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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식 사들였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7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2조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본의 경제보복이 시작된 지난달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 3372억원, SK하이닉스 주식을 6601억원어치 각각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지난달 31일 기준 58.01%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 4조 8645억원, SK하이닉스 1조 4741억원 등 두 회사 주식만 6조 3386억원을 순매수했다. 일본이 국내 반도체 산업을 정조준해 수출 규제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투자 심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두 회사의 주가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이후 SK하이닉스 주가는 9.50%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4.36%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6.22%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 올 들어 SK하이닉스 주가는 25.79% 올랐고 삼성전자도 16.15% 상승했다. 두 종목의 비중이 절대적인 전기·전자 업종 지수는 올해 14.37% 올라 코스피의 22개 업종 지수 중 의료정밀(19.7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연일 사들이는 것은 재고가 줄면서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골라잡는 핀셋 규제, 분양가 상한제 해법 되나

    골라잡는 핀셋 규제, 분양가 상한제 해법 되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에 대한 정책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집값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주택 공급 부족을 비롯해 부작용도 만만찮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을 비롯해 투기 과열 우려 지역에만 상한제를 도입하는 ‘핀셋 규제’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분양가 상한제는 아파트 분양가를 감정평가된 택지비와 정부가 연 2회 고시하는 표준건축비에 건설사 이윤을 합한 금액 이하로 책정하도록 하는 제도다. 과도한 분양가 상승을 막아 집값 안정을 이루겠다는 일종의 가격 규제책이다. 이를 통해 아파트 분양가가 20% 이상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분양가 규제의 역사는 4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는 1977년 중동에서 벌어들인 ‘오일 달러’가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돼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자 ‘분양 상한가’라는 이름으로 주택 규모나 원가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분양가를 통제했다. 그러나 노태우 정부의 주택 200만 가구 공급 정책과 건설업계의 요구가 맞물려 1989년부터 택지비와 건축비 등을 시장가격으로 반영하는 ‘원가 연동제’로 통제 방식을 바꿨다. 1997년 외환위기를 전후해 건설 경기가 침체되자 김대중 정부는 1999년 국민주택기금 지원 아파트 외에는 분양가를 전면 자율화했다. 2000년대 초반 주택경기 회복과 함께 분양가가 급등하기 시작하자 노무현 정부는 2005년 3월 공공택지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를 다시 도입했다. 2007년 9월부터는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로도 확대했다. 이명박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분양가 상한제의 전면 폐지를 추진했지만 분양가 급등을 우려하는 여론에 밀려 제도가 유지됐다. 2015년 박근혜 정부가 민간택지의 경우 특정 요건에 맞는 지역에만 적용하도록 요건을 완화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분양가 상한제가 당장의 집값 안정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분양가가 종전보다 낮아져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개발 이익이 줄고 이득을 얻으려는 투자 수요가 감소해 집값이 낮아질 것이라는 논리다. 또 상한제 시행으로 분양가가 하락하면 높은 분양가 때문에 주변의 기존 주택 가격이 덩달아 오르는 효과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가점이 높은 무주택자에겐 분양가 상한제가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다. ●서울 주택 매매가 年1.1%P 추가 하락 전망 국토연구원은 지난달 29일 서울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 도입하면 상대적으로 규제의 영향을 덜 받는 재건축 일부 단지와 재개발 단지에 대한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서울 주택 매매 가격이 연 1.1% 포인트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최근 부동산뱅크와 KB부동산 자료를 바탕으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주요 아파트의 가격 변화를 분석한 결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 2007년 시세는 3.3㎡(1평)당 3140만원에서 2009년 2869만원으로 떨어졌고 이후 3000만원대를 유지하다 2014년 2704만원으로 또 떨어졌다. 2008년 4억 8084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중간값은 2009년 5억 1177만원으로 올랐고 2014년에는 4억 7900만원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분양가 상한제가 무력화되고 난 뒤 2016년 5억 9800만원, 지난해 8억 4500만원으로 상승했다는 점에서 경실련은 분양가 상한제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신규 공급이 줄면서 더 큰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분양가 상한제는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원 부담을 가중시키고 건설사 수익을 떨어뜨린다. 이에 따라 신규 주택 공급이 줄고 이미 입주를 마친 새 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주도하면서 집값이 폭등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4일 “분양가를 초기에 낮추는 효과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재고 주택 가격까지 안정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시간이 지나면 시장 시세에 맞춰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06년 3만 350여가구였던 서울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2007년 5만여가구로 급증했다. 상한제 실시 이후 2008년 2만 1900여가구, 2009년 2만 6600여가구로 줄어든 뒤 2010년 5만 1300여가구로 다시 늘었다. 이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에 따른 공급 감소론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나온다. 2008~2009년 인허가 물량의 감소 폭이 커진 것은 2007년 유례없는 인허가 물량 급증에 따른 기저 효과이며 상한제보다는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인허가 물량이 증가한 것은 당시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이 위축되면서 감소된 물량을 보금자리주택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으로 상쇄했기 때문이라는 반론도 있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주택 준공 실적이 62만 7000가구로 크게 늘었고 최근 3년간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도 장기 평균치를 웃돌아 당분간 준공 물량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3기 신도시 개발 등을 통해 수도권 내에서 주택 30만 가구 공급을 병행하는 만큼 공급은 문제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건설사의 수익성이 담보돼야 하고 공사비에서 차지하는 토지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에서 실제 상한제를 시행해도 분양가가 20% 이상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현금 부자만 더 혜택 얻게 될 것”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로 혜택을 보는 분양자는 극소수라는 점에서 ‘로또 청약’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청약시장이 무주택자 위주로 개편됐다고 해도 인기 지역 청약경쟁률은 여전히 높다. 서울 강남권의 경우 주변 시세의 70~80%로 공급한다고 해도 현금이 10억원 이상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금 부자만 더 혜택을 얻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세 시장이 들썩일 우려도 있다. 수요자는 조금만 기다리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당장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로 눈을 돌리고, 수요가 늘면서 전세 가격도 불안정해질 가능성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3% 올라 5주 연속 상승세다. 분양가 상한제로 집값이 더 낮아진다는 기대 심리가 작용하면서 당장 매매 대신 전세로 대기하려는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현시점에서 분양가 규제 없이는 부풀 대로 부푼 집값의 거품을 거둬 낼 수단이 마땅치 않다. 매년 공급되는 주택물량 중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공공주택이 30%도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시내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확실한 카드가 재건축·재개발밖에 없는 상황에서 광범위한 상한제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재 집값이 불안한 것은 주택물량이 적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에 선호도 높은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상한제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위축되면 물량 축소로 시장 가격이 왜곡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시행하는 상한제는 전국 단위의 광범위한 시행 대신 서울 강남 등 집값 과열 우려 지역에 한해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현행 주택법 시행령상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려면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해야 하며 3개월 동안 주택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 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0%대인 현 상황에서는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 이 때문에 이 기준을 물가상승률의 1~1.5배로 완화하고 주택거래량 기준을 낮추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청약 과열과 과도한 시세 차익 등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현재 3~4년간 적용되는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주택 전매제한 기간을 5~7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분양가격을 낮추는 대신에 상당 기간 주택을 매매할 수 없도록 해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주택채권입찰제 도입 가능성도 이와 함께 주택채권입찰제가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 2006년 처음 도입된 채권입찰제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주택을 분양받을 때 인근 단지와 과도한 시세 차익을 줄이기 위해 분양받는 사람에게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하게 하고 매입액을 많이 써낸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분양권을 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무주택자의 당첨이 어려워진다는 단점이 있어 고민되는 대목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채권입찰제를 시행할 경우 국고로 환수된 채권 매입액을 정부가 서민 임대 주택을 늘리는 데 사용하는 등 다양한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전자·반도체, 日 소재 수출 불허해도 9월까지 이의 제기 못해

