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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대기업 법인세인하 없을 듯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측이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겨냥해 핵심공약으로 내걸었던 대기업의 법인세율 인하 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대신 대기업 등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 한도(의결권)를 현행 4%에서 15%로 대폭 확대, 대기업의 투자기능을 유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는 후보시절 산업자본이 은행의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1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금산분리) 완화’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 당선자의 재벌정책 공약을 입안한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기업의 법인세율 인하 혜택이 주로 대기업과 고소득층에게만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과세표준이 1억원을 넘는 대기업의 법인세율을 현행 25%에서 경쟁국 수준인 20%로 인하하려던 계획을 유보키로 내부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세표준 1억원 이하의 중소기업에 대한 법인세율 인하(현행 13%→10%) 공약은 예정대로 지켜나가기로 했다. 그동안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율 인하는 기업의 설비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특정계층에 집중돼 분배구조를 더 왜곡시킬 것으로 지적돼 왔다. 실제로 조세연구원이 2005년부터 적용된 법인세율 2%포인트 인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세율 인하 혜택은 소득 상위 10% 계층과 대기업들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법인세 인하를 둘러싼 공방이 자칫 성장론자와 분배론자 간의 이념논쟁으로 변질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강 교수는 “대기업의 법인세를 깎아주는 것 자체를 백지화할지, 아니면 법인세율 인하 폭을 줄일 것인지 등에 대해 이 당선자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 원점에서 면밀히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그러나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 한도를 현행 4%에서 10% 정도로 늘려주는 것만으로는 대기업들의 투자를 유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은행의 최대 의결권을 15%까지로 확대해 대기업들에 투자한 만큼의 혜택을 주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 관련 기구의 재편과 관련해서는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중복 기능을 통합한 뒤 재정경제부의 금융감독 관련 업무를 흡수하는 과정을 거쳐 제3의 기구를 발족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참여정부에서 기업활동을 지나치게 규제해 투자를 위축시켜온 만큼 재벌정책에서 손을 떼고 공정경쟁을 촉진하는 본연의 업무로 돌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공정위의 대대적인 기능 변화를 강력히 시사했다. 박건승 산업전문기자 ksp@seoul.co.kr
  • [단독]“정부 돈 쓰는 남북경협 재검토”

    내년 5월 개시될 백두산 관광사업 등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남북경협사업 전반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측이 재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의 대북정책을 맡고 있는 핵심 인사는 24일 “완전한 북핵 해결 전까지는 인도적 지원 사업을 제외한 그 어떤 지원사업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이 당선자의 생각”이라며 “이에 따라 대북 지원적 성격의 경협사업들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금강산·개성·백두산 관광사업이 대표적인 대북 지원 성격의 경협사업”이라며 “민간기업이 자기자본으로 관광사업을 추진하는 것까지 정부가 간여할 생각은 없으나, 퍼주기 식으로 정부 예산을 이들 사업에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당선자측의 다른 인사도 “쌀 등 인도적 차원의 지원 사업은 다음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다만 현찰이 북한 당국에 건네지는 사업은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5월 개시를 목표로 남북한 당국과 현대아산 등이 실무협의를 벌이고 있는 백두산 관광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두산 관광은 지난 10월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으로, 남북 당국과 관광사업자인 현대아산 측이 삼지연공항 시설 개·보수와 숙박시설 확대 등 관광 인프라 확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지연공항의 활주로 확장과 관제시설 확충 등은 북한 당국이 맡도록 돼 있으나, 사실상 남북협력기금을 통한 우리 정부의 지원 없이는 추진이 어려운 사안이다. 이 당선자측은 그러나 이들 사업에 민간자본이 아닌 남북협력기금을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어서 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 당선자측은 백두산 관광 외에 관광비의 일부를 정부가 보조하는 금강산 및 개성 관광에 대해서도 사업구조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측 핵심 인사는 지난 10월 남북 정상간 서해평화협력지대 설치 합의에 대해서도 “합의에 급급한 나머지 재원조달 방안 등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해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대못질 기자실’ 다시 열린다

    ‘대못질 기자실’ 다시 열린다

    내년에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는 ‘시장 자율 경쟁’‘규제 완화’ 등을 골자로 하는 미디어 정책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신문방송 겸영 ▲국정홍보처 폐지 ▲지상파 방송 구조개편 등의 정책이 추진된다. 또 기자실 통폐합·공무원 취재 제한 등을 내용으로 하는 현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은 전면 폐지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미디어 관련 정책들을 정권 인수위원회와는 별도로 한나라당 일류국가비전위원회 산하 방송통신정책위원회 차원에서 논의를 진행한다. 이 당선자는 여기서 논의된 사항들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6개월∼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21세기 미디어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당선자의 미디어 정책 자문을 맡고 있는 박천일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기본적으로 차기 정부의 미디어 정책은 이 당선자가 후보 시절 밝힌 공약들과 방향을 같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경쟁 시장원리를 토대로 친시장적인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뜻이다. 우선 방송통신 융합 환경에 따라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를 통합해 정보미디어부(가칭)를 설립한다. 정보미디어부는 각종 미디어 정책 기능을 총괄해 맡게 되며, 규제에 대한 집행은 신설될 방송통신위원회(가칭)가 맡게 된다. 이는 그동안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가 추진해온 방향과 일치하는 것. 이 당선자 측은 현재 국회 본회의 의결만 남겨둔 IPTV법안과 아직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한 기구법은 국회를 통해 법제화가 마무리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신문법은 전면 개정 혹은 대체 입법이 예상된다. 새 신문법에는 포털 규제와 신문방송 겸영 허용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신문·방송 겸영’에 대해 이 당선자는 그동안 “매체 다원화에 따라 신문사와 방송사 겸영에 대한 탈규제가 세계적인 추세”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박 교수는 “신문·방송 겸영에 보도채널과 종합편성채널은 해당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는 제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언론 시민 단체들은 “몇몇 메이저 신문들의 여론 독과점을 강화할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 개편에 대해서도 방송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당선자가 후보시절 MBC의 민영화 방안을 공공연하게 주문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방송의 정체성과 미디어 시장 재원구조를 차별화하자는 것”이라면서 “MBC는 민영화 여부를 결정했다기보다 백지 상태에서 위상을 재정립하자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또 “KBS 2TV는 광고를 배제한 순수문화 다큐채널 추진을, 아리랑 TV·국회방송·한국정책방송 등 11개 국공립채널은 통합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KBS 수신료 인상안에 대해서는 경영 합리화·공정성 확보 등 두 가지 조건의 충족을 전제로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도 다른 미디어 정책과 더불어 일괄적으로 재검토할 예정이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 정보접근권 차단이라는 비판을 사온 참여정부의 ‘취재지원선진화방안’도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자실 통·폐합을 추진해온 국정홍보처를 폐지·해체할 방침이다. 박 교수는 “언론과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언론 4단체의 건의사항을 수렴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은 최근 모 방송사 주최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신문발전위원회와 신문유통원이 정부에 우호적인 언론을 도와주는 결과를 낳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은 무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유사기능을 지닌 신문 관련 기구를 통합하고 지원방식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화 키운 교육당국 비난 거세

