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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에 500억弗 빌린 베네수엘라 “석유 대신 카리브해섬으로 갚겠소”

    유가 급락으로 국가 부도 위기에 놓인 베네수엘라가 중국에 빌린 돈 500억 달러(약 56조원)를 석유 대신 카리브해에 있는 작은 섬으로 갚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친중국계인 홍콩 대공보(大公報)가 4일 보도했다. 신문은 베네수엘라 재무장관이 최근 중국을 방문해 돈 대신 카리브해에 있는 64.35㎢ 크기의 블랑키아 섬을 주고 수백억 달러의 차관을 추가로 빌리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베네수엘라의 석유수출 시장이다. 베네수엘라는 당초 중국에 빌린 돈 중 일부를 석유로 보내기로 했으나 유가 하락으로 중국에 보내야 하는 석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고육지책으로 섬을 대신 주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2006년 이래 베네수엘라에 총 500억 달러를 빌려줬으며 베네수엘라는 그 대가로 중국에 하루 평균 64만 배럴 이상의 석유를 보내고 있다. 신문은 베네수엘라가 2009년 미국 뉴저지주에 섬을 선물한 전례가 있다며 성사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전했다. 블랑키아 섬은 유명한 관광지여서 가치가 높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러나 양국 정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 보유국인 베네수엘라는 원유가 수출액의 95%를 차지하지만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정부 재정이 타격을 받고 있다. 반면 중국은 저유가 시대를 맞아 석유 사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7월 말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추가 차관 40억 달러를 제공하는 대신 2016년까지 베네수엘라로부터 들여오는 석유 수출량을 하루 100만 배럴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이스라엘 의회 해산안 가결…내년 3월 조기총선 치를 듯

    이스라엘 의회가 120명 의원 가운데 84명의 찬성으로 의회 해산안을 가결했다고 AP통신이 3일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떠받치던 연립정부가 사실상 붕괴 뒤에 나온 조치다. 의회는 다음 주중 추가 표결을 거쳐 의회 해산을 최종 확정 지을 예정이다. 다음 총선은 내년 3월 17일쯤 치러질 예정이다. 이번 조기총선 결정은 네타냐후 총리의 최근 대팔레스타인 강경 조치가 도화선이 됐다. 2013년 출범한 네타냐후 총리 정권은 보수에서 중도에 이르는 다양한 정당 간 연정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권력 기반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AP통신은 “이념 스펙트럼이 다양한 당들로 구성된 연정인 데다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조차도 조금 더 중도에 가까운 원로들과 강경 우파에 가까운 젊은 의원들로 양분되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상황에서 팔레스타인과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국방 예산 증액, 유대민족 국가법, 유대인 정착촌 건설 등의 문제를 둘러싸고 강온파 간 내분이 거듭됐다. 강경파는 단호한 조치가 없다면 연정을 깨겠다고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했고, 온건파는 네타냐후 총리가 강경파에 끌려다니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측 압력에 직면한 네타냐후 총리는 2일 마침내 “정부 내에 반대는 필요 없다”며 중도 성향 정당 몫으로 내각에 들어온 야이르 라피드 재무장관과 치피 리브니 법무장관을 해임하면서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금 같은 변화의 시기에 리쿠드당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인 노동당은 “이스라엘에 희망을 가져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유가전쟁 패자, 푸틴

    유가전쟁 패자, 푸틴

    ‘유가 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러시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 불발로 국제 유가가 곤두박질치면서 러시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유럽연합(EU)에 제재 해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감산 불발 소식이 전해진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0.2%나 급락한 배럴당 66.15달러에 마감했다. 2009년 9월 이후 최저치다. 앞서 같은 날 영국 런던 석유거래소 선물시장에서 내년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3.3%가 떨어진 70.15달러로 거래됐다. 201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제 유가 하락은 곧바로 루블화 환율 급등과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루블화는 29일 현재 달러당 50.40루블, 유로당 62.85루블에 각각 거래돼 연초보다 달러화 가치는 56%, 유로화는 37%나 폭등했다. 러시아 증시의 RTS지수도 전날 심리적 지지선인 1000선이 무너진 데 이어 이날 974까지 밀려났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제재와 맞물린 유가 폭락으로 러시아는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러시아 예산 수입의 절반이 석유·가스 수출에서 나온다. 이런 가운데 29일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알렉세이 메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유럽은 의미 없는 제재를 그만두고 블랙리스트를 해제하길 바란다”며 “EU가 제재를 중단하면 유럽 농산물 수입 제한 조치를 풀겠다”고 말했다. 그는 “EU 제재에 따른 러시아 손실이 2015년 5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러시아와 유럽 간 무역량이 두 자릿수 퍼센트로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저유가와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가 연간 1300억~1400억 달러의 손해를 입게 될 것이며 이는 러시아 경제의 7%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스라엘은 유대 국가” 국무회의서 법안 통과

    이스라엘을 유대인의 민족국가로 규정하는 법안이 23일(현지시간)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내각은 논쟁 끝에 찬성 14표, 반대 6표로 ‘유대민족국가 기본법’을 통과시켰다. 법안이 정식으로 공포·시행되려면 의회에서 최종 의결을 거쳐야 한다. 법안이 그대로 의회를 통과하면 이스라엘은 현재의 ‘유대인 국가이자 민주국가’가 아닌 ‘유대민족의 국민국가’로 정의된다. 또한 유대교 율법에 입각한 입법이 제도화되며 아랍어는 공식 언어에서 제외된다. 이스라엘에서 아랍계 국민은 인구의 20%를 차지한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6일 주례 내각회의에서 “이스라엘은 사법적으로 민주주의 국가인 동시에 유대민족의 국가로도 인식돼야 한다”며 “두 정체성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유대민족국가 기본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11월 18일자 12면> 이 법은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리쿠드당의 극우정치인 지이프 엘킨 의원이 발의한 것으로, 유대관습법의 제도화와 공용어로서의 아랍어 지위 박탈 등을 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법안은 ‘민주주의’와 ‘유대인’을 똑같은 정도로 중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도 성향의 야이르 라피드 재무장관과 치피 리브니 법무장관 등은 해당 법안이 아랍계 시민을 차별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과의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면서 반대표를 던졌다. 이스라엘의 지위를 유대민족 국가로 정의하는 법은 이전에도 민족주의를 지향하는 국수 정치인들이 종종 주장해 왔으나 반대 측에서는 민주주의를 저해하고 팔레스타인·아랍권과의 긴장을 심화한다며 반발해 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자국 여건만 고려한 이기주의 통화정책 안돼”…朴대통령, 日엔저 우회 비판

