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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투자자 목소리 커진다

    재계가 주총시즌에 본격 돌입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제일모직 등 10개 삼성계열사는 지난해보다 열흘 앞당겨 28일 주총을 연다.지난해 3월 중순 주총을 열었던 SK계열사(SK텔레콤·SK글로벌·SK㈜)는 다음달8일 개최한다. 현대건설 주총(3월15일)도 지난해보다 빨라졌다. 대기업들은 조기에 등기이사를 선임,경영공백을 최소화하고 새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소액주주를 의식한 나머지 같은 날 주총을 몰아 여는주총담합 관행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주총에선 소액주주와 외국인 투자자의 공세수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참여연대는 SK텔레콤,삼성전자,외환은행,현대중공업을 집중공략 대상으로 삼았다.SK텔레콤은 SK C&C와불공정거래 여부, 삼성전자는 삼성자동차 부채처리 문제가걸려 있다.외환은행은 현대건설과 하이닉스반도체 처리과정,현대중공업은 과거 계열사에 대한 출자와 채무보증 해소여부가 쟁점이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입김도 더욱 거세질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한다.외국인 지분율이 높은LG애드 ·LG생활건강은 올해 처음 외국인용 영문 영업보고서를 만들 계획이다.포항제철은 외국인·기관투자가들의 편의를 위해 창사 이래 처음 포항 대신 서울에서 주총을 연다.임원인사 규모와 정관 개정도 관심사다.삼성은 이형도(李亨道) 삼성전기 부회장을 중국 총괄대표로 선임하는 등 일부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건승기자 ksp@
  • 전자 수의계약 ‘절반의 성공’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전자공개 수의계약제도’가 행정신뢰도 제고에 적잖이 기여하고 있다.그러나 내부에서는 “이 제도가 구매물품이나 용역 및 소형 공사 등의 질을떨어뜨릴 뿐 아니라 효율적인 과업 관리에도 어려움이 많다.”는 불만이 제기되는 등 보완해야 할 문제점도 적지않다는 지적이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1월부터 1억원 미만의 각종 소규모 공사와 3000만원 미만의 물품 구매 및 제조·용역사업의 계약제도를 인터넷을 활용한 ‘전자공개수의계약제’로 바꿨다. 그 결과 3개월동안 시 본청과 산하 본부 및 사업소 등에서 344건의 수의계약을 처리해 모두 6억 3700만원의 예산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다음달까지 25개 자치구에서 전자공개 수의계약제를 전면 실시할 경우 연간 전체 수의계약 규모의 13%에해당하는 334억원 이상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최저가 견적 제출업체와 계약을 맺는전자공개 수의계약제도가 예산절감에는 효과적이나 구매물품이나 용역,공사 등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계약업무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 몇몇 자치구에서는 이 제도를 채택한 결과 그동안 수의계약으로 물품을 납품해 온 지역의 군소업체들이 자금력이 좋은 대형 업체에 밀려 아예 견적서조차 제출하지 못하는 사태가 잇따라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계약참가자격을 제한하는 문제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견적서 제출단계에서 각 업체에 과업지시서를 제시해 성실한 계약 이행을 유도하는가 하면 불성실하게 계약을 이행한 업체와의 재계약을 규제하는 등보완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부분적으로 업무관리상의 어려움이나 질적인 문제가 있는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이를 보완해 적용 범위를 넓혀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대전 축구선수단 처우개선 요구…훈련·연봉협상 전면 거부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 선수들이 열악한 처우에 반발해 훈련을 거부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전남 여수에서 동계훈련중인 대전 선수들은 27일 이태호 감독에게 “동의대와의 연습경기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이에 앞서 선수들은 구단의 미온적인 연봉협상 태도에 반발해 단체행동을 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은 “더 이상 열악한 대우를 견딜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훈련 및 연봉협상을 거부하게 됐다”며 “지난해 FA컵에서 우승까지 했으니 이제는 프로다운 대우를 원한다”고 밝혔다. 프로연맹 규정에 따르면 오는 28일까지 연봉협상을 마무리하지 않은 선수는 3월중에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어 다음달10일 열리는 수퍼컵과 17일부터 시작되는 아디다스컵대회가파행을 겪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현재까지 대전은 신인선수5명을 포함 단 7명과 계약했을 뿐이다. ■왜 불거졌나. 대전은 지난 97년 충남지역의 사업체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해 창단했으나 출발부터가 불안했다.월드컵을 유치한 대전시가 경제적 토대는 감안하지 않은 채 지역에도 프로구단이 있어야 한다는 단순논리로 무리수를 뒀기때문이다. 결국 대전은 창단 직후부터 프로연맹 가입금조차 완납하지못할 정도로 재정난에 허덕였다. ■어떻게 되나. 선수 31명 가운데 신인 5명과 부상중인 이관우를 뺀 25명이 여수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다.그러나 이미 재계약한 2명도 단체행동에 가세할 뜻을 밝혔다.이들은 일단 대전으로 이동한 뒤 사태의 추이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다. ■해법은 있나. 확실한 처우개선 보장만이 얼어붙은 선수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돈이다.이때문에 축구계에서는 구단 스스로가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은아니라는 시각이 많다.계룡건설이 더이상 구단을 운영할 능력이 없다면 프로연맹이나 협회가 적극적으로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송한수기자
  • 재계 ERP 고도화 사활 건다

    ‘스피드경영 시대엔 ERP가 효자’ 재계가 전사적 자원관리(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비용 절감과 생산성 제고를 위한 수단으로 ERP만한 게 없다는 인식이 늘면서 대기업들이 이를 앞다퉈 채택하고 나섰다.단위사업장 차원을 넘어 그룹,해외법인으로 시스템을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은 독자 운영되던 기업의 영업,인사,재무,총무,고객관리,물류,생산관리체계를 하나의 전산망에 통합한 프로그램.방대한 자료를 사무실,사업장,공장별로 분산치 않고 하나의 시스템에서 처리한다.신제품 개발과 판매과정 개선,예산편성 기간 단축,재고관리 최소화,제품 분류체계 표준화 등 혜택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삼성전자와 LG산전,포철 등은 ERP를 이미 성공적으로 구축했다.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서울 본사와 전세계 59개해외법인을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으로 연결했다.한 지역에서 데이터를 입력하면 회사 전부문에 자동 연결돼 각 지역의 판매·생산 현황을 실(實)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LG산전은 지난해 ERP 도입 이후 인건비 절감과 재고 감축에 힘입어 연간 520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특히자재 수급과 생산 계획의 경우 과거 한달 간격으로 처리하던 데이터를 이제 실시간으로 다룬다.포항제철은 지난해 8월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을 가동하면서 월말 마감시간이6일에서 1일로,제품발주에서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이 16일까지 줄었다. 이처럼 ERP가 거대 기업 조직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다른 대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LG전자는 지난해 필립스 LCD·이노텍·마이크론 등 4개계열사의 통합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올 안에 이를 해외사업장까지 확대할 예정이다.이른바 ‘글로벌 ERP체제’를 출범시킨다는 목표 아래 준비작업에박차를 가하고 있다.LG화학과 LG유통,LG CNS,LG홈쇼핑도연내 시스템을 개통한다. 삼성은 삼성테크윈과 삼성중공업의 시스템을 고도화해 올 연말 ‘전계열사 ERP시대’를 열 계획이다.SK의 경우 SK(주)와 SK글로벌,SK가스가 올 7∼10월 시스템을 개통한다.SK텔레콤은 내년 1월쯤 고도화된 ERP시스템을 선보인다.한화는 지난해 12월 계열사별로 1단계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내년 말까지 그룹 전체를 통합한다. 두산도 그룹 차원의 ERP 고도화 작업을 오는 12월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LG산전 경영혁신담당 전종택(田鍾澤)상무는 “과거 개별전산시스템에서는 데이터조작이 가능했지만 ERP체제에선이런 행위가 원천적으로 어려워져 경영 투명성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며 “ERP붐이 머잖아 중견·중소기업에까지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건승기자 ksp@
  • 호텔신라 계열사 임원들로 물갈이