    수능 물리Ⅱ 11번 문항의 복수정답을 뒤늦게 인정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2003년 수능 언어영역 복수정답 파문 4년 만에 또 다시 출제 오류가 일어난데다, 전문가 및 네티즌들의 지적마저 묵살하고 정답 번복을 미뤄 입시 혼란을 키웠기 때문이다. 난이도 논란에 정답 번복 사태까지 빚어져 등급제 폐지 여론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에 비난이 큰 이유는 입시 전형이 절반 이상 진행될 때까지 교육당국이 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질질 끌어 왔다는 점이다.2004학년도 수능에서 언어영역 17번 문항에 대해 오답 시비가 일었을 당시, 평가원은 성적표 발부 전에 복수정답을 인정했다.1994년 수능시험이 도입된 뒤 사상 첫 복수정답 사태였지만 혼란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11월15일 수능 이후 이의 신청기간인 2주 동안 물리Ⅱ 11번 문제에 대한 이의 제기가 10건이나 있었지만 평가원은 지난달 28일 “문제 및 정답에 이상 없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 22일 한국물리학회가 문제에 오류가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지만 교육당국은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을 벗어나는 것”이라며 학회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어 24일 한국현장과학교육학회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잘못을 인정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교육당국은 이날 오전까지 ‘문제가 없다.’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이번 사태를 불러온 책임자를 처벌하고 등급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오후 늦게 ‘복수정답 인정’ 소식이 전해지자 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수많은 수험생들이 몰려와 교육부의 ‘뒷북’ 행정으로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한 입시 관계자는 “난이도 조정 실패로 가뜩이나 궁지에 몰린 등급제에 관한 여론은 이번 사태로 훨씬 악화될 것”이라면서 “2003년도 정답 번복 사태가 교육부 장관 교체의 한 원인이 되었던 점을 비추어 보면 이번 사태도 평가원장 사퇴만으로 마무리지을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신당 ‘MB 집권청사진’에 속앓이

    의료보험 민영화 및 영리법인 건설,18개 부처 통폐합 및 공무원 감축, 재벌(기업)규제 완화, 교육부 해체….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노동당 등이 24일 현재까지 이명박 당선자측에서 쏟아지는 집권 청사진 앞에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권교체로 정책의 단절을 우려하는 수준을 넘어 벌써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당선자와의 ‘허니문’도 그리 달콤해 보이지 않는다. 이날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창조적’ 야당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협력과 견제라는 원칙을 내세웠지만 이 당선자의 정책에 대한 비판에 날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처럼 무조건 발목을 잡진 않겠다.”면서도 “한반도 평화정착과 따뜻한 경제, 통합의 정치라는 큰 틀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견제와 비판은 불가피하다는 역설로 들린다. 김 원내대표는 “대운하 문제는 잘못하면 경제 재앙을 불러올 사업”이라면서 “이 당선자는 공약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권층에게만 혜택을 준다면 반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특히 이날 불거진 교육부 해체론을 둘러싸고 신당은 시끌시끌했다. 신당 교육위 소속의 한 의원은 “교육부를 해체해 대학 자율성을 강화한다는 논리는 교육관료의 폐해를 없애기보다 교육의 공공성을 침해하는 폐해로 나타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 당선자의 청사진 제시 방식에 대한 비판도 확대되고 있다. 이 당선자가 지난 10여년 동안 비교적 검증돼온 내용을 뒤집는 방식으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재건축 시장이 꿈틀거린다

    대통령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서울 재건축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매물은 호가가 오르거나 자취를 감췄다. 재건축 추진이 어려워 리모델링으로 선회했던 단지들은 재건축을 재검토하는 분위기다. 신도시개발보다 도심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규제 완화 공약이 재건축 시장을 후끈 달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주민총회를 열어 리모델링을 결의하고 현대산업개발 및 삼성물산을 우선협상대상 시공사로 선정한 여의도 삼부아파트는 대선 이후 입장을 바꿨다.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김동욱 과장은 “부동산 정책이 바뀌고 규제가 풀린다면 재건축이 우선”이라며 “당장 리모델링을 밀어붙이기보다 시장 추이를 지켜본 뒤 유연하게 대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근 여의도 시범아파트도 재건축 추진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일부 주민들을 중심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했으나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재건축으로 입장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화의 바람은 강남지역으로도 불고 있다. 현재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강남구 압구정동 구(舊) 현대 5차도 리모델링과 재건축을 병행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서기원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은 “일단 리모델링을 통해 아파트 면적을 기존 35평형에서 50평형으로 늘린 뒤 앞으로 서울 한강 르네상스 계획이 확정돼 주변에 초고층 재건축이 추진될 경우 확대된 평형으로 재건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급변하면서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최근 1∼2주 사이에 호가가 4000만∼9000만원 이상 뛰었다. 매물은 빠르게 회수되고 있다. 껑충 오른 가격에 물건을 잡는 사람은 없지만 매도자, 매수자 모두 시장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잠실주공 5단지 112㎡(34평형)의 호가는 열흘전에 11억 1000만∼11억 5000만원이었으나 지금은 12억원을 넘어 많게는 1억원 가까이 올랐다. 개포주공1단지 42㎡(13평형)도 1주일여만에 호가가 4000만원 이상 뛰어 8억원을 넘어섰다. 개포부동산 관계자는 “이 후보가 당선되면서 물건이 회수되고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정권교체 정국] (3) 대북정책

