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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쓴 채라도 가슴 벅차”… 낭만 선율에 물든 가을

    “마스크 쓴 채라도 가슴 벅차”… 낭만 선율에 물든 가을

    한·러 음악가들, 차이콥스키 명곡 연주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 협연두 계절을 함께 보낸 마스크가 여전히 낯설기만 한 가을. 거리를 두고 띄어 앉은 객석에서 마주한 익숙한 선율이 그저 반가웠다. 마치 모두가 그리워하는 지난 일상을 다시 만난 듯했다.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쳤던 수많은 순간이 한 음 한 음 스치듯 지나갔다. 서울신문 주최로 21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가을밤 콘서트’에서는 국내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작곡가 차이콥스키 대표 명곡들을 만날 수 있었다. 쟁쟁한 실력의 한국·러시아 음악가들은 마치 작심한 듯 가을밤을 촉촉하게 수놓았다.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중 폴로네즈로 발랄하게 문을 연 뒤, 몬테카를로·부조니 국제콩쿠르 등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세르게이 타라소프의 협연으로 피아노 협주곡 1번 b단조가 이어졌다. 수석 바이올리니스트와 주먹 악수를 하고 피아노에 앉은 타라소프가 강렬한 에너지를 담아 건반을 치자 1악장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곳곳에서 박수와 탄성이 터져 나왔다. 2부에선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하늘이 내린 재능”이라고 극찬한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이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협연했다.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차이콥스키가 자신을 위로하고자 쓴 곡이라 관객들이 더욱더 강하게 그의 세계로 빨려 들어갈 것이다. 진정한 위로를 느끼길 바란다”고 했던 한수진은 어느 때보다 온 정성으로 연주해 관객들의 마음을 적셨다. 후반부는 차이콥스키가 푸시킨의 시 형식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을 읽은 뒤 작곡했다는 동명의 오페라 하이라이트 곡들이 재연됐다. 오네긴과 타티아나의 엇갈린 애절한 사랑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 대표 솔리스트인 안드레이 그리고리예프와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우승자 소프라노 서선영이 아름답게 표현했다. 언제 어디서든 자주 들을 수 있었던 명곡이 주는 친숙한 음색은 관객들에게 편안함과 동시에 지난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새삼 일깨웠다. 열 살 동갑내기 딸과 조카를 데리고 오랜만에 공연장을 찾았다는 강윤경(40)씨는 “예전에 자주 들었던 익숙한 곡들인데, 마스크를 쓴 지금 다시 들으니 가슴이 벅차고 애틋한 마음마저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씨줄날줄] 크리스토퍼 크로스/김상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크리스토퍼 크로스/김상연 논설위원

    미국 가수 크리스토퍼 크로스의 노래 ‘아서의 테마’를 들으면 윤이 반짝반짝 나는 구두와 멋진 재킷을 차려입고 향수를 뿌린 뒤 외출하고 싶어진다. 고급스러운 선율과 가사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뉴욕’이라는 단어, 크로스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어우러져 ‘사치의 본능’을 일깨우는 것 같다. 육중한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청아한 미성의 소유자인 크로스는 1979년 혜성같이 등장해 영원한 사랑을 희구하는 청춘들에게 단비와도 같은 노래들을 선물했다. 크로스는 아서의 테마에서 ‘사랑(달)과 출세(뉴욕) 중 무엇을 택할지를 놓고 고민스러울 때 최선의 선택은 사랑에 빠지는 것’이라고 주문처럼 반복함으로써 부박한 세태에 일격을 가했다.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내과의사의 아들로 유복하게 태어난 크로스는 어려서부터 음악적 재능이 다분했지만 부모의 강권으로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하지만 음악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결국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고 음악의 길로 들어섰다. 1979년에 낸 데뷔 앨범으로 그래미상 5개 부문을 석권하는 경이로운 역사를 썼으며 아서의 테마로 아카데미 주제곡상까지 거머쥔다. 그로부터 강산이 네 번 바뀐 20일(한국시간) 심각한 정치 뉴스 일색이던 CNN 방송에서 어울리지 않게 갑자기 아서의 테마가 아름답게 흘러나왔다. 앵커인 에린 버넷(44)은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고 말한 뒤 크로스를 화상 통화로 연결했다. 인터뷰를 위해 화면에 등장한 크로스는 놀랍게도 초췌한 노인의 모습이었다. 올해 69세인 크로스는 지난 3월 멕시코로 여행을 갔다가 돌아온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내 생애 최악의 열흘을 보냈으며, 저승 문턱에까지 다녀왔다”고 토로했다. 온몸에 마비 증상이 와서 걸을 수도 움직일 수도 없었다고 했다. 3주간의 투병 기간을 보낸 뒤 지금은 지팡이를 짚고 마트에 갈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지만 언어 능력과 기억력은 아직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내가 겪은 일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게 의무라고 생각해 인터뷰에 응하게 됐다”며 “코로나19는 심각한 병이다. 마스크를 쓰고 조심해야 한다. 누구든 이 병에 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위태롭게 길을 걷는 화면 속 그의 모습에서 왕년의 카리스마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젊어서 영원한 사랑을 설파했던 팝의 구루(guru)가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무너져 내린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마치 우리의 청춘과 사랑마저 훼손된 듯하다. 그래도 지금 백신은 구루의 노래밖엔 없는 것 같다. 이 역병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서로 사랑하는 것이라는.
  • 배워서 남 주자… 서대문 ‘재능나눔 봉사단’ 양성

    배워서 남 주자… 서대문 ‘재능나눔 봉사단’ 양성

    서울 서대문구는 주민이 자신의 재능을 계발해 지역사회 공동체를 위해 나눌 수 있도록 ‘재능나눔 자원봉사단’ 양성교육을 한다고 20일 밝혔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양성, 손뜨개 심화, 목공 DIY 등 3개 과정이 4~6회씩 진행된다. 평소 자원봉사에 관심이 많고 교육 이수 후 1년 이상 봉사활동에 꾸준히 나설 구민들이 과정별로 10여명씩 수강한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양성 교육은 영상 편집 기술 익히기, 콘텐츠 스토리 라인 구성하기, 영상을 촬영해 실제 제작해 보기 등의 내용으로 이뤄진다. 수강 주민들은 개인별 비대면 온라인으로 교육받고 수료 후에는 서대문구에서 이뤄지는 자원봉사활동 영상 제작과 사례 공유 등의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손뜨개 심화반은 이웃을 위한 뜨개질 마스크 목걸이 만들기와 구청 광장 나무 옷 뜨개질하기로 진행된다. 목공 DIY 과정에서는 기술을 익혀 저소득 가정의 아동을 위한 독서대를 만든다. 손뜨개와 목공 교육은 지역 내 공방에서 이뤄진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목걸이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쌀쌀해진 날씨에 맞춰 따뜻한 니트 소재로 목걸이를 만들어 소외계층에게 나눠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이웃이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지역공동체가 소중함을 더한다”며 “주민의 재능 나눔을 장려하고 육성하기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백석예술대, ‘제2회 전국 고교생 국악찬양(KCCM) 대회’ 열어

