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재무장관
    2026-03-25
    검색기록 지우기
  • 분리과세
    2026-03-25
    검색기록 지우기
  • 자카르타
    2026-03-25
    검색기록 지우기
  • 치어리더
    2026-03-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871
  • 비트코인 폭주 어디까지… “지금 들어가도 되나요” 고민하는 개미들

    비트코인 폭주 어디까지… “지금 들어가도 되나요” 고민하는 개미들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사상 최초로 5만달러(약 5530만원)를 돌파한데 이어 5만 2000달러선도 넘어서는 등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투자회사들도 과거와 사뭇 다른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금융자산으로서 가상화폐의 위상이 달라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여전히 가격 변동성이 높은데다 ‘거품’이 꺼질 우려가 높아 지나친 낙관은 위험하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빌 게이츠 마음 돌린 비트코인… 해외 기관 속속 투자 20일 금융업계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과거 대표적인 비트코인 비판론자였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그렇다고 비트코인에 회의적 관점을 갖고 있지도 않다”면서 한발 물러난 태도를 보였다. 미국 투자사 아크인베스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캐시 우드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방송 CNBC에 출연해 “미국의 기업이 현금의 10%를 비트코인에 편입하면 가격이 20만달러는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도 비트코인 투자를 공식화했다.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같은날 CNBC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비트코인에 조금 손을 대보려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는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세계 최초로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기도 했다. 앞서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업체인 페이팔이 가상화폐 거래와 결제 기능을 도입한다고 발표하면서 들썩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지난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1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고 밝히면서 더욱 불을 지폈다. 미국 뉴욕멜론은행도 지난 11일 세계 주요은행 중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취급 업무를 하겠다”고 밝혔다. JP모건 “투기 흐름”… 여전한 안정성 논란 그러나 여전히 가상화폐의 안정성 문제에 회의적인 시선도 많다. 미국 월가를 대표하는 투자은행 JP모건은 지난 16일 보고서에서 현재와 같은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올해 비트코인 가격의 움직임은 투기 흐름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의 비트코인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금 유입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최근 “비트코인은 진짜 화폐가 아니다”라며 “ECB는 그걸 사지도 보유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지난 18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투기성이 매우 강한 자산”이라며 “비트코인을 다루는 기관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 규제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열풍 지속 미지수… “주식 생각하고 뛰어들었다간 낭패” 한편 국내에서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커지는 모양새다. 종합결제서비스 업체 다날의 계열사 다날핀테크가 지난 17일 국내 최초로 비트코인(BTC)결제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발표하자, 자체 가상화폐인 페이코인의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페이코인은 이날 비트코인 결제 계획 발표 이후 전일 대비 가격이 2000% 이상 급등했다. 페이코인은 다날핀테크가 2019년에 내놓은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 결제 플랫폼으로, 이용자는 페이코인 앱 내 전용 지갑에 비트코인을 보관했다가 물건을 구매할 때 페이코인으로 전환해 결제할 수 있다. 박용범 단국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자율형 블록체인연구소장은 “우리나라의 오만원권이 다른 나라에서는 무의미한 종잇조각이 될 수 있듯 기본적으로 화폐란 그 가치에 대한 사회적 믿음을 기반으로 존재하는데, 최근 비트코인의 가치에 대한 믿음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높아진 지금은 투자처에 대한 욕구와 유명인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투자자금이 몰리지만 유동성이 축소된 이후에도 그런 믿음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기업가치에 근거한 주식과는 완전히 다른 시장인 만큼, 주식투자의 일환으로 쉽게 접근해서는 안된다”면서 “등락의 폭이 굉장히 크고 위험성이 높은 특성을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들만 뛰어들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저커버그 “콘텐츠 사용료 못 낸다”… 호주서 페북 ‘뉴스 공유’ 차단

    페이스북이 전선을 옮겨 호주 정부와의 싸움에 불을 질렀다. 페이스북은 18일 호주에서 뉴스 서비스를 중단했다.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가 구글과 페이스북으로 하여금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조만간 통과될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의 일이었다고 이날 AP,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호주 매체들이 올리는 뉴스 콘텐츠를 보거나 공유할 수 없게 됐고, 호주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해외 매체들이 올린 소식들도 볼 수 없게 됐다. “시드니에서는 이날 오전 9시 뉴스가 차단되고 있는 것 외에도 화재 및 구조 뉴사우스웨일스, 기상국, 주 경찰국의 페이지가 모두 깨끗이 지워졌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특히 코로나19 공중 보건 정보가 있는 주 정부 페이지도 차단된 것에 많은 관리들과 국회의원들이 분노했다”고 NYT는 전했다. “마크 저커버그가 호주인들이 어떤 뉴스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지를 검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지난 몇 달간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열심히 싸워 왔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8월부터 ‘뉴스 공유 차단’으로 압박해 왔고, 구글은 “법안이 통과되면 호주에서 검색 엔진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들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구글은 최근 다른 접근 방법을 보이고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구글이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 소속 언론사들에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한 계약을 이날 공개한 것에 주목했다. “수년간 두 인터넷 대기업은 뉴스 매체를 거의 똑같이 대해 왔지만, 대응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글은 지난 15일에는 호주의 대형 미디어 기업인 ‘세븐 웨스트 미디어’와도 뉴스 사용료 계약을 체결했다. 구글은 “우리는 수년간 뉴스 회사를 돕기 위해 투자했으며, 곧 더 많은 파트너십을 발표하기를 희망한다”며 뉴스 매체에 ‘회유적인 제스처’를 보내는 중이다. 한편 조시 프라이덴버그 호주 재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오늘 아침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와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 길을 찾기 위해 대화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호주 페이스북서 뉴스 못 본다…사용료 요구에 “서비스 중단”

    호주 페이스북서 뉴스 못 본다…사용료 요구에 “서비스 중단”

    호주 정부가 거대 디지털 플랫폼 업체에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추진하자, 페이스북이 호주에서 뉴스 서비스를 중단했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호주 매체들이 올리는 뉴스 콘텐츠를 보거나 공유할 수 없고, 호주에 있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해외 매체들이 올린 소식들도 볼 수 없게 됐다. 18일(현지시간)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전날 블로그에 글을 올려 호주에서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페이스북은 호주 정부에 대해 “추진하고 있는 법안은 플랫폼과 언론의 관계를 완전히 잘못 이해했다”면서 “언론은 기사를 자발적으로 올리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난해 4억700만호주달러(약 3492억원)를 벌어들였다”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현실을 무시하는 법안을 따르거나, 호주에서 뉴스 서비스를 차단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면서 “이중 후자를 선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뉴스 서비스를 중단 발표 이후 조시 프라이덴버그 호주 재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오늘 아침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최고경영자)와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면서 “길을 찾기 위해 대화를 계속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반면 구글은 뉴스 콘텐츠 사용료 지급을 강제하는 법안이 실행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면서도, 호주 매체들과 사용료 협상을 이어나가고 있다. 구글은 전날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뉴스코퍼레이션 소속 언론사들에 뉴스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했으며, 지난 15일 호주의 대형 미디어 기업인 ‘세븐 웨스트 미디어’와 사용료 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호주 싱크탱크 ‘책임기술센터’의 피터 루이스는 “사실에 기반한 뉴스가 없다면 페이스북 콘텐츠는 음모론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라면서 페이스북의 사회관계망이 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코로나 대응 최우선… 백신 국가주의 거부”

    “코로나 대응 최우선… 백신 국가주의 거부”