    전자·반도체, 日 소재 수출 불허해도 9월까지 이의 제기 못해

    수출 제한·금지 여부 10월 초 파악 가능 반도체 생산량 조절… 업황 개선 가능성 화학분야 한일 합작투자 많아 日도 부담 자동차·철강은 국산화율 높아 피해 적어지난달 말까지 2분기(4~6월) 실적을 공시한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총합이 지난해 2분기에 비해 38.9% 감소했다고 FN가이드가 집계했다. 3분기 경영환경은 더 악화될 기로에 섰다. 한일 간 통상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고, 잠시 휴전했던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불붙으며 세계 교역량을 감소세로 이끌 전망이다. 여기에 기업들은 일본산 과잉재고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기업들은 하반기 사업계획 조망에 어려움을 겪은 채 그저 당면한 장애물을 차근차근 해결하려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 지난달 초 3가지 소재 수출 규제 조치를 당하며 일본발 경제전쟁의 최일선에 놓인 전자·반도체 기업들은 소재 국산화, 대체 수입선 발굴 등의 노력을 펴고 있다. 일본의 규제 조치는 아예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이 아니라 건별 수출허가 기간을 90일로 새롭게 설정한 것이어서 일본 당국의 의도가 핵심 소재 수출을 어렵게 하려는 것인지, 아예 핵심 소재를 한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인지 여부를 10월 4일 전후쯤에야 알 수 있다. 즉 3분기(7~9월) 동안은 일본이 소재 수출을 불허해도 한국 기업이 이의를 제기할 통로가 없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소재 재고량 등을 감안한 라인 최적화를 꾀해 반도체 생산량을 조절할 경우 과잉재고 상태가 해소돼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 2위인 일본의 도시바가 정전 사고로 최근 약 한 달 동안의 비자발적 감산 체제에서 벗어남에 따라 반도체 업황 변수가 늘어났다.●日의존도 높은 車 배터리 공급망 훼손될 듯 일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 제외가 본격화될 때 반도체 다음으로 자동차용 배터리나 화학 소재 공급망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게 제기된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는 배터리셀을 감싸는 파우치, 양극재와 음극재를 접착시키는 고품질 바인더, 전해액 첨가제 등을 일본 의존도가 높은 품목으로 꼽았다. 하지만 배터리 산업은 이미 소재 조달 이원화 전략을 펴 온 터라 소재 국산화를 이루거나 대체 수입선을 발굴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평가가 많다. 백색국가 배제 뒤 일본이 통제할 수 있는 857개 품목 중 집중관리 대상이 된 159개 중 40여개가 화학제품이지만, 관련 산업 분야에선 한일 합작투자 등이 많아 해당 품목들을 규제 대상으로 삼기에 일본 당국이 부담스러울 것이란 관측이 있다. 화학 산업 모델에 맞춰 국산화, 수입 대체선 확보와 함께 한국 기업이 일본 소재회사를 인수합병(M&A)하는 방안이 또 다른 대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M&A는 일본 기업의 특허권을 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제안이지만, 한일 관계가 악화된 현 국면에서 일본 당국이 승인·허가권을 통해 제동을 걸 것이란 반론도 많다. 자동차 업계와 철강 산업 소재 중 특수강은 국산화율이 높아 일본의 규제 조치에 따른 단기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가 많다. 다만 완성차 업체 가운데 르노삼성차는 일본 부품 의존도가 비교적 높지만, 역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따른 생산체계를 정립한 부품 공급망을 일본 당국이 흔들 가능성은 낮게 평가된다. ●수소차 등 4차산업 분야 日 몽니 부릴 가능성 일본 규제 영향권의 바깥쪽에 위치한 산업이라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품목은 다르게 봐야 한다는 산업계 지적이 많다. 지난달 3대 소재 중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초미세 공정 시스템 반도체 생산을 제약할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가 포함됐듯이 미래차, 특히 수소차 관련 소재를 놓고 일본 당국이 몽니를 부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말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경쟁사인 대만 TSMC가 약 5조원 규모 설비투자, 3000명 이상 신규 채용 등 투자를 확대하는 등 미래산업에서 일본 조치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기술 격차를 만들어 낼 시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원·달러 환율이 역외시장에서 1200원을 돌파하는 등 거시 지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을 포함해 전산업에 경기 위축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소재 개발 중소기업들은 개발을 해도 대기업이 외면하거나 결국 개발에 실패할 경우 비용을 우려하면서 다급하게 국산화 전선에 나서고 있다고 벤처기업협회가 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정치권 지소미아 파기 격론 돌입…“신뢰 깨져 무의미” vs. “안보까지 교차오염”

    정치권 지소미아 파기 격론 돌입…“신뢰 깨져 무의미” vs. “안보까지 교차오염”

    일본이 결국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백색국가)에서 배제하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를 둘러싼 정치권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동안 공식 언급을 자제해온 청와대가 2일 지소미아 연장 거부 검토를 처음으로 시사한 것도 정치권 논쟁에 불을 지폈다. 일단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기류 변화가 뚜렷하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일본 각의(국무회의) 결정 직후 주재한 ‘일본경제침략 관련 비상대책 연석회의’에서 “일본이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면 그런 군사정보를 제공할 이유도 파기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번 회의 때 지소미아는 신중하게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오늘 일본 정부 발표를 보니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소미아 파기 주장에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서 저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신중론을 내놨었다. 특히 이 대표는 “이렇게 신뢰 없는 관계를 갖고서는 이런 군사보호협정이 과연 의미가 있느냐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며 “다시 한번 생각하겠다. 깊이 생각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미 있는 일을 해야지 의미 없는 일에 연연해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이러한 기류 변화는 청와대 의중과도 맞물려 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정부는 우리에 대한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나라와 과연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를 포함해, 종합적인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첫 공식 파기 거론이다.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민주당보다 앞서 지소미아 파기를 주장했다. 일본의 배제 결정 이후 청와대와 민주당이 파기로 무게 추를 옮긴 만큼 두 당도 더 강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미국이 반대하더라도 지소미아를 파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을 일본이 공격하는 이유를 잘 생각해야 할 때”라며 “미국도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일본은 끝내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정부는 지소미아 취소를 선언할 때”라며 “거기까지 가지 말았어야 했지만 미국이 비록 반대하더라도 우리는 지소미아 취소를 시작으로 맞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 가장 먼저 선제적인 지소미아 폐기를 주장한 정의당은 한발 더 나아가 한일 안보 협력 전반을 재검토하자고 주장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긴급 상무위원회의에서 “고노 일본 외상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안보를 위한 조치’라고 말한 만큼, 한일 안보 협력은 사실상 파산 선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안보 협력의 기본은 신뢰다. 신뢰가 깨지면 정보 교류는 무의미할 수밖에 없고, 해서도 안 된다”며 “아베 정권은 우리에게 안보 협력을 요구할 자격도 명분도 없다”고 강조했다.하지만 보수야당의 생각은 다르다. 경제 분야 갈등을 안보 분야로 확대해서는 안 되고, 한미 동맹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긴급 의원총회에서 “오늘 아침부터 다시 민주당에서 지소미아 파기를 공공연히 거론하고 있다”며 “지소미아 파기로 이른다면 결국은 역사 갈등을 경제 갈등, 안보 갈등까지 가져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금 북한이 미사일 쏘아대고 있는 현실에서 대한민국의 무모한 안보포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한국당 윤상현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우리 정부는 일본의 경제 보복에 맞서 지소미아 폐기 같은 안보 협력을 깨는 선택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경제 문제로 시작된 것을 절대로 안보 영역으로 끌어들이지 말라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며 “계속 이런 식으로 우리가 교차 오염(cross-contamination)을 하면 미국이 한국을 신뢰할 수 없는 동맹이라며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지난달 25일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사거리 측정을 예로 들어 일본으로부터 제공받는 군사 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합동참모본부는 처음에 탄도미사일이 430㎞를 날아갔다고 했다 다음날 600㎞로 수정했다”며 “우리의 미사일 탐지능력은 430㎞밖에 안 되고, 그 600㎞라는 정보를 일본 정부로부터 제공받았다. 그게 바로 지소미아가 필요한 이유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또 “일본 입장에선 ‘잘 됐다’, 한국 입장에서 만날 중국과 러시아한테 말도 제대로 못 하는데, 이참에 한국을 배제하고 미일 동맹을 중심으로 동북아의 안보질서를 다시 짜자, 한국을 제치자는 역치기를 우리가 당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도 앞서 “일본의 경제 보복에 지소미아 폐기로 맞서는 것이 우리의 국가이익과 국민의 생명 보호에 부합하는 것인지 재고해 봐야 한다”고 했다. 같은 당 정병국 의원은 이날 “지소미아 파기 등 다양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는데 무역전쟁에서 안보전쟁으로 치닫는 형국”이라며 “판을 깨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2016년 체결된 지소미아는 한일 양국이 해마다 기한 90일 전 폐기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자동 연장된다. 폐기 의사를 밝혀야 하는 시한은 오는 24일로 앞으로 3주간 정치권 논쟁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당장 오는 5일 열리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소미아 폐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일본 통제 159개 품목 영향 커…무디스 “기업 신용도 부정적”

