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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새 대통령 가니… 라이벌과 ‘권력분점’ 성공할까

    아프간 새 대통령 가니… 라이벌과 ‘권력분점’ 성공할까

    부정선거 논란으로 재검표 사태까지 벌어진 아프가니스탄에서 아슈라프 가니 전 재무장관이 결국 새 대통령이 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결선 투표 라이벌이었던 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이 총리 격의 직책을 맡아 대통령에 버금가는 핵심 권력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두 개의 태양’이 생기는 셈이다. 아흐마드 유수프 누리스타니 아프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가니 후보를 아프간 대통령으로 선언한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지난 6월 14일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의 재검표 결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선관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가니 후보가 394만표(55.27%), 압둘라 후보가 319만표(44.73%)를 얻었다고 전했다. 가니 후보는 앞서 이날 정오쯤 수도 카불 대통령궁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 입회하에 압둘라 후보와 통합 정부 구성에 관한 ‘권력분점 합의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압둘라 후보는 총리 격인 ‘최고행정관’에 임명될 예정이다. 최고행정관은 안보위원회를 비롯한 안보·경제 기구에서 대통령과 동등한 지분을 가지고 매주 내각 회의를 주재하는 등 실질적 권한을 갖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가니 후보가 탈레반의 위협 속에서 국정 분열을 막고자 단합을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새 정부는 탈레반 공세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말 철군 예정인 미군 일부를 잔류하도록 하는 내용의 양자안보협정(BSA)을 마무리하는 일이 시급하다. 또 대선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한 파슈툰족과 압둘라 후보를 지지한 타지크족 모두를 끌어안고 민심을 추슬러야 한다. 파산 위기에 이른 중앙정부 예산 부족도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부정적 예측도 적잖다. 아프간시민사회연합의 세디크 만수르 안사리 국장은 AFP 통신에 “한 정부에 두 개의 권력이 있어 오히려 협력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은 자신들의 표가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불만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도 “최고행정관 직위는 현행 아프간 헌법에도 근거가 없는 모호한 자리”라며 향후 권력 갈등을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최경환 부총리·IMF 총재 만나

    최경환 부총리·IMF 총재 만나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호주 케언즈를 방문 중인 최경환(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풀만인터내셔널 호텔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 프랑스 여성, 30kg 상당 동전으로 세금 낸 사연

    프랑스 여성, 30kg 상당 동전으로 세금 낸 사연

    세금이 높다고 불만을 품은 프랑스인 여성이 항의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30kg 상당의 동전을 소득세로 납부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오드리 D’라는 이름만 알려진 이 여성(28세)은 지난해 소득에서 산출된 소득 세액이 1107유로(약 148만 7800원)라는 납세 통지서를 받았다. 그해 평균 월급이 1400유로(약 188만 1600원)였지만, 현재는 무직 상태라는 그녀는 “기한 내에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서 차를 팔아야만 했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매년 9월에 전년 소득에 대해 부과하는 소득세가 통지된다. 오드리는 애초 “한 번에 납부하는 것이 마음이 덜 아프다”는 생각에 세무서에서 일괄 납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세무서 직원이 현금으로 납부하는 것은 하루에 300유로(약 40만 3400원)까지”라고 말해 낙심했다. 이에 그녀는 세무서를 세차례 방문해 300유로씩 납부하고 잔액 207유로(약 27만 8400원)를 다시 납부할 때 항의 의사를 나타낼 계획을 세웠다. 이는 원통형으로 포장된 1센트, 2센트, 5센트짜리 동전과 자신의 핑크색 돼지 저금통에 모아둔 동전을 들고 세무서를 찾은 것. 오드리는 접수처에서 저금통을 깨고 그 안에 있던 동전을 내밀었다. 직원의 태도는 처음에 냉정을 유지했지만, 동전을 세는 동안 웃을 때까지 말을 시켰다. 오드리는 “세금을 내는 것 자체에 전혀 불만은 없다. 그렇지만, 세액이 너무 높다”면서 “우리는 국가를 위한 돈이 되는 나무가 아니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이런 문제에 더욱 주목하게 된 오드리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에 공개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증세와 우리를 바보 취급하고 있는 정부에 항의한다. 난 프랑스인이므로 끈질기게 불평하길 좋아할 뿐 ”이라고 써있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중국이 G2가 될 수 없는 이유/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중국이 G2가 될 수 없는 이유/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이 ‘해외 기업 때리기’에 나선 모습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며칠 전 불공정 거래 등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아우디와 크라이슬러에 3억 위안(약 503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지난달에는 스미토모 등 일본 기업 12곳에 12억 위안, 작년에는 삼성·LG디스플레이 등 대형 액정패널 생산 6개사에 3억 위안이 넘는 벌금 폭탄을 각각 퍼부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퀄컴, 글락소스미스클라인에 대해서도 반독점 위반 조사를 벌였다. 조사 대상 기업은 법정에 가더라도 승산이 거의 없는 만큼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은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경고 서한을 중국 정부에 전달하는 등 강력 대응함에 따라 또다시 미·중관계가 급랭하는 양상이다. 중국 유일의 전국망을 갖춘 관영 중앙방송(CCTV)이 해마다 ‘소비자의 날’(3월 15일)을 맞아 내보내는 고발 프로그램의 단골 희생양은 해외 기업들이다. 올해 방송된 CCTV 프로그램은 일본의 니콘 카메라를 정조준했다. 지난해에는 애플이 미성년자의 노동을 착취하고 애프터서비스(AS)에 문제가 있다고 고발돼 굴욕을 당했다. 폭스바겐도 변속기 문제로 38만대를 리콜해야 했다. 2012년에는 월마트와 카르푸, 맥도날드, KFC 등도 소비자들을 속였다는 이유로 홍역을 치렀다. 2011년 금호타이어도 고무 배합비율 문제로 중국 법인장이 CCTV에 나와 관련자 해임 사실을 밝히고 공개 사과했다. 중국이 외국 기업에 압박을 가하는 것은 자국 기업과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포석이다. 특히 자동차와 정보기술(IT)산업은 중국이 중점 육성하는 분야다. 자동차 분야는 핵심 부품의 수입을 어렵게 해 해외 기업의 기술 이전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퀄컴 조사는 중국 4G서비스 확대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 특허기업 인터디지털이 로열티를 대폭 깎아주자 중국이 반독점 조사를 끝낸 사실로 미뤄볼 때 통신 업체의 특허료를 깎으려는 의도가 짙다는 분석이다. 반독점 행위를 규제하는 3개 정부 부처(발전개혁위와 상무부,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가 실적을 올리기 위한 ‘과잉 경쟁’ 탓이라는 지적도 있다. 외환보유고액이 4조 달러(약 413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중국에는 돈이 흘러넘치는 마당에 외자 유치에 목맬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도 이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중국 정부는 손사래를 친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반독점 조사는 더 공정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며 “외국 기업 등 특정 대상을 겨냥한 표적 조사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차이나 드림’을 꿈꾸던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 사업은 이제 끝났다”는 말을 부쩍 많이 내뱉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중국 현지의 한 외국 기업인은 “인건비의 가파른 상승으로 안 그래도 어려운 판에 이런 상황까지 닥치고 보니 중국 진출 외국 기업들은 사업을 접거나, 아니면 중국의 악의적인 공격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거대한 시장을 미끼로 세계의 돈과 기술을 빨아들여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이 지금 국내 시장 탈환을 위해 해외 기업의 숨통을 죄는 프로그램을 하나하나 현실화해 나가는 모양새다. 이런 식으로는 중국이 결코 G2로 자리매김할 수 없다. khkim@seoul.co.kr
  •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막판 찬반논쟁 “독립은 별거 아닌 이혼” vs “경제 번영 가능”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15일(현지시간) 막판 지지표 결집을 위한 찬반 양 진영의 공방전이 한층 더 가열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투표를 앞둔 마지막 지원유세를 위해 이날 스코틀랜드 석유산업의 중심지 애버딘을 찾아 반대표 행사를 호소했다. 캐머런 총리는 “독립은 한번 해보는 별거가 아니라 고통스런 이혼이 될 것이며, 되돌릴 수가 없다”며 신중한 판단을 당부했다. 영국 정치권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분리독립이 스코틀랜드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부각하며 ‘NO’ 캠페인에 가세하고 있다. 자유민주당 소속 대니 알렉산더 재무담당 부장관은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자금이탈 사태로 스코틀랜드 부동산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동당의 존 리드 전 내무장관도 이날 클라이드 조선소를 방문해 “독립에 찬성표를 던지는 것은 일자리를 건 도박”이라며 “반대표만이 스코틀랜드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분리독립 운동을 이끄는 알렉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겸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당수는 영국 정부의 경제 불안론을 불식시키는데 주력했다. 새먼드 수반은 “중앙정부의 총리와 재무장관이 위기감을 조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인은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통해 경제 번영을 이룰 수 있음을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스코틀랜드가 배출한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남긴 ‘구성원 대다수가 가난하고 비참한 사회는 행복할 수 없다’는 어록을 인용해 독립론을 주창했다. 그는 “애덤 스미스가 살아있다면 독립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독립운동 진영의 퍼거스 유잉 스코틀랜드 에너지 장관은 셰틀랜드 제도에서 새로운 유전층 개발이 가능하다는 업계의 자료를 제시하며 “스코틀랜드의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은 아직 충분히 남아있다”고 북해 원유 고갈론에 맞섰다. 막판 투표전이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상대 진영에 대한 위협이나 폭력 사용은 피해야 한다는 자제론도 확산했다. 전날 독립찬성 진영 지지자들이 글래스고 BBC 사옥에 몰려가 편파보도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인 것이 발단이 됐다. 언론노조는 언론인에 대한 위협 행위를 우려하며 분리독립 투표 양대 운동진영에 자제를 호소했다. 한편 런던에서는 수 천 명이 참여한 가운데 ‘독립 반대’ 촉구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런던 도심의 트라팔가 광장에 모여 ‘스코틀랜드를 사랑합니다. 떠나지 마세요’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독립 투표 부결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국민볼펜 유감/정기홍 논설위원