    [정권교체 정국] (3) 대북정책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대북정책은 북핵 폐기를 가장 중요시하는 실용주의를 근간으로 한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10년 동안 유지한 햇볕정책은 이제 손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과거의 대북정책이 일방적인 ‘퍼주기식’ 정책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보고, 상호주의에 입각한 새로운 남북관계의 패러다임을 열어 나가겠다는 것이 이 당선자측 구상이다. 그렇다고 기존의 대북정책과 상반된 노선으로 갈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채찍과 당근’을 적절하게 활용, 할 말은 하면서 북한의 개방·변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차기정부 화두는 한반도 비핵화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화두는 한반도 비핵화이다. 가장 중요한 현안이 북핵폐기이자, 남북경제교류의 선결과제로 보고 있다.“핵이 폐기됨으로써 진정한 남북경제교류가 본격 시작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게 체제를 유지하고 북한 주민을 위해서도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 당선자의 판단이다. 북한이 비핵화의 결단을 내리면 그에 상응하는 대북지원을 내세운다. 대북정책 공약 ‘비핵·개방·3000’을 통해 이미 비핵화를 전제로 ▲300만달러 이상의 수출기업 100개 육성 ▲북한 주요 도시 10곳 기술교육센터 설립 및 산업인력 30만명 양성 ▲서울∼신의주간 고속도로 건설 등을 통해 북한 주민 1인당 국민소득을 10년에 3000달러로 높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진보·보수 넘어 실용주의로 이 당선자는 최근 대북정책의 기조에 대해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어 실용주의적으로 외교해야 하고, 남북관계도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기치인 실용주의가 남북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활용한 측면이 강했던 과거 정부와는 다른 식으로 남북문제를 접근하겠다는 자세다. 과거처럼 정상회담 등의 성사를 위해 반대급부로 지원된 성격이 짙은 경제협력 사업 등도 향후 상호주의를 바탕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선 남북관계에 있어서 핵 포기를 전제로 한 실용적 접근은 경제협력 분야에서 상당한 질적 변화가 예고된다. 지난 10월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경제협력 사업 등의 구체적인 이행 여부는 향후 재검토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적 지원은 계속 유지 차기정부는 과거 정부가 인권문제에 침묵했던 것과는 달리 북한 인권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당선자는 “인권에 관한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일 중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과거 정권이 북한에 관한 것은 전혀 비판을 삼가고, 북의 비위를 일방적으로 맞추던 것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만큼 북한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유엔의 대북인권결의안에 기권한 과거 정부와는 차별화된 행동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납북자·국군포로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은 계속하겠는 입장이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북한에서 매년 되풀이되는 수해는 사실상 인재”라며 “북한 내 홍수 조절을 위한 치수 사업과 산림녹화를 위한 식수사업을 적극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식량난 해소와 의료지원 등을 위한 ‘인도적 협력사무소’를 북한에 개설하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경제정책 벌써 우향우?

    경제정책 벌써 우향우?

    새정권이 출범하기도 전에 정부 정책이 ‘우향우’ 자세로 급선회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경제대통령’을 내세우면서 참여정부와 상반되는 공약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공직사회의 발빠른 ‘변신’을 보여준다. 정부는 분배 중심의 경제운용 기조뿐 아니라 부동산 세제와 출자총액제한 제도, 서민금융 등 기존의 정책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23일 재정경제부와 공정위 등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대통령인수위원회에 제출할 보고서에 이 당선자가 밝힌 공약들에 대한 검토 의견을 담을 방침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새해 경제운용은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을 반영해서 다시 짤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단기간에 실시할 수 있는 것과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사항들을 분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의 경우 1주택자나 장기보유자, 노령자 등에 한정해 세부담 완화 문제를 검토한 적이 있는 만큼 정책 변경에 큰 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종부세 부과기준이나 양도세 세율 등과 같은 기본 골격을 당장 바꾸는 것에는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측 내에는 내년 총선 전까지는 참여정부의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20%를 만족시키기 위해 80%의 반감을 살 수 없다는 이유다. 유류세를 낮추겠다는 이 당선자의 공약에 재경부는 난감해하면서도 다소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기본적으로 유류세 인하는 기름 소비를 촉진하고 환경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했지만 내년 세수 전망 등을 감안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출총제 폐지 및 대안 마련 등에 착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내년 1월 인수위 보고서에 관련 내용을 포함시킬 것”이라면서 “다만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제시, 이 당선자의 판단에 맡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그동안 출총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현재 2개 기업에만 적용되는 등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져 폐지 여부를 검토할 필요성은 여러차례 제기됐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출총제를 폐지하고 공정거래법도 경쟁촉진법으로 전환할 것을 강조했다. 출총제는 총자산이 10조원 이상인 기업집단 계열사 가운데 자산이 2조원 이상인 기업은 순자산의 40%를 초과해 다른 회사에 출자하지 못하는 제도이다. 이 당선자측이 서민·빈곤층 금융대책으로 내세운 신용불량자나 고리사채 이용자 등의 이자부담 경감과 관련, 재경부는 고심 중이다. 이른바 ‘신용사면’을 단행할 경우 성실한 채무 이행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야기되고 금융기관과 고객과의 계약에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느냐는 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휴면예금관리재단을 설립, 금융소외자 등에 신용대출을 해주는 방안을 추진하는 만큼 ‘신용사면’과 연계해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규제의 완화 여부도 관심이다. 그동안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명분 때문에 수도권 규제가 거의 풀리지 않았으나 산업자원부를 중심으로 규제 완화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재경부와 환경부 등은 여전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지만 그 톤은 강경 일변도에서 많이 약해졌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사설] 공약 재점검하라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대선은 “전부, 아니면 전무”의 게임이기 십상이다. 후보들이 승리를 위해서 유권자의 입맛에 맞추는, 달콤한 공약의 유혹을 떨쳐내기 어렵다는 뜻이다. 부인하고 싶겠지만, 이명박 당선자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제 대선이 끝난 만큼 한표가 아쉬울 때의 약속은 국민의 입장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득표용 공약이 있었다면 뜯어고치거나, 솎아내라는 얘기다. 그것이 이 당선자의 실용정부 컨셉트에도 맞는 솔직한 자세일 것이다. 현실성이 없거나, 사회적 갈등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는 공약부터 실행 이전에 재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전문가 의견과 국민의 뜻을 더 모아봐야 한다는 말이다. 예컨대 대운하 공약은 한나라당 경선과정서도 박근혜 예비후보 측에서 거세게 반대했다. 대운하 계획이 성공하려면 탄탄한 국민적 공감대부터 이루는 게 급선무일 것이다. 특히 국민 혈세로 신불자를 구제하려는 신용대사면 공약은 원점서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성실히 빚을 갚아나가는 사람들과의 형평성도 문제이려니와 시장원리에도 배치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10년간 7%성장에 2017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이란 수치에도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서 7대 경제강국으로 진입하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국가경영 마인드가 있다는 `당선자 프리미엄´을 인정하더라도, 관주도 성장 드라이브는 이명박호의 `작은 정부´ 개념과는 배치된다. 성장동력을 확충, 나눠먹을 파이도 키우겠다는 취지를 살려야겠지만, 수치에만 너무 얽매여 자승자박의 우를 범할 이유는 없다. 역대 정권 인수위 핵심 인사들도 “표를 끌어들이려 내건 공약에 얽매이다간 실패하기 쉽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당선자는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용으로 급조했던 ‘수도 이전’공약을 무리하게 강행하려다 지지율만 급락했던 전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 [2007 부처별 정책 평가] 통일·외교·국방부