    백석예술대, ‘제2회 전국 고교생 국악찬양(KCCM) 대회’ 열어

    백석예술대학교(총장 윤미란) 음악학부 한국음악전공이 (사)우리숨소리문화예술단과 함께 지난 17일 백석아트홀에서 ‘제2회 전국 고교생 국악찬양(KCCM·Korean Contemporary Christian Music)대회’를 개최했다. 본 대회는 한국 전통음악으로 연주하는 국악의 발전과 더불어 국악분야에서 활약할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백석예술대학교 한국음악 정설주 교수는 “이번 대회가 학생들의 음악적 재능이 발휘할 무대가 되어주고, 한국음악을 배우는 학생들의 꿈과 소망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마련됐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수한 국악 인재들이 발굴되고 학생들이 재능과 학업적 일치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대회 예선 과정을 비대면 진행하였다. 참가자가 이메일로 제출한 UCC를 플랫폼에 게시하여 공개 심사하는 과정을 통해 수상자를 선정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 여파로 학생들은 연습할 공간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열의를 다해 참가한 모든 학생들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대회 당일 백석아트홀에서는 수상자로 선정된 총 7개 팀의 연주 영상이 상영됐다. 한국음악 전공자부터 일반 학교 국악 동아리 학생들까지 다양한 참가자들이 참가했으며, 참가자들은 대금과 해금, 가야금 등 우리나라 전통악기로 편곡·작곡된 찬양을 연주했다. 본 대회 대상은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아쉐르’ 팀의 여민지 학생에게 돌아갔다. 팀명 ‘아쉐르’는 히브리어로 ‘복이 있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여민지 학생은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지친 상황에서 음악을 통해 조금이나마 따뜻한 위로가 전해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상 팀에게는 100만 원의 상금과 백석예술대학교 한국음악전공 진학 시 1학기 전액 장학금 혜택이 주어졌다. 아울러 금상, 은상, 동상 등 모든 수상자에게도 소정의 상금과 백석예술대학교 총장 명의의 상장이 수여되었다. 백석예대 한국음악과 진학 시 부분 장학금도 받게 된다. 이번 대회에서 선보인 국악 찬양들은 음반으로 제작돼 전국 교회에 배포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윤체리, 시스루 란제리 샷 ‘절정의 섹시미’

    [포토] 윤체리, 시스루 란제리 샷 ‘절정의 섹시미’

    한국을 대표하는 섹시모델 윤체리가 최근 자신의 SNS에 스포티함과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는 란제리 샷을 게시하며 절정의 매력을 뽐냈다. 윤체리는 화보속에서 속옷 위에 시스루 의상을 걸쳐 매혹을 더했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글래머러스함으로 독보적인 관능미를 자랑하는 윤체리는 22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파워 인플루언서다. 패션을 비롯해 여행, 요리, 반려견 등의 콘텐츠로 많은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2015년부터 모델 활동을 시작한 윤체리는 지난해에는 KIC-CUP 투어링카 레이스‘의 대표모델로 활동했다. 윤체리는 170cm의 큰 키와 35(D컵)-24-35의 호리병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윤체리는 퍼포먼스 그룹 ’바디쉐이크‘의 멤버로 활동해 춤과 노래에도 뛰어난 재능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윤체리 SNS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애형 경기도의원, 경기학교예술창작소 현장 방문

    이애형 경기도의원, 경기학교예술창작소 현장 방문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이애형 의원(국민의힘·비례)은 지난 18일 경기학교예술창작소 관련 조례 제정을 앞두고 용인에 위치한 경기학교예술창작소 현장을 방문했다. 경기학교예술창작소는 예술교육전문가와 함께 하는 미래융합예술교육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예술적 재능과 감각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5월 8일 용인 성지초 별관을 리모델링해 개관했다. 창작소 프로그램은 심화형과 창의형 2개 트랙으로 미디어, 평면, 설치, 입체 등 시각 4개 영역, 작곡, 힙합 등 청각 2개 영역, 연극연출, 무용, 글쓰기 등 3개 영역을 포함하여 총 9개 교육영역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심화형의 경우 실기심사와 교사추천 등을 통해 영역별 10명 이내 학생을 선발해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마스터 클래스를 운영하여 학생들의 진로진학과 연계되는 것도 특징이다. 이애형 의원은 “선진국 교육과정에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강화가 보편적으로 나타나는데 경기교육에서도 미래 사회에 적합한 융합교육차원에서 예술교육을 시도한 것이 정말 의미있다고 본다”고 평가하면서 “오늘 예술창작소 현장에 와서 벽면, 바닥의 소재나 공간 배치 등 모든 것이 기존의 틀을 깨는 창조적 예술공간으로 재구성해 낸 것을 보니 이런 예술창작소가 도내 권역별로 설립되어 학생들이 균등하게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경기도교육청 경기학교예술창작소 운영·지원 조례’ 제정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됐다”고 현장방문 소회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K-POP으로 뜨거운 열정을 쏟아내다 ‘2020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in 인도네시아’

    K-POP으로 뜨거운 열정을 쏟아내다 ‘2020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in 인도네시아’

