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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여정부는 ‘작은정부’ 거부한 첫 정부”

    참여정부는 ‘작은 정부 되기를 거부한 최초의 정부’라는 쓴소리가 재계에서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5일 낸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과제’ 건의문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건의문은 이날 각 정당 정책위원회와 규제개혁위원회, 재정경제부 등에 전달됐다. 상의는 건의문에서 “참여정부는 규제개혁의 근본 철학인 작은 정부를 지향하지 않은 최초의 정부로서 시장 중심적 규제 정책 추진에 근원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무원 수의 증가는 규제 총량의 동반 증가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이는 결국 규제비용을 초래하고 규제와 개입의 증가를 불러와 민간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1998년부터 2년여에 걸친 규제 정비로 대폭 감소했던 규제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건의문은 “큰 정부적 규제 철학에서 작고 효율적인 정부 구축으로 인식의 대전환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현행 ‘포지티브 규제 방식’(원칙적으로는 금지하되 예외적으로 허용)도 민간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무시, 하향 평준화를 유도하는 만큼 ‘네거티브 방식’(원칙 허용, 예외 금지)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의문은 법인세율 인하, 상속세 할증과세 폐지,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정책 개선,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수도권 입지규제 완화 등 52개 세부 규제 개선안을 담았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재벌가 딸들 ‘전진배치’… 후계구도 변수되나

    재벌가 딸들 ‘전진배치’… 후계구도 변수되나

    재벌가(家) 딸들의 ‘전진 배치’가 화제다. 홀로서기, 분가(分家)에 대비한 사전 정지작업, 선의의 후계 경쟁 등 해석도 다양하다. 분명한 것은 이들이 ‘미술관 밖’으로 속속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삼성가의 딸들이다. 이건희 회장의 큰딸인 이부진(37) 호텔신라 상무는 전날 삼성석유화학의 1대주주가 됐다. 그가 삼성 계열사의 최대 주주가 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이 상무는 신라호텔의 면세점 사업을 대폭 확장했다. 최대 현안이었던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냄으로써 롯데의 아성에 도전장을 디밀었다. 삼성 상품권도 부활시켰다. 남편은 임우재 삼성전기 상무보이다. 이 상무의 삼성석유화학 1대주주 등극을 ‘화학사업 떼어받기’로 연관짓는 일각의 해석은 현재로서는 무리가 있어보인다. 하지만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혁신 작업이 진행된다면 주가 상승에 따른 ‘실탄’(분가 자금) 확보에는 분명히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호텔업 쪽에서의 활발한 행보와 맞물려 앞으로 위상에 관심이 증폭된다. 둘째딸인 이서현(34) 제일모직 상무보도 보폭이 커지고 있다. 내년에 두 개의 신규 여성복 브랜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 상무보는 디자인을 전공(미국 파슨스 스쿨 졸업)했다. 액세서리를 결합시켜 의류사업을 ‘토털 패션’ 사업으로 키우는 추세다. 화학사업(전자제품 원료)도 공격적으로 확대 중이다. 이 상무보의 남편인 김재열 상무가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두 딸도 그룹내 음식료 계열사 롯데후레쉬델리카의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신영자(65) 롯데쇼핑 부사장과 신유미(23)씨가 지난 7일 이 회사의 지분을 각각 35만주(9.31%)씩 사들여 동시에 3대주주가 됐다. 유미씨는 신 회장이 미스 롯데 출신인 서미경(48)씨와의 사이에 낳은 딸이다. 지분 인수 과정이 삼성가와 비슷하다. 합작 파트너였던 일본 미쓰이물산과 후지식품이 롯데후레쉬델리카에서 철수하면서 이들 회사의 지분을 넘겨 받았다. 신 부사장의 둘째딸인 장선윤(36) 상무도 호텔쪽에서 다시 움직이고 있다. 지난 7월 롯데쇼핑에서 갑자기 호텔롯데(마케팅부문장)로 발령나 여러가지 소문을 낳았었다. 현안인 본관 리모델링 사업을 진두지휘 중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맏딸 성이(45)씨는 그룹 광고 계열사 이노션의 공동 1대주주이다. 공식 직함은 고문. 현대·기아차의 신차 발표회와 광고를 직접 관장한다. 정 회장의 둘째·셋째딸인 명이·윤이씨도 최근 노출이 잦아져 호텔업 참여가 점쳐진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딸 정유경(35) 조선호텔 상무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딸 조현아(33) 대한항공 상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맏딸 정지이(30) 현대유앤아이 전무 등은 이미 그룹내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6)유학생으로 먹고사는 대학들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6)유학생으로 먹고사는 대학들

