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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씨 마일리지’ 중단 위기

    비씨카드의 대한항공 마일리지 제휴카드가 곧 중단될 위기에 직면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2월 비씨카드에 제휴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씨카드 회원은행들과 개별 계약을 할 방침”이라면서 “각 은행에 계약 의사 여부를 통보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비씨카드는 이에 대해 재계약을 하되, 은행들과 개별적인 계약을 체결할 경우 마일리지의 단가가 올라갈 수 있어 손해를 본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간 타협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기존 계약이 만료되는 오는 5월 말 이후에는 33만여명의 비씨·스카이패스카드 회원들이 더이상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없게 된다. 대한항공과 비씨카드간 마일리지 제휴가 중단될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두 회사간 감정적인 반목이 원인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카드사들에 제공하는 제휴 마일리지 단가를 42∼53%가량 올렸고, 회원 수가 가장 많은 비씨카드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항공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 실현되지도 않은 마일리지 단가를 올려 손해가 크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항공사와 제휴, 카드 회원에게 신용판매 사용액 1000∼1500원당 1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씨카드의 경우 1마일에 12원씩의 단가를 적용, 대한항공에 연간 250억원을 지불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재계 집단소송법 초비상] 대한항공 제재수위가 ‘고백’ 분수령

    기아자동차와 대한항공 등 대기업들의 과거 분식회계 자진신고에 대해 금융감독 당국은 정책 취지가 먹혀들고 있다며 반기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기업들의 과거분식에 대해 유예기간을 주는 내용의 개정 집단소송법이 지난달 10일 발효됨에 따라 같은 달 23일 관련 실무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앞으로 2년간 기업들이 ▲금감원 감리(회계감사 내용에 대한 감독당국의 감사) 착수 이전에 자발적으로 분식을 신고하면 해당부분의 감리를 생략하고 ▲감리는 시작됐으나 증권선물위원회가 최종처분을 하기 이전에 과거의 분식 사실을 밝히면 제재수위(12단계)를 최고 2단계 낮춰준다는 내용이다. 이는 집단소송 대상기업(자산 2조원 이상)뿐 아니라 1만 3000여개 외부감사 대상법인 전체에 적용된다. 어차피 모든 외감법인이 오는 2007년부터는 집단소송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금감원 임석식 전문심의위원은 “앞으로 2년간은 완화된 제재 규정에 따르지만 그 이후에는 엄격한 법 적용이 불가피하므로 기간 내에 자진신고를 하는 것이 기업들에 좋을 것”이라면서 “자진신고를 할 경우 제재수위가 2단계 낮아지므로 어지간하면 ‘검찰고발’과 같은 정도의 중징계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다음달 11일로 예정돼 있는 증권선물위원회의 대한항공 제재 수위가 향후 기업들의 자진신고 확산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수를 한 대한항공에 대한 제재 수위가 낮아질 경우 ‘용기’를 내어 분식 자진발표 대열에 동참하는 곳이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다. 한편 참여연대는 과거 분식을 자진 수정할 경우 감리를 실시하지 않도록 개정된 금감위 규정은 위법·위헌적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측은 “금감위가 결과적으로 80여개 기업(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과거 분식에 한해 집단소송을 2년간 유예하는 증권집단소송법 개정을 명분으로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외감규정)’을 개정함으로써 1만 3000여개 외감 기업 전체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상실케 했다.”면서 “이는 금감위가 불법행위를 한 기업에 특혜를 주기 위해 초법적 권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투명성 확립과 투자자 보호의 책무를 방기한 금감위에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감사원에 금감위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경운 김태균기자 kkwoon@seoul.co.kr
  • [재계 집단소송법 초비상] ‘소송 소나기’ 대비 백태

    [재계 집단소송법 초비상] ‘소송 소나기’ 대비 백태

    ‘죄를 짓고 자수하면 얼마나 정상 참작을 해줄까.’ 증권집단소송제가 최근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이런 원론적인 ‘물음’이 화두가 되고 있다. 과거 수십년간 쌓여온 분식회계를 털기 위해, 혹은 처벌을 낮추기 위해 기업들이 ‘고해성사’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그 어떤 변명을 하더라도 ‘죄는 죄’라며 합당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법 취지에 맞게 처벌 수위를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집단소송제를 둘러싼 기업들의 대응과 향후 행보, 정부의 고민, 시민단체의 ‘면죄부’ 주장 등을 살펴본다. 상장사 주식·공시 담당자 250명은 22일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어떤 회사가 증권집단소송이 되는가.’,’증권집단소송 어떻게 대비할까.’라는 주제를 놓고 뜨거운 논쟁과 토론을 진행했다. 증권집단소송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효율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상장사협의회가 마련한 모임이었다. 분식회계로 곤욕을 치렀던 현대상선은 지난 18일부터 회계담당자의 실수나 조작을 방지하는 새 회계시스템을 가동 중이다.LG화학도 본사 및 사업장의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집단소송제 내용을 교육하고 있다. 올해 시행되는 증권집단소송법에 따른 ‘후폭풍’이 재계를 ‘강타’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소송 제기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소송 소나기’를 피하기 위한 대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기업들 안전판 ‘미리미리’ 국내 대기업들은 우선 ‘돈 쌓기’에 나섰다. 등기 이사들을 대상으로 집단소송 제기 등 법적 분쟁에 대비해 가입한 임원배상책임보험의 보험금 한도를 대폭 올린 것. 삼성전자는 2003년 1000억원이 한도이던 이사 배상책임보험의 책임 한도를 지난해 1500억원으로 올렸다. 현대자동차는 500억원에서 700억원,SK㈜는 100억원에서 200억원,KT는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각각 늘렸다. 집단소송에 대비한 재벌 오너의 등기이사 퇴임도 눈에 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최근 삼성에버랜드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또 삼성물산, 제일모직, 호텔신라, 삼성SDI, 삼성전기 등기이사에서도 조만간 사임할 전망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변호사는 “그룹 회장이 등기이사일 경우 이사회 의사록 등을 통해 잘못을 입증할 수 있지만 등기이사가 아니면 ‘부당한 지시’를 내렸다고 하더라도 문서로 남아 있지 않으면 책임을 밝히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법률 전문가 영입도 확산되고 있다. 현대차는 김광년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이사이자 한국소비자보호원 분쟁조정위원을 지난달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재선임했으며, 현대상선도 올 주총에서 강보현(전 고등법원 판사)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두산은 법무팀을 신설했으며, 삼성은 향후 5년 안에 변호사 300명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내 교육을 강화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LG전자는 공시 관련 부서의 교육을 강화, 막연한 장래사업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공하거나 낙관적 전망에 기초한 예측 정보를 발표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 특히 공시 유관부서뿐 아니라 사내 모든 조직 책임자들에게 공시 관련 업무 규칙을 숙지토록 했으며 기획팀, 재무팀, 홍보팀 등 공시 유관부서마다 공시 담당자를 따로 선정했다. 퇴직 임원 관리도 활발하다. 집단소송의 빌미가 될 수 있는 내부자 고발을 사전에 대비하려는 포석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해 말 SK그룹의 전직 임원 모임인 ‘유경회’ 송년행사에 참석, 유대관계를 돈독히 했다. 삼성은 전직 사장단 출신 모임인 ‘성대회’를 위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별도 사무실을 제공하고, 전담 비서를 배치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LG도 전직 임원 모임인 ‘LG클럽’에 비용과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이왕 맞을 매라면 먼저 맞자” 기업들은 분식회계에 대한 ‘고해성사’를 앞세워 집단소송 빌미를 차단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2003년 말 대차대조표상 재고자산 항목 가운데 하나인 미착품 잔액 880억원 중 719억원이 과대 계상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과거 회계처리 기준 위반 사실을 밝혔다. 대한항공의 이런 조치는 지난 3월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 개정으로 기업이 과거 분식회계를 2년간 정산하는 경우 증권집단소송 대상에서 제외되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에 앞서 기아차도 현대모비스 주식을 평가하면서 지분법이 아닌 시가법을 적용, 장기투자증권 9972억원을 과다계상하는 등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했다고 지난달 초 자진공시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분식회계 ‘자수’는 정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과 기아차의 이번 고백에 대한 금융·사법당국의 대응 수위가 다른 기업들의 고해성사 활성화 여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금감원은 대한항공과 같은 과거 분식 수정을 자진 공시하는 기업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보다는 나중에 분기나 반기 등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선웅 변호사는 “올 초에 이뤄진 기업들의 불공정행위는 7∼8월에 금감원 조사나 검찰 수사 등을 통해 밝혀진다.”며 “그 결과에 따라 8∼9월에 집단소송이 본격적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안미현 류길상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재계 집단소송법 초비상] 집단소송제 외국사례

