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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 남북정상선언 이후] 수정해야 할 남·북 법규

    [2007 남북정상선언 이후] 수정해야 할 남·북 법규

    6일 정부가 ‘2007남북정상선언’후속 조치를 이행하기 위해 관련법을 개정해 10월 중으로 공포하겠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법률 손질이 필요한 내용은 ▲2항 통일 지향적 남북관계를 위한 법률적·제도적 장치 정비 ▲3항·5항 북방한계선(NLL)에 공동어로수역 지정 ▲5항 남북 균형발전을 위한 경제협력 등이다. ●NLL문제 보수·진보 주장 엇갈려 복잡 우선 거론되는 법들이 국가보안법, 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남북협력기금법 등이다. 부처별로 재경·농림·산업·외교부 등에서 개정을 필요로 하는 법이 더 있을 수 있다. 2항의 합의에 따라 국가보안법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 북한을 적국으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은 2004년부터 정부가 개정·폐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으나 보수진영의 반대로 사실상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미국의 식민지 남한의 혁명’을 규정한 북한의 노동당 규약도 국보법 개정·폐지와 맞물려 수정이 필요하다. 선언문 3항·5항과 관련된 NLL문제는 더욱 복잡하다.NLL을 영토 개념으로 보는 보수층의 주장에 따르면 이는 ‘개헌급’의 문제다. 반면 NLL을 미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군사분계선 수준으로 인식하는 진보진영의 입장에서는 국회 동의조차 필요 없는 문제다. 결국 공동어로수역지정 문제가 가장 첨예한 대결점이 될 수도 있다. 남북 균형발전을 선언한 5항과 관련해서는 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남북협력기금법 등의 개정이 필요하다. 남북관계발전법 제21조 3항의 ‘남북합의서의 체결·비준에 관한 사항’에 따르면 남북합의서를 비준하기에 앞서 국무회의의 심의 역시 거쳐야 한다. 이보다 앞서 법제처에서 다른 법들과 상충되는 점이 없는지 법리적 심사를 거쳐야함은 물론이다. ●국회 비준 쉽지 않아 10월 공포 어려울 듯 재검토해야 할 법률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른 정부 내부 절차와 국회 비준 절차가 쉽지 않아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법제처 심사가 통상 평균적으로 한달은 걸린다고 볼 때 남북정상회담 후속조치추진기획단이 서둘러 개정안을 제출하더라도 검토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게다가 통일부에서 남북합의서도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법제처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국무회의를 통과해도 6개월 정도 기다렸다가 하위 법령안이 마련되면 함께 공포하고 있다.”면서 “10월 중 공포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설사 일사천리로 후속조치가 진행되더라도 국회 비준이라는 절차가 남아 있다.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내용의 경우 국회에서 체결과 비준에 대한 동의를 얻어야 한다. 정치권의 이견을 해소해야 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범여권과 한나라당 모두 국회 비준 동의의 필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조하지만 방식면에서는 차이가 있다.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민주노동당이 합의 결과에 대한 일괄 비준 동의를 주장하는 반면 한나라당은 경협문제와 관련해 내용별로 동의 여부를 결정하자는 주장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미얀마, 피살 日기자 비디오카메라 숨겨

    |도쿄 박홍기특파원|미얀마 정부가 지난달 27일 민주화 시위를 취재하다 총에 맞아 숨진 일본인 사진기자 나가이 겐지(50)의 사건에 대해 사과를 하고도 진상규명에는 협조하지 않고 있다. 미얀마 측이 일본 대사관에 반환한 나가이의 유품 중에는 나가이가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쥐고 있었던 사건의 결정적인 단서인 비디오 카메라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나가이의 소속사인 뉴스프로덕션 ‘APF 통신사’ 사장 야마지 도루는 지난달 30일 나가이의 유품을 살펴본 결과, 사건 현장에서 사용했던 비디오 카메라는 없었다고 밝혔다. 나가이는 평소 문제 발생에 대비해 캐논제와 소니제 등 2대의 비디오 카메라를 갖고 다녔다. 유품으로 돌아온 캐논제에는 시위현장이 아닌 호텔 안에서 시험적으로 촬영한 수십초의 영상만 담겨 있는 점으로 미뤄 시위 현장에서는 소니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장 야마지는 미얀마 정부 측에 현장에서 사용했을 소니제 카메라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또 고의 사살이나 조준 사격의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총의 발사거리를 기재하지 않는 등 부실한 검시결과 보고서를 작성, 은폐 의혹을 사고 있다. 보고서에는 총알이 나가이의 우측 가슴부분을 관통, 몸 안에 남아 있지 않은 탓에 총의 종류가 특정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을 적었다. 나가이의 옷에 묻은 화약의 반응도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나가이의 시신을 국내로 옮기는 대로 유족들의 허락을 얻어 재검시를 실시하기로 했다.hkpark@seoul.co.kr
  • 대운하공약 언론보도에 과민?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이 이번 대선에서 가장 뜨거운 공약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대운하와 관련한 이 후보의 표현이 조금만 달라져도 “공약을 철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즉각 나올 정도로 ‘휘발성’이 높다. 28일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이날 오전 이 후보는 MBC-TV에 출연, 정강정책 연설을 했다. 원고가 오후에 기자들에게 전달됐는데 거기에 대운하 공약과 관련,‘집권하면 국내외 세계적인 기술과 환경 전문가들로 하여금 재검토하도록 하겠다.’는 문구가 있었다. 일부 언론이 ‘재검토’라는 표현에 방점을 찍어 보도하자,25분 만에 이 후보측은 “착오로 초안이 발송됐다.”며 최종본을 보내왔다.‘재검토’라는 표현 대신 ‘치밀하게 다듬도록 하겠다.’는 문구가 들어 있었다. 이 후보는 추석 연휴 직전인 21일 MBC에서 연설을 녹화하면서 처음엔 초안대로 읽었다고 한다. 그런데 ‘재검토’라는 표현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자체 판단 아래 즉석에서 ‘치밀하게…’로 바꿔 녹화를 마쳤고,28일 실제 방송에는 최종본으로 나갔다. 그런데 초안을 찬찬히 읽어보면 애초에 이런 소동이 과민한 측면이 있다. 이 후보는 초안에서 대운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연설의 거의 절반을 할애하고 있다. 다만 끝부분에 “일부 국민들이 걱정하고 계시기 때문에 국내외 전문가들로 하여금 재검토하도록 하겠다.”라는 문구를 삽입했을 뿐이다. 이 후보측은 “일부 걱정하는 시각이 있으니, 그렇다면 외국 전문가들의 검증까지 거쳐서 더욱 철저히 하겠다는 뜻”이라며 “오히려 대운하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의지가 담긴 연설”이라고 설명했다. 대운하 공약의 이런 수난은 2002년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누린 안온함과 대비된다. 당시 노 후보의 공약은 야당을 비롯한 일부 보수층으로부터 비판을 받긴 했지만, 지금 대운하 공약처럼 걸핏하면 ‘철회’ 운운하는 의심까지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행정수도 이전 공약은 대선 투표일을 불과 3개월 정도 앞두고 기습적으로 ‘출시’된 데다, 충청권이라는 분명한 이해 지역이 있었기에 거친 태클을 피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대운하 공약은 보수 진영조차 일부 철회 압력이 있는 형편이다. 지금으로서는 이 후보가 대운하의 물길을 뚫는 것보다 반대 공론을 돌파하는 일이 더 힘겨워 보인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검찰 수뇌부 새달 회동 배경