    “자국 여건만 고려한 이기주의 통화정책 안돼”…朴대통령, 日엔저 우회 비판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16일 “주요 선진국 통화가치의 쏠림 현상은 일부 신흥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지난해 합의대로 각국의 통화정책은 신중히 조정되고 명확히 소통돼야 하며 주요 20개국(G20)이 이러한 정책 공조에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마지막 날 이같이 말하고 “자국의 여건만을 고려한 선진국의 경제 및 통화정책은 신흥국에 부정적 파급 효과를 미치고 이것이 다시 선진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역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이 세계 금융시장에 끼치고 있는 불안 요소에 우려와 비판을 표시한 박 대통령의 문제 제기는 이날 폐막과 함께 채택된 G20 정상선언문 본문에 반영됐으며 환율의 경쟁적 평가 절하를 억제토록 합의하는 정상선언문 핵심부속서, ‘브리즈번 액션플랜’에 포함됐다. 박 대통령의 언급은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과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등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이 세계적인 금융불안과 신흥국의 경기침체를 야기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본 정부의 최근 통화정책에 따른 엔저 현상이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겨냥해 우회적인 비판을 한 것이라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브리즈번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어제 오전 G20 재무장관회의에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도 참석했는데 그 자리에서 ‘특정 통화정책이 특정국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여선 안 된다’고 엔저에 대해 직접적으로 지적했다”며 “그 연장선상에서 대통령께서는 오늘 좀 우회적으로 엔저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당시 재무장관회의에서 제 발언이 나오자 사회를 보던 조 호키 호주 재무장관은 ‘한국의 재무장관이 저런 얘기를 하는데 일본에서 좀 답변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일본 측의 답변을 요구했으나, 아소 부총리는 특별한 언급 없이 사전에 준비한 발언만 말했다”고 전했다. 브리즈번(호주)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박현갑의 빅! 아이디어] 디지털 시대가 키우는 괴물

    [박현갑의 빅! 아이디어] 디지털 시대가 키우는 괴물

    신문산업의 먹거리 향배에 촉각을 세우다 제작 현장으로 복귀했다. 사고의 틀도 콘텐츠 중심으로 복원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경험한 콘텐츠 중에는 정신 재무장을 요구하는 악성 바이러스가 많아 혼란스럽다. 첫 번째 바이러스는 언론계 선배로부터 받은 전자 청첩장이다. 반가운 마음에 스마트폰으로 날아온 해당 문자 메시지를 눌렀다. 스미싱이었다. 나와는 거리가 먼 얘기로만 자신했다. 당하고 보니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편하고 빠른 것만을 추구하게 된 디지털 시대, 연결 욕구에 빠진 인간 심리에 편승한 사냥 기법이다. 스미싱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은 돌잔치나 결혼 소식이다. 뉘라서 직장 동료나 친인척의 결혼과 돌잔치 소식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이러한 감성 마케팅은 정보화 시대가 낳은 부산물이다. 직접 만나 얘기하기보다 클릭 한 번으로 더 쉽고, 더 편하게 소통하는 게 일상이 된 디지털 시대, 감성적 대중의 공감 욕구를 파고든 것이다. 감성 마케팅은 악덕 상술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흔하다. 자치단체장이 주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것이나 청와대와 여의도에서 미래를 화두로 삼는 것도 감성을 겨냥한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감성 마케팅은 조심할 일이다. 서민의 주머니 쌈짓돈을 노리는 소액결제 가로채기는 물론 국민의 마음을 홀리는 접근에도 경계해야 한다. 선거를 앞두고 무상복지 보따리를 풀었던 정치권에서 무상급식과 보육의 문제점을 뒤늦게 지적하고 있다. 당장 필요한 것은 부족한 재원 마련이다. 이게 결자해지책이다. 선별적 적용 문제는 그 다음 문제다. 감성적 대중을 노린 사냥꾼이 판치고 있다. 스미싱을 꾸미는 악덕업자나 권력을 좇는 정치인이야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감언이설로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려 할 수 있다. 이럴수록 언론은 감성적 대중사회가 아닌 이성적 공중사회가 되도록 사회적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두 번째 바이러스는 사회적 바이러스다. 실시간 뉴스 시대라지만 종이신문에서 여전히 다루지 않을 수 없는 소재가 있다. 사회 변동 과정에서 생기는 각종 충동 범죄와 초등학생 자살 소식이다. 다세대 주택가 골목길에서 주차 시비로 주민이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자기 집 대문을 가로 막은 채 주차한 옆집의 자매를 40대 주민이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아파트 입주민의 언어폭력 등에 시달리다 분신 자살을 기도한 50대 아파트 경비원의 사망 소식도 빼놓을 수 없다. 40대 남자는 평소 정신질환을 앓아 왔고, 경비원도 한때 우울증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최근 잇따라 나온 초등학생 자살 소식도 마찬가지다. 생활고에 엄마와 함께 세상을 등진 열두 살 소녀와 주택가 골목길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같은 나이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있었다.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특히 초등학생 자살이 걱정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10~14세 아동 청소년 사망 원인 중 자살의 비율이 2000년 3.74%에서 2010년엔 14.63%로 4배 이상 증가했다.15~24세 청소년의 자살 비중도 같은 기간 13.56%에서 28.24%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밝힌 2013 한국 아동 종합실태 조사 결과도 이러한 경향성을 뒷받침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1세와 13세, 15세 우리나라 아동의 삶의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60.3점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였다. 삶의 만족도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학업 스트레스, 학교폭력, 인터넷 중독 방임, 사이버 폭력 순으로 연관성이 컸다. 정보화 기술 발달로 삶의 양식에 속도와 편리성만이 부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인간 소외 현상이 생기면서 ‘괴물’로 변신하는 인간도 나온다. 사회적 약자들을 둘러싼 사건·사고에 담긴 병리현상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확산을 막을 수 있다. 개인의 자각뿐만 아니라 사회의 정신 재무장도 중요한 일이 됐다.
  • G20 정상, GIH 설립 합의…中 주도 AIIB 대항마 되나