    전세계적으로 집단소송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우리나라뿐이다. 미국은 1938년 처음 도입했다. 당시 미국경제를 강타한 대공황의 책임을 기업에 돌리려는 정치적 계산도 작용했다는 해석이 있다. 배경이야 어찌됐든 집단소송제가 오늘날 미국 초우량기업들의 ‘투명 회계’를 이끌어내는 데 일정 몫을 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미국의 집단소송 발생건수는 1990년 922건에서 2002년 2916건으로 10여년만에 3배 이상 급증했다.2002년 한해 동안만 집단소송 남발로 국내총생산(GDP)의 2.2%인 2334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는 게 대한상의의 주장이다. 미국 내부에서도 비판여론이 적지 않아 미국 의회는 올 2월 집단소송제 관련 법안을 고쳤다. 개정안의 핵심은 ▲원고의 피해규모가 500만달러를 넘고 원고의 3분의2가 같은 주에 있지 않으면 반드시 연방법원에만 집단소송을 제기해야 하며 ▲피해 소비자들이 현금이 아닌 할인권 등의 방식으로 보상을 받을 경우, 법원은 변호사의 보수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변호사들이 소송에 유리한 특정 주를 찾아다니거나 원고보다 더 많은 잇속을 챙기기가 어려워졌다. 집단소송제에 직접 노출돼 있는 국내 회계사들은 “우리나라도 남소 방지책과 기업의 부담 경감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특히 피고가 자신의 무죄를 입증토록 한 우리나라의 제도 시행 규정은 기업에 너무 가혹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반론도 적지 않다.“가뜩이나 2년간의 합법적인 분식회계 묵인으로 국제적 웃음거리가 된 마당에 입증 책임마저 원고에게 돌린다면 제도 자체가 무용지물이 된다.”는 주장이다. 금융감독원 이재식 회계감독1국장은 “공적 기관(금감원)이 기업의 회계서류를 감리토록 한 우리나라 규정은 미국보다 훨씬 엄격하다.”면서 “이 부분은 장기적으로 보완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삼성코닝 이사도 2년전 사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34년 만에 삼성에버랜드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재계가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이 이미 삼성코닝 등기이사에서도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삼성과 미국 코닝의 합작사인 삼성코닝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003년 3월부로 이 회사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후계구도를 굳힌 1979년 삼성코닝 이사로 등재됐다. 이 회장의 삼성코닝 등기이사 사임은 이번 에버랜드 등기이사 사임이 갑자기 결정된 것이 아니라 ‘예정된 수순’이었음을 시사한다. 주력인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차례로 경영에서 손 뗄 준비를 2년전부터 해 온 것이다. 이 회장은 에버랜드뿐 아니라 삼성물산, 제일모직, 삼성SDI, 삼성전기, 호텔신라 등 나머지 계열사도 등기이사직을 그만두고 삼성전자만 대표이사 회장으로 남을 계획이다. 올들어 증권집단소송제 시행으로 등기이사들의 소송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에버랜드는 비상장사여서 집단소송 우려가 거의 없고 나머지 계열사들도 책임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에 설득력이 약하다. 등기이사를 그만뒀더라도 실질적 지배자인 그룹 회장은 삼성자동차나 LG카드 처리 과정에서 나타났듯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회장이 삼성코닝, 에버랜드를 시작으로 그룹 경영에서 조금씩 물러나고 대신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가 전면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 상무는 이미 에버랜드의 실질적인 최대주주(이 상무 25.1%, 삼성카드 25.64%)로 이 회장(3.72%)보다 지분이 많다. 이 상무-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이미 완비된 상황에서 등기이사 여부는 큰 의미가 없다는 반론이 가능하다. 삼성 관계자는 “언젠가는 이 상무가 이 회장의 뒤를 잇겠지만 이 회장과 이 상무가 에버랜드 등기이사를 ‘교대’하지 않았는데 이를 경영권 승계와 직접 연결시킬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삼성은 이 회장이 여러 계열사 등기이사를 맡는 것보다는 주력인 삼성전자에 매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룹회장의 등기이사 등재가 회계업무를 너무 복잡하게 한다는 이유도 거론했다. 현 ‘기업회계기준’은 회장이 등기이사로 등재된 계열사끼리는 지분이 20%가 넘지 않더라도 ‘지분법’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직접 지분이 없는 제일모직, 삼성물산 등의 자산과 손익을 자사 회계에 일일이 반영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된 인력과 시간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상법상 ‘사실상 이사’로 경영책임을 지고 있는 그룹회장이 굳이 등기이사로 남을 필요가 있느냐는 재계의 오랜 불만도 가미됐다. 삼성 역시 아무런 실효성도 없이 사회적 비난과 소송 부담감만 커진 등기이사 자리를 정리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씨줄날줄] 연공임금/우득정 논설위원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비정규직 해법의 일환으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조항의 신설을 제시했다. 자동차 조립라인에서 오른쪽 바퀴를 끼우는 정규직은 월 100만원을 받는데 왼쪽 바퀴를 끼우는 비정규직은 월 60만원을 받는 현실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러자 재계는 즉각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연공서열형 임금구조를 직무급으로 전환하자고 맞받아쳤다. 생산성 등 직무에 걸맞은 임금을 지급하는 체계라면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얼마든지 받아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규직이 주도하는 노동계는 직무급으로의 전환을 결사반대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6월 현재 기업의 41.9%가 연봉제를,28.8%가 성과배분제 방식을 도입하고 있으나 이들 기업의 절반 이상이 호봉제를 유지하는 등 연공서열형 임금체제가 여전히 우세하다. 연공서열형 임금의 원조인 일본도 10년간에 걸친 장기 불황을 거치면서 기업의 65% 이상이 직무급으로 전환했음에도 우리 기업들은 일본 복제품을 고수하고 있다. 매년 예산안이 확정되면 공무원 직급별 호봉표가 발표되고, 검찰과 법원을 개혁한다면서도 단일호봉제를 도입했을 정도다. 우리나라도 5·16 직후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직무급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상공부 주도로 직무 분석과 직무 표준화 작업이 추진되고 직무급 55%, 연공서열형 기본급 45%의 절충형 임금체계가 마련됐지만 적용에 실패했다. 기존의 임금을 깎지 않는 선에서 도입한다는 전제조건 때문에 추가 부담을 꺼린 사용자측의 소극적인 자세로 인해 유야무야돼 버렸던 것이다. 외환위기 직전 정부가 연봉제 도입을 권장하면서 ‘임금 삭감 없는’이라는 행정지도 지침을 내세웠다가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한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생애에 걸친 임금과 생산성을 근간으로 마련된 연공서열형 임금은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지고 기술 및 생산주기의 단축, 비정규직 급증 등으로 수명을 다했다는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다.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꼽히는 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총 임금의 20%를 차지하는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성과급의 일종인 숙련급, 역할급의 비중을 높이면서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임금의 유연성만 확보된다면 고용의 유연성 문제는 절로 해소된다는 논리가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하프타임] 신선우 감독, KCC와 결별