    일본 통제 159개 품목 영향 커…무디스 “기업 신용도 부정적”

    일본이 2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우리 산업 전반에 광범위한 악재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일본 측 조치에 따라 159개 품목에 생산 등의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맞춤형 대응에 착수할 방침이다.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일본 측 조치에 따라 우리 기업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이날 정부 등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통제 가능 물자는 모두 1194개이다. 전략물자 1120개와 상황허가 물품 74개 등이다. 이중 화이트리스트 제도와 무관하게 현재도 건별 허가를 내주는 263개 민감물자를 제외한 931개 물자를 495개 품목 단위로 통합하고,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거나 일본에서 생산하지 않는 품목과 대체수입이 가능한 품목 등을 제외한 결과 159개 품목을 추렸다.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따라 이들 품목들은 포괄허가에서 건별허가로 변경이 된다. 포괄허가 때 최초 허가 뒤 3년 간 허가가 유지되지만 개별허가는 품목건 별로 별도 허가가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기업별 시간과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공급망 안정망 저해 등의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정부는 우려하고 있다. 제출서류는 2종에서 최소 3종으로 확대되고, 심사기간은 ‘즉시’에서 서류보완 기간을 빼놓고도 90일 정도 추가로 소요된다. 이에 따라 기존처럼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더라도 심사 지연과 허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로 공급망 안정성이 저해될 전망이다. 또한 기업별로 대체 공급처 확보의 부담이 커지는데다 대체 때 비용 증가와 품질 저하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일의존도가 낮고 국내외 대체 공급처 확보가 가능한 품목은 공급처 다변화 등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그러나 보관이 어렵고 연속공정에 필수적인 소재·부품은 적기에 조달이 되지 않을 경우 관련 업종의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D램 반도체 등의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 글로벌 공급망으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본의 수출 통제로 대체국에서 해당 물품이나 원자재를 수입할 경우 기존 관세를 40%포인트 내에서 경감해주는 할당관세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어 국세납기를 연장, 징수를 유예하며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조기 지급하고 세무조사를 유예할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 대책을 발표하면서 기업들이 소재,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단기 공급 안정화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출규제 관련 품목 반입시 신속히 통관될 수 있도록 24시간 상시통관지원체제를 가동하고, 159개 관리대상 품목에 대해서는 보세구역 내 저장기간을 연장하고 수입신고 지연에 대한 가산세를 면제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기업이 새로운 해외대체 공급처를 발굴할 수 있도록 조사비용 중 자부담을 50% 이상 경감하고 대체수입처 확보를 도와주는 거점 무역관을 지역별로 지정하는 등 현지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국제신평사 무디스는 이날 일본의 조치가 한국 기업의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대상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이외에 여타 품목으로 확대됐다”며 “한국 기업들이 생산 공정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를 적시에 확보할 수 있을지에 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수출 통제가 단순히 행정적 차원의 소재 공급 지연에 그치면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고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당사가 신용등급을 부여한 한국 기업은 대부분 핵심 소재 재고를 단기적으로 무리 없이 대처하기에 충분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또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산업은 소재의 일본산 의존도가 높고 일본 이외 지역에서 질이 비슷한 소재를 충분히 조달하는 게 쉽지 않아 유의미한 수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철강, 석유화학, 정유 산업은 일본 이외 지역에서 조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고교 서열화 해소한다면서 ‘광역 자사고’만 없앴다

    고교 서열화 해소한다면서 ‘광역 자사고’만 없앴다

    교육당국의 올해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가 마무리됐다. 최종 결과를 보면 정부의 고교체제 개편이 이명박 정부 시기였던 2010년을 전후해 대거 지정된 이른바 ‘2기 자사고’를 겨냥했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2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재지정 평가 문턱을 넘지 못한 10개교 중 부산 해운대고를 제외한 9개교가 2기 자사고였다. 또 전국단위 자사고가 모두 지위를 유지하게 되면서 올해 재지정 평가는 ‘MB정부 광역단위 자사고’의 무더기 지정 취소로 귀결됐다. 교육부는 그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 고위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2기 자사고’가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임을 강조해왔다. 이들 2기 자사고는 이명박 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에 따라 2010년을 전후해 전국 곳곳에 지정됐으며 특히 서울에 집중적으로 들어섰다. 유 부총리는 지난 6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의 경우 이명박 정부 당시 자사고가 급속히 늘어나 고교 서열화 현상이 나타났고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경쟁이 심화됐다”고 말했다. 김성근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도 지난달 “서울은 다른 지역에 비해 자사고가 남설(지나치게 많이 설립)돼 과잉 경쟁을 유발하고 일반고 교육에 지장을 줬다”고 지적했다. 2010년을 전후해 전국에 자사고가 대거 지정되면서 한때 자사고는 54곳에 달했다. 그러나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난 자사고들 상당수가 지정 목적인 교육과정의 다양성을 구현할 역량이 부족했다는 게 교육당국의 평가다. 실제 올해 지정 취소가 결정된 서울 8개 자사고는 이같은 문제점이 지적돼 재지정 기준점(70)을 넘지 못했다. 이중 한대부고를 제외한 7개교는 5년 전인 지난 1주기 평가에서도 기준점(60점)에 미달해 지정취소 또는 취소유예 결정을 받은 바 있다. 5년 전 지적받은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들 자사고는 우수한 학생을 선점해 대학을 잘 보내는 학교로 군림해왔지만 입학 실적마저 일반고와 견줘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학교도 적잖았다. 일반고보다 3배 이상 비싼 수업료를 지불할 만큼의 성과가 없다는 평가 탓에 입학 정원 미달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부산 해운대고는 최근 2년간, 서울 숭문고는 10년 간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서울 경문고와 전북 군산중앙고 등 올해 자발적으로 지정 취소를 결정한 4개교도 수년간 정원 미달로 인한 재정난에 시달렸다. 그러나 고교 서열화를 해소하겠다던 고교체제 개편이 고교 서열의 중상위층인 광역단위 자사고만 일반고로 전환되는 것으로 마무리되자 교육부의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고교 서열화의 최상층에는 영재고와 과학고, 상산고와 민족사관고 같은 전국단위 자사고가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영재고와 과학고는 과학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에 따라 운영된다는 이유로 고교체제 개편에서 ‘논외’로 하고 있다. 또 시도교육청의 재지정 평가를 통한 일반고 전환이라는 방침 탓에 ‘우수한’ 자사고는 살아남게 되고, 이번 재지정 평가에서 전국단위 자사고가 모두 통과했다. 교육부는 광역단위 자사고가 지나치게 많은 것이 고교 서열화와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으로 짚고 있다. 김성근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자사고의 양적 과다’를 전체적으로 완화시킨다는 방향이 일반고의 교육과정 다양화라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에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지정 평가를 통과한 자사고는 ‘우수’ 자사고가 돼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고교 서열화를 완화시키긴 커녕 더욱 심화시킬 공산이 크다. 일반고의 교육과정 다양화를 구현할 핵심 정책이 고교학점제이지만, 자사고와 외고, 일반고가 공존하는 고교체제 아래서는 고교학점제의 전제 조건인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 도입과 교사의 학생 평가권 강화가 실현되기 어렵다. 때문에 교육청의 재지정 평가에 맡겨놓은 고교체제 개편은 자사고 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아닌 자사고의 ‘옥석 가리기’를 통한 고교서열 강화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판이 힘을 얻고 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재지정 평가를 통과한 학교라 해서 실패한 자사고 정책의 예외가 아니다”면서 “재지정 평가에만 의존할 경우 자사고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日 화이트리스트 배제, 2% 성장도 물 건너가나