    G20 정상, GIH 설립 합의…中 주도 AIIB 대항마 되나

    세계 각국의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는 ‘글로벌 인프라 허브’(Global Infrastructure Hub)가 설립된다. 주요 20개국(G20) 안에 설치되는 상설 이행기구다. 호주와 미국 등이 주도하고 있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1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오는 15~16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은 글로벌 인프라 허브 설립에 최종 합의하고 이를 정상 선언문 부속서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지난 9월 호주 케언즈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한 이니셔티브를 구축하겠다고 합의한 데 이어, 이번 정상회의에서 명칭을 글로벌 인프라 허브로 공식화하고 운영 방식도 확정한다. 글로벌 인프라 허브는 공공 부문의 인프라 투자 효율성을 높이고 민간 투자를 촉진시키는 것이 목표다. 궁극적으로 세계 각국의 성장률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겠다는 취지다. G20 회원국들은 이 기구를 중심으로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 정보를 공유하고 개도국에 건설 기술을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글로벌 인프라 허브는 인프라 투자를 세계적으로 확대해 수요를 늘리고 성장률을 높이려는 G20의 핵심 성장전략 중 하나”라면서 “상설 이행기구로 설립한 뒤 내년 G20 정상회의에서도 ‘개발’을 주요 의제로 삼아 인프라 투자를 계속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인프라 허브가 AIIB의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IIB는 21개국이 500억~1000억 달러의 자본금을 모아 인프라 건설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중국이 자본금의 50%를 출자하기로 했다. 중국의 발언권이 절반 이상으로 중국이 주도한 첫 번째 국제기구다. 아시아 내 중국의 입김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G20의 글로벌 인프라 허브는 AIIB처럼 회원국으로부터 자본금을 받아 인프라 건설에 직접 투자하지 않는다. 대신 돈을 빌리기 어려운 개도국에 적절한 투자자를 찾아주는 등 간접적으로 자금 융통에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한다. G20 내에서 미국 등 서방 선진국의 발언권과 개도국 관계를 고려할 때 글로벌 인프라 허브와 AIIB의 중국 영향력이 서로 충돌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자본금 없이 운영되는 글로벌 인프라 허브는 AIIB와는 성격이 다른 기구”라면서도 “글로벌 인프라 허브가 세계 각국의 인프라 사업을 발굴하면 최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건설사 등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부끄러운 민낯 연일 드러내는 지도층 성추행

    사회지도층의 성추문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고 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골프장 캐디 성추행 사건 파문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골프장 회장으로 있는 전직 검찰총장이 골프장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일선 사단장이 부하 여성 부사관을 성추행하는가 하면 서울대 교수라는 사람이 인턴을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는 일도 있었다. 박근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 가운데 하나가 성폭력 근절임을 비웃기라도 하듯 성추문이 끊이지 않고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 우리는 지금 ‘성추문 공화국’에서 살고 있는가. 성추행을 당했다는 전 골프장 여직원의 주장에 따르면 이번에 피소된 전직 검찰총장이 지난해 6월 밤늦게 여직원 기숙사로 찾아와 샤워하는 자신을 불러내 강제로 성추행했다고 한다. 이에 전 검찰총장은 “골프장을 그만둔다고 해서 위로차 찾아간 것일 뿐 신체 접촉은 없었다”며 성추행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은 조만간 전 검찰총장을 피고소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한 점 의혹 없이 진상을 밝혀야 한다. 성추행이 명백한 사실로 드러난다면 거짓말을 한 죄까지 엄히 물어 사회에서 파문이라도 시켜야 할 것이다. 인권 전담기관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조차 직원 성추행 사건을 적당히 은폐하고 넘어가려 할 정도로 우리 사회의 도덕 불감증은 심각한 수준이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성추행을 저지르고서도 뉘우치는 기색은 없었다. 부끄러운 나머지 자진(自盡)은 하지 못할망정 “손가락으로 가슴을 툭 찔렀을 뿐”이라며 뻔뻔스럽게 내댔다. 권세 있는 자리에 있었다고 대놓고 봐주기 수사를 해 온 썩어 빠진 관행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그래야 잘못을 저지르고도 반성의 빛조차 보이지 않는 타락한 지도층의 더러운 입과 손을 조금이라도 묶어 놓을 수 있다. ‘안전’을 앞세운다고 저절로 안전한 사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성폭력을 4대악의 하나로 규정하고 국정 어젠다로 삼을 정도면 그야말로 정권 차원의 도덕재무장 운동이라도 벌여야 한다. 성희롱이든 성추행이든 모두 다 성폭력이다. 우리 국민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아프게 기억한다. 고위 공직을 지낸이라면 사회지도층으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고사하고 최소한의 정사(正邪) 감각만이라도 갖춰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성추문에 관한 한 얼치기 수사와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관행 아닌 관행을 반드시 뿌리 뽑기 바란다.
  • [열린세상] 스마트폰으로 안 되는 것/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스마트폰으로 안 되는 것/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가을이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독서(讀書)의 계절. 하늘은 더없이 맑고 높으며 단풍으로 물든 자연은 무르익고 사람들은 좋은 책을 읽으며 한층 성숙해지는 계절. 저출산이라지만 태어날 아이들은 축복 속에 태어나고, 고령화라고 하지만 죽는 사람들은 때를 가리지 않고 안타깝게 저세상으로 간다. 마침 ‘마왕’ 신해철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사람들의 영혼의 뒤통수를 때린다. 나고 죽는 이 찰나의 순간인 인생을 나는, 우리는 잘 살아가고 있는가 문득 되묻게 되는 계절, 가을이다. 세상은 그 어느때보다 시끄럽고 불안하다. 한국 사회는 특별히 그렇다. 세월호 참사, 주차장 환풍구 함몰 등으로 죄 없는 수백, 수십명의 목숨을 떠나보냈지만 ‘안전 대한민국’은 여전히 요원하다. 정서가 불안해 보이는 어린 김정은이 이끄는 북한은 하도 변덕스러워 통일대박론이 무색하고 충돌이 걱정될 판이다. 글로벌 패권국가로 성장한 중국과 과거사 반성 없이 극우 국가주의로 재무장하고 있는 일본, 영향력을 잃어가는 미국의 틈바구니에서 대한민국 외교 운신의 폭은 극히 좁다. 선진국 문턱에 다다른 나라 경제는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대기업 종목들은 중국의 맹추격을 당하고 미래를 견인할 성장동력을 제대로 찾지 못하면서 심각한 후퇴 위기를 맞고 있다. 정치와 언론, 시민사회는 이념과 정파, 집단이기주의로 분열을 일삼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일부 드러난 정치권과 관료사회, 기업과 금융, 언론기업 등 사회 전반에 자리 잡은 해묵은 부패 관행은 청산되지 못하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문제는 상태가 점점 나빠져 이제 가난한 사람은 부자가 되는 꿈을 쉽게 갖지 못한다. 노령세대는 노후 준비가 잘 안 된 채로 나이가 들어버렸고, 중년층들은 가족부양 부담과 고용 불안으로 시달리고, 젊은층들은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결혼도 꿈꾸지 못한다고 한다. 가을 하늘은 높아만 가는데 세상은 시끄럽고 어려운 요즘, 이런 난세(世)를 사람들은 무엇으로 버티고 살아가고 있는가. 나의 관찰에 따르면 엉뚱하게도,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산다’는 것이다. 지하철에서 책과 신문이 사라진 지 오래, 이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스마트폰에 매달려서 무엇을 하느라 각기 묘한 표정들을 짓고 있다. 기상부터 취침까지, 아니 잠자리 옆에도 하루 24시간 사람들은 스마트폰과 함께 산다. 국회의원들은 회기 중에 스마트폰을 활용한 의정 활동을 하고, 때론 야한 사진을 감상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한다. 학생들은 교재와 참고서, 지식정보 등을 스마트폰에 저장, 검색하면서 공부하고, 때론 강의시간에 몰래 문자하다 벌점을 당한다. 정부와 기업, 대학, 시민사회, 개인 모두에게 글로벌 차원의 엄청난 편리와 효율을 가져다 준 스마트폰은 분명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문명이기(文明利器)임에 틀림없다. 사람들은 그래서 스마트폰을 환호하고 의존하다 못해 중독에 빠지고 급기야 우상화하고 있다. 스마트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내가 스마트해지고 있고, 스마트폰이 복잡한 세상문제를 스마트하게 해결해 줄 거라는 환상에 빠져들고 있다. 문제는 스마트폰에서 우리는 세상사를 열심히 무작위로 들여다보고, 때로는 열정과 분노가 담긴 수다를 친구들과 나누고 있지만 실제 세상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욱 악화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지배해 버린 세상에서 살다 보니 스마트폰으로 인해 우리가 상실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지각하지 못한다. 스마트폰에 빠진 우리는 치명적이게도 ‘사유와 성찰의 힘’을 잃어가고 있다. 세상의 어렵고 복잡한 문제와 사람들과의 진정한 소통과 인간적인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사유와 성찰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스마트폰에서 우리는 정보와 지식을 처리하지만 사유와 성찰을 하지 못하고, 수다와 논쟁을 벌이지만 소통과 배려를 하지 못하고, 위로의 말을 건네 보지만 진정한 치유와 평화를 얻지 못한다. 우리네 삶의 질을 한층 성숙하게 하는 사유와 성찰, 소통과 배려, 치유와 평화 등의 가치들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결국은 읽기와 쓰기, 독서의 습관에서 배양된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린다. 깊어가는 가을, 사라져 가는 ‘독서의 계절’이라는 구호를 의식적으로 되뇌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책들을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었으면 한다.
  • “AIIB 中과 이견 해결되면 가입”