    신선우 감독이 프로농구 출범부터 몸담았던 KCC를 떠난다.KCC 이중길 단장은 19일 “재계약을 논의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았다.”면서 “후임 감독은 제로 베이스에서 물색하겠다.”고 밝혔다.1997년 KCC의 전신인 현대의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97∼98시즌부터 3시즌 연속 정규리그 1위에 올랐고, 챔피언결정전에서 3차례 우승(준우승 2회)하는 등 명장으로 인정받았다. 한편 사령탑이 공석인 LG와 조승연 단장을 새로 영입한 삼성이 신 감독을 영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 [재계인사이드] 사돈기업 두산·LS “사업도 함께”

    최근 사돈을 맺기로 해 화제가 된 두산과 LS그룹이 이번에는 합작사를 만들어 또 한번 주목받고 있다. LS전선은 19일 삼양중기, 두산엔진과 함께 주조(鑄造) 관련 사업에 공동으로 투자키로 하고 합작조인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5월말 출범하는 합작법인의 지분은 LS전선 50%, 삼양중기 33.8%, 두산엔진 16.2%로 초기 자본금은 140억원이다. 합작법인은 선박용엔진, 사출성형기 및 각종 산업기계류에 사용되는 주물 제품을 생산, 판매하게 된다. 올해 매출목표는 400억원 이상이며 앞으로 190억원을 들여 전북 전주에 1600t 규모의 신규공장을 짓는다. 중국에도 2008년 가동을 목표로 다롄(大蓮)에 1만 3000t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LS전선은 사출성형기 및 각종 산업기계용 주물 등을, 삼양중기는 선박용엔진 주물 등을 생산한다. 두산중공업이 지분 51%를 갖고 있는 두산엔진은 세계적인 선박용 엔진업체다. LS그룹과 두산그룹의 합작은 최근 ㈜두산 박용만 부회장의 장남 서원(26)씨와 LS그룹 구자홍 회장의 동생인 ㈜한성 구자철 회장의 외동딸 원희(25)씨의 결혼 사실이 알려진 뒤여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S전선 관계자는 “주조사업의 분리를 추진하던 차에 삼양중기와 합작사 설립 의견이 맞았고 이후 삼양중기의 주거래처인 두산엔진이 자연스럽게 지분에 참여한 것”이라면서 “두 집안의 결혼과 합작이 겹친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말했다. 결혼과 합작사업 못지않게 사돈이 된 박용만 부회장과 구자철 회장의 남다른 우정도 화제를 낳고 있다. 경기중·고 동창으로 ‘40년지기’인 둘은 지난 2003년 매물로 나온 대한주택공사의 자회사인 한성을 공동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도가 나 98년 정리가 결정된 한성은 2003년 네오플럭스 컨소시엄에 인수됐는데 네오플럭스는 박 부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전문회사다. 컨소시엄에 지분 74.42%를 투자한 세일산업은 바로 구 회장이 LG상사를 떠나 독립하면서 설립한 회사. 친구가 힘을 합쳐 ‘알짜기업’ 인수에 성공한 뒤 사돈까지 맺기로 한 것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현대車, 美공장 비상 돌입

    현대자동차가 ‘앨라배마 프로젝트’ D-한달을 앞두고 초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이미 만반의 준비를 끝냈지만 미국인들의 ‘큰 손’ 때문에 속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18일 현대차에 따르면 대통령 수행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정몽구(MK) 회장 등 그룹 경영진은 귀국하자마자 앨라배마 비상체제로 전환했다. 현대차 미국 첫 생산공장인 알라배마 공장은 다음달 20일 문을 연다. 이 공장은 단순히 ‘메이드 인 USA’ 현대차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의미 그 이상을 지닌다. 현대차가 ‘국내 지존’을 넘어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로서 명실상부하게 도약하는 중대 분기점이다. 앨라배마 공장의 성공적 착근이야말로 현대차의 ‘미래’인 셈이다.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당장 눈앞의 부진한 1분기 실적보다는 앨라배마 공장의 성패에 더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인들의 큰 손을 경계하라 가장 신경쓰는 대목은 말할 것도 없이 ‘품질’. 가뜩이나 품질 완벽주의를 외치는 MK가 지난 연말에 이어 지난달 또다시 앨라배마를 방문해서도 “품질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었다. 문제는 미국인들의 큰 손이다. 신체적으로 서양인들은 동양인보다 손이 크다. 게다가 ‘포크 문화’다. 손이 작고 젓가락질에 능숙한 우리나라 근로자들에 비해 섬세한 손놀림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볼트 하나를 죄는 데 들어가는 힘과 시간의 미세한 차이가 곧바로 불량으로 연결되는 자동차 생산라인의 특성상 미국인 근로자들의 큰 손은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의 미국인 근로자 850명을 아산 공장(쏘나타 생산라인)으로 불러 직접 훈련시켰는가 하면, 아산공장 조(組) 반장 35명을 아예 앨라배마 공장에 상주시켜 막바지 현장 지도를 벌이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의 직원 수는 2500명으로 한국인 주재원 60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현지인이다. ●MK, 정·관·재계인사 1000명 초청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현대차는 공장 준공식에 맞춰 기자들은 물론 국회의원, 산업자원부 등 관계부처 공무원, 협력·납품업체 사장 등 정·관·재계 인사 1000명을 앨라배마로 대거 초청한다. 다른 의미에서 손이 큰 MK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며 대규모 시찰단 초청을 직접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인솔단장도 그룹내 공식서열 ‘넘버2’인 김동진 부회장이 맡는다. 앨라배마 공장은 뉴쏘나타 3.3모델만 생산한다. 올해 생산대수는 15만대로 내년 상반기에는 손익 분기점인 16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동국제강 ‘형제 경영’ 순항할까

