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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中企경기 어려워질 듯”중기협등 금융시장 불안에 투자심리 위축 전망

    중소기업의 체감경기가 차츰 나아지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정치·경제·사회적 불확실성 때문에 향후 회복전망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바닥권이다.각기 다른 조사결과여서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중소기업들은 대체로 지난 10월 경영환경이 전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하면서도 향후 경기에 대해서는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30일 기업은행이 발표한 ‘중소 제조업 동향’에 따르면 10월 생산지수(2000년=100)는 109.3으로 한달 전보다 7.3포인트가 올랐다.1년 전보다는 0.4포인트 상승했다.생산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높아진 것은 올 2월(5.3) 이후 8개월만이다.이 조사는 지난달 1∼15일 전국 2064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제품수주 실적이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9월 28.4%에서 10월 38.6%로 크게 높아진 반면 ‘줄었다’는 응답은 32.5%에서 22.7%로 감소,올 3월 이후 계속된 수주 감소세가 증가세로 돌아섰다.자금사정이 전월보다 ‘좋아졌다’는 응답은 9월 4.8%에서 10월 7.1%로 상승했고 ‘나빠졌다’는 업체는 31%에서 26%로 줄었다.종업원수가 한달 전보다 늘었다는 비율도 14.8%에서 16.4%로 증가했다. 그러나 향후 경기전망에 대해서는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다.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최근 중소 제조업체 15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2월중 업황전망 건강도지수(SBHI)는 87.6으로 전월보다 나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종업원 50명 미만의 소기업(83.5)이 중기업(96.1)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지수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전월보다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고,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뜻한다.생산(90.1),내수(87.0),수출(88.2),경상이익(82.6),자금조달사정(78.0),고용수준(92.6) 등 모든 부문이 100을 밑돌아 전월에 비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며 재고부담(107.5)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에서도 기업들의 내년 경기전망은 어둡게 나타났다. 대한상의가 전국 1485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4년 1·4분기 기업경기전망’ 조사에서 체감경기 지표인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올 4분기보다 낮은 89를 기록,기준치 100을 크게 밑돌았다.내년 1분기 경기가 4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한 업체는 22.1%에 그친 반면 악화될 것으로 본 업체는 32.7%로 10.6%포인트나 더 높았다.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은 103으로 올 4분기(106)에 비해 다소 위축되기는 했으나 회복세를 이어간 반면 중소기업은 전분기와 같은 87로 경제심리 위축이 상대적으로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세계경제 회복에 따라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가계부채 증가 및 개인신용 축소,고용불안 심화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함께 카드사 유동성 위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노사갈등 지속 등 불확실성 증대로 기업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플래시 메모리 없어 못판다

    플래시메모리 품귀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디지털카메라와 MP3플레이어,USB드라이브 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같은 디지털기기에 사용되는 난드(NAND·데이터저장)형 플래시메모리의 국내 공급률이 최근 40%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삼성전자로부터 반도체를 공급받아 국내에 유통시키는 위디츠(옛 삼성광전)는 “2·4분기 말부터 시작된 난드형 플래시메모리의 공급부족이 갈수록 심화돼 최근엔 공급이 수요의 절반에 못미치고 있다.”면서 “신규로 물량을 달라고 하는 업체가 20곳이 넘지만 전혀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난드형 플래시메모리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면서 이 부문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말 재고일이 10∼12일 정도였으나 2·4분기 이후 창고재고는 이미 바닥났고 현재는 유통재고도 1∼2일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급부족으로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주력제품인 512메가 플래시메모리는 개당 가격이 2·4분기 10달러에서 3·4분기에는 12달러,4·4분기에는 13달러대로 인상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근 난드형 플래시메모리를 생산하고 있는 6,7,8 라인을 풀가동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 8라인에서 적용하고 있는 90㎚(나노미터) 공정을 6,7라인 일부에 조기 적용하고 있다.기존 6,7라인에서 적용되던 0.11㎛(미크론) 공정에 비해 90나노 공정을 적용하면 생산량은 30% 정도 늘어난다. 박홍환기자 stinger@
  • 부시 ‘희색’/美 3분기GDP 8.2% 고성장 기록 노인의보 개혁안 통과 ‘재선 입지’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이라크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5일 두가지 낭보를 받고 환하게 웃었다.3·4분기 성장률이 기대치를 넘어 8.2% 성장한 데다 표밭을 겨냥했던 ‘노인의료보험(메디케어)’ 개혁안이 민주당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의회에서 통과됐기 때문이다.부시 대통령은 이날 “감세정책이 먹혀들고 있으며 대선 공약인 의료개혁이 이뤄졌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0년만의 최고치 성장 상무부가 발표한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8.2%는 1984년 1·4분기 9% 이후 20년만의 최고치다.7.8% 성장을 점치던 전문가들조차 깜짝 놀란 표정이다.라일 그램리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는 “경제성장의 활력과 폭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미 경제가 지속적으로 연간 4% 성장할 국면에 접어든 게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상무부는 앞서 3·4분기 성장률을 7.2%로 추정했다.그러나 9월 말 이후 기업의 장비와 소프트웨어 대한 투자가 급증했다.기업의 재고수준이 급감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매지출이 늘고 주택부문의 활기가 계속되자 최종 성장률은 8%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4·4분기 미 경제가 4%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본다.신경제의 붐을 탄 1990년대 후반의 평균 성장률 4%를 웃도는 수치로 경기회복의 초기 단계를 벗어 미 경제가 본격 상승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소비자 신뢰지수도 14개월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뉴욕의 민간조사기관인 콘퍼런스 보드는 11월 중 소비자 신뢰지수가 91.7로 10월 중 81.7보다 10포인트나 늘었다고 발표했다.특히 고용시장의 취업난을 나타내는 지수가 33.7에서 29.5로 떨어졌고 현 경기상황을 반영하는 경기동행지수는 67에서 80.1로 뛰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경기성장을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일자리 창출과 기업의 투자지출이 더욱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년층 끌어안은 의료개혁 상원에서 메디케어 개혁안이 찬성 54,반대 44로 가결된 것은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승리로 해석된다.민주당의 고유영역으로 간주돼 온 노년층 복지정책에 부시 대통령이 주도권을 쥐게 된 셈이다.무엇보다도 수혜자가 노인과 장애자 4100만명에 이른다는 점은 재선 고지를 눈앞에 둔 부시 대통령에게 뜻 깊다. 법안의 핵심은 노인 등이 값비싼 처방약을 보험으로 살 수 있다는 내용이다.미국에선 의사가 처방하는 약 가운데 비싼 것은 공공보험의 대상이 아니다.보험료가 비싼 민간보험에 가입해야만 의사의 처방약을 보험으로 처리할 수 있다. 민주당은 개혁안이 제약업체의 잇속만 불리고 세금인상없이 의사 처방약을 보험 대상에 포함시키면 의료보험 재정이 파탄날 것이라며 반대했다.물론 속내는 민주당 지지표를 잃을 것을 우려해서다. 50세 이상 3500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법안이 통과된 뒤 이를 지지한다고 공식 발표,공화당에 힘을 실어줬다.그러나 의료보험 대상이 65세 이상인 점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회원들의 반발이 예상되며 부자일수록 새로운 개혁안의 더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부시 대통령에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특히 이번 개혁안 대상에서 빠진 중소업체 근로자나 자영업자,이민자,젊은층의 실업자 들은공화당에 완전히 등을 돌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mip@
  • [씨줄날줄] 식물국회