    전 세계 한류 팬들을 위한 페스티벌인 ‘2020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인도네시아 본선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in 인도네시아’가 지난 11일 낮 12시(현지시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이날 개최된 페스티벌은 주인도네시아한국문화원(원장 김용운)과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서울시,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서울관광재단, 뉴에라, 올케이팝이 후원으로 참여하며 FNC엔터테인먼트가 특별협력했다.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케이팝 문화에 대한 갈증이 더욱 강했던 전세계 많은 한류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온라인 온택트 방식으로 팬들을 위한 축제를 개최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K-POP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던 팬들의 열망이 폭발하듯, 모든 본선 초청 팀들 모두가 실황 퍼포먼스를 선언하며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김용운 문화원장은 “코로나도 여러분들의 재능을 꺾을 수는 없다”며 “한류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뜨거운 열기와 관심에 감사드린다. K-POP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커버댄스를 즐기는 인구의 수가 많고, 이에 따라 팀들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가 돼 있다는 평을 받는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지역인 만큼, 쟁쟁한 실력을 갖춘 팀들이 선정되어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치열한 심사 끝에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8인조 보이그룹 에이티즈(ATEEZ)의 떠오르는 인기곡 ‘Say My Name’과 ‘해적왕’을 믹스해 커버한 8인조 남성 커버댄스 팀 엘리고즈(Eligoz)가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2020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세계 최초, 세계 최대의 케이팝 온·오프라인 한류 팬 소통 프로그램이다. 한류 문화의 지속적인 확산에 기여함은 물론, 한류 팬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목적으로 하는 케이팝 캠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각국의 우승팀은 온라인 월드 파이널 최종 결선에 초청돼 다국적 한류 팬들과 함께 월드 클래스 케이팝 교류 무대를 즐기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차이콥스키가 우울증 극복하려 쓴 곡… 힘든 시기 겪는 여러분도 위로받기를”

    “차이콥스키가 우울증 극복하려 쓴 곡… 힘든 시기 겪는 여러분도 위로받기를”

    “때로는 밝고 경쾌한 것보다도 차분하고 깊이 마음을 들여다보는 위로도 필요하죠.” 서정적이면서도 화려한 기교로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는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은 어린 시절에 왠지 이 곡과 거리를 두고 싶었다. 깊은 고독과 우울의 늪에 빠졌던 차이콥스키의 아픔이 음악에서 고스란히 전달됐던 이유에서다. “‘호두까기 인형’ 등 발레음악은 좋아하면서도 이 곡이 들리면 같이 우울하고 아파질 것만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15세에 본격적으로 이 작품을 배우고 연주하면서부터 생각이 크게 달라졌다. 동성애자라는 걸 감추려 강행한 결혼에 실패하고 심한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떠난 곳에서 제자와 함께 쓴 바이올린 협주곡을 한 음 한 음 따라가 보니 차이콥스키가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쓴 곡이라는 데 이해가 닿았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 등으로 불안함이 컸던 삶에서 석연치 않은 죽음까지, 곡을 배우며 차이콥스키의 일생을 알아 갈수록 음악에 담긴 진정성을 찾아볼 수 있었어요.” 그렇게 다시 들어보니 바이올린 협주곡에서 숨은 그림을 찾듯 아름다운 장면들이 곳곳에서 떠올랐다. 1악장에선 발레리나가 환상 속에서 자유롭게 나는 듯한 동작이 그려졌고, 2악장에선 슬픔과 고통을 꾹꾹 눌러 삭이려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튀어나온 감정이 읽혔다. 생생하고 자유분방한 춤 같은 3악장을 마치고 나니 아주 다양한 모습들과 감정이 담긴 작품이라는 매력이 다가왔다고 했다. 한수진은 오는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신문 주최로 열리는 ‘가을밤 콘서트’ 무대에 올라 코리아쿱오케스트라와 함께 자신이 느낀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속 위로를 전한다. 2008년 당시 정명훈 예술감독 지휘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며 투어도 했던 작품인데, 10여년 전과 지금은 또 느낌이 많이 다르다고 했다. “20대 땐 내가 느낀 좋은 점을 더 열정적으로 알리고 싶어서 특정 부분들에 특히 에너지를 쏟았다면,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지금은 곡 전체의 흐름에 따라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하는 여유가 생겼어요.” 5세에 피아노를, 8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한 한수진은 10세에 로열페스티벌홀에서 데뷔해 12세 때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에서 데뷔하며 일찌감치 주목받은 차세대 연주자다. 펠릭스 안드레브스키, 자하르 브론, 정경화, 안나 추마첸코를 사사했다. 특히 감정 표현이 탁월해 정명훈이 “하늘이 내린 재능”이라고 극찬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한수진은 지난 1월 영국에서 귀국해 독주회를 한 뒤 코로나19로 국내에 발이 묶였다. 그나마 여러 차례 연주할 기회가 주어졌고, 많은 공연이 취소되거나 비대면으로 전환됐지만 지난 5월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듀오 리사이틀을 가졌고 6~7월에도 조심스레 대면 공연을 가진 행운을 누렸다. 무대가 소중한 시기, 그는 지난 5월 마스크를 쓴 관객들이 앉아 있던 객석을 보며 받았던 감동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이렇게 힘든 시기에 음악으로 위로를 얻고 싶어서 오신 분들에게 내가 가진 것을 요만큼도 남기지 말고 다 드려야겠구나 하고 연주했다”고 떠올렸다. 그 뒤 무관중 공연을 몇 차례 하면서 “아, 이런 게 짝사랑이구나 싶었다”면서 웃었다. 자신의 음악을 온전히 다 전달하지 못하는 듯한 느낌에 답답하고, 관객들이 주는 에너지도 받지 못해 힘들었다고 했다. 어느 때보다 관객이 소중한 가을 밤, 두 계절을 어렵게 넘기고 보낸 관객들과 오랜만에 만날 한수진은 잔뜩 들떠 있다. “차이콥스키 자신을 위한 곡이다 보니 더욱 뜨겁게 그 세계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작품”이라고 바이올린 협주곡을 다시 소개하며 “꼭 위로받고 가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거듭 전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생활 SOC 30개 사업 순조… 낙후된 천호동 ‘무한변신’ 꿈꾼다

