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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세계 경제 3%이상 성장’ 다보스포럼 낙관론 쏟아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또 한 번의 경제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지난 23일 막을 내린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는 세계 경제가 3%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이어졌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7%가 무너진 데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이 당초 3.6%이던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 포인트 낮춤에 따라 세계 경제가 장기 저성장의 침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에 선을 긋는 모양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 마지막 날 열린 ‘세계경제 전망’ 세션에서 “올해 세계경제는 다소 등락은 있겠지만 지난해 3.1%보다 다소 높은 3.4%, 내년에는 3.6%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위험 요소로 ▲중국경제 체질 변화 ▲원자재 가격 하락 ▲세계 각국의 불균형적 통화정책을 꼽았고 낙관론의 근거로 ▲파리기후변화협약(COP21)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 등을 들었다. 그는 “산업에서 서비스로, 수출에서 내수로 전환하는 중국 경제에 대해 시장이 너무 과잉반응을 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며 “중국은 경제 체질 변화 과정에서도 지난해 6.8%나 성장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각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도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 아룬 제틀리 인도 재무장관 등은 자국의 긍정적 상황을 근거로 세계 경제의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제는 심리다’라는 말도 있지만 증폭되는 ‘세계 경제 위기론’을 미리 차단하고 세계 금융 시장에 대한 ‘분위기 다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일본 경제는 올해 1% 또는 1.5% 성장을 기록하고 실업률은 3% 정도에 머물 것”이라며 “아직 인플레율이 0%대에 머물고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이 시작하면서 상황이 개선되고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 물가상승률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추가 완화든 무엇이든 주저 없이 금융정책을 조정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보스포럼에 참가한 경제학자들과 투자전문가들은 낙관적 분위기와 양적 완화가 침체된 세계 경제를 반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동아시아 세션에 참석해 중국과 일본 등의 고위 인사와 면담을 가졌다. 최 전 부총리는 “중국 경제의 향방은 한·중·일 분업구조의 변화 추세에 중국이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4가지 중국의 아킬레스건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5년 만에 최저치인 6.9%를 기록하면서 ‘세계의 엔진’이 식어 가고 있음이 입증됐다. 중국 경제가 직면한 4대 위기를 분석했다. 1. 신뢰 위기 시진핑 ‘만기친람’ 투명경제엔 毒… 통계 마사지 의혹 지난 18일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 측과 ‘핫라인’ 통화를 했다. 그런데 이날 카운터파트는 국무원 경제 담당 부총리인 왕양(汪洋)이 아니라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류허(劉鶴)였다. 류 주심은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개념을 설계한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경제 브레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핫라인 변경은 시 주석이 경제 전반을 다 챙기겠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FT의 해석이 맞다면 경제 책임자인 국무원 총리 리커창(李克强)의 자리는 더 위축된 셈이다. 하지만 시진핑의 ‘만기친람’(온갖 일을 임금이 친히 보살핌)은 투명성이 생명인 경제에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최고 권력자 보위를 위해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숨겨야 할 게 많아지기 때문이다. 과거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내 관도 준비돼 있다”며 구조조정 정책을 밀어붙이는 등 경제에 관한 한 전권을 행사했다. 환율이 춤을 추고 주가가 폭락해도 당국은 “우리 경제는 합리적 구간에서 운용되고 있다”는 앵무새 발언만 한다. 경제 운용이 불투명하니 국가 통계는 늘 ‘마사지’ 의혹을 받는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신뢰하는 통계는 차이신(財新)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뿐이다. 정부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경제 매체 차이신과 영국 시장조사회사 마킷이 공동으로 발표하기 때문이다. 2. 기업 줄도산 위기 철강·조선 등 ‘공급 측 개혁’… 300만 실업자 발생 우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의 최대 목표를 ‘공급 측 개혁’으로 잡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투자 설비가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리스크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정부도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부실기업 정리는 대량 해고 사태를 부른다. 지난 12일 신화통신이 보도한 중국국제금융공사의 보고서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철강·석탄·조선 등 생산능력 과잉 업종이 20~30% 감산에 나서면 300만명의 실업자가 생길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과잉 문제를 해소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대로 가다가는 경제구조를 변화시키기도 전에 기업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 신용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기업 도산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달 오주조선이 국유 조선사로는 처음으로 파산을 신청했고, 중국 2위 철강사인 우한강철은 6000명 감원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1월까지 중국 조선업계 신규 수주 물량은 2319만t(적재중량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9.1% 급감했다. 상하이·선전 증시에 상장된 2700여개 기업 가운데 순익이 3년 연속 마이너스인 좀비기업은 전체의 10%에 가까운 266개다. 이들의 부채 총액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1조 6000억 위안(약 290조 4000억원)에 이른다. 3. 통화정책 위기 위안화 방어하려다 주가 폭락… 1000억弗 자본만 유출 지난 12일 홍콩 자본시장에서는 처절한 ‘환율 전쟁’이 벌어졌다. 위안화 가치를 더 끌어내리려는 글로벌 헤지펀드들과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려는 인민은행 간의 전쟁이었다. 헤지펀드들은 역외시장인 홍콩에서 위안화를 투매해 가치를 끌어내린 뒤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은 상하이 역내시장에서 차익을 얻고 있었다. 인민은행은 막대한 외환보유액(달러)을 홍콩 시장에 풀어 위안화를 싹쓸이했다. 환율 전쟁은 인민은행의 승리로 끝났지만 기업으로 흘러들어 가야 할 달러는 환율 방어에 소진됐다. 더욱이 중국은 지난해 말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통화바스켓에 포함된 이후 강세 조짐을 보이자 수출 증대를 위해 위안화 고시 가격을 낮게 책정, 약세를 유도했다. 하지만 환율이 급등하자 불과 2~3주 만에 위안화 방어에 나서는 모순을 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폭락했고 1000억 달러가 넘는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갔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과 위안화 방어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다”고 경고했다. 경기 둔화를 막고 기업과 가계의 부채 부담을 줄이려면 환율을 올리고 금리는 내려야 하지만,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이 같은 카드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4. 디플레 위기 소비자물가지수 1.4% 머물고 생산자물가 46개월째 추락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6.9%나 되는 중국이 물가하락 속 경기침체 현상인 디플레이션 수렁에 빠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도한 비약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속사정과 글로벌 경제를 살펴보면 디플레 위기로 점점 빠져들어가는 것은 분명하다.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지난해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전년보다 1.4% 상승하는 데 그쳐 정부 목표치인 3%를 크게 밑돌았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공장의 출고가를 나타내는 생산자 물가지수(PPI)의 하락이다. 지난달 이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9%를 기록했다. 2013년 3월 이후 46개월째 떨어져 공급 측면에선 이미 디플레가 진행 중이다. 결정타는 유가의 끝없는 추락이다. 유가 추락은 제품 단가를 수직 낙하시키고 있다. 이는 수출 감소로 연결되면서 기업 실적을 악화시킨다. 기업 실적 악화는 부실기업 파산을 부르고 내수 위축으로 이어져 결국 디플레에 이르게 된다. 중국사회과학원 위융딩(余永定) 명예교수는 “경제가 다시 확장 단계에 진입하려면 재고 축소, 생산능력 축소, 부채 축소, 신성장엔진 발굴 등 4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중국은 이제 막 2단계를 시작했다”면서 “앞으로 3년 동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디플레로 빠질 수도 있고, 새로 도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행동, 생각을 말하다

