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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2세 vs 76세, 트럼프와 바이든의 미 대선 전초전은 ‘젊음 경쟁’

    72세 vs 76세, 트럼프와 바이든의 미 대선 전초전은 ‘젊음 경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서로 자신이 “젊다”며 ‘도토리 키재기’ 경쟁으로 2020년 미 대선 전초전을 시작했다. 올해 72세인 트럼프 대통령과 76세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둘 다 고령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두 사람은 ‘상대는 늙었지만 나는 아직 젊다’고 강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6일(현지시간) ‘두 70대 할아버지들이 누가 더 상대적으로 젊고 활기찬지를 두고 티격태격했다’고 비꼬았다. ‘젊음 경쟁’의 포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과 비교하며 “나는 젊고 활기찬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군가가 너무 늙었다고 말하지는 않겠다”면서도 “나이나 에너지 측면에서 나를 매우 젊게 보이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꼬았다. 이에 바이든 전 부통령도 이날 ABC방송에서 “나는 보통 ‘하이퍼(Hyper) 조’라고 불린다”면서 “그(트럼프 대통령)가 나보다 젊고 활기차게 보인다면 나는 아마 집에 가야 할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지는 누구나 알고 있다”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판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보는 것이다. 내게 에너지와 능력이 있는지 직접 보라”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노란 조끼’에 응답한 마크롱...재기 성공할까

    ‘노란 조끼’에 응답한 마크롱...재기 성공할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말 유류세 반대로 시작해 반정부 시위로 확산된 ‘노란 조끼’ 시위에 대한 대책을 내놨다. 근로자에 대한 소득세를 대폭 감면하고 월 2000유로(약 258만 원) 이하 연금액을 물가와 연동해 재도입하는 것을 비롯해 그동안 프랑스 정·관·재계에 포진한 엘리트를 육성해온 그랑제콜(소수정예 특수대학) 국립행정학교(ENA)를 폐지한다는 구상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에서 대국민 생방송 TV담화를 통해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소득세를 대폭 내리려고 한다. 내각에 소득세를 인하하는 대신 조세감면을 줄일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소득세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분은 50억 유로로, 정부지출과 조세감면을 축소해 충당하겠단 방침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면서 “프랑스는 이웃 나라들보다 덜 일한다.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마크롱 정부는 20여년 전 도입된 주 35시간 근로제를 고쳐 근로시간을 늘리거나 공휴일을 줄이는 방안 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1945년 신분·배경에 관계없이 관료 엘리트(테크노크라트)를 육성한단 목표로 설립된 ENA를 폐지하겠다고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고위 공무원 제도를 개혁할 것이다. 더는 능력 본위의 시스템이 아니며 공직자의 평생 고용이 필요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대신 프랑스 정부는 국가 공무원 전반을 육성하는 새 교육기관을 출범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NA는 그동안 프랑스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권력 자본이 과도하게 집중됐단 비판을 받아왔다. 마크롱 대통령 본인 역시 ENA 졸업생이다. AP통신은 ENA에 대해 “마크롱을 포함해 역대 대통령 네 명과 총리 7명을 배출했고,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도 수두룩하다”고 소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노란 조끼’ 시위대가 요구해온 국민투표 확대에 대해서도 마크롱은 국민의 직접 민주주의 참여를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국가의 주요 의사결정과 집행이 수도 파리에서 이뤄지는 것을 재검토해 지방에 권한을 어느 정도 이양해주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노란 조끼 시위대가 요구해온 부유세 부활은 거부했다. 그는 “부유세 축소는 부자에게 주는 선물이 아니라 투자를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며 부유세가 폐지된 것이 아니라 완화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정부는 2020년에 부유세 제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담화는 지난해 11월부터 매주 토요일 이어져 온 ‘노란 조끼’ 연속 시위에 따른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당초 지난 15일 예정됐었지만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한 차례 연기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노란 조끼’ 연속시위에 따른 추가 대책들을 내놓기는 했지만 주요 정책 기조를 계속 가져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집권 후 2년간 해온 것을 중단해야 하는지, 우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온 것인지 자문해봤는데 내가 옳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이 제시한 소득세 인하 등 대책이 그가 직면한 정치적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장시간 회견을 통해 전해진 마크롱의 전반적인 메시지는 지금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었다. 강경한 노란 조끼 시위대는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마크롱의 타깃은 그들이 아니라 프랑스 전체였다”고 풀이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캠코, 투자매칭·공적지원 안내… 中企 맞춤형 지원

    캠코, 투자매칭·공적지원 안내… 中企 맞춤형 지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24일 캠코에 따르면 전국 27개 기업구조혁신지원센터에서는 중소기업들의 현장 투자설명회(IR) 등을 지원한다. 이 센터는 2017년 12월 정부가 발표한 ‘새 정부의 기업구조혁신 지원 방안’에 따라 만들어졌다. 경영 애로를 겪는 기업들은 센터를 통해 ▲투자 매칭 ▲자산 매입 후 임대(세일앤리스백) ▲공적 지원 안내 ▲회생기업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받을 수 있다. 이 중 경영 정상화를 노리는 기업과 투자 대상을 찾는 투자자를 연결해 주는 ‘투자 매칭’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27개 기업에 대해 56건의 투자가 검토되고 있다. 한 자동차부품 관련 기업은 캠코가 선정한 투자자로부터 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또 자산 매입 후 임대 프로그램을 통해 2015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29개 기업의 공장·사옥 등을 매입해 해당 기업에 재임대 후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총 3342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보유 자산이 없는 기업을 대상으로는 개별 상담을 통해 중소기업진흥공단,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의 공적재기 프로그램을 안내해 주고 있다. 이와 함께 법원의 회생 절차를 밟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7개 법원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회생기업 경영 정상화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문창용 캠코 사장은 “앞으로도 캠코는 근로자 고용 안정과 일자리 창출 지원에 앞장서는 금융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가치 구현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국민체육진흥공단, 만 13세 이상에 무료 운동처방 ‘국민체력100’

    국민체육진흥공단, 만 13세 이상에 무료 운동처방 ‘국민체력100’

    올해 출범 30주년이 된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올해 1조 1000억원의 기금을 투입해 국민의 체육 복지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올해 스포츠강좌이용권 사업 대상을 저소득층 장애인으로 넓히고 국민체육센터 건립 및 ‘국민체력 100’사업 등에 전방위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공단은 올해 대국민 10대 약속 이행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생활체육 편의를 위한 국민체육센터가 전국에 총 140개가 설립된다. 대국민 건강 프로젝트로는 만 13세 이상에 대한 운동처방과 체력증진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는 ‘국민체력 100’이 대표적이다. 2009년부터 한부모지원 가정 청소년 등에게 월 8만원의 스포츠강좌 수강료를 지원해 온 스포츠강좌이용권 사업도 하반기부터 저소득층 장애인에게도 부여해 소외 없는 체육 참여를 실현한다. 미세먼지와 황사 등에 따른 학교 체육활동의 제약을 덜기 위해 구상된 ‘가상현실 스포츠교실’은 지난해 130개에 이어 올해 112개 초등학교에 설치할 계획이다. 공단은 스포츠산업 혁신을 위한 선도기업 20개 육성 프로젝트에 60억원을 지원하고, 국민체력인증 운동전문가 양성, 전국 생활체육강사 배치 지원 등 연간 민간 일자리 1만 7800개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도 수립했다. 기금의 뿌리인 경륜·경정·스포츠토토에 대한 중독 예방 등을 위한 ‘희망길벗’ 상담 시설도 올해 5~9개 센터로 늘릴 방침이다. 조재기 이사장은 “국민들이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스포츠 지원을 통해 국민의 삶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4차 산업혁명 시대 이끌 ‘협력하는 괴짜’ 키워야”

    “4차 산업혁명 시대 이끌 ‘협력하는 괴짜’ 키워야”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협력하는 괴짜’를 키워야 한다.” 1985년 국내 최초로 초음파진단기를 개발한 메디슨을 창업해 성공 신화를 쓴 벤처업계의 ‘대부’ 이민화(66) 카이스트 교수는 23일 “선진국을 쫓는 ‘추격자 교육’은 한강의 기적을 이뤘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협력하는 괴짜’에 대해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창조성, 남들과 소통하는 협력성을 동시에 가진 새 인재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협력하는 괴짜를 키우기 위해 2009년부터 특허청과 손잡고 ‘지식재산(IP) 기반 차세대 영재기업인’ 사업을 진행 중이다. 카이스트와 포스텍에서 매년 80명씩 중학생을 선발해 2년간 교육한다. 영재 교육 프로그램인데 수학·과학 등 주요 과목은 없다. 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도전 정신, 소통 능력, 기업가 정신 등을 가르친다. 이 교수는 “1기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같이 뽑았는데 고등학생들이 오히려 교육 과정을 못 따라왔다. 주입식 교육 때문에 고등학생만 돼도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려서다”라면서 “우리는 학생들이 질문을 통해 문제를 찾고, 토론과 협력으로 대안을 만드는 교육을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까지 카이스트와 포스텍에서 총 1106명을 교육해 2898건의 지식재산권을 출원했고 37건이 사업화됐다. 창업을 준비하려는 수료생들을 모아 챌린지팀도 운영한다. 최근 1기 수료생들이 대학을 졸업해 창업에 성공하면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카이스트 IP영재기업인교육원 1기 수료생인 문건기(25) 해치랩스 이사가 대표적이다.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한 그는 해치랩스를 창업해 국내 블록체인 산업을 이끌고 있다. SK텔레콤과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 등이 대표 고객사다. 삼성전자와도 협업을 논의 중이다. 문 이사는 중학생 때만 해도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꿈꿨지만 고교 1학년이던 2010년 IP영재기업인교육원을 만난 뒤 벤처 창업가로 목표를 바꿨다. 문 이사는 “당시 아이폰 3G가 처음 나와 모바일로 기술의 패러다임이 바뀔 때였다. 모바일 현업에 있던 분들이 강사로 와서 앱과 안드로이드를 알려 주고 모바일에서 새 사업을 찾아 특허를 내라는 과제를 줬다”면서 “내 손으로 새 서비스를 만들어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에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10년간 학생들을 교육한 소감에 대해 “교육하면 학생 본인도 모르는 역량이 쏟아져 나왔다”면서 “기존에 인간이 하던 일은 이제 인공지능과 로봇에 시키면 된다. 앞으로의 교육은 지금까지 없던 길을 열어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이사는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성공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들이 등장했지만 국내 시장만 점유한 업체가 대부분”이라면서 “세계 시장을 노리는 큰 꿈을 갖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심재철 “21살 청년의 자필진술서 민주인사 77명을 겨눈 칼이 되었다”

