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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회사 의결권 제한’/ 재경부·공정위 또 충돌

    출자총액제한제에 이어 금융회사 의결권 제한 여부를 놓고 재정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또다시 충돌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10일 “외국인의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의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그러나 공정위는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폐해가 늘고 있는 만큼 금융회사의 의결권 행사 허용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회사의 의결권 행사란 예컨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갖고 있을 때 보유지분만큼 삼성전자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다.주식회사 체제에서 당연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돈주머니를 차고 있는’ 금융회사의 특성상 우리나라는 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그러나 재계의 반발이 거세 지난해 1월부터 예외조항을 통해 발행주식의 30%까지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주고 있다.예외조항은 ▲임원 임면 ▲영업 양도 ▲정관 변경 ▲M&A 등 4가지 경우다.공정위 이동규 독점국장은 “예외조항이 국한돼 있으나 주요 경영행위를 망라하고 있어 사실상 전면 허용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재경부,M&A 관련 의결권 행사는 반드시 허용돼야 금융회사 의결권 행사 제한에 대한 재경부의 이견(異見)은 지난 8일 김진표(金振杓) 부총리의 발언에서부터 예고됐다.김 부총리는 “(외국기업과의 역차별 등)여러 지적이 있는 만큼 관련부처와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결정할 문제”라며 공정위의 ‘추진 속도’에 제동을 걸었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시가총액이 적어 적대적 M&A에 노출돼 있는 데다 외국인의 지분비중이 늘어 M&A만큼은 계속 예외조항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최근 외국계증권사인 크레스트가 SK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주)SK의 주식을 집중 매집,최대주주로 떠오른 것은 재경부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재경부는 금융회사의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예외조항’을 축소하기보다는 행사 가능한 지분율 한도(30%)를 축소하는 쪽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제도를 바꾼 지 1년만에 번복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정위,“적대적 M&A 실제사례 있었는지조사해볼 터” 공정위는 지난 몇년간 적대적인 M&A 시도가 실제 있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개혁의 발목을 잡기 위해 그럴듯하게 ‘과대포장된 위험’인지,실제 방어가 시급한 ‘체감 위험’인지 판단해보겠다는 것이다. 재경부와 재계의 논리에 호락호락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다.강철규(姜哲圭) 공정거래위원장은 9일 라디오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금융회사의 의결권 행사를 완화해주면 여러가지 문제가 생긴다.”며 종전의 부정적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공정위측은 그 근거로 지금까지 확인된 부당내부거래 가운데 금융회사의 계열사 직접지원 사례가 2건중 1건(51.3%)인 사실을 든다.시민단체는 공정위 논리에,재계는 재경부 논리에 적극 힘을 보태고 있다. ●11일 첫 논리대결 출자총액제한제와 관련, 공정위는 ‘더 강화하자.’는 입장인 반면 재경부는 ‘현행 유지’로 맞서고 있다.재경부와 공정위는 11일 열리는 전담 TF(태스크포스 단장 김영주 재경부 차관보) 상견례에서 첫 논리대결을 벌인다.재경부측은 “부처간 불협화음이 아니라 건전한 정책조율 과정으로 봐달라.”고 주문했다. 안미현기자 hyun@
  • SK, 적대적 M&A 위기/ 크레스트 지분12% 확보