    시드니 레드펀 소재 시드니대학 메인캠퍼스에 가면 ‘검은 머리’의 대학생을 많이 볼 수 있다. 캠퍼스 여기저기 삼삼오오 모여 영어나 모국어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특히 학교의 명물인 중세풍의 건물 쿼드럼앞 잔디밭과 피셔도서관 앞의 매점부근은 일종의 만남의 광장. 이곳에 몇 분만 앉아 있으면 중국, 인도, 한국 등 아시아 출신 유학생들을 쉽게 본다. 영어 다음으로 많이 들리는 언어는 중국어. 그 틈새를 비집고 우리말도 들린다. 오랜만에 만난 한국 유학생들이 그동안의 회포를 풀고 있는 것이다. 낯익은 우리말에 취해 있다 보면 한국의 대학캠퍼스에 와있는 착각에 빠진다. 이런 풍경은 시드니대학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민 밀집지역인 이스트우드 인근 매커리대학에 가보면 유학생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졸업만 하면 영주권이 거의 보장되는 회계학과의 지명도가 높아 학생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특히 UTS대학 한의학과의 경우 한 학년 정원 45명 가운데 4분의 1가량이 한국 유학생들이다. ●전체 호주 유학생중 한국은 1만4866명으로 3위 호주국립대학(ANU), 멜버른대학, 시드니대학,NSW대학이 세계 50위안에 들고 모나시대학, 퀸즐랜드대학, 매커리대학이 세계 100위권 안에 드는 호주 대학들이 유학생들로 넘쳐나고 있다. 유학생들이 호주 대학을 먹여 살리고 있는 셈이다.2007년 4월 이민부 최신자료에 따르면 전체 유학생 가운데 중국인이 3만 9337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인도인이 2만 7445명으로 뒤를 이었고 한국인은 1만 4866명으로 3위를 기록했다. 이들 3개국의 유학생 수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호주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호주 교육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학들은 지난 수년간 두 자릿 수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8%대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졸리 비숍 교육부 장관은 “유학생이 많은 것은 호주의 우수한 교육체계를 입증하는 것”이라며 “연간 100억 달러(이하 호주돈·약 8조 2206억원) 이상의 수출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대학들은 1980년대 중반까지는 공부를 마치면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조건으로 유학생들의 학비를 무료나 저렴하게 해주는 정책을 펼쳤다. 이는 호주가 젊은 인재들을 양성, 지역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80년대 후반 교육에 상품적 가치를 부여하면서부터 이 정책은 사라져 버렸다. 호주대학들이 유학생 유치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여러 부작용이 생긴다. 먼저 유학원으로 빠져 나가는 돈이 적지 않다. 유학생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전세계 수백개 유학원에 학생 소개료로 연간 6400만 달러를 지불한다. 이는 전체 유학생들로부터 받는 수입의 3.8%에 달한다. 일부대학은 등록금의 25%를 소개비로 지불하며 보너스까지 지급한다. 가족이나 친구를 입학시키는 재학생에게 격려금이나 상품권을 주기도 한다. 소규모 유학원의 경우 소개료의 노예가 되면서 유학생들의 적성을 고려않고 소개료가 높은 대학으로 보내는 일이 드물지 않다.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유학생에게 돌아간다. 의사가 원예학을 공부하거나 간호사가 요리학교에 들어가는 웃지 못할 일도 생긴다. 또 하나 기본 실력을 갖추지 못한 유학생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학력저하와 함께 대학이 영주권공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재정의 15%를 유학생 학비에 의존하고 있는 호주대학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묻지마 입학’을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난은 연방 정부의 지원 부족도 원인이 됐다. ●“대학 학력저하·영주권 공장 전락” 비판도 밥 버렐 모나시대 교수는 “유학생의 33%는 영어실력이 형편없어 애당초 입학을 시키지 말아야 했었을 정도”라면서 “2005∼06년 영주권을 취득한 유학생 1만2000여명 중 34%가 국제영어평가시스템(IELTS)의 합격선인 6점에 미달됐다. 중국 유학생은 불합격률은 43%였고 한국과 태국 유학생의 불합격률은 50%가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UTS 한의학과 3학년 조한덕(23)씨는 “영어실력이 부족한 유학생들은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교과서를 통째로 외운다.”고 말했다. 반면 신기현(53) NSW대학 한국학교수는 유학은 ‘밖’에서 배워와 ‘안’에 기여하는 것으로 정의 내린 뒤 “NSW대 유학생 출신인 중국인 사업가, 싱가포르 정부 관리 등이 모교를 찾아와 연구 기금을 기부하는 일이 많다.”면서 “이들이 학창시절 이렇게 저렇게 잘 했었다는 얘기가 들리는 것을 보면 유학생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고 강조했다. 유학생들의 영어실력이 엉터리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연방정부는 올해 도입할 시민권 시험과 연계할 뜻을 강하게 시사했다. 연방 정부는 총선을 앞둔 올해에 실질적으로 다문화주의를 폐기하면서 호주 가치관과 영어의 중요성을 최우선시하는 시책을 강력 추진 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 재계에서도 유학생 고용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조성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호주 대학에서 유학을 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사람들은 다음 두 분의 말을 곰곰이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진지하게 사고하려는 인내심과 의지가 중요하다. 모든 것을 쉽게 단시간에 노력을 투자함으로써 결과를 보려는 사고방식과 태도는 호주의 교육시스템에 적응하는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호주에서 교육받은 경험이 부족한 유학생들에게는 발표와 에세이 작문훈련이 필요하다.”(곽기성 시드니대학 교수) “호주에서의 교육은 critical mind (비판적 사고),quick thinking (빠른 판단),flexible thinking (유연한 사고),creativity (창조성) 등을 강조한다. 호주에서 공부를 잘 하려면 정해진 틀 안에서 기계적으로 생각하기보다 논리성을 갖춘 튀는 생각과 앞서 가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신기현 교수).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호주 미디어전문가 곽기성 교수 “루퍼트 머독의 뉴스 리미티드,PBL, 페어팩스 등 3개 미디어 그룹이 호주 미디어를 장악하고 있다. 뉴스 리미티드와 페어팩스가 신문의 65% 이상을,PBL과 뉴스 리미티드가 잡지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다.” 호주 미디어 전문가인 곽기성(48)시드니대학 아시아학부 교수는 11일 호주 언론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 ▶호주 신문과 방송의 규모는. -8개의 주에 11개의 일간지가 있고 각 주의 수도권에서 1∼2개의 종합 일간지가 발행된다. 전국지는 오스트랄리안과 파이낸셜 리뷰 두 개뿐이다. 지방·지역신문이 600개에 달한다. 영어외에 다른 언어로 발행되는 신문도 100여개 있다. 지상파 방송은 공영·상업 이원 구조이다. 공영 방송사로는 ABC와 SBS가 있다. 지상파 상업 텔레비전 방송사는 채널7, 채널9, 채널10 등 3개가 있다. ▶호주 콘텐츠 쿼터제란. -지상파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최소 55%, 유료 텔레비전은 최소 10%가 호주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방송 광고도 최소 80%가 호주 광고이어야 한다. ▶공영방영사인 ABC와 SBS의 차이는. -ABC는 연방정부의 예산으로 운영되며 자체 헌장 하에 규제받고 있다. 상업방송사와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정치적 간섭이나 영향을 배제하고 있다.SBS는 1980년대 이민자를 위해 출범한 방송사로 정부의 예산으로 운영돼 왔으나 수 년 전부터 광고가 허용되었다.ABC는 고품질의 뉴스 및 시사 프로그램을,SBS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호주의 미디어정책은. -그동안 텔레비전·라디오·신문 간의 교차소유가 허용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달라지고 있는 미디어 환경에 병행하는 규제 변화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미디어 소유 규제 역시 다소 완화될 예정이다. 호주 콘텐츠 규제는 미국 프로그램의 범람을 막고 호주 문화를 유지, 육성하기 위해 수 십년 동안 유지해온 정책이다.2005년부터 발효된 호주·미국 자유무역 협정(FTA) 논의 당시 호주는 미국을 상대로 호주 콘텐츠 쿼터제를 지켜냈다. 호주 콘텐츠 규정은 큰 변화 없이 앞으로도 적용될 전망이다. ▶호주인들을 TV와 신문을 얼마나 접하는가. -저녁 7∼9시 사이 호주인의 40%, 전가구의 65%가 TV를 시청한다. 평균적으로 호주인들은 매일 3시간 7분 TV를 보지만 TV보다는 라디오를 듣는 시간이 더 많다.15세 이상의 호주인 가운데 55%가 평일에,65%가 주말에 1개 이상의 신문을 읽고 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4대그룹 ‘덤덤’…관광·조선은 활기

    4대그룹 ‘덤덤’…관광·조선은 활기

    지난 5일 삼성전자는 신문사 기사마감 시간 직전에 짤막한 참고자료를 돌렸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방북 소회를 빌린 대북 투자계획이었다. 에두르고 에둘렀지만 “당장은 투자계획이 없다.”는 얘기였다. 현대·기아차,LG,SK그룹 등 다른 대기업의 속내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반면 이미 대북사업을 진행 중인 현대그룹과 부지난에 시달리는 조선업계, 값싼 인건비가 절실한 중소기업, 그리고 공기업들은 대북 투자에 적극적이다. 북한의 풍부한 관광·광물 자원과 매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유전, 홍보효과 등을 탐내서다. ●현대, 백두산 관광코스 등 논의 준비 7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그룹과 한국관광공사는 ‘백두산 관광’을 성사시키기 위한 후속작업에 착수했다. 이르면 이달 중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한을 다시 방문, 삼지연공항의 활주로 상태와 관광코스 등 세부 논의를 벌일 계획이다. 현 회장이 2차 방북길에 금강산개발 프로젝트와 개성 관광을 성사시킬지도 관심사다. 현대는 해금강에서 원산에 이르는 19억 8348㎡(6억평) 일대에 2025년까지 총 30억달러(약 2조 80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북한에 전달했다. 아직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성사되면 ‘통큰 투자’가 된다. 대우조선해양은 북한 안변에 1억∼1억 5000만달러를 들여 연간 20만t 생산규모의 선박 블록(선체의 철골) 공장을 짓기로 하고 세부 검토에 들어갔다. 거제 조선소와 동해로 바로 이어진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지만 인프라 시설이 열악한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남 사장은 “선박 발주처 사람들이 수시로 작업현장을 방문해 품질 등을 점검해야 하는데 이도 고민거리”라고 털어 놓았다. 다른 조선소들이 북한 진출을 고려하지 않는 주된 이유다. ●광진공, 자원개발조사단 北 파견 공기업들도 후속작업에 분주하다. 북한 단천지구에서 마그네사이트와 아연 등을 채굴키로 한 광업진흥공사는 오는 20일 15명으로 구성된 2차 조사단을 현지에 파견한다. 황해남도 연안군 일대에서 진행 중인 흑연과 석회석 광산 개발도 인근 해주특구와 연계시킨다는 복안이다. 토지공사는 다음달 개성공단 2단계 사업지역(826만㎡) 측량과 토질 조사에 들어간다. 계획대로 진척되면 2010년쯤 분양과 입주가 가능하다. 석유공사와 한국전력공사도 서해유전 개발과 해주특구 개발 등에 맞춰 각각 내부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하지만 남북 경협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북한의 주장대로 4대 그룹의 ‘통큰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북한 투자는 (경제논리가 아닌)민족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발언으로 대북 투자 관측을 낳았던 삼성그룹은 “북한의 시스템과 제도 등 여러 전제조건이 선결되면 투자를 검토하겠다.”며 원점으로 돌아갔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도 북한을 다녀온 뒤 임원들에게 “어디서부터 (통큰투자의)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느낌”이라고 역시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검토할 게 많다.”는 말로 대북 투자를 피해 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연구해 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일각에서 제기된 이동통신 사업설에 대해서는 그룹이나 SK텔레콤이나 모두 냉소적이다. ●“北 불확실성이 통 큰 투자 걸림돌” 조동호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기업이 북한에 들어간다고 하면 대규모 투자가 될 수밖에 없는데 기업들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과 정치바람 위험을 선뜻 감내하려 하겠느냐.”면서 “그렇다고 중국처럼 내수시장이 크거나 통관이 자유로운 것도 아니어서 투자 유인 요소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은 “우선은 개성공단 2단계 사업이 가장 현실성이 높다.”며 “해주특구는 개성공단의 문제점이 선결돼야 진척이 가능한 만큼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경제현장 읽기] 기로에 선 ‘독과점 가격규제’