    삼성 계열사인 호텔신라가 뒤숭숭하다. 전례를 찾기 힘들만큼 강도 높은 인사 회오리바람이 몰아닥친 탓이다. 삼성은 28일 호텔신라 주주총회에서 허태학(許泰鶴) 에버랜드 사장을 호텔신라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또 등기이사 가운데 사의를 표명한 9명을 퇴진시키고 허 사장과 김인(金仁) 부사장 등 5명을 새 등기이사로 선임한다. 허 사장은 에버랜드 대표이사를 함께 맡는다. 삼성SDI 디스플레이 영업본부장을 지낸 뒤 지난달 삼성인사에서 호텔신라로 발령이 난 김 부사장은 이미 부총지배인으로 근무 중이다. 또 지난달 호텔신라로 발령이 난 삼성물산 출신의 이만수(李萬洙) 부사장과 성영목(成映穆) 전무도 이번에 등기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반면 현재 호텔신라 대표이사인 이영일(李榮一) 사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경영진이 일거에 다른 계열사의 핵심 임원들로 물갈이되는 셈이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해 실시된 경영진단에서 고객서비스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데 따른 것”이라며 “월드컵 등 각종 국제행사를 앞두고 경영개선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계는 이건희회장의 큰 딸인 부진(富眞·32)씨가 지난해 9월 호텔신라 기획부장을 맡은 이후 처음으로 대대적인 임원 인사가 이뤄진 점을 주목한다. 이회장도 현재 호텔신라 비상근 등기이사로 적을 두고 있는 등 호텔 경영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신라는 임원진 교체와 함께 현재 직원들로부터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박건승기자
  • 경제5단체 “불법파업 단호 대처를”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비롯한 경제5단체는 26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공공부문 파업사태와 관련,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측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하는 등 엄정대처를주문했다. 경제5단체 상근부회장들은 ‘노동계의 불법 총파업에 대한 경제계 성명’을 내고 “정부는 공공부문 파업사태가올해 노사관계의 방향을 결정짓는다는 점을 감안,다소 불편과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불법을 근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는 성명에서 “노동계가 불법파업을 강행하려는 것은 올해 대선과 월드컵 등 국가대사를 앞두고 정부를 시험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또 “정부는 지금까지 조기수습이란 명분에 집착한 문제해결 방식이 불법파업의 연례행사화를 초래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며 “공권력 투입을 포함해 원칙적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엄정 대처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조남홍(趙南弘) 경총 부회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다소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정부의 원칙적인 대처만이 노사관계를 정상화시킬 것”이라며 공권력 투입을 거듭요청했다.손병두(孫炳斗)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도 “정부가 불법파업을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지 않는다면 이는 직무유기”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주문했다. 박건승기자 ksp@
  • 공공파업 노정 힘겨루기/ “”타결”” “”장기화”” 기로에

    철도·발전 노조 파업 이틀째인 26일 노정(勞政)은 막판이견을 조율했다. 민영화,해고자 복직,고용안정 등 3대 현안에 대해 노정모두 진통을 겪으며 노조측 관계자들이 한때 협상장을 떠나는 등 벼랑끝 협상을 거듭했다. 정부는 이날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통해 ‘법과 원칙’을 강조하면서 노정간 힘겨루기가 계속되는 분위기다.노사 양측이 밤늦도록 대화를 계속하면서 ‘타결 임박’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노정간 대결 양상이 쉽게 해소되지않는 듯한 분위기다. ♧협상 쟁점 및 추이=철도노조로부터 협상권을 위임받은한국노총 이남순(李南淳) 위원장은 ▲3조2교대제 실시에따른 인력보충 ▲해고자 복직 등의 최종 협상안을 제시했다. 노조측은 해고자 58명 전원에 대해 기능직 10급으로 철도청 산하기관 취업이나 철도청내 공무원 외 보직임명,순차적인 특별채용 등의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3조2교대제 도입에 따른 임금보전·인력충원 문제에 대해 노조측은 관련법·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6900명 증원 및 근무형태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대해 사측은 ▲경영진단을 통한 적정인력 산정 및단계적 시행 ▲증원문제는 관련부처의 협의 추진 등을 제시했다.서울 여의도 노사정위원회에서 만난 양측은 밤 10시쯤 상당수 핵심쟁점에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지만 별도 회의실에서 문을 굳게 걸어 잠근 뒤 내부 의견을모으기도 했다.방용석(方鏞錫) 노동부장관도 밤 9시30분쯤 노사정위를 찾아 이남순 노총 위원장을 독대,적극 중재에 나섰다. 발전노조의 경우 자정을 넘기면서 단협 136개 조항 중 122개가 잠정합의 또는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노조 전임자및 인사위원회 등 미합의 14개 조항은 3개 항목의 일괄타결로 가닥이 잡히면서 협상 속도가 빨라졌다. 해고자 복직,민영화 문제는 ‘탄력적 접근’으로 가닥이잡혔고 회사 분할·매각의 경우 고용안정위 설치에 원칙적 합의를 보았지만 세부 사항을 놓고 진통이 이어졌다. ♧파업 타결 분수령=노사는 이날 오전부터 교섭을 재개해밤늦게까지 ‘마라톤 협상’을 계속했다.한때 ‘불법파업엄단’과 총파업 불사의 강경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협상파들의입지가 좁아지기도 했다.정부 일각에서도 “춘투(春鬪)의 예봉을 꺾지 못할 경우 올해 내내 노동계에 끌려다닌다.”는 경계론이 나왔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 자리에서 “최대한의 인내심으로 대화를 하되,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넘어가면 반드시 다시 문제가 된다.”며 원칙론을 강조했다. 노동계도 정부·재계 압박전에 맞서 파업 동력원(動力源)을 전면가동 중이다.이날 전국 22개 도시에서 동시 다발집회를 열어 세과시를 했고 현대차 등 140여개(정부는 94개) 대형 사업장을 중심으로 한시적 총파업을 독려했다. 그러나 교통·물류난에 따른 시민불편은 물론 수출 차질등 경제 악영향을 우려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강경 투쟁이 한계점에 이르는 분위기다.노동계는 “정부가 백기 투항을 강요하면 오히려 극단적인 투쟁이나 파업의 장기화를 부추길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등 마지막까지 기세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오일만 류길상기자 oilman@
  • 현대차 장기운송계약 성사될까

