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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적측량 개방,규제일몰제의 계기로 자리매김하길

    지적측량 개방,규제일몰제의 계기로 자리매김하길

    전 세계적으로 실물경기 침체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세계를 주름잡던 기업들조차 피해가지 못하는 모양이다. 각 기업들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경제 불황에 불안감 또한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도산과 실업자 발생은 기업 종사자의 생존권을 당연히 위협할 수밖에 없다.  경제전문가들이 “불황이 더욱 가중화될 것”이라는 이같은 암울한 전망을 내 놓고 있는 가운데 올해 첫 회의인 제10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일정 시한 내에 규제가 자동 철폐되는 ‘규제일몰제’를 모든 규제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1월29일 청와대 세종실에서 대통령께서 주재한 자리에서 나온 ‘규제일몰제 확대도입 계획’은 경제 자유화의 근원적 해법이라는 점에서 괄목할 만하다.  이 내용 가운데 “민간 지적측량업자의 업무 영역을 지극히 제한함으로써 일반 지적기술자들의 실업 유발 및 직업 선택을 차단해,생존권을 위협할뿐 아니라 나아가 국민의 선택권과 알 권리를 제한하는 개악적 조항”이라고 일반 지적기술자들이 주장하는 현행 지적법 제41조의 3항이 201개의 주요 국민 관심 규제 중 하나로 선정돼 규제일몰제에 포함돼 있다.  이번 방안은 기존의 규제일몰제가 전체 정부 규제의 1% 미만인 신설 규제 및 정부입법 규제에만 적용돼 왔으나 이를 모든 규제로 확대 적용하겠다는 획기적인 내용이다.  특히 일몰기한 도래시 별도의 조치없이 자동으로 효력이 상실되는 ‘효력상실형 일몰제’ 이외에 해당 규제의 타당성 재검토를 의무화하는 ‘재검토형 일몰제’를 도입, 일몰제의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는 점에서 이 제도는 전면 개방을 바라는 일반 지적기술자들에게 희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규제일몰제에서 허용하는 유예기간 동안 시장을 왜곡하는 비효율적 규제들을 폐지하리란 기대 때문이다.  대한지적측량협회(회장 박기광)는 그 동안 “제41조의 3 조항이 민간 지적측량업자의 업무 범위를 과도하게 규제해 서비스의 질적 수준 향상과 지적측량 발전에 역행하는 개악적 조항이므로 삭제하고, 제도적 보완을 거쳐 전면개방 돼야 한다.”며 헌법소원은 물론 현 정부 국가인수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재했었다.이 내용은 국민추천으로 선택됐다. 이어 청와대, 국무총리실, 관련 부처(기관)에 건의하고 언론보도를 통해 이같은 비현실적인 규제를 폐지할 것을 호소하며 수 차례에 걸쳐 해당 기관을 방문해 설명 및 협의를 다람쥐 채 바퀴 돌 듯 반복했었다.  협회는 또한 지적측량의 전면개방을 통해 지적제도의 발전은 물론,지적측량업자의 권익이 보호돼야 한다는 입장에서 지적측량 전면 개방의 끈을 놓지 않았었다. 규제일몰제를 통해 그렇게 원하고 바라던 지적측량 전면개방의 꿈을 과연 이룰 수 있는 것일까?  한때 규제개혁위원회에서는 “독점은 과다한 규제에 해당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나아가 2002년 비영리재단법인의 독점을 유지시키기 위한 지적법 제41조 제1항이 헌법불합치로 결정나 2004년 일반 지적기술자들도 지적측량업자로 등록하면 지적측량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현행 지적법에서 지적측량업자의 업무범위를 수치지역과 지적확정측량에만 한정하고 여전히 국토의 96%정도에 해당되는 도해지역의 독점권을 부여하고 있어 명목적 개방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동안 지적분야에서의 작은 개방에도 불구하고,지적측량업자의 업무 범위를 국토의 3~4%로 제한하는 현행 지적법 제41조의 3항이 지적측량제도의 발전을 꾀하는 데 역행하고 있다는 개탄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같은 목소리는 ▲지적측량업무를 완전 독점체제로 운영해 발생된 국민의 재산권 행사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지적불부합지 ▲무계획적인 방만경영으로 인한 지적측량 기준점 설치 및 성과의 정비 소홀 ▲끼워맞추기 또는 덮어주기 측량에 의한 측량 착오 누적 ▲서비스의 질적 수준 저하▲복지부동적 복고주의에 의한 지적측량제도의 퇴보 등 현행 지적제도의 문제점을 감추기 위한 대책 조항에 불과하다는 주장 때문에 나오고 있다.  필자를 비롯한 민간 지적측량업자들이 바라는 것은 간단명료하다. 이번 규제일몰제를 통해 지적측량 시장을 전면 개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자유로운 경쟁 속에서 독점으로 봉쇄됐던 국민의 선택권과 알 권리가 회복될 수 있으며,상호 견제에 의한 지적측량의 정확성은 물론 지적측량의 질적 수준이 향상되며, 지적측량제도의 발전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는 핵심 규제 201건의 재검토 시한을 6월말로 설정해 놓았다.  일반 지적기술자들은 지적법 제41조의 3항을 고쳐 지적측량분야에서의 규제일몰제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호소하고 있다.부디 “병은 숨기지 말고 공개해 그 치유법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 있듯 이번에 시행하는 규제일몰제가 독점으로 발생된 지적측량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하기를 바란다.  특히 시행시기의 지연 등으로 수 백조원도 넘는 천문학적 비용이 발생되고 국가 대혼란이 야기될 수 있는 지적재조사사업을 부추키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며, 지적측량제도의 정비 및 발전 토대가 되는 ‘지적측량 전면개방’이 꼭 현실화 될 것으로 믿는다. ●약력  ◈강원대 법과대학 토지행정학과 졸업  ◈강원대 경영행정대학원 부동산학과 졸업.행정학 석사  ◈대한지적공사  ◈[현]글로벌지적측량센타 대표  ◈[현] 대한지적측량협회 회장  ※ 도움말 : 대한지적측량협회 박기광회장
  • KBO, 야구협회 지원유보

