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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스 주춤… 中사업 기지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확산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기업들이 그동안 손을 놓다시피했던 중국 관련 사업을 잇따라 재개하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특히 국내 기업들은 사스로 인한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듯 잰 걸음으로 중국 행(行)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 쑤저우 LCD공장 곧 가동 삼성전자는 이달 초 LCD사업부,시스템가전사업부 등 임직원 30여명이 쑤저우·상하이 등을 다녀왔다.다음주에는 반도체사업부 임원들이 중국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다. LG전자도 9일부터 베이징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대한 출장 금지령을 풀었다. 효성 역시 상하이에서 광둥으로의 통행제한이 해제됨에 따라 국내에서 광둥지역으로의 출장 제한을 최근 해제했다.중국 출장시 사장에게 직접 보고하고 결재를 받는 등 중국 출장을 제한해온 코오롱도 최근 다시 자유롭게 중국 출장을 허용했다.이밖에 삼성물산과 LG종합상사도 중국 출장 여부를 직원들 판단에 맡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초 8월로 예정됐던 쑤저우 LCD모듈 공장 가동 시기를 한달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LCD 사업이 호조를 보이는데다 중국내 수요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쑤저우 공장에서는 일단 월 5만장의 TFT-LCD 모듈을 생산하고,추후 월 20만장으로 생산능력을 늘릴 계획이다.관계자는 “사스 때문에 본격 가동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사스가 진정된 이상 하루라도 빨리 가동을 앞당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최근 ‘사랑해요,중국(I LOVE CHINA)’ 캠페인의 일환으로 중국 중앙방송인 CCTV의 프라임타임대에 공익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항공사들 승객늘어 중단된 노선 재개 항공사들도 중국노선 승객이 늘면서 일부 노선의 운항 재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대한항공은 중국 19개 노선 가운데 중단된 9개 노선의 운항을 다음달부터 재개할 방침이다.관계자는 “이달 들어 중국 노선 탑승률이 51%로 지난달의 37%보다 크게 늘었다.”면서 “내부 검토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부터 운휴를 풀 계획”이라고 밝혔다.아시아나항공도 인천∼시안 등 중국 8개 노선의 운항을 다음달 중 재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현대차와 북경기차의 합자법인인 북경현대기차는 사스가 기승을 부린 지난 4월 말부터 3시간 정도 단축시켰던 생산라인 작업을 최근 다시 정상화하고,주간과 야간 각각 10시간씩 조업에 들어갔다.또 다음달 중 딜러를 확충하는 한편 지역방송에도 광고를 시작하기로 했다.신세계 E마트도 최근 사스 진정기미를 보이면서 매장 설계,물건 확보 등 상하이 2호점 출점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중요성이 이번 사스 파동으로 더욱 크게 부각됐다.”면서 “‘사스 이후’를 노린 우리 기업들의 중국사업 확대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박홍환 주현진 김경두기자 stinger@
  • 재계 “이젠 뿌린 씨 거둔다”/ 盧대통령 美·日방문 계기 대규모 투자유치단 파견

    ‘뿌린 씨 거두자.’ 재계가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와 방일 이후 투자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연 이어 대대적인 IR(기업설명회)에 나선다.잇단 순방을 통해 안보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판단에서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삼성전자,SK텔레콤,현대자동차,포스코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 미국의 뉴욕과 보스턴,영국의 런던을 순회하며 투자를 유도할 예정이다.8월에는 한국 증시의 투자 유치를 위한 해외 IR를 계획 중이다.9월에는 무역협회가 대미 투자유치 사절단을 파견한다. 재계는 기업의 경영 성과 홍보에 그친 기존 IR와 달리 비전과 경영의 중장기적 방향을 제시,지속적인 투자 확대를 끌어낸다는 복안이다.노 대통령이 제시한 비전과 약속들을 다시 확인시킴으로써 외국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해소시킬 방침이다. 이를 위해 권오규 청와대 정책수석과 반기문 외교보좌관 등 고위급 정부인사를 동행,새정부의 경제운영 방향과 안보관련 정책 등도 설명한다. 장국현 전경련 상무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투자 수익에도 관심이 많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에 투자를 지속할 것인가 대해 더 큰 관심이 있다.”면서 “방미 성과를 바탕으로 계속적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IR 사업을 추진한다면 외국인 투자를 획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다음달 한·미 재계회의에 대규모 사절단을 준비 중이다.양국의 우호적 분위기를 이어가고 통상 현안과 경제교류 협력을 논의한다. 무역협회는 오는 9월 상호 교역 및 투자 증대를 위해 미국에 사절단을 파견,현지기업들과 개별상담회를 개최한다.철강,자동차,기계 등 20개 업체가 참가한다. 8월에는 증권업협회 주관으로 한국증권산업과 코스닥 시장에 대한 해외 IR를 뉴욕과 홍콩,런던 등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
  • KT 정기세무조사 / 국세청 “조세시효 새달 만기”

    국세청이 KT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제1기 부가가치세 조세 시효 5년이 오는 7월25일 끝남에 따라 지난 2일부터 경기도 분당에 있는 KT 본사에 조사요원을 투입,조세채권 확보 등을 위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사전에 KT측에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통보했다.”면서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올 상반기까지는 세무조사를 유예키로 했지만 조세시효가 임박했거나 부동산투기 등 음성·탈루소득,조세 채권 확보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조사 유보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매출액 5000억원 이상 대기업의 경우 3∼4년마다 정기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이번 세무조사는 민영화 과정에서 정부지분을 줄이기 위해 해외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하는 등 세무조사를 받을 여건이 안돼 1년간 유예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정치권 등에서의 KT 전·현직 고위 임원에 대한 비리 투서 등으로 인한 특별 세무조사가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기홍기자 hong@
  • [사설]한·일 FTA 철저한 대비를

    한국과 일본의 정상들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교섭을 조기에 개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이 문제가 양국간의 현안으로 등장했다.지금까지 한·일간 FTA 체결 논의는 양국의 재계와 학계 인사들이 참여해 필요성과 파급영향 등을 연구하는 단계에 머물렀다.그러나 이번 합의는 이 문제가 민간 차원의 연구 단계에서 정부 차원의 교섭 단계로 들어갈 것임을 선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양국 정상들의 FTA 체결교섭 조기 개시 합의를 환영한다.한·일 FTA의 체결이 국내시장과 자원이 빈약한 무역국가인 한국의 국가이익에 부합된다고 보기 때문이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일 FTA가 체결될 경우 우리나라의 연간 국민총생산(GDP)이 단기적으로 0.42%포인트,장기적으로는 3.58%포인트 각각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서로 210여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다.그러나 자유무역의 최대 수혜자이자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는 칠레와의 FTA가 유일하다.세계경제의 블록화 추세에 대비하고 우리의 국가비전인 동북아 경제중심 건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EU·남미 등 다양한 국가들과도 FTA협상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일본은 우리의 제3위 수출시장이자 제1위의 수입선이다.그만큼 FTA 체결이 국내산업에 미칠 영향은 지대할 것이다.FTA는 국가 전체로는 이익이지만 국내산업 분야별로는 이익을 보는 산업과 피해 보는 산업이 병존한다.이런 내부의 이익갈등을 해소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한·일 FTA의 경우 농업분야는 부담이 적은 반면 일부 제조업 분야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따라서 국내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일본 특유의 비관세 장벽을 제거해 우리가 누릴 이익을 실질적으로 극대화하는 것이 과제다.중·장기 계획을 세워 다가올 한·일 FTA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
  • 정책진단/ ‘수도권 공장 증설’ 치열한 공방

