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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GS “대우조선 공동 인수”

    포스코와 GS그룹이 대우조선해양 공동 인수에 나선다.9일 컨소시엄 구성에 전격 합의했다. 이에 따라 13일로 예정된 대우조선 본입찰을 앞두고 인수전 판세가 요동치게 됐다. 당초 포스코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던 SK그룹은 에너지 경쟁사인 GS그룹의 제휴에 따라 불참을 결정했다. GS그룹 지주회사인 GS홀딩스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와의 공동 컨소시엄 구성방안을 의결했다. 포스코는 10일 이사회를 열어 공동 컨소시엄 구성방안을 승인할 예정이다. 양측이 합의한 컨소시엄 지분율은 50대50이다. GS와 포스코는 이날 똑같은 내용의 발표문을 통해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응해 외자 유치를 확대하고 조선의 전후방 산업인 철강과 에너지를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제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각각 유럽계 은행과 중동계 투자가들에게서 대규모 외화자금 유치를 눈앞에 두고 있어 이번 공동 컨소시엄 구성 합의로 두 곳 모두에서 중장기 외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은 이와 관련해 포스코-GS 컨소시엄의 법률적 타당성 검토에 착수했다. 양측의 컨소시엄 구성 계획을 10일 문서로 공식 제출받아 ‘구성방식이 기준과 원칙에 합치되는지’ 법률적으로 검토한 뒤 이날 중 결론을 낼 예정이다.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으면 일단 포스코-GS 컨소시엄이 대우조선 인수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경쟁후보인 한화그룹과 현대중공업은 “승부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며 각각 완주 의지를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휘청대는 세계금융] 얼어붙은 유럽 자금시장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 금융시스템을 강타했다. 각국 정부는 잇따라 공적자금 투입 등 금융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부도위기에 몰린 아이슬란드는 러시아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애초 유럽 각국은 여유만만한 태도였다. 프랑스 정·재계는 “영미식 금융자본주의가 드디어 한계를 드러냈다.”고 비웃었다. 독일 정부는 “금융위기는 단지 미국에 국한된 문제일 뿐”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유럽 각국은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의 구제공조 요청도 거절하고 자체적인 해결방안을 찾는데 골몰했다. 그러나 상황이 급변했다. 지금은 “유럽 상황이 미국보다 훨씬 급박하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자금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었다. 유럽 은행들은 자금시장에서 돈을 차입해 예금과 대출 사이 차액을 메워 왔다. 그런데 최근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돈줄이 말라버린 것이다. 대출 규모가 예금의 140%에 이르는 유럽 은행들로서는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점도 은행들에 큰 부담이다. 대출 규모는 큰데 담보 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특히 미국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채권에 투자했던 금융회사들은 엄청난 손실로 한계선상에 몰려 있다. 문제는 많은데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금융전문가들은 “유럽 각국의 이해가 엇갈리면서 상황이 더욱 꼬여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재무부는 금융위기에 대한 대책을 포괄적으로 주도할 수 있지만 유럽연합(EU)은 그게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런던 도이체방크 토머스 메이어는 “EU 회원국의 납세자들은 자기 돈이 다른 나라 금융시스템을 구제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직접 작곡한 CD 들고 다니며 발전기금 모았죠”

    “직접 작곡한 CD 들고 다니며 발전기금 모았죠”

    “암울했던 일제시대 때 여성의 힘으로 중앙대의 모태인 중앙보육학교를 설립한 임영신 박사 이후 굴곡의 현대사와 함께 해왔지요.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이제는 ‘세계의 중앙’으로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확실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부합니다.” 10일 개교 90주년을 맞는 박범훈(60) 중앙대 총장의 소감이다. 개인적으로는 “모교 출신 총장으로 90주년 생일을 치르게 돼 더욱 감회가 깊다.”고 피력했다. 총장 재임 시절 두산그룹을 새로운 학교법인(이사장 박용성)으로 영입한 것도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학교재단이 바뀌는 등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두산과 인연을 맺으면서 새로운 100년의 터전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연구중심대학 기반… 지식창조 대학으로 “4,5년 뒤에는 경기도 하남시에 ‘글로벌 캠퍼스’가 탄생되며 약학대학 및 자연계열 R&D센터와 기숙사를 착공하는 등 이미 중앙대의 새로운 역사는 시작됐습니다. 아울러 로스쿨 유치에 성공, 경영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등과 함께 3개 전문대학원으로 명실상부한 연구중심대학의 기초도 만들어졌지요. 이러한 미래성장의 동력을 바탕으로 개교 100주년 때에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세계적 수준의 지식창조 대학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그는 2005년 2월 국악인으로는 처음으로 대학총장에 올라 화제가 됐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대학 운영에도 남다른 노력과 열정을 쏟았다. 취임 이후 “대학이 살아남으려면 개혁과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늘 입버릇처럼 강조했다.2018년까지의 중앙대 개혁 프로그램이 담긴 ‘CAU2018’을 발표, 유사 학과 통폐합 및 정원감축 등 체질개선에 주력했다. 결국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8개의 학과를 과감히 구조조정, 연구중심 대학으로 확 바꿨던 것. 이와 함께 대학행정을 고객만족중심의 서비스행정으로 바꾸기 위해 ‘행정문화 체인지업(Change-Up)’운동을 벌여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평소 정·재계 등 넓은 인간관계를 활용,130억원이란 전례없는 대학발전기금을 유치해 학교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 대목에서는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은 포도주 들고 뛰어다녔지만 나는 직접 작곡한 CD를 들고 뛰어다녔다.”며 웃는다. ●“총장 직선제는 화합에 어려움 있어” 그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 이번 학기가 마지막인 셈이다. 그는 직선제로 총장에 뽑혔지만 재임 도중 스스로 직선제를 없앴다.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직선제는 화합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어느 대학이든)재단이 확실한 교육철학과 이념으로 방향 제시가 돼 있다면 누구나 총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원한 음악인이듯 항상 처음처럼 학교발전에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쏟을 것이라면서 “지나온 90년의 역사 위에 새로운 100년의 길을 열어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재계, 비상 경영체제로

    재계가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그룹별로 이미 비상경영에 돌입한 곳도 있지만 금융·실물경기의 동반위기 조짐이 심상찮다고 보고 재계 전체가 초비상 체제로 전환한 모습이다.●삼성·LG·SK 수뇌부회의 소집 잇따라 LG그룹은 7일 구본무 회장 주재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각 계열사 경영진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원 세미나를 열고 정신 재무장에 나섰다. 구 회장은 “전 세계적 경기침체로 하반기 사업이 상반기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때 환율, 금리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보다 철저히 대비하고 차별화된 전략 수립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주문했다.“상황이 어려울수록 실력을 갖춘 기업은 빛을 발하게 된다.”는 독려도 잊지 않았다. 삼성은 8일 수요 사장단회의를 열어 그간의 금융·실물경기 모니터링 결과를 보고받고 앞으로의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건희 전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결과가 10일 나올 예정이어서 이래저래 삼성은 초긴장 상태다.●MK,“전화로 확인말고 현장 직접 뛰어가라” 현대·기아차그룹은 지난 6일 정몽구(MK) 회장 주재로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김용환 경영기획실 사장, 김승년 구매총괄본부장(사장) 등 그룹의 핵심 수뇌부가 참석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금의 경제위기에 신속 유연하게 대처하려면 조직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그러자면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임원이든 사원이든)앉아서 전화로 대충 확인하려 들지 말고 현장에 직접 뛰어가서 눈으로 확인하라.”고 일침을 놨다. 정 회장은 “이번 위기를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지 않으면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지 못한다.”며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6일 임원회의를 소집해 “불확실 변수가 많은 이런 때일수록 시나리오 경영이 중요하다.”며 계열사별 비상체제 돌입을 지시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안도했다가 다시 환율 복병을 만난 항공업계도 비상체제다.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은 “환율이 치솟아 비상체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며 “달러 결제를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어 결국은 ‘쥐어짜기 전략’을 당분간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對美차 수출 5년 만에 최저치…반도체는 더블딥 재계 분위기가 이렇듯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은 실물경기 적신호가 곳곳에서 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대한 자동차 수출은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대미 국산차 수출은 3만 3074대를 기록했다.2003년 7월(2만 9487대) 이후 5년 1개월 만의 최저치다. 미국의 자동차 구매 자체가 급격히 줄고있기 때문이다.9월 미국시장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96만 5160대에 그쳤다.100만대를 밑돈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다. 바닥을 치는 듯 했던 반도체 시장도 ‘더블딥’(침체 뒤 반짝 회복하다가 재침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업체들이 투자를 줄이고 있지만 지난 3년간의 과잉 투자를 해소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더블딥이 지난해처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겠지만 내년 초까지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재계가 무조건 움츠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샌디스크 인수를 계속 추진 중이다. 현대차도 다음달로 예정된 브라질 완성차 공장 착공식을 그대로 강행한다.최용규 류찬희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변연하 공백’ 이미선이 메웠다

