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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한폭탄’ 유로존… 증시 요동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악화에 대한 불안감이 재점화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주요 증시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4~5% 폭락했으며, 일본 도쿄 증시는 전날보다 2.21%(193.89포인트) 떨어진 8590.57엔을 기록,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국 뉴욕증시도 장초반 2% 이상 떨어지며 급락세로 출발했다. 그리스의 재정적자 규모가 예상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 이탈리아 정부가 내부 반발로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대폭 축소한 것이 위기감 고조의 원인으로 꼽힌다. 더욱이 독일 앙겔라 메르켈 정부가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이들 국가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지원이 불확실해졌다는 우려도 악재로 작용했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의 1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사상 최고인 82.1%까지 치솟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금리도 각각 5.56%, 5.26%로 상승했다. 이에 당황한 이탈리아 정부가 재정긴축 프로그램을 위해 부유세를 신설하고 부가가치세를 인상하며 연금 개혁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의 현 총재와 차기 총재가 동시에 유로국 정상들에게 강도 높은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오는 10월 취임하는 마리오 드라기 차기 총재는 지난 5일 파리에서 열린 회의에서 “ECB가 재정 위기국의 국채를 무한정 매입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유로 정상들이 즉각 결단하지 않으면 시장 붕괴라는 파국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도 이 자리에서 “위기를 즉각적으로 타개할 수 있는 어떤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면서 유럽의회와 EU회원국 의회들이 수일 내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9~10일 프랑스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남유럽발 재정위기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유로존의 2분기 성장률이 0.2%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가 이날 발표했다. 이는 ‘유럽경제의 기관차’인 독일과 프랑스의 성장률이 급락하는 바람에 1분기의 0.8%보다 크게 둔화된 것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반군 “카다피 위치파악… 체포 초읽기”

    “카다피, 당신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 진격을 눈앞에 둔 리비아 반군이 “카다피의 소재를 파악했다.”며 도주 중인 ‘독재자’를 압박했다. 또 카다피의 셋째 아들인 사아디가 반군에 투항 의사를 밝혔다는 주장도 나왔다. 반군 측 국가과도위원회(NTC)는 석유 생산 재개를 준비하는 등 일상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며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에서 마지막 일전을 벼르고 있다. 알리 타르흐니 NTC 석유·재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트리폴리 코린시아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카다피는 현재 도주 중”이라면서도 “카다피의 은신처를 알고 있으며 그를 체포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현재 카다피가 아들 2명과 함께 트리폴리 남동쪽 바니 왈리드에 있다는 설과 남부 사막지대인 사바로 도피했다는 설 등 각종 추측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또 반군은 도주 중인 셋째 아들 사아디가 자수 의사를 밝혀 왔다고 주장했다. 압둘 하킴 벨하지 반군 사령관은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아디가 전화를 걸어 와 투항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면서 “카다피 정권의 다른 고위 관료들도 투항을 준비 중이며 항복하는 자는 적절히 대우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벨하지 사령관은 “카다피가 항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반군은 리비아에 어떤 형태의 외국군 주둔도 원치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브라힘 다바시 유엔 주재 리비아 부대사는 “유엔이 평화유지군 파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리비아의 상황은 특별하다.”면서 “리비아는 내전을 겪거나 정치세력 간 갈등을 빚은 게 아니다. 국민이 독재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 나선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내전이 끝난 뒤에도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무기 금수 조치 등을 유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NTC는 또 석유 생산이 몇 주 안에 재개돼 15개월 이내에 생산량을 내전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반군은 “리비아 사태 발생 6개월여 동안 모두 6만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하자레, 단식투쟁 12일만에 성과…인도의회 “반부패법 논의”

    인도 사회운동가인 안나 하자레(74)가 반부패법 제정을 촉구하며 벌여 온 12일간의 단식투쟁을 끝냈다. 하자레는 28일 오전(현지시간) 인도 의회가 ‘로크팔’(옴부즈맨) 법안의 입법을 논의하기로 함에 따라 다섯살 소녀가 건네준 과일 주스 한 잔을 마시면서 단식을 끝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단식투쟁에 동참한 인도 시민의 승리”라면서도 “그러나 이는 절반의 승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7일 프라납 무커지 인도 재무장관은 9시간에 걸친 열띤 토론 끝에 로크팔 법안의 투명성을 강화하라는 하자레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제2의 간디’로 불리는 하자레는 인도 정보통신부 장관과 고위 관료, 정치인 등이 뇌물을 받은 ‘통신주파수 스캔들’이 터지자 로크팔 법안의 입법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부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대대적인 시위를 준비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그는 지난 16일 풀려났으나, 상황 진전이 없자 2차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강원랜드의 비밀·탈법 낱낱이 밝혀라

    강원랜드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강원랜드 직원들이 수년간 카지노 칩 판매대금 수억원을 빼돌린 사실이 그제 공개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부대시설 공사를 하면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줘 수십억원을 낭비한 사실도 적발됐다. 인근 지역주민은 월 1회만 카지노 출입을 할 수 있도록 한 카지노출입관리지침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한달에 수차례씩 들락거리는 주민도 허다하다고 한다. 그야말로 ‘비리랜드’다. 직원의 대금 절취 제보를 접수하고도 녹화영상을 정밀 분석하지 않는 등 후속조치가 없었다니 과연 돈을 다루는 카지노를 운영할 자격이 있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숨은 비리를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강원랜드는 내국인 카지노 추가 설립 요구가 끊이지 않음에도 2000년 개장 이래 내국인 카지노 사업에 관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 오고 있다. 그런 ‘정책적 배려’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관행화한 비리의 사슬을 끊고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얼마 전 최흥집 강원랜드 사장은 아랫사람이 잘못을 저지를 경우 상사도 책임을 지는 ‘연좌제’를 도입하겠다며 비리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비리 행진을 막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제도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강도 높은 도덕재무장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이후 강원랜드에 대한 일반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올림픽이라는 국가 대사를 앞두고 강원랜드만의 고유 브랜드를 개발해 세계에 알려도 모자랄 판이다. 강원랜드는 단순한 도박 오락장이 아니라 지구촌 가족이 함께하는 세계적인 사계절 종합레저휴양단지로 거듭나야 한다. 강원랜드에는 연간 3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고작 15만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카지노를 배회하는 이들이 수백명에 이르는 현실에서 외국인 관광객은 기대하기 힘들다. 이미 손을 쓰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카지노 노숙자’들을 위한 맞춤형 도박중독 치유·예방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이제 ‘지역과 함께’를 넘어 ‘세계와 함께’하는 강원랜드를 목표로 중장기 발전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 한국선 찾기 힘든 ‘할랄 음식점’ 현주소

