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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나는 과학이야기] 생크림으로 버터 어떻게 만드나

    [신나는 과학이야기] 생크림으로 버터 어떻게 만드나

    생일 잔치를 할 때 케이크를 먹고 나면 생크림이 많이 남는다. 생크림을 좋아해서 골라 먹는 사람도 있지만 살찌는 게 걱정이 돼 안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생크림을 버리기는 아까우니 이것들을 모아 다른 것으로 변신 시켜 보자. 새하얀 생크림이 느끼한 버터로 변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자, 그럼 생크림으로 버터를 만들어서 빵에 발라 먹어 보자. 필요한 재료를 준비하자. 먼저 생크림이 있어야겠지?. 생크림은 500㎖ 정도를 준비하는데, 식물성이 아닌 유지방 45%인 것이 좋고, 냉장고에 넣어 냉각시켜 두는 것이 좋다. 뚜껑이 있고 입구가 넓은 병이나 그릇, 냉수, 거품기, 면보자기, 꽃소금 (천일염을 물에 녹여 불순물을 없애고 재결정시킨 소금)1/4 큰 술, 수저를 준비하자. 그럼 이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 할까?우선, 생크림을 준비한 병에 넣는다. 이 때 생크림의 양이 많을수록 버터가 만들어지는 시간이 늦어지므로 실험시간에 맞춰 양 조절을 잘 해야 한다. 생크림 500㎖정도면 약 200g의 버터를 만들 수 있다. 다음으로, 생크림이 들어 있는 병 안에 냉수를 생크림 양의 2배 정도 넣는다. 생크림만 넣어도 되지만 냉수를 넣으면 유지방의 분리가 더 빨리 일어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온도를 낮게 유지시켜 줘야 한다는 점이다. 세 번째 단계로 생크림과 냉수가 들어 있는 병을 힘껏 흔든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으니 인내심을 가지고 흔들어야 한다. 아니면, 생크림이 뻑뻑해질 때까지 거품기를 이용해서 위 아래로 힘차게 거품질을 한다. 이때, 물이 생기므로 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네 번째 단계, 거품이 인 상태의 크림을 거쳐 유지방이 연한 황색으로 굳어지면 병 속의 수분만을 제거하고 냉수로 2∼3회 씻는다. 이 수분은 저지방 혹은 무지방 우유이므로 건더기를 잘 걸러서 마셔도 된다. 다섯째 단계, 깨끗한 접시 위에 만들어진 연한 황색의 덩어리를 놓고 면보자기로 둘러싼 뒤 수저로 누르면서 수분을 뺀다. 만들어진 버터는 소금기가 없는 버터이므로 꽃소금으로 간을 하면 보통 버터가 된다. 소금은 첫째 단계부터 넣어도 무방하다. 자, 이 모든 공정이 다 끝났으면, 냉장고에 1시간 정도 보관한 뒤 먹는다. 그러면 더 단단한 버터가 된다. 그러면 버터를 만들기 위해 병을 흔들거나, 팔이 아플 정도로 거품기를 휘둘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그것은 생크림 속의 수분과 지방을 분리시키기 위해서다. 이렇게 해서 분리된 지방은 서로 뭉치게 되며, 이렇게 뭉친 것이 바로 버터이다. 두 번째 질문, 우유는 3대 영양소가 모두 들어 있는 완전 식품이다. 그런데 우유로 만든 버터 속에는 어떤 영양소가 들어 있을까?버터는 앞서 말한 것처럼 우유 속의 지방만을 뽑아서 만든 식품이다. 우유 그 자체도 좋은 음식이지만, 우리 주위에는 여러 가지 유제품이 있다. 요구르트는 우유에 젖산균을 넣어 발효시켜 만든 것이다. 치즈는 우유에 젖산균과 이들을 굳게 만드는 효소를 넣어 만든다. 버터는 우유에서 지방을 뽑아 내어 만든다. 그러면 우유나 버터 속에 들어 있는 유지방이 우리 몸 속에 흡수되어 하는 일은 무엇일까?우유 속에는 지방이 3.4% 정도 작은 알갱이 형태(콜로이드 상태)로 들어 있다. 우유나 버터 속의 지방은 우리 몸에 흡수되어 세포막을 구성하거나,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 [기고] 언론중재법 관련 헌재결정 의의/ 양재규 언론중재위원회 변호사

    지난 6월29일, 오래 기다려온 언론중재법 관련 헌법소원사건에 대한 결론이 내려졌다. 두 차례에 걸쳐 공개변론도 거쳤고,1년이 넘는 숙고의 과정도 거쳤다. 헌재결정에 대한 비판도 중요하겠지만 그 결정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첫째 진실 앞에서는 누구라도 겸허해야 한다. 언론은 자신의 보도가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겸허함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겸허함이란 자신의 보도가 진실이 아님이 밝혀졌을 때 기꺼이 정정하는 것이다. 이는 헌재의 판단이다.“진실에 대해 일방적으로 침묵을 강요하는 것을 언론·출판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할 수는 없다.”9명의 헌법재판관들이 만장일치로 언론중재법상의 정정보도청구권을 합헌으로 판단한 결정적인 이유이다. 둘째 언론중재법상 정정보도청구권의 법적 성격이 명확해졌다. 이번 소송의 이해관계기관측 대리인으로서 느꼈던 가장 큰 어려움은 언론중재법에 규정되어 있는 정정보도청구권이 새로운 권리임을 납득시키는 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정보도청구권이라는 이름의 권리는 언론중재법 이전부터 존재했기 때문이다. 민법 제764조를 토대로 고의 또는 과실과 위법성이 있으면 언론사는 정정보도를 해야 했는데, 난데없이 잘못이 없는데도 정정보도문을 내라니 그 오해와 불만이 이해 안 되는 바 아니다. 그런데, 이 점에 관해 헌재는 “이 정정보도청구권은…민법상 불법행위에 기한 청구권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성격의 청구권”이라고 하면서 “행위의 불법성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진실에 반하는 보도로 인한 객관적 피해상태의 교정에 중점을 두는”권리임을 명시하고 있다. 언론중재법의 정정보도청구권과 민법의 정정보도청구권은 말하자면 동명이인(同名異人)인 것이다. 끝으로 정정보도청구권과 더불어 최대 쟁점 중 하나였던 시정권고에 대해서 헌재는 위헌인지, 합헌인지 그 판단을 유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재는 간단하지만 의미심장한 몇 마디를 남겼다.“시정권고는…언론사에 대하여 권고적 효력을 가지는데 그치므로…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이 없다.”사후검열이니 언론통제니 하며 그 부당성을 주장했던 시정권고에 대해서 헌재는 “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이 없다.”고 못박은 것이다. 그러므로 향후 제3자에 의한 시정권고를 포함하여 개개의 시정권고 결정에 대해 위헌소송이 제기된다 해도 위헌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다만 ‘시정권고결과 공표제도’에 대해서는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헌재는 “해당 언론사의 명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언론중재법에 관한 이번 헌재 결정에 대해 감히 총평을 내려 본다면 상당히 균형 잡힌 결정으로 생각한다. 언론사와 피해자 양쪽의 입장을 십분 고려했다. 언론보도의 허위성 입증은 엄격하게 하되, 일단 허위임이 밝혀졌다면 그때는 고의나 과실, 위법성 유무를 따지지 말고 정정하라는 것이다. 허위인지 여부가 불확실한데 정정하라는 것이 아니니 문제될 것이 없다. 혹자는 재판을 3개월 내에 하도록 되어 있다며 걱정을 하는데, 재판의 구조를 조금만 이해하고 있다면 그건 언론사에서 조금도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3개월 내에 허위성을 입증할 책임과 입증에 실패했을 때의 불이익은 고스란히 피해자에게 돌아갈 테니 말이다. 양재규 언론중재위원회 변호사
  • 부부 시각 장애인 안마사의 삶