    최근 SK㈜의 지분을 8.64% 사들여 대주주가 된 영국계 투자회사 크레스트증권이 10일 SK주식 3.75%를 추가로 매입,지분율을 12.39%로 높였다. 또 크레스트증권의 모회사로 모나코에 본사를 둔 소버린자산운용측은 지난 9일 소액주주운동을 펼치고 있는 참여연대측에 SK경영권 교체 시도를 지지하도록 요청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져 SK의 경영권 향방이 주목된다. 크레스트증권은 이날 SK주식 475만 7160주를 5차례에 걸쳐 매집,총 1572만 5890주를 확보함으로써 SK의 지분 12.39%를 확보했다고 공시했으나 주식매입 목적은 여전히 ‘수익창출’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SK에 대한 계열사와 오너일가의 우호 지분은 32%정도다.그러나 이 가운데 의결권이 없는 자사보유분 10.24%와 총액출자제한에 걸려 의결권 행사에 제한을 받는 SK C&C(8.63%) 등을 제외하면 실제 방어지분은 채 10%가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SK측은 “크레스트측의 M&A 의도가 확실할 경우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경영권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의 지주회사격인 SK는SK텔레콤 20.85%,SK글로벌 37.86%,SKC 47.66%,SK해운 35.47%,SK엔론 50%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장악하고 있어 SK의 경영권을 확보하면 재계 3위인 SK그룹을 지배할 가능성도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이슈 따라잡기/ 고용허가제 도입전부터 ‘삐걱’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제 도입을 둘러싸고 노사정이 들썩거리고 있다.전면실시냐 시범실시냐를 놓고 정-정(政政) 갈등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노동부는 원래 올해 상반기 중 관련법 개정을 통해 내년 7월부터 전면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청와대가 시범실시를 주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노동계는 “사실상의 포기”라며 맹비난하고 있다.더욱이 사용자측인 재계는 도입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노동부는 사면초가에 빠져있다. 이같은 논란이 일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7일 “폐기를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하긴 하되 업종범위를 신축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포기가 아님을 밝혔다. ●노동부 계획 노동부는 지난달 28일 기존의 산업연수생제도로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불법체류 및 인권탄압 문제 등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고용허가제를 전면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 산업연수생제도는 폐지되고 중소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수 있게 된다.외국인 근로자들도 연수생 신분에서 벗어나 근로자 신분으로 바뀌고 노동3권이 보장된다. 정부는 이미 지난 29일 국무조정실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이같은 도입방안을 확정했다.이번 임시국회에서 정부안이 입법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었다. ●당정,“시범실시부터 해야” 이러한 노동부의 계획은 일주일도 안돼 민주당과 청와대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청와대는 지난 3일 정책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고용허가제를 특정 업종에 국한해 시범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해 혼란이 일고 있다.일정기간 고용허가제와 산업연수생제도를 함께 운영하고 전면도입 여부는 다시 검토키로 한 것이다. 정세균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민주당 내부의견도 통일이 안됐고 한나라당과 경제단체들의 반발이 심해 법안 통과가 사실상 어렵다.”면서 “일단 전면실시 법안은 미루고 시범실시 법안을 만들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계,크게 반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당정협의회 방침을 “사실상의 실시 포기”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한국노총 강훈중 홍보국장은 “고용허가제를 사실상 포기하는 기만적인 처사”라며 “청와대와 민주당은 고용허가제를 즉각 실시,외국인 근로자의 인권과 노동기본권을 보호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육선전실장도 “사실상의 산업연수생제도 유지와 고용허가제 포기를 의미한다.”면서 “약 40만명에 이르는 외국인력이 인권유린과 폭력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게 됐다.”고 비난했다. ●노동부,“입법과정 지켜봐야” 노동부는 시범실시를 주문한 민주당과 청와대의 진의 파악에 나섰다.시범실시 방안이 한나라당과 재계의 반발에 따른 입법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보고 고용허가제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일단 국회의 입법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시범실시쪽으로 입법이 되면 우선 시범실시한 뒤 빠른 시일내에 전면실시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공정위 업무보고 내용·의미/ 재벌정책 당근·채찍 병행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주요 업무계획은 개혁성향의 신임 위원장 색채를 반영하듯 재벌정책의 강화로 요약된다.지주회사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등 당근정책도 병행하고 있지만,기본적으로 경제위기와 국제화를 빌미로 다소 느슨하게 풀렸던 재벌정책의 나사를 다시 옥죄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규제를 푸는 데는 시민단체가,죄는 데는 재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재정경제부 등 관련부처간에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추진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공익소송제 도입 등을 뼈대로 하는 소비자보호정책도 태반이 법 개정을 전제하고 있어 ‘장밋빛 청사진’에 그칠 공산이 있다. ●금융회사의 의결권 행사 제한 가장 큰 논란이 예상된다.금융회사의 상장·등록 법인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는 전면 금지돼오다 지난해부터 ‘허용’으로 바뀌었다. ▲임원선임및 해임 ▲M&A(인수합병)▲정관변경 등 허용범위를 제한해놓고 있으나 주요 경영행위가 모두 포함돼있어 사실상 ‘전면허용’이나 마찬가지다.공정위는 의결권 행사 허용범위를 대폭 축소하거나 아예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그러나 재계는 “외국인의 임원선임 요구 및 적대적 M&A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의결권 행사가 필수적이며 이를 막는 것은 외국 자본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대기업 총수와 친인척 지분의 전면 공개도 공정거래법상의 사업자 비밀준수 조항과 상충돼 논란이 예상된다. ●지주회사,재계 환영·시민단체반발 지주회사가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징검다리인 만큼,이의 전환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는 게 강 위원장의 지론이다.자회사에 대한 현물출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도세 및 법인세 납부유예기간을 더 늘려주고,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의 일정액(60∼90%)을 이익에서 더 공제해줘 지주회사의 세금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그러나 부채비율(100%이내)과 자회사 지분율(30%∼50%) 등 설립요건 자체는 완화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재계는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설립요건완화를 요구했다. 이미 지주회사로 전환한 LG는 “정부의 대기업 정책은 공정한 경쟁체제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삼성은 “설립요건 자체를 완화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그러나 시민단체는 지주회사 설립요건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맞섰다.출자총액제한제 강화도 일단 대통령의 지지를 끌어내기는 했으나 재경부와 재계를 설득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소비자보호를 위한 이색제도들 우선 공익소송제가 눈에 띈다.소액다수의 피해자를 대신해 국가기관이 소송을 제기한 후 배상금을 피해자에게 나눠주는 제도다.소비자 집단소송제와 유사하나,소송주체가 피해자가 아닌 국가기관이라는 점에서 다르다.미국에서 시행중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피해자를 대신해서 소송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데다 기업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공정위 내부에서조차 실현 가능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있다. 인터넷 쇼핑몰의 영업을 잠시 중단시킬 수 있는 ‘임시중지제도’도 도입된다.최근 15만명에게 300억원의 손해를 입힌 ‘하프플라자’처럼 소비자 피해가 급속히 확산돼 신속한 차단이 필요할 때 발동된다. 기업거래때 주로 쓰이는 ‘에스크로 계좌’도 등장할 전망이다.인터넷상의 물품거래대금을 잠시 맡겨두는 제3의 예치계좌다.고객은 일단 이 계좌로 돈을 입금한 뒤 물건이 도착하면 판매자에게 최종송금하게 된다.물건값만 떼이는 선불거래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다.하지만 ‘빈대(일부 사기꾼) 잡으려다 초가삼간(전자상거래) 태우는 격’이라며 업계가 반발하고 있어 시행될 지 두고볼 일이다. 안미현기자 hyun@
  • [사설] 재계, 위기 탓하기보다 투자확대를

    전경련 등 경제 5단체가 그제 ‘현 경기침체를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위기’로 진단한 것은 적확한 경제상황 인식이라고 평가한다.위기의 원인이 주로 이라크전과 북핵 위기 등 경제외적 변수에 기인하고,재계가 경제상황을 다소 과장한 면도 있지만 모두가 겸허하게 경청할 일이다.정부도 사실상 이같은 위기상황은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노무현 대통령이 기업이 감당할 수준에서 시장개혁의 속도를 조절해 추진하고,김진표 경제부총리가 한국경제의 5중고를 언급한 점 등이 그것이다. 실제로 우리경제는 지금 무척 어려운 형국이다.거시지표는 물론 실물경제 동향 또한 엉망이다.무역수지가 4개월째 적자를 기록하고,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가상승과 저성장에 시달리고 있다.기업들의 재고가 쌓여 공장가동률이 떨어지고 투자심리마저 얼어붙어 있다.라면이 안 팔리고 택시가 텅텅 빌 정도로 국민들의 소비심리도 위축돼 있다.여기저기서 5년 전보다 살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특히 가계부채는 외국투자가들이 제2의 환란 진원지로 꼽을 만큼 심각한수준이다. 우리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이 먼저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정부가 경제운용방향과 시장개혁 정책을 공표한 이상 기업은 경영의 투명성 제고와 경쟁력 향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위기론을 앞세워 경제개혁에 딴죽을 걸기보다는 핵심사업과 기술개발 투자를 늘려 난국 극복 이후에 대비해야 한다.감축경영으로 고용불안과 내수위축을 부추기기보다 이럴 때일수록 채용을 늘리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정부도 안이한 경제인식을 버리고 시장의 불안감을 씻어줘야 한다.기업의 투자 및 수출촉진책을 조속히 시행해 신뢰를 되찾고 재계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 재계 “청와대가 너무 멀다”