    ‘투자 활성화냐,지역 균형발전이냐.’ 최근 삼성전자와 쌍용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의 수도권 공장 증설 문제를 놓고 경기도와 산업자원부가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경기도는 산자부가 입법예고한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며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산자부는 수도권 과밀억제와 지역균형발전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규제 대폭 완화해야 경기도는 수도권 공장증설을 규제할 경우 비수도권의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만 상실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서둘러 규제를 완화하지 않으면 반도체와 자동차 분야의 국제 경쟁력 상실과 함께 이들 기업의 공장이 해외로 빠져나갈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8일 경기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화성공장의 경우 2010년까지 올해 국가예산의 28%에 달하는 52조원을 신규 투자키로 했으나 규제로 인해 증설이 어려울 경우 550억달러의 수출증대와 1만 2000여명의 고용창출이 물 건너가게 된다.또 쌍용자동차 평택공장도 2005년부터 신차생산을 준비하기 위해 공장증설을 추진중이지만,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5조 7000억원의 매출손실이 예상된다.물론 5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사라진다.쌍용은 13만대에 달하는 수출조립 생산라인을 중국이나 베트남에 설치하는 문제도 검토중이다. 임종순 경기도 투자관리실장은 “경기도 파주에 유치한 LG필립스 LCD공장은 기업측이 풍부한 인적자원과 금융,정보,물류 및 산업인프라가 고루 잘 갖춰진 수도권에 투자를 희망했기 때문”이라면서 “해외기업이 수도권에 투자를 못할 경우 비수도권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 상대국으로 투자를 전환하거나 투자를 아예 포기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지방균형발전 차원에서 다뤄야 그러나 주무부처인 산자부는 이 문제를 놓고 연초부터 허용 여부를 고심했으나 참여정부의 ‘국가 균형발전전략’과는 궤를 달리한다며 결정을 미루고 있다.청와대 기류만 살피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또 허용할 경우 ‘대기업 편들기’로 보는 곱지 않은 시선도 부담이다. 건설교통부는 수도권 과밀억제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정부가 연구를 진행중인 만큼 수도권 공장 증설은 당장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또 수도권에 공장증설을 허용할 경우 지방으로의 투자가 유입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강원과 충북 등 비수도권 자치단체의 강력한 항의도 걸림돌이라는 게 산자부의 주장이다. 윤진식 산자부 장관은 지난 5일 재계 간담회에서 이 문제가 거론되자 “연말까지 수도권 공장 신·증설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으나 확답은 피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성경륭 위원장은 “참여정부가 추진중인 지역균형발전과 연계시켜 생각할 문제”라면서 “위원회에서 대통령의 지방분권 기조를 유지하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조현석 기자 hyun68@
  • [대한포럼] 盧정부의 덫

    노무현 정권이 출범 100일을 넘기면서 여러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간추리면 참여정부의 지향점은 좋은데 국정운영이 아마추어리즘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1987년 이래 대통령 선거권을 행사한 4번 가운데 3번을 찍은 후보가 당선된 경험을 갖고 있다.그러나 대통령의 임기 1년안에 지지를 내심 철회하고,임기말 1년전부터는 어김없이 후회했다.다시는 이런 후회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한다. 노무현 정부가 조심해야 할 ‘덫’은 어디에 있을까.인적파워 그룹에 대한 국민의 찬반 향배에서 찾고 싶다.한국 사회에는 국민의식과 생활양태를 좌우하는 ‘3개 파워그룹’이 있다.바로 미국의 존재와 재벌,언론이다.참여정부 입장에서 보더라도 이들은 분명 압력집단들이다.반면 노 정부의 지지그룹에는 시민단체와 노동조합,노사모 등과 같은 노무현지지 핵심그룹이 있다.그러나 최근 들어 이들 지지그룹의 밀어붙이기식 행보가 오히려 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노정권은 애초 미국,재벌,언론의 견제에 맞서 시민단체,노동조합,핵심그룹의 패기라는반(反)-정(正)구도로 출발했다.그것은 당선이후 본격화된 우리사회의 이분법적 편가르기가 현재화된 데서도 잘 알 수 있다.보수·안정과 진보·개혁,기득권층과 서민·빈곤층,5060과 3040세대,중앙집권과 분권화 등으로 나뉜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그 틈새로 파고 든 적과 동지 구분,부익부 빈익빈,세대교체,지역주의의 재발이 오늘의 혼란과 분열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노정권은 이제 냉정하게 주변에 놓인 덫을 살펴봐야 한다.공교롭게도 ‘압력·견제’세력은 지지세력으로,지지세력은 견제·비판세력으로 자리바꿈하고 있는 느낌이다.미국에 대한 인식과 태도는 한·미간 동맹관계와 북핵의 평화적 해결이란 지상명제에 밀려 현실적 힘의 논리를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그것을 굴욕외교니,현실안주니 하고 폄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다만 호랑이의 발톱은 숨기되 뽑히지는 말아야 한다.그래야 평화번영정책 추진에 있어 우리의 의사를 당당히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재벌정책은 경기불황 탓에 개혁드라이브에서 실용적 노선으로 유연성을보이게 됐다.북핵위기와 사스 여파,극심한 경기침체로 집단소송제·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등의 서슬퍼런 칼날이 무뎌졌다.재계와는 한·미 정상회담시 수행과 삼계탕 오찬,재벌의 투자확대 등으로 불신의 간극이 좁혀져 경제회생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경제가 국정운영의 중심으로 자리잡기까지 그동안 값비싼 비용을 치렀다. 언론과의 지루했던 전면전은 국지전으로 축소되고 있는 형국이다.대통령의 방송·신문 인식과 메이저·마이너간 시장재편,취재시스템 개편 등의 언론정책은 한계가 드러났다.경제뿐 아니라 언론에서도 ‘한국형’ 시장논리는 이미 뿌리가 깊기 때문이다.정부는 공정경쟁을 위한 시스템과 여건 조성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언론도 그릇된 관행을 깨고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야 할 때다. 이처럼 우리사회의 ‘3개 파워그룹’은 여러 정권을 거치며 생존비법과 정권을 다루는 노하우가 노련한 프로들이다.시민단체 등이 아마추어리즘을 넘어서려면 전략적인 사고와 대처방식을 필요로 한다.두산중공업과 철도·화물연대 파업,이라크 파병,NEIS파동,새만금 등에서 보여준 행동양식은 그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집단이기로 비판받는 점을 겸허히 되새겨야 한다.전통적 지지그룹을 다독여야 할 집권층은 엇갈린 말과 정책으로 혼란을 부추긴 측면도 반성해야 한다. 덫은 빠져나오려 몸부림칠수록 더욱 옥죄며,천천히 힘을 빼 올무를 푸는 게 상책이다.‘대통령도 해 먹을 만’하려면 법치와 시스템 정착을 통해 차분히 국정을 풀어가는 게 지름길이다.합(合)으로 가려면 정-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박 선 화 논설위원 pshnoq@
  • 이슈 따라잡기/ 외국인 고용허가제 어떻게 돼가나