    부부 시각 장애인 안마사의 삶

    “저희들의 눈물을 외면하지 말아 주세요.” 21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빌라. 부부 시각장애인 안마사 고재민(50)·김덕자(48)씨의 신경은 종일 전화통에만 쏠려 있었다. 오늘도 안마사 찾는 전화가 한 통도 안 오는 걸까. 결국 밤까지 연락은 오지 않았다. 남편 고씨만 저녁 무렵 매일 나가는 안마시술소로 출근했다. ●안마 한 건에 2만 7000원 떨어져 집에 있다가 전화가 오면 호텔로 출장안마를 가는 김씨는 한번 일을 하고 나면 2만 7000원을 손에 쥔다. 손님에게서 4만원을 받지만 5000원은 호텔에 떼어줘야 하고 왕복 택시비로 8000원이 든다. 요즘은 그나마도 건너뛰는 날이 많다. 하루 서너건 정도 출장안마를 하던 때도 있었다. 대학생(21)·고등학생(18)·초등학생(12) 세 딸에 시부모까지 봉양해야 하는 김씨로서는 하루하루 힘겨움의 연속이다. 사는 집에서 호텔들이 가깝다고는 하지만 택시밖에는 교통수단이 없다. 딸들의 도움을 받거나 콜택시를 부른다. 대개 기본료 1900원이면 가는 거리지만 ‘맹인’이 가까운 데 가자고 하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호텔 현관까지 쑥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두 배인 4000원을 준다.“안마사 찾는 사람이 없어 하릴없이 집에서 지낼 때가 많아요. 정말 죽을 맛이죠. 일본인 관광객이 많아야 하는데 독도 문제 등으로 일본과 사이가 나빠지면서 많이 줄었고 요즘은 월드컵까지 겹쳐서….” ●힘겨운 안마사 수련 과정 거쳐야 두 사람에게 안마는 직업이라기보다는 절박한 생존수단이었다. 부부는 각각 네살과 세살 때 뇌수막염과 홍역으로 시력을 잃고 맹학교에서 안마를 배웠다. 김씨의 회상.“맹학교에서 얼마나 혹독하게 훈련을 받았는지 몰라요. 선생님들이 일부러 두꺼운 옷을 껴입고 저희들에게 안마를 시키거든요. 어지간히 힘을 주지 않으면 시원함을 느낄 수가 없기 때문에 조금만 손에서 힘이 빠져도 불호령이 떨어졌지요. 너희들이 이 세상에서 먹고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안마뿐인데 이것도 제대로 못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거였죠.” 해부학까지 배워 안마사 자격증을 따기까지는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 김씨는 1986년 큰 딸을 낳고 나서야 겨우 자격증을 땄다. 자격증을 따고 호텔에서 일을 했다. 지하에서 밤새 기다리며 숙식을 해결했다. 손님의 요구에 따라 오래는 1시간 반이나 안마를 하다보면 온몸이 땀에 절고 손이 퉁퉁 부었다. 새벽 서너시쯤 걸려오는 안마주문은 정말로 받고 싶지 않았다. 호텔 시설물에 부딪혀 얻은 온몸의 상처는 지금도 곳곳에 흉으로 남아 있다. ●헌재결정 되돌리기전까지는 물러서지 않아 부부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헌재 재판관들이 일주일만 눈을 가리고 살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씨는 “결정이 나온 바로 그날 친구 4명이 일하던 업소에서는 해고통지를 받았다.”면서 “헌재의 결정은 어렵게나마 사회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우리를 완전히 수렁으로 내모는 꼴”이라고 말했다. 안마사 면허를 ‘시각장애인 면허’와 ‘비시각장애인 면허’로 나누고 업소 개설권은 시각장애인만 갖도록 하는 정부·여당의 보완책으로는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아무리 보완책을 마련한다 해도 비장애인들과 같이 경쟁해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요.” ●희망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궁리 끝에 집에서 안마를 할 수 있도록 집을 개조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매트리스도 깔고 집안을 단장해 손님들을 집으로 유치하면 벌이가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에서다.“남들 다가는 학원 한번 못 보냈지만 밝고 명랑하게 커준 아이들을 위해 뭐라도 해야 할 것 아닙니까.”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시각장애인 취업실태 “사실 안마사 외에 취업 활동은 힘들죠.”시각 장애인들의 취업실태에 대한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력을 잃은 장애인들의 생계책으로 안마사가 유일하다는 얘기다. 보건복지부는 국내 시각 장애인을 18만여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몸이 건강해 취업전선에 나설 수 있는 시각 장애인은 1만 3800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 중 안마사로 활동하고 있는 시각 장애인은 5월 현재 5581명으로 대부분의 시각 장애인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힘든 실정이다. 그림자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전맹(全盲) 장애인도 3만명이나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각 장애인은 안마사가 거의 유일한 생계책이다. 맹인학교에서 침술교육도 하고 있지만 한의사의 의료활동에 속해 실제로 침술사로는 활동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도 안마사를 제외한 시각 장애인의 생계책은 생각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사무직으로 텔레마케터나 컴퓨터 속기사로 활동하는 시각 장애인도 있지만, 컴퓨터 화면을 볼 수 없다는 한계 때문에 일자리를 찾기 힘들고, 컴퓨터 속기도 사무보조를 할 수 없어 취업이 힘들다.”고 전했다. 또 사무직 외에 전문직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고 단순생산직 역시 공장에서 사고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시각 장애인은 기피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안마사 외에 일자리가 없는 시각장애인 대부분이 기초생활대상자로 어렵게 생활한다는 것이다. 장애인 중에서도 특히 시각 장애인의 취업이 힘들다는 것은 노동부의 ‘장애인 근로자 실태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1인 이상 사업장 295만 8000곳 중 장애인 고용업체는 모두 6만 4000여곳으로 12만 4000여명의 장애인이 고용돼 있다. 하지만 장애인 근로자의 대부분이 지체 장애인이고 시각 장애인은 단 7.8%에 불과하다. 또 시각 장애를 안고 취업한 6600여명의 경우에도 50% 이상이 한 쪽 눈으로는 앞을 볼 수 있는 6급 장애인이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관계자는 “시각 장애인이 취업하는 경우는 대부분 교정 시력이 어느 정도 나오는 분들이고, 완전히 시력을 잃은 분들은 취업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빈곤이 부른 憲裁 과부하/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헌법재판소가 너무 바쁘다.1988년 9월 이후 지난 3월 말까지 1만 2717건이 접수되어 그중 1만 1902건이 처리되었다. 한 달에 50건 정도의 결정이다. 위헌법률심판사건에 대한 위헌결정(한정위헌, 한정합헌 및 헌법불합치결정 제외)만 해도 106건(조항수로는 112건)에 이른다. 미제사건도 2004년 말 현재 548건에서 815건으로 늘었고, 앞으로 상당한 기간은 증가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의 과부하는 출범 이후 계속된 현상이지만 참여정부 들어 특히 심해졌다. 대통령 탄핵심판사건을 비롯하여 신행정수도이전특별법, 이라크파병결정에 대한 헌법소원사건 등 국가와 사회 전체를 들썩이게 했던 중대 현안들이 여의도에서 출발하여 광화문 촛불의 열기를 타고 종로로 밀려 왔다. 이른바 ‘개혁입법’ 차원에서 논란 끝에 개정된 사립학교법, 신문법을 비롯한 언론관계법 등도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헌법재판의 전성시대이다. 헌법과 정치의 관계구도에서 가치규범, 정치규범인 헌법의 핵심기능으로 정치규율과 사회통합기능을 상정한다면 그것은 정치부재 또는 적어도 정치의 빈곤을 방증하는 현상이다. 상대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하나하나의 모든 헌법소송사건들은 가치배분의 기준과 방법, 그것을 정하는 과정과 절차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고, 그 쟁점들은 대부분 개인의 주관적인 기본권보장의 차원을 넘어서 단체나 직역, 계층별로 집단화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국가생활의 기본질서를 형성하는 객관적인 차원의 문제들이다. 베버의 말대로 통치자의 카리스마나 전통이 절대적인 권위를 이미 상실하였고, 오늘날 정당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유일한 권위는 합리성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결국 현대의 다원주의사회에서 합리성의 탐색과 창출에 대한 책무는 일차적으로 정치의 몫이다. 정의에 대한 절대유일의 가치판단기준이 부인되고, 다원화된 동위의 상대가치들이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집단간의 상충되는 이해관계와 얽혀서 표출되는 사회적 갈등의 문제는 ‘논증의 원칙’에 따른 확인과 해명의 대상이 아니라,‘합의의 원칙’을 준거로 하는 정치적 타협을 통해서만 접근될 수 있는 조화와 조정의 문제이다. 헌법재판의 호황을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가치판단과 배분의 정당성에 관한 쟁의가 헌법규범의 테두리 안에서 진행되는 것은 법치국가질서의 확립에 대한 유력한 증좌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무리 헌법(재판)실증주의의 시대라 해도 헌법전이 경전이 될 수 없고, 재판관들이 신을 대체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추론의 공화국’(republic of reasoning)에 주소를 두고 있는 헌법과 헌법재판이 ‘타협의 예술’인 정치를 대신할 수는 없다. 정치적 상상력과 수사학의 세계는 헌법의 논증세계와 단절되어 있지 않지만 사용언어와 ‘게임의 법칙’이 다르다.‘인간의 존엄성’을 정점으로 하는 공감의 가치질서체계가 헌법이라면, 그 테두리 안에서 좋은 ‘삶의 질서’를 구현해 나가는 것은 당연한 규범적 요청이다. 그러나 헌법이 자유와 평등의 조화, 개인과 공동체의 꿈과 희망을 담론하는 마당이지만, 담론 자체는 온전히 정치에 의해서만 이끌어질 수 있다. 헌법이 정치의 내재적인 야만성을 제어하고 순화할 수는 있지만, 역동적인 야성의 정치를 대신할 수는 없다. 헌법의 한계는 고스란히 헌법재판의 한계로 이어진다. 헌법해석과 헌재결정의 설득력의 한계는 무조건의 신뢰를 요구하는 신도, 화려한 수사학을 구사하는 정치인도 아니고, 신통한 솔로몬이 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재판관의 인적 한계에서 비롯된다. 최근에 주요 정치현안들이 줄줄이 헌재로 이첩되는 것은 헌법의 적정한 외연확장이 아니라 정치빈곤의 악순환에 따른 과열현상일 뿐이다. 모든 법과 송사가 그렇듯이, 헌법과 헌법재판도 과유불급이다. 건강한 야성정치의 역할회복을 기대한다. 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 [업계소식-새상품] 키토산 함유한 소금 ‘칸솔트 120 80’