    선긋기 움직임을 보인 대한야구협회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 BO)가 정면 대응에 나섰다.프로야구 8개 구단 사장들은 9일 이사회에서 2003년부터 해마다 야구협회에 전달했던 지원금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지난 6일 야구협회가 KBO 출신 이사들을 모두 내보내고 KBO에서 보낸 사무국장을 경질하는 등 결별 수순에 나선 데 대한 첫 공식반응이다. 이사회는 KBO와 경찰야구단 및 야구협회 지원금 등을 합쳐 올해 KBO 예산을 지난해보다 10% 줄어든 140억원으로 결정했다. 야구협회 지원금은 예산에는 포함하되 ‘보류’라고 조건을 달아 실제 집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KBO는 2003년부터 해마다 10억원씩(지난해 15억원)을 야구협회에 아마추어 발전 기금으로 전달했다. 강승규 신임 야구협회 회장은 “이번 인사가 절대 KBO와 결별을 뜻하는 게 아니다. 새 KBO 총재가 오시면 야구 발전을 위해 함께 상의하겠다.”고 말했지만 프로 구단들은 협회의 인사를 사실상 ‘결별 수순’으로 해석한 셈.이사회는 또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던 것을 감안해 감독은 현역 감독을 선임하고 전년도 우승팀 감독을 1순위로 결정하기로 했다. 감독 등이 총재가 인정하지 않는 사유로 선임 또는 참가를 거부하면 감독은 1년 동안 KBO 등록이 금지된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흉악범에 감형없는 종신형

    정부와 한나라당은 연쇄살인범 강호순과 같은 흉악범에 대해서는 사형과는 별도로 종신형을 선고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한나라당 장윤석 제1 정책조정위원장은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극악무도한 범죄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사회적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법을 전반적으로 정비하는 계기로 삼겠다.”면서 “종신형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오는 12일 법무부, 행정안전부, 경찰청과 당정협의를 할 예정이다. 당정협의를 통해 감형이나 가석방, 사면이 불가능한 종신형을 추진해 흉악범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번에 추진키로 한 종신형은 무기형과 다소 비슷한 개념이지만 감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무기형은 수형자가 개전의 정을 보이거나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보이면 일부 감형해 주기도 하지만 종신형은 아예 감형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또 현재 가중 처벌을 해도 25년을 넘을 수 없도록 돼 있는 징역형의 형기를 50년 이상으로 대폭 확대해 강력범에 대한 형을 선고하는 데 제약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장 위원장은 “종신형이 도입돼도 현재의 사형제도는 그대로 존치된다.”면서 “무기형이 감형 등으로 반감효과가 있어 형벌체계를 사형제와 종신형, 무기형 상한 50년으로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당정은 피의자 인권보호 차원에서 얼굴 등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기로 했다. 성범죄자의 경우 직업을 포함한 인적사항까지 공개한다는 점을 고려해 흉악범의 경우도 신상공개를 제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또 강호순 사건을 계기로 사형제 집행 여부를 법무부 등과 논의할 예정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10년간 사형 집행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지난 5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흉악범 얼굴 공개와 사형집행에 대해 “둘 다 해야 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亞 중시·무슬림에 화해 손짓

    │워싱턴 김균미특파원│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취임후 첫 순방국으로 아시아 4개국을 선택했다. 미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힐러리 국무장관이 오는 16~22일까지 한국과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4개국을 순방한다고 밝혔다. 힐러리 장관의 이번 아시아 순방은 재검토 작업이 진행중인 대북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장관이 아시아를 첫 해외순방국으로 선택한 것은 아시아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무슬림에 대한 화해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힐러리 장관의 아시아 방문이 아시아와 세계, 미국의 외교정책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알리는 신호로 생각하고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역대 미국 국무장관들은 대부분 유럽이나 중동으로 첫 해외순방을 다녀왔다. 힐러리 장관은 먼저 일본(16~18일)을 방문한 뒤 인도네시아(18~19일)를 거쳐 한국(19~20일)과 중국(20~22일)을 차례로 방문한다. 