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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린고비 경영’ 아이디어 톡톡

    요즘 재계의 화두는 ‘마른 수건 다시 짜기’다. 현대·기아차그룹이 불씨를 던지고 삼성이 기름을 부으면서 전방위로 확산되는 추세다. 으레 구호성에 그치거나 상투적 절약 운동을 되풀이하던 종전과 달리, 임직원들이 체험을 통해 직접 짜낸 생활속의 ‘자린고비’ 아이디어가 다채롭다. 웃지 못할 사연도 속출한다. ●티끌 모아 태산…재벌도 예외없다 9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 임원 차량을 운전하는 기사들은 얼마 전부터 반드시 특정 주유소에서만 기름을 넣는다. 서울 원효대교를 건너자마자 나타나는 모 주유소다.200여명의 운전기사들이 이곳에서만 기름을 넣는 대신 ℓ당 100원이라는 파격 할인조건을 끌어냈다. 운전기사들이 직접 이 주유소를 찾아가 담판한 결과다. 차량에 하이패스를 전부 붙여 고속도로 요금소 대기시간도 대폭 줄였다. 이렇게 해서 아낀 돈이 연간 4500만원. ‘감동한’ 남용 부회장은 이날 차량기사 대기실을 직접 찾아 격려금 500만원을 내놓았다.LG전자는 절약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낭비제거 골든벨 대회’까지 열었다.LG필립스LCD는 제품 포장박스의 컬러 로고를 흑백으로 바꿨다. SK네트웍스는 국제전화 요금을 연간 3억∼4억원 절약해 그룹의 칭찬을 받았다. 이 회사는 출발이 종합상사였던 탓에 해외지사가 많아 국제전화 요금이 유독 많이 나왔다. 이 전화를 최근 인터넷전화로 전부 바꾼 것. 이것으로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구간별 전화 싸게 거는 노하우’까지 사내 정보망(인트라넷)에 상세히 올렸다. 예컨대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중국으로 가장 싸게 거는 방법을 발굴해낸 것이다. 그 결과 전체 통신요금의 30%(한달 2000만원)를 줄였다고 한다. 올초 비용절감 추진 사무국(TCI)까지 신설한 현대·기아차그룹은 큰 틀의 연구개발(R&D)·생산비용 절감 외에 생활속 아이디어도 4만여건이나 찾아냈다. 현재 시행 중인 1인 1컵 갖기 운동(종이컵 구매비용 절약), 식사 뒤 이 닦을 때 컵으로 물 받아쓰기 운동(수도요금 절약) 등은 여기서 나왔다. 회사에서 강제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맨 부분도 있다. 현대·기아차 임직원들은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국내 출장 때 비행기를 탈 수 없다.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KTX(초고속열차)도 탈 수 없다. 해외출장 때는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가장 값싼 항공사를 찾아내야 한다. ●삼성 임원들, 주유소만 보면 기름 넣는 까닭 삼성그룹 임원들은 이달 들어 차에 기름 넣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공개 입찰을 통해 계열사별로 GS칼텍스나 에쓰오일로 전용 주유소를 바꾼 뒤부터 생겨난 현상이다. 문제는 기존 거래처(SK)보다 이 주유소들의 숫자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제일기획 소속의 한 임원은 “바쁠 때는 주유소 찾는 것도 큰 부담이어서 전용 주유소만 발견하면 본능적으로 기름을 넣는 습관이 생겼다.”면서 “(가스 충전소를 찾아 헤매는) LPG차량 운전자들의 심정이 이해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사설] 비정규직 보호 상생의 길 찾아야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비정규직 보호법이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기업들이 차별시정이나 정규직화를 회피하는 방편으로 도급(하청)이나 외주를 택하면서 기존의 비정규직을 대량 해고한 탓이다. 특히 이랜드가 인수한 유통매장 홈에버의 경우 8일 민주노총과 함께 전국의 매장을 점거해 대량 해고에 항의할 계획을 세우는 등 노사간의 물리적 충돌도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비정규직의 차별시정과 고용안정을 위해 도입된 비정규직 보호법이 비정규직을 일자리에서 내모는 ‘대량 해고법’이라는 비난마저 쏟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그제 전경련 기업경영협의회와 노동복지실무위원회 연석회의에 초청된 이상수 노동부장관은 재계와 접점없는 설전을 펼쳤다. 이 장관은 2년의 유예기간이 남았음에도 성급하게 도급과 외주로 비정규직의 일자리를 박탈한 기업을 비난했고, 재계 관계자들은 기업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탁상행정의 결과라며 맞받아쳤다. 우리은행이나 신세계와 같이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기업들은 정규직 전환에 따른 비용 부담을 감수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도급이나 외주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볼멘소리였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부작용은 뒤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행 비정규직 보호법은 긍정적인 부분보다 역기능이 더 두드러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비정규직의 15%를 차지하는 대기업에서도 부작용이 이러할진대 내년 7월 이후 중소기업과 영세기업까지 법 적용이 확대되면 그 부작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정부는 위장 도급과 외주를 단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의 미비점이 무엇인지 다시 점검해야 한다. 법 시행 이후 미흡한 부분은 보완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던가. 재계도 이젠 인건비를 깎아 이익을 챙기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상생·협력을 말이 아닌 실천으로 옮겨야 할 때다.
  • [씨줄날줄] 알파걸/구본영 논설위원