    [업계소식-새상품] 키토산 함유한 소금 ‘칸솔트 120 80’

    동화약품공업(대표 윤길준)은 키토산을 함유한 소금 ‘칸솔트 120 80´을 내놓고 전국 약국에서 판매한다. 미네랄이 풍부한 국내산 천일염을 결합시켜 재결정 과정을 통해 생산했다. 운동영양학회, 동신대 한의학과, 목포대 식품공학과 등의 연구논문에서 이 제품이 일반 소금과 달리 혈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밝혀졌다고 회사측 관계자는 설명했다. 1만원선. 080-023-1897.
  • 소비자 피해 6년간 8000억대

    국내 제분업체들이 밀가루 가격을 담합, 소비자들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에 따라 대한제분과 동아제분 등 국내 8개 제분업체에 총 43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조사에 협조한 CJ와 삼양사를 제외한 6개업체 및 대표자 5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위로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지난달 28일 전원회의를 열고 2000년 1월부터 대표자회의나 영업임원회의 등을 열어 밀가루 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국내 8개 제분업체 모두에 과징금과 가격 재결정 등의 시정조치를 내렸다고 2일 밝혔다. 특히 대한·동아·한국·영남·대선·삼화제분 등 6개업체와 이 가운데 5개업체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현 삼화제분 대표는 당시 담합관련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고발에서 제외됐다. CJ와 삼양사는 지난해 9월 공정거래법 준수를 선언하고 담합 가격을 조정했으며 공정위 조사에도 협조한 점을 감안, 과징금만 부과했다.CJ는 앞서 지난해 7월 밀가루 담합 여부와 관련한 공정위의 조사를 방해, 임직원 2명이 과태료를 받았다. 이들 8개 업체들은 매월 2,4번째주 화요일과 수요일에 영업임원 및 영업부장 회의를 열어 연간 밀가루 총 공급 물량과 가격 인상폭을 결정했다. 회사별 공급 물량을 배정하고 가격인상 시기와 이행 여부도 점검하는 등 담합행의를 치밀하게 유지했다. 그 결과 2000년 1월 대비 밀가루의 생산자 물가는 40% 올라 같은 기간 공산품 물가의 평균 상승률 10%를 4배나 웃돌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카르텔로 인한 소비자 피해액을 관련해 매출액의 15∼20%를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6년간 밀가루 매출액 4조 1522억원을 감안하면 6년간 소비자 피해액은 총 6228억∼8304억원에 이른다. 연간 1000억원 이상 소비자들이 피해를 본 셈이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서울신문이 선정한 2005년 국내외 10대 뉴스

    ■ 국내 ●황우석교수 ‘줄기세포 논문’ 조작 파문 ‘국보급 과학자’에서 ‘허풍 과학자’로 전락한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논문조작 파문은 온 국민을 충격 속에 몰아넣었다. 아직 완전히 조사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세계 최초라고 했던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믿을 수 없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난치병 환자들은 다시 절망에 빠졌고 한국은 국제적인 망신을 샀다. 어떻게든 성과를 빨리 보여주려는 조급성과 과학자로서의 윤리 상실이 부른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안기부·국정원 수천명 불법도청 확인 7월 도청테이프 한 개의 내용이 폭로됐다.1997년 삼성측 인사들이 한 음식점에서 정치권과 검사에게 금품을 주려고 논의하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이를 실마리로 국가정보기관의 불법도청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검찰이 국가정보원을 사상 처음으로 수색하는 등 다섯달 동안 수사를 벌여 김영삼 정부 시절 안기부 미림팀이 정·관·재·언론계 인사 수천명을 도청한 사실이 확인됐다. 도청 추방을 외쳤던 김대중 정부에서도 도청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이 구속됐다. ●정부, 8·31 부동산투기 억제대책 발표 연초부터 서울·수도권 신도시 아파트값과 전국 땅값이 폭등해 서민들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졌다.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서 시작된 가격급등은 일반 아파트로까지 번졌고, 판교 신도시 광풍은 주변 아파트값을 끌어올려 연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11%(㈜부동산114 기준)를 넘어섰다. 결국 정부는 강력한 투기억제책이 담긴 ‘8·31대책’을 내놓기에 이르렀고, 연말부터 부동산 시장은 안정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일부 투기억제 법률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 국회 통과 12부4처2청의 국가기관을 수도권에서 충남 연기·공주로 옮기는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 법안이 3월2일 전격적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도 헌법소원에 휘말렸지만 헌법재판소가 합헌취지의 결정을 내리면서 법리논쟁이 일단락됐다. 여권은 청와대까지 옮기려던 당초 계획에서 다소 물러서긴 했지만 대통령선거 공약을 지킨 것으로 자평했다. 그러나 2007년 대선에서 정권이 바뀔 경우 재검토되거나 변경될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 ●청계천 47년만에 복원 ‘생태하천으로’ 서울 도심을 흐르는 청계천이 47년만에 복원돼 시민들 품으로 돌아왔다.1958년 콘크리트로 복개되면서 땅속에 묻혔던 5.84㎞ 물길이 10월1일 따사로운 햇볕을 되찾아 물고기와 새가 노니는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다. 공사 비용을 뛰어넘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성공적 하천복원 사례로 외국에 소개되기도 했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도 오랜 단장 끝에 새롭게 문을 열어 시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는 도심의 명소로 거듭났다. ●‘독도 영유권분쟁’ 한·일 감정대립 격화 일본 시마네현이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지정하는 조례안을 상정하고 주한일본대사가 서울 한복판에 앉아 ‘독도는 일본영토’라고 주장하면서 한·일 외교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3월16일 시마네현은 일본 정부의 묵인과 국수주의자들의 응원 속에 조례를 통과시켰다.6월20일 한·일 정상들은 냉랭하게 만났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10월15일 신사참배를 강행했다. 한·일 양국의 감정대립은 격화됐고 연말로 예정됐던 양국 정상간 정례 ‘셔틀회담’도 결국 무산됐다. ●기생충알 김치등 중국산 먹을거리 파동 10월 중국산 김치에서 납 성분에 이어 기생충알까지 검출됐다는 당국의 발표로 중국산 식품 전체가 극도의 불신을 받았다. 검출된 알이 모두 미성숙란이어서 직접적인 위해를 끼치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한때 한국과 중국은 외교마찰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11월에는 일부 국내산 김치에도 기생충알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먹을거리의 국민건강 위협이 심각하게 부각됐다. 또 중국산 어류에 이어 송어·향어 등 국내 양식 민물고기에서도 발암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됐다. ●한국축구, 월드컵 6회 연속 본선진출 한국축구대표팀이 6월9일 쿠웨이트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에서 쿠웨이트를 4-0으로 대파하며 6회 연속 본선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월드컵 6회 연속 진출은 세계에서 9번째이고 아시아에선 최초다. 하지만 8월 초 열린 동아시아축구대회에서 2무1패로 꼴찌를 기록한 데다 8월17일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졸전 끝에 0-1로 맥없이 패배, 조 본프레레 감독이 경질되고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새로 영입하는 진통을 겪어야 했다. ●‘여성 악법’ 호주제 2008년 완전 폐지 50년간 여성계의 숙원사업이던 ‘호주제 폐지’는 2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물꼬를 텄다. 헌재결정후 50일이 안돼 국회는 민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호주제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했다. 호주제는 여성권리의 신장, 한 부모 가족 증가 등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존속시켜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유림을 중심으로 거세게 일었다. 유예기간을 거쳐 호주제가 완전 폐지되는 2008년 1월부터는 가족 관계를 개인별로 관리하게 된다. ●과거사규명·사립학교법 여야의원 격돌 17대 국회는 ‘과거사 규명’과 ‘사립학교법’의 격랑 속에 여야간 극한 대립을 불러왔다. 여야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조사대상과 범위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었는데 지난 9일 ‘반쪽 통과’된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는 정면 충돌, 연말까지 급랭정국이 이어졌다.