    행동, 생각을 말하다

    생각을 읽는다/토르스텐 하베너 지음/송경은 옮김/마일스톤/308쪽/1만 4000원 #1. 지난 13일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기자회견 때보다 채도가 높고 강렬한 빨간색 재킷을 입고 나왔다.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 메시지를 강조하는 행사 때마다 빨간색 재킷을 입었고 스스로도 ‘경제활성화복’ 혹은 ‘투자활성화복’이라고 지칭했다. 박 대통령이 선택한 빨간색은 정말 박 대통령이 기대한 효과가 있는 것일까. #2. 2013년 9월 독일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도전장을 던진 사회민주당의 페어 슈타인브뤼크 전 재무장관은 한 장의 사진으로 큰 곤욕을 치렀다. 슈타인브뤼크 전 장관은 연이은 실언으로 얻은 비호감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선거 일주일 전 독일 주요 신문사가 발행하는 잡지 사진에 ‘가운뎃손가락 욕’을 하는 파격 장면을 연출했다. 하지만 이는 독일 국민들이 그를 총리 후보로서 저질스럽고 부적절하다고 평하게 만든 제스처가 됐다. 반면 메르켈 총리는 배꼽 앞에 두 손을 맞대는 일명 ‘다이아몬드 제스처’를 습관적으로 사용했다. 이는 지적이며 자신감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상반된 두 후보의 제스처는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체 언어’는 말보다 더 큰 메시지를 전달한다. 먼저 빨간색 효과를 보자. 올림픽 경기에서 빨간색 운동복을 입은 선수들이 파란색 운동복을 입은 선수들보다 금메달을 더 많이 딴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더럼 대학의 인류학자 러셀 힐과 로버트 바튼 교수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종목이나 체급과 상관없이 빨간색 운동복을 입은 선수들이 대부분의 시합에서 이겼다는 점에서 빨간색이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프랑스 사회과학자 니콜라 게겐의 실험에 따르면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여종업원일수록 다른 색깔을 입은 여종업원보다 팁을 15~26% 더 받았다. 박 대통령의 빨간색 패션은 상대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정치인으로서의 매력을 고조시키는 효과가 분명하다는 점에서 옳은 선택인 셈이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멘탈리스트이자 신체 언어 전문가인 토르스텐 하베너는 인류의 신체 언어 규칙을 폭넓은 사례와 연구 결과로 밝혀낸다. 저자는 ‘행동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신체 언어로 상대방의 생각을 알아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우리 얼굴에는 44개의 근육이 있고 이 근육들이 함께 움직여 표정을 만들어 낸다.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힘은 놀라울 정도다. 미국 심리학자 앨버르 머레이비언의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상대에게 말로 전달할 수 있는 영향력은 단 7%에 불과하다. 38%는 목소리 톤과 같은 부언어적 신호이고 55%는 신체언어 즉 비언어적 신호였다. 실제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언어는 ‘7%’에 그치는 셈이다. 책 ‘생각을 읽는다’는 말보다 더 정직한 몸의 단서를 알아내는 데 충분하다. 저자는 몸을 꼿꼿이 펴고 팔꿈치를 보이게 하는 승자의 포즈만으로도 테스토스테론(자신감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고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내려간다고 설명한다. 생각이 행동을 바꾸기도 하지만 행동이 생각을 바꾸기도 한다. 혹 당신이 내일 중요한 면접을 앞두고 있거나 생애 첫 데이트를 기다리고 있다면 지금 바로 움츠리지 않는 열린 자세를 취해 보라. 의도적인 신체 언어가 내면의 불안을 잠재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뉴스 분석] 中 서킷브레이커 발동 요건 너무 낮아 ‘독’으로

    [뉴스 분석] 中 서킷브레이커 발동 요건 너무 낮아 ‘독’으로

    중국 증권관리위원회가 8일부터 서킷브레이커(주가 급등 또는 급락 시 주식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도입 나흘 만에 이 제도가 증시 폭락 원인 중 하나임을 시인했다. 중국 서킷브레이커는 미국, 한국 등과 달리 발동 요건이 지나치게 낮아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 중국은 개별 종목에 대해 전일 종가 대비 상하 10% 가격 제한폭을 두다가 올해부터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했다. 대형주 중심의 상하이선전300(SCI300) 지수를 기준으로 장중 5% 이상 급등락 시 15분간 서킷브레이커 1단계를 발동한다. 7% 이상 급등락하거나 장 마감 15분 전 5% 이상 변동성을 보이면 서킷브레이커 2단계를 발동해 당일 거래를 종료한다. 문제는 발동 요건으로 정한 지수 변동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낮다는 것이다. 1987년 ‘블랙 먼데이’(10월 19일 다우존스 지수가 22.6%나 폭락한 사건)를 계기로 세계 최초로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한 미국은 3단계로 운영 중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기준으로 7%와 13% 변동 시 각각 1~2단계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하며, 20% 이상 급등락하면 3단계로 거래를 종료한다. 원래는 변동률 10%와 20%, 30%를 각 단계 요건으로 삼았으나 15년간 발동되지 않자 2013년 개정했다. 서킷브레이커를 창시한 니컬러스 브래디 전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적절히 반영하는 서킷브레이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만 7차례나 7% 이상 주가가 하락한 중국이 서킷브레이커 발동 요건을 잘못 지정했다는 것이다. 1998년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한 한국도 3단계로 운영 중이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개정한 발동 요건을 보면 코스피 8%와 15% 이상 급락 시 1~2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20분씩 거래를 중단한다. 20% 이상 급락하면 3단계가 발동돼 거래를 종료한다. 코스피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역대 3차례뿐이다. 미국 9·11 테러로 주가가 급락한 2001년 9월 12일 이후 14년 넘게 발동되지 않았다. 코스닥에서는 6차례 발동됐으며, 2011년 8월 9일 미국 신용등급 강등 충격에 따른 발동이 마지막이었다. 역시 3단계 서킷브레이커를 운영 중인 인도는 10%, 15%, 20%를 요건으로 삼고 있다. 중국처럼 2단계로 운영하는 태국의 요건은 10%와 20%로 중국보다 엄격하다. 유럽과 일본은 개별 종목별로 가격 제한폭을 두고 있을 뿐 전체 지수에 대해서는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는 단기 매매 중심의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아 서킷브레이커 발동 시 일시적 쏠림이 발생한다”며 “거래 종료 기준인 변동률 7%는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시론] 한·일 재무당국 정경분리 전통 되살려야/최중경 동국대 석좌교수·동국정경연구원장·전 청와대 경제수석

    [시론] 한·일 재무당국 정경분리 전통 되살려야/최중경 동국대 석좌교수·동국정경연구원장·전 청와대 경제수석

    1999년 1월 10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제2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재무장관회의가 열렸다. 외환위기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때라 이규성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은 유럽의 재무장관들을 상대로 한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음을 알리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여기서 이 장관은 국제금융시장 분위기를 바꾸는 회심의 한 방을 터트렸다. 미야자와 기이치 일본 재무상과 함께한 자리에서 당시로서는 꽤 큰 액수인 50억 달러 규모의 한·일 통화 스와프(맞교환) 협정 타결을 발표한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기극복 능력을 평가하는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고, 아시아 국가 간 최초의 통화 스와프 협정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었다. 한·일 통화 스와프는 훗날 아시아 국가 간 통화 스와프 네트워크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의 씨앗이 됐다. 이렇게 탄생했던 한·일 통화 스와프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당시 아이디어를 내고 실무협상을 담당했던 필자가 느끼는 감회는 크다. 그때에도 한·일 어업협상의 여파로 한·일 간 정무적 분위기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당시 양국 재무관료들 사이에는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다. 정경분리 원칙을 지킨다는 것이었다. 실무협상 파트너인 마루야마 준이치 당시 재무성 외환과장에게 통화 스와프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했을 때 “재무당국 간 실무적 합의만 이뤄지면 별다른 장애는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후 일본의 우경화와 일부 정치인들의 언행으로 인해 한·일 관계가 경색됐지만 정경분리의 전통이 지켜지지 않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외환보유고가 국제 기준에 비춰 아직도 부족하다는 전문가들의 견해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통화 스와프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 보인다. 통화 스와프가 필요한지의 여부에 관한 기술적 판단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제금융시장에서 통화 스와프 중단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한국이 어려울 때 일본이 외면할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인다면 우리에게는 부담 요인이 된다. 한국의 자신감 표현이라고 이해한다면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히 존재한다. 외환위기 다음해인 1998년 일본수출입은행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우리에게 제공하자 유럽계 은행에서 신용공급을 조심스럽게 재개했다. 그 이유를 물으니 유럽계 은행 관계자의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일본은 유럽이 한국을 들여다보는 창이기 때문에 일본이 신용공급을 재개하면 한국의 상황이 좋아졌다는 시그널로 이해한다”는 취지였다. 이제 17년이 지났고 1인당 국민소득, 외환보유고, 대외채무(외채), 경상수지 등에서 큰 진전을 이뤘으니 더이상 유럽이 일본을 통해 한국을 들여다보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한국이 일본과 척지고 사는 것을 경제, 금융의 시각에서는 어떻게 보는지 점검해 볼 필요는 있다. 외환위기는 주요 7개국(G7)인 영국도 겪은 적이 있기 때문에 관련 경제지표들이 많이 좋아졌다고 해서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의 숙명이고 경제대국 일본도 100% 장담은 금물이다. 외환위기 방어망은 두터울수록 좋은데 통화 스와프를 굳이 걷어 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통화 스와프야말로 인출 전에는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양질의 방어망’ 아닌가. 통화 스와프 협정 폐지가 정무적 관계 경색에 따른 한·일 재무 당국 간 자존심 싸움 때문이라면 크게 잘못된 일이다. 한·일 양국은 산업적으로 서로 얽혀 있고 경쟁하면서 협력도 해야 하는 관계에 있다. 정경분리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한·일 양국 모두에 손해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지금 한·일 재무 당국 간에 감정적인 틈이 생기는 것은 결코 환영할 일이 못 된다. 한·일 재무 당국 간에 실무급부터 고위 레벨까지 스킨십을 쌓는 노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무 당국 간 연례 축구 경기도 재개하고 퇴직관료(OB)끼리 만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일 정상이 만났으니 이제 재무 당국 간에 실마리를 풀 때다.
  • 안보리 15개국 재무 ‘IS 돈줄 차단’ 만장일치 결의