    얼마 전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맹수 책임 사육사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소식에 놀랐던 적이 있다. 호랑이나 코끼리 같은 야생동물들을 20대 젊은 여성들이 보살피고 있다니…. 제목부터 부자연스러운 조합으로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 영화 ‘미녀와 야수’를 봤을 때와는 또 다른 ‘필’이 꽂혔다. 마침내 ‘알파걸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예감이었다. 알파걸은 ‘남성을 넘어서는 여성’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눈을 정치판으로 돌려보자. 연말 대선을 앞두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거나 표명한 여성주자가 무려 3명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범여권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 민주당의 추미애 전 의원 등이 그들이다. 당선 가능성은 제쳐두더라도 종전의 가부장적 문화에선 상상하기 힘들었던 현상이다. 재계에서도 아들보다 똑똑한 딸들이 넘쳐나는 것인가. 기업 오너 딸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5일 생활용품 회사인 피죤은 창업주의 장녀 이주연 관리부문장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미경 CJ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회장, 조현아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본부장, 정지이 현대U&I 전무 등 소문난 ‘재계 알파걸’들이 부지기수다. 물론 부모의 후광에 힘입은 경우보다 자수성가형 알파걸의 등장은 훨씬 값지다. 그런 면에서 외무고시 합격자의 67.7%가 여성이었다는 최근 뉴스는 고무적이다 못해 또 다른 차원의 우려가 제기될 정도다. 남성 외교관의 부족으로, 오지 근무나 해외 장기체류가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문제 제기다. 초등학교 평교사의 80%가 여성이라지 않은가. 이쯤 되면 대입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기회균등할당제를 도입하듯이 공직시험에서도 남성을 위한 할당제가 필요하다는 남성들의 푸념이 절로 나올 정도다. 하지만 분야별로 ‘잘나가는 여성’은 많아졌지만, 우리 사회 전체의 성차별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있다. 여성 임금이 남성의 63%에 불과하다는 최근 통계를 보라. 굳이 양성평등이라는 거창한 명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저출산과 인력난 시대에 여성 인력 활용은 좋은 대안이 아니겠나. 그래서 알파걸의 등장은 우리 사회의 재도약을 바라는 모두가 반겨야 할 일일 듯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비하인드 뉴스] ‘평창 탈락’ 재계는 알고 있었다?

    ●“오래전 관련 보고서 유포” 소문 평창이 겨울 올림픽 유치에 실패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가 재계에서는 오래전에 유포됐다는 소문이 있다.이유는 일본이 2016년 여름 올림픽을 준비하는 것과 관련됐다고. 여름과 겨울 올림픽이 같은 지역에서 열리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평창이 겨울 올림픽을 유치하면 일본의 여름 올림픽 유치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평창의 겨울 올림픽 유치에 미온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얘기가 적지 않았다는 것.2018년 겨울 올림픽을 계획하는 베이징도 일본의 이같은 움직임을 간파,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대부업 이자율 상한 49% 뒷말 대부업법 시행령 상 최고이자율이 49%로 정해진 것을 둘러싸고 갖가지 억측이 잇따르고 있다. 당초 재정경제부나 대부업계에서 예측했던 최고이자율은 55% 정도.이에 따라 대부업계 1위 업체인 러시앤캐시가 지난달 최고 금리를 54.75%로 낮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최고이자율 하향 조정에 극렬 반대했던 대부업계에서는 40%대로 조정된 것은 ‘청와대’의 입김이 결정적이었다고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땅에 떨어진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복안이라는 것이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신용카드 수수료율과 함께 경제 문제를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로 풀려는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재정경제부나 청와대 모두 이번 하향 조정으로 몇 개의 업체가 합법적인 운영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농림부 보이스 피싱 때문에 골머리 농림부가 거짓 전화를 걸어 돈을 챙기는 ‘보이스 피싱’ 사기범의 ‘농간’으로 몇달 동안 골머리를 앓고 있다.최근 농림부 민원실 전화로 “의료보험료 환급금 지불해 준다더니 어떻게 된 거냐.”는 등 일반 시민의 항의성 문의가 자주 걸려오고 있는 것.농림부가 알아본 결과,‘보이스 피싱’ 사기범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담당자인데 의료보험료를 환급해 주겠다.”고 속여 신용정보를 알아내거나 송금을 하게 한 뒤 “문의사항은 1577-1020으로 하라.”며 전화를 끊는다는 것이다.이 번호는 농림부 대표전화이고, 실제 건보공단 대표번호는 ‘1577-1000’으로 숫자 하나가 다르다. 급기야 농림부는 지난 5일 홈페이지에 ‘1577-1020 사칭 전화에 주의하세요.’란 공지사항을 게재했다. ●“김중회 부원장 무죄 당연한 일”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를 도와주는 대가로 김흥주 삼주산업 회장으로부터 2억 3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금융감독원 김중회 부원장이 6일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자 금감원 직원들은 “그럴 줄 알았다.” “당연한 결과다.”며 환영했다. 직원들은 이날 법원이 “김흥주씨와 신상식씨의 진술을 신뢰하기 힘들고 뇌물 수수와 관련된 증거를 찾기 어려워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하자 “김 부원장이 모함을 받았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감원 직원은 “무죄 선고가 나와 다행이지만, 지난 6개월 동안 검찰의 조사과정이 언론에 계속 흘러나와 금감원은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큰 상처를 입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김 부원장은 다음달 초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퇴임할 경우 거취를 함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후임으로 은행담당인 김대평 부원장보나 기획총괄담당인 임주재 부원장보가 거론되고 있다. ●산업은행 IB? 속도가… 지난해 국내에서 신용연계증권(CLN)을 처음으로 발행한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개발은 먼저 끝냈는데도 내부 결재과정에 시간이 걸려 한국증권에 선수를 뺏겼다는 후문이다. 신용연계증권은 채권에 신용위험방지요소를 결합한 대표적 파생상품이며 투자은행(IB) 업무영역으로 간주된다. 산업은행의 IB업무를 대우증권에 넘기기로 했지만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런 사례를 들어 모(母)회사의 결재를 받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려 신속함에서 다른 증권사에 뒤질 것이라고 한마디. ●건교부 팀장 인사 뒷말 무성 건설교통부가 최근 단행한 팀장급 인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내년 4월 총선 출마설이 나도는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이 ‘지역구 챙기기’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이 장관은 6일자로 단행한 인사에서 대학 후배이자 비서관인 유병권 서기관을 도시정책팀장으로 발령을 냈다. 유 팀장은 장관 비서관으로 발령받은 지 6개월만에 자리를 바꿨다. 이와 관련, 전임 도시정책팀장이 장관의 지역구 민원을 챙기지 않자 바뀐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건교부 관계자는 “유 팀장은 도시 전문가여서 자신의 전공을 찾아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6개월만에 다시 보직이 바뀐 팀장은 5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1년 이상 돼야 순환 보직하는 관례와는 맞지 않는다.경제·산업부
  • 정부·재계 ‘비정규직 해법’ 갈등 심화