    최초의 여성·아프리카계 사무총장“가난한 국가에 백신 공평하게 보급”親중국 우려에 “새 규칙 형성” 일축“아프리카계 최초로, 첫 번째 여성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되어 기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지금부터 제가 어떤 성과를 내느냐겠지요.” 나이지리아 출신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66)는 15일(현지시간) WTO 사무총장 추대 뒤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최우선 과제로 코로나19 대응과 WTO 개혁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오콘조이웨알라는 “팬데믹이 보건과 경제 측면에서 이중 충격을 가했고, 세계 여러 지역에 경제적 파괴가 일어났다”면서 “WTO는 평소처럼 일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백신 국가주의는 성공할 수 없다”며 취임하자마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모든 국가, 특히 가난한 국가에 공평하고 저렴하게 보급하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첨예해진 미중 무역갈등에 치이며 위상이 위축된 WTO를 이끌게 된 오콘조이웨알라는 선진국 간 무역분쟁, 기후위기, 코로나19 등의 현안별로 새로운 무역규칙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거침없이 밝혔다. 가디언은 2000년대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이던 오콘조이웨알라가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과의 국가채무 상환 협상을 타결해 국가 재무 건전성을 순식간에 개선시킨 일화를 소개하며 그의 추진력을 강조했다. 당시 부패 청산도 추진하던 그는 자신을 험담하는 이들에게 “나는 투사다.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방해하는 사람들은 쫓아내 버릴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새 시스템을 구축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주로 친중국 성향이기 때문에 오콘조이웨알라가 사무총장인 WTO도 중국에 우호적일 것이란 시각이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이었기도 하다. 오콘조이웨알라는 한층 더 높은 단계의 구상을 제시하며 의심을 일축시켰다. “불신은 미국 대 중국, 미국 대 유럽연합(EU), 중국 대 EU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 문제이기도 합니다. 가난한 국가일수록 무역만큼 국내총생산(GDP)을 늘리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획기적인 수단이 없습니다. 모든 그룹 간 격차를 해소하는 무역규칙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사실 나이지리아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오콘조이웨알라는 미국에서 유학했고, 2019년엔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고국에서 재무·외교장관을 할 때를 제외하면 세계은행(WB)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주요국가들의 환대엔 이 같은 그의 경력도 한몫을 했다. 개도국과 선진국에서 모두 살아본 그의 참신한 관점은 2007년 ‘아프리카 원조 무용론’을 다룬 TED 콘퍼런스에서 빛을 발한 바 있다. 15세 때 말라리아에 감염된 3살짜리 동생을 업고 10㎞를 걸어 원조 의사를 찾아가 동생을 살렸던 일화를 꺼낸 그는 “가족을 살릴 수 있다면 원조여도, 무역이어도 좋다. 다만 고액 기부자들이 내키는 대로 하는 원조는 그만두자. 무역계획 수립에 정성을 쏟듯 중장기적 관점으로 원조 계획도 잘 설계하자”며 현장 중심의 실용적 대안을 제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WTO 첫 여성·아프리카 출신 사무총장 탄생

    WTO 첫 여성·아프리카 출신 사무총장 탄생

    나이지리아 출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66)가 세계무역기구(WTO) 새 수장으로 선출됐다. 15일(현지시간) WTO는 특별 일반이사회를 열고 164개 회원국의 동의를 얻어 오콘조이웨알라를 사무총장으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WTO 26년 역사상 여성으로, 또 아프리카 출신으로 사무총장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 2025년 8월 31일까지다. 그의 추대는 사실상 예정된 일이었다. 앞서 마지막 경쟁 후보였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후보를 포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오콘조이웨알라는 나이지리아에서 재무 장관을 역임하고 20년 넘게 세계은행에서 근무한 재무·경제 전문가다. WTO의 업무인 통상 분야 경험은 없지만 오랜 기간 국제기구에서 일한 만큼 정치력과 협상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197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MIT에서 지역경제개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고국에서 재무장관을 두 차례 지냈고, 2006년에는 외무장관을 잠시 맡기도 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여성이 두 부처 장관을 지낸 것도 그가 처음이었다. 당시 석유 관련 산업의 개혁을 추진하다 반대파가 모친을 납치했지만 물러서지 않았던 일화가 유명하다고 외신은 전했다. 국제무대에서 인지도를 높인 것은 25년간 세계은행에서 개발경제학자로 근무하면서였다. 지난 2012년에는 세계은행 총재 자리를 놓고 한국의 김용 전 총재와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 등 최근 각국의 통상 분쟁 해결에 고전하는 WTO의 개혁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CNN 인터뷰에서 그는 “WTO를 재브랜딩하고 기관의 입장을 재정립하려면 큰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WTO 첫 여성·아프리카 출신 사무총장 탄생

    WTO 첫 여성·아프리카 출신 사무총장 탄생

    나이지리아 출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66)가 세계무역기구(WTO) 새 수장으로 선출됐다. 15일(현지시간) WTO는 특별 일반이사회를 열고 164개 회원국의 동의를 얻어 오콘조이웨알라를 사무총장으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WTO 26년 역사상 여성으로, 또 아프리카 출신으로 사무총장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 2025년 8월 31일까지다. 그의 추대는 사실상 예정된 일이었다. 앞서 마지막 경쟁 후보였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후보를 포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오콘조이웨알라는 나이지리아에서 재무 장관을 역임하고 20년 넘게 세계은행에서 근무한 재무·경제 전문가다. WTO의 업무인 통상 분야 경험은 없지만 오랜 기간 국제기구에서 일한 만큼 정치력과 협상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197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MIT에서 지역경제개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고국에서 재무장관을 두 차례 지냈고, 2006년에는 외무장관을 잠시 맡기도 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여성이 두 부처 장관을 지낸 것도 그가 처음이었다. 당시 석유 관련 산업의 개혁을 추진하다 반대파가 모친을 납치했지만 물러서지 않았던 일화가 유명하다고 외신은 전했다. 국제무대에서 인지도를 높인 것은 25년간 세계은행에서 개발경제학자로 근무하면서였다. 지난 2012년에는 세계은행 총재 자리를 놓고 한국의 김용 전 총재와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 등 최근 각국의 통상 분쟁 해결에 고전하는 WTO의 개혁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CNN 인터뷰에서 그는 “WTO를 재브랜딩하고 기관의 입장을 재정립하려면 큰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美 의회의 비명’ 13분 영상… 탄핵 증거는 강력했다