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종교계의 불복종운동, 사학재단의 신입생 모집 거부 경고 등으로 반발이 확산되자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불가’와 ‘단독 국회 개최’로 맞섰다. ■ 국제 ●카트리나 강타와 구겨진 미국자존심 8월29일 초강력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 멕시코만을 강타해 1306명이 숨지고 6644명이 실종됐다.‘재즈의 도시’ 뉴올리언스가 순식간에 물속에 잠겨 유령의 도시로 변하면서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 꼬리를 문다. 피해를 키운 연방정부의 늑장 대응은 초일류국가임을 자임해온 미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특히 재난 대처 과정에서 첨예화된 흑백간 인종 갈등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국제사회에 그대로 드러냈다. ●파키스탄 강진으로 7만5000명 사망 10월8일 발생한 리히터 규모 7.6의 파키스탄 강진은 7만 5000명의 사망자,350만명의 이재민이라는 엄청난 피해를 낳았다. 재난 앞에서 카슈미르 관할권을 둘러싸고 앙숙 관계였던 인도와 파키스탄은 국경을 개방, 구조작업에 나선 군인들을 오가게 했다. 그러나 영하 30도까지 수은주가 곤두박질치는 겨울이 닥쳐왔다. 이재민들에게 제공된 텐트는 대부분 겨울용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어서 동사(凍死)자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 전세계 확산 비상 ‘21세기 흑사병’으로 불리는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하던 AI가 9월 이후 중국과 동유럽을 거쳐 서유럽, 중동, 미주로까지 번졌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 결과 현재까지 AI로 숨진 사람은 73명.WHO는 특히 치명적인 H5N1 바이러스의 사람간 감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AI가 역병(疫病)이 될 경우 1억명 이상이 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이슬람계 런던 연쇄 폭탄테러 이라크전에서 미국의 최대 우방인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7월7일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했다.9·11테러 이후 4년만에 세계가 다시 테러공포에 휩싸였다. 출근길 런던 시민들로 붐비던 지하철과 2층버스에서 발생한 테러로 56명이 숨지고 700여명이 다쳤다. 인명피해 못지않게 충격을 준 것은 테러범들이 영국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자생적인 이슬람계 이민 2세들이라는 점이다. 이후 테러용의자를 사살하는 과정에서 영국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프랑스 이민자들 ‘인종갈등’ 폭동 ‘톨레랑스’의 나라 프랑스가 인종갈등으로 빚어진 폭동으로 불탔다.10월27일 파리 교외 무슬림 빈민가에서 경찰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10대 소년 2명이 감전사했다. 이후 3주 동안 무슬림과 저소득층 이민자들이 사는 파리 외곽 지역에서 분노한 젊은이들의 방화가 들불처럼 번져나갔다.9000여대의 차량이 불탔고 약 3000명이 체포됐다. 이 소요사태는 이민자 2·3세의 사회통합문제, 실업, 빈부차 등 프랑스 사회가 안고 있던 모순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라크 주권정부 구성 행보 계속 혼란과 갈등이 노출되고는 있지만 주권정부 구성을 향한 이라크의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1월 제헌의회 선거를 통해 구성된 의회가 내놓은 새 헌법안이 10월 국민투표를 통과하면서 이같은 안정화 일정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지난 15일 치러진 총선 개표 결과 발표가 늦춰지면서 정파간 갈등과 혼돈이 초래되고 있지만 내년 1월 총선 결과가 나오면 총리 지명, 내각 구성 등 새 정부 출범을 향한 정치 일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 교황 보수파 베네딕토 16세 즉위 4월2일 26년 동안 재임해온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저는 전부 당신의 것입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선종한 뒤 전 세계의 이목은 바티칸에 쏠렸다.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네번째 콘클라베가 열린 같은 달 19일 오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에 새 교황이 탄생했음을 알리는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제 265대 교황으로 선출된 베네딕토 16세는 추기경 시절 ‘하느님의 충견’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데서 볼 수 있듯 대표적 강경 보수주의자로 평가돼왔다. ●자민당 과반의석… 고이즈미 개혁독주 우정민영화를 기치로 중의원을 전격 해산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도박’이 ‘대박’으로 나타났다.9·11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15년 만에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고 개혁 독주를 시작했다.‘제왕적 총리’가 된 고이즈미 우경화도 탄력을 받았다. 취임 후 다섯번째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가 하면 아소 다로 외상 등 극우 인사를 내각에 중용해 이웃나라인 한국·중국과 최악의 외교마찰을 빚고 있다. ●국제유가 고공행진… 세계경제 긴장 연초만 해도 배럴당 40달러 안팎에 머물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6월27일 사상 처음 60달러를 넘어섰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미국 멕시코 만의 석유시설 피해가 생긴 8월 말에는 10월 인도분 WTI 가격이 70달러를 넘었다.3차 오일쇼크가 오리라는 우려는 이후 유가가 하락세로 안정되면서 다행히 기우로 그쳤다. 고유가 쇼크로 정신이 번쩍 든 미국을 비롯한 에너지 소비대국들이 원자력, 석탄, 에탄올 등 대체에너지 사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독일 첫 女총리 메르켈 ‘좌·우 대연정’ 9·18 총선 후 두 달여의 연정(聯政) 줄다리기 끝에 독일 총리직을 거머쥔 앙겔라 메르켈. 조기 선거 승부수를 던진 7년 집권의 게르하르트 슈뢰더를 꺾었다.36년 만이라는 좌·우 대연정의 수장을 맡아 독일병을 치유하고 제2의 라인강 기적을 이룰지 주목된다. 취임 첫 날을 해외순방으로 연 메르켈은 유럽연합 예산안을 막후 조정으로 타결시켜 국제 무대 데뷔전도 성공리에 치렀다. 동독 출신과 여성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제2의 대처’로 탄생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파업조종사 속리산 ‘휴양 파업’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의 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회사측이 24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호소하고 나섰다. 노동조합은 농성장을 충북 속리산으로 옮김으로써 파업 장기화를 예고하며 사측을 압박했다. 아시아나 주재홍 부사장은 이날 파업 8일째를 맞아 “노조가 농성장을 속리산으로 옮긴 것은 사실상 협상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더 이상의 국민 불편과 산업 피해를 막기 위해 긴급조정 등 파업을 제한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긴급조정은 강제로 파업을 중단시키는 조치로 일반적으로 ‘필수공익사업장’(철도·시내버스, 수도·전기·가스·석유정제 및 공급사업, 병원사업)에 대해 내려진다. 현행법상 항공운송사업은 일반 ‘공익사업’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관련법에 ‘(일반 공익사업이라도)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규모가 크거나 국민경제를 해치거나 국민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을 때에는 긴급조정을 결정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어 지금이라도 노동부 직권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긴급조정이 결정되면 노조는 즉각 파업을 중단해야 하고 30일간 쟁의행위를 재개할 수 없다. 이 기간에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결정이 내려지면 단체협약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농성장을 인천연수원에서 충북 속리산 부근 신정유스타운으로 옮겼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조합원의 동요와 탈퇴가 증가하는 등 결속력이 약화되는 것을 우려, 노조집행부가 교통이 불편하고 외부 접촉이 쉽지 않은 곳으로 농성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 노사는 지난 22일 오후 교섭이 결렬된 이후 서로 감정이 상해 향후 협상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13개 핵심안을 중심으로 ‘선(先) 노조요구안 수용’을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인사·경영권을 침해하는 18개 조항을 먼저 철회하라며 맞서고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7월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