    [2007 부처별 정책 평가] 통일·외교·국방부

    통일부는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적인 2차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총리회담, 부총리급의 경제협력공동위원회 등 굵직굵직한 남북간 회담이 하반기 잇달아 열리면서 남북 화해 및 진전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대선을 코앞에 두고 진행된 이같은 남북간의 접촉이 경제협력, 이산가족 상봉 확대 등의 실질적인 남북관계 진전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불투명하다. 특히 통일부는 각종 회담 준비의 실무 주역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지만 오히려 정부 부처내에서의 입지가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향후 정부조직개편 대상 부처로 오르내리고 있다. 통일부가 올해 추진한 정책을 결산해 보면 당초 계획보다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연초 연두업무 보고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기반 구축 ▲남북상생의 경제협력 추진 ▲개성공단 사업의 안정적 발전 ▲인도적 과제의 실질적 진전 ▲사회문화 교류협력 심화 ▲대북정책추진 기반 확충을 주요 추진 정책으로 내세웠다. 이같은 정책 추진 방향을 제시할 때만 해도 지난해 북핵 미사일 실험으로 남북관계 기상도가 그리 밝은 편은 아니였다. 그러나 지난 10월2∼4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이같은 통일부의 정책 추진은 속도를 낼 수 있는 반전의 기회를 맞게 됐다. 남북 정상이 7년 만에 다시 회담 테이블에 앉아 한반도 정전체제 종식을 위한 4자회담 추진 등에 합의, 평화체제 구축의 토대를 닦았다. 이어 열린 총리회담(11월), 부총리가 위원장인 경제협력공동위원회(12월)에서는 정상회담의 세부적인 이행방안을 위한 논의에 본격적으로 착수, 개성공단 활성화 방안과 개성공단 화물열차 운행 등의 성과를 이끌어 냈다. 각 분야별로 사업 이행 시기와 추진 일정 등도 적시, 향후 남북관계를 업그레이드시킬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한국전쟁으로 중단됐던 경의선 열차가 56년 만에 재개, 남북철도 시대가 열리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개통 다음 날부터 10량짜리 이 열차는 화물 수요가 없어 텅 빈 채로 달리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정상회담 이후 남북간의 합의 사항들이 ‘알맹이 없는 속 빈 강정’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개성공단 활성화, 조선협력단지 건설 등 경협부문에서는 어느 정도 속도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은 반면 이산가족 상봉 확대, 납북자 문제 등 인도주의 분야에서 기대만큼의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남북간 합의사항을 집행할 예산을 확보하는 문제 역시 과제다. 특히 내년 보수정권 출범으로 남북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통일부의 올 한해 결산을 제대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국방부 “눈에 띄는 감점 요인이 없으니 평균 학점 이상은 받지 않겠나.” 올해 국방정책의 성적을 매겨 달라는 주문에 익명을 요구한 안보전문가는 주저없이 ‘B-’라고 답했다. 특별히 잘하지는 못했지만 흠 잡을 구석도 없다는 얘기였다. 가장 큰 성과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시기를 무난히 합의한 점이 꼽힌다. 지난해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2009∼2012년으로 잠정 합의한 뒤 양국은 환수 시기를 두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그 사이 재향군인회와 성우회 등 보수적 예비역 단체들은 환수계획 백지화를 요구하며 국방부를 압박했다. 하지만 긴장은 의외로 쉽게 풀렸다.2월 워싱턴에서 열린 국방장관회담에서 김장수 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장관이 전격적으로 2012년 4월17일로 환수시기를 합의한 것이다. 군으로선 정보·감시 전력 확보 등 독자적 방위역량을 구축할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된 셈이다. 럼즈펠드 전 장관 등 펜타곤 내 군사혁신파의 퇴진이 가져다준 선물이었다.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뒤 중단됐던 군사회담이 재개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공동어로와 해주직항로 개설 등 서해 평화정착 방안을 두고 5, 6차 장성급 회담을 진행했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둘러싼 견해차로 회담은 공전을 거듭했다. 공동어로·평화수역 설정 문제는 정상회담 후속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7년만에 열린 11월 국방장관회담에서도 뚜렷한 합의의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다만 이달 중순 7차 장성급회담에서 개성공단 등 남북관리구역 3통(통행·통신·통관) 개선을 위한 군사보장에 합의한 것은 뚜렷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이전비 분담과 관련, 부실협상 논란에 휘말렸던 미군기지 평택 이전사업도 마스터플랜(MP) 작성과 사업관리업체(PMC) 선정을 마무리짓고 11월 공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미국이 부담해야 할 미 2사단 이전비의 절반가량이 우리 정부가 미군에 제공하는 방위비분담금에서 집행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용 논란이 제기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병 복무기간 단축과 유급지원병·사회복무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병역제도 개선안도 국무회의를 통과해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특히 종교·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를 허용한 것은 군이 ‘소수자 인권의 사각지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방부 정책보좌관을 지낸 김종대 월간 ‘디앤디’ 편집장은 “전반적으로 무난한 평가를 받을 만하다.”면서 “다만 지난해 국방개혁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정치적 반대여론에 휘말려 본격적 실행단계로 진입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외교통상부 외교통상부는 올해 밖으로는 6자회담을 축으로 한 북핵 외교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통상외교 그리고 안으로는 외교역량 강화에 역점을 뒀다. 북핵 문제나 통상 외교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으나 마무리가 되지 않아 차기 정부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13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재개된 북핵 6자회담을 통해 참가국들은 2·13합의와 10·3합의를 이끌어냈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 핵시설 폐쇄에 이어 불능화 작업에 착수하는 등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뤘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중유 100만t에 해당하는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을 주도했으며, 북·미간 이해관계를 중재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비핵화 2단계인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 과정이 난항을 겪고 있어 이를 넘어 최종 단계인 핵폐기까지 도달할 수 있느냐가 과제로 남았다. 한·미 동맹 발전을 위한 대미 외교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주한미군 재배치 등 현안이 어느 정도 해결됐으나 방위비(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금 조정,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등은 차기 정부로 넘어가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타결된 한·미 FTA 협상은 통상외교의 최대 성과로 꼽을 수 있으나 협상 결과를 놓고 양국 내부의 논란이 적지 않아 의회 비준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미 FTA 체결에 따라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VWP) 가입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적용까지는 1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한·중·일 동북아 협력 강화 및 중동·중앙아시아 외교도 적지 않은 소득을 얻었다. 특히 한·중·일 외교장관회담 정례화를 이끌어 냈으나 정상회담 정례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중동·중앙아 외교는 올해 구체화한 ‘중앙아 포럼’ 및 ‘중동 소사이어티’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느냐가 과제다. 올해 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취임 이후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외교도 활기를 띠었다. 본부에 공적개발원조(ODA)를 담당하는 개발협력정책관실을 신설하고, 유엔 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인 동명부대를 파병한 것은 국가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지난해 찬성했던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한 ‘정치적 이유’로 기권표를 던짐으로써 인권 외교의 일관성을 잃고 국격을 손상시켰다는 비판을 받는 등 오점을 남겼다. 재외국민 보호 및 재외공관 서비스 문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과 나이지리아 대우건설 근로자 피랍, 소말리아 선박 피랍 등 피랍사건이 잇달아 발생할 때마다 정부의 대처능력은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대사관녀’‘영사관남’ 같은 말을 낳을 정도로 재외국민에 대한 영사 서비스는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전화 응대법 등 서비스 제고를 위한 교육이 강화됐으나 국민들이 만족할 만큼 혁신을 이루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지역균형발전 정책 계속될듯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가 건설·부동산쪽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등 참여정부의 지역 균형발전 계획을 놓고 워낙 논란이 컸던 데다 이 당선자가 각종 부동산 관련 규제를 풀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당장 20일 시장에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 조짐이 나타났다. 이 당선자는 참여정부의 지방분권 정책에 대해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서울시장 재임 때에는 수도의 지방 이전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최근 이 당선자의 발언들을 보면 참여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은 계속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행정도시는 착공에 들어갔고 혁신도시 중에도 이미 착공한 곳이 많아 개발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향이나 계획은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이 당선자는 선거기간 중 “참여정부의 계획대로 해서는 세종시의 자립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충청권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10개 혁신도시 건설도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인근지역과 연계하는 방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이 건설을 주도하는 기업도시에 대해서도 기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인근 지역과의 교통망 구축 등을 통해 ‘광역 개발’을 유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에는 적잖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가 ‘시장중심 경제론자’로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인위적인 규제 정책을 써 온 참여정부와 다른 정책기조를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이명박 시대] 재계,규제완화·투자확대 기대