    [경제현장 읽기] 기로에 선 ‘독과점 가격규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월 독과점 사업자의 가격남용 행위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재계는 기업의 혁신활동을 가로막는 ‘가격통제’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산업자원부도 다소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재정경제부가 “독과점 폐해가 심한 분야에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중재, 공정위가 수정안을 마련했으나 재계의 불만은 여전하다. ●공정위, 수정안 마련 한발 양보 공정위는 지난 4일 열린 대통령 직속의 규제개혁위원회 경제 1분과에서 수정안을 제시했다. 기업들의 기술·경영 혁신을 통한 상품개발과 비용절감은 규제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명시했다. 입법예고에는 없던 조항이다. 남용행위의 표현과 관련, ‘정당한 이유없이’를 ‘부당하게’로 바꿨다.‘가격이 원가보다 현저히 높거나 유사업종 등에 비해 높은 경우’ 가운데 하나만 걸려도 규제대상이던 것을 병행조건(and)으로 바꾸고 이익률 조항도 뺐다. 이동규 공정위 사무처장은 7일 “독과점 사업자가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는 경우만 규율하자는 취지로 과거 정부가 물가를 통제한 가격규제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공정거래법에서는 가격남용 행위를 가격의 부당한 ‘결정·유지·변경’으로 규정한 반면 시행령에서는 가격의 ‘변경’으로만 정해 법과 시행령이 불일치하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즉 잘못된 가격을 계속 유지해도 경쟁당국이 시정할 수가 없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결정과 유지도 포함시켰다. ●재계 “기업활동 죽이는 가격통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규제개혁위 1차심의에 앞선 설명에서 적정가격을 투입비용이나 유사업종과 비교하는 것은 기업의 ‘경영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원가공개를 요구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시장가격은 다양한 변수로 결정되고 기업의 창의적 활동은 수치로 환산하기 어려운데 경쟁당국인 공정위가 적정가격을 산정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전경련은 보고서에서 “유럽에선 독과점 기업이 다른 사업체의 진입을 막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배제적 가격남용’만 규제한다.”고 반박했다. 미국에서도 직접 가격규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정위는 “유럽에서도 직접적인 가격남용을 규제하지만 진입장벽이 있는 부분 등에서 엄격히 적용, 규제 건수가 적을 뿐”이라고 대응했다. 미국에서는 기존 가격을 직접 규제하지 않지만 일단 가격남용이 적발되면 우리에게는 없는 ‘기업분할’이라는 강력한 수단을 적용해 직접 규제보다 더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경부 “엄격하게 적용” 임영록 재경부 2차관은 앞서 정례브리핑에서 “일반적으로 가격을 규제하는 건 문제가 있다.”면서도 “다만 독과점 폐해가 심한 분야에는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정위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결국 진입장벽이 존재하고 실질적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 분야에서의 가격남용 행위를 규제한다고 수정·제시했다. 특히 재계가 요구한 기술·경영 혁신의 규제대상 제외는 수용했다. 하지만 재계는 이같은 규제 자체가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며 세계적 규제완화 추세에 역행한다며 여전히 불만을 드러냈다. 관계부처 협의에서 산자부는 적극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 규제개혁위 2차 심의가 열리지만 결과는 불투명하다. 공정위 수정안이 통과되면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하지만 개혁위가 개선 또는 철회권고를 내리면 공정위는 행정규제기본법에 따라 권고를 수용하거나 재심사를 요청하게 된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여론 형성에는 재계의 입장만 반영되는 게 아니라 독과점 피해를 보는 침묵하는 다수의 중소기업과 소비자들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현대차 ‘깍듯’ LG는 ‘단출’

    남북 정상회담이 풍성한 뒷얘기를 낳고 있는 가운데,4대그룹의 의전 문화 차이도 세간의 화제다. 7일 재계에 따르면 4대그룹의 문화 차이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풍경’이 지난 4일 밤 청와대 연무관 앞에서 벌어졌다. 이곳은 방북 수행 기업인들을 태운 버스의 최종 도착지였다. 취재진 못지않게 각자의 ‘회장님’을 마중나온 기업체 인사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규모나 깍듯함 면에서 가장 눈길을 끈 곳은 현대·기아차그룹. 박정인 수석 부회장,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 설영흥 중국 담당 부회장 등 이른바 ‘부회장 빅3’가 총출동했다. 여기에 비서팀과 홍보팀 직원 등 20명에 가까운 영접단이 도열해 정몽구 회장을 맞았다.‘절대적 카리스마’로 통하는 정 회장의 그룹내 입지와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SK그룹도 10명 가까운 영접단이 연무관에 떴다. 방북 길에 디지털 카메라로 직접 사진을 찍는 등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줬던 최태원 회장은 평소 혼자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날은 취재진을 의식해서인지 마중나온 SK맨들에게 둘러싸여 현장을 빠져나갔다. 비서팀과 홍보팀 직원들이 출동한 다른 그룹과 달리,LG그룹은 비서실장(상무) 등 비서팀에서만 서너명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너무 단출하다.”는 평도 나왔지만,LG측은 “LG 스타일”이라고 받아친다. 구본무 회장은 해외 출장갈 때도 공항에 2명 이상 나오지 못하게 한다. 웬만한 경조사 현장은 비서조차 대동하지 않는다. 이건희 회장 대신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행인으로 나선 삼성그룹은 윤 부회장의 비서(부장)와 홍보팀 직원(차장·과장) 등 총 3명만 현장에 내보냈다. 계산 빠른 삼성의 면모다. 한 재계 인사는 “이 회장이 버스에 타고 있었다면 (경호나 의전이)현대차그룹에 못지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41) 마마 전문치료 두의(痘醫) 유상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41) 마마 전문치료 두의(痘醫) 유상