    ‘농구명가’ 삼성생명의 올시즌 기상도는 ‘몹시 흐림’ 정도일 터. 에이스 변연하가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국민은행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정덕화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뒤늦게 이호근 감독을 영입하면서 이렇다 할 전력보강조차 없었다. 전문가들이 지난 시즌 준우승팀 삼성생명에 대해 “4강플레이오프 진출도 장담할 수 없다.”는 냉혹한 평가를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 하지만 기우였다. 삼성생명은 5일 구리시체육관에서 열린 08∼09여자프로농구 금호생명과의 시즌 첫 경기에서 가드 이미선(23점 7어시스트 11리바운드)의 트리플더블급 활약과 촘촘한 지역방어를 앞세워 62-54로 승리, 만만치 않은 저력을 뽐냈다. 이미선과 함께 ‘국대(국가대표) 3총사’로 불리는 박정은(3점슛 5개·19점 7리바운드)과 이종애(9점 9리바운드)도 제몫을 해내며 신임 이호근 감독에게 첫 승을 선물했다. 반면 최강 신한은행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던 금호생명은 3점슛 20개를 던져 4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하는 등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됐던 외곽슛 난조를 풀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호근 감독의 컬러가 확연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삼성생명은 초반부터 끈끈한 지역방어와 빠른 공수전환으로 금호생명을 압박했다. 금호생명도 전면강압수비와 지역방어를 바꿔가며 맞섰지만, 가드 대결에서 이경은이 이미선에 밀린 데다 높이의 우위를 살리지 못한 채 3점포를 무더기로 맞아 무너졌다. 이날 MVP로 뽑힌 이미선은 “(변)연하의 포인트(점수)를 나머지 선수들이 나눠서 해야 한다는 생각에 모두들 더 공격적으로, 열심히 뛴 것 같다. 올시즌 더 빨라진 농구를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여자프로농구 감독 데뷔전에서 승리한 이 감독은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했는데 선수들이 약속된 수비를 잘해줬다. 전보다 득점력이 약해져 수비가 안 되면 승산이 없었다.”면서 “첫 경기의 중요성 때문에 고참들을 거의 풀타임으로 기용했는데 점차 어린 선수들의 출전 시간을 늘리겠다.”고 말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게이샤의 부활?

    게이샤의 부활?

    일본의 전통 예기(藝妓)인 게이샤를 지원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구시대 가치로 돌아가려는 젊은층의 분위기를 방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총선을 앞둔 보수여당 자민당으로서는 반가울 법한 얘기다. 영국의 더 타임스 일요판은 마이코(게이샤 연습생)에 입문한 사람이 올 들어 벌써 100명을 넘어섰다고 5일 전했다.100명이 넘은 것은 50년만으로,30명 남짓에 불과했던 예년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1700년대 초반 등장한 게이샤는 일본의 접대문화를 대표하는 예술적 존재로 성장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흥주점이 불법화되자 게이샤들은 공장 근로자 등으로 탈바꿈했다.1970년대 후반에 그 숫자는 1만 7000명으로 줄었고, 본고장인 교토와 오사카에는 현재 200명 남짓한 게이샤가 남아있을 뿐이다. 하지만 최근 일본 젊은 여성들이 분칠한 얼굴과 새빨간 입술, 기모노로 대변되는 게이샤의 세계에 자진해 발을 들여놓고 있다. 더 타임스는 젊은층 사이에서 안정적인 보수사회로 회귀를 꿈꾸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을 곁들였다. 높은 실업률과 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의 사회’에서 전통과 안정을 바라는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술로 먹고 사는 사람’이란 어원처럼 게이샤는 문화를 파는 존재라는 점도 젊은이들에게는 매력적이다. 게이샤는 웃음을 파는 접대부가 아니라 가무, 화술에 두루 능해야 한다. 물론 높은 보수도 한몫한다. 게다가 게이샤가 되기만 하면 정재계의 내로라하는 거물급 인사들을 주고객으로 맞을 수 있다. 그러나 마이코 10명 가운데 9명은 험난한 수련과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중도포기할 만큼 ‘게이샤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국민연금 빠진 대우조선 인수전 희비

    1조 5000억원의 종자돈을 앞세워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참여를 검토해온 국민연금공단이 2일 ‘불참’ 쪽으로 기울면서 인수 후보들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겉으로는 한결같이 “이상 무”를 외치지만 속으로는 득실을 따지며 분주한 모습이다.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포스코 대세론 이상기류? 가장 표정이 어두운 곳은 포스코다. 출전을 다짐했던 우군이 돌연 철군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항간에 국민연금의 포스코 선택설이 파다했던 터라 당혹감은 커 보인다. 물론 공식 반응은 “개의치 않는다.”이다. 한 관계자는 “자금 확보 차원보다는 대우조선의 성장 수익을 국민들에게 일정부분 환원하기 위해 (국민연금을)잡으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더라도 국민연금 유치에 성공했을 경우, 사실상 승기에 쐐기를 박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포스코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포스코 대세론’ 이상기류설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GS·한화 “차라리 잘 됐다”…現重 ‘무관심’ GS와 한화그룹도 “돈보다는 국민연금이 갖는 공공 상징성 때문에 손 잡으려 한 것이라 국민연금이 빠져도 자금 조달에는 아무 영향없다.”고 못박았다. 재계의 한 인사는 “객관적 판세는 포스코가 앞서는 형국이라 국민연금이 GS나 한화의 손을 잡았다면 싸움이 더 볼 만해졌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래서 더 흥미로워졌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연금이 포스코와 손잡았다면 ‘싱거운 승부’가 됐을 것이라는 논리에서다.GS와 한화가 자신들이 선택되지 않은 것에 아쉬워하면서도 “최악의 조합(국민연금-포스코)은 피한 것 같다.”며 내심 안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한화의 기류다. 한화측은 “국민연금이 (언론 보도와 달리)불참을 확정한 게 아니라 일주일 뒤로 결정을 미뤘다는 얘기가 있다.”며 ‘막바지 뒤집기’ 가능성을 계속 열어 놓았다. 실상 국민연금에 가장 공들인 곳은 한화다. 한화가 국민연금의 ‘원금 보장(풋백옵션)+연 11% 수익률’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설도 있지만, 확인 결과 ‘원금 보장+연 10% 안팎’으로 드러났다. 수익률 조건만 놓고 봐도 포스코보다 2%포인트,GS보다 1%포인트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마음은 포스코를 향하면서도 훗날 ‘더 좋은 조건(한화)을 놔두고 왜 이런 선택을 했느냐.”는 책임론이 제기될 것을 우려해 발을 뺐다는 관측도 있다. 현대중공업은 아예 국민연금 유치전에 뛰어들지 않았다.“굳이 원금보장까지 해줘가며 끌어들일 만큼 아쉽지 않아서”라는 게 이유이지만 대우조선 인수의지가 별로 없다는 관측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증권가,“축제에 손님이 줄었다” 조인갑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축제에 손님이 줄었다.”며 대우조선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인수·합병(M&A) 모멘텀으로 기대했던 자산가치 할증 값을 30%에서 10%로 축소하고 목표주가는 3만 9000원으로 대폭 낮췄다. 인수 후보 가운데 포스코가 낙폭(-4.81%)이 가장 컸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중순쯤 우선협상자가 선정되면 재무적 투자자(F1)가 아닌 단순 투자자(대출) 형태로 국민연금이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최용규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美 구제금융안 부결]“경영계획 무의미” 대기업들 비명