    심재철 “21살 청년의 자필진술서 민주인사 77명을 겨눈 칼이 되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TV에 출연해 1980년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1980년 계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육군본부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심 의원에 대한 재심에서 수원지법 안양지원 제1형사부(부장 김소영)는 23일 무죄를 선고했다. 심 의원은 징역형을 선고받은지 39년만이다. 심 의원은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있던 지난 1980년 4월 학내 시위를 벌이다 숨진 고 김상진 열사 추도식을 거행하면서 비상계엄 해제, 유신잔당 퇴진 등 구호를 외친 혐의 등으로 군법회의에 넘겨졌다. 심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에서 유 이사장이 지난 20일 KBS 2TV ‘대화의 희열’에 출연해 1980년 당시 자신의 행동을 일방적으로 미화했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이같은 내용의 글과 함께 판결문 증거요지를 참조로 덧붙였다. 심 의원은 “1980년 (유 이사장이) 합수부에서 쓴 A4 용지 90쪽 분량에 이르는 상세한 운동권 내부 동향 자백진술서는 사실상 그가 진술서에서 언급한 77명의 민주화운동 인사를 겨눈 칼이 됐다”고 밝혔다. 특히 “그중 3명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의 공동피의자 24인에 포함되는 등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핵심 증거로 활용됐다”며 “유시민의 진술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판결문에서 증거의 요지로 판시됐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자신의 재판에 핵심 증거물로 제출돼 유죄 선고 증거로 채택됐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이러한 진술서에 대해 유 이사장은 방송에서 ‘진술서 용지에 하루에 100장을 쓴 적이 있다…(중략)…안 맞으려고.어떻게든 늘여야 하잖아,분량을’이라고 하는 등 우스개마냥 이야기했다”며 “예능 화법으로 역사적 진실이 뒤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시대에 대한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는 “유시민은 역사적 진실을 예능으로 왜곡해서는 안된다”며 “자신의 왜곡 발언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심재철 의원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유시민은 역사적 진실을 예능으로 왜곡해서는 안된다 4월 20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KBS-2TV <대화의 희열>에 출연해 1980년 서울의 봄 민주화 운동의 진실을 왜곡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TV에서 “누구를 붙잡는데 필요한 정보 이런 것은 노출 안시키고 우리 학생회 말고 다른 비밀조직은 노출 안시키면서 모든 일이 학생회 차원에서 이루어진걸로” 진술했다고 합리화 했지만 1980년 합수부에서 쓴 A4 용지 90쪽 분량에 이르는 그의 상세한 운동권 내부 동향 자백진술서는 사실상 그가 진술서에서 언급한 77명의 민주화 운동 인사를 겨눈 칼이 되었고, 그 중 3명은 김대중내란음모사건의 공동피의자 24인에 포함되는 등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핵심 증거로 활용되었다. 유시민은 군검찰에 임의진술 형식으로 참고인 진술조서를 작성한 뒤 불기소로 풀려났지만 검찰관이 작성한 그의 참고인 진술조서는 공소유지를 위한 검찰의 핵심 증거로 재판부에 제출되었고 유시민의 진술은 김대중내란음모사건 판결문에서 ‘증거의 요지’로 판시되었다. 본 의원이 체포되기 3주 전인 1980년 6월 11일과 12일자로 최종 정리된 유시민의 합수부 제출 자필 진술서(001168-001257쪽)에는 77명의 이름이 구체적인 행동과 함께 적시되었다. 곧 서울대를 중심으로 한 서울지역 학생회장단 22명, 총장 등 서울대 보직교수 6명, 서울대 학생운동권 40명의 행적, 민청협(신군부가 김대중 산하단체로 기소함) 회장 이해찬 등 복학생 8명, 해직언론인 1명의 이름이 혐의내용과 함께 상세하게 기술되었고 결국 당사자에게는 또 다른 칼로 겨눠지게 되었다. 유시민의 진술서는 1980년 2월부터 5월까지 서울대 핵심 운동권의 동향, ‘김대중과 관계한다는 이해찬’을 중심으로 한 복학생들의 시위 교사 정황, 서울시 22개 학생회장단, 사북탄광 실태조사, 외부 해직기자들과의 연대까지 일지처럼 상세하게 9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유시민은 자신의 자백 진술서에 77명의 이름과 행적을 적시함으로써 계엄당국은 사태 처음부터 서울대 등 당시 학원 상황과 학원관련 외부 움직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카드를 쥐게 되었다. 이처럼 상세한 진술서에 대해 유시민은 방송에서 “진술서 용지에 하루에 100장 쓴 적이 있어요. 편지지처럼 줄 쭉쭉 그어져있는 진술서 있죠. 거기에 볼펜으로 100장을 쓴 적이 있어요. 안 맞을려고. 어떻게든 늘여야 되잖아 분량을”이라고 등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우스개마냥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의 지나치게 상세한 진술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가급적 숨기려했던 다른 관련자들에게는 무시무시한 공포가 되었다. 수사당국이 이미 알고 있는데도 이를 알 리 없는 피체(被逮)자들은 하나라도 숨기려 했다가 곧바로 폭력의 세례 앞에 발가벗겨져야 했다. 실제 그의 진술서에는 ‘4월 11일 시국성토대회를 한다고 마이크를 접수하려던 복학생이 민청협회장이자 김대중씨와 관계한다고 소문이 돌던 이해찬(001180쪽), 복학생들이 5월 2일부터는 교내시위를 벌이면서 비상계엄문제를 이슈화하라고 지시했고(001196쪽), 사북사태보고서는 복학생 황광우가 조사반으로 현지에 다녀왔으며(001249쪽)’ 등을 비롯해,‘5월 14일 심재철이 광화문으로 가두시위 할 것을 결정 발표하고 저는(유시민은) 목이 쉬어 학생들 지휘할 생각을 포기하고 학생들 틈에 섞여 있었으며(001230쪽), ’5월 15일 12시 심재철의 지시에 따라 5천명이 모인 아크로폴리스광장에서 저는 사회를 보았는데 강경론과 온건론이 대립하여 서로 양보할 기미가 없었으므로 저는 중립을 지켰고(001232쪽)’등의 내용이 상술되었다. 검찰과 경찰에겐 상세 지도나 다름없는 유시민의 진술서는 본 의원을 기소할 때도 공소사실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물로 재판부에 제출되었고(검찰 증거목록 정수 1582~1583), 유시민이 ‘심재철에 대한 내란음모 등 피의사건에 관하여 임의로 진술하겠다’고 작성한 8월 12일자 검찰관 작성의 참고인 진술조서는 본 의원의 유죄선고 증거로 채택되었고(정수 1354~1364), 검찰의 공소사실이 전부 유죄로 인정된 김대중내란음모사건 판결문에도 유시민의 진술은 ‘증거의 요지’로 판시되었다.(1심 판결문 160쪽 내지 162쪽) 1980년 서울역 시위대 해산 과정도 유시민의 행동이 미화되는 소재로 왜곡되어서는 안된다. 예능 화법으로 역사적 진실이 뒤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시대에 대한 폄훼이다. 1980년 5월 15일 서울역 광장 시위에 대해서도 유시민은 자신이 진술서에서 언급한 사실과 다르게 진실을 왜곡하고 자신의 행적을 대중의 입맛에 맞게 왜곡 미화했다. 유시민은 TV에서 “버스위에 올라가서 해산하면 안된다고 얘기를 하래요. 그래서 내가 올라가서 그 얘기를 했어요”라며 자신이 해산이 아닌 진군을 주장한 것처럼 했다는데 이것은 진실을 왜곡한 것이다. 실제 유시민은 진술서에서 5월 15일 서울역으로 진출하기 직전인 낮 12시 교내시위 때 ‘강경론(교외진출 주장)과 온건론(당분간 교내투쟁 주장)이 대립’하는 가운데 자신은 ‘중립을 지켰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후 학생회장단의 서울역 해산 결정이 내려지자 자신은 안도했다고도 말한 바 있다. 