    조선시대에 가장 무서운 병 가운데 하나가 마마였다. 마마는 누구나 평생 한번은 걸려야 한다고 생각했던 병인데, 심하면 죽었고, 가볍게 나아도 얼굴에 흉터가 생겼다. 심하게 얽으면 곰보라고 했는데, 조선시대 초상화를 살펴 보면 얼굴에 얽은 자국이 심한 분들이 많다.‘역사인물초상화대사전’에 200여명의 초상화가 실렸는데,17세기 후반에 태어난 인물들의 얼굴이 특히 많이 얽었다. 예를 들어 16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20년 동안 태어난 분들 가운데 정수기, 박필건, 오명항, 이덕수, 어유룡, 윤봉근, 정현복 등의 얼굴에 마마자국이 심한데, 이들은 숙종과 비슷한 연배이다. 이 시기 인물들의 절반 정도는 마마를 심하게 앓았던 후유증을 평생 지니고 살았던 셈이다. ●왕실이 가장 두려워했던 전염병 마마 마마를 전문으로 치료한 의원이 두의(痘醫)인데, 가장 빠르게 승진했다. 임금들이 두의를 특히 고맙게 여긴 이유는 얼굴에 흉터가 생기면 왕노릇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평생 수많은 신하와 외국 사신들을 만나야 하는데, 성형수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당시로서는 얼굴이 심하게 얽은 임금을 만나야 하는 신하도 마음이 괴롭고, 임금도 편치 못했다. 왕과 세자의 마마를 모두 치료해 지중추부사까지 오른 유상(柳 )은 대표적인 두의이다. 왕실에서 마마를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현종 즉위년(1659) 9월5일 기사에 실린 이야기를 살펴 보자. 인조가 청나라 태조에게 항복한 뒤에 심양에 인질로 끌려 갔던 봉림대군이 돌아와 즉위하자 청나라에 복수할 준비를 했다. 효종은 송시열과 함께 북벌책(北伐策)을 추진했는데, 세상을 떠나던 해인 1659년 3월11일 희정당에서 송시열을 만나 북벌에 관해 의논했다. 몸이 차츰 약해지는 것을 걱정한 효종이 10년을 기한으로 청나라 칠 준비를 하자고 했다.10년이 지나면 효종 자신이 나이 쉰이 되어 기력이 약해지고 송시열도 늙을 테니, 북벌을 실현하기 불가능하다고 했다. 효종은 그러면서 아들의 마마 이야기를 했다. “세자가 매우 현명한데, 비록 부자지간이라 하더라도 어찌 그 장단점을 모르겠는가? 세자는 성품이 온순하고 효성스러운데다 견고한 의지가 있으니, 문치(文治)로 국가를 보존할 임금이 될 것이다. 깊은 궁중에서 자라 병가(兵家)의 일을 알지 못하니, 억지로 어려운 일을 책임지울 수 없다. 아직 마마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어린아이처럼 보호하고 있다.” 효종은 세자의 마마를 걱정했지만, 정작 그 자신은 두 달 뒤에 종기를 고치지 못해 세상을 떠났다. 쉰이 될까봐 걱정했는데, 겨우 마흔이었다. 효종의 아들인 현종도 마마를 걱정했다. 현종 8년(1667) 2월에 원자를 세자로 책봉하는 책례(冊禮)를 치르기로 했는데, 나중에 숙종이 된 원자는 그때 일곱 살이었다. 그러나 한달쯤 전에 마마가 유행하자 현종은 행사보다 아들의 건강이 더 걱정되었다. 몸이 약해 자주 온천에 다니던 현종은 1월18일에도 침을 맞다가, 영의정 정태화를 불러 명했다. “세자가 책례를 마친 뒤에 사례의 전문(箋文)을 올리는 것은 중요한 의례이다. 그러나 지금 마마가 치성하고 있는데 세자가 연일 외정에서 예를 행하고 있으니 염려스럽다.” 그러나 정태화가 ‘내정에서 하는 것은 너무 구차하니, 동궁 소속 관원들만 외정에서 참여하여 간략하게 치르자.’고 아뢰어 그대로 하였다. 그만큼 마마는 왕에게도 무서운 병이었다. 이듬해 5월17일에 궁인이 마마를 앓자, 현종이 창경궁으로 거처를 옮겼다. 마마는 환자와의 접촉은 물론, 공기로도 전염되었다. 그래서 지엄하신 임금도 피신할 수밖에 없었다. 현종 12년(1671) 2월29일 실록에는 “팔도에 기아, 여역, 마마로 죽은 백성을 이루 다 기록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마마를 앓지 않고 왕위에 오른 숙종과 마마 전문의원 유상의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숙종 완쾌되자 유상의 품계를 두 계급 이상 올려 명성대비는 숙종이 마마를 겪지 않은 것을 늘 걱정했다. 숙종이 왕위에 오른 지 8년째 되던 1683년 10월에 몸에 두창(痘瘡)이 나자 깜짝 놀라 목욕재계하고 자신이 대신 죽기를 청했는데,11월에 마마가 깨끗이 나았다. 허준이 ‘두창집요(痘瘡集要)’를 편찬한 뒤부터 두창이라는 말이 널리 쓰였는데, 일생에 한번은 걸린다고 해서 백세창이라고도 불렸다. 그랬기에 숙종은 늘 마마를 걱정했으며, 내의원에 두의를 두었다. 한의학에서는 두창이 걸리는 이유를 태독설과 운기설로 설명했는데, 태(胎) 안에 있을 때에 어머니의 나쁜 기운을 물려 받았기 때문에 어린아이가 두창에 걸린다는 것이 태독설이다. 그랬기에 명성대비도 숙종이 어렸을 때에 마마를 앓지 않자 평생 조바심하며 걱정했던 것이다. 명성대비가 기도하여 숙종의 마마가 나았다고 기록되었지만, 실제로 치료한 의원은 유상이다. 10월18일에 숙종의 마마 증상이 시작되었는데, 이틀 뒤에 유상을 불러 진료케 했으며, 의원 일곱 명이 번갈아 숙직했다. 현종이 왕궁을 비워두고 온천에 행차했을 때같이 십며칠 치의 군호(軍號)를 미리 정해 올렸으며, 숙직하는 군사도 새로 뽑지 않고 활쏘기 시범도 중지시켰다. 왕이 마마를 앓기 시작하자 비상사태에 들어간 것이다. 숙종의 증세는 나날이 심해져, 열흘째 날에는 청성부원군 김석주가 안부를 물어도 혼미한 상태로 턱만 끄덕일 뿐이었다.28일에야 비로소 곪은 데가 아물며 딱지가 생기기 시작했다.29일에는 가벼운 죄수들을 석방하라고 사면령을 내렸다. 11월1일에 딱지가 떨어져 완쾌되자, 대비의 수라상에도 고기와 생선이 오르게 되었다.5일에 시약청(侍藥廳)을 해체하고, 군사들의 비상체제도 원상으로 복구했다.10일에 유상을 종2품 동중추부사로 초자(超資)하고, 금관자를 내려 주었다. 상을 줄 때에는 품계를 하나씩 올리는 것이 관례인데, 유상의 경우에는 두 계급 이상 올렸다는 뜻이다.14일부터 의원들에게 지나친 상을 주었다는 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지만, 언관들도 유상의 공로는 인정했다.17일에 종묘 사직에 경사를 아뢰었으며, 전 승지 이현석이 ‘성두가(聖痘歌)’를 지어 기쁨을 표현하자, 많은 사람들이 외워 전하였다. 그 정도로 왕의 마마는 큰 사건이었다. 12월4일에 유상을 종4품 서산군수로 임명했다. 그러나 이튿날 “임금의 환후가 평상시 같이 회복되지 않았으므로 멀리 내보낼 수 없다.”고 하여 한양 옆의 고양군수로 옮겨 주었다. 언제라도 불러 들일 수 있는 곳에 둔 것이다. ●감꼭지를 달여 마마를 치료했다는 전설까지 유상이 숙종의 마마를 치료한 비법이 ‘청구야담’에 실려 있다. 유상이 영남관찰사를 따라 책실(冊室)로 내려갔는데, 몇 달 동안 할 일이 없어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관찰사에게 말했다. 금호를 건너 우암창에 이르기 전에, 종이 변을 보겠다고 고삐를 맡겼다. 유상이 채찍을 들어서 한번 치자, 나귀가 깜짝 놀라 달아났다. 하루가 다하도록 멈추지 않다가, 날 저물 무렵에야 어떤 집 마루 앞에 멈춰섰다. 마루에 있던 노인이 아들을 부르더니 “손님이 나귀를 타고 오셨으니, 나귀도 잘 먹이고 손님도 잘 모시라.”고 했다. 인사를 나눈 뒤에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자 주인이 긴 칼을 차고 나가면서 “내 책은 보지 마시오.”라고 했다. 유상이 휘장 속을 보니 의서(醫書)가 가득해 아무 책이나 들춰 보았다. 주인이 돌아와 함께 잠자리에 누웠는데, 첫닭이 울자 주인이 “빨리 떠나라.”고 했다. 한낮이 되어 판교에 다다르자, 액정서 아전들이 열댓 명이나 길가에 줄지어 서서 유상에게 빨리 서울로 들어가자고 재촉했다.“지금 성상께서 마마를 앓으시는데, 꿈속에 신령이 나타나서 의원 유상을 부르라고 했다오.” 구리개를 넘어서는데 어떤 할미가 마마에 걸렸던 아이를 등에 업고 있었다. 길 가던 사람들이 묻자 할미가 설명했다.“이 아이는 곪긴 속에 출혈이 심해 숨까지 막혔었다오. 다들 팔짱을 낀 채 죽기만 기다렸는데, 지나가던 스님이 시체탕(湯)을 달여 먹게 해서 효험을 보았지요.” 말린 시체탕은 감꼭지를 달인 약인데, 딸꾹질에 복용했다. 듣고 보니 어젯밤 보았던 의서에도 시체탕이란 말이 있었다. 왕을 진찰했더니, 할미가 업고 있던 아이와 같은 증세였다. 그래서 시체탕을 올렸더니 곧바로 효험이 있어, 신의라고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고 한다. 병균이라는 개념이 없던 조선시대에 두창은 귀신에 의해 생겨났다고 믿었다. 민간에서는 두창신을 중히 여겨 왔으며, 여러 가지 금기(禁忌)가 생겨났다. 그래서 그 귀신을 마마, 손님이라고 높이 받들었던 것이다. 고을마다 여단( 壇)을 쌓아 놓고 전염병이 돌 때마다 여제( 祭)를 지냈는데, 억울한 원혼(魂)을 달래 전염병이 돌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다. 마마가 유행하면 마마배송굿이나 하던 시대에 유상은 숙종뿐이 아니라 1699년에는 세자,1711년에는 왕자와 왕비의 마마까지 모두 치료했다. 더 이상 승진할 수 없을 정도로 분에 넘치는 상을 받았으니, 왕실의 마마를 치료하던 의원은 조선 최고의 전문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상의 아들이 대를 잇지 않았기 때문에, 전설까지 생겨난 그의 의술은 전수되지 못했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재계 엑스포 유치단 우크라 방문차 출국

    2012년 세계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행사 유치를 위해 재계가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여수 세계엑스포 유치위원회 김재철 위원장을 비롯한 경제사절단 20여명은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터키, 체코 등지에서 여수 유치 지지를 요청하기 위해 7일 출국했다. 이들은 오는 13일까지 현지의 유력한 정·관·재계 인사들을 만날 계획이다. 사절단에는 김준 경방 사장, 이태용 대우인터내셔널 고문, 신상호 코오롱 부사장, 이재덕 태영건설 부사장, 이순조 명승건축 회장, 추진호 하나은행 부행장보, 김범준 한국투자증권 전무,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 등이 포함됐다. 정몽구 여수 세계엑스포 유치위 명예위원장도 11∼13일 체코에서 경제사절단과 합류한다. 우크라이나와 불가리아, 체코는 부동표로 분류되는 대표적인 국가로 오는 11월26일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있을 개최지 결정 1,2차 투표 때 여수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하는 나라들이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2007 남북정상선언 이후] “아리랑 공연 정교함에 놀라”

