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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대표기업] (30) CJ제일제당

    [한국의 대표기업] (30)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국민 조미료인 다시다와 밀가루·설탕·식용유 등 소재 식품제조사로 잘 알려져 있다. 더구나 삼성과 CJ의 역사와 전통을 고스란히 담은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오늘날 삼성의 모태가 CJ제일제당이었으며,CJ그룹을 낳은 산실이기도 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국내 최대 종합식품기업으로 급성장한 CJ제일제당은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전력 질주하고 있다. ●발빠른 M&A로 국내 종합식품 최강자로 부상 불과 3년전까지만 해도 CJ제일제당의 주력 사업은 설탕·밀가루·식용유 등 소재 식품군(群)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5년을 기점으로 가공식품과 신선식품 부문을 대거 확대하면서 국내 1위의 대표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가공식품의 빠른 성장은 발빠른 M&A가 기폭제였다. 지난 2005년 12월 ‘해찬들’을 인수, 국내 고추장·된장·쌈장 부문의 선두 업체가 됐다. 이듬해엔 삼호어묵으로 유명한 ‘삼호F&G’를 잡아 수산물 가공식품 쪽으로도 보폭을 넓혔다.2006년 말에는 ‘하선정종합식품’을 손에 넣으면서 기존 김치 부문을 강화했다. 젓갈과 액젓류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2005년에는 두부 사업을 핵심 신사업으로 지목, 투자를 본격화했다.2006년 9월 충북 진천에 두부공장을 증설하는 등 두부 사업의 볼륨을 한층 키웠다. 소포제를 첨가하지 않은 자연방식의 공법은 판매에 날개를 달아줬다. 단기간에 2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그해 10월 계란,11월 신선육 등으로 신선식품 사업을 다각화했다. 가공·신선사업의 성공은 2년만에 매출로 입증됐다.2007년 사상 처음으로 가공식품 매출(37.3%)이 소재 식품(33.6%)을 앞질렀다.2004년 9705억원이던 소재 식품은 지난해 9681억원으로 후퇴한 반면 가공식품은 같은 기간 5660억원에서 1조 737억원으로 배 이상 성장했다. 소재 식품은 2004년만 하더라도 매출 비중이 40%에 이를 만큼 주력사업이었다. ●두 번의 그룹메이커, 이젠 마이 웨이 CJ제일제당은 삼성과 CJ가 그룹을 이루는 데 자본과 인력을 제공한 ‘그룹메이커’이다. 두 그룹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1953년 ‘제일제당공업주식회사’로 출범한 CJ제일제당은 삼성그룹의 모태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삼성물산을 통해 번 돈으로 설립한 삼성그룹 최초의 제조업체다. 국민 생활에 필수인 먹거리를 만들어 소재 식품의 수입 대체 효과를 가져오는 한편 이를 토대로 만든 자금은 그 뒤 삼성의 기업인수 및 투자자본의 기초가 됐다. CJ제일제당은 1997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한 뒤에도 신규사업 발굴 및 M&A를 통해 오늘날 CJ를 만들어냈다. 실질적인 지주회사였다. 당시 식품, 제약, 사료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에서 지금은 ▲식품·식품서비스(식품, 외식, 베이커리, 식자재 유통) ▲생명공학(제약, 바이오) ▲엔터테인먼트(영화배급, 극장, 케이블방송) ▲유통(홈쇼핑, 물류) 등 4개 사업군을 거느리는 그룹으로 성장했다.CJ제일제당이 또한번 ‘그룹메이커’로 역할을 한 결과다. 지난해부터는 본업인 식품·바이오 사업에만 힘을 쏟고 있다. 계열사들이 각각 몸집을 불리면서 CJ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할 CJ㈜가 2007년 9월 설립됐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1997년 이후 꼭 10년만이다.1997년 당시 국내·외 8개 계열사 2조원대이던 매출은 2007년 국내·외 134개 계열사 10조 5000억원으로 5배나 커졌다.2008년 4월 기준 재계 자산 순위 23위다. ●공격경영…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 CJ제일제당은 2007년 CJ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덜어낸 뒤에는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공격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품사업 부문은 중국과 미국이 중심이다.2005년말엔 미국 식품업체인 ‘애니천’을 인수했다.2006년말에는 미국 냉동식품 업체인 ‘옴니’를 사들여 미국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3월에는 베이징 최대 국유 식품회사인 얼상(二商)그룹과 합작해 중국 두부 시장에도 발을 내디뎠다. 앞서 1996년 육가공 공장을 칭다오(靑島)에 내고 소시지 등을 판매한 데 이어 2002년 초에는 같은 지역에 다시다 공장을 완공,‘大喜大(중국어 발음으로 다-시-다)’라는 현지 브랜드로 제품을 팔고 있다. 사료 및 라이신 사업도 해외 개척이 활발하다. 사료 부문은 2007년 해외 매출(3900억원)이 국내(3370억원)를 앞섰다.1973년 사료사업을 시작한 이후 1991년 인도네시아 진출에 이어 필리핀, 중국, 베트남, 터키 등에 공장을 만들고 해외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 세계 2위 수준인 라이신 사업도 전망이 밝다.2005년 준공한 중국 생산법인은 2년 만에 흑자를 냈다. 지난해 8월 브라질에도 대규모 생산공장을 준공해 남미 시장도 공략 중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해외사업에서도 사업군을 불문하고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M&A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2013년 전체 매출 10조원 달성 목표 가운데 50%가 해외”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인도 갑부 재산 반토막

    지난 2003년부터 본격 상승행진을 벌이며 5년새 7배나 뛰어오른 증시 덕분에 천문학적으로 불어났던 인도 갑부들의 재산이 올 들어 증시가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반토막났다. 6일 인도 유력 경제일간 비즈니스 스탠더드는 뭄바이 증시의 센섹스지수가 지난 4일까지 불과 6개월만에 고점(1월8일 2만 873.33)대비 35.5%나 떨어졌다면서 이렇게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10억루피(약 243억 3000만원)이상의 재산을 가진 갑부는 411명으로 지난 1월보다 101명이나 줄었다. 특히 세계적인 거부 반열에 올랐던 갑부들의 재산 감소 규모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그중에서도 아닐 암바니 아닐디루바이암바니그룹(ADAG) 회장의 재산이 가장 많이 줄었다. 암바니 회장의 지난 4일 재산 평가액은 1조 1587억루피(약 28조 8000억원)로 무려 1조 3768억루피(약 33조 5000억원)나 줄었다. 또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DLF의 K P 싱 회장의 재산 평가액은 6231억루피로 1조1063억루피나 줄었다. 재계서열 1위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도 2조 1537억루피로 9769억루피가 감소했다. 그리고 최대 통신업체 바르티 에어텔의 수닐 미탈 회장의 재산은 8956억루피로 3124억루피가 줄어들었다. 인도 전문가인 조충재 롯데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인도 경제의 펀더멘털은 좋지만 세계적인 고유가와 식량 가격 폭등으로 인해 물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어 올 경제성장률이 7.5%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인도 증시가 외국인들의 매도 행진 속에서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하다.”며 “이에 따라 인도 갑부들의 재산 감소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경제5단체 채용 10% 늘리기 “글쎄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경제 5단체가 올해 신규 채용을 연초 계획보다 10% 이상 늘리는 캠페인을 펴기로 했다. 하지만 제대로 될지는 불투명하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과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등 경제 5단체장들은 3일 서울 코엑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기업은 올초 목표했던 수준보다 10% 이상 신규 채용을 늘리고, 중소기업은 1사당 1명씩을 추가 채용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경제단체의 발표에 대해 현실을 무시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무조건 늘리라고 하면 다 되는 것이냐.”면서 “1명이면 충분한 일을 2명,3명이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불쾌한 속내를 내비쳤다. 경제단체의 캠페인은 권고사항이어서 개별 그룹이나 기업이 지킬 의무는 없다. 이에 대해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회원사들에게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취업사정이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재계가 채용을 늘리기 위해 결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고국방문 감개무량… 평화군 늘려 국제사회 보답해야 ”