    식물국회.잊을 만하면 보란 듯이 신문지상을 장식하는 정치 조어다.노무현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한나라당이 등원거부로 맞서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비슷한 취지의 조어로 ‘뇌사국회’ ‘빈사(瀕死)국회’가 있긴 하나,사용빈도 면에서 식물국회를 따르진 못한다.정치를 마치 스포츠 게임의 승부로 바라보는 우리사회에서만 통용되는 말이 아닐까 싶다.사회의 막힌 곳을 뚫는 일에 진력하는 선진정치에서는 한낱 쓸데없는 말일 테니,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정치조어로 당적을 이리저리 옮기는 정치인을 지칭하는 철새정치인이 있다.철새 의원들의 ‘화려한 군무’는 지난해 대선때가 가히 압권이었다.장관,집권당 사무총장을 지낸 중진의원들까지 철새 대열에 합류했으니 전성기를 구가한 셈이다.그러자 환경보호론자들이 ‘철새를 비하하지 말라.’며 발끈했다.그래서 생겨난 말이 ‘진드기 정치인’이다. 차윤정·전승훈 부부가 10여년에 걸쳐 펴낸 ‘신갈나무 투쟁기’에는 이런 글귀가 실려있다.“신갈나무는 식물인간,식물국회 등등의 말에 무척 가슴이 아프다.식물처럼 처절하고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존재가 어디 있을까./…/모두가 식물에 대한 무지에서 오는 발상이다.아니,지독한 동물 중심적 발상에서 오는 편견이다.” 마지막 장에 실린 부부 저자의 평범한 식물관이었는데,가슴에 와닿는 감동을 주었다. 지구상 무게의 4분의3을 식물이 차지하고 있다.식물이 곤충·동물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터득한 탓이라는 식물학자들의 설명이다.하긴 논어·장자·노자·채근담 등 동양의 고전들은 한결같이 계절에 따라 끝없이 변화하는 나무·꽃·잡초와 같은 식물에 빗대 도의 심오함을 설파하고 삶의 지혜를 가르치고 있다.살아 숨쉬는 지혜의 보고(寶庫)로서 식물이다. 그런 점에서 내년 예산안의 정상처리가 불가능해지고,또 국가 균형발전 3대 법안과 한·칠레 FTA 비준안 처리가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식물국회로 표현하는 것은 이제 재고할 필요가 있겠다.혹 이 땅의 식물들이 자기들을 파행국회에 비유한데 분노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차라리 약육강식이 지배원리인 ‘동물국회’로 명명하는 것이 더 적확하지 않을까 싶다.철학자 스피노자도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오늘 심으려 한 것이 ‘한그루 사과나무’,식물이 아니었던가. 양승현 논설위원
  • 오피니언 중계석/이라크추가파병과 국익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25일 연구원 강당에서 ‘이라크 추가파병,어떻게 국익을 최대화할 것인가’란 주제로 특별 세미나를 열었다.발제자의 주요 주장을 간추린다. ■이춘근 자유기업원 부원장 한국군이 이라크에 3000명 이상 주둔할 경우 우리는 여러 측면의 국가이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한국은 파병을 통해 얻게 될 이익과 함께 파병하지 않음으로써 초래될 손해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이다.우선 파병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적인 반테러전쟁에 적극 참여한다는 측면에서 파생된다.이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다국적군 구성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상황에서 한국군의 파병은 국제적으로도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일이다. 국제정치와 외교의 측면에서 오는 이득 역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국가 이익이다.특히 이라크 파병은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초래한다는 점이 중요하다.한국정부가 추가 파병을 결정한 직후 미국은 한국 회사들에 이라크 재건 및 치안유지에 필요한 물자를 발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이라크는 향후 10여년에 걸쳐 150억∼200억달러 규모의 건설 및 상품 수입 수요가 발생할 거대 시장이기도 하다.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은 단기적인 몇십억 혹은 몇백억달러의 이득이 아니라 세계경제 및 세계권력의 흐름에 동참하는 것이다.이와 함께 군사적인 측면에서,한국은 파병을 통해 중요한 군사훈련 및 기술습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한국군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용맹스럽고 친절한 군대로 명성이 높다.중동에 파견됨으로써 이미지를 제고하는 군사외교를 수행하는 기회도 얻게 된다. 보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중동에 한국군이 주둔할 수 있다는 것은 중동의 엄청난 자원에 우리도 접근하게 되었다는 전략적 포석의 의미도 있다.이미 중국은 중동지역에 석유 확보 등을 위해 알게 모르게 1000명 이상의 군대를 보냈다고 알려져 있다. ■박순성 동국대교수 한·미관계의 미래는 추가파병 여부보다는 미국의 세계 패권전략과 한국의 통일 외교 정책에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오히려 추가파병은 북한핵 문제와 관련,미국의대북강경정책을 논리적으로 정당화시켜 줄 것이며,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시키는 결과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이라크 내부의 전황 및 미국의 동맹국들에 대한 테러 증가를 고려할 때 한국사회의 안전은 위협받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라크 무장세력 또는 테러집단이 한국의 해외공관,지사,교민을 공격하거나 국내에 테러를 감행한다면,우리 사회는 심각한 불안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자칫 정치 경제적 침체로 연결되고 자연히 한국경제의 대외 신인도도 하락할 수 있다. 만일 추가파병에 대한 전략적 평가가 확실하지 않거나 부정적이라면 추가 파병 원칙 자체에 대한 재고에 들어가야 할 것이며,현재 파병된 한국군에 대한 철수도 고려해야 한다. 추가파병은 한·미관계의 강화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기보다는 한·미 군사동맹을 왜곡시킴으로써 중장기적으로 한·미관계에서 긴장과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단기적으로 이라크 및 아랍권의 무장세력이나 테러집단의 공격으로 한국사회가 전반적으로 침체될 가능성이 높으며,중장기적으로도 한국의 대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이라크 전황,미국의 대 이라크 정책 변화 가능성,국제사회 및 유엔의 정세 등을 고려해 추가파병 원칙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 정리 조승진기자 redtrain@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美 늘어나는 투잡스족