    “AIIB 中과 이견 해결되면 가입”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 참여 문제에 대해 주도국인 중국 측과 조건 등에 일부 이견이 있지만 문제가 해결된다면 가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부총리가 AIIB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제2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AIIB 가입 문제와 관련해 “중국 측과 계속 대화를 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 부총리는 “AIIB의 지배구조 문제와 세이프가드 등에 있어 국제금융기구로서의 합리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 왔지만 여전히 이견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 측과) 계속 대화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AIIB 참여에 우리 정부가 동의한 것이냐’는 질문에 “동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답변했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면 가입할 수 있는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는 “그렇다. 그 문제가 해결되면 우리가 AIIB에 못 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현재 중국이 막강한 주도권을 행사하게 될 AIIB의 지배구조와 환경 문제, 적성국가의 투자 문제 등에 관한 환경·사회적 세이프가드 등에 대해 다소 미흡하다며 개선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총리의 발언으로 볼 때 우리가 요구하는 조건이 수용된다면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원칙적으로는 AIIB에 참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AIIB는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금융기구로, 미국 등은 우리 정부의 참여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한국경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한국경제

    우리 경제에 다시 위기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가는 연일 하락하며 한때 1920선까지 무너지는 등 변동성이 극대화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유럽발 경기침체의 공포감이 확산되는 데다 미국 등 세계 각국의 환율 전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자본유출입 통제를 강화하고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71포인트(0.71%) 떨어진 1927.21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 1920선이 붕괴됐으나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로 1920선은 지켜냈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내다 팔았다. 국내 실물 경기가 아직 ‘한겨울’ 상태라는 점도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 손꼽힌다. 8월 전체 산업생산은 7월보다 0.6% 줄어 3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광공업 생산은 5년 8개월 만에 감소 폭(-3.8%)이 가장 컸다. 설비 역시 10.6% 줄어들며 2003년 1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9월 물가상승률은 1.1% 상승에 그치며 23개월째 1%대에 머물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연말까지 이렇다 할 ‘호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나라 밖 환경은 더욱 어둡다. 유럽 상황이 심상찮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트리플딥’(3차 경기침체) 가능성을 기존 20%에서 40%로 두 배 이상 높였다. 유로존 경제를 떠받쳐 오던 독일은 8월 산업생산과 수출이 각각 4%, 5.8% 뒷걸음질 쳤다. 여기에 환율전쟁마저 확전 분위기다. 외신에 따르면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경쟁적인 통화가치 하락을 자제해야 한다”면서 “환율을 (자국 상품의) 경쟁력 강화에 연계해서도 안 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은 외환시장에 구두 개입을 하거나 외화를 푸는 등 직접 개입에 나서고 있다. 중국도 실물 경기가 추가로 둔화되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미국처럼 기축통화 국가가 아니면서 중국처럼 외화 자금을 움켜쥐고 있을 수도 없는 우리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라면서 “자본유출입 통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거침없는 최경환

    거침없는 최경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만나 “정경 분리가 필요하다”며 한·일 간 경제 협력을 강조했다. 한·일 재무장관 간 회담은 2012년 11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워싱턴DC를 찾은 최 부총리는 이날 특파원 간담회에서 아소 부총리와의 면담 내용을 전하며 “2년 만에 양국 재무장관이 만나 한·일 재무장관 회의를 내년 초 도쿄에서 갖기로 했다”며 그간 중단됐던 연례회의 재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정경 분리 원칙하에 과거사 등 정치 문제는 미래지향적으로 풀도록 노력하되 시간이 걸리니 경제 문제까지 소원하게 할 수 없다는 의견에 공감대를 형성해 재무장관 회의를 이어 가기로 했다”며 “우리 둘 다 정치인 출신이니 정치적인 문제도 해소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것에도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정경 분리라고 하지만 정치적 상황이 경제에 영향을 안 미칠 수 없는데 경제적 측면에서는 남남일 수 없다”며 “일본이 과거사 등의 문제에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나와야 건전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한·일 정상회담 개최 문제에 대한 협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아소 부총리는 면담 후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정상회담 실현을 위해 계속 노력하는 데 의견일치를 봤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전해 양국 간 정상회담을 둘러싼 이견이 있었음을 드러냈다 2년 만에 이뤄진 한·일 재무장관 회담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됐느냐는 질문에 최 부총리는 “사전에 특별히 아소 부총리를 만난다고 구체적으로 보고하지는 않았다”며 추후 보고하는 형식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최 부총리가 아소 부총리를 전격적으로 만난 것은 정치적 갈등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일본보다 한국에 더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정부 내 일본 측과의 접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어떻게 왔나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어떻게 왔나