    日 화이트리스트 배제, 2% 성장도 물 건너가나

    일본이 반도체 소재 등 수출규제에 이어 오는 28일부터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우리 경제가 올해 연간 2% 성장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투자와 소비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서 일본 측의 조치는 우리의 수출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2일 정부와 주요 경제전망 기관 등에 따르면 최근 우리 경기는 저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2019년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전(全)산업생산지수는 5월보다 0.7% 하락했다. 5월에 이어 두 달째 하락세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 판매액 지수는 승용차 등 내구재(-3.9%)와 의복 등 준내구재(-2.0%) 판매가 줄면서 5월보다 1.6% 줄었다. 감소폭으로는 최근 9개월 만에 최대치다. 투자는 소폭 늘었지만 5월 수치가 -7.1%를 기록했던 기저효과의 결과다.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0% 줄어 8개월 연속 감소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28.1%), 석유화학(-12.4%) 등 주력 품목은 단가가 떨어지면서 수출 실적이 부진했다. 7월 대일 수출은 0.3%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수입은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인 부품·소재·장비 수입이 줄어드는 등의 영향으로 9.4% 줄어들었다. 문제는 이는 일본 규제 여파가 가시화되기 전의 경제 성적표라는 점이다. 일본이 이날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연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함에 따라 악영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 영국 등 27개국이 포함된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조치가 시행되면 일본 기업이 한국으로 수출할 때 거의 모든 품목에서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로 인해 반도체·소재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 전반에 광범위한 악영향이 예상된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국내외 43개 기관의 올해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지난달 기준 2.1%로 6월(2.2%)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국내외 43개 기관 중 올해 한국경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는 곳은 스탠다드차타드(1.0%), IHS마켓(1.4%), ING그룹(1.4%), 노무라증권(1.8%), 모건스탠리(1.8%), BoA메릴린치(1.9%) 등 10곳으로 늘어났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무역갈등이 우리나라의 투자와 성장에 영향을 미쳐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술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피치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가 글로벌 첨단 기술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한다”면서 올 성장률이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2.0%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한국의 반도체 생산이 10% 줄 경우 GDP는 0.4% 감소하고 연간 경상흑자는 100억 달러(약 11조 7820억원)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에도 이러한 관측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국가미래연구원은 지난달 “일본 수출 규제로 반도체 소재 부족이 올 3분기(7∼9월)부터 현실화하면 올 성장률이 1.73∼1.96%로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성장률 목표치가 2.4~2.5%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성장률이 최저 1.7%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미래연이 이렇게 전망하는 것은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대응책을 마련하기도 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204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20.3%를 차지했고 올해 1분기(1∼3월)에도 반도체 수출 비중이 전체의 17.5%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 소재를 구하기 어려워지면 반도체 생산이 감소하고 그 결과 수출 물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래연은 “현재 반도체 재고 수준이 1∼3개월 정도라고 가정하면 수출규제가 4분기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문 대통령 “日경제보복에 상응조치…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

    문 대통령 “日경제보복에 상응조치…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에 대해 “결코 바라지 않던 일이지만 정부는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를 단호하게 취할 것”이라며 “일본이 경제 강국이지만 우리 경제에 피해를 입히려 하면 우리도 맞대응할 방안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관에서 긴급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통해 “문제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거부하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대단히 무모한 결정”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은 외교적 해법을 제시하고, 막다른 길로 가지 말 것을 경고하며 문제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일본 정부는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정한 시한을 정해 현재의 상황을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협상할 시간을 가질 것을 촉구하는 미국의 제안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외교적 해결 노력을 외면하고 상황을 악화시켜온 책임이 일본 정부에 있는 것이 명확해진 이상, 앞으로 벌어질 사태의 책임도 전적으로 일본 정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명백한 무역보복이자 ‘강제노동 금지’와 ‘3권분립에 기초한 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와 국제법의 대원칙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이번 조치는 일본이 (일본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강조한 자유무역질서를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라며 “개인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고 일본 정부 스스로 밝혀왔던 과거 입장과도 모순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점은 이번 조치가 우리 경제를 공격하고 우리 경제의 미래성장을 가로막아 타격을 가하겠다는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우방으로 여겨왔던 일본이 그와 같은 조치를 한 것이 참으로 실망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조치는 양국 간의 오랜 경제 협력과 우호 협력 관계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양국 관계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자 글로벌 공급망을 무너트려 세계 경제에 큰 피해를 끼치는 이기적 민폐 행위로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조치로 우리 경제는 엄중한 상황에서 어려움이 더해졌으나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이라며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되나 우리 기업과 국민에게는 그 어려움을 극복할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소재부품의 대체 수입처와 재고 물량 확보, 원천기술 도입, 국산화 기술 개발과 공장 신·증설, 금융지원 등 기업 피해 최소화에 할 수 있는 지원을 다하겠다”며 “소재·부품산업 경쟁력을 높여 기술 패권에 휘둘리지 않고 제조업 강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와 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와 사, 국민이 함께 힘을 모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라며 “정부와 우리 기업의 역량을 믿고 자신감을 갖고 함께 단합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결코 바라지 않던 일이지만 정부는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를 단호하게 취할 것”이라며 “일본이 경제 강국이지만 우리 경제에 피해를 입히려 하면 우리도 맞대응할 방안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해자인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큰소리치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일본 정부의 조치에 따라 우리도 단계적으로 대응조치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경고한 바와 같이, 우리 경제를 의도적으로 타격한다면 일본도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지금도 대응과 맞대응의 악순환을 원치 않는다”며 “멈출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 일본이 일방적이고 부당한 조치를 하루속히 철회하고 대화의 길로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양국 간에는 불행한 과거사로 인한 깊은 상처가 있다”며 “하지만 양국은 오랫동안 그 상처를 꿰매고,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으며 상처를 치유하려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와서 가해자인 일본이 오히려 상처를 헤집는다면, 국제사회의 양식이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직시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을 향해서도 “우리는 올해 특별히 3.1 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며, 새로운 미래 100년을 다짐했다.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던 질서는 과거의 유물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오늘의 대한민국은 과거의 대한민국이 아니다. 국민의 민주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경제도 비할 바 없이 성장했다”며 “어떠한 어려움도 충분히 극복할 저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당장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도전에 굴복하면 역사는 또 다시 반복된다. 지금의 도전을 오히려 기회로 여기고 새로운 경제 도약의 계기로 삼는다면 우리는 충분히 일본을 이겨낼 수 있고, 우리 경제가 일본 경제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역사에 지름길은 있어도 생략은 없다는 말이 있다.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라며 “지금 이 자리에서 멈춰 선다면, 영원히 산을 넘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위대한 힘을 믿고 정부가 앞장서겠다. 도전을 이겨낸 승리의 역사를 국민과 함께 또 한 번 만들겠다”며 “우리는 할 수 있다. 정부 각 부처도 기업의 어려움과 함께한다는 비상한 각오로 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산업계 ‘반도체 등 수입 다변화·국산화’ 총력전 …“일본이 역풍 맞을 수도”