    하루에 두번씩 출근하는 미국인들이 적지 않다.직업이 두개인 이른바 ‘투잡스(two jobs)족’들이다.낮에는 버젓한 직장을 다니다가 밤무대를 뛴다거나 몸을 파는 거리의 여성들과는 차원이 다른 그야말로 직장 두곳을 소화하는 사람들이다.이유는 대체로 여러 가지다.자녀교육 때문에 정상적 시간대에는 직장을 다니기 어려운 독신 또는 미혼 가정을 꾸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하는 임시직 종사자들이 있다.대부분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들이다.이들은 보통 아침과 초저녁에 자녀들을 돌보고 낮과 밤에 주로 일한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경기침체의 여파로 직장 하나로는 벌어먹기 힘들게 된 사람들도 있다.경기가 나아지고 있으나 노동시장은 100% 회복되지 않았다.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인들도 ‘파트 타임’으로 여러가지 일을 한다.특히 인터넷 등의 발달로 재택근무의 여건이 조성되면서 투잡스는 점차 보편화하는 추세다. ●자녀 뒷바라지를 위한 근무시간대 조정 제니스 키넌(39)은 미 화이트칼라의 전형적 스타일인 ‘나인 투 파이브’에 속한 주부였다.체이스 맨해튼은행의 회계원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했다.금요일에는 장부 정리를 위해 오후 6시까지 일하기도 했지만 평소 오후 5시면 ‘칼 퇴근’하는 습관은 어김없었다. 그러나 2년 전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은 뒤 상황이 바뀌었다.특히 늦 결혼으로 얻은 두 자녀 모두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아이들 뒷바라지 때문에 정상적 직장생활이 불가능해졌다.남편이 있을 때는 함께 번 돈으로 보모를 둘 여유가 있었다. 지금은 형편도 어려운데다 초등학교 5학년과 2학년짜리 뒷바라지를 위한 시간을 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오전 8시 30분을 전후한 등교나 오후 3시 30분과 4시 사이의 하교시 아이들을 돌보고 과외활동을 지원하려면 ‘나인 투 파이브’로는 불가능했다.그렇다고 매일 지각하거나 조퇴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제니스는 결국 근무시간을 쪼개고 직장도 바꾸기로 결정했다. 은행의 상사가 사정을 감안,오후 1시부터 3시까지는 은행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있지만 저녁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자동차 딜러점의 야근을 전담하기로 했다. 수입은 줄고 몸은 훨씬 더 피곤해도 아이들이 학교를 오갈 때 엄마로서의 역할을 해 줄 수 있고 저녁 9시에 재운 뒤 다시 출근해도 잠자는 아이들의 입에서 불만은 터지지 않게 됐다.자정을 전후해 아이들만 집에 있는 게 큰 걱정이지만 큰 아이가 5학년으로 성정한 게 위안이 된다. 미국에서는 기혼자 가구의 비율이 50.7%로 떨어졌고 자녀를 낳아 함께 사는 가구는 전체의 25%에 불과하다.미 노동 인구의 42%가 미혼일 정도로 독신 가정이 늘면서 자기계발뿐 아니라 불가피하게 투잡스족이 되는 사람들이 흔해지는 추세다. ●궂은 일 마다하지 않는 이민자들의 행렬 미국의 대표적 패스트 푸드점인 맥도널드는 히스패닉에 완전히 점령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과거 백인 학생이나 흑인들이 파트타임으로 일했던 것과는 달리 요즘은 히스패닉계들이 패스트 푸드점 일자리를 독차지하고 있다. 시간당 7∼11달러의 낮은 임금이지만 이들에게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특히 낮에는 건설 현장에서,밤에는 음식점의 야간 점원이나 기업의 청소원으로 일하는 투잡스족의 전형적인 일자리가 되고 있다. 워싱턴 일대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계 슈퍼마켓인 ‘그랜드 마트’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브라질 출신의 제니퍼(24)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는 이곳에서,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는 21시간 영업점인 세븐 일레븐에서 일한다.제니퍼는 하루 8시간 근무하지만 새벽일이기 때문에 특별히 시간당 평균 14달러를 번다고 말한다. 히스패닉의 인구는 3880만명으로 3830만명인 흑인을 제치고 이미 미국내 두번째 인종이 됐다.히스패닉이 낙태와 피임을 금지하는 가톨릭 신자인 탓도 있지만 최근 10년 사이 이민자 수가 1000만명이 넘을 만큼 이민자 수가 크게 늘어났다. 한국계 이민자들도 예외가 아니다.그러나 히스패닉과 달리 미 정부의 복지혜택을 누리거나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기 위한 준비작업 측면이라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최근 냉동공조 자격증을 따고 사업을 시작한 브라이언 김씨는 이전부터 다니던 세븐 일레븐에서 일주일에 이틀간 새벽일을 한다.이유는 세븐 일레븐에서 제공하는 건강보험 혜택을 계속 누리기 위한 것. 파나마에서 이민 온 앤드루 로드리게스(42)는 전직 해군 출신이지만 메릴랜드 몽고메리 게이더스버그의 포토맥 피자점에서 주방보조로 일한다.낮에는 파나마 관광객들을 위한 가이드나 통역일도 하지만 1년 뒤 피자전문점을 내기 위해 일종의 ‘도제과정’을 거치고 있다.그는 처음부터 식당을 내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6개월을 목표로 주방일에 나섰지만 지금은 1년은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인한 과도기적 현상? 경기가 회복되고 있으나 노동시장은 여전히 취약성을 보이고 있다.10월 중 실업률이 9월 6.1%에서 6%로 낮아졌고 취업자 수도 한달 사이 12만 5000명이나 늘었으나 지난 2년간 발생한 실업자 300만명은 여전히 노동시장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 이들이 일자리를 얻는 것은 대부분 임시직인 서비스 업종이며 소득이 안정적이고 각종 수당과 보험 등의 혜택이 부여되는 제조업으로의 취업은 뚫지 못하고 있다.지난달 서비스 부문에서 취업자 수가 14만 3000명 늘었으나 제조업 부문에선 1만 7000명 감소한 게 이를 반영한다. 지난해 벤처기업인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서 해고당한 폴 스튜어트(32)는 지금 엉뚱한(?) 일을 하고 있다. 인터넷과 전화를 이용한 부동산 업자의 개인비서를 하면서 새벽에는 술집 바텐더로 일한다.개인비서 일은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재택근무로 하기 때문에 출근은 밤 11시에 한다. 폴은 IT산업이 좋아지면 전에 다니던 회사가 재고용하겠다고 약속했기에 지금 하는 일은 임시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두가지 일을 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적지 않고 특히 재택근무로 인해 자유시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바텐더는 많은 사람들을 사귀고 관찰할 수 있어 ‘본업’인 컴퓨터 게임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미국내 빈곤층이 2년째 증가한 게 투잡스의 확산을 부채질하는 한 요인일 가능성도 높다.미 민간경제정책연구소(EIO)에 따르면 미 근로자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5.15달러인 반면 근로자의 중간소득은 13.74달러로 조사됐다. 1973년 당시 최저임금이 5.75달러,중간소득이 12.25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근로자 소득격차가 더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1990년대와 같은 경기호황이 재현되어도 투잡스는 새로운 사회적 현상이 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일각에서는 가계소득 감소에 따른 과도기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mip@ ■늘어나는 여성 ‘투잡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에서 남녀간 임금 격차는 20년이 지나도록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미 회계감사원(GAO)이 최근 미국 성인남녀 9300명을 상대로 조사한 임금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미 여성의 임금은 남성이 받는 임금의 79.7%에 불과하다. 직장내 성 차별 등이 상당부분 사라졌음에도 1983년 이래 남성 대비 여성의 임금 비율은 큰 변화없이 줄곧 80%를 유지했다. 보고서는 여성이 임금을 적게 받는 이유를 밝혀내지는 못했으나 “가사 일을 책임지는 여성의 ‘이중적 노동’ 때문에 적게 일할 수밖에 없고 임금도 적을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인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은 연간 2147시간을 일하는 반면 여성은 1675시간을 일한다.일하지 않는 기간은 남성이 1주일,여성은 3주나 됐다. 또한 풀 타임으로 일하는 비율은 남성이 10명 중 9명(90%)이나 여성은 3명 중 2명(66%) 꼴이다. 자녀를 가진 남성의 경우 임금이 남성 평균보다 2% 높았으나 여성이 자녀를 가졌을 경우에는 임금이 여성 평균보다 2.5% 낮아 남녀간 비대칭적 구조를 보였다. 회계감사원에 연구를 의뢰한 민주당의 캐롤라인 맬로니 하원의원은 “지금은 1983년과 크게 다르지만 임금격차는 변한 게 없다.”며 “기본적으로 남성들은 남성이기 때문에 보너스 등의 임금을 더 받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도 “남성이 주요 노동력으로 일했던 시대에 만들어진 노동정책과 관행 등이 지금껏 계속되고 있다.”며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고 있으나 가정과 자녀교육을 동시에 맡는 여성들에게는 불리한 점이 많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여성들이 풀타임 직업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점차 파트타임을 찾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투잡스를 갖게 하는 또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부안사태 / “주민투표만이 최선책 아니다”