    [재계 인사이드] 동국제강 ‘형제 경영’ 순항할까

    형제경영 ‘순항(?)’ 지난해 9월 동국제강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전략경영실에 입성한 장세욱 전무의 행보가 심상찮다. 그룹의 사세 확장 추진에 ‘총대’를 멘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전무 승진과 주력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의 등기 이사로 선임된 이후 그의 행보는 한층 빨라지고 있다. 사실상 ‘내치(內治)’는 장 전무의 친형인 장세주 회장이,‘외치(外治)’는 장 전무가 관할하는 형국이다. 장 전무는 그동안 포항제강소 지원실장과 관리담당 부소장 등을 거치며 주로 지방공장에서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는 불과 7개월 만에 그룹의 핵심 인사로 떠오르며 ‘장-장 투톱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이다. 이같은 착근 비결에는 장 전무가 장 회장(지분 12.43%)에 이어 동국제강의 2대주주(8.48%)라는 신분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장 전무는 지난해 말 현재 89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기반으로 동국제강의 ‘몸집 불리기’에 적극적이다.2008년 매출 7조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비전 아래 주력인 철강사업 강화는 물론 물류와 건설, 레저 등 신규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룹의 싱크탱크인 전략경영실의 외연 확대에 나서고 있다. 경영관리팀과 홍보팀, 정보기획팀, 사업개발팀, 인사기획팀 등 5개 팀으로 이뤄진 전략경영실은 지난해 9월 20명 안팎에서 7개월 만에 45명으로 인력이 대폭 충원됐다. 특히 사업개발팀은 지난해 한보철강과 범양상선 인수합병(M&A)에 실패하면서 인력 충원의 필요성을 절감, 외부 PI(업무혁신)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일각에서는 동국제강의 신수종 사업 발굴을 향후 형제간 분할을 염두해 둔 사전 포석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형제경영의 불안감도 적지 않다. 선친인 장상태 전 회장과 숙부인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의 2000년 1차 계열분리 과정에 상당한 시일이 걸렸기 때문이다. 장상돈 회장은 지난 63년부터 동국제강에 근무하면서 한때 재계서열 15위인 동국제강그룹을 일궈낸 숨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막 출발한 동국제강의 두번째 형제 경영은 과연 어떻게 마무리지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한 대목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⑥- 현대백화점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⑥-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3남인 정몽근(63) 회장이 이끌고 있다. 9남매(8남 1녀) 가운데 작고한 몽필씨를 제외하면 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이어 두번째 ‘큰 형님’이지만 MK(몽구),MH(몽헌),MJ(몽준) 등 이른바 3M으로 불리는 화려한 다른 형제들에 가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거의 없다. 원래 나서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인 데다 처음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이래저래 세간에서 멀어진 ‘황태자’가 됐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의 역사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부친의 후광으로만 생각하지 못할 정 회장의 ‘몫’이 있다. 역시 ‘왕 회장’의 아들답게 때로는 부친과의 담판을 통해 새 사업을 추진하고, 때로는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경영상의 문제들을 다른 형제들과 대화로 풀어내며 회사를 일궈왔다. 그가 1974년 현대백화점의 전신인 금강개발산업주식회사를 맡을 당시 회사는 현대그룹 주력사인 현대건설의 외곽 지원업체에 불과했다. 개발시대에 쭉쭉 뻗어나가던 현대건설이 진출하는 국내외 현장에 식품과 의복 등 잡화류를 공급하고 동부이촌동 등 6개의 금강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던 작은 회사였다. 하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은 현재 주력사업인 백화점외에 홈쇼핑, 지역케이블 방송사업 등 계열사 20개를 거느린 유통그룹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 매출이 5조 2500억원, 영업이익은 3300억원에 이른다. ●부친 설득해 한강가에 세운 명품백화점 현대백화점 사람들은 정 회장을 사실상의 창업자라고 말한다. 다른 형제들이야 자동차, 중공업 등 부친이나 삼촌들이 키워온 중후장대한 기업을 물려 받았지만 정 회장의 출발은 그들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 한 임원은 “기껏해야 현대건설의 하청업체 수준이었던 회사가 그룹사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시작한 것은 바로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지으면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모태가 된 압구정 본점을 짓고 그 이후 이윤을 남겨 1988년 무역점을 짓고 또 다른 백화점을 문여는 등 새 점포가 늘어나면서 지금의 그룹사로 발전된 것이라는 얘기다. 70년대 중반 이후 압구정동은 대규모 현대아파트단지가 들어섬에 따라 건축법상 근린상가를 의무적으로 지어야 했다. 당시 현대아파트의 건설주체인 한국도시개발(현대산업개발)은 롯데, 신세계 등 유통업체에 백화점 진출 의사를 타진했으나 반응은 시큰둥했다. 당시 아파트만 덩그러니 서 있고 배나무 밭으로 황량했던 이 곳은 상권이 형성되지 않아 누가 봐도 백화점 입지로는 적합하지 않았다.“현대가 백화점 사업에 성공하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극언을 서슴지 않던 기업인이 있을 정도였다. 이 때 정 회장은 백화점 진출 의사를 밝혔다. 예상대로 그룹 안팎의 반대에 부딪혔다.“현대가 유통경험이 없는 데다 아파트 단지 배후에 한강이 흐르고 백화점 옆에 고가도로(동호대교 연결)가 가로지르는 등 사업 타당성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일본 도쿄에 있는 다카시마야 백화점 후다코다마가와점의 성공을 예로 들며 부친을 적극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 백화점은 현대백화점과 마찬가지로 주변에 강이 흐르고 부촌에 자리잡고 있어 입지 여건이 비슷했다. 정 회장은 청운동 본가를 찾아가 사업 보고서를 보이며 백화점 사업을 고집했다.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던 왕 회장도 아들의 집념 어린 설득에 결국 사업 참여를 결심했다. 현대가에서는 이를 두고 “몽근이한테도 이런 사업에 대한 의지와 추진력이 있었느냐.”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때 정 회장의 뚝심이 발휘된다. 다른 유통업체들이 구조조정을 하며 신규 출점을 주저하고 저가 정책을 추진할 때 정 회장은 오히려 거꾸로 가는 정책 결정에 손을 들어줬다.98년 부도위기에 놓인 서울 신촌 그레이스백화점을 인수해 신촌점으로, 울산 주리원 백화점 2곳을 인수해 울산점으로 탄생시키고, 서울 천호점도 문 열었다. 최고급 인테리어와 상품을 앞세워 ‘명품 백화점’임을 일반에 각인시키며 고급화 전략을 폈다. 이같은 정 회장의 역발상 기조에 대해 당시 유통의 흐름을 거슬렀다는 지적도 있지만 내부에서는 이런 정 회장의 정면 돌파형 리더십이 현대백화점의 성공 기반이 됐다고 평가한다. ●삼국지 꿰뚫는 ‘리틀 왕회장’ 정 회장의 이런 일면은 평소 삼국지 등 각종 전략 서적을 즐겨 읽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는 신규 백화점 출점후 임원들과 갖는 자리에서 ‘적벽대전’ 등 삼국지에 나오는 얘기들을 즐겨 인용한다. 중국 삼국시대 양쯔강 남안에 있는 적벽에서 위나라 조조가 오나라의 손권, 촉나라의 유비 연합군과 치른 전투 내용을 줄줄이 꿰며 승전 전략을 소개한다. 현대백화점의 한 임원은 “정 회장은 삼국지에 나오는 장수 이름과 전투 내용을 거의 외우다시피한다.”고 전했다. 그는 실제로 삼국지에 등장하는 ‘장수’ 형상이다. 골격이 큰 몸집에 굳게 다문 입, 솥뚜껑처럼 큰 손과 발은 여지없이 현대가의 혈통을 지닌 남자임을 보여준다. 나이 들면서 얼굴에 돋아나는 검버섯과 걸음걸이를 보면 부친인 왕 회장과 흡사하다.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스타일도 마찬가지다. 세간에는 한때 ‘건강 이상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매일 오전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내에 있는 백화점 본사 4층 회장실에 출근, 굵직한 사업의 방향타 역할을 한다. 서울 시내 6개 백화점과 중동점 등 7개 백화점 가운데 하루에 2∼3군데의 백화점을 순시하는 이른바 ‘점 순회’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 점포당 30분 정도 걸린다. 비슷한 시간대에 항상 나타나는 정 회장을 보고 매장 직원들이 인사하면 “어잇!”하며 꼭 화답을 한다. 매일 출근하다시피하니 직원들도 정 회장을 낯설어 하지 않는다. 매장을 지나다 고객들을 만나면 먼저 지나가도록 자신은 비켜 서는 서비스 정신도 몸에 배었다. 정 회장의 현장 중시 스타일도 부친과 닮은 꼴이다. 백화점 신축 공사 현장에는 늘 그의 발걸음이 닿는다. 공사장에서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안전모를 쓰고 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왕 회장’을 보는 듯하다고 현대백화점 맨들을 말한다. 그는 문제가 발생하면 항상 대화로 풀 것을 강조한다. 한번은 건설 현장에서 이뤄진 브리핑 도중 간부들간에 이견이 생기자 정 회장은 “여러 사람의 의견이 함께 반영되는 것이 최선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투박한 외모와 달리 자상한 편이라고 주변 사람들은 얘기한다. 백화점을 둘러보아도 상품이 진열돼 있는 멋진 매장보다 주차장, 식품 작업장 등 구석진 곳을 먼저 찾는다. 어려운 여건속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봉투에 넣지도 않고 자신의 지갑에서 20만∼30만원씩 꺼내 “소주에 삼겹살이나 하라.”며 격려금을 건넨다. 다음날 이들을 만나면 “회식 잘 했냐.”는 인사도 잊지 않는다. 지난해 정 회장 생일에는 시내 모음식점에서 전·현직 임원들을 초청, 식사를 함께 하기도 했다. 이날 정 회장 부부는 물론 장남 지선씨 부부도 나서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그는 또 ‘주차장 제일론’을 갖고 있다. 임원들이 상품과 서비스, 매장 환경을 중요시한다면 정 회장은 임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설은 주차장”임을 내세운다. 현대백화점 목동점·미아점의 주차장 진입로 폭이 다른 백화점과 비교해 훨씬 넓은 것은 여성 고객들을 위해서다. 주차장 하나에도 “고객을 최우선으로 배려하라.”는 정 회장의 경영철학이 담겨있는 셈이다. ●황산덕가(家) 손녀 며느리로 맞아 경복고,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정 회장은 현대그룹 회장 비서실에서 평사원으로 있던 우경숙(54)씨와 결혼, 슬하에 지선(33), 교선(31) 등 2남을 뒀다. 부친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여성스러우면서도 야무진 외모에 차분하고 깔끔한 성격의 우씨를 내심 며느리감으로 점찍었다는 후문이다. 우씨의 친정은 평범한 집안으로 부친은 우호식 전 현대그룹 고문이다. 우씨는 중앙여고를 졸업했다. 장남 지선씨는 경복고와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현대가 3세들이 대부분 미국 유학파이듯 그도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사촌형제들 가운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외아들 의선(35)씨와 가깝다. 아무래도 지선씨가 손아래 동생이다보니 의선씨로부터 사업상 조언을 받는다는 후문이다. 사업외에 여러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는 사이다. 지선씨는 고교 동창의 소개로 만난 동갑내기 황서림씨와 2001년 10월 정 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결혼, 장남 창덕(1)군을 두고 있다. 서림씨는 황산덕 전 법무장관의 손녀로 서울예고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성격이 활달하고 대인관계가 좋아 선후배와 교수들 사이에 인기가 많았다.”고 기억했다. 지난 97년 삼성문화재단이 선정한 문화예술인재로 뽑혀 장학금을 받으며 미국 뉴욕대에서 미술관 경영을 전공했다.99년부터 1년간 세계 3대 미술관 중의 하나인 뉴욕 근대미술관 뉴미디어 부서에서 부지배인을 맡았고,2000년 3월부터 5개월 동안 세계적인 일본 멀티미디어 작가 마리코 모리의 스튜디오 조교를 지냈다.2000년 7월부터 뉴미디어와 교육 인터넷사이트에서 웹 프로듀서로 근무하기도 했다. 지선씨는 서림씨를 처음 보는 순간 아내로 맞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특히 밝고 쾌활한 성격을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한다. 서림씨 역시 정 부회장의 과묵하고 남자다운 면이 좋았다고 한다. 교선씨는 경복고, 외국어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 아델파이대에서 경영학석사를 땄다. 대학시절 청바지와 면티를 입고 다니는 등 소탈하게 생활해 같은 학과 친구들조차 그가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 현대가의 3세라는 사실을 몰랐을 정도다. 같이 학교를 다닌 친구들에 따르면 지갑에 돈도 별로 없이 구내식당에서 밥먹고 버스를 몇번씩 갈아타고 통학하는 등 검소한 생활을 했다. 부드러운 성격에 논리도 갖춰 친구들 사이에 이견이 생기면 중재역할을 맡곤 했다. 