    한국선 찾기 힘든 ‘할랄 음식점’ 현주소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이슬람 국가 각료들은 상당한 불편을 겪었다.  당시 인도네시아와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각료들의 의전을 맡았던 김은해 유세여행사 부장은 24일 “경주에 할랄(Halal) 음식점이 한 곳도 없어 각료들의 식사를 위해 부산까지 왕복하느라 고생해야 했다.“고 털어 놓았다. 김 부장은 “이들 나라에서도 한류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드라마 ‘대장금’에 등장하는 신선로, 구절판 등 궁중음식을 맛보고 싶어한다. 그런데 할랄 고기를 조리하는 한식당이 없어서 관광객들이 실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할랄 음식점 적어 무슬림 발길 돌려”  할랄은 아랍어로 ‘허용된’이란 뜻이다. 따라서 할랄 푸드(Halal Food)는 알라의 이름으로 엄격한 절차를 거쳐 도축된 소·염소·닭 등 육류를 비롯,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과일·야채·곡류·어류·어패류 등을 총칭한다. 할랄 고기란 이슬람 율법(꾸란)에 따라 소나 염소, 닭 등을 향해 “디스밀라(알라의 이름으로),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외친 뒤 단칼에 정맥을 끊어 도축한 고기를 가리킨다. 할랄 푸드의 시장 규모는 6500억달러(약 703조원)로 세계 시장의 20% 수준이다. 네슬레·맥도널드 등이 할랄 제품을 내놓고 있고 한국이슬람교중앙회는 2009년 4월에 국희땅콩샌드, 콘칩, 빼빼로 등을 할랄 과자로 인정했다.  반면 하람 푸드(Haram Food)는 술과 마약처럼 정신을 흐리게 하는 것, 돼지·개·고양이 고기, 자연사했거나 잔인하게 도살된 짐승의 고기처럼 무슬림에게 금지된 음식을 말한다.  그런데 할랄 음식점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등에 10여곳 있을 뿐, 주요 관광지에서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1994년에 관광특구로 지정된 제주도에도 한 곳 뿐이다. 따라서 최근 중동과 동남아시아에서 일고 있는 한류 열풍을 한국 방문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할랄 음식점을 늘리는 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 취재진이 지난 17일 국내 이슬람의 본산인 한국이슬람교중앙회가 있는 한남동 일대를 돌아봤다. 식료품점에서 만난 파키스탄인 압둘 자발(35)씨는 “할랄 음식을 믿고 살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특히 고기는 구하기 힘들다. 그래서 여기처럼 믿을 수 있는 곳에서만 구입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할랄 음식을 인증, 관리하는 곳은 중앙회 한 곳뿐이다. 이슬람으로 개종한 뒤 30년 넘게 중앙회 1층의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알리 킴(70·한국이름 김철)씨는 “우리나라에는 할랄 고기를 가공하는 공장이 없다. 특히 시장에 유통되는 닭은 가짜 할랄 고기여서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 가게에서 도축하는 날엔 선교사가 입회한 가운데 꼼꼼이 검사한다. 때문에 손님들이 믿고 사지만, 혼자서 하기엔 너무 힘들다.”라고 말했다.파키스탄인 칸 무샤라프(38)씨는 “신성한 사원 아래에 있는 정육점 역시 신성한 곳이라 믿는다. 그래서 여기서 구입한다.”고 말했다.  한남동 일대의 할랄 음식점은 태양이 하늘에 있는 동안 금식하는 라마단 기간이라 점심 무렵 텅 비어 있다가 해가 진 뒤에야 손님들로 북적였다. 무이츠(24·말레이시아)씨는 “오늘 첫 끼 식사인데 정말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공연 참가차 들렀다는 파미르(18·터키)씨는 “할랄 고기로 만든 터키 음식이 먹고 싶어 찾았는데 믿고 먹을 수 있어 좋았다.”라고 말했다. ●할랄 등 무슬림 특성에 맞춘 전략 절실  올해는 한국방문의 해이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한국방문의해 위원회가 설치돼 있지만 지난해 세계 인구 69억명의 23.4%를 차지하는 무슬림 인구 13억명 가운데 한해에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찾는지 통계조차 없다.  문화부는 웹페이지와 책자를 통해 서울의 할랄 음식점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김성은 국제관광과 사무관은 “출입국 때 국가별 인원을 확인하지만, 종교별로 구분하지 않는다. 때문에 정확한 무슬림 관광객 파악이 어렵다.”며 “과거에 한국관광공사에서 할랄 도시락을 판매한 적이 있는데 음식이 식어 판매가 부진했다. 이슬람 관광객들은 그만큼 음식에 민감하다. 따라서 체계적인 연구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은 비영리기구 (NPO)인 일본할랄협회(Japan Halal Association)에서 할랄 식품 인증을 하고 있다. 2009년 10월부터 교토 대학의 구내식당에서 무슬림 학생에게 할랄 음식을 제공하는 등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일고 있다.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김인규 인턴 미국 인디애나대학 경영학부  
  • S&P, 샤르마 대표 전격 교체… 신용 강등 후폭풍?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던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의 데번 샤르마 대표가 물러난다고 23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보도했다. S&P의 모기업인 맥그로힐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샤르마 대표의 교체를 결정했다. 후임으로 더글러스 피터슨 씨티뱅크 최고운영자(COO)를 지명했다. 샤르마 대표의 이번 사임은 최근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조치나 미 법무부가 진행 중인 S&P 수사와는 무관하며 지난 6개월간 후임을 물색해 왔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 회사 측은 데이터·가격산정·분석 사업을 신용등급 평가 사업에서 분사하기로 결정하면서 샤르마 대표가 맡은 조직이 축소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맥그로힐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헤지펀드인 제나 파트너스와 온타리오교직원 연금은 최근 회사 분할계획과 맞물려 신용사업 부문을 대표할 새로운 인물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샤르마 대표의 교체가 전적으로 회사 내부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은 S&P가 미국 국가채무를 잘못 산정하는 등 심각한 오류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놀라울 정도로 미국의 예산문제에 무지함을 드러냈으며 엄청난 판단 착오를 했다.”고 지적했다. 샤르마는 이에 대해 “우리의 임무는 위기를 알려 시장에 투명성을 가져오고, 시장 구성원들이 더 나은 결과를 얻도록 하는 것”이라며 정당성을 역설해 왔다. 샤르마 대표의 교체가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무관하다는 입장에도 불구하고, 금융계에서 노련한 은행가로 널리 알려진 피터슨이 신임 대표를 맡게 됨에 따라 미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회사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25일 사르코지 5개월만에 깜짝 방중… 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25일 중국을 방문,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만난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방중은 지난 3월 장쑤성 난징(南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에 이어 5개월 만이며 대통령 취임 이래 6번째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26일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를 방문하는 길에 베이징에 잠깐 들러 후 주석을 만날 예정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방중은 일요일인 지난 21일 전격 발표됐다. 엘리제궁 측은 “한달 전부터 계획된 일정”이라고 밝혔다. 리비아 사태, 미국 및 유럽 채무위기와 관련이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사르코지 대통령이 리비아 반군 지원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데다 올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라는 점에서 두 가지 사안이 양국 간 정상회의의 주된 의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두 정상은 잠깐 동안이지만 밀도높은 만남을 갖게 된다. 정상회담에 이어 만찬까지 함께 한다. 리비아 사태와 관련해선 ‘포스트 카다피’ 관련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베이징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파리에서 반군 지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문제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주도권을 쥐고 있어 후 주석이 리비아의 장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소외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보인다. G20 안건은 후 주석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미국 및 유럽 채무위기가 악화되면서 G20 무용론이 나올 정도로 각국이 자국의 이해관계를 따지며 협조가 이뤄지지 않았다. 올 정상회의를 반드시 성공시켜 내년 재선에서 유리한 입장을 선점해야 하는 사르코지 대통령으로서는 다급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국채 매입 등으로 미국 및 유럽경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의 지원이 절실하다. 중국 내에서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프랑스와 독일이 제의한 금융거래세 징수 계획에 대한 후 주석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국 일각에서 일고 있는 G20 중앙은행장회의 보이콧 분위기 무마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08년 12월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면담했다가 중국 측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뒤 태도를 바꾼 바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흔들리는 IT코리아-해법은 없나] (4) ‘한국의 애플’ 나오려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에서는 출근시간마다 넘쳐나는 차들로 전쟁을 치른다. 위계문화가 없는 실리콘밸리에서 ‘윗분’들을 위한 별도의 전용 주차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 역시 빈자리를 찾아다니느라 아침마다 몇 번씩 주차장을 돌며 자리를 찾곤 한다. 하지만 정 급할 경우 종종 규정을 어기고 장애인 주차구역에 차를 대곤 하는데, 이때마다 직원들은 그에게 장난스럽지만 준엄한 경고를 내린다. 그의 차량(벤츠) 유리창에 회사 로고인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를 패러디한 ‘다르게 주차하라.’(Park Different)라고 쓴 종이를 끼워 두거나, 주차장 바닥의 장애인 표시를 벤츠 마크로 바꿔 놓는 식이다. 현재 애플과 사투를 건 정보기술(IT)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 LG에서도 이런 일이 가능할까. CEO가 직접 운전대를 잡고 주차장을 돌지도 않겠지만, 만약 그랬을 경우 직원들이 그의 차 유리창에 ‘삼성이 주차하면 다릅니다.’라거나 ‘Parking is Good!’이라는 글을 써서 꽂아둘 수 있을까.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를 계기로 국내 IT 기업들이 앞다퉈 “소프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지만, 정작 소프트 경쟁력의 원천인 창의성과 다양성을 뒷받침할 기업 문화에 대한 고민은 없어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애플이 일제가 아닌 이유’라는 기사에서 20세기까지 혁신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던 소니와 NTT도코모, NEC와 같은 일본 기업들이 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를 분석했다.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이 성장하게 되면 고위층의 지시에 대한 권위가 커져 반대가 불가능해진다. 창의성은 기존의 권위를 부정하는 것에서 출발하는데, 조직이 커질수록 반대가 불가능해져 창의적 사고나 의견 또한 점차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런 위계적 문화가 기업을 넘어 정치, 교육, 문화 등 사회의 모든 분야로 확산돼 개인의 융통성과 창의성을 죽이는 게 일본의 현실이라는 진단이다. 하지만 뉴스위크는 유일한 예외로 게임기 회사인 닌텐도를 꼽았다. ‘위’라는 동작 인식 게임기를 통해 세계 IT 업계의 거인이 된 닌텐도가 혁신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도쿄에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봤다. 일본식 위계 시스템의 정점에 있는 도쿄가 아닌 지방도시인 교토에 본사를 둬 주류 기업문화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경영활동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뉴스위크의 일본 분석은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말 한마디에 절대적인 권위를 부여해 일사천리로 업무를 진행하는 삼성이나 “‘CEO나 연구소장의 코멘트가 있었다’라는 이야기만 나오면 진위 여부에 상관없이 의사 결정이 난다.”는 LG 또한 지금의 일본의 기업들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이 위기일수록 창의력을 기대하기보다 해병대식 캠프 훈련과 같은 ‘정신 재무장’을 강조하는 우리 기업 문화에서 과연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 같은 혁신가가 나올 수 있는지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위계적 기업문화는 그대로 둔 채 팀제 같은 것을 도입한다고 해서 혁신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 “(지금 우리의 현실은) ‘일본병’을 키우면서 스티브 잡스를 키우겠다는 발상과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연평도 민방위체제가 이리 엉망이라니…