    모 기업 임원 A(49)씨는 최근 청와대 인사를 만나기 위해 부하 직원인 B(39)차장에게 부탁했다.386세대인 청와대 인사와의 접촉을 위해 아랫사람이 친구를 만나는 술자리에까지 나가야 한다고 그는 털어놨다.A씨는 예고하지 않고 갑자기 나타나는 것으로 각본을 짰는데 어렵게 만난 행정관 C(39)씨가 몸이 아프다며 자리를 뜨는 바람에 이야기도 나누지 못했다. 새 정권이 들어선 뒤 재계 인사들은 청와대 인사들을 만나려 애쓴다. 그러나 청와대 인사들은 일단 자신들이 잘 알지 못하는 인사들과의 접촉을 꺼린다.어렵게 자리를 같이 해도 C씨처럼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재계 인사들이 가장 당혹스러워 하는 부분은 바로 ‘그들(청와대인사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엊그제 경제단체 회장들은 ‘경제불안’심리를 지적했는데 이를 초래하는 주요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청와대 인사들과의 네트워크(network)부족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청와대 핵심인사들 대부분은 그동안 정치자금 수수와 거리가 먼 비주류 정치인이거나 386세대운동권 출신 비서관,시민단체 출신 등이다.이들은 재계와 연줄이 거의 닿지 않는다.S기업의 한 정보담당자는 “이전 정권까지는 기존 정치인들과의 연(緣)이 있는 사내 인사들을 찾기가 어렵지 않았지만 현 정부 ‘실력자’들은 제도권 출신이 아니어서 기업들이 접촉을 포기한 채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는 애써 만나도 기본 코드가 맞지 않는 게 더 문제라고 하소연한다.K사 한 임원은 “(청와대 인사들은)동지 의식이 강해서인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는 이야기하는 것조차 꺼리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기업들은 기존 정부 핵심부와의 네트워킹(인맥 만들기)이 단절된 데 더 불안해한다.청와대 핵심인물의 프로필을 실은 책이 최근 잘 팔리는 것도 청와대에 관한 정보갈증 상황을 뒷받침한다. 게다가 과거 기업과 정치권의 상호 비공식 정보 통로였던 정보기관원들의 기업출입도 사라져 기업들이 청와대 기류를 간접적으로 들을 길도 없어졌다.물론 이런 상황은,과거 정-재계 커넥션으로 일을 처리했던 낡은 관행이 청와대 인사들의 새 행동양식에 적응치 못해 일어나는 재계의 ‘금단현상’일 수 있다.기업이 할 일만 하면 되지 청와대 동향에 신경쓸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있긴 하나 정부의 영향력이 여전히 큰 한국에서 기업들이 청와대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네트워킹의 부족이 대화부족과 불필요한 불안을 초래하는 상황은 간단치 않아 보인다. 박홍환 주현진 김경두기자 jhj@
  • “재벌개혁 연기성명 부적절”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 재계에 일침

    강철규(姜哲圭·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은 4일 삼성 등 4대 그룹 구조조정 본부장들과 만나 “전날 경제5단체가 재벌개혁을 뒤로 미루자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부적절한 행위였다.”고 일침을 날렸다.구조본부장들은 “기업개혁은 기업에 맡기라.”고 응수해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강 위원장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강유식 ㈜LG대표이사 부회장,민충식 SK 전무,정순원 현대자동차 기획본부장 등 4대 그룹의 구조본부장과 만나 공정위가 추진중인 대기업 정책방향 등을 논의했다. 강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정부와 재계는 서로를 적대시할 필요가 없다.”며 “대화에 앞서 재계가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며 경제문제를 정치적으로 풀려 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처음부터 직격탄을 맞은 그룹 구조본부장들의 얼굴은 일순 굳어졌다. 그러나 구조본부장들도 이에 질세라 “기업개혁의 목표는 효율성 제고”라며 “따라서 기업들이 이러한 목표를 위해 어떤 기업 구조를 선택할 것인지는 자율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응수했다.또 정부의 개혁은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해 최근 공정위가 추진중인 출자총액제한제 재개정 작업을 은근히 비판했다. 강 위원장은 참석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도 “출자총액제한제 강화,금융계열사 분리청구제 도입 등 재벌개혁을 예정대로 밀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관심이 집중됐던 이날 만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져 재벌개혁을 둘러싼 앞으로의 험로(險路)를 예고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시론] 하이닉스 상계관세 해법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D램에 대한 정부보조금 지급 사실을 인정해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해 잠정적으로 57.37%라는 고율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의 핵심논거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정부가 하이닉스에 지속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해 자국의 반도체업계가 피해를 보았기 때문에 보조금 상쇄를 위한 관세의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미국의 발표에 대해 한국정부는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각적인 방향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또 하이닉스측은 상계관세의 적용을 받지 않는 미국 현지 생산물량의 확대와 동남아 현지법인에의 수출 등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하이닉스가 받은 자금지원이 정부 보조금이라는 미국측 논리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국제적으로 보조금 지급이란 정부나 공공기관의 개입,특정기업에 대한 선택적 지원,지원을 받은 기업의 재정적 혜택이라는 3가지 요소를 동시에 충족할 때 인정될 수 있다.하지만 하이닉스가 외환위기 때 받은 금융지원은 민간 채권단에 의한 것이라는 면에서 정부나 공공기관에 의한 지원과는 성격이 다르다.더욱이 관련된 국내 기업에 대한 광범위한 지원이라는 점에서 특정기업에 대한 선택적 지원이라고도 할 수 없다. 즉 외환위기 기간에 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시행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화의 등에 따른 조치는 기존 제도의 범위에서 불특정한 다수 기업에 대한 민간 채권단의 순수한 상업적 판단에서 이뤄진 것이다.이러한 지원에 대해 보조금 지급을 인정해 초고율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은 미국측의 지나친 자국기업 보호조치의 일환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미국도 9·11테러 직후 자국 항공업계에 대하여 보조금을 지급한 선례가 있지 않은가.그런데도 외환위기라는 특수상황에 따른 지원을 문제삼는다면 미국 자신의 경우와 비교해 형평성을 잃은 조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경영위기에 놓인 기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채권단의 지원이 보조금이라면 수많은 기업들이 상계관세 부과의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것이다. 미국의 이번 조치에 맞서 정부와 관련 업계는 긴밀한 협조 아래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WTO 분쟁해결 절차를 포함한 적극적 대응과 아울러 정부대표 등 고위급 접촉을 통한 로비,관련 학술대회의 개최 등 직·간접적이면서도 다양한 형태의 통상협상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유럽연합의 유사조치와 다른 산업에 미칠 영향의 중대성을 감안해 신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물론 전경련을 포함한 재계 차원의 로비나 협상채널의 동원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궁극적으로는 이번 조치가 우리 경제의 시장친화성을 제고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하이닉스에 대한 그간의 정책이 시장원리가 아닌 정치·사회논리에 좌우되는 경향이 적지 않았다.이로 인해 이번 미국의 조치가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따라서 이참에 하이닉스반도체를 시장원리에 따라 명확히 처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시장원리에 따른 조치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여러 기업에 대한 향후 처리의 선례가될 수 있으며,국가경제의 장기적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승 철 전경련 조사본부장
  • 정책결정 너무 서두른다