    부안사태 해결을 위해 거론중인 주민투표 실시안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정부는 5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부안 핵폐기장 반대 시위와 관련,반대측이 ‘연내 주민투표 안’을 들고 나오자 질서회복 등을 전제로 시기,방법,절차 등이 합의되면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주민투표에 의한 문제해결은 그러나 ‘득’보다는 ‘실’이 많아 국가적 차원에서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우선 주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한 관계 법령이 없다.주민투표법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시기에 정부와 반대측이 합의한다 할지라도 초법적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셈이 된다.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주민투표는 그 효력도 문제다.찬반 양측이 원하지 않는 투표결과에 불복해도 제지할 방법이 현실적으론 없기 때문이다. 자치단체에서 조례를 제정해 실시하는 방안도 위헌이다.실제로 인천시 부평구의회가 미군부대 철수와 관련한 주민투표실시조례를 제정했지만 헌법재판소에서 위헌결정이 내려진 적이 있다.특히 국가 에너지정책을 좌우하는 중대사안을 군 단위 자치단체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앞으로 국책사업에 주민 갈등이 발생할 경우,모두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부담도 안아야 한다.정부가 정식 공모절차를 거쳐 합법적으로 추진했던 원전센터 사업이 주민들의 폭력시위에 굴복했다는 비난도 면키 어렵다.무엇보다도 원전센터는 전국 어느 곳에서도 다시 추진하기 어렵게 된다.신뢰를 잃은 정부는 어떤 국책사업을 추진하더라도 자치단체장으로부터 협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민투표 실시 이후 부작용도 엄청나게 크다.반대쪽으로 결과가 나오면 정부와 부안군은 치명상을 입는다.찬성으로 결론이 나도 반대측 주민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게 된다. 현 상태로는 부안지역의 반대여론이 80%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주민투표 실시는 정부가 원전센터사업에서 발을 빼기 위한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정치 플러스 / “이라크서 반대땐 파병 재고해야”

    국회 국방위원장인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은 24일 이라크 추가파병과 관련,“이라크 임시통치기구가 강력하게 반대한다면 우리도 당연히 파병을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정부로서는 미국과의 폭넓은 이해관계 때문에 입장을 쉽게 바꿀 수 없겠지만 국회는 입장이 다를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위원장은 또 국회 이라크조사단 투숙호텔 피격사건에 대해 “한국 대표단을 고의로 공격했다면 파병을 하는 국회 동의절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사태를 세세하게 분석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정상영회장 “내 상대는 김문희씨”/현대경영권 장악 완급 조절 ‘현대가·非현대가’갈등 강조

    금강고려화학(KCC)이 현대그룹 경영권 장악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완급 조절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이 현대엘리베이터 일부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고 처분명령까지 검토하면서 여론이 KCC측에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KCC는 우선 경영권 분쟁 대상을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이 아닌 김문희(고 정몽헌 회장 장모)여사로 국한시켰다. 정상영 명예회장은 지난 22일 정인영 한라그룹 전 명예회장의 부인인 김월계씨의 장례식 직후 “이번 경영권 분쟁 사태는 김문희씨와 풀어야 할 문제”라며 “김 여사는 일단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바로 현 회장에게 넘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그 다음에 김 여사와 대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일련의 나의 행동은) 정씨 가문의 가풍을 제대로 지키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현 회장에 대해서는 현대가의 일원임을 강조했다.정 명예회장은 “그 아이(현 회장)는 우리 며느리로 그 아이랑 싸울 생각이 전혀 없으며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내가 감싸줘야 한다.”고말했다. 정 명예회장의 발언은 현대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현대가’와 ‘비(非)현대가’간의 대립 구도로 끌고가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대북사업에 대한 입장 변화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그렇지 않아도 여론의 비난이 비등한데 대북사업 포기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고주석 KCC사장은 “(대북사업에) 이미 많은 비용이 투입된데다 비용 투자는 마무리됐기 때문에 앞으로 왜 이익이 안 나겠느냐.”면서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익을 추구해야 하지만 대북사업이 이익이 안 난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꼭 이익개념과 결부시킬 사안도 아니다.”며 당초 대북사업 재고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한편 정 명예회장과 현 회장은 지난 22일 장례식에 참석했지만 서로 얼굴을 마주치지 않았다.다만 정 명예회장이 장지로 떠날 때 현 회장이 목례로 인사를 대신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이라크 美軍 증강 가능성/부시 기자회견서 시사