    7월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

    재정경제부는 7월부터 달라지는 29개 행정부처의 제도와 법규 사항을 취합,28일 책자로 발간했다. 대학생들은 다음달부터 정부의 보증으로 학자금을 4년동안 4000만∼6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자녀의 뒷바라지를 위해 아내가 해외에 2년 이상 체류하는 ‘기러기 아빠’는 50만달러 범위에서 외국에 있는 주택을 살 수 있다. 퇴직 이후 생활안정을 위해 퇴직금을 일시불이 아닌 연금으로 매년 받는 퇴직연금제도가 12월부터 시행된다. 보유세제를 재산세와 종부세로 이원화해 재산세는 7,9월에 분할 납부하고 종부세는 12월에 낸다. 여권에 사진을 붙이지 않고 직접 인쇄하는 ‘전사식’ 여권이 등장한다. 공무원들도 주 5일만 일하고 고위 공직자의 경우 직무와 관련 주식을 금융기관에 백지신탁하는 주식신탁제도가 도입된다.7월부터 달라지는 소관 부처별 제도와 법규 사항을 요약한다. ■ 재정경제부 ▲해외부동산 취득요건 완화 본인 이외에 배우자가 외국에서 2년 이상 살 경우 50만달러까지 해외 부동산을 살 수 있다. 지금은 본인에 한정해 30만달러로 제한하고 있다. 개인이나 법인이 해외 골프장이나 호텔을 살 수 있는 한도도 100만달러에서 300만달러로 확대된다. ▲종부세 도입 보유세제를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로 나눠 재산세는 7,9월에, 종부세는 12월에 부과한다. 전국의 주택과 토지를 합산해 주택은 9억원, 토지는 40억원, 나대지는 6억원을 넘으면 종부세 부과대상이다. ▲주택개발지구 주민지원 주택개발지구내 국유지를 주민에게 팔 때 매매대금의 분할납부 기간이 현행 15년에서 20년으로 연장되고 이자율도 4%에서 3%로 낮아진다. ▲중소기업 상장시 세제지원 코스닥에 상장되는 벤처·중소기업의 소득 가운데 30%를 사업손실 준비금으로 인정, 손비처리토록 했다. ■ 교육인적자원부 ▲학자금 대출 정부가 보증 정부가 학자금 대출의 90%까지 보증한다. 최대 10년 거치,10년 분할상환 방식이다. 금리는 일반학생이 6.5%, 저소득층은 2%만 부담하고 나머지 4.5%는 정부가 지원한다. ▲방과후 학교제도 도입 방과 후에 보육과 특기적성교육, 수준별 보충학습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가 시행된다. 정부가 연구학교를 지정해 운영한 뒤 구체적인 모델을 개발한다. ▲학교 환경위생관리 강화 교사를 신축했을 경우 새 건물 증후군의 원인 물질을 측정해야 한다. ■ 과학기술부 ▲우주물체 등록제 우주발사체를 발사하려는 사람은 안전성 확보방안을 수립함과 동시에 발사시 손해배상보험에 가입한 뒤 허가를 얻어야 한다. ■ 통일부 ▲남북경협 손실보조액 확대 정치적 격변 등으로 남북경협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기업별로 손해액의 50% 범위에서 최고 50억원까지 손실보조를 받는다. ▲남북 출입절차 간소화 북한주민에 대한 접촉이 승인제에서 신고제로 바뀐다.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검사를 통과하면 별도의 군(軍)검색 없이 남북관리구역을 오갈 수 있다. ■ 외교통상부 ▲여권사진 변경 여권의 위·변조 방지를 위해 8월부터 여권 사진이 ‘부착식’에서 파일 형태로 인쇄하는 ‘전사식’으로 바뀐다. 일반여권의 유효기간은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된다. 여권 유효기간의 연장제와 8세 미만 동반자의 경우 보호자 여권에 함께 기록하는 제도가 각각 폐지된다. ■ 법무부 ▲통신사실 확인절차 변경 정부에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요청할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출입국 사실증명 인터넷으로 발급 출입국·외국인등록, 거주신고 등 3가지 사실증명은 대한민국 전자정부(www.egov.go.kr) 사이트에 접속해 발급받을 수 있다. ■ 국방부 ▲퇴직군인 급여지급 대상 확대 공무원연금법이 시행된 1960년 1월 1일 이전에 중사 이상의 계급으로 퇴직한 군인과 유족들에게도 퇴직급여금이 지급된다. ▲군복무 예정자 해외여행 절차 간소화 제1국민역과 공익근무요원 소집대상의 단기 해외여행 허가기간을 5개월에서 1년 이내로 확대한다. 귀국보증제도가 폐지되고 인터넷으로 해외여행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전문연구요원 복무기간 1년 단축 이공계 석사 이상 전문연구요원의 복무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단축되고 기존 복무자의 경우 잔여 복무기간의 25%를 줄여준다. ▲국외 이주자 병역의무 강화 병역면제(연기)를 받은 국외 이주자가 국내에 1년 이상 머물 때에 군대에 가도록 한 것을 6개월 이상으로 강화했다. 국적 회복자의 입영의무 면제 연령은 31세에서 36세로 상향조정됐다. ▲참전명예수당 자동지급 참전유공자가 직접 신청해야만 지급하던 참전명예수당을 65세가 되면 자동으로 지급토록 했다. ■ 행정자치부 ▲행정기관 주5일 근무제 토요 휴무제가 도입돼 주 40시간만 일한다. 경찰·소방·교정·교원 등 특수분야 공무원은 토요 휴뮤대상에서 제외된다. 우체통을 통한 우편수집, 국제특급, 우체국택배, 빠른우편물 배달 등은 토요일에도 이뤄진다. ▲주식백지신탁제 시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재산공개대상자는 대통령이 정한 금액 이상의 직무와 관련된 주식을 보유했다면 이를 팔거나 금융기관에 백지신탁해야 한다. ■ 문화관광부 ▲인터넷신문 등록제 도입 인터넷신문을 경영하거나 관리하려면 소재지 관할 시·도에 등록해야 한다. 기존 사업자도 9월까지 신고·등록해야 한다. ▲언론중재위원회 권한 확대 언론중재위원회가 손해배상에 대한 강제조정을 하거나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 중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스포츠경영관리사 자격제 신설 스포츠산업 분야의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스포츠경영관리사’ 국가기술자격제도가 시행된다. ■ 농림부 ▲쌀소득 보전 직접지불제 쌀 농가의 소득안정을 위해 80㎏ 가마당 17만 70원의 목표가격보다 싼 산지쌀에는 차이만큼 정부가 직접 돈으로 보전한다. ▲수입쌀 원산지 표시 강화 수입쌀에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으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 건설교통부 ▲국민임대주택 후분양 국민임대주택의 분양시기를 공정이 40∼60%인 입주 전 13∼17개월에서 공정의 70%인 입주 전 12개월로 조정된다. ▲그린벨트 재지정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해제된 뒤 당초 결정된 도시관리계획 용도에 부합되지 않으면 다시 그린벨트로 지정될 수 있다. ▲철도운임제도 변경 건교부 장관의 인가를 얻어 결정되던 철도요금이 일정 범위에서 철도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해 신고토록 했다. ■ 산업자원부 ▲전기용품 안전규정 강화 전기용품의 안전인증이나 안전검사를 받지 않은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전기용품 정기검사도 의무화돼 안전인증기관이 연 1회 실시토록 했다. ▲해외개발자원 국내반입 명령 원유수급 악화로 국내에서 자원위기가 발생할 경우 정부가 해외에서 개발한 자원의 국내 반입을 명령할 수 있다. ▲중독 공산품 보호포장 의무화 어린이가 마시거나 흡입할 때 중독될 위험이 있는 공산품에는 어린이 보호포장을 해야 한다. ■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 연금보험료율이 표준소득액의 8%에서 9%로 높아진다. 이에 따라 월 평균 납부액이 8만 4800원에서 9만 5400원으로 늘어난다. ▲장애인시설 설치확대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대상에 의원, 치과의원, 한의원, 이·미용원, 상점 등이 추가된다. 아파트 부설 주차장에도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은 전체 주차대수의 2∼4%가 돼야 한다. ■ 노동부 ▲체불임금 등에 대한 지연이자제 도입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했을 경우 연 20%의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천재·사변이나 도산의 경우는 적용되지 않는다. ▲퇴직연금제 도입 사업장별로 기존 퇴직금제나 퇴직연금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근로자가 직장을 옮기더라도 퇴직 일시금을 적립했다가 은퇴후 연금이나 일시불로 받을 수 있다. ■ 해양수산부 ▲선원 근무여건 향상 선원법 적용 대상이 25t 이상 어선에서 20t 이상으로 확대된다.500인 이상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선원의 근로시간이 주 40시간으로 줄게된다. ■ 공정거래위원회 ▲경품고시 개정 문화상품권 및 스포츠 관람권을 경품으로 제공할 때의 한도가 거래액의 10% 이내에서 20% 이내로 확대된다. 물건을 산 사람에게 주는 경품 가격도 1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높아진다. ▲하도급법 적용 확대 건설업과 제조업에 제한됐던 하도급법에 광고, 디자인, 방송프로그램 제작, 영화제작, 건물유지·관리, 화물운송 등 서비스업 등도 포함돼 이 분야의 중소기업들도 하도급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 국세청 ▲양도소득세 중과 제외범위 확대 집을 지어 임대하는 건설임대의 경우 전용면적 45평 이하, 기준시가 6억원 이하의 집 2채 이상을 5년 이상 임대하면 1가구 3주택에 중과되는 양도소득세율 60%가 적용되지 않는다. ▲반기별 납부제 확대 사업자가 내는 근로소득세 등을 1년에 두번에 걸쳐 낼 수 있는 대상을 10인 이하 사업장으로 확대한다. ■ 관세청 ▲여행자 휴대품 통관제도 개선 보따리상이 아닌 일반 여행자가 반입한 물품은 수량이 많더라도 입국현장에서 휴대품 신고서만 작성해 내면 통관이 허용된다. 남북한 왕래자의 경우 재반입할 귀중품이나 반출수리물품 등은 한번 신고로 평생 반출입이 가능해진다. ■ 중소기업청 ▲중소기업 기술개발제품 우선구매제 확대 우선구매 지원 대상에 신기술 인증제품과 특허 등의 기술개발제품 이외에도 성능 인증제품과 소프트웨어 인증제품, 단체표준 인증제품 등이 추가된다. 우선구매 지원기간도 ‘인증일로부터 2년 이내’에서 ‘최초 추천일로부터 3년 이내’로 확대된다. 기술개발제품 구매촉진위원회가 구성되며, 성능보험 가입제품은 제한·지명경쟁입찰에서의 우선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창투사·창투조합 경영지배목적 투자 허용 창업투자회사나 창업투자조합이 경영지배 목적으로 창업 7년 이내의 기업에 대한 투자가 허용된다. 지금은 인수합병 등을 위한 일시적 경영지배에 한해 조건부로 허용되고 있다. ■ 특허청 ▲글자체 디자인권으로 보호 글자체도 디자인권으로 보호받게 된다. ■ 경찰청 ▲경부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제 토요일 운영시간 4시간 앞당겨 토요일 낮 12시∼오후 9시인 양재∼신탄진 IC 사이 134.8㎞ 구간의 버스전용차로 운영을 오전 8시∼오후 9시로 변경한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지금처럼 오전 8시∼오후 9시(상행선은 오후 11시까지)로 동일하다.9월 말까지 3개월간의 홍보기간을 둔 뒤 10월부터 본격 단속한다. 정리 백문일 전경하 장세훈기자 mip@seoul.co.kr
  • 도전! 초·중 실업교육 체험교실