    정부가 이해 당사자나 관련 시민단체 등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 중요정책을 결정,지나치게 서두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견절충이 반드시 필요한 중대 사안을 ‘일방통행식’으로 발표,반발을 자초한다는 것이다. ●여론 무시한 국민연금 개혁안,경유승용차 허용 보건복지부의 국민연금 제도 개혁안이 대표적 케이스로 꼽힌다.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례적으로 공동성명서를 내고 “개혁안은 국민연금의 기본취지인 노후생활보장을 무시하고,서민들에게 엄청난 보험료 인상을 강요하는 ‘개악’”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지난 1일 열린 공청회에 참석한 학계·언론계·노동계·재계 대표등도 3가지 대안을 놓고 각각 8분동안 발언하는 것으로 토론이 끝나자 구색갖추기라며 불만을 쏟아냈다.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이미 소득대체율을 50%로 낮추고 보험료율을 15.85%로 올리는 안으로 결론을 내린 뒤 형식적인 공청회를 갖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복지부가 맡고 있는 보육업무를 여성부로 이관하는 문제도 부처 내부는 물론,사회복지 전문가나 관련단체와 사전 논의 없이 장관의 일방적인 정책결정에 의해 추진돼 논란을 빚었다. 또 2005년부터 경유 승용차 시판을 허용하겠다는 환경부의 발표도 환경단체의 반발을 초래했다.정부가 추진중인 ‘맑은 공기’정책과도 모순되는데다 자동차업계와 통상논리에 밀려 서둘러 내린 결정이 아니냐는 비난도 제기됐다. ●국내 기업 죽이는 외국인연수제 노동부는 지난 달 28일 현행 산업연수생제도를 폐지하고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외국인고용허가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이에 따라 외국인 노동자는 3년간의 취업보장과 함께 노동3권이 주어지는 등 내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된다. 이에 재계는 소비가 꽁꽁 얼어붙고 물가가 치솟고 있는 판국에 임금상승부담까지 더해지면 기업들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외국인의 노동 3권 행사로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고용허가제를 정부가 일방적으로 확정,발표한 것은 중소기업인의 의사를 철저히 무시한 일방적인 조치”라면서 “100만명을 목표로 도입반대성명을 전개하겠다.”고 강경투쟁 입장을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
  • ‘껌값’ 배당/ 롯데제과·칠성·삼강 시가대비 1% 못미쳐

    “소액주주는 가라!” 롯데그룹 35개 계열사 중 상장기업인 롯데 3인방(칠성·제과·삼강)이 주주들에게 지급키로 한 배당금(2002년 결산)이 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어 투자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롯데 3인방의 올해 배당금은 12월 결산법인 350곳(배당 결정 법인) 가운데 340위권의 밑바닥 수준으로 다른 재벌들과 비교할 때 초라하기 짝이 없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롯데의 경우 이익을 많이 내고 부채비율이 낮은 초우량기업인데도 쥐꼬리배당을 실시,‘주주 무시’와 ‘폐쇄 경영’의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한다.대주주 지분의 절반이 경영진인 그룹 회장과 부회장인 신격호·신동빈 부자 및 계열사에 집중되어 있어 회사 이익을 주주에게 나눠주기보다 유보금을 늘려 경영진이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산만큼 벌어서 껌만큼 준다’ 올해 12월 결산법인들은 순이익이 늘어난 만큼 전년보다 두배나 늘어난 배당금을 지급키로해 주주 중시 풍토를 이끌었다는 호평을 받았다.그러나 이는롯데그룹과는 상관없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총 7조 5017억원을 벌어 12.9%인 9127억원을 배당키로 했다.현대차도 당기순이익 1조 4435억원 중 2431억원인 16.8%를 주주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반면 롯데칠성음료는 1212억원을 벌어 고작 2.2%인 27억원을 배당키로 해 대조를 이뤘다. 주주입장에서 볼 때 현대차는 3만963원을 주고 1주를 사서 850원을 받은 반면,롯데칠성음료의 경우 60만원을 주고 1주를 사서 2000원밖에 못 받은 것이다.때문에 롯데칠성음료는 시가배당률이 0.33%를 기록,배당을 지급키로 한 상장사 350곳 중 347위를 차지했다. 롯데제과와 롯데삼강의 시가배당률도 각각 0.42%와 0.86%로 1%에도 미치지 못한다.반면 LG전자 시가배당률은 2.17%,한진해운은 3.9%를 기록했다. 롯데제과는 지난달 정기주총에서 등재이사 11명(사외이사 3명 포함)에게 지급될 임원보수 한도를 전기의 12억원보다 150% 많은 30억원으로 올렸다. ●‘폐쇄경영의 극치 드러낸 것’ 롯데측은 “칠성·제과·삼강은 부채비율이 아주 낮고,현금 보유율이 높은초우량 기업들”이라고 자랑한다.또 향후 대규모 투자계획도 아직은 없다고 설명한다.때문에 투자자들은 더욱 분통이 터질 수 밖에 없다. 브릿지증권 김경신 이사는 “은행이자도 4%인데 롯데주식을 사면 0.33%밖에 못남기는 꼴”이라면서 “롯데의 경우 기업 재무구조는 좋지만 경영측면에서 볼 때는 폐쇄적이고 경영진인 대주주 이외의 다른 주주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변호사는 “신격호·신동빈 부자는 롯데 주식의 절반을 보유한 대주주인 동시에 다른 30여개 계열사도 거느리고 있는 경영진”이라면서 “부채상환 및 대규모 투자계획도 없으면서 회사 이익을 주주에게 나눠주지 않는 것은 회사 내부에 돈을 남겨 경영진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재원을 늘리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 대주주 지분비율은 50.3%로 재계 최고 수준이다. 롯데측은 “그래도 지난해보다는 배당을 많이 한 것”이라면서 “삼강은 지난해와 같지만 칠성과 제과는 평균 30% 정도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주현진기자 jhj@
  • 국민연금 재정고갈 책임 왜 납부자에게 떠넘기나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발전위원회는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노동계,재계,학계,시민단체,언론계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연금 재정안정화방안에 관한 공청회를 열었다. 노동계를 대표한 참석자들은 정부가 연금제도를 잘못 운영해 생긴 부실을 근로자들에게 떠넘기려 한다며 공격했고,복지부는 다음 세대에 과중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연금제도 개편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동계,한목소리로 반대 김성태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급여수준을 낮춰 노후생활을 포기하거나 엄청난 보험료를 부담하라는 식의 대안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민주노총 이재웅 사무총장은 “정부는 노후보장이라는 국민연금의 기본취지를 망각한 채 재정안정 측면에서만 접근하고 있다.”면서 “2070년이 돼도 용돈에 불과한 40만원을 받게 되는 만큼 소득대체율 60%를 더 낮춰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손질은 불가피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는 “현 구조가 잘못돼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내고 덜 받는’ 쪽으로 고칠 수밖에 없다.”면서 “보험료율을 지나치게 높이면 국민 저항이 커지므로 오히려 현재 60%인 급여율을 낮추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정태 경영자총협회 조사본부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법정퇴직금(8.3%)과 국민연금(9%) 두 가지를 동시에 부담해야 하는 만큼 부담이 두 배로 커진다.”면서 “보험료율을 9%로 동결하고 소득대체율은 40% 미만으로 낮추는 별도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철영 경실련 사무총장은 “국민연금기금을 활용해 장기적으로 주택구입시 우선권을 주는 등 국민연금을 노후보장뿐만 아니라 현재도 도움이 되도록 운용을 적극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기업들, 괴질지역 출장금지/ 항공기 운항중단·감편 추진