    이라크에서 연일 테러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영국을 방문 중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라크 주둔 미군의 증강 가능성을 내비쳤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라크에서의 안보 요구와 이라크 안정을 위해 필요한 군인의 규모를 맞춰야 한다.”고 말해 최근 발표된 이라크 주둔 미군 감축 계획을 재고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미 국방부는 앞서 현재 13만명인 이라크 주둔 미군을 내년 5월까지 10만 5000명으로 낮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부시 대통령은 물론 직접적인 감축을 언급하지 않았다.하지만 이라크 정정 불안이 계속되는데도 내년 미·영 연합군 병력을 귀환시키는 게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내년에 병력을 귀환시킬 예정이라고 내가 말했던가?”라고 반문,묘한 뉘앙스를 풍겼다.이어 “이라크에서 우리는 병력을 줄이거나 늘릴 수도, 또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도 있다.”며 “이라크 안정에 필요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이 “우리가 (이라크에서)하는 일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일 뿐 병력 증강을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국방부와 군 관계자들도 부시 대통령 발언 직후 이미 발표한 병력 교체안과 관련 어떤 중대한 변화도 없다고 못박았다.이와 관련,이라크 주둔 미군은 최근 바그다드 일대에서 벌이고 있는 전후 최대 규모 공격,이른바 ‘쇠망치 작전(Iron Hammer)’으로 테러 공격이 눈에 띄게 줄어 추가 병력 투입이 필요없다고 주장했다.미군 제1 기갑사단의 마틴 뎀프시 사령관은 “현재는 정보 싸움이며 충분한 군인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상숙기자 alex@
  • KCC, 신주발행 가처분신청/엘리베이터 임원 직무정지 신청 준비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현대그룹의 현대엘리베이터 1000만주 유상증자안에 대해 KCC(금강고려화학)가 20일 수원지법 여주지원에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KCC는 이어 이번주중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이사진에 대한 직무정지가처분 신청도 낼 방침이다.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이 법정으로 옮겨간 것이다.법원의 판결여하에 따라서는 분쟁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가 ▲증권거래법과 회사정관 위배 유무 ▲지배구조의 변화를 꾀했는 지 ▲주주의 이익을 침했는 지 여부가 3대 쟁점이다.법원이 이 부분을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 법조계에서는 현대그룹이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통해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을 빼버려 꼬투리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영 KCC명예회장은 20일 금강산 사업과 관련,김윤규 사장과 협의를 하겠다며 당초 ‘수익이 나지 않으면 재고하겠다’던 입장을 번복했다. ●증권거래법과 회사정관 위배 유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다.KCC는신기술 개발이나 재무구조 개선시에만 신주를 발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들 두가지 이유 외에도 경영상의 이유가 있을 경우 신주를 발행할 수 있도록 정관에 규정돼 있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현대엘리베이터는 또 신주발행 목적에 신기술 개발항목도 넣었다. ●주주이익 침해여부 KCC의 가처분 신청의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주주이익의 침해여부다.KCC는 이를 이유로 이사진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도 낼 예정이어서 중요한 항목이다.유상증자를 실시하면 주식의 가치가 분산돼 주가가 떨어지고 이는 곧 주주의 이익을 침해한다는게 이 가처분 신청의 골자다. 그러나 현대엘리베이터는 다르게 해석한다.유상증자 이후에 28%를 무상증자해 지분율에 따라 기존주주에게 배정하는 만큼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주주는 큰 손해가 없다는 것이다.법원의 판단이 쉽지 않은 대목이다. ●지배구조 변화 의도했나 외견상 지배구조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현대그룹은 당초 실권주 발생시 이를 제 3세력에게 배정한다는 방침을 변경,19일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방식을 바꿨다.이렇게 되면 대주주의 지분율 순위에는 변화가 없다.그런만큼 지배구조의 변경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그러나 내용적으로는 우리사주에 배정하는 20%는 대부분 기존 경영진의 우호지분으로 간주된다.하지만 법률적으로는 하자가 없어 법원도 판단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사설] 금강산 관광 5돌 앞이 안 보인다

    민족의 화해와 번영이라는 원대한 꿈을 안고 출발한 금강산 관광사업이 어제로 다섯 돌을 맞았다.금강산 관광사업은 그동안 남측에서 57만여 명이 해로와 육로를 통해 북한 땅을 밟음으로써 남북교류 협력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지만 앞날은 불투명하기만 하다.가뜩이나 누적된 적자와 남북교류협력기금 지원 유보 등으로 상황이 어려운 데다,정몽헌 회장의 죽음 이후 불거지기 시작한 현대그룹의 경영권 분쟁 와중에서 자칫 금강산 사업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는 형국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어두운 징조는 현대그룹의 사실상 인수자로 부각된 금강고려화학(KCC) 측의 발언에서 시작됐다.수익성 여부에 따라 금강산 사업을 포함한 대북사업을 재고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현대 측은 ‘국민주 공모’라는 비책을 통해 경영권을 지키고 창업주의 유지를 이어가겠다고 선언했으나 성사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이윤창출을 목적으로 한 기업이 수익성에 근거해 사업의 진퇴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금강산 사업도 예외일 수 없다는 데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가고 있다고 본다. 다만 금강산 사업은 북한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중요한 남북경협 사업이면서 이산가족 면회소 설립계획도 수립돼 있는 등 민족 화해 및 교류 사업의 장이란 점에서 충분하고 다각적인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서해교전 상황에서도 남북을 잇고 있었던 것이 금강산 사업이다.현대와 KCC는 경영권 다툼에 보내는 국민의 우려를 읽어야 한다.금강산 사업의 근간을 훼손해선 안된다.정부와 북한 당국도 사태를 심각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경제성을 지원할 과감한 정책 전환을 촉구한다.
  • 이런 책 어때요/ 유다