    생활 SOC 30개 사업 순조… 낙후된 천호동 ‘무한변신’ 꿈꾼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은 수천 호가 살 만한 땅이라는 뜻이다. 1975년 인구가 3만 9377명으로 강동구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자랑했다. 현재 인구는 8만 9365명으로 강동구 전체의 약 20%를 차지한다. 강동구의 중심에 있는 만큼 유동인구도 많고 상권이 발달했지만 점점 낙후되고 있다. 그런 천호동이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취임하며 변화의 기회를 맞았다. 이 구청장은 신흥 중산층 지역인 고덕·명일·상일동 지역과 오래된 역사만큼 노후 시설이 많은 구도심 지역인 천호동의 지역·계층 간 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민선 7기 공약사업으로 천호동에 활력을 불어넣는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30개가 들어선다.지난 12일 찾은 ‘아이맘 강동육아시티’ 천호공원점은 천호2동주민센터 5층에 자리했다. 7월 9일 개소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들어서면서 8월 31일부터 임시로 문을 닫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낮아진 점을 고려해 20일부터 다시 문을 연다. 인원을 제한하기 위해 오전과 오후 2회차로 나눠 인원을 6명씩 제한한다. 한 회차가 끝날 때마다 두 시간씩 철저히 소독한다. 오감놀이나 신체놀이 같은 교육과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프로그램실, 열린놀이터, 상담실, 수유실 등으로 나눠져 있다. 가장 공을 들인 열린놀이터는 연두색으로 아이들에게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바닥에 안전매트를 깔아 36개월 미만 영유아도 안심하고 놀 수 있다. 친환경 페인트로 도장했고 자작나무를 사용해 새집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강동구는 육아 복합 커뮤니티 시설인 아이맘 강동육아시티를 거점별로 지역 곳곳에 조성하고 있다. 동네 놀이방처럼 찾아와 함께 육아하며 소통하는 공간을 꿈꾼다. 지난해 천호1동 천호점에 이어 올해는 천호2동에 천호공원점을 개관했다. 강동구에 10곳을 세우는 게 목표인데 천호동에만 벌써 두 곳이 들어섰다. 천호동 인근에 사설 키즈카페가 많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 강동구민회관에 있는 천호점은 장난감 도서관 위주로, 천호공원점은 열린놀이터 위주로 운영한다. 구 관계자는 “인근 성내동과 천호동에서 유모차를 끌고 오는 엄마들이 많다”며 “주말에는 아빠들도 같이 온다”고 말했다.●李 구청장 “청소년들 꿈·재능 펼 공간 만들 것” 아이맘 강동육아시티는 시작에 불과하다. 천호동에만 최근 3개월 들어 3개 시설을 착공했다. 내년에는 해공노인종합복지관, 강동50플러스센터, 천호동 보건복지문화 복합시설이 개관한다. 대부분 지하철 8호선 천호역과 암사역 사이, 천호공원사거리 500m 이내에 밀집해 있다. 과거 파이롯트 만년필 공장 부지에 1998년 들어선 천호공원은 강동구의 ‘탑골공원’ 같은 곳이다. 생활 SOC가 문을 열면 어린이, 청소년, 노인, 장애인 등 모두가 찾는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맘 강동육아시티 천호공원점에서 500m 떨어진 곳에는 구립 천호 청소년 문화의 집이 들어선다. 지난 9월 열린 착공식에서 이 구청장은 천호동에 청소년 문화의 집을 짓겠다고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이 구청장이 시의원 시절 고향인 전북 정읍에 갔는데, 인구 55만을 바라보는 강동구에도 없는 청소년 문화의 집이 인구 11만의 소도시에 있는 걸 보고 놀랐다고 한다. 이 구청장은 선거를 준비하면서 지역 청소년 인구의 15%가 있는 천호동에 청소년 문화의 집을 짓겠다고 약속했다. 이 구청장은 “휴식·소통·공감의 공간, 꿈과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동구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천호 청소년 문화의 집은 총사업비 120억원을 투입한다. 연면적 2015.62㎡(약 610평)에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조성되며, 2022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북카페, 미디어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실감콘텐츠 체험관, 동아리 공간, 초등 돌봄을 위한 우리동네 키움센터 등이 들어선다.●구립 장애인종합복지관 내년 말 착공 계획 구립 천호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500m 거리에 있는 해공노인복지관은 증축 공사를 시작했다. 2011년에 개관한 해공노인복지관은 지역의 유일한 구립 노인복지관이다. 해마다 복지관을 이용하는 노인이 늘어나면서 공간이 협소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구는 57억원을 들여 노인복지관 옆에 있는 천호2동 자치회관 건물을 철거한 후 새로운 건물을 세우기로 했다. 연면적 1441.38㎡(약 436평) 규모로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내년 9월 준공한다. 새로 지어지는 건물에는 노인복지관뿐만 아니라 기존 자치회관 건물에 있던 어린이집, 도서관도 입주한다. 천호2동주민센터에서 600m 떨어진 암사역 인근에는 강동50플러스센터가 들어선다. 50플러스센터는 50세 이상 64세 이하 장년층을 위한 공간이다. 민간 건물을 매입해 지하 1층~지하 6층 규모로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내년 8월 문을 연다. 은퇴 후 인생설계, 커뮤니티 활동, 여가 활동 등 장년층이 직접 기획하고 활동할 수 있는 복합 문화 인프라를 갖춘다. 강동50플러스센터 맞은편에는 구립 장애인종합복지관을 준비 중이다. 지하 3층~지상 5층 규모로 수중운동실, 직업훈련실, 심리안정실, 다목적 프로그램실을 조성한다. 재활상담, 재활스포츠, 자립지원, 인식개선 사업을 펼친다. 내년 말 착공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천호3동 노후공공청사 복합개발, 강동구민회관 복합문화체육시설 등이 착공을 기다린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시민이 위로를 받는 숲 만들고파”…33년간 나무심기 봉사하는 김수일씨