    안보리 15개국 재무 ‘IS 돈줄 차단’ 만장일치 결의

    반기문(위 왼쪽 네 번째) 유엔 사무총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슬람국가(IS)의 테러 관련 자금 모금과 이동을 금지하는 결의안 채택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개최한 첫 재무장관 회의로, 15개 이사국 재무장관 모두 손을 들어 결의안 채택에 찬성했다. 신제윤 자금세탁방지기구 의장,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 등도 회의에 참석했다. 뉴욕 EPA 연합뉴스
  • 美 금리 인상 어디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16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월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CNBC 등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것은 2006년 6월 이후 9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2008년 12월 금융위기 이후 7년간 유지됐던 현행 제로 금리(0~0.25%)가 끝나는 것이다. 연준은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FOMC 회의가 끝난 이날 오후 2시 회의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재닛 옐런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통화정책 결정 배경 등을 설명했다. CNBC는 금융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 올라 0.25~0.5%로 결정되면 실질 금리는 0.32~0.34%로 형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향후 언제까지 얼마나 올릴 것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1~2년간 낮게는 1.75%, 많게는 3.5%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는 연준이 1994~95년 3.0%에서 6.0%로, 2004~05년 1.0%에서 5.25%까지 각각 올렸을 때와 비교해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예전과 같은 급격한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및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금리 인상은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기상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15일 워싱턴포스트 기고 등에서 “금리를 올릴 때의 위험 요인이 금리를 유지할 때보다 더 두드러진다. 경제 성장과 금융시장에 대한 전망이 모두 불확실하다”며 제로 금리를 더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노동당은 시리아 공습, 보수당은 난민에… ‘자중지란’ 英정당

    영국의 집권 보수당과 제1야당 노동당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이민 문제를 두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다. 보수당이 추진하는 시리아 내 IS 공습에 반대하는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는 공습에 찬성하는 당내 반란파에 밀려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반면 보수당에서도 이민 정책을 두고 차기 당권 주자들 간 내부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영국 하원은 2일 10시간여의 격론을 거친 뒤 시리아 공습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했다. BBC는 앞서 하원의원 650명 중 보수당 의원 330여명과 노동당 내 반란 세력 50여명이 찬성표를 던져 공습안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습안이 통과되면 영국은 미국, 프랑스에 이어 서방에서 세 번째로 시리아에 공습하는 국가가 된다. 가디언은 이번 표결로 코빈 당수가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분석했다. 코빈은 노동당원의 약 75%와 노동당 의원의 절반이 공습에 반대했음에도 예비내각 각료들의 ‘반란’을 진압하지 못했다. 공습에 찬성하는 예비내각의 각료와 당 원로들은 사임 카드로 코빈을 압박하며 “당수가 당의 분열을 조장한다”, “친(親)코빈 세력이 당내에 또 다른 당을 만든다”며 총공세를 펼쳤다. 코빈은 결국 한발 물러서 자유 투표를 허용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분열로 노동당은 정부를 운영할 능력이 없음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노동당을 분열시키며 IS 공습안을 관철한 보수당도 이민 정책을 두고는 내부 갈등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난민에 대해 강경한 입장인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의 전 보좌관 닉 티머시는 지난 1일 보수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보수당 정부와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은 이민자의 영국 유입을 억제하는 데 관심이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메이는 영국으로 오는 유학생이 불법으로 취업하고 거주할 우려가 있다며 이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까다롭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오즈번은 유학생이 대학 등록금 등으로 영국 경제에 기여하는 규모가 10억 파운드에 이른다며 메이의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메이와 오즈번은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과 함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이후 당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앞서 정부 지출을 삭감해 흑자 재정을 달성하려던 오즈번은 메이와 존슨으로부터 치안 유지의 핵심인 경찰 예산도 깎으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여론도 메이와 존슨의 편에 서자 오즈번은 이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 9월 보수당원 여론조사에서 오즈번은 32%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으나 11월 여론조사에서는 9% 포인트 하락해 1위 자리를 존슨(32%)에게 넘겨줬다. 메이는 9월에 비해 8% 포인트 오른 26%로 2위를 차지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英 저소득층 감세 축소 백지화… 체면 구긴 오즈번

    英 저소득층 감세 축소 백지화… 체면 구긴 오즈번

    영국 보수당 정부가 복지 축소의 핵심이었던 저소득층에 대한 ‘세액공제(세금 감면) 축소’ 계획을 백지화했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세액공제 축소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정부 재정이 생각보다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를 철회한다”고 말했다. 연간 100만 가구의 저소득층 소득이 줄어들 것이란 반대 목소리에 밀려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영국 상원은 4시간의 토론 끝에 하원이 통과시킨 저소득층 증세안을 부결시켰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정부는 내년 4월부터 최대 세액공제를 받는 가구 대상을 연소득 6420파운드(약 1155만원) 이상에서 3850파운드(약 693만원)로 낮출 계획이었다. 44억 파운드(약 7조 7000억원) 규모의 세액공제 축소는 보수당 정부가 추진하는 복지 지출 120억 파운드(약 21조원) 삭감안의 핵심이었다. 장애인 생활수당, 자립지원급여 삭감 등과 같은 복지 지출 삭감안은 그대로 이행된다. 오즈번 장관이 이날 의회 ‘추경 예산 검토’에서 이같이 밝혔다며 노동당과의 힘겨루기에서 밀린 보수당 정부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전했다. 캐머런 총리의 복심인 오즈번 장관은 그동안 “재정 적자 감축 없이는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도 없다”며 정부 지출 감소에 사활을 걸어 왔다. 복지 지출과 세액공제를 줄이고 생활 임금을 올리는 식으로 ‘일하는 복지’를 추진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이를 위해 고든 브라운 전 총리가 이끌던 노동당 정부 시절 도입된 세액공제를 정조준했으나 노동당의 반격에 무너졌다. 노동당 강경파인 존 맥도널 의원은 세액공제 축소로 연간 저소득층 100만 가구가 평균 1350파운드(약 227만원)의 소득이 줄어들 것이란 추정치를 내놓았다. 이날 오즈번 장관은 2019~2020년 회계연도까지 예정대로 복지 지출을 120억 파운드 줄일 것이라며 정책 기조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오즈번 장관이 내놓은 추경안 가운데 주택 투기 규제를 위한 증세안은 여론의 환영을 받았다. 이는 주택 소유자가 두 번째 집을 살 경우 집값의 3%를 세금으로 더 내게 것이다. 현행법상 가격대에 따라 2~12%인 세율이 새 법안이 시행되면 5~15%로 오르게 된다. 영국은 지난 2년간 런던 집값이 40%나 폭등하면서 주택난에 시달리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美, 특수부대 시리아 북부 파병… 총공세 준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만나 수니파 극단적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 지원을 약속받았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부터 영국, 미국, 독일, 러시아 정상을 잇달아 만나 IS에 대한 강경 대응을 촉구한다. 프랑스 파리 수준의 테러 첩보를 입수한 벨기에 당국은 이날 브뤼셀의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또 사흘째 테러 경보 최고 등급인 4단계를 이어 가면서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이날 올랑드 대통령과 캐머런 총리는 파리 테러 현장인 바타클랑 극장을 찾아 헌화한 뒤 엘리제궁에서 IS 퇴치에 대해 논의했다. 회담이 끝난 후 올랑드 대통령은 “IS에 최대 피해를 입히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번 주 내로 의회에 영국의 시리아 공습 참가 승인을 요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지중해 키프로스에 있는 영국 공군기지를 IS 공습에 이용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영국의 지원을 얻어낸 올랑드 대통령은 24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25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잇달아 만나 IS 격퇴 작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IS를 겨냥한 발언 수위를 ‘격퇴’에서 한층 공격적인 ‘파괴’로 높임에 따라 전략 변화도 주목된다.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 시리아 공습 국가는 IS를 격퇴하기 위한 총공세전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50명 규모의 특수부대를 시리아 북부에 파병했다. 특수부대는 반(反)IS 연합군과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 등 현지 지상군의 활동을 조정한다. 러시아는 처음으로 지상군을 파견했다. 쿠웨이트 일간 알라이는 익명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지상군이 반군 점령지를 탈환했다고 보도했다. 공습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Kh101 스텔스 순항미사일 등 최신예 무기를 처음으로 실전에 투입했다. 프랑스 항공모함 샤를드골함은 이날 지중해 동부 시리아 연안에 도착해 IS를 공격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샤를드골함 전투기가 23일부터 시리아 내 IS 공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브뤼셀에서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모든 학교가 휴업에 들어갔다. 대다수 회사는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장했다. 지난 21일부터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고 거리에는 인적이 끊겼다. 캐나다 등 일부 대사관은 문을 닫았다. 브뤼셀에 자리한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본부는 보안을 강화하는 한편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장했다. EU는 재무장관 회의만 제외하고 모든 회의를 취소했다. 유대교 회당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문을 닫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벨기에 수사 당국은 브뤼셀 몰렌베크와 남부 샤를루아 등지에서 수색·검거 작전을 벌여 총 21명을 체포했지만 달아난 핵심 용의자 살라 압데슬람(26)을 검거하는 데는 실패했다. 에리크 판 데르 십트 검찰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수색 작업에서 무기나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몰렌베크 지역에서 경찰 바리케이드를 향해 돌진하는 차에 경찰이 총을 발사해 용의자 1명이 부상했다. 일부 벨기에 언론은 압데슬람이 독일로 달아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경찰은 전날 저녁 벨기에 동부 리에주 인근에서 BMW를 타고 독일로 향하는 압데슬람을 발견했으나 놓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화합의 리더십’ 난민·테러에 흔들… 시험대 오른 ‘유럽의 여왕’