    검찰 수뇌부 새달 회동 배경

    검찰 고검장 회의가 새달 1일 긴급 소집된다. 검찰 수뇌부의 이번 회동은 1997년 김태정 전 총장이 신한국당이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비자금 의혹을 고발한 사건의 수사 여부를 놓고 소집한 때와 상황이 비슷하다. 당시 수뇌부는 대선 수사 유보를 결정했다. 이번에는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와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한 조치로 보인다. 검찰은 구속영장 운영 체계에 대한 검토라고 말한다. 회의는 정동기 대검 차장이 주재하고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고검장, 서울중앙지검장이 참석하고 대검 중수부장 등 참모진이 배석한다. 이번 회의는 정상명 총장이 직접 지시했다. 최근 영장항고제 도입을 언급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정 총장의 소집 배경에는 법원의 영장 기각에 따른 내부의 불만과 요구 등을 고려한 것으로 관측된다. 정성진 법무부 장관이 법원의 영장기각에 대한 검찰의 불만에 대해 자숙을 요구한 것도 무관치 않다. 하지만 폭발적인 선언이나 결정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는 관측이다. 대검 김경수 홍보기획관은 “최근 주요 사건에서 잇따라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의 구속 수사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해 총장이 결정했다.”면서 “영장 갈등에 초점이 맞춰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홍성규 오상도기자 cool@seoul.co.kr
  • [정책선거 원년으로] 세금인하 이명박·손학규 “찬성” 정동영·이해찬 “반대”

    [정책선거 원년으로] 세금인하 이명박·손학규 “찬성” 정동영·이해찬 “반대”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의 대선 후보만 확정됐고, 다른 정당들의 경선은 진행 중인 상황이다. 본선이 시작되지 않은 탓에 대선 후보와 예비 후보들은 공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아직은 공약의 체계성과 구체성이 떨어진다. 특히 매니페스토 공약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모든 후보들의 공약이 매우 부실하다. 재원조달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공약에 대한 체계적인 보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그러한 보완 과정을 거쳐 각 정당 후보가 매니페스토 공약집을 발표할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이러한 공약의 완성도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정책을 중심으로 선거가 진행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거의 모든 참여자가 노력해야 한다. 정치권은 물론 유권자가 후보의 정책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해찬 “부동산 세제 강화” 권영길 “부유세 신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발표한 공약의 대부분은 경제 관련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위 ‘7·4·7구상’이다. 연 7%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10년 이내 국민소득 4만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7대 경제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매년 60만개,5년간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러한 거시 경제 공약은 공약이라기보다 의지의 표현으로 봐야 할 것이다.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정동영·이해찬(기호순) 후보는 거의 비슷한 거시 경제 공약을 발표했다. 손 후보는 6.4% 성장률에 연간 50만개 일자리, 정 후보는 6% 성장률에 연간 50만개 일자리, 이해찬 후보는 6% 성장률에 연간 40만개 일자리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숫자만 조금씩 다를 뿐 이명박 후보의 공약과 비슷하다. 예외적으로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는 이러한 수치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감세·부동산·재벌 정책에서는 후보간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명박 후보는 대대적 감세를 주장하며, 구체적으로는 법인세 최고율을 25%에서 20%로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손 후보는 선별적이고 전략적인 감세를 주장하고, 정 후보와 이해찬 후보는 감세에 반대한다. 권 후보는 오히려 부유세 신설 등 증세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이명박 후보는 1가구 1주택에 대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를 완화해 줄 것을 약속하고 있으며, 신혼부부에게는 1가구 1주택을 실비로 공급하겠다는 선심성 공약도 내세우고 있다. 물론 재원조달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다. 손 후보와 정 후보는 종부세를 유지하되,1가구 1주택에 대해 양도세 감면을 내세우고 있다. 이해찬 후보는 오히려 부동산 세제 강화를 주장하고 있으며, 권 후보는 공공주택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빠져 있다. 재벌 및 기업 정책에서 후보간 차이는 가장 극명하다. 이명박 후보는 경영인 출신답게 재벌 및 대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약속한다. 법인세율 인하는 물론이고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 ▲공정거래법을 경쟁촉진법으로 전환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의 단계적 재검토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미 FTA는 권영길만 반대 다른 후보들은 이명박 후보만큼 적극적이지 않다. 손 후보는 규제 완화와 출자총액제한 제도 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 후보만큼 파격적이지는 않다. 정 후보는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장기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이해찬 후보는 현행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권 후보는 오히려 재벌 해체와 민중참여 소유·경영 구조로의 전환을 주장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약속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입장에서도 후보간 일정한 차이가 발견된다. 이명박 후보와 손 후보는 적극 찬성, 정 후보와 이해찬 후보는 농민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이라는 조건부 찬성을 내세우고 있다. 권 후보는 한·미 FTA에 대해 적극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동 정책 및 비정규직 문제에도 비슷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강조하면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는다. 손·정·이 후보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할 뿐,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안 제시는 하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에서 권 후보가 가장 적극적이다. 국가고용책임제 도입을 통해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물론 이런 정책의 부작용에 대한 언급은 없다. 후보간 경제 시각의 차이를 살펴보면 이명박 후보는 ‘선(先)성장 후(後)분배’를 내세우며 전형적인 보수주의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 시각을 바탕으로 이명박 후보의 각종 공약은 상당한 내적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손 후보도 성장 우선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후보만큼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기본 방향에 있어서 이명박 후보의 공약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정 후보는 성장 우선주의 시각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명박, 손학규 두 후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중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해찬 후보는 친노파 후보답게 현 정부의 성장-분배 균형론을 유지하면서 중도-진보적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장 진보적인 권 후보는 전통적인 자유주의적 개념의 성장보다는 생태적 국가발전모델을 통한 소위 ‘진보적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대표집필 김욱 배재대 교수
  • 靑-신당 결별 수순?

    대통합민주신당이 노무현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들어 각종 정치현안에 대해 줄곧 엇박자를 내며 각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대선을 불과 90일 남겨 놓은 상황에서 이른바 ‘노무현 프레임’을 깨지 못하면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는 위기의식에 따라 사실상의 결별 수순을 밟는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와 차별화에 나선 당 지도부 지도부는 ‘세무조사 무마 청탁’ 연루 의혹에 휩싸인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특검 수용’ 입장을 시사하고,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도 태클을 걸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도 청와대와 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충일 대표가 지난달 31일 한·미 FTA에 대해 미묘한 시각차를 보인 게 단초를 제공했다. 오 대표는 “내년 (총선으로 구성될) 차기 국회로 처리 시점을 늦추는 게 바람직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정윤재 전 비서관의 수사에 대해서도 통합신당의 입장은 강경하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청와대 편을 들며 한나라당의 특검 공세에 마냥 끌려가지는 않겠다.”며 특검을 수용할 뜻을 분명히 했다. 당 지도부는 정부의 취재 제한 조치에 대해서도 김 원내대표와 정동채 사무총장이 직접 나서 재검토 및 언론계와의 합의 도출을 거듭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한나라당보다 더 혹독한 대변인 논평 이낙연 대변인은 최근 한나라당을 능가하는 혹독한 논평을 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대변인은 19일 이규용 환경부장관 내정자의 위장 전입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가 부동산 취득이 수반되지 않은 위장 전입은 장관 임명의 결격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위장전입 한 건만 있어도 도저히 장관이 안 된다던 노 대통령의 발언과 배치된다.”며 이 장관의 내정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 대변인은 신정아씨의 영장이 기각되자 한 라디오에 출연, 특검 도입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통합신당은 여당도 아니어서 일부러 (청와대를) 감쌀 수도 없는 것이고 또 감싸고 싶은 마음도 없다.”며 청와대와 거리를 뒀다. 이 대변인은 청와대가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고소하자 “일반 국민의 감각에 맞지 않고, 자칫 대통령 선거판도를 왜곡할 우려도 있다.”며 대통령이 스스로 일정한 거리를 둘 것을 요구해 주목을 받았다. 이종락 구동회기자 jrlee@seoul.co.kr
  • ‘민족경제론’ 외친 故박현채 그의 삶과 사상 되짚어본다

