 도사리고 있다. 허구적인 방법으로 상징계의 질서를 교란하는 경향은 ‘대왕오징어의 기습’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나’는 어렸을 때 잡지에서 몸길이가 150미터에 이르는 대왕오징어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호기심을 갖는다. 결국 그 기사는 오보인 것으로 판명이 나지만, ‘나’와 ‘B’는 각각 ‘대왕오징어로부터 인류를 지키겠다.’는 꿈과 ‘외로운 괴수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을 키운다. 하지만 이들은 애초에 가졌던 꿈과는 달리 “해변의 모래알처럼 평범한 인류”(230쪽)가 되고, 대왕오징어에 대해서는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이쯤에서 이 소설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대왕오징어’의 의미를 점검하도록 하자. 소설에 따르면 대왕오징어는 “심해에서만 활동하는”(219쪽) “신비의 대상”(219쪽)이고, 고등학생이 된 뒤(예비 성인)로 ‘나’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기도 하다. 또 대왕오징어는 “순식간에 뭍으로 올라”(232쪽)와, “일시에 모든 것을 마비시”(232쪽)키는 파괴적인 에너지라고도 묘사된다. 그러한 단서를 통해 ‘대왕오징어’의 의미를 유추하면, ‘대왕오징어’가 상징계 너머에 있으면서 상징계의 질서를 교란하는 ‘괴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설의 말미에서 대왕오징어는 사우나로 향하던 샐러리맨, 자녀의 도시락을 걱정하던 주부, 속도위반을 한 오토바이 운전자, 잡지 ‘사상계’를 버리기로 결심한 교육자 앞에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유년의 판타지 속에 존재했던 괴수가 장년의 현실 앞에 모습을 드러내 아비의 세계를 위협하고 교란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러한 전복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현실에서는 ‘핑퐁’을 통해 세계를 ‘언인스톨’할 수도 없고, ‘대왕오징어’가 나타나 일상의 공간을 교란해주지도 않는다. 아비의 세계는 견고하고, 그 세계의 진입 문턱은 갈수록 높아져만 간다. 설혹 그 세계에 진입한다 하더라도, 그 뒤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 고통스러운 ‘잔존’의 과정이라는 것도 자명하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른 방법은 없는가. 그러한 상황에서 박민규의 가련한 주체가 떠올리는 방법이 바로 ‘죽음’이다. 4 경계에 선 아버지들 최근 발표한 소설집 ‘더블’에서 박민규는 ‘죽음’이라는 다소 묵직한 키워드를 들고 나왔다. ‘지구영웅전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카스테라’, ‘핑퐁’ 등 지금까지 발표한 소설들에서 박민규가 보여 주었던 중요한 코드가 ‘유머’ 혹은 ‘블랙코미디’라는 점을 상기할 때, ‘죽음’이라는 테마가 다소 이질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간 박민규 소설의 유머 이면에 생(生)에 대한 씁쓸함, 분노, 반박, 체념이 복합적으로 깔려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박민규의 ‘죽음’이 마냥 낯설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말하자면 박민규의 소설은 지금까지 묶여 나온 작품집에서도 ‘죽음’의 징후를 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치’는 자살을 기도하는 사내와 그를 말리러 출동한 경찰관의 이야기이다. 사내의 신세한탄과 그에 대한 김 순경의 동조로 이루어진 소설의 서사는 역시나 ‘아비 되기’의 고단함을 생각하게 한다. ㈀ 노력해 봤냐고…… 그런 얘기 나한테 하지도 마. 나처럼 열심히 산 사람 있음 나와 보라 해! 손 다치기 전까지…… 나 백수 같은 놈 아니야. 그래, 별 볼일 없는 일거리지만…… 내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알아? 월급 못 받은 적은 많아도 일 쉰 적은 한 번도 없었어. 응? (‘아치’, 262쪽) ㈁ 딸들 이제 시집보내야 돼. 곧 그럴 나이야. 이것들 공부시킨다고 돈도 별로 못 모았어. 줄줄이…… 이제 겁나. 요새 딸 시집보내려면 돈 얼마나 드는지 알아? 겁나 죽겠어. 그래, 또 대출받아야겠지. 그때 가서 옷을 벗든가, 퇴직금을 또 어떻게 하든가. (‘아치’, 263쪽) 인용문 ㈀과 ㈁은 각각 사내와 김 순경의 독백이다. 사내는 자신이 아비의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했음을 강변한다. 사내는 열심히 살았고, 별 볼일 없는 일거리에도 최선을 다했다. 이를 위무하고, 죽음의 의지를 철회하도록 종용하는 김 순경의 삶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아비’로 살기 위해 김 순경도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김 순경에게 돌아온 현실은 양로원에 갈 돈도 안 남은 답답한 상황뿐이다. 