    올 노동계 최대 현안인 ‘외국인 고용허가제’의 6월 임시국회 통과가 어려울 전망이다.이에 따라 8월 말까지 20만명의 불법체류자를 모두 출국시킨다는 정부 방침이 불발로 끝날 우려가 커 또 한차례 국제적 망신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 노동부는 국회에 계류중인 외국인 고용허가제 관련 법안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그러나 재계의 반발과 ‘경제 우선’ 논리에 밀려 국회 통과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노동부,입법 관철위해 노력 정부는 기존의 산업연수생제로는 외국인 근로자의 불법체류와 인권유린,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결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 상태다.이에 따라 노동부는 국회에 제출된 의원입법안을 토대로 고용허가제 제정을 위해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민주당도 여야가 공통으로 내세웠던 공약사항인 만큼 통과시키자고 한나라당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도 고용허가제 전면실시는 어렵다는 분석과 함께 기존의 산업연수생제와 병행실시하자는 의견도 만만찮아 6월 임시국회 통과는 난망이다. ●중기협,강력 반발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산업연수생제도에도 문제가 있지만 고용허가제를 실시할 경우 문제 해결보다는 더욱 심각한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고용허가제 실시에 반대하고 있다. 중기협은 고용허가제를 실시하면 인건비가 상승,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상실될 것으로 보고 있다.중기협은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 상여금,퇴직금,연·월차수당,국민연금 등을 기업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 1명당 월 37만 2000원의 추가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주화 증가로 인한 실업·사회복지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 있게 나온다.노동부가 주장하고 있는 불법체류 근절은 수급불일치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고용허가제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불법체류는 여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기협 이국명 협력단장은 “노동부는 고용허가제가 인권침해,송출비리,불법체류,인력난 등을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는 명약처럼 말하고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인건비부담,정주화문제 등의 사회문제를 일으켜 후세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입법 늦어지면 어떻게 되나 6월 임시국회에서 입법이 늦어질 경우 내년 7월부터 고용허가제를 시행한다는 정부 방침에 차질이 우려된다.노동부는 늦어도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돼야 내년 7월부터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오는 8월 말까지 출국이 예정된 불법체류자 20만명에 대한 현실적인 출국 보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고용허가제 관련법안 제정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정부는 고용허가제 6월 통과를 전제로 지난 3월말 외국인 불법체류자 자진출국 시한을 8월말로 연기한 것이라며 6월 통과가 안될 경우 외국인 근로자 관리에 큰 허점이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고용허가제 시행계획도 없이 외국인 근로자를 강제출국시키면 중소기업이 문을 닫을 판이고,중소기업의 인력난 때문에 출국을 또 한차례 유예하면 법치국가로서의 위신은 땅에 떨어진다. 김용수 기자 dragon@
  • [LOOK 아시아]4부 21세기 변해야 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000년 ‘우리가 10년 뒤에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이 회장 말처럼 우리의 성장동력이었던 조선 철강 섬유 등 전통산업이 첨단산업에 밀려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고부가가치산업 창출이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과연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치열한 국제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이런 점에서 최근 정·재계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제조업·서비스업의 산업구조 개편이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산업의 세계적 위상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세계적 위상은 그리 낮지 않다.2001년 기준으로 조선 세계 2위,반도체 3위,섬유·석유화학 4위,자동차 5위,철강 6위 등이다.그러나 고가첨단제품은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크고,저가범용 제품은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과거와 같이 학습과 모방에 의한 따라잡기전략(catch-up)을 선도전략(front-runner)으로 역할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제조업의 차세대 성장동력 최근 산업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등이 차세대 10대 성장동력산업을 정했다.스마트홈(홈네트워크 등),디지털가전(차세대 디지털TV 등),Post-PC(텔레메틱스 등),비메모리반도체(인텔리전트SOC),전자부품소재(유기EL등),바이오(바이오신 소재),BIT융합기술(바이오칩 등),항공우주(다목적헬기 등) 등이다.이들 성장 동력산업으로 2012년까지 생산 3665억달러,수출 188억달러,75만 7000명의 신규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삼성종합기술원 손욱 원장은 “2010년 산업 4강,국민소득 3만달러의 선진 한국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국가혁신시스템을 일류화해야 한다.”면서 “특히 융합·복합의 시대에는 모든 산업이 성장산업이기 때문에 성장동력을 어떻게 육성하는가 하는 국가혁신시스템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를 위해 ‘산·학·연 R&D 클러스터’ 구축에 주력하고 있는 선진국의 모델을 원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인호 무역연구소 무역전략팀장은 “우리나라 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2.54%에서 2010년에는 3.26%로 높아지는 등 세계속의한국 위상은 수출 여부에 달려 있다.”며 “수출을 주도할 세계일류 상품의 개발과 함께 새로운 수출동력을 창출할 부품·소재산업 육성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산업 육성이 관건 서비스산업은 2001년 GDP의 54%,고용의 62%를 차지할 만큼 우리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1990년대 이후 고용창출은 서비스산업이 거의 주도해왔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관점에서 정부는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그러나 체계적인 분석이 뒤따르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2001년 서비스산업 분야별 TF팀을 구성해 세제·금융·물류·유통·사업서비스·기술계학원·SI·관광·문화·엔터테인먼트·스포츠·디자인 등 11개 분야의 경쟁력강화대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지난해에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협상에 대비해 중점분야를 선정했고,디자인·직업훈련·산재보험·종자·종묘·해운·환경·SI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법률·교육·의료·문화 등 사회문화 분야는 주무부처별로 협의를 거쳐 추진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싱가포르나 일본처럼 국가경쟁력확보 차원에서 전체적으로 재점검을 해봐야 한다.”면서 “특히 외국인투자자를 위해 각종 규제 철폐및 완화조치를 취하고,서비스업을 제조업과 차별화하는 정책적 접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주병철 기자 bcjoo@ ■싱가포르·일본 국가전략 우리나라의 경쟁상대인 싱가포르와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21세기 국가생존전략 등을 짜는 등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 지난 2월 2018년까지의 향후 15년간 국가전략을 담은 보고서(싱가포르 국가비전 2018)를 발표했다.‘지역허브국가’‘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다. 제조업 육성정책으로 전기,화학,생의학,교통 등을 4대 중점 육성 분야로 정했다.전기는 광산업,나노테크의 R&D(연구 개발) 및 역량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교통은 바다와 항공의 연계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항만하역서비스를 특화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서비스분야는 기존의 강점을 집중 육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무역은 국제무역허브로,물류는 선도적인 국제통합 물류허브로,IT는 디지털허브로,금융은 금융센터 육성 등으로 구체화시켰다.특히 서비스인력의 전문교육을 강화하고,취업 이후 재교육 과정을 적극 도입키로 했다.관광산업의 경우 국제호텔경영학교를 설립해 석사학위과정을 신설했다. ●일본 정부가 아닌 경제단체인 경단련이 국가전략비전을 제시했다.80년대 일본의 힘을 상징하던 ‘Made In Japan’에서 탈피해 기술혁신을 촉진하고 세계의 힘을 활용하여 일본이 창출하는 가치를 최대화하기 위한 ‘Made By Japan’이 핵심이다. 동아시아 유대강화로 글로벌경쟁에 도전한다는 차원에서 ‘5가지 자유’와 ‘2가지 협력’을 전략으로 삼았다. ‘5가지 자유’는 동아시아 자유경제권내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상품·서비스·사람·자금·정보 등 5개 생산요소의 이동을 자유화하는 것이다. 주병철기자@ ■상품·서비스무역 균형성장 ‘복합무역’새 가능성 제시 현오석 무협 무역연구소장 지금 세계 경제환경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을 정도로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세계화와 정보화의 물결은어느 국가도 예외없이 경제전쟁이라는 전장(戰場)으로 내몰고 있다.이와 함께 중국경제의 급격한 부상은 세계경제에 또 하나의 새로운 충격을 가하며 우리나라에 큰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우리 산업의 살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로 우리의 수출시장은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다.지난해 미국과 일본시장에서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10.8%,18.3%에 이르렀던데 비해 우리는 각각 3.1%,4.6% 수준에 머물렀다.또한 중국은 이제 첨단산업 분야에 있어서도 무서운 기세로 우리를 추격하고 있다.중국을 비롯한 개도국들과의 기술격차가 점차 소멸된다는 것은 치열한 경쟁의 무대에서 곧 도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우리 수출의 역동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수출단가의 지속적인 하락을 들 수 있다.이 결과 지난 2월의 교역조건은 사상 최악으로 떨어졌다.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상품을 고부가가치화하려는 노력을 상대적으로 게을리한 결과 단순 저가제품의 물량 중심 수출구조를낳은 것이다.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수출구조에서 벗어나는 한 차원 높은 무역전략을 모색해야만 한다.이러한 의미에서 복합무역이야말로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다. 복합무역이란 상품무역과 서비스무역이 균형을 이루면서 상호 보완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과거 원자재를 수입해 이를 단순 가공하여 재수출하는 식의 전략과는 차원을 달리한다.이미 세계 경제의 흐름은 지식집약·소프트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선진국일수록 서비스 산업이 전체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전세계적으로 서비스 무역의 비중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과거에 비해 서비스 수출 규모가 크게 증가하기는 했으나 만년 적자국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지난해 우리나라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74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결국 우리가 상품무역으로 힘들게 벌어들인 외화가 서비스 무역으로 인해 안타깝게 새나가고 있는 것이다.휴대전화는 한 대당 가격의 5∼10%가 로열티로 해외에 나가고 디지털TV의 경우에는 대당 20∼25달러가 해외에 지불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물류,관광,금융,교육 등의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켜 복합무역을 실현함으로써 우리 무역의 폭을 넓혀나가야만 한다.이미 동북아 경제중심의 실현은 신정부의 핵심과제로 채택되어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가고 있다.무엇보다 우리는 물류와 관광의 동북아 중심지가 되기 위한 천혜의 지정학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부산항·광양항과 인천공항을 활용해 현재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동북아 지역의 물동량을 흡수하면서 동북아 물류의 중심지로 발돋움해 나가야 한다.항만에서 컨테이너를 환적하는 것만으로도 컨테이너 1개당 200달러의 소득이 생긴다.또한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매력적인 관광 상품으로 개발해 중국과 일본 등 인근의 잠재 관광수요를 우리의 관광수입으로 현실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이와 더불어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로서의 역할도 추구해 나가야 한다.즉,동북아 경제중심 전략에 있어 복합무역은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서비스 산업의 발전은 단순히 서비스 수출의 증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품 고도화를 더욱 촉진해 상품무역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물류산업의 발전은 수출산업의 물류비 절감을 가져올 것이고 관광산업의 발전을 통해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제고된다면 이는 곧 수출증대로 이어질 것이다.물론 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꾀하면서 동시에 정보기술(IT),나노기술(NT),생명공학(BT) 등의 차세대 유망산업 분야에서의 기술개발과 전문인력 육성에도 적극 투자해 제조업의 경쟁력과 부가가치를 극대화해 나가야 한다.이렇듯 전통산업과 IT산업의 접목을 통해 제조업을 고도화해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동시에 서비스 산업의 개발을 통해 복합무역을 실현해 갈 때 우리산업의 새로운 활로는 열릴 것이다.
  • 정부 경기부양·재벌개혁 병행 한계기업 솎아내기