    북한이 지난 10일 서해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 해역에 두 차례에 걸쳐 해안포 사격을 해올 때 군과 옹진군 연평면사무소가 주민들을 제대로 대피시키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군은 면사무소 쪽에 대피 안내방송을 해달라고 요청만 해놓고 확인을 하지 않았고, 면사무소 측은 대피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군의 요청을 듣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말 연평도 포격사건이 있은 지 9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다. 그동안 날만 새면 연평도를 철통같이 수호하겠다던 군이 아니던가. 북한의 2차 포격이 끝난 뒤 주민들이 면사무소를 찾아가 항의하고, 군에서 안내방송을 하면서 상황이 진정됐다고 하니 정말 말문이 막힌다. 1차적으로는 우리 군의 대응이 민첩하지 못한 게 잘못이다. 북한군이 오후 1시쯤 1차 포격을 했고, 우리 군은 1시간 뒤인 2시쯤에 늑장 대응사격을 했는데 이보다 10분 앞서 해상에서 조업하던 어선들에 대피방송을 한 게 고작이었다. 그러다 40분 정도 뒤인 오후 2시 40분쯤 면사무소에 대피방송을 요청했다. 이것뿐이었다. 적어도 민간인을 보호하려 했다면 면사무소에 대피방송을 요청한 이후 사실 여부와 현황 등을 물어야 했다. 북한이 곧바로 다시 포격을 해왔다면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을 것이다. 군과 지자체의 안보의식도 허술하고 안이하기 짝이 없다. 기존의 대피소가 너무 낡아 폐쇄했기 때문에 대피할 곳이 없어 대피방송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더구나 새 대피소가 지난달 착공돼 연말에 완공된다는데 그때까지 쓸 임시대피소도 마련해두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군과 지자체는 전반적인 위기대응 시스템 등 민방위체제를 재검검해야 한다. 안보의식도 재무장해야 한다. 1994년 서울의 마포도시가스 폭발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도 가스 누출 신고를 관행적으로 묵살한 데서 비롯됐다. ‘설마’ 하는 안이한 판단이 ‘제2의 연평도 사태’를 초래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도 가려 일벌백계해야 한다.
  • 유로본드 도입이냐 유로존 해체냐

