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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웹소설의 황금기는 문학의 황금기인가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웹소설의 황금기는 문학의 황금기인가

    종이책 출판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최근 웹소설 시장의 급격한 발전은 경악을 넘어 이대로 종이책 소설을 고사시키지는 않을지 공포가 느껴질 정도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0년 한국 웹소설 시장 규모는 무려 6000억원으로 종이책 소설 시장 규모의 2배가 넘는다고 한다. 2013년에 겨우 100억원 정도였는데 7년 사이 60배가 성장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작가의 숫자다. 추산에 따르면 이미 20만명이 넘는 웹소설 작가가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지금은 웹소설의 황금기가 아닐까. 더욱이 고도의 전문성과 큰 자본이 요구되는 웹툰 창작과 달리 웹소설 창작은 문턱이 낮다. 누구든 다년간의 고된 습작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특정 문예 학과와 매체의 문화자본 없이도 수백만 명의 독자를 갖춘 대형 플랫폼에 자유롭게 작품을 발표할 수 있다. 그리고 매편 수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면 매달 수천만원씩 인세를 받으며 부와 명예를 누릴 수도 있다. 자, 이 정도면 웹소설의 황금기를 넘어 문학의 황금기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단군 이래 이 정도로 작가와 독자의 저변이 무한 확대된 시대가 있었던가. 그런데 이 ‘문학의 황금기’는 조금 이상하다. 웹소설은 활황인데 종이책 소설은 초판 인쇄 부수가 1000부 이하로 쪼그라들었고 이것조차 다 팔리는 경우가 드물다. 인기 웹소설 작가는 매달 인세가 수천만원이라는데 종이책 소설 작가는 강연이나 글쓰기 강좌로 입에 풀칠을 하고 코로나19 시대가 와서는 그것조차 힘들어져 청소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리고 웹소설 독자는 수백만 명에 달해 지하철에서도 시간을 쪼개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이들이 숱한데, 순문학 소설과 시를 읽는 사람은 계속 줄어들기만 한다. 도대체 이 모순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아마도 ‘문학’이라는 개념의 오랜 지체 현상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문학’은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이고 나아가 자본주의 시대의 주요 장르인 ‘소설’은 ‘사실이나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인간의 모습이나 사회상을 표현하는 허구적 이야기’이지만, 웹소설은 굳이 ‘예술’이 되려는 의도가 없으며 ‘인간의 모습이나 사회상’을 일부 표현하기는 하되 그것은 사실성이나 당위성이 아닌 순수한 ‘오락성’에 복무한다. 오래전에 “책 몇 권 냈다고 작가 흉내내는 녀석들은 딱 질색이야”라는 말을 웹소설 작가 형에게서 들은 적이 있다. 웹소설에서는 로맨스, 판타지, 무협 등 장르마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스테레오타입이 있다. 그런데 데뷔 후 얼마 안 돼서 성취감에 빠진 나머지 스테레오타입에서 벗어나 과감히 일반 소설의 복잡하고 심층적인 양식을 도입하는 웹소설 작가들이 있었다. 작가 형은 그런 시도를 혐오했다. “잘난 척하려고 재미를 버린다”고 보았다. 일리가 없지는 않았다. 사실 그 작가들은 대부분 제도권 문예학과 출신으로서 기존 ‘문학’을 선망해 그런 ‘신선한’ 시도를 했지만 독자에게 거의 외면당하고 말았다. 웹소설 작가에게 ‘작가다운’ 것은 미덕이 아닌 것이다. “이건 소설이 아니라 예능이라니까요”는 웹소설 작가 동생에게서 들은 웹소설의 정의다. 웹소설은 5000~6000자 분량의 연재물 수백 회로 구성되며, 몇 달간 주당 평균 5회씩 연재된다. 웹소설 작가는 처음에 대체적인 스토리 구성만 한 상태에서 매일 ‘달린다’. 한 달에 1권 분량을, 시시각각 댓글로 달리는 독자들의 반응을 반영하며 미친 듯이 써 내려간다. 문학 작품은 곧 작가의 통일적이고 개성적인 세계라는 모더니즘의 작품관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 웹소설 독자는 이렇게 예능이나 드라마의 시청자처럼 작품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더욱이 지루하고 밋밋한 전개는 단 몇 문단도 못 견딘다. 이처럼 웹소설의 작가와 독자는 우리가 아는 문학의 작가와 독자가 아니고, 나아가 그 작가와 독자 간 상호소통의 산물인 웹소설도 우리가 아는 문학이 아니기에 ‘웹소설의 황금기’가 곧 ‘문학의 황금기’는 아님이 자명해졌다. 하지만 이는 명명과 범주화의 문화권력이 아직은 현 제도권에 있기에 그러할 뿐이다. 혹시 근미래에 그 문화권력이 ‘웹콘텐츠’ 영역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아예 ‘종이책’이라는 소설의 매체가 유명무실해진다면 어떻게 될까.
  • 이별 요구한 연인 때리고 성폭행한 남성…결과는 징역형 집행유예