    연필을 오랫동안 쓰다가 싫증 나 몇 개월 전에 볼펜으로 바꿨다. 중학교 때부터 쓰던 국민 볼펜 ‘모나미 153’이다. 세상에 나온 지 반세기 넘게 필통 속의 필수용품으로 자리한 친구라 손맛이 낯설진 않았다. 직장 생활 이후 인연을 끊었는데 검정·빨강·파랑 삼색을 필기용으로 재무장시켰다. 몽당연필을 쓰던 어린 시절, 형들만의 특권이던 볼펜을 몰래 써본 촉감에 엄청난 감탄도 했다. 어떨 땐 “연필로 써야 글씨를 제대로 배운다”는 선생님의 야단도 꽤 맞았던 기억이다. 정말 그때 모습 그대로 외관을 간직해 준 것이 고맙기만 한 ‘손 친구’다. 그런데 변하지 않은 것이 여름 내내 말썽을 피웠다. 볼펜의 끝에서 묻어나오는 찌꺼기, 이른바 ‘볼펜똥’의 처리 문제다. 딱 ‘그때 그 시절’ 그대로다. 책을 읽다가 밑줄을 치면 어김없이 뭉텅이로 묻어나와 몹시 불편하다. 볼펜을 돌려대며 닦아내기 바쁘다. 손에 묻을 땐 언짢기까지 하다. 짐작건대 양의 20%는 버려지는 것 아닌가 싶다. ‘똥’의 처리 문제를 여태껏 못 바꾼 이유가 궁금해진다. ‘국민 볼펜’의 상징성 때문? 아니면 기술의 문제? 둘 다 아닐지도 모른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씨줄날줄] 진보의 싸가지 논쟁/문소영 논설위원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최근 출간한 책 ‘싸가지 없는 진보’가 입길에 오르고 있다. 진보가 싸가지를 장착하지 않으면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인터뷰도 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진보의 아이콘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싸가지가 문제가 아니라 대중에게 할 말이 없다는 것이 문제로, 진보·개혁이 도덕 재무장 운동도 아니고”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에 진보의 의제를 모두 빼앗겼다”면서 “분배의 측면에선 복지와 경제민주화, 성장의 측면에선 창조경제 등이 모두 새누리당에 의해 소모되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1987년 민주화 이후로 대중의 욕망을 사로잡지도 못하고, 통일은 북한의 변화가 없는 이상 개성공단이 최대치”라고 했다. 국민이 진보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가 무능인가, 예의 없는 태도인 싸가지가 없기 때문인가가 논란이 된 것이다. 강 교수의 ‘싸가지 논쟁’은 진보 진영에서 새로운 논제는 아니다. ‘독수리 오형제’로 불리던 부산시장 후보 김영춘 전 국회의원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두고 “맞는 말을 참 싸가지 없게 한다”고 비판했다. 아무리 옳은 이야기도 싸가지 없게 말하면 대중이 수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2004년 유시민 국회의원의 TV토론을 지켜봤던 사람들은 그 지적을 금세 이해했다.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 유아독존 식의 토론을 보면서 건방지고 혼자 잘난 척하는 진보의 졸렬함에 기함한 탓이다. 현재 ‘싸가지 없다’는 ‘예의 없다’거나 ‘겸손하지 않다’, ‘재수 없다’ 등 태도의 문제로 이해된다. 그러나 ‘싸가지 없다’의 본뜻은 훨씬 심각하다. ‘싸가지’는 ‘싹수’라는 의미의 강원도와 전라도의 방언이다. 싹수는 ‘어떤 일이나 사람이 앞으로 잘될 것 같은 낌새나 징조’를 의미하는데, 본질적으로 새싹과 관련 있는 말이다. 즉 ‘싸가지 없다’는 말은 씨를 심었는데 새싹이 나지 않는다는 말이니까 인생의 미래가 없고 전망도 없다는 의미다. 강 교수가 우리 사회 진보의 미래도 전망도 없다는 극단적인 의미로 ‘싸가지 없는 진보’를 쓰진 않았을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소통)에서 말투와 선정된 단어, 음성 등 아주 사소한 것들이 상대방을 설득할 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생각하면 ‘진보는 싸가지 없어서는 안 된다’는 그의 지적은 올바르다. 게다가 정부와 싸우는 과정에서 들끓는 분노를 견디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으면 그것을 꼬투리 잡아서 흠으로 만드는 ‘보수적’인 사회이니, 강 교수의 ‘진보라면 싸가지 장착’은 진리일 수 있다. 그러나 진보가 집권을 꿈꾼다면 본질적으로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스코틀랜드 “英서 독립 찬성” 여론 절반 육박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여부를 묻는 역사적인 주민투표가 오는 18일로 다가온 가운데 30%대였던 찬성 여론이 절반 가까이 치솟으며 빠른 증가세를 보여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 8월 28일부터 9월 1일까지 1063명을 대상으로 ‘스코틀랜드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진 결과 찬성은 47%, 반대는 53%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순 여론 조사에서 찬성 43%, 반대 57%였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2주 만에 찬반 격차가 14% 포인트에서 6% 포인트까지 좁혀진 것이다. 지난달 초에는 찬성 39%, 반대 61%였다. 이런 변화는 지난달 25일 열린 TV토론에서 찬성 운동 진영의 알렉스 새먼드 총리가 반대 측인 알리스테어 달링 전 영국 재무장관을 압도해 주민들의 마음을 바꿔놓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토론회 직후 시행된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71%가 ‘새먼드 총리가 잘했다’고 응답했다. ‘달링 전 장관이 잘했다’는 응답은 29%에 그쳤다. 찬성 운동을 벌이는 ‘예스 스코틀랜드 캠페인’의 블레어 젠킨스 대표는 “찬성 여론이 큰 폭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유고브 조사 이래 사상 최고치”라며 “이제 3% 포인트만 더 있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인구 520만 명의 스코틀랜드는 1707년 영국에 합병된 이후 307년 만에 스스로 국가의 독립을 결정하게 된다. 앞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스코틀랜드의 독자적인 화폐 사용과 유럽연합(EU) 단독 가입 등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양국이 함께 나아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독립 움직임을 경계한 바 있다. 더욱이 양국은 에너지, 국방, 이민 등 여러 현안이 얽혀 있어 투표 결과 찬성 쪽으로 기울어진다 하더라도 독립국 출범 전까지 상당한 진통이 잇따를 전망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버거킹 팀홀튼 인수 합의, ‘세금 바꿔치기’ 시비로 비화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버거킹이 캐나다 커피 체인 팀 홀튼을 110억 달러(약 11조 1800억 원)에 인수키로 한 것이 ‘세금 도치(tax inversion)’ 시비로 이어지면서 뒷얘기가 분분하다. 