    유럽 재정위기 타개의 마지막 수단으로 단일 유로채권(본드) 발행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각국의 입장 차이로 당장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유로존 해체’냐 ‘유로본드 도입’이냐의 두 가지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유로본드 논의의 핵심은 2013년까지 한시 운영되는 유럽금융안정기금(EFSF)의 역할을 유로본드로 대체하자는 것이다. 현재 유로존에서 신용이 떨어지는 국가들은 비싼 이자로 국가별 국채를 발행하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면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의 사례에서 보듯 일부 국가의 채무 위기는 시장의 신뢰를 붕괴시키며 유로존 전체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때문에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극단적 조치’(월스트리트저널)가 필요하며, 그 유력한 방안으로 유로존이 공동 보증하는 싼 이자의 유로본드를 발행해야 한다는 논의가 일각에서 힘을 얻고 있다. 유로본드의 도입이 유로존이라는 공동 운명체를 지탱해 나갈 마지막 비상구로 여겨지고 있는 셈이다. 유로존을 이끌고 있는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1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 시선이 쏠린 이유도 유로본드 도입 논의에 모종의 공감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독일과 프랑스는 유로본드 도입 시 일부 국가의 과다 차입에 따른 부담으로 유로존의 ‘하향 평준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 때문에 유로본드 도입에 공식 반대하고 있다. 역내 채무 위기국들의 도덕적 해이도 걸림돌이다. 하지만 파이낸셜 타임스와 로이터가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 실무팀이 회담을 앞두고 유로본드 문제의 구체적인 검토 초안을 만들었으며, 이 초안에는 유로본드를 과다 차입하는 유럽국을 자동으로 제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때맞추어 독일 수출협회의 안톤 뵈르너 회장은 “이제는 유로본드 발행을 검토할 때”라면서 “어차피 현 상태에서 유로존이 더 흔들리면 독일의 차입 부담이 3배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잠재적 재정위기 국가인 이탈리아는 “뛰어난 해결책”이라며 유로본드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도 최소한 중앙집권화된 재정 통제가 더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현재로선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유로본드 도입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고, 독일 야당이나 프랑스 고위 관리들도 상당한 수준의 재정주권 포기나 재정통합을 선행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네덜란드와 핀란드도 강력 반대하고 있어 유로본드 도입의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데스크 시각] 신종 글로벌 양털깎기/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신종 글로벌 양털깎기/오일만 경제부 차장