그는 아시아 순방에서 국제금융위기와 인권, 안보, 기후변화 등 국제적 현안과 북핵 문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장관은 한국과 일본, 중국의 고위 관리들과 북핵 문제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아시아 순방 결과에 따라 북한 특사의 윤곽과 역할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힐러리 장관은 한국과의 21세기 전략적 동맹과 북한 문제, 국제금융위기 해결에서 한국의 역할과 함께 껄끄러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추가 지원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첫 한·미 외무장관이라는 특성상 현안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깊이있게 협의하기보다는 양국의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한·미 FTA의 재협상 여부 등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떠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힐러리 장관은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일본과의 동맹관계가 아시아 외교의 초석이라고 강조했듯이 이번 방일을 통해서는 공고한 미·일 동맹관계를 재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급부상하는 중국과의 관계 재정립도 주요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인 관계 못지않게 다른 분야로 협력 관계를 확대해나가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순방에서 그동안 언론에 간헐적으로 보도돼 온 미국·일본·중국 3국 정상회담이나 최고위급 정례회의 개최 문제를 논의할지도 관심사다. kmkim@seoul.co.kr
  • 체세포복제 연구승인 잠정 보류

    3년 만에 재개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 ‘복제배아줄기세포 연구’ 승인 심사가 잠정 보류됐다. 대통령 직속 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5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4시간 동안 비공개 회의를 열고 차병원이 제출한 ‘인간체세포 복제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보완 후 재검토 결론을 내렸다.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연구의 필요성과 내용에 대해서는 7대3의 비율로 위원들이 공감했고 큰 논란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진행될 모든 연구의 기준이 될 수 있어 세부사항 중 일부에 수정·보완을 요청하는 방향으로 의결했다.”고 말했다.위원회가 제시한 수정·보완 사항은 크게 네가지다. 위원회는 우선 차병원이 위원회에 제출한 공식 연구 명칭인 ‘파킨슨병, 뇌졸중, 척수손상, 당뇨병, 심근경색 및 근골격형성 이상을 치료하기 위한 면역적합성 인간체세포 복제배아줄기세포의 확립과 세포치료제 개발’이 너무 포괄적이고 난치병 환자들의 기대나 오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또 3년으로 예정된 연구기간 복제배아줄기세포를 개발할 수 있다고 해도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연구제목의 수정을 요청했다.차병원은 난자 1000개로 5개의 복제배아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다고 연구 계획서에 명기했지만 위원회는 연구용 난자수를 1000개 이하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주문했다. 복지부측은 “나중에 유사한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연구에 사용하는 난자수를 최소화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차병원이 여성에게 난자공여 의사를 받아 채취한 난자가 대부분이지만 윤리적인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체 연구용 난자 가운데 600개는 공여자에게 재동의를 받도록 지시했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만나고 싶었습니다] 정세현 前 통일부장관이 본 北 미사일 발사 징후

    [만나고 싶었습니다] 정세현 前 통일부장관이 본 北 미사일 발사 징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의 대표상임의장을 맡고 있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과 관련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오바마 정부의 우호적 대북 협상 기류에 대해) 미국 내 여론이 나쁜 쪽으로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정 전 장관은 최근 잇따르고 있는 북한의 성명 공세에 대해서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렇게 계속 강수를 두면 이명박 정부와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에 좋은 영향을 못 미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과의 인터뷰는 대포동 미사일의 발사 움직임이 있다고 확인된 지난 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대포동 발사와 관련한 움직임이 포착됐는데 북의 행동을 어떻게 읽고 있나. -미국을 겨냥한 전략적 포석이다. 북한의 정책결정과정의 특성상 그렇게 나올 것이라고 봤고 지금까지 대개 그런 식으로 해왔다. 미국 새 정권 초기에 대북 정책의 우선순위를 높이려는 것인데 지나치다. 오바마는 대선 중에 이란이나 북한 지도자를 만날 용의가 있다고 했고, 당선후 참모진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취임 100일 이내에 북에 특사를 보내서 확실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돼 있다. 그것이 오바마 진영의 공감대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국무장관이 힐러리 클린턴이다. 남편 클린턴 정부가 떠난 시점인 2000년 10월 북·미 코뮈니케, 그 이전 1999년의 페리 보고서, 이 두 가지가 오바마 행정부, 특히 클린턴 국무장관의 기본 입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미국은 2월 말까지 대북 정책을 리뷰(재조정)하겠다는 것이고 실제 열심히 하고 있다. 거기에다 대고 인민군 총참모부가 서해상에서 내일이라도 마치 전쟁을 일으킬 것처럼 위협적 언사를 늘어놓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성명에서는 남북관계를 이명박 정부가 완전히 망쳐놓고 있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식으로 협박한다. 미국에서 “수사적인 공세는 북한에 도움이 안 된다.”는 논평이 나왔다. 