그랬던 유시민이 학생들에게 ‘해산불가’를 선동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당시 서울역 광장에 마이크 시설이라고는 이수성 서울대 학생처장의 주선으로 확보한 마이크로버스 한 대에 달린 소형 확성기 뿐으로 당시 마이크를 쥔 사람은 서울대 총학생회장이던 본 의원뿐이었다. 그 마이크로 버스 안에서 서울지역 대학 총학생회장들이 모여 해산과 진군 여부를 결정했던 것이다. 유시민 역시 진술서에 “심재철은 다음 단계의 행동은 오늘(5월 15일) 저녁 22:00시 고대에서 총학생회장단 회의를 열어 결정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학생들에게 발표할 때 발판으로 이용된 것은 서울대학교의 마이크로버스였으며 이 마이크로버스에 방송기재를 싣고 갔습니다.”(001235쪽)라고 썼다. 역사는 예능이 아니다. 1980년 서울의 봄에서 39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역사적 진실은 은폐되지 않는다. 본 의원은 1997년 5.18광주민주화유공자보상위원회 결정으로 유공자 무상의료보험증이 발급되었지만 곧바로 반납했고 보훈처에 유공자 등록도 하지 않았다. 당시 민주화투쟁은 학생의 당연한 행동이었기에 국가에 공을 세웠다고 대우해달라고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본 의원은 유시민이 이해찬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있던 1988년의 국회5·18민주화운동청문회 때는 80년 유시민 진술서의 내용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1995년 전두환내란음모사건 고발인 진술서를 작성할 때 비로소 80년 유시민 진술서의 내용을 알 수 있었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2016년 총선 때는 유시민이 본 의원의 지역구에까지 와서 정의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본 의원을 허위사실로 비방하고 유투브로 낙선운동을 했을 때도 침묵했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마저 거짓을 역사적 사실로 왜곡하는 모습을 보고 진실을 공개하기로 했다. 유시민 위원장이 TV연예프로그램을 통해 80년 상황을 왜곡하고 자신의 행동을 일방적으로 미화시키는 것은 명백한 역사 왜곡이다. 역사는 후세에 전하는 현 시대의 기록이다. 개인적인 유불리 잣대로 진실을 거짓으로 왜곡하고 거짓을 진실로 위장하는 것은 역사 앞에 누를 범하는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떤 입장이 각광을 받는다고 당시 있었던 사실 자체가 달라질 수는 없다. 21살 재기 넘치는 청년의 90쪽 자필 진술서가 다른 민주화인사 77명의 목을 겨누는 칼이 되었고 이 중 3명은 김대중내란음모사건 24인 피의자가 된 진실을 감추고 자신의 문재(文才)를 확인하는 집필 계기가 되었다며 자랑스러워하는 유시민씨는 자신의 왜곡발언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39년 전 자신의 자백 진술서가 검찰이 본 의원을 기소한 핵심 증거였고 자신의 검찰관작성의 참고인 진술조서로 운동권 선후배들이 고통당하게 된 신군부의 촘촘한 포획망이 되었음을 유시민 이사장은 지금이라도 반성해야 할 것이다. 2019. 4. 22. 국회의원 심 재 철   <참조>  김대중내란음모사건 판결문에 증거의 요지로 판시된 유시민   공소사실이 100% 유죄로 인용된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1,2심 판결문의 증거의 요지로 유시민의 이름이 판시되었다.  증거의 요지 (중략) 검찰관 작성의 한**, 김**, 홍**, 함**, 강**, 김**, 채**, 조**, 조**, 박**, 최**, 금**, 이**, 유시민, 박**, 이**, 조**, 이**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판시 사실에 부합하는 각 진술 기재부분.(중략) 등을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 김대중, 문**, 이**, 조**, 설*, 서** 및 김**에 대한 판시 각 전과 외 점은 위 피고인들의 이 법정에서의 각 해당판시 전과에 부합하는 진술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건 판시 사실은 증명이 충분하다. (1심 판결문 160쪽 내지 162쪽)   2. 검찰참고인진술조서를 작성하고 불기소로 풀려난 유시민 유시민은 980년 8월 12일 심재철에 대한 내란음모 피의사건에 대해 검찰관 참고인자격으로 수도군단계엄보통군법회의검찰부에 임의로 진술한 참고인 진술조서 작성후 불기소로 석방되었다. 본 의원은 김대중내란음모사건 피의자 중 유일하게 김대중씨나 김대중씨 측근에게 금품을 수수했다는 법정 진술을 한 적이 없었으며 이는 공판조서에서도 확인된다. 본인이 수배 중 계엄사 합수부에서 발표한 중간수사결과에서 언급된 백만원 수수는 김대중씨 최측근의 허위자백(김xx씨 검찰 참고인 진술조서)(김xx씨 합수부 진술조서)임이 확인되어 공소사실에 빠졌지만, 유시민은 추가로 김대중씨가 본인에게 20만원을 교부했다는 검찰작성의 참고인 진술조서를 작성하고 불기소로 풀려났다. 유시민: 저는 앞에서 진술한 바와 같이 19:00경 청원중국음식점에 가기위하여 먼저 출발하였기 때문에 잘 모르겠으나 나중에 들으니 김대중이 함석헌과 함께 참석하여 조위금 20만원을 심재철에 교부하고 조사를 하였으며 학생들이 이 ‘김대중만세’등의 구호를 외치며 상당히 과열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고 하였습니다.(유시민 검찰 작성의 참고인 진술조서, 1980.8.12)) 1980년 4월 11일 고 김상진 열사 추모식에서 본인이 김대중씨에게 받은 조위금 20만원 자기앞 수표는 다음날 학생회 총무가 은행에 입금후 인출해 농대학생회를 통해 김상진열사 유족에게 전달되었던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는 본인과 김대중씨의 공판조서에도 명백히 명시되어 있다. 본인은 공판중 추도식에서 ‘김상진열사 어머니가 소개되었다’ ‘장례금으로 수령했다고’ 진술했고 김대중씨 역시 ‘유족이 있어서 20만원을 조의금으로’ 줬다고 법정 진술을 한다.(심재철 1심 6차 공판조서 001601-1602쪽)(김대중 1심 14차 공판조서 002364~002365쪽)   3. 서울역 시위 해산과 진군에 대한 유시민 진술의 허구성 유시민의 진술서에는 유시민은 진군을 주장하는 학생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본인이 중립이었고 교문밖 시위를 주장하는 강경파와 복학생들에게 휘말리지 않으려 노력한 온건파 중립이었다고 기술했다. 저는(유시민은) 학생들 지휘할 생각을 포기하고 학생들틈에 섞여있었고(001230쪽)21:30분이 다가오자 초조해졌고 학생들을 해산시킬일이 걱정되었던참에 경찰저지선에서 지휘하시는 분이 서울대 정문에 오시던분이어서 제가 손을 흔들며 달려가서 인사를 드리고 22:00까지 해산시킬테니까 페퍼포그를 쏘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리자 응낙해주셨고 저는 정확히 22:05에 학생들을 해산시켰습니다.(001232쪽) 5월 15일 12시 심재철의 지시에 따라 5천명이 모인 아크로폴리스광장에서 저는 사회를 보았는데 강경론과 온건론이 대립하여 서로 양보할 기미가 없었으므로 저는 중립을 지켰습니다.(001232쪽) 학생처장 이수성교수는 저에게 ‘자꾸 강경파에게 밀리지 말고 소신껏 학생들의 피를 흘리지말고 활동하라’고 말하였습니다.(001238쪽) 5월 17일 복학생 김병곤이 저를 찾아와 가두시위를 말해 저는 제가 결정할 일도 아니고 심재철에게 이야기해 보겠다고 대답하였습니다(001240쪽)   4. 5월 17일 수배중인 본 의원의 행선지를 합수부에 밝힌 유시민 5월 17일 18시 25분경 이대 쪽에서 익명의 학생이 총학생회장단 검거소식을 알리고 19시 10분경에 학생활동위원장이 전화해 자신은 이대에서 도망쳐왔는데 심재철의 검거소식은 알 수 없다고 말하고(001243쪽), 19:30분경 심재철로부터 무사히 빠져나와 노량진에 있다는 전화가 왔습니다(001244쪽)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기업과 사용자 간 소통·협력 원활해야… 사람이 정답”