    “안녕하세요, 반기문입니다. 유엔 사무총장 취임 후 처음으로 고국을 찾아와 너무 기쁘고 감개무량합니다.” 3일 오후 1시2분 특별기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방한 소감을 밝혔다. 공군 의장대 행렬과 예포 19발이 울려퍼진 가운데 마중나온 한승수 국무총리와 함께 붉은색 카펫 위로 걸어나온 반 총장은 기다리고 있던 귀빈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 반 총장은 “한국에 새 정부가 출범했고 한반도 핵문제가 진전을 이룬 긍정적 발전시기에 방문한 것이 굉장히 의미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의 따뜻한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첫 일정은 유엔평화유지활동(PKO)차 레바논에 파병 중인 동명부대 장병 대표 10여명과의 간담회였다. 반 총장은 “유엔의 도움으로 한국전쟁이라는 비극을 극복, 발전하고 있는 데 대해 이제는 우리도 국제사회에 어느 정도 보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좀더 많은 평화유지군 참여가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약간의 유머를 섞어 “내가 한국 출신이라 한국에 기대하는 눈치를 많이 느끼고 있으니 그런 점도 참작해 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반 총장은 이어 한국인 최초 우주인인 이소연씨를 만나 “우주선이 발사된 날 나도 러시아를 방문, 발사 장면을 시청했다.”고 덕담했다. 이씨는 지난 4월 우주선 발사 때 한국과 유엔간의 우의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하기 위해 국제우주정거장으로 가져갔던 유엔기를 이날 반 총장에게 돌려줬다. 반 총장은 이어 유엔한국협회가 프라자호텔에서 주최한 리셉션에 참석,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등 주한외교사절과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이홍구 전 총리 등 정·재계 인사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반 총장은 기후변화와 식량·에너지위기, 개발원조 확대를 3대 글로벌 과제로 꼽은 뒤 “정치가들은 지리적 경계를 넘지 못하는 경향이 있으니 여러분의 도움없이는 사무총장은 성공할 수 없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또 “고국에 돌아와 너무 기쁘다. 한국에 더 일찍 오고 싶었지만 너무 많은 일들이 내 발목을 잡았다.”면서 “지난 1년 6개월간 최선을 다해 일한 것은 자랑스럽지만 모든 것을 이루지는 못했다.”고 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부산대, 연구실적 미달 교수 승진임용

    부산대가 연구실적이 미달되는 조교수를 부교수로 임용했다가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 1∼2월 부산대 교수 임용과 관련된 국민감사청구에 따라 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2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부산대 A조교수는 재계약(승진) 임용시 필요한 연구실적이 B학과 내부 심사기준에 미달, 스스로 임용을 포기했다.B학과 심사위원회도 이를 받아들여 A씨를 재계약 임용대상자에서 제외했고, 대학 인사위원회도 A씨를 재계약 임용대상자로 추천하지 않았다.그런데도 부산대는 A씨가 이 대학에 오기 전 다른 대학에서의 연구실적 4편 등을 모두 합산하는 방식으로 A씨를 부교수로 승진 임용했다. 감사원은 이에 부산대 총장에게 연구실적이 충족되지 못한 교원을 임용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하는 조치를 내렸다. 감사원은 또 외교통상부 등을 대상으로 외화예산지급시스템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외교부는 2003∼2007년 모 은행에서 예치한 예금을 외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우대환율을 적용받지 않아 1억 5000만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공관비용, 외자구매대금을 위해 외교부 등 각 부처가 필요로 하는 외화의 경우 한국은행의 외국환평형기금을 활용하면 외화매입 및 송금 수수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어 연 55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삼성의 실험] (하) 지배구조 답안을 찾아라

    [삼성의 실험] (하) 지배구조 답안을 찾아라

    한 재계 인사는 1일 “삼성이 몇 달간 해체작업을 준비했으니 뭔가 (지배구조)복안이 있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삼성의 한 ‘싱크탱크’ 멤버는 “삼성 사람들도 내심 그렇게들 짐작하는데 안타깝게도 정해진 방향이 정말 없다.”고 털어놓았다. 가장 고민되는 대목이지만 아직 ‘빈칸’으로 남아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이건희 전 회장)재판 결과와 국민여론을 봐가며 답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너경영 회귀·보험지주회사 설립 저울질 삼성이 발표한 10대 경영쇄신안 가운데 가장 손에 잡히지 않는 항목이 바로 이 지배구조이다. 삼성은 “시간을 두고 고민하겠다.”고만 말한다. 이건희 회장의 퇴진으로 삼성은 ‘오너경영’에서 계열사끼리 느슨하게 묶여 있는 ‘연합체’로 전환했다. 물론 이 전 회장은 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유사하다.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은 공식직함 없이 대주주 자격으로 현대중공업의 주요 의사결정과 사장단 인사에 관여한다. 현대중공업이 그룹이기는 해도 업종(중공업)이 비교적 단순한 반면, 삼성은 금융·제조·건설 등 업종이 다양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따라서 지금의 느슨한 연합체는 과도기 처방일 뿐, 궁극적 답안은 아니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엔 SK나 LG처럼 지주회사를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이유다. 다만 구씨·허씨 분가(分家) 이점이 있었던 LG나 지분구조가 비교적 단순했던 SK와 달리, 삼성은 현실적 제약이 많다. 계열사간 연결고리(순환출자)를 끊는 데만도 20조원이 들 것이라는 게 삼성의 추산이다. 게다가 대부분 상장사들이다. 주주 설득도 관건이지만 주가가 요동칠 경우 증시에 들어갈 수 있는 ‘비상 실탄’이 있어야 한다. 오너 일가의 경영권이 위협받지 않도록 사전 정지작업도 요구된다. 하지만 주시하는 눈이 워낙 많아 과거처럼 편법 동원이 여의치 않다. 삼성측은 “지주회사로 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내부적으로 형성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공언한 대로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을 (4∼5년에 걸쳐)해소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답이 찾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재판 결과와 여론 봐가며 결론낼 듯 지주회사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없지 않다. 삼성의 한 핵심인사는 사견을 전제로 “외환위기가 다시 오지 않는 이상 (부실 계열사를 곧바로 끊어낼 수 있는)지주회사 체제의 장점은 없다.”고 단언했다. 외환위기 때 선단(船團)식 경영의 폐해가 드러나 위축되기는 했지만, 한국식 오너경영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반어법이다. 조만간 해외로 떠나는 이재용(이건희 전 회장의 외아들) 삼성전자 전무의 몇 년 뒤 ‘컴백’을 계기로, 오너경영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열어 놓는 대목이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도 “지배구조 정답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도 최근 오너경영(가족경영)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삼성이 이 카드를 선택하려면 ‘국민정서법’이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여론을 설득하기가 만만찮아 보인다. 보험지주회사 방안도 거론된다.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를 묶어 보험지주회사를 설립, 이 지주회사가 삼성전자 등 제조 계열사를 자회사로 두는 방안이다. 단, 정부 승인이 있어야 한다. 제조 자회사를 허용하는 보험지주회사법이 통과되면 삼성의 선택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는 카드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은 “잘못하면 (삼성에)잃어버린 몇 년이 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손실인 만큼 사회는 (삼성의 쇄신 노력을)기다려주는 미덕을, 삼성은 오너일가의 영향력 유지에만 급급해하지 말고 큰 그림을 짜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명확한 기준 제시” “인터넷 여론 규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광고주 불매운동 게시물 삭제명령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긍정론과,“인터넷여론 규제”라는 부정적 평가가 엇갈렸다. 한 포털업체 관계자는 “포털이 자체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 방통심의위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고 한 만큼 명확한 기준이 제시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얼마나 구체적일지 의문”이라며 “가이드라인이 있어도 결국은 사안마다 방통심의위원회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것은 변함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앞으로 인터넷 여론 규제에 나설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한 인터넷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정부가 인터넷 여론을 규제하는 첫 선례이자 신호탄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털어놓았다. 네티즌의 의견도 찬반으로 나뉘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개방성을 생명으로 하는 인터넷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며 반발했다. 반면 탈법과 합법의 분명한 기준이 마련돼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네티즌들의 반박도 잇따랐다. 이번 판정으로 인터넷 포털의 정보유통 관리자로서의 책임은 더 커지게 됐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방통심의위 결정과 관련, 이날 법무팀 회의를 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상의 정보에 대해서도 법적인 잣대를 명확하게 들이대 불법 정보 유통을 금지하겠다는 게 정부의 의도로 보인다.”며 “포털들도 엄격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풀이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찬반이 갈리는 사회적 이슈가 생기면 아무래도 포털이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업차질을 우려했다. 재계는 환영 반응을 보였다. 전제경 전국경제인연합회 홍보실장은 “광고는 기업 경영활동의 일부”라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광고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앞서 전경련은 “광고주 불매운동은 시장경제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었다. 반면 ‘전국언론노조 등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은 이번 결정에 대한 위헌 소송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비정규직법 1년] 고용 질 되레 뒷걸음질… 임금 정규직의 60% 수준