    정부가 법인세 인하 등 경기부양책을 적극 꺼내든 지 하루 만에 재벌그룹 조사를 발표한 것은 ‘당근과 채찍’ 작전의 병행이라고 할 수 있다.경기가 어려운 만큼 다양한 부양책을 통해 가능성 있는 기업을 적극 살려내되,중단없는 구조개혁을 통해 한계기업은 솎아내겠다는 의지다.위기 와중에도 개혁 원칙을 지킴으로써 해외투자자들의 불안한 시선을 거둬내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그러나 재계는 ‘타이밍’을 들어 여전히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부양따로,개혁따로 강철규(姜哲圭) 공정거래위원장은 6대그룹 부당내부거래 조사계획을 브리핑하면서 조사 착수의 불가피성에 상당시간을 할애했다.‘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왜 하필 지금…’이라는 재계와 일각의 ‘속도조절론자’들의 반발을 사뭇 의식한 듯했다.강 위원장은 “오히려 경기 하강기가 한계기업 속출과 기업 구조조정에 더 효율적인 시기”라며 “이같은 조사가 이뤄지면 기업 투명성이 높아져 주가 상승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재경부와도 사전조율 지난 2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김진표(金振杓) 부총리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것과 관련,강 위원장은 “경기부양을 틈타 한계기업까지 살아나게 되면 나중에 정리하기가 더 힘들어지는 만큼 (부양책을 쓰는)이런 때일수록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며 일각의 ‘상충론’을 일축했다. 강 위원장은 지난 1일 청와대 만찬때 부당내부거래 조사일정을 대통령과 고건(高建) 국무총리와 김 부총리에게 보고했으나 아무런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조사대상 줄이고,SK 뒤로 빼 김진표 부총리는 다만 SK그룹의 경우 SK글로벌의 처리방향이 결정나는 이후에 조사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공정위는 다른 그룹과의 조사착수 시차가 일주일밖에 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수용하기로 했다.전체 부당내부거래 조사대상 기업수가 종전에 비해 그룹당 1∼2개씩 줄어든 것도 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해서다. ●제재수위 상당히 높을 듯 그러나 이번 조사가 거의 3년 만에 이뤄지는 데다 사전 인지조사를 통해 상당부분 혐의가 포착된 기업만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조사강도와 제재수위는 사뭇 높을 것으로 보인다.특히 총수 일가의 지분이 집중돼 있는 그룹 주력사(삼성에버랜드,SKC&C,현대차,현대중공업)와 부당 지원의 핵심고리인 금융계열사(삼성생명,LG투자증권,SK생명,현대증권) 등이 다수 포함된 점이 주목된다.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인과의 비정상 거래와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가 ‘무더기 철퇴’를 맞을 것이 확실시된다. 안미현기자 hyun@
  • 정부·재계 ‘밀월’ 夏鬪가 변수