    “기업과 사용자 간 소통·협력 원활해야… 사람이 정답”

    김형중 SKC eco-solutions 대표이사는 전북 정읍의 신태인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마치고 영화에 관심이 있어 들어간 SK그룹에 청춘을 바치고 지금은 신재생에너지의 한 축을 담당하는 SK그룹의 전문경영인이 되었다. “즐겁게 열심히 살자”라는 낙천성과 긍정적 마음으로 한 번도 곁눈 두지 않고 한 길로 살아 온 김형중 대표를 통해 그의 우직하면서도 믿음이 가는 ‘의리의 경영’을 배운다. 특히, 일본에서의 6년 생활을 통해 “일본은 기초 소재기업과 엔드 유저(최종 사용자)와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기업의 혁신이 일상화되어 있다”며 한국의 기업문화도 이를 벤치마킹할 뿐만 아니라 뛰어 넘을 때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제 우리 기업들은 사회적 가치가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사회로 가기 위한 시대정신을 기업이 받아 실천해야 한다”며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과 환경문제 등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김 대표를 통해 21세기 기업의 리더십에 대한 제언을 듣고자 한다. 편집자 주→SKC eco-solutions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SKC eco-solutions는 2018년 12월 1일부로 SKC의 태양광사업을 분사하여, 친환경소재 전문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SKC의 자회사입니다. SKC는 2010년부터 태양광사업을 시작했는데, 태양광 모듈에 사용되는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 시트, 불소(PVDF) 필름, 백시트(Back Sheet) 등을 순차적으로 사업화하여 지금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동남아, 유럽, 터키 등 전 세계의 고객들에게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최근 SKC eco-solutions는 기존 태양광용 필름, 시트 사업의 울타리를 넘어, 페인트 대체나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소재 제조 및 솔루션 제공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 이름도 ecology와 solution을 합친 SKC eco-solutions로 정했습니다. →태양광 모듈에서 필름 소재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역할은 셀(Cell)이, 전기에너지를 모으는 역할은 리본(ribbon)이 하는데, 셀과 리본은 외부 환경, 특히 산소나 습기, 산과 염기 등에 손상을 입기 쉽습니다. 그리고 이런 손상은 지속적으로 태양광 모듈의 발전 효율 하락에 큰 영향을 줍니다. 셀과 리본을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발전 효율을 지키는 핵심 소재가 바로 필름입니다. 기본적으로 태양광 발전은 20년 이상을 지속해야 하고, 누적 발전 효율이 성능을 좌우하는데, 필름 소재의 성능과 품질 수준에 따라 태양광 모듈의 사용 가능 시간과 발전 효율 하락률이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최근 들어 10년도 안된 태양광 모듈에서 백시트 균열(Backsheet Crack), 황변 등 발생이 증가하고, 발전 효율 미달로 유지 보수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의 대부분은 필름 소재의 성능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태양광 셀 비용의 증가로 최근 수·해상용, 사막용 태양광 발전이 늘고 있는 데 이런 가혹 환경에서 필름 소재 성능의 영향은 더욱 큽니다. 또 재활용 측면에서 수명이 다한 폐 태양광 모듈 처리도 이슈가 되고 있는데, 모듈의 내구성이 향상되어 더 오래 쓸 수 있다면 이러한 문제도 줄어들 수 있고, 처리 비용도 감소하게 될 것입니다.→최근 그리드패리티를 중심으로 국내외 태양광산업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향후 태양광산업에 대한 시장전망과 미래를 위한 사업 준비는 어떻게 하고 계신지요. -대표적 청정에너지로 인정받고 있는 태양광산업이 향후 계속 성장한다는 예측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드패리티에 도달하는 지역이 늘수록 보급 속도는 더욱 빨라지리라 봅니다. 그런데 시장 성장과 함께 정부 지원 축소 및 가격 경쟁이 심해져 태양광 기업들의 수익성은 더욱 압박을 받을 것입니다. 결국 가격과 품질의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만이 생존하게 될 것입니다. 기술력을 갖춘 저희 회사는 중국 업체들과의 무리한 가격 경쟁보다는 그들이 쉽게 따라 하지 못하는 차별화된 제품과 solution으로 승부하려 합니다. 지금도 ▲모듈의 에너지 전환효율을 1~3% 더 끌어 올릴 수 있는 고반사 백시트 ▲제조공정을 단축하여 가격 경쟁력을 높인 공압출 백시트 ▲내구성을 향상시켜 에너지 전환효율 저하를 최소화하는 고신뢰 EVA시트 ▲통상의 불소 필름 대비 불소 함량을 늘려 사막, 수해상용 등 가혹한 환경에서도 최고의 내후성을 발휘하는 고내구성 불소필름 ▲아름답고 깨끗한 외관의 모듈 디자인을 위한 블랙 불소필름 등 차별적 성능의 제품들 위주로 사업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SKC eco-solutions만 공급할 수 있는 제품들입니다. 또한 ▲양면 수광형 Glass to Glass 모듈의 중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투명 백시트 ▲모듈 경량화 트렌드에 부응하는 앞유리 대체용 불소시트 ▲수해상 가혹 환경용 고내습 봉지재(encapsulant) 등 남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태양광산업계에서 중국제품의 영향력이 큽니다. 이에 대한 대응책은 무엇인가요?. -가격을 무기로 세계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한 중국 제품들이 국내 시장에서도 매우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품질을 중요시하는 많은 국내외 고객들은 변함없이 SKC eco-solutions 필름을 사용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특히, 20년 이상 내구성이 엄격히 요구되는 발전소 제품에는 중국 로컬업체도 당사 필름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시공 후 적어도 10년 이상 장시간이 지나야 성능이 입증되는 태양광의 특성을 아는 고객들은 단순히 가격만이 아니라 제품의 성능, 품질의 안정성, 그리고 회사의 신뢰도를 중요시 합니다. 사실 당사와 중국업체의 필름 소재 가격 차이는 태양광 발전원가의 1%에도 미치지 않습니다. 10년 이후의 성능 저하 및 품질 리스크를 고려한다면 신뢰성 높은 소재가 사용되리라 봅니다. 앞으로도 저희는 차별적인 기술력, 인지도, 신뢰도로 중국 제품들에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산업발전을 위해 정부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무엇인지요. -4월초 정부는 ‘재생에너지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는데, 태양광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 발전시키고자 하는 많은 고심 속에 나온 대책으로 태양광산업의 중장기적인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 줄 것으로 믿습니다. 하지만 필름 소재 사업을 하고 있는 저희 입장에서 다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태양광 모듈이 수십 년 동안 그 성능을 잃지 않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은 필름 소재입니다. 필름 소재는 모듈이나 셀만큼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발전 효율에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 및 관련 기관이 필름 소재를 비롯한 주요 소재나 부품에도 좀 더 관심을 가진다면 생태계 전체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정부에서 수상용 모듈 국가표준을 만들고, 공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상의 다습 환경에 맞는 강화된 성능 및 물성 표준을 만드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은 산업계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런데 더 나아가 해상용 모듈 국가표준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해상용 모듈은 습기뿐 아니라 소금기 성분에도 노출이 되는 가혹한 환경이라 내구성에 많은 우려가 예상됩니다. 해상용이 될 새만금 태양광 프로젝트의 입찰에 앞서 해상용 국가 규격이 빠르게 제정되고 적용된다면, 대형 정부 주도 사업이 품질 안정성을 확보하게 되어 추후 문제 가능성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아직 수·해상용 모듈 표준에 대한 해외 전례가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이 세계 수·해상용 모듈 표준을 우리 대한민국이 주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며, 이를 통해 국내 태양광 업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표님은 SK맨으로 1992년 입사 후 기획과 영업 통으로 활동을 하셨는데요. 경영철학과 삶의 소신은 무엇인지요. -평소 회사란 “사람이 정답이다” 그리고 “직급이 높을수록 균형 감각이 중요하다”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창조는 다양성에서 나오고, 회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집합입니다. 경영층이 다양한 구성원의 능력을 포용력 있게 제대로 파악하여, 구성원이 각자에 맞는 자리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 그리고 소통을 통한 공감대 위에서 구성원이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기업 성공의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이 같은 저의 생각은 SK그룹의 경영 철학인 SKMS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묵묵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구성원과 이를 알아주는 회사. 이런 회사의 성공, 확실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Warm Heart, Cool Head”와 “Carpe diem”이 평소 제 삶의 소신입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말들이지만, 결국 “나에게 떳떳하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자존을 지키고, 충실한 삶을 사는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개인적인 포부와 꿈은 무엇인가요. -현재 포부는 무엇보다도 우선 새롭게 출발한 SKC eco-solutions를 친환경 소재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태양광 사업을 안정화하는 동시에 신규 개발한 페인트 대체 건축용 친환경 필름사업을 성공시킬 것입니다. 3년 후 매출 3,000억원, 친환경 사회가치 2,000억원 이상을 창출하고, 상장까지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새로운 성장 축인 페인트 대체 건축용 필름소재는 ▲성형 · 인쇄 가능한 디자인성 ▲20년 이상의 내구성 ▲VOC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성 ▲항균·방오성·방염성 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입니다. 관련 업계의 미래 지향 수요에 적합해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는 스테인레스 및 칼라 강판 시장에 진입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만, 추가적으로 건물 및 창틀의 고급 데코레이션용, 병원이나 어린이집 등의 친환경 내장재, 선박·철도·항공기의 내외장재, 강관파이프의 보호용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하는 방안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용도의 친환경 소재 사업을 육성해 회사를 성장시키고 사회적 가치를 높여, 후배들에게 훗날 부끄럽지 않은 경영자로서 기억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 “금융업, 해외 진출·디지털 역량 강화해야”

    “가계부채 둔화 등 금융 안정성 커져”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증가율이 둔화되는 등 금융 안정성은 커졌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금융업의 경쟁력은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는 모습이다.”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열린 ‘문재인 정부 금융정책 평가와 향후 과제’ 세미나에서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렇게 평가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생산적 금융이나 장기 연체자의 재기를 지원하거나 중금리 상품 등 포용적 금융에서 성과를 보였다”면서도 “금융혁신 관련 정책도 있었지만 국내 은행은 글로벌 은행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짚었다. 국가 부도 위험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낮아지고 가계신용 증가율은 2016년 말 11.6%에서 지난해 말 5.8%로 떨어졌다. 그러나 우리나라 은행의 수익률은 0.6%로 유럽(0.52%)보다 높지만 아시아(0.81%)나 북미(0.86%)보다 낮다. 해외 진출이나 디지털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해외 진출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금융 당국도 중장기적으로 규제와 감독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플랫폼·데이터 경제를 대비해 업무 단위를 세분화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금융에 대해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금 확대와 중개, 인프라 등 포괄적인 혁신금융 정책이 나왔다”면서도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금융업의 중개 역량이 높아져야 한다”고 짚었다. 시장의 역할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의 건전성, 투명성, 공정성, 소비자 보호는 강화하되 금융의 가격 결정 등은 최대한 시장에 맡겨야 한다”면서 “경쟁 촉진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시장의 보상이 커야 한다”고 봤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슬쩍 복귀하는 가해자들… 세계 여성들 “미투는 이제 시작”

    슬쩍 복귀하는 가해자들… 세계 여성들 “미투는 이제 시작”