    아니나 다를까. 비정규직 해법을 바라는 정부와 재계의 시각차는 매우 컸다.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20층 난초홀. 정부와 재계 인사 5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정부측에서는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나왔다. 재계에선 이승철 전경련 전무와 문성환(휴비스 대표) 기업경영협의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자리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비정규직 문제를 직접 설명하고 싶다는 노동부의 요청으로 마련됐다. 이 장관은 간담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비정규직보호법은 비정규직 노동자만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기업이 비정규직을 쓰되, 정당하게 대우를 해주면서 쓰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약간의 ‘겁’도 줬다.“기업이 비정규직을 없애고 외주나 도급을 주는 방법은 나쁘다.”면서 “편법이나 탈법 여부를 면밀히 조사해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상당수 기업들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일부 기업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모아 새로운 직군을 만들어 임금 차별 해소를 단계적으로 하려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정부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재계의 반응은 싸늘했다.‘처음부터 문제 있는 법’,‘기업 실정에 맞도록’이라는 식으로 맞받았다. 이 전무는 “비정규직의 발생 배경이 정규직의 과보호에 있다.”면서 “정규직은 일을 못해도 해고하기 어렵고, 임금은 계속 올라가 비정규직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규직에게 부적합한 일자리에 비정규직을 쓰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참석한 적지 않은 재계 인사들은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공공부문 정규직화의 사례에서 보듯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도록 (정부가)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기업 현실에 맞도록 해야지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밝혔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新라이벌전] (4) 전자업계의 ‘경영 맞수’

    [新라이벌전] (4) 전자업계의 ‘경영 맞수’

    닮았다. 그러나 다르다. 윤종용(63) 삼성전자 부회장과 남용(59) LG전자 부회장의 얘기다. 삼성은 두 사람의 무게가 달라 맞수로 볼 수 없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LG의 돌아오는 반격이 매섭다. 뜨는 해와 떠 있는 해의 파워가 같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젊어서 나란히 해외 경험…서울대 동문 경상도 사나이 윤 부회장은 경북 영천, 남 부회장은 경북 울진에서 태어났다. 두 사람 모두 A형이다. 대학도 같다. 윤 부회장은 서울대 공대(전자공학과), 남 부회장은 서울대 상대(경제학과)를 나왔다.30대 때 일찌감치 해외근무를 한 것도 공통점이다. 윤 부회장은 70년대 말에 삼성전자공업(현 삼성전자) 일본 도쿄 지점장을 지냈다. 남 부회장은 80년대 초에 LG전자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사에서 일했다. 두 사람의 ‘글로벌 마인드’ 뿌리를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너(이건희·구본무)의 신임도 두텁다. 나이는 윤 부회장이 네 살 위다. 하지만 입사는 10년 차이 진다. 군대 때문이다. 남 부회장은 일반 사병보다 복무 기간이 더 긴 육군 하사(보병)로 제대했다. 윤 부회장은 1966년, 남 부회장은 1976년 각각 입사했다. 입사가 빨랐던 만큼 사장 직함도 윤 부회장이 먼저 달았다. 윤 부회장은 1992년 처음 사장(삼성전자 가전부문 대표이사)이 됐다. 물론 2년 앞서 대표이사가 됐지만 그 때는 사장이 아니었다. 그로부터 8년 뒤, 웬만한 중견그룹보다 덩치가 더 큰 삼성전자의 최고 수장(대표이사 부회장)이 됐다. 최고경영자(CEO)만 18년째다.‘직업이 CEO’란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도하다. 남 부회장은 2002년 처음 사장(LG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윤 부회장보다 딱 10년 늦다. 재계를 놀래키며 LG전자 부회장으로 파격 중용된 것은 올 1월. 사장에서 부회장까지는 5년 걸렸다. 윤 부회장(8년)보다 3년 빠르다. 주변의 신경전과 달리 정작 두 사람은 관계가 좋다. 남 부회장은 올 초 취임하자마자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으로 윤 부회장을 찾아와 인사했다. 골프도 함께 쳤다. 골프는 남 부회장이 한 수 위다. 싱글 수준이다. ●혁신 전도사 vs 전략가 윤 부회장은 일본의 혁신 사례를 배워와 90년대 말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 전환(턴어라운드)한 것은 이 때다. 그에게 ‘혁신 전도사’ ‘턴어라운드 아티스트’란 별명이 붙은 것은 그래서다. 사내 별명은 ‘옆집 아저씨’다. 그만큼 소탈하고 뒤끝이 없다. 삼성의 한 임원은 그의 장수 비결을 이렇게 분석했다.“윤 부회장은 TV, 전기, 반도체 등을 두루 했다. 반도체나 휴대전화 하나밖에 모르는 다른 CEO들과는 다르다.” 이어지는 그의 얘기.“어쩌면 포스트 윤(윤 부회장의 후임자)을 향한 피말리는 내부경쟁이 오늘날의 삼성전자를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그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반도체 부진 탓에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의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외국의 다른 경쟁사에 비하면 선방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남 부회장은 거꾸로 ‘위기의 LG전자’에 긴급 투입된 구원투수다.LG텔레콤을 단숨에 국내 ‘빅3’로 키워낸 저력을 인정받아서다. 곧바로 TV사업 분리 등 조직을 뜯어 고쳤다. 외부 인재도 과감히 수혈했다. 올 1분기 영업 장부를 지난해 말 적자에서 흑자로 돌려 놓았다. 운(시황)도 따라주었다. ●“어젠다 없는 2인자 한계” 지적도 그러나 그에게도 과제는 있다. 잇단 외부인재 영입으로 조직이 술렁거리는 조짐이다. 실무 경험도 다소 부족한 편이다. 그는 그룹 회장실(구조조정본부)에서 잔뼈가 굵었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최측근이라는 평도 부담스럽다. 두 사람을 잘 아는 경제부처 한 차관의 얘기.“윤 부회장은 매우 직선적이고 공격적이다. 좋은 일에 사재를 몇억원씩 내놓을 줄 아는 인간적인 면모도 지녔다. 남 부회장은 전략가다. 이론에 아주 밝다.” 부정적 평가도 있다. 메리츠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두 사람 모두 2인자에 만족했을 뿐, 뚜렷한 자기 색깔을 낸 게 없다.”고 평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LG전자 ‘勞經 협의회’ 돋보이네