    도전! 초·중 실업교육 체험교실

    여름방학을 맞아 캠프와 체험활동 등 다채로운 야외 프로그램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방학만큼은 특별한 경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경기도교육청이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름방학동안 실업계 고등학교의 다양한 수업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도내 22개 실업계 고교가 참가한 ‘실업교육 체험교실’이 그것이다. 굳이 실업계로 진학하지 않더라도 생활에 보탬이 되는 강좌가 많아 보람찬 방학생활을 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실업교육 체험교실의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초등학생들과 중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강좌가 여럿 눈에 띈다. 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강좌들을 소개한다. 학교별 프로그램에 따라 초등학생의 참가 제한되기도 한다. 참가비는 모든 강좌가 무료이다. ●자연을 느끼는 농업강좌 5개 농업계 고등학교가 25개의 강좌를 내놓았다. 이 가운데 용인농생명산업고등학교가 지난 2001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압화(押花)’강좌는 단연 인기다. 압화는 납작하게 말린 꽃이다. 이 학교에서 자생화를 키우는 들꽃 학습원을 맡고 있는 이초롱 교사는 “짧은 시간 안에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압화를 통해 자생화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참여학생들은 압화를 이용해 카드나 열쇠, 휴대전화 장식물을 만들게 된다. 미리 준비한 건조된 꽃을 엽서나 카드의 장식할 부분에 올려놓고 풀을 이용해 투명시트나 코팅지를 붙이는 과정을 거쳐 완성한다. 영상물 교육 1시간과 압화 체험 1시간 등 모두 2시간 과정이다. 포천종합고등학교는 지난 2002년부터 닭 기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의 주제는 ‘부화와 검란’이다. 진돗개와 돼지·한우 등 여러 가축이 있지만 학생들 누구나 친근히 접할 수 있도록 닭을 택했다. 먼저 닭의 외관과 특성을 익힌 뒤 1인당 한 마리씩 맡게 된다. 품 속 온도와 환기, 습기 등 암탉의 부화조건과 동일한 인공부화기 속에 있는 알 가운데 질이 떨어지는 알을 골라내는 검란 직업을 거쳐 남은 알이 부화될 때까지 실습을 한다. ●빵과 아스피린 만들기 평촌정보산업고등학교는 ‘제과제빵’ 강좌를 실시하고 있다.2∼3시간 만에 빵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어 학생들 사이에 인기다. 계량컵으로 밀가루와 설탕을 반죽해 모양을 만들고 오븐에 굽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배울 수 있다. 제과제빵 전문 학원강사인 김혜숙 강사는 “용량만 정확히 잴 수 있다면 짧은 시간 안에 누구나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공업고등학교는 2003년부터 ‘아스피린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살리실산이 주재료인 아스피린은 ‘아실화반응’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그 과정 속에서 결정의 색이 분홍색으로 변하기도 하고 뭉치기도 하고 재결정을 이루기도 한다. 학생들은 직접 이 과정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유진형 교사는 “우리가 실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아스피린이 재미있는 화학반응을 통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본 뒤 학생들이 새로운 지식을 깨닫게 됐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레저 실업계 교육 선 보여 애완동물을 기르거나 승마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발안농생명산업고등학교는 애완동물 기르기와 승마를 각 6년,5년동안 실업교육체험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레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학생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2∼3시간 할당된 애완동물 기르기 수업에서는 푸들과 요크셔테리아, 말티즈 등 애완견들을 직접 목욕시킨다.30분 동안 애완견 목욕이론을 듣고 쓰다듬어주고 안아주는 등 개를 안정시키는 교육을 받는다. 남는 시간에는 직접 애완동물을 목욕시켜보는 실습을 한다. 본교 학생들은 도우미로 나서서 후배들의 실습을 돕는다. 승마 수업에서는 이 학교에 있는 승마용 말 9마리와 승마장 시설을 활용한다. 수업은 생활체육지도사(승마) 3급 자격증이 있는 전문 강사가 맡고 본교 학생들이 보조교사로 참여한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보조교사가 일일이 말을 잡고 따라다닌다. 하남정보산업고등학교는 올해 처음으로 ‘도자기 만들기’강좌를 연다. 유승희 교사는 “주로 컴퓨터 관련 강좌를 열었던 지난해까지는 중학교에서 큰 반응이 없었는데 올해 이 강좌를 만들면서 신청 학생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찰흙으로 화분을 만들면 학교에서 일주일 뒤 초벌구이를 해 준다. 학생들은 다시 자신이 만든 화분에 화초를 심어 집에 가져가게 된다. 이틀 동안 6시간의 수업을 통해 직접 반죽도 하고 신문지를 이용해 도자기를 성형하고 말린 후 원하는 무늬도 새기는 전 과정을 배울 수 있다. 재학생들이 보조교사로 참여해 도와준다. 디자인공예과 김미형 교사는 “초보자도 신문지 등의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데다 만들어 바로 생활에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실업계 교육 편견 해소 학생 진로선택에 도움  “실업계 고교에 대한 구체적인 경험을 할 수 있어 학생들이 만족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 과학산업교육과 오철현 장학사는 “‘인문계보다 교육환경이 좋지 않을 것 같다.’거나 ‘힘든 일을 배울 것 같다.’는 등 실업계고에 대한 중학생들의 잘못된 인식을 실제 체험을 통해 바꿔보기 위해 실업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면 ‘막연히 알았던 수업을 해보니 생동감이 있었다.’는 등 긍정적인 답변이 많다.”면서 “이 체험교실을 운영하겠다는 고등학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7년 전 조성준 현 경기도교육청 실업교육담당 장학관이 학생들이 잘 모르는 실업계 수업을 체험을 통해 알리기 위해 시작했다. 처음에는 5곳에 불과했지만 2003년부터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23개교, 올해는 25개교에서 계획을 세웠다. 예산은 올해에만 6950만원이 잡혔다. 실업계고의 참여가 크게 늘어난 것과 관련, 오 장학사는 “2002년 ‘비전 21 경기도 실업계고 종합발전방안’을 세우기에 앞서 각종 설문조사를 했는데 현장 교사와 전문가 등이 ‘체험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실업계 교육에 대해 많이 알게 될 것’이라는 의견과 ‘직업의 세계를 알려 진로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많이 내 반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재작년까지만 해도 학교 측에서 효과를 장담하지 못 해 신청하는 경우는 적었지만 요즘은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이 돌아 지난해엔 23개 모집에 30여개가 학교가, 올해는 25개 모집에 48개 학교가 신청을 했다.”면서 “앞으로 평가회를 거친 뒤 더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서울 3개 실업계고교도 중학생 대상 무료 강좌 서울에도 여름방학 동안 중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실업강좌를 여는 학교들이 있어 관심있는 중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선린인터넷고와 서울여자상업고, 미림여자정보과학고 등 모두 3개교에서 실시된다. 용산구 청파동에 있는 선린인터넷고는 지난 2001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천광호 교장은 “실업계에 소질이 있는 학생을 미리 발굴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추진했다.”면서 “이 교육을 받은 학생은 본교 특별전형에 원서를 낼 수 있는 자격을 준다.”고 밝혔다. 이 교육은 ‘프로그래밍’과 ‘영상교육’,‘애니메이션교육’ 3강좌로 나눠진다.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프로그래밍은 3학년 1학기 수학점수가 80점 이상인 학생 가운데 프로그래밍 관련 자격증이나 수상 경력자를 우선 선발했다. 또한 애니메이션과 영상교육과정도 3학년 1학기 영어와 수학 성적 내신이 50% 이내인 자로 제한을 뒀다. 애니메이션과 영상교육은 다음달 18일부터 22일까지 모두 20시간에 걸쳐 진행되고 25명씩 참가한다. 프로그래밍도 18일부터 29일까지 모두 40시간 동안 실시되고 50명의 학생이 참여한다. 최근 선발을 끝냈다. 신림동에 있는 미림정보고도 지난해부터 여름방학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 여중생을 대상으로 ‘정보과학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다음달 25일부터 29일까지 모두 20시간에 걸쳐 실시한다. 개설강좌는 ‘플래시무비’와 ‘아바타만들기’,‘홈페이지 만들기’ 등이다. 각 강좌 모집인원은 25명씩이며, 신청은 이달 30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받는다. 봉천동에 있는 서울여자상업고는 올해 처음으로 ‘여름방학 중학생 교육’을 실시한다. 내년부터 상업 계열 특성화고로 바뀌는 것을 알리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다음달 18일부터 22일까지 15시간 동안 진행되며 ‘영어회화’와 ‘재미있는 애니메이션 만들기’ 강좌가 열린다. 모집인원은 30명씩이다. 영어회화는 본교 원어민강사가 직접 가르친다. 재미있는 애니메이션 만들기는 본교 전문 교사가 지도하며 참가학생은 A4 한장 분량의 대본을 작성하고 이를 포토숍과 플래시를 통해 3∼4장 분량의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된다. 신청 방식은 조만간 학교 홈페이지에 공고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사설] 姜건교의 행정수도 백지대안론