    카트린 슐라르 등 지음 / 박아르마 옮김 이룸 펴냄 허구 속의 유다는 완벽한 주인공이다.예술가들은 저마다의 믿음과 환상에 따라 그를 그렸다.유다가 문학에 처음 등장했을 때 그는 유대인 배척주의의 대상으로 악마시됐다.보들레르는 빅토르 위고에 헌정한 시집 ‘악의 꽃’중 한 편인 ‘일곱 노인’에서 유다를 “불구인 네발 짐승 혹은 세발 달린 유대인”이라고 묘사했다.마틴 스코시즈의 영화 ‘그리스도의 마지막 유혹’에서 유다는 은총과 배신의 역설적인 상징이다.그러나 이 책은 유다에 대한 ‘배신의 신화’는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유다가 없다면 예수도, 십자가도, 부활도 없다는 것이다.1만 2000원.
  • 벼랑에 몰린 대북사업

    18일로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지 5주년을 맞았다.그동안 서해교전이나 대북송금 파문,정몽헌 현대회장의 사망 등 각종 돌발변수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대북사업은 끌질기게 이어져 왔다. 그러나 금강고려화학(KCC)이 현대그룹의 대주주가 된 뒤 ‘대북사업도 수익이 나지 않으면 재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히면서 전도가 불투명해지고 있다.자칫하면 남북경협의 상징이 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조성사업 등 대북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아산은 일단 KCC의 정확한 의도가 드러나지 않은 만큼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또 18∼20일 2박3일동안 펼쳐지는 기념식도 당초 계획대로 치를 방침이다. 그러나 KCC의 발언이 몰고올 파장은 만만치 않다.현대그룹이 위상이 추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관여하고 있는 것과 손을 뗀 것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또 북측과 맺은 7대 경협 등의 주체가 애매해질 수도 있다. 정부도 고민이다.사기업이 추진했지만 대북사업은 국가 사업적인 성격이 강한 탓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민과 북한측을 압박해무엇을 얻어내겠다는 것인지,진짜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일단 지켜봐야겠다.”면서 “그러나 KCC가 대주주가 됐다고 해서 남북간 합의를 함부로 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아산측은 “충격적이지만 지금까지 대북사업은 현대아산 주도로 추진해 왔다.”면서 “최악의 경우 관광공사나 다른 민간기업들과 제휴해 사업을 지속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 투기지역 53곳포함 기준시가 내주 상향/시가의 90% 안넘게

    정부는 이달중 재고시할 전국 93만 가구의 아파트 기준시가를 시가 대비 최고 90% 수준에서 정하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또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서울 강남지역을 포함한 전국 53개 주택투기지역은 기준시가 상향 조정 대상에 모두 포함시키기로 방침을 정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17일 “최근 아파트값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기준시가는 시가의 최고 90%를 넘지 않는 선에서 결정할 것”이라면서 “다음주중 기준시가를 고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1000명을 표본조사하는 여론조사도 오차 범위가 ±5%는 된다.”면서 “100만여가구에 달하는 기준시가 조정 대상 아파트의 경우 기준시가를 일일이 현장조사를 통해 조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나 개별 아파트에 따라 시가에 오차가 생길 수 있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준시가가 시가의 91∼94%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도 있느냐는 물음에 “기준시가 수준 결정은 대학 수능시험이 아니다.”고 말해 그 가능성을일축했다.국세청은 다음주중 기준시가를 상향 조정해 발표하고,그 다음날부터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오는 25일,늦어도 29일부터는 기준시가가 오르며,양도소득세 부담도 커진다. 오승호기자 osh@
  • “맛좋은 밥 먹기 힘들다”/1등급 20~30% 줄어… 내년 쌀수급엔 지장없어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10% 가까이 대폭 감소한 것은 유례없는 궂은 날씨에다 정부의 쌀 감산 정책이 공교롭게도 맞물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쌀이 남아돌아 과잉 재고를 우려하던 소리가 올해에는 쑥 들어갔다.1980년이후 최악의 쌀 생산 기록은 무엇보다 궂은 날씨의 결과였다.여름 내내 비가 와 일조량이 부족했던데다 태풍까지 덮쳐 쌀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단위면적(10a)당 6.4%(30㎏)가 줄었다.여기에다 쌀 재고를 줄이기 위한 감산 정책인 ‘쌀 생산조정제’가 지난해부터 시행돼 올해 경지면적이 지난해보다 3.5%(3만 7000㏊)줄어든 것도 쌀 생산 부족 사태를 가져왔다. 쌀 재고분은 10월말 기준으로 842만섬이며 세계무역기구(WTO)규정에 따른 의무 쌀 수입량(최소시장접근물량·MMA)은 143만섬이다.이를 올 생산분과 합치면 공급량은 4076만섬으로 내년도 소비량 3374만섬보다 702만섬이 많아 수급에는 일단 지장이 없다는 게 농림부의 입장이다. 전체 수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무엇보다 올해 흉년으로 고급 쌀이 부족해졌다.올 강원지역의 추곡수매결과,1등급 비율이 예년보다 20∼30% 감소했다.더욱이 재고미의 경우 까다로운 소비자의 입맛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따라서 밥맛좋은 쌀의 공급부족으로 값이 오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재고쌀이 줄어든 만큼 대북 쌀 지원량은 작년과 올해 수준인 278만섬은 유지하기 힘들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이와 관련,정부내에서 의견 조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농민단체총연맹은 지난 9월 “경지면적이 올해보다 더 감축되는 내년에도 뜻밖의 재해가 또 닥치면 사상초유의 쌀 부족사태를 빚을 것”이라면서 생산조정제의 재검토를 주장했다. 그러나 쌀을 덜 먹는 쪽으로 국민들의 식생활이 바뀌는 추세에서 올해의 이례적인 흉년 때문에 생산조정제를 철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쌀재고가 넉넉지 않을 경우 내년에 정부가 WTO와 벌일 쌀 개방에 관한 재협상에서 우리 입장이 불리해질 전망이다.내년 쌀 수확량이 그래서 주목된다. 김경운기자 kkwoon@
  • KCC, 현대 계열사 편입