    LG전자 노조원들이 고객을 찾아 유럽으로 날아갔다. 사측 대표들과 머리도 맞댔다.‘노경(勞經) 협의회’다. 해마다 하는 행사지만 노사가 해외서 글로벌 현장을 공동 점검하기는 처음이다. 5일 LG전자에 따르면 김종은 유럽총괄 사장과 장석춘 노동조합위원장 등 노사 대표들이 유럽 현지에서 노경 협의회를 열었다. 고객을 직접 찾아가 ‘소비자 직관’(Consumer insight)을 구하라는 남용 부회장의 지침과 무관치 않다. 이들은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불리는 폴란드 생산현장을 찾았다.LG의 액정표시장치(LCD) 산업단지가 들어선 곳이다. 노조는 즉석에서 생산력과 품질 향상을 위해 국내 현장 전문가를 폴란드 공장에 파견키로 사측과 약속했다. 영국 런던의 유명 백화점 ‘헤롯’의 모하메드 알 파예드 회장도 함께 만났다. 고객 중심의 마케팅 전략과 유럽시장의 특성에 관한 의견이 오갔다. 요즘 재계의 화두인 ‘낭비 제거’도 꼼꼼히 벤치마킹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비트겐슈타인과 히틀러/킴벌리 코니시 지음

    ‘레알슐레(오스트리아 린츠의 국립실업학교)에서 나는 한 유대인 소년을 만났다. 우리는 모두 그를 조심스럽게 대했는데, 그 이유는 단지 우리가 여러 차례의 경험으로 그가 경솔하다고 의심해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히틀러의 ‘나의 투쟁’) 이 소년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부유한 가문 출신으로 말끔한 옷차림에 다른 아이들은 잘 쓰지 않는 점잖은 말씨에 친구도 사귀지 않는 ‘왕따’였다. 그는 20세기 최고의 언어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인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1889∼1951)이다. 히틀러가 어린 시절의 비트겐슈타인을 훗날 자서전에서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비트겐슈타인과 히틀러’(킴벌리 코니시 지음, 남경태 옮김, 그린비 펴냄)는 “비트겐슈타인은 당시 히틀러에게는 없었던 문화적 특권을 누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히틀러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미술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지만, 그것을 충분히 누릴 만한 여건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철강업으로 재계를 주물렀던 바트겐슈타인 가문은 1903년 클림트가 창설한 예술단체인 분리파의 전시회를 후원하고, 브람스를 집으로 불러 연주회를 가질 만큼 예술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또 히틀러는 오페라 ‘로엔그린’의 가사를 모두 외울 만큼 작곡가 바그너에 심취해 있었다. 그런데 바그너의 반유대주의는 부인 코지마 바그너가 어린 시절 비트겐슈타인 후작부인에 의해 어머니로부터 헤어져 멀리 떠나야 했다는 악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가문의 배경을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녔던 비트겐슈타인은 히틀러가 언급한 대로 ‘경솔한’ 존재였고, 평생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당시 유럽에 뿌리 내린 반유대정서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20세기 최대의 만행으로 꼽히는 히틀러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는 사실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증오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히틀러는 권력을 잡은 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을 제치고 어린 시절을 보낸 린츠에 ‘아돌프 히틀러 박물관’을 세운다. 또 이 도시에 헤르만 괴링 제철소를 세우고 비트겐슈타인 가문의 비트코비츠 제철소를 흡수했다. 어린 시절 비트겐슈타인에게서 느낀 상대적 박탈감과 질투에 대한 복수였다는 것이다.1만 8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시론] 한·미 FTA의 연내 비준을 위하여/최원목 이화여대 법대 교수

    [시론] 한·미 FTA의 연내 비준을 위하여/최원목 이화여대 법대 교수

    한·미 FTA의 국회 비준동의를 둘러싼 양국내의 정치공방이 치열하다. 이를 지켜보고 있노라면,“경제는 끊임없이 국제화(international)를 원하는데, 정치는 항상 국지적(local)”이라는 명언이 생각난다. 그동안 우리 경제는 농산물시장의 미흡한 개방, 선진제도화에 못 미치는 투자보호체제, 인재들이 모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국제경쟁력이 떨어지는 법률서비스 등으로 인해 적지 않은 대내적 비효율성을 감내해 왔다. 미국 또한 섬유, 무역구제 등의 분야에서 관세·비관세 장벽을 쌓음으로써 시장경제의 기능을 왜곡해 왔다. 이제 한·미 FTA에 따른 시장개방과 제도개선이 이러한 왜곡을 감소시켜 양국 기업 및 소비자 모두에게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데에 이의를 달기는 어렵다. 그러하기에 양국의 경제계는 한·미재계회의를 통해 한·미 FTA 비준동의를 촉구한 바가 있다. 그러나 한·미 FTA는 첨예한 정치이슈가 되고 말았다.FTA에 따른 최대 수혜집단 중 하나인 우리 수출기업의 노동자들이 반(反)FTA의 중심에 서온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또한 힐러리 미 상원의원의 반대입장 표명이나 미 민주당 하원지도부의 반대선언에서도 미 대통령선거를 둘러싼 치밀한 정치적 포석을 읽을 수 있다. 정치의 속성상, 국민 대다수의 이익이라는 ‘공공선’은 소수의 극렬 반대집단의 조직적인 활동 속에서 쉽게 지지세력을 잃게 된다. 우리 국회 내의 어떠한 세력도 FTA 비준동의를 앞장 서 추진함으로써 반대집단의 조직적인 비판의 표적이 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여당이 와해된 현 상황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문제점은 우리가 맺은 첫 FTA인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의 국회처리 과정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었다. 당시 야당은 물론 여당조차도 비준당론을 막바지까지 정하지 않았다. 결국 농민들의 반대 목소리에 따라 좌지우지되던 국회를 비로소 해방시킨 것은 다름아닌 농민들 자신이었다. 피해산업에 대한 정부 보상안이 발표돼,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보상을 약속받은 농민들은 온건세력을 중심으로 입장을 선회하여 지지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비로소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FTA 비준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최초의 FTA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이제는 이러한 악순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각당은 한·미 FTA 검증 및 평가작업을 통해 국익 전체에 입각한 객관적인 결론을 도출하고, 확고한 당론을 정해야 한다. 각당이 연합해, 올 대선과 내년 총선 일정과 결부되지 않도록 연내 비준동의안 처리 목표를 정하고 모든 작업일정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한·미 FTA 비준이슈가 정치게임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있으며, 피해보상법안이 FTA비준안을 볼모로 삼아 과도한 보상을 이끌어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FTA법안이 의회에 상정되면 90일 이내에 의무적으로 동의 여부를 결정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미측은 우리 국회의 비준동의 진전상황을 주시하며 법안의 상정시기를 조절할 것이다. 결국 우리의 비준동의안 처리 가능성 여부가 미 국내 절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대 교수
  • [평창, 아쉽지만 잘했다] 평창 ‘올인’ 했던 삼성·두산 침통