    “경제가 산다는 것은 기업이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가진 첫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생각을 꺼내놓자 재계의 기대감이 한결 더 커지고 있다. 기업인 출신 대통령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투자 활성화에 무게를 둔 첫 일성(一聲)으로 더 부푸는 양상이다. 이에 화답하듯 기업들도 내년 투자를 확대하거나 재검토에 들어갔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비자금 의혹’ 사태로 인해 내년도 투자규모를 아직 확정짓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올해(22조 6000억원)와 비슷한 2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한 임원은 “특검 수사의 윤곽이 나올 때까지는 사장단 인사가 미정”이라며 “3월쯤에 인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상반기 투자 집행에는 차질이 빚어지게 돼 올해보다 특별히 투자를 더 늘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뒤집으면 ‘삼성 사태’의 추이에 따라 투자를 더 늘릴 수도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현대·기아차그룹은 “매출액 대비 5%를 투자한다는 게 기본원칙”이라면서도 다른 기업들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총 5조 5000억원을 투자했다. SK그룹은 올해보다 투자를 10%가량 늘리기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내년 투자액이 올해 7조원보다 10%이상 늘어난 8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과 에너지 고도화시설 등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신규사업 투자를 강화키로 한 점이다. 이 관계자는 “당장 공개하긴 어렵지만 각 사업 자회사별로 새로운 사업을 개발,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LG그룹도 투자 확대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우선 LG필립스LCD가 내년부터 8세대 라인에 2조 5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할 계획이어서 투자액이 올해(1조 1000억원)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6000억원 투자에 그쳤던 LG화학도 내년에는 10% 이상 늘릴 방침이다.LG전자는 올해(1조 20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검토 중이다. 롯데·한화그룹 등도 기업투자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투자 확대를 적극 검토 중이다. 롯데는 올해보다 14% 늘어난 4조원을, 한화는 17% 늘린 1조 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대한통운 등 인수·합병(M&A) 대첩을 앞두고 있는 금호아시아나와 한진그룹도 투자를 늘린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조사1본부장은 “정책 중심을 성장에 두는 정권이 출범함에 따라 출자총액제한제 완화, 금산분리 정책 재검토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이렇게 되면 기업들의 투자가 자연스럽게 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대한항공은 현행 3년으로 제한한 저가항공사의 국제선 진출 규제 완화에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통신업계도 규제 완화와 공정경쟁 환경 조성 등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정부가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해주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대통령 당선자의 사돈기업인 효성그룹은 “신사업 발굴 등에 주력할 것”이라며 몸을 낮췄다. 안미현 김효섭 강주리기자 hyun@seoul.co.kr
  • [중계석] 대기환경규제 개선 시급하다/최용규기자

    수도권의 대기환경 오염에는 자연적 오염원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오염 비중이 적은 기업에 대한 규제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0일 전경련회관에서 개최된 ‘수도권 대기환경정책의 합리적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한국대기환경학회 소속 김신도 서울시립대 교수, 이승묵 서울대 교수, 김동술 경희대 교수 등 주제발표자들은 우리나라 수도권 사업장들이 과도한 규제를 받고 있으며, 수도권 대기환경규제정책이 오염자부담 원칙으로 재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제발표에 따르면 화성 파주 이천 등 수도권 3개 지역을 조사한 결과, 토양 및 비산먼지, 해염(海鹽) 등 자연적 오염원이 전체 오염의 65∼82%에 달하고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전체의 7∼16%에 이르는 등 전체의 10% 미만에 불과하다. 특히 일부 지역은 지난 3년간 황산화물(SOx), 질산화물(NOx)의 국가환경기준 초과 횟수가 한차례도 없었음에도 규제지역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이 전체 오염물질의 60%가 넘는 자연적 오염원을 고려하지 않은 채 오염비중이 25%에 불과한 자동차 등 이동오염원과 사업장 규제에 초점을 두고 있으므로 오염자부담원칙으로 재검토돼야 하며, 특히 불법소각, 비산 먼지 등 자연적 오염원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학회는 주장했다. 또한 산업계의 경쟁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규제지역 재검토와 감축목표 재설정, 사업장 할당량 재검토 등 대기환경규제정책을 시급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30년 이상의 시행착오를 거쳐 신증설에 대한 융통성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사실상 신증설이 거의 불가능하고 경기가 좋아져도 배출허용량을 초과하여 생산을 할 수 없는 등 경기 순환을 반영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또한 미세먼지를 기준으로 사업장을 규제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칠레밖에 없으며, 대상 사업장도 미국의 3배에 달해 행정·관리비용의 낭비가 불가피한 실정이어서 적용 기준을 상향조정해 대상사업장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학회는 주장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이명박 시대-은행권 변화 오나] 금산분리 완화?