    “달러를 풀자니 내 코가 석자이고, 쌓자니 정부 눈치가 보이고….” ‘돈맥경색’이 심화되면서 대기업들도 시름에 잠겼다. 인수·합병(M&A) 실탄 등 달러화 비축이 절실한 내부 사정과 대기업들이 달러를 좀 풀라는 정부 채근 속에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내년 경영계획은 아예 뒷전이다. 지금쯤이면 슬슬 경영계획 초안 마련에 들어가지만 국내외 금융시장 요동에 따른 ‘시계(視界) 제로’로 손도 못대는 실정이다. 정유·항공업계는 천문학적인 환차손 부담까지 겹쳐 거의 ‘패닉’(공황) 상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얼마 전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날 모든 작업을 ‘올스톱’했다. 현대·기아차그룹도 “12월 경영계획 수립을 앞두고 통상 이맘 때부터 기초 경영여건 조사에 들어가지만 워낙 변수가 많아 재무팀이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10월 중순쯤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두산그룹은 “현재 확실한 것은 내년 상반기가 최악이라는 점”이라며 “아직 내년 경영기조가 나오지 않았지만 최대한 비용을 절감하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의 ‘달러 기근’이 심화되자 정부는 대기업을 향해 “달러를 풀라.”는 메시지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수출환어음 매각(네고) 자제도 요청했다.A기업 관계자는 “달러를 풀어서 해결될 상황이라면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지만 지금은 전 세계 금융시장이 연동돼 있어 그럴 형편이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M&A 등을 준비 중인 기업들의 고민은 더욱 깊다. 미국 샌디스크 인수 추진을 공식 선언한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인수자금 58억여달러(약 7조원)가 필요하다. 달러를 한 푼이라도 더 비축해야 하는 처지인 것이다. 자금조달 비용 상승도 근심거리다. 이런 가운데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인수자금 마련 등을 위해 대한생명 일부 주식의 해외 매각을 추진 중이어서 눈길을 끈다. 성공하면 상당액의 달러가 국내로 들어오게 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올 3분기(7∼9월)에 3000억원 이상의 환차손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덜 올랐던(평균 100원) 상반기에도 3400억원의 환차손을 봤다. 내부에서 “원폭 투하”라는 비명이 나올 만하다.GS칼텍스도 3분기 순익이 적자로 반전될 것이 확실시된다. 원유수입대금 등 정유업계 전체의 외화빚은 70억∼80억달러로 추산된다. 업계 한 임원은 “현재 원·달러 환율이 지난 6월 말(1040원)보다 160원가량 올라 단순 환차손만 1조 1000억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항공업계도 죽을 맛이다.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대한항공은 연간 2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75억원 손실을 본다. 류찬희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이명박대통령 러시아서 위로 전화

    김영삼 전 대통령은 부친 김홍조옹의 빈소가 차려진 마산 삼성병원에 이날 정오쯤 도착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부인 손명순 여사의 손을 잡고 부친의 영정 앞에서 한참 묵념한 뒤 헌화했다. 빈소에서 김 전 대통령은 눈가에 눈물이 고인 채 “며칠 전 병문안을 했을때 겨우 힘을 내 ‘자네, 잘 있거라.’라며 힘을 내 말을 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러고는 전혀 눈길조차 주시지 않더니만…”이라며 부친의 마지막 모습을 회상했다. 이날 빈소에는 김 전 대통령 가족들을 비롯해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 등이 조문객들을 맞았다. 김 전 대통령은 매우 정정한 모습인 데 비해 부인 손 여사는 양쪽에서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아 걷는 등 거동이 불편해 보였다. 빈소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대중·전두환·노무현 전 대통령, 최규하 전 대통령 유가족, 김형오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이 보낸 조화가 놓여 있었다. 빈소안 오른쪽에는 이 대통령, 왼쪽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나란히 놓였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박근혜 의원,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비롯해 정·관계와 재계·언론계 등 각계에서 보낸 조화 150여개도 빈소 입구까지 줄지어 놓였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5분쯤 김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위로의 뜻을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 주어 감사하다.”고 말했다.마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단독] CJ 임직원 차명계좌 40여개 추적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개인자금을 관리하던 직원이 조직폭력배와의 동업자금을 대출받기 위해 이용한 CJ 계열사는 이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가 관리한 이 회장의 개인자금 180억원이 CJ 임직원 40여명의 차명계좌로 운용된 사실을 확인, 돈의 흐름을 쫓고 있다. 29일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이 회장의 돈 수백억원을 관리해온 CJ그룹의 전 재무팀장 이모(40)씨는 조직폭력배 출신 박모(38·구속기소)씨와 강화도 온천개발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CJ 계열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 명의로 105억원을 대출받았다. 박씨는 이 대출금으로 친척이 운영하는 I건축사무소 명의로 토지를 매입했다. CJ 쪽은 “이씨가 담보도 없이 자금을 빌려주는 등 수상한 정황을 알게 된 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곧 바로 근저당권 설정과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이 회장이 전체 지분의 42%, 장남 선호군이 38%, 장녀 경후양이 20% 등 이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가진 이 회장 일가 소유의 회사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2007년 감사에서 I건축사무소에 106억원을 장기대여했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회계 보고까지 된 회사 명의의 투자 사실을 최대주주이자 사실상 실소유주인 이 회장이 몰랐을 리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CJ 쪽은 “이씨가 감사로 재직하면서 도장 등을 보관, 사문서를 위조해 모든 서류를 꾸민 사실을 이 회장은 나중에야 알았다.”고 밝혔다. 2006년 6월 설립된 씨앤아이레저산업은 CJ그룹의 후계구도에 있어 ‘종잣돈 마련’이라는 중요 역할을 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인천시 굴업도에 2013년까지 3910억원을 투자해 종합휴양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분 38%를 보유한 이 회장의 장남 선호씨는 이 사업에서 얻을 수익으로 지주회사가 될 CJ그룹의 지분을 살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재계의 관측이다. 이씨를 비롯, 이 회사의 이사·감사 등 임원진이 대부분 이 회장의 개인자금 관리를 맡아온 CJ 전·현직 재무팀장 및 재무담당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은 이 회장과의 연관성을 방증한다. 이에 이씨가 씨앤아이레저산업 명의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재산 증식’을 위한 이 회장의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차명계좌로 의심되는 CJ 임직원 명의의 계좌 40여개에 대해 계좌추적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차명으로 운영된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들이 드러났다.”며 “계좌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이경주기자 wisepen@seoul.co.kr
  • [Best CEO 열전] (6) 박찬법 금호아시아나그룹 항공부문 부회장