    [평창, 아쉽지만 잘했다] 평창 ‘올인’ 했던 삼성·두산 침통

    현대·기아차그룹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가 무산되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여수’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관계자는 5일 “초심으로 돌아가 2012 엑스포(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미스터 엑스포’로 불릴 만큼 여수 엑스포 유치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정몽구 회장도 ‘평창 상황’을 보고받은 뒤 끝까지 만반의 준비를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최종 결과는 11월말에 나온다. 평창에 ‘올인’했던 삼성과 두산은 이날 하루종일 침통한 표정이었다. 삼성의 한 임원은 “글로벌 지역감정에 당했다.”며 허탈해했다. 유럽표(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가 유럽(러시아)으로 갔다는 얘기다. 또 다른 임원도 “막판에 분위기가 심상찮다는 보고가 (과테말라)현지에서 들어왔지만 모든 면에서 평창이 객관적으로 우세했기 때문에 설마 했다.”면서 “하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유치 성공에 대비해 예약했던 신문의 광고도 그래서 취소하지 않았다. 축하 광고를 제품 광고로 대체했을 따름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기도 한 이건희 삼성 회장은 과테말라 총회에 가기에 앞서 브라질 등 남미를 발로 누비며 한표를 호소했었다. 이 회장은 낯가림이 심한 편이다. 그런데도 평창을 위해 프레젠테이션에 나섰다. 그가 평창에 쏟은 애정과 집념의 깊이를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두산그룹도 허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임원은 “IOC 위원인 박용성 회장이 올초 사면되기도 전부터 물밑에서 열심히 뛰었는데 (패배 결과가)믿기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한 재계 인사는 “삼성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언뜻 봐서는 1등 삼성의 이미지에 타격 같지만 삼성공화국으로 몰아가는 질시 여론을 막고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수(三修)에 도전하자.”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간 쏟은 8년 준비 세월도 아깝지만 무엇보다 경제효과가 크다는 점을 들어서다. 평창의 성공을 전제로 추산한 생산유발 효과는 11조원, 고용유발 효과는 약 15만명이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길섶에서] 명사(名士) /육철수 논설위원

    한달 전 S클럽에서 보낸 우편물을 받았다. 서류봉투가 제법 두툼해서 호기심이 생겼다. 열어봤더니 클럽 소개 책자와, 최근에 가입한 회원들의 사진과 경력을 곁들인 팸플릿, 그리고 회원가입 권유서가 함께 들어 있었다.S클럽 대표 명의로 보낸 권유서에는 이 클럽을 우리나라 최대의 명사(名士) 모임이자, 유일한 특수친교클럽으로 만들 테니 회원으로 들어와 보라는 것이었다. 팸플릿에 실린 신규 회원 280명의 면면을 살펴보니 그야말로 화려했다. 정계·관계·재계·법조계·학계·언론계·예술계·체육계의 유명 인사들이 망라됐다. 취재하면서 만났거나 안면이 있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이런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욕심이야 왜 없겠는가마는, 아무나 낄 자리가 아니라는 걸 이내 직감했다. 경력이나 활동, 뭐 하나 자랑할 게 없는 자신을 잘 알기에…. 어떻게 나 같은 보통사람한테 회원 권유서를 발송했는지 몰라도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았다. 모임에 끼워주겠다는 제의만으로 그저 고맙고, 덕분에 성찰의 기회까지 가졌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재계 ‘비상 경영’ 확산

    경기가 살아난다는데 정작 기업 현장에서는 ‘비상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당장 하반기 경제가 걱정돼서가 아니다. 이런 추세대로 나가면 짧게는 2∼3년, 길게는 5∼10년 후 먹거리가 바닥날 것이라는 위기의식에서다.‘마른 수건도 다시 짜자.’며 자린고비식 경비 절감에 돌입한 것만 봐도 재계의 위기감이 얼마나 절박한지 짐작할 수 있다.눈앞의 경기회복 징후에 들떠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전 계열사별로 대대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에 돌입했다. 핵심은 미래 먹거리(신수종 사업) 발굴이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면 사업과 인력 구조조정도 마다하지 않기로 했다.그룹의 주력이자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는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스러운 감원을 유도하고 있다. 한 임원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2분기를 바닥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제유가와 환율 등 바깥 여건도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털어놓았다.한 등(燈) 끄기, 골프 자제 등 경비 절감 노력의 수위도 올렸다. 물론 인위적인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은 아직 없다. 그렇더라도 재계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1위 기업 삼성이 이렇듯 위기의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과 관련, 재계가 받아들이는 충격파는 적지 않다. 2위 그룹 현대·기아차도 임직원들의 재무장을 바짝 주문하고 나섰다.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기아차는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의 피해에 직접 노출돼 있다.3년째 비상 경영을 펴는 이유다. 구매, 연구개발(R&D), 생산, 판매 등 전 과정에 걸쳐 원가 절감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올 1월에는 아예 TCI(Technical Cost Innovation) 추진 사무국을 신설했다. 기술 혁신을 통해 2009년까지 완성차 재료비를 20% 줄이자는 게 목표다.LG그룹도 각 계열사별로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LG전자는 이미 본사 간접부서 인력 40%가량을 올초 사업본부에 재배치했다.액정표시장치(LCD) TV 사업과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사업을 분리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대기업 가운데 ‘임금 피크제’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도 LG다.LG전자,LG필립스LCD,LG마이크론이 받아들였다. SK와 롯데그룹은 해외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중국·러시아 등 신흥시장 진출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조선업계도 지금의 이상 호황 국면이 6개월 내지 1년 뒤에는 끝날 것으로 보고 새로운 선종(船種)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조원어치 원가 절감을 달성한 포스코는 올해도 5000억원의 원가를 줄이기로 했다.CJ는 김진수 대표가 직접 나서 “반드시 써야 할 곳이 아니면 비용을 줄이라.”고 지시했을 정도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삼성“지주사 전환 계획없다”