    [비정규직법 1년] 고용 질 되레 뒷걸음질… 임금 정규직의 60% 수준

    1일로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된 지 1년을 맞아 노동 시장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근로자들은 여전한 차별과 비정규직보호법을 회피하기 위한 대량해고에 내몰린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고, 사용자들은 인력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정부도 양측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법개정 등 보완책을 마련중이다. 비정규직법의 명암과 개선방향을 알아본다. ●끝나지 않은 논란 비정규직법은 지난 2007년 7월1일 시행때부터 많은 문제점이 예상돼 왔다. 기간제·파견근로자 등 비정규 근로자들의 법정 사용기간을 회피하기 위해 무더기 계약해지와 외주화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이랜드, 코스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사업장은 여전히 노사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법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의심되는 계약해지 갈등은 공기업, 학교, 건설현장 등 모든 사업장에서 비슷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용보증기금·주택금융공사 등에서도 비정규직근로자의 계약해지를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외주화란 명목으로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일터에서 몰아내고 더욱 낮은 임금과 차별의 나락으로 내몰았다.”면서 비정규직법의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재계는 “최근의 일자리 증가세 둔화가 경기적인 요인에다 비정규직법으로 인한 고용 경직성도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3월 취업자는 2330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만 4000명이 증가하는 데 그쳐 지난 2005년 12월 이래 최저 수준이다. 비정규직보호법이 비정규직 규모는 줄였지만 동시에 전체 고용규모를 축소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300인 이상 대기업 104곳과 300인 미만 중소기업 181곳 등 모두 285곳의 기업을 대상으로 비정규직법 시행이 기업인력운용에 미치는 영향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9만여명 정규직 전환 하지만 긍정적인 변화도 없지 않다. 신세계백화점이 계산원 5000여명을 지난해 8월 정규직으로 일괄전환했고, 광주은행이 지난 3월 창구텔러직원 13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정규직 전환 사업장은 109곳, 공공기관 9206곳 등 9315곳이 정규직 전환에 참여해 9만 5000여명이 비정규직에서 벗어난 것으로 집계된다. 비정규직법이 시행되면서 지난 2005년부터 비정규직의 증가세가 주춤하기 시작했다. 노동부는 지난 2004년 8월 37%의 비정규직의 비율이 2005년 36.6%,2006년은 35.6%, 지난해 8월에는 35.9%대인 것으로 집계했다. 비정규직근로자의 차별을 바로잡는 사례도 계속되고 있다.6월 현재 2808명이 노동위원회에 각종 차별시정을 신청,1444명이 시정명령을 받아 정규직과 불합리한 차별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비정규직근로자의 평균적인 고용의 질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 3월까지 평균 임금은 127만 2000원으로 정규직 181만 1000원의 60.5%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정규직 평균 임금의 64.1%였다. ●기간연장이 새 쟁점으로 부상 정부와 한나라당은 비정규직 계약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 파견근로 업종 확대, 차별시정제도 개선 등을 추진중이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임금인상의 요인이 생겼을 경우 인상분의 30만원까지 법인세에서 공제해 주고 10인 이하 사업장이 고용보험에 가입하면 그동안 미납한 금액과 함께 가입 후 1년간 보험료를 면제해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능력개발을 통해 더 나은 직장의 정규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을 받는 동안 생계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노동계는 기간제 사용기간의 연장보다는 사용사유제한(임신이나 육아휴직 등 특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로 한정하고 있는 차별시정 신청자격을 노조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은종 단국대교수(경영학과)는 “사용기간을 3년 늘리는 등의 법 개정은 노동계의 반발과 함께 실효성이 담보될 수 없다.”면서 “차별의 효과적인 시정과 직업훈련의 기회를 확대해 비정규 근로자들이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김주성 총 7억1000만원 연봉 재계약

    지난 시즌 동부의 통합우승과 함께 트리플크라운(정규리그·올스타전·챔피언결정전 MVP)을 달성한 김주성(29)이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연봉 7억원 시대를 열었다. 동부는 30일 “김주성과 인센티브 4000만원을 포함해 7억 1000만원에 08∼09시즌 재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김주성은 ‘한 선수의 연봉이 샐러리캡(팀 연봉총액상한선)의 40%를 넘을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샐러리캡 17억원의 40%인 6억 80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08∼09시즌부터 샐러리캡이 17억원에서 1억원이 늘어남에 따라 7억원을 돌파하게 됐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일자리 줄이는 비정규직법 방치할 건가

    오늘부터 100인 이상 300인 이하 중소사업장도 비정규직보호법의 적용을 받는다. 이들 사업장도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시정과 사용시한 2년의 적용을 받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7월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비정규직보호법을 시행한 결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 못지않게 비정규직의 일자리를 줄이고 임금과 근로조건을 더욱 악화시키는 역기능도 적지 않았다. 이랜드 사태에서 보듯 비정규직을 근로조건이 훨씬 열악한 용역직이나 파견직으로 내몰았던 것이다. 정규직의 임금은 6% 오른 반면 비정규직은 오히려 0.1% 줄어든 데서 확인된다. 지난해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와 정치권, 노동계는 첨예한 대립을 거듭했다. 당시 여권과 재계는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과 차별 시정,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를 위해 비정규직보호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노동당과 노동계는 ‘비정규직 대량 해고법’이라며 맞섰다. 비정규직보호법 시행 1년이 지난 지금, 일부 대규모 사업장과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차별시정이라는 성과도 있었으나 비정규직 대량 해고와 채용 기피라는 부작용도 줄을 이었다. 비정규직에게 이 법이 보호와 배제라는 ‘양날의 칼’로 작용했던 셈이다. 정부와 정치권, 노사는 이 법의 문제점을 뻔히 알고 있음에도 손을 놓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촛불정국에 함몰돼 비정규직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 대규모 사업장 노조의 이익만 대변해온 노동계는 중소사업장의 조직화되지 않은 비정규직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결국 비정규직보호법 확대 적용의 부담은 중소사업장의 노사가 모두 떠맡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된다면 중소사업장의 경영 여건과 근로환경은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노사정은 머리를 맞대고 비정규직보호법의 모순을 바로잡아야 한다.
  • “신성장 동력 찾아라”

    “신성장 동력 찾아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신성장 동력을 찾으라.”고 특명을 내렸다. 이미 인수전 참여를 선언한 현대건설을 포함해 새 먹거리를 발굴하라는 주문이다. 29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 회장은 지난 주말 경기 용인 현대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임원 리더십 워크숍’에서 이같이 지시했다. 현 회장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변화에 창의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핵심역량을 키우자.”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의 잇단 증권사 인수 등에 대한 경계감도 깔려 있어 보인다. 이에 따라 현 회장이 구상하는 새 먹거리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1순위는 현대건설 인수다. 현대측은 “현대건설이 매물로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다양한 동력원을 찾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 회장은 현대해상 사장 출신의 새 ‘전략가’(하종선)를 영입했다. 현대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화물 전문 항공사 신설과 중소기업 인수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는 물류 계열사(현대상선, 현대택배)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현대아산의 덩치를 키우는 방법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워크숍에는 신임 하종선 전략기획본부장(사장)을 비롯해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 송진철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등 90여명이 참석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삼성의 실험](상)불신의 벽 넘어라