    ‘밀월 시대’ 열리나. 참여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정부와 재계가 최근 ‘주거니 받거니’하며 상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특히 재계의 올 투자계획 확대 선언 등에 대해 정부가 수도권 규제 완화 및 노사관계의 공정한 법집행으로 화답하면서 이같은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이는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재계가 잇단 ‘코드 맞추기’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부가 아직까지 재벌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이달부터 대규모 ‘하투(夏鬪)’가 예상돼 ‘훈풍’이 지속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갈등·긴장에서 상생의 관계로 참여정부의 개혁 ‘칼날’과 재계의 방어 논리는 새 정부 출범전부터 끊임없이 갈등을 부추겼다. 지난 1월 전국경제인연합회 김석중 상무의 사회주의 발언과 손병두 전 부회장의 재벌개혁 비판은 시작에 불과했다.재계는 전경련 등 ‘외곽단체’를 동원,정부의 ‘개혁 드라이브’에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하며 갈등과 화해사이를 넘나들었다. 그러나 재계는 검찰의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조사와 손길승전경련 회장의 취임으로 집단소송제 및 주5일 근무제를 수용하는 자세를 보였다.하지만 ‘해빙 무드’는 오래가지 않았다.정부와 재계는 여전히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신경전을 펼쳤다.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킨 계기는 지난달 노 대통령의 방미.삼성 등 재계 ‘빅3’ 총수의 방미 수행과 재계의 적극적인 협력은 노 대통령의 미국내 입지를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재계의 도움 없이는 어렵다는 정부의 현실적 판단도 작용했다.이에 따라 지난 1일 노 대통령과 주요 재벌 총수들의 오찬 간담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노 대통령이 이 달부터 대규모 충돌이 예상되는 노사관계에 엄정한 법집행을 약속,달라진 관계를 뒷받침했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은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으며 신뢰를 확인한 자리였다.”면서 “심각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손잡고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하투’가 지속 여부 가늠 친노조 성향인 정부가 올 여름 노조의 투쟁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 재계는 두산중공업 사태와 화물연대 파업에서 드러난 정부의 원칙없는 대응이 계속되는 한 경제위기 극복은 요원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노조의 불법파업 및 무리한 요구는 과감히 ‘법대로’ 처리해 달라는 것이다.게다가 재계는 민주노총의 요구사항이 주5일 근무제 도입과 근골격계질환 대책,비정규직 차별 해소 등 정책적인 요구 사항이 많은 만큼 정부의 달라진 모습을 주문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일 참여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편향된 노사관계에서 벗어나 법과 원칙을 준수토록 하는 공정한 중재자로서 역할을 해달라.”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도 “기업들이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과 뒷받침을 해주길 바란다.”면서 “상식과 법이 지켜질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그룹도 “여러가지 불확설성을 해소하고 법과 원칙을 준수하며 일관성있는 경제정책을 펼쳐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주현진 김경두기자 golders@
  • 盧대통령 - 재계대표 오찬 / “경쟁력 해치는 노사관계 불용 대화·타협 벗어나면 원칙대로”

    노무현 대통령은 1일 “노사관계가 경제의 경쟁력을 해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노 대통령은 이날 재계 대표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노사관계가 우리 경쟁력을 갉아먹는 것으로 돼서는 안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조의 불법행동에는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되지만,실제 법과 원칙대로 대응할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 대통령은 “(내가)노동변호사를 20년 정도 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대통령의 입장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부분도 있을 것이지만,전체적으로 노사관계는 결코 일부에 의해 국가경제가 희생되는 것으로 진행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화와 타협으로 가는 게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데,그 틀을 벗어난 것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이 적용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또 “1∼2년내에 전반적으로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노사관계로 만들기 위해 체계적이고 합리화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한·미투자보장협정이 체결되도록 해 달라.”는 건의를 받고,“스크린 쿼터 문제와 관련해 이창동 문화관광부장관 등 관계자와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서 해결방안을 마련하라.”고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지시했다. 재계 대표들은 화물연대,두산중공업 사태 등에서 보인 정부의 원칙없는 대응 등 노사문제와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재계 대표들은 “외국인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도 노사관계에서 엄정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해성 수석은 “재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노사관계에 관련돼 건의를 많이 했으며 ‘불법에 대해서는 법으로 대응한다는 원칙을 보여달라.’는 건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찬은 노 대통령이 후보 시절까지 즐겨찾던 효자동의 한 삼계탕집에서 이뤄졌다.낮 12시부터 시작,예정시간보다 50분을 넘긴 2시20분까지 이어졌다.손길승 전경련 회장과 김재철 무역협회장,이건희 삼성그룹회장,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노 대통령의 방미 때 수행했던 26명의 재계 대표가 참석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수출증가율 11개월만에 한자릿수 성장률 전망 4%대로 하향조정 추진 / 정책 ‘출렁’ 국민 ‘철렁’

    정부가 올 하반기 경제운영계획에서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성장률을 당초 목표치로 제시했던 5%대보다 크게 낮출 것으로 보인다.성장의 버팀목인 지난 5월의 수출증가율이 11개월만에 한자릿수로 내려앉는 등 대내외 여건의 변화를 감안해서다.이에 따라 경제운영 기조의 전반적인 변화가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새 정부가 기치로 내걸었던 ‘성장을 바탕으로 한 분배정책’,‘공정한 시장질서를 위한 재벌개혁’ 등이 한동안 뒷전으로 밀려나 시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추경’없으면 3%대 성장도 어렵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1일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이달 말쯤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경상수지,실업률 등 거시경제운용계획을 일부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경제상황이 예상보다 크게 악화돼 그대로 놔두면 성장률은 당초 목표치인 5%대에서 3%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편성되면 4% 수준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도 “지난 4월에 연간 경제성장률 4.1%,소비자물가 상승률 3.9%,경상수지 10억달러 안팎 적자 등으로 올해 거시경제지표 전망치를 한차례 수정했으나 그 이후 변화된 경제상황을 감안,이달 말쯤 다시 수정키로 했다.”고 말했다.성장률 목표치 등을 다시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한은은 다만 2·4분기가 1·4분기(3.7%)에 비해 경제 상황이 더 나쁜 상태인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의 우려처럼 1%대 미만으로 추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추경예산 4조∼5조원을 투입하면 성장률을 0.5%포인트쯤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따라서 민간연구소 등이 성장률을 3%대로 잡더라도 경기부양책 등을 통해 4%대를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새 정부 정책기조도 흔들 성장을 전제로 한 분배도 당분간 표류할 수 밖에 없게 됐다.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5%대)를 밑돌면서 우선 신규 취업의 길이 막혀 실업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재경부의 또다른 관계자는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실업자수는 10만명 가량 늘어나기 때문에 실업률은 당초 목표인 3% 안팎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805억원을 투입해 일자리 3만 4000개를 마련한다는 정부의 서민·중산층대책은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소비자물가는 최근의 안정세가 이어지면 연평균 3%대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선 수출과 투자유인이 급선무다.최근 재계에선 법인세 인하·수도권공장 증설 등을 전제로 올해 29조원 가량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이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특별소비세 인하 등 각종 감세정책을 요구하면 세수감소가 불가피하다.앞으로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지주회사 설립 요건 강화 등에 대한 재계의 입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새 정부의 재벌정책 역시 의지대로 추진될 지 의문이다. ●6월이 고비 산업자원부가 1일 잠정집계한 5월 수출입실적(통관기준)에 따르면 수출은 147억 9400만달러로 지난해 5월(141억 7300만달러) 보다 4.4% 증가하는데 그쳤다.자동차 수출은 24.2% 증가했으나 반도체(2.6%)의 수출증가율이 크게 둔화됐고,컴퓨터(-4.5%) 등은 실적이 줄었다.월간 수출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7월 두자릿수로 올라선 이후 11개월만에 처음이다.산자부는 6월에도 무역수지 흑자추세는 유지하겠으나 노사관계 등 불투명한 무역여건에 따라 성장세는 1·4분기에 비해 더욱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불거지는 경기 곡선 논란의 한 가운데는 카드채 문제,부동산 거품,SK글로벌 처리,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이 버티고 있다.이에 대해 카드채 부실은 금융권의 자구책으로,부동산투기는 강도높은 투기억제책으로 진정될 것이란 낙관론과 카드채와 SK글로벌 사태가 꼬일 경우 금융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란 비관론이 혼재하고 있다.낙관론과 비관론의 기울기에 따라 우리 경제는 또다른 기로에서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병철 김경운기자 bcjoo@
  • 비정규직 통계는 고무줄?