    이별 요구한 연인 때리고 성폭행한 남성…결과는 징역형 집행유예

    헤어지자고 말한 연인을 수차례 폭행하고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 남성은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에서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다가 재판 과정에서 뒤늦게 자신의 범행을 인정했는데, 이것이 유리한 정상 중 하나로 참작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신혁재)는 상해와 재물손괴, 특수협박, 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명령을 선고했다. 증권사를 다니는 A씨는 2019년 1월 자택에서 피해자가 자신의 외도를 의심하면서 헤어지자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화가 나 주먹으로 피해자를 폭행했다. A씨는 전부터 피해자를 폭행하는 일이 많았다. A씨는 2018년 8월 피해자가 대학 동기 모임을 나가는 문제로 피해자와 다투다가 화가 나 주먹으로 피해자를 때렸다. 2017년 5월에는 피해자가 예전 남자친구가 좋아했던 야구팀 경기를 보러갔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폭행했다. 그 후로도 A씨의 범행은 그칠 줄 몰랐다. 그는 2019년 9월 자택에서 피해자와 연락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다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진 뒤에 피해자를 수차례 폭행했다. A씨는 당시 헤어지자고 말한 피해자에게 “나는 증권(사)을 다니는데 너 같은 애는 소개팅도 안 들어온다. 네가 헤어지자고 말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피해자를 향해 와인병을 휘두르면서 “여긴 내 집이니까 여기서 무슨 일이 있어도 아무도 모를거다”라고 말해 피해자를 협박했고, 이후에는 “분이 안 풀렸다”면서 폭행과 협박을 당해 겁을 먹은 피해자를 강간했다. 재판에서 A씨는 일부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2019년 1월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했을 당시 피해자가 입은 상처가 경미하고, 2019년 9월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진 것은 그렇게 하라는 피해자의 승낙이 있었다는 게 A씨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경미하다고 볼 수 없고, 이미 A씨가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지기 전부터 시작된 A씨의 폭력적인 행동과 위압적인 발언으로 공포심을 느낀 피해자가 더 큰 가해를 방지하기 위해 A씨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던지는 행위를 수인하는 취지로 말한 것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육체적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바, 피고인에게는 그 책임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합의금 5000만원을 지급하고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더 이상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점, 피고인이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에서와는 달리 이 법정에 이르러서는 이 사건 각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다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할 여지가 있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엘리베이터 왜 고장나?”…아파트 관리소장 폭행한 ‘갑질’ 입주민

    “엘리베이터 왜 고장나?”…아파트 관리소장 폭행한 ‘갑질’ 입주민

    폭행·폭언·협박 등 제기된 혐의만 7가지법원 “피해자 정신적 고통 매우 컸을 것” 부산에서 아파트 관리소장을 상대로 살해 협박과 폭행을 저지른 입주민이 징역형에 처해졌다. 15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단독 문춘언 판사는 협박,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 8월부터 2020년 5월까지 해운대구 한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관리소장 B씨를 찾아가 욕설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협박을 하거나 폭력을 했다. A씨는 엘리베이터 고장 등을 이유로 B씨에게 불만을 품고 주기적으로 관리사무소 안내문을 찢거나 난동을 부렸다. A씨는 B씨가 고소장을 제출해 약식기소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또 B씨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허위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검찰이 A씨를 기소하면서 적용한 혐의만 해도 협박, 폭행, 업무방해, 무고, 재물손괴, 모욕, 문서손괴 등 7가지에 달했다. 극도의 공포와 스트레스를 겪은 B씨는 최근 관리소장직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문 판사는 “피고인은 같은 이유로 앞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음에도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고 무고 범행까지 저질렀다. 피해자의 정신적인 고통이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특별한 범죄전력이 없는 점, 피해자가 제기한 민사소송 1심 판결 원리금 모두를 공탁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바둑 여제’ 조혜연 9단 스토킹한 40대, 2심도 징역 2년

    ‘바둑 여제’ 조혜연 9단 스토킹한 40대, 2심도 징역 2년

    ‘바둑 여제’ 프로 바둑기사 조혜연 9단을 스토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배준현)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재물손괴·건조물 침입·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49)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4월부터 약 1년간 조씨가 운영하는 바둑학원에 침입해 건물 벽에 ‘사랑한다’는 글과 욕설 등 낙서를 하고 소리를 지르는 등 학원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4월에는 사흘 연속 학원을 찾아가 “(조씨가) 나와 결혼할 사이”라고 소리를 지르는 등 괴롭혔고, 조씨의 소식을 알리는 인터넷 뉴스 기사에 ‘고난이 기다린다’는 등 협박성 댓글을 달기도 했다. 같은 달 경찰조사를 마친 뒤 다시 학원을 찾아가 “죽여버리겠다”, “당장 나오라”며 조씨를 협박한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상당한 기간 동안 수차례에 걸쳐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당했고 신변에 대한 불안감으로 사설 경호원을 고용하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고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항소심에 이르러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1심 형량을 유지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내 딸 그림 안보냈지” 편의점 차량 돌진 30대女 실형

    “내 딸 그림 안보냈지” 편의점 차량 돌진 30대女 실형

    승용차로 편의점 들이받으며 난동‘딸 그림 누락’ 이유로 범행 저질러징역 2년 4개월·벌금 20만원 선고 지난해 경기 평택에서 승용차로 편의점을 들이받으며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이 여성은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연 그림대회에 딸의 그림을 제출했으나, 해당 편의점주가 그림을 누락했다는 이유로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3단독 설일영 판사는 특수상해, 특수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39)씨에게 징역 2년 4개월과 벌금 20만원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설 판사는 “이 사건 범행의 수단과 방법의 위험성이 매우 크고 피해자는 이 사건 이전에도 업무방해 범행 등으로 피고인에게 지속적으로 위협감을 받고 있었다”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커다란 경제적 피해와 함께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는 등 피해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과 정신질환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에 이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15일 경기 평택시에서 제네시스 승용차를 끌고 편의점에 돌진해 점주 B씨에게 상해를 입히고, 차량에서 내려 손과 발로 B씨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로 인해 9800여만원 상당의 편의점 집기를 파손하고, 순찰차를 들이받아 360여만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도 받았다. A씨의 범행을 촬영한 동영상들이 온라인상에서 관심을 끌면서 ‘평택 차량 편의점 돌진’ 사건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사건 당시 A씨가 편의점 안에서 차량을 앞뒤로 움직이며 난동을 부리자 경찰은 A씨에게 하차를 요구했으나 불응했고, 이후 경찰은 공포탄 1발을 발사한 뒤 차 문을 열고 A씨를 체포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PC방 다니며 여성 커피에 몰래 소변 넣은 30대