    산업계 ‘반도체 등 수입 다변화·국산화’ 총력전 …“일본이 역풍 맞을 수도”

    일본이 한국을 수출 우대 국가 명단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국내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일정 기간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분야에 대한 공급선 다변화와 국산화에 열중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일본 소재·부품 기업들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2일 한국의 백색국가 제외를 골자로 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개정안은 공포 후 21일 시행되기 때문에 이달 하순부터 한국은 더는 백색국가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된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이번 백색국가 배제 조치로 인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탄소섬유’의 확보 여부다. 탄소섬유는 시장의 70% 이상을 일본 기업이 장악하고 있어 수급선 대체가 쉽지 않다. 하지만 당장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 수소차 판매량이 아직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꾸준히 국산화를 준비하면 수소차 판매가 본격화될 때쯤에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미 현대자동차는 효성첨단소재와 공동으로 고강도 탄소섬유 개발에 착수해 빠르면 올해 안에 상용화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배터리 외부를 감싸는 ‘알루미늄 파우치 필름’은 일본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80% 육박하지만 배터리 제작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작다.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어서 국산화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급망을 바꾸기 위해 이미 준비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배터리 원가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에선 국산화율이 높은 편이다. 일본의 비중이 83%에 육박하는 분리막도 최근 SK이노베이션의 생산능력 확대와 중국 업체의 증설덕에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이미 지난달부터 ‘일본 무역 보복’의 영향을 받은 반도체 업계는 백색국가 제외와 관련해 발빠른 대처에 나섰다. D램 세계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분기까지 쓸 수 있는 소재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지난달 초 일본 수출규제 조치 이후 중국과 유럽산 소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반도체 공정 필수 소재인 불화수소는 이미 중국산 수입 비중이 일본산보다 많다. 불화수소 원료인 ‘형석’은 전세계 생산량의 60%가 중국에서 채굴된다. 또한 국내 소재기업의 제품들을 이용해서 반도체 시제품을 만들어 품질 테스트도 하고 있다. 정유 화학 업계도 자일렌과 톨루엔 등 수입처 다변화를 검토 중이다. 국내 업체들은 물류비용과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일본산을 많이 들여왔는데 최근 중국이나 국내산 등으로 대체재를 알아보고 있다. 키움증권의 이동욱 연구원은 “톨루엔이나 자일렌 등 일부 원료의 경우 수입 물량 중 한일 합작 회사에 투입되는 물량이 대부분이라 수출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고 전 세계 어디에서든 구매가 가능해 조달도 용이하다”면서 “한번 소재가 대체되면 기존에 일본 업체들이 누렸던 기득권은 오히려 진입장벽으로 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중소기업계가 소재·부품 국산화를 하고 수입국 다변화를 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과 절차 개선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초고순도 불화수소 제조 기술 특허를 따낸 중소기업이 양산과 시판에 실패한 사례를 언급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투자해 핵심부품을 만들자”고 강조한 바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문 대통령 “일본도 큰 피해 감수해야 할 것” 초강경 맞대응 경고

    문 대통령 “일본도 큰 피해 감수해야 할 것” 초강경 맞대응 경고

    “무모한 결정 깊은 유감...단계적 대응 조치 강화”“하루빨리 철회해야” 대화 해결 가능성도 열어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것에 대해 “우리 경제를 의도적으로 타격한다면 일본도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상응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엄중 경고하면서도 대화를 통한 갈등 해결의 가능성은 닫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화이트리스트 배제 관련 긴급 국무회의를 열고 일본 정부를 향해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거부하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대단히 무모한 결정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날 국무회의 모두 발언은 이례적으로 생중계됐다.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는)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을 가로막아 타격을 가하겠다는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며 “양국 간 오랜 경제 협력과 우호 협력 관계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이어 “일본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협상을 시간을 가질 것을 촉구하는 미국의 제안에도 응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벌어질 사태의 책임도 전적으로 일본 정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상응 조치가 준비되어있음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조치 상황에 따라 우리도 단계적으로 대응 조치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일본도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일본을 향해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멈출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 일본 정부가 일방적이고 부당한 조치를 하루 속히 철회하고 대화의 길로 나오는 것”이라며 “가해자인 일본이 상처를 헤집는다면 국제사회의 양식이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일본은 직시하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경제 보복을 선택한 배경에는 과거사 문제가 있다며 일제 강제 징용 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의 판결을 지지하는 입장을 유지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조치는) 강제 노동 금지, 3권 분립에 기초한 민주주의라는 일류 보편적 가치와 국제법의 대원칙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개인 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고 일본 정부 자신이 밝혀왔던 과거 입장과도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화이트 리스트 배제에 따라 예상되는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선 문 대통령은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지원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재·부품의 대체 수입처와 재고물량 확보 ▲원천기술의 도입 ▲국산화를 위한 기술개발과 공장 신·증설 ▲금융지원 등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조치로 인해 우리 경제는 엄중한 상황에서 어려움이 더해졌다”며 “과거에도 그래왔듯 역경을 오히려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한국 백색국가 제외.. 부산시·산업계 긴급대책

    한국 백색국가 제외.. 부산시·산업계 긴급대책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에서 제외하면서 수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부산시와 부산경제계 등이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일 대책회의를 열고 일본 수출규제 대상 품목을 중심으로 지역 산업계에 미칠 영향과 대응책 등을 논의했다. 부산상의는 지난달 말 수출규제 확대 움직임에 대비해 지역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산업 피해 관련 모니터링을 한 결과 공작기계,화학,자동차 부품 등 대부분 주력업종에서 직·간접적인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모니터링 결과 지역 기업별들은 재고 추가 확보,대체재 마련,우회 수입경로 타진 등 다양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지만,실질적인 해결책은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상의는 수출규제 피해 신고센터를 확대 운영하고 개별 기업 피해 상황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부산시는 전날 오거돈 시장 주재로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일본의 추가 보복 조치에 따라 특별지원대책을 마련했다. 시는 수출규제 지원대책반을 피해기업조사팀,긴급자금지원팀,산업육성지원팀,관광지원팀으로 확대 편성하고 분야별 실태조사와 피해 상황 파악에 나섰다. 수출규제 피해기업에 대해서는 100억원 규모 긴급특례보증을 시행하고,피해기업의 지방세 부담을 경감하고자 6개월 범위에서 납기연장,징수유예 등도 추진한다. 또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지역 제조업 기업 수입국 변경을 위한 판매처 발굴 경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일본 오사카에 있는 부산시 무역사무소를 활용해 일본경제 동향을 실시간으로 지역기업들에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부산에서 연 수입액 10만달러 이상인 수입 품목은 전체 703개 가운데 95개 품목이 90% 이상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주요 품목은 기계류 및 전기기기(98.6%),화학공업(97.6%),차량·항공기·선박 및 관련품(96.6%) 등이다. 일본 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은 227개로 파악됐다. 오 시장은 “한일 간 경제 문제가 첨예해지고 있는 만큼 정부 방향에 발맞춰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며 “핵심 부품소재산업 자립과 기술경쟁력 강화로 지역기업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민관이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불화수소 재고 2.5개월분 남아…日규제 파급력 3분기부터