세금 도치란 높은 법인 세율을 피하려고 국외 거점 기업을 인수하고서 본사를 그쪽으로 옮겨 세금을 절약하는 기법으로 미국 대기업이 잇따라 활용해왔다. 백악관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세금 도치가 더 방치돼서는 안 된다고 거듭 규제를 촉구했다. 캐나다 정부는 이날 “이 건이 캐나다에 혜택을 주는 것인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수 조건이 캐나다에 유리하기 때문에 승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시장이 관측한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캐나다는 스티븐 하퍼 총리 집권 후 세율을 떨어뜨려 법인 세율이 평균 27%로, 주요 7개국(G7) 가운데 21%인 영국 다음으로 낮다. 미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법인 세율이 가장 높아 평균 38% 수준이다. OECD 평균 세율은 24%로 분석됐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세금 도치가 북진한다’고 표현하면서 2010년에도 미국 제약회사 발레안트가 캐나다의 바이오베일을 이런 목적으로 인수했음을 상기시켰다. 캐나다 캘거리대의 잭 민츠 공공대학원장은 블룸버그에 “캐나다가 (세율 인하로) 갈수록 비즈니스 하기 좋은 곳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는 자국에서 발생한 소득에만 과세하는 이른바 ‘속지주의’인 반면 미국은 다국적 기업이 국외 수익을 가지고 오면 과세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분석에 의하면 버거킹은 매출의 약 42%를 미국과 캐나다 바깥에서 올리고 있다. 토론토 소재 바스킨 파이낸셜 서비시스의 데이비드 바스킨 대표는 블룸버그에 “버거킹의 팀 홀튼 인수가 캐나다에 나쁠 게 없다”면서 “인수 조건도 예상보다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대기업이 세금 도치 목적으로 캐나다 기업에 계속 눈독을 들일 것이라면서 북미 최대 자동차 부품 공급사인 마그나 인터내셔널이 다음번 목표가 될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버거킹이 인수 후에도 팀 홀튼이 계속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점 등을 내세우지만 새 회사의 본사는 캐나다에 세워질 것이 확실시된다면서 따라서 세금 도치 시비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버거킹의 팀 홀튼 인수 합의가 발표되고 나서 회견에서 “꼬박꼬박 세금을 내야 하는 미국의 수많은 중산층에게 공정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세금 회피 척결을 모색해왔다고 말했다. 조 올리버 캐나다 재무장관은 26일 기자들과 만나 버거킹의 팀 홀튼 인수가 “캐나다 국익에 들어맞는 것인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금 도치 시비에는 함구했다. 그러면서도 “캐나다 세제가 경쟁력 있다”면서 현 정부 “집권 후 특히 중소기업 등을 위해 세율을 낮췄음”을 강조했다. 캐나다는 외국 기업이 3억 5400만 캐나다달러(약 3283억 원)가 넘는 자국 기업을 인수하면 ‘장기적으로 캐나다 경제에 도움이 되는지’를 자동으로 검토하도록 돼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佛 대통령 항명 장관 교체 개각…한국계 입양인 펠르랭, 문화부 장관 (종합)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내각 내 반대파를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지난 4월 집권 사회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후 내각 진용을 재편한 데 이어 4개월 만에 또 개각을 한 것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마뉘엘 발스 총리의 제청을 받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경제장관으로 임명하는 개각을 발표했다. 올랑드 대통령의 긴축 경제 정책을 비판한 아르노 몽트부르 경제 장관은 교체됐다. 사회당의 떠오르는 스타인 나자트 발로 벨카셈 여성인권장관은 브누아 아몽의 후임으로 교육장관에 기용됐다. 발로 벨카셈 장관은 프랑스 5공화국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교육장관에 올랐다. 아몽 전 장관도 몽트부르와 함께 올랑드 정부와 긴축 정책을 요구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판했다가 발스 총리로부터 “선을 넘었다”는 질책을 받았다. 한국계 입양인으로 2012년 올랑드 대통령의 대선 당선 이후 입각한 플뢰르 펠르랭(한국명 김종숙)은 이번에 문화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펠르랭 장관은 중소기업·디지털경제장관에서 통상국무장관을 거쳐 이번에 문화부 장관까지 2년 넘게 장관으로 일해 왔다. 지난 4월 총리에 기용된 발스 총리를 비롯해 많은 장관은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미셸 사팽 재무장관과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 장 이브 르 드리앙 국방장관, 올랑드 대통령의 첫 동거녀인 세골렌 루아얄 생태·지속개발·에너지 장관은 새 내각에서도 자리 변동이 없었다. 사회당 차기 대선 후보로도 꼽히는 몽트부르 전 장관은 최근 “프랑스의 실업률이 오르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이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올랑드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긴축 기조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몽 전 장관도 재정 건전화를 위해 EU 회원국에 긴축을 요구하는 메르켈 독일 총리를 겨냥해 “유럽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봉사한다”고 비난했다. 이들 장관의 발언은 올랑드 대통령이 추진하는 공공 지출 감축 방안에 대해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됐다. 올랑드 대통령은 올해 초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해 2015∼2017년 3년간 500억 유로의 공공 부문 지출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후 긴축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들 장관의 발언이 나온 뒤 올랑드 대통령은 발스 총리에게 대통령이 정한 정책 방향에 맞는 새로운 내각을 조직하라고 전격적으로 지시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장기 경기 침체로 지지율이 10%대에 그치면서 역대 프랑스 대통령 중 가장 인기가 낮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버커킹, 캐나다 커피체인 ‘팀 홀튼’과 인수협상’세금바꿔치기’ 논란