    현대차와 현대상선이 자동차선 장기 사용 계약을 놓고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이 계약은 현대상선이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추진중인 ABS(자산담보부증권) 발행의 전제조건이다. 계약이 이루어지면 현대상선은 이를 담보로 5000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대상선은 계약이 임박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현대차는 제의는 받았지만 진전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양측 모두 실무선에서 접촉하고 있다는 점은 시인한다. [실무선 접촉중] 현대차는 당초 자동차선 사용 장기계약을 요구하는 현대상선의 제의 자체를 부인했다. 시장에서 현대차의 현대그룹 지원으로 비칠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최근 ABS 발행을 위한 자동차선 장기운송 계약을 제안받았고, 현재 실무선에서 논의 중이라며 협상 자체는 부인하지 않는다. 제의를 받은 만큼 검토는 해본다는 것이 현대차의 입장이다. [쟁점은?] 지금까지 협의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운송계약 기간이다. 현대상선은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원하지만현대차는 5년 이상은 곤란하다는 입장. 현대상선은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인 장기운송계약을 하면 현대차에도 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는 이를 인정하면서도 5년 이상의 장기계약시 시장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뿐 아니라 계약 자체가 시장에서 현대그룹 지원으로 인식되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 한때 자동차 전용선을 담보로 하는 ABS발행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현대차가 현대상선의 장기계약 요구를 뿌리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시간은 더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 현대상선은 LNG선 운송계약을 담보로 4000억원 규모의 ABS 발행에 성공해 이번 협상이 성사되면 모두 9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국민의 정부 4년 평가와 과제 전문가 4인에 듣는다