    ‘화합의 리더십’ 난민·테러에 흔들… 시험대 오른 ‘유럽의 여왕’

    ‘유럽의 여왕’, ‘전후(戰後) 가장 인기 있는 총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 모두 이 한 사람에 대한 수식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2일 취임 10주년을 맞는다. 2005년 이후 내리 3선을 연임한 메르켈 총리는 2017년 총선 때까지 임기를 채우면 독일 최장수 총리가 된다. 그러나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난민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면서 10주년을 제대로 축하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0주년 기념 언론 인터뷰도 모두 거절했다. 1991년 헬무트 콜 당시 총리가 메르켈을 ‘나의 소녀’라며 첫 통독 내각에서 여성청소년 장관에 발탁할 때만 해도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 동독 출신에 촌스럽고 다소 통통했던 외모 탓에 ‘Ms. 평범’으로 불렸다. 1998년 콜 총리의 정치자금 스캔들이 터지자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에 그를 비판하는 글을 기고해 콜 총리를 몰아내고 2000년 기독민주당(CDU) 대표에 올랐다. 2005년 첫 여성 총리로 취임해 정치, 경제,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며 한때 지지율이 74%까지 치솟았다. 메르켈 총리는 보수우파 정당 기민당 당수지만 좌파 정책으로 인기를 끌었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을 종식하겠다고 선언했으며, 나치에 대한 철저한 반성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를 모두 이겨내고 독일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로존 위기 당시부터 유럽연합(EU) 주도권을 잡아 ‘유럽의 여왕’이라는 별호도 얻었다. 최근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에서 단호하게 긴축을 요구하는 모습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유럽 난민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2017년 총선에서 4선까지 가능하다는 게 중론이었다. 첨예한 갈등을 화합으로 이끌어내는 리더십으로 ‘무티’(엄마)라는 애칭도 갖고 있다.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난민에게 독일 국경을 개방하면서 견고하던 메르켈 총리의 지지율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여론조사 결과 그가 이끄는 기민당 지지율은 34%까지 떨어졌다. 기민당과 연정 중인 기독사회당(CSU) 호르스트 제호퍼 대표는 연일 메르켈에게 공격을 퍼붓고 있다. 같은 당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도 난민 정책에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3일 파리 테러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슬람국가(IS)의 다음 목표는 난민을 받아들이는 데 가장 적극적인 독일이라고 예견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파리 테러 사태가 메르켈 총리의 정치력 시험대”라고 지적했다. 유럽정책연구센터는 “메르켈이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난관에 부딪혔으며, 앞으로 난민 사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력한 난민 통제 정책 도입 촉구 목소리와 함께 메르켈의 실각 가능성도 제기됐다. 영국 투자은행 에버코어 ISI는 최근 보고서에서 “테러로 메르켈의 국내와 EU 내에서의 입지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17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릴 예정이던 독일과 네덜란드 축구대표팀의 친선경기가 테러 위협으로 취소됐지만, 메르켈 총리는 늘 그렇듯 침착했다. 그는 18일 성명을 내고 “저 또한 경기가 취소돼서 슬프지만, 자유와 안전을 우선시한다는 결정은 옳았다”고 발표했다. 이날 메르켈 총리는 특별내각회의를 열고 안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파리 테러 발생 후 “테러에 굴복할 수 없다”고만 했을 뿐 난민 문제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었던 그가 갈등을 어떻게 봉합해 나갈지 주목된다. AFP는 “임기 이전에 정치적으로 실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기민당 안팎에 메르켈에 대적할 만한 인물이 없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메르켈은 위기를 다시 기회로 만드는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난민 사태가 메르켈 정치 인생의 중요한 의미로 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보수 우파 당수지만 좌파 정책으로 인기 글로벌 금융·유럽 재정 위기 모두 극복 총리 취임 이후 한때 지지율 74%까지 난민 사태 발생 전에는 4선도 가능 중론 “독일·EU 내서 권력 잃을 위험성 커져” FT “파리 테러, 메르켈 정치력 시험대”
  • ‘1918~2015 Helmut Schmidt’ 헬무트 슈미트 前 독일 총리 별세

    ‘1918~2015 Helmut Schmidt’ 헬무트 슈미트 前 독일 총리 별세

    “그는 하나의 정치 기관 그 자체다. 그의 조언과 판단력은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국가가 그에게 큰 빚을 졌다.” 10일(현지시간) 저녁 독일 전역에선 TV 생중계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추모 연설이 흘러나왔다. 전날 96세로 타계한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를 기리려는 것이었다. 독일 dpa통신은 “헬무트 전 총리가 혈전증으로 함부르크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의 자택은 조문객들이 갖다 놓은 양초와 꽃다발로 둘러싸였다. 독일인이 가장 존경하는 총리로 꼽히는 슈미트 전 총리는 서독의 경제와 안보 위기를 타개했으며, 유로화와 유럽 통합의 기초를 마련한 정치인으로 기억된다. 전임자인 빌리 브란트 총리의 동방정책을 이어받아 독일 통일의 초석을 다졌다. 빌리 브란트 내각에서는 재무장관으로서 ‘라인강의 기적’을 이끌었다. 슈미트 전 총리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좌파 사회민주당(SPD)에 가입했다. 사민당에 들어간 후 그의 정치 인생은 탄탄대로를 걸었다. 1953년 처음으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1974년 자유민주당(FDP)과의 연정으로 총리에 올랐다. 당시 독일은 경기 침체와 안보 불안을 겪었다. 슈미트 전 총리는 공공부문 투자를 늘려 일자리 16만개를 창출했다.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 당시 프랑스 대통령과 독·불 정상 협력으로 유럽 통합을 이끌었다. 이런 노력으로 1975년 세계경제정상회의(G6)가 출범했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로 이어졌다. 안보 분야에서도 외교력을 발휘했다. 1977년 10월, 독일 적군파(RAF)가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과 함께 루프트한자 항공기를 납치했다. 그는 국경경비대를 급파해 승객 86명을 모두 무사히 구출해 냈다. 구소련이 유럽을 겨냥해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했을 때도 소련과 협상하면서 실패할 경우 서유럽에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한다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했다. 그는 1976년, 1980년 재선됐지만 1982년 연정이 해체되면서 총리에서 물러났다. 퇴임 후에도 원로 정치인으로서 독일인의 존경과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그와 절친한 독일계 유대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종종 “슈미트보다 먼저 죽고 싶다. 그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애도를 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슈미트 전 총리는 평화롭고 민주적인 유럽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그는 위대한 유럽인”이라며 “독일인들에게 유럽에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고 그를 평가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슈미트 전 총리는 나의 아버지(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 그리고 캐나다의 위대한 친구”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지독한 애연가였던 그는 TV 인터뷰나 정상회담에서도 항상 담배를 입에 물었다. 국회 토론 중에도 욕을 할 정도로 거침없고 직설적인 성격이었던 그를 독일인들은 ‘슈미트 주둥이’라고 불렀다. 1936년까지 히틀러 소년단에 있었고 군 복무를 한 것에 대해선 ‘유대인 할아버지를 뒀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뛰어난 피아노 연주가였던 그는 런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700년간 귀족 증세 반대한 상원… 왜 저소득층 증세 막았나