한때 미대 진학을 고려 했을 정도로 그림에 재능이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대원강업 허재철 부회장의 2녀 중 장녀인 승원(30)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승원씨는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 치과대에 다녔던 재원이다. 교선씨와 승원씨는 학교가 같은 미국 뉴욕에 있어 유학시절 자연스럽게 1년6개월 정도 사귀었다. 현대가와 사돈을 맺은 허 부회장은 32년간 스프링과 차량 시트 등 자동차 소재의 국산화에 앞장선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인 대원강업의 오너겸 전문경영인이다. 연 매출 3600억원 정도다. ●현대백화점 이끄는 파워 엘리트 하원만 현대백화점사장은 1978년 입사해 기획·관리·영업·구매·마케팅 등 백화점 업무를 두루 거쳐 2003년 1월 현대백화점 사장에 오른 백화점통이다.“백화점은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생활문화를 제안하는 곳”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다른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라이프 스타일리스트 현대백화점’을 새 전략으로 내걸고 있다 부드러운 외모이지만 승부욕과 추진력을 갖췄다는 평이다.“음식재료나 요리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식품 책임자를 할 수 있냐.”며 지난해 식품 책임자 전원을 요리학원에 다니게 했다. 또 여성 심리를 모르고는 유통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직원들에게 여성 심리를 알 수 있는 책 읽기와 ‘엄마를 잡아라’나 ‘왓 위민 원트’와 같은 영화 감상도 권하는 섬세한 스타일이다. 지난해 백화점협회장으로 취임, 일본백화점협회와의 68년 만의 교류방문 등을 펼치고 있다. 경청호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사장은 영업·관리·기획 등 백화점의 주요 포스트를 두루 거쳤다.2003년 부사장을 달고 현대백화점그룹 경영지원실장을 맡아오다 지난 1월 경영지원실의 기능과 역할이 대폭 강화되면서 기획조정본부 사장을 맡고 있다. 기획조정본부는 그룹내 투자·인사 등 주요 핵심 업무를 조정, 통합하는 조직으로 다른 대기업의 구조조정본부와 같은 역할을 한다.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유통업계 불황 타개를 위해 구조조정의 중추적 역할을 맡기도 했다. 회사내 권위, 형식, 온정주의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 사장은 평소 메모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기억력이 비상해 보고하는 임직원들이 땀을 흘릴 정도다. 열가지 사안을 한가지로 압축해 신속정확히 처리하는 업무방식과 건강 및 체력관리 등 자기관리가 워낙 치밀해 빈틈이 없다는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간부들과 소줏잔을 기울이는 회식자리에서는 위트나 유머로 웃음바다를 만들곤 해 인간적 매력도 있다는 평이다. 김태석 현대백화점 H&S·현대푸드시스템 사장은 78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경리·회계·재무 등 관리 및 지원업무를 거쳤다. 지난해 말까지 백화점 영업본부장직을 맡다가 올부터 현대백화점H&S와 현대푸드시스템의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은 일, 생활 모든 면에서 폭이 넓은 CEO이다. 특히 진솔한 대화를 통한 친화력있는 리더십이 돋보인다. 일본 전국시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이야기를 다룬 ‘대망’을 임직원들의 필독서로 권한다. 김 사장은 임직원들이 자기 업무에 자긍심을 가질 것과 직무에 필요한 다양한 자격증 취득을 독려하는 등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광균(부사장) 한국물류 대표는 74년 현대그룹에 입사, 현대백화점 천호점장·무역센터점장·현대백화점 H&S 대표이사를 거쳤다. 낙후된 물류 시스템을 바꿔 유통 경쟁력을 높이는 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반백의 머리와 걸쭉한 목소리로 처음 만나는 사람도 오랜 지기처럼 느껴지게 하는 친화력을 갖고 있다. 홍성원(부사장) 현대홈쇼핑 대표는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출신으로 ‘열린 CEO’라는 의견수렴 제도를 운영, 현대홈쇼핑의 무형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성공했으며, 홈쇼핑업계의 후발주자로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일 새벽 집 근처 산 바위에 앉아 하는 명상으로 하루를 연다. 명상에서 얻은 업무 관련 아이디어를 감성적으로 표현한 일일쪽지를 이메일 형태로 아침마다 전직원에게 보내 새로운 업무 활력을 제공한다. 최신 유행가도 따라 부르고 패션 감각을 갖고 있으며 젊은 직원들과도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눈다. bori@seoul.co.kr ■ 장남은 백화점, 차남은 H&S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의 후계 구도는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정 회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두 아들에게 백화점 관련 주식을 증여하며 자신의 지분을 계속 축소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장남 지선(33)씨는 현대백화점 지분 15.72%에 현대푸드시스템의 현대백화점 지분 4.3%를 더해 사실상 20.02%의 백화점 지분을 확보, 최대 주주가 됐다. 차남 교선(31)씨도 지난해 처음으로 부친으로부터 현대백화점 H&S의 주식 56만주(10%)를 증여받아 2대 주주가 됐다. 지선씨는 현대백화점, 교선씨는 현대백화점 H&S로 형제간에 경영권 관할이 가시화된 것이다. 현대백화점 H&S는 여행사 현대드림투어와 기업들의 명절 선물사업을 하는 백화점 특수판매 회사로 이뤄져 있다. 지선씨는 2001년 현대백화점 기획실장(이사)으로 기획·인사·재무·조직관리 등 핵심 업무를 두루 맡아왔다.2003년에는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부회장 직함을 달면서 지선씨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던 백화점 경영에 점차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백화점 등 계열사들을 세차례에 나눠 한달에 한번씩 경영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계열사의 투자·인사는 물론 업무 조정·통합 역할까지 진두지휘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여전히 경영수업 중이라고 생각하지만 정 부회장은 실질적으로 그룹 경영 전반에 걸쳐 부회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선씨는 부회장이 되자 마자 어려움에 처했다. 경기침체로 백화점 업계가 불황을 겪으면서 현대백화점은 다른 유통업체와 달리 할인점이 없는 사업구조와 신규사업 진출 부진으로 미래 성장성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 부회장은 최근 회사의 미래성장 엔진 발굴에 적극적인 자세를 강조한다.“유통이든 유통이 아니든 수익을 내 회사에 도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신사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회사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 자문도 구하라.”는 제안도 했다. 그렇지만 “사업을 하다보면 구름도 끼고 햇볕도 드는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보이기도 한다. 또 지난 1월 조직개편을 단행, 기존의 경영지원실을 기획조정본부로 승격시키며 조직 장악에 나섰다. 사회공헌 활동에도 관심이 많아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매칭그랜트’제도 도입을 지시하기도 했다. 임직원이 매달 봉급에서 일정 금액을 자발적으로 기부하면 회사에서도 그만큼의 금액을 출연해 사회공헌기금을 마련하는 이 제도는 유통업계에서는 처음 시도됐다. 정 부회장은 사내에서 “과묵하면서도 매우 꼼꼼하고 생각이 깊다.”는 평을 듣는다. 주요 회의에서도 다른 임원들의 의견을 경청한 뒤에 소신껏 자기 의견을 제시한다. 소수의견이라도 타당성이 있으면 흔쾌히 수용하고 정책방향을 수정하는 합리적인 스타일이다. 정 부회장은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아버지를 꼽는다. 올해 계열사별 신년 업무 브리핑 이후 간부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아버님은 말씀하시기 전에 먼저 상대방의 얘기를 듣는 스타일로 나도 아버지처럼 훌륭한 커뮤니케이터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웬만해서 지치지 않는 강인한 체력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이다. 동생 교선씨는 지난해 1월 경영지원실 산하 경영관리팀장(부장)을 맡은 데 이어 올해 기획조정본부 기획담당 이사로 경영 수업을 하고 있다. 일을 배우는 단계여서인지 매사에 열심이다. 형 지선씨보다 선이 굵고 상당히 활동적인 성격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이들 형제는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사 사무실 4층에서 나란히 근무하고 있다. bori@seoul.co.kr ■ ’숨은 실세’ 우경숙 고문 정몽근 회장의 부인 우경숙(54) 고문은 현대가의 다른 며느리들과 달리 회사 경영에 참여한 활동파다. 현대가의 딸과 며느리들이 대부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지시로 소리없이 문밖 출입을 했던 집안 분위기를 감안할 때 상당히 이례적인 케이스다. 훗날 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것과도 사뭇 다르다. 우 고문은 사실 정 회장과 결혼후 현대가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남편을 내조하는 전형적인 주부에 머물렀다. ●비서실 근무하다 며느리 낙점 현대그룹 비서실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현대가에 시집와서인지 우 고문은 시부모를 극진하게 모셨다고 한다. 본격적인 백화점 사업을 하기 전인 70년대 후반 울산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시절, 우 고문은 수시로 울산 방어진 수산시장에서 ‘참전복’을 공수해 청운동 본가로 보냈다.“정말 복 덩어리 음식이 참전복인 만큼 어른들 건강에 좋다.”며 살이 통통한 자연산만 고집했다. 잘 익은 제철 과일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처럼 가정사에만 신경쓰던 당시 우 고문의 대외 활동이래야 1985년 백화점사업을 시작하기 전 서울 압구정동 본사의 작은 건물 직원식당에서 창립기념일 등에 참석하는 수준이었다. 우 고문은 회사 행사에서 시어머니인 변중석 여사와 함께 임직원들에게 직접 떡과 과일 등을 담아주는 일을 했다고 당시 직원들을 기억한다. 그러던 우 고문은 백화점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1990년부터 96년까지 우고문은 상무 직급을 달고 현대백화점의 신상품 개발 담당 업무를 맡았다. 유통업계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으로서는 롯데, 신세계백화점과 경쟁하기 위해 고급화·차별화 전략이 절실했던 시기다. 그래서 백화점 PB(자체브랜드)개발에 주력했다. 상품개발부 직원 30여명과 함께 그가 개발한 자체브랜드는 ‘시그너스’‘벨라지’‘아르모니아’ 등이다. 특히 아르모니아는 강남의 전문직 여성들 사이에 한때 붐을 일으킬 정도로 히트를 쳤다. 96년에는 전세계에 10개의 매장만 운영할 정도로 신규 매장 출점에 까다로운 이탈리아 하이패션 브랜드 ‘지비에르돈나’를 압구정점에 유치하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명품 브랜드 유치 수완도 당시 상품개발 부문에서 같이 일했던 직원들로부터 우 고문은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지 않았지만 패션을 보는 안목과 미적 감각이 남다르다.”는 평을 들었다. 계절에 앞서 주력 상품을 고르는 과정에도 직접 참여하고 의견을 내놓아 담당 바이어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틈틈이 집에서 그리는 서양화 실력은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나면 미술전이나 각종 전시회를 찾는 것도 우 고문의 패션 센스와 맥을 같이 한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얘기다. 그는 최근 몇년사이 점포수 확대와 홈쇼핑 등 사업 다각화가 이뤄지고, 현대백화점이 현대백화점 H&S와 분할되는 과정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계열사간 투자, 인사에 관한 업무조정 및 중재가 필요한 시기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의 역할이 부각됐던 것이다. 때문에 그룹 안팎에서는 ‘우씨’집안에서 백화점 경영을 섭정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2003년 장남인 지선씨가 그룹 부회장을 맡으면서 우 고문에게 쏠리던 시선은 상당 부분 거두어졌다. 온화한 성품이지만 장남의 후계구도를 굳히는 과정에서 우 고문의 역할이 다소 과장되면서 실제 이미지와는 다르게 알려지기도 했다. 그는 두 아들이 경영에 적극 참여하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다만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 사무실을 두고 이곳에서 지인들을 만나기도 하고 백화점 분위기도 살핀다. 가끔 백화점 영업이나 환경에 대해 세심한 조언을 해 매장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다.500평 규모의 현대백화점 본점 옥상을 잔디공원으로 바꿔 고객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토록 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지난해부터 백화점 직원과 협력사원이 함께 하는 지역 사회단체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우 고문이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bor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韓·日 FTA 연내체결 필요”