김 순경은 사내를 설득해 아치에서 내려오게 하지만, 설득의 근거가 빈약함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오십 년을 더 살아도 여전히 이 아치에 뒤엉켜 있겠지”(269쪽)라는 자조 섞인 독백은 김 순경이 그 스스로에게도 살아야 하는 당위를 설득하지 못했음을 보여 준다. 그러한 속사정으로 김 순경은 “나도 한 번쯤, 이곳에서 뛰어도 좋겠다는 생각”(269쪽)을 하고, 검은 강물을 내려다본다. ‘누런 강, 배 한 척’은 중년의 가장(家長)이 치매에 걸린 아내와 자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이다. 이십구 년을 같은 직장에서 성실하게 근무한 ‘나’는 “소소하고 뻔한, 괴롭고 슬픈 하루하루를 똑같은 속도로 더디게 견뎌야 하는 것”(65쪽)에 지쳐 “더는 살고 싶지 않다”(65쪽)고 생각한다. ‘나’는 자살을 결심하고 “지나온 수십 년과는 다른, 한 달”(68쪽)을 보내기 위해 아내와 여행을 떠난다. 이를테면 자살 여행인 셈이다. 하지만 자살을 결행하려는 순간 ‘나’와 아내에게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진다. 성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사지사가 중노인 두 명이 묵고 있는 호텔 방으로 찾아온 것이다. 다소 이상한 결정이었지만, ‘나’는 마사지를 받기로 결정하고, 아내에게 먼저 마사지를 받게 한다. 아 아내가 신음을 지른 것은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였다. 하마터면, 들고 있던 담배를 나는 떨어트릴 뻔했다. 수십 년 만에 들어 보는, 그런 성격의 신음이었다. 아…… 낮은 신음이 또다시 아내의 입에서 새 나왔다. (‘누런 강 배 한 척’, 74쪽) 이 소설의 백미(白眉)라고 할 수 있는 이 장면은 ‘나’에게 죽음의 가능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상징의 세계에서 가장 확실하게 벗어나려는 순간 출현한 아내의 신음 소리는 상징계의 기표로는 포획되지 않는 ‘어떤 것’을 암시한다. 아내의 신음 소리는 “수십 년 만에 들어 보는, 그런 성격”(74쪽)의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것은 ‘아비’, ‘남편’, ‘가장’, ‘영업사원’의 이름(상징)으로 살던 수십 년 동안 ‘나’가 미처 듣지 못했던 소리이다. 상징계의 질서와 영원한 안녕을 고하려는 순간, 돌연히 출연한 이 신음 소리가 ‘나’를 착란에 빠지게 하고, 확고했던 ‘나’의 자살 의지를 유예시킨다. 이 소설은 끝내 ‘나’가 자살을 결행했는지 여부를 말하지 않는다. 대신에 소설은 “냉장고에는 아직 한 캔의 맥주가 남아 있었다”(75쪽)라는 모호한 문장으로 종결된다. 박민규의 ‘죽음’이 가진 미덕이 여기에 있다. 박민규는 그의 소설에서 성급하게 ‘죽음’을 실현시키지 않는다. 대신에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다룬다. ‘아치’의 마지막 문장(“이제 아치를 내려선다”)과 ‘누런 강 배 한 척’의 마지막 문장(“냉장고에는 아직 한 캔의 맥주가 남아 있었다.”)은 그 자체로 화자가 죽음을 실행에 옮겼는지 여부를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그 두 문장은 화자가 죽음의 세계를 넘겨다보고 있음을 암시할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박민규의 인물들이 이보다 앞서 삶의 순간을 되돌아보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아치’의 경찰관은 죽겠다고 아치에 올라간 사내에게 “당신 진짜 이러면 안 돼.”(258쪽)라고 말했고, ‘누런 강 배 한 척’의 ‘나’는 “단 한 번이라도 삶을 즐긴 후 아내와 함께 죽고 싶었다.”(67쪽)고 생각하며 여행을 떠났다. 이처럼 박민규의 인물들은 삶의 순간에서 죽음을 동경하고, 죽음의 순간에서 다시 삶을 넘겨다보는 딜레마 속에 위치한다.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에게서 나는 나와 내 아버지와 동료의 모습을 본다. 그들은 신용불량을 면하기 위해 대리 운전을 하고(‘별’), 차를 팔기 위해 고객의 택배 심부름을 마다하지 않으며(‘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 하늘에 떠 있는 직경 10킬로미터짜리 아스피린을 보고도 “자, 일해야지”라는 부장의 말에 “예”라고 대답한다(‘아스피린’). 또 그들은 12년간 용역 사원으로 근무한 끝에 마침내 괴물이 되어 버린 사내이기도 하다(‘루디’). 그래서 나는 박민규의 인물들이 손쉽게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신에 나는 그들이 삶의 긴장과 고통을 감내하면서 외롭고 고단한 곡예를 계속해주기를 바란다. 삶을 이어 나가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을 그의 소설을 읽으며 계속해서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다. <끝>
  • 대사 4명 첫 조기소환… 내년 15명 특채