    “시민이 위로를 받는 숲 만들고파”…33년간 나무심기 봉사하는 김수일씨

    “제가 심고 가꾼 나무들로 봉산을 찾는 시민이 위로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은평구 봉산에 30년 넘게 나무를 심는 주민이 있다. 김수일(74)씨다. 김씨는 1987년부터 현재까지 봉산 지킴이를 자처하며 자비를 들여 나무를 심고 있다.김씨는 “우연한 기회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자원봉사를 하면서 봉사의 기쁨을 알게 됐다”며 “가진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는 봉사를 찾다가 나무 심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과거 큰 회사에서 조경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었다. 33년 동안 그가 봉산에 심은 나무는 23종 총 2만 3000여주에 달한다. 그는 “과거 봉산은 군데군데 쓰러진 나무 등으로 지저분했다”며 “50~70㎝ 나무를 가져다 심기도 하고 인근 밭을 빌려 씨앗을 뿌리고 나무로 키워 심은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부터 김씨는 봉산에 편백나무 숲을 조성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2010년에 부인이 담낭암 수술을 받았는데 편백이 좋다는 이야길 듣고 전남 장성의 축령산을 찾아가기도 했다”며 “편백을 공부할수록 은평구에도 편백을 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변에서 그를 만류했다. 김씨는 “은평구 기온이 편백나무가 자라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3년간 편백 10주를 정성스럽게 길러 은평구에서도 충분히 편백나무가 잘 자랄 수 있다는 걸 보였다”고 말했다. 당시 서울시의원이자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미경 현 은평구청장의 지지가 컸다. 그는 “서울시가 예산을 투입해 은평구에 편백나무 숲을 조성할 수 있도록 당시 시의원이었던 김미경 현 구청장이 힘을 실어줬다”며 “김 구청장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편백나무 숲도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은평구는 2014년부터 서울시 최초로 ‘은평 편백나무 힐링숲’을 조성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5년간 편백나무 1만 2400주를 심었고 지난해부터는 김씨 등의 조언을 듣고 편백나무 숲 아래 꽃잔디 등 다양한 관목과 화초류를 심는 등 꽃동산을 조성했다. 김씨는 “편백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성되는 코르티솔 호르몬의 혈중 농도를 낮춰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면역력을 강화해주는 역할을 한다”며 “앞으로도 숲을 잘 관리해 은평구민은 물론 모든 시민이 마음의 위안을 얻는 숲으로 가꾸고 싶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포토] ‘매끈 자태’ 이봄이, 군통령급 화보

    [포토] ‘매끈 자태’ 이봄이, 군통령급 화보

    ‘시크함의 대명사’ 모델 이봄이가 최근 자신의 SNS에 환상적인 자태를 뽐내며 남성 팬들을 심쿵케 했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유명 격투기 단체 원챔피언십의 링걸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봄이는 유명 패션포토집단 ‘uct_studio’의 최정호 포토그래퍼와의 작업을 통해 감각적인 화보를 완성했다. 최정호 작가는 세련된 감각미로 유명 패션잡지의 화보 쵤영에 참여하며 명성을 높이고 있다. 172cm의 매끈한 몸매에 레드비키니를 입고 고급스러운 섹시함을 뽐냈다. 이봄이도 작품을 완성시킨 작가에게 하트 표시를 보내며 커다란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봄이는 2018년부터 원챔피언십에 합류해 링걸로 활동하고 있다. 절친인 김지나와 함께 활동하며 한국의 매력을 동남아시아에 전파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지나와 함께 쇼핑몰을 론칭하는 사업적인 재능도 발휘하고 있다. 피트니스로 다져진 군살 하나 없는 몸매를 자랑하는 이봄이는 노래에도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 걸그룹 ‘디아나’에서 보컬을 맡기도 했다. 디아나가 해체된 이후에는 DJ로 활동하고 있다. 15만 명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파워인플루언서이기도 한 이봄이는 보이시한 매력으로 ‘비글’, ‘소년’ 등으로 불리며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남성잡지 크레이지 자이언트의 커버를 장식하며 수많은 군인들로부터 사랑을 받아 ‘모델계의 군통령’으로 불리고 있다. 스포츠서울
  • SNS 인기작가 그림, 연트럴파크 파출소 벽에 걸린 까닭

    SNS 인기작가 그림, 연트럴파크 파출소 벽에 걸린 까닭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 빗대 ‘연트럴파크’로 불리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 공원 옆 연남파출소 한쪽 벽에 최근 특별한 그림이 설치됐다. 가로 3.25m, 세로 6.35m 크기로 청소년, 장애인, 노인 등 시민과 경찰관 2명이 웃는 모습이 담겼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과 마포경찰서는 낡은 연남파출소의 외부 환경을 개선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림을 설치하기로 뜻을 모았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따뜻한 그림체로 사랑받는 일러스트레이터 그림비(본명 배성태) 작가가 재능기부에 나섰다. 배 작가는 “사회적 약자 보호를 주제로 한 그림을 파출소에 설치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고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해 흔쾌히 참여했다”며 “서울에 와서 처음으로 집과 작업실을 얻은 곳이어서 ‘제2의 고향’ 같은 마포구를 더 멋지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배 작가는 2018년 8월부터 작품에 담을 대상, 구도 등 세심한 부분까지 고민을 거듭한 끝에 2년여 만에 작업을 마쳤다. 그는 “그림을 보는 이들이 우리 가까이에 경찰관이 든든한 이웃으로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불꽃같이 살다간 전설, 검은 피카소를 만나다

    불꽃같이 살다간 전설, 검은 피카소를 만나다

    28세 짧은 삶… 앤디 워홀과 작품활동도회화·드로잉 등 150여점 국내 최대 전시“나는 한낱 인간이 아니다. 나는 전설이다.” “누군가 내 작품을 지우거나 덧그릴 사람이 있다면 바로 나일 것이다.” 자신감이 지나쳐 자아도취로 비칠 수 있는 말들이지만 발화자가 장 미쉘 바스키아(1960~1988)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살아서는 화려한 스타였고, 스물여덟 살에 요절하면서 그야말로 전설이 된 인물 아닌가. 거리의 낙서를 작품으로 승화시킨 그의 선구적인 작업은 20세기 현대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연 독창적인 예술세계로 상찬되니 생전에 그가 했던 말들은 허세가 아니라 예언인 셈이다. 1980년대 미국 뉴욕 화단에 혜성처럼 등장해 8년간 3000여점의 작품을 남기며 불꽃처럼 짧지만 강렬한 삶과 예술을 펼쳐 보인 바스키아의 회고전 ‘장 미쉘 바스키아: 거리, 영웅, 예술’이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거리의 이단아’로 불렸던 초기 작업부터 앤디 워홀과 함께 한 말년 작업까지 회화, 조각, 드로잉, 세라믹, 사진 등 주요 작품 150여점을 선보인다. 국내에서 열린 바스키아 전시 가운데 최대 규모다.바스키아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아이티공화국 출신 아버지와 푸에르토리코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 미술관을 다니면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부터 피카소까지 수많은 명화를 접했다. 열일곱 살 때 친구 알디와즈와 함께 ‘흔해빠진 낡은 것’(SAMe Old shit)이란 뜻을 담은 ‘SAMOⓒ’(세이모)를 결성하고 거리 곳곳에서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은 그라피티 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 고교를 자퇴하고, 집을 나와 대안공간에 머물면서 주류 미술계와 자본주의 사회를 향한 강력한 저항정신을 펼쳐 보였다.익명의 거리 예술가 활동은 길지 않았다. “나는 열일곱 살 때부터 늘 스타가 되기를 꿈꿨다”는 고백에서 알 수 있듯 그는 끊임없이 대중의 관심을 갈구했다. 디아즈와 2년 만에 결별한 바스키아는 그의 재능을 알아본 영화제작자 겸 큐레이터 디에코 코르테즈에게 발탁돼 1980년 그룹전 ‘더 타임스 스퀘어 쇼’와 1981년 ‘뉴욕/뉴욕뉴 웨이브’에 참여하며 일약 화단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과의 만남은 바스키아의 삶과 예술에 큰 변화를 안겼다. 둘은 1985~1987년 2년간 150여점이 넘는 작품을 공동으로 제작했다. 1987년 앤디 워홀이 수술 후유증으로 사망하자 바스키아는 충격에 빠져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다 이듬해 약물 과다 복용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번 전시에선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자유분방한 드로잉과 다층적인 의미가 담긴 문구들, 그리고 원색의 강렬한 붓질이 덧칠된 바스키아 고유의 작업 방식과 왕관, 영웅, 해골 등 그가 창조한 도상들을 다채롭게 만날 수 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30분 간격으로 100명씩 관람 인원을 제한한다. 인터넷 사전 예약제로, 현장 구매는 잔여석이 있을 경우 가능하다. 내년 2월 7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백석예술대학교·넥스트유,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협약 체결