    PC방 다니며 여성 커피에 몰래 소변 넣은 30대

    PC방에서 여성 손님이 마시던 음료수에 몰래 자신의 소변을 넣은 3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2단독 유정우 판사는 재물손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울산 한 PC방에서 근처에 있던 다른 20대 여성 손님이 마시던 아이스커피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자신의 소변을 아이스커피에 넣었다. A씨는 10여 일 뒤에도 같은 PC방에서 비슷한 방법으로 50대 여성이 마시던 커피에 소변을 넣었다. 재판부는 “A씨는 별다른 이유도 없이 범행했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 지적장애 3급 장애인인 점을 고려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운전자 70% “난폭운전 피해 경험”…‘도로 위 폭군’ 막으려면

    운전자 70% “난폭운전 피해 경험”…‘도로 위 폭군’ 막으려면

    운전자 10명 중 7명이 난폭운전 차량으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복운전을 당해 본 운전자도 절반에 달했다.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도로 위 폭군’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추세인 가운데 최근 난폭·보복운전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가 나왔다. ●‘난폭운전 하거나 당하거나?’…폭력으로 물든 도로 13일 학계에 따르면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해 자동차 운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71.6%가 단발성(1회성) 난폭운전 피해를 입은 적 있다고 답했다. 반복적인 다발성 난폭운전 피해를 입어 본 운전자는 57.1%, 보복운전 피해 경험이 있는 운전자는 47%로 조사됐다. 이러한 내용은 최근 발간된 ‘난폭·보복운전 예방을 위한 실태조사 연구’ 보고서에 담겼다. 운전자들이 주로 경험한 단발성 난폭운전 행위는 △방향지시등 사용하지 않고 급차로 변경 △신호 위반 △속도 위반 순으로 많았다. 다발성 난폭운전의 경우, 차량 사이로 지그재그 운전을 하면서 급차로 변경하거나 적색신호에 속도를 위반해 통과하는 피해가 잦았다. 보복운전은 △차량 뒤에 바짝 붙어 반복적으로 경적·상향등 사용하는 행위 △고의로 차량 앞에서 갑자기 속도 줄이거나 멈추는 행위 △고함과 욕설 순으로 피해 빈도가 높았다.눈여겨 볼 대목은 운전자들이 폭력적인 운전 행위의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단·다발성 난폭운전과 보복운전 사례에서 모두 피해 경험만 있거나 가해 경험만 있는 운전자보다 둘 다 경험해본 운전자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난폭·보복운전을 해본 운전자들은 주로 빨리 가기 위해서나 시간적 여유가 없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보복운전의 동기에 대해서는 △상대 차량이 갑자기 끼어드는 행위(25.5%) △상대 차량이 천천히 가는 행위(18.9%) △뒤에서 경적을 울리거나 상향등을 번쩍이는 행위(13.1%)를 꼽는 응답자들이 많았다. 연구진들은 “특히 보복운전 가해자는 상대적으로 교통법규 준수 인식이 낮았고 일상생활 속에서 문제적 상황을 겪거나 자기 자신에 대한 통제력이 낮은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보복운전에 ‘살인미수죄’ 적용도…현행법 살펴보니 그렇다면 폭력적인 운전 행위는 어떻게 처벌받고 있을까. 현행 도로교통법은 “난폭운전을 한 사람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난폭운전 행위로는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횡단·유턴·후진 금지 위반, 앞지르기 방해 금지 위반 등 모두 9개 유형이 명시돼 있다.보고서에 따르면 도로교통법 외에도 난폭·보복운전으로 다른 운전자들을 위험에 처하게 해 구체적인 피해를 발생시키면 형법상 상해죄나 재물손괴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등을 적용해 처벌할 수도 있다. 실제로 보복운전을 해 상대방에게 전치 8주 상해를 입힌 운전자에게 살인미수죄가 인정된 사례도 있다. 이모씨는 2015년 앞 차 운전자와 시비가 붙은 상황에서 정지 신호 때 차에서 내려 자신에게 다가오는 상대방을 차로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 재판부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면서 이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다만 연구진은 “(대부분의 경우에서는) 살인 고의입증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보복운전 행위 금지를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고 보복운전으로 인한 상해와 사망에 대해서도 별도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난폭·보복·음주운전이 동시에 발생한 경우나 재범 상황에 대한 추가 규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감히 나를 신고해?”…위장크림 바르고 전 여친 살해 시도