    [Best CEO 열전] (6) 박찬법 금호아시아나그룹 항공부문 부회장

    “부드러우면서도 원칙에 반하는 일에는 털끝만치도 타협할 줄 모르는 합리적 카리스마가 넘치는 최고경영자(CEO)” 박찬법 금호아시아나그룹 항공부문 부회장에 대한 재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박 부회장은 국내 제2민항인 아시아나항공 출범 2년 뒤인 1990년 아시아나에 ‘탑승’했다. 영업담당 임원으로 시작, 글로벌항공사 CEO에 오른 항공 전문 경영인이다. 그는 화학·건설·항공부문으로 구성된 그룹 주력사업의 한 축을 떠받치고 있다. 재계에서는 언변이 뛰어난 CEO로도 잘 알려졌다. 그와 말문을 트면 서너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최근 집무실에서 시작한 인터뷰도 점심식사, 교육장까지 동행하면서 4시간동안 이어졌다. ●영업으로 다진 항공 전문 CEO 세간에서 궁금해하는 것부터 물었다. 오너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박 부회장은 “난 (전남)영광 촌놈이다. 선대 회장이나 지금 회장과는 친인척 관계나 학연이 전혀 닿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1969년 ㈜금호에 입사해 아프리카·중동·미국·홍콩 등 해외무역 영업 현장을 주로 누볐다. 아시아나항공에서도 10년 이상 영업 최일선을 챙겼다. 직장생활의 절반은 해외영업 현장에서 보냈다. 그래서 그룹에서 ‘최고의 영업통’으로 통한다. 월급쟁이로서 성공한 장수 CEO의 비결을 묻자,“성공 CEO로 평가받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윗사람이 시키는 일, 조직이 나에게 부여한 일 하기에 바빴을 뿐”이라고 말한다.‘시키는 일만 해서 성공할 수 있느냐.’는 반문에,“자신에게 주어진 ‘듀티(duty·의무)’를 다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며 “조직에서 주어진 의무를 다하는 것이 샐러리맨으로 성공하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한다. 가장 보람을 느꼈던 일로는 2003년 세계 최대 항공사 동맹체인 ‘스타 얼라이언스’ 회원사 가입을 꼽았다. 스타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짧은 기간에 국제선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글로벌 항공사로 비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전 세계 내로라하는 항공편을 자주 이용해봤지만 서비스나 안전성에서 실력을 견줄 만한 항공사는 두세 곳에 불과하다.”며 자신감을 비쳤다. ●외환위기 구조조정 없이 지나 신생 항공사여서 힘들었던 시련도 많았다. 설립 초기 경쟁 항공사의 견제, 외환위기, 미국 9·11테러, 최근의 고유가 파동 등 숱한 어려움을 겪었고 그 때마다 박 부회장의 결단이 필요했다. 박 부회장은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는 글로벌 항공사로 진입하기 위해 순항(順航)비행 고도에 막 올라설 단계였다.”며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지 못했더라면 글로벌 항공 비행을 접어야 했을지도 모른다.”고 회고했다. 당시 부사장이었던 그는 박삼구 사장(현 그룹 회장)과 함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한 명도 내보내지 않았다. 고통을 함께 나눈 8000여명 임직원과 변치않고 사랑해준 고객이 오늘날 아시아나항공 발전 원동력이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외환위기 때 겪은 혹독한 시련은 이후 웬만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약(藥)이 됐다. 최근 4년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항공사에 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이란 상은 휩쓸었다. 외환위기를 거울삼아 항공유와 외화에 대해 헤지(Hedge·위험회피)를 해뒀던 것이 최근 고유가·고환율 위기를 견뎌낸 버팀목이 됐다. 그의 경영 수완은 사장으로 재직하던 2005년 조종사 파업 때 더욱 빛났다. 여행객이 밀리는 7∼8월 두달 동안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장기간 조종사 파업이 발생했다. 회사는 엄청난 손실을 입었고, 국민 일상생활과 국가 경제에도 불편과 피해를 줬다. 무엇보다 항공안전을 책임질 조종사와 항공사간 앙금이 쌓이는 것이 걱정됐다. 조기해결을 위해 타협을 시도하라는 안팎의 압력도 거세졌다. 하지만 박 부회장은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복리후생·근무여건 개선 등은 사측이 부담을 지더라도 타협할 수 있지만 인사·경영참여 등 경영권 본질을 침해하는 요구는 받아줄 수 없다.”는 원칙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그의 합리적인 설득 끝에 조종사들은 조종간을 다시 잡았다. 재계는 당시 박 부회장의 합리적인 카리스마가 노조를 감동시켰다고 평가했다. 노사관계에 대한 소신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인재가 재산, 사원 교육 신봉자 그는 강의하는 CEO로 통한다. 신입사원부터 임원 교육까지 빼놓지 않는다. 특히 열정을 퍼붓는 강의는 항공 부문 모든 직급 3년차 대상 특강이다. 지금까지 85차례,4000여명이 그의 강의를 들었다. 인터뷰 당일 실시한 강의는 경력직으로 들어온 승무원을 대상으로 했다. 주제는 ‘인생의 변곡점(Turnning Point)’으로 새로운 직장을 찾은 직원들에게 딱 어울리는 내용이었다. 그는 “젊은이들은 전문화되고 다양한 재능은 있지만 용기·불굴의 의지는 부족한 것 같다.”며 “변치 않는 마음 자세를 갖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충고했다. 글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94세 현역 ‘침뜸의 달인’ 김남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94세 현역 ‘침뜸의 달인’ 김남수