    ‘민족경제론’ 외친 故박현채 그의 삶과 사상 되짚어본다

    ‘지구화시대의 자립경제’,‘국경 없는 자본’과 ‘민족경제’,‘신자유주의’와 ‘경세제민(經世濟民) 경제학’….2007년 현재 이런 의미쌍은 논리적으로 가능한 언어조합이 아니다. 비현실적인 이항대립이자 형용모순 취급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초국적 자본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대, 민족경제란 시대착오적 화두(?)를 붙들고 끙끙대는 이들이 있다. 민족경제론의 주창자 고 박현채(1934∼1995) 교수(조선대 경제학과)의 후학들이다. ●진보사회과학 중요유산 박현채 사망 10주기(2005년 8월17일)에 맞춰 계획된 ‘지구화시대 박현채 경제사상의 의의와 재구성’ 토론회가 2년여를 끈 끝에 21일 개최된다. 민주사회정책연구원과 ‘고 박현채 전집발간위원회’ 주관으로 서울 중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 열린다. 토론회는 박현채 사상의 핵심이자 산업화시대 저항담론의 구심점이었던 민족경제론을 지구화 시대의 맥락에서 재성찰·재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독재권력에 맞설 언어가 빈곤했을 때, 민족경제론은 시대가 공유한 무기였다.1978년 ‘민족경제론’(한길사) 출간은 한국 토착경제학의 싹을 틔우는 일대 사건이었다. 박정희 정권의 외자주도형 산업화에 대립각을 세우며 자립경제를 주장했던 박현채의 사상은 비판지식인들의 이론적 전진기지가 됐다. 한국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학자와 책을 묻는 여론조사들은 박현채와 ‘민족경제론’을 늘 다섯 손가락 안에 꼽아왔다. 산업화시대는 갔고, 지구화시대가 도래했다. 민족경제론은 ‘과거의 이론’으로 버려졌다. 국민국가를 넘어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파악할 수 있는 이론적 확장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92년 대선 때까지 박현채가 골간을 잡았던 김대중의 ‘대중경제론’도 97년 대선 땐 유종근 전 전북지사와 이강래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의 손을 거치며 박현채의 흔적을 지웠다. 박현채는 잊혀진 존재가 됐고, 민족경제론은 재벌의 경영권 방어논리로 오용되고 있다. 시대의 변화가 불러온 아이러니다. 그렇다면 박현채 후학들은 왜 ‘폐기된’ 민족경제론을 복원하려 하는 것일까. 정확히 말하면 ‘민족경제론의 문자적 복원’이 아닌 ‘민족경제론적 문제의식의 복원’이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민족경제론의 문제의식은 경제총량지표로 파악되는 국민경제가 아닌, 민중 삶을 보장하는 국민경제의 확립”이라면서 “민족경제론은 민중의 기본적 삶과 직결된 공공성이 해체되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반드시 재검토돼야 하는 한국 진보사회과학의 중요한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주류경제학이 돌보지 못하는 ‘생활하는 민중의 구체적 삶의 요구’를 지탱하려면 민족경제론의 발전적 재구성이 시급하다는 절박함이 토론회 저변에 깔려 있다. ●DJ 대중경제론에도 영향 토론회의 행간을 읽는 핵심 키워드는 ‘대안적 상상력’이다. 민족경제론 재해석 작업이 당장의 대안을 내놓긴 힘들지만, 대안의 단초가 될 다양한 상상력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획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조희연 교수는 민족경제의 재구성 방안으로 공공성 강화를 강조하고, 장상환 경상대 교수는 글로벌 체제의 급진적 변혁 가능성을 탐구한다. 또 권영근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소장은 자립경제의 단초로 쿠바 모델에 주목하는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현대 자본주의 경제를 ‘화석연료에 의존한 탄소경제’라고 정의하는 박승옥 시민발전 대표는 “석유 고갈과 동반할 자본주의 파국에 대비하려면 지역공동체 운동과 에너지·식량 자립, 지역자치를 실천하는 길밖에 없다.”며 생태적 자립경제를 주장한다. 박현채 10주기 및 전집발간에 맞춰 기획된 토론회는 발간작업이 늦어지며 한 차례 연기됐고, 박현채 사상을 계승하는 민족경제연구소 설립이 난항을 겪으며 또다시 늦춰져 이번에 열리게 됐다. 박현채가 몸담았던 조선대가 설립을 거부한 이후 연구소는 성공회대·한신대·상지대가 컨소시엄으로 운영하는 민주사회정책연구소가 내부 기관 형태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사회정책연구소는 한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구화와 공공성’이란 주제로 민족경제론의 현재화작업을 체계화하고 있다. 민족경제론의 재구성은 이제 첫발을 떼고 있는 중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본사 정책자문단이 본 토론회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들이 기본적으로 토목경제·개발경제·재벌경제 성장 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었다. 건설회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안 제시에 있어서 뚜렷한 차별점이 보이지 않았던 점은 안타깝다. 후보들이 앞다퉈 중소기업·서민경제를 내놨는데 현재 참여정부의 정책과 차별점이 보이질 않는다. 특히 비노(非盧) 후보를 주창하고 있는 손학규·정동영 후보의 경제공약이 친노(親盧) 후보인 이해찬·유시민·한명숙 후보와 차별성이 없는 것은 제 색깔내기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들을만 하다. 경선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손·정 후보는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동의하는지, 아니면 전면 개편이 필요한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각자 태도를 명확히 한 뒤 이야기를 진행해야 전선이 명확해지는데 그렇지 못해 두루뭉수리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5명의 후보들은 서민경제, 중소기업 경제를 강조하는 것은 좋으나 그 역시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제조업 중심으로는 중소기업을 발전시켜도 한계가 있다. 앞으로 서비스산업을 어떻게 발전시킬 건지 문화·예술·창조경제를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그러기 위해 창조인력이나 문화인력을 어떻게 양성하고 대접할 건지 대안이 없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정책 토론회에서 국민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부동산 문제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원론적인 논의와 추상적 논쟁만 난무했다. 구체적 수치와 실현 가능한 대안을 놓고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데 그런 진지함이 결여됐다. 수박 겉핥기식, 말꼬리 잡기식 언쟁만 보인 점이 아쉽다. 부동산 정책은 대선 과정에서 가장 폭발력이 있는 이슈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각 후보들의 진지한 재검토와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 佛노·정, 공기업 연금개혁 충돌

    |파리 이종수특파원|공기업 근로자가 주요 가입 대상인 ‘특별체제 연금’ 개혁안을 놓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노동계가 정면 충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10일 “관련제도 재검토 계획이 마무리됐다.”며 “대통령이 최종 결심만 하면 관련 당사자들과 바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프랑스 국영 철도(SNCF), 파리철도공사(RATP), 프랑스 전력공사(EDF)와 가스공사(GDF) 등 공공 기관 및 업체의 노동자공기업 노조는 “일방적 개혁에 합의할 수 없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총파업도 불사할 뜻을 비추며 강력 반발했다. 연금 개혁은 프랑스 사회의 ‘뜨거운 감자’의 하나다.1995년 당시 알랭 쥐페 총리가 연금 개혁을 추진하다 철도노조 등의 대규모 파업 사태에 직면해 좌절된 바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오는 18일 자신의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인 특별체제 연금 개혁에 대한 강행 여부를 밝힌다. 2003년 연금 개혁에서 제외됐던 특별체제 연금 개혁의 주요 내용은 주요 가입 대상인 공기업 근로자들이 사기업 근로자에 비해 조기에 퇴직하면서도 연금 혜택은 더 많이 받는 불합리성을 시정하기 위해 액수는 줄이되 납입기간은 늘리는 것이다. 만약 정부 계획대로 특별체제 연금개혁이 실시되면 SNCF,RATP,EDF-GDF 등 주요 공기업 노동자 50만여명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 노조는 “정부의 전략이 실현되면 사회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개혁에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CGT의 산별 노조인 SNCF측은 “정부가 개혁안을 밀어붙이면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번엔 정부 입장도 완강하다. 특히 여론이 호의적이라고 판단해 고무된 분위기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인 CSA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6%가 특별체제 연금개혁을 지지한다고 나타났다. 클로드 게앙 대통령 비서실장은 “일반 국민의 여론은 매우 호의적”이라며 강행 의사를 밝혔다.vielee@seoul.co.kr
  • [네번째 심판대 선 간통죄의 운명은] 4기 헌재 재판부 폐지론 우세