    세토 유조 일·한경제협회장(아사히맥주 상담역)은 15일 “아사히맥주 등 일본 기업들은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에 결코 지원하지 않고 있다.”면서 “사실 무근의 왜곡된 정보가 유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새역모에) 지원을 했다면 그것은 기업 차원이 아닌 개인 차원이었을 것”이라고 밝혀 간접적으로 연관이 있음을 시사했다. 새역모는 일본 왜곡 역사교과서의 ‘몸통’으로 후소샤 출판의 왜곡 교과서 채택에 앞장서는 단체다. 특히 한국 등 주변국의 교과서 왜곡 반발에 내정 간섭으로 맞서며, 일본 문부성을 측면 지원하는 단체이기도 하다. 새역모에 참여하는 일본 재계 인사로는 아이카와 겐타로 미쓰비시중공업 회장과 나카조 다카노리 아사히맥주 전 회장 등 다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일 경제인들은 더없이 악화된 최근의 양국 관계에도 불구하고 한·일 FTA(자유무역협정)의 연내 체결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정치·외교적인 갈등에 대해서는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냉정히 대처해 줄 것을 양국 정부와 국민에 주문했다. 제37회 한·일, 일·한경제인회의는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이틀간의 공식 일정을 마쳤다. 양국 경제인들은 성명에서 “최근 부상한 양국간 정치·외교적 갈등이 우호적 한·일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양국 정부는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냉정히 대처할 것을 요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 국민도 경제·문화 등 비정치적인 면에서 양국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도록 전력을 다해줄 것”을 호소하고 경제인들도 이를 위한 역할에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한·일 FTA 추진과 관련,“한·일 FTA는 양국이 21세기 전략적 파트너십 지향 관계로 바뀌는 것을 상징하는 첫 걸음”이라며 “이를 통해 조화롭고 형평성 있는 분업구조를 구축함으로써 동아시아 공존·공영의 순환고리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인식을 같이 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기업도시 8곳신청