    1929년 시작된 대공황기에도 각국의 경제는 10년 이내에 침체 국면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거론되던 일본 경제의 갑작스러운 부진은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며 경제위기가 닥치거나 경기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때마다 언급되고 있다. 최근에는 유로지역에서 저물가와 저성장세가 지속되자 ‘유럽판 잃어버린 20년’에 진입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비슷한 산업구조 등으로 인해 일본 경제가 걸어온 길을 뒤따랐던 우리 경제도 최근 체감경기가 회복되지 않자 일본식 장기 불황의 덫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장기 불황의 원인을 알아야 일본처럼 장기 불황에 빠지는 사태를 미리 막을 수 있다. 일본에서 장기 불황은 1980년대 후반 형성된 거품 붕괴에서 시작됐다. 1980년대 들어 예금금리 자유화, 영업점 신설 규제 완화 등의 금융 자유화로 경쟁이 심화되고, 대기업이 자본과 회사채 발행을 늘림에 따라 수익원이 줄어든 은행들은 중소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담보대출을 경쟁적으로 확대했다. 이런 가운데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엔화 강세에 따른 수출 부진이 우려되자 일본은행은 경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1985년 1월 5%였던 정책금리를 1987년 2월까지 역대 최저 수준인 2.5%로 인하했다. 이와 같은 저금리 환경에서 기업들은 돈을 빌려 사업 규모를 확장하는 동시에 재테크에도 치중하면서 주가와 부동산가격이 상승했다. 이는 담보가치 상승 및 기업의 차입 여력 확대로 이어져 다시 자산가격이 오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거품이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 경영 효율보다는 사업 규모 확대에 주력하는 외형 중시의 기업 경영 행태가 만연하게 됐다. 자산가격이 상승하자 가계도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빠르게 늘려 나갔다. 이 결과 주가와 땅값 모두 1987년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1990년까지 3배 가까이 상승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자산가격은 거품을 우려한 일본 정책 당국이 1989년 5월 이후 급격한 금융긴축을 단행하고 1990년 3월 들어 부동산 관련 대출 총량규제를 시행함에 따라 붕괴됐다. 1990년 초 거의 4만 선까지 올랐던 닛케이주가는 1990년 10월 절반으로 하락했고, 1992년에는 1만 5000으로 떨어졌다. 땅값 또한 1989~1992년 50% 이상 떨어졌으며, 이후에도 2005년까지 하락세가 매년 계속됐다. 장기 침체의 단초가 된 과정은 1980년대 후반 붐(boom)에 따른 거품(bubble)이 붕괴(bust)되는 ‘3B’로 설명될 수 있다. 거품 붕괴 이후 일본 경제가 장기 불황에 진입하게 된 과정은 부실 부채 누적(debt) 및 이에 따른 기업과 은행들의 부채 및 대출 조정(deleveraging), 그리고 디플레이션(deflation) 등 ‘3D’로 요약할 수 있다. 1980년대 후반 거품기의 활황이 기초경제여건 개선에 따른 현상인 것으로 오판한 기업들은 앞다퉈 돈을 빌려 사업 확장에 나서 과잉 설비와 함께 과잉 부채에 직면했다. 과도한 부채를 해소할 필요성이 높아진 기업이 장기간에 걸쳐 채무 상환에 집중하면서 설비투자가 줄어들었고 가계소비도 자산가격 하락으로 재정 상태가 악화되면서 위축됐다.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부동산가격 하락 및 경기부진 지속으로 대규모 부실 대출을 떠안게 된 금융기관이 민간대출을 줄임에 따라 자금중개 기능이 위축되면서 실물경제도 동반 침체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내수부진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1999년 들어서는 소비자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물가가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해 현재 소비를 미래로 미뤘고, 기업은 소비 위축으로 이윤이 줄어 투자 의욕을 잃게 되면서 물가가 다시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에 빠져들었다. 일본 경제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거품이 형성돼 경제가 기초체력 이상으로 성장할 경우 그 폐해는 매우 크다. 그러나 세계 금융위기 시 비슷한 거품 붕괴를 경험한 미국과 영국 등이 1~2년 이내에 회복기에 재진입한 것에 비춰 볼 때 일본의 장기 불황은 거품 붕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거품 붕괴로 초래된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돼 디플레이션으로까지 이어진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하지만 정부를 비롯한 경제주체들이 거품 붕괴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과거 성공 신화에 매몰돼 과감한 구조조정 대신 거품을 초래한 기존 시스템에 안주한 데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인구 고령화라는 구조적 요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거품 붕괴 이후 일본의 정책 당국은 경제가 공급과잉임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 노력 없이 1990년대 중반까지 공공투자 확대, 금리 인하 등 수요를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전통적인 경기대응책만으로 일관해 불황의 조기 극복에 실패했다.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부실기업 및 사업을 정리하기보다는 공동 감산으로 대응하는 등 소극적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1990년대 초반에 공적자금 투입 및 금융부문 구조조정을 제때 과감하게 추진하지 못한 것도 부실 채권 문제를 심화시켰다. 경기부양책은 그 규모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았는데 이는 부채가 지나치게 많아 경제주체들이 소비나 투자보다는 부채 감축을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잦은 경기부양책은 국가채무 누적으로 구조조정 추진을 위한 재정 여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금융기관은 거품 붕괴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경기가 회복되면 기업의 경영 상태도 정상화돼 부실 부채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좀비 기업에 대출 상환을 연기하거나 추가 대출을 실시했다. 1995년 들어 심각성을 깨달은 금융기관이 신규 대출을 줄이기 시작했으나 뒤늦은 대응으로 부실 부채가 크게 누적돼 2000년대 중반까지 디레버리징을 진행해야 했다. 기업은 은행의 느슨한 신용심사 및 대출 확대 방침 속에서 긴박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비효율적인 생산설비 폐기 등의 생산성 제고 노력을 상당 기간 본격화하지 않아 과잉 상태가 2000년대 초반까지 지속됐다. 이 같은 좀비 기업의 지속 등으로 경제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1990년대 중반부터는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경제 활력이 크게 떨어지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2000년대 들어 실효성 있는 구조개혁 노력을 기울인 결과 장기 불황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던 일본 경제는 세계 금융위기와 대지진 여파로 다시 부진의 늪에 빠져들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대규모 양적 완화 정책과 함께 구조개혁이 주요 내용인 신성장전략을 축으로 하는 아베노믹스를 실시 중이다. 아베노믹스 실시 이후 일본 경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시장에선 아베노믹스의 성공 여부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런 논란의 근저에는 거품 붕괴 이후 일본 경제가 장기 불황에 진입한 근본 원인이었던 구조개혁의 지연이 이번에도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자리 잡고 있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으로 지핀 불을 구조개혁으로 지속하지 못한다면 나랏빚만 늘어나는 등 일본 경제의 대외신뢰도가 하락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플라자합의 1985년 9월 22일 미국 뉴욕에 있는 플라자 호텔에서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5개국(G5) 재무장관들이 미국에 대한 일본과 독일의 대규모 무역흑자를 시정하기 위해 합의한 내용이다. 이 모임에서 5개국은 미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대외불균형 축소를 위해 재정 및 통화정책을 공조해 나갈 것을 합의했다. 플라자합의 이후 2년 만에 엔화 가치는 2배 가까이 급등했다.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자본과 부채로 구성된 보유자산 중 부채 비중을 줄이는 현상이다. 기업의 경우 기업소득을 투자(자산매입 등)에 쓰지 않고 부채 상환에 쓴다. 은행은 예금 등으로 조달한 자금을 대출 등으로 운용한다는 측면에서 은행의 디레버리징은 부채 감소보다는 보유자산(대출자산)을 축소(대출자산 회수)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디레버리징은 경제주체들이 자산가격 하락, 투자수익성 하락 등을 예상할 때 나타난다. 디레버리징이 경제 전반에 걸쳐 발생하면 경기하락이 초래되고 이는 자산가격 및 투자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형성되기도 한다.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아시아 금융협력은 어떻게 전개돼 왔나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아시아 금융협력은 어떻게 전개돼 왔나