    2017년 10월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시사주간지 뉴요커가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 전력을 보도하면서 전 세계적인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에 불이 붙었다. 한국도 지난해 1월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등을 폭로하면서 촉발된 미투 운동이 법조계뿐 아니라 영화·문학·체육계 등 사회 전 부문에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 미투 운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는가 하면 미투 운동으로 고발당했어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원래 자리로 복귀하는 가해자도 속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와인스타인과 달리 상대적으로 가벼운 잘못이나 실수를 저질렀다고 사소하게 여기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피해 여성의 입장에서는 이들이 버젓이 활동하고 있는 것은 관련 법규가 미비해서지 면죄부를 받은 것이 결코 아니다. 세계 각지의 여성들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무수히 많은 성범죄 피해 사례가 있으며 미투는 이제 시작”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미투 운동의 창시자로 알려진 미국의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는 와인스타인 사건으로 미투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10여년 전인 2006년부터 ‘성적 괴롭힘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보내는 일종의 신호’라는 의미에서 미투를 사회운동단체의 이름으로 사용했다. NYT가 와인스타인의 성범죄 전력에 대해 보도를 하고 열흘 뒤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트위터를 통해 해시태그(#)와 함께 ‘미투’ 용어를 사용하면서 미투는 성범죄에서 살아남은 여성들의 자기 고백과 연대를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지난 1월 15일 호주의 매쿼리 사전은 미투를 신조어로 등재하고 ‘2018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와인스타인은 지난해 5월 25일 뉴욕 경찰에 의해 1급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뉴욕 경찰은 와인스타인이 “두 여성과 관련해 강간과 범죄적인 성적 행동, 성학대와 성적 위법 행위”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와인스타인은 자신의 혐의를 부정하고 있으나 그로부터 성희롱, 성추행 등 성폭력을 당했다고 미투한 여성들만 100명이 넘는다.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들과 감독, 제작진도 와인스타인의 과거 전력을 드러내며 비판했다. 22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미투 운동이 전개된 지 1년 만에 미투 운동으로 몰락한 저명 인사들은 와인스타인을 포함해 미국 내에서만 최소 2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성희롱과 성추행, 성폭력 등 성범죄 피해를 입었다고 나선 여성들만 최소 920명이었다. 미국의 페미니스트이자 캘리포니아대학 헤이스팅스 로스쿨의 조안 윌리엄스 교수는 “우리는 이런 사태를 이전에 전혀 본 적이 없다”면서 “(지금까지)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채용 과정에서 리스크가 있다고 여겨졌지만 이제는 남성을 고용하는 게 더 위험성이 큰 일로 보인다”고 전했다.그러나 미투 대상 가운데 얼마 지나지 않아 본래 위치로 복귀한 가해자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루이스CK다. 루이스CK는 과거 5명의 여성 앞에서 음란행위를 하거나 이를 요구한 사실이 2017년 11월에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 직후 루이스CK는 “그들의 이야기는 사실이지만 나는 그들에게 먼저 물어보지 않고서 나의 성기를 보여 준 적은 없다”고 운을 떼며 “시간이 흐른 뒤 힘을 가진 사람이 ‘나의 성기를 봐 달라’고 물어보는 건 질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혐의를 인정했다.활동을 전면 중단했던 루이스CK는 사건 발생 9개월 후인 지난해 8월 뉴욕에서 열린 한 코미디쇼에 깜짝 등장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지금도 공연을 이어 나가고 있다. 루이스CK가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그는 극악무도한 성범죄자와는 구별돼야 한다”고 한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다. 몇몇 전문가는 루이스CK의 행위 자체의 부적절함을 떠나 “여성에게 먼저 동의를 구해 선택권을 줬다는 점에서 여성의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인식하기 어렵다”고 오히려 그를 두둔했다. 미투 운동으로 사회 전반적으로 성적 자기 결정권에 대한 감수성이 확대되면서 이전에는 문제로 다뤄지지 않았던 일들도 수면 위로 부상했다. 대표적 사례는 지난달 말 민주당 소속 루시 플로레스 전 하원의원을 비롯해 몇몇 여성이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불편한 신체 접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수차례 성명을 내며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며 해명했지만 그의 ‘소름 끼치는 손’을 주제로 하는 사진과 동영상 등이 확산되며 ‘친근한 조 아저씨’의 이미지에 강한 타격을 입게 됐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은 지난 2일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일은) 그를 낙마시킬 정도의 사안은 전혀 아니다. 바이든은 항상 감기에 걸린 것처럼 행동하라”며 여성과의 신체 접촉 논란을 피하기 위해 팔을 펼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라고 충고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동영상을 통해 수십년간 자신이 ‘친밀함을 표시하는 행위’로서 해 오던 강한 악수나 포옹, 어깨나 팔 등을 꽉 쥐는 행동이 타인을 불쾌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인정했으나 결국 사과는 하지 않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다음주에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라고 CNN 등이 지난 19일 보도했다. 이는 바이든을 두둔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민주당 내 여성의원들이 앞다퉈 그의 행동이 “불쾌하지 않았다”고 말하는가 하면 배우 알리사 밀라노는 “바이든은 언제나 우리 편이었다”고 말하며 그를 옹호했다. 이처럼 과거엔 사소한 것으로 치부되던 행동들이 시정되야 할 사안으로 대두하자 “순수했던 미투 운동이 정치적 목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저명한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은 올해 초 러시아 RT방송에서 “미투 운동을 우리가 지지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나 10여년 전 미투를 처음 제기한 흑인 여성들은 작금의 미투 운동이 더는 (초기의) 미투 운동이 아니라는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젝은 ‘미투가 너무 급진적이며 결국 모든 것을 금지하는 통제된 사회로 귀결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하며 “오히려 그 반대다. 미투 운동 때문에 빈곤 등 우리 사회에서 더 중요한 문제를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버크는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열린 테드 강연에서 “현재 미투는 그 실체를 알아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이는 미투를 ‘마녀사냥’으로 프레이밍하는 언론 때문”이라며 미투 자체가 아닌 외부의 시선에 원인이 있다고 못박았다. 버크는 “미투 운동이 갑자기 남성에 대한 복수와 음모 따위로 치부되면서 희생자를 오히려 비난하는 식으로 변했다”면서 “피해자가 다시 상처를 받는 악순환이 반복돼선 안 되며 (우리는) 계속해서 ‘권력과 특권’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미투의 방향성과 정당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선 미투가 여성 인권 신장과 양성평등을 위한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인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발리우드와 언론계, 일반 기업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미투 폭로가 이어지며 남성중심적 문화의 척결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인도진보여성연합의 활동가 카비타 크리쉬난은 21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도 여성 국회의원들은 침묵하도록 강요받는 동안 남성지배적인 정치권은 거의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니쉬타 사트얌 유엔여성위원회 인도 대표는 “결국 정치권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올해 인도 총선은 이러한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일회용으로 쓰고 버린 어른들… 아들은 고작 열여덟이었습니다

    일회용으로 쓰고 버린 어른들… 아들은 고작 열여덟이었습니다

    특성화고 다니던 아이 잃은 두 아버지두 아버지가 있다. 50대 가장인 둘은 세상의 전부 같던 고교생 아들을 하루아침에 잃었다. 특성화고에 다니던 아들들은 각각 생수 공장과 뷔페식 식당에서 일하다 숨졌다. 두 아버지는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고 믿으며 지켜 주지 못한 자신의 무능을 탓한다. 해마다 2만~3만명의 특성화고 학생들이 현장실습 명목으로 사업장에 투입된다. 10대 노동자를 부품 취급하는 현장의 둔감함이 변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반복될 비극이다. 아들을 먼저 보낸 아버지는 자책하며 수개월째 같은 질문을 던져 본다. 제대로 교육을 받았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회사 사장이나 동료, 상사, 교사 중 한 명이라도 ‘이건 학생이 할 일이 아니야’라고 말했다면 어땠을까. 집안 형편이 넉넉해 ‘장학금 준다’는 말에 특성화고 입학을 덜컥 결정하지 않아도 됐다면 아이는 죽지 않았을까. 지난 15일 제주도 양지공원 제2추모관 116실. 이상영(56)씨는 아들 민호군의 사진을 한 번 보고, 땅을 한 번 보고, 허공을 바라보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민호는 현장실습생으로 생수 공장에서 일하다 적재기계 벨트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2017년 11월, 고3인 18살 때 일이다. 민호군이 봉안된 자리에는 민호군 친척 형이 놓아둔 꿀물 음료 한 병이 있었다. 냉장고에 가득 넣어 두면 하루도 안 지나 없어질 정도로, 민호는 이 음료를 좋아했다. 아들을 위해 냉장고에 음료를 채우던 아버지의 즐거움은 사라졌다. 이씨는 “아이가 먼저 갔는데 무슨 기쁨이나 희망이 있겠느냐”고 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사고 이후 민호군이 일했던 업체를 특별감독했다. 근로기준법 등 위반 사안 680건이 적발됐다. 이 업체에는 민호군을 포함해 현장실습생 6명이 일했다. 민호군은 어른들도 위험해서 피하는 기계를 홀로 다루다 목숨을 잃었다. 이씨는 “옆구리를 기계 쇠기둥에 찍히는 등 사망 전 이미 2번이나 사고를 당했다”며 “당시 공장장에게 ‘한 사람만 더 붙여 달라’고 말했지만 회사 측은 ‘걱정하지 말라’며 계속 혼자 근무시켰다”고 말했다. 경험이 가장 없는 현장 실습생에게 사업장 안에서 가장 위험한 일을 맡겨 놓은 것이다. 업체와 맺은 ‘현장실습 표준협약서’는 허울뿐이었다. 문서상 실습 시간을 하루 7시간 이내로 제한했지만 실제로는 10시간 넘게 일했다. 이씨는 “협약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휴지조각에 불과했다”고 말했다.김용만(58)씨도 2016년 5월 특성화고에 다녔던 아들을 잃었다. 지난 9일 경기 안양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씨는 약부터 챙겨 먹었다. 김씨는 아들 동균군이 떠난 뒤 우울증 약을 복용한다. 그는 “차라리 내 팔이 하나 잘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식 잃은 고통에 비할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전공한 동균군은 2015년 12월 프랜차이즈 식당으로 현장실습을 나갔다. 아버지는 아이를 함부로 부리는 상황에 대해 들은 뒤 좌절했다. 동균군은 이곳에서 ‘오전 마감 벌칙’을 자주 섰다. 김씨는 “오전 11시 출근인데 2시간 일찍 출근해 재료 준비를 해야 했고 퇴근하고 집에 오면 자정 무렵이었다”고 말했다. 현장실습 표준협약서는 이곳에서도 무용지물이었다. 동균군은 무엇이 불법인지조차 몰랐다. 다섯 달 동안 아이의 몸무게는 70㎏에서 45㎏으로 줄었다. 2016년 5월 경찰로부터 전화가 왔다. “경기 광주시에서 아드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했다. 유서도 없었다. 김씨는 이유를 알기 위해 친구들을 만났다. 사내 벌칙 탓에 고통받았고, 현장실습을 그만두고 학교로 돌아가면 ‘그것도 못 참느냐’라는 비아냥과 꾸중을 들을까 봐 걱정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동균군의 장례식장에는 학교 관계자 누구도 오지 않았다. 김씨는 부당한 노동시간과 업무지시, 괴롭힘, 욕설, 폭언 등을 학생들이 거부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노동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직업계고에서는 노동·인권 교육이 필수 교육과목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현장에서 부딪히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진짜 교육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와 이씨는 올해 초부터 현장실습생 유가족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유가족 모임은 오는 25일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와 함께 간담회를 열고 현장실습 제도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아버지 김씨가 남긴 바람은 단 하나였다. “평생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부모들이 더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글 사진 제주·안양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10대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겪는 갑질과 임금 미지급, 부당해고 등 부조리한 행태를 집중 취재하고 있습니다. 직접 당하셨거나 목격한 사례 등이 있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해주신 분의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알려주신 내용은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일회용으로 쓰고 버린 어른들… 아들은 고작 열여덟이었습니다