이러다 보면 북한이 위협적인 언사를 통해 얻으려는 정치적 목적과는 멀어질 수 있다. 북한이 가끔 판을 잘 못 읽는다. →오바마 정부 내에 강경파가 득세할 우려도 있다는 건가. -그렇다. 관심을 끌기 위해 미사일 발사했다고 치자. 미국 여론이 역전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지금 힐러리나 오바마는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북핵 문제의 우선순위를 상당히 높여놨다. 북한의 위협적 행동 때문은 아니다. 부시 정부는 이라크,아프간, 이란, 북한 등 외교적 부담을 여럿 남겼다. 오바마가 북핵의 우선순위를 높인 것은 이들 외교 현안 중에 해결의 로드맵이 짜여져 있는 것은 북핵밖에 없기 때문이다. 9·19, 2·13, 10·3합의에 이어 작년 10월 테러지원국 해제 등이 있었다. 가장 빨리 성과를 낼 수 있는 게 북핵이다. 역설적이게도 부시가 막판 외교에서 업적을 내려고 서두른 과정에서 다음 정권에 넘긴 외교 현안 중 곧바로 착수할 수 있어 우선순위가 올라간 것이다. 북한에선 우선순위가 올라간 게 “우리가 계속 강수를 뒀기 때문”이라고 자평할 지 모르지만 대북 강경론이 주류를 이룬 부시 정부를 상대로 쓰던 강수를 온건론을 기본으로 하는 오바마 정부에도 쓴다는 것은 판단착오다. →미국과의 오랜 협상에서 학습효과가 생겼을 텐데, 왜 그런 판단을 한다고 보나. -집단적 사고의 문제점이다. 개인은 합리적이더라도 집단이 되면 엉뚱한 방향에 강성으로 흐른다. 문제가 심각하고 중요할수록 강경론자들이 그럴 듯한 이유를 대서 밀어붙이면 온건론자가 반박할 논리가 충분치 못해 끌려갈 수 있다. 북한이 그런 상황이 아닌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강은 회복한 것 같다.그렇지만 한번 저렇게 건강에 이상을 겪고 나면 참모들이 초조해질 수 있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에도 강온파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 갑론을박이 계속되면 대북 강경론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북한이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이 미국의 자비를 기다릴 것까지는 없지만 외교채널로 점잖게 “우리도 잊지 말라.”는 정도의 메시지를 보내도 될 것이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 이후 군·당·정 장악력이 떨어진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북한정치의 특성상 김정일이 필담만 가능해도 그 권력은 확고하다. 북한 지도부의 초조감은 2012년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어제끼는 해’라고 규정한 데서 출발한다. 2012년까지는 경제조건을 호전시켜야 한다는 게 최고 당면 목표다. 그때까지 가시적 성과가 나오려면 지금부터 북·미관계가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경제제재가 확실하게 풀려서 국제금융기구로부터의 차관 같은 게 들어와야 한다. 이런 목표를 놓고 일정을 역산해서 생각하면 초조하게 돼 있다. 아마도 충성심 높은 사람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이 모든 것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그런 시간 내에 끝장을 내야 하고, 미국의 적극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수를 써야 한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런데 그건 자기네 방식이다. 현실적으로 미국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북한의 운명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미국식 코드에 대한 이해 없이 조급하게 일을 추진하면 부작용이 더 크지 않을까. →북한의 다음 행보를 어떻게 예상하나. -남쪽과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다음 행동의 내용이나 수준이 결정될 것이다. 미국이 국무부 대변인 논평으로 북의 언사를 평가절하했지만 공식적으로 그렇게 해도 이면으로는 직간접 비공개 채널을 통해 “잘 해주려고 하는데 왜 요란을 떠느냐.” 하는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노련하다. 문제는 우리다. 현 정부에서는 그런 유연성이 떨어진다. 북한에 “너무 그러지 마라. 우리도 오바마 정부와 조율문제도 있고 해서 조금씩 입장을 조정하고 있으니까, 다그치지 말라.”라고 하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그런 자세나 의향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무시하는 쪽으로 계속 나가고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는 말만 하면 아주 고약한 상황을 연출할 가능성이 있다. →군사충돌까지 상정하는 건가. -있을 수 있다. 꽃게잡이가 시작되는 4월부터가 문제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일이 터질 수도 있다. 두 차례의 서해해전을 1대1로 마감한 쌍방이 이번에는 물러설 수 없다고 버티면 상황이 에스컬레이트될 수 있다. 그걸 막기 위해 정부가 유연하게 움직여야 한다. 북에 끌려가라는 게 아니다. 북이야 밑져야 본전이지만 우리는 그게 아니지 않은가. 미국이 직접 나서기엔 좀 규모가 작고, 그러나 우리한테 주는 심리적 효과는 적지 않은 군사행동으로 번지기 시작하면 그렇잖아도 경제가 어려운데 일파만파로 되어서, 결과적으로 이 정부의 대북 정책이 북한의 물리적 행동으로 노선을 바꾸는 나쁜 모양새가 될 수 있다. 이런 시점에서 조금씩 북한에 대한 몇가지 유연한 조치를 취하면서 더 이상 강수를 두지 않도록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 →어떤 형태의 조치나 메시지를 뜻하는가. -우선 청와대의 의지가 실려야 한다. 다른 사람은 소용없다. 겉으로는 의연하게 대처하되 대통령의 의중을 실어 비공개적으로 주중·주러 북한대사관이나, 유엔 대표부를 통해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의 폐지를 주장했는데. -북이 먼저 비핵화하고 개방하면 3000달러 만들어주겠다는 것은 엄격한 연계론 또는 선 핵해결론이다. 반면에 오바마 정부는 비핵화를 위해 미·북수교도 해주고 경제지원도 해주겠다는 것이다. 병행론이다. 