    ‘美 의회의 비명’ 13분 영상… 탄핵 증거는 강력했다

    민주, 회의장에 ‘폭동’ 영상 틀면서 시작“1월 예외 없어… 퇴임 후 탄핵 가능” 주장트럼프 측 “표현의 자유” 주장만 반복심판 표결 56대44… 공화당 이탈표 6명 이르면 다음주 결론… 탄핵 가결 힘들 듯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 상원 탄핵심판의 막이 오른 9일(현지시간)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을 이끄는 민주당 제이미 래스킨 의원은 13분짜리 영상부터 틀었다. 지난달 6일 의회난입 사태 현장을 담은 영상은 “의회로 가자”는 트럼프의 외침으로 시작한다. 이어 “의회를 점거하자”, “반역자를 잡아오자”며 흥분한 지지자들이 의사당을 습격해 연출한 아수라장이 등장했다. 광분한 무리들의 폭력행위와 고함소리, 이들을 저지하다 문에 낀 경찰의 비명, 폭도들을 향한 총성 등이 상원 본회의장에 울려 퍼졌다. 트럼프의 내란선동 혐의를 부각하는 백마디 말보다 더 강력한 증거였다. 영상은 NBC·CNN 등 각 방송사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됐다. 래스킨 의원은 “그날 주변에 있던 모든 이들이 작별 인사를 위해 배우자에게 전화를 하고 있었다”는 말로 당시 공포스런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것은 미국의 미래가 될 수 없다. 이게 탄핵감이 아니라면 탄핵 사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퇴임한 대통령을 상대로 탄핵을 추진할 수 없다는 ‘1월의 예외’도 없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날 민주당 탄핵소추위원인 조 네구스 하원의원은 “만약 의회가 (트럼프를) 전례 없는 범죄 앞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한다면, 미래의 대통령들도 두려움 없이 그들의 권력을 맘껏 휘두르도록 허락하는 것”이라며 헌법 조문을 들며 상원 탄핵심판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이에 맞선 트럼프 측 변호인단의 반론은 형편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브루스 캐스터 변호사는 탄핵심리가 열린 이유가 “하원 다수당(민주당)이 트럼프를 미래의 정치적 라이벌로 상대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의회 난입 참사 직전 트럼프의 연설은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캐스터는 ‘상원의원은 훌륭하고 그들이 대표하는 시민들에게 매우 관심이 많다’는 등 꽤 많은 애드리브를 섞었는데 CNN은 “요점이 없고, 두서없었다”고 평가했다. 상원은 이날 트럼프에 대한 탄핵심판을 찬성 56표·반대 44표로 합헌으로 표결했다. 공화당 이탈표는 6명이었다. 양당 의원이 각각 50명임을 감안할 때 공화당에서 17표의 반란표가 나와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탄핵 가결이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향후 민주당 탄핵소추위원들은 10·11일에 총 16시간 동안 탄핵의 정당성을 진술하고, 트럼프 변호인단은 12일과 14일에 총 16시간 반박 진술을 한다. 최종 표결은 이르면 다음주 초로 예상된다. 한편 격론이 오간 의회와 달리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재닛 옐런 재무장관 및 재계인사들과 백악관 면담을 통해 코로나19 경기부양안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탄핵 심판을 볼 거냐는 질문에는 “안 본다. 상원은 상원의 일이 있고 그들은 잘해낼 것”이라며 국정운영의 동력을 유지하는 데 무게를 뒀다. 트럼프 역시 이날 특별한 언급이 없었지만 무죄 판결이 난 이후 반기를 든 공화당 의원들에게 대대적으로 반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일본 현 총리는 스가인데 왜 대중은 ‘고노 다로’에 주목할까

    일본 현 총리는 스가인데 왜 대중은 ‘고노 다로’에 주목할까

    고노 다로 일본 행정개혁담당상(장관)이 일본을 이끌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스가 요시히데 현 총리를 제치고 차기 총리 1순위로 올라선 데다 정치인 가운데 가장 많은 트위터 팔로워 수를 확보하는 등 코로나19 상황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한 상황이다. 고노 장관은 1993년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발표했던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의 아들이다. 아베 신조 정권 시절에는 외무상과 방위상 등을 역임했다. 나카지마 다케시 도쿄공업대학 정치학 교수가 쓴 ‘일본의 내일’에서 고노 장관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정치인으로 유명하다”며 “고노의 정책에는 찬반이 갈리겠지만 전체적으로는 매우 명확한 비전을 지닌 정치인이라는 사실은 틀림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고노 장관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소통 능력’이 꼽힌다. 11일 현재 고노 담당상의 트위터 팔로워 수는 227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 현역 정치인들 가운데 최다수다. 반면 스가 총리는 약 40만으로 고노 장관의 5분의 1 수준이다. 고노 장관의 트위터 팔로워 수가 급증한 데는 그가 코로나19 백신접종 담당상까지 겸임하면서 코로나19 관련 소식을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또 대중과 소통하는 것을 어색해하는 일본 정치인과 달리 고노 장관은 직접 트위터에 답변을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연필과 샤프로 고노 장관을 그려봤다고 트위터를 하자 이를 리트윗하며 감탄사가 담긴 답변을 달아놓을 정도로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다만 역설적이게도 고노 장관은 ‘블록(차단) 다로’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트위터 이용자들을 무더기 차단해 악명도 높다. 자신을 비판하거나 문제 삼았다고 차단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에게 우호적인 트윗을 해도 차단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고노 장관이 최근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얻고 있어도 일본 정치 특성상 ‘파벌’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총리로 가는 길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집권당의 총재가 되어야 총리가 될 수 있고 총재가 되기 위해서라면 당내 파벌의 지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고노 장관은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이끄는 당내 제2파벌인 아소파에 속한다. 아소파는 차기 총리 자리를 노리고 고노 장관을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미 상원 ‘퇴임한 트럼프 탄핵 심판 합헌‘ 표결, 이제 본격 심리

    미 상원 ‘퇴임한 트럼프 탄핵 심판 합헌‘ 표결, 이제 본격 심리

    미국 상원이 9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헌법에 부합하다는 점을 표결로 확인하고 본격 심리에 들어갔다. 상원은 이미 지난달 20일 퇴임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헌법에 합치되는 것인지에 대한 표결을 했고 찬성 56표, 반대 44표가 나왔다. 이날 표결에 앞서 퇴임 대통령도 탄핵 대상이 된다는 하원 탄핵소추위원단과 그럴 수 없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4시간에 걸쳐 공방을 벌였다. 상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을 이날 시작하면서 탄핵 심판 자체의 합헌성을 두고 표결을 먼저 하기로 했다. 그 뒤 양쪽이 16시간씩의 변론 시간을 얻어 본격 심리를 진행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 여부는 다음주로 예상되는 표결에서 결정된다. 공화당에서 17표의 이탈표가 나와야 해 탄핵안 통과 가능성은 작은 편이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도 별다른 언급 없이 조용히 이날을 지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 및 재계 인사들과 백악관에서 면담을 하며 코로나19 경기부양안 필요성 역설에 주력했다. 그는 탄핵 심판을 볼 것이냐는 질문에 “안 본다”고 답했다. 이어 “전에 말했듯이 나는 할 일이 있다. 45만여명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고 대담하게, 빨리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더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상원은 상원의 일이 있고 그들은 잘 해낼 것”이라며 “탄핵에 대해 할 얘기는 그게 전부”라고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상원의 탄핵 심판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의견을 밝히지도, 그것을 쳐다보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날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변호인들이 상원에서 탄핵의 부당성을 주장하도록 놔둔 채 무죄 판결을 기다리겠다는 셈이다. 그로선 탄핵 심판 진행 중에는 침묵을 지키다가 무죄 판결이 난 뒤 대대적 반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무죄 판결을 토대로 공화당 내 존재감 강화에 나서며 2022년 중간선거를 목표로 당내에 강력한 입김을 행사할 것이라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내다봤다. 여기에다 자신에 반기를 든 공화당 인사들에 대한 응징에도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냉전 끝낸 신뢰외교 대가… 88올림픽 직전 3金 회동