    버커킹, 캐나다 커피체인 ‘팀 홀튼’과 인수협상’세금바꿔치기’ 논란

    미국 외식업체 버거킹이 캐나다의 커피체인점 ‘팀 홀튼’(Tim Hortons)과 인수 협상을 하고 있어 세금 회피를 위한 본사 이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버거킹의 지배주주인 3G 캐피털이 팀홀튼과 인수 협상을 하고 있으며 양측이 이를 통해 새로운 지주회사를 캐나다에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버거킹의 이 계획이 높은 법인세율을 피하고자 세율이 낮은 국가의 기업을 인수·합병(M&A) 한 뒤 본사를 옮기는 ‘세금 바꿔치기’(tax inversion)에 해당할 수 있다며 논란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버거킹 측은 이 보도 후 발표문을 통해 인수 협상 사실을 확인하고 3G 캐피털이 새로 설립될 지주회사의 지배주주가 될 것이며 양측이 각각의 상표를 유지하면서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거킹과 팀홀튼의 합병으로 설립될 지주회사는 기업가치가 180억 달러에 이르고 100여개국에 1만8천여 식당을 보유한 세계 3번째 규모의 패스트푸트업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WSJ은 버거킹이 대표적인 미국 브랜드의 하나라는 점에서 정부 내에서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기업들의 ‘세금 바꿔치기’ 행태에 대한 비난 여론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세금 바꿔치기 목적으로 이루어진 미국 대기업의 M&A는 50건에 달한다. 미국 재무부는 이에 따라 최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으며 오바마 행정부도 세금 바꿔치기 규제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제이콥 루 재무장관은 지난달 28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세금 바꿔치기를 계속 내버려두면 법인세원이 침해되고 결국 재정적자 감소 노력도 저해된다”며 “의회가 관련법 개정으로 세금 바꿔치기를 어렵게 만들고 최근 이를 겨냥해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M&A에도 소급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제 블로그] ‘잭슨홀 미팅’ 이주열 한은총재 불참 이유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잭슨홀 미팅’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전임 김중수 총재와 뚜렷하게 대비되는 행보입니다. 잭슨홀 미팅이란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해마다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여는 모임을 말합니다. 각국 중앙은행장뿐 아니라 내로라하는 금융계 인사와 학자들이 초청되지요. 올해는 ‘노동시장 역동성에 대한 재평가’를 주제로 오는 21~23일 열립니다. 한은은 “올해 주제가 통화정책이 아닌 데다 잭슨홀 미팅 이후 곧바로 오는 9월 7~8일 스위스에서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석하는 국제결제은행(BIS) 회의가 열려 서영경 부총재보를 대신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잭슨홀 미팅은 학술회의 성격을 띠고 있기는 하지만 유명 휴양지에서 휴가철인 8월에 열리는 데서 알 수 있듯 친목 도모 성격이 강합니다. 그래서 각국 중앙은행 총재나 재무장관이 초청받는다고 반드시 가지는 않습니다. 이성태 전 총재만 해도 대참을 시켰습니다. 반면 ‘글로벌’을 강조한 김 전 총재는 재임 4년 동안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총재들의 영어 실력도 필참과 대참을 결정짓는 한 요소임은 부인할 수 없지요. 어찌 됐든 사교적 성격이 강하다 보니 잭슨홀 미팅의 총재 참석 여부는 별 얘깃거리가 되지 않았으나 2010년을 기점으로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벤 버냉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2단계 돈 풀기(양적완화) 조치를 처음 시사했기 때문입니다. 이때부터 잭슨홀 미팅의 주가는 크게 올랐습니다. 국제금융센터 측은 “미국이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는 데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이 (올해 주제인) 고용을 중시해 잭슨홀 미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이 총재가 직접 참석하는 게 좋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은은 “아무도 안 가는 게 아니라 영어에 능통한 부총재보가 참석하는 만큼 (잭슨홀 미팅에서 나올) 중요 정보나 동향 파악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해외 출장이 잦았던 김 전 총재에게 예산 낭비와 출장 독점이라는 비판이 따라다닌 점도 내심 의식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가자지구 라파 국경 열리나