    대한매일은 24일 오석홍(吳錫泓) 서울대 명예교수,임혁백(任爀伯) 고려대 정외과 교수,김경민(金慶敏) 한양대 정외과 교수,정문건(丁文建) 삼성경제연구소 전무와 편집국에서 긴급대담을 갖고 ‘국민의 정부 4년 평가와 남은 1년의 과제’를 진단했다.이날 대담은 정치,통일·외교,경제,사회·행정 등 4개 분야에 걸쳐 평가보다는 과제에 초점을 맞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임 교수=지난해 여당의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당 총재직을 사퇴했다.이는 당 총재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돼 있는 한국식 정당제에서 상당한 개선으로볼 수 있다.집단지도체제로 바뀌면서 권력이 분산되고 원내총무와 정책위의장의 권한이 강화됐다.국민들로부터도 높은호응을 받았고 이런 분위기는 야당으로까지 확산됐다. ▲김 교수=정치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이 정도만으로도 상당한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정권 후반기를 맞아 주로 실패한 부분에 대해서만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제대로 된 부분에 대한 평가도 같이 해야 한다.과거 정권에 비해 갈수록 진전된모습을 보이고 있다.세부적으로 고쳐가야 할 부분이 많이 있겠지만 인정할 부분은 인정을 해야 한다.대통령이 총재직을내놓은 것,재계가 정치헌금을 하지 않겠다는 것 등 제도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정 전무=정치가 혼란스럽고 사회기강이 안 서는 데는 정치자금이 뒤에 있기 때문이다.우리나라에는 정당을 통한 정치자금의 동원이 일반화돼 있다.역대 대통령 중 누구도 정치자금에서 자유로운 적이 없었다.행정부에서 법인세의 1%를 공명선거 자금으로 쓰자고까지 할 정도다.그만큼 개혁이 가장안 되고 있는 부분이 정치분야임을 반증하는 것이다.남은 임기 1년 동안 정치자금법이라도 고쳐 대통령들이 돈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이것이야말로 모든 사회기강들이 바로 서는 전기가 될 것이다. ▲오 교수=국회에서의 거친 말이나 대정부 질문의 파행운영등은 우리사회 내 극한 대립구조의 반영이다.단기적으로는국회발언 제한 등 조치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오히려 정치권 외부에서 할 일이 더 많다.국민들이 국회의 이런 행태를 달가워하지 않음을 정치인들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임 교수=50년만의 수평적인 정권교체를 한 현 정권은 역대 가장 진보적인 성향을 띠고 있지만 정치분야의 개혁은 거의 이루어진 것이 없다.이는 정치개혁의 속성 때문이다.정당들은 정치개혁의 주체이면서 동시에 대상이어서 자기 개혁에스스로 나서기가 어렵다.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압력이 있어야만 한다.정치개혁이 부진했던 중요한 이유로 외환위기를 들수 있다.정부 출범 직후부터 기업,금융,노동 등 경제사회 개혁이 중심축을 이루다 보니 애초부터 정치개혁은 논의에서밀려버렸다.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어떤 식으로 자발적인 개혁을 이뤄낼지 의문이다. ▲김 교수=남북 정상회담과 금강산 관광사업 등은 의미있게평가해야 할 부분이다.다만 대북정책의 목표는 정부가 잘못세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근시안적인 민족주의적 접근방법보다는 거시적으로 북한을 남한과 중국,일본으로 연결되는 경제권으로 끌어들여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높이는 쪽으로정책이 추진됐어야 한다.일부에서 ‘퍼주기’ 논란이있는데 경제지원은 인도적 측면에서도 보다 늘려야 한다. ▲정 전무=그동안 정부의 햇볕정책이 성공을 거둔 것은 미국과 대외정책 조율이 잘 됐기 때문이다.과거 민주당 클린턴행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최대 관심사는 경제개혁과 시장개방 등 경제부문에 있었다.때문에 남북간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의 우선권을 인정해주었다.그러나 공화당 부시행정부로 넘어오면서 이런 기조가 바뀌었다. ▲임 교수=9·11 테러 이후 햇볕정책의 미래가 비관적으로바뀐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역설적으로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우리 내부에서 햇볕정책에 대한 회의가불식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악의 축’ 발언으로 한반도에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음이 국민에게 각인되기 시작했다.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줄여주고,외국인들의 한국내 투자를 촉진했던 것은 햇볕정책의 효과였다. ▲정 전무=97년 말 우리가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상환 불이행) 직전까지 간 것은 외환유동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유동성 극복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우리는 성공적으로 위기를넘겼다고 볼 수 있다.그러나 구조조정 정책 등 민주시장경제를향한 개혁이라는 관점에서는 짚고 넘어갈 부분이 많다.현 정부 개혁의 핵심은 ‘강요된 구조조정’이었다.미국 클린턴행정부는 현 정권 출범 초기 한국의 유동성 위기 해결을 지원하는 대가로 미국식 패러다임에 입각한 경제시스템을 수용할 것을 강요했다.한국경제를 개발경제에서 영미식 금융중심의 시장경제로 전환하라는 메시지였다.개혁정책이라는 게 우리 스스로 오랜 기간 준비하고 국민적 컨센서스가 바탕이 되지 못한 채 우리 경제·사회·문화의 구조를 완전히 180도돌리는 식이 돼 버렸다.개혁의 추진전략 면에서도 점진적 개혁이 아니라 빅뱅(대폭발)식 개혁이었다.이런 개혁정책의 부작용은 지난 4년 동안 한국경제에도 나타났다.1∼2년은 벤처기업과 정보기술(IT) 부문이 살아나면서 빠르게 회복하는 듯했지만 대우사태 이후 시장이 마비됐다.지난해에는 시스템이 경색되면서 경제가 급랭하는 상황이 됐다. 우리사회가 개혁을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전략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임 교수=다른 나라와 비교할 경우,한국의 금융 구조조정은 일본보다도 과감했던 측면이 있다.지난해 말부터 주식시장이 활황을 띠고 있는 것은 이런 부분에 대해 시장이 반응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주가상승의 주역은 외국투자자본이다.과거 재벌위주의 경제시스템을 혁명적으로 바꾼 결과다. 일본은 혁명적인 방식을 통하지 않고 정상적인 방법을 썼기때문에 현재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재벌을 대체할 수 있는 세력으로 IT와 벤처산업이 나왔다.그 과정에서 일부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한국 전체의 경제구조를바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정 전무=지난해 우리경제는 97년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어려운 외부적 충격이 있었다.일례로 97년에는 반도체 값이 떨어지기는 했어도 원가 밑으로까지 내려가지는 않았다.미국경제도 4%나 성장을 했다.그러나 지난해에는 IT부문 거품이 꺼지면서 반도체 값이 원가 이하로 떨어졌고 유가도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급등했다.일본 엔화 절하에 제대로 대응을 못했다.미국의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로 떨어졌다.하지만 97년 6% 성장을 했을 때 우리나라 기업의 대부분이 적자 결산을 했지만 지난해에는 3% 성장 속에서도 대부분 기업이 흑자를 냈다.부채비율 감소 등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저성장 국면에서도 수익을 낼수 있도록 체질이 개선된 때문이다.그러나 아쉬운 점은 이런 한국기업에 대한 평가를 우리 스스로 하지못했다는 것이다.외국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을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 큰 시세차익을 남기고 있다.그동안 우리나라 구조조정의 열매를 외국투자자들이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임 교수=우리가 중국과 일본 등 양쪽에서 협공을 받고 있다는 말이 있다.하지만 이는 거꾸로 봐야 한다.우리가 베이징을 마주보고 있고 세계 두번째 경제대국 일본과 인접해 있다.우리나라의 상황은 지정학적으로 큰 축복이다.중국이 우리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한국과 중국은 아직 기술과 생산능력에 엄연히 차이가 있다.중국과 함께 공동으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을 강구하는 것이바람직하다. ▲김 교수=중국이 급부상하는 강한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유리하다.근시안적인 태도를 갖고 이 문제를 다룬다면언젠가는 어려운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이 나라들을 활용해서 이제는 한국도 세계 4대 강국으로 갈 수 있다는 비전을 가져야만 한다. ▲오 교수=현 정부는 개혁을 기치로 많은 일들과 시도를 해왔다.이로 인해 우리 국민 전체의 기대수준이 높아진 게 사실이다.말썽이 나기는 했지만 건강보험 개혁이 시도됐고 여성보호,부패방지 등에 많은 작업이 이루어졌다.작은 정부를만들기 위해 애쓴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정책 과시를 위한각종 위원회가 신설된 것을 비롯해 의약분업 등 무리하게 추진된 개혁정책들도 많다.정책의 정리정돈이 미진하고 전문성이 결여된 부분도 있었다.인사문제에 있어 각 부처 장관의권한을 살려주어야 하지만 대통령이 개별부처의 일에 지나치게 관여한 감이 있다. 앞으로 1년 동안 개혁의 부작용과 후유증을 치료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부문별로 샅샅이 점검해서 이를 고쳐야 한다.과시용이거나 형식적인 조직은 과감하게 없애거나 고치는 일이 필요하다.또한 투명성을 더욱 더 높여야 한다.정책이 다음정권으로까지 승계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주력해야 한다.정권말기여서 여야 협조가 어렵다면 장기적으로 다음 정권이이전 정권의 정책들을 싹 슬어버리지 않게끔 만드는 제도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임 교수=정부의 개혁 방향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인정을 하고 있다.그런데도 현 정권의 인기도는 바닥수준이다.그 가장 큰 요인 가운데 하나가 인사의 난맥상이다.인사의 등용 풀이 너무 좁다는 점이다.소수파 정권으로서 지지 기반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도 인재 풀의 규모를 확대했어야 한다.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지적이라고 평가받는 김 대통령에 대한 지식인들의 지지도 낮은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정 전무=지금까지 상당수 개혁정책이 실패로 돌아간 원인은 사회의 주변 인프라는 갖춰져 있지 않은데 정책만 양산됐기 때문이다.의료체계가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의 의약분업은 의료재정의 파탄을 가져왔다.입시제도 역시마찬가지다.공무원 개방형 임용체제도 노동시장의 유연성이없는 상태에서는 아무런 효과도 낼 수 없다.개혁이 성공을거두기 위해서는 전략도 중요하지만 인프라 정비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또한 현재와 같은 대통령 5년 단임제에 대해서도 재고해 볼 시점이다.정권들이 선진시스템을 위한 기초기반을 조성하기보다는 5년간의 가시적인 성과에 더 집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리 진경호 김태균기자 jade@
  • [신경영 트렌드] (9)카멜레온 기업들