    선조 37년(1604년) 9월23일이었다. 편두통 때문에 괴로워하던 선조는 의관(醫官) 허준(許浚)과 침의(鍼醫) 허임(許任)을 동시에 불렀다. 허준과 허임의 나이는 각각 58세와 34세. 선조가 허준에게 “침을 놓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허준은 “소신은 침 놓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만, 허임 등 침의들이 말하기를 ‘경맥(經脈)을 이끌어낸 뒤에 아시혈(阿是穴)에 침을 놓을 수 있다.’고 했는데, 이 말에 일리가 있는 듯합니다.”고 대답했다. 선조는 머리를 끄덕였다. 마침내 허임은 병풍을 치고 침을 들어 임금의 신체에 직접 시술하기에 이른다.‘선조실록’에 나오는 대목이다. 당대 최고의 침구명의인 허임은 나이 70대 중반에 조선 최초의 본격 침구 전문서인 ‘침구경험방’을 저술, 오늘날까지 기록을 남겼다. 당시 춘추관 사관(史官)이자 내의원 제조(提調)인 이경석은 “태의(太醫) 허임은 평소 신(神)의 기술을 가진 자로 평생 구하고 살린 사람이 손으로 다 헤아릴 수 없다. 그간 죽어가던 사람도 일으키는 효험을 많이 거두어 명성을 일세에 날렸으니, 침가들이 추대하여 으뜸으로 삼았다.”고 기록했다. ●박태환 선수 발바닥 티눈도 뜸으로 제거 이 시대 최고의 침구(鍼灸) 명의로 소문이 자자한 구당(灸堂) 김남수(94)옹.‘현대판 허임’이라고 일컫는다.11세에 부친한테 침구술을 배워 28세 때부터 본격적으로 치료를 시작했으니 올해로 65년째 특별한 ‘침과 뜸의 인생’을 걷고 있다. 과거나 지금이나 권력자는 물론이고 수많은 정·재계, 연예계 인사들이 여전히 그를 찾는다. 박태환 수영선수도 발바닥 티눈을 김옹한테 찾아가 뜸으로 제거했다. #사례1 1975년 8월17일이었다. 침술원에서 조간신문을 보던 김씨는 깜짝 놀랐다. 보름 전까지만 해도 왕진을 갔던 장준하 선생이 산에서 실족사했다는 신문기사 때문이었다. 읽고 또 읽었다. 절대 그럴 리가 없었다. 디스크가 심해 지팡이 없이는 걷지도 못하고 혼자서는 절대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데다 낮은 계단도 제대로 오르지 못하는 사람이 무슨 수로 산엘 갔단 말인가. 김씨는 보름 전까지만 해도 장 선생의 집에 가서 여러차례 디스크치료를 해 몸상태를 훤히 알고 있었다. 일어나 앉는 것은 물론이고 말도 크게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침뜸치료를 받으면서 빠르게 호전되기는 했지만 방과 마루를 천천히 왔다갔다 할 정도였다. 김씨는 의술자로 증언할 준비를 했는데도 지금까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장준하·김재규와 특별한 인연 #사례2 야간 통행금지가 있던 1979년 봄 어느날이었다. 자정이 넘은 시간 중앙정보부 요원들에 의해 어디론가 불려갔다. 잠시 후 도착한 곳은 서울 장충동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사택이었다. 김 부장은 김씨를 보더니 “나 좀 자게 해주시오.”라고 했다. 몸상태를 살펴보니 김 부장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밤이 돼도 기(氣)가 여전히 들떠 있고 간(肝)이 심하게 탈이 나 있었다. 만성간염을 앓고 있었다. 간반(肝斑)도 몹시 심했다. 간유(肝兪)의 혈을 잡고 신(腎)의 기능을 북돋아주기 위해 다리 안쪽 복사뼈 위에 있는 축빈(築賓)혈 등을 골랐다. 침을 놓고 뜸을 뜨는 사이 김 부장은 잠이 들었다. 이후 김씨는 한동안 김 부장의 사택으로 출근했다. 그러던 어느날, 김씨는 법적으로 금지된 침구사 양성에 관한 말을 하게 됐고 이를 풀기 위해 그해 10월30일 박정희 대통령과 만날 약속을 잡았다. 그런데 10·26사건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전날인 10월25일 김 부장은 침뜸치료를 받으면서 5일 뒤의 약속을 주지시키기도 했다. 지난 추석연휴인 13일과 14일 김남수 옹은 KBS-1TV 특집 2부작 ‘구당 김남수의 침과 뜸이야기’에 등장, 높은 시청률과 함께 또 한번 관심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상을 치료하는 침술도 신선했지만 94세의 현역으로,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나이보다 20∼30년은 더 젊어보이는 얼굴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매주 전국 돌며 무료 침뜸봉사 몇차례 연락 끝에 서울 홍릉 인근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수요일 저녁이어서 진료를 막 끝낸 상황이었다. 김옹은 화·목·토요일은 봉사활동을 나가고 월·수·금요일에는 진료를 본다. 과거에는 오는 순서대로 진료를 했으나 3일씩 장판 깔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요즘에는 토요일 오전시간에만 예약을 받는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의 보좌관도 겨우 전화예약을 통해 진료를 받았다. 자리에 앉으며 김옹은 “방송에 나간 이후 여러 백을 동원해 진료해달라는 전화가 아주 많다.”고 했다. 하지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순서에 의한 원칙을 지킨다. 아무리 복잡한 진료라도 비용은 무조건 5만원을 넘지 않는다. 봉사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박노해 시인은 ‘나눔의 성자여’라는 축시를 보냈고 박원순 변호사는 ‘시민운동가’라고 표현했다. 김옹은 하얀 가운으로 갈아입으며 방금 전 법원에 다녀왔다고 했다. 침뜸 봉사활동을 하는 광경을 보고 한의사들이 자주 고발한다는 것. 김옹은 1962년 법개정 이전에 침구사 자격을 땄지만 이후로는 법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에 한의사들이 김옹의 활동을 껄끄럽게 여긴다. ▶건강비결이 무엇입니까. “특별한 거 없습니다. 굳이 얘기하자면 평생동안 침 놓고 뜸뜨고, 또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부지런히 전국으로 돌아다니다 보니 건강해졌다고 할까요.‘배워서 남 주자.´가 제 인생철학입니다.” 욕심을 버려서 몸이 가볍고 남을 위한 봉사활동에 나서니 마음 또한 아니 즐거운가라는 뜻이었다. 김옹에게 요즘 나도는 ‘구구팔팔이삼사’라는 유행어를 꺼냈다.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안에 죽는다는 내용. 김옹은 대뜸 “무슨 소리, 나는 120살까지 살아서 장가 한번 더 갈란다.”며 껄껄 웃는다. 나이로 봐서 보청기 하나쯤 끼고 있을 법도 한데 전화 목소리, 찾아온 환자들의 상담내용까지 세세하게 듣고 메모를 한다. 김옹은 1984년 처음 농촌지역 침뜸봉사활동에 나선 이래 매주 전국을 돌아다니며 65세 이상 노인들을 상대로 무료로 침과 뜸을 놓아준다. 지난 주에는 여수지역을 찾았는데 2만여명이 몰리는 바람에 경찰관 입회하에 200명을 추첨, 침뜸시술을 했다. 그가 운영하는 ‘뜸사랑’ 봉사단체는 현재 전국 30여 지역에 지소를 두고 있으며 4000여명의 회원이 동참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삶과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였다.1980년 어느날, 그는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가족들에게 침뜸을 놓도록 해 가까스로 죽음의 고비를 넘겼고 6개월동안 치료를 받으면서 정상을 되찾았다. ●병이란 결국 몸의 균형이 무너져 생기는 것 ▶찾아온 환자들을 보면 병이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파악합니까? “사람들이 내가 무슨 비법 같은 것을 알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게 아닙니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의서에 나와 있는 병증을 판단하는 방법을 완전히 익히고 또 임상경험을 쌓으면서 남보다 빨리,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이지요. 환자를 보는 망진(望診), 듣고 냄새 맡는 문진(聞診), 만져보는 절진(切診) 등 사진(四診)이라는 게 있습니다. 병이란 결국 균형이 무너져 생기기 때문에 무너진 흔적이 몸 어디인가에 반드시 있게 마련입니다.” ▶침과 뜸은 우리 몸에 어떤 작용을 하나요. “침은 기운을 움직이고 뜸은 피를 움직이지요. 우리 몸 안에는 흐르는 전기가 있습니다. 침은 꺼진 전기를 켜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에 있는 음양이라는 게 바로 전기이지요. 전기가 시원치 않아 피가 제대로 못가면 시리기도 하고 아프기도 합니다. 이때 침이나 뜸으로 놓아 잘 가게 하면 병이 없어집니다.” ▶화상침은 세계에서 유일한 것으로 압니다. 어떤 계기로 하게 됐는지요. “여드름이 많은 환자가 찾아왔는데 침을 놓아보니 잘 낫더군요. 나중에는 화상을 입은 지 한 달이 되는 환자가 찾아왔어요. 역시 침치료를 했더니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흰쥐를 통해 임상실험도 했지요.” 과학적으로 입증되면 노벨상감이 아니냐고 했더니 김옹은 “침뜸은 ‘과학의학’이 아닌 ‘균형의학’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평생동안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오후 5시까지 진료와 봉사활동을 하는 균형과 습관을 한번도 어긴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방송인 송해씨와 친하다면서 “오늘도 전화 통화로 ‘우리는 최고령 현역을 끝까지 지키자.’고 했다.”며 웃는다. 슬하에 1남3녀를 두었으며 모두 아버지한테서 침뜸을 전수받았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김남수 옹은 누구 1915년 전남 광산에서 출생했다.11세 때부터 의원인 부친에게서 한학과 침구학을 전수받았다.1943년 서울에서 남수침술원을 개원, 본격적인 진료에 나선다.1975년 장준하 선생을 만나 허리치료를 해주는 각별한 인연을 맺는다.1979년 10·26 직전까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사택에서 수십차례 불면증과 간을 치료해주었다. 이후 베이징침구골상학원 객좌교수(93년), 경희대체육대학원 강사(96년), 대한침구사협회 입법추진위원장(96년), 정통침뜸연구소원장(98년), 녹색대학원 석좌교수(2000년) 등을 거쳤다. 현재는 남수침술원 원장·뜸사랑회장·뜸사랑봉사단 단장·정통침뜸교육원장·정통침뜸연구소 이사장·효행봉사단 회장 등을 맡고 있다. # 주요 저서 뜸의 이론과 실제, 침뜸이야기, 생활침뜸의학, 침구사의 맥이 끊어지면 안 된다, 나는 침과 뜸으로 승부한다, 침구사를 키워 인류를 구해야, 침사랑 내사랑 아∼내사랑 등을 비롯,10여권의 침뜸교재가 있다.
  • 현대차 인사회오리