    [글로벌 인사이트] 700년간 귀족 증세 반대한 상원… 왜 저소득층 증세 막았나

    ‘307대277.’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영국 상원이 부결시킨 보수당 정부의 저소득층 증세안은 끝없는 파문을 몰고 왔다. ‘하원 우위의 원칙’이 확고한 영국에서 상원은 법안을 수정하거나 입법을 지연하는 권한만 갖고 있어 관습법(헌법)에 대한 ‘이례적’ 도전이자 용기로 받아들여졌다. 증세안 부결로 굴욕을 당한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이튿날 상원에 대대적인 ‘칼 대기’를 단행하겠다며 정략적 선언을 했다.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도 “선거를 통해 선출된 하원이 입법한 세금 관련 재정 조치를 임명직에 불과한 상원의 야당(노동당·자유민주당) 의원들이 부결시켰다”면서 불만을 표출했다. 캐머런 내각은 주요 결정과 관련해 보수당이 장악한 하원의 영향력을 상원보다 앞세우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장기적 청사진을 갖고 꾸준히 추진해온 기존 ‘상원 개혁’과는 다른 모습이다. 당파성을 앞세운 캐머런 총리의 목소리가 어느 정도 국민적 동의를 끌어낼지도 알 수 없다. 보수당 지도부가 공공연히 상원 개혁을 외치는 배경에는 과거 노동당 정권이 주도한 개혁으로 수백년간 기득권을 유지해온 상원을 송두리째 빼앗긴 쓰라린 경험이 자리한다. 상원은 이제 귀족들의 사교장이라기보다 국가의 중심을 잡는 비정파적 성격의 원로원 성격이 더 강하다. 내각 책임제인 영국에서 실질적 통치자인 총리와 총리를 배출한 집권당이 하원을 통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보루이기도 하다. 앞서 1911년과 1949년 잇따라 개정된 의회법은 모든 법률안이 원칙적으로 상하 양원을 거치도록 했다. 다만 조세와 재정 지출 관계 법안(Money Bill)은 예외가 인정된다. 상원의 동의를 얻지 못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국왕의 재가를 받아 곧바로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상원은 정부의 세금 감면 철회안을 일반 법안이 아닌 위임안으로 해석해 부결시켰다. 상원의 정식 명칭은 ‘귀족원’이다. 이런 측면에서 세습 귀족들의 모임에서 유래한 상원이 저소득층의 세금 감면 혜택을 지키겠다고 나선 것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과거 의회가 왕과 갈등을 빚을 때 쟁점 역시 세금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특권층에 대한 ‘부자 증세’가 문제였다. 이번 세금 감면 철회안을 놓고 상원은 4시간 넘는 토론을 벌였다. 복지를 둘러싼 기득권층과 젊은층의 세대 간 전쟁으로 비화된 정부안을 놓고 원칙을 강조하며 약자의 편을 들었다. 보수당 내부에서조차 이견이 분분한 세제 개편안을 밀어붙인 캐머런 총리의 폭주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는 앞선 노동당 정부(1997~2010년)의 상원에 대한 체질 개선 덕분이다. ‘영악한’ 토니 블레어 총리는 1330명에 이르던 세습 귀족 의원들을 단 92명만 남겨 놓고 퇴출시켰다. 이들은 대부분 보수당 지지자들이었다. 세습 귀족을 몰아낸 빈자리는 총리의 제청을 받아 여왕이 임명한 종신직 의원들로 야금야금 채워졌다. 이는 상원이 보수당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보수당이 (정당한) 상원 개혁을 미뤄왔던 점에서 자업자득”이라고 평가했다. 미리 상원 개혁의 고삐를 잡았더라면 뒤통수를 맞는 일이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증세 문제 때마다 갈등 빚어 영국 정치권에서 상원 개혁이 화두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세기 들어 국민 여론은 세습과 특권을 인정받는 상원에 부정적으로 기울었다. 미국처럼 선거를 통해 상원을 구성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9일 현재 상원에 등록된 정식 의원은 819명에 이른다. 이 중 의원직이 세습되는 귀족이 88명, 성직자가 25명이며 나머지는 종신직(706명)이다. 성직자인 대주교·주교 등은 자리에서 물러날 때 의원직을 상실한다. 정치 성향별로는 여당인 보수당 당적을 지닌 의원은 249명에 불과하다. 오히려 야당인 노동당(212명)과 자유민주당(112명)이 우위를 점한다. 이 때문에 상원은 하원에 비해 정파성이 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세습 귀족이 대거 퇴장하면서 중도세력이 늘어난 덕분이다. 당적도 고정적이지 않다. 보수당에서 자유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개혁을 추진한 처칠 전 수상이 대표적인 사례다. 게다가 1910년대까지도 영국 유권자들은 ‘비국교도=자유민주당’, ‘국교도=보수당’이란 등식 아래 종교적 성향에 따라 투표했다. 영국 의회 홈페이지(www.parliament.uk)는 상원이 의학, 법률, 예술, 경영, 과학, 스포츠, 교육 등 각 분야의 대표성을 갖는 존경받는 직업인들로 구성됐다고 기술했다. 또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영국 연합왕국에 속한 성인이면 누구가 상원 의원이 될 자격을 갖는다고 명기했다. 1295년 완전한 모습을 갖춘 과거의 상원은 귀족과 성직자, 법률가 등이 주축이었다. 17세기 청교도혁명을 이끈 크롬웰이 공화정을 선포해 잠시 폐지되기도 했으나 20세기 초까지 수백년간 예산 결정과 법률 제정에 큰 영향력을 끼쳤다. 백발의 가발을 뒤집어쓴 채 망토를 착용한 예전 의원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의회법 개정 뒤 실질적 권한 빼앗겨 1900년대 초반부터 잇따라 이뤄진 의회법 개정은 실질적 권한을 대부분 하원에 넘겼다. 의원들의 구성도 귀족보다 전문 직업인에 초점을 맞춰 점차 바뀌었다. 현재 상원은 주요 법안에 대한 토의와 국가 중대사에 대한 위원회 구성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드레스코드’도 변화했다. 의원들은 특별한 행사 때가 아니면 일반적인 정장 차림으로 등원한다. 홈페이지의 갤러리에는 평상복 차림으로 토론에 나선 의원들의 모습과 이를 지켜보는 방청객들이 모습이 담겨 있다. 이곳에는 또 신규 의원, 자격 정지 의원, 사망한 의원 등으로 세분화된 신상 정보가 매일 업데이트된다. 지난달에만 41명의 신규 의원들이 임명됐고, 각기 2명의 의원이 사망하거나 은퇴했다. 신규 의원의 당적을 살펴보면 과반이 넘는 21명이 보수당 소속이다. 야당인 노동당과 자유민주당은 각각 7명, 11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중립이거나 전문직 할당자다. 보수당 정권이 노골적으로 상원에서 세 불리기에 나섰다는 뜻이다. 과거 영국 언론은 노동당 정부의 상원 개혁도 정파적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당시 개혁은 장기적 로드맵을 갖고 이뤄졌다. 어느 정도 보수당과 정치적 합의도 이뤄냈다는 점에서 지금과 달랐다. 영국은 2007년 집대성한 ‘상원 개혁에 관한 백서’에 근거해 꾸준히 개혁을 이어오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2010년 합의안에 따라 상원의 의석 수를 300석까지 줄이고 80% 이상을 선출직으로 바꾸는 일이다. ●상원의 뿌리 깊은 반정부 정서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로드맵에는 세습 귀족 의원뿐 아니라 종신 의원 폐지까지 담겨 있다. 매번 선출되는 의원의 임기는 10~15년으로 5년마다 3분의1을 선거로 물갈이한다. 임명직도 총리의 제청이 아닌 상원 임명 위원회의 제청을 따르도록 했다. 또 무보수 명예직이었던 의원에게는 연간 약 6만 4000파운드(약 1억 1245만원)에 이르는 세비도 지급될 예정이다. 이를 추인할 마지막 선택은 국민 여론에 달렸다. 700년 전통의 귀족원이 ‘원로원’으로 개칭되는 순간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변화가 자칫 총리·상원·하원을 단일 정당이 독식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걱정한다. 견제와 상생이란 영국 정치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앵글로·색슨족의 왕국이던 영국은 8세기 말부터 노르만인에게 정복당하면서 차츰 서유럽화했다. 노르만왕조의 혈통이 섞인 프랑스 귀족이 왕위를 이어받았고 존 왕에 이르러선 과도한 세금 부과로 귀족 계층과 대립했다. 이때 존 왕은 귀족들이 강요한 ‘대헌장’(마그나카르타)에 서명하는 굴욕을 당했다. 이는 의회 정치의 효시이기도 하다. 최근 수년간 상원은 정부 정책을 견제하며 존재감을 과시해 왔다. 정부 정책의 균형을 잡아줬다는 평가도 듣는다. 2002년 정부의 인간배아 복제 법안, 2006년 안락사 허용 법안, 2008년 테러용의자 구금연장 법안에 각각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6월 하원이 압도적 표 차이로 승인한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시행안도 상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TPP 12개국 “환율전쟁 하지 말자” 합의

    미국, 일본, 캐나다 등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는 12개국이 환율 조작 견제 장치를 마련했다. 협정국 금융 당국자들은 1년에 한 차례씩 모여 회의를 갖는 등 통화 정책에 대해 논의하는 틀을 마련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TPP 회원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보고하라는 의미여서 한국 등 가입 희망 국가들에겐 새로운 장애가 될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블룸버그·파이낸셜타임스 등은 6일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의 공동선언 발표를 워싱턴발로 이같이 전하면서 “이 조치는 수출 증가를 노리고 자국 통화를 부당하게 절하하는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상품이나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 자유무역협정(FTA)에 환율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은 처음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적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TPP 참가 12개국은 이와 함께 환율 개입의 상황과 외환 보유액의 데이터 등도 정기적으로 공표하고, 자본 유출입과 수출입 자료 등을 상호 교환해 통화 및 금융 시스템의 안정을 도모하기로 했다. 또 재정 운영과 구조 개혁 등 거시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정책보다 패기·외모… 40대 꽃미남 리더 뜬다