    정유업계의 대표주자인 SK(주)는 기름 파는 게 본업이다.그러나 사업 내막을 들여다보면 진짜 본업이 무엇인지 갈피를잡을 수 없다.에너지·화학뿐 아니라 자동차,정보기술(IT),생명공학 등 만물상을 방불케 하는 사업구조 때문이다.SK(주)는 에너지기업의 이미지를 벗고 종합마케팅회사로 대변신을 꾀하고 나섰다.회사 관계자 말처럼 “기름을 팔아서 먹고사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자동차·IT·생명공학 등 신규사업 부문의 2005년 매출 목표는 자그마치 1조원이나 된다. 제일모직 하면 아직도 직물과 패션을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그렇지만 업종을 보면 회사이름에 과연 ‘모직’이란말을 붙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생산품목이 모직·패션의류에서 합성수지·난연재를 비롯한 화학제품,휴대폰이나 컴퓨터모니터용 부품 등의 정보통신 소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지난해 매출액 1조 6000억원 가운데 무려 45%가 화학·정보통신 부문에서 창출됐다.최근엔 반도체 보호장치·웨이퍼 연마제 등의 첨단영역에까지 손을 뻗쳤다.그래서제일모직을 ‘재계의 카멜레온’이라고 부른다. ‘굴뚝기업’들의 업종 변신 노력이 매우 활발하다.미래 생존사업 찾기가 재계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대기업들이 기존의 사업 틀과 전혀 다른 비즈니스 창출에 과감히 도전하고 있다. 업종 대변신의 진원지는 화섬업계와 종합상사.그 중에서도IT·BT(생명공학)기업으로 탈바꿈하려는 화섬업체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화섬산업이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는 현실인식 때문이다. 효성은 최근 정보통신사업을 미래의 성장엔진으로 정했다. 지난해 정보통신 관련 4개사를 새 계열사로 편입시킨 데 이어 2005년까지 정보통신 부문을 화섬,중공업과 함께 주력 사업군으로 만들 계획이다.SK케미칼은 적자사업인 섬유부문을분리하고 생명과학과 정보통신 소재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이를 위해 이동통신 단말기에 들어가는 액정소자보호제와 반도체,액정표시장치 세척액 사업에 뛰어 들었다. 코오롱은 박막액정표시장치용 필름 개발에 주력해 최근 감광필름을 양산화하는 데 성공했다.화면표시장치 관련 사업의수익성이 높아 앞으로 이 부문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릴 방침이다.지난해 창업 40년만에 처음 적자를 낸 태광산업도 전자를 중심으로 한 비섬유산업으로 업종을 전환한다.삼양사는 지난해 11월 화섬부문의 분리를 계기로 의약·바이오,화학,식품,신사업 등 4개 부문을 축으로 사업구조를 완전히 재편키로 했다. 종합상사들도 업종 변신에 적극적이다.주로 섬유사업 부문을 축소하거나 분사시킨 뒤 미래사업이나 중공업 분야에 치중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섬유사업 부문을 경쟁력 없는 사업으로 인식,정리하는 대신 철강·기계·선박·플랜트화학·미래사업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대우인터내셔널은 섬유사업을슬림화하고 자동차부품·산업플랜트·물자자원 등 3대 부문을 수종(樹種)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LG상사와 삼성물산은 최근 섬유사업 부문을 분사,각각 ‘FTN’과 ‘STF’란 법인을 출범시켰다.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센터 박승록(朴勝祿) 소장은 “사업환경 변화에 맞춰 새로운 분야로 끊임없이 다각화하는 것이야말로 기업생존의 필수조건”이라며 “업종 변신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건승기자 ksp@ ■제일모직 안복현사장 “유행에 기댄 변신은 거부”. “제일모직을 배워라.” 평소 칭찬에 인색한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이 지난해 경영전략회의에서 임원들에게 이렇게주문했다.제일모직의 화려한 변신을 두고 한 말이다. 1954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삼성그룹의 사관학교라고 할 만큼 수많은 계열사 사장을 배출한 관록의 기업이다.그러나 96년 이후 3년 연속 적자수렁에 빠졌다.96년 마이너스 108억원,97년 마이너스 207억원,98년 마이너스 442억원의 적자를 냈다.섬유업종이 침체기에 접어든 시점이라서 당연히 한물 간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이를 비웃듯 99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최대의 실적(매출 1조 6000억원,경상이익 820억원)을 올렸다.그간 업종을 과감히 바꾼 것이 주효했다. 제일모직의 변신은 국내 산업사의 변천과정과 맥을 같이 한다.70년대 모직물,80년대 패션의류,90년대 화학을 거쳐 2000년대 들어전자·정보통신 부문을 육성하며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다. “변화를 위한 변화,유행에 기댄 변신은 실패하기 마련입니다.세계 최고로 남을 수 있는 부문만 집중 육성한다는 게 변화의 키워드이지요.” 안복현(安福鉉·53) 제일모직사장이 털어놓은 성공적인 변신전략이다.많은 기업들이 성장 잠재력이 큰 바이오나 인터넷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제일모직은 사업기반이 없는 분야에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수익성과 성장성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섬유기업에서 화학기업으로 변신한 미국 듀폰과 일본 도레이를 철저히 벤치마킹했다.두 회사가 선생인 셈이다. 안 사장은 “기존 사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목표치를 밑돌기 시작할 때가 업종 변신의 시점”이라면서 “변신의 방향은 기존 사업과 연관성 또는 시장성이 담보되는 쪽”이라고했다. 박건승기자
  • [사설] ‘정치자금’, 공론에 부치자

    선거철을 앞두고 급부상한 정치자금 개혁론에 우리는 주목한다.전국경제인연합회가 부당한 정치자금을 내지 않겠다고선언한 데 이어 재정경제부는 법인세 1%에 해당하는 세금을정치자금으로 기탁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한다.정치권이 스스로 머리를 깎지 못하자 밖에서 논의가 불거진 것이다.정치권은 이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그리고 정치권 밖에서 내놓은 정치자금 개혁론을 ‘환영한다’거나 ‘긍정적’이라는 식의 말잔치로 끝내서는 안된다.장·단기 개선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공론에 부쳐야 한다.그것은 정치자금을 내는 기업인들의 다짐성 선언에 대응해 받는쪽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의무일 것이다. 물론 과거 정경유착이나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관련해 기업들의 책임도 없지는 않다.반대급부를 기대하고 검은 돈을 주거나 보험불입식 지원을 함으로써 부패를 조장한 점에서 정치권과 재계의 ‘쌍방과실’인 측면도 있는 것이다.따라서재계 역시 정치자금 거부 선언을 충실히 지키겠다는 각오를해야 한다. 우리는 정치자금의 개혁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자금 수요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치권의 개혁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돈을 쓸 곳이 많으면 정당과 정치인들은 아무래도 부당한 정치자금에 유혹을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인터넷 등대중매체를 보다 자유롭게 이용해 선거운동 비용을 줄여주고 정당의 상시 조직이 비대화하는 문제를 개선시킬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또 이미 정당의 지구당 규모 등에 관한 규제가 사실상 지켜지지 않는 원인을 깊이 분석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정당에 지원되는 국고보조금의 집행 내역과 절차도 보다 투명해져야 한다.보조금이 정책개발보다는 상당부분 행사비와 식사비로 지출돼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정치권은 국고보조금 사용처를 스스로 투명하게 밝혀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법인세의 1%를 정치자금으로 제공하는 발상에 선뜻 찬성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정당에 국고보조금을 주고 있지만 상당수의 기업들이 뒤로 별도의 정치자금을내온 것이 현실이고 보면 법인세의 정치자금 기탁은 정치권의 돈주머니만 하나 더 늘려주는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이 나올 법하다.정치인에게 기부금이나 찬조금을 요구하는 풍토도 개선해 정치인들의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모처럼 제기된 정치자금 개혁 논의를 계기로 정치권은 국민 여론을 광범위하게 수렴해야 한다.그렇게 해서 만인이 공감하는 개혁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 전경련 “부당 정치자금 안낸다”