    불화수소 재고 2.5개월분 남아…日규제 파급력 3분기부터

    세계 1·2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비축한 일본산 불화수소가 2.5개월 뒤에 바닥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달 초부터 불화수소 등 반도체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을 통제한 일본 경제보복의 파급력은 3분기 안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1일 반도체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반도체소재 수출규제의 파급력이 어느 정도일지는 3분기에 명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램익스체인지는 먼저 “일본은 불화수소 시장점유율 60∼70%를 차지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이를 생산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5개월 정도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식통을 빌려 수출규제 발표 직후 일본 정부가 한국에 수출될 불화수소 관련 검토 서류를 모두 거절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일본의 대(對) 한국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와 관련, “한국의 최혜국 지위를 박탈한 것이지 제재나 규제는 아니다”라면서 “민감 품목 수출 시 면밀한 검토를 거쳐야 하는 대만 등 지역과 같은 선상에 서게 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일부 공급자들이 수출규제를 근거로 반도체 가격을 높이고 있어 3분기 가격은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문 연 민관정협의회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문 연 민관정협의회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화이트리스트 배제 대비 대응 방안 점검 핵심 기술개발 매년 1조 지원 추진 합의일본의 경제 보복에 초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구성된 ‘일본 수출 규제 대책 민관정협의회’가 31일 국회에서 첫 회의를 갖고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공개 회동 후 브리핑에서 “일본 수출 규제 조치가 매우 부당하고 부적절하다는 점에서 모든 참석자의 의견이 일치했다”며 7개 합의 사항을 발표했다. 협의회 공동 의장에는 홍 부총리와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선출됐다. 협의회는 먼저 일본 정부는 부당한 3대 품목 수출규제 조치를 조속히 철회하고 양국 간 협의에 나설 것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를 즉각 중단한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는 것도 포함됐다. 그럼에도 화이트리스트 배제 사태에 대비해 민관정이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면밀히 점검하고 보완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홍 부총리는 “기업은 재고 확보와 수입선 다변화, 설비 신증설 등 공급 안정화 노력을 가속화하기로 했다”며 “정부는 연구개발(R&D) 지원 등 다각적인 예산세제, 금융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정치권은 입법 제도 개선에 필요한 사안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의에는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 자유한국당 정진석 일본 수출규제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바른미래당 채이배 정책위의장, 민주평화당 윤영일 정책위의장, 정의당 박원석 정책위의장 등 여야 5당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부에선 홍 부총리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민간에선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 무협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이 자리했다. 반면 협의회 참석 대상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들은 불참했다. 모처럼 여야가 일본의 부당성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지만 해법은 조금씩 달랐다. 민주당 조 의장은 모두 발언에서 “국가적 위기 앞에는 여야 구분이 없다”며 “오히려 이번 위기를 소재부품산업의 특정국가 의존도를 탈피하고 국산화를 앞당기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한국당 정 위원장은 “이제 감정적 전쟁 국면을 이성적 협상 국면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위기의 삼성전자…반도체·스마트폰 동반부진에 이익 ‘반토막’

    위기의 삼성전자…반도체·스마트폰 동반부진에 이익 ‘반토막’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진이 겹친 탓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의 흑자가 3조원대에 그치면서 최근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50%를 넘겼던 반도체 영업이익률도 20%대로 떨어져 수익성이 나빠졌다. 메모리 가격 하락에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연말까지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4~6월) 연결 기준 확정 실적으로 매출 56조 1300억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각각 올렸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58조 4800억원)에 비해 4.0% 감소했다.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14조 8700억원)보다 55.6% 줄었다. 역대 최고기록이었던 지난해 3분기(17조 5700억원)와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이다. 반도체 사업의 이익 급감이 2분기 실적에 ‘치명타’였다. 매출 16조 900억원에 영업이익 3조 4000억원으로, 지난 2016년 3분기(3조 3700억원) 이후 근 3년 만에 가장 적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21.1%로,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1분기(55.6%)는 물론 전분기(28.5%)에도 못 미쳤다. 지난 2014년 2분기(19.0%)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스마트폰 등 IM(IT·모바일) 부문은 매출 25조 8600억원과 영업이익 1조 5600억원(지난해 동기 대비 41.6% 감소)을 각각 올렸다. 갤럭시S10 시리즈 판매가 예상보다 적었고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반도체 사업은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 등에 따른 전반적인 업황 약세와 가격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무선 사업의 경우 중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스마트폰 판매량은 늘었으나 플래그십 제품 판매 둔화와 중저가 제품 경쟁 심화, 마케팅 비용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홍남기 “日 백색국가 제외 강행 땐 첨단 소재·전자·통신 큰 피해 우려”

    홍남기 “日 백색국가 제외 강행 땐 첨단 소재·전자·통신 큰 피해 우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본이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한다면 첨단소재·전자·통신 등 광범위한 업종에서 우리 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29일 밝혔다. 일본은 다음달 2일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우리나라의 대화 요청을 재차 거절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기재부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백색국가 명단 제외가 현실화하면 수출제한 대상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추가 보복에 대해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를 염두에 두고 관계 부처가 공조해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실제로 다음달 2일 일본 각의(국무회의)에서 화이트리스트 법령 개정안이 처리돼 공포 작업까지 이뤄지면 3주(21일) 뒤인 8월 23일부터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확대된다. 홍 부총리는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조치로는 수입선 다변화, 국내생산 확충, 부품 국산화 등을 꼽았다. 홍 부총리는 소재·부품산업과 관련해 “2001~2017년 관련 생산은 240조원에서 786조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으나 자립화율은 60% 중반에서 정체됐다”며 “수요 기업들이 빠르고 안정적인 공급선 확보를 위해 일본 등 기존 밸류체인에 의존하고 재고 관리·최종 제품 생산에 집중해 왔던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의 규제에 대한 맞대응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홍 부총리는 “대응과 맞대응의 악순환은 양국 모두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양국 국민 감정이 악화하지 않도록 일본 정부의 현명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은 한국과의 대화 채널을 사실상 차단한 것이 확인됐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3일 중국에서 열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장관회의 자리에서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이것 일본 거예요?”… 불매운동에 日이미지 지우는 유통업계

    “이것 일본 거예요?”… 불매운동에 日이미지 지우는 유통업계

    주류 매출 30% 줄고 마트는 이벤트 취소 유니클로·무지 등 패션업계도 판매 타격 업계, 불매운동 공감에도 생존 여부 우려 “두 달 이상 지속되면 파산 수입사 나올 것”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국내에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 백화점 등 유통 업체들을 비롯해 일본과 관련된 패션 브랜드, 주류업계,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채널은 일본 브랜드 제품들을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진열해 놓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반(反)일’ 정서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며 일본 제품을 수입하는 업자들은 매출이 크게 떨어지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불매운동으로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지갑을 닫은 제품은 맥주, 사케 등 일본산 주류다. 사케와 일본 소주 등을 수입하는 A씨는 “지난달에 비해 매출이 30%나 줄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본 맥주 도매업을 하는 B씨도 “편의점, 대형마트, 일반 업장 등 모든 채널에서 주문을 급격하게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일본 맥주의 매출이 약 3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마트는 밝혔다. 지난 23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 세계맥주코너를 찾은 고객들은 “다양한 수입맥주가 있어 굳이 일본 맥주를 마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마트들은 일본 브랜드 제품에 눈길이 갈 만한 요소들을 모두 없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해마다 이맘때면 세계맥주페스티벌 이벤트를 하지만 이번에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일본산 맥주는 모두 이벤트용 진열대에서 뺐다”고 밝혔다. A씨는 “백화점과 마트에서 예정돼 있던 사케 시음 이벤트들이 취소됐고 이들로부터 추석 선물 세트도 축소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일본 술과 음식을 판매하는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분위기도 심각하다. 서울에서 4개의 고급 이자카야 매장을 운영하는 C씨는 “불매운동 이후 손님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 매출도 30~40% 빠졌다”고 털어놨다. 캐주얼한 일본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D씨는 “손님들 사이에서 일본 음식은 주문해도 일본 술은 잘 시키지 않는 기류가 있다”면서 “사케 대신 한국 소주를 주문하는데 둘의 단가 차이가 커서 매출 타격도 크다”고 말했다. 일본산 패션 브랜드들도 주요 타깃으로 떠올랐다. 유니클로, 무지(MUJI) 등 대중적인 브랜드뿐만 아니라 꼼데가르송 등 밀레니얼(2030) 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하이엔드급 브랜드도 영향을 받고 있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 있는 꼼데가르송 플레이 매장의 한 점원은 “일본 것이니까 안 산다면서 옷을 입어 보고도 상품을 내려놓는 고객이 많아져 구매율이 확실히 줄었다”고 전했다. 꼼데가르송 관계자는 “아직 전체 매출에 타격은 없지만 거론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운 상황이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MSGM, 겐조 등 유독 일본에서 인기가 많거나 일본인 디자이너가 참여한 브랜드의 점원들은 “요즘 브랜드가 일본 것이냐고 묻는 손님들에게 우리는 일본과 관련이 없다고 말하는 게 일일 정도로 예민한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불매운동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장기화로 이어질 시 생존 여부를 우려하고 있다. B씨는 “국내에서 일본 맥주 수입 규모가 워낙 커서 반품이 들어오고 재고가 쌓이면 이를 폐기하는 비용만도 수억원에 달한다”면서 “이 상태가 두 달만 더 지속돼도 파산하는 수입사들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이것 일본거예요?”… 불매운동에 日이미지 지우는 유통업계