    삼성카드 상장을 계기로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가 다시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대답없는 메아리’다. 정작 당사자인 삼성그룹은 “계획없다.”며 꿈쩍도 않는다. 삼성을 압박해온 정부의 속앓이도 그만큼 깊어만 간다. 경제부처의 한 차관은 28일 “삼성카드가 상장되고 삼성생명도 상장의 길이 열리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지주회사 전환 여건이 무르익어 (삼성의 동태를)주의깊게 보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어떤 낌새도 없다.”고 답답해했다. 정부는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삼성의 지배구조 전환을 유도해 왔다. 재계의 상징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삼성측은 “지배구조 전환은 개별 기업이 선택할 문제”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한 임원은 “(항간의 시나리오대로)두 개의 지주회사가 됐든, 네 개의 지주회사가 됐든 이건희 회장이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려면 개인돈을 들여 각각의 지주회사 지분을 사들여야 하는데 (삼성전자 등)주식이 워낙 비싸 무리”라고 말했다. 지주회사 전환을 염두에 두고 지금의 삼성전자 주가 약세를 의도적으로 묵인 내지 방조하고 있다는 항간의 시선에 대해서도 펄쩍 뛴다.“주가 약세는 순전히 (좋지 않은)업황 때문”이라는 항변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지배구조 전환에 대비해 차근차근 사전 정지작업을 벌이는 정황이 여러군데서 감지된다. 우선 삼성전자 등 계열사들이 갖고 있는 삼성카드 지분의 매각이다. 한 임원은 “(매각 제한이 풀리면)삼성전자의 카드 지분을 일정 정도 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은 ‘대주주 보호예수’ 조항(구주 매각분 제외)에 걸려 6개월간 팔지 못한다. 그룹측도 “투자 목적에서 삼성카드 지분을 확보한 만큼 굳이 안 팔 이유도 없다.”며 매각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삼성생명 상장도 ‘삼성차 부채’ 처리를 위해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다만, 그 시점이 당장 내년은 아니라는 게 내부 기류다. 일러야 내후년으로 본다. 내년 8월에 주요 계열사들이 서울 서초동의 신사옥(삼성타운)으로 이사하는 것도 ‘큰 변화’의 한 모티브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은행별 정규직 전환 ‘합의’ 먼길

    은행권에서 다음달 1일 비정규직 법안 시행을 앞두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은행권 공동 단체협상과 은행별 협상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전환 시기와 폭에 대해 노사가 이견을 보이고 있어 합의에 도달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번 달 노사간 협의체를 구성, 지금까지 4차례 협의를 진행했다. 노조측은 빠른 시간 내에 일괄적인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비정규직법에 따라 2년 이후인 ‘2009년 7월1일 이후 재계약에 대해 무기계약을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은 창구텔러 4200여명, 콜센터 1000여명, 업무보조 1000여명 등모두 8300여명의 비정규직을 두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협상은 실무진 사이에서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초기 단계”라면서 “법안 적용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시간을 갖고 충실한 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 노조는 현재 전체 비정규직 2000여명 가운데 창구텔러 1100여명을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대상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른 은행들도 내부적으로 정규직 전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업계 전체의 합의가 나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노조와 은행권 사이에 산별 교섭이 이뤄지고 있지만 은행마다 사정이 달라 큰 틀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은행 등 일부 은행들이 최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미리 단행한 것도 부담이다. 은행연합회 공성길 노사협력팀장은 “주요 은행들은 이미 직무분리와 인사 발령 등을 통해 비정규직 차별 등을 금지한 비정규직 법안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둔 상황이지만 노조측이 높은 수준의 ‘일괄적인 정규직 전환’을 주장하고 있어 합의가 쉽지 않다.”면서 “산별에서 큰 틀의 합의를 이끌어내면 좋지만 은행마다 형편이 달라 회원사 별 정규직 안이 따로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삼성 “새 먹거리 찾아라”

    삼성그룹이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경쟁력 강화에 착수했다. 안팎의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이건희 회장의 ‘샌드위치 위기론’과 맞물려 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자연스러운 인원 감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은 아직 없다. 삼성그룹 고위 임원은 27일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삼성SDI 등 일부 사업 부문과 계열사 실적이 크게 부진한 데다 고유가, 환율 하락 등의 악재까지 겹쳐 미래 경영 환경이 지극히 불투명하다고 판단돼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지난달 각 계열사별로 내려보냈다.”고 밝혔다.방안의 핵심은 신수종 사업 발굴, 투자 조정, 전략적 글로벌 기지 확보, 경쟁력 취약 사업 제고, 인력 재배치 등이다. 이 회장이 지난 3월 샌드위치론을 제기한 직후 그룹 차원에서 만들었다. 이 임원은 그러나 “구체적인 방안은 계열사별로 각자 사정에 맞게 짜고 있다.”면서 “판매가 부진한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라인의 인력을 일손이 달리는 라인으로 전환 배치하는 등 인력 재배분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일각에서 관측하는 것처럼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들은 ‘앞으로 먹고 살’ 미래 신수종 사업 발굴에 들어갔다. 전담팀(태스크 포스)도 만들었다. 부가가치를 따져 투자 우선순위도 재조정중이다.‘한등 끄기’ 등 전사(全社) 차원의 경비 절감 운동은 이미 시작됐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이 이렇듯 대대적인 경쟁력 강화에 착수한 것은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룹의 주력인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시황 악화로 최근 5년새 최악의 성적을 예고해 놓고 있다.다음달 13일 발표되는 2·4분기(4∼6월)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8000억원대냐,9000억원대냐가 관건일 정도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에릭손-퍼거슨 다시 만난 앙숙