    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지 한달이 넘었는 데도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실의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충청권 주민들의 아픔을 어떻게든 달래주어야 하며, 지역균형발전을 이루어야 하는 정책적 목표 사이에서 정부와 정치권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탓일 것이다. 이런 와중에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이 그제 “국토균형발전, 수도권 과밀해소, 충청권 민심해소라는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제로베이스에서 수도이전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강 장관의 ‘백지 대안론’이 절차상 합리적인 방안이다. 여권 일각에서 청와대와 헌법기관을 제외한 전 행정기관을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이는 헌재의 결정 취지에 어긋날 뿐더러 다수 국민의 여망을 벗어난 것이다. 유권자의 표만 생각한다거나 작은 재치로 다른 헌법기관의 결정을 무력화하는 방법으로는 충청권 주민을 두 번 울리는 결과만 낳을 것이다. 정치인의 입지가 국가 백년대계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이런 점에서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이 어제 지역주민들의 반향을 들어 강 장관의 견해에 유감을 표시한 것은 실망스럽다. 공황상태에 있는 지역주민들을 염려하는, 정치인으로서의 도의적 발언에 그쳤으면 좋았을 것이다. 앞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그제 ‘민생경제원탁회의’에서 헌재결정 후속대책 및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특위 구성에 합의를 보지 못했는데, 이 문제마저 당리당략으로 흐르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수도이전 무산 이후의 문제는 이제 충청권 주민들만의 몫이 아닌 국가적·국민적 과제다. 다시는 땜질식으로 끌고 가서는 안 된다. 정부와 정치권 모두가 지혜를 짜내 후유증 없는 해결책을 찾아내야 한다. 거기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지역주민들도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에 수도이전 대상지였던 연기·공주지역 2165만평을 수용하라는 등의 요구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 [독자의 소리] 지방 균형발전 대안 찾아야/김태용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법 위헌 결정 이후 정국이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민심도 크게 동요하고 있어 걱정스럽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 사이의 갈등해소에 책임있는 정치권, 시민사회단체들의 차분하고 성숙한 대응은 절실하다. 이들마저 국민적 동요에 편승해 조직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이 사회는 갈등의 중재자를 잃고 끝없는 혼란 속에 빠져들고 말 것이다. 수도이전 무산은 상대가 있는 결과이다. 수도이전을 반대한 세력들이 승리를 기뻐하는 현장의 반대편에는 이 소식에 낙담한 집단적 울분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존재를 외면하는 일은 민주적 규범에 어긋난다. 수도이전을 희망하는 여론이 비록 소수일지라도, 이들의 희망을 수용하는 것이 갈등을 수렴하는 민주적 규범일 것이다. 서울시나 수도이전 반대 시민사회단체들도 이같은 결정에 동참해야 한다. 자기와 반대편에 서있는 의견과 주장까지를 배려할 줄 아는 태도야말로 민주사회에서 다수 여론이 정치적 승리를 기뻐하는 방식이다. 물론 충청권과 친여 시민사회단체 또한 헌재결정에 항의하는 집회와 시위를 가능한 한 자제해야 할 것이다. 수도이전 무산은 헌재의 헌법해석에 의한 것일 뿐, 국민합의나 대의정치를 통해서 결정된 것이 아니다. 이제는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위한 최선의 대안을 찾는데 정치권이 앞장서고 국민들이 협조하는 성숙한 태도로 위기를 넘겨야 할 때다. 김태용
  • [사설] 대통령의 애매한 헌재결정 언급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국회 시정연설에서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헌재의 결정 이유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평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그 결론의 법적 효력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헌재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언급하지 않은 점은 유감이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논란을 가열시키는 것은 자칫 소모적 말꼬리잡기가 될 수 있다.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 미흡하다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위헌결정을 받은 것은 여야 모두의 책임이다. 정치적으로 한쪽의 백기투항을 바라서는 안 된다. 노 대통령의 애매한 어법을 놓고 비판이 나오자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헌재 결정의 법적 효력을 인정한 만큼 논란을 더이상 벌이지 말고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노 대통령이 헌재 결정에 불복치 않으리란 상식을 전제로 후속조치에 집중하는 것이 건설적이다. 청와대도 상식에 반하는 움직임을 보여선 안 된다. 같은 관점에서 일부 여당 인사들과 시민단체, 노사모 등이 집단행동으로 헌재에 압박을 가하는 행위도 자제되어야 한다.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이 ‘맞장’형식의 법리 토론을 헌재에 제안했고, 시민단체의 헌재 규탄집회도 이어지고 있다. 충청권 주민들의 삭발·혈서 시위도 심상치 않다. 하지만 헌재의 이번 결정을 무효화시킬 방법은 현행 헌법체계에서는 없다. 헌재 결정을 인정하는 토대 위에 혼란을 줄이는 합리적 대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수도권 과밀해소는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균형발전은 모두가 바라지만 일방 추진은 부작용을 낳는다. 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국민 여론과 야당의 의견을 수렴해 충청권 민심을 다독이고 국토균형발전도 꾀하는 방안을 시간을 갖고 만들어야 한다. 전반적인 국정운영 쇄신책을 함께 제시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 “헌재결정 승복하고 국정쇄신하자”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에 강력 반발하던 열린우리당 내에서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이를 둘러싼 법리 논쟁이 수그러들지 주목된다.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승복’의 뜻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내에서 24일 헌재에 대한 공격을 비판하면서 철저한 자기 반성과 국정쇄신의 계기로 삼을 것을 촉구하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의 비서실장인 정장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글을 통해 여권의 승복과 국정쇄신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아직 누구도 공식적으로 “헌재의 결정에 승복한다.”고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정 의원은 “재판에 불만이 없는 경우는 드물지만 재판 결과에 승복하고 존중하는 것은 우리의 가장 기본적 자세이며,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면서 “헌재 판결은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부에선 국민투표를 하자거나 헌법개정을 하자고도 하는데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며, 더욱이 헌재 재판관을 탄핵하자는 것은 신중치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부겸 의원도 자기 홈페이지에서 “수도이전 문제는 입법·행정부의 영역으로, 정책적 판단의 문제”라며 헌재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국정의 핵심은 국민적 동의를 확보하는 데 달려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됐다.”며 헌재 결정 수용을 주문했다. 이부영 의장은 그러나 이날 전남 강진군을 방문, 당소속 후보인 국영애씨를 위한 10·30 재보선 지원유세에서 “신행정수도건설이 헌재가 근거로 제시한 듣도 보도 못한 관습헌법으로 좌절돼 여러분이 크게 걱정하고 계실 줄 안다.”며 헌재 결정에 대해 거듭 냉소적 태도를 여전히 드러냈다. 이 의장은 다만 지난 22일 밤 노영민 의원 등 충북 출신 의원 9명이 헌재 재판관을 상대로 탄핵발의를 하겠다고 나선 데 대해서는 “우리가 헌재와 정면승부하는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지만 우리당의 입장은 그런 것이 아니다.”고 언급, 헌재에 대한 정면 대응은 피할 뜻임을 내비쳤었다. 김현미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당에서 논의된 바 없으며, 탄핵 발의를 위한 서명작업도 논의할 예정이 없다.”며 국민들에게 헌재와 충돌로 비쳐지는 모습을 조기에 차단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3일 10·30 재보궐선거 지원유세에서 “헌재 결정을 부인하는 것은 헌법을 부인하는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3권이 분립돼 있는데 마음에 맞아야 승복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복한다는 것은 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문소영 전광삼기자 symun@seoul.co.kr
  • 헌재결정 대안 언급 안할듯