미국의 핵 정책이 이런 적극적인 병행론적 차원에서 추진된다고 할 때 우리의 강한 연계론이 얼마나 버티겠는가. 대북정책이라는 게 국내 지지가 좀 있어도 국제정세가 안 받쳐주고 북이 죽어도 싫다고 거부하면 쓸 수가 없다. 우리 사회에서 극보수를 제외한 보수계층에서조차 슬슬 ‘비핵개방3000’의 재검토론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 아니겠는가. 황성기 편집위원 marry04@seoul.co.kr ■ 정세현 前 통일부장관은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2005년부터 2년 임기를 연임해 맡고 있는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직을 다음 달 물러난다. “4년이나 했다. 더 할 생각 없다.”는 그는 보수진영 인사로 물갈이된 대통령 자문기구인 통일고문회의에서도 재위촉되지 않았다.“지난해 이 정부에서 민화협 대표자리를 내놓으라고 했을 때 이미 통일고문 재위촉은 없을 거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새해 들어 4월 재·보선과 관련해 전주 완산갑 후보로 거론됐는데 “아마 (민주당)일각에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된 것 같은데 정치판에 갈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남북관계, 외교안보 문제 등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처지가 좋다는 것이다. ▲64세 ▲만주에서 출생, 전북 임실에서 성장 ▲서울대 정치학박사 ▲1977년 통일원 입부 ▲김대중 정부 마지막, 노무현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 “비정규직·中企 지원책 강구… 일자리 창출 2월 국회 돼야”

    “비정규직·中企 지원책 강구… 일자리 창출 2월 국회 돼야”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4일 “(대통령이) 말로만 ‘경제 살리기’를 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직접적이고 과감한 지원책과 중소기업에 대한 획기적 지원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2월 임시국회와 관련해선 “(여권은) 경제회생과 무관한 악법을 포기해야 한다.”며 미디어관련법과 금산분리법 등 쟁점법안의 여야 합의처리를 거듭 강조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지금은 총체적 위기상황으로 국민과 국론을 분열시키는 정치로는 경제가 잘될 수 없다. 대통령은 헌법정신을 준수해 국회 운영에 개입하지 말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은 신뢰, 패러다임, 일자리 등 3대 위기를 가져왔다.”면서 “문제의 핵심에는 대통령의 리더십이 있고 70년대식 밀어붙이기로는 21세기 대한민국을 이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원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 1년간 잘못된 국정운영을 바로잡기 위해 2월 국회가 용산 참사의 책임추궁과 진상규명은 물론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산 국회’를 내세운 공세 위주의 기존 전략에 ‘일자리 창출 국회’를 병행한 이원화 전략을 표방한 셈이다. 그는 용산참사와 관련, “철거민에 대한 폭력살인 진압은 성과 지상주의와 성공 만능주의가 불러온 참극”이라면서 철거민은 국민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성토했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내정자와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에게 즉시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문책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서울시 950여곳에서 진행 중인 도시정비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원내대표는 쟁점법안 처리와 관련, “(정부·여당은) 복면금지법, 휴대전화 도청법, 댓글처벌법 등 기본권 침해가 명백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MB악법이 설 자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디어관련법에 대해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여야가 합의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북문제와 관련해선 “대북지원에 예산의 5%를 투입하는 장기적 청사진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는 말뿐”이라면서 “초당적 협조가 필요한 위기 상황에서 제1야당 대표의 연설이 비난, 비방 일색밖에 안 되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바이 아메리칸’ 조항 삭제될 듯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보호무역주의 논란을 일으킨 ‘바이 아메리칸’ 조항이 미국 상원에서 삭제될 것으로 보인다.미치 매코넬 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2일(현지시간) 심의에 들어간 경기부양법안에 부칙으로 포함된 ‘바이 아메리칸’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매코넬 의원은 “세계 경제가 침체되는 상황에서 무역분쟁을 촉발할 소지가 있는 법안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동맹국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바이 아메리칸’조항은 지난주 미 하원을 통과한 819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에 부칙으로 포함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경기부양 예산으로 집행되는 공공사업에서 건설자재 등을 사용할 때 미국산만 구입하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이에 대해 유럽과 캐나다 등은 미국을 강도높게 비판했다.