    기업도시 8곳신청

    기업도시 시범사업에 전남 무안 등 8개 지방자치단체가 신청서를 냈다. 건설교통부는 15일 기업도시 후보지 접수 마감 결과 ▲전남 무안(산업교역형)▲충북 충주, 강원 원주(이상 지식기반형)▲충남 태안, 전남 영암ㆍ해남, 전남 광양·경남 하동, 경남 사천, 전북 무주(〃관광레저형) 등 8곳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건교부는 민간위원 15명과 관계부처 장관 15명으로 구성된 기업도시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의 심의를 거쳐 6월 중 4곳 가량을 선정하게 된다. 이후 실시계획과 환경영향 평가 등을 거쳐 오는 2006년 말에 착공,2009년쯤 공사를 마치게 된다. 기업도시 선정기준은 지역의 낙후도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 국가균형발전 기여 정도, 지속가능한 발전 여부, 당해 지역의 특성 및 여건 부합 여부, 개발사업의 실현 가능성 등이다. 또 토지투기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투기방지대책의 수립 여부도 평가요소에 반영키로 했다. 기업도시로 지정되면 개발구역의 50% 이상 부지를 확보할 경우 토지수용권을 행사할 수 있고, 개발부지 가운데 일부를 주택용지로 주택업체에도 분양할 수 있다. 또 시업시행자에게는 소득세와 법인세를 3년간 50%, 이후 2년간 25%를 깎아준다. 입주기업에는 시행자보다 조세감면 혜택을 두배 더 주게 된다. 각 지역의 기업도시 시범사업에는 현대건설, 대림산업, 금호산업, 롯데건설 등 건설업체와 대한주택공사, 한국관광공사 등 공기업이 참여했다. 또 국민은행과 대한전선, 일본 및 중동계 기업도 참여했다. 그러나 그동안 기업도시 추진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를 받아왔던 삼성그룹이나 현대차그룹,LG그룹,SK그룹 등 재계 ‘빅4’의 계열사들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박상규 복합도시기획단장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원칙에 따라 시법사업 대상지를 지정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땅값이 크게 오른 지역은 대상지역 선정시 불이익을 주겠다.”고 말했다. 한편 건교부는 시범사업 외에도 내년부터 매년 1∼2개씩 기업도시를 지정하기로 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인권위 “동일노동 동일임금”] 노동계 “환영” 재계 “잘못된 발상”

    국가인권위원회가 비정규직법안과 관련, 사실상 노동계의 손을 들어주자 노동계는 환영일색인 반면 재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14일 성명을 통해 “인권위의 권고안은 비정규직의 무분별한 사용을 제한하고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적용해 차별을 폐지하라는 것”이라며 문제해결에 대해 핵심적이고 중요한 방향을 제시했다고 반겼다. 한국노총도 “인권위의 비정규직법안 정책권고를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성명을 통해 “국가인권위가 동일노동 동일임금 조항 추가, 기간제 근로자 사용시 사유제한 방식 적용, 파견대상 확대방지, 고용의제(같은 근로자를 3년 넘게 활용하면 직접 고용으로 자동 전환) 등을 권고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경총은 “비정규직 법안은 노동시장, 국가경쟁력, 일자리 창출 등 복합적 측면에서 근본적 대책을 강구해야 할 문제”라며 “노동시장의 문제를 인권, 정치적 문제로 다루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용규 안미현기자 ykchoi@seoul.co.kr
  • 재계, 기업규제 60건 개혁 요구

    “3D업종 기피에 따른 구인난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려는데, 이에 앞서 내국인 구인절차를 의무화한 규제는 기업들에 이중으로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지게차와 화물자동차 등 하역 차량에 대해 일일이 작업계획서를 작성토록 한 것도 현실에 맞지 않아 지키기 어렵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14일 금융과 산업안전, 인력 등 6개 부문에서 현실과 괴리된 60건의 규제를 폐지 또는 개선해 줄 것을 국무총리실 규제개혁기획단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재계는 현재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려면 ‘노동부에 내국인 구인신청→7일간 내국인의 구인 노력→인력부족 증명서 발급→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신청→외국인 근로자의 고용허가서 발급’ 등의 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지만 이는 실효성없이 기업들의 시간과 비용을 낭비케 하는 형식적인 규제라며 폐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신규발급 신용카드에 사용자가 인터넷이나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통해 직접 등록해야만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신용카드 사용등록제’도 사용자의 불편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재 신용카드 이용한도를 상향 조정하려면 반드시 회원의 사전동의를 얻도록 한 것을 사전통지로 완화하고, 연체사실이 발생할 경우 본인에게만 통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부모와 배우자 등에 대해서도 가능토록 건의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A카드사의 경우 연체관리를 위해 인건비와 통화료 등으로 지난해 1800억원이 넘게 들었다.”며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비용 부담이 크게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또 자산 70억원 이상의 모든 기업이 내부 회계관리자를 상근임원으로 두고, 회계처리 시스템의 적정성 등을 이사회에 보고토록 의무화한 규제도 비상장 중소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이밖에 기업들이 근로자 채용시 8시간, 작업내용 변경시 2시간, 유해·위험작업 투입시 16시간 등 안전교육을 충분히 시행하는 만큼 매월 2시간 이상 근로자에게 안전교육을 따로 실시토록 의무화한 것도 중복 규제라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인권위 “동일노동 동일임금”

    인권위 “동일노동 동일임금”