    가자지구 라파 국경 열리나

    72시간 재휴전과 함께 협상에 들어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점을 찾고 있다. 쟁점은 ‘국경’이다. 오랫동안 고립됐던 하마스는 국경 개방에 필사적이며, 이스라엘은 국경을 열고 싶다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지구를 통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는 11일(현지시간)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라파 국경 통제에 대해 동의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 고위 지도자 이자트 알리스크는 “마무드 아바스 대통령의 경비 병력이 라파 국경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국경을 넘겨줄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협상 중재자인 이집트도 팔레스타인 경찰 1000여명이 국경에 배치되는 데 합의했다. 문제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라파 국경은 합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스라엘은 에레즈, 카르니 검문소 개방을 거부하고 기존에 열려 있던 케렘샬롬 검문소만 유지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가자지구의 공항과 항구를 개방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이번 협상은 하마스 대신 팔레스타인 당국이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다는 전제 아래서 양국 사이의 라파 국경 출입구를 재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팔레스타인 일간 알쿠드는 이스라엘이 일부 수감자 석방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고위 관리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측 요구 대부분을 거부하고 있으며 협상이 실패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바레인 일간 알아얌의 칼럼니스트 탈랄 아칼은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번 협상을 위해 큰 대가를 치렀다. 반드시 합의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이어 “하마스가 결국 공항과 항구 개방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스라엘도 하마스의 비무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텔아비브대학 자피전략문제연구소의 정치 전문가 요시 알페르도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헤이글 美 국방장관도 인도 방문…미사일·헬기 등 무기 거래 확대 추진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7일(현지시간) 인도를 방문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페니 프리츠커 상무 장관이 인도를 방문한 지 1주일 만이다. 주요 장관들이 계속 방문한다는 것은 미국이 인도와 경제·국방 등의 유대 강화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헤이글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아룬 자이틀레이 인도 국방장관 겸 재무장관 등을 만나 미국산 무기의 인도 수출 확대와 국방 분야 투자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A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인도는 현재 미국 보잉사로부터 AH-64D 아파치 헬기 22대를 구매할 계획이며 가격은 14억 달러(1조 4500억 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인도가 헬기 39대를 더 구매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은 치누크 헬기,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C-17 수송기, C-130J 수송기 등을 인도에 판매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무기 수입국인 인도는 올해 국방예산을 지난해보다 12% 늘어난 400억 달러로 책정하는 등 군비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금까지 수입 무기의 대부분은 러시아산(75%)이었으며, 미국산 무기는 7%로 2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도는 무기 수입뿐 아니라 해군용 블랙호크 수송 헬기와 5인치 함포 등을 미국과 공동 개발하는 데에도 관심을 나타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미국 국방부 관계자의 발언을 빌려 전했다. 헤이글 장관은 이번 방문 목적이 무기 판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안보, 경제, 자유, 안정성 등 양국 공통의 이해관계 범위가 넓다”고 말했다. 그는 “비동맹 자주 국가로서의 인도 전통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것을 바꾸려 하지는 않겠지만, 공통의 이해를 구축할 수 있는 더 큰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빚 폭탄 대신 디폴트… 아르헨 “국민에게 위험 떠넘길 순 없다”

    빚 폭탄 대신 디폴트… 아르헨 “국민에게 위험 떠넘길 순 없다”

    아르헨티나의 이번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는 13년 전인 2001년 첫 번째 디폴트에서 출발한다. 채무 조정에 응하지 않고 전액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헤지펀드와, 다른 채권단과의 형평성 때문에 협상에 미온적인 아르헨티나 정부의 합작품이다. 아르헨티나는 “(은행에) 이자를 냈으니 디폴트가 아니다”라며 “경기부양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악셀 키실로프 아르헨티나 재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협상 결렬 후 기자회견에서 헤지펀드, 미국 법원, 신용평가사를 비판하며 “아르헨티나 국민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는 협정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키실로프 장관은 ‘RUFO’(Right Upon Future Offers) 조항 때문에 미국 헤지펀드가 요구한 원금 전액 상환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01년 디폴트 후 채권단과의 채무 조정 협상에서 아르헨티나는 다른 채권단에 더 좋은 조건으로 채무를 이행할 수 없도록 한 RUFO 조항에 서명했다. 아르헨티나가 미국 헤지펀드에 원금을 다 갚으면 이미 채무를 줄여 준 다른 채권단이 소송에 나서게 되고, 이 경우 아르헨티나가 갚아야 하는 채무는 현재 300억 달러에서 1200~5000억 달러로 늘어날 수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협상에 미온적인 데는 국내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다수 국민은 채무 상환에 반대하고 있다. 채무를 상환하게 되면 막대한 비용이 후대에 부담으로 남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아르헨티나가 채무를 상환하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지위가 흔들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국제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지난 1월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후 통화 가치 폭락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아르헨티나 경제에는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올 들어 달러당 페소화 가치는 이미 25%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2001년과 비교하면 채무 규모가 훨씬 적은 데다 외환 보유액도 그때보다 2배가량 많아 충격이 덜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일정 수준의 경제적 타격을 감수하면서 디폴트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연기금과 중앙은행 차입금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한편 인플레율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화폐 발행량을 늘리는 방법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금융시장에서 고립된 아르헨티나가 손을 내밀 곳은 중국과 러시아뿐이다. 앞서 중국은 아르헨티나에 75억 달러 차관을 지원하기로 했고 11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도 체결했다. CNN머니는 외환 보유액을 지키기 위해 아르헨티나가 페소화를 평가절하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시장에서 헤지펀드 등 채권자의 권한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히로시마 원폭 투하 ‘최후 생존자’ 93세 사망