    정상회담을 수행하고 돌아온 기업인들은 대부분 5일 평소보다 다소 늦게 출근했다. 전날 자정 무렵 귀가한 데다 2박3일의 피로감이 누적된 탓으로 풀이된다. 부지런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날은 오전 9시30분쯤 출근했다. 이들이 전하는 뒷얘기도 흥미롭다. ●윤종용 부회장,“북한 기술지원센터 필요” 윤 부회장은 이날 언론에 돌린 방북 소감 자료를 통해 “기업들의 북한 투자와 사업 협력을 위해서는 기술인력 육성이 시급한 만큼 기술지원센터 같은 것을 운영해 고급 정보기술(IT)과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투자 시스템과 제도가 갖춰지고,3통(통신·통행·통관)이 보장되며, 전력·용수 등의 인프라가 확충된다면 삼성은 기존 사업을 포함해 신규분야 투자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얼핏 투자 확대로 들리지만 전제조건이 많아 기존의 소극적 태도에서 별반 달라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재계가 ‘방북 보따리’를 놓고 얼마나 고민 중인지를 단적으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을 남쪽 단장으로 한 남북 경제인 간담회와 업종별 간담회는 북한이 생각만큼 사전 준비를 해오지 않아 “회의다운 회의는 하지 못했다.”고 또 다른 수행 기업인이 전했다. ●김정일 위원장,‘음식 수다’ 여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2년 전 평양 방문 길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독대했었다. 현 회장은 “(김 위원장이)여전히 호탕하고 활달하더라.”라면서 “주량도 여전하고 음식이 상에 오를 때마다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도 똑같더라.”고 전했다. 전복죽에 들어간 상어지느러미며, 찹쌀로 만든 아이스크림 등을 일일이 자상하게 설명해줬다는 전언이다. 김 위원장을 비롯해 북측 인사들이 고(故) 정몽헌 회장의 얘기도 자주 입에 올려 현 회장은 개인적으로 가슴이 뭉클했다고 한다. 이한호 광업진흥공사 사장과 박재현 한국토지공사 사장은 “남한의 경제 투자에 대한 (북한 사람들의)기대감이 무척 크다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고 입을 모았다. ●“‘아리랑’ 정확성이면 완벽한 제품 만들듯” 북한 안변에 선박 블록공장 건설을 검토 중인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북한 인력의 숙련도를 걱정하는 기자의 질문에 흥미로운 대답을 내놓았다. 남 사장은 “‘아리랑’ 공연을 보면서 그 규모와 (카드 섹션의)정확성에 놀랐다.”면서 “이 정도의 정교한 손재주라면 조금만 훈련시킬 경우 완벽한 제품을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김기문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는 “한 북측 인사가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판이 깨졌는데 이게 정동영 후보에게 유리한 거냐, 불리한 거냐고 물어와 크게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김장수 국방부 장관의 꼿꼿한 악수 자세도 처음에는 북측이 몰랐다가 남한 언론 보도를 본 뒤 투덜거렸다고 한다. 김 대표는 “북측 인사들이 남한 신문을 매일 접하면서 남한 사정을 자세히 꿰뚫고 있다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재계 총수들을 비롯해 방북 기업인들은 이날 출근하자마자 방북 성과 등에 관한 청와대 설문조사 ‘숙제’를 마치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안미현 김효섭 강주리기자 hyun@seoul.co.kr
  • [2007 남북정상선언] “내년 4월 백두산관광 가능”

    [2007 남북정상선언] “내년 4월 백두산관광 가능”

    경제계는 4일 남북정상회담 결과가 ‘기대 이상’이라며 크게 반기면서도 남북경제협력이 구체화될 수 있도록 차질없는 후속 조치를 주문했다. 재계에서 가장 화색이 도는 곳은 현대그룹이다.‘백두산 관광’을 챙겼기 때문이다. 물론 2년 전에도 합의했다가 무산된 적이 있어 “아직 샴페인을 터트리기는 이르다.”며 조심스러워한다. 백두산 관광을 포함해 전반적인 대북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정은 회장은 이르면 이달 중에 맏딸인 지이(현대U&I 전무)씨와 함께 북한을 다시 방문한다. 개성공단 2단계 개발, 문산∼봉동간 철도화물 수송,3통(통행·통신·통관) 문제 해결이 곧바로 개성 관광의 인프라 시설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내년 4월쯤 백두산 관광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면서 “대북 활성화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대북 투자 여부도 주목된다. 그룹측은 공식 논평을 통해 “남북 경제교류를 위한 제도와 시설을 크게 보완키로 합의함으로써 경제분야에서 큰 진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여러가지로 잘될 것 같다.”면서도 “통큰투자는 먼 뒷일 얘기”라고 말했다. LG그룹은 “남북 공동의 번영을 위해 경제협력을 확대,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10·4 공동선언을 적극 환영한다.”면서 “어느 때보다 남북경협의 기반과 틀이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투자할만 게 있을 것 같다.”면서 “연구할 만 한게 있을 것 같다.”고 말해 구체적인 의견교환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 관심사항을 폭 넓게 논의한 것으로 해석되는 말이다. 특히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장 겸임)은 “실효성 있는 구상이 구체적으로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경제단체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평화를 보장하는 계기 마련’(전국경제인연합회),‘구체적 현안 합의로 실질적인 투자 확대 기대’(대한상공회의소) 등 환영 성명을 내놓았다. 최용규 안미현 김효섭 강주리기자 hyun@seoul.co.kr
  • [사설] 또다시 허점 드러낸 비정규직보호법

    지난 7월부터 시행된 비정규직보호법이 또다시 허점을 드러냈다. 차별시정을 신청한 비정규직 근로자가 차별 여부를 판정받기도 전에 계약 해지로 직장을 잃게 된 것이다. 비정규직보호법은 노동위원회의 차별시정 명령에 대해 사용자측이 보복인사를 가하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차별시정 심의기간 중 고용계약 만료를 이유로 재계약을 거부하면 구제할 방법이 없다. 지난 7월 말 정규직에게는 소 도축을 맡기고, 비정규직은 외주업체로 소속을 바꿔 돼지 도축을 맡도록 종용하자 차별시정을 신청한 이 사건의 경우 당사자가 지난 6년간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됐던 점을 감안하면 사용자측의 보복 계약해지임이 분명하다. 비정규직보호법은 법 시행에 앞서 적용대상 사업장들이 비정규직들을 고용조건이 더 열악한 외주화로 전환하거나 계약을 대거 해지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매장 점거와 강제 해산이 반복되고 있는 이랜드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래서 우리는 비정규직보호법 시행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조속히 보완할 것을 누차 촉구했다. 특히 비정규직 사용기한으로 설정한 2년이 적정한지와 무차별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외주화가 비정규직 보호 입법 취지에 맞는지를 심도있게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일선 현장에서 비정규직보호법을 둘러싼 갈등과 피해사례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법 시행 초기라는 이유로 1년 후에나 보완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당국의 태도는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법 시행 이후 비정규직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기간제근로자의 증가속도가 주춤해졌다는 것은 숫자놀음일 뿐이다. 허술한 법망 때문에 저임금의 일자리에서마저 내몰리고 있는 비정규직부터 보호해야 한다. 비정규직보호법 보완을 더이상 미뤄선 안 된다.
  • [2007 남북정상회담] “통큰 투자를” “3通해결부터”

    [2007 남북정상회담] “통큰 투자를” “3通해결부터”