    아시아권 국가들은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지역내 금융협력 체제를 마련했다.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를 통해 협력기금을 조성하고 아시아 채권시장육성방안(ABMI)을 통해 아시아권에도 번듯한 채권시장을 육성하는 데 힘을 쏟아 왔다. 아시아 내 금융협력의 획기적 진전을 위해서는 한·중·일 3국이 더욱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 최근 빨라지고 있는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도 아시아 금융협력의 미래를 결정할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은 1960년대 이후 경제개발을 추진하면서 주로 제조업 육성과 국가기간시설 확충에 국력을 집중했다. 그 결과 1990년대 중반까지도 일본과 홍콩, 싱가포르 등을 제외한 대부분 아시아 국가의 경우 제조업에 비해 금융산업의 대외 경쟁력이 취약했다. 이로 인해 외환위기 당시 아시아 개도국들은 미국과 유럽계 글로벌 금융회사의 투기적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한국과 인도네시아 등은 국제통화기금(IMF)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는 자국 경제의 취약성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었다. 구제금융의 대가는 굴욕적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아시아 개도국들은 자국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매진했다. 동시에 지역 차원에서 실질적인 금융협력 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아시아 국가간 공동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자 1998년 일본은 아시아통화기금(AMF) 설립을 제안했다. AMF는 일본 주도하에 아시아 국가들이 최대 1000억 달러의 기금을 모아 금융위기에 빠진 역내국을 지원하자는 명분으로 고안됐다. 그러나 IMF를 이끌어 온 미국이 아시아에서의 영향력 축소를 우려한 데다 일본의 주도권 확대를 경계한 중국도 반대함에 따라 일본의 AMF 구상은 좌절됐다. 비록 AMF는 좌절됐지만 아시아국들은 ASEAN+3(한·중·일과 ASEAN 10개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지역 금융협력체제를 마련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이런 노력은 금융협력기금 설치와 채권시장육성 방안 마련으로 구체화됐다. ASEAN+3 회원국들은 2001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한중일 3개국과 아세안 5개국(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사이의 양국간 통화교환협정, 즉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를 구축해 2008년까지 870억 달러에 달하는 국가간 통화스와프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초기 CMI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발발을 계기로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CMI가 국가 간 개별 계약에 머물러 법적 강제력이 미약했고 스왑계약 규모도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기에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당시 외환부족에 시달리던 회원국들이 CMI 협정에 의한 자금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CMI 체제의 한계는 현실화됐다. 이에 따라 ASEAN+3 회원국들은 2009년 CMI 참여국을 13개 회원국 전체로 확대하고 기금규모도 1200억 달러로 늘리는 한편 단일기금계약 형태의 공동의사결정제도 채택 등을 통해 초기 CMI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CMI다자화(CMIM)에 합의했다. 2014년부터는 CMIM 기금 규모를 2400억 달러로 늘려 위기대응 능력을 강화했다. 아시아 채권시장의 사정도 녹록지 않았다. 아시아 신흥국들은 경제개발 과정에서 은행 시스템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탓에 역내 채권시장 발전은 상당히 더뎠다. 그 결과 역내에서 조성된 잉여저축이 역내 채권시장이 아니라 채권시장이 잘 발달된 선진국 채권시장에 투자돼 왔다. 이로 인해 아시아 기업들은 잉여자금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선진국 시장에서 단기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외화표시 역외 단기 차입과 국내통화표시 역내 장기 대출의 만기불일치와 통화불일치가 동시에 발생하는 이중불일치 문제를 일으켰다. 이는 자국 통화가치가 폭락한 국가들의 금융위기를 더욱 악화시켰다. 아시아 국가들은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아시아 내 채권시장 육성이 절실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게 됐다. 이런 공감대하에 2003년 5월 ASEAN+3 재무장관회의는 역내 저축을 역내 투자로 연결시키는 선순환구조 마련을 목표로 아시아채권시장육성방안(ABMI)에 합의했다. ABMI를 통해 회원국들은 역내 채권시장에서 회원국 통화표시 채권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촉진하는 한편 역내 채권시장의 규제를 정비하고 기초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시아 금융협력을 위한 노력은 각국 정부 차원에서도 계속됐다. 아태지역 경제협의기구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계기로 회원국 간 펀드의 자유로운 유통을 허용하자는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등의 금융협력 과제를 논의 중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역내 개도국의 개발사업을 지원하고 공공·민간자본의 역내 투자를 촉진하는 등 금융협력을 위해 노력해 왔다. 역내 중앙은행 차원의 협력도 강화돼 왔다. ‘동남아중앙은행기구’(SEACEN)는 19개 회원 중앙은행 간 교육·연수 및 조사연구를 통한 금융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동아시아태평양중앙은행기구(EMEAP)도 11개 회원 중앙은행 공동으로 ‘아시아채권펀드’를 운용하여 역내 채권시장 육성에 힘을 보태 왔고, 중앙은행 간 역내 금융위기 관리체제를 마련해 중앙은행간 협력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금융협력을 획기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한중일 3국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한·중·일 3국은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GDP의 22%이고 한·중·일 외환보유액 합계는 5조 6000억 달러인 거대 경제권이다. 또한 CMIM 기금의 80%를 한·중·일이 부담하면서 역내 금융협력 이슈를 사실상 이끌어 왔다. 한·중·일은 미래 성장둔화 가능성과 고령화 및 재정부담 가중 등 공통의 문제까지도 함께 고민 중임을 감안하면, 3국 간 협력 강화가 한·중·일 3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 전체를 더욱 긴밀히 연결시키는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위안화가 빠르게 국제화되고 있는 점도 아시아 금융협력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 최근 위안화는 결제통화로서 무역결제 비중이 크게 늘어난 데다 홍콩을 중심으로 위안화 역외시장도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23개국 중앙은행과 2조 6000억 위안 규모의 국가간 통화스와프협정을 체결했으며 런던, 프랑크푸르트,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 국제금융도시 간의 위안화 허브 유치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위안화 국제화를 향한 중국 정부의 강한 의지를 감안하면 위안화 국제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아시아권에서도 위안화는 무역결제와 투자수단으로서의 기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아시아 금융협력 강화 차원에서도 무역거래비용을 줄이고 결제통화 선택폭을 넓히는 한편 역내 투자와 교역도 활성화시키는 등의 위안화 국제화 순기능은 더욱 키워 나가야 한다. 그러나 세계 2위로 성장한 중국 경제와 위안화의 대외 영향력 확대는 대중 무역의존도가 높은 역내국의 대중국 경제의존도를 심화시키고 역내 다른 통화의 약세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처럼 위안화 국제화가 불러올 수 있는 부정적 측면에도 지혜롭게 대처하면서 역내국들은 그동안 쌓아온 금융협력 기반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각국의 금융 경쟁력 강화에도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한다. 정지영 한은 조사국 전문부국장 [쏙쏙 경제용어] ■국가간 통화스와프협정 양국 간 자국 통화와 상대국 통화를 맞교환하기로 하는 계약이다. 금융위기 등으로 외환이 필요한 국가가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외국 통화를 단기 차입하는 형태의 중앙은행 간 신용계약이다. 우리나라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일본, 중국과 각각 300억 달러의 통화스와프협정을 통해 외환시장을 안정시킨 바 있다. 특히 2008년 10월 체결된 한·미 통화스와프협정은 두 차례 연장된 다음 2010년 2월 종료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4년 9월말 현재 중국(560억 달러) 등 5개국과 807억 달러의 자국통화표시 스와프계약이, CMIM(384억 달러) 및 일본(100억 달러)과 484억 달러의 미달러화 표시 스와프계약이 체결돼 있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 엔저의 역습… 속타는 아베