    히로시마 원폭 투하 ‘최후 생존자’ 93세 사망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남부 조지아주 애틀란타 근교의 한 노인시설에서 시어도어 반 커크가 9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이 세계 주요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은 그가 바로 일본 히로시마에 핵폭탄을 투하한 ‘최후의 생존자’ 이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70년 전인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일본 히로시마에 거대한 버섯구름이 피어올랐다. 바로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이 대량 살상용으로 실전 투하된 것이다. 이 폭발로 약 7만 명이 현장에서 즉사했으며 이후 피폭 후유증으로 약 2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그는 원자폭탄을 직접 투하한 B-29 폭격기 ‘에놀라 게이’(Enola Gay)의 승무원으로 직접 작전에 참여했다. 이 작전에는 총 12명의 승무원이 탑승해 역사적인 순간을 하늘에서 지켜봤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승무원 11명 모두가 세상을 떠나 시어도어만 유일한 생존자로 남아 당시를 기억하는 유일한 목격자로 남았다. 아들 톰은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왕성하게 활동하셨다” 면서 “세상 사람들은 아버지를 전쟁 영웅으로 기억하지만 나에게는 훌륭한 아버지였을 뿐”이라며 추모했다. 한편 고인은 생전에 당시의 상황을 여러차례 증언한 바 있다. 특히 그는 핵폭탄을 투하한 것에 대해 “어떠한 후회도 없다” 면서 “이 때문에 세계 2차대전이 끝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해 국내언론 JTBC와의 인터뷰에서도 “원자폭탄을 투하한 것은 일본의 전쟁 야욕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면서 “일본의 재무장은 절대 안된다”고 여러차례 강조했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말레이기 피격] “러시아 제재 반대” ‘의리’ 외치는 프랑스...왜