    “감히 나를 신고해?”…위장크림 바르고 전 여친 살해 시도

    헤어진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하려 한 60대 남성에게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감히 나를 신고 했느냐’면서 폭행하고 행패를 부린 얼마 뒤 또 찾아가 살해하려 했다. 특히 살해를 시도할 당시 피해자와 주변인들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얼굴에 검은색 위장크림을 칠하고 가발·모자·마스크를 쓴 변장한 모습으로 접근해 범행했다. 8일 의정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다주)는 살인미수, 상해, 특가법상 보복폭행 등,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씨(60대)에 대해 징역 10년과 보호관찰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씨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발찌 부착명령청구는 기각했다. 이씨와 피해자 A씨(49)는 2018년 3월부터 교제했지만 이씨의 무리한 성관계 요구 때문에 A씨는 고통스러워했다. A씨가 성관계를 거부하면 이씨는 폭행하거나, 경찰에 ‘A씨가 자신의 업소에서 성매매한다’고 신고하는 등 괴롭혔다. A씨는 지난해 7월13일 이씨에게 헤어지자고 통보했고, 다음날 이씨는 A씨가 운영하는 연천군의 업소에 찾아가 현관문을 둔기로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날 이씨는 A씨가 자신을 ‘성폭행’으로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고 또 다른 범행을 계획했다. 20일 뒤인 이씨는 흉기와 전기충격기를 준비한 뒤 얼굴에 검은색 위장크림을 바르고 가발과 모자, 마스크를 착용해 자신을 알아볼 수 없도록 변장하고서 A씨를 찾아갔다. 이씨는 전기충격기로 A씨를 제압하려고 안면에 댔지만 작동하지 않자, 준비한 흉기로 A씨를 흉기로 찔렀다. 저항하던 A씨의 팔꿈치에 흉기의 끝부분이 부러지자 A씨는 그 틈을 타 달아났다. 법정에서 이씨는 “흉기로 찌른 행위는 인정하지만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 피해자의 어깨에 손만 얹었을 뿐 목을 조른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재판부는 “살인의 고의는 목적이나 계획적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이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해 타인에게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과 위험을 인식·예견했다면 고의가 인정된다”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성폭행 등으로 고소했다는 이유로 고소취하를 요구하면서 협박하는 SNS를 보냈고 폭행하기도 했다. 피해자에게 전기충격기를 사용하려다 실패하자 즉시 소매에서 흉기를 꺼내 찔렀다”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의 당시 심리상태에 비춰 흉기가 부러지고 피해자가 도망가지 않았다면 계속 공격했을 것”이라면서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 수사를 받는 중에도 반복해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으며, 피해자의 가족과 지인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실낱 희망이라도 잡았으면…” ‘비대면 점집’ 2030 홀렸다

    “실낱 희망이라도 잡았으면…” ‘비대면 점집’ 2030 홀렸다

    취업준비생 박모(29)씨는 매달 유튜브에서 타로카드로 보는 월별 운세와 무속인들이 풀어주는 띠별 운세를 즐겨 본다. 올 들어 진로를 바꾸면서 더욱 불확실해진 미래를 알고 싶어서다. 타로에 심취한 그는 타로점 관련 민간자격증을 알아보는 등 직접 배워볼 생각이다. 박씨는 “타로·사주 유튜브에서 좋은 말을 들으면 힘이 나서 좋고, 나쁜 말을 들으면 조심하게 돼서 좋다”면서 “불확실한 세상에서 조금이나마 의지가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타로, 사주, 신점 등도 유튜브, 모바일앱 등으로 해결하는 ‘비대면 점집’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비대면 점집은 신년을 맞이하면서 호황을 누린다. 비대면 점집은 ‘신축년 합격운이 좋은 띠’, ‘재물운이 들어오는 달’ 등을 풀어주는 무속인 유튜브부터 타로점을 치는 ‘타로 리더’가 카드를 뽑아 5개의 더미를 만들고, 시청자가 번호를 선택할 시간을 준 다음 카드를 뒤집어 각 카드에 담긴 애정운, 합격운 등을 풀이해주는 유튜브까지 다양하다. 청년층에게 특히 인기가 좋은 콘텐츠는 유튜브 타로점이다. 간단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 시청자가 비대면 상황에서도 직접 카드 더미의 번호를 고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최근 취업에 성공한 직장인 최모(29)씨는 “최종합격 발표를 앞두고 타로 유튜브 5개 채널에서 월별 운세나 합격운 콘텐츠를 봤다”면서 “5개 채널에서 모두 이번에 합격할 거라 했는데 진짜로 합격했다. 발표를 기다리면서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인기를 증명하듯 유튜브에 개설된 비대면 점집은 1000여 개가 넘는다. 4일 유튜브 통계 분석 사이트인 ‘플레이보드’에서 검색한 결과, 타로 관련 국내 채널은 659개, 점집 관련 국내 채널은 468개에 달한다. 유명 타로 유튜브 채널 ‘타로호랑’은 구독자 43만 명에 평균 조회 수가 49만 회를 넘는다. 모바일 앱으로 보는 사주풀이도 꾸준히 인기다. 유료로 모바일 사주를 봤다는 김모(28)씨는 “모바일 사주를 보는 데에만 수십만원을 썼다”면서 “‘힘든 시기도 끝이 있다’는 메시지가 힘이 되기 때문에 위안을 삼으려고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궁금한 질문을 입력하면 인공지능(AI)이 사주나 타로를 풀어 답변해주는 AI 챗봇도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되자 불안감이 커지고 무속에 기대는 심리가 있다”면서 “특히 청년층은 코로나19로 인해 취업난이 심해지고 시험도 계속 연기되다 보니 앞날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싶어하는 욕구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뼛속까지 친일”…나경원 간판에 낙서한 30대 집행유예