    “통 크게 대북 투자를 늘려주시라요.”(북측) “자유로운 통행과 통신 보장을 해야 투자를 더 할 수 있지요.”(남측) 남북 경제인들이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등 6명의 국내 기업 대표들은 3일 오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북측 한봉춘 내각참사 등 6명의 경제인과 1시간30분여 동안 간담회를 가졌다. 남측에서는 정 회장 외에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 실세들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한봉춘 내각참사를 단장으로 남북 경협을 주도해 온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협) 출신들이 대거 모였다. 장우영 민경협 부회장 겸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장, 리철·한인덕 민경협 참사, 계봉길 민경협 연구원이 배석했다. 조현주 민경협 책임참사는 간사역할을 맡았다. 이날 1시간여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대북경제협력, 투자확대 방안 등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청사진 마련에 의견을 모았다. 남측은 통행, 통관, 통신을 일컫는 이른바 ‘3통(通) 문제’가 향후 대북사업 확대 및 남북 경협 강화를 위한 필수 선결과정임을 강조했다. 북측 대표단은 “이제는 경협의 수준이 한 차원 높아져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1차 산업과 임가공 중심의 경제협력을 생산적인 투자협력 단계로 올려야 하며, 민족 공동번영과 이익을 고려해 투자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측의 한 대표는 “통 크게 사업을 추진해 주길 바란다.”면서 대기업의 전향적인 대북투자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남측 대표단은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북측의 제도적 조건과 투자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한호 광업진흥공사 사장은 “북측에 풍부한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으나 세계적 수준의 제조기술을 보유한 남측은 자원의 대부분을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지하자원 개발이 민족경제협력에서 실현 가능성이 높고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는 좋은 분야”라고 말했다. 김재현 토지공사 사장은 “개성공단 2단계 사업의 조기 착수를 위해 사전 준비를 완료한 상태”라며 “개성공단 1단계 탈락기업 200여개 업체의 입주 수요와 4년여의 공사기간을 감안할 때 사업의 조기 착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추가적인 경제특구 개발과 관련한 당국간 협의가 성과있기를 기대한다.”면서 “토지공사는 개성공단 개발 경험과 북측의 신뢰를 바탕으로 공단 2단계와 추가 특구 건설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권홍사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건설분야의 별도 협의채널 구성을 제안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사회단체·언론분야 - 베이징 올림픽 남북 단일팀 합의 남북의 사회단체·언론인들은 사회단체·언론분야 간담회를 열고 내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정세현 민화협 상임의장은 간담회 직후 “남과 북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남북단일팀을 5대5 원칙으로 구성하되 선수들의 능력을 감안해 구성하자는 데 의견을 접근을 보았다.”면서 “실무적인 문제는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측은 또 개성에 남과 북이 공동으로 영화 방송 세트장 혹은 영화 제작센터를 만들자고 해 긍정적인 답을 얻었다. 언론부문에서 남측은 서울과 평양에 상주 특파원제도를 도입하는 방안과 함께 평양에 프레스센터를 건립하자고 제안했지만 결론은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정치분야 - 남북국회회담 정례화 등 논의 정상회담 정치분야 특별수행원인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 국회·정당 관계자들은 3일 만수대 의사당에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등 북측 정당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남북 국회회담 정례화 문제 등을 논의했다. 남측 단장을 맡은 김 전 의장은 기조발언에서 남북 국회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요청했다. 김 전 의장은 “이번 정상회담에 맞춰 남북 관련 제반 법제 제·개정 요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남북 국회회담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부합하는 법제 현안들을 시의적절하게 조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 단장인 최태복 의장은 6·15공동선언에 대한 남북 국회의 공동지지 선언을 제안했다. 양측은 자주 만나 신뢰의 폭을 넓혀 가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했으나 각자의 제안에 대해서는 결론 없이 회담을 마쳤다. 간담회에는 남측에서 김 전 의장과 배기선 국회 남북평화통일특별위 위원장, 김낙성 국민중심당 정책위의장, 문희상 대통합민주신당 남북정상회담지원특위 위원장, 이상열 민주당 정책위의장, 천영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최태복 의장과 김완수 조국전선중앙위 서기국장, 성자림 김일성대 총장, 리경훈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부장, 김지선 사민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종교 분야 - 평화주간 공동행사 제의 북측 긍정 반응 남북의 종교인들이 모인 종교분야 간담회에서 남측은 평화주간을 정해 남북의 문화·예술·체육 행사 등과 함께 종교별 공동행사를 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북측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남측은 종교단체간 인적 교류와 북측의 종교시설 복원 등을 의제로 삼았고, 북측은 민족성과 민족문화 전통을 고수할 것을 강조했다. 남측 종교인들은 올해 안에 남측에서 ‘종교인 평화대회’를 열어 종교인 평화선언을 채택할 것과 남북 종교시설 상호방문과 확충 필요성을 제기했다. 남측에서는 이성택 원불교 교정원장, 장익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 권오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등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유영선 조불련 중앙위원장, 강지영 카톨릭교연맹 중앙위 부위원장, 오경우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중앙위 서기장, 김영철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중앙위 부원 등이 참석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여성분야 - 북 “남측의 탁아 지원사업 동의”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여성분야 간담회에서 남측 단장인 김화중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은 “다른 분야에 비해 여성 교류가 상대적으로 미진해 구체적 사업을 통해 여성교류를 정례화하자.”고 제안했다. 김 회장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여성교류가 다시 가속화되면서 ‘일본군 성노예 전범 국제법정’에 남북이 공동으로 일본 천황을 기소하는 성과와 함께 올 7월에는 미국 하원에서도 일본군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됐다.”며 “여성과 아동의 영양, 건강관리 등 의료를 포함해 사회, 문화, 예술분야 등 전문분야별로 교류하고 협력해 상호협력과 통일과업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측 단장인 김영옥 여맹 중앙위 부위원장은 “6·15선언 이후 북남관계가 큰 전진을 했다.”며 “남측의 탁아지원 사업 등에 대해 동의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남측에서 김화중 회장과 정현백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김홍남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북측에서 김경옥 부위원장과 서옥선 조선여성협회 상무위원, 정명순 중앙방송위 국장, 김인옥 6·15북측위 여성분과위원, 박영희 민화협 여성부장이 참가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문화·예술분야 “백두산 소나무를 광화문 기둥으로”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문화·예술·학계 간담회는 의미있는 합의는 없었지만 각종 아이디어를 교환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남측 간사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북한에는 있지만 남측에 없는 이만희 감독의 ‘만추’ 필름을 교환하자는 문성근씨의 의견에 북측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조선 소나무를 백두산에서 베어 뗏목을 만들어 압록강에서 서해까지 가지고 오는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북측은 좋은 생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에 문화재청 관계자는 “백두산 소나무를 광화문 기둥으로 쓸 수 있다면 상징적 의미가 대단할 것”이라며 반겼다. 이수훈 동북아시대위원장은 남북간 국책연구소장 교류를 제안했다. 이날 행사에는 남측은 단장인 이세웅 예술의전당 이사장 등 10명, 북측에서는 단장인 리종혁 조선통일연구원 원장 등 총 8명이 참석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이건희회장 취임 20주년 ‘내화외빈’

    이건희회장 취임 20주년 ‘내화외빈’

    ‘내화외빈(內華外貧)’ 삼성그룹의 요즘 촉각은 12월1일로 맞춰져 있다. 지금부터 꼭 20년 전, 이건희(65)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날이다.20주년 기념행사를 놓고 그룹측은 벌써 한달 가까이 “고민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윤곽은 ‘내부 선물은 푸짐하게, 외부 이벤트는 조촐하게’다. 내화외빈인 셈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선물은 신경영 특별공로상이다.‘자랑스런 삼성인상’과 별도로 이 회장의 취임 20주년에 맞춰 특별히 추가했다. 신경영 철학을 적극 실천했거나 물밑에서 알게 모르게 기여한 사람이 대상자다. 수상자는 10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상금은 각 1000만원. 총 10억원이다. 삼성의 연례행사인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 때 함께 포상한다. 신경영은 이 회장이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설파한 경영철학이다.“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그 유명한 발언도 여기서 나왔다. 신경영 특별공로상과 삼성인상 시상식은 이 회장 취임 기념일에 치르는 방안이 유력하다. 삼성측은 “(시상식)날짜는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수상자들과 저녁을 함께할 예정이다. 문제는 외부에 드러나는 20주년 기념행사의 수위다. 기념일 직후가 바로 대통령 선거(12월19일)다. 대선을 앞두고 떠들썩하게 잔칫상을 벌이는 것이 삼성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게다가 신규 일자리(그룹 공채)까지 줄이며 비상 경영에 돌입한 처지다. 특별공로상과 삼성인상 시상식으로 대체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하지만 “10주년도 건너뛰었는데 20주년까지 그냥 넘길 수 없다.”는 내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 회장이 취임 10년을 맞은 1997년 12월은 외환위기로 온 나라가 얼어붙었던 때라 잔치는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한 재계 인사는 “기념식도 화제가 되겠지만 그보다는 대대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지시한 이 회장이 어떤 발언을 쏟아낼 지가 (재계의)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평양 도착 盧대통령 “평화의 새역사 정착시키자”

    [2007 남북정상회담] 평양 도착 盧대통령 “평화의 새역사 정착시키자”