    [이명박 시대-은행권 변화 오나] 금산분리 완화?

    10년만의 여야 정권교체는 은행권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친분 관계뿐 아니라 금산분리 완화 등 업계에 변화를 일으킬 요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감독당국의 수장이 누가 되느냐도 관심거리다. ●“금산분리 제2 금융권부터 실행”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당선자의 등장으로 금산분리 완화는 은행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이 당선자는 후보 시절부터 “현행 금산분리 정책의 단계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계 역시 지나치게 엄격한 금산분리 정책 때문에 외국 자본의 국내 은행 지배가 심화되고, 국내 산업자본에 대한 ‘역차별’도 심각하다고 주장해 왔다. 당선자의 금산분리 완화 구상의 골자는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자본의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허용하고, 산업은행의 역할 가운데 민간에 넘겨야 하는 부분을 단계적으로 민영화하는 것. 또한 우리은행 매각은 조기에 추진하고 기업은행 역시 민영화하되 중소기업 금융이 위축되지 않도록 보완 방안을 수립·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금산분리 완화의 궁극적인 목적은 금융업의 장벽이 사라지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이 2009년 2월로 예정된 만큼, 금융권 인수·합병(M&A)을 촉진, 글로벌 금융기관이 출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이와 관련해 “우선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먼저 금산분리를 실행하고, 시중은행 등 제1금융권으로 차차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중론 역시 만만치 않다. 최근 부상한 삼성 로비 의혹이 해소된 뒤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뜻이다. 금융연구원 신용상 거시경제연구실장은 “금산분리의 전제는 은행의 기업 사금고화 문제와 정보 유출 가능성 등이 정리돼야 한다.”면서 “금산분리가 허용된 상태에서 우리은행 민영화의 여러 형태에 대해 열린 자세로 논의하고, 산은·기은은 공공 기능을 유지한다는 전제의 민영화 방안이 고려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MB체제 수혜은행 있을까 하나금융지주 역시 ‘MB체제’ 아래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이 당선자와 대학 동문으로 가깝게 지내고 있다는 인연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의 1조원 법인세 추징 문제를 눈여겨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2002년 서울은행과 합병 당시 서울은행의 결손을 공제받는 과정에서 관련 세법을 어겼다는 주장이 제기돼 국세청으로부터 1조원이 넘는 법인세를 부과받을 처지다. 이 문제는 현재 국세청이 과세요건 해당 여부를 놓고 재정경제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상태. 연말이나 내년 초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여 차기 정부의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매각 역시 하나지주에 유리하게 돌아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소한 국내 은행에 대한 ‘불이익’이 없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금융 회장을 역임한 황영기 MB캠프 경제살리기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2007 대선 릴레이 시론 (16)] 대통합 정치를 기대한다/김영래 아주대 교수·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 공동대표

    [2007 대선 릴레이 시론 (16)] 대통합 정치를 기대한다/김영래 아주대 교수·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 공동대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를 531만표 차이로 누르고 제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역대 대선 사상 최다의 표차다. 그러나 대선 투표율은 사상 최저인 62.9%다. 지난 16대 대선 투표율 70.8%에 비해 7.9%포인트나 하락했다. 무려 37.1%인 1396만여명의 유권자는 주권을 스스로 포기했다. 왜 많은 유권자가 투표장에 가지 않았을까. 우리는 흔히 선거는 민주국가에서 축제라고 한다. 선거가 축제였다면 많은 유권자가 투표장을 외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수개월 동안 전개된 선거운동과정에서 유권자들은 정치권의 이전투구, 당리당략, 네거티브 캠페인에 지쳤다. 특히 투표를 며칠 앞두고 국회는 내년도 예산 처리는 팽개치고 난투극을 벌여 실망을 증폭시켰다. 이런 선거판이니 과연 유권자들이 선거를 축제로 여기고 자신이 선택한 후보자가 앞으로 대한민국호(號)를 이끌 최선의 지도자라고 생각하면서 투표를 했겠는가. 유권자들은 최선의 후보가 아닌 차선의 후보를 선택하는 데에도 고심을 해야 했다. 많은 유권자가 투표장에 마지못해 갔다고 한다. 그나마 50%대로 투표율이 떨어지지 않은 것은 민주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민초들의 우국충정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 국민 노릇 하기가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고 한탄하던 민초들은 투표장에 가는 걸음부터 가볍지 않았다. 이명박 당선자는 유효 투표의 48.7%를 획득했다. 이를 전체 유권자 수로 대비하면 약 30.5%정도 지지를 받은 것이다. 물론 기권자가 모두 반대표였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전체 유권자의 약 69.5%는 반대 또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분석할 수도 있다. 대통령 당선자는 반대자 또는 잠재적 반대층이 될 수 있는 이들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는 당선자의 약속과 더불어 반대자를 포용하는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하기 바란다. 이번 선거에선 매니페스토에 의한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네거티브 캠페인만 성행하더니 막판에는 ‘이명박 특검’으로까지 몰아가는 전대미문의 결과를 초래했다. 국민들은 민심이 반영된 선거 결과와 이반되는 특검 문제가 어떻게 처리될지 정치권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외친다.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저버린 지 이미 오래되었다. 정치권이 국민에게 행복을 주기는 고사하고 심적 고통이나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민초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말로만 국가와 국민을 논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주기 바란다.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 플로리다 주에서 개표 문제가 발생, 법적·정치적 혼란을 낳으면서 위기가 닥친 적이 있었다. 일반투표에서 무려 54만여표를 이기고도 플로리다 주에서 불과 500여표 차이로 져 선거인단표에서 패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검표를 지켜보고 있던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는 개인보다는 당, 당보다는 국가를 위한 대승적 결단을 통해 재검표를 중단시킴으로써 국가적 위기를 수습하였다. 이제 민심에 의한 선거는 끝났다. 승자, 패자 모두 국민통합을 역설했다. 정치권은 말로만이 아닌 대승적 차원의 정치적 결단을 통해 국민통합을 실천적으로 보여야 한다. 새삼 당리당략이나 사리사욕이 아닌 진정으로 국가와 민초들을 위한 정치를 요망한다. 김영래 아주대 교수·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 공동대표
  • [이명박 시대] 경제정책 (1)운용 기조는