    재계가 올해 양대 선거를 앞두고 건전한 정치풍토 조성을 위해 부당한 정치자금을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 결의했다.정부도 부당한 정치자금 제공관행을 없애기 위해 측면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전국경제인연합회는 22일 전경련회관에서 41회 정기총회를 열고 법에 의하지 않은 불투명한 정치자금을 제공하지 않는 것 등을 뼈대로 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전경련은 이날 ‘기업인 자율실천 사항’과 ‘각계에 바라는 사항’이란 결의를 통해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경제계가 적극 협력하고 윤리경영과 투명경영으로 소비자 및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전경련은 특히 정치권에 대해 돈 안드는 선거문화 정착과 고비용 정치구조의 개선에 앞장서 줄 것과 함께 자유시장경제 질서를 저해하는 이익집단의 무리한 요구와 정치권의 선심성 선거공약도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진념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은 격려사를 통해 “정부도기업이 부당한 정치자금에서 해방돼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수 있도록 최대의 노력을 하겠다.”며 전경련의 방침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재계 윤리경영 고삐 죈다

    재계가 윤리경영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나섰다. 미국 엔론사의 도산과 벤처기업의 각종 게이트 연루 등기업의 도덕성을 둘러싼 위기감이 국내외로 확산되는 데따른 것이다.손길승(孫吉丞) SK 회장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1일과 8일 잇따라 “법에 의한 정당한 요구에만정치자금을 내겠다.”고 천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선진기업 윤리경영 시찰단 보내] 전경련은 지난달 24일발효된 부패방지법에 맞춰 윤리경영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이를 위해 오는 4월중 윤리경영 담당 임원들을 미국의 모범 윤리경영 기업에 파견할 계획이다.이미 △고객관계 우수기업(존슨앤존슨,3M) △윤리경영 평가기관(BRT) △협력사관계 우수기업(나이키) △지역사회관계 우수기업(조지아퍼시픽펄프) 4개 유형별로 윤리경영 이념과 노하우를 벤치마킹할 수 있는 곳을 방문업체로 선정했다. [임직원 행동준칙 제정] 기업별로 윤리강화 움직임도 뚜렷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투명한 기업경영을 위해 임직원들이 준수해야 할 ‘임직원 행동준칙’을 제정했다.어떠한 금품수수도금지하되 부득이하게 금품을 받았을 때는 반드시 법무실에 신고토록 했다.이밖에도 이동통신 고객의 신상정보를 철저히 관리토록하는 등의 9가지 규정을 신설했다.신세계는 기업윤리실천사무국을 별도 조직으로 신설,윤리경영이 구호에만 그치지 않도록 했다.5000여개 협력사로부터임직원들의 각종 비리·횡포를 제보받기 위해서다. [e메일 신고시스템도 등장] 포항제철은 고객 중심의 업무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조만간 ‘기업윤리행동준칙’을 마련할 계획이다.정도·투명·책임경영의 원칙을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윤리의식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코오롱은 임직원이 2만원이 넘는 접대를 받지 못하도록하고 있다.경조사비 명목으로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이나 과도한 경조사비를 받은 경우에는 상급자에게 보고토록 했다.롯데는 지난해 초 그룹차원에서 윤리강령을 채택하고 전계열사를 대표하는 윤리위원회를 발족했다.임직원이 금품이나 향응을 요구할 때 신고할 수 있는 e메일 신고시스템을 구축했다. [‘윤리경영은 투자’ 인식필요] 미국 등 선진국 기업들사이에서는 윤리경영이 이미 하나의 경영기법으로 자리잡았다.윤리경영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특히 미국은 특정 기업이 민·형사상으로 피소되더라도그동안의 윤리경영 성과가 인정되면 형을 감면해 주는 FSG(연방법원판결지침)를 제도화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 사이에 기업윤리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면서 “추상적인 내용으로 꾸며진 윤리경영 실천매뉴얼을 사례위주로 바꿔 보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건승 강충식기자 ksp@
  • 재계·시민단체 재벌개혁 수위 싸움

    기업 규제완화 수위를 놓고 재계와 시민단체 사이에서 정부가 고민하고 있다.출자총액제한 제도의 적용기준을 정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놓고 재계와 시민단체간주장이 맞서 있기 때문이다.재계는 출자총액제한제를 느슨하게 하자는 입장이고,시민단체는 개벌개혁 차원에서 강도를 더 높이자는 주장이다. ●출자총액제한제란= 기업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막기 위해 다른 기업에 순자산의 25% 이상 출자하지 못하도록 한것이다.다만,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동종업종에 출자할 경우 출자총액제한의 예외로 인정하도록 했다.동종업종이란 예를 들면 맥주회사가 같은 음료업종인 콜라회사에출자할 경우 출자분을 출자총액한도에서 제외해주는 것이다. ●재계와 시민단체는 평행선= 출자총액의 예외로 인정받으려면 우선 출자기업과 출자를 받는 기업이 동종업종이어야 한다.아울러 출자기업의 출자액이 매출액(3년 평균)의 25%를 넘어야 하고,출자기업의 출자액이 피출자기업 매출액의 50%를 초과하는 3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게 공정위의 안이다.하지만 지난 19일 공정거래위원회 주관으로 재정경제부·산업자원부,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참여연대 관계자들이 참석한 비공식 회의에서 전경련과 시민단체는 뚜렷한 입장차를 보였다. 전경련은 이같은 요건 중 ‘출자기업의 매출액 대비 출자규모 25% 이상’을 ‘10% 이상’ 등으로 하자는 대안을 내놨다.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문이었다.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동종업종 출자를 한 곳으로 한정해 문어발식 확장을 막아야 한다고 맞섰다. 전경련은 또 출자기업의 출자액이 피출자기업 매출액의 50%를 넘자는 공정위 안에 대해 25%로 완화하자고 주장했다.공정위는 소액투자로 기업을 지배하는 현상을 막자는 것이고 전경련은 완화하자는 것이다.참여연대는 매출액 비중에 상관없이 한 곳만으로 한정하자고 밝혀 공정위와 사실상 같은 입장이었다. ●정부는 고민중= 재경부는 이에 따라 양쪽의 입장을 수용한 절충안을 제시했다.이를테면 매출액의 25% 이상으로 하되 매출액의 80% 이상이 한 업종으로 구성될 정도로 주력화가 잘 된 기업에 대해서는 매출액 상위 2개업종까지 동종업종으로 인정해주자는 것이다.또 모든 사업의 매출액이 25%에 못미친다면 한 곳을 동종업종으로 인정하자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출자를 받는 회사의 요건에 대해서도 비율을 50%에서 30∼40% 정도로 낮출 수 있다는 안을 제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어느 쪽으로 할지 조만간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정치에 발목 잡힌 경제