    대사 4명 첫 조기소환… 내년 15명 특채

    외교통상부는 전 세계 재외공관장에 대한 업무 성과를 평가한 결과, 모두 4명을 조기 소환키로 확정했다<서울신문 11월 1일 자>. 특정 현안에 따른 실책이나 개인 비위 때문이 아닌 업무 부진을 이유로 대사를 조기 소환하기는 처음이다. 그러나 과감하게 물갈이를 추진하려던 당초 방침에 비해서는 소환 대상자가 많지 않아 개혁 의지가 용두사미식으로 퇴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29일 내년 초로 예정된 재외공관장 인사와 관련, “지난 10월 공관장 활동 평가 시스템을 통한 업무 평가 결과, 조기 소환 대상자는 아프리카·중남미 등의 공관장 4명으로 확정됐으며, 이들 외에 다른 4명의 공관장에 대해서는 경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기 소환되는 4명 가운데 2명은 어차피 임기가 끝나 귀국할 때가 된 공관장들이고, 다른 1명도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마무리할 때까지 계속 공관에서 근무하기로 했기 때문에 순수하게 조기 소환되는 인원은 1명뿐이라고 당국자는 설명했다. 외교부는 지난 10월부터 전 재외공관을 상대로 인적 교류 실적, 영사 사건 처리 건수 등 12개 항목을 만들어 공관장 평가를 진행한 바 있다. 당국자는 “당초 소환 대상자는 더 많았으나 소명을 들어보니 불가피한 측면도 있어 심각한 경우만 선별했다.”고 밝힌 뒤 “이번엔 불시에 처음 적용한 제도인 점을 감안해 정상을 참작했으며, 다음 인사 때부터 본격적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자는 “내년부터 외교부 특채(6∼7급)는 모두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공채로 뽑기로 했으며, 외교부가 뽑는 특채는 15명뿐”이라고 했다. 외교부는 내년에 인력 114명을 증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외교아카데미 신설, 인사위원회 이원화, 무능 외교관 퇴출 등을 담은 외무공무원법 개정안을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다. 당국자는 내년 2월 있을 춘계 인사와 관련 “유럽의 재외공관 10곳에서 12명을 빼 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브라질·콜롬비아 등의 신흥시장국으로 재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직원들이 인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인사 신문고 제도를 지난주에 도입했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외교부의 업무보고를 받고 “지금 외교부가 개혁 작업을 잘하고 있는데, 지난 2년 동안 누차 강조했던 것”이라면서 “내년 업무보고 때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당국자가 전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美 레이건함 동아시아 해역 곧 진입”

    “美 레이건함 동아시아 해역 곧 진입”

    미국의 니미츠급 핵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이 곧 동아시아 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무한만보 등 중국 언론들이 28일 보도했다. 중국 언론들은 레이건함이 이날쯤 동아시아 해역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전했으나 실제 진입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레이건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태평양에서 3주간의 최종 훈련을 마쳤고, 서태평양 배치를 앞두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으나 시기는 명시하지 않았다. 중국은 기존의 조지워싱턴함 외에 이미 괌에 도착한 칼빈슨함, 그리고 레이건함까지 미국의 3개 항모전단이 서태평양에 집결한 상황에 긴장하고 있다. 차이나데일리는 “미국이 시간을 정해 3개의 항모전단을 서태평양에 집결시킴으로써 한반도 긴장 분위기가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사평론가 쑹샤오쥔(宋曉軍)은 중국중앙방송(CCTV)과의 대담 프로에서 “3개의 항모전단이 동시에 배치되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라면서 “고정 배치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미군의 서태평양 전략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쑹샤오쥔은 그러나 미·중 정상회담이 임박했고, 양국관계가 그동안의 갈등 국면에서 화해 국면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항모전단의 전략적 재배치를 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인도양과 남중국해, 그리고 일본으로 이어지는 전략지도를 그려 놓고 C자형으로 중국을 포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오세훈 서울시장 “1급 5명 전원 사표내라”