    냉전 끝낸 신뢰외교 대가… 88올림픽 직전 3金 회동

    소련과 INF 협상 주도… 군비경쟁 종식88올림픽 안전 개최 중·소련 협조 구해인류화합 큰 기여… 서울평화상 수상 1986년 ‘전두환 정권 양심수 석방’ 압력 상원의원이었던 바이든에게 요청받기도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학 캠퍼스에 있는 자택에서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미 싱크탱크 후버연구소가 밝혔다. 그는 최근까지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 후버연구소 특별연구원으로 활동해 왔다. 1920년 뉴욕에서 출생한 그는 프린스턴대학에서 경제학·국제학을 공부한 뒤 2차 세계대전 기간 해병대에 입대해 장교 생활을 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MIT와 시카고대에서 교수 생활을 했다. 벡텔그룹 대표를 지내는 등 정부 기관과 재계, 학계 등에서도 성공한 인사로 평가된다. 슐츠는 62세이던 1982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의해 국무장관으로 발탁돼 1989년까지 7년간 재임하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무장관으로 최장수를 기록했다. 앞서 리처드 닉슨 정부에서도 노동장관과 재무장관, 예산관리국장을 역임했다. AP에 따르면 그는 “1980년대의 대부분을 소련과의 관계 개선과 중동 평화 로드맵 구축에 보낸 인사”다. 1987년 소련과 체결한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협상을 주도하고 성사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INF는 사거리 500∼5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것으로 냉전시대 군비경쟁을 종식한 협상으로 꼽힌다. 이 조약으로 두 나라는 1991년 6월까지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 2692기를 폐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다면서 2019년 INF에서 탈퇴했다.그는 ‘신뢰’를 중시했다. “슐츠는 ‘신뢰는 나라의 법정통화’라는 말의 가치를 알았고, 그것을 원칙으로 고수했다”고 후버연구소는 회고했다. 국무장관 재직 시절 6차례 방한했으며, 1980년대 한국 민주화에 힘써 달라는 요구도 많이 받았다. 1986년 11월 20일 조 바이든 등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31명이 “전두환 정권이 ‘양심수’로 불리는 정치범을 석방하도록 노력해 달라”고 슐츠 전 국무장관에게 부탁한 사실도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이 공개한 서한을 통해 확인됐다. 1988년 7월 방한 때는 ‘3김(金)’을 동시에 초청해 오찬을 하면서 “중국, 소련 지도자들로부터 서울올림픽의 안전한 개최에 적극 협력할 것이란 다짐을 받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1992년 세계 평화와 인류 화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2회 서울평화상을 수상했다. 당시 “지난 30여년간 대한민국이 이룩한 놀라운 업적은 유능하고 정력적인 국민에게 자유, 격동 그리고 지도력이 주어진다면 어떠한 일도 성취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잘 보여 주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다윗도 골리앗도 없다… 예측불허 ‘개미의 법칙’

    다윗도 골리앗도 없다… 예측불허 ‘개미의 법칙’