    현대차 인사회오리

    현대·기아차그룹이 ‘폭풍전야’다. 정몽구(사진 왼쪽·MK) 회장 특유의 인사 회오리가 몰아닥친 때문이다. 인사 대상자가 그룹의 맏형인 현대차 대표이사이자 정 회장의 오랜 측근이라는 점에서 임직원들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그룹측은 “추가 인사가 없다.”고 선을 긋지만 여진(餘震)을 우려하는 긴장감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정 회장이 노조와의 임금단체협상 타결 소식을 접한 직후 출국 길에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단행한 인사여서 현대·기아차그룹은 물론 재계와 노동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 것이 왔다” 정 회장은 26일 오후 1시15분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출국에 앞서 인사팀에 짤막한 지시를 내렸다. 김동진(오른쪽) 현대차 대표이사 부회장을 현대모비스 부회장으로 전보 발령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룹측은 “미래 성장의 핵심 원동력인 부품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라고 인사배경을 설명했다. 마침 현대모비스의 한규환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난 뒤 부회장직이 공석이었던 점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김 부회장은 그룹내 ‘성골(聖骨)’로 통하는 현대정공 출신이다. 이후 현대우주항공에 몸담고 있다가 2000년 정 회장이 분가(계열분리)하면서 현대차에 합류,10년 가까이 현대차를 끌어왔다.2006년 ‘비자금 사건’이 터지면서 김 부회장 책임론이 끈질기게 나돌았다.‘쇄신인사 신호탄’,‘연말 대규모 인사’ 등의 관측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룹측은 “(김 부회장 전보는)문책 성격이 전혀 아니다.”라며 “후임인사도 없다.”고 못박았다. 당분간 현대차는 종전 3인에서 김 부회장이 빠진 2인 대표이사 체제(정 회장, 윤여철 사장)로 간다는 설명이다. ●MK, 경영 고삐 바짝 죈다 일각의 관측처럼 ‘경영진 새 판 짜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김 부회장이 했던 역할의 재분배 등 내부 역학관계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물론 힘의 정점은 여전히 정 회장이다. 정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현장을 챙기고 있다. 독일에 도착하는 즉시 판매법인 등을 둘러본 뒤 곧바로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옮겨가 현대·기아차 공장을 각각 점검한다. 동유럽 방문은 1년 5개월여만이다. 28일에는 러시아로 날아가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일정을 수행한다. 러시아 추가투자 계획도 내놓았다.2011년 완공 목표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생산규모를 10만대에서 2012년 15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여독이 채 풀리기도 전에 11월에는 브라질로 날아가 상파울루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세금먹는 하마’ 민자터널 인수 추진

    ‘세금먹는 하마’ 민자터널 인수 추진

    인천시는 적자 보전을 위해 수백억원의 혈세를 투입하고 있는 민자 터널들에 대한 관리권 인수를 추진한다. 시는 23일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보전을 해주고 있는 만월산·천마·문학 등 3개 민자 터널의 관리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수한 민자터널은 공사 또는 공단을 설립해 관리할 방침이다. 시는 그동안 민자 터널의 추정 통행료 90%를 보장해 준다는 계약에 따라 지난해에만 191억원을 터널 운영사에 지급하는 등 2002년부터 모두 665억원을 지원했다. 문학터널 314억원, 천마터널 179억원, 만월산터널 172억원 등이다. 때문에 실제 통행량이 추정 통행량의 50%를 크게 밑도는 등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문학터널의 계약기간은 20년, 천마·만월산터널은 30년이어서 문학터널은 2022년, 천마터널은 2034년, 만월산터널은 2035년까지 시가 적자보전금을 지원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시의회나 시민단체 등에서는 시가 이 터널들을 사들여 무료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 터널들을 인수하는 데 드는 비용 2777억원(문학 839억원, 천마 643억원, 만월산 1295억원)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터널 출자자 등과 협의해 시 산하 공사·공단이나 제3의 민간기업에 관리권을 팔도록 한 뒤 수익률 및 보전율을 줄여 재계약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는 공사·공단이 인수할 경우 터널 통행료 조정이 가능한 데다 금융비용과 운영비도 상당액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민자 터널 관리권을 인수하기 위해서도 많은 재원이 필요한 데다, 출자자들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Best CEO 열전] (4) 남용 LG 부회장

    [Best CEO 열전] (4) 남용 LG 부회장

    “구원투수가 아니라 이제는 에이스로 불러야 할 것 같다.” 재계 한 관계자는 남용(60) LG전자 부회장을 ‘에이스’로 평가했다. 지난해 1월 남 부회장이 취임할 당시 ‘위기의 LG’에 등판한 ‘구원투수’라는 말을 빗댄 것이다. 2006년 LG전자의 영업이익은 9000억원대로 떨어졌고 순이익도 703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남 부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 2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매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한 40조 8479억원이었다.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매김 일부는 남 부회장의 눈부신 성공이 지난해 좋았던 시황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객 인사이트(insight)’라는 마케팅 전략과 외부인재의 수혈,TV사업 분리 등 과감한 조직개편 등 ‘전략기획가’로 불리는 남 부회장의 작전지시가 없었으면 이같은 성공은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 별다른 이견이 없는 편이다. 남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해 실적 회복은 ‘단기 성과이며 시작일 뿐’이다.”라면서 또 다른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남 부회장은 경동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76년 LG전자(옛 금성사)수출 1과에 입사했다. 과장 시절이던 80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사장에 전격 발탁됐다.LG전자 한 관계자는 “(남 부회장은)당시에도 실무능력과 전략적 사고로 경영진의 신임을 얻었다.”면서 “골칫거리였던 컬러TV 재고를 완전히 처분하는 등 뛰어난 역량을 보였다.”고 말했다. 남 부회장은 86년까지 로스앤젤레스 지사에서 보냈다. 미국생활은 남 부회장이 그 뒤 구자경 명예회장의 비서실장 시절 통역을 할 정도로 영어 실력을 키우는 바탕이 됐다. 남 부회장은 89년엔 구 명예회장(당시 LG그룹 회장)의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그룹 경영혁신추진본부 이사, 비전추진본부 상무, 경영혁신추진본부 전무,LG전자 멀티미디어사업본부 부사장 등 그룹의 요직을 차례차례 거쳤다. 남 부회장은 LG그룹이 차세대 주력분야로 꼽은 이통사업도 진두지휘했다. 그는 1998년 LG텔레콤의 대표이사(부사장)에 발탁됐다. 한솔엠닷컴 인수실패와 비동기 IMT-2000 실패는 아픔이었지만 LG텔레콤의 자립기반을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는다.LG텔레콤 관계자는 “남 부회장은 LG텔레콤 사장에 취임할 당시(2002년) 200만명에 불과했던 가입자를 700만명으로 늘렸다.”면서 “매출액과 순이익이 늘어나는 등 경쟁이 치열한 이통시장에서 후발주자인 LG텔레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고객이 놀랄 제품을 만들어라” 남 부회장은 취임 이후 마케팅과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른 조직개편도 계속되고 있다. 남 부회장은 ‘고객 인사이트’를 강조한다. 통찰을 통해 고객도 미처 몰랐던 필요를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남 부회장은 평소 “구매한 고객이 상품을 보는 순간 ‘와’하고 감탄할 수 있게 만들라.”고 강조한다. 그는 전 세계를 10여개의 시장으로 나눠 지역별로 고객과 시장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남 부회장 스스로도 해외출장 때마다 현지 고객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1∼2시간 동안 어떤 제품을 쓰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등 고객의 목소리를 꼼꼼히 듣고 있다. 이렇게 방문한 해외 고객의 집이 취임 이후 지금까지 150가구가 넘는다. 남 부회장은 ‘LG전자의 글로벌화’도 강조하고 있다. 이미 8만명의 LG전자의 직원 중 5만명이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다. 매출의 80%가 수출에서 나오는 만큼 사람, 제도, 업무스타일 모두 글로벌에 맞도록 변신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해외 제조업체도 따라하고 싶도록 LG전자를 ‘글로벌 마케팅 회사’로 변신시키겠다는 생각이다. 마케팅 임원, 인사책임자 등 주요 부문 최고책임자에는 외국인들을 대거 기용하고 있다. ●사내 언어·이메일 영어로 통일 사내 언어도 영어로 통일하고 있다. 임원회의는 물론 보고서, 사내 이메일까지 영어를 써야 한다. 초창기 사내에서 있었던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는 이제 많이 사라졌다. 사내에서는 “이왕 할 것 열심히 해보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연착륙을 장담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외부인사들의 대폭 수혈에 따른 내부 임직원들의 불만도 적지 않은 편이다. 당장은 매출과 영업이익 등 남 부회장의 성적표가 좋아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돌발상황이 생기면 언제든지 불만은 표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남 부회장의 외부인재 영입으로 탄탄한 기반을 다진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임원들이 외부인재와 갈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그는 키스에 뛰어난 청년이었죠”