    “뼛속까지 친일”…나경원 간판에 낙서한 30대 집행유예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현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사무실 간판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하고, 이를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회사원이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안재천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재물손괴등) 등 혐의로 기소된 직장인 안모(38)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또 안씨와 동행해 휴대전화로 낙서하는 장면을 촬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모(31)씨에게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지난 2019년 8월 직장 선후배 사이이던 A씨와 B씨는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당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사무실에 무단으로 침입해 붉은색 락카 스프레이 등으로 간판에 낙서를 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간판에 일장기처럼 붉은 스프레이를 칠하고 ‘우리 일본? 습관적 매국 뼛속까지 친일’ ‘대한민국에서 사라져라’는 등의 낙서를 했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이들은 “나 의원이 국회에서 일본과 관련된 발언을 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이를 항의하기 위해서 사무실에 찾아간 것”이라고 진술했다. 안 판사는 “민주사회의 시민은 누구든 자유롭게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수 있고, 건전한 비판을 할 표현이나 행동의 자유를 갖는다”면서도 “그런 가치를 존중하는 것은 일정한 한계를 갖는데, 피고인들의 범행은 그 한계를 초과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고 있는 선출직 공무원의 견해나 정책에 대한 건전하고 건설적인 비판이 아니라 범죄로 포섭될 수 있을 정도의 물리력을 동원한 항의는 건전한 상식과 이성에 기반을 둔 합리적 토론을 통합 사회통합을 저해한다”며 “해당 공무원을 대표자로 선출한 다른 민주시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고인들이 벌금형을 초과해 처벌을 받은 전력이 약 10년간 없는 점, 침입 대상이 된 건조물은 평소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건조물인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수도권 2026년부터 ‘종량제 쓰레기’ 직매립 금지

    수도권 2026년부터 ‘종량제 쓰레기’ 직매립 금지

    2026년부터 수도권 지역에서는 종량제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다. 커피 소비 확대로 해마다 배출이 늘고 있는 커피찌꺼기(커피박) 등에 대한 재활용 기반도 마련됐다. 환경부는 4일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정책 및 각종 제도 개선 내용을 담은 ‘폐기물관리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5일부터 3월 17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직매립 금지는 수도권 지역의 경우 2026년부터 시행되고 수도권 외 지역은 소각시설 확충 등을 고려해 2030년부터 적용한다. 가연성 생활폐기물이 직매립되면서 매립지 부족과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소각 또는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재물(가연성 제외)만 매립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직매립 금지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마다 폐기물 처리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 서울은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시설) 건립을 위해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했다. 인천은 권역별로 소각시설을 신설(945t/일)하고 기존 시설도 현대화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소각시설 신설 및 확충을 통해 하루 1350t 처리 용량을 확보하고 공공 재활용선별시설도 신설(8곳)·증설(3곳)할 예정이다. 개정안에는 폐기물 재활용 확대 방안도 담겼다. 폐발광다이오드(LED)의 재활용 근거를 마련해 지정된 유형에 따라 금속 또는 비금속 자원 회수 등이 가능해졌다. 조개껍데기·폐산·커피박 등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추가돼 조개껍데기는 탄산칼슘, 폐산은 화학제품, 커피박은 고형연료제품으로 만들 수 있다. 특히 커피박은 임시보관장소에 모아 대형 차량으로 한번에 수거할 수 있도록 수집·운반 기준을 완화해 소규모 커피전문점 등에서의 수거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수요가 급증한 전기차 폐배터리 처리 과정에서 폭발이나 감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집·운반 및 보관 방법도 개정안에 담겼다. 보관·매립 폐기물 장소에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영상 정보는 60일간 보관하는 등 화재 예방 조치도 구체화했다. 홍동곤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자원순환사회로의 전환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경비원 코뼈 부러뜨린 중국인, 호텔 데려다준 경찰관 ‘징계’

    경비원 코뼈 부러뜨린 중국인, 호텔 데려다준 경찰관 ‘징계’

    아파트 경비원 코뼈 부러뜨린 중국인호텔 데려다준 경찰관 2명 징계“체포하지 않은 대처 부적절했다” 술에 취해 아파트 경비원 2명을 폭행한 중국 국적 입주민을 체포하지 않고 호텔에 데려다준 경찰관 2명이 징계를 받게 됐다. 3일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장기지구대 소속 경위(50대)와 순경(30대)을 지시 위반으로 징계할 예정이다. 해당 아파트 경비원들은 1월 11일 오후 11시 40분쯤 김포시 장기동의 한 아파트 후문에서 입주민 C씨(35)가 난동을 부린다며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이들 경찰관들은 술에 취한 C씨가 경비원 A씨와 B씨를 폭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상황이 종료되는 등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현장에서 C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고 500여미터 떨어진 호텔에 데려다 줬다. 당시 경찰은 “C씨가 귀가하지 않겠다고 해 분리조치 차원에서 호텔이 있는 상업지역까지 경찰차로 태워줬다”며 “어떤 목적을 갖고 호텔까지 데려다 준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후 사건 발생 사흘 만에 C씨를 입건해 초동 대응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언론의 뭇매를 맞자 경찰은 감찰에 착수했다. 그 결과 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이 상황대처가 부적절했다고 판단해 이들을 징계하기로 결정했다.한편 법원은 지난달 21일 폭행, 상해, 업무방해, 재물손괴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C씨에 대해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범행 행태가 중하고 유사한 전력이 있는 점, 출국 금지가 내려진 상황 등을 고려했다”며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난 11일 오후 11시 40분쯤 이 아파트 입주민 전용 출입구에서 50대 경비원 2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의 배 부위를 주먹으로 여러 차례 폭행했으며 자신을 말리는 A씨의 얼굴도 때린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술에 취한 C씨는 지인 차 조수석에 타고 아파트로 들어가기 위해 입주민 전용 출입구를 찾았다가 차량 미등록을 이유로 진입하지 못하게 되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의 폭행으로 B씨는 갈비뼈에 손상을, A씨는 코뼈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치료받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노출 방송으로 돈 벌자” 거부하자…20대女 살해한 BJ