    오세훈 서울시장 “1급 5명 전원 사표내라”

    서울시가 연말인사를 앞두고 1급 5명 전원에게 사표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22일 “시의회와의 갈등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쇄신하는 차원에서 오 시장이 1급 간부들에게 사표를 제출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일부 대상자에게 전화 확인한 결과,개별통지는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1급 간부 자리는 기획조정실장, 시의회 사무처장, 경제진흥본부장, 교통본부장, 도시안전본부장이다. 시는 1급 간부들을 재배치하면서 1명을 산하 기관장으로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일부 인사는 정년이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다. 사표를 제출하면 선별 수리하는 방식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확인된 바 없다. 분위기쇄신 차원에서 일부교체는 있겠지만 5명 전부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란 공식 입장만 내놓았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서울현대도예공모전] 대상 최보람씨

    [서울현대도예공모전] 대상 최보람씨

    지난해 첫 출품에서 입선을 한 최보람(25) 작가는 두 번째 도전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작품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항상 옆에서 버팀목이 되어 주신 부모님, 많은 영감과 조언을 아끼지 않은 선생님, 선배님들께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대상 수상작인 ‘기록 1011’은 전형적인 그릇의 형태를 띠고 있다. 작가는 “그릇은 예부터 세월의 흔적을 담은 물건 중 하나로 일컬어져 왔다.”면서 “이러한 그릇을 나 자신에 비유하여 제작하되, 무엇인가를 담을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 새로운 조형미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을 자세히 보면 칸칸이 나누어진 흙 타래와 그 위에 그려진 이미지가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면서 반복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청화로 표현된 이미지는 전형적인 패턴들을 반복적으로 재배치함으로써 새로운 일루전을 보여주려 노력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작가는 이어 “반복된 작업 활동을 하면서 그 작업에 집중하게 될 때, 작품과 나 자신만이 남게 되는 것을 느낀다.”면서 “작품과 내가 동일시되는 상태에 이르면 작품에 드러나는 흙 타래와 그 위에 그려진 이미지 자체가 ‘기록된 나’가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익대 도예유리과와 동대학원 도예과 석사를 마친 작가는 현재 홍익대부설도예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 ‘MB맨’ 전면배치… 정국 정면돌파 나서나

    ‘MB맨’ 전면배치… 정국 정면돌파 나서나

    ‘MB맨’들이 돌아오나.’ 청와대가 순차적인 개각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부터 시작해 현재 공석인 자리를 메우고, 꼭 필요한 자리를 1~2명씩 순차적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공석인 감사원장과 국민권익위원장 자리를 비롯, 지난 8·8개각 때 바꾸려고 했던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식경제부 장관이 대상이다. 이를 위해 청와대의 인사검증 작업은 이미 상당히 진척된 상태다. 구체적인 움직임은 오는 29일 부처별 업무보고가 마무리되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9일 “이달 말보다는 내년 초 교체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미 밝힌 대로 앞으로 ‘전면 개각’ 등은 없고 필요에 따라 순차적인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전 포인트는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혔던 청와대 1·2기 핵심 참모들이 이번에 복귀하느냐다.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을 비롯, 이동관 전 홍보·박형준 전 정무 수석 등이다. ●후임감사원장에 류우익 거론 감사원장 후임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정동기 정부 법무공단 이사장과 초대 대통령실장을 지낸 류우익 주중대사가 거론된다. 강만수 국가경쟁력 강화위원장과 김경한 전 법무장관도 후보로 이름이 오른다. 권익위원장엔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정동기 전 민정수석과 함께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당 안팎에선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이방호 전 사무총장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문화부 장관에는 이동관 전 홍보수석이 박형준 전 수석과 함께 거론되고 있다.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과 박범훈 중앙대 총장도 후보군에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장관에 김종훈 본 부장도 지경부 장관 후임에는 김영학 전 지경부 2차관, 조환익 코트라 사장, 오영호 무역협회 부회장,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얘기가 나온다. 집권 4년차를 맞아 이른바 MB 복심의 ‘귀환’설을 놓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과거의 인물을 ‘돌려쓰기’보다는 새로운 인물을 기용해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안철수 과학기술위원장 하마평 반면 ‘대포폰’ 파문과 예산안 파동에 이은 불교계의 반발 등 잇단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이 대통령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인사들을 전면에 재배치하고, 국정운영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위기탈출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신설되는 과학기술위원장에는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와 윤종용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서상기·박영아 한나라당 의원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국정원장과 통일부장관 등 안보라인과 지경부장관 외의 일부 경제부처 장관의 교체설이 당쪽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눈에 띄게 진척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국방부 ‘과장직위 민간이양’ 헛발질