    “이것 일본거예요?”… 불매운동에 日이미지 지우는 유통업계

    주류 매출 30% 줄고 마트는 이벤트 취소 유니클로·무지 등 패션업계도 판매 타격 업계, 불매운동 공감에도 생존 여부 우려 “두 달 이상 지속되면 파산 수입사 나올 것”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국내에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 백화점 등 유통 업체들을 비롯해 일본과 관련된 패션 브랜드, 주류업계,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채널은 일본 브랜드 제품들을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진열해 놓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반(反)일’ 정서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며 일본 제품을 수입하는 업자들은 매출이 크게 떨어지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불매운동으로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지갑을 닫은 제품은 맥주, 사케 등 일본산 주류다. 사케와 일본 소주 등을 수입하는 A씨는 “지난달에 비해 매출이 30%나 줄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본 맥주 도매업을 하는 B씨도 “편의점, 대형마트, 일반 업장 등 모든 채널에서 주문을 급격하게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일본 맥주의 매출이 약 3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마트는 밝혔다. 지난 23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 세계맥주코너를 찾은 고객들은 “다양한 수입맥주가 있어 굳이 일본 맥주를 마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마트들은 일본 브랜드 제품에 눈길이 갈 만한 요소들을 모두 없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해마다 이맘때면 세계맥주페스티벌 이벤트를 하지만 이번에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일본산 맥주는 모두 이벤트용 진열대에서 뺐다”고 밝혔다. A씨는 “백화점과 마트에서 예정돼 있던 사케 시음 이벤트들이 취소됐고 이들로부터 추석 선물 세트도 축소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일본 술과 음식을 판매하는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분위기도 심각하다. 서울에서 4개의 고급 이자카야 매장을 운영하는 C씨는 “불매운동 이후 손님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 매출도 30~40% 빠졌다”고 털어놨다. 캐주얼한 일본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D씨는 “손님들 사이에서 일본 음식은 주문해도 일본 술은 잘 시키지 않는 기류가 있다”면서 “사케 대신 한국 소주를 주문하는데 둘의 단가 차이가 커서 매출 타격도 크다”고 말했다. 일본산 패션 브랜드들도 주요 타깃으로 떠올랐다. 유니클로, 무지(MUJI) 등 대중적인 브랜드뿐만 아니라 꼼데가르송 등 밀레니얼(2030) 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하이엔드급 브랜드도 영향을 받고 있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 있는 꼼데가르송 플레이 매장의 한 점원은 “일본 것이니까 안 산다면서 옷을 입어 보고도 상품을 내려놓는 고객이 많아져 구매율이 확실히 줄었다”고 전했다. 꼼데가르송 관계자는 “아직 전체 매출에 타격은 없지만 거론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운 상황이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MSGM, 겐조 등 유독 일본에서 인기가 많거나 일본인 디자이너가 참여한 브랜드의 점원들은 “요즘 브랜드가 일본 것이냐고 묻는 손님들에게 우리는 일본과 관련이 없다고 말하는 게 일일 정도로 예민한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불매운동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장기화로 이어질 시 생존 여부를 우려하고 있다. B씨는 “국내에서 일본 맥주 수입 규모가 워낙 커서 반품이 들어오고 재고가 쌓이면 이를 폐기하는 비용만도 수억원에 달한다”면서 “이 상태가 두 달만 더 지속돼도 파산하는 수입사들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재고량 알리지 말라”… 시간과의 싸움 돌입한 소재·부품업체들

    ‘시간과의 싸움이다, 공멸 전략은 피해야 한다, 재고량을 알리지 말라.’ 일본 수출 규제 조치의 직격탄을 맞은 소재·부품 기업들에선 전시를 방불케 하는 외마디 소리가 쏟아졌다. 90일치 이상 재고를 확보하거나 대체 공급처를 찾는 노력이 분주했다. 여러 소문에다 시장 불확실성도 커지자 기업들은 재고량을 함구하며 정보 유출을 경계했다. 경기 화성에서 디스플레이용 접착제 등을 만드는 A사 측은 28일 “10여 가지 일본산 소재 석 달치를 확보했다”면서 “평소엔 한 달 물량을 재고로 두는데, 추가 비용을 들여 외부 창고까지 빌렸다”고 말했다. 이어 “더 중요한 관건은 향후 대기업들의 차질 없는 생산 여부”라면서 “대기업이 물량을 줄이면 수많은 협력업체들은 다 죽는다”고 호소했다. 화성에서 반도체 관련 부품을 가공하는 B기업 관계자는 “현재로선 제품 생산에 큰 문제가 없지만 하청 기업들이 일본에서 들여와 가공하는 소재를 확보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면서 “만약 대기업들이 일본산 소재를 다른 것으로 대체한다면 관련 장비·설비도 몇 개월에 걸쳐 다시 테스트해야 되고, 그만큼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사태의 여파는 중간재 수입업체뿐 아니라 수출 기업에도 미쳤다. 일본에 금형 제품을 수출하는 경기 군포의 C업체 측은 “15년 이상 거래한 일본 기업들로부터 ‘한일 관계가 안 좋아 통관 문제라도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문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 이전부터 조금씩 일본 수요가 줄고 있었다”면서 “유럽 시장 쪽으로 수출 통로를 다변화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갑자기 일본 기업과 구두 약속했던 제품 수출이 무산되는 일을 겪은 기업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간 확전은 기업들에 경계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로 각각의 강점이 있으니 한일 양국이 ‘한판 붙자’는 공멸식으로 대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그나마 소재·부품 기술 국산화에 대한 지지가 높아진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일본보다 기술 축적이 백여년 늦고,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국산 소재를 개발해도 원가 경쟁력이 없어 국산화에 소극적이었다”면서 “이번에 일본이 자국 소재를 무기화했으니 이제 국산화 필요에 누구도 이견을 낼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추가 수출 규제 대상 산업으로 꼽히는 2차전지, 탄소섬유 등의 분야에선 기술 국산화를 이뤘지만 일본 기업이 선점해 납품처를 못찾던 곳도 있다. 이번이 일본의 점유율을 빼앗아 올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이 기업들도 로키(절제) 대응 중이다. 기술력을 과시했다가 일본 당국의 추가 규제 표적이 될 가능성, 일본 업체를 괜히 자극할 가능성과 함께 한일 대립 국면이 끝난 뒤 보복 조치를 당할 가능성 등을 우려한 행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불안에 떠는 국내 기업들에‘ 정확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29일부터 다음달 초까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요 20개 업종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한다. 한국이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되더라도 일본 경제산업성이 포괄허가 혜택을 주는 자율준수프로그램 인정기업(CP) 제도를 활용하면 수입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알릴 계획이다. 서울 한재희 기자 jh@seoul.co.kr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상산고 자사고 지위 유지…교육부vs교육감 갈등 후폭풍 오나