    백석예술대학교·넥스트유,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협약 체결

    백석예술대학교(총장 윤미란)가 지난 7일 교내 백석비전센터 회의실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로 뻗어갈 ‘문화예술 인재양성’의 기반을 강화하고자 (주)넥스트유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이날 협약식에는 백석예술대 윤미란 총장을 비롯해 김성호 대외협력부총장, 장유진 대외협력처장, 김맹진 산학협력단부장과 (주)넥스트유 강신조 회장, 이병하 부회장, 원군호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에 따라 △해외 수출을 비롯한 국내외 음악·영상 등 문화산업 활성화 △방송, 공연 등 관련 콘텐츠 개발 및 인적 교류 △해외 협업 및 해외 대학과의 제휴 협조 △문화예술 인재 발굴 및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의 개발 △기타 양 기관의 발전을 위해 협력이 필요한 사항 등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백석예술대 윤미란 총장은 “(주)넥스트유와 뜻을 같이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라며 “이번 협약으로 한류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크리스천 세계관을 바탕으로 백석예술대학교 학생들의 재능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주)넥스트유 강신조 회장은 “다음세대 청년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특히 백석의 정신인 ‘개혁주의생명신학’을 바탕으로 앞으로 함께 추구하는 사업들에 생명을 불어 넣어 문화산업을 주도해나가길 기대한다”라고 화답했다. 백석예술대학교는 음악, 공연예술, 영상 등 11개 학부(과), 60개 전공과정에서 인공지능 중심으로 급격히 변모해가는 사회 속에서 사랑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실천인재’, 깊은 사고력과 따뜻한 공감능력을 갖춘 ‘소통인재’ 그리고 창의융합 정신으로 문화예술을 주도하는 ‘글로벌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한편, (주)넥스트유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 한류를 통해 문화·경제 교류를 주도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현재 경기도콘텐츠진흥원 등과 협력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기는 남미] 사상 최초 ‘성소수자 축구단’ 프로리그 데뷔…1부 리그 목표

    [여기는 남미] 사상 최초 ‘성소수자 축구단’ 프로리그 데뷔…1부 리그 목표

    멕시코 최초의 성소수자(LGBT) 프로축구단이 출범,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개막한 멕시코 프로축구 3부 리그에서 데뷔전을 치른 '묵세스 스포츠클럽'은 이름부터 성소수자를 위한 구단이다. 묵세스는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주의 한 공동체의 지명으로 남녀 외 제3의 성이 있다는 문화적 신념이 뿌리 깊은 곳이다. 제3의 성이 있다고 굳게 믿는 성소수자 프로축구단으로서는 신이 예비한 이름인 셈이다. 구단 명칭은 멀리 멕시코 남부에서 취했지만 정작 클럽의 연고지는 멕시코의 연방수도인 멕시코시티다. 여기에도 사연이 있다. 멕시코시티는 멕시코에서 최초로 동성결혼을 허용한 곳이다. 강력한 상징성을 가진 명칭과 연고지로 무장한 묵세스 스포츠클럽은 출범과 함께 존중과 평화, 평등, 포용을 구단의 4대 가치로 내걸었다. 축구를 통해 4대 가치를 구현하겠다는 게 클럽의 목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우선 훌륭한 성적을 내야 한다. 묵세스 스포츠클럽의 초대 회장인 로드리고 세르반테스는 "좋은 성적으로 훌륭한 게이 축구선수들이 많다는 사실을, 편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만 만들어준다면 성소수자들이 더욱 재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축구팬들과 멕시코 축구연맹에 꼭 보여주겠다"고 말했다.하지만 묵세스 클럽의 축구선수 전원이 게이는 아니다. 클럽에서 성소수자는 그야말로 소수에 불과하다. 축구선수 중 게이는 10% 정도로 추정될 뿐이다. 클럽은 "성적정체성이 구단의 선수가 되는 필수조건은 아니다"라면서 "비록 성소수자가 아니더라도 클럽의 4대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축구의 재능은 필수다. 세르반테스 회장은 "성소수자 축구단이 출범한다는 소식을 듣고 선수가 되기 위해 성소수자(게이)들이 찾아왔지만 테스트에서 실력 미달로 입단이 거절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클럽은 명문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구체적 청사진을 그려놓았다. 5년 내 2부 리그로 승격하고, 10~15년 내 멕시코 프로축구 1부 리그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열정적인 응원으로 클럽에 힘을 실어줄 팬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멕시코의 성소수자를 팬으로 흡수하면 그 어느 클럽보다 탄탄한 고정 팬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멕시코의 성소수자는 최소한 38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르반테스 회장은 "축구는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만국어와 다를 게 없다"면서 "성적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성소수자가 차별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 축구계의 문화를 우리가 바꿔놓겠다"고 말했다. 사진=묵세스 스포츠클럽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코로나19 시대 대표 비대면 통역봉사 ‘bbb 코리아’, 100만 콜 달성