    ‘골리앗 헤지펀드 대 다윗 개미들.’ 미국 인터넷 게시판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유저들이 뭉쳐 콘솔게임 대여 체인인 게임스톱 주가의 급등락을 이끈 ‘게임스톱 사태’는 이런 구도로 요약된다. 금융공학의 시대가 열린 이후 늘 승자였던 ‘공매도 걸던 헤지펀드’를 ‘공매도 차익 실현을 못 하게 하는 게 목적인 개미’들이 힘을 합쳐 물리친 사건이다. 다만 헤지펀드의 공매도 차익이 실현되는 상황, 즉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개미들은 게임스톱 주가를 지난달 한 달 동안 160% 띄우는 데 성공했지만 이달 들어 이 회사 주식은 매일 20~30%씩 떨어지고 있어 개별 개미들의 이득은 종잡을 수 없다. 게임스톱 주가하락에 베팅했던 다른 헤지펀드들과 다르게 개미들의 움직임을 추종한 또 다른 미국 헤지펀드 센베스트 매니지먼트가 7억 달러(약 7800억원)의 차익을 벌어 ‘투자 게임은 대마(大馬)에게 유리하다’는 명제를 또다시 입증했을 뿐이다. 새해 들어 벌어진 게임스톱 파장을 2011년 월가 점령 시위의 2.0 버전으로 보던 측에는 다소 허탈한 결론이다. 게임스톱 사태에서 벗어나 기존에 일어났던 공매도 논쟁까지 시야를 넓히면, 이 논쟁이 매우 순환적인 형태로 진행됨을 알 수 있다. 어제의 다윗이 오늘의 골리앗으로 취급받고, 오늘의 승자가 바로 다음날 패자가 된다. 이를테면 ‘골리앗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삼은 월스트리트베츠의 숨은 지향점은 개미가 흩어지지 않고 뭉쳐 주가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골리앗’이 되는 단계다. 역으로 2001년의 엔론 사태 때 그리고 지난해의 니콜라 사태 때 헤지펀드는 마치 ‘다윗’처럼 행동했다. 분식회계로 부실을 감추다 돌연 파산한 엔론 사태 와중에 엔론의 실적 발표에 의문을 품고 주가하락을 점치며 공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들은 ‘시장의 파수꾼’으로 평가됐다. 이때 엔론 주식에 공매도를 걸었던 대표적인 헤지펀드 투자자인 짐 채노스는 엔론 파산으로 주가가 급락한 뒤 천문학적인 이득과 명성을 동시에 얻었다. 하지만 지난해 개미들이 띄워 급등한 테슬라를 공매도 대상으로 저격했던 채노스는 이번 게임스톱 사태에서 대표적인 ‘골리앗 헤지펀드’로 지목됐다.니콜라 사태에서의 공매도 세력인 힌덴버그 리서치는 투자와 폭로 저널리즘의 경계를 넘나드는 행태를 보였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미국의 수소 트럭 제조사인 니콜라에 공매도 주문을 낸 뒤 지난해 9월 10일 이 회사가 배터리와 수소차 기술 관련 사기를 일삼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후 사흘 동안 주가는 36% 이상 폭락했다. 같은 해 10월 힌덴버그 리서치는 캐나다의 자원재생 스타트업인 루프의 기술력이 허위라는 보고서를 발표해 며칠 만에 이 회사 주가를 33% 급락시켰고, 이달 들어서는 미국 보험사인 클로버 헬스가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사실을 공시 누락했다는 보고서로 폭로를 이어 가고 있다. 니콜라 때와 다르게 클로버 헬스의 주식에 대해선 공매도를 시도하지 않은 힌덴버그 리서치 측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공매도 투자자가 시장의 사기를 폭로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엔론이나 니콜라 사태는 시장을 속이는 기업의 악행을 파헤쳐 응징하는 ‘어벤저스’(영웅) 서사를 연상시킨다. 그렇지만 악당이 나타났을 때에만 출동하는 어벤저스와 다르게 공매도 세력은 1년 365일 동안 시장에 상주한다. 악당이 없을 때에도 이들은 개미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공매도’란 무기를 지닌 채 시장에서 활동한다. 그래서 개미들은 오직 주가가 오를 때에만 수익창출 기회를 얻는데, 공매도 덕분에 헤지펀드는 주가가 오를 때뿐 아니라 주가가 하락할 때에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주가 상승분의 수익은 헤지펀드와 개미들이 고루 나눠 갖지만, 하락분의 수익은 헤지펀드가 독점적으로 얻는다. 개미들이 ‘공매도’라는 무기가 상대에게만 있는 시장 체계가 불공정하다고 여기고 있는 이상 게임스톱 사태에서 주목할 대상은 공매도뿐만은 아니다. 공매도 세력을 저지하려던 개미들의 앞선 시도가 어떠한 진화 단계를 밟아 왔는지도 중요하다. ‘다윗의 반란’이 터지기까지 축적의 시간에 관한 얘기다. 예컨대 지난해 미국 렌터카 2위인 허츠가 파산한 직후 이 회사 주식에 개미들의 매수가 몰려 급등한 사례를 게임스톱 사태의 전조로 다시 살필 만하다. 허츠는 지난해 5월 말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익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그런데 주로 로빈후드 투자앱을 사용하는 개미들이 싸다는 이유로 허츠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파산 발표 직후 주당 0.40달러까지 떨어졌던 허츠 주가는 2주 만에 최고 3.70달러로 8배 가까이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주가 상승에 고무된 허츠는 주식 공모로 자금 조달에 나서겠다고 발표까지 했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문제제기로 자금 조달 계획은 성사되지 못했다. 지난해 허츠 주식 사례와 같은 일은 최근 또 벌어지고 있다. 레딧 월스트리트베츠가 낙점한 또 다른 주식 아메리칸항공에서다. 이 회사는 지난주 1만 3000명의 직원 추가 해고 계획을 발표하는 등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개인 매수세가 몰리며 지난해 11월 11달러대 중반이던 아메리칸항공 주가는 전거래일인 5일(현지시간) 17.19달러로 마감했다. 개미들은 아메리칸항공 발행 주식의 공매도 비중이 약 25%라는 사실에 이 회사 주식에 매수 신호를 보냈다. 새해 들어 주가가 오른 뒤 아메리칸항공은 10억 달러(약 1조원)의 신주발행으로 현금 확보 시도에 나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월가 점령시위를 거치며 헤지펀드는 명성과 신뢰를 잃어 갔다. 오직 주가가 상승할 때만 수익을 낼 수 있는 개미에게 헤지펀드가 공매도를 통해 방임 혹은 유도하는 주가하락은 악몽이었다. 공매도에 대한 개미들의 불만은 각국 당국의 공매도 규제에 반영됐지만, 분초 단위로 변화하는 증시에서 딱 적절한 시간에 규제가 작동하는 일은 드물었다. 한국 개미들은 공매도 증거금 규정이 보다 강력한 미국의 공매도 규제 도입을 주장하지만, 미국에서는 또 미국 나름대로 공매도 규제가 있어도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쌓이는 식이다. 코로나19가 일방적으로 당하던 개미들의 판세를 바꿨다. 코로나19로 실물경제는 멈춘 반면 각국의 지원금 정책으로 유동성은 많아졌다. 개미들은 근로소득보다 자산소득의 위력에 새롭게 눈을 떴다. 그 결과 전기차, 언택트 산업에 투자금이 몰려 주가가 급등했다. 항공·여행과 같은 전통적인 산업의 영업이익은 바닥을 쳤지만 이를 ‘일시 현상’으로 믿는 개미들은 집단행동에 나섰다. 차트 기반의 논리적인 금융공학적 투자가 아니라 경험에 기반한 직관적인 개미들의 투자가 이어지며 전문가들은 주가 전망에 어려움을 겪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7일 “개인 투자자들이 촉발하는 시장 변동성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정책이 필요한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과 월가 주류는 여전히 게임스톱 사태를 비롯해 지난해 개미들이 벌인 일련의 주가급등 사례들을 ‘투기’의 일환으로 취급하고 있지만, 감성적·직관적인 개미 투자가 왜 한 번씩 주가 이상현상을 일으키는지 보고서를 쓸 단계에 이르게 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슐츠 전 美국무 100세로, 냉전시대 미·소 핵감축 주도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슐츠 전 美국무 100세로, 냉전시대 미·소 핵감축 주도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첫 핵무기 감축 조약을 이끌어냈던 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이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싱크탱크 후버연구소에 따르면 슐처 전 장관이 6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학 캠퍼스 안에 있는 자택에서 숨졌다고 AP 통신이 7일 보도했다. 사인은 즉각 공개되지 않았다. AP 통신은 “슐츠 전 장관은 1980년대의 대부분을 소련과의 관계 개선과 중동 평화 로드맵 구축에 보낸 인사”라며 “그는 생존해 있는 역대 정부 전직 내각 각료 중 최고령이었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수 국무장관이었다”고 전했다.  1920년 12월 13일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뉴저지주 잉글우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경제학을 전공한 뒤 해병대원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1955년 경제자문으로 영입하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리처드 닉슨 정부에서 노동장관과 재무장관을 지낸 뒤 로널드 레이건 정부에서 6년 넘게 국무장관을 지내며 1987년 레이건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을 체결할 당시 협상을 주도했다.  INF는 사거리 500∼5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냉전시대 군비경쟁을 종식한 문서로 꼽힌다. 조약에 따라 두 나라는 1991년 6월까지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 2692기를 폐기하는 성과를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러시아가 이를 준수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INF에서 탈퇴했다.  레이건 정부는 전체적으로 소련 등과 적대하는 인파이터 기질을 드러냈는데 슐츠 장관만 예외였다. 늘 타협적이었다. 고르바초프 서기장을 끈질기게 설득해 협상으로 이끌어낸 것은 그의 몫이었다. 이란을 상대하면서 더욱 힘들어했다. 2013년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다루기 “까다로운 고객”이라고 표현하며 이란인은 “미소지으며 뭘 하라고 부추기는데 알고 보면 당신 목을 따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고인은 최근에도 미국이 세계질서를 제대로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지난해 10월 일간 뉴욕 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시대 백악관에 대해 논평하며 “일들을 성취하기가 어려운 곳에서 놀라울 정도의 엉뚱한 일들이 벌어졌던 것 같다”며 “그들은 이들 합의, 어떤 합의든 회의적인 것처럼 보였다. 합의란 대체로 완벽하지 않은 것이다.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는 법이다. 조금씩 절충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나은 법”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100세 생일을 맞아 워싱턴 포스트(WP)에 기고문을 보내 평생을 정치에 바치면서 얻은 교훈을 갈파했다. “신뢰야 말로 나라의 법정통화다. 신뢰가 있는 방이라면 어느 방이든지, 가족의 방이건 학교의 방이건 라커룸이건 사무실이건 정부 방이건 군대 방이건 좋은 일이 일어난다. 신뢰가 없는 방이면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슐츠가 1985년 레이건 대통령이 정보 유출을 막고자 고도 기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수천 명의 공직자에게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받도록 하자 “내가 이 정부에서 신뢰받지 못하는 순간은 내가 떠나는 날”이라고 말해 관련 조치를 철회시킨 일화가 있다고 AP는 전했다.  그는 1983년 레이건 대통령을 수행해 한국을 방문하는 등 여러 차례 방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이던 1987년 전두환 정권이 양심수로 불리는 정치범을 석방하도록 노력해달라고 슐츠 당시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1992년 세계 평화와 인류화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2회 서울평화상을 수상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후버연구소장 겸 전 국무장관은 “우리 동료는 위대한 미국 정치인이었으며 진정한 애국자였다”면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 남자로 역사에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주 5년 연장하는 것을 타결 지은 조약은 1991년 7월 미국과 옛 소련이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의 감축에 합의한 전략무기감축협정(스타트·START)을 토대로 2011년 체결한 뉴스타트 협정이었다. 넓은 뜻에서 슐츠 전 장관이 지적한 방향의 길이 시작됐으니 그가 안심하고 눈을 감게 만든 것은 아닐까.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인신공격은 말자”…美 인사청문회장의 ‘훈풍’

    “인신공격은 말자”…美 인사청문회장의 ‘훈풍’