    국가인권위원회가 국회에 제출된 정부의 비정규직 관련 법안에 대해 14일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명시’ 등을 골자로 한 의견을 냈다. 사실상 노동계 입장을 지지하는 인권위의 의견에 정부와 여당, 재계가 일제히 강력 반발함으로써 이달 국회 처리를 앞두고 노·사·정 대혼란이 예상된다. 인권위는 이날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과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개정법률안’ 등 비정규직 관련 2개 법안에 대해 “노동인권의 보호와 비정규직 차별 해소에 충분치 못하며 수정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조영황 인권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나선 이날 의견표명에서 인권위는 기간제 법안에 대해 “기간제근로자 고용이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간제근로자 고용을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일정한 기간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사용사유제한이나 사용기간제한을 위반했을 때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 즉 정규직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해 제한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동부는 사유제한 없이 3년 사용기간을 두는 법안을 제시했지만 노동계는 객관적 기준을 두고 1년으로 사용기간을 제한해야 한다고 맞서 왔다. 인권위는 또 “기간제 근로자에 대해 동일 노동에 대해서는 동일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을 명문화해 임금에서만큼은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밝혀 그간 노동계의 주장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파견근로자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파견근로의 현실을 고려, 한시적으로 파견근로자의 임금을 사업주가 직접 고용한 근로자 임금의 일정비율 이상으로 보장하거나 파견 대가를 일정 비율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또 파견법 개정안에서 파견업종을 전 업종으로 확대하는 ‘네거티브 방식’에 대해서는 “파견근로자의 남용 문제가 더 악화될 위험이 있다.”면서 “파견근로자 허용범위를 제한하는 ‘포지티브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이 의견표명이 국회에서 진행중인 노사정의 합의 과정을 촉진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인권위 의견표명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노동부, 재계는 강한 우려를 표했다. 열린우리당은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며 인권위 의견과 관계없이 4월 처리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밝혔고 노동부와 재계는 “인권만을 강조하고 노동시장의 현실을 무시한 빗나간 의견”이라고 반발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양국 경제협력 강화 FTA 조속타결 기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교과서 왜곡 문제로 한·일 관계가 더없이 악화된 가운데 양국의 경제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자유무역협정(FTA)이 조속히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일경제협회는 14∼1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양국 경제인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일 양국의 경제연대와 향후 양국 기업간의 협력방안에 대해’를 주제로 제37회 한·일, 일·한경제인회의를 갖고 있다. 한국측 단장인 조석래 효성 회장은 인사말에서 “최근의 한·일 관계는 ‘한·일 우정의 해’라는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하듯이 이번 갈등은 새롭고 성숙한 관계로 나아가는데 지나가야 할 하나의 길목이라고 생각하고 협력과 신뢰관계를 새로이 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세토 유조 일·한경제협회장도 “최근의 양국 관계는 역사인식에서 비롯된 파장으로 우호적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이러한 때일수록 경제인들이 앞장서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한·일 경제협력 40년의 회고와 전망’이라는 기조연설에서 “향후 경제협력 과제로 FTA 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한·중·일 3국간의 분업구조 확립에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국간 경제협력의 과제로 먼저 FTA 조기 타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중국이 급부상하는 상황에서 한·중·일 3국간의 분업구조를 확립하고 동아시아권내 산업구조 재편과 산업고도화를 통해 한·일 양국은 물론 동아시아 경제권 전체의 시장과 능력, 위상을 제고할 수 있도록 양국이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쿠다 히로시 일본 게이단렌 회장은 ‘중층적 한·일관계 구축을 향한 경제계의 역할’이라는 기조연설에서 “일본과 한국이 협력해 대처해 나가야 할 과제는 ‘동아시아 자유경제권 구현’이라고 본다.”며 한·중·일 3국의 경제 연계 강화를 강조했다. 양측은 15일 분과 및 전체회의를 열어 논의 결과에 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재계에서는 일본 경제인들이 15일 이해찬 국무총리를 만나는 만큼 양국 관계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개선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회의에는 우리측에서 조 회장과 박태준 한·일경제협회 명예회장, 김상하 삼양사 회장, 나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유상부 포스코 고문, 현명관 삼성물산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130여명이 참석했으며, 일본측에서는 와타리 스기이치로 도시바 상담역 등 120여명이 참가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에서 “양국관계가 건전하고 올바른 협력관계로 바로 서기 위해서는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는 용기와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한·일 FTA는 장차 동북아를 포괄하는 지역협력의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축하 메시지를 통해 “연내 FTA 관련 실질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이번 회의가 민간차원에서 협정 체결을 위한 기운을 고양시켜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현대車 핵심브레인 줄줄이 터키공장行

    현대차그룹 핵심브레인들이 속속 터키로 집결하고 있다. 대통령의 터키 방문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할 때면 으레 재계 인사들이 따라 나서기 마련이지만 현대맨들이 이번 터키행에 쏟는 정성이나 흥분 강도는 사뭇 다르다. 그도 그럴 것이 한·터키 경제 교류의 상징이 현대차 터키공장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터키 이즈미트시에 30만평 규모의 생산공장을 갖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이 공장을 직접 방문한다. 이에 맞춰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이 14일 터키로 출국했다. 최한영 전략실장(사장)과 이용훈 홍보담당 부사장 등 그룹내 핵심인사들도 함께 비행기에 탔다. 정순원 로템 부회장은 하루 앞서 13일 출국했다. 1997년 현지 키바르 그룹과 합작으로 세운 이즈미트 공장은 연간 생산능력 6만대로,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유럽·중동시장 공략의 핵심거점이다. 엑센트(베르나)·스타렉스·그레이스를 유럽·중동 35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맨먼저 찾았던 곳도 울산 현대차 공장이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盧대통령 “北, 내부통제 역량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새벽(현지시간 13일 오후) “북한은 갑작스럽게 붕괴할 가능성이 매우 낮고 한국 정부는 그런 것을 조장할 생각이 없고, 여야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독일을 국빈 방문중인 노 대통령은 이날 베를린 방문을 모두 마치고 두번째 방문지인 프랑크푸르트에 도착, 첫 공식 일정으로 숙소 호텔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4단계 남북통일방안 제시 노 대통령은 또 독일 유력일간지 디 벨트와의 인터뷰에서 “대북 제재를 한다 해서 북한이 핵개발을 중지한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압력이 커지면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에서 “설사 북한에서 어떤 사태가 있더라도 북한 내부에서 상황을 통제해갈 만한 내부 조직적 역량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북한 붕괴를 언급하는 것은 우리 정책이 북한의 갑작스러운 붕괴를 기다리고 조장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는 토대 위에 있다.”고 거듭 역설했다. 남북 통일 방안에 대해 노 대통령은 “한국의 통일은 천천히 준비해 먼저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고 그 토대 위에 교류협력을 통해 관계를 발전시키고, 북한도 통일을 감당할 만한 역량이 성숙되면 국가연합 단계를 거쳐 통일되면 좋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른바 평화구조 정착→교류협력 강화 통한 남북관계 발전→국가연합 단계→통일 등으로 이어지는 4단계의 통일방안이다.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와 관련,“북한은 안전 보장을 하고 개혁·개방을 지원해준다면 핵을 포기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고, 미국은 북핵만 포기한다면 지원을 다해줄 용의가 있다는 입장”이라며 “결국 본질적으로 의견이 일치하는 것이고 단지 순서만 갖고 다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국부유출 용어 쓰지말라”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은 이날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주요 최고경영자(CEO) 초청 라운드테이블 회의에서 국내 정·재계 일부에서 제기하는 외국자본에 의한 국부유출론과 관련,“정부로서는 그같은 용어를 쓰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정상적인 활동을 통한 영업이익은 그것이 많건 적건 권리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취지”라고 배석했던 김영주 청와대 경제수석이 전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15일 새벽 2시쯤(현지시간 14일 밤 10시) 두번째 방문국인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 도착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잇단 악재 시달리는 대림그룹

    재계 서열 27위인 대림그룹이 잇단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경찰의 재건축 공사 비리 수사에 이어 국세청 세무 조사가 이어지면서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경찰 조사에 이어 국세청 세무조사 시범 케이스에 걸려 주가도 떨어졌다. 국세청은 지난 12일 조사요원을 투입, 서울 종로구 수송동 대림산업 본사에 들어와 경리 관련 서류와 회계장부 등을 확보해 갔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국세청 직원들이 경리 관련 서류 등을 가져갔으나 이유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세무조사가 국세청이 12일 시작한 ‘음성탈루소득자 종합 세무조사’의 일환일 가능성도 있지만, 최근 대림산업에 대해 진행된 경찰 수사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림산업은 마포구 성산동 월드타운 대림아파트 재건축 사업 당시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네고 설계변경을 이뤄내 최대 수백억원대의 이익을 챙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에 앞서 대림산업은 고석구 수자원공사 사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임원이 참고인 조사를 받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업이익도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 1·4분기 영업이익이 5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직전 분기 대비 각각 16.7%,41.9% 줄었다.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대림산업 주가는 14일 장출발과 함께 급락, 전날보다 6% 떨어진 5만 1800원에 거래됐다. 이에 따라 추가 주가 하락도 예상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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