    ‘괴질(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가 전세계로 확산되자 국내 기업들이 해당지역 출장을 제한하는 등 긴급 경계령을 발동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포스코,LG화학 등은 괴질의 핵심 영향권인 중국,홍콩,베트남에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빼고 출장을 자제토록 했다.주재원 및 가족 철수도 검토 중이다. 항공업계는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운행 중단 및 감편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계열사별로 중국 광둥지역을 비롯해 홍콩,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 출장 중인 임직원을 지난달 29일 귀국 조치시켰다.출장이 부득이한 경우 발병시 본인이 책임진다는 서약서를 작성해 받도록 했다.관계자는 “괴질 때문에 해당지역 주재원과 출장자들의 건강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주재원 가족 중 희망자는 귀국토록 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도 지난달 말 중국 광둥지역과 홍콩,베트남,타이완 출장을 무기한 금지시켰다.LG화학은 감염 위험이 높은 동남아권 출장을 전면 금지하고 홍콩,중국 광둥지역의 주재원과 가족을 이른 시일 안에 귀국시키기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홍콩,싱가포르,베트남 등 해당 지역의 한시 운행중단 또는 감편을 적극 검토 중이다. 승무원들의 해당지역 체류를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이와 함께 항공기내 소독을 강화하고 1회 운항시 두 차례 소독을 실시토록 했다. 대한항공도 탑승수속을 강화해 환자로 파악된 승객은 탑승을 거부하고,환자로 의심되는 승객은 의료진의 확인을 거쳐 탑승 여부를 결정토록 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 홍콩 지사가 입주한 건물에서 괴질 환자가 발생하면서 공사측은 추후 상황이 악화될 경우 지사를 잠정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김문 김경두기자 golders@
  • 노사문제 다룬 연극 무대 올리는 강경식 前경제부총리 / 노사관계도 연극제작도 “잘해봅시다”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가 연극을 만든다? 정통 관료 출신에다 국회의원(14·15대)을 지낸 그의 연극제작 얘기는 뜬금없다.연극 제목이나 주제도 그가 걸어온 길과는 거리가 멀다.연극 타이틀은 ‘잘해봅시다’.노사관계가 주제다.요즈음 그를 만나려면 서울 명륜동의 한 연극연습장을 찾으면 된다.이곳에서 그는 연극배우들의 연습장면을 지켜보면서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눈다. 60대 후반의 ‘늦깎이’ 연극제작자의 모습이 아직은 낯설게 느껴진다.연극연습장에서 강 전 부총리를 만나 느닷없이 연극을 만들게 된 사연을 물어봤다. ●경제관료·정치인·재계인사에서 연극제작자로 지금 맡고 있는 자리는 동부금융그룹 고문,국가경영전략연구원 이사장으로 실물·거시경제 연구에 몸담고 있다.이제는 경력에 연극제작자를 보태야 할 것 같다는 말에 싫지 않은 듯 웃었다.연극제작 아이디어부터 연극배우 선정,시나리오 줄거리 모두가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연극제작은 3년전 청소년 경제교육을 하겠다는 생각이 계기가 됐다.14대에서 함께 국회의원을 지냈던 탤런트 최불암씨,박은희 인천시립극단 예술감독을 만나 연극제작 가능성을 타진했다.미국에 가서 청소년 전문교육기관인 카플란 센터도 둘러봤다.청소년범죄와 마약교육 프로그램은 있지만 경제교육프로그램은 어디에도 없었다.경제교육 연극이 황무지라는 사실을 그때서야 체감했다. 그가 만난 공연기획사 MOA측도 처음에는 “다루기 힘든 소재”라면서 망설였다.고향(경북 풍기) 후배인 최승부 전 노동부 차관의 자문을 구했고,30여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 전원주씨는 “취지가 좋다.”며 흔쾌히 승낙했다.강 전 부총리는 “연극을 준비하면서 불현듯 대학시절 연극을 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됐다.그러고 보니 내가 연극과 인연이 영 없었던 게 아니다.”고 말했다.겨울방학 때 고향에 내려가 친구들과 연극 ‘원술랑’을 공연해 막걸리를 마셨던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노사문제는 경제의 핵심 단체교섭을 앞둔 한 중소기업 경영진은 어느날 자판기를 들여다 놓는다.사원복지를 위한다는 명분에서다.자판기 앞에서 직원들은 의견도 자주 교환하지만,여직원들의 할일은 그만큼 줄어든다.청소부의 일은 늘어나지만 자판기 앞은 유언비어의 온상이 된다.유언비어들은 공장이전과 회사매각을 놓고 경영진·노조·사원 사이에 커다란 갈등으로 확대된다는 게 연극의 내용이다. 하지만 연극의 결론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게 특징이다.연극 도중에 관객들이 직접 참여해서 정하도록 돼 있다.경제교육 연극인 탓이다.그래서 연극 타이틀도 노사협상 자리에서 노사대표가 만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의례적인 말인 ‘잘해봅시다’에서 따왔다.강 전 부총리는 “노사는 대립관계가 아니고 회사가 도산하면 생존권이 사라지는 같은 이해관계에 있다.”면서 “경영진과 노조가 손을 잡고 함께 연극을 보러 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작가 안정희씨에게 재미있어야 하고,노사 어느 편도 들지 말 것이며,관객이 생각하게 만들도록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는 세 가지를 당부했다.하지만 그가 가장 신경을 쓰는 대목은 연극 마케팅이다.연극을 준비하면서 차츰 자신감을 갖게 됐지만 흥행은 여전한 걱정거리다.경영자총연합회 등의 경제단체를찾아 표를 팔아달라고 할 참이다.연극은 8일부터 12일까지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다. ●IMF 졸업장은 없다 강 전 부총리가 연극계에 입문했다고 경제질문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경제가 위기라는데요….”라며 넌지시 물어봤다.“에이,이 자리에서는 연극얘기만 해야지.”라고 웃으며 손사래를 치던 그는 잠시 뜸을 들인 뒤 자신의 경제관을 술술 풀었다.연극 얘기를 할 때는 부드럽던 목소리가 점차 커졌고,웃음도 뜸해졌다. “우리 경제의 최대현안이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라며 “노사정책은 미국식의 해고방식과 온정주의 방식의 두가지가 있는데 노무현 정부는 온정주의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처음에는 불안감을 주지만 미국식 해고방식이 결국 일자리를 늘리는 데 효과적이라는 결론은 이미 났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방향을 잘 모른다고 한다.”며 “5년전에 DJ(김대중 대통령)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는 정리해고에 대한 외신기자의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고 그때부터 외국인들의 돈이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그런데 지금이 그때와 비슷하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경제정책의 중심은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돼야 하는 데도 김 부총리가 법인세 인하를 얘기하면 ‘보이지 않는 손’이 끌어내리는 것 같다고 했다.이런 부분을 서둘러 클리어(분명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전쟁과 북한 핵문제는 경제적으로 어찌 해볼 수 없는 문제지만 구조개혁과 노사문제는 슬기롭게 해결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외환위기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그는 “IMF를 졸업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아니다.”고 평가했다.지난해 기업의 실적이 좋아졌다고 했지만 97년의 환율과 금리를 감안하면 오히려 적자를 봤다는 것이다.구조조정으로 생산성이 높아진 게 아니라 금리와 환율효과 탓에 부풀려진 데 불과하고,기업구조조정을 한참 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은 외환위기 전에는 기업들에 ‘묻지마’ 대출을 하다가 이제는 가계로 대상만 바꿨을 뿐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이런 것들을 빨리 챙기지 않으면 큰 일날 것”이라며 공기업 구조개혁도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위기를 기회로” 바빠진 CEO들...“이라크전 피해 타개” 잇단 외유