    정책보다 패기·외모… 40대 꽃미남 리더 뜬다

    ‘용팔이’의 주원과 ‘두번째 스무살’의 이상윤이 드라마 종영과 함께 자리를 비운 새 둘 곳 없던 기자의 시선을 해외 채널 속 인물들이 사로잡았다. 그것도 미국 드라마 전문 채널인 HBO가 아니라 뉴스 전문 채널 CNN에서다. 29일(현지시간)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에 40대가 선출됐다. 운동 마니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몸짱에 얼굴도 준수한 ‘조각 미남’으로 꼽힌다. 앞서 지난 20일 캐나다에서 43세의 꽃미모를 뽐내는 쥐스탱 트뤼도(승리 직후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정치인’으로 부각됐다) 자유당 대표가 총선 승리를 거두더니 비슷한 시기 중국과의 정상회담으로 분주했던 영국에선 44세 재무장관 조지 오즈번(이름마저 영국 첩보영화 주인공을 연상시킨다)이 카메라를 점령했다. 올여름까지만 해도 서너 시간에 한번꼴로 CNN에 얼굴을 비추던 41세 그리스 총리 알렉시스 치프라스가 재집권 달성 뒤 출연을 자제(?)하던 차에 외신 정치 뉴스는 다시금 섹시해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기성 질서가 한 차례 무너진 뒤 호감형 얼굴, 탄탄한 몸매, 빠른 정책 집행 능력을 보여주는 미모의 40대 정치인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47세였던 2008년에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버락 오바마(54)는 각종 사진마다 엿보이는 미끈한 ‘간지’에 힘입어 레임덕 위기에서 한발 비켜서 있다. 2010년 집권한 마르크 뤼터(48) 네덜란드 총리는 유니레버 직원 출신 특유의 깔끔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잘생긴 외모만큼 동성애 결혼으로도 유명한 룩셈부르크의 그자비에 베텔(42) 총리 역시 2013년 야 3당 연립을 이뤄내 집권에 성공했다. 청바지 차림으로 경차를 몰고 출근하며 깨끗한 정치를 선보이는 마테오 렌치(40) 이탈리아 총리도 2013년 새 정권을 창출한 인물이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이라도 열린다면 ‘역대급 최강 인증샷’이 기대된다. ●SNS 등 특유의 소통 능력으로 급부상 글로벌 정상들의 외모 업그레이드 배경은 뭐니 뭐니 해도 ‘젊음’이다. 20여년 넘게 이어진 신자유주의 열풍의 결과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폭발하고, 양극화로 귀결되고, 청년 실업 문제로 곪아 터진 가운데 각국에서 ‘기성 정치 타파’를 외친 40대 정치인이 부상했다. 이들은 패션과 외모를 ‘경쟁 자본’으로 중요하게 여긴 엑스(X)세대에 해당한다. 정치 스타일에서도 이들은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과거 주요 정치인들이 당내 영향력(계파), 매스미디어의 평가 등에 힘입어 지지세를 규합했다면 최근 급부상한 40대 정상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제되지 않은 생각을 드러내며 팬을 확보해 간다. 매스미디어 시절 유권자들이 정치인을 정책과 스캔들에 한정 지어 소비했다면 뉴미디어에 익숙한 지금의 유권자들은 정치인의 모든 것을 소비하고 있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멘토처럼 접근하는 40대 정상들이 급부상할 때 잘생긴 외모는 확실히 ‘묘약’이 됐다. ●보혁 이슈 해체… 뒤섞은 정책 내놔 근래 외신과 SNS를 점령한 캐나다의 트뤼도와 영국의 오즈번은 특히 유명인에 대한 대중의 환상을 충족시켜 주는 모델이다. 명문가 출신으로 명문대를 졸업한 둘은 ‘금수저 정치인’이란 공통점을 지녔지만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다른 점도 많다. 예컨대 부모의 이혼을 겪은 트뤼도가 당초 정치에 뜻을 두지 않았다가 막내동생이 사망하는 불운을 겪고 정계에 본격 입문하는 ‘비극적 영웅 서사’를 따른다면 오즈번은 안정된 환경에서 준비된 정치인의 길을 걷는 ‘엄친아 판타지’를 충족시켰다. 트뤼도는 1984년까지 15년 동안 캐나다 총리를 지낸 피에르 트뤼도의 3형제 중 장남이다. 방송인 출신이었던 트뤼도의 어머니 마거릿 싱클레어는 트뤼도가 6살이던 1977년 별거를 시작했고 1984년 이혼할 때까지 영국 록그룹 롤링스톤스와 파티를 즐기고 미국 상원의원 에드워드 케네디와 염문을 뿌렸다. 아버지 트뤼도 역시 미국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과의 염문에 휩싸였다. 트뤼도는 젊은 시절 바텐더, 연기자 등을 전전했지만 아버지의 정치 후계자로 지목되던 막내동생이 1998년 눈사태로 숨진 뒤 눈사태 안전 홍보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부터 정치에 뜻을 두기 시작했고, 2008년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트뤼도가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겪고 동생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계기로 정계에 입문한 반면 오즈번은 결격 사유 없는 정치 행로를 밟고 있다. 오히려 지나치게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것이 오즈번의 흠으로 지목될 정도다. 역시 엑스세대인 데이비드 캐머런(49) 총리 취임에 편승해 젊어진 영국 내각 분위기에 힘입어 38세였던 2010년 124년 만의 최연소 재무장관이 된 오즈번은 귀족 가문의 일원으로 남작 집안 귀족의 딸과 결혼했고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백만장자다. ●트뤼도 ‘같이 자고 싶은 총리’ 논란도 오즈번이 긴축재정, 공적연금 축소,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등을 외치는 강경 보수 정치인이라면 총선 승리 일성으로 “대이슬람국가(IS) 연합군에서 캐나다 전투기 철수”를 천명한 트뤼도의 공약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제 성장, 부자 증세, 난민 수용 확대 등으로 진보 정책 일색이다. 이처럼 급부상 중인 40대 정상급 정치인들의 이념 스펙트럼은 보수부터 진보까지 다양해 하나로 묶기 어려울 정도다. 오히려 이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내는 장치는 ‘생활 방식’에 있다. 특유의 소통 능력을 활용해 급부상한 뒤 좌고우면하지 않는 돌파력을 발휘해 세를 키우고, 정치적으로 파격적인 승부를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금슬에 기반한 단란한 가정’과 같은 바른 이미지를 버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경을 초월해 이들은 비슷하다. 정치적 파격과 바른 생활 이미지를 병존시킨 대표적인 예는 EU와의 구제금융 협상 과정에서 그리스의 EU 탈퇴(그렉시트) 국민투표, 조기 총선과 같은 정치적 승부수를 잇따라 던지면서도 동거녀인 페리스테라 베티 바치아나 앞에선 애처가의 면모를 감추지 않는 치프라스가 대표적이다. ●전문가 “이제부터 존재감 증명·평가” 이들의 정치·생활 방식은 엉뚱한 팬덤 현상을 일으켜 ‘정치의 주변화’를 부르기도 했다. SNS에서 회자되는 트뤼도의 별명은 ‘필프’(Pilf)인데 이는 ‘같이 잠자고 싶은 총리’(Prime minister I’d Like to F**k)란 뜻이어서 성추행 논란을 불렀다. 캐나다 방송이 ‘세계는 트뤼도의 외모를 좋아한다’고 비중 있게 보도하는가 하면 호주 뉴스 앵커는 트위터에 “자유당에 미안하지만 트뤼도가 너무 잘생겨서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잊어버렸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오즈번의 별명 역시 그의 원래 이름에서 기인한 ‘giddy’(발음은 ‘지디’가 아니라 ‘기디’이다)인데 ‘아찔하게 좋다’는 뜻을 담고 있고, 오즈번이 스타워즈 광선검 마니아라는 점 등도 시시각각 보도되고 있다. ‘앙팡 테리블’(무서운 신예)처럼 등장해 엔터테이너처럼 소비되는 이들의 정치는 정치 신인에서 권력의 정점에 오르기까지 시간을 단축시킨 요인이지만 이들의 존재감 증명은 지금부터라는 평가가 많다. 소통, 파격, 개인적인 매력을 무기로 든 새로운 정치법만 검증됐을 뿐 금융위기 이후 국제 리더십 공백 속에서 이들이 선보일 2008년 이전 기성과 다른 정책 실험은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전통 깬 영국 상원, 저소득층 증세 막았다