    [삼성의 실험](상)불신의 벽 넘어라

    삼성그룹이 7월1일 ‘뉴삼성’으로 새 출발한다. 오너(이건희)와 전략기획실이라는 강력한 구심점 대신 느슨한 연합체로 전환, 계열사별 독립경영을 실험한다. 거느린 계열사 59개에, 딸린 식솔만도 25만명이다.2·3차 협력업체까지 감안하면 삼성의 실험은 그들만의 실험이 아니다. 스스로도 불안감과 기대감을 내비치는 ‘가보지 않은 길’이다. 삼성의 실험이 성공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지난 한 주, 서울 태평로 삼성그룹 본관은 어수선했다. 화물 전용 엘리베이터가 공사 자재를 분주히 실어날랐고, 때아닌 이삿짐 행렬이 이어졌다.22층에 입주해 있던 삼성전자 홍보팀이 그 건물 26층으로 옮겨가느라 생긴 부산함이었다. 삼성전자는 가을쯤 서울 서초동 신사옥으로 이사한다. 불과 몇 달 뒤면 또 이삿짐을 싸야 하는데 굳이 ‘중간 이사’를 한 이유가 뭘까. 표면적인 이유는 “사무실이 너무 비좁아서”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그룹의 한 임원은 29일 “전략기획실이 해체됐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삼성전자 홍보팀이 옮겨간 26층은 바로 전략기획실, 옛 구조조정본부가 있던 곳이다. ●전략기획실 해체 진정성 반신반의 시각도 이는 삼성의 고민을 잘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뉴삼성’의 핵심은 그룹체제 변화다. 종전의 ‘총수-전략기획실-계열사’ 삼각편대에서 전략기획실이 사라진다.1959년(당시는 비서실)부터 밉든 곱든 50년 가까이 의지하고 눈치봐온 ‘사령탑’이자 ‘시어머니’가 사라진 것이다. 새 변화에 적응하는 것도 큰 숙제이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과제는 안팎의 못미더워하는 시선을 해소하는 일이다. 한때 삼성에 몸담았던 한 재계 인사는 “삼성이 전략기획실 사람들을 각 계열사로 내려보냈지만 위치이동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전략기획실 출신들이 잠복근무를 통해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는 우려다. 실제, 이같은 시선은 삼성 내부에도 존재한다. 한 삼성 계열사 임원은 “이학수 전략기획실장이 삼성전자 고문으로 물러나지만 솔직히 경영에서 완전히 손 떼는 것인지 반신반의”라며 ‘고문 경영’ 가능성을 제기했다. 삼성도 이같은 시선을 잘 안다. 삼성측은 “그래서 굳이 26층 전략기획실 사무실을 없앤 것”이라며 “워낙 엄청난 변화이다 보니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도 긴가민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번 경영 쇄신 의지의 진정성을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략기획실은 “완전한 해체”라고 거듭 쐐기를 박았다. 계열사 이동을 앞둔 한 전략기획실 핵심관계자는 “전략기획실이 아직 살아있고, 그래서 예전처럼 큰 투자나 계열사간 이견 조정을 뭍밑에서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이제부터는 그야말로 각 계열사들이 홀로서기를 해야 하며, 최고경영자(CEO)들의 역량도 진정으로 심판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학수 “산에나 다닐 것”… 영향력 행사 가능성 일축 일각의 ‘이학수 실장 건재론’도 일축한다. 이 실장은 주변 지인들에게 “(고문으로 직함이 바뀌는 내일부터는)산에나 다니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등산 등 개인시간을 거의 가져본 적이 없는 그다. 이 실장은 “당장은 재판 준비를 열심히 하겠다.”면서 “30여년 만의 은퇴인 만큼 재판이 끝나면 주변 정리에 좀 더 개인적 시간을 가질 생각”이라고 소회를 털어놓았다고 한다. 그를 잘 아는 한 인사는 “(이 고문이)사무실에는 일주일에 한두번밖에 출근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벌써 이달만 해도 사장단회의에 계속 불참하는 등 현안보고에서 제외됐는데 (정보없이)어떻게 막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5대그룹 한 임원은 “시민단체들이 아무리 여론을 몰아가더라도 삼성이 당당하게 공개조직을 만들어 전략기획실 순기능을 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비장한 선택을 한 삼성의 의지와 노력을 좀 더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공기업이 ‘정규직 전환’ 역행

    다음달 1일부터 비정규직보호법이 직원 10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시행되는 것을 앞두고 일부 공기업에서 법 시행 전에 해고를 하고 있어 부작용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4개월 미만 변형근로계약 체결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는 50명의 계약직 직원 중 오는 30일 계약이 만료되는 17명에게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2년6개월 동안 근무해 온 이들은 다음달 1일부터 비정규직법이 확대 적용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예정이었다. 신용보증기금도 채권추심업무에 종사하는 125명의 비정규직 가운데 계약기간이 만료된 6명에 대해 재계약 불가 방침을 전했다. 이들은 11개월짜리 근로계약을 한 차례 갱신해 22개월 동안 일해와 무기계약직 전환을 앞두고 있었다. 신용보증기금에는 채권추심업무에 종사하는 125명을 포함해 모두 250여명의 계약직 직원이 일하고 있다. 비정규직 보호에 앞장서야 할 공기업이 무기계약직 전환 요건인 24개월 이상의 지속적인 근로를 막기 위해 짧게는 2개월에서 11개월까지의 변형적인 근로계약을 체결해 왔다.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계약직 직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회사는 회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금융공사에서 일하다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A씨는 27일 “‘원래 하나의 회사였던 신용보증기금에도 같은 사무를 처리하는 일자리가 있으니, 그곳에서 일하게 해 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공기업이 오히려 비정규직을 재생산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2년 이상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를 맡아 온 9266개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7만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두 기업에서는 지난 5월까지 한 명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았다. ●기업 63%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한편 노동부가 비정규직법 시행 1년을 맞아 100인 이상 기업 146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63%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조치(1명 이상을 전환한 경우도 포함)했다. 조사대상 기업의 64.9%는 앞으로도 정규직 전환을 계획하고 있고 시점에 대해서는 61.5%가 ‘현 근로자의 계약기간 만료시’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조사 대상 기업들 중에는 여전히 도급이나 파견전환(19.9%), 비정규직 일자리 감축(20.6%), 비정규직의 교체사용(21.4%) 등으로 비정규직보호법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재계, 정부에 쓴소리

    최근의 사회·경제상황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식에 대해 재계가 쓴소리를 쏟아냈다. 재계는 경제를 살리는 데 온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26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포럼 인사말에서 “촛불시위로 사회가 진통을 겪으며 경제사정도 나빠지고 있다.”면서 “특히 일자리가 많이 없어지면서 ‘100만 백수가장’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실업자들이 양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등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강하게 끌고 가지 못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면서 “정부가 자기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이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협상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고, 노동계는 쇠고기 수입반대 등 노조활동과는 무관한 정치파업을 7월1일부터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고 우려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전국 71개 상공회의소 회장단은 이날 대전 리베라호텔에서 경제난국 극복을 위한 각계 동참 호소와 상공인의 노력을 다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상의 회장단은 성명에서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속에 미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와 일부 노조의 강경투쟁 움직임까지 겹쳐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와 화합의 정신으로 경제난국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부·국회·노동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정부에 대해서는 “어떠한 장애가 있더라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과 경제 살리기를 위한 정책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며 일관된 정책 시행을, 국회에는 “조속한 국회 정상화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각각 주문했다.김성곤 안미현기자 sunggone@seoul.co.kr
  • [Seoul Law] 기업사냥 저지 등 경영권 방어에 도움 M&A시장 위축… 탄력적인 법 해석을