    ‘위기는 곧 기회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근 미·이라크전쟁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이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한화,포스코 등 주요 기업 CEO들은 최근 해외법인 순회,대외행사 참석을 위해 잇따라 출장길에 올랐거나 출국할 예정이다.현지법인들의 임직원 독려,주요 거래선 및 투자자들의 불안감 해소,불황 타개책 모색 등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다음달 10일쯤 미국을 방문한다.미주법인장 회의를 주재하기 위한 것으로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거래협력사를 둘러볼 예정이다.이윤우 반도체 총괄사장과 황창규 메모리사업부 사장도 다음달 중순 일본·중국·싱가포르를 돌며 최근 시장 변화에 따른 대외전략을 점검한다. SK도 오너인 최태원 회장 구속과 손길승 그룹회장의 기소라는 최악의 상황속에서 그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왕성한 해외활동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 표문수 사장은 이라크전 발발 당일인 지난 20일 베이징에서 차이나유니콤과 무선인터넷 사업을 위한 합자기업 설립본계약을 했다.SK케미칼의 홍지호 사장과 SKC 최동일 사장도 최근 중국에서 수출계약,합작공장 투자 협의를 마치고 귀국했다. 한미교류협회 회장인 한화 김승연 회장은 이달 초 미국으로 출국,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하고 현지법인을 방문한 뒤 다음달 귀국한다. 김경두기자 golders@
  •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 밝혀“지주회사 자회사 상호출자 금지”

    지주회사 밑에 있는 자회사끼리 지분을 출자하는 것이 원천금지될 전망이다.대신 지주회사 설립요건은 완화된다.그러나 시민단체와 재계 일각에서 요건 완화에 반대하고 있어 추진 과정에서 갈등이 예상된다. 강철규(姜哲奎) 공정거래위원장은 27일 “대기업 집단의 순환출자구조를 단순·투명화하고,독립경영 체제로 이행하기 위한 대안으로 지주회사 제도를 보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위원장은 지난 25일 시민단체를 만난 자리에서도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유예기간 연장 등 설립요건을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면서 “그러나 지주회사의 자회사간 지분보유는 수평적 고리를 계속 연결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금지 방침을 시사했다. ●공정위,지주회사 요건 ‘조이고 풀고’ 한마디로 지주회사 ‘문턱’을 전반적으로 낮추되,문턱 가운데 일부 부실한 대목은 보완하겠다는 취지다.우선 설립요건 완화 작업에 착수했다. 현행법상 지주회사를 설립하려면 ‘부채비율 100% 미만,자회사 지분 30%(비상장회사는 50%) 이상 보유’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지주회사 설립과 동시에 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것은 아니며,조건별로 1∼2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져 있다.공정위는 유예기간을 1∼3년 더 연장해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어떤 경우에도 갖지 못하게 돼있는 ‘증손자’ 회사도 부품 공급 등 기업활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때는 허용해줄 방침이다. 이에 반해 지주회사 자회사간의 지분출자는 지금보다 훨씬 엄격해진다.지금은 ‘사업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때’는 예외적으로 자회사간의 지분출자를 인정해주고 있다.강 위원장은 ‘수평적 연결고리 차단’이라는 지주회사 본연의 목적에 어긋난다며 실무팀에 개선을 지시했다.부채비율이나 지분율 등 근본요건 자체도 완화하지 않을 방침이다. ●시민단체,“설립요건 더 강화해야” 시민단체는 지주회사가 재벌들의 계열사 지배력을 더욱 심화시키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공정위의 완화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金尙祚) 교수는 “지주회사가 마치 재벌형태를 대체할 모범답안으로 여겨지고 있다.”면서 “부작용 소지가 있는 만큼 유예기간을 늘려서는 안되며 자회사의 지분율 등 기본 설립요건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실제 12개 자회사를 거느린 미국의 GE 지주회사는 자회사 지분율이 80%에 이른다. ●재계는 이해관계 따라 딴목소리 LG그룹이 새 정부의 ‘코드’에 맞춰 구조조정본부를 폐지할 수 있었던 것은 지주회사로 전환한 덕분이다.지주회사가 각 자회사(기존의 계열사)를 감독·통솔하기 때문에 비슷한 역할의 구조본이 필요없다.LG에 허를 찔린 데다 새 정부의 ‘지주회사 권유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다른 재벌기업들도 지주회사에 대한 관심이 높다.설립요건 완화를 주장하는 재계의 목소리가 최근 부쩍 커진 것도 이 때문이다.재계는 유예기간 연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부채비율 등의 근본요건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左承喜) 원장은 “자회사 지분을 30∼50%까지 사들이고 부채비율을 낮추려면 막대한 돈이 든다.”면서 “지분율 요건 등을 대폭 낮춰 최대한 많은 기업을 지주회사로 끌어들인 뒤 점진적으로 요건을 강화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삼성·SK·동부 등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중인 주요 재벌기업은 이에 동조한다. 하지만 이미 지주회사로 전환한 LG·농심 등은 정부의 지주회사 요건 완화 움직임에 불만스러운 표정이다.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행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미 까다로운 요건을 감수한 데 따른 ‘형평성’ 심리가 숨겨 있다. 안미현기자 hyun@
  • LG ‘황제경영’ 종지부 구조조정본부 첫 폐지