    김관진 국방장관이 지난 8일 “국방부 정신전력과장직의 민간 이양 문제를 재검토하라.”고 관련부서에 지시했다. 서울신문이 같은 날 군의 정신전력 강화 기조에 역행하는 국방부의 행정편의주의 행태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국방부 실무부서의 후속조치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한숨만 나온다. 국방부 군구조개혁관실이 현역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은 직위가 정신전력과장직이 아닌 군종과장직인 것으로 13일 확인됐기 때문이다. 대신 다른 과장직위를 민간이양해야 한다는 조건까지 달렸다. 이는 2006년 제정된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현역 장교가 아닌 국방부 소속 공무원의 비율을 ‘70% 이상’으로 짜맞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또 군종과장직을 현역으로 유지하는 대신 민간이양이 검토되는 직위는 군사시설재배치과장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직위는 군 구조개편 문제와의 연계성 때문에 현역 육군 대령급으로 확정된 바 있다. 군 전문성이 비교적 덜한 다른 과장직위를 민간에 이양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해·공군 현역이 맡아 온 직위를 내놓아야 한다는 이유로 검토대상에서 제외된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군 내부에서조차 ‘전형적인 돌려막기 인사’라는 불평이 거세다. 군의 한 관계자는 “종교 전문성이 필요한 군종과장은 민간이양에 문제가 없지만, 전군 정신교육을 총괄하는 정신전력과장직은 군의 특수성이 꼭 반영돼야 한다.”면서 “국방부 실무부서의 ‘헛발질’”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방부와 대적관계에 있는 북한 인민무력부가 언제 민간이양을 운운하더냐.”면서 “북한의 도발 위험이 높은 지금 ‘민간이양 70%’ 잣대를 고집하는 것 자체가 시대 착오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軍 “13일부터 27곳서 해상사격 훈련”

    군은 13~17일 전국 해상 27곳에서 사격 훈련을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그러나 이번 공지에서도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의 사격 훈련 계획은 제외됐다. 지난달 23일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의 사격 훈련은 잠정 중단돼 왔다. 합동참모본부는 국립해양조사원의 항행 경보 발령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서해에서는 격렬비열도 남·북쪽, 안마도 남서쪽, 대천항·미여도·직도 근해, 안흥 남쪽, 어청도·덕적도 서쪽, 초치도 북서쪽 등 15곳이 해당된다. 동해는 포항 동북쪽, 강릉 동쪽, 울릉도 근해, 울산·거진·기사문 동쪽 등 6곳이, 남해는 육지도·거제도 남동쪽, 제주도 동쪽 등 6곳이 해당된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도 해병대 6여단 대청부대와 소청중대 등을 순시하며 서해 5도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는 자리에서 “연평도 포격 도발은 의도된 도발로 북한은 반드시 다시 도발해 올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항재전장(恒在戰場)의 정신으로 또다시 도발해 오면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을 보여줘야 하며 몇 배로 강력하게 응징해 강한 해병대의 진면목을 보여 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국방부는 13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제27차 한·미 안보정책구상(SPI) 회의를 열고, 지난 8일 한미 합참의장 협의회에서 합의한 북한의 국지 도발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미국과 세부 협의에 착수한다. 이 회의에는 장광일 국방정책실장과 마이클 시퍼 미 국방부 동아시아부차관보를 수석대표로, 한미 국방·외교 관계자들로 구성된 대표단이 참가한다. 한미는 이번 회의에서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해 대비하기 위한 ‘확장억제정책위원회’ 운영과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전략 동맹 2015’를 추진해 주한미군 재배치 등 주요 동맹의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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