    탁신 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인수한 맨체스터 시티의 새 사령탑으로 스웨덴 출신의 명장 스벤 예란 에릭손(59)이 영입됐다.2002년과 지난해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끈 에릭손 감독이 지난 5월 경질된 스튜어트 피어스의 후임으로 3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영국의 스카이 스포츠가 27일 보도했다. 그의 영입으로 2002년부터 설전을 벌여온 알렉스 퍼거슨(6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과의 신경전이 8월 개막되는 프리미어리그 07∼08시즌을 후끈 달굴 전망이다. 탁신도 이를 의식한 듯 “에릭손이 퍼기를 제압할 것”이라며 그에게 신뢰를 보냈다. 둘의 입씨름은 2002월드컵 직후 시작됐다. 월드컵을 마치고 데이비드 베컴이 돌아왔을 때 퍼거슨은 불같이 화를 냈다. 베컴의 발등뼈 골절이 악화됐기 때문. 전지훈련에 그를 빼야 했던 퍼거슨은 “에릭손은 선수 생명은 아랑곳하지 않고 성적에만 급급한 3류”라고 깎아내렸다. 퍼거슨은 그해 9월 폴 스콜스가 다쳤다며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앞두고 열린 포르투갈과의 A매치에 빠지도록 했는데 얼마 뒤 스콜스는 리그 경기에서 펄펄 날았다. 퍼거슨의 보복인 줄 뒤늦게 안 에릭손은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자존심이 강한 둘의 갈등에는 더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2001년 초 퍼거슨이 시즌 뒤 물러나겠다고 하자 맨유 구단은 후임을 찾아나섰다. 그런데 퍼거슨이 은퇴 의사를 번복해 3년 재계약 논의가 오가던 이듬해 2월까지 에릭손과의 접촉이 계속되자 마침내 폭발했다. 1년 뒤 퍼거슨은 “구단이 에릭손을 선택한 것은 그가 예스맨이기 때문”이라며 “언론에서 떠든다고 베컴에게 대표팀 주장을 맡긴 걸 보면 그가 얼마나 소신없는지 알 수 있다.”고 인신공격을 쏟아냈다. 독일월드컵 때는 웨인 루니가 다치자 그의 출전 여부를 놓고 또 뒤엉켰다. 맨유 주치의가 루니가 월드컵에서 뛰어도 괜찮다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하자 퍼거슨은 그를 즉각 해임했다.“루니를 독일에 보내는 것은 내가 결정한다.”는 것. 이런 치열한 자존심 다툼 끝에 에릭손은 기자의 거짓 취재에 속아넘어가 “베컴은 내가 시키는 대로 다한다.”는 부적절한 발언을 하게 됐다. 그의 영입에 대해 맨시티 서포터스의 30%만이 지지를 보냈다. 아무튼 현격한 전력 차로 미지근하기만 했던 ‘맨체스터 더비’가 둘의 입씨름으로 재미있어졌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부고] 원로 언론인 설국환씨 별세

    원로 언론인 설국환씨가 22일 오전 7시18분 노환으로 별세했다.89세. 함경남도 단천 출신인 고인은 1945년부터 1956년까지 합동통신에서 일했으며 이후 세계일보 전무, 한국일보 초대 워싱턴특파원, 논설위원 등을 지냈다. 재계에 뛰어들어 코리아그레이하운드 사장, 대한여행사 사장을 거쳐 1975년부터 대한여행사 회장을 맡았고 국립공원협회장도 지냈다. 유족으로는 아들 영기(대한여행사 사장)·원기(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씨와 딸 명기(미국 프랫대학 교수)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24일 오전 10시.(02)3410-6915.
  • [新 라이벌전] (1) 한국 연예·영화계 이끄는 여성 CEO ‘맞수’

    경쟁사회에는 항상 ‘맞수’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선두를 향한 치열한 다툼 속에서 기업들은 변화와 혁신으로 스스로 경쟁력을 다져나갈 수 있다. 사람·기업·브랜드·제품 등 국내 재계를 대표하며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라이벌들을 분석해 본다. 이미경(49) CJ E&M 부회장과 이화경(51) 미디어플렉스 사장은 여러 면에서 닮았다. 각각 CJ그룹과 오리온그룹을 대표하는 창업주의 딸이란 점도 그렇지만 최일선 현장에서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전문경영인’형 오너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특히 두 사람 모두 국내 엔터테인먼트 전문 기업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라는 사실은 결정적인 유사점이다. 영화, 극장, 케이블방송 등 국내 연예·영화계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재계의 대표적인 여성 CEO 맞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미경 부회장 영화사업 올해도 선두될까 올 상반기 영화사업 실적에서는 CJ가 앞선다. 올 들어 5월까지 각사 집계를 보면 CJ는 한국영화 8편과 외화 5편 등 13편을 배급해 전국 관객 1304만명을 모았다. 오리온은 같은 기간 한국영화 8편과 외화 2편으로 1008만명을 유치했다. 그러나 CJ가 안심하기는 이르다. 미디어플렉스는 한국 영화가 대부분임에도 CJ와의 전체 영화관객 점유율 격차는 매해 1∼3%포인트 정도만 낮을 만큼 바짝 추격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속 면에서는 미디어플렉스 쪽이 우세하다. 지난해 매출은 CJ엔터테인먼트 1184억원, 미디어플렉스 885억원으로 CJ가 앞섰다. 하지만 미디어플렉스가 38억원의 순이익을 낸 반면 CJ엔터테인먼트는 265억원의 적자를 냈다. CGV, 메가박스 등 극장사업을 보면 미디어플렉스의 ‘실속’이 더 확연하다.CGV를 운영하는 CJ는 47개 영화관에 378개의 스크린을 보유한 반면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미디어플렉스는 CJ의 절반도 안 되는 19개 영화관,155개 스크린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주식 재산은 이화경 사장 압승 성장 과정과 업무 스타일, 보유재산에서는 두 사람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난다. 이미경 부회장은 고(故) 이병철 회장의 장손녀로 서울대, 하버드대, 푸단대 등 명문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 유학시절 쌓은 네트워크를 토대로 1995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드림웍스 설립을 주도했고 홍콩 골든하베스트, 호주 빌리지로드쇼 등과 손잡고 CGV 브랜드를 탄생시키는 등 끊임없는 성과와 이벤트를 통해 능력을 드러내 왔다.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지난해 말 ‘세계여성상 경영부문상’을 받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성격도 외향적인 편이다. 그러나 보유주식은 CJ미디어 1.32%가 전부다. 비상장 주식이어서 장외거래가(9000원대)로 평가할 때 22억원 수준에 그친다. 이 부회장이 본인 스스로에 대해 “(동생인)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보고하고 평가받는 종업원”이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화경 사장은 오리온 주식 14.62%를 보유한 주식 재벌이다.21일 종가 기준으로 주식 평가액이 무려 2600억원대에 달한다.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의 딸인 이 사장은 1975년 이화여대 사회학과 입학과 동시에 동양제과 구매부에 입사해 밑바닥부터 다졌다. 입사 25년 만인 2000년에야 사장 자리에 올랐다. 2001년부터는 오리온그룹 외식·엔터테인먼트 담당 대표가 되면서 그룹 핵심사업인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발전시켰다. 케이블TV 온미디어도 업계 1위로 만들었다.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형에서는 CJ가 더 화려하지만 실속은 미디어플렉스 쪽이 더 강하다.”면서 “두 여성 CEO의 경쟁 관계를 통해 영화·연예 등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한층 더 빠르게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이미경 CJ E&M 부회장 -1958년생 -1981년 서울대 가정교육학과 졸업 -1989년 하버드대 석사 -1994년 중국 푸단대 박사 과정 -2000∼2004년 CJ엔터테인먼트 상무 -2004년 12월 CJ그룹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총괄부회장 ■ 이화경 미디어플렉스 사장 -1956년생 -1975년 이화여대 사회학과 입학 -1975년 동양제과 구매부 입사 -1984년 동양제과 마케팅부 이사 -2000년 동양제과 사장 -2001년 오리온그룹 외식 및 엔터테인먼트 담당 CEO
  • 경제계 ‘비정규직 해법’ 골머리