    “오늘 청문회가 당파적 분열과 개인에 대한 공격에서 벗어나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여당 의원이 했을 법한 이 발언은 미국 상원 재정위원회 소속 공화당 중진의원 척 그래슬리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청문회에서 동료의원들에게 한 말이다. 공화당 중진의원의 당부 이후 상원 재정위원회는 만장일치 가결로, 상원 본회의는 찬성 84표 대 반대 15표로 미국의 첫 여성 재무장관을 탄생시켰다. 인사청문회라고 하면 인신공격과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풍경을 떠올리기 쉽지만, 워싱턴의 청문회장에서는 지난 대선을 거치며 깊어진 진영간 갈등까지 누그러뜨리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인준청문회를 주재한 공화당 소속 짐 리시 상원 외교위원장은 자신이 워싱턴에서 보낸 41년의 정치인생을 소회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서로를 친절과 존중의 마음으로 대한다면 우리는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면서 “(위스콘신)주 상원의원 시절 가장 친한 친구가 바로 민주당 의원이었다. 우리는 부부동반으로 여행도 했고, 서로 조언을 아끼지 않은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다”고 정쟁을 최대한 자제하자고 당부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블링컨의 인준안은 찬성 78 대 반대 22으로, 공화당 의원 절반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며 26일 가결됐다. 흑인으로 처음 국방장관에 오른 로이드 오스틴 장관도 공화·민주의 초당적 지지(찬성 93·반대 2)를 받았다. 당초 오스틴 장관은 전역 후 7년이 지나야 국방장관이 될 수 있다는 규정을 어겨 논란이 됐는데, 그는 청문회에서 민간의 군 통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며 최대한 고개를 숙여 여야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앞서 제출된 125페이지 분량의 서면질의서를 보면 개인사보다는 ‘세계의 경찰’ 미국이 직면한 350개 이상의 질의·응답으로 가득 차 있다. 공화당 짐 인호프 의원은 청문회 후 오스틴 장관이 “위기의 시대에 국방부를 이끌 강력하고 유능한 리더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호평했고, 민주당 척 슈머 의원도 “오스틴은 장관으로서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국토안보부 등 공화당 의원의 이견으로 인준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지만, 각 상임위의 청문회 일정은 대체로 무난하게 진행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인선 과정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의 반감을 적극 고려해 엘리자베스 워런과 버니 샌더스 등 강성 인사들을 입각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 새 행정부의 순조로운 출발을 독려한 면도 있다. 예컨대 당초 독설로 유명한 람 이매뉴얼 전 시카고 시장이 교통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다 제외된 이유도 지역매체에서 지명 반대 기사가 게재되는 등 지나친 강성 이미지에 대한 안팎의 반대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매뉴얼 대신 교통장관에 지명된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의 청문회에서는 공화당 의원들이 그를 지역구에 초대하는 풍경도 벌어졌다. 공화당 로저 위커 상원의원은 “부티지지의 인준을 확신한다”며 자신의 지역구인 미시시피주의 암트랙(전미여객철도공사)의 철도 산업 현장을 찾아달라고 부탁했고, 부티지지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화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사상 최초 경제수장 3관왕…유리천장 박살낸 재닛 옐런 [김정화의 WWW]

    사상 최초 경제수장 3관왕…유리천장 박살낸 재닛 옐런 [김정화의 WWW]

    미국 행정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회 의장, 재무부 장관. 한 자리만 해도 ‘세계 경제 대통령’이라는 별명이 따라붙는 경제 관련 주요직을 세 개나 역임하는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경제학자가 탄생했다. 재닛 옐런(75) 신임 미 재무장관 이야기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상원이 인준안을 찬성 84표, 반대 15표로 통과시키면서 옐런은 재무장관으로서 8만 7000여명의 직원과 200억달러(약 22조 3500억 원)을 관장하게 됐다. 미국 232년 역사상 첫 여성 재무장관이다. 50년 가까이 이어진 옐런의 이력은 단순히 ‘유리천장을 없앴다’는 설명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는 오랫동안 남성의 분야로 여겨진 경제학에서 내딛는 걸음마다 여성의 역사를 새로 써 왔다. 동기 중 유일한 여성…우등 졸업에도 종신교수직 못 얻어 워싱턴포스트(WP)는 옐런에 대해 “전국에서 여성의 교육 기회를 요구하는 운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옐런은 학업을 마쳤다”고 했다. 여성이 학교에 간다는 것 자체가 익숙지 않던 1960~1970년대, 옐런은 자주 그 낯선 위치를 자각해야 했다.그가 졸업생 대표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게 1963년, 훗날 브라운대로 편입된 여대 펨브룩 칼리지에서 경제학을 배우고 우등 졸업할 때가 1967년이었는데, 브루클린의 몇몇 고등학교에선 그때까지도 여학생의 입학조차 불가능했다.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졸업한 1971년 옐런은 동기 중 혼자 여성이었다. 옐런은 1971년부터 하버드대 조교수로 일할 때도 유일한 여성이었는데, 당시 매우 외로웠다고 한 바 있다. 대학에서 최우등학생 모임인 파이 베타 카파(Phi Beta Kappa)를 졸업했고, 박사 학위를 딴 뒤에는 그의 노트가 ‘족보’로 몇 년간 전해질 정도로 우수한 인재였지만 하버드대에서 종신 재직권(테뉴어)을 받지 못했다. 옐런은 한 인터뷰에서 “하버드대 시절 젊은 여성 교수로 많은 차별을 겪었다”며 “남자 동료 중 누구도 논문을 함께 쓰려고 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결혼한 뒤에도 경제학자로서 빨리 주목받지 못했다. 연준에서 일할 때 만난 그의 남편은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지 애컬로프 조지타운대 교수인데, 초기엔 이 같은 남편의 그림자에 가려지며 배우자의 일을 따라 자신의 일을 그만두는 사람(trailing spouse)라고 불리기도 했다.당연하고 익숙했던 차별 넘어 여성들의 ‘길잡이’로 이런 배경 탓에 옐런은 오히려 성별 언급을 꺼리면서 스스로 여성으로 부각되지 않는 것을 바라기로 유명했다. 그는 연준 때 ‘남성 의장’(chairman)이나 ‘여성 의장’(chairwoman)이 대신 성별 구분 없는 ‘의장’(chair)으로만 해달라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실수로 ‘미스터(Mr.) 옐런’이라고 불렀지만, 이를 정정하지 않은 일도 있다.하지만 그는 스스로 새 역사를 쓰고 변화를 일으키며 경제·금융계 여성들에게 큰 영감을 줬다. 여성이 과학과 공학 분야에도 진출할 정도로 세상이 바뀌었지만, 경제학은 여전히 백인 남성에 의해 지배되는 현실 때문이다. 미국 등 전세계 2만명 이상의 학자가 참여하는 전미경제학회(AEA)의 2019년 설문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9200명 이상의 전현직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차별을 겪었다고 응답한 여성은 절반에 가까웠다. 남성은 3% 뿐이었다. 동료에 의해 동의 없는 신체 접촉 등 성추행과 심한 경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도 175명이었다. 여성 10명 중 3명은 자신의 업무가 동료들만큼 중요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으로 느꼈다고 답했다. AEA 회장 임기를 앞두고 있던 옐런은 당시 “이 설문에서 드러난 건 용납할 수 없는 문화”라고 비판했고, 이후 경제학계에 만연한 여성과 소수에 대한 차별을 드러내고 변화를 촉구했다. 옐런은 1998년 경제자문위원회 당시 ‘성별 임금 격차의 추세 설명’ 보고서도 내놨다. 그는 “여성과 남성의 평균 임금 격차는 1970년대 후반 약 40 %에서 1997년 약 25 %로 감소했다”면서도 “기술과 직업 특성 차이를 통제한 후에도 여성은 여전히 남성보다 수입이 적다는 건 직업 시장에서 여전히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이 계속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료 “항상 준비된 메리 포핀스”…美 구원투수 될까연준 시절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두가지 책무를 모두 해내며 경제수장으로서의 역할도 증명한 옐런은 자신을 “실용적이고, 정책에 전문성을 가진 주류 경제학자”라고 했다. 언뜻 평범한 말이지만, 그의 철학에는 분명한 색이 있다. 여성뿐 아니라 소수 인종,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책임감이다. 그는 지난해 8월 WP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특히 저소득층 노동자가 겪을 어려움에 대해 우려했다. 인사청문회에서는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부자 증세와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옐런을 잘 아는 이들은 그를 인생의 ‘멘토’로 여긴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인 메리 델리는 “옐런은 똑똑할뿐 아니라 항상 ‘사람’을 생각한다”며 “옐런과 얘기하면 사람들은 그들이 존중받았다고 느낀다”고 했다. 그는 연준 부의장 시절 옐런과 함께 식사하는 도중에 나이든 여성이 옐런에게 다가와 그녀가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았는지 감사함을 표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동료들은 그를 “단호하지만 친절하고, 믿을 수 없게 똑똑하고 항상 준비됐다”고 평하며 동화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유모 ‘메리 포핀스’라고 부르기도 했다. 오바마 정부 때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이자 버클리대 경제학과 교수인 크리스티나 로머는 옐런을 일컬어 “경제 시스템이 제 역할을 못하고 녹아내리기 전에 경고음을 내줄 사람”이라며 “만일 상황이 잘못되면 내가 가장 먼저 연락할 사람”이라고 했다. 앞으로 재무장관으로서의 그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가장 이들이 목숨을 잃은 미국에서 그는 이미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2800달러, 민주당에 2만 5000달러를 기부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재닛 옐런은 누구 · Janet Louise Yellen1946 미국 뉴욕 브루클린 출생1963 고등학교 졸업생 대표로 졸업1967 펨브룩 칼리지 경제학 학사 우등 졸업 (1971년 브라운대로 합병)1971 예일대 경제학 박사 졸업(동기 중 유일한 여성)1971~1976 하버드대 조교수1977~1978 연준 이코노미스트1994~1997 연준 이사1997~1999 빌 클린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2004~2010 연준 산하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2010~2014 연준 부의장2014~2018 연준 의장 (트럼프와 마찰로 연임 무산)2021~ 미 재무장관
  • 트럼프가 명령한 中 기업 투자금지, 바이든이 두 달 미뤘다