    [이명박 시대] 경제정책 (1)운용 기조는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은 경제 패러다임의 방향 선회를 예고하고 있다. 실용적 보수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이 당선자는 성장을 통한 선순환 구조의 분배를 강조한다. 분배 우선의 동반성장을 내세운 참여정부와는 정책기조가 180도 다르다. 역대 정권들도 집권 초기에는 고성장과 양극화 해소, 부동산 안정 등을 약속했지만 대부분 ‘구두선’으로 끝났다. 참여정부 역시 정권 말기에 기업환경개선대책을 2차례나 마련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투자를 꺼리고 있다. 기업들이 수중에 갖고 있는 현금만 150조원에 이른다. ●先성장 後분배 기조로 이 당선자는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1차 해법으로 세금감면과 규제완화를 제시했다. 대운하 건설과 혁신중소기업 5만개 창업 등으로 성장동력을 키우면 투자가 살아나 일자리도 늘 것이라고 자신한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복지정책을 무시할 수 없지만 ‘파이’를 키우면 ‘분배의 몫’도 따라서 커진다는 성장의 논리를 우선시한다. 다만 재원 조달을 감안하지 않고 단기간에 경기 부양을 추진할 경우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특히 내년 총선까지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면 정권 초기의 추진력은 탄력을 잃을 수도 있다. ‘성장을 통한 복지’의 선봉장은 세금감면이다. 법인세를 20% 수준으로 낮춰 기업이 이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각 부분의 감면까지 합해 세금을 4조 2000억원 깎아주면 투자 확대로 성장이 3% 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본다. 또한 노사관계만 개선해도 성장을 1%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되면 연 7% 성장에 5년간 300만개 일자리 창출이 결코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한다. ●5년간 일자리 300만개 창출 목표 출자총액제한 제도 등 기업활동을 제한해 온 각종 규제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참여정부에서 금기시한 ‘금산분리’ 기조에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메스가 가해질 전망이다. 이 당선자 스스로 “외국인에 비해 국내자본을 역차별할 수 있다.”고 금산분리의 완화를 여러 차례 강조했기 때문이다. 획일적으로 규제해 온 수도권 규제는 공기업의 지방이전과 맞물려 어느 정도의 빅딜이 예상된다.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는 휘발유와 경유 등에 붙는 유류세를 10% 안팎 낮출 것을 제시했다. 부동산 정책과 세제도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가운데 용적률을 높이되 개발이익을 환수, 서민주택 공급에 활용한다는 복안이다.1가구 1주택 보유자의 세부담 감면과 함께 1주택 장기보유 등에는 종부세나 양도세의 감면 혜택이 예상된다. ●“인위적 고성장 부작용” 이 경우 대규모 세수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당선자는 재정지출 축소와 조직개편 등 ‘작은 정부’로 감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10% 예산 절감이다. 복지, 교육, 국방 등의 예산은 줄이지 못해도 국토균형발전과 남북경협 등 참여정부가 중점적으로 늘린 예산은 줄일 수 있다는 것. 그렇다고 행정중심복합도시나 혁신도시의 건설이 중단될 것 같지는 않다. 계획대로 추진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하는 수준이 예상된다. 공기업 민영화 등 공공부문 개혁은 고삐를 바짝 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적잖은 우려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이같은 노력으로 7%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겠지만 지속되기는 힘들고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조(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 소장) 한성대 무역학 교수는 “인위적인 경기활성화가 경제체계에 무리를 가져와 ‘버블’로 쌓이면 장기간 경제위기나 대량실업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이명박 시대] ‘정권교체’ 따른 관가 표정

    야당으로의 정권 교체로 각 정부 부처 공무원들은 주요 정책이나 정부 조직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둘러 당선자의 공약집을 구해 검토하거나, 조직개편이 자신들의 부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에 대해 숙의하는 모습이다. ●교육인적자원·과학기술부 새 정부의 교육 공약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 선거 전과는 달리 말을 상당히 아끼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게 대학 입시 자율화와 교육의 경쟁 체제 도입이다. 대입 전형 자율화와 자율형 사립고 대거 설립 등 공약이 실현되려면 현 제도의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관계자는 “대통령이 추진하는 일을 따라야겠지만 정확한 진단과 분석 없이 추진했다가는 참여정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기부는 이명박 당선자가 평소 ‘과학과 비즈니스의 결합’,‘제2의 과학부흥기 실현’을 강조해온 점을 들어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조직개편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일각에서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당선자의 지론에 따라 산업자원부와 통합돼 ‘산업과학부’가 되거나, 교육부와 통합돼 ‘교육과학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를 낸다. ●환경·건설교통·보건복지부 환경부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특히 한반도 대운하 건설 공약에 대해선 더욱 입을 다물었다. 투표 전까지는 간부들이 사견임을 전제로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선거 이후는 한마디 한마디가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어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건교부는 조직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폐합 대상에 포함돼도 다른 부처를 흡수, 덩치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환경부와 통폐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각종 규제를 푼다는 당선자 공약에 기대를 건다. 건건이 발목을 잡힌 대형 국책사업 추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복지부는 이 당선자가 줄곧 주장한 선순환 성장정책에 긴장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인수위 때부터 분배와 복지를 강조하면서 힘을 실어줬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부 공무원들은 시장경제원리에 밀려 분배정책이 소외되고, 복지정책 패러다임도 바뀌지 않을까 걱정한다. ●재정경제부·공정거래위 재경부는 불어올 ‘후폭풍’에 대비중이다. 특히 법인세·유류세 인하와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완화 등 각종 세제정책의 변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세제실은 대선 이전부터 한나라당 공약집을 토대로 당선자의 정책 기조를 꼼꼼히 살폈다. 한 관계자는 “인수위를 중심으로 세제정책의 재검토가 있지 않겠느냐.”면서 “이 당선자의 공약과 관련, 법적 타당성을 미리 살펴보는 것은 정부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기업 규제 완화’를 최우선적으로 앞세우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기업 감시’라는 공정위의 기조와 상충되는 점이 많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농림부 행자부는 당선자가 서울시장 출신이어서 지방자치에 관심이 높을 것으로 판단, 지방행정을 총괄하는 행자부의 위상과 역할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운다. 관계자는 “변화 가능성에 대비해 우선 한나라당 공약집을 구해 관련 공약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현 정부와 이념이나 성향이 다른 만큼 적지 않은 변화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농림부는 ‘기대’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이미 당선자는 공약을 통해 농림부를 ‘농업농촌식품부’로 확대, 식품산업 업무를 흡수하겠다고 밝혔다. 농림부는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인력도 보강한 상태다.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식약청과의 ‘파워게임’에서 농림부가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기획예산처·국정홍보처 기획처는 차분한 모습이다. 정부 재정운용의 경우 중기재정운용계획이라는 큰 틀에서 운영돼 당장 큰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 다만 이 당선자가 공약으로 내세운 ▲20조원 세출구조조정 ▲공기업 민영화 등은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홍보처는 모든 대선 후보가 축소 혹은 폐지 대상 1순위로 꼽아온 만큼 긴장을 감출 수 없다. 특히 당선자가 평소 “홍보처는 필요없다. 정치적 목적은 절대 금물”이라고 주장해와 조직개편의 칼바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김대중 정부시절 홍보처가 폐지됐을 때 다른 부처에서 시집살이한 쓰라린 기억이 있다.”면서 “홍보처에는 별정직 공무원들이 많아 조직이 없어지면 앞날이 캄캄한 사람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부처종합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하프타임] 미포조선, K-리그 승격 공식 포기