    [Seoul Law] 기업사냥 저지 등 경영권 방어에 도움 M&A시장 위축… 탄력적인 법 해석을

    “투기자본의 기업사냥 저지 등 경영권 방어에 도움이 될 것이다.”“M&A시장이 위축될 것이다.” 이번 판결에 대한 변호사업계와 재계의 엇갈린 반응들이다. ●마구잡이식 기업인수 제동, 환영 법무법인 광장의 김상곤 변호사는 “남의 재산을 담보로 대출받아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을 넓게 인정한다면 불순한 자금을 대거 끌어와 우량기업을 마구잡이식으로 인수할 수 있는 폐해를 낳을 수 있다.”고 이번 판결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주태 전경련 기업정책팀 선임조사역은 “LBO방식은 외환위기 직후처럼 주로 회사 자산이 그 잠재능력에 비해 저평가되었다고 판단되는 경우, 많이 이용한다.”면서 “관련 규제를 지나치게 풀어버리면 악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기업에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인수합병에서 공격수단과 방어수단을 균등하게 주는 게 대안이라고 본다.”면서 “현재는 공격수단은 많고 방어수단이 없어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지평·지성의 이병기 변호사는 “외상으로 주주가 돼서 회사를 인수한다고 가정해 보면 주식 60%를 가진 사람이 회사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면 나머지 40% 주주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영 판단에 따른 경영 행위 제한 우려도 부정적 의견도 있다. 법무법인 세종의 이상현 변호사는 “기업인에 대한 배임죄를 엄격히 규제하면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경영행위가 제한된다.”면서 탄력적인 법 해석을 요구했다. 이 변호사는 “법 형식 논리로 보면 담보제공회사와 대출금을 받는 회사가 분리되면 배임죄가 성립하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새 투자자를 물색해서 회사를 회생시키는 방식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대출받는 회사와 담보제공회사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 배임이라고 하는 것은 법 형식 논리에 빠져 엄격한 법 해석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원에서 기업사건을 담당하다 개업한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기업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만들 수 있는 M&A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 대기업 사내변호사도 “일반인들이 보기에 자기 돈 안 들이고 기업을 인수한다는 것은 정서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LBO 방식이 기업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도의 금융기법으로 무장한 투기세력이 정보 비대칭을 이용해 ‘장난’ 혹은 ‘농간’을 부리면 선량한 피해자가 다수 생길 우려가 높다.”고 덧붙였다. 오이석 강국진기자 hot@seoul.co.kr ■용어클릭 ●기업 인수합병(M&A) 인수합병(Mergers and Acquisitions)은 인수와 합병을 아울러 부르는 말이다.‘인수’는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의 경영권을 얻는 것이고,‘합병’은 둘 이상의 기업들이 하나의 기업으로 합쳐지는 것이다. 인수합병은 성격에 따라 상대 기업의 동의를 얻어 경영권을 얻는 우호적 인수합병과 상대기업의 동의 없이 경영권을 얻는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구분된다. ●차입매수(LBO;Leveraged Buyout) 피인수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투자자금을 빌려(leveraged) 저가로 회사를 사들인 다음(buy out), 대대적인 투자로 기업가치를 올린 뒤 여러 배의 차익을 남기는 기업 인수합병 기법이다. ●경영자매수(MBO;Management Buyout) 기업의 전부 또는 일부 사업부나 계열사를 해당 사업부나 회사 내에 근무하는 경영진과 임직원이 중심이 되어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매각사업부 임직원들은 우리사주 담보대출이나 회사의 도움을 받아 사업을 인수하게 되며 임직원들의 퇴직금을 인수자금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 25억달러 外資유치… ‘관광제주’ 순항

    25억달러 外資유치… ‘관광제주’ 순항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2002년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국토해양부 산하 공기업으로 제주를 디자인하고 세계에 세일즈하는 독특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JDC는 이를 위해 ▲영어교육도시 ▲헬스케어타운 ▲첨단과학기술단지 ▲신화역사공원 ▲서귀포관광미항 ▲휴양형 주거단지 조성 등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6대 핵심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박 터트린 외자유치 JDC는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재계 6위 버자야 그룹으로부터 서귀포시 예래동에 건설을 추진 중인 휴양형주거단지에 대한 25억 달러 투자를 이끌어 냈다. 국내 관광개발사업 분야 외국인 투자액으로는 사상 최고액이다. JDC 관계자는 “불교신자인 버자야그룹 탄스리 회장의 사업 성공을 기원하는 특별법회를 제주도에서 열어주는 등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말했다. 휴양형 주거단지는 2011년까지 서귀포시 예래동 74만 3700㎡의 부지에 주거·레저·의료 기능을 결합하는 사업으로 제주가 국제적인 휴양관광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JDC는 기대하고 있다. ●헬스케어타운·영어교육도시 조성 박차 JDC는 6대 핵심 프로젝트 가운데 아직 닻을 올리지 못한 헬스케어타운과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귀포시 동흥동 147만 7000㎡에 들어설 헬스케어타운은 제주를 세계적인 의료관광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곳에 건강동(건강검진센터 재활·대체의료센터), 의료동(특화 전문병원, 장기 요양시설), 연구동(국립노화예방연구소, 신약연구소) 등을 유치한다는 구상. JDC는 4월 서울대병원과 업무제휴 협약을 맺었고 최근 정부가 제주에 영리 의료법인을 허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 앞으로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도 정부의 국내·외 영리 학교법인 허용 등으로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영리법인 허용으로 외국 명문 사립학교가 이곳에 분교를 만들고 이익금을 본교로 가져 갈 수 있게 돼 투자유치에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JDC는 제주도와 함께 세계 유명 사립학교 유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서귀포시 대정읍 385만 6000㎡에 들어설 제주영어교육도시에는 2013년까지 초·중·고 등 12개교와 외국 대학·대학원을 유치한다. ●경영진 재신임받아 사업 탄력 감사원은 지난 3월 초부터 6주 동안 9명의 감사관을 JDC로 보내 강도 높은 감사를 벌였다.2006년 9월 제주대 교수직을 버리고 취임한 김경택 이사장을 겨냥한 표적감사라는 소문이 돌았었다. JDC 관계자는 “새 정부의 공기업 평가에서 현 경영진의 외자유치 노력과 실적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면서 “김 이사장이 내년 9월까지 남은 임기 JDC를 계속 이끌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 출신인 김 이사장은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경력도 갖고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靑수석 전면 교체] 정정길,李대통령과 ‘6·3사태’때 옥고