    KCC(금강고려화학)가 현대그룹을 지원의 차원을 넘어 사실상 계열사로 편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 등 현대그룹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히 반발,양측간 충돌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24면 현대상선이 추진해온 대북사업은 이익이 나지 않으면 포기할 수 있다고 밝혀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KCC 정종순 부회장은 14일 서울 서초동 KCC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한BNP파리바 투신운용의 사모펀드가 매입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12.82%)은 정상영 명예회장이 단독으로 사들인 것”이라며 “이로써 KCC에 우호적인 범(汎) 현대가(家)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총 44.39%”라고 밝혔다.이어 “현대중공업 등 다른 현대사까지 포함하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50%를 웃돈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앞으로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은 재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KCC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입은 외부의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현대그룹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조치”라면서 “현대그룹이 재도약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경영권을 보호하고 경영을 일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대그룹 관계자는 “적대적 M&A를 막기 위한 지분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냐.”면서 “KCC로 계열편입을 시키면 현대그룹이 존재하지 않게 되는데 무슨 발전을 꾀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현대그룹은 이르면 15일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KCC의 의도가 완전히 드러난만큼 이제는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이다.KCC의 현대그룹 편입에 대한 ‘명분’ 논란도 일고 있다.정 명예회장이 경영권 방어라는 당초 입장을 번복한 셈이어서 ‘삼촌이 조카 그룹을 빼앗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KCC는 ‘지원군’이 아닌 ‘점령군’이었다는 것이다. 정 명예회장은 정몽헌 회장 사후 지분매입과 관련,“현대그룹을 지키기 위한 것일 뿐 경영권에는 관여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그러나 뒤로는 실명을 활용하지 않고 사모펀드 등을 통해 익명으로 사들였다. 일각에서는 정 명예회장측이 ‘장자일가’의 그룹 경영권 승계에 제동을 건 것을 두고 그를 ‘수양대군’에 비유하기도 한다.또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계승한다면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위업 중 하나인 대북사업의 정리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논란이 일고 있다. KCC측은 그러나 “그룹을 누가 더 잘 이끌어 갈 수 있느냐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정 명예회장은 ‘수양대군’이 아닌 ‘세조’라는 관점에서 평가돼야 한다.”고 강변했다. 김성곤 김경두기자 sunggone@
  • “술빚기 18년째 매달려 전통주 맥 이어가야죠”박록담 한국전통주연구소 소장

    우리 전통주는 술 빚는 방법이 대략적으로나마 전해오는 것이 600여가지다.이 가운데 3분의 2가 넘는 420여가지를 직접 재현한 이가 있다. 박록담(朴碌潭·본명 德焄·45)한국전통주연구소장은 우리 술 재현에 18년째 빠져 있다.서울 은평구 지하철 녹번역 근처의 전통주연구소는 입구부터 술익는 구수한 냄새로 코끝이 간질간질하다. ●우리술 420여가지 재현 그의 ‘술방’엔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술독과 500여개의 보관용 작은 술병들,소줏고리(증류기)·용수(술거르는 대바구니)·주합(나들이용 술과 안주통) 등 양조 도구들이 빼곡하다. 우리 술은 이름만 들어도 감흥이 인다.눈꽃이 핀 듯한 백화주(白花酒),연꽃 향기가 은근한 하향주(荷香酒),매실 향에 톡쏘는 맛의 호산춘(壺山春)….지난 1986년 이후 그가 재현한 술이다.“제대로 빚어졌는지는 우리 술의 이름으로 대개 알 수 있지요.”그가 지금까지 빚은 술을 쌀로 환산하면 6t이 넘는다. 이렇듯 그가 우리 술에 빠진 데는 순전히 효심 때문이다.“84년 취직한 이후 술 욕심이 많았던 아버지께 술을 자주 사다드렸지요.하지만 과음한 다음날 숙취에 시달리는 것을 보고 건강을 해치지 않는 술을 찾다가 그만 전통주에 빠졌지요.” 그는 주량이 양주 한병에 이르는 부친(65)을 위해 건강에 좋은 술을 찾아나섰다.당시 실낱같이 이어지던 밀주를 사드렸더니 “술이 참 좋다.어디서 난 것이냐.”며 관심을 보였다.이에 신이 난 그는 우리 술을 찾아 전국을 헤매는 탐주여행을 시작했다. 시골의 할머니들에게 ‘술을 빚어달라.’고 쌀을 미리 보내기도 했고,누룩을 빚고 고두밥을 찌면서 할머니들과 며칠씩 보냈다.그래서 ‘미친놈’이란 소리도 들었고 오해도 많이 받았다.“‘우리 집안 대대로 내려오면서 빚는 술인데 내가 죽고 나면 이 아까운 것을 누가 이을까.’하는 것이 당시 할머니들의 공통된 푸념이었습니다.” “사라지는 우리 술을 보존하기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는 술 빚는 법을 배우기로 했다.대학 졸업 이후 2년째 다니던 서울청소년지도육성회도 그만뒀다. ●좋은 전통주는 상품화해야 그가 술을 빚는 데는 타고난 구석이 좀 있었던듯 보였다.무안 박씨 해남파 37대 종손인 그의 집 가양주(家釀酒)는 좁쌀소주.어려서부터 할머니와 어머니가 술빚는 것을 봐왔기 때문이다. 그가 혼자서 빚은 최초 술은 석탄주(惜呑酒).떡을 만들어 술 빚는 방법을 적은 ‘주방문(酒方文)’은 전해 오지만 술은 이미 실전됐다.발효와 숙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6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7번째 성공했다.사과 향기가 감도는 향은 이름 그대로 ‘삼키기가 아까웠다.’당시 촬영차 왔던 모방송 스태프진이 술을 더 달라고 간청해왔다. 이어 동정춘(洞廷春)을 빚었다.개떡으로 밑술을 만드는 동정춘은 물을 전혀 쓰지 않는 것이 특징.물이 없는 탓에 고두밥이 바짝 말라버리는 바람에 서너번 허탕 끝에 ‘조청 빛깔에 자두꽃 향이 나는’ 술을 완성했다.“쌀 1말을 쓰면 청주가 1되 반(2.7ℓ) 정도 나오는 귀한 술이지요.” 하지만 맛과 향이 좋은 전통주가 제대로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포도주 감별사(소믈리에)에다 일본술 사케 감별사까지 활개치면서 우리 술이 서양에서 들어온 위스키나 포도주보다 저급한 술로 치부되는 게 현실이다. 또 주세법의 규정과 제약도 전통주의 대중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집에서 우리 술을 빚어 마시는 것은 되지만 시장이나 음식점에서 파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지요.좋은 전통주의 상품화를 허용해야 합니다.”그리고 완성된 술의 품질에 대해 검사를 하고,세금을 부과하면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과거,우리 술은 차례와 제사를 위해 집집마다 빚던 가양주가 대부분이었다.하지만 1907년 조선통감부의 주세령에 의해 가양주가 금지됐고,밀주 단속이 거셌다.때문에 당시엔 이웃간에 ‘술있느냐.’는 말 대신 ‘호랭이(호랑이) 있느냐’,‘벽 있느냐’는 등의 은어가 쓰였다고 한다. 이후 쌀의 재고량이 넘쳐난 1987년에서야 비로소 양곡관리법의 규제가 풀렸고,자가양조가 가능하게 됐다.80년 동안 계속된 규제 탓에 전통주의 맥이 서서히 끊어졌고,공장에서 획일적으로 만든 막걸리나 동동주처럼 우리 술은 맛과 향이 좋지 않고 숙취가 남는 술로 인식됐다.그러나 경주 교동법주,안동소주,서울 삼해주처럼 당국의 단속을 피해 제조된 밀주들은 그런 편견을 이겨냈다. ●전통주 전문학교 세우는게 꿈 시중에 나오는 우리 술은 150여가지에 이른다.그도 한때 우리 술의 상업화를 시도했다.하지만 양조법을 전수받고는 사라져버리는 사기와 배신을 몇차례 당했다.“결혼 이후 외식 한번 못한” 그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운영되는 연구소와 탐주 탓에 가정 불화도 잦았다.술에 넌더리를 칠법도 하지만 그의 우리 술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지금도 술빚는 도구들이 보이는 대로 사 모으고 있다.“전통 도구들이 사라지는 게 아깝잖아요.다음에 술 박물관이라도 생기면 기증할 생각에….” 술독에 빠져 사는 인생이지만 그는 정작 술을 못한다.주량은 소주 서너잔.“맛 본 술을 모두 뱉어버립니다.좋은 술만 맛보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술을 맛보는 경우도 많지요.”그의 코끝은 늘 조금 빨갛다.지난 2000년 3월 설립된 전통주연구소의 수강생들이 붙여준 별명은 ‘빨강코’다. 전통주 전문학교를 세우는 것이 그의 꿈이란다.“술빚는 이론과 실습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전문가를 육성하자는 것이지요.정부가 우리 술에 신경을 써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주(銘酒)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 터키, 이라크파병 철회 결정/터키통신 정부소식통 인용 보도 “외무장관, 美국무와 통화서 전달”