    헌재결정 대안 언급 안할듯

    25일 국회에서 이뤄지는 노무현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적잖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이해찬 국무총리가 대독한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행정수도 혼란과 관련해 구체적인 대안은 제시되지 않을 것 같다. 워낙 미묘한 사안인 만큼 고민이 깊고,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청와대측 설명이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 정리되고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며 “시정연설에서 큰 메시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궁금해 하고, 언론 역시 새로운 방향을 내놓으라고 하지만 이번 사안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층적 검토를 해야 할 사안”이라며 “따라서 지금으로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여론의 흐름을 살피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와 비슷한 스탠스다. 이런 기류는 이날 시정연설 작성과정에서도 뒷받침된다. 이례적으로 청와대가 아닌 총리실에서 연설문을 작성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밤 총리실이 작성한 연설문을 한차례 검토하는 선에서 머물렀다고 한다. 노 대통령 연설을 전담해 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번 시정연설은 노 대통령이 이 총리에게 권한을 많이 넘겨준 연장선에서 이 총리가 주도적으로 작성했고, 청와대는 노 대통령의 기존 연설과 너무 동떨어지지 않도록 스크린할 뿐이다.”고 밝혔다. 이처럼 총리실이 시정연설을 주도한 만큼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분명한 정책방향이 제시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시정연설 작성에 참여한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핵심인 국가균형발전과 관련한 내용을 포함, 국정 전반에 대해 다룰 것”이라며 “새해 정부 예산안에 대한 설명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밝혔다. 결국 노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헌재의 위헌 결정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범정부적 차원에서 이에 따른 후유증과 혼란을 막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하는 한편 보다 면밀한 검토를 거쳐 후속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선에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신행정도시 건설 등 여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구체적 방안은 언급되지 않을 듯하다. 남은 관심은 행정수도 이전사업 중단에 따른 정부 차원의 대국민 사과 여부다. 한나라당은 지난 22일 박근혜 대표의 대국민사과를 기점으로 “노 대통령과 정부는 행정수도 이전을 강행, 국민적 혼란을 야기한데 대해 사과하라.”고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 이 총리가 어떤 표현으로, 어떤 수위로 이번 혼란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느냐는 것은 승복 논란이 일고 있는 헌재 결정에 대한 여권의 자세와 함께 향후 대응방안을 말해 주는 지표인 셈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헌재도 헌법기관인데 그 결정을 부인해 버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밝혀, 어떤 식으로든 헌재 결정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 내용에 따라 여야간 긴장도 달라질 것 같다. 진경호 조현석기자 jade@seoul.co.kr
  • “헌재결정 월권” “겸허히 수용해야”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놓고 정치권이 크게 요동치는 가운데 행정수도 이전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에 대한 확인감사가 실시된 22일 국회 건설교통위 국감장도 하루 종일 떠들썩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신행정수도 건설이 사실상 무산된 데 대한 불만과 함께 헌재 결정의 ‘법리적 부당성’을 성토하는 데 주력한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겸허한 수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 이강래 의원은 “대단히 안타깝고 유감스럽게도 헌재는 위헌이라는 결론을 미리 도출해 놓고 ‘관습헌법’이라는 개념을 차용해 꿰맞추기를 한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이어 “결정이 헌재의 순수한 법리적 결정인지, 정치적 결정인지 많은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헌법학자나 법조계 내부에서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한 월권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장선 의원은 “이번 판결은 다분히 정치적 판결이라고 생각하지만 헌재 판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방법도 없고, 법률적으로도 수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는 국론 분열을 일으키지 않고도 국토균형 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를 견인할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같은 당 윤호중 의원도 “절차상의 문제에 대한 위헌 결정이지 신행정수도 건설을 통한 정책 목표까지 위헌 판결이 난 것은 아니다.”며 “국토 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는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주승용 의원은 “헌재 결정을 존중해야 하지만 정부의 주요 시책에 차질이 우려된다.”면서 “건교부는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반면 한나라당 정갑윤 의원은 “지난해 말 신중하지 못하게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통과시켜 국론 분열과 예산 낭비 등 국가적으로 큰 누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국민에게 사과드린다.”고 말문을 텄다. 이어 “정부 여당이 헌재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행정수도 이전 업무를 자제했다면 예산 낭비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병호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도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신속하게 충청권 민심을 달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윤성 의원도 “건교부는 신행정수도 이전 관련 조직을 당장 해산하고 내년 예산안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운영위-‘수도이전 위헌’ 책임 공방전

    [국감 하이라이트] 운영위-‘수도이전 위헌’ 책임 공방전

    국회 운영위는 국정감사 마지막날인 22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 2라운드’ 공방을 한치의 양보없이 전개했다. 또 국감을 마친 뒤에는 곧바로 상임위를 소집해 최광 국회예산정책처장 면직동의안을 상정하는 등 극심한 파행을 겪었다.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권이 헌재의 결정에 불만을 나타내는 것을 비판하며 노무현 대통령이 즉각 수용할 것을 거듭 주장했다.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헌재의 위헌 결정은 현 정부의 오기, 오만, 오류에 대한 평가인 만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발 더 나아가 ‘대통령 재탄핵’을 에둘러 암시하는 발언까지 나왔다. ●한나라 “盧대통령 헌재결정 수용하라” 최구식 의원은 노 대통령이 지난 5월 헌재의 탄핵 기각 결정 뒤 ‘냉정하고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시킨 데 대해 국민 모두가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대국민성명 발표 사실을 들며 “헌재의 결정에 불복한다면 다시 탄핵 정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인가.”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또한 김우식 비서실장에게 “비서실에서 대통령에게 퇴임 건의를 할 생각은 없나.”라고 묻기도 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측에 ‘원죄론’과 ‘이중적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박영선 의원은 “16대 국회에서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찬성표를 던진 167명 중 박근혜 대표와 정형근·남경필·심재철·이병석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이 82명이었다.”면서 “한나라당 논평대로라면 자신들이 법치를 위반한 사실에 그처럼 환호한 것인데, 참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본인들이 주도해 통과한 법이 위헌 결정이 내려진 것은 입법권에 대한 심대한 타격인데도 환호했다.”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뇌 구조가 궁금하다.”고 거칠게 몰아세웠다. ●우리당, 국회예산처장 면직동의안 상정 여야간 신경전은 의사진행 발언이 몇차례 오간 뒤 천정배 위원장이 “질의와 발언의 금도를 지켜달라. 다른 교섭단체 의원들에 대해 감정적 훼손이 없기를 바란다.”고 주문하면서 겨우 진정기미를 보였다. 한편 이날 국감을 마친 뒤 여당은 ‘정부의 정책은 좌파적’이라고 말하며 물의를 일으켰던 최 예산정책처장의 면직동의안을 상정해 면직을 강행했으나 한나라당의 반대로 처리를 유보했다. 최 처장은 이날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으로부터 ‘의도적으로 행정수도이전비용을 부풀렸다.’는 의혹도 받았다. 열린우리당은 최 처장이 편향적인 정치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면직동의안 처리 강행을 주장했고 한나라당은 일단 진상조사를 한 뒤에 면직동의안건을 다루자고 맞섰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한나라당 사과로 끝낼 일 아니다

    헌재의 ‘수도이전’위헌 결정에 대해 한나라당이 승리자인 양 도취돼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박근혜 대표 등 한나라당 인사들은 그제 헌재결정이 나오자 ‘법치의 승리’ ‘국민의 승리’라며 환호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정부·여당과 함께 수도이전을 둘러싸고 작금의 혼란을 초래한 원인제공자이다.‘표’에 이끌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통과에 협력한 과정이나, 그 이후의 반대당론 결정, 대안도 없는 반대 등 한나라당의 처신은 다수당이나 제1야당으로서 믿음직스러운 구석이라고는 없었다. 자신이 입법한 법률이 폐기되는 순간에 박수치는 모습도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한나라당은 스스로의 모순된 태도는 물론 입법부의 권능을 무너뜨린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대통령 탄핵에 이어 두 번이나 국회 의결이 헌재에 의해 무력화되는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하지 않았는가. 국민의 의사는 아랑곳없이 당리당략에 얽매여 정쟁과 졸속입법활동을 벌인 결과다. 그 피해는 이제 고스란히 국민들이 안게 됐다. 박 대표는 어제 관훈클럽토론회에 나와 ‘신행정수도법’통과에 협력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로만 끝낼 일은 아니다. 한나라당은 반성과 함께 책임있는 자세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지역균형발전과 수도권과밀 해소 및 분권은 신행정수도 건설 중단과 관계없이 추진돼야 한다. 후유증 최소화와 대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헌재의 결정을 또 다른 정쟁이나 편가르기에 이용해서도 안 된다. 민의를 외면한 정쟁의 결과가 얼마나 큰 파장을 몰고 오는 것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 [수도이전 위헌 파장] DJ “헌재결정 승복을” YS “대단한 일 했다”

    [수도이전 위헌 파장] DJ “헌재결정 승복을” YS “대단한 일 했다”

    “헌법재판소가 대단한 일을 했다.”(김영삼 전 대통령) “헌재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김대중 전 대통령) 두 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에 대해 이런 반응을 보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2일 CBS 라디오방송 50주년을 기념해 가진 인터뷰에서 “국법에 의해 헌재가 권한을 갖고 결정했으니까 거기에 대해선 일단 다 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이 사태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충고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날 이화여대 부근 한 식당에서 열린 인터넷 자유북한방송(대표 김성민) 방송위원회 회의 참석에 앞서 “어제는 역사적인 날이었다.”면서 “헌재가 대단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최근 열린우리당이 국회에 제출한 국가보안법 폐지안과 관련,“북한에서 바라고 있는 것이 국보법 폐지와 주한미군 철수 2가지”라며 “둘중 하나라도 없어지면 적화통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헌재결정 즉시 효력상실

    21일 헌법재판소의 인용(위헌) 결정으로 지난 4월17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은 이날부터 효력이 상실됐다. 헌법재판소법 제47조 2항은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효력을 상실한다.”라고 돼 있다. 헌재의 결정은 모든 국가기관이 따라야 한다. 따라서 특별법이 무효화됨으로써 이 법에 근거해 설치된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도 더 이상 활동을 계속할 수 없다. 이해찬 국무총리도 헌재 결정 직후 “신행정수도추진위 활동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국민투표만 거치면 행정수도 이전 계획을 계속 추진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상 수도이전은 물 건너 갔다. 헌재가 문제삼은 것은 수도이전은 ‘관습헌법’상의 규정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헌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야 함에도 단순 법률로 시행한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행 헌법상 헌법 개정은 대통령이나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로 제안돼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부쳐진 뒤 유권자 과반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가능하다. 결국 국회 및 국민의 전적인 동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현실적으로 과반수를 조금 넘는 의석을 갖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헌법 개정에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수도이전은 이 상태에서 지리멸렬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측이 헌재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도 사실상 원천봉쇄돼 있다. 헌법재판소법은 헌재의 결정에 대해 원칙적으로 재심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번 결정이 청와대나 국회 등 사실상 수도에 입지해야 하는 상징성을 갖는 기관의 이전에 제동을 건 것이라는 점에서 정부측이 다른 정부기관의 이전을 추진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수도이전의 효과가 없다는 점에서 ‘대안’이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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