    엔저의 역습… 속타는 아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할 마법으로 여겨졌던 엔저가 거꾸로 일본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엔화 약세가 가팔라지면서 엔저의 혜택을 받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의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행이 지난 1일 발표한 9월 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단칸지수)에 따르면 엔저로 이득을 보는 대기업 제조업과 그렇지 않은 대기업 비제조업·중소기업과의 체감 경기에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단칸은 일본은행이 3개월마다 국내 기업 약 1만개를 대상으로 최근의 경기 상황을 묻는 조사로, 단칸의 지표인 업황판단지수(DI)는 경기가 좋다고 답한 기업에서 나쁘다고 답한 기업을 뺀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대기업 제조업의 DI는 전 분기 조사보다 1포인트 오른 13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는 7포인트나 상승했다. 일본내 신차 판매 대수는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지만 엔저로 인한 해외 판매 호조로 수익이 불어난 덕을 봤다. 산케이신문은 2일 “민간 금융사에서는 대기업 제조업 DI가 전회보다 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포인트 올랐다”면서 “긍정적인 서프라이즈”라고 전했다. 반면 내수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대기업 비제조업의 DI는 전 분기보다 6포인트나 하락한 13을 기록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2포인트 떨어진 0으로, 2분기 연속 악화됐다. 해외 매출 비중이 낮은 비제조업과 중소기업은 고물가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오히려 지나친 엔저가 악재로 작용하는 탓이다. 일본의 대표적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회장이 “더 이상의 엔화 약세는 일본 전체에 마이너스 영향을 끼친다”면서 지나친 엔저를 경계하고 나선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그러나 일본 안팎에서는 엔저가 당분간 현재 수준에 정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지난 8월 말부터 한 달 반 사이에 달러당 엔화 가치가 약 8엔 하락(환율상승)한 것은 양적 완화 종료를 앞둔 미국과 추가 완화까지 고려하는 일본의 금융정책 차이, 또 사상 최대 수준의 적자를 기록 중인 일본의 무역수지 등이 작용한 탓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달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환율을 둘러싼 논의가 별달리 이뤄지지 않은 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엔화 약세·달러 강세를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한 점 등 국제사회와 일본 당국의 반응도 엔저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2일 오후 3시 현재 엔·달러 환율은 108.76엔으로, 전날보다 1.08엔 떨어졌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식지 않는 ‘디스인플레이션 공포’

    식지 않는 ‘디스인플레이션 공포’

    기록적인 저물가가 지속되고 있다. 23개월째 1%대다. 불과 3년 전 4%, 6년 전 4.7%의 고물가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전벽해’다. 그러나 국내외 경기둔화에 석유 등 원자재값 역시 떨어지고 있어 당분간 저물가가 지속되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의 공포’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9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1%다. 2.1%를 기록했던 2012년 10월 이후 2%대에 돌아가지 못했다. 물가 등락이 심한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 역시 1.9%다. 지난 3월부터 2%대에 머물다가 6개월 만에 1%대로 내려앉았다. 최근의 저물가 추세가 계속될 여지가 크다는 뜻이다. 국제 원자재 값도 일제히 하락세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배럴당 93.52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1.49달러 내렸다. 올해 들어 최저치다. 전국 휘발유 가격은 2일 오후 4시 기준 ℓ당 1797.57원으로 떨어졌다. 170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0년 12월 이후 4년여 만이다. 원유와 니켈, 구리 등 주요 원자재들의 가격 하락에 따라 지난달 22일 블룸버그 원자재지수는 118.2로 2009년 7월 1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홍콩 시위의 여파로 중국 성장이 차질을 빚고, 독일과 영국 등의 제조업 지수 하락에 따라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물가가 뒷걸음질치는 디플레이션은 아니더라도 그에 근접한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상승률은 플러스 값이지만 상승세가 둔화되는 상태를 말한다. 물가상승률이 0에 근접한 상황이 장기간 지속된다는 뜻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20일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현 상황은 디스인플레이션에 해당한다”고 말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물가가 떨어지면 가계는 지갑을 닫고 기업은 투자를 줄인다. 그 결과 상품 재고가 증가하고 생산은 줄면서 내수 침체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세수 부족도 가속화할 수 있다. 세금은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물가 상승분을 더한 경상 GDP 성장률 기준으로 걷힌다. 최 부총리가 최근 실질 GDP 대신 경상 GDP 성장률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국제 원자재값 등은 우리가 조절할 수 없는 만큼 가계소비 등 경기를 활성화해 물가를 끌어올리는 게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일본도 1990년대 거품 붕괴 이후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소비 감소와 저물가에 시달렸다”면서 “기존 수출 위주가 아닌 내수와 서비스 시장을 중심으로 경제의 활력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美 압력에 한국 AIIB 연내 가입 유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개최된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이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한 한국의 연내 가입을 유보해 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지난달 말 기획재정부에 AIIB 가입 추진을 유보하고 잠정적으로 협의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4차 AIIB 설명회에 참석해 중국 측과 실무 협의를 진행했던 기재부는 같은 달 26~27일 미가입국을 대상으로 마지막으로 열린 5차 베이징 설명회에는 불참했다. 1일 복수의 정부 및 경제계 소식통 등은 케리 장관이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 AIIB 가입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뜻을 전달하면서 AIIB 문제에 대한 ‘관망’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0~21일 호주 케언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도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측에 AIIB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월까지 청와대 유관부처 정책조정회의 등을 통해 AIIB 가입을 적극 검토해 온 정부 기류도 급선회했다. 일각에서는 경제 논리보다는 동맹 논리를 앞세운 미국의 압력에 우리 정부가 굴복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7월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AIIB 창립 회원국 참여 희망을 공식 표명했고, 양국은 공동성명에 AIIB 협의 방침을 명시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우리 측과의 외교·재무장관 회담에서 가입을 반대한 게 아니라 한·미 양국 간 AIIB의 불확실한 지배구조 등의 문제점을 공유하는 차원의 협의였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유보 결정에 대해 “우리 입장은 ‘참여’ 쪽에 가깝다”면서 “중국이 내년 설립을 목표로 하는 만큼 당장 MOU를 체결하기보다는 미국과의 관계도 신경 쓰면서 우리 몸값을 올리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동맹 논리냐 경제 실익이냐… 美·中 금융패권 겨루기에 곤혹