    코로나19 시대 대표 비대면 통역봉사 ‘bbb 코리아’, 100만 콜 달성

    문화체육관광부 등록 비영리 사단법인 ‘bbb 코리아(회장 김인철, 이하 bbb)’는 지난 2002년부터 외국인을 대상으로 제공해온 ‘외국어 통역 봉사’ 서비스의 총 누적 콜 수가 100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100만번째 콜은 개천절이 한국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날인지를 묻는 태국인의 전화였으며, bbb 코리아에서 태국어 통역 봉사를 맡고 있는 오근호씨가 응대했다. bbb 코리아의 통역 봉사자들은 평소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일반적인 통역 요청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bbb 코리아의 관광 언어 통역 인프라는 20개 언어로 24시간 무료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재능기부로 참여하고 있는 봉사자는 약 4,500여 명에 달한다. 특히 2002 한일월드컵, 2010 APEC 정상회담, 2014 인천아시안게임, 2018 평창동계올림픽, 2019 부산 ASEAN 정상회의 등 국내에서 열린 굵직한 국제행사의 성공 개최를 적극 지원하며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이번 100만 콜 돌파와 함께 bbb 코리아는 그동안의 통역 서비스 이용 현황도 함께 공개했다. 최근 3년간의 경향을 살펴보면 가장 많이 서비스가 된 언어는 러시아어이다. 러시아어는 2016년 3위를 기록한 이래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요청량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이는 bbb 코리아의 분석결과, 러시아 의료관광객이 최근 3년간 급증한데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통역 요청 사례별로 살펴보면, ‘생활 안내(19%)’가 주를 이뤘고, ▲길 안내(15%)와 ▲사건/사고(15%)가 근소한 차이로 그 다음을 이었다. 이들이 통역 서비스를 요청한 주요 장소로는 ▲경찰서(23%), ▲택시(15%), ▲병원(11%) 등의 순이었다. bbb 통역 자원봉사 서비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어려움을 겪기 쉬운 응급 및 긴급 상황에서도 발 빠르게 통역을 지원하며 방한 관광객들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bbb 코리아 최미혜 사무총장은 “4,500명에 육박하는 bbb 코리아 봉사자들의 재능 기부로 이어진 통역 자원봉사 서비스가 어느덧 누적 100만 콜이라는 의미있는 성과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서비스로 자리잡게 됐다”며,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비대면 서비스가 사회적으로 더욱 중요해지는만큼 언택트 자원봉사 서비스를 발전시켜 새로운 시대의 문화 관광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파수 경매·탄소배출권 거래… 새로운 ‘다자 경매’ 밑그림

    주파수 경매·탄소배출권 거래… 새로운 ‘다자 경매’ 밑그림

    일상생활 영향 끼친 ‘경매 형태’ 발명전 세계 매도·매수·납세자에 혜택 줘스탠퍼드 교수로 함께 재직 ‘사제지간’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경매 이론’을 발전시킨 폴 밀그럼(72)과 로버트 윌슨(83)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를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경매 이론은 경매 시장의 특성과 참여자들의 행동 방식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노벨위원회는 “경매는 어디서든 벌어지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며 “두 학자가 새로운 경매 형태를 발명해 전 세계 매도자와 매수자, 납세자에게 혜택을 줬다”고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두 학자는 경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참여자들이 왜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는지 명확히 했다. 또 라디오 주파수나 공항에서 특정 시간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권리 등 전통적인 방법으로 팔기 어려운 상품과 서비스 판매를 위한 새로운 경매 방식을 연구했다. 환경오염 문제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인 탄소배출권 거래제도도 이들의 경매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스탠퍼드대에서 두 교수의 수업을 들은 왕규호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전엔 1개 아이템을 가지고 진행하는 경매 이론만 있었지만, 두 학자는 여러 개 아이템을 동시에 경매했을 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이론화시켰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포도주를 1병만 경매할 때는 기존 경매 이론으로도 시장 특성과 참여자 행동 방식에 대해 예측이 가능했다. 하지만 포도주를 여러 병 경매할 때는 1병씩 팔아도 되고 5병으로 묶어서 팔아도 되는 등 여러 경우의 수가 생기는데, 두 학자는 가장 효과적으로 경매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한 것이다. 왕 교수 설명에 따르면 1990년대 초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통신사들에 여러 주파수를 경매하는 과정에서 다자 경매를 위한 이론이 필요했는데, 윌슨과 밀그럼 교수팀이 제안한 경매 이론이 채택되면서 오늘날 다자 경매의 기초로 자리 잡게 됐다. 왕 교수는 “학사 졸업 이후 회사에 다니던 밀그럼 교수가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에서 윌슨 교수를 만났는데, 그의 재능을 엿본 윌슨 교수가 밀그럼 교수에게 박사 과정을 제안해 3년 만에 학위를 땄다”면서 “스승과 제자로 함께 스탠퍼드대 교수로 재직하며 게임 이론과 경매 분야를 연구해 왔다”고 했다. 김정유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월슨 교수는 완전경쟁 시장에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는 전통적인 시각에 의문을 품고, 오히려 소수의 경쟁 기업 간에 전략적인 고려에 의해 결정되는 가격 형성 과정에 관심을 가졌다”며 “대표적인 것이 경매 방식과 협상 방식”이라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이은형의 밀레니얼] 공무원이 밀레니얼과 소통하는 법