    [네번째 심판대 선 간통죄의 운명은] 4기 헌재 재판부 폐지론 우세

    서울북부지법 도진기 판사의 위헌 제청으로 부부간 정절 의무를 법으로 통제하는 간통죄의 위헌 여부가 또다시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게 됐다. 최종 결정 때까지 찬반 논란이 뜨겁게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강국 헌재소장 체제는 폐지론쪽에 가까워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법학계 안팎에선 “법이 이불 속까지 들어와선 안 된다.”는 폐지론과 “선량한 성 풍속 유지”라는 존치론이 팽팽하게 맞선다. 사법적인 판단보다는 사회 공론화를 통한 입법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헌재 세 차례 합헌, 입법적 해결 권고 심판의 칼을 쥔 헌재는 이미 세 차례나 합헌 결정을 내렸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사법적 판정보다는 사회 합의를 통한 입법적 해결을 촉구해 왔다. 헌재 역시 법의 잣대로만 판정하기는 곤란하다는 한계를 드러냈던 것이다. 헌재는 2001년에도 성 도덕과 일부일처주의 혼인제도의 유지 및 가족생활의 보장 등을 근거로 합헌이라고 결정하면서도 “세계적으로 폐지 추세인 점, 내밀한 성적문제에 법 개입은 부적절한 점, 협박이나 위자료를 받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점 등과 관련, 간통죄 폐지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밝혀 국회의 입법을 촉구했었다. 헌재 관계자는 “당시 재판부는 간통죄의 존폐 여부에 대해선 그 시대를 사는 사회 구성원의 합의에 따라 판단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입법권을 가진 국회가 사회 변화 추세와 국민 법감정 등을 헤아려 개정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거부감이 덜하다는 의견이다. ●이강국 소장,“근본적으로 재검토 필요” 당시 합헌 결정을 내렸던 재판관은 현재 4기 재판부에 단 한 명도 남아 있지 않다. 또 합헌 결정 이후 6년이 지나 새 재판관들이 어떤 문제 의식에서 접근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이강국 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인사청문회에서 보여준 성향으로 볼 때 위헌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이 소장은 지난 1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개인적으로는 시대도 변하고 국민적 합의가 되면 처벌 문제는 근본적으로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또 김종대·김희옥·민형기·목영준 재판관 역시 간통죄 폐지에 가까운 입장을 보였다. 폐지에 긍정적 의견을 보인 재판관이 5명이다. 위헌 정족수가 6대3인 것을 감안하면 재판관 한명만 더 위헌 의견을 낼 경우 간통죄는 형법전에서 사라지게 된다. 다만 폐지 의견을 냈던 재판관들 중에도 ‘입법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재판관도 상당수여서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재경부는 ‘발뺌’… 네티즌은 ‘발끈’

    나라살림 집계에 무려 18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오류를 낸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정집이나 기업, 은행에서는 단돈 10원,100원도 틀리지 않게 계획적인 운영을 하는데 정부의 이번 실수는 참으로 어이없는 무책임 행정의 표본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부랴부랴 ‘정부회계 검증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개선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정부의 주먹구구식 재정 운용과 ‘네탓 공방’을 비난하는 국민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무원들의 기강해이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재정경제부는 10일 기획예산처와 함께 현재 정부의 예산회계시스템을 검증할 수 있는 추가 프로그램을 마련해 앞으로 오류 발생을 막겠다고 밝혔다. 김형수 재정경제부 재정기획과장은 “디지털 예산회계시스템을 관할하는 기획예산처 산하 디지털 예산회계 기획단과 협의해 시스템적 오류를 ‘더블체크’, 사전에 걸러낼 수 있는 ‘회계 검증 프로그램’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의 회계 전산 프로그램을 통해 나온 수치가 맞는지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한번 더 계산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정경제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등에는 주먹구구식 재정 운용에도 불구하고 개발자 탓만 하는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비난이 들끓고 있다.‘엉터리 재정경제부’라 밝힌 네티즌은 “국민을 기만하고, 국가 신뢰도를 무너뜨린 우를 범했으면, 상식적으로 직무유기와 공무상 중대 과실로 형사처벌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17조’라는 이름의 네티즌은 “일반 기업체라면 회계상 손익이 터무니없이 높거나 낮으면 의문을 갖고 재검토를 할 텐데….”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회계시스템 오류를 막을 개선책 마련도 중요하지만, 정신무장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정식(경제학과) 연세대 교수는 “이번 사태는 외부 통계자료를 대충 검토해 보고하는 공무원의 근본적인 기강해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현재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경제분야 ‘전문가 위원회’를 내실화해 이번과 같은 정책적 오류를 사전에 잡아내는 개선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현행 회계 시스템은 올해 처음 도입된 데다 조사대상을 관리할 범위도 넓기 때문에 단순히 공무원 몇 사람이 검토하기엔 오류 가능성을 피할 수 없다.”며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교육부, 특목고 신설 전면유보

    교육부는 6일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가 당초 취지와 달리 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 목적고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해 특목고 설립 사전 협의 절차를 오는 10월 말까지 전면 유보해 당분간 인가해주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외국어고 신설을 신청한 곳은 광주와 인천 등 2곳이며, 전국적으로 5∼6곳이 구두로 설립 의사를 전달하거나 자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이날 서남수 차관 주재로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를 갖고 외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 교육체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 작업에 들어가기로 방침을 정했다. 현재 개선 검토 방안으로는 외고 등의 신설 금지 또는 조건부 설립 인가 재개, 지정 해지 여부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담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10월 말까지 종합적인 검토 작업을 하는 등 특목고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체제에 대한 검토 대상에는 특목고 외에 자립형 사립고(현 6개교), 개방형 자율학교(현 4개교)도 포함된다. 한편 국회 교육위원회 최순영(민노당)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7학년도 외고 출신 서울대 신입생 211명 가운데 동일계열로 진학한 학생은 35명으로 16.6%에 불과했다. 외고 출신 서울대 신입생의 동일계열(어문계열) 진학비율은 2002학년도 30.8%를 기록한 뒤 점점 낮아져 2006학년도에는 14.6%로 떨어졌다. 서울대는 1999년부터 외고 학생의 내신 불이익을 없애는 동일계열 비교내신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전체 외고 출신자의 동일계열 진학 비율은 2005학년도 27.5%,2006학년도 25.0%,2007학년도 25.8% 등으로 서울대의 외고 출신자 동일계열 진학비율은 10%포인트가량 낮다. 교육부의 특목고 신설 전면 유보 방침에 대해 각 지자체와 학교 당국, 교총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뒤늦은 감이 있다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전국외고교장장학협의회 회장인 유재희 과천외고 교장은 “2010년부터는 외고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학생이 거주하고 있는 광역시로 제한하는데 아직 강원, 광주처럼 외고가 없는 지역까지 막겠다는 의도는 아닌지 모르겠다.”고 반대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재갑 대변인은 “어찌보면 교육부의 교육정책 실패를 외고 등 특목고로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이에 비해 전교조 정애순 대변인은 “교육부가 발표에만 그치지 않고 방침을 강력히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신당 컷오프 개표 혼란 매듭짓나