    전통 깬 영국 상원, 저소득층 증세 막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와 상원 의원들의 ‘세금전쟁’이 영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상원은 관습을 깨고 정부가 발의한 저소득층에 대한 세금 감면 축소 법안을 이례적으로 부결시켜 보수당 정부의 일방적 복지 축소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보수당이 다수를 차지한 하원은 재논의를 거쳐 다시 법안을 상원에 올릴 계획이지만 2002년과 2008년 정부의 인간배아복제 법안과 테러 용의자 구금 연장 법안에 상원이 거부권을 행사해 폐기시킨 바 있어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 등 외신들은 26일(현지시간) 상원이 44억 파운드(약 7조 6000억원) 규모의 저소득층 세금 감면 혜택을 없애는 내용의 법안을 전날 표결에 부쳐 307대277로 부결했다고 전했다. 4시간 넘게 이어진 토론에서 노동당의 패트리시아 홀리스 상원 의원은 “(저소득 가구에) 성탄절을 앞두고 선물은 주지 못할망정 연간 1300파운드(약 225만원) 넘게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편지를 보낼 순 없다”며 법안 연기를 호소했다. 비선출직인 소수 세습귀족과 법관 등으로 구성된 상원은 관례상 정부 법안을 수정할 수 있어도 부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상원은 이번 감세 축소안이 법령이 아닌 위임 입법안이기에 거부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극빈층 보호에 앞장서 온 영국의 전통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자존심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당 정부는 반발하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헌법의 관례가 깨졌다”며 위헌 논란에 불을 지폈고,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도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지울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상원은 지난 21일 정부가 내놓은 세금 공제 축소 법안 상정을 보류하면서 선전포고를 했다. 캐머런 총리가 직접 상원 공청회에 출석해 세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마이동풍이 된 셈이다. 보수당 정부가 여론의 역풍을 무릅쓰고 칼을 빼든 것은 표면적으론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서다. 노동당 정부 때 입안된 세금 공제 탓에 연간 300억 파운드(약 52조원)의 부담이 지워졌다는 설명이다. 현재 영국의 국가 부채는 1조 4800억 파운드(약 2566조원) 수준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80%가 넘는다. 세금 공제 축소는 보수당 정부가 추진 중인 긴축재정의 핵심이지만 노동계급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고 말았다. 저소득 다자녀 가구 감면과 25세 이상 저소득 노동자 감면을 없애는 데 무게를 두면서 연간 300만 가구가 넘는 저소득층이 ‘세금 폭탄’을 맞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득세 부과를 면제해 온 최저 소득 구간을 현행 6420파운드(약 1113만원)에서 내년 4월까지 3850파운드(약 668만원)로 줄이기로 했고, 공공노조는 저소득 가구당 연간 1500파운드(약 260만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할 것이라며 맞섰다. 보수당 내에서조차 “국민을 빚더미에 몰아넣을 순 없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일각에선 노동당의 반격이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당은 지난 7월 보수당 정부의 130억 파운드(약 22조 5400억원) 규모의 복지 예산 축소안을 무기력하게 하원에서 통과시켰다. 시민단체와 학생들의 대대적인 반대 시위가 이어졌지만 해리엇 하먼 당시 노동당 임시 대표는 기권을 종용했다. 앞선 총선에서 보수당에 과반 의석을 내준 탓이다. 그러나 지난달 강성 좌파인 제러미 코빈 대표가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코빈 대표는 “정부의 복지 축소에 제동을 걸 것”이라 공언했고, 첫 실력 행사에 나섰다고 일간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현재로선 ‘세금 전쟁’의 승자는 노동당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법인세율은 인하하면서 복지예산을 줄이는 정부의 반서민·친기업적 행태를 여론의 도마에 올려 쐐기를 박았다는 분석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영국 상원, 정부 저소득 감세법 부결...100년 전통 깼다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와 상원 의원들의 ‘세금전쟁’이 영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상원이 100여년 전통을 깨고 이례적으로 저소득층의 세금 감면을 축소하는 내용의 정부 법안을 부결시키면서 보수당 정부는 정치적 타격을 입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 등 외신들은 26일(현시시간) 상원이 44억 파운드(약 7조 6000억원) 규모의 저소득층 세금 감면 혜택을 없애는 내용의 법안을 전날 표결에 붙여 307대 277로 부결했다고 전했다.  4시간 넘게 이어진 토론에서 노동당의 패트리시아 홀리스 상원 의원은 “(저소득 가구에) 성탄절을 앞두고 선물은 주지 못할망정 연간 1300 파운드(약 225만원) 넘게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편지를 보낼 순 없다”고 호소했다.  비선출직인 소수의 세습귀족과 법관 등으로 구성된 상원은 관례상 정부 법안을 수정할 수 있어도 부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상원은 이번 감세 축소안이 법령이 아닌 위임입법안이기에 거부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독일, 프랑스와 달리 극빈층 보호에 앞장서 온 영국의 전통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자존심이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당 정부는 반발하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헌법의 관례가 깨졌다”며 위헌논란에 불을 지폈고,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도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지울 수 없다”며 목소리를 냈다.  앞서 상원은 지난 21일 정부가 내놓은 세금 공제 축소 법안 상정을 보류하면서 선전포고를 했다. 상원이 예상 밖의 실력행사에 나서면서 정부와 하원은 당황했고, 캐머런 총리가 직접 상원 공청회에 출석해 세제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보수당 정부가 여론의 역풍을 무릅쓰고 칼을 빼든 것은 표면적으론 ‘재정 건전성’ 확보에 방점이 찍혔다. 노동당 정부 때 입안된 세금 공제 탓에 연간 300억 파운드(약 52조원)의 부담이 지워졌다는 설명이다. 현재 영국의 국가부채는 1조 4800억 파운드(약 2566조원) 수준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80%가 넘는다.  세금 공제 축소는 보수당 정부가 추진 중인 긴축재정의 핵심이지만 노동계급의 아킬레스를 건드리고 말았다. 저소득 다자녀 가구 감면과 25세 이상 저소득 노동자 감면을 없애는 데 무게를 두면서 연간 300만 가구 넘는 저소득층이 ‘세금폭탄’을 맞게 된 때문이다.  정부는 소득세 부과를 면제해 온 최저 소득 구간을 현행 6420파운드(약 1113만원)에서 내년 4월까지 3850파운드(약 668만원)로 줄이기로 했고, 공공노조는 저소득 가구당 연간 1500파운드(약 260만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할 것이라며 맞섰다. 보수당 내에서조차 “열심히 일하는 국민들을 빚더미에 몰아넣을 순 없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일각에선 노동당의 반격이 제대로 먹혀 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당은 지난 7월 보수당 정부의 130억 파운드(약 22조 5400억원) 규모의 복지 예산 축소안을 무기력하게 하원에서 통과시켰다. 시민단체와 학생들의 대대적 반대 시위가 이어졌지만 해리엇 하먼 당시 노동당 임시 대표는 기권을 종용했다. 앞선 총선에서 보수당에 과반 의석을 내준 탓이다.  그러나 지난달 강성 좌파인 제러미 코빈 대표가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코빈 대표는 “정부의 복지 축소에 제동을 걸 것”이라 공언했고, 첫 실력행사에 나섰다고 일간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법인세율은 인하하면서 복지예산을 줄이는 정부의 반서민 친기업적 행태를 도마 위에 올리면서 결국 쐐기를 박았다는 분석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일자리 세대전쟁의 해법, 창조적 전문가 육성/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

    [열린세상] 일자리 세대전쟁의 해법, 창조적 전문가 육성/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등을 계기로 이제 우리 사회도 일자리 세대 전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아니 가속도가 붙고 있다. 우리는 이전과 달리 높은 성장을 기록하지 못하고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면서 더이상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목하 유례없는 불황 속에 청년실업률은 고공행진 중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도 증가하고 있다. 의술의 발달로 수명이 길어져 고령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수명이 늘어난 노년층은 은퇴 후 20~30년을 소득 공백기로 살아갈 수 없을 뿐 아니라 이제 세간의 버젓한 대학을 나와도 취직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는 판국이다. 설상가상으로 국경을 가로질러 노동력의 이동이 자유로운 글로벌 경제가 도래함에 따라 하얼빈, 지린 등지의 재중 동포는 물론이고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의 사람들까지 ‘코리안 드림’을 찾아 보다 얄팍해진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 현실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세대 간 전쟁 해소를 위한 일자리 창출의 절박함과 사뭇 대조적으로 일자리 감소 요인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해 컴퓨터, 로봇 등이 사람을 대체하고 있으며, 증가한 생산성은 노동 수요를 감소시키고 있다. 기계와 높아진 생산성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는 것이다. 미래도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고용 전망의 대가 영국 옥스퍼드대학 마이클 오즈번 교수는 20년 내에 현재 일자리의 47%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회계사와 요리사가 사라질 확률은 95% 정도이며, 아나운서, 버스나 택시기사, 중고품 소매상 등도 사라진다고 한다. 자동화된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하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현재도 미래에도 우리에게 절체절명의 과제는 일자리 창출이 아닐 수 없다. 세대 간 일자리 전쟁 해소는 물론이고 저출산과 복지문제 해결도, 고령사회의 대비도 결국 일자리가 키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물론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업 등의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는 일정한 범역의 사람에게 국한돼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보다 장기적이고 파급력이 큰 해결책은 창조계층, 특히 ‘창조적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들은 자칫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제로섬일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뛰어넘어 국경을 초월해 팔리는 상품을 통해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일자리까지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는 특히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이 독보적이다. 미국의 재무장관을 지낸 버클리대학의 로버트 라이히 교수에 다르면 미국은 일생을 창조적 전문가로 살고 있는 사람이 무려 15~20%가 되며, 결국 이들이 미국의 파급력 있는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참 부럽다. 창조적 전문가는 일자리가 ‘포화’됨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 영역을 개척할 수 있는 통찰력과 감수성을 지닌 사람들이다. 기존 산업사회의 일자리가 포화 상태가 되자 이를 돌파하기 위해 박물관, 미술관 등의 ‘문화’나 ‘예술’을 통해 일자리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는 창조경제의 전문가가 여기에 해당된다. 또 ‘디자인’이나 ‘감성’을 정보기술 산업에 끌어들여 현대문명의 일자리 창출의 한계를 헤쳐 나가고 있는 전문가들도 여기에 속한다. 또 이들은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 되는 창조적 기업이나 산업, 일자리가 많은 창조적 지역이나 국가도 만들고 있다. 창조적 전문가의 육성은 단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의 접근이 중요하다. 이들은 직장이나 사회에서도 키워질 수 있지만 무엇보다 초중고나 대학을 포함해 긴 학교 과정에서 길러져야 한다. 산업문명이 그러했듯이 모든 문명은 시간이 지나면 일자리 포화 상태가 되는 ‘기존사회’가 되고, 이 문제의 해결은 결국 통찰력을 가진 창조적 인재의 손에 달렸다. 우리도 이제 보다 큰 안목에서 일자리 창출의 문명사적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인재를 길러 나가야 한다.
  • 오즈번 5년 공들인 ‘연금술’… 英·中 황금기 열다