민주당은 하원에서 통과된 경기부양법안에 ‘바이 아메리칸’ 적용 범위를 철강자재로 한정했으나, 상원에서는 이를 모든 건설자재와 공산품으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화당이 이 조항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공화당의 지지가 절실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민주당은 이 조항을 삭제할 것으로 전망된다.정치권 이외에 금융전문가들도 ‘바이 아메리칸’ 조항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리처드 피셔 미 댈러스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경기부양법안에 포함된 ‘바이 아메리칸’조항은 무역보호주의의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피셔 총재는 이날 C-스팬(연방의회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보호주의는 경제를 중독시키고,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하는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경기를 이런 식으로 부양해서는 안 된다.”면서 “상원의 민주·공화당 의원들이 이 문제를 현명하게 풀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민주당 의회가 마련한 ‘바이 아메리칸’ 조항의 직접 당사자인 제조업체 최고경영자(CEO)도 반대 대열에 가세했다.제너럴일렉트릭(GE)과 캐터필러 등 일부 미 제조업체 CEO들이 미 상공회의소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의 새 경기부양책에서 관련 조항이 삭제되도록 의회 설득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바이 아메리칸’ 조항이 무역 보복을 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 상공회의소 산하 미국무역비상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개의 경제단체와 함께 미 의회 지도자들에게 관련 조항의 삭제를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고 있다.앞서 지난 1일 폐막된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각국 지도자들도 ‘바이 아메리칸’을 비롯한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적인 보호주의 확산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로버트 깁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캐나다와 유럽연합 등 전통적인 우방들의 우려 표시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가 이 조항에 대한 재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혀 삭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kmkim@seoul.co.kr
  • 부산 “남강댐물 공급 보상”

    부산 “남강댐물 공급 보상”

    국토해양부가 추진하는 경남 진주 남강댐물의 부산식수원 공급(서울신문 1월29일자 25면 보도)과 관련, 경남쪽의 반발이 거세다. 남강댐 주변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도 댐 수위를 높이면 홍수피해가 우려된다며 이 계획 철회 주장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부산시는 경남도민의 이해를 간곡히 호소했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2일 남강댐을 방문, “국토부가 단순히 댐 운영수위를 높여 부산으로 물을 공급하겠다는 것은 댐하류 주민들의 홍수 피해 불안감을 더욱 키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홍수 때 댐 안전도를 높이기 위한 댐 추가 보강 방안 등을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뒤 남강댐 용수증대 사업에 대한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도 이날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강물을 부산으로 공급하기 위한 남강댐 용수공급 증대사업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부산 식수를 남강댐에서 취수하겠다는 것은 결국 낙동강 수질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며 “낙동강은 죽음의 강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경남지역 모든 정치·시민사회·환경단체와 도민이 합심해 정부의 남강댐 용수공급 증대사업을 저지하기 위한 도민대책기구를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도 “단순히 남강댐 수위만 높여 수량을 확보한 뒤 부산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은 거대한 물폭탄을 안고 사는 진주시민들에게 엄청난 위험을 보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부산시는 피해보상을 약속했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남강댐 물공급 문제에 대해 경남도민에게 간곡한 호소를 드리고 싶다.”며 “맑은 물을 이용하는 데 있어서 부산의 어려움을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남강댐 물 공급에 따른 경남도민의 피해와 불편은 부산시와 정부가 협의해서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면서 “부산시가 연간 470억원의 물이용 부담금을 내고 있는데 이런 재원들도 광역상수도에 따른 피해가 있다면 보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시장은 “수자원은 (국가)전체적인 큰 틀에서 보고 이해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광역상수도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보전과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남도는 지난달 30일 국토해양부에서 열린 남강댐 광역 상수도 사업 관련 회의에서 남강댐 용수공급 증대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4월쯤 예비타당성 조사결과가 나오면 충분한 의견 수렴을 위해 주민설명회와 공청회 등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한은·금감원 여론주도 신경전