    [이은형의 밀레니얼] 공무원이 밀레니얼과 소통하는 법

    “내가 왜 이걸 10번 이상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거 기획한 사람, 기획 승인한 사람 모두 승진시켜라.” “전국에 명소가 많은데 빨리 다음 편 내놓아라. 아직 30편은 남아 있죠?” 정부의 유튜브 홍보영상이 2개월 만에 누적 7500만뷰, 페이스북과 틱톡 등의 소셜미디어 조회수를 포함하면 2억 6000만회를 넘기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고, 댓글이 이처럼 열광적이다. 바로 한국관광공사의 해외홍보영상이다. 국악계의 스타 이날치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협업해서 서울, 부산, 전주에 대한 홍보 동영상을 만든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다. 음악, 의상, 춤 그리고 각 도시의 명소가 절묘하게 어울리면서 세련되고 흥 넘치는 영상을 만들어 낸다. 유튜브에서는 이 홍보영상에 대한 외국인의 반응, 영상 기획자인 한국관광공사 오충섭 브랜드마케팅팀장 인터뷰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 네티즌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광고를 퍼나르고, ‘좋아요’를 누르며 자신의 지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이 확산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99%의 광고를 건너뛰지만 재미있거나, 감동이 있으면 거침없이 공유하고 응원하는 밀레니얼의 특징이 바로 정부의 홍보영상에서 벌어진 것이다. 2019년 제천 청풍호 벚꽃 축제 때의 일이다. 벚꽃 축제 일정은 매년 정해져 있는데 하필이면 날이 너무 추워 미처 벚꽃이 피지 않았다. 꽃망울이 포도씨처럼 맺혀 있는 가운데 축제가 열렸고 관광객들이 몰려왔다. 나무에는 이런 글이 쓰인 벚꽃 모양의 팻말이 달렸다. “지금까지 이런 벚꽃나무는 없었다. 벚꽃인가, 포도씨인가?”, “내년에는 꼭 시기 맞춘다고 전해라”, “꽃 없는 축제는 처음이지? 나도 처음이야”.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은 비록 벚꽃을 즐기지 못했지만 소셜미디어에 이 글들을 퍼나르며 잠시 즐거워했다. 제천시가 5년 전부터 새내기 공무원 25명으로 구성된 ‘청풍호 벚꽃 축제 홍보팀’을 만든 것이 이런 재미있는 대응과 연결되리라 짐작해 본다. 공무원은 아니지만 최근 대학교수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온라인 강의 콘테스트에 강제로 참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상대는 품질 높은 인터넷 강의와 각종 영상 매체에 익숙해진 밀레니얼 세대. 높은 기준을 가진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하다 보니 온라인 강의 만족도는 웬만해서는 올라가기 어렵다. 하지만 방학 중 밀레니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가며 만든 고품질의 동영상 강의에 대해서는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학교 강의일지라도 품질이 좋으면 ‘개쩐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 ‘이 정도라면 평생 싸강해도 좋을 듯~’ 등의 호평을 보였다. 서울의 한 사립대 경영대학의 ‘현대경영과 기업가 정신’이라는 강의는 학생들의 호평에 힘입어 방송에 보도까지 됐다. 밀레니얼 조직 구성원이 늘어나고, 밀레니얼 고객을 대상으로 홍보 및 마케팅을 해야 하는 조직이지만 그 변화의 속도는 아직 느리다. 그중 가장 보수적인 곳이 공공영역의 조직이다. 정부 부처, 학교, 공기업 등의 조직은 기존의 관성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조금씩이라도 깨지 않으면 늘 ‘하던 대로 하게 된다’.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밀레니얼 구성원으로 독립적인 팀을 만들어서 맡겨 보자. 아니면 밀레니얼 세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마음을 열고 관찰하고, 그것을 열심히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 보자.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의 PD가 결정적으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자신의 어린 딸이 이날치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범 내려온다’ 공연을 보면서 춤추는 모습이라고 한다. 이날치, 그리고 그전의 ‘씽씽밴드’ 등 국악 신세대는 이미 글로벌 팬을 확보하고 있었다. 선배 세대는 주변을 주의깊게 관찰해 보기 바란다. 대단한 재능을 가진 밀레니얼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것을 알아보고 열광하고 빠져드는 밀레니얼도 가득하다. 그들의 응원은 거침없다. 10월 중순에 나올 관광공사의 다음 홍보영상은 강릉, 목포, 안동이라고 한다. 공기업의 홍보영상을 기다리는 팬들이라니!
  • 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제24회 노인의 날 기념 국무총리상 수상

    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제24회 노인의 날 기념 국무총리상 수상

    대구 달서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이 ‘제24회 노인의 날’기념으로 노인복지 기여 단체에 수여하는 정부포상인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은 2005년 5월 개관하여 ‘노인의,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복지관’ 운영철학을 바탕으로 고령사회에 대비한 다양한 노인복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노인복지 욕구의 다양화, 정책 및 전달체계 변화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전문적이고 통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지역사회 내 노인여가복지시설로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노인문화교실, 달서구노인복지대학, 수촌행복배움터 운영 등 어르신들의 역량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지역사회내 공동체 문화 조성을 위해 달서시니어힘모으기 축제, 은빛어울마당큰잔치 개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해 왔다. 또 노인이 직접 참여하고 일하는 달서구 조성을 위해 노인자원봉사회 활성화, 노인재능나눔봉사사업, 동아리지원사업, 노인일자리 사업 등을 추진하였다. 특화사업으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성공적인 노년기 진입을 위한 선배시민대학 운영과 생명숲100세힐링센터 설치 운영, 웰에이징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모두가 더 행복한 신 노년 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앞으로도 어르신의 노후생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맞춤형 노인복지 시책을 통해 어르신이 행복한 달서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실컷 놀자! 중랑 ‘청소년 꿈 온택트 축제’

    실컷 놀자! 중랑 ‘청소년 꿈 온택트 축제’

    서울 중랑구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올해 지역 청소년 축제를 비대면으로 개최하기로 하고 참가자를 모집한다. 중랑구는 다음달 7~8일 이틀 동안 열리는 ‘중랑 청소년 꿈 온택트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동아리 공연과 E스포츠리그 시합의 참가자를 접수한다고 6일 밝혔다. 동아리 공연 참가를 희망하는 참가자는 오는 11일까지 구 홈페이지 또는 교육종합포털 알림마당에서 신청서 양식을 내려받아 5분 이내 길이의 공연 동영상과 함께 제출하면 된다. 춤, 노래, 악기연주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가능하다. 구는 신청팀의 영상을 구 공식 유튜브 채널에 미리보기 영상으로 제공하고, 이 중 10개 팀을 선정해 다음달 7일 본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공연은 구 유튜브 채널로 실시간 중계된다. E스포츠리그 종목은 온라인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다. 먼저 16개 팀이 오는 25일 토너먼트 방식으로 8강까지 온라인 예선전을 치르고, 다음달 8일 구청 대강당 본무대에서 전문 해설과 함께 실시간으로 준결승전 및 결승전을 펼친다. 15일까지 이메일로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중랑 청소년꿈축제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기획 및 운영 단계에서부터 직접 참여하는 지역 대표 청소년 축제다. 지난해 제1회 축제에 주민과 청소년 5000여명이 참석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온라인을 주무대로 진행된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코로나19로 지치고 답답한 청소년들이 축제를 통해 숨겨 왔던 끼와 재능을 마음껏 발산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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