    “노출 방송으로 돈 벌자” 거부하자…20대女 살해한 BJ

    부하직원 돈 빼앗고 잔혹하게 살해밧줄 묶인 채 공포에 떨다가 숨져법원 “반인륜적 범죄” 징역 35년 선고 노출 의상을 입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하직원의 돈을 빼앗고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 BJ(인터넷 방송 진행자)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정다주)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오모(41)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는 징역 17~22년인데, 권고형을 뛰어넘은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오씨에게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접근 금지를 명령했다. 오씨는 경기 의정부시 한 오피스텔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해외선물 투자 방송을 진행했다. 그러나 대부업체 대출 등 빚이 1억원이 넘었고, 사무실 임대료와 가족 병원비 등 매달 1500만원가량이 필요했다. 이에 오씨는 지난해 3월 A(24·여)씨를 채용하고, 주식 관련 지식을 가르친 뒤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채 인터넷 방송을 하게 해 수익을 낼 계획을 세웠다. A씨는 이를 거부했고 오씨는 계획대로 되지 않자 범행을 저질렀다. 지난해 6월 29일 낮 12시 30분쯤 오씨는 출근한 A씨를 흉기로 위협한 뒤 밧줄 등으로 억압했다. 이후 A씨에게 투자한 돈이라며 계좌이체를 통해 1000만원을 빼앗았다. 경찰에 신고할 것을 걱정한 나머지 살해해 증거를 없애기로 했고, 같은 날 오후 10시쯤 A씨에게 신경안정제와 수면제 등을 먹인 뒤 목 졸라 살해했다. A씨는 9시간 넘게 밧줄에 묶인 채 공포와 두려움에 떨다가 결국 오씨에게 살해된 것이다. 범행 직후 사무실을 나온 오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실패했고, 3일 만인 7월 1일 경찰에 전화해 자수,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수사 과정에서 오씨는 특수강도죄와 특수강간죄로 각각 징역 3년 6월과 징역 3년을 선고받아 두 차례 복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속기소 된 오씨는 재판과정에서 “범행 당시 우울장애, 공황장애 등이 있어 약을 복용, 부작용으로 심신미약 상태였고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강도살인죄는 재물을 위해 대체할 수 없는 생명을 빼앗는 반인륜적인 범죄”라며 “그 불법성과 비난 가능성의 중대함에 비춰 피고인의 행위는 어떠한 사정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은 처음부터 돈을 벌 계획으로 피해자를 채용하고 결국 목숨까지 빼앗았다”며 “범행 전 과정에서 큰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 속에 생을 마감했다”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쓰레기인 줄”…집앞에 내놓은 3억원 현금뭉치 증발