    경제관련 주요 법안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기업·금융개혁의 중대한 차질이 예상된다.이에 따라국가신인도 상향 조정에 부정적인 영향도 우려되고 있다. 19일 국회 사무처와 재정경제부·법무부 등에 따르면 은행법 개정안과 증권관련 집단소송법 제정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국회는 20일 재경위원회 법안심사 소위를 열어 은행법 개정안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다.그러나 한나라당이 임시국회 회기내 처리를 반대하고 있다.사회적인 합의가 미흡하다는 게한나라당의 반대 이유다. 이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은행법 개정안을 놓고 이미지난해 공청회 등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다.”며 “한나라당은 뚜렷한 이유없이 은행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재벌의 은행주식 소유한도를 4%에서 10%로 높이는 은행법개정안 처리가 늦어짐에 따라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의 민영화와 공적자금 회수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관계자는 “은행법 개정안 처리가 4월 임시국회로 넘어가면 시행령 마련등의 일정상 은행법 개정안은 일러야 7월에나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적자금 투입 은행의 민영화와 공적자금회수 일정도 그만큼 늦어지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금융구조개혁의 핵심인 은행민영화 일정이 차질을 빚으면이달말 무디스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걱정된다. 국회는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안을 오는 25일 법사위에 상정할 예정이다.이 법안은 기업체의 분식회계,허위공시,주가조작 등에 의한 피해자 50명 이상이 집단으로 소송을 제기할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하지만 이 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도 아직 제출하지 않은 상태여서 임시국회 처리는 어렵고 법에서 규정한 시행시기(4월1일)도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야당의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임시국회처리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법무부 관계자는 “집단소송제는 재계가 1년동안 준비할 시간여유를 주기 위해 오는 4월1일부터 시행하도록 규정한 것”이라며 “연내에 통과되면 내년 3월 기업의 회계년도부터 적용되는데 문제는없을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재계가 집단소송제 도입에 적극반대하고 있어 선거를 앞두고 법안처리가 더욱 늦춰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박정현 김태균기자 jhpark@
  • 월드컵 D-100 “온국민의 축제로”

    ‘월드컵 D-100일.준비는 끝났고 이제 손님맞이만 남았다.’ 60억 지구인의 축구제전,2002 한·일 월드컵축구대회의 역사적 개막이 20일로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이에 따라 이제부터라도 국민의 흐트러진 마음을 모아 월드컵의 성공적인개최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사회각계 인사들은 월드컵은 체육경기이기는 하지만 전세계가주시하는 만큼 우리 사회의 의식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로 활용돼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강조했다. 김기수(金基洙·68)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은 “대선 등 정치일정과 맞물려 일부 혼탁상을 보이는 시기를 앞두고 대회가 열리기는 하지만 이 대회를 민족화합의 구심점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질서·친절·청결’이라는 월드컵문화시민운동 정신으로 국가 이미지를 한단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심윤종(沈允宗·60) 성균관대 총장도 정치권의 정쟁과열을경계하면서 “월드컵을 잘 치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화합이며 큰 잔치를 앞두고 집안에 분란이 일어서는 안되는만큼 불만이있더라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일단 접어두고 서로 양보하고 단결해야 한다.”고 각당이 정쟁을 지양할 것을 당부했다. 좌승희(左承喜·55)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월드컵을 통한경제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막연하게 장밋빛 전망만 난무할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월드컵을 치를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정부와 재계가 함께 월드컵 비즈니스에 대한 파트너가 되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세우는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몽준(鄭夢準·51)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우리나라의 16강 진출도 중요하지만 그것에만 매달리는 것은 우리 사회전반에 걸친 감상적 애국주의와 열등의식 등의 반영일 수 있다.”면서 “월드컵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국내에서 열리는32개 경기를 제대로 잘 치렀는지에 달려 있으며 특히 방문외국인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노주석 박현갑 강충식기자 joo@
  • [데스크 칼럼] 대학이 바뀌어야 나라가 산다

    진념 경제부총리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대학기부금입학제 허용’과 ‘학생 선발권 대학에 일임’ 등 ‘대학진입장벽 철폐’를 겨냥한 제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대학교육정책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진 부총리와 KDI의 제언은 고교평준화 정책의 연장 선상에서 획일적인 규제가 가해지고 있는 현재의 대학생 선발방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국제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는 충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된다. 재계는 그동안 ‘풀빵 찍어내기식’ 대학교육의 문제점을숱하게 지적해 왔다.서열도 특징도 없는 대학교육으로 인해기업이 신규 인력을 채용하더라도 2∼3년간 재교육을 시켜야만 원하는 수준의 생산성에 이를 수 있다는 게 기업들의하소연이었다. 기업의 이같은 푸념은 신규 채용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결과를 낳았다.지난 96년 30대 재벌기업과 공기업·금융산업 등 주요 기업집단의 채용자 구성비율에서 신규 채용이 65%,경력직이 35%였으나 2000년에는 26%,74%로 완전 역전된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대학은 흘러간 노래를 고집하는 사이에 기업은 ‘필요한 시점에 필요로 하는 인력을 뽑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지난해 12월의 전월대비 실업자 증가분의 80% 이상이 청년층 실업자였다는 점도 같은 맥락으로볼 수 있다. 대학교육의 후진성은 여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지난해 49개국을 대상으로 대학경쟁력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5∼34세 연령층의 고등교육 이수율이 34%로 5위를 기록,양적인 지표에서는최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대학교육의 경제수요 부응도는 47위,교육시스템의 경제수요 부응도는 44위를 기록,질적인 지표에서는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했다. 이는 대학 교육과 노동시장이 그만큼 괴리됐다는 뜻이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2000년 현재 취업자 중 전공과 직업이 일치하는 경우는 29.3%에 불과했다.80∼90년대 대학정원의 증가가 산업계가 요구하는 이공계보다는 교육공급자의편의에 따라 인문사회계 위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인력수급에서 양적·질적 불일치와 함께 인력난과 과잉공급이 병존하는 문제를 낳은 것이다. 따라서 대학도 이제는 ‘규모의 경제’라는 논리에만 집착,모든 상품(학과)을 나열하는 백화점식 경영에서 탈피해야한다.어차피 2004년이면 대학입학 대상연령인 18세 인구(63만명)는 현재의 대학정원(65만 5000명)을 밑돌게 된다.2009년부터 18세 인구가 대학정원을 다소 웃돌다가 2016년부터본격적인 감소세로 돌아서 2030년에는 정원의 73% 수준까지떨어지게 돼 있다. 최근 만난 지방대학의 한 교수는 일용직보다 나을 바 없는취업까지 합쳐 ‘졸업생 80% 취업’이라는 현수막을 자랑스럽게 내거는 오늘의 대학 현실을 개탄했다. 곧 대학의 본격적인 학위수여식이 시작된다.사회에 첫발을내디디는 졸업생들이 ‘실업’이라는 멍에를 지고 대학문을나서지 않게 하려면 교육당국과 대학은 이제라도 기업이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요구가 아무리 가혹한구조조정일지라도 그 길만이 살 길이다. 우득정 사회기획팀장
  • 전경련 “정치자금 공동모금 안할것”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당한 방법이라 해도 전경련 차원에서 공동으로 정치자금을 걷는 일은 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했다고 17일 밝혔다.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은 “최근 재계가 정당한 정치자금만 내겠다고 공언한 것은 전경련차원에서 공동으로 돈을 걷어 후원회 등에 내겠다는 뜻은아니다.”면서 “하지만 개별기업이 자체판단에 따라 선호하는 후보에 정당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부회장은 “지난 총선때도 재계 차원에서 정치자금을내지 않았다.”면서 “기업경영이 투명해지면서 현실적으로도 부당한 정치자금을 낼 돈을 조성할 수 없게 됐다.”고밝혔다. 이어 “지난해에 대북지원 등을 위해 재계차원에서돈을 모을 때도 각 회사별로 사외이사들의 문제제기가 많아돈을 모으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박건승기자
  • [사라지는 것을 찾아] 풍어제