    금융감독원이 최근 ‘중앙은행 역할 제한론’을 담은 책자를 펴냈다. 새삼스러운 주장은 아니지만 한국은행법 개정 움직임이 일고 있는 미묘한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은은 공식 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이성태 한은 총재가 최근 기회 있을 때마다 ‘중앙은행 역할 재고(再考)론’을 내놓는 등 양측의 물밑 여론 주도권 신경전이 팽팽하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조사연구실은 ‘주요 선진국의 금융안정기능 강화 논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개별 금융사의 정보는 감독당국이 수집해 중앙은행과 공유할 따름이며, 중앙은행에 단독 또는 공동 검사권이 부여된 나라는 없다.”고 소개했다. 금융권은 이를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은 권한 강화 주장과 실제 국회에 이같은 내용의 한은법 개정안이 계류 중인 데 따른 위기의식의 산물로 풀이한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거나 논의 중인 법안들은 ▲한은에 금융사 단독조사권 부여 ▲한은법 1조에 금융시장 안정 목적 추가 ▲금융위기시 은행이나 기업체에 자본출자 및 직접 대출할 수 있는 여신요건 완화 등이다. 이 가운데 금융사 조사권 문제는 한은과 금감원의 뿌리 깊은 핵심갈등이다. 지금은 한은이 금감원에 요청할 경우 공동검사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이에 대해 한은은 “문제가 터졌을 때 신속한 대처가 어렵다.”며 단독검사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금감원은 중복검사에 따른 금융사 부담 등을 들어 결사 반대다. 한은의 ‘존재이유’에 물가안정 외에 금융시장 안정을 추가하는 한은법 1조 수정과 관련해서도 금감원 보고서는 “주요국 사례를 보면 금융안정 기능은 어느 한 기관이 하는 게 아니라 정부, 금융감독기구, 중앙은행의 역할이 각각 따로 있다.”며 “중앙은행이 금융안정을 전담 총괄한다는 (일각의) 인식은 오해”라고 반박했다. 금융안정 기능과 관련, 이성태 한은 총재는 올해 신년사를 비롯해 얼마 전 이코노미스트클럽 조찬강연 등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를 계기로 중앙은행의 금융시장 안정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재검토할 때가 됐다.”며 한은법 개정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물가안정만을 존재 근거로 제한해 놓은 현행법 아래서는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과 위기대응 수단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한은의 위상을 축소시킨 1997년 한은법 개정의 실무주역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라는 점도 10여년 만의 재개정 작업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거리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군사법정 판사 테러범 심리중지 거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공약사항으로 취임 이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쿠바 관타나모 기지 폐쇄 작업이 뜻하지 않은 걸림돌을 만났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취임 첫날 테러용의자 구금시설인 관타나모 기지를 폐쇄하기로 선언했으나, 29일(현지시간)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재판을 진행해온 특별 군사법정의 한 판사가 120일 동안 재판을 중지해 달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을 거부했다. 관타나모 군사법원의 제임스 폴 판사는 이날 미 해군 구축함 콜호 폭탄 테러 용의자 알 나시리에 대한 심리를 중지해 달라는 백악관의 요청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알 나시리는 지난 2000년 예멘에서 폭탄을 가득 실은 소형 보트로 미 함정에 타고 있던 해군 17명을 폭사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폴 판사는 콜호 폭탄 테러를 배후 조종한 혐의가 있는 용의자에 대한 재판을 중단하지 않은 채 “어려운 결정이었으나, 공익을 보호하기 위해 신속한 재판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원의 심리를 연기해 달라는 요청은 정당하지 않으며, 정부가 재판절차를 굳이 중지하길 원한다면 다음 조치는 기소 철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30일 폴 판사의 결정이 전범 재판 절차를 재검토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에 예기치 못한 난제를 안겨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과 국방부도 이번 재판부의 결정에 충격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국방부와 법무부가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제프리 고든 국방부 대변인도 “국방부는 현재 폴 판사의 판결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대통령의 지시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2년 1월 문을 연 관타나모 기지의 수용소에는 현재 245명의 외국인 포로가 수감돼 있다. 전임 부시 행정부는 이들 가운데 80명을 전쟁범죄 혐의로 법정에 세울 계획이었으나, 지금까지 3건만 재판이 끝난 상태다. 한편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결정을 반기는 쿠바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반환을 미국측에 계속 요구하고 있다.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29일 정부 웹사이트에 올린 칼럼에서 “미국이 쿠바 국민 의사에 반해 군사기지를 유지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국제법 원칙을 어기는 것”이라며 반환을 요구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지방줄기세포로 개 복제 성공