    일회용으로 쓰고 버린 어른들… 아들은 고작 열여덟이었습니다

    특성화고 다니던 아이 잃은 두 아버지두 아버지가 있다. 50대 가장인 둘은 세상의 전부 같던 고교생 아들을 하루아침에 잃었다. 특성화고에 다니던 아들들은 각각 생수 공장과 뷔페식 식당에서 일하다 숨졌다. 두 아버지는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고 믿으며 지켜 주지 못한 자신의 무능을 탓한다. 해마다 2만~3만명의 특성화고 학생들이 현장실습 명목으로 사업장에 투입된다. 10대 노동자를 부품 취급하는 현장의 둔감함이 변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반복될 비극이다. 아들을 먼저 보낸 아버지는 자책하며 수개월째 같은 질문을 던져 본다. 제대로 교육을 받았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회사 사장이나 동료, 상사, 교사 중 한 명이라도 ‘이건 학생이 할 일이 아니야’라고 말했다면 어땠을까. 집안 형편이 넉넉해 ‘장학금 준다’는 말에 특성화고 입학을 덜컥 결정하지 않아도 됐다면 아이는 죽지 않았을까. 지난 15일 제주도 양지공원 제2추모관 116실. 이상영(56)씨는 아들 민호군의 사진을 한 번 보고, 땅을 한 번 보고, 허공을 바라보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민호는 현장실습생으로 생수 공장에서 일하다 적재기계 벨트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2017년 11월, 고3인 18살 때 일이다. 민호군이 봉안된 자리에는 민호군 친척 형이 놓아둔 꿀물 음료 한 병이 있었다. 냉장고에 가득 넣어 두면 하루도 안 지나 없어질 정도로, 민호는 이 음료를 좋아했다. 아들을 위해 냉장고에 음료를 채우던 아버지의 즐거움은 사라졌다. 이씨는 “아이가 먼저 갔는데 무슨 기쁨이나 희망이 있겠느냐”고 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사고 이후 민호군이 일했던 업체를 특별감독했다. 근로기준법 등 위반 사안 680건이 적발됐다. 이 업체에는 민호군을 포함해 현장실습생 6명이 일했다. 민호군은 어른들도 위험해서 피하는 기계를 홀로 다루다 목숨을 잃었다. 이씨는 “옆구리를 기계 쇠기둥에 찍히는 등 사망 전 이미 2번이나 사고를 당했다”며 “당시 공장장에게 ‘한 사람만 더 붙여 달라’고 말했지만 회사 측은 ‘걱정하지 말라’며 계속 혼자 근무시켰다”고 말했다. 경험이 가장 없는 현장 실습생에게 사업장 안에서 가장 위험한 일을 맡겨 놓은 것이다. 업체와 맺은 ‘현장실습 표준협약서’는 허울뿐이었다. 문서상 실습 시간을 하루 7시간 이내로 제한했지만 실제로는 10시간 넘게 일했다. 이씨는 “협약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휴지조각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김용만(58)씨도 2016년 5월 특성화고에 다녔던 아들을 잃었다. 지난 9일 경기 안양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씨는 약부터 챙겨 먹었다. 김씨는 아들 동균군이 떠난 뒤 우울증 약을 복용한다. 그는 “차라리 내 팔이 하나 잘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식 잃은 고통에 비할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전공한 동균군은 2015년 12월 프랜차이즈 식당으로 현장실습을 나갔다. 아버지는 아이를 함부로 부리는 상황에 대해 들은 뒤 좌절했다. 동균군은 이곳에서 ‘오전 마감 벌칙’을 자주 섰다. 김씨는 “오전 11시 출근인데 2시간 일찍 출근해 재료 준비를 해야 했고 퇴근하고 집에 오면 자정 무렵이었다”고 말했다. 현장실습 표준협약서는 이곳에서도 무용지물이었다. 동균군은 무엇이 불법인지조차 몰랐다. 다섯 달 동안 아이의 몸무게는 70㎏에서 45㎏으로 줄었다. 2016년 5월 경찰로부터 전화가 왔다. “경기 광주시에서 아드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했다. 유서도 없었다. 김씨는 이유를 알기 위해 친구들을 만났다. 사내 벌칙 탓에 고통받았고, 현장실습을 그만두고 학교로 돌아가면 ‘그것도 못 참느냐’라는 비아냥과 꾸중을 들을까 봐 걱정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동균군의 장례식장에는 학교 관계자 누구도 오지 않았다. 김씨는 부당한 노동시간과 업무지시, 괴롭힘, 욕설, 폭언 등을 학생들이 거부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노동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직업계고에서는 노동·인권 교육이 필수 교육과목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현장에서 부딪히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진짜 교육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와 이씨는 올해 초부터 현장실습생 유가족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유가족 모임은 오는 25일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와 함께 간담회를 열고 현장실습 제도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아버지 김씨가 남긴 바람은 단 하나였다. “평생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부모들이 더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글 사진 제주·안양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10대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겪는 갑질과 임금 미지급, 부당해고 등 부조리한 행태를 집중 취재하고 있습니다. 직접 당하셨거나 목격한 사례 등이 있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해주신 분의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알려주신 내용은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그녀의 사생활’ 박민영, 경찰서 포착 ‘목 깁스+쇄골 피멍’ 무슨 일?

    ‘그녀의 사생활’ 박민영, 경찰서 포착 ‘목 깁스+쇄골 피멍’ 무슨 일?

    ‘그녀의 사생활’ 박민영이 목깁스에 쇄골피멍이 선연한 모습으로 경찰서에 등장해 충격을 선사한다. tvN 수목드라마 ‘그녀의 사생활’ (연출 홍종찬/ 극본 김혜영/ 원작 누나팬닷컴/ 제작 본팩토리, 스튜디오드래곤)은 직장에선 완벽한 큐레이터지만 알고 보면 아이돌 덕후인 성덕미(박민영 분)가 까칠한 상사 라이언(김재욱 분)을 만나며 벌어지는 본격 덕질 로맨스다. 배우들의 찰떡 같은 연기와 재기 발랄한 연출, 덕질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방송 첫 주부터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 1위(CPI 기준)로 신규 진입했고, 출연자 화제성 1위(굿데이터 코퍼레이션 기준)에 등극하며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했다. ‘그녀의 사생활’ 측은 박민영(성덕미 역)이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낸 스틸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특히 공개된 스틸 속 박민영은 목과 팔에 하얀 붕대가 칭칭 감겨 있고, 쇄골 라인에는 붉은 피멍 자국이 선명해 보는 이들을 경악하게 만든다. 큐레이터와 덕후를 오가며 완벽한 이중생활을 보였던 박민영이 난데없이 경찰서에 출두한 이유가 무엇일지 호기심을 자극시킨다. 이어 박민영은 상대를 꿰뚫을 듯한 ‘레이저 눈빛’으로 노란 옷을 입은 여성을 응시하고 있다. 박민영의 매서운 눈빛에 노란 옷의 여성은 딴청을 피우며 상황을 모면하려 애쓰는 모습. 한편 이 모습이 흡사 격렬한 난투극이 벌어진 직후의 상황을 예상케 하며, 경찰서 안에 흐르는 심상치 않은 냉기류가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더욱이 박민영과 경찰서에 동행한 소꿉친구 안보현(남은기 역) 역시 분노에 찬 표정을 짓고 있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궁금증을 더한다. 과연 박민영이 경찰서에 출두한 사연이 무엇일지, 박민영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오늘(17일) 방송되는 ‘그녀의 사생활’ 3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tvN 수목드라마 ‘그녀의 사생활’은 오늘(17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3년 내 탕감 기대했던 채무자 “1년치 목돈 더 내야 하나요”

    3년 내 탕감 기대했던 채무자 “1년치 목돈 더 내야 하나요”

    “빚 갚는 기간이 5년에서 3년으로 줄어든다고 해서 변호사비도 50만원을 냈는데, 기존에 개인회생을 했던 사람은 그대로 갚아야 한다니 당황스러워요. 생계가 어려워서 진 빚을 줄여준 것은 고맙지만 당장 어떻게 되는지도 알 수 없어서 답답하기만 합니다.” 지난해 6월 시행된 채무자회생법 개정안에서 상환기간이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줄어들자 서울회생법원은 업무지침을 만들어 기존 신청자도 3년으로 줄일 수 있게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의 적용 여부는 미지수다. 대법원이 지난달 19일 채권업자가 이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개인회생 재항고심에서 “법 개정만으로 변제(상환)기간 단축 사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면서다. 지난해 상환기간이 줄어들 거라 생각하고 약 1년 동안 빚을 갚지 않던 채무자들은 갑자기 ‘목돈’을 내야 할 처지다. 상환이 끝나는 시점은 그대로인데 그동안 내지 않았던 금액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회생은 법원이 강제로 빚을 조정해 소득이 있지만 빚을 갚기 어려운 개인채무자를 구제하는 제도다. 기업이 파산하는 것보다 재기하도록 돕는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다. 최대 상환기간 동안 빚을 갚으면 나머지 빚은 탕감해 준다. 대법원의 지난달 판결은 과거와 달라 현장에서의 혼란이 크다. 앞서 2005년 상환기간의 법정 상한이 8년에서 5년으로 줄어들 때 대법원은 개인회생사건 처리지침을 개정해 상환기간을 최대 5년으로 조정했다. 특히 예정된 시행 시기에 앞서 2004년에 처리지침을 개정했다. 상환기간이 최대 8년에서 5년으로 줄었지만 이 역시 지나치게 길어 중도 탈락자가 많다는 지적이 나와 2017년 12월 관련법이 개정돼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됐다. 실제 미국과 일본은 각각 1978년과 1999년부터 상환기간을 최대 3년으로 정하고 있다. 상환기간 상한에 대한 지역별 판결도 제각각이다. 지방은 지난해에도 3년 이상으로 결정한 비율이 높았다. 참여연대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대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회생 신청자의 상환기간을 3년 초과로 결정한 비율은 서울회생법원이 12.1%로 가장 낮았고 제주지법은 60.9%로 가장 높았다. 채무자들 상당수가 2년차와 3년차에 개인회생 과정에서 탈락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주지법(60.9%), 인천지법(34.5%), 창원지법(33.8%), 춘천지법(32.4%), 의정부지법(32.1%), 대구지법(30.2%) 등의 관할 지역에서 중도 탈락자가 다른 지역보다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백주선 한국회생파산변호사회 회장은 “절차가 복잡해 법이 개정되고 시행되기까지 채무자들이 기존 신청을 취소하고 재신청하지 않았다”면서 “개별적으로 소명자료를 내서 상환기간 조정을 신청할 수 있지만 대법원 판결로 회생법원들이 소극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상환기간 동안 소득에 변화가 생기는 등의 이유로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에 대한 관리나 이유 분석 등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회생의 법적 절차는 복잡하지만 이에 대한 지원은 부실하다고 채무자들은 토로한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개인회생이나 파산은 변호사나 법무사 등 법률대리인을 통해 신청하기 때문에 150만~200만원, 개인워크아웃은 5만원 정도의 신청비용이 든다. 그러나 사적 채무조정인 개인워크아웃은 채권 감면율이 낮은 편이다. 채무조정을 하는 신복위의 재원 89%가 채권금융기관이 내는 분담수수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개인워크아웃의 2017년 평균 감면율은 29%, 개인회생은 61%였다. 때문에 빚이 많을수록 개인회생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적잖다. 서민금융진흥원이나 법률구조공단 등 무료 법률 상담을 지원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지만 쏟아지는 빚 독촉과 생계유지로 부담을 느끼는 채무자들에게는 접근성이 낮다. 채무자 A씨는 “이혼도 앞두고 직장으로까지 채권자가 찾아와서 일을 그만두고 지인의 가게에 나가고 있는데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볼 겨를도 없었다”면서 “개인회생을 받으라는 조언에 변호사를 찾았고 170만원인 변호사비도 부모님 카드를 빌려서 냈다”고 회상했다. 그는 “법원 전화번호로 100번 넘게 전화해도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인지 전화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면서 “직접 찾아가도 판결이 나야 안다는 말밖에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영국은 한계 상황에 놓인 채무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무료 법률·재무 상담을 제공하는 시민상담소(CA)가 법원 안에 있다. 상담을 거쳐 다른 상담지원기구나 거주지 인근 CA로 연계도 한다. 근본적으로는 관련법을 개정하거나 예규를 만들어 개인회생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은정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팀장은 “회생이나 파산에 들어갈 때 일일이 법원이 검토를 하다 보니 신청을 한 후 인가를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 “채권자가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일정하게 승인해 주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개인회생을 신청하고 한 달 안에 법원이 개시 결정을 내린 뒤 상환계획을 인가하기까지 통상 4~12개월이 걸린다. 미국에서는 개인회생 등도 채권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별도 심리 없이 면책 결정을 내린다. 상환계획에 있어 채무자의 생계비를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개인회생은 개인 소득에서 생계비를 빼고 남은 금액(가용소득)으로 빚을 갚고 남는 빚은 면제해 주는 구조다. 법원은 보통 보건복지부가 발표하는 최저생계비의 150%를 최저생계비로 본다. 이는 중위소득(전체 가구를 소득 기준으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 오는 가구의 소득)의 60% 정도다. 그런데 중도에 실직 등으로 소득이 줄거나 질병이나 사고로 지출이 늘었을 때 개인회생을 포기하면 다시 처음부터 빚을 갚아야 한다. 이 경우 다시 개인회생이나 파산, 개인워크아웃 등을 신청해도 되지만 채무자가 재기하려는 의지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개인회생의 중도 탈락률은 27.7%였는데 탈락자의 60.3%는 개인회생을 시작하고 2~3년차에 포기했다. 백주선 한국회생파산변호사회 회장은 “법원도 탄력적으로 생계비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질적인 지침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면서 “생계비를 현실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공제비 세부항목이나 기준을 마련하고 서울이나 지방의 평균 생계비 등으로 세분화해서 운영해야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아름다운 퇴진’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아름다운 퇴진’