    매년 이맘때면 어촌은 한겨울답지 않게 분주했다.음력 정월 초나 대보름날이 되면 풍어제를 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어촌에서는 풍어제라는 말 대신 ‘뱃고사’라는 말을 많이 썼다. 풍어제는 마을 사람들의 잔치였다.고기를 많이 잡게 해달라고 비는 고사지만 마을의 공동체 의식을 다지고 또 이웃간 두터운 정을 키우는 잔치로서의 의미가 더 컸다.한편으로는 바다로 고기잡이 나갔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한 죽은자들의 넋을 달래고 산자들의 쌓인 한을 풀어주는 굿거리이기도 했다. 풍어제는 어부들이 마을 뒷산에 지어놓은 당집에 각자 뱃기를 매달고 고사를 지내는 것으로 시작된다.이어 뱃고사를 주재하는 제주(祭主) 집 처마에 어부들이 가져온 뱃기가 매달려진다. 무당이 제주 집에서 경을 외며 고사를 지내면 사람들은한데 어우러져 집집마다 돌아가며 지신밟기를 한다.북과꽹과리,징 등을 쳐대며 각 가정의 안녕을 빈다.집 주인은술과 밥을 내와 고마움을 표한다.더러 돈과 곡식을 내 뱃고사 비용에 보태주기도 한다.시골이면 으레 한두명쯤 있게 마련인 ‘팔푼이’도 입을 벌쭉거린다.얼굴 여기저기음식물이 묻은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냥 히죽거리며 즐거워한다. 지신밟기가 끝나면 어부들은 당집으로 올라가 밤을 샌다. 무당은 경을 외며 강신(降神)을 빌고 어부는 저마다 ‘고기를 많이 잡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빈다.당집에는 조선시대 북벌을 주장했던 임경업(林慶業) 장군의 영정과 그를모시는 뱀신 등이 그려져 있다.그 형상이 너무 무섭게 생겨 이를 본 꼬마들은 흠칫 놀라 달아나곤 한다. 다음날 어부들은 당집에서 뱃기를 떼낸뒤 줄지어 산을 내려온다.중간쯤 내려왔을 즈음 제주가 신호를 보낸다.신호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어부들은 자기 뱃기를 들고 뜀박질을 한다.자기 배까지 1등을 하는 어부가 그해 고기를 제일 많이 잡는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배에 도착한 어부는 북어를 창호지(한지)에 싸 이물(배의 앞쪽)과 고물(뒤쪽),선장실 등에 매단다.‘부정(不淨)을타지 말라’는 뜻이다.이어 선주는 당집에서 싸온 음식을‘고수레’를 외치며 배 주변에 뿌린다.그렇게 해서 뱃고사가 모두 끝나 선주가떠나면 이번에는 꼬마들이 배에 오른다.북어를 떼어 먹기 위해서다.굽지 않아도 한겨울에 먹는 담백한 북어맛은 각별하다.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그만이어서 어촌의 아이들은 너나없이 ‘염불’보다 ‘잿밥’에 탐을 내게 마련이다. 이처럼 흥이 났던 충남 당진군 송악면 한진리의 풍어제가 몇년 전부터 시들해졌다.마을 주변에 공단이 들어서고 바다가 황폐해진 탓에 이젠 각자 배에서 조촐히 지낼 뿐이다. 하지만 충남에서 가장 큰 풍어제인 태안 안면도의 황도붕기풍어제는 13·14일 이틀동안 열려 올해도 명맥을 이어갔다.이 풍어제는 다른 어촌과 마찬가지로 제주가 여자로고사가 열리기 한 달 전부터 매일 목욕재계(沐浴齋戒)하고 부부간 잠자리도 피한다.달거리(월경)중인 여자는 제주를 할 수 없다.특히 황도에서는 이 기간 주민들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돼지가 임경업 장군을 모시는 뱀신과 상극이라는 이유에서다.대신 소를 한 마리 잡아 고사 제물로쓴다. ‘에헤헤에헤 에에요/연평바다에 들어오는 조기/우리 배망자에 다 잡아 실었다/허허어이 헤에이어어으어어…’. 이틀간 고사와 굿을 지낸 뒤 바다에 떠도는 넋을 달래는‘강변용신굿’과 함께 고기잡이할 때 부르던 이 ‘붕기풍어타령’으로 막을 내리는 황도 붕기풍어제.이 풍어제는 91년 충남도 무형문화재 12호로 지정됐다. 황도리 이장 강채규(姜菜圭)씨는 “자치단체의 지원이 없으면 이렇게 크게 풍어제를 지낼 수 없다.”며 “요즘은보존차원에서 열리는 경향이 강해 예전에 비해 흥은 덜 난다.”고 안타까워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
  • 3개부처, 공무원노조 도입 정부안 제출키로

    공무원 노조 도입을 위한 노사정위원회 논의가 해를 넘기도록 진전되지 못한 가운데 정부가 오는 27일까지 단일안을 마련키로 했다. 13일 노사정위원회에 따르면 그동안 공무원 노조 도입과관련,핵심쟁점에 대해 이견을 보여온 행정자치부,중앙인사위원회,노동부 등 3개 부처가 27일까지 정부 단일안을 만들어 노사정위 노사관계소위에 제출키로 했다.노사정위는정부 단일안이 마련되는 대로 노동계,재계 등과 본격적인협상을 벌여 이른 시일내에 합의를 이끌어 낼 방침이다. 노사정위는 지난해부터 ‘공무원 노동기본권 분과위원회’를 구성,공무원 노조 도입방안을 논의해 왔으나 정부측참석자인 행자부,중앙인사위,노동부 등이 전국 단위의 연합단체 조직 문제 등의 쟁점에 대해 제각각의 입장을 보여 합의를 보지 못했다. 노사정위는 이달말 정부안이 확정되면 3월초부터 전국 6개 대도시를 돌며 공무원 노조 도입 방안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해 여론을 수렴키로 했다.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은 정부의 인정여부와 상관없이 3월24일을 기해 공무원노조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어서 공청회 일정과노조 출범일을 두고 막후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정위는 이번 정부안 확정 결정에 앞서 지난해말 교섭창구를 단일화한다는 전제로 공무원 복수노조를 인정하는등 몇몇 사항에 합의했으나 전국 단위 연합단체 허용,단체교섭권 인정 등을 둘러싸고 정부 부처내 의견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아 합의에 실패했다. 한편 이번 정부안이 지난 98년 2월 노사정위에서 합의된틀에서 얼마나 달라질지 관심이다.당시 노사정위는 공무원의 단결권과 보수 등 근무조건과 관련된 단체교섭권은 인정하되 단체협약체결권과 단체행동권은 인정하지 않고 국가공무원은 전국단위,지방공무원은 광역시·도단위로 노조를 허용하는 안을 제시했었다. 류길상기자 ukel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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