    대통합민주신당의 컷오프 촌극은 6일 다시 들여다봐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당 차원에서는 실무자의 계산상 착오라고 하지만,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특히 순위 재번복 현상에 대해서 일부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재검표 실시와 ‘조작설’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국민경선위원회(국경위)를 물갈이하는 선에 그쳤다. 안정적인 본경선 관리방안 등 구체적인 사태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인적 쇄신에만 머물렀다는 평가다. 개표 이전부터 국경위측은 이미 공신력에 흠집을 냈다. 정보 유출을 우려해 통계자료까지 파기하면서 순위 공개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언론과 캠프측의 등쌀에 밀려 순위를 발표했다. 여러 캠프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급기야 후보별 득표수를 공개했다. 하지만 발표 장소도 공식적인 곳이 아니라 당 국경위 집행위원장 개인 사무실이었다. ●‘순위공개 불가→공개´ 공신력 흠집 본격적인 개표 혼란이 시작됐다. 전날 저녁 7시쯤 국경위는 손학규 후보가 240표 차이로 정동영 후보를 앞섰다고 발표했다. 득표율 집계 결과, 손 후보가 37.8%, 정 후보는 36.52%로 격차가 1.28%p라고 했다. 그러나 3위 이해찬 후보의 득표율이 21.63%라고 발표하면서 기자단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세 후보의 득표율 합계가 95.95%나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밤 11시쯤, 국경위는 득표수를 정정했다. 손 후보와 정 후보의 표 차이가 54표라고 정정했다. 게다가 당초 4위로 발표했던 한명숙 후보와 5위 유시민 후보의 순위도 뒤집었다. 국경위측은 반복된 산술 착오에 대해 “일반인 여론조사 2400명과 선거인단 4714명을 50대50으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즉 여론조사 득표수를 선거인단 득표수와 등치시키려면 2배수를 곱해야 하는데 4배수를 곱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여론조사에서 앞선 한 후보가 한때 4위로 발표됐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궁색한 변명이라는 지적이다. 컷오프 발표현장에는 국경위 실무자들을 비롯, 여론조사 담당업체 전문가들이 전산시설을 구비해 놓고 있었다. 제대로된 검증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부 캠프와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유 후보의 상승세를 인정하기 싫은 모종의 음모가 있는 게 아니냐.”며 1,2순위 표 전면 공개를 촉구했다. ●“이상한 방식으로 해결” 비판 목소리 한편 지도부의 해결책에 대해 후보 진영에서는 “신뢰 회복 방안을 기대했는데 이상한 방식으로 결론이 났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일부 후보측은 본인 의사에 반해 접수된 선거인단의 전면 재확인을 촉구했다. 구혜영 박창규기자 koohy@seoul.co.kr
  • [기고] 에너지 대란과 원자력 르네상스/송명재 한국수력원자력㈜ 발전본부장

    올 상반기 세계 30여개 나라의 히트상품을 살펴봤더니 이례적인 현상이 발견됐다. 수많은 신상품 가운데 아이디어 상품을 제치고 절전 및 정전대비 용품이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에서는 절전형 전구가, 브라질에서는 가솔린·에탄올 겸용 차량이, 나이지리아에서는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와 충전 비상전등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이러한 결과는 ‘에너지 대란’에 대한 우려가 심각해지면서 전 세계인들의 소비행태에도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화석연료 생산량이 점차 줄어드는 정점 시기에 대한 전망도 앞당겨지고 있다. 지금까지 석유는 약 40년, 천연가스 67년, 석탄은 180년 정도 지나야 정점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추출이 쉬운 석유는 이미 2005년을 기점으로 생산량이 줄고 있다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에너지 부족에 대한 인식 때문인지 요즘 ‘원자력 르네상스’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원자력 중흥기가 다가오는 듯하다. 현재 원자력은 세계적으로 전력의 약 16%를 담당하고 있으며,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과 프랑스, 영국, 일본 등 강대국의 원전비중은 20%에서 많게는 78%에 달하지만 원전 확대 정책을 지속하고 있고,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들도 원전 확보에 열심이다. 독일은 메르켈 총리 취임 후 ‘원전을 폐기하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원전폐지 정책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시사한 바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세계 에너지 수요가 현재보다 50%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점에서 원자력에너지는 지구온난화를 유발시키는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면서도 에너지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원자력에너지는 향후 치열해질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며, 지금도 전기 없이 생활하는 16억명의 인류에게 전기를 공급키 위해선 가장 유용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16세기 청어잡이가 산업활동의 전부였던 네덜란드는 작은 국토와 적은 인구의 한계를 중계무역이라는 창의적인 발상을 통해 극복, 강대국으로 부상했다. 이와 유사하게 우리도 고유가와 지구온난화 추세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력과 같은 현실적인 에너지를 확대, 발전시킴으로써 에너지 강국 또는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잘 알다시피 원자력 발전은 지난 30년간 값싸고 질 좋은 전기를 공급,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뤄내는 디딤돌 역할을 담당했으니 이런 꿈이 이뤄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 우리나라의 원자력 산업은 지난 30년간 1년 6개월마다 1기씩의 원전 건설과 지속적인 기술자립 및 인력육성을 통해 20기의 원전을 운영하는 세계 6위의 원자력 강국으로 도약했다. 원전 안전성 분야에서는 최근 영광 3발전소가 IAEA로부터 세계 최고수준으로 평가받는 등 뛰어난 원전운영기술을 대내외에 자랑하고 있다.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는 우리에게 분명 원전 플랜트 수출을 비롯, 엄청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협약 발효와 고유가로 ‘에너지 패권주의’의 움직임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원자력산업은 유망 수출품목으로 자리잡을 좋은 기회다. 가뜩이나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가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고 환경문제를 극복키 위해선 원자력에너지의 역할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재조명이 절실한 때라고 생각한다. 송명재 한국수력원자력㈜ 발전본부장
  • 이명박 정책 ‘밑그림’

    이명박 정책 ‘밑그림’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이번 주 중 국정운영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정책총괄기구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지만 선진화 진영 전체의 지혜가 담기고 모여야 한다. 당 안팎, 특히 당내에선 경선과정에서 경쟁했던 다른 후보들의 역량이 모두 집약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임태희 후보비서실장이 2일 전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이번 주 초 당내외 인사들로 공약과 비전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기구 명칭으로 ‘희망한국위원회’,‘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비전한국위원회’ 등이 검토되고 있다. 당 내에선 정책위와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주축이 되고, 당 밖에서는 한반도선진화재단과 바른사회시민회의 등 뉴라이트 계열을 포함한 각계각층의 실무형 인사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 비서실장은 “이 기구에서는 경선과정에서 이 후보가 제시한 공약뿐 아니라 상대 후보의 공약, 당 밖에서 거론된 공약들을 다 모아서 검토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 기구의 활동결과물은 10월쯤 있을 비전선포식 등을 통해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와 ‘대한민국 747비전’ 등도 폐기나 전면 재검토가 아니라 수정·보완을 전제로 한 검토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후보는 또 국정운영을 구상하는 일정을 많이 잡고, 대규모 행사보다는 실질적인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는 데 몰두할 전망이다. 임 실장은 “슈퍼마켓이나 시장 등으로 소비자를 직접 찾아다니며 의견을 나눈 잭 웰치 GE 전 회장의 ‘타운 미팅’ 형태로 하자는 의견이 있다.”고 덧붙였다. 후보 비서실과 후보특보단 등 후속 인사는 빠르면 3일 중 최소한의 인력에 대해 발령을 내고 2차로 보완할 예정이다.2∼3명가량이 될 비서실 부실장단에는 주호영 의원이 포함된다고 임 실장은 전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피랍자 추가 석방] ‘선교마케팅’ 개선을