    오즈번 5년 공들인 ‘연금술’… 英·中 황금기 열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영국 왕실에서는 엘리자베스 여왕과 부군 필립공,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세손 등 3대가 총출동해 환영식과 국빈 만찬을 베풀고 버킹엄궁에 숙소도 마련해 줬다. 시 주석은 중국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영국 의회에서 연설도 했다. 중국과 영국은 시 주석의 방문으로 양국 사이에 ‘황금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엘리자베스 2세가 지난 3월 친필로 쓴 방문 요청 편지를 윌리엄 왕세손의 손에 들려 보내는 등 영국 지도자들은 중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특히 재무장관 조지 오즈번은 황금시대를 연 ‘연금술사’로 불린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옥스퍼드대학 시절 귀족 자제들의 은밀한 사교 클럽인 ‘벌링든 클럽’ 멤버였던 오즈번은 콧대 높은 영국 귀족이지만, 실용 정신이 투철한 관료”라고 평가했다. 유럽이 금융위기 후유증으로 휘청거릴 때인 2010년에 영국 최연소(38세) 재무장관이 된 그는 “길은 중국에 있다”며 ‘오즈번 독트린’을 선언했다. 그해 6월 첫 외국 방문지로 택한 상하이에서 “영국과 유럽 경제를 살리는 방법은 중국과 영국이 힘을 합치는 것”이라고 말해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그리고 올해 3월 12일 오즈번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서방 국가로선 처음으로 참여를 전격 선언했다. 영국 참여는 미국의 반발을 불러왔지만, 중국엔 천군만마나 다름없었다. 그는 곧바로 런던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표시 국채 발행을 허용해 위안화 세계화의 디딤돌을 놓아 주기도 했다. 오즈번 독트린의 효과는 컸다. 중국 기업의 영국 투자는 2010년 이후 매년 90%씩 성장했다. 특히 이번 시 주석 방문을 기점으로 150조원에 이르는 ‘차이나 머니’가 영국으로 향한다. 중국 유통그룹 싼바오(三胞)는 영국 최대·최고 완구업체인 해리스를 인수하기로 했고, 중푸(中富)그룹은 생태공원 개발 프로젝트에 52억 파운드(약 9조 1100억원)를 투자한다. 시 주석 방문 기간에 150여개 경협이 체결될 예정인데, 이 중 가장 큰 사업은 중국광핵그룹(CGN) 및 중국핵공업(CNNC)이 245억 파운드(약 44조 7000억원) 규모의 힝클리포인트 원전 건설 사업에 참여하는 것과 총 430억 파운드(약 75조원) 규모의 고속철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그러나 오즈번 독트린은 부작용도 낳았다. 서방 언론들은 “중국의 인권 탄압에 눈을 감은 굴욕적 경협”이라고 영국을 질타하고 있다. 오즈번 장관은 지난 9월 ‘중국의 화약고’인 신장위구르 자치구를 방문했을 때 “인권 문제는 양국 관계를 해치기만 한다”며 오직 신장과 중앙아시아를 잇는 철도 사업에만 관심을 보였다. 세계위구르인회의 의장 레비야 카디르는 “영국이 시 주석에게 깔아 준 레드 카펫에는 위구르인과 티베트인의 피가 묻어 있다”고 절규했다. 시 주석이 이날 버킹엄궁까지 퍼레이드를 펼칠 때 인근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는 인권단체가 항의 시위를 벌였고 친중국 단체도 맞불 집회를 열었다. 영국 총리실은 동맹국들의 비난을 의식한 듯 “캐머런 총리가 ‘비공식 면담’에서 ‘상호 존중하는 태도로’로 인권 문제를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가 중국에 호되게 당한 캐머런 총리가 공개적으로 강하게 인권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英·中 황금시대’ 연 英재무장관의 연금술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영국 왕실에서는 엘리자베스 여왕과 부군 필립공,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세손 등 3대가 총출동해 환영식과 국빈 만찬을 베풀고 버킹엄궁에 숙소도 마련해줬다. 시 주석은 중국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영국 의회에서 연설도 했다.  중국과 영국은 시 주석의 방문으로 양국 사이에 ‘황금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엘리자베스 2세가 지난 3월 친필로 쓴 방문 요청 편지를 윌리엄 왕세손의 손에 들려 보내는 등 영국 지도자들은 중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특히 재무장관 조지 오스본은 황금시대를 연 ‘연금술사’로 불린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옥스퍼드 대학 시절 귀족 자제들의 은밀한 사교 클럽인 ‘벌링든 클럽’ 멤버였던 오스본은 콧대 높은 영국 귀족이지만, 실용정신이 투철한 관료”라고 평가했다.  유럽이 금융위기 후유증으로 휘청거릴 때인 2010년에 영국 최연소(38세) 재무장관이 된 그는 “길은 중국에 있다”며 ‘오스본 독트린’을 선언했다. 그해 6월 첫 외국 방문지로 택한 상하이에서 “영국과 유럽 경제를 살리는 방법은 중국과 영국이 힘을 합치는 것”이라고 말해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그리고 올해 3월 12일 오스본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서방 국가로선 처음으로 참여를 전격 선언했다. 영국 참여는 미국의 반발을 불러왔지만, 중국엔 천군만마나 다름없었다. 그는 곧바로 런던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표시 국채 발행을 허용해 위안화의 세계화에 디딤돌을 놓아주기도 했다.  ‘오스본 독트린’의 효과는 컸다. 중국 기업의 영국 투자는 2010년 이후 매년 90%씩 성장했다. 특히 이번 시 주석 방문을 기점으로 150조 원에 이르는 ‘차이나 머니’가 영국으로 향한다. 중국 유통그룹 산바오(三 胞)는 영국 최대·최고 완구업체인 해리스를 인수하기로 했고, 중푸(中部)그룹은 생태공원 개발 프로젝트에 52억 파운드(약 9조 1100억 원)를 투자한다. 시 주석 방문 기간 150여개 경협이 체결될 예정인데, 이중 가장 큰 사업은 중국광핵그룹(CGN) 및 중국핵공업(CNNC)이 245억 파운드(44조 7000억원) 규모의 힝클리포인트 원전 건설 사업에 참여하는 것과 총 430억 파운드(75조원) 규모의 고속철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그러나 ‘오스본 독트린’은 부작용도 낳았다. 서방 언론들은 “중국의 인권 탄압에 눈을 감은 굴욕적 경협”이라고 영국을 질타하고 있다. 오스본 장관은 지난 9월 ‘중국의 화약고’인 신장위구르 자치구를 방문했을 때 “인권 문제는 양국 관계를 해치기만 한다”며 오직 신장과 중앙아시아를 잇는 철도 사업에만 관심을 보였다. 세계위구르인회의 의장 레비야 카디르는 “영국이 시 주석에게 깔아준 레드 카펫에는 위구르인과 티베트인의 피가 묻어 있다”고 절규했다.  시 주석이 이날 버킹엄궁까지 퍼레이드를 펼칠 때 인근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는 인권단체가 항의 시위를 벌였고 친중국 단체도 맞불 집회를 열었다. 영국 총리실은 동맹국들의 비난을 의식한 듯 “캐머런 총리가 ‘비공식 면담’에서 ‘상호 존중하는 태도로’로 인권 문제를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가 중국에 호되게 당한 캐머런 총리가 공개적으로 강하게 인권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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