    [말레이기 피격] “러시아 제재 반대” ‘의리’ 외치는 프랑스...왜

    지난 18일 298명을 태우고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하던 말레이시아 항공 MH17편을 격추시킨 범인이 동부 분리주의 반군이라는 증거들이 속속 나오면서 이른바 ‘쇼이구 루트(Shoigu route)’를 통해 암암리에 반군에 무기를 공급해 온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점차 궁지에 몰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지난번 크림반도 병합 사건을 잊지 않겠다는 듯이 러시아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고, 러시아는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소행이라며 음모론 맞불을 놓는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러시아가 자국 내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여객기 격추를 통한 민간인 대량 학살이라는 전쟁범죄 행위를 저지른 집단을 옹호하면서 국제사회가 러시아를 질타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한복판에 있는 프랑스가 뜬금없이 러시아에 대한 ‘의리’를 외치고 나섰다. 결국 지난 22일(현지시간) EU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서도 프랑스 등의 반대로 러시아의 ‘행위’에 대한 추가제재는 억지로 모양새만 갖추는 선에서 그쳤다. 무기 금수와 경제 제재조치 합의는 이끌어내지 못해 결국 반쪽짜리가 된 셈. 이렇듯 프랑스가 러시아에 ‘으~리’를 외치는 배경엔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인가? -9천억짜리 상륙함 다 만들었는데... 미국과 유럽연합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가 러시아에 대한 ‘의리’를 외치고 나선 것은 길게 말할 필요도 없이 돈 때문이다. 프랑스는 지난 2011년에 러시아와 12억 유로 규모의 상륙함 판매 계약을 체결했고, 이 상륙함의 1번함이 오는 12월 러시아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당시 러시아 총리가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푸틴 총리는 프랑스의 최신예 헬기 강습상륙함인 미스트랄(Mistral)급에 관심을 보였고, 1년여 간의 논의 끝에 4척의 미스트랄급을 블라디보스톡(Vladivostok)급으로 구매하되, 2척은 프랑스에서, 남은 2척은 프랑스가 러시아에 기술을 제공해 러시아에서 건조하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2만 톤이 넘는 이 상륙함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러시아 해군이 도입을 반대하면서 사업 규모가 절반으로 축소됐다. 도입 계약이 체결될 당시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국방위원장이자 흑해함대 사령관을 역임했던 블라디미르 코모예도프 의원은 “프랑스가 계약을 철회해 준다면 그들에게 감사할 것”이라면서 “미스트랄급은 러시아 해군의 전략과 맞지 않는 함정”이라고 도입을 강력히 반대한 바 있었다. 그러나 푸틴 입장에서는 프랑스와의 무기 거래가 ‘냉전 종식’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있었고, 프랑스와의 군사협력을 강화하여 미국과 영국, 독일 중심으로 뭉치고 있는 유럽의 안보 협력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도 있었기 때문에 사업은 강행되었고, 현재 1번함인 블라디보스톡함이 진수되어 인도 전 마지막 점검을 받고 있다. 동급은 길이 199m, 폭 32m에 만재배수량 21,300톤으로 우리 해군의 독도함과 약간 더 큰 상륙함이다. 450명의 병력과 2대의 공기부양정(LCAC), 최대 16대의 대형헬기를 탑재할 수 있다. 러시아는 이 상륙함에 Ka-52K 공격헬기 8대와 Ka-29 강습헬기 8대 등 16대의 헬기를 탑재할 예정이며, 1번함은 태평양함대 배치가 결정된 바 있다. 러시아로서는 블라디보스톡함을 태평양에 배치하여 최근 집단적 자위권과 재무장을 운운하며 쿠릴 열도를 넘보고 있는 일본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날릴 수 있어 좋고, 프랑스로서는 이미 9천억 원을 들여 다 만들어 놓은 배를 썩힐 수도 없는 입장이니 이해관계가 맞은 두 나라가 국제사회의 비난을 외면하고 자기들끼리 ‘의리’를 외치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어 보인다. -자유・평등・박애의 나라 프랑스는 옛말? 미국과 EU, 그리고 국제사회는 프랑스가 러시아에 상륙함 판매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데 대해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하며 반발하고 있지만 프랑스는 이웃 나라들의 따가운 시선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프랑스의 이런 도덕적이지 못한 상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피해자는 대만이었다. 대만은 중국의 전 방위적인 공세로 해외에서 무기를 도입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는데, 그 어려운 와중에도 지난 1992년 노후화된 F-5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한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에서 선정된 기체는 프랑스의 미라지 2000-5 전투기였고, 대만은 프랑스와 전투기 60대, 미카(MICA)와 매직(MAGIC) 공대공 미사일 각각 480기와 960기 등을 패키지로 묶어 도입하는 52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프랑스와 체결했다. 그러나 거래 규모가 대만 국방부가 제시했던 가격보다 약 3백억 대만달러(약 1조원) 이상 높았고, 탕야오밍(湯耀明) 총참모장의 지시에 의한 조사 결과 이 차액은 프랑스가 대만 군부와 국민당에 제공했던 리베이트였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었다. 프랑스는 거액의 뇌물을 제공하면서도 첨단 전투기 판매에 대해 주중 프랑스 영사관 폐쇄 등의 조치로 불쾌감을 보이는 중국을 달래기 위해 대만 공군에 판매된 미라지 2000-5 전투기에 대한 기술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1998년 1월에는 아예 중국공군 조종사를 파리 군사 아카데미 3군 통합작전학교로 초빙, 동일 기체에 대한 운용 전술과 비행 교육까지 해 줬는데, 이 학교는 대만 공군 파일럿들도 조종 연수를 오는 곳이었기 때문에 대만 공군 관계자들을 분노케 했다. 이밖에도 프랑스는 대만이 국제적인 고립으로 인해 해외에서 무기를 쉽게 도입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1989년 70억 프랑에 제시했던 라파예트(Lafayette)급 호위함 6척 가격을 2년 만에 160억 프랑이라는 가격으로 바가지를 씌우기도 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막대한 커미션이 오간 사실이 롤랑 뒤마(Roland Dumas) 前 프랑스 외무장관의 측근의 법정 증언과 지난 2010년 타이페이 법원 판결문에서 확인된 바 있었다. 최근 프랑스 정계는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의 뒤를 봐주는 대가로 사르코지 前 대통령이 거액의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시끌벅적하다. 정치・경제적인 이익 앞에서는 그들이 그토록 자랑하던 혁명정신마저 사라지는 모양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열린세상] 의지의 기억/이정옥 대구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의지의 기억/이정옥 대구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선량한 일본인 아주머니가 조선인 이웃을 향해 부엌칼을 휘둘렀다.’ 관동대지진이라는 자연재해에 대한 불안을 사회적 범죄인 조선인 학살, 제노사이드‘로 도피한 것이다. 가해자의 잠재적 불안이 피해자에 대한 과잉방어로 나타난 것이다. 학살의 피해 기억이 생생한데도 도쿄 공습의 공포로 피난 온 일본인들을 ’조선인‘들은 품에 안아 주었다. 피해자의 관용으로 만들어진 평화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최근 관동 대지진 때를 연상시키는 혐한(嫌韓)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에다가와는 해수면보다 낮은 쓰레기 매립지였다. 도쿄 올림픽 개최를 이유로 도심에 살고 있던 조선인들이 1941년 강제이주됐던 곳이다. 해수면보다 낮은 쓰레기 매립지를 삶터로 바꾸면서 끈끈한 공동체가 만들어졌다. 공동체의 저력으로 1945년 3월 도쿄공습 때 쏟아지는 소이탄을 보이는 대로 꺼버리면서 그곳은 공습의 피해를 가장 적게 받은 피난처가 되었다. 소문을 듣고 피난을 왔던 일본인들을 조선인들은 관동 대지진 때의 조선인 학살의 기억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게 맞아들였다. 이런 이야기를 묻은 채 2014년 일본에서는 재특회의 ’혐한‘의 목소리가 증폭되고 헌법 재해석을 통한 재무장이 시도되고 있다. 물론 일본에서도 ’망언‘을 범죄로 다스려야 된다고 주장하는 깨어 있는 시민도 많다. 2014년 6월 20일에서 22일까지 도쿄에서 열린 ‘역사 NGO 대회’에는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 유럽, 러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지에서 참가한 깨어 있는 시민들이 목소리가 한데 모아졌다. ‘대회’에서 마에다 아키라 교수는 ’위안부의 거짓말‘, ‘난징 대학살 거짓‘등 역사부정 발언이나 헤이트 스피치를 처벌하는 법률을 만들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EU가맹국들이 다양한 헤이트 스피치 처벌법을 제도화하고 있는 것을 근거로 들고 있다. 독일에는 ’아우슈비츠의 거짓말‘ 범죄법이 있다. 즉 아우슈비츠에 가스실이 없었다고 하면 민중 선동죄로 처벌된다. 아우슈비츠의 거짓을 범죄로 정하는 나라는 스위스, 스페인은 물론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마케도니아 루마니아, 알바니아, 이스라엘 등 여러 나라들이다. 프랑스에서는 인종주의 반인도주의에 해당하는 발언은 처벌의 대상이 된다.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분명하게 정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일찍이 ’ 탈아입구 (脫亞 入歐 : 아시아를 떠나 서구로)‘를 내세우면서 아시아를 떠났다. 서세동점의 위기를 맞이하여 아시아에는 같이 연대할 파트너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청나라와 ’ 조선‘ 이 연대의 파트너가 되기는커녕 자신의 한 몸 가누기도 어렵다는 외교관 보고서가 일본의 이와나미 문고 제1권의 내용이다. ‘대동아 공영권‘을 파기한 것에 대한 내부 해명이기도 하다. 아시아와의 경제 협력이 활발해지면서 아시아로 돌아오려는 노력을 보인 적도 있다. 고노담화도 그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었다. 2014년 현재 일본은 고노담화라는 작은 성과도 무너뜨리고 헌법 재해석을 통한 재무장으로 다시 탈아입구의 노선으로 가고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한국도 구한말의 ‘조선’이 아니고 현재의 중국은 더구나 청나라 말기가 아니다. 모방의 대상이 되는 서구도 옛 서구가 아니다. 전쟁 범죄에 대한 참회를 토대로 인권과 민주주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동아시아의 시계는 15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미래를 향한 발걸음에 과거사가 발목을 잡고 있다. 과거를 봉합한 채 경제협력만을 강조했던 것이 한계를 드러내게 된 것이다. 과거의 올가미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과거를 잊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이다. 역사는 ‘현실의 거울’이고 죽은 과거의 기록의 더미가 아니라 살아 숨쉬는 현재와 끊임없이 대화를 통해 재구성되고 재해석되는 것이다. 미래의 모습을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 과거사를 대하는 모습이 달라지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아시아의 미래 기획이 무엇인지를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사 때문에 미래 기획이 없는지 아니면 미래 기획이 없기 때문에 과거사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인가.
  • 브릭스(BRICs), 6차례 정상회의로 궁합 맞춰…위상 변화 시도