    “쓰레기인 줄”…집앞에 내놓은 3억원 현금뭉치 증발

    이삿짐 정리 과정에서 우리 돈으로 3억원이 넘는 달러 뭉치가 든 비닐봉투를 실수로 내다버린 사건이 알려진 가운데, 1일 현재까지 돈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1일 종암경찰서에 따르면 달러 약 28만불(한화 3억1000만원)을 잃어버렸다며 경찰에 신고한 A(39·성북구 장위동)씨는 이날까지도 현금을 찾지 못했다. 치매 증세가 있는 A씨의 어머니는 지난달 23~24일쯤 이사를 가기 위해 이삿짐을 정리하던 중, 달러 뭉치가 든 비닐봉투 1개를 집 밖 쓰레기를 모아둔 곳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이 사실을 깨닫고 확인하러 나간 것은 26일 오후 11시쯤. 하지만 당시에는 현장에서 이미 돈을 싸둔 담요와 비닐봉투, 현금이 사라진 뒤였다. 이 모녀가 잃어버린 돈은 살던 집을 판 돈과 그간 일을 해서 번 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사를 가기 위해 거액의 현금을 직접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9년부터 당시 달러 환율이 오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여러 번에 걸쳐서 바꿨고, 은행 이자율이 낮고 경기가 어려워 다시 못찾을 수도 있겠다는 걱정에 현금으로 보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0월에 아파트로 이사할 계획이 있었고 보증금을 내야하는데, 그 전까지만 달러로 보관하려고 했다는 것. 경찰은 23~24일의 A씨 집 밖 쓰레기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들여다 봤지만 특이사항을 포착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현재는 1월달 전체 CCTV를 돌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암경찰서 관계자는 “잃어버린 날짜가 특정되지 않고 재개발 구역이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만약 누군가 이 돈을 가져간 것이라면, 최대 1년 이하의 실형까지 나올 수 있는 ‘점유이탈물횡령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형법 제360조 점유이탈물횡령죄는 ‘유실물, 표류물 또는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으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해질 수 있다. 만약 돈을 주운 사람이 스스로 현금을 돌려주면 자수에 해당하기 때문에 범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선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재판부나 수사기관의 선처를 받기 위해서는 돈을 최대한 빨리 돌려주는 게 낫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A씨는 “돈을 돌려주면 아무 책임도 묻지 않고 사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반환을 호소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씨줄날줄] 문학작품 표절/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문학작품 표절/서동철 논설위원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1168~1241)의 ‘백운소설’에는 선대 문인 김부식(1075~1151)과 정지상(?~1135)의 일화가 나온다. 시중 김부식과 학사 정지상은 문장으로 이름을 나란히 했지만 서로 화목하지 못했다. 특히 정지상의 시에서 ‘절에서 불법을 설파하는 소리 그치고, 하늘빛 맑기가 유리 같네’라는 대목을 김부식이 좋아해 자기 시로 만들려 했지만 끝내 정지상은 허락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정지상은 김부식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다. 정지상의 반응이 매우 완강하다. 김부식이 해당 표현을 자신의 시에 그대로 옮겼다가 정지상이 알게 돼 불화가 더욱 깊어진 것은 아닐까 상상해 본다. 김부식은 묘청의 난이 일어나자 정지상을 제거한다. 물론 전적으로 이 시구절 때문에 벌어진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문학 작품의 표현 하나가 목숨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음을 이규보는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문인이 정치인이고 정치인이 문인인 시대였다. 잊을 만하면 문학 작품의 표절 문제가 도진다. 문학평론가 남진우는 “무인도에서 글을 쓰지 않는 한 표절 시비가 일어날 가능성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길은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작가는 텍스트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를 때로 훔치고 빌리며 자기 고유의 텍스트를 실현하는데, 표절은 이런 과정 중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불상사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반면 시인이자 소설가 이응준은 ‘문학 헌법 제1조’라는 표현으로 표절 문제에 엄격한 것이 우리 문단의 전통이었음을 강조한다. 본시 한국 문단은 요즘처럼 표절에 관해 널널한 입장을 취하는 개념 없는 동네가 절대 아니었다는 것이다. 헌법까지는 몰라도 현행 문학진흥법에도 ‘문학 관련 지식재산권 보호에 관한 사항’에 관련 내용이 들어 있다. 물론 저작권법에는 표절을 더욱 직접적이고도 엄격하게 제재하는 조항이 담겨 있다. 다른 사람의 작품을 베껴 지난해만 다섯 개의 문학공모전서 입상한 사람의 ‘표절 행각’이 화제다. ‘2020 이병주국제하동국제문학제’ 공모전의 대상 수상작 ‘하동 날다’를 보자. 가수 유영석이 1994년 발표한 ‘화이트’에서 노랫말 네 줄을 한 글자도 고치지 않고 가져와 한 줄을 덧붙였다. 이 한 줄도 직접 쓴 것인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대상은 당연히 취소됐는데 당사자는 ‘표절’이 아니라 ‘인용’이라고 항변했다고 한다. 유명 문인의 표절 사건처럼 진지하게 볼 필요도 없다. 다만 어떤 법을 적용해 처벌할지는 궁금하다. 표절(剽竊)은 ‘도둑질하다’는 뜻이다. 형법에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한다. sol@seoul.co.kr
  • 끝내 용서 구하지 않은 조재범…끝까지 용기낸 심석희

    끝내 용서 구하지 않은 조재범…끝까지 용기낸 심석희

    한국 여자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를 상대로 3년여간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징역 10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심석희 선수는 “앞으로는 유사한 사건이 절대로 발생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심석희 선수는 2018년 12월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 법정에 섰다. 조재범 전 코치는 ‘상습상해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에서 “심석희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폭행을 했다”고 선처를 호소했고, 심석희 선수는 조 전 코치의 거짓말에 ‘성폭행 고소’를 결심했다. 조 전 코치는 성범죄와 별개로 심 선수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9년 1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돼 복역했다. 그러나 “성범죄를 저지른 적은 없다”고 주장해 왔다. 재판부는 21일 조 전 코치에게 중형을 선고하며 “피고인은 피해자를 지도한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로서 수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항거 불능 상태를 이용해 위력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면서 “그런데도 혐의를 부인하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기 위한 조처도 하지 않았다”며 죄책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심석희, 역경 딛고 선수생활 전념조 전 코치는 심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 8월부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직전인 2017년 12월까지 태릉·진천선수촌과 한국체대 빙상장 등 7곳에서 30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심석희 선수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는 “심석희 선수가 수사를 받고,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며 매우 고통스러워했다. 공소장이 접수된 후 피의자가 바로 인정했다면 수사 과정이나 재판 과정이 매우 짧았을 것이다. 그런데 피의자가 (범죄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바람에 (심석희의) 고통이 심해졌다. 빨리 모든 것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해 피해자가 이 사건에서 벗어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석희 선수는 입장문을 통해 “다시는 나 같은 일이 생기면 안 된다고 생각하여 (고소를 결심하는) 용기를 냈다. 피해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데 (이번 실형 판결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 앞으로 유사 사건이 절대로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역경을 딛고 일어선 심석희 선수는 앞으로 스케이팅에 집중하며 쇼트트랙 선수 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지인 차 왜막냐”…경비원 코뼈 부러뜨린 중국인 구속, 유사 전력도(종합)

    “지인 차 왜막냐”…경비원 코뼈 부러뜨린 중국인 구속, 유사 전력도(종합)