    창립 50주년 기념 행사에서 은퇴 선언 1969년 원양어선 1척으로 사업 시작 ‘동원참치’ 대박… 지난해 7조원 매출 그룹경영 김남정 부회장 체제로 갈 듯한국 원양산업을 일군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84) 회장이 16일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국내 재계에서 거의 사라진 1세대 창업주 중 한 명인 김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은퇴를 선언했다. 김 회장은 이날 경기 이천 연수원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 행사에서 “저는 이제 여러분의 역량을 믿고 회장에서 물러서서 여러분의 활약상을 믿고 응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생의 짐은 무거울수록 좋다. 그럴수록 인간은 성장하니까’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노력해 왔다”며 “동원의 자랑스러운 50년을 만들 수 있도록 바탕이 돼 준 우리나라와 사회에 감사를 드리며 우리 사회에 더욱 필요한 기업이 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그룹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오랫동안 거취를 고민하다 퇴진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퇴임 후에는 그룹 경영과 관련해 필요할 때에만 조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1935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나 강진농고와 부산수산대 어로학과를 졸업한 김 회장은 23세 때인 1958년 한국 최초의 원양 어선인 지남호의 실습항해사로 들어가 3년 만에 최연소 선장이 됐다. 34살인 1969년 동원산업을 만들어 수산·식품·포장·물류 4대 축을 바탕으로 지난해 연매출 7조 2000억원을 거둬들인 재계 45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동원산업은 1969년 4월 16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작은 사무실에서 직원 3명과 원양어선 1척으로 출발했다. 이후 신규 어장 개척, 첨단 어법 도입, 오일쇼크 위기 극복 등을 거쳐 국내 최대 수산업체로 성장했다. 1982년 내놓은 국내 최초 참치 통조림인 ‘동원참치’는 지구 12바퀴 반을 돌 수 있는 양인 62억캔 이상 팔렸다. 2000년에는 종합식품기업 동원F&B를 설립해 유가공·건강기능식품·온라인 유통에까지 팔을 뻗었으며 종합포장재 계열사 동원시스템즈는 페트 용기, 캔, 유리병 등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종합포장재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8년 미국 최대 참치 브랜드 ‘스타키스트’를 시작으로 세네갈 통조림 회사 ‘스카사’, 베트남 종합 포장재기업 ‘TTP’, ‘MVP’ 등을 잇따라 사들이며 세계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동원그룹은 앞으로 김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인 엔터프라이즈가 그룹의 전략과 방향을 잡고, 각 계열사는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독립경영을 하는 기존 경영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트럼프 “타이거 우즈에게 대통령 훈장”

    트럼프 “타이거 우즈에게 대통령 훈장”

    골프광으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 우승해 ‘황제의 귀환’을 알린 타이거 우즈에게 ‘대통령 자유훈장’을 수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어제 마스터스에서 위대한 우승을 한 타이거 우즈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스포츠(골프)에서, 더 중요하게는 인생에서 보여준 믿을 수 없는 성공과 재기에 대해 대통령 자유훈장을 수여하겠다고 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터스 대회 진행 도중 “우즈가 대단한 활약을 보인다”, “우즈가 2개 홀을 남기고 선두다. 정말 흥미진진하다”는 등 실시간 반응 수준의 트윗을 올렸으며 전날 우즈가 우승한 직후에는 “우즈에게 축하를 보낸다. 진정으로 위대한 챔피언”이라고 썼다. 미 대통령 자유훈장은 의회 골드메달과 함께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영예 중 하나로 꼽힌다. 1945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 시절 제정된 ‘자유메달’이 전신이며, 미국의 국가안보와 세계 평화, 문화 증진, 기타 공적 영역에서 업적을 남긴 이들에게 수여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그녀의 사생활’ 박민영, 교복 사진 공개 “덕질의 서막”

    ‘그녀의 사생활’ 박민영, 교복 사진 공개 “덕질의 서막”

    “고등학생 성덕미는 어땠을까?” ‘그녀의 사생활’ 속 박민영의 고등학생 시절이 공개된다. ‘로코여신’ 박민영이 tvN 수목드라마 ‘그녀의 사생활’에서 큐레이터와 프로 덕후 사이를 오가는 성덕미 역을 완벽히 소화하고 있다. 이번 주 방송분에서는 성덕미의 고등학생 시절이 그려질 예정이라 더욱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공개된 스틸 속 박민영은 교복을 입고 환히 웃고 있어 보는 이들까지도 기분 좋게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찍은 재기 발랄한 사진은 여고생 덕미의 유쾌함을 엿보게 한다. 또한 우산을 쓰고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뿌듯하게 손에 파일을 꼭 쥔 모습이 ‘현실 덕질’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이런 덕미를 지켜보는 남은기(안보현 분)의 표정 역시 눈에 띈다. 첫 화부터 티격태격하며 서로를 챙기는 ‘절친 케미’를 선사한 덕미와 남은기에게 어떤 사연이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민영은 성덕미라는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 프로페셔널한 큐레이터를 소화하는 것은 물론 자연스러운 덕후 연기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극 중 덕질 메이트인 박진주(이선주 역)와는 절친 케미로 코믹하고 귀여운 모습들을 보여주다가도 김재욱과는 설렘 가득한 케미로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tvN 수목드라마 ‘그녀의 사생활’은 직장에선 완벽한 큐레이터지만 알고 보면 아이돌 덕후인 ‘성덕미’가 까칠한 상사 ‘라이언’을 만나며 벌어지는 본격 덕질 로맨스. 매주 수요일, 목요일 밤 9시 30분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씨줄날줄] 타이거 우즈에 열광하는 이유/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타이거 우즈에 열광하는 이유/이종락 논설위원