    A씨는 집배업무를 한 지 3년6개월째다.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고 하루 12시간 가량 일 하지만 임금은 같은 경력의 정규직 집배원들보다 50만∼60만원 적게 받는다.노조를 결성하면 재계약이 안될지 모른다. 7년차 회계사인 B씨는 은행에서 1년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같은 직급의 과장들보다 보수도 많고 연봉에는 퇴직금도 계산돼 나온다.좋은 조건이 제시되면 다른 곳으로 옮길 생각도 있다. A씨와 B씨는 정규직 근로자일까 비정규직 근로자일까? 우리나라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규모에 대한 통계가 제각각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한국비정규노동센터 등 노동계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인용,비정규직근로자가 2002년 기준으로 772만명(56.6%)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는 비정규직 규모가 171만∼250만명(13.5%∼17.6%)에 불과하다고 말한다.노동부와 노동연구원은 25%라고 반박한다.비정규직에 대한 정의가 서로 다르다 보니 비정규직 통계도 다르게 나온다. ●비정규직 정의,아전인수 노동계가 말하는 비정규직은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임금근로자중 상용직(1년 이상)을 제외한 임시직(1년 미만)·일용직(1개월 미만)이다.이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모두 비정규직이다. 재계측은 노동계 시각대로라면 근로계약기간 없이 일하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와 서비스업 종사자,고연봉 계약직,프리랜서 등도 비정규직으로 분류돼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근로기준법은 계약직이라도 3년 동안 계속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인정하며,1년 이상 근무(5인 이상 사업장)하면 퇴직금을 보장하는 만큼 고용이 연장되는 계약직 근로자는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다.A씨,B씨 모두 정규직이란 주장이다. 이에 대해 노동계 관계자는 “A씨의 경우 정규직과 임금이 다르고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데 정규직이냐.”고 반문했다. ●숨어있는 30%를 찾아라 노동부와 노동연구원은 2002년 비정규직 규모를 354만명(25%)으로 추정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서 임금근로자 중 7개 고용형태(계약근로,파트타임,파견근로,용역근로,가내근로,호출근로,특수고용)에 속하는 근로자를 비정규직으로 본 것이다. 이 때 A씨,B씨는 비정규직이다.그런데도 불구하고 노동부와 노동계의 통계는 30%나 차이가 난다.한국노동연구원 안주엽 박사는 “56%와 25% 사이에는 임금근로자 중 계약기간은 체결하지 않았지만 계속 일을 할 것 같은 임시직·일용직은 빠져 있다.”고 말했다.즉 근로기간 계약 없이 수년째 일하고 있지만 고용보장은 안되는 근로자들,예컨대 건설현장 노동자 등은 정규직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것이다. 비정규노동센터 이정희 국장은 “노동부가 밝힌 비정규직에는 보험모집인,레미콘운송기사 등 개개인이 사업자등록증을 갖고 형식적 ‘사업자’로 일하는 노동자들은 아예 ‘비임금근로자’로 분류돼 비정규직 조사대상에서 빠져 있다.”고 말했다.조정자 역할을 해야 할 정부 조차 규모를 축소했다는 비판이다. 전문가들은 “정부는 통계를 위한 통계를 만들기보다 근로기준법과 사회보장 적용을 받지 못하는 진정한 비근로직 규모를 정확히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현진기자 jhj@
  • 수도권 기업규제 푼다 / 盧대통령 “반인권·반환경 아니면 해제”

    정부는 경기 침체를 타개하는 방안의 하나로 국내외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수도권에 대한 각종 규제를 과감하게 풀 것을 검토키로 했다.이에 따라 그동안 수도권 공장 총량제 등으로 묶였던 수도권 진입 규제가 대폭 풀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 대대적인 기업규제 개혁에 나서기로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언론사 편집국장·보도국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수도권 이용은 지방분권화,행정수도 이전 문제와 함께 억압적 규제에서 계획개발 쪽으로 바꾸려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재계가 법인세 인하 등의 조건을 걸고 26조원의 투자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경제체질을 약화시키거나 반(反)인권·반환경적인 것이 아니면 규제를 과감히 풀겠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3면 노 대통령은 이어 LG필립스의 LCD공장 파주 유치를 예로 든 뒤 “실효성 없는 규제를 풀고 지방화와 행정수도 건설 등을 통해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업 규제를 그동안 완화했지만 앞으로 다시 개혁할 것”이라고 말해 대대적인 규제 완화방침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수도권에 공장을 짓지 말라고 하면 공장들이 지방으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외국으로 가 버린다.”고 덧붙였다.또 “현재 침체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특히 현재는 나라간의 경쟁도 중요하지만 도시간의 경쟁이 필요하다.”며 지방자치단체의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법인세도 연내 법 개정을 통해 외국과 같은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재 금융감독위원장도 이날 “시장경쟁을 막는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이 위원장은 충남 도고 증권연수원에서 열린 재무 관련 5개학회 공동학술대회 기조연설에서 “금융규제는 금융의 건전성과 투명성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한정하고 이들 이외의 규제는 기본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태헌 주병철기자 tiger@
  • [데스크 시각] ‘월드컵 신화’ - 그후 1년