    사상 처음으로 남한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한 걸음으로 훌쩍 넘었다. 평양까지 승용차로 3시간이 채 안 걸렸다. 반세기 넘게 대치해온 남과 북은 지척에 있었던 것이다.2일 평양 시내 한복판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굳게 맞잡은 손엔 7000만 겨레의 통일 염원이 응축돼 있었다. ●군사 분계선 넘자 최승철 부부장이 영접 역사는 2007년 10월2일 오전 9시5분을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건너는 것 자체가 특별했던 금단의 선인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었다. 군사분계선을 넘기 직전 노 대통령은 감회에 젖은 표정으로 “한마디 하고 넘겠다.”며 짤막한 대국민 메시지를 남겼다.“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여기 있는 이 선이 지난 반세기 우리 민족을 갈라놓고 있는 장벽이며, 이 장벽 때문에 우리 민족은 너무 많은 고통을 받아왔다.”고 했다. 이어 “이제 제가 대통령으로서 이 금단의 선을 넘어 다녀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이고, 그러면 마침내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지고 장벽도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가 군사 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걸어가자 최승철 통일전선부 부부장, 최룡해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 등이 노 대통령 일행을 맞았다. 최 부부장은 노 대통령에게 “통일전선부 부부장입니다. 모셔가기 위해 나왔습니다.”라며 인사를 했다. 노 대통령은 밝은 얼굴로 북측 인사들과 악수를 나눴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북측 여성들한테서 꽃다발을 받았다. 노 대통령 일행은 북측 CIQ를 그대로 통과해 ‘교류협력의 땅’ 개성공단 부근으로 진입했다.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영하는 개성공단 근로자들을 뒤로한 채 노 대통령은 안암굴 터널을 통과해 왕복 4차선 160㎞에 달하는 평양~개성 고속도로를 북녘 산하를 보면서 내달렸다. 노 대통령은 오전 11시30분쯤 평양에 도착했다. 노 대통령은 인민문화궁전 앞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영접을 받은 후 11시42분쯤 무개차에 함께 올라 20분 동안 4·25문화회관까지 6㎞ 정도 카퍼레이드를 펼쳤다. 연도에 늘어선 수십만 평양 시민들은 저마다 붉은색, 분홍색, 자주색 꽃다발을 흔들며 “만세”와 “조국통일” “환영”이라는 함성으로 노 대통령을 맞았다. 노 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은 카퍼레이드를 하는 동안 평양 시내의 건물과 지리, 최근 날씨 등을 화제로 담소를 나눴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의 전용차량인 벤츠 S600은 차량 우측에 소형 태극기를, 좌측에는 대통령의 상징인 ‘봉황기’를 함께 매달고 달렸다. 이는 노 대통령의 전용차량 방북에 이어 또 다른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또다시 파격적 영접 2일 오전 11시57분 평양 4·25문화회관에 운집한 평양 시민들이 큰 환호성을 올리자 남북정상회담 생중계 방송을 보던 국민들은 잠시 노무현 대통령이 도착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었다.2000년 정상회담 때처럼 김 위원장은 자신이 직접 영접을 나옴으로써 최고 수준의 손님맞이를 보여줬다. 김 위원장이 도착한 지 5분 뒤 노 대통령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무개차를 타고 환영식장에 도착했다.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서로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하며 악수를 나눴다. 두 정상은 붉은 색 카펫을 함께 걸으며 북한 육·해·공군으로 구성된 명예위병대를 사열했다. 노 대통령은 환영식에 참석한 김영일 내각 총리를 비롯한 북한 당·정·군 고위층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했다. 두 정상은 4·25 문화회관 앞 중앙단상에 나란히 올라 인민군의 분열을 받았다. 이날 환영식은 정오부터 12분가량 진행됐고, 두 정상은 환영식이 끝난 뒤 각각 자신의 차를 타고 식장을 떠났다. ●환영식장 철통 보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등장은 1차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막판까지 철통 보안이 지켜졌다. 공식환영식 예정 시간을 불과 한 시간여 앞두고 환영식 장소가 두 차례나 바뀌어 선발 취재진에 통보됐다. 당초 남북 실무 접촉에서 합의된 공식환영식 장소는 평양 입구의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이었다. 그러나 오전 10시20분쯤 공식환영식 일정에 변화가 생길 조짐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이 무렵 공식환영식 취재를 위해 3대헌장 기념탑으로 이동하려던 남측 취재단 11명에게 환영식 장소가 인민문화궁전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전달됐다. 북측은 남측에서 2차 선발대로 파견된 청와대 의전팀에 이 소식을 통보했고, 취재단에도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5분쯤 지나 찾아온 북측 관계자는 환영식장이 다시 4·25 문화회관 앞 광장으로 바뀌었다고 취재진에 통보했다. 이때도 북측은 김 위원장의 참석 여부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남측 청와대 선발팀에만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 김 위원장의 영접 사실을 통보했다고 한다. ●점심 메뉴는 신선로와 쏘가리 간장조림 공식 환영식을 마친 노 대통령은 전용차를 타고 낮 12시21분쯤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했다. 노 대통령은 낮 12시50분에 부인 권양숙 여사와 공식 수행원들과 함께 평양∼개성 고속도로를 지나오며 본 북한의 풍광과 농업, 지하자원 개발, 경공업 등을 주제로 환담을 나누며 점심을 함께했다. 점심 메뉴는 신선로, 쏘가리 간장즙(간장조림), 냉채, 송편 등 한식이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공식 환영만찬은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 한때 김 국방위원장이 만찬장에 나타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왔으나 김 위원장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별수행원 김책공대 시찰 정계·재계 인사 등 특별수행원 40명은 오후 4시 김책공대 전자도서관을 참관했다. 지난해 완공된 전자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5층에 1만 6500㎡ 규모로 컴퓨터 420대, 일반도서 200만권, 전자도서 1150만건이 비치돼 있어 랜선이 연결된 다른 기관에서도 컴퓨터 접속이 가능하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삼성 ‘인사태풍’ 부나

    ‘삼성 수뇌부, 대폭 물갈이되나.’ 재계가 요즘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안이다. 삼성그룹의 인사는 재계 분위기에 적잖은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이르면 올 연말 인사 때 삼성의 인사 태풍을 예고하는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물론 그룹측은 부인한다.●경쟁력 강화 구상에 맞춰 사장단 재배치 필요 이건희 회장은 오는 12월1일 취임 20주년을 맞는다. 인사 태풍설의 첫번째 근거다. 회장 취임 20년에 맞춰 대대적인 분위기 쇄신의 필요성이 그룹 안에서도 나온다. 게다가 새 사옥으로의 이사도 앞두고 있다. 내년 5월 대부분의 계열사가 서울 강남의 ‘삼성 타운’으로 옮긴다. 실적 부진도 대규모 인사설의 진앙지다. 삼성전자·삼성SDI 등 그룹의 핵심인 전자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이 심상찮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 그룹 공채 규모를 줄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삼성전자는 하반기 들어 반도체값이 상승하면서 상반기의 실적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반도체값이 다시 급락하면서 속앓이가 크다.12일 나올 삼성전자의 3분기 ‘깜짝 실적’ 수위에 관심이 집중된다.●‘포스트 윤종용’ 하마평 무성 인사대상의 관심 1순위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그는 부회장만 9년째다. 인사 때마다 ‘포스트 윤’을 둘러싼 하마평이 무성했지만 그는 매번 건재함을 과시했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 김순택 삼성SDI 사장 등의 거취가 주목된다. 특히 황 사장은 해외출장과 골프를 일절 중단한 채 실적 만회를 노리지만 정전사고 등 잇단 악재로 심기가 편치 않다. 이 회장은 지난 7월말 수원에서 열린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에서 황 사장에게 “어떻게 했기에 하이닉스에까지 뒤졌느냐.”며 심하게 질책했다. 이 회장이 이 자리에서 부회장과 사장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말도 나온다. 근래 보기 드물게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룹 차원의 경쟁력 강화 구상이 거의 다듬어졌다는 점도 대규모 인사를 점치는 요인이다. 큰 틀의 ‘그림’에 맞춰 사장단 재배치가 필요해 보인다. 유화 계열사 통합설 등도 들린다. 또 한 가지 인사 요인은 최근 몇 년간 삼성의 사장단 인사가 사실상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한 고위임원은 30일 “실적이 좋거나 특별한 귀책사유가 없다는 이유에서였지만 (사장을)너무 오래 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변(양균)-신(정아) 스캔들’에 휘말린 이우희 에스원 사장을 비롯해 이중구 삼성테크윈 사장, 고홍식 삼성토탈 사장,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사장 등도 관심이 쏠린다. 장수 최고경영자(CEO)들이다. 인사 시기는 현재로서는 연말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해마다 이 회장의 생일(1월9일)에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시상한 뒤 정기인사를 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삼성인상 시상식을 이 회장 취임 기념일인 12월초에 단행할 계획이다. 한 고위임원은 “예년처럼 1월9일을 전후해 사장단 인사를 할 방침이지만 열흘 정도 앞당겨 연말쯤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단독]CEO 6명, 北과 경제인 간담회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하는 경제인 중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등 6명의 경제인들은 3일 북한의 당국자들과 경제인 간담회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관계당국과 재계에 따르면 3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인민문화궁전에서 남북의 경제인 6명씩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한다. 간담회에서 남북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한 전반적인 사항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측에서는 정몽구 회장이 단장을 맡는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북한을 방문하지 않기 때문에 재계 2위인 현대·기아차그룹의 정 회장이 단장을 맡게 됐다.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남북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한다. 이구택 회장이 간사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을 수행하는 경제인 18명 중 주로 대기업의 오너들이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하는 셈이다. 북측에서는 한봉춘 내각참사가 단장을 맡으며 주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협) 출신들이 참석한다. 장우영 민경협 부회장 겸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장도 참석한다. 조현주 민경협 책임참사가 간사를 맡는다. 리철·한인덕 민경협 참사와 계봉길 민경협 연구원도 참석한다. 한 단장은 전기석탄공업상을 지낸 북한의 대표적인 전문관료 출신이다.1990년 석탄공업부 부부장,2002년 전기석탄공업상의 경력이 말해주듯 줄곧 이 분야에서 일해왔다. 정몽구·이구택 회장이 한 단장과 자리를 같이함에 따라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관심사인 북한 철광석 수입이나 지하자원공동개발 추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의 철광석 매장량은 세계 4위다. 장 부회장은 현대그룹이 추진하는 개성관광과 금강산 관광사업 확대와 관련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장 부회장은 지난해 5월 금강산관광 등과 관련, 현정은 회장 등과 내금강지역을 답사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용어클릭] ●민족경제협력연합회 나진·선봉지대를 제외한 모든 북한 지역과 분야에서 남한기업들의 대북 투자 및 교역을 실무적으로 전담하는 곳으로 무역성 산하기관이다. 현대그룹의 금강산 관광개발 사업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금강산국제관광총회사와 고려상업은행도 민경협 산하이다.
  • STX, 현대 새주인으로 급부상