    “그는 키스에 뛰어난 청년이었죠”

    “그녀는 나, 존 매케인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고 전보를 보내고도 미국으로 따라 나서지는 않았다.” 미국 공화당 존 매케인(72) 대선후보가 21세 때 만나 사랑에 빠진 첫 연인은 미스 브라질 출신의 5년 연상으로 확인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20일(현지시간) 매케인 후보가 옛 애인과 8일간의 짧은 사랑을 이같이 보도했다. 두 사람은 매케인이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기 전년인 1957년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처음 만났다. 그해 리우 데 자네이루에 정박한 군함에서 휴가를 받아 시내로 들어간 어느날 밤 그는 한 파티에서 마리아 가르신다(77)를 만났다.22세이던 53년 미스 브라질에 뽑힌 뒤 모델로 명성을 날렸다. 매케인은 8일간 그곳에 머물 계획이라고 귀띔했으며,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테라스에서 새벽 1시까지 춤을 췄다. 이틀째 만난 가르신다는 매케인을 벤츠에 태워 각료와 군부대 장성, 제독, 재계 거물 등과 함께하는 모임에 데려갔고 아침엔 군함까지 바래다 줬다. 동료 사관생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녀에게 키스를 퍼부어 부러움도 샀다. 매케인은 8일 뒤 리우 데 자네이루를 떠나 워싱턴 교외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이후에도 편지로 사랑을 키웠다. 그해 12월 매케인은 또 다시 휴가를 내 리우 데 자네이루로 건너갔다. 성탄절을 같이 보내려는 생각이었다. 사흘째 되던 날 그는 바닷가에서 가르신다에게 미국으로 가서 결혼하자는 프러포즈를 했다고 함께 출국한 친구들에게 귀띔했다. 하지만 대답 대신에 귀국한 매케인에게 돌아온 것은 ‘난 늘 당신을 사랑하겠다.’고 적힌 전보 한통이었다. 매케인은 수영복 모델과 결혼했다가 부인이 심각한 자동차 사고를 당해 불구가 된 뒤 이혼, 지금의 부인 신디(54)와 재혼했다. 현재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60㎞ 떨어진 소도시 마게에 살고 있는 가르신다는 21일 AP통신에 “매케인은 11월 대선에서 꼭 이길 것”이라면서 “당선되면 ‘브라질에 있는 당신의 위대한 사랑으로부터’라고 축전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 차례나 결혼했고, 포커 도박판에서 돈을 다 날린 뒤 10년 전부터 이곳에서 혼자 살고 있다고도 했다.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선 “하는 일이 달라 매케인의 프러포즈를 따를 수 없었다.”면서 “그는 키스에 아주 뛰어난 청년이었으며, 지금도 영리한 사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김성근 감독 일문일답

    “열심히 하면 결실을 본다는 간단한 원리 같다.” ‘야구의 신’ 김성근 SK 감독이 21일 문학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전에서 2-1로 승리,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이같이 말했다. 올해 초 8개 구단 단장 모임에서 정규리그 1위팀을 우승팀으로 부르기로 결정, 기쁨은 남달랐다. 선수들은 김 감독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처럼 헹가래쳤다. 공교롭게 김 감독은 자력 우승하는 날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요청을 받아 기쁨은 두 배였다. 김 감독은 시즌 전 다른 팀보다 일찍 혹독한 겨울훈련을 시작했고, 시즌 중에도 마찬가지였다.7월에 7승11패로 부진에 빠지자 비로 경기가 취소된 17,18일과 쉬는 월요일인 19일을 묶어 3일간 매일 타자들에게 1000번의 타격 훈련을 시켰다. 스프링캠프에서도 견뎌내기 힘든 양이었다. 이후 SK는 다시 상승세를 탔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어마어마한 연습을 견뎌냈다.”고 대견해 했다. 아울러 김 감독은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상황에서 하나가 돼 일군 우승이라 더욱 값지다.SK 야구가 100% 완성된 건 아니다. 한국시리즈 2연패와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향해 매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자력으로 우승한 기분은. -전날 비로 경기가 취소됐는데 사실은 아침부터 비가 오기만을 학수고대했다. 또 롯데가 이길까(앞서 열린 롯데-두산전에서 롯데가 이기면 SK 우승이 확정됨) 걱정하기도 했다. 자력으로 우승해 기분이 남다르다. ▶한국시리즈 준비는. -서서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지난해에는 두산이 올라올 것으로 생각하고 철저히 준비했었지만 올해는 어느 팀이 올라올지 아직은 모르겠다. ▶선수와 팬에게 한 마디 한다면. -지난해에는 관리야구였다면 올해는 정말 자율 분위기에서 선수들이 잘 해줬다. 특히 지난해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가 끝난 뒤 일본 고지에서 전 선수단이 참여한 가운데 마무리 훈련을 치렀는데 이 때 젊은 선수들이 많이 성장하면서 올해 독주 기반이 마련됐다. 팬들에게는 절대 포기하지 않으면 꼭 (좋은) 결과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 항상 준비된 야구, 그게 바로 SK 야구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MB ‘경제 자신감’ 표출 왜?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발 금융위기의 혼란 속에서 연일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9월 위기설’에 출렁이던 지난 9일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위기는 없다. 금융위기와 같은 경제파탄은 없다.”고 잘라 말한 이 대통령은 미국 월가의 금융쇼크가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한 뒤에도 이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한 이 대통령의 첫 반응은 “간접투자상품(펀드)이라도 사겠다.”(1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를 역으로 활용하자는 뜻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믿음을 내보인 것이다. 이어 18일 재계 총수들과의 회동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갔다.“지금의 금융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업에 대해 투자 확대 등 공격 경영을 주문했다.“이번 기회에 준비를 잘 해 대처하면 우리 경제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19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의 조찬에서는 미국에 대한 한국 금융시장의 ‘비교우위’를 강조했다.“한국은 금융감독 체계가 다 갖춰져 있어서 위기 때는 우리의 보수적인 감독체계가 피해를 적게 하는 면도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이런 자신감과 낙관론에는 나름의 충분한 근거가 뒷받침돼 있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값 하락으로 내수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점을 꼽는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자재값 하락 등으로 내수가 회생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금융 경색에 따른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 보유액이 충분한데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는 점, 그리고 미국발 금융혼란이 아시아권의 외환 유출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도 자신감의 근거다. 청와대는 물론 불확실성이 높은 현 상황에서는 섣부른 낙관이나 비관보다 위기를 잘 관리하고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이 대통령의 잇단 자신감 표출도 결국 ‘경제는 심리’라는 인식 아래 과도한 불안심리로 국내 금융시장이 더 혼란에 빠지는 악순환을 차단하려는 뜻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Best CEO 열전] (3) 이구택 포스코 회장