    [피랍자 추가 석방] ‘선교마케팅’ 개선을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에 의한 한국인 선교봉사단 피랍사태가 28일 밤 극적인 협상타결로 해결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공포와 불안의 41일이 남긴 충격과 슬픔은 단비처럼 날아든 협상타결 소식의 기쁨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이번 사태는 한국 정부는 물론 언론과 기독교계, 그리고 시민사회 전반에 적지 않은 교훈을 남겼다. 서울신문은 테러문제 전문가인 최진태 한국테러리즘연구소장과 이슬람 전문가인 이원삼 선문대 국제학부 교수, 소장파 신학자로 한국 개신교의 성찰과 전환을 촉구해 온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장을 초청해 좌담을 가졌다. 사회는 이석우 서울신문 국제부장이 맡았다. ●사회 피랍자 석방에 합의를 이뤘지만 테러집단과의 타협이란 선례를 남김으로써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최진태 소장 테러조직과의 협상은 하지 않는다는 게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암묵적 합의다. 일단 테러조직에 양보를 하면 또 다른 테러를 불러온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탈레반과 협상을 하면서 ‘협상’ 대신 ‘접촉’‘대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동시에 정부는 피랍자들의 안전과 무사 귀환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김선일씨 사건에 대한 학습효과가 크게 작용한 탓이다. 다만 탈레반과의 대면접촉이 첫번째 희생자가 난 뒤에야 이뤄진 것은 유감이다. 탈레반의 요구에 굴복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이번 협상이 제2, 제3의 테러를 부를 것인지는 좀더 두고 볼 문제다. ●이원삼 교수 정부가 얻은 것도 있지만 잃은 것도 있다. 테러단체와 협상·거래를 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시하면서 보여준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아도 좋다. 어차피 테러에 대한 대응은 국제적 룰이 정해진 게 없다.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게 최선이다. 미국도 자국민이 납치됐을 때 협상한 전례도 있다. ●김진호 소장 사실 이번 사태가 빚어진 데는 한국의 비정부기구(NGO) 활동이나 선교가 국제적 공신력을 갖지 못했다는 점도 작용했다. 가장 큰 문제는 ‘선교 마케팅’으로 불리는 한국 기독교의 공격적 선교행태다. 국내적 필요를 위해 국제적 선교를 활용하는 방식이 문제라는 것이다. 피랍사태 초기 전세계적인 관심과 지원을 받기 어려웠던 것에는 이같은 한국 개신교의 선교행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적 여론이 작용했다. ●사회 정부가 아프간 현지에서 기독교 선교활동 금지를 약속했는데 실현가능할까. ●김 소장 아랍지역 선교는 상당히 위축될 것이다. 국가의 지침에 자발적으로 순응해서라기보다 이것을 어기면 ‘법인’으로서 활동하는 데 여러 가지 불이익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같은 조치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다. 개신교의 선교가 문제점을 안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선교란 국가가 나서서 ‘하라 마라’ 할 영역은 아니다. 과연 지금의 한국 선교가 국제평화와 현지인들의 행복을 위해 필수적인지 성찰은 물론 필요하다. ●최 소장 피랍자들이 전적으로 개신교 봉사단체 소속이었기 때문에 납치단체의 표적이 됐다고는 보지 않는다.1968년부터 2006년까지 테러를 1회 이상 겪은 국가가 189개 국가다. 그만큼 테러가 일상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기독교 단체든 순수 NGO든 테러에 노출되지 않는 최선의 방책은 테러 다발지역에 가지 않는 것이다. 불가피할 경우 안전대책을 충분히 강구해야 한다. 다만 한국 개신교의 공격적인 선교방식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수요자 입장을 고려한 봉사가 아니라 공급자 관점에 따른 접근이 반발을 불러온 측면이 크다. ●사회 개신교계 내부에 자성의 움직임은 있나. ●김 소장 한국 교계에 특별한 선교적 성찰이 있을 것 같진 않다. 사회적 시각은 극도로 부정적이지만 분당 샘물교회의 교인이 피랍사태 이후 늘어난 것에서 알 수 있듯 해외 선교를 주도하는 교회의 교세는 위축되지 않고 있다. 이른바 ‘선교 마케팅’이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어떤 형태로든 선교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한국 교회가 해외 선교를 본격화한 시기가 국내에서 교세 팽창이 벽에 부딪친 1980년대 이후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 개신교의 선교 활동은 한국 교회가 겪고 있는 내적 위기를 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이 교수 사실 이슬람권에도 성당과 교회는 다 있다. 오래전부터 유대교·가톨릭이 공존해 왔다. 문제는 한국 개신교가 이슬람 지역에 나가 선교를 하면서 필요 없는 적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선교를 하려면 현지의 언어와 문화를 알고 가야 한다. 그런데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열정만 갖고 무작정 간다. 이 때문에 호의를 갖고 가지만 충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무슬림에겐 이슬람교가 단순한 종교가 아니라 생활이고 관습이며 모든 규범의 지배원리다. 이들에게 개종을 하라는 건 삶의 방식을 포기하라는 것, 한마디로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유럽의 기독교 역시 이슬람권 선교를 한다. 하지만 이들의 선교는 대를 이은 선교다. 관습과 언어, 심지어 사투리까지 익히고 그들의 삶에 철저히 녹아든다. 우리처럼 단기코스가 아니다. ●김 소장 단기 선교의 문제를 지적하자면, 이번에 피랍된 사람들도 열흘짜리 선교팀이다. 위험한 지역에 들어가려면 안전에 대한 자기 감수성이 있어야 하고 현지인과 의사 소통할 수단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 교회의 단기 선교는 일종의 ‘어드벤처 게임’이다. 위험한 곳에 보내 선교를 시킴으로써 교회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게 목적이다. 목회자들 역시 선교팀을 이끌고 위험 지역을 다녀오면 ‘차세대 주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현지인과 대화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교회가 구조적으로 양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 선교를 주도하는 보수 기독교단이 이같은 현실을 성찰적으로 되돌아볼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회의적이다. ●이 교수 이슬람교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도 문제다. 사실 아프간의 상황 악화는 종교 문제와는 무관하다. 소련과의 10년 전쟁에 뒤이은 10년 내전,9·11 이후 또 전쟁이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 3분의1이 난민이다. 사실 인류 역사상 종교전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종교를 빌려 전쟁을 벌였을 뿐이다. 중동 지역은 15세기까지만 해도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가 훌륭하게 공존했다. 자기 종교를 지키면서도 다종교·다문화사회 이룬 것이다. 그런데 이스라엘 건국 이후 정치적 문제에 석유 확보 문제가 겹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무슬림들도 생존 차원에서 범죄를 저지른다. 심지어 집권 시절 양귀비 재배를 엄금했던 탈레반이 양귀비를 키운다. 이런 것들을 정당화하려면 종교로 포장하는 수밖에 없다. 종교를 자기 정당화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거기에 선교하러 가는 사람들이 사안의 본질을 알지 못하고 들어가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들어가려면 ‘종교’가 아니라 ‘전쟁의 속성’이 무엇인지를 알고 들어가야 한다. ●사회 우리 정부의 초기 대응 미숙과 위기관리 시스템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 소장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 테러단체 입장에서 보면 협박만 가지고 요구 사항을 관철시킬 수 있다면 절대 인질을 죽이지 않는다. 협박이 먹히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순간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협박이 효과를 거두려고 한다. 두 사람이 희생을 당했는데 정부가 노력했더라도 막기 어려웠다. ●이 교수 정부 대응은 신속했고 적극적이었다. 그것을 탈레반이 인정했기 때문에 그나마 희생을 줄였다. 다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정부가 관심 갖고 정비해야 할 게 있다. 사태 초기 아프간 정부의 채널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는 적대적 관계인데 그쪽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었겠는가. 아프간 정부 채널이 벽에 부딪치자 민간단체와 이슬람 단체의 영향력을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그들과의 인적 교류 네트워크를 갖지 못한 정부로선 한계가 명확했다. 무엇보다 현지 전문가가 없었다. ●김 소장 이번 사건이나 김선일 사건에서 느낀 것은 우리 정부 관료들이 현지 한국인에 대한 세심한 관심보다는 미국과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사람에 대한 애정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물론 국가와 관료들이 노력해도 쉽게 안 풀리는 문제들이 있다. 이럴 때 현지에 정착한 한국의 NGO나 기독교 활동가들이 현지인과의 교류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된다. 문제는 기독교 선교사나 NGO 활동가들이 현지인들의 삶 속으로 파고 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 소장 그동안 우리 정부의 외교가 미국과 일본,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은 지적돼야 한다. 중동과 제3세계에 대한 관심을 갖는 데는 지나치게 인색했다. 중동 등 지역 전문가들을 특별 관리하는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에도 김선일 사건 당시처럼 정부가 부족장들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결과적으로 안이한 접근이었다. 지금까지 탈레반을 인정한 국가가 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 3개국뿐이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부족장 채널보다는 탈레반을 인정하고 자금을 대준 주변국가들을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야 했다. ●김 소장 전문가가 없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문제는 국가가 나서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지에서 활동하는 민간인들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문제는 이번에 정부가 현지 NGO 활동가 철수와 선교활동 금지를 약속함으로써 현지에서 활동하는 건강한 민간 활동가들의 활동 여지마저 없애버린 점이다. 환부를 도려내려다 건강한 부위까지 다치게 만든 셈이다. ●사회 이번 사태가 해외파병 문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 소장 정치권 일부에서도 철군만 하면 한국인 테러 문제가 없어진다고 하는데 순진한 생각이다. 테러 피해를 입은 190여개 나라 가운데 해외 파병 국가가 얼마나 되나. 이번 피랍사건도 파병은 하나의 원인일 뿐 전부는 아니다. 사실 아프간과 이라크 모두 유엔 결의에 따라 군대를 보냈다. 세계 12위 경제대국의 위상에 걸맞게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방안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이 교수 개인적으로 해외 파병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테러가 파병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다만 우리처럼 미국과의 특수관계 때문에 파병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도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중요한 것은 파병 대상국의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그들에게 우리의 파병 목적을 충분히 설명해야 하는데, 우리가 아무리 비전투부대, 재건지원부대라고 해도 그들이 받아들이기 힘들다. 파병지와 주변국 정세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장병들의 안전만이 최선은 아니다. 군대를 보낼 때는 어차피 희생을 각오하고 보내는 것인데 그럴 바엔 국제정세를 고려해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 점에서 이라크 자이툰부대가 쿠르드 지역으로 간 것은 실책이다. 실익을 챙기려고 했으면 정권을 쥔 시아파 지역으로 갔어야 했다. 또 어차피 보낼 수밖에 없다면 주먹구구식으로 부대를 편성해 보낼 게 아니라 상설적인 파병부대를 조직해 유엔의 요구시 병력을 보내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김 소장 국가가 국익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많다. 하지만 군대를 분쟁지역에 보내는 것은 마지막 선택이어야 한다. 국제 평화를 위한 노력은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도 할 수 있다. 이번 피랍 사태에서도 드러나듯 현지에서 활동하는 민간 활동가들에게 자국 군대가 주둔하고 있다는 것은 굉장한 위축 요인이다. ●최 소장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함으로써 국익의 규모도 커진다. 물론 현지인들에 대한 설득 작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민사작전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 40여일에 걸친 대규모 피랍사태에서 얻을 교훈은 무엇일까. ●최 소장 테러가 우리와 무관한 남의 나라 일이 아니란 점을 실감하게 된 점이다. 이런 점에서 국가 차원의 대테러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새로운 방향 설정이 필요한 때다. 연간 해외 출국자가 1100만명에 달하는 시대다. 그만큼 외국에서 테러에 노출될 개연성이 높아진 셈이다. 정부 차원의 대책 못지않게 개인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하는 게 필요하다. 해외 여행자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나 교육지원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 교수 우리 국민들은 이슬람 문화권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한다. 정교일치 문제도 시간이 지날수록 대단히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깊은 연구가 없으면 이해가 불가능하다. 국내에 아랍어를 하는 사람이 수십명이나 되지만 그들의 종교·문화·법에 대해 아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문제는 개인들이 노력해 연구하고 학위를 받아도 취업이나 진급이 어렵다는 점이다. 장기적 안목에서 지역 전문가들을 육성하는 시스템을 시급히 갖춰야 한다. ●김 소장 국제정치가 갖고 있는 반(反)생명적인 속성이 여지없이 폭로됐다. 한국 정부는 물론 한국 기독교와 시민사회의 폭력적 에토스가 생생하게 드러났다. 이 모든 행태들의 뿌리엔 성공·성과 지향적 사고 방식이 자리잡고 있다. 이같은 일상화된 폭력·공격지향적 속성들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정리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고려대 7명 출교사태 500일…법정다툼 벌이는 스승과 제자