    LG가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구조조정본부 폐지를 결정했다. 강유식(姜庾植) LG구조조정본부장 겸 ㈜LG 대표이사 부회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위기 이후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 설치,운영해온 구조본을 이달 말 폐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시킨 LG가 역시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구조본 폐지를 결정함에 따라 재계에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조본 폐지,정도경영TFT 신설’ 강 부회장은 이날 “구조본을 폐지,지주회사 본연의 업무인 경영지원,재경,사업개발,경영관리,인사 등은 ㈜LG에 남기고,홍보 업무는 경영개발원이 수행하는 한편 그밖의 업무와 인원은 자회사로 이관하게 된다.”고 말했다.인원은 기존 100여명에서 50여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인다.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3월 그룹 차원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위해 한시적으로 설립한지 5년만이다. LG는 구조본 폐지와는 별개로 지주회사인 ㈜LG가 자회사의 대주주로서 주주 감시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20여명 규모의 ‘정도경영 태스크포스팀(TFT)’을 설치,운영하기로 했다.인력은 외부의 공인회계사 등을 포함,각 계열사로부터 파견받는다.정도경영TFT가 구조본 역할을 수행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구조본은 회장에게 보고했지만 정도경영 TFT는 각 계열사 감사위원회에 보고하고,역할도 분명히 다르다.”고 일축했다. 한편 LG 브랜드 육성 관리를 위해 ㈜LG는 2005년부터 자회사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LG 브랜드 사용료로 받기로 했다. ●배경과 파장 LG는 구조본 폐지 결정에 대해 “지주회사 출범을 계기로 경영투명성을 한차원 높일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정부 등 정치권과의 사전교감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 사실 LG의 구조본 폐지는 지주회사 추진때부터 이미 예견됐다.자회사 출자를 전담하는 지주회사 체제에서 구조본의 역할은 지주회사로 편입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지주회사라는 ‘옥(屋)’이 있는데 굳이 구조본이라는 ‘옥상옥’을 둘 이유가 없다는 현실적 이유도 배경으로꼽힌다. 재계의 반응은 일단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LG의 입장과 차이가 있는만큼 쉽게 동조할 수 없다는 것이다.SK 관계자는 “일단 발등의 불인 SK글로벌 사태가 진정된 뒤에야 생각해볼 일”이라고 말했다.삼성 관계자는 “LG로서는 당연한 결정”이라면서 “현재의 조건으로 (삼성은)지주회사 체제를 만들 수 없는만큼 조건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LG의 구조본 폐지가 미치는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LG가 새정부와의 ‘코드’에 한발짝 다가선만큼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종의 불안감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NGO/ 재계 “찍히면 다친다”‘귀찮은 눈엣가시’ 인식 버리고 시민단체 요구수용등 적극대응

    ‘찍히면 다친다?’ 경제시민단체에 대한 재계의 시각이 180도 달라졌다.그동안 재계는 시민단체를 귀찮은 존재로 인식,일일이 대응을 자제해왔다.그러나 요즘에는 시민단체의 주장을 귀담아 듣는 것은 물론 요구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까지 생겨나고 있다. 두산그룹은 최근 참여연대가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성명서를 낸 다음날 곧바로 자사 출신 사외이사 4명을 모두 바꾸기로 결정했다.과거와 달리 순종적인(?) 자세를 보인 것이다.두산은 참여연대가 편법상속 의혹을 제기한 오너일가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전량 소각하기에 앞서 참여연대에 먼저 통보하기도 했다.시민단체의 위풍당당한 위세가 먹혀든 단적인 사례로,‘국민의 정부’ 이후 차근차근 쌓아온 시민단체의 ‘내공’이 마침내 ‘참여정부’에서 마음껏 분출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재계도 시민단체의 실체를 인정하고 상황별로 적극 대응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시민단체 출신들이 주요 정부 요직에 속속 기용되면서 자칫 재벌개혁 정책이 시민단체의 ‘입맛대로’ 추진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욱일승천하는 시민단체의 기세를 보면 ‘저승사자’가 따로 없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가능한 시민단체와 마찰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했다. 기업체 홍보실도 시민단체 동향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자사와 관련이 없는 성명서를 스크랩하고 시민단체 홈페이지를 점검하는 일은 일상화된지 오래다.관계자는 “특정 기업 뿐 아니라 재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시민단체의 활동을 수시로 모니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단체가 민간기업에 무리한 요구를 서슴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얼마전 포스코 회장에서 물러난 유상부 전 회장에 대한 연임 불가 주장이 대표적이다.연임불가 요구는 주주들의 권한을 침해하는 월권행위로 시민단체가 나서 성명서를 낼 일은 아니었다는 지적이다. 김경두기자
  • 14만 붉은악마 “반갑다 K리그”13골 개막축포… 흥행대박 예고

    안양의 진순진이 2골 1어시스트의 활약으로 팀의 개막전 승리를 이끌었다.또 ‘차세대 골게터’ 최성국(울산)이 데뷔전 결승포를 작렬시켜 역대 최다연승(9승)을 견인한 가운데 역대 개막전 최다 관중이 운집해 프로축구 중흥을 예고했다. 진순진은 23일 포항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개막전에서 히카르도의 개막 축포를 어시스트한데 이어 후반 들어 2골을 작렬시키며 팀의 4-3 재역전승을 이끌었다.전반 9분 골에어리어 중앙을 가르며 오른쪽에서 달려든 히카르도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러줘 선제골이자 개막축포를 엮어낸 진순진은 후반 17분 추가골을 성공시킨 뒤 상대 우성용과 이길용에게 거푸 골을 내줘 2-3으로 끌려가던 후반 29분 재동점골을 터뜨려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안양은 후반 33분 골 에어리어 정면에서 최태욱의 어시스트를 받은 김동원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개막축포를 터뜨린 히카르도는 지난 2000년 브라질 마릴리아 AC에서 활약하다 안양에 임대로 이적한 뒤 올시즌 완전 이적과 동시에 재계약한 브라질 용병.189㎝·71㎏의 당당한 체격에 개인기를 갖춘데다 위치 선정과 헤딩력도 뛰어난 골잡이로 지난 시즌까지 K-리그 통산 11골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상무(광주)의 프로축구 데뷔전으로 관심을 모은 울산 경기에서는 홈팀 울산이 후반 16분만에 터진 최성국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올림픽대표 출신으로 ‘1기 코엘류호’에 합류한 최성국은 후반 들어 전재운과 교체 투입되자마자 미드필드 중앙부터 상대 수비수 3∼4명을 제치고 골문으로 치고 들어가 왼쪽 구석으로 가볍게 골을 성공시켜 차세대 골게터임을 입증했다.샤샤 김도훈 신태용 데니스 등 초호화 멤버를 앞세워 3연패에 도전하는 성남은 홈경기에서 90분 내내 파상공세를 펼치면서도 악착같은 수비를 바탕으로 맞대결을 불사한 대전의 골문을 열지 못하다 종료 1분전 김도훈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역시 프로 데뷔전을 치른 대구도 역대 한경기 최다관중인 4만5210명이 들어찬 가운데 가진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종료 직전 상대 뚜다에게 뼈아픈 결승골을 허용,0-1로 무릎을 꿇었다. 한편 이날 6경기에는 14만3981명이 몰려 개막전 최다 관중을 기록했으며,평균관중도 2만3997명으로 역대 개막전 최다를 기록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박진환의 덩크슛] ‘대타 감독’ 성공시대