    동맹 논리냐 경제 실익이냐… 美·中 금융패권 겨루기에 곤혹

    한국 정부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유보를 결정한 데는 동맹 논리를 앞세운 미국의 강력한 반대와 자국 중심의 금융 질서 구축을 밀어붙이고 있는 독불장군식 중국 사이에 낀 한국의 곤혹스러운 단면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다. 미국은 지난 7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한국의 AIIB 가입 협의가 본격화되면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무부, 재무부 등 각 대화 채널의 고위급 ‘입’을 통해 집요한 반대 공세를 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AIIB 가입 문제가 양국 간 동맹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고 미측이 경고하는 등 압박 수위도 거셌다는 지적이다. 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달 들어 한국과의 각종 양자 회담에서 강경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달 20~21일 호주 케언즈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미국 제이컵 루 재무장관과 캐럴라인 앳킨스 NSC 국제경제담당 부보좌관이 우리 측의 AIIB 불참을 노골적으로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유엔총회를 계기로 지난달 23일 뉴욕에서 개최된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한국의 AIIB 연내 가입 움직임을 우려하며 유보 취지의 발언을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직접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이 같은 전방위적인 반대 표명은 우리 측의 AIIB 가입이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구체적 정보를 토대로 진행됐다는 관측이다. 우리 정부는 8월 초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 주재로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등 유관부처 정책조정회의를 열어 AIIB 가입을 유력하게 검토했고, 지난 7월 기준으로 3665억 달러에 달하는 우리 외환보유고에서 50억 달러 규모를 AIIB에 지분 투자하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5일 중국 베이징에서 미가입국을 대상으로 한 4차 AIIB 설명회에 우리 측이 참석하는 등 한·중 간 협의가 지속됐다. 미국은 당초 한·중 정상회담 이전까지만 해도 원론적인 우려 표명 수준에 머물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AIIB 참여를 요청한 이후 협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미국의 우려는 구체적인 반대 표명으로 변했다. 우리 측의 대미 설득도 상당한 난항을 겪었다. 미 재무부 고위 관료는 시 주석 방한 후 한국 측의 AIIB 가입을 설명하기 위해 방미한 우리 측 인사에게 “한국이 (AIIB) 깃발을 들어 올려서는 안 된다”며 불편한 인식을 전했다. 이는 미국의 다른 우방국보다 먼저 한국이 AIIB에 가입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는 경고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주요 동맹국인 한국의 가입이 몰고올 정치 경제적 파문을 우려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의 우방인 필리핀과 싱가포르뿐 아니라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대립하고 있는 베트남까지 20여개의 아세안 국가들이 이달까지 중국과의 AIIB 가입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한편으로는 한국의 가입을 종용하면서도 협의 과정에서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중국의 이중적 태도 역시 우리 측 선택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AIIB 지배구조 개선과 우리 측 지분율에 따른 수석부총재 배정 등 한국 요구에 대해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냉정하게 선을 긋는 등 중국 중심적 AIIB 운영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대일 무역적자 해소할 근본대책 마련하라

    일본 엔화 가치 하락세가 심상찮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110엔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130엔대까지 진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엔화 약세로 원·엔환율은 내년에는 100엔당 800원대까지 내려앉는 등 엔저 현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 수출업체들은 울상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수출 상위 100대 품목 가운데 일본의 상위 100대 품목과 중복되는 것은 55개나 된다고 한다. 55개 품목이 우리나라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에 이른다. 엔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일본 상품의 가격 경쟁력은 높아져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상품은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일본에 직접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게 된다. 중소기업들은 가격경쟁력 의존도가 높아 더 큰 타격을 받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그저께 아시아금융학회와 함께 개최한 세미나에서 엔화 가치가 5.3% 추가적으로 하락하면 우리나라는 순수출 감소로 내년 경제성장률이 0.27% 포인트 떨어지고,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8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중소기업들은 엔저로 대기업에 부품 공급이 끊기는 일마저 생기고 있다고 호소한다. 일본 제품이 싸기 때문이다. 엔화 가치 하락이 국내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게 하는 일은 없게 해야 한다.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09엔대로 엔화 가치는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미국의 출구전략 기대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일본 중앙은행(BOJ)의 추가 양적 완화 가능성 등으로 엔화 약세 압력은 더 커지기만 한다. 최근 끝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도 공동 선언문을 통해 “선진국들의 통화정책은 경제 회복을 견인하고 있으며, 중앙은행의 본래 역할을 수행하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을 시의적절하게 해소할 수 있도록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250억 달러 규모의 대일무역적자를 냈다. 수입액이 수출액의 2배가량 된다. 내수 부진에 수출 타격까지 겹치면 우리 경제는 침체의 늪으로 추락한다. 환율정책으로 엔저를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추가 금리인하 시기가 주목된다. 부품소재의 국산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국내 기업들이 일본 종합상사나 유통회사들과 협력해 일본시장에 맞는 수출품을 개발하는 노력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본 첨단부품소재 기업들을 대상으로 국내 투자 유치 활동을 적극 전개해야 한다.
  • 최경환 부총리, 기준금리 인하 시사

    최경환 부총리, 기준금리 인하 시사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기대하는 발언을 했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지난 21일 호주 케언스에서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이후 시드니로 이동, 기자들과 만찬을 함께하며 전날 호텔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와인을 한 잔 했다고 소개했다. 최 부총리는 ‘이 총재에게 통화정책의 협조를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와인을 먹으면 다 하는 것 아니냐. 금리의 ‘금’자 얘기도 안 했지만 ‘척하면 척’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취임 이후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면서 재정·통화정책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최 부총리는 “이 총재가 (연세대) 선배지만 내가 보자고 했기 때문에 와인은 내가 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G20 회의에서 일본의 양적완화에 대한 우려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일본 측에) 일본의 프린팅 머신(지폐 출력기)이 너무 효율적이라고 농담을 했는데 그런 우려가 전달됐을 것”이라면서 “중국도 비슷한 우려를 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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