    [Best CEO 열전] (3) 이구택 포스코 회장

    바둑 아마 4단의 이구택(62) 포스코 회장이 장고(長考) 끝에 한 수(대우조선해양 M&A)를 뒀다. 혹자는 포석이라 하고, 끝내기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포스코의 미래가 걸린 착점이라는 데에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제철강협회(IISI) 회장에 피선됐다. 그가 이끄는 포스코는 지난해 ‘가장 존경받는 아시아기업’(비즈니스위크),‘존경받는 한국 기업’(포천)에 선정됐다. 찬사와 부러움이 항상 그를 따라다녔다. ●새로운 도전 가만히 있어도 그의 명성에 흠이 갈 리 없다. 오히려 대우조선 M&A에 나선 것을 두고 의아해하는 시선이 많다. 실패하면 상처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점을 모를 리 없는 이 회장이 호랑이굴에 뛰어들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승부사 이구택’의 진면목이 비로소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동안 이 회장에겐 꺼림칙한 ‘혹’이 붙어 있었다.‘관리형 최고경영자(CEO)’란 꼬리표다. 빼어난 경영 성과를 내도 이 틀에 가둬버리면 빛이 죽기 마련이다. 비교 대상은 포스코의 정신적 대부(代父)인 TJ(박태준 명예회장)다. ‘표피만 본 것’이라는 이론(異論) 도 있다. 재계의 한 인사는 18일 “TJ와 KT(이구택 회장의 영문이니셜)의 시대적 소명은 다르다.”고 양자의 역할을 갈랐다. 이 회장 전임자 시절의 포스코가 야생마라면 이 회장 취임 이후의 포스코는 준마라는 해석이다. 준마에겐 세련된 관리자가 필요하다. 폭풍처럼 몰아치기보다는 달래는 리더십이다. 그래서 대우조선 M&A는 이 회장에겐 위기이자 기회이다.‘CEO 이구택’에 대한 재평가의 잣대이기 때문이다. 말을 아끼는 편이지만 대우조선 M&A와 관련해서는 심중을 가감 없이 쏟아낸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이 포스코의 미래성장동력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인수전에 동분서주하는 것은 그래서 자연스럽다. 그는 “포스코야말로 대우조선해양을 해양플랜트 부문의 리더로 키울 적임자”라며 인수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 인수를 통해 2018년까지 매출 100조원(철강 70조원, 비철강 30조원)을 달성해 세계 최고 철강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마이웨이(my way) 이 회장은 철강과의 인연을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대학(서울대) 졸업과 동시에 유학길에 오를 계획이었으나 은사의 권유로 포항제철(현 포스코)행을 택했다.TJ의 말처럼 ‘청년 이구택’은 청운의 꿈을 안고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포철 공채 1기로 영일만에 내려왔다. 싹수가 있었던 이 청년은 열연기술과장, 수출부장, 경영정책부장, 신사업본부장, 포항제철소장 등 다양한 부서를 돌며 장차 포스코 CEO로서의 자질을 연마해 갔다. 이같은 문무(文武)의 섭렵은 전임 CEO들과의 차별화를 낳게 한 산실이 됐다.2003년 회장에 오른 이 회장은 추구하는 방향도 전임자들과 확연히 달랐다. 이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혁신’과 ‘글로벌’을 화두로 내걸고 포스코를 조련했다. 결과는 빼어난 경영실적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원가절감 프로젝트를 수행해 8287억원을 절감했다. 올해도 8600억원이 넘은 원가절감이 기대된다. 세계 철강계를 깜짝 놀라게 한 파이넥스 공법 상용화도 혁신의 결과물이다. 파이넥스 공법은 철강기업들의 숙원인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혁신 제철기술로 세계 철강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회장의 혁신은 현재에도 진행형이다. 이 회장은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포스코가 가야 할 길로 ‘새로운 성공신화를 위하여-세계로 가는 도약, 미래를 여는 혁신’을 제시했다. 글로벌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자신감과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세계 정상급 제철기업이지만 글로벌 기업이라고 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다.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 ‘내수와 수출의 비중이 7대3’인 구조를 뒤집어야 한다. ●열정과 봉사 포스코 성공 2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원들의 마음이 꿈틀대야 한다. 이 회장이 ‘열정’과 ‘사회공헌’을 회사 인생 후배들에게 늘 강조하는 이유다. 리더(임원)들에게는 ‘서번트(servant·섬기는)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직원들의 열정을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기업의 윤리와 도덕성 추구라는 끈도 단단히 잡고 있다. 이 회장은 “회사 이윤과 기업윤리가 상충될 때는 주저없이 기업윤리를 선택하라.”고 강조한다.“아무리 훌륭한 성과를 냈더다도 윤리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 사람과는 같이 갈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포스코 센터의 사회공헌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앞치마를 두른 채 나눔마당행사에 나선다.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과 긴급구호키트 제작에 몰두하는 모습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일과가 끝난 뒤에나 휴일에는 비서를 대동하는 법이 없을 정도로 자신에게 엄격하다. 그래서 ‘성공을 조율하는 하모니스트’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靑 2차 민관 합동회의 오간 말

    靑 2차 민관 합동회의 오간 말

    18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확대를 위한 민관합동회의는 예정시간보다 30분 길어진 3시간 동안 참석자들간의 열띤 토론으로 진행됐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참석자들이 도시락으로 점심을 함께 하면서 시종일관 매우 허심탄회하게 토론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회의에는 경제 5단체장과 8·15 사면으로 활동이 자유로워진 최태원 SK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밖에 차승재 싸이더스 FNH대표이사, 이상현 KCC정보통신 대표이사 등 중소기업 대표들과 김경배 슈퍼마켓 협동조합 이사장 등 서비스업 관련 기업대표도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재계의 건의사항이 쏟아졌다. 전경련 조석래 회장은 “수도권 입지 규제로 기업의 투자가 지체되고 있다. 규제완화를 통한 공장의 신·증설을 허용해 달라.”면서 “특히 기존 공장부지 내 동일사업 목적의 공장증설은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이재균 차관은 “수도권과 지방의 공동발전과 광역경제권 개발계획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규제완화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정부 방침을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박삼구 금호 아시아나 회장은 “택배업 물량이 매년 20% 이상 증가하고 있는데 화물차 증차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택배용 차량의 증차를 건의했다. 이재균 차관은 이에 대해 “현재 2만 2000대의 화물차 과잉으로 2004년부터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한 상태”라면서 “화물업계의 현실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화물 물류업 선진화방안 마련을 위한 당정TF에서 합리적 개선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와 관련, 민간 선투자를 확대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도 SOC 예산 증가율을 전체 예산 증가율보다 높게 편성해 재정지출을 적극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도로, 철도 등에서 민간차입을 통한 선시공 제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오늘 제한된 시간 때문에 회의에서 다 말하지 못한 것은 서면으로라도 제출해 달라.”고 당부하고 “다음 회의 때 추진사항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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