    숨가쁜 열흘이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시작된 글로벌 충격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산 넘어 산’이라고, 2008년 9월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침체의 터널에서 간신히 빠져나오자마자 곧바로 새로운 터널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앞으로 몇 번이나 터널을 더 지나야 희망의 불빛이 보일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문득 ‘양털깎기’(Fleecing of the Flock)란 말이 머리를 스쳐간다. 양털이 자라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한꺼번에 털(수익)을 깎아간다는 의미다. 글로벌 베스트 셀러(화폐전쟁·Currency Wars)의 저자, 쑹훙빙(宋鴻兵) 중국 환구재경연구원장이 만들어낸 용어다. 음모론적 시각도 없지 않지만 금융자본가들이 버블경제를 조성한 뒤 경제위기를 틈타 자산을 헐값에 사들여 엄청난 차익을 거둔다는 의미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이번 미 신용 강등 쇼크 등이 결과적으로 양털깎기와 깊은 관련이 있어 보인다. 현재 작동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시스템 자체가 승자와 패자를 동시에 양산하는 제로섬 게임인 탓이다. 외환위기 당시 우리의 국부는 그야말로 헐값에 해외로 팔려 나갔다. 이 과정에서 재미를 본 주체가 누군지, 우리는 ‘론스타 사태’를 통해 분명히 인식하게 됐다. 이번 사태는 어떤가. 지난 열흘간 우리 증시에서 시가총액 200조원 이상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이 금액은 올 국가예산(309조원)의 3분의2, 삼성전자의 올 매출목표(150조원)보다도 무려 50조원이나 많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를 시작으로 지난 14년간 국민들의 땀과 눈물이 밴 돈이다. 그런데 두번에 걸친 양털깎기 과정에서 일어난 대형사고, 즉 리먼 브러더스 사태와 미 신용등급 강등 쇼크 모두 공교롭게도 미국이 진원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사고를 친 미국보다 신흥국들의 피해가 극심하다. 미리 길목에 기다리고 있던 월가의 대형 금융사들은 떼돈을 벌었다. 경제위기 때마다 부자보다 가난한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돈을 버는 경제구조와 흡사하다. 미국이 기축통화국이란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미국이 70년 만에 2등국으로 내려앉았다고 요란을 떨지만 기축통화라는 칼자루를 쥐고 있는 한 미국은 늘 승리자의 편에 서 있을 가능성이 크다. 시곗바늘을 돌려보자. 1944년 브레턴우즈 협정(금본위제도)으로 세계 기축통화로 공식 등극한 미국은 수차례의 경제위기에 직면하지만 극적으로 극복한다. 1960년대 말 베트남 전쟁의 전비 확대로 경제가 악화되지만 1971년 8월 달러화의 금 태환(兌換) 정지를 일방적으로 선언한다. 그해 12월 달러화 가치를 7.89%나 급락시켰다. 당시 욱일승천하던 독일 마르크는 4년간 60% 가까이 가치가 치솟았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무역·재정의 쌍둥이 적자를 한꺼번에 털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26년 전인 1985년 9월 22일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서 G5의 재무장관들이 모여 일본과 독일의 환율 가치를 절상시키는 데 합의했다. 1970년대 말 터진 오일 쇼크로 휘청하던 미국 경제는 달러 약세라는 무기로 불황의 늪에서 벗어났지만 일본의 엔화는 무려 65%나 절상됐다.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의 혹독한 대가도 플라자 합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양털깎기는 대부분 통화전쟁을 수반한 것이 역사의 기록이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발표한 미국의 제로금리 유지정책은 우리에게 양날의 칼로 다가온다. 긴축정책을 펴지 않겠다는 확실한 의사표시로서 앞으로 양적완화 정책처럼 달러 약세 기조와 함께 글로벌 통화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새로운 양털깎기의 시기가 조만간 세계경제를 덮칠 것이란 오싹한 선언이기도 하다. 2차례의 위기를 경험한 우리로서 각 경제주체마다 눈을 부릅뜨고 미 신용 강등 이후의 사태를 지켜봐야 할 이유기도 하다. oilman@seoul.co.kr
  • 오늘 ‘美 카드’… 패닉이냐 진정이냐 기로

    오늘 ‘美 카드’… 패닉이냐 진정이냐 기로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상태다. 백약이 무효인 상태다. 국제사회가 내놓을 약(대책)도 딱히 없다. 어느 국가나 국제사회가 내놓는 정책과 말발도 먹히지 않는다. 국제사회의 공조도 듣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다우지수 추가 폭락을 막기 위해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은 9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양적완화를 비난하면서 신용등급을 강등한 상황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나라는 없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미국은 주가 폭락을 막기 위해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의 추가 부양책이 나오더라도 ‘언 발에 오줌누기’에 그칠 것이라는 것이다. 누리엘 루비니 미 뉴욕대 교수는 “미국이 더블딥(이중침체)을 막기 위해 쓸 수 있는 정책수단이 거의 없다.”면서 “3차 양적완화를 해도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0일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차 양적완화를 결정하더라도 미국 정책금리가 사실상 제로인 상황에서 경기부양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국제사회는 ‘G제로’를 절감한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던 미국과 중국의 G2 모습과 목소리도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그제 국제신용평가사인 S&P의 신용등급 강등 조치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의 위기는 S&P가 만든 허구라고 강변했지만 뉴욕증시는 폭락으로 답했다. 벌써 오바마 대통령이 레임덕을 맞은 게 아니냐고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수군거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채권을 사들이고 있지만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중국도, 일본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면서 엔고 같은 자신들의 문제 해결에만 몰두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보여준 통화스와프 합의 같은 순발력을 보여주는 나라는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이렇다 보니 주요 7개국(G7)과 주요 20개국(G20)의 대책도 먹혀들지 않는다.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지난 8일 금융시장의 기능과 금융안정·경제성장 지원 결의를 발표했지만 시장은 실효성이 없다고 비웃었다. 미국과 중국은 합의문 내용을 놓고 비난하면서 G20은 성명서 발표 시기를 놓쳤고 이는 아시아 금융시장과 유럽, 미국 시장 대폭락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세계 경제가 공황상태로 가지 않으려면 세계 금융시장의 투자자들이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성한 국제금융센터 소장은 “우리나라의 경우도 수출이 잘되고 재정위기도 없는데 미국이 5% 내릴 때 7~8%씩 폭락하는 것은 시장이 너무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국제 금융시장이 이제는 냉정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블랙먼데이] 위기의 지구촌, 두 남자만 쳐다보는데…