    [靑수석 전면 교체] 정정길,李대통령과 ‘6·3사태’때 옥고

    혹자는 “정정길이 누구야?”라고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만큼 정정길 대통령실장 내정자는 일반 국민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행정학회 회장을 역임한 그는 행정학계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해온 인물이다. 대학 졸업 후 3년간 농림수산부에서 공무원으로 일했고,30여년간 학자로 국가조직을 집중 연구하면서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자문위원장 등으로 활동한 덕택에 공무원들을 많이 알고 공무원 조직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전언이다. 그와 만난 적이 있는 한 교수는 “공무원들을 그냥 아는 정도가 아니라 상당히 깊숙이 관계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공무원 조직에 대한 이해도 높아 ‘대통령의 경제리더십’이란 저서를 낸 그는 국내 대통령학 1세대로 불리지만,‘연구형 교수’라기보다는 ‘행정가형 교수’라는 평을 많이 듣는다. 2003년부터 울산대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전국 대학종합평가에서 최우수 점수를 받는 등 학교 경영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활달한 성격과 친화력에 경북고-서울대 법대 학연을 중심으로 정·관·재계 유력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워 ‘마당발’로 통한다. 굳이 비유하자면 이수성 전 국무총리 같은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는 1964년 한·일 국교정상화 반대 시위(6·3사태)에 참여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던 정 내정자는 고려대 상대 학생회장이던 이 대통령 등과 함께 옥고를 치렀다. 이명박 정부 조각 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제의를 받았을 정도로 이 대통령이 신임한다. 김동권 서울대 교수는 “두 사람은 가까운 친구 사이”라고 했다. ●류우익 전 실장·정몽준의원과도 친분 두터워 정 내정자는 전임자인 류우익 실장과도 인연이 깊다. 정 내정자가 서울대 대학원장일 때 류 전 실장이 교무처장이었다. 그래서 류 전 실장의 추천설이 나오지만, 청와대는 부인했다. 정 내정자는 또 울산대 학교재단이사장인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과도 친분이 두텁다. 이번에 청와대로부터 대통령실장직을 제안받은 뒤 지난 19일 정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했을 정도다. 정 내정자는 1990년대 중반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시절 특강에 나섰던 정 최고위원과 인연을 맺었으며, 정 최고위원은 2003년 그를 울산대 총장으로 영입했다. 이같은 두 사람의 ‘특수관계’를 들어 정 내정자의 기용이 차기 대권주자인 정 최고위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미묘한 해석도 나온다. 이밖에 조해녕 전 대구시장, 박철언 전 장관, 이명재 전 검찰총장, 친박무소속연대 이해봉 의원 등이 정 내정자의 경북고-서울대 법대 동기들이다. ●행정철학은 ‘개혁보다 안정´ 중시 정 내정자의 행정철학은 개혁보다는 안정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흔들고 뜯어고치는 것보다 기본틀을 튼실히 하는 데 방점을 찍는다는 것이다. 그는 노무현 정부의 국정운영을 ‘사회 혼란기에 나타나는 국정 경험 없는 아웃사이더들의 정치’로 묘사한 적이 있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승만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한다. 정 내정자가 경제중심적 리더십을 강조한다는 측면에서는 이 대통령과 같고 관리형 리더십을 강조한다는 측면에서는 이 대통령을 보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성남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학자들이 행정부에 들어가면 행정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 혼선을 빚는 게 일반적이지만, 정 내정자는 이명박 정부의 위기를 적절하게 조정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권 교수는 “정 내정자의 정치 성향은 강경보수와는 거리가 있고 중도에 가깝다.”면서 “현 정부의 코드와도 큰 이질감이 없어 국정을 무난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반면 서울대의 다른 교수는 “정 내정자를 개혁적 인사로 분류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정 내정자의 국정운영 능력이 검증된 적이 없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정 내정자는 두주불사형은 아니지만 폭탄주를 마다하지 않고 노래방에서 가수 냇 킹 콜의 ‘투 영(Too Young)’을 즐기는 등 팝송도 가리지 않는다.“누구는 해주고 누구는 안 해줄 수 없다.”는 이유로 결혼식 주례는 사양한다. 대학 시절 스터디그룹에서 만난 이화여대 출신 부인 홍태화(64)씨와 1남2녀. ▲66세 ▲경남 함안 ▲경북고 ▲서울대 법대 ▲농림수산부 기획계장 ▲경북대 법정대 부교수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미 브루킹스연구소 객원교수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한국행정학회 회장 ▲중앙인사위원회 자문회의 의장 ▲정부기능조정위원회 위원장 ▲서울대 대학원장 ▲울산대 총장 강원식 김상연 이문영 이경원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이 대통령 새출발 다짐 주목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으로 촉발된 촛불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다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22일 대국민담화 발표에 이어 두번째다. 이번에는 한껏 더 몸을 낮추면서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 조급한 마음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미국과의 관계 회복을 서두르다 보니 식탁의 안전에 대한 국민의 심려를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국익을 지키고 국가의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재협상’을 선언하지 못하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각계 지도자들의 조언대로 국민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이해를 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대통령 특별회견까지 쇠고기 추가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광우병 공포를 불식시키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 이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가 식탁에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재협상을 요구하는 민심과는 여전히 괴리가 있다. 다만 ‘밀실추진설’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대운하 공약에 대해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은 잘한 일이다. 또 가스·전기·물·건강보험 등 민생관련 4대 공공부문의 민영화 계획이 없다는 점을 천명함으로써 촛불시위의 동력 차단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 대통령도 우려하듯이 고유가의 여파로 우리 경제는 지금 몸살을 앓고 있다. 산업현장에서는 ‘생계형 파업’이 줄을 잇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의 일신을 약속하면서 국민들의 고통 분담과 위기극복 노력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정부가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솔선수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경제운용방향도 안정 최우선으로 다시 짜야 한다. 그리고 재계는 ‘비즈니스 프렌들리’의 과실만 챙기려 할 게 아니라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약속을 지켜야 한다.
  • [대한민국 60돌 미래로 세계로] (3) 경제대국을 향해 뛴다