    상산고 자사고 지위 유지…교육부vs교육감 갈등 후폭풍 오나

    전북교육청 “실망이란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함”전국 시도교육감들 집단 반발도 예상전북의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상산고가 교육부의 지정취소 부동의 결정으로 자사고 지위가 유지되면서 교육계에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추가 지정취소 동의 여부 결정이 남아있는 9곳(서울 8곳, 부산 1곳)의 자사고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이미 권한쟁의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한 전북교육청 외 교육감들의 집단 반발도 점쳐진다. 26일 교육부가 전북교육청의 상산고 지정취소 요구에 대해 부동의 결정을 내리면서 상산고는 다음 재지정 평가인 2024년까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전북교육청은 교육부의 상산고 지정취소 부동의 결정에 대해 “실망이라는 단어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함을 던져줬다”면서 “법률적 검토를 거친 후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교육부 장관이 지정취소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등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면서 강경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교육부가 상산고 지정취소 부동의 이유로 운영성과평가 과정의 위법성을 든 것은 향후 논란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자사고 운영성과평가는 각 시도교육감의 권한이다. 교육부는 “전북교육청이 구 자립형 사립고인 상산고가 사회통합전형 선발비율 적용에서 제외돼 있음에도 이를 정량지표로 반영해 재량권의 일탈 또는 남용에 해당해 위법하다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육정책의 권한을 분산하는 교육자치를 추구하면서 교육청의 결정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은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질의응답에서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자치권이나 자율적 권한도 법과 조례 규칙을 위반하면서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전북교육감이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고,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이 교육부의 시행령 개정을 통한 자사고 일괄개정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번 결정에 대해 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의 반발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 관계자는 “자사고 재지정평가가 법적으로 교육감의 권한으로 명시돼 있는 만큼 각 시도 별 동의·부동의 여부를 떠나 상산고의 결정에 대해 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이번 결정이 향후 남아있는 서울교육청 8곳, 부산교육청 1곳의 자사고 평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육부는 이날 청문절차를 마치고 자사고 지정취소 요청을 보낸 서울 8곳의 자사고(경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이대부고·중앙고·한대부고)에 대해 오는 8월 1일 지정위원회를 열고 이르면 2일 동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지역 자사고들은 최종 취소 결정이 내려질 경우 행정소송과 가처분신청 등 법적대응을 예고하며 지정취소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교육부가 상산고의 재지정평가 기준에 대한 위법성을 부동의 이유로 제기한 만큼 8곳의 자사고 들도 서울교육청의 평가 기준을 문제삼고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서울교육청의 경우 전북교육청과 달리 세부 평가항목별 점수는 해당 학교에만 통보하고 공개하지 않았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상산고 자사고 유지…교육부 지정취소 ‘부동의’ 이유는

    상산고 자사고 유지…교육부 지정취소 ‘부동의’ 이유는

    전북교육청의 재지정평가에서 탈락해 일반고 전환 대상이었던 전북의 자율형사립고인 상산고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교육부는 26일 전북교육청의 상산고 지정취소 요청에 부동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부칙에 명시된 ‘구 자립형 사립고는 사회통합전형 선발 비율 적용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 있음에도 전북교육청이 평가 기준에 이를 정량지표로 반영해 재량권 일탈로 해당해 위법하다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박백범 교육부 차관의 1문 1답. -상산고 측에서 사회통합전형 비율을 재지정 평가에 반영한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을 것 같은데. “전북교육청이 2013년 배부한 일반고 역량강화사업 현장 공문에는 사회통합전형을 10%까지 권장한다는 내용이 있고, 또 2항에 일반고만 해당한다는 문구가 있다. 그럼에도 재지정 평가에는 사회통합전형 비율을 반영했다는 것이 문제라고 봤다. 또 올해 1월 각 시도교육청 담당자들과 회의를 한 결과 사회통합전형에 정량평가를 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는데, 유독 전북교육청만 정량평가를 해서 3~10% 목표 달성 여부를 정량평가를 했다. 앞으로 구 자립형사립학교에 대한 사회통합전형지표는 정성이 아닌 정량지표로 했을 경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부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해 교육청과 협의할 때는 정량평가를 제외하는 것으로 (요청)할 예정이다.” -자사고 문제가 올 상반기에 동의를 할지 말지를 두고 교육부가 고민많았는데 자사고 학생은 전체 2.6% 밖에 되지 않는다. 일반고나 특성화고 학생들을 위한 정책 계획은 없나. “자사고 학생수가 전체 고교생의 2.6% 밖에 안되는 건 사실이다. 안타까운일은 서울이나 대도시 지역에 있어 자사고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다. 그에 파생하는 교육적 문제가 있어서 자사고는 조심스럽게 정책을 펴는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내년 하반기까지는 단계적으로 평가에 의해 일반고로 전환시킬 수 있는 고등학교는 전환하고 그렇지 않은 학교는 존치시키는 정책을 펼 것이다. 그 이후 자사고 정책은 내년 하반기 이후 여론수렴, 연구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일반고 학생들을 위해서는 8월 중 일반고 교육력 재고방안 발표할 예정이다. 특성화고는 발전에 대해 수시로 발전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회통합전형 지표에 대해 재량권의 일탈로 판단했는데 이는 교육의 다양성이라는 취지를 봐서 전북교육청이 넣은 지표로 볼 수 있는데 시도교육감 교육자치권 인정한다는 취지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 “자치권이나 자율적 권한도 법과 조례 규칙을 위반하면서 할 수는 없다.” -이번 발표가 이후 전북교육청과 갈등이 커지거나 관계가 틀어질 가능성은? “지난 1월부터 회의를 통해 여러가지를 통해 전북교육청에 알려드렸다. 전북교육청에서 이해를 해주실 거라고 믿고 있다. 다른 일은 다른 일대로 협조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본다.” -평가기준점 상향이 합법이라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가. 향후 다른 교육청에서 평가기준을 올린다고 할 때 문제 없나. “다 문제가 없다고 얘기는 못할 것으로 본다. 법무법인에 정부 법무관리공단 해석 의뢰를 보면 의견이 엇갈린다. 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기준을 봐야 한다. 기준점을 높이거나 낮추는 문제는 정책 수혜자인 학생 학부모, 관련 분들의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나 아니냐 판단을 해야 한다. 전북교육청에서 평가한 기준은 받아들일만 하지 않느냐고 봤다. 재량의 범위로 봤다. 그러나 향후에는 사회적으로 인용할 수 있는 범위내로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이번 상산고 결정이 지정위원회 자문과 일치하는지. 심의 과정에서 의견이 갈리지 않았는지. 서울과 부산지역 자사고 심의가 있느데 이후 일정은 어떻게 되나 “지정위 결정과 일치됐다. 지정위 안에서 논의는 밝힐 수 없다. 서울일정은 서울교육청에서 오늘까지 청문이 끝나고 모든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다음달 1일 2차 지정위를 열 예정이다.” -상산고의 경우 애초 자사고 설립 목적인 교육의 다양성에서 위배된 운영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는데? “상산고가 지정목적에 어긋난다, 어긋나지 않는다라고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여러 각도로 분석을 하는 것인데, 유독 법령에 근거한 지표에 있어서 여러가지 평가지표 적정성, 평가지표 선정에 대해 하자가 있다고 봤기 때문에 결정을 한 것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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