    꼭 1년전 한반도는 단군이 하늘을 연 이후 가장 크고 깊은 격정과 감동에 휩싸였다.한달 내내 우리의 영웅들이 펼쳐 보인 축구 드라마에 밤을 새워 웃고,울었다.거리를 뒤덮은 ‘붉은 함성’은 지축을 뒤흔들었고,사람들의 가슴은 쇳물을 녹일 만큼 뜨거웠다. 축제가 끝난 뒤 한동안 ‘월드컵 신화’는 대한민국을 지배했다.태극전사들을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은 정계와 재계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랐고,아스팔트를 메운 ‘W세대’는 사회변혁의 주류로까지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우리는 앞다퉈 다짐을 했다.‘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의 이름으로 하나가 된 에너지를 국가발전의 새로운 엔진으로 삼아야 한다고,이번 만큼은 제대로 뒷마무리를 해 ‘축제 뒤의 거품’만 남은 88서울올림픽 때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고….정부는 물론 각계에서 ‘포스트 월드컵’ 청사진이 봇물처럼 쏟아졌다.정치선진화를 비롯해 10년내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으로 부상하고,종국에는 ‘경제 4강’으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프로젝트 등등…. 감동의 주역인 축구또한 청사진의 현란함에서 결코 뒤지지 않았다. 월드컵 개최도시 10곳 가운데 프로축구단이 없는 서울 대구 인천 광주 서귀포 등에 2005년까지 새 구단을 창설해 축구붐을 스포츠산업으로 발전시키고,한국 일본 중국 국가대표팀간의 경기를 정례화하는 한편 유소년클럽은 7개에서 30개로 늘리기로 했다.또 연령대별로 유소년 상비군을 운영하고 민간 체육시설의 등록·신고 등 각종 규제도 풀기로 했다.실천만 된다면 해묵은 과제들을 단칼에 해결하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신화를 재현하는 데 결정적 디딤돌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실은 불쾌한 예상과 경험을 크게 비켜가지 못했다.1주년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연일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는 ‘휘장사업 스캔들’만큼이나 우울하다. 월드컵 이후 연일 최다관중 기록을 경신하는 등 ‘반짝 강세’를 보인 프로축구는 다시 월드컵 이전 수준으로 시들해졌고,대구와 광주를 연고지로 한 구단이 생기기는 했지만 내용상으로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대구는 시민구단 형태이고,광주는 군팀인 상무여서 ‘포스트 월드컵’의 결실이라고 하기에는 낯이 간지럽기 때문이다.기존의 10개구단도 재정자립도 30%미만인 적자구조에서 한치의 진전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경기장 활용 역시 쇼핑몰로 ‘전업’해 그나마 수지를 맞춘 서울을 제외하고는 매년 20억∼46억원씩 드는 관리비조차 충당하기가 여전히 버겁기만 하다. 그렇다고 희망의 단초가 없는 것은 아니다.수평사회를 지향하는 흐름들이 사회에 넘쳐 나고,코리아에 대한 인지도가 10%포인트나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도 많은 이들을 들뜨게 한다.“외국공항 면세점 직원이 코리안이냐고 묻는 일이 이제는 그리 낯설지 않다.”는 세일즈맨들의 전언은 미소를 머금게 한다.축구를 하고,축구를 즐기는 일이 일상 속으로 파고든 것은 그 무엇보다 값지다. 하지만 지난 1년처럼 화려한 수사를 늘어놓는 것만으로는 ‘포스트 월드컵’을 제대로 챙길 수 없다.신화를 자랑하고,샴페인을 터뜨리며 장밋빛 비전을 쏟아내느라 1년을 허송했다면 이제부터라도 현실에 굳건히 발을 딛고 뜻을 모아 실천의 사과나무를 심어야 한다. 관념의 유희가 아니라 실사구시의 자세로 구슬을 꿰자.‘포스트 월드컵’은 처음부터 그렇게 출발했어야 했다. 오 병 남 체육부장
  • [사설]새 노사정위 책임 무겁다

    우리 사회는 지금 이익집단의 내몫 찾기 목소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목소리만 크면 더 얻어낼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경기 후퇴에 이익집단의 갈등까지 겹치면서 우리 경제가 장기 침체의 늪에 빠져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각계각층에서 ‘못해먹겠다.’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가운데 어제 참여정부의 새 노사정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5년 전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처음 구성된 노사정위는 당시 ‘고통 분담을 위한 노사정 공동선언문’ 채택에 이어 ‘정리해고 수용’이라는 큰 틀에 합의함으로써 대외신인도 회복과 국력 결집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그후 민주노총이 탈퇴하면서 위상이 다소 약화되기는 했으나 노사정위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유일한 갈등 예방 및 조정 기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두산중공업과 철도노조 파업,화물연대의 화물운송 거부 사태,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갈등 등을 거치면서 대화보다는 ‘힘’에 의존하는 전근대적인 노사관계로 회귀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재계와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부의 ‘친노조’ 성향이 노조와 이익집단의 과도한 요구를 부추긴다며 노동시장의 경직화를 우려하고 있다.반면 노동계와 이익집단들은 힘의 균형을 이루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논리로 투쟁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그럼에도 갈등을 예방하고 조정하는 위기관리시스템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시스템보다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다 보니 법과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는 소리도 나온다.결국 노사정위가 제기능을 다하지 못한 탓으로 귀결지을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노사정위원들에게 파국이 치러야 할 비용을 지적하면서 ‘대화와 타협’을 강조했다.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노사정위의 합의안에 법적인 구속력을 부여하는 등 노사정위의 기능부터 대폭 강화해야 한다.민주노총도 제도권 밖에서 목소리를 높일 것이 아니라 노사정위로 복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 재계 “하반기 25조9000억 투자”경제5단체 상근 부회장단 회의

    재계는 올해 연초계획보다 8000억원이 많은 25조 9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는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상근 부회장단 회의를 열고 ‘경제위기 타개를 위한 경제계 의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현대·기아자동차 등 14개 주요 기업들은 연초에 세운 투자계획 규모(25조 1000억원)보다 3.1% 늘어난 25조 9000억원을 올해 시설투자에 쏟아부을 방침이다. 경제단체들은 공장 신·증설이나 환경 등 기업관련 규제를 개혁하고 경영인프라를 개선,투자기반을 조성하는 데 정책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를 위해 ▲인수·합병시 고용승계 의무완화 ▲해고요건을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서 경영상의 필요로 완화 ▲파견근로자의 파견기한 폐지 등을 건의했다. 특히 정부의 친노조 성향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연대·동조파업 금지와 노사간 합의서 작성시 민·형사상 책임면제 근절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법인세율을 과감히 인하해 활발한 투자를 촉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은 “상반기에 북핵문제 등으로 경기 불투명성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당초 세워둔 계획을 일부 연기했다.”면서 “재계가 경기 활성화에 앞장선다는 차원에서 예정된 투자를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국민연금 재정 개선 ‘산넘어 산’