    [대한민국 60돌 미래로 세계로] (3) 경제대국을 향해 뛴다

    건국 60년의 경제는 한마디로 ‘한강의 기적’으로 요약된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경이적인 기록은 한국 경제의 저력 그 자체였다. 하지만 압축성장의 어두운 그림자도 있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한국 경제는 또다른 도전을 요구받고 있다. 도전은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다.60년간 우리 경제의 변천과 산업현장의 주역들인 기업의 눈부신 업적 등을 되돌아 보고 글로벌의 파고를 넘는 ‘60년의 미래’를 짚어본다. ■ 소비자물가·경제규모로 본 과거 60년 달걀 1개면 서울시내에서 버스를 5.5번 탈 수 있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달걀이 아주 귀했던 1948년 건국 시절의 얘기다. 당시 달걀 1개의 가격은 24.8원(圓)으로 서울 시내버스 요금 4.5원(圓)의 5.5배였다. 건국 60년을 맞은 2008년은 어떨까. 2008년에는 거꾸로 달걀을 5.5개를 모아야만 서울서 버스 한번 탈 수 있다. 달걀 한개 가격이 2008년 현재 163원, 서울시내 버스비는 900원으로 역전됐기 때문이다. 달걀은 60년 전에 비해 6572배(두 차례 화폐개혁 반영해 2008년 가격×1000)가 올랐지만, 서울시내 버스비는 달걀 상승분보다 3배 이상 더 올라 20만 배가 됐기 때문이다. 이는 서울신문이 19일 한국은행에 요청해 1948년 건국 이후 60년 간의 생필품 가격변동을 살펴본 결과다. 한은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60년 동안 1만 1216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쇠고기 5만 2920배·쌀 1만 7943배 올라 상품별로 쇠고기(500g)는 255.8원(圓)에서 5만 2920배가 오른 1만 3537원이다. 돼지고기는 237.5원(圓)에서 8458원으로 올라 3만 5612배가 뛰었다. 쇠고기가 돼지고기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많이 오른 것이다. 한은 물가통계국은 “1945년에는 쇠고기는 15.8원인 반면 돼지고기는 21.7원으로 더 비쌌다.”면서 “일하는 소가 먹는 소로 인식이 바뀌면서 1948년부터 가격이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소주는 83원에서 942원으로 1만 1349배, 밀가루는 102.1원에서 1454원으로 1만 4241배,80㎏ 쌀은 8875원에서 15만 9242원으로 1만 7943배 올랐다. 금 1g은 1401.6원에서 3만 1489원으로 2만 2466배 올랐다. 특히 광복부터 건국까지 3년간은 주요 생필품이 약 11배(1000%)가 올라, 살인적인 물가상승으로 고통받았던 서민들의 애환을 짐작할 수 있다. 주식인 쌀은 3년간 286.5원에서 8875원으로 약 31배가 상승했고, 서울시내 버스요금도 0.16원에서 4.5원으로 28배가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로 살펴보면 1945년부터 ‘광복 60년’간 소비자물가는 약 11만배 상승했지만,1948년부터 ‘건국 60년’은 1만 2000배로 대폭 축소된다. 이 역시 건국 직전 3년간의 인플레이션을 짐작하게 한다. ●1인당 국민소득 1만9053배로 확대 건국이후 60년간 경제규모는 1만 9053배(달러 기준으로는 746배)로 확대됐다.6·25 전쟁이 끝난 해이자 통계작성 시점인 1953년 473억원(13억달러)에 불과하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007년에 901조 1886억원(9699억달러)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1인당 국민소득도 1953년 67달러에서 1995년 1만달러를 돌파했고,2007년에는 12년 만에 2만달러를 돌파하는 기념비적인 해가 됐다. 경제성장률은 1954년 5.6%였고 2007년에는 5.0%였다. 자동차 총보유대수는 2008년 5월 현재 1667만대로 1945년의 7326대와 비교해 2200배가 증가했다. 자동차 생산 대수는 1955년 7대에서 2007년 408만 6308대로 엄청나게 증가했다. 선박 건조량은 1만 8955대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88만원 세대’ 저자 우석훈 교수가 보는 미래 60년 지역마다 고부가가치 산업 분산 통해 4만달러 시대로 “우리나라 휴대전화가 세계 ‘넘버 원’인 것은 국내의 소비자들이 가장 깐깐하기 때문입니다. 시민과 업체가 끊임없이 함께 토론하고 대안을 찾은 결과죠. 이는 집중을 통해 ‘2만달러 시대’를 맞이했다면 다양한 목소리들의 분산을 통해 4만달러 시대로 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모든 유행어는 시대의 조류를 품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88만원 세대’라는 표현이 유행어로 떠오른 것은 20대 비정규직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는 전직 말지 기자인 박권일씨와 함께 저서 ‘88만원 세대’를 내놓으면서 시대의 화두를 던진 경제학자다. 우 교수는 지난 60년의 한국 경제를 ‘압축성장’이라는 단어로 정리한다‘한강의 기적’이라는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일궈낼 수 있었지만 경제적인 불균형이란 부작용을 낳았다고 말한다. 이러한 사회적 불균형을 푸는 게 새로운 도약의 시작이라고 우 교수는 지적한다. 이는 유럽의 예와 같이 국가도, 시장도 아닌 ‘시민’이 경제 활동의 주역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크게 국가가 운영하는 경제와 시장 중심 경제로 구분한다면 스위스나 덴마크 등 유럽 대부분의 나라들은 협동조합 등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회적 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4만달러 시대’를 맞았습니다. 자원투입형 경제는 이미 ‘과거의 유산’이라는 뜻이죠.”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 시대에서, 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 문턱에 와 있는 한국 경제의 수준을 감안했을 때 물량을 투입해서 이윤을 창출하는 기존의 구조는 불가능하다는 게 우 교수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우 교수는 기존의 양을 늘리는 ‘집합의 경제’가 아닌 질을 높이기 위한 ‘분산의 경제’ 체제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좋은 국민경제’의 틀을 갖추는 것은 이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분산의 경제는 구나 동 등이 실제로 한 단위가 돼 경제 활동을 펼치는 것입니다. 또한 지역 경제가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과학과 기술 분야에 충분한 사회적 투자가 진행돼야 하죠. 그러나 부동산 투기로 3∼4년 만에 몇 배의 이윤을 챙길 수 있는 상황에서 누가 투자하고 연구하겠습니까. 결국 독점과 투기를 줄이지 않고서는 좋은 국민경제를 만들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규모를 키워 2만달러 시대를 맞았다면 사회를 더 효율적으로 재편하고 의사소통을 활발히 진행시켜야 4만달러 시대로 갈 수 있습니다.” 우 교수는 일본의 사례를 조언한다.90년대 초부터 10년 동안의 헤이세이 공황을 겪었지만 교토 등 지역 경제는 중앙과 달리 탄탄하게 유지됐다. 그래서 다시 안정적인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역이 중심이 된 분산의 경제는 자연스레 대규모 공장 대신 경쟁력 있는 소규모 공장 체제로 재편된다. 이때의 자원은 석유가 아닌 지식과 문화다. 우 교수는 “우리는 훌륭한 전통을 물려받은 문화국가인 데다 지난 30년 동안 공업을 발전시켜 본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면서 “스위스의 시계브랜드인 스와치 등과 같이 지역에 맞는 정밀기계나 소재, 정밀화학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일으킨다면 전 국토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성장 중시<60·70년대>→세계화·IMF체제<90년대 초·중반>→분배<2000년대 전후> 경제 패러다임 변화 ‘성장, 분배, 그리고 세계화.’ 우리나라 경제의 60년을 농축하고 있는 키워드다. 1960년대 경제 개발은 성장을 위한 정부 주도의 계획경제였다고 볼 수 있다.1·2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은 경제도약의 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1970년대는 중화학공업과 수출 중심의 정책이 추진됐다. 지역간 균형발전을 목표로 새마을운동이 도입된 것도 이 때다. 매달 대통령의 수출확대회의 주재,10대 종합상사 설립 등 전폭적 지지로 10년간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46%였다. 지난 77년에는 수출 100억달러의 위업을 달성했다. 반면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한 수출지상주의는 대기업이 재벌로 성장하는 토대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성장이 이데올로기화되면서 정치·사회발전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고,1·2차 석유파동과 만성적인 물가상승 등으로 ‘복부인’이란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10·26사태 직후인 1980년 경제성장률은 -2.1%,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8.7%였다. 자연스레 안정성장에 초점이 맞춰졌고, 연 평균 물가성장률을 5%의 틀로 만든 것도 이때부터였다.80년대에는 북방외교 추진, 과거 공산권 국가와의 교류 및 교역확대, 해외투자 증가 등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무리한 성장정책과 노동력 착취 등은 노사분규를 태동시키는 요인이 됐다. 1993년 등장한 문민정부는 ‘세계화’의 흐름이 경제정책을 주도했다.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했고 우리나라는 다음해인 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 이에 따른 외환규제 완화는 외환위기를 부르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외환위기는 경제의 전반적인 패러다임을 확 바꿨다. 전면적 구조개혁이 이어졌고 무리한 성장정책은 안정적인 성장으로, 한편으로는 ‘성장의 그늘’로 여겨진 소외계층에 대한 분배정책이 경제정책의 근간으로 자리잡았다. 국민의 정부에 이어 분배정책에 치중했던 참여정부는 2003년 경제성장률이 3.1%로 뚝 떨어지면서 저성장 논란에 휩싸였다. 동시에 성장과 분배, 그리고 세계화가 서로 맞물리면서 정책적 우선순위를 놓고 적잖은 논쟁을 불러왔다. 분배중심의 경제정책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성장과 글로벌 경제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연평균 7% 경제성장,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7대 경제강국을 의미하는 ‘747공약’도 이런 토대에서 출발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섬유·가전으로 성장…반도체·車로 글로벌 기업 배출 80년대 이후 수출 효자 ‘선박’ 대표기업 수출품 변천사 1980년대의 일이다. 삼성전자는 한 식당 주인에게서 변상 요구를 받았다. 세탁기가 막혔으니 물어내라는 요구였다. 서비스팀이 출동해 조사해보니 배수관에 감자 껍질이 무수히 쌓여 있었다. 세탁기에 감자를 넣고 돌리면 껍질이 잘 벗겨진다는 경험담이 입소문을 타면서 식당 주인들이 너도나도 감자를 ‘빤’ 것이다. 처음엔 “황당한 요구”라며 실소하던 삼성전자는 그러나 결국 세탁기를 고쳐줘야 했다. 제품 설명서에 ‘빨랫감 외에는 넣지 마시오.’라는 문구를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년 뒤 미국에서 애완고양이를 목욕시킨 뒤 털을 말리려고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다가 고양이를 잃은 할머니에게 이 전자레인지를 수출한 일본 가전업체가 수억달러를 물어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역시 ‘음식물 외에는 넣지 말라.’는 경고를 빠뜨린 탓이었다. 일련의 이 사건들은 삼성을 비롯해 앞만 보고 내달리던 국내 기업들에 ‘소비자의 권익’을 의식하게 했고, 한걸음 더 나아가 기업의 ‘사회 책임’을 고민하게 했다. ●철광석·포목·오징어로 버텼던 ‘기업 태동기’ 한국 기업의 역사는 1896년 서울 배오개 고개에 둥지를 틀고 옷감 등을 내다팔던 박승직상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늘날의 두산그룹 효시다. 구인회상점(1931년,LG 모태), 삼성상회(1938년, 삼성 모태), 현대토건사(1947년, 현대 모태), 선경직물(1953년,SK 모태) 등도 잇따라 태동했다. 하지만 근대 기업이 본격적으로 뿌리내린 것은 1950년대 중반이라는 게 대체적 견해다. 미국 달러화에 의지한 ‘원조 경제’ 시대였다. 김성수 경희대 교수는 이 시기 경제의 특징을 “돈벌이 자체에 집착한 천민형 자본주의”라고 정의했다. 주된 수출품도 가공하지 않은 원재료였다. 지식경제부 통계에 따르면 1961년 수출 1,2위 상품은 철광석(530만달러)과 중석(510만달러)이었다. 오징어(5위)와 활선어(6위)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섬유·가발·가전 꽃피운 ‘고도성장기’ 70년대 들어 한국 경제는 질적으로 도약했다. 중공업 비중이 1975년 처음으로 경공업과 같아지더니 이내 역전했다.‘국산 1호’ 타이틀을 건 치약, 라디오, 전화기, 흑백TV, 세탁기, 자동차 등이 줄줄이 쏟아졌다. 중동 특수가 일면서 건설업도 급성장했다.70년대가 LG(당시 금성)의 시대였다면 80년대는 현대의 전성기였다. 그래도 수출 저변은 섬유·의류산업이 떠받쳤다. 1970년 섬유는 단일품목으로 무려 3억달러 이상을 수출하며 1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그 유명한 가발(3위) 수출도 이 때 이뤄졌다. 정부 주도 ‘계획경제’의 빛과 그림자가 심화된 것도 이 무렵이다. ●반도체·자동차·선박 앞세운 ‘글로벌 성장기’ 80년대 말의 3저(低) 호황과 88서울올림픽 개최에 힘입어 정부와 기업들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민주화 바람을 타고 노사분규도 급증했지만 ‘고도성장’에 묻혔다.1995년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평균 매출 증가율(27.7%)과 영업이익률(11.3%)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최고 기록이다. 산업구조에도 또 한차례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반도체, 선박, 컴퓨터, 철강 등이 수출 주력상품으로 전면 부상했다. 반도체는 1992년 수출 1위 품목(68억달러)으로 처음 올라선 뒤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동차도 ‘포니 신화’를 연 지 20년 만인 1995년, 연간 100만대 수출을 돌파했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도 깊듯이’ 1997년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경제가 크게 휘청댔다. 재계 판도도 바뀌었다.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재계 서열 1위(자산 기준)는 현대(54조원)였다. 삼성은 52조원으로 2위였다. 그로부터 11년 뒤인 올 4월, 삼성(144조원)은 현대차(74조원)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며 부동의 1위 자리를 굳혔다. 롯데가 ‘빅5’로 올라선 것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해서다. 반면, 대우, 한라, 진로, 고합, 해태 등 10개가 넘는 재벌그룹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벤처 버블 붕괴’의 고통도 뒤따랐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해외 현지생산 확대 등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이 본궤도에 오르고 주주 자본주의가 뿌리내린 것은 이 시기의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IT 경쟁력으로 中 추격 막아야” 미래 성장모델은 “회사가 10년,20년 후에 뭘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이다.”(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5년 전에는 미래를 준비할 시간으로 10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5년간을 여러분(임직원)이 그냥 까먹었다. 이대로 가면 5년 안에 망한다.”(최태원 SK그룹 회장) “해외 진출과 인수합병(M&A)에 대비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실행역량을 강화하라.”(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미래를 걱정하는 대기업 총수들의 발언에는 한치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 냉혹한 ‘비즈니스 정글’의 생존명제가 녹아있다. 멈추는 순간 쓰러지고마는 굴렁쇠처럼 진화의 노력을 계속하지 않는 기업은 언제건 과거의 영화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역사가 증명한다. ●변화·혁신 없인 지속적 성장 어려워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55년 국내 100대 기업에 들었던 곳 가운데 50년이 흐른 2005년에도 순위에 들어있는 곳(상호변경 포함)은 CJ,LG화학, 현대해상, 한진중공업, 대림산업, 한화, 한국전력 등 7개에 불과했다. 기업집단으로 따지면 64년 10대그룹 중 지금도 10대그룹인 곳은 삼성과 LG뿐이다. 변화와 혁신은 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특히 앞으로는 한국기업 고유의 성장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따라 배울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많았다. 미국식이나 일본 또는 유럽식 경영모델 중 적합한 것을 선택해 따라가면 됐다. 실제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이런 벤치마킹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다르다. 김신(경희대 교수) 한국기업경영학회장은 국내기업에 특징적으로 부과된 과제를 ▲소유와 경영에서 어떠한 기업행태를 만들어 내느냐 ▲한국기업이 처한 기업지배구조를 어떠한 방식으로 선진화하느냐 ▲초일류 기업으로서 어떠한 글로벌 경영전략을 수립하느냐 ▲이제까지 세계가 보지 못했던 혁신 제품을 어떻게 개발하느냐 ▲선도기업으로서 국제가격과 기술주도권을 어떻게 획득하느냐 ▲한국형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구현하느냐로 요약했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의 성공적인 발전상을 앞으로도 이어가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기업의 장점과 단점,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철저히 분석하고 여기에 한국적 특수성이라는 변수들을 집어넣어 우리만의 새로운 기업모형과 경영이론을 창출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활용도에 미래경쟁력 달려 이와 함께 많은 전문가들이 국내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로 첫머리에 꼽는 것이 세계의 공장 중국의 활용이다. 거의 모든 산업부문에서 중국의 맹추격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버릴 것과 살릴 것을 명확히 구분해 강점있는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산업기술재단 전망에 따르면 현재 한국이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 이동통신장비, 디지털TV, 냉연강판 등은 2010년 중국 우위로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MP3플레이어 등에서는 이미 2004년을 전후로 중국에 역전을 허용한 상태다.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나라들에 대한 진출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을 지칭하는 ‘브릭스(BRICs)’ 국가들을 필두로 베트남·인도네시아·터키·멕시코 등이 꼽힌다.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비상하고 있는 중동 등 산유국도 국내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반드시 승리해 쟁취해야 하는 주력시장이다. ●규모 큰 세계시장에 집중 투자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 높고 세계시장 규모가 큰 분야에 대한 집중투자도 중요하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제품·서비스와 정보기술(IT)·생명공학(BT) 등의 결합·융합 부문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IT 분야의 경쟁력을 지렛대 삼아 에너지, 헬스케어, 환경 등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연료전지 등을 핵심으로 하는 에너지산업, 건강과 장수의 꿈을 실현하는 생명산업, 개인과 기업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부티크·투자은행 등이 유망분야로 꼽힌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사설] 비정규직 보완대책 서둘러라