    [블랙먼데이] 위기의 지구촌, 두 남자만 쳐다보는데…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과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 미국이 신용등급 강등으로 위기에 처한 지금 전 세계가 두 사람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년 반 동안 버락 오바마 정부의 경제 사령탑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현 위기를 극복할 책임을 지고 있다. 공화당으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아온 가이트너는 7일(현지시간) 자리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돈줄을 쥐고 있는 버냉키는 이르면 9일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재하면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가이트너 美 재무장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티머시 가이트너를 재무장관으로 임명했을 때 적절한 인사라는 평가가 많았다. 가이트너는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장관으로서 미국의 호황을 이끌었던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의 ‘아이들’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가이트너는 루빈 밑에서 ‘루비노믹스’(루빈의 경제정책)를 충실히 실행했고 1997년 한국 등 아시아 금융위기 때는 재무차관으로서 금융위기를 공부해본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가이트너는 루빈의 길을 걸을 수 없었다. 루빈은 재정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늘리는 방법으로 균형 재정을 추구함으로써 경제회복을 이뤘다. 반면 가이트너는 당장에 닥친 금융위기를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루비노믹스와는 정반대로 곳간 문을 활짝 열었다. 이로 인해 미국의 정부 부채가 늘어났고, 이는 미국 신용등급 하락의 단초를 제공했다. 가이트너가 지난달부터 “신용등급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다는 점에서 망신살이 뻗친 셈이다. 한때 사임설이 돌던 가이트너가 장관직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밝힌 것은 개인적으로는 결자해지와 명예회복 차원일 수 있다. 또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는 공화당의 공세에 밀려 가이트너를 경질할 경우 내년 대선 때까지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가이트너를 붙잡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가이트너가 막상 손쓸 게 별로 없다는 점이다. 여야가 이미 재정 감축에 합의했기 때문에 돈을 풀 여력이 없고,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반대로 증세도 할 수 없다. 따라서 그는 당장은 ‘입’으로 시장에 신뢰를 주는 방법을 구사하고 나선 모양새다. 가이트너는 7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신용등급 강등 결정을 “형편없는 판단”이라고 비판하면서 미국 국채는 신용등급 강등 결정 이전과 마찬가지로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또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옳은 결정을 내리기만 한다면 더블딥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Fed 의장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전인 2006년부터 앨런 그린스펀에 이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를 맡은 벤 버냉키를 오바마 대통령이 유임시켰을 때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대학에서 1930년대 대공황, 1970년대 디플레이션, 1990년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등 경기불황에 대한 연구로 학문적 일생을 바친 그의 이력이야말로 2008년 닥친 금융위기의 해결사로 더할 나위 없이 적합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그는 대공황 때 프랭클린 루스벨트 정부가 그랬던 것처럼 위기 극복 처방으로 돈을 쏟아붓는 방법을 택했다. 2008년과 지난해 2차례에 걸쳐 모두 2조 3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정책을 폈고, 사상 처음으로 제로 금리를 실시했다. 가사 상태까지 갔던 미국 경제는 한숨 돌렸지만 기대했던 경기회복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버냉키가 푼 돈이 실물경제로 가지 않고 월가만 좋은 일 시켰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가장 큰 관심은 버냉키가 3차 양적완화를 발표할지 여부다. 국채 매입을 통해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는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는 데는 기여할 수 있다. 그는 “경기 부양을 위해서라면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릴 수도 있다.”고 말해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경기부양 정책을 확신하는 인물인 데다 여태까지 쏟아부은 돈이 아까워서라도 추가 양적완화를 불사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인플레와 달러가치 하락 우려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동안 두 차례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별로 효과가 없었다는 점도 버냉키를 망설이게 할 대목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양적완화 대신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정도의 구두 개입 수준으로 시장을 진정시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 방법은 너무 미약한 처방이란 지적을 받을 소지가 있다. 버냉키의 결단은 8일과 9일 미 주식시장 상황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G7 “글로벌 유동성 공급”

    세계 주요 7개국(G7)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제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개입을 천명하고 나서는 등 조기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G7은 8일 오전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들과의 긴급 전화회의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을 경우 유동성 공급을 비롯, 필요한 모든 수단을 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G7은 회의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 국채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변하지 않았으며, 상황에 따라 외환시장에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재정 정책 노력과 함께 이러한 조치들이 장기적으로 재정 안정성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G7은 이어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재정 감축을 강화하고 경제 활동과 일자리 창출의 회복을 지지하는 추가 정책 조치를 발표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앞서 ECB도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전날 긴급 이사회를 마친 후 유로존 국가들에 대한 국채 매입 프로그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ECB는 성명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추가 조치를 환영한다는 뜻만 밝혔을 뿐 국채 매입 프로그램 대상국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이들 국가의 국채 매입을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날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이자율은 5.56%로 0.44% 포인트 하락했고, 스페인의 국채 이자율도 5.38%로 0.66% 포인트 떨어졌다. 전날 긴급 재무차관 전화회의를 가졌던 G20도 이날 오후 공동성명을 내고 금융시장 안정과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방안들을 강구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블랙먼데이] G20 국제공조 말로만…