    |앙카라 연합|터키가 이라크에 병력을 파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터키의 아나톨리아 통신이 7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이라크 지도부가 파병에 대해 강력히 반대함에 따라 터키가 파병 계획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터키의 한 고위 관리는 AP통신과의 회견에서 “터키 정부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의회가 이라크에 파병을 승인했음에도 불구하고,파병을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정부는 이 결정을 이날 압둘라 굴 외무장관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간 전화를 통해 미국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세인 디리오즈 터키 외무부 대변인은 굴 장관이 파월 장관에게 “이라크에 파병하기로 한 우리 정부의 결정을 재고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양국 장관은 양국이 계속 이라크 국민과 협력하고,이라크의 안정화와 재건을 위해 터키가 핵심적 역할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해 터키측이 향후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은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터키 의회는 지난 7일 미국의 요청으로 터키 정부가 제출한 자국군의 이라크 파병 동의안을 승인했었다. 그러나 터키는 이후 이라크 내에서 저항세력의 테러로 연합군 희생자가 늘어나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이에 따라 국내 여론도 부정적으로 흐르자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로부터 초청을 받지 않을 경우 이라크에 파병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보적인 자세로 돌아선 바 있다.
  • 학교 ‘하향지원’ 비상 학원 ‘재수문의’ 빗발

    2004학년도 수능 시험 성적 가채점 결과 재학생이 재수생에 비해 점수가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자 7일 일선 고교에서는 하향지원을 유도하는 등 진학지도에 비상이 걸렸다.진학 담당교사는 다른 학교 담당교사와 정보를 교류하는 등 바쁜 모습을 보였다. ●하향지원 유도 경향 뚜렷 대다수 일선 고교의 진학 담당교사는 상위권 학생의 성적이 더많이 떨어져 중상위권층과 점수 밀도가 촘촘해짐에 따라 하향지원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서울 단대부고 유수열(55) 진학부장은 “가채점 결과 370점 이상 최상위권 학생의 수가 지난 9월 모의고사때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고 평균 20점씩 떨어졌다.”면서 “내년에는 수능 체제가 바뀌기 때문에 재수를 피해 하향지원을 유도할 수밖에 없다.”고 난감해 했다.미림여고 김대호(54) 연구부장도 “평소 의대나 사범대를 희망하던 상위권 학생의 점수가 많이 떨어져 재수생과의 경쟁에서 크게 밀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낮게 나온 점수에 맞춰 진학지도를 하겠지만 학교·학과 선택에 크게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걱정했다.일부 지역에서는 조금이나마 정확하게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학교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진학지도를 펴고 있다.서울 양재고는 이웃 개포고·서울고 등과 가채점 성적을 주고 받고 있다.양재고 이준순 교감은 “진학지도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급한 대로 옆 학교의 학생 성적과 비교해 진학지도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시합격생도 불안,“재수도 불사” 수시 2학기에 이미 지원한 상위권 재학생은 재수생에 밀려 수능 등급이 최저학력기준에 미달될까 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평소보다 50점 이상 떨어진 304점이 나왔다는 광양고 안영환(18·자연계)군은 “서울시립대 수시2학기에 응시했는데 재수생 강세라 최소등급인 3등급 안에 들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면서 “내년에 수능체제가 바뀌지만 재수할 각오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창덕여고 3학년 정지현(18·인문계)양도 “평소 모의고사보다 30점이 올랐지만 비슷한 점수대의 재수생은 성적이 더 많이 올랐기 때문에 재수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시학원·인터넷 수능 사이트 상담 폭주 입시 학원·입학 컨설팅 업체에는 ‘수능 점수 폭락’을 하소연하는 고3학생과 학부모의 전화가 하루종일 빗발쳤다.입시 컨설팅 업체인 씨스쿨의 김형준(39) 기획실장은 “가채점 결과 예상보다 점수가 적게 나온 고3학생의 문의 전화가 하루에 4000통 이상 오고 있다.”면서 “내년에 재수를 하면 성공할 수 있을지 묻는 문의 전화도 날마다 300여통씩 걸려온다.”고 말했다.서울 종로학원 입시평가연구실 관계자는 “고교 1,2학년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일찍 재수 학원에서 수능 준비를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문의 전화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다음 포털사이트 수능연구모임(cafe.daum.net/sunungOK) 등 입시전문 카페 등에도 하루 500건 이상 고3학생의 하소연이 올라오고 있다.‘우울’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고3수험생은 카페 게시판에 “모의고사보다 50점 이상 떨어진 306점을 맞았다.”면서 “일단 대학에 입학한 뒤 입시를 준비해야 할지,처음부터 수능을 다시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아이디 ‘따가지’는 “과학 탐구에서 절반도 못 맞아 수능 3등급도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영표 이두걸 이유종기자 tom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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