    다음 달부터 비정규직보호법 적용대상이 100인 이상 300인 이하 중소사업장까지 확대된다. 지난해 7월 공공기관과 대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비정규직보호법을 적용한 결과, 비정규직을 일자리에서 내모는 등 법 제정취지와 상반된 역효과를 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직까지도 매듭지어지지 않은 이랜드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따라 노동계는 비정규직 사용요건을 보다 엄격하게 제한하고 사용기한도 2년에서 1년으로 줄일 것을 요구했다. 반면 재계는 사용기한을 3년으로 늘리고 파견근로의 대상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맞섰다. 우리는 비정규직보호법 제정 이후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지난달 임금근로자는 1년전에 비해 47만 8000명 늘어난 반면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각각 9만 4000명,7만 3000명 줄었다. 경기 침체의 영향도 있지만 비정규직보호법 적용 확대를 앞두고 중소 사업장들이 ‘아웃소싱’ 등을 통해 비정규직 일자리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1년 전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 빚어졌던 부작용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처럼 다급함에도 여권은 어제 갖기로 했던 비정규직대책 당정협의를 무기한 연기했다고 하니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한나라당은 최근 재계의 요구를 수용하는 형태로 비정규직보호법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는 비정규직 일자리를 줄이고 있는 부작용에 대한 대책도 되지 않을뿐더러 노동계의 반발만 초래할 게 뻔하다. 따라서 우리는 섣불리 비정규직 사용시한에 손대기보다 비정규직보호법 확대 적용부터 유보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일자리를 줄이지 않으면서 비정규직도 보호할 수 있는 방안부터 강구한 뒤 법 적용을 확대하는 것이 순리에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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