    [블랙먼데이] G20 국제공조 말로만…

    코스피지수가 전날 종가와 대비해 장중 무려 143.75포인트 하락을 기록한 8일 홍남기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갖고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의 전화회의에서 일단 시장 안정을 위한 공동성명서가 회람돼 협의 중”이라며 “내용이 마무리되는 대로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이 7000억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하고 시장이 끝날 때까지 성명서는 발표되지 않았다. 성명서는 장이 끝난 직후 발표됐다. 각국의 동의를 얻느라 초안이 작성된 뒤 12시간이 지난 뒤에야 발표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공동성명의 필요성을 가장 강하게 주장했지만 그 효과는 누리지 못한 셈이다. 유럽 시장과 미국 시장은 G20 공동성명서 발표 이후 열렸다. G20은 전 의장국, 현 의장국, 다음 의장국 등 3개국이 의장단을 구성하는 트로이카 체제로 구성된다. 이 같은 체제하에서 우리나라는 전 의장국으로 G20 의제 등에 있어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지난 7일 새벽에 열린 전화회의에서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이 공동성명서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회원국의 동의를 얻어낸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그러나 발표 시기에 대한 결정은 현 의장국인 프랑스가 갖는다. 프랑스가 다른 회원국이 모두 회람을 했는지 확인한 뒤에 발표를 결정하면 우리가 발표할 수 있는 것이다. 최 차관보는 “아시아 시장이 열리기 전에 성명이 발표되기를 바랐으나 회원국이 많다 보니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나마 공동성명서에는 선언적인 내용만 담겼다. 성명서는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신뢰와 협력의 정신에 기반해 회원국 간 조율을 통해 금융시장 안정을 지원하고 강한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방안들을 강구해 나간다는 우리의 약속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최 차관보는 “구체적 행동에 들어갈 단계가 아니라서 (공동성명에) 이 정도로 담았고 앞으로 상황에 따라 추가 발표할 것”이라며 “국제 공조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G7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뿐 아니라 G20 재무장관 공조가 앞당겨졌더라면 아시아 지역의 주식 폭락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美 신용등급 강등·유럽 재정위기에 다급한 지구촌] 유럽연합-ECB총재,집행이사회 긴급 소집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이 금융시장에 가져올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다. 주요 7개국(G7)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등은 휴일도 반납한 채 긴급 콘퍼런스콜을 갖고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과 일본도 자국 경제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유로존 재무 당국자들은 역내 3, 4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직면할 것에 대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7일 오전(현지시간) 이례적으로 ECB 집행이사회 긴급 콘퍼런스콜을 소집, 이탈리아 국채 매입에 관해 논의했다. 유로존 내 중앙은행장들도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가졌다. 현재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수익률은 14년 만에 최고치인 6%대에서 고공행진하고 있어, 조달비용 상승으로 인한 디폴트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ECB가 이날 회의를 통해 8일쯤 스페인, 이탈리아 국채가격 안정을 위해 양국의 국채 매입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로이터는 ECB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 집행이사회 내 독일,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출신 이사 4명이 이탈리아 국채 매입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은 ECB가 도움을 주기 전에 양국이 더 강경한 재정긴축안을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독일 정부 내에서는 현재 1조 9000억 유로(약 2950조원)에 이르는 이탈리아의 공공부채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최대 4400억 유로)으로는 구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패덤파이낸셜컨설팅의 에릭 브리튼은 “현재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더 오르면 디폴트가 불가피하고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처럼 전 세계 금융시스템 전체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영국, 레바논, 요르단 등 일부 유럽 및 중동국들은 미 국채를 계속 보유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美 신용등급 강등·유럽 재정위기에 다급한 지구촌] 일본-대규모 외환시장 개입 효과 물거품

    중국에 이어 세계 두번째 외환보유국인 일본은 1조 1378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상당 부분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있어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채권가격이 떨어질 경우 피해를 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일본은 이번 신용등급 하락으로 미국의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엔고가 가중하면서 동일본 대지진의 복구와 부흥을 서두르고 있는 경제에 타격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 4일 단행한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의 효과가 무위에 그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일본 재무성은 엔고 저지를 위해 4조 5000억엔(약 60조원)을 풀어 달러를 사들이는 시장개입을 단행했으나 엔화값은 77엔대에서 78엔대로 강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미국발 악재로 국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개입 효과는 거의 물거품이 된 셈이다. 엔고가 지속될 경우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다시 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일본 언론도 6일에 이어 7일에도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소식을 대서특필하면서 향후 세계 경제와 일본 경제에 미칠 파장에 주목했다. 일본 언론은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이 글로벌 금융불안을 가중시키고, 이는 소비와 생산, 투자 등의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쳐 세계 경제 침체로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표출했다. 이가라시 후미히코 일본 재무차관은 7일 일본 TV 대담에서 “G7 재무장관들이 미국의 등급 강등과 유로 채무 위기 문제를 협의한 뒤 성명을 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S&P가 세계 제1의 경제대국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상급에서 한 단계 강등한 것은 ‘달러 몰락의 서장(序章)’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럽과 미국의 재정 문제 타개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 금융시장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특파원 칼럼] 보스가 앞에 서라/김상연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보스가 앞에 서라/김상연 워싱턴특파원