    트럼프가 명령한 中 기업 투자금지, 바이든이 두 달 미뤘다

    미국이 중국 기업 관련 투자 금지 조치를 연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기 서명한 행정명령의 시행을 미루도록 한 건데, 조 바이든 신임 행정부가 전임 정부의 대중 정책을 검토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투자 금지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기업에 대한 금지 시행 시점을 오는 3월 27일까지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군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기업에 대한 미국인들의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시행 시점을 올해 1월 29일로 설정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군사 정보, 안보 장치의 개발을 위해 미국 자본을 착취하고 있다”며 중국이 미 본토와 해외의 미군을 직접 위협한다고 했다. 투자 금지 행정명령은 미국의 투자사나 연기금 등이 중국기업의 주식을 사고파는 것을 제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트럼프가 임기 막판까지 명단을 늘린 결과 중국 국영 석유회사 중국해양석유(CNOOC), 휴대전화 제조업체 샤오미, 중국 최대 반도체업체 SMIC(中芯國際·중신궈지) 등이 총 44개 업체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SCMP는 전했다. 이 같은 행정명령은 이들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이들이 11월 11일까지 관련 지분을 모두 처분하도록 하는 등 미국 투자 시장에 큰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 중국 3대 통신사가 뉴욕증시에 상장 폐지되기도 했다.바이든 행정부가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 금지를 두달 연기한 것은 미중관계에서 ‘숨고르기’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SCMP는 “바이든은 트럼프 재임시 최악으로 치달은 미중관계에 좀 덜 전투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운 트럼프의 다양한 대중 정책에 대해 새 행정부가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무역, 기술,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전히 불신은 남아 있다. 재닛 옐런 신임 미 재무장관도 지난 19일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은 분명히 우리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경쟁자”라며 “중국이 덤핑과 무역장벽, 불법 보조금 지급 등으로 미국 기업 경쟁력을 약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美 개미들 봉기!… ‘게임스톱’ 20배 폭등에 ‘공매도 스톱’

    美 개미들 봉기!… ‘게임스톱’ 20배 폭등에 ‘공매도 스톱’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뭉친 미국 개미들이 일으킨 파동이 백악관과 당국의 주목을 끄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게임기와 관련 소프트웨어,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미국 유통업체 ‘게임스톱’의 이상 주가 급등과 이를 둘러싼 논란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상황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성명을 냈다고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재닛 옐런 재무장관을 비롯한 조 바이든의 경제팀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게임스톱의 주가는 몇 주 전만 해도 6달러대였다. 행동주의 투자자가 이사회에 합류했다는 소식에 이달 중순쯤 주가가 오르자 공매도 세력이 이 주식을 노렸다. 파동은 이때부터였다. 헤지펀드와 기관들이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대량 공매도를 한 뒤 주가 하락을 기다리자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방에 모인 개미들이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주식 매집에 나섰다.주가는 치솟기 시작했다. 지난 8일 17.69달러였던 주가는 12거래일간 19배 넘게 상승, 이날 347.51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반대로 공매도 세력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결국 헤지펀드 멜빈캐피털이 수십억 달러를 손해 보고 공매도 물량을 모두 메우고 이날 물러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전했다. 이들이 주식을 되갚는 과정에서 해당 주식을 사들이면서 게임스톱 주가는 또 상승했다. 개미들이 헤지펀드들에 승리했다는 환호가 채 가시기 전에 뉴욕 증시는 급락했다. 공매도 투자자들이 이미 판 게임스톱 주식을 갚아야 하는 ‘쇼트 스퀴즈’에 몰려 다른 보유 주식을 팔면서 증시 전체의 불안감을 키웠기 때문이다. 개미들의 투기적 행태에 우려가 제기됐고 월가의 ‘공포지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30선을 넘겼지만 미 영화관 체인 AMC 등을 대상으로 비슷한 작업이 이미 진행 중이다. 이 전쟁이 공매도 제한이 약한 유럽연합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美 상무장관 지명자 “중국에 관세수단 등 총동원”

    美 상무장관 지명자 “중국에 관세수단 등 총동원”

    블랙리스트, 관세 등 총동원해 대중국 압박 명시“中 IT 기업 규제 일부 철회” 美 업계 민원 관건 26일(현지시간)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중국에 대해 소위 ‘관세 폭탄’을 동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만도 지명자는 “중국은 분명히 경쟁에 반하는 방식으로 행동했고 값싼 철강과 알루미늄을 미국에 덤핑(으로 넘겨), 미국 노동자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해쳤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인준이 되면 미국이 중국의 불공정 관행에 경쟁할 수 있게 아주 공격적일 계획”이라며 “블랙리스트든 관세든 상계관세든 나는 이 모든 수단을 가능한 한 최대한도로 이용해 미국인 노동자의 경기장을 평평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무역정책을 폭넓게 검토하고 동맹과 협의해야 한다”며 동맹을 이용해 그물망식 대중 압박을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미국 제조업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부처의 자원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명자도 지난 19일 인준청문회에서 “중국의 불공정하고 불법적 관행에 맞서 싸워야 한다. 다양한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전략적 인내”로 새로운 접근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 등 중국 IT 기업들에게 내렸던 여러 규제 중에 미국 산업의 활력을 위해 일부는 철회해야 한다고 IT업계에서 바이든 행정부에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도 이에 일부 동의하고 있지만 공화당 측은 화웨이, ZTE 등 국가 안보를 침해하는 중국의 특정 IT 기업 리스트를 유지하고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와 함께 사라지는 잭슨 대통령… 20달러 새 얼굴에 ‘흑인 인권 운동가’