    최종 결론은 다시 정부 손으로? 국민연금이 고갈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보건복지부를 주축으로 노사대표,시민단체,학계 전문가들이 모여 1년2개월여 동안 머리를 맞댔지만 ‘단일안’을 만들지는 못했다.국민이 내야 할 돈(연금보험료율)과 나중에 연금으로 받는 돈(소득대체율)에 대한 입장차이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국민연금발전위원회는 28일 최종 7차회의를 갖고 재정안정화방안에 대한 논의를 종결했다. 20명의 위원들은 ▲소득대체율(평균소득대비 연급지급액) 60%,보험료율 19.85%(1안) ▲소득대체율 50%,보험료율 15.85%(2안) ▲소득대체율 40%,보험료율 11.85%(3안) 등 세 가지 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는데,2안을 절반 이상이 다수안으로 선택했다.재계는 3안을 선호했고,노동계는 재정추계를 다시 해서 재검토하자고 주장했다. 정부의 단일안이 2안으로 결정될 가능성은 높아졌다.하지만 노사 양쪽 모두 불만이 큰 만큼 최종안이 나올 때까지는 여전히 ‘산넘어 산’이다. ●늦어도 8월 초 정부안 결정 발전위는 다음주중 복지부 장관에게 이번 논의결과를 보고한다.복지부는 이를 토대로 공청회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7월 말이나 8월 초쯤 정부안을 결정한다.이후 복지부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10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게 된다.정부안은 2안이 유력하다. 지금껏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기형적인 구조가 원인이지만,국민 입장에선 앞으로 보험료는 더 내고,연금은 덜 받게 되므로 저항도 거세질 것으로 우려된다. ●노사 모두 불만 노동계는 소득대체율 60%는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기 때문에 ‘강경투쟁’ 의사를 밝히고 있다. 민주노총 오건호 정책부장은 “2070년까지로 계산한 재정추계기간을 2060년까지로 바꾸고,출산율 기준도 다시 산정하면 보험료율은 13∼14%로 올리되 소득대체율 60%는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계도 보험료율이 가장 낮은 3안을 택했지만,불만은 남아 있다.원래 요구는 현행 보험료율(9%)을 유지하고,소득대체율을 40%로 낮춰 달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보험료의 절반은 사업주가 내기 때문에 보험료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기업주의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김정태 상무는 “곧 도입되는 퇴직연금의 소득대체율이 25%는 되기 때문에 40%로 낮춰도 현행 60% 수준은 된다.”면서 “보험료율을 16%대까지 올리는 방안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채권단 법정관리 추진 이후 / SK그룹 해체되나

    ‘결국 청산으로 가는가.’ SK글로벌 채권단이 28일 총 9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계획을 포함한 SK측의 자구안을 받아들이지 않고,법정관리를 추진키로 결정함에 따라 재계 서열 3위인 SK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졌다. 그러나 SK글로벌이 청산되면 SK와 채권단은 물론 국가경제에 미칠 파장이 엄청나 막판 극적인 타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상 양해각서(MOU) 체결 시한인 다음달 18일(1개월 연장 가능)까지 최대 쟁점인 출자전환 규모를 놓고 SK와 채권단의 ‘벼랑끝’ 협상이 계속될 전망이다. ●SK 어디로 가나 SK글로벌이 청산되면 SK그룹의 해체는 불가피하다.SK글로벌이 보유한 SK생명(71.7%),SK해운(33.2%),SK C&C(10.5%) 등 계열사 지분이 전량 매각되기 때문이다.여기에 채권단이 담보로 확보한 최태원 SK㈜ 회장의 계열사 지분도 모두 매각될 것이 분명해 최 회장의 지배권도 사실상 소멸된다. 문제는 그룹 해체 이후 계열사들의 운명도 명확지 않다는 것.채권단이 SK㈜ 등 계열사에 대해 신규여신 중단,채권 회수 등 자금압박에 나설 경우 계열사들은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그렇게 되면 SK㈜는 SK텔레콤 지분(20%)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결국 SK㈜,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들이 각각 독립법인 체제로 운영된다는 얘기다. ●채권단은 무사하나 채권단도 큰 손실이 불가피하다.청산에 따른 ‘빚잔치’로 채권단은 최소한 5조 60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보인다.이는 채권단 예상대로 35%를 회수했을 때를 상정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20%도 회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 8조 6000억원 중 1조 7000억원 정도만 가까스로 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정상화 때는 50%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었다. SK 관계자는 “채권단이 청산 운운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면서 “청산되면 채권단 역시 큰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협상은 이제부터” SK측과 채권단의 최대 이견은 출자전환 규모다.따라서 막판 협상도 이 부분에 집중될 전망이다. 채권단측은 향후 그룹의 ‘지속적인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SK㈜의 SK글로벌에 대한 국내 매출채권 1조원을 전액 출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반면 SK는 그렇게 되면 SK㈜마저 동반부실의 우려가 있어 출자전환 규모를 최소화하는 대신 영업활동을 대폭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SK글로벌 정상화추진본부는 이날 SK글로벌이 향후 5년간 연평균 4358억원의 세전 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그러나 채권단은 실현 가능성이 불확실한 영업활동 지원보다는 정상화의 첫 관건인 출자전환에 성의를 보이라며 SK측을 다그치고 있다. 따라서 ‘대타협’ 가능성은 현재 상호간 5500억원의 출자전환 규모 차이를 얼마나 좁히느냐에 달려 있다.SK측이 얼마나 채권단 요구에 근접하도록 국내 매출채권의 출자전환 비중을 높일 것인지가 관건이다. 채권단 관계자도 “이날 결정은 법적효력이 없다.”면서 “채권단과 SK글로벌의 협상이 이제부터 시작일 수 있다.”고 말했다.마지막 압박 수단으로 ‘법정관리 추진’ 카드를 꺼냈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실제로 이번 결정을 내린 채권단 운영위원회는 전체 채권단 56개 금융기관 가운데 신한은행,우리은행,삼성생명 등 13개 주요 금융기관들의 협의체에 불과하다. SK글로벌은 현재 기촉법을 적용받고 있어 법정관리 등의 주요 의결 사항은 채권단 운영위원회가 아닌 전체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기촉법에 따르면 채권액에 비례해 총채권액의 4분의3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효력이 발생한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도 “법정관리는 SK 측이나 채권단 모두에게 손실을 가져다 준다.”면서 “만약 하나은행에서 법정관리를 강행하면 다른 채권단의 반발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해 법정관리까지 가는 길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홍환 김유영기자 stinger@
  • “소렌스탐을 모셔라”성대결 효과로 몸값 껑충 광고계약·책 출간 줄이어

    프로의 세계는 돈으로 모든 것을 말한다.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두고 하는 말이다. 소렌스탐은 지난주 미프로골프(PGA) 투어 뱅크오브아메리카 콜로니얼대회에서 58년만의 성대결을 펼쳤지만 일반의 예상대로 컷오프됐다.‘골프여제’로서는 치욕스러운 결과다.하지만 치욕의 기억을 상쇄하고도 남을 돈이 굴러 들어오게 생겼다.이른바 ‘성대결 효과’로 세계의 이목을 한몸에 받은 스타의 광고 효과를 노린 업체들이 잇따라 모시기에 나선 것. 물론 그는 콜로니얼대회 컷오프로 한푼의 상금도 만지지 못했지만 이 대회 챔피언 케니 페리가 받은 우승상금 90만달러는 그야말로 앞으로 소렌스탐이 만지게 될 돈에 견주면 ‘조족지혈’. 우선 콜로니얼대회 타이틀스폰서이자 소렌스탐을 이 대회에 초청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대회가 끝나기가 무섭게 본격적인 모델 계약에 뛰어들었다.한 음료 제조업체도 거액을 제시하면서 소렌스탐을 모델로 영입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이미 후원계약을 한 캘러웨이도 10년 계약기간의 만료가 1년 가량 남았지만 일찌감치 재계약 협상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새로 협상할 경우 최소한 100만달러의 인센티브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류층을 겨냥해 소렌스탐의 옷에 로고를 부착해온 메르세데스-벤츠는 “이제 소렌스탐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인물이 됐다.”며 상품성을 인정했다.이밖에도 역사적인 성대결을 치른 소렌스탐과 관련된 책도 조만간 출간될 예정으로,관련 업체는 벌써부터 ‘대박’을 점친다. 곽영완기자 kw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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