    고려대 7명 출교사태 500일…법정다툼 벌이는 스승과 제자

    #.8월21일 오후 2시 서울 중앙지법 민사법정 562호. 원고측 변호인 “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보건대 학생들과 고려대의 협의 창구를 마련해줬다면 지난해 4월 교수 감금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증인 “아닙니다.” (원고들이 앉아 있는 방청석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피고측 변호인 “원고 측이 자꾸 재판 내용과 관련 없는 내용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판사 “필요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원고들, 자꾸 웃지 마세요. 원고들 태도가 양형에도 고려될 수 있는데 증인 의견이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자꾸 웃고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고려대 사제지간에 법정다툼이 한창이다. 고려대 학생 7명은 지난해 4월 출교처분을 받자 학교를 상대로 ‘출교처분무효확인 소송’을 냈고, 이날 법정에서는 2차 심리가 열렸다. 학생들이 다시는 학교에 돌아올 수 없는 고려대 사상 첫 출교조치에 고려대의 교수와 학생들이 이례적으로 법정에서 만난 것이다. 피고측 증인은 성영신 전 학생처장(심리학과 교수). 학교 측은 교내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출교생들이 행정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며 천막 철거 소송을 제기했다. 맞소송인 셈이다. ●학생측 “교수 감금 사실과 다르다” 법정 다툼의 쟁점은 출교라는 징계사유의 사실관계다. 출교 결정의 발단은 지난해 4월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100여명의 학생들은 고려대 병설 보건전문대생에게 총학생회 투표권을 줄 것을 촉구하는 요구안을 학교에 전달하려다 거절당하자 본관에서 보직교수들과 승강이를 벌였다.2층과 3층 사이 계단에서 17시간가량 대치했다. 학교측은 이를 ‘교수 감금 사태’로 규정했고, 학생들은 항의시위라고 주장했다. ●“충분한 소명기회 없었다” 또다른 쟁점은 징계 과정의 적법성과 형평성이다. 학교 측은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교수 감금 사태와 관련해 상벌위원회를 소집한다고만 통보했다. 하지만 징계 사유에는 이보다 앞선 2월 입학처 점거 시위도 포함되어 있었다. 원고측 이상준 변호사는 “징계 통보 단계에서 사유를 특정해야 대상자들도 이에 대한 소명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데, 학교 측이 입학처 점거 건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가 징계과정에서 끼워넣었다는 사실을 실토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징계 대상인 학생들에게 충분한 소명기회를 줬는지도 논란거리다. 이 변호사는 “출교 조치에 대해서는 재심 절차도 없는데 4시간 동안 19명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다니, 좀더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질문했고, 성 교수는 “소명 시간 부여는 상벌위의 결정이었으며, 충분했다고 본다. 반복되는 답변에 대해서만 소명을 제지했다.”면서 “폭력적인 학생운동에 반대한다는 소회를 밝힌 학생들에게는 가벼운 징계를 내렸다.”고 답했다. ●학교측 “반성한다면 출교처분 재고” 학교 측은 이번 소송과 무관하게 학생들의 진심어린 반성이 출교 사태를 매듭지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지적했다. 학생처장을 맡고 있는 교육학과 강선보 교수는 “조정과정에서 이미 재판부에 ‘출교생들이 진정한 의미의 사과를 할 경우 출교 조치를 교육적으로 재고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면서 “이럴 경우 다시 상벌위원회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반성하면 뭘 어떻게 해주겠다는 확답은 못 주지만, 교육적으로 재검토의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출교처분무효확인 소송의 1심 판결은 다음달 20일 나온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이 후보, 측근보다 국민과 눈높이 맞춰야