    타이거 우즈가 15일 새벽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다섯 번째 우승하면서 소셜미디어에서는 그와 관련한 기사와 자료, 동영상 등이 하루 종일 돌아다녔다. 그중에서도 나이키 광고에 등장한 우즈의 세 살 적 다짐이 눈길을 끈다. 그는 ‘골프 신동’으로 소개된 이 동영상에서 “나는 잭 니클라우스를 꺾을 거예요”라고 당차게 말한다. 1978년 화면이지만, 이 어린이의 다짐은 무려 41년이 지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평생 한 번 하기도 힘든 메이저대회 우승을 15차례로 늘린 우즈는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최다승(18승) 추격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79세인 니클라우스도 이날 “우즈가 나를 세게 압박하고 있다”며 후배의 도전을 달가워했다. 우즈는 PGA 투어 통산 우승도 81승으로 늘려 샘 스니드가 가진 최다 우승(82승)에 단 1승을 남겼다. 우즈의 귀환은 단지 골프의 기록을 바꿔 치운다는 의미 이상이다. 끝모르게 추락하는 듯했던 한 인간의 감동적인 재기 스토리다. 우즈는 2009년 11월 ‘섹스 스캔들’이 터지면서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한순간 ‘변태 성욕자’로 추락했고, 이듬해 결혼 생활도 파탄을 맞았다. 2008년 무릎 수술을 받았던 우즈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총 네 번이나 수술대 위에 누웠다. 몸은 만신창이가 됐다. 2017년에는 집 근처에서 자동차 운전석에 약물에 취해 잠들어 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모두 “우즈는 끝났다”고 했다. 1998년부터 2010년까지 683주 동안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한 우즈는 2년 전에는 1199위로 떨어졌다. 그런 우즈가 골퍼로서 환갑 나이인 43세 3개월에 다시 마스터스 정상에 우뚝 선 것이다. 세파에 휘둘리며 좌절하는 이들이 열광하는 이유다. 우즈의 재기는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 줬다는 점에서 또 다른 감동을 준다. 우승이 확정된 직후 타이거 우즈는 아들 찰리, 딸 샘, 어머니 쿨디다를 끌어안고 기쁨을 나눴다. 모든 사람이 그를 손가락질하던 시절에도 가족이 그를 지탱해 준 힘이었을 것이다. 그는 우승 후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과 인터뷰 등에서 “1997년 처음 우승했을 때는 아버지가 그 자리에 있었다. 올해는 아이들이 축복해 줬다”며 감격했다. 이어 “내가 골프에 복귀하기 전까지 아이들은 골프가 나에게 부상을 안겨 줬다는 것밖에 알지 못했다”면서 “이제 아이들도 나에게 골프가 어떤 의미인지 안다. 아버지다운 모습을 보인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골프 황제’로 컴백한 것보다 아들과 딸에게 떳떳한 가장으로 돌아온 것이 더욱 자랑스럽다는 우즈의 말은 자식들에게 늘 당당하고 싶은 세상 아빠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jrlee@seoul.co.kr
  • 북한 불법 해상 환적 감시 위해 美 구축함 3차례 출동 추격전

    ‘미국 해군 7함대 이지스 구축함 USS밀리우스가 북한의 불법 해상 환적을 감시하기 위해 추격전을 벌인 것이 올해 세 번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동해상 등에서 북한의 불법 해상 환적 단속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밀리우스함 승선 동행 취재기에서 소개했다. 밀리우스함이 미 7함대 모항인 일본 나가사키의 사세보 해군기지를 출항한 것은 지난 3월 30일 오전 9시. 유엔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유조선 금은산호를 포착하고 예상 항로에서 대기하기 위해서다. 금은산호는 북한의 불법 해상 환적에 주로 활용되는 선박 6척 중 하나로 알려졌다. 한국 P3 정찰기가 동해상에서 전날 금은산호를 감시했고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진추함은 금은산호를 뒤쫓아 밀리우스함과 합류했다. 금은산호 추적은 밤새 이어졌다. 다음날 오전 밀리우스함에 다른 임무가 주어졌다. 미 P8 정찰기가 불법 환적이 의심되는 다른 선박 3척을 발견한 것이다. 이들 중 가장 큰 유조선 오세아닉석세스호에는 다른 선박이 접근할 수 있는 완충장치와 유류 전달용 호스가 달려 있어 불법 환적을 의심하게 한다. 밀리우스함이 접근하자 3척은 뿔뿔이 흩어졌고 밀리우스함은 오세아닉석세스호 관련 사진 등 정보를 수집한 뒤 돌아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일본 ‘빙하기 세대’가 우리에게 말해 주는 것/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 ‘빙하기 세대’가 우리에게 말해 주는 것/김태균 도쿄 특파원

    올여름 일본의 참의원 선거는 아베 신조 총리의 남은 임기 전체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관문이다. 압승의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적어도 참패까지는 되지 않아야 그가 우려하는 ‘조기 레임덕’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를 겨냥해 유권자의 표심을 향한 선거용 정책들이 속속 정부·여당에서 나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며칠 전 발표된 ‘취직 빙하기 세대’에 대한 지원이다. 1990년대 초 버블경제가 붕괴되면서 일본의 취업 적령기 청년들은 이전까지 상상도 못 했던 구직난과 마주해야 했다. 거품 붕괴 직전 80%를 웃돌았던 대졸 취업률은 2000년대 들어 5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어느 회사에 들어갈지 선택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이 막을 내리고, 어떤 회사도 나를 선택해 주지 않는 실업의 공포가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많은 청년들이 당연하게 여겼던 ‘정직원 입사’에 실패하고, 졸업과 함께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이나 실업자로 전락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히키코모리’라고 불리는 은둔형 외톨이가 돼 스스로 세상과 결별했다. 주로 1970년대생인 빙하기 청년들에게는 오랜 기간 재기의 봄날도 오지 않았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안 될 것이라는 청년들의 절망감과 패배주의는 가뜩이나 ‘상실의 시대’에 고통받던 일본 사회에 미래에 대한 희망마저 앗아가는 듯 비쳐졌다. 일본 정부는 1993~2004년 사이에 학교를 졸업한 약 1700만명 중 400만명 정도를 지금까지도 비정규직이나 실업 상태에 있는 빙하기의 피해자로 추산하고 있다. 당장의 경제적 여유가 없다 보니 이들 중 대다수는 고작 우리 돈 몇십만원 수준의 국민연금 외에는 미래 노후 대책도 거의 없다. 향후 3년간의 집중 지원을 통해 빙하기 세대들을 정규직 사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하지만 이미 실패와 좌절의 긴 터널을 지나 많게는 50대가 코앞인 이들을 상대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높지 않다. 우선 이들을 반길 만한 ‘번듯한 직장’이 별로 없을 것이고, 당사자들 역시 어지간해서는 일할 의욕을 갖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이들의 인생이다. 용케 정규직이 돼 새 출근을 한다 해도 사회의 마이너리티로 흘려보낸 20대, 30대는 누구도 보상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청년 실업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보조지표인 ‘체감(확장)실업률’이 25%를 넘어서 역대 최악으로 나왔다고 한다. 일할 의욕이 있는 15~29세 인구의 4분의1 이상이 제대로 일자리를 못 찾았다는 얘기다. 우리와 반대로 일본은 전후 가장 긴 경기확장 국면 속에 지난해 대졸자들이 통계 작성 이후 20여년 만에 가장 높은 98.0%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일본의 고용 사정이 호전된 것처럼 우리에게도 언젠가는 지금보다 좋은 때가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언제일지 모르는 그때의 따뜻한 햇발이 지금 취업을 못 해 고통받는 청년들의 몫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불행한 세대의 고통은 그 당사자들이 계속 껴안고 갈 수밖에 없는 탓이다. 민간의 일자리 사정이 나빠지면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미래가 아닌 바로 지금, 지금의 청년들이 시기를 잘못 만난 희생자라고 비관하며 살아가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 일자리 문제에 우리나라 정책과 행정의 인적·물적 자산을 쏟아부어 지금 사회에 나서는 청년들의 불행을 최소화해야 한다. 우리 청년들이 질곡의 시간을 보내며 중년으로 접어든 일본의 빙하기 세대와 같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국가 차원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당장의 어려움을 모면하기 위한 자기방어적 정책과 행정이 아니라 내 자녀, 내 동생을 생각하는 진정성 있는 자세를 정책 당국자들에게 호소해 본다. windsea@seoul.co.kr
  • ‘親아베’ NHK의 노골적 편파보도… 보수 매체까지 비난

    ‘親아베’ NHK의 노골적 편파보도… 보수 매체까지 비난

    NHK 전직 사원·경영위원들 각성 촉구 월간 일본도 아베 최측근 기자 등 비판일본 공영방송 NHK의 정권 편향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국회를 다루는 정치 보도에서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한 옹호가 너무 심해 최소한의 형평성·중립성도 못 지키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아베 총리의 지지 기반인 보수성향 매체까지 이런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수정주의 역사관과 평화헌법 개정 등 보수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월간 일본’은 최근 펴낸 4월호에서 ‘아베 사마(님)의 NHK’라는 특집을 통해 NHK와 아베 총리 ‘최측근 기자’ 등의 행태를 비판했다. 일본의 ‘방송기념일’인 지난달 22일에는 NHK 전직 사원들과 경영위원들이 “정권이 불편해하는 사실은 거의 보도하지 않고 있다”며 우에다 료이치 회장에게 각성을 촉구했다. 지난해 10월 오나가 다케시 전 오키나와현 지사의 장례식 보도에서 나타났던 악의적 편집은 여러 불공정 사례 중 하나다. 오나가 전 지사는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놓고 아베 정권과 대립하던 중 췌장암으로 갑자기 사망했다. 당시 장례식에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아베 총리의 조사를 대신 읽던 도중 일부 참석자들이 “거짓말하지 말라”고 소리치는 소동이 있었다. 다른 방송사들과 달리 NHK는 이 장면을 뉴스에 내보내지 않았다. 정부 통계 부정 사태와 관련해 야당 의원이 국회에서 네모토 다쿠미 후생노동상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발의하는 장면도 NHK에서는 희화화됐다. 해당 의원이 물을 마시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내보내며 이 과정에서 중의원 의장에게 면박을 당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악마의 편집’을 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NHK의 편파 보도는 아베 정권이 만들어 낸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14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2012년 제2차 아베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는 NHK 회장 선임에 관여하는 경영위원들이 극우 성향의 작가 햐쿠타 나오키 등 친정부 인사들로 채워졌다. 경영위원 선임에 대한 여야 합의 전통이 깨지면서 결국 NHK 회장을 아베 총리가 임명하는 꼴이 돼 버린 것이다. 직전 NHK 회장인 극우성향 사업가 출신 모미이 가쓰토의 재임 시절 전횡이 특히 심했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는 “정부가 오른쪽이라고 말하는데 NHK가 왼쪽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정부 뜻을 거역할 수 없다)”, “전쟁을 한 모든 나라에는 위안부가 있었다”고 말하는 등 여러 차례 물의를 일으켰던 인물이다. 모미이 전 회장 당시 경영위원을 지냈던 우에무라 다쓰오 와세다대 교수는 “모미이 전 회장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간부를 좌천시키거나 한직으로 보내고, 그 자리에 자기 측근들을 앉혔다. 조직의 인사는 한 번 무너지면 다시 일으켜 세우기 힘든데, 여기에 아베 정권의 책임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에 아랑곳없이 NHK는 지난 9일 모미이 전 회장 재임 당시 오른팔이었던 이타노 유지(65) 전 전무를 3년 만에 다시 전무로 앉혔다. 그의 재기용은 아베 정권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향후 NHK의 공정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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