    국가 중대사를 볼모로 정쟁을 벌이는 건 미국이라고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정부 부채 상한 논란을 통해 알았다. 그런데 한 가지 인상적인 것이 있었다. 여야 영수(領袖)가 정쟁의 맨 앞에 당당히 서는 모습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귀족적 엄숙주의를 포기하고 싸움꾼으로 변신했다. 브리핑룸에 자주 나타나면 몸값이 떨어지는 것처럼 새침하게 굴던 두 사람은 하루가 멀다하고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한국 같으면 대변인끼리, 아니면 측근 장관이나 의원이 대신 총대를 메고 주고받을 설전을 ‘황송하게도’ 대통령과 야당 당수가 직접 교환했다. 압권은 지난달 26일이었다. 밤 9시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공화당을 비판하자 곧 이어 베이너가 의회에서 똑같이 대국민 연설로 응수했다. 그 전날 오바마는 기자들에게 민주당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이 일은 내 일이다. 책임은 내가 진다.”라고 했다. 개인적으로, 오바마가 가장 멋져 보였던 순간이었다. ‘보스’가 앞에 나서는 정치문화에는 몇 가지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첫째, 열매를 얻기 쉽다. 보스끼리 합의안을 타결짓자 의회 표결은 일사천리였다. 원내대표끼리 가까스로 합의하더라도 청와대나 야당 대표로부터 퇴짜를 맞곤 하는 한국과는 달랐다. 아래에서 위를 설득하는 것보다는 위에서 아래를 달래는 게 더 쉬운 법이다. 둘째, 몸싸움이 없다. 위에서 합의를 했기 때문에 아래에서 악다구니를 할 명분이 없다. 따라서 전기톱으로 의회 문 부수기, 상대 의원 코피 터뜨리기, 옷찢기, 목조르기 등 저질 육탄전이 벌어지지 않는다. 지난 1, 2일 상·하원 표결은 지극히 신사적으로 이뤄졌다. 셋째, 상생한다. 보스끼리 1대1로 맞붙는 특성상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하기 때문에 금도를 지킨다. 링 위에서 쓰러진 상대를 공격하지 않는 신사도 같은 것이다. 그토록 열심히 싸웠던 오바마와 베이너였지만, 합의안 타결 후에는 서로를 치켜세우며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보스가 당당하려면 두 가지가 충족돼야 한다. 첫째, 똑똑해야 한다. 측근이 아니라 보스 본인이 정책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오바마와 베이너는 기자들의 까다로운 질문공세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둘째, 담력이 있어야 한다. 정치생명을 걸고 백척간두에 설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OK 목장의 결투’ 유전자를 이어받은 미국인들은 결투를 숙명으로 여긴다. 미국의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도 정적과의 결투로 목숨을 잃었을 정도다. 이쯤 되면 한국에서는 이런 반론이 나올 법하다. 앞에 나서는 것보다는 뒤로 빠져 있는 게 리스크를 덜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그렇다면 묻고 싶다. 그렇게 보신(保身)을 해서 ‘살림살이’가 좀 나아졌느냐고. 아무리 몸을 사려도 임기말만 되면 대통령의 지지율은 추풍낙엽이고, ‘2%가 부족한’ 제왕적 야당 총재는 대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보스가 숨어 있어도 국민은 누구한테 책임이 있는지를 다 안다. 그럴 바에는 당당히 앞에 서는 게 낫다. 그래서 잘되면 크게 얻고 잘못되더라도 그 당당함만은 인정받는다. 머리가 나쁠 리 없는 미국의 정치인들이 결투를 마다하지 않는 것은 이런 속성을 체득했기 때문은 아닐까. 사실 한국의 힘있는 정치인들도 OK 목장식 결투를 통해 지도자의 반열에 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반대를 무릅쓰고 청계천 복원을 밀어붙였을 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차떼기로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고자 천막당사를 고집하며 광야로 나섰을 때,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한나라당의 아성인 분당에 뛰어들었을 때 지지율이 크게 올랐다. 개인적으로, 그들이 가장 멋있게 보인 때였다. 민감한 정치 현안에서는 뒤로 빠진 채 아무리 올림픽 유치 현장에서 만세를 불러도, 아무리 트위터에 감성적인 글을 올려도, 아무리 수해 현장에 가서 사진을 찍어도 지지율은 결코 오르지 않는다. carlos@seoul.co.kr
  • 英 경제경영硏 “ 伊, 결국 디폴트 맞을 것”

    “이탈리아는 결국 채무불이행(디폴트)의 늪에 빠질 것이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센터(CEBR)가 4일 보고서에서 스페인보다 이탈리아의 디폴트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미성년자 성매매 등의 혐의로 재판 중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주말 섹스파티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 리더십 부재가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CEBR은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가 고성장을 이루지 못하면 디폴트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15일 하원에서 재정긴축안을 통과시켰지만 국채수익률이 6%대까지 치솟아 채무 상환 부담이 커진 데다, 경제성장률도 지난 10년간 연평균 1% 이하, 올 1분기에는 0.1% 오르는 데 그쳐 세수 확보도 어렵게 됐다. 때문에 CEBR은 현재의 국채수익률에 경기침체까지 계속될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지난해 119%에서 2017년에는 150%까지 치솟아 디폴트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4월 말 현재 이탈리아의 공공부채는 1조 8900억 유로(약 2870조원)로 올해 말에는 2774억 유로 늘어난 2조 1674억 유로가 될 전망이다. 이는 전날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의회 연설에서 “우리 경제는 견고하며 은행들도 상환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한 것과는 정반대의 관측이다. 미국발 악재 등 대외적 변수도 문제지만 최근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가 가까스로 통과되는 등 이탈리아 내부의 정치적 불안, 리더십 부재도 시장의 우려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 와중에 미성년자 성매매,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 중인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호화 빌라에 20여명의 쇼걸을 불러 섹스파티를 즐겼다는 추문에 휘말렸다. 줄리오 트레몬티 재무장관도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전 보좌관의 아파트를 사용하며 탈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달 의회에서 통과된 긴축안의 이행은 2013년 차기 대선으로 탄생할 새 정부에 달렸다는 점도 빚청산을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 5, 6월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가 각각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끌어내린 데 이어 현재의 채무 부담 확대는 추가 강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래저래 ‘산 넘어 산’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佛법원, 라가르드 IMF총재 횡령·권력남용 조사

    국제통화기금(IMF)의 첫 여성 수장이 된 지 한 달째로 접어든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프랑스 재무장관 시절 저지른 횡령, 권력남용 의혹에 대한 수사를 받게 됐다. 성폭행 혐의로 불명예 퇴진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총재와 더불어 IMF의 전·현직 총재가 나란히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는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장관들의 재임 중 부패의혹을 전담하는 공화국사법재판소가 4일 라가르드의 권력남용, 횡령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명령했다고 AFP가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날 보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장관 재임 당시인 2008년 프랑스 국영은행인 크레디 리요네를 압박,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아디다스 전 소유주 베르나르 타피에게 과도한 정부 배상금을 지급했다는 권력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타피는 크레디 리요네가 자신의 주식을 부당하게 매각했다며 국가와 소송 중이었는데 라가르드가 중재를 통해 타피가 2억 8500억 유로(약 4300억원)라는 거액의 배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힘썼다는 것이다. 타피는 사회당 정부 시절 장관을 지냈으나 사르코지의 2007년 대선운동 기간 그에게 지지를 약속했고, 배상금 지급 주무장관이던 라가르드는 타피가 사르코지와 가깝다는 것을 알고 법정분쟁 대신 중재패널을 설치해 타피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받게 해 줬다는 것이 사건의 요지다. 이에 대해 라가르드의 변호사 이브 르피케는 “라가르드 총재는 이번 결정에 끝까지 본질을 파헤치면 의심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오히려 환영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결정은 라가르드 총재의 직무 수행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파장을 경계했다. 사법당국의 조사가 끝나도 재판 회부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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