    경제계 ‘비정규직 해법’ 골머리

    근속 2년 이상 비정규직들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의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재계가 예상보다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많은 기업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논의 중이며 신세계 등 상당수 기업이 세부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아직 유예기간이 2009년 7월까지 2년이나 남은 상태에서 기업들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 입법과정에서 재계를 설득해야 했던 정부조차 놀라는 모습이다. 물론 모든 기업이 다 동참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웃소싱을 통한 도급직 전환을 추진해 직원들의 반발을 부르는 곳도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정규직 전환은 제조업보다 유통·은행·통신 등 서비스업종에서 활발하다. 신세계에 이어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한화갤러리아 등이 정규직 전환에 잇따라 가세했다. 일부 기업은 이미 비정규직 업무를 비정규직 보호법의 적용을 안 받는 도급직으로 전환시킨 것으로 나타났다.LG생활건강과 CJ홈쇼핑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극한대립이 일어나는 회사도 있다. 이랜드 뉴코아는 비정규직 캐셔 150명을 외부용역업체 소속으로 돌리기로 했다. 이에 반발해 비정규직들이 전국 지점(아웃렛 15개, 백화점 2개)에서 반대농성을 하고 있다. 현행대로 유지하는 기업도 많다.SK텔레콤은 “비서·서무보조 등을 담당하는 비정규직이 400여명 있지만 정규직 4600명과 하는 일이 워낙 다른 데다 비용부담도 있어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롯데제과의 경우 비정규직 1700여명에 대해 2년 근속 요건에 따른 영구계약만 할 뿐 연봉제 등 근로조건은 지금까지 하던 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정년은 보장해주겠지만 기존 정규직처럼 호봉제 등은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2년의 유예기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전환에 적극적인 것은 직원들의 생산성과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선제대응의 측면이 강하다. 신세계 관계자는 “비정규직 5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연간 150억원이 추가로 들지만 이들의 생산성이 높아짐과 동시에 정규사원으로서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는 등 다방면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LG텔레콤측도 “비정규직에게도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여기에다 비정규직보호법 중 차별시정제도가 올해부터 적용된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크다. 차별시정제도는 똑같은 일을 할 경우 정규직 근로자와 임금이나 근로조건에서 차별할 수 없다는 규정이다. 즉 2009년 7월 이전에라도 현재와 같은 차별적 임금·처우 시스템을 유지할 경우 이 규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만 하면 기존 정규직과 똑같은 처우를 받는 것은 아니다. 원칙적으로 정년이 보장되고 정규직에 준하는 복지후생 혜택을 받지만 임금이나 인사에서는 전혀 다른 체계를 따른다. 연봉이 적고 승진도 일정 수준(과장 등)까지밖에는 할 수 없다. 노동부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솔선수범하고 있어 당초 기대보다 빠른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특히 차별시정제도가 당장 올 7월부터 발효되므로 기업들이 더욱 신속히 시행방안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주현진 김효섭기자 windsea@seoul.co.kr
  • 정몽구 회장 1조원 사회환원 구체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1조원 사회공헌 약속이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정 회장이 지난해 4월 내놓기로 했던 사회공헌기금의 용도와 사용방법 등 이행방안을 추진할 사회공헌위원회를 오는 9월 발족시킬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사회공헌위원회는 학계, 문화계, 재계, 법조계 인사들로 구성된다. 현재 인선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위해 서울 계동 사옥 3층에 100평 규모의 위원회 사무실을 만들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항소심 속행 공판에서 “1년 내에 1200억원을 내놓는 등 7년간 사회공헌기금 1조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달 초 600억원을 현금으로 출연했다. 이 돈은 소외계층과 예술문화 활동 지원 및 친환경 사업 등에 집중 투자된다. 정 회장은 당초 비자금 사건의 원인이 됐던 계열사 글로비스 주식으로 1조원을 마련키로 했으나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해 사재를 털어 충당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현대차가 세계 6위의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온 국민의 전폭적인 성원에 힘입은 바 크다.”면서 “국민들의 은혜에 보답하고 기업가로서 경제성장의 그늘에 있는 소외계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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