    올해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우승팀 현대미포조선이 20일 한국실업축구연맹에 K-리그 승격 권리 포기를 공식 통보했다. 전성우 미포조선 사무국장은 “내년 승격이 불가능하다는 우리 구단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올해 우승 자격도 포기하기로 하고, 내년에 다시 우승해 2009년에 승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맹은 지난해 국민은행에 이어 올해 미포조선까지 승격을 포기하자 승격제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이명박 시대] 이명박 경제관과 과제

    [이명박 시대] 이명박 경제관과 과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양 날개는 자유와 평등이다. 모든 집권자는 이 두 지향점을 위해 경제 정책을 펼친다. 다만 방점을 어느 쪽에 찍느냐에 따라 보수적인가, 진보적인가로 갈린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전자 쪽, 곧 기업의 자율경쟁을 통해 사회 전체의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시장경제 중심주의’를 강조해왔다. 기업가 출신으로 몸에 밴 철학이다. 이 당선자의 경제 철학은 이번 대선 정책공약집의 ‘4대 국가 경영철학’에서 엿볼 수 있다.▲경험적 실용주의와 ▲따뜻한 시장경제주의 ▲민주적 실천주의 ▲창조적 개방주의 등이다. 한마디로 ‘성장을 통한 분배’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지난 10년 동안 정부가 시장을 관리해왔다면 앞으로는 기업이 알아서 하도록 하고 정부는 뒤로 물러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경제 철학은 앞으로 경제정책 추진에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 당선자가 제시한 ‘신(新)발전체제’의 구체적인 방법 가운데 대기업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금산분리 단계적 재검토 등이 단적인 예다. 이는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4∼5%의 ‘늪’에 빠져 있는 만큼, 투자 활성화와 그에 따른 고도 경제성장을 통해 일자리와 복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파이론’과 맞닿아 있다. 자본과 복지정책이 공존하는 스웨덴 모델, 시장경제 하에서 국가가 사회적 질서 유지에 개입하는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 모델 등 참여정부 초기 방향과는 정반대에 서 있다. 이 당선자의 경제관은 영미식 모델에 가깝다. 국민들은 ‘경제 살리기’라는 시대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인물로 이 당선자를 선택했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경제는 서민 경제를 뜻하며, 이 당선자도 서민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수출 호조와 풍부한 유동성 등 아랫목의 온기가 서민 경제라는 윗목까지 전해지지 않은 것은 성장률이 연간 5% 남짓에 머물렀기 때문만은 아니다. 양극화의 확대 재생산 구조가 야기한 측면이 크다. 이 당선자가 내건 5%가 넘는 고성장도 수출과 함께 안정적인 내수 시장이 뒷받침해야 가능하다고 많은 경제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고성장을 통해 중산층을 늘린다는 논리는 앞뒤가 바뀐 셈이다. 성장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으면 각종 감세정책조차 현실화되기 어렵다. 갈등을 효율적으로 조절하고 사회적 재화를 합리적으로 나누는 정치 본연의 역할이 새 정부에 기대된다. 충남대 경제학과 정세은 교수는 “과거 10년 동안 기업들은 사상 최고 수준의 수출 경기 호조세를 만끽했지만 투자 대신 내부 적립금을 쌓는 데 몰두해왔다.”면서 “투자 활성화보다 서민 살림살이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美 “아프간 병력 확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이 이라크 전과 아프가니스탄 전의 우선순위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미 언론들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주둔 병력을 과감히 감축하는 대신 아프간 파견 병력을 증강해야 한다는 군부의 압력을 받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미 군부는 이라크 내의 폭력사태가 확실한 진정세를 보이는 반면, 아프간에서는 정국 불안이 확산될 우려가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 정부의 일부 당국자들도 아프간이 빈곤과 부패, 열악한 사회기반시설, 탈레반의 재부상 등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라크보다 더욱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빠르면 다음달 초 이라크와 아프간 전력배치 전략에 대한 정부내 토론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일부 국방부 고위관계자들은 내년 여름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을 20개 여단에서 15개 여단으로 감축한다는 백악관의 당초 계획보다 더 과감한 철군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반면 아프간 주둔 미군 지휘부는 탈레반 세력 진압을 위해 더욱 많은 전투부대와 헬기 등 지원병력의 증강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 주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연합군의 사령관인 댄 맥닐 미 육군대장은 나토 회원국들에도 3개 전투 대대의 증파를 요청했다. 그러나 현지의 군 관계자들은 3개 대대의 증병이 현실화되더라도 병력이 충분한 상황은 못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아프간에는 미군 2만 6000명과 나토군 2만 8000명이 주둔중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와 아프간 현장 지휘관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새 전력 배치 전략을 결정할 전망이다.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이 안정화된 이라크와 아프간을 차기 대통령에게 넘겨주는 것을 임기 마지막 해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왔다.앞서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아프간 정책 실패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군과 국무부, 나토가 아프간 전략의 전면적인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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