    ‘대타' 감독들이 성공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02∼03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중 3개팀 사령탑이 40대 초반이다.4강에 직행한 동양 김진(42) 감독과 6강전에서 거함 삼성에 2연승을 거둔 코리아텐더 이상윤(41) 감독,TG 전창진(40) 감독이 그들이다. 이들은 구단의 형편상 임시로 팀을 맡았다가 ‘대박’을 터뜨려 주목받기 시작했다.상대적으로 연봉이 낮은데다 코치 등 딸린 식구(?)도 단촐해 구단 입장에선 적은 비용으로 좋은 성적을 낸 셈이니 대만족일 수밖에 없다. 지난 2001년 1월 시즌 도중 최명룡 감독이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한 뒤 동양은 김진 당시 코치에게 남은 시즌 지휘봉을 맡겼다.그러나 01∼02시즌이 끝난 뒤 새 감독 물색이 여의치 않은데다 김 감독이 “한번 해보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이자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연봉 1억 2000만원에 2년 단기계약을 맺었다.그런데 꼴찌에서 단숨에 챔피언에 오르는 대성공을 거뒀고,국가대표팀을 맡아 지난해 아시안게임 우승이라는 보너스까지 챙겼다.올 시즌에서도 정규리그 1위에 오르며강력한 챔프 후보로 부각돼 그의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중이다. 전창진 감독도 비슷한 케이스.2001년 12월,김동욱 감독의 자진사퇴로 남은 시즌 경기를 치른 뒤 역시 연봉 1억 2000만원에 2년계약을 맺었다.슈퍼루키 김주성을 잡는 행운 덕에 데뷔 첫해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코리아텐더 이상윤 감독대행은 지난해 5월 구단이 재정난으로 전임 진효준 감독과 재계약을 못하자 월봉 계약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기로 했다가 시즌이 시작되자 사령탑까지 맡았다.그는 아직도 다른 팀의 코치보다 적은 월봉을 받으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무튼 22일부터 4강전이 치러진다.이들 트리오와 프로농구 최고령인 LG 김태환(53) 감독이 5전3선승제의 대결을 펼친다.초등학교 코치로 시작해 여고-여자실업-대학을 거쳐 프로에 입성해 3년째를 맞은 김태환 감독의 노련미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젊은 파고에 밀려 이제는 몇명 남지 않은 50대 지도자의 운명이 어쩌면 그의 어깨에 달려 있다고도 볼수 있다. 올시즌 종료와 함께 무려 6개팀 감독의 계약이 만료된다.성적에 따라 재계약을 하거나,교체해야 한다.플레이오프 결과에 따라 프로농구 지도자 세대교체의 속도와 수위가 조정되지 않을까 싶다. 월간 ‘점프볼’ 편집인 pjwk@jumpball.co.kr
  • 부시의 전쟁/ 기업 3단계 비상체제 돌입

    재계의 대책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시작되자 국내 기업들은 미리 짜둔 계획에 따라 본격적인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비상시나리오 가동 대부분 기업들은 20일 오전 일제히 비상회의를 갖는 한편 비상대책팀을 가동했다.이라크전 예상 시나리오를 단기전(1개월 전후),중기전(2∼3개월),장기전(4∼6개월) 등 3단계로 구분해 단계별 대응체계 운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또 주요 투자 및 영업전략을 재점검하고 비용절감,현금확보 등 안전위주의 보수적 경영기조로 무게 중심을 옮길 계획이다.기업들이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주재원들의 안전.삼성·LG·현대건설 등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미 이라크 주변 지역의 주재원들과 가족들을 귀국시키거나 유럽과 아랍에미리트 등 역내 안전지대로 대피시켰다.최악의 상황에 대비,안전지대로 피신한 직원들의 귀국을 위한 항공권도 확보했다. LG전자는 당초 대피 예정지였던 두바이도 불안하다고 판단,주재원 일부만을 남겨놓고 전원 남아공 지사로 이동시키기로 계획을 바꿨다. ●전자·자동차업계 환리스크 축소 총력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비상대책반을 가동중인 삼성전자는 주재원들의 안전대책 점검과 함께 이라크전의 전황 및 현지 분위기 등을 본사에 시시각각 보고하고 있다.삼성전자는 이슬람권 수출 비중이 4%,이라크 인접국가 수출 비중은 1%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환리스크 축소 등의 시나리오 경영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도 본부장 등 최고경영층이 참석하는 대책회의를 준비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자동차업계는 지난해 중동지역 수출 물량이 7만 7500여대로 적지 않은 규모여서 수출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북미 및 유럽지역 공략을 강화하기로 했다. ●항공업계 노선 감편 운항 정유업계는 원유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원유수입 도입선 다변화에 총력을 쏟는 한편 원유거래소의 주재원들과 본사에 비상대책반을 가동,24시간 유가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SK㈜는 원활한 원유수급을 위해 현재 65% 수준인 원유 장기 계약물량의 안정적인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중동에서 원유 수급이 여의치 않을 경우 서아프리카와 북해,남미 등으로 도입선을 다변화하기로 했다. LG정유도 장기 도입물량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원유공급 중단 가능성이 큰 이라크 주변국으로부터 원유 수입량을 축소할 계획이다. 항공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대한항공은 이미 인천·김포공항 항공유 급유시설의 비축량을 최대한 늘렸다.동남아 등 다른 노선의 감편 운항도 적극 검토 중이다.아시아나항공은 이미 신규 투자 동결,경비 10% 절감 등 위기관리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또 유가변동이 있더라도 일정한 가격으로 항공유를 공급받는 헤지 전략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홍환 김경두기자 st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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