    중견 그룹 STX가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의 새 주인으로 급부상했다. STX 관계자는 30일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현대 야구단 인수 제의를 받았다.”면서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7일 신상우 KBO 총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프로야구의 현안인 현대 매각이 11월까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재는 또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나와 “협상 중인 곳은 대재벌과 탄탄한 중소기업의 중간치로 뻗어가는 기업”이라면서 “10월초까지 좋은 소식이 전해지리라 생각한다.”고 언급, 물밑 작업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STX측은 유니콘스 인수와 관련,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자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지만 KBO 관계자는 “이번주 초 정도면 큰 선(양해각서 체결)이 매듭지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STX는 1976년 세워진 쌍용중공업이 전신으로 2001년 이름을 STX로 바꿨다. 현재 팬오션, 조선, 중공업, 에너지, 건설 등 7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재계 서열은 지난 8월 기준으로 24위이며 올해 매출액은 1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STX가 야구단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기업 이미지 제고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주력인 해운·물류, 조선·기계, 에너지·건설 등이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아닌 탓에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STX가 유니콘스를 인수하면 현재 야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재계 서열 10위 안팎의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이미지 상승 효과가 있다. 또 프로야구단을 소유하는 것은 해외 사업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룹 오너인 강덕수 회장이 야구 명문 동대문상고(현 청원정보산업고) 출신으로 야구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는 것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STX가 유니콘스를 인수하면 일단 기존의 연고지인 수원에서 지내다가 돔구장이 지어지는 성남이나 안산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STX그룹이 경남 창원과 진해에 근거지를 두고 있어 경남 입성 관측도 나온다. 유니콘스를 인수하려다가 반대 여론에 밀려 포기했던 농협이 들어오려던 서울은 LG와 두산이 나눠 쓰는 잠실 외에 목동구장이 있지만 당장 사용하기 힘들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 KBO는 STX의 현대 인수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 가입금을 면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삼성 취업 “올핸 더 좁은 문”

    올해는 ‘삼성맨’ 되기가 힘들어진다. 특히 삼성전자 입사는 ‘바늘구멍’이 될 전망이다. 삼성그룹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대졸 공채 규모를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해보다 무려 1700명(20%)이나 덜 뽑는다.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 공채 규모는 지난해 대비 반토막났다. 삼성이 공채 규모를 축소하리라는 것은 일찍부터 예고됐지만 예상보다 축소 폭이 커 재계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삼성그룹은 28일 올 하반기 공채 규모를 3200명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채용인원(3550명)을 합하면 연간 6750명이다.2003년(6700명) 수준이다. 삼성의 ‘공채 시계’가 4년 전으로 거꾸로 돈 셈이다. 공채 규모가 준 것은 외환위기 당시 공채를 실시하지 않았던 1998년 이후 9년만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공채 규모가 8000명을 밑돌 것은 예상했지만 7000명도 안 되리라고는 생각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삼성은 2004년부터 계속 8000명 이상 신입사원을 뽑아왔다. 지난해에는 8450명을 뽑았다. 그룹측은 “청년실업 해소 차원에서 해마다 필요인원보다 여유있게 신입사원을 채용했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안팎 경영여건이 녹록지 않아 꼭 필요한 필수인원만 뽑기로 했다.”고 축소 배경을 설명했다. 주요 계열사별 공채 규모는 삼성전자 1000명, 삼성중공업 350명, 삼성엔지니어링 280명, 삼성물산 250명, 삼성증권 230명, 삼성전기 100명, 삼성SDI 50명 등이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전자 계열사들의 ‘인건비 줄이기’가 가장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2220명)보다 55%, 삼성SDI(200명)는 75%나 줄였다.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삼성중공업마저 지난해 수준(600명)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원서 접수는 다음달 1일부터다. 삼성이 이렇듯 공채 규모를 대폭 줄인 것은 그룹의 주된 ‘캐시 카우’(현금 창출원)인 반도체 수익 악화와 불투명한 미래 먹거리 등으로 인한 위기의식 확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 계열사별로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 전방위적인 ‘군살 빼기’를 시행 중이다. 앞서 현대차도 올해 채용규모(950명)를 지난해(1200명)보다 20% 줄였다. 계열사별 채용으로 전환한 LG그룹은 LG전자의 하반기 수시 채용 축소가 확실시돼 역시 전체 수혈 규모는 줄어들 전망이다.SK그룹(1000명)은 지난해와 비슷하다.취업정보 조사기관들은 4대 그룹이 공채 규모를 축소하거나 현상 유지함에 따라 아직 하반기 채용 규모를 확정하지 못한 다른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KAIST교수 15명 정년보장 심사서 탈락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이달초 열린 ‘테뉴어(tenure·정년보장) 교수’ 심사에서 신청 교수 35명 중 43%인 15명을 탈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5년의 계약기간으로 고용됐으며 앞으로 1∼2년 남은 재계약 기간 안에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지 못하면 퇴출된다. 1971년부터 테뉴어 제도를 실시한 KAIST에서 이처럼 교수들이 대량 탈락한 것은 처음이다.KAIST 관계자는 “인사상의 문제인 만큼 정확한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과거에도 일부 탈락자가 있었으며 이들이 조용히 학교를 떠나거나 재임용 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대량 탈락 원인은 지난해 7월 취임한 서남표 총장이 테뉴어 심사와 관련된 규정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서 총장은 ‘정교수 임용 후 7년 이상’이었던 신청 기준을 ‘신규 임용 8년 이내’로 조정하고 이 기간 내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퇴출되도록 했다. 특히 교수들의 성과 검증을 논문 발표 등의 양적 기준에서 탈피해 해외 전문가 및 국내 전문가 분석 보고서를 받는 등 질적으로 변화시켰다. KAIST의 한 교수는 “테뉴어 제도 자체가 신청한 교수들을 1차적으로 학과 차원에서 검증하는 만큼, 대량 탈락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다른 대학에 비해 철저하게 검증을 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MLB] 본즈 “굿바이 샌프란시스코”

    ‘고마워요 배리, 영원한 자이언트.’ 미프로야구 통산 최다 홈런(현재 762개)의 주인공 배리 본즈(43)가 15년간 정들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팬에게 고별 인사를 했다. 본즈는 27일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열린 정규시즌 마지막 홈 경기 샌디에이고전에 선발 출전했다. 지난 16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수비 중 오른쪽 엄지 발가락을 다친 이후 첫 출장이며 고별전이라 감격은 남달랐다.1986년 피츠버그에서 데뷔한 본즈는 1993년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한 뒤 줄곧 이곳에서 뛰어왔다. 수비하기 위해 본즈가 외야로 향할 때마다 팬들은 환호를 보내며 이별의 아쉬움을 표시했다. 곳곳에서 ‘고마워요 배리’란 플래카드가 그를 반겼다. 본즈는 이날 1·4회 땅볼에 그친 뒤 6회 우중간 뜬공으로 물러났다. 팀은 3-11로 졌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22일 본즈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구단이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공개했다. 현재 본즈의 거취는 정해지지 않았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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