    브릭스(BRICS)가 15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열린 제6차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제무대에서 명실상부한 주요 행위자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브릭스는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애셋 매니지먼트 대표가 지난 2001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영어 국가명 첫 글자를 합쳐 만들었다. 브릭스는 실질적인 행동계획 없는 포럼 수준에 머물며 덩치 큰 신흥국들의 엉성한 외교 모임 정도로만 인식됐다. 그러나 2009년부터 해마다 정상회의를 거듭하면서 브릭스 국가들은 서서히 호흡을 맞춰왔다. 정상회의는 2009년 러시아, 2010년 브라질, 2011년 중국, 2012년 인도, 2013년 남아공에 이어 올해까지 6차례 열렸다. 2011년 정상회의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합류시켜 몸집을 더 키웠다.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브릭스 정상들은 직·간접 경로를 통해 “공통의 관심사는 별로 없이 단순히 영문 첫 글자를 합친 모임의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정상회의 개최국인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브릭스 국가들은 매우 중요한 순간을 맞았다”면서 브릭스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브릭스는 이날 정상회의에서 신개발은행(NDB) 설립과 1천억 달러 규모의 위기대응기금 설치를 공식 발표했다. 신개발은행의 초기 자본금은 500억 달러이며, 5년 안에 1천억 달러로 늘어날 예정이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이날 국제문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브릭스가 정상회의 6년 만에 국제기구로서의 자격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리우데자네이루 가톨릭대학(PUC-Rio)의 아드리아나 아비네누르 교수(국제관계학)는 “신개발은행 설립과 위기대응기금 설치로 브릭스는 비로소 국제기구로서의 정당성과 명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브릭스의 신개발은행 설립과 위기대응기금 설치는 세계금융질서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의 역할을 일정 부분 대신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중국은 신개발은행 설립과 위기대응기금 설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미국 주도의 세계금융질서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해석됐다. 중국은 아시아 개도국의 인프라 구축을 내세워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도 신개발은행 설립과 위기대응기금 설치를 크게 환영하고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의가 끝나고 나서 “신개발은행과 위기대응기금은 브릭스 국가 경제를 금융위기로부터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전제조건이 될 것”이라면서 “세계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 브릭스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2천억 달러에 이를 신개발은행 자본금과 위기대응기금이 브릭스 국가들의 거시경제정책 조율을 가능케 함으로써 이들 국가가 서방 선진국들의 금융정책에 덜 종속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릭스 정상들은 IMF와 세계은행 개혁에도 더 큰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IMF와 세계은행의 개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서방 선진국들을 비판하면서 신개발은행 설립은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개발은행을 ‘브릭스의 IMF’로 표현하면서 “브릭스 국가들에 국한하지 않고 다른 개도국에도 금융지원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릭스가 정치·외교 분야에서도 결속력을 강화하면서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이루어진 국제질서의 재편을 모색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브라질의 또 다른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브릭스가 미국·유럽 중심의 전통적인 권력에 대한 대척점을 형성하는 것을 주요 목표의 하나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제 아우프레두 그라사 리마 브라질 외교부 정무차관이 “브릭스는 국제기구의 민주적 운영과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브라질 주재 리진장(李金章) 중국 대사는 전날 이 신문과 회견에서 “브릭스는 앞으로 정치 분야에서도 협력의 폭을 넓혀야 한다”면서 “이는 브릭스 국가들의 공동이익 도모와 국제기구의 민주화를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애인 시설까지… 학살 치닫는 가자 폭격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는 또 한번 피울음이 진동했다. 이스라엘군의 폭격은 병원 등 인도적 차원의 구호시설, 모스크 같은 종교시설, 일반 민가 등을 가리지 않는다. 이 가운데는 마바렛팔레스타인회에서 운영하는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치료센터 ‘베이트 라히야’도 포함돼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말이나 거동조차 못하는 중증 장애인들만 수용하고 있는 이런 시설도 폭격 대상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분노를 드러내는 병원과 환자 관계자들의 반응을 전했다. 무차별 폭격 때문에 팔레스타인 지역 내 병원 등 각급 의료시설에 환자들이 몰려들어 의약품과 입원실이 동나고 있다. 현지 병원들에 몰려드는 사상자 가운데 77% 정도가 평범한 일반인이다 보니 앞으로 사상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들을 돌보기 위해서는 수천만 달러의 긴급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유린이나 학살에 가까운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하마스의 로켓 공격이라고 해 봐야 지난 주말까지 809개를 쐈을 뿐이고 그마저도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이 150개를 막았다”면서 “반면 이스라엘군의 폭격은 장소나 상황을 가리지 않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 1100개 지역에 대해 진행됐다”고 전했다. 그러다 보니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160여명을 넘어섰고 이스라엘 사망자는 아직까지 단 1명도 없다. 지상군 전투에서 4명 정도가 가벼운 부상을 입었을 뿐이다. NYT는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집중 폭격에 대한 반격 차원에서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에 대한 로켓 공격에 나섰으나 대부분은 효과도 없는 엉뚱한 곳에 떨어졌고, 그나마 조준이 된 3개는 아이언돔에 저지당했을 뿐 아무런 사상자도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도 개입하기 시작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국제법 위반 가능성을 거론하며 양측에 휴전을 거듭 촉구했고, 이집트는 자국 내에서 양측 지도부의 비밀 접촉을 중재하고 있다.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의 외무장관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키로 했다. 원래 빈 회의는 이란 핵 문제를 얘기하기 위해 소집된 자리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측은 요지부동이다. 민간인 학살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예로부터 하마스는 민간 시설에 무기를 숨기거나 땅굴을 파서 암약하는 데 이용해 왔다”거나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는 하마스 측이 문제”라는 차가운 대답만 내놨을 뿐이다. 휴전 요구에 대해 야이르 라피드 재무장관은 “장기적이고도 아주 경이로울 정도로 하마스의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휴전 협상만 받아들이겠다”거나 “빗장을 걸어놔 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하마스가 알아차릴 때까지 빗장을 들어 올려 지속적으로 공격을 가할 것”이라는 등의 강경하고 호전적인 대답만 내놨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역시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절멸시킬 때까지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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