    경비원 폭행 코뼈 함몰시킨중국 국적 30대 입주민 “사과한다”법원 “도주 우려…유사전력 있어” 경기 김포에서 아파트 경비원 2명을 폭행해 중상을 입힌 30대 중국 남성이 구속됐다. 22일 인천지법 부천지원(김정아 부장판사)에 따르면 폭행, 상해, 업무방해, 재물손괴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A씨(35)에 대해 “범죄 혐의 소명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범행 행태가 중하고 유사한 전력이 있는 점, 출국금지가 내려진 상황 등을 고려했다”며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이날 회색 야구모자와 점퍼를 입고 법원에 출석한 A씨는 “피해자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나”는 질문에 “반성한다. 사과한다”고 답했다. “폭행 혐의를 인정하느냐”라는 질문에는 “인정한다”고 답한 뒤 법원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지인 차량 통과시켜주지 않자 침 뱉고 폭행 그는 지난 11일 오후 11시 40분쯤 이 아파트 입주민 전용 출입구에서 B씨와 C씨 등 50대 경비원 2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의 배 부위를 주먹으로 여러 차례 폭행했으며 자신을 말리는 C씨의 얼굴도 때린 것으로 파악됐다. 또 경비원들을 향해 욕설하면서 침을 뱉거나 의자로 경비실 창문을 내려치는 등 난동을 부렸다. 당시 술에 취한 A씨는 지인 차 조수석에 타고 아파트로 들어가기 위해 입주민 전용 출입구를 찾았다가 차량 미등록을 이유로 진입하지 못하게 되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폭행으로 B씨는 갈비뼈에 손상을, C씨는 코뼈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치료받고 있다. 이 아파트 입주민들은 A씨를 엄벌해달라는 진정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경찰에서 “당시 방문객 출입구를 이용해달라고 안내했으나 A씨는 난동을 부리다가 나를 폭행했다”고 피해 진술을 했다. C씨 역시 같은 내용으로 진술했다. 경찰은 피해 경비원들로부터 받은 진술과 사건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폭행 사건이 알려지자 아파트 입주민 4000여 명은 A씨의 갑질을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가수 전인권, 옆집에 기왓장 투척해 경찰 조사

    가수 전인권, 옆집에 기왓장 투척해 경찰 조사

    가수 전인권(67)씨가 이웃과 시비 끝에 대문에 기왓장을 던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전씨를 재물손괴 혐의 피의자로 최근 불러 조사했다. 종로구 삼청동에 거주하는 전씨는 옆집이 지붕을 1m가량 높이는 공사를 해 자신의 조망권을 침해했다며 마찰을 빚던 중 지난해 9월 이웃집 대문에 기왓장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경찰에서 ‘돌을 던진 기억은 있으나 기왓장은 아니다’고 말하는 등 혐의를 일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와 주변 CCTV 등 증거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속보] 가수 전인권, 옆집에 기왓장 투척해 경찰 조사

    [속보] 가수 전인권, 옆집에 기왓장 투척해 경찰 조사

    가수 전인권(67)씨가 이웃과 시비 끝에 대문에 기왓장을 던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전씨를 재물손괴 혐의 피의자로 최근 불러 조사했다. 종로구 삼청동에 거주하는 전씨는 옆집이 지붕을 1m가량 높이는 공사를 해 자신의 조망권을 침해했다며 마찰을 빚던 중 이웃집 대문에 기왓장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문화재로 둔갑한 일제 관공서… 목포, 단죄비 설치 ‘시끌’

    ‘근대역사문화 공간’으로 선정된 전남 목포 지역의 일제강점기 건축물에 대한 단죄비 설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목포문화연대는 구 목포 일본영사관(사적 제289호)과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전남도 기념물 제174호)에 일제 식민 통치와 수탈의 잔재물이라는 것을 알리는 가로 80㎝, 세로 63㎝, 폭 23㎝ 크기의 단죄비 설치를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문화연대는 목포시가 일제강점기 건축물을 시민들의 저항정신과 일제 수탈의 아픈 실상을 외면한 채 관광자원으로만 부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목포는 일제강점기의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구 일본 영사관, 동양척식주식회사, 수백채의 적산가옥 등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시는 이 건물들을 상징적인 근대문화유산으로 개발해 관광 상품으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문화재청과 전남도가 단죄비(문) 설치를 불허했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22일 “문화재 보존과 관리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단죄문 및 단죄비는 친일행위를 한 인물에 대한 반민족적, 반역사적 행위를 명확히 해 심판하는 것으로 구 목포일본영사관 건축물에는 내용과 의미가 맞지 않아 부적합하다”고 통보했다. 전남도도 지난달 “문화재 훼손 우려가 있어 기존 안내판에 문구를 삽입하는 등 기존 시설물을 활용하는 게 타당하다”고 반대했다. 이에 대해 홍석준 도서문화연구원장은 “문화재청은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한다”며 “일제 잔재라는 경각심을 심어 주기 위한 목적인 만큼 인물에만 국한하지 않고 모든 건축물에도 적용하는 게 상식”이라고 꼬집었다. 정태관 목포문화연대 공동대표는 “문화재청은 반민족적, 반역사적 행위를 한 인물만이 단죄비와 단죄문 설치가 가능하다고 하고, 전남도가 문화재 훼손 우려로 허가하지 않은 방침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국권을 강탈하고 조선인들의 인권을 박탈한 일제강점기 관공서를 신주 모시듯 하는 조직은 어느 나라 국민이냐”고 항변했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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