    한나라당이 경선을 끝내고도 본선 체제 전환 과정에서 당내 갈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어 보인다. 이명박 후보 캠프의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의 2선후퇴 논란과 원내대표 경선을 둘러싸고 빚어진 박근혜 캠프와의 신경전이 대표적이다. 이런 진통이 구태의연한 계파 다툼이 아니라 정당의 체질 개선을 위한 산고이기를 바랄 뿐이다. 이명박 후보는 당 개혁과 화합 사이에서 어정쩡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는 이 최고위원의 2선 후퇴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 최고위원이 안 된다는 사람들은 제 지지자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듣기에 따라선 “내 맘대로 측근을 쓰겠다는데 누가 감히 토를 다느냐.”는 식의 오만함으로 비쳐진다. 이 최고위원은 한 술 더 뜨는 인상이다. 박 전 대표측을 겨냥,“진정으로 화합하려면 진지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자극한 것이다. 이런 행태는 한나라당은 물론 이 후보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 패자를 자극하지 않고, 승자로서의 아량을 보여주는 게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이왕 이 후보가 ‘선 화합·후 개혁’으로 진로를 정했다면 인사에서도 탕평책을 쓰기를 바란다.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이나 향후 인사에서 승자독식의 유혹을 떨쳐내는 것이 정치발전의 원리에도 부합한다고 본다. 이 후보는 당 개혁도 측근보다는 국민의 관점에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회창씨가 당 공조직보다 측근들에 의존했다가 대선서 두 차례나 낭패를 보지 않았던가.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후 급조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끝내 참여정부를 부인하며 ‘위장폐업’한 전례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주요 대선공약에 대한 당내 일각의 재검토 주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자세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 등 핵심 공약을 국민의 눈높이로 원점에서 타당성을 재검토하기를 당부한다.
  • [한나라당 경선이후] 복지·대북정책 ‘실용’ 재무장

    [한나라당 경선이후] 복지·대북정책 ‘실용’ 재무장

    한나라당에 개혁 바람이 불고 있다. 진원지는 이명박(MB) 대통령 후보다.12월19일 대선을 앞두고 범여권에서 불어닥칠 ‘겨울 같은 가을’이라는 외풍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이 후보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 회의에 대선후보 자격으로 참석했다.“정당에 대해 잘 아는 바 없다.”는 겸손함과 달리 그는 ‘징계의원 사면’과 ‘당의 색깔과 기능에 대한 재검토 주문’ 등 당의 ‘좌장’으로서 발언을 잊지 않았다. 당은 이 후보 의견에 따라 이날 경선 과정에서 상호 비방 등을 이유로 윤리위 징계를 받은 김무성·곽성문·정두언 의원 등 3명을 사면했다. ●정책은 실용주의, 인사는 탕평과 적재적소 원칙으로 이 후보는 이주영 정책위의장으로부터 정책위에서 마련한 대선 공약 준비사항을 보고받고는 “다른 후보들 것까지 모두 모아서 검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측근인 이성권 의원은 이에 대해 “당이 그동안 경제, 복지, 대북정책에 있어 경직되고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 있었다.”면서 “실용주의가 정책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본다.”고 지적해 주목됐다. 인사에 있어서는 효율성과 능력을 기준으로 이뤄질 전망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지낸 박희태 의원은 “잠깐 편을 갈라 축구시합한 것인데 ‘탕평’이라는 말은 적절치 않다. 능력 본위로 적재적소에 기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나아가 “지금은 시기가 아니나 원내와 정책을 분리하고 사무총장도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무총장 직속에서 분리된 홍보와 전략기획 기능을 사무총장 산하로 되돌려 대선에 효율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인 셈이다. ●원내대표 선출이 첫 시험 이 후보 인사의 1차 시험대는 오는 27일 원내대표 선출이 될 전망이다. 이 후보가 원내사령탑으로 ‘전투형’을 택할지,‘화합형’을 뽑을지 관심이다.3선인 안상수 의원의 출마선언이 22일 예정된 가운데 이규택·권철현·안택수·맹형규·남경필 의원 등 다선 의원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전투형’은 ‘대여 전투력’강화론에 근거하고 있다. 범여권에서 9월 정기국회 대정부 질문을 통해 이 후보를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를 펼 경우, 이를 효과적으로 봉쇄할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충청권과 호남권 등 이 후보가 약세인 지역으로 외연을 넓히려면 화합형 인물이 바람직하다는 논리도 있다. 이 후보 비서실장을 한 주호영 의원은 이와 관련,“선수 높은 분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어떤 인물이 적합한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를 도운 캠프내 인물을 고를지, 경합을 벌여온 박근혜 캠프측 인물을 택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중심 모임을 이끌고 있는 맹형규 의원은 “인사에 있어서 이 후보를 돕지 않은 사람을 끌어 안아야 할 것”이라면서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을 화합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남북정상회담 연기] 의제 ‘하향 조정’ 불가피

    2차 남북정상회담 연기는 향후 회담의 논의 수준과 의제의 강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10월 초가 대선을 두 달 남짓 앞둔 시점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대선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노 대통령으로서는 정상간 합의사항의 이행 문제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정상간 논의 내용이 남북 경협과 한반도 평화, 통일 등 굵직하면서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합의 내용에 따라서는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 일각의 반발이 예상된다.9월로 예정된 북핵 6자회담 본회담과 6자외무장관 회담과의 조응 관계도 감안해야 한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당초 예상한 정상회담의 논의와 합의 수준, 의제의 강도 등을 일정부분 하향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재검토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시기가 미뤄진다고해서 남북정상회담의 성격과 의제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속으로는 “심리적으로나 실효적인 측면에서나 10월초 회담은 제약요인이 될 수 있다.”는 고민이 감지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특별히 논의하거나 입장을 정한 건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상식선에서 추진한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시기가 늦춰진 만큼 의제의 강도나 농도 문제도 수준에 맞게 조절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같은 청와대의 기류는 합의사항 이행과 시기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으로 이번 정상회담의 본질과 의미가 희석되어선 안된다는 인식을 깔고 있다. 무엇보다 임기 만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노 대통령과 북측 최고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회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논의나 합의, 선언 등에 양측의 배려가 반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민감하고 폭발력이 큰 의제에 대해서는 큰 그림과 접근 방식 등에 대해 합의하는 선에 그치고 구체적인 추인절차는 남한의 다음 대통령이 밟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럼에도 정상회담 이후 대선정국에서 양 정상간 합의사항을 비롯한 남북관계가 최대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어서 이를 둘러싼 범여권과 한나라당의 공방전은 불가피할 듯하다. 한나라당이 경선 후유증으로 인한 내부 출혈을 진정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대선용 정상회담’에 공세의 초점을 맞출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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