    트럼프와 함께 사라지는 잭슨 대통령… 20달러 새 얼굴에 ‘흑인 인권 운동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웅’이었던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의 초상이 결국 미국 지폐에서 밀려나고, 그 자리를 흑인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이 대신하게 됐다.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현재 20달러 지폐에 새겨진 잭슨 대신 터브먼을 넣기 위한 계획을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처음 시작한 20달러 지폐의 얼굴 교체는 트럼프 때 좌절됐지만, 또 한 번의 정권 교체로 동력을 얻었다. 터브먼은 1822년쯤 미 메릴랜드주 도체스터 카운티의 한 농장에서 흑인 노예로 태어났지만, 탈출에 성공하고 이후 비밀 조직 ‘지하철도’를 통해 수백명을 탈출시키는 등 흑인들의 ‘모세’로 불렸다. 말년에는 여성 참정권 운동에도 힘썼다. 2015년 무렵부터 미 여성들을 중심으로 백인 남성뿐인 지폐 인물을 바꾸자는 운동이 시작됐고, 이는 2016년 오바마 정부 때 받아들여져 여성 참정권 획득 100주년인 2020년부터 터브먼을 새긴 지폐가 발행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이후 제동이 걸렸다. 잭슨은 노예제를 옹호하고 백인 정착을 위해 원주민 몰살 방안에 찬성했다는 점에서 비난받았지만, 트럼프는 집무실에 잭슨의 초상화를 걸어둘 정도로 애정을 드러냈다. 당연히 지폐 교체에 공개적으로 반대했고, 터브먼으로 바꾸자는 주장을 ‘정치적 결벽증’으로 폄하하기도 했다. 이번에 다시 터브먼이 지폐 모델이 된다는 건 잭슨과 함께 백인 우월주의를 몰아내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 지폐가 역사와 다양성을 반영하는 건 중요하다”며 “새 20달러 지폐에서 빛나는 터브먼의 모습은 이를 보여 줄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은 노예제라는 부끄러운 과거 청산에 앞서며 다민족, 다문화를 추구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셈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흑인 여성으로서 처음 당선되고,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첫 여성 재무장관이 되는 사회 분위기도 이런 결정에 한몫했다. 다만 CNN은 “232년 미국 역사상 흑인 여성 상원의원은 해리스를 포함해 단 2명에 불과했다”며 여전히 여성과 소수 인종의 입지는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트럼프 누르면 집사가 다이어트 코크 내오는 버튼, 바이든 치워

    트럼프 누르면 집사가 다이어트 코크 내오는 버튼, 바이든 치워

    미국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앤드루 잭슨 7대 대통령의 초상화가 치워진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대신 노동·인권을 상징하는 인물들의 흉상과 초상화로 집무실이 채워졌다. 일명 ‘결단의 책상’ 뒤편에 전시했던 군부 깃발을 치우고 대신 성조기와 가족 사진을 놓았다. 바닥의 양탄자도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바뀌었다. 이뿐만 아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쓰던 물건 하나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치워버렸는데 정말 희한한 물건이라고 허프 포스트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바로 다이어트 코크 버튼이다. 붉은색 버튼을 누르면 전담 집사가 음료를 컵에 담아 오라고 만들었다. 하루에 12잔을 마실 정도로 다이어트 코크를 좋아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예 전담 주문 버튼을 만든 것이다. 그는 2012년 트위터에다 코카콜라 제품은 “쓰레기”라고 깎아내렸다. 2017년 줄리 페이스 AP 통신 기자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이 버튼을 보여주며 누를 때마다 “은빛 쟁반 위에 다이어트 코크 한 잔이” 자신에게 대령된다고 자랑했다. 그런데 타임스 라디오 정치부의 선임기자 톰 뉴턴 던은 취임식 다음날 트럼프와 바이든 집무실을 비교한 결과 이 버튼이 치워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그 역시 2019년 트럼프를 인터뷰했을 때 이 버튼을 봤다고 했다. 사람들은 정말 반신반의했다. 기가 막힌다는 반응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대통령의 권력을 그토록 하찮은 일에 낭비했다는 개탄이다. 로버트 에반스는 “(오벌 오피스를 단장하는 정도의) 이런 변화를 위해 우리가 투표한 것은 아니다. 여러분이 2024년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주면 국민 모두의 집에 다이어트 코크 버튼을 달아주겠다. 여러분이 원하건 원치 않건 시간마다 한 번씩 집사가 나타나 여러분 손에 다이어트 코크를 쥐어줄 것이다. 이 나라를 아스파탐에 빠뜨릴 것”이라고 이죽댔다. 샤우나란 사람은 “바이든 대통령이 버튼을 없애지 말고 아무 때나 누르면 트럼프 가문 사람이 불려나와 구슬픈 트럼본 소리를 내도록 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누리꾼 shoopdahoop25는 “가족끼리도 농으로도 이런 버튼을 얘기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꾸짖었다. 한 누리꾼은 “오늘 아침 마러라고(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플로리다주 리조트)에서 들려온 호령, XXX 다이어트 코크 좀 갖고 오라니까”라고 비아냥거렸다. 제프 그린필드는 트럼프가 바이든에게 메모를 남겼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지난 19일 “트럼프가 책상에 남겨놓은 메모-조에게, 붉은 버튼은 빅맥과 프라이, 노랑 버튼은 다이어트 코크, 푸른 버튼은 폭스 채널, 검정 버튼은 핵미사일, 아니 어쩌면 검정이 빅맥이고, 붉은 버튼이 핵일지도”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잭슨 전 대통령(1767~1845)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초기 자신과 동일시하며 치켜세운 인물이다. 군인 출신으로 독립전쟁 당시 영웅으로 칭송받았지만 흑인 노예를 둔 농장주였고, 재임 당시 아메리카 원주민에 가혹한 정책을 펼쳤다는 점에서 인권 운동가들 사이에선 재평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스트란 평가를 받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많다. 바이든 대통령은 잭슨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떼어낸 자리에 정치인이자 과학자인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년)의 초상화를 걸었다. 과학에 대한 관심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해석했다. 신문은 “그동안 새로 당선된 대통령들은 그들이 어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지 추구하는 바를 반영해 집무실을 새로 꾸며 왔다”면서 “바이든 대통령 집무실에는 역사적 인물들이 유독 많다”고 평가했다.대통령이 법안 등을 서명하는 ‘결단의 책상’ 뒤편엔노동·인권 운동가 세자르 차베스(1927~1993년)의 흉상을 새로 들여놓았다. 또 아프리카계 시민권 운동가 로자 파크스(1913~2005년), 프랭클린 루스벨트(1882~1945년) 전 대통령의 부인이며 인권 운동가인 엘리노어 루스벨트(1884~1962년) 흉상도 설치했다. 집무실 벽난로 옆에는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1929~1968년)의 흉상이 놓였다. 책상 맞은편에는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걸렸다. 민주당 출신인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경제 대공황 속에서 취임했으나 뉴딜 정책을 통해 미국을 재건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다.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극복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며 재정 확대와 큰 정부라는 위기 돌파 전략에서도 두 사람은 일맥상통한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정치적으로 서로 대립했던 토머스 제퍼슨(1743~1826년) 전 대통령과 알렉산더 해밀턴(1755~1804년) 전 재무장관의 초상화가 함께 걸려 화합의 정신도 드러냈다. 대통령 측 관계자는 “공화국 안에서 표출되는 의견 차이가 민주주의에 얼마나 필수적인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옐런이 비트코인 폭락 부채질했나…2주 만에 20% 이상 하락

    옐런이 비트코인 폭락 부채질했나…2주 만에 20% 이상 하락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 만에 12% 이상 하락하면서 투자에 경고등이 켜졌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비트코인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폭락한 것이다. 22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 21일 3932만원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3551만원으로 전날보다 12% 하락한 채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8일 4855만원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기록한 이래 하락 중이다. 이날 가격 기준으로 2주 만에 27%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한 데는 최근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작용했고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옐런 재무장관 후보자가 가격 하락을 부채질했다는 지적도 있다.옐런 후보자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미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테러리스트의 가상화폐 사용 위험성에 대한 질문에 “많은 가상화폐가 주로 불법 금융에 사용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사용을 축소시키고 돈세탁이 안 이뤄지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이 하나의 투자자산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장기자금인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병효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아직까지 풀은 위험성향이 높은 개인들과 일부 헤지펀드 중심으로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관투자자가) 비트코인 투자를 고려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넘어야 할 허들이 있다”며 “비트코인의 적정 투자가치 산정을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접근법이 나와야 하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고 지나치게 높은 변동성도 부담으로 가치 측정이 어려운 자산이 변동성마저 크다면 관리의 어려움이 배가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