    지방줄기세포로 개 복제 성공

    국내 바이오기업이 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한 개 복제에 성공했다. 애완견 복제 시장 확대는 물론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만능유도줄기세포(iPS) 기술 측면에서도 의미있는 발전으로 평가된다. 줄기세포 전문기업인 알앤엘바이오는 세계 최초로 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한 개 복제를 시도해 복제견 2마리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지금까지 세계 최초의 복제견 스너피를 비롯해 복제견 생산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체세포가 아닌 지방줄기세포로 개 복제에 성공한 것은 처음이다. 알앤엘바이오는 비글 종에서 채취한 지방에서 분화능력이 뛰어난 성체줄기세포를 분리 배양한 뒤 줄기세포를 이용해 복제에 착수한 결과, 대리모 5마리 중 1마리에서 복제견 2마리가 탄생했으며 각각 ‘매직’과 ‘스템’이라고 이름붙였다. 대리모 5마리에는 모두 84개의 핵이식 수정란이 이식됐으며 복제 성공률은 20%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체세포 개 복제 성공률(20~30%)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회사측은 “현재 지방유래 줄기세포를 이용한 복제는 어떤 동물에서건 가장 힘든 분야로 보고되고 있다.”면서 “서울대 이병천 교수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술력을 대폭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이번 개 복제를 통해 알앤엘바이오와 서울대 연구팀은 최대 12세대(계대)를 연속해 복제해도 원래 유전적 특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줄기세포 배양기술을 수립했다. 기존 줄기세포 배양기술로는 5계대가 한계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또 개의 피하지방 1g으로 5만개가 넘는 줄기세포를 추출하면서 개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손쉽게 복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반도 구축했다. 회사측은 자체적으로 원래 비글견과 복제견 사이의 유전적 일치에 대한 검증 작업을 완료했으며 현재 서울대 의대 법의학팀에 재검증을 의뢰한 상태다. 라 사장은 “지방줄기세포는 성체줄기세포로 환자맞춤형 치료가 가능해 치매나 당뇨, 퇴행성관절염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을 정복하는데 활용 가치가 크다.”면서 “개와 관련된 질환 치료와 복제는 물론 인간의 질병을 가진 개 실험모델을 만드는 일도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조선업계, 선박 인도연기 ‘비상’

    조선업계, 선박 인도연기 ‘비상’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이 최근 유럽의 거대 선사들로부터 대규모 선박 인도 연기 요청을 받고 비상이 걸렸다. 선박 건조 대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향후 사업 및 투자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29일 조선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독일의 최대 선사인 독일 오펜(Offen)사의 회장 및 경영진은 이번 주말을 전후해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오펜사는 세계적 해사전문지 로이즈리스트(Lloyd’s List)를 통해 “‘선박 명명식’을 위한 자리이지만, 이미 발주 계약을 맺은 1만 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에 대해 인도 시기를 당초 올해에서 2011년으로 2년 늦춰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박 가격 재검토 등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케미컬선(화학제품 운반선) 4척은 이미 6개월가량의 인도 시기 연기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오펜사와 18척의 대규모 발주계약을 맺고 있다. 오펜사는 “(대우조선해양 등이) 컨테이너선 인도 시기를 연기하지 않으면 업체 역시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세계 컨테이너 선박량이 50만 TEU가량 공급 과잉 상태이기 때문에 2012년 이후 수년간 신규 발주 선박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4·4분기 세계 컨테이너 선박 신규 발주는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실적 ‘0’를 기록했다. 앞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STX 조선 등도 프랑스 CMA-CGM, 스위스 MSC, 이스라엘 ZIM 등 선사로부터 마찬가지의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별로 5∼10척 규모로 추정된다. STX조선 관계자는 “당초 발주한 컨테이너선 대신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탱커(유조선)로 바꿔 달라는 요청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외국 선사들의 잇따른 선박 인도시기 연기 등 요청은 그 만큼 글로벌 경기 불황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통상 선사들은 선박 대금의 70~80%를 금융권을 통해 마련하는데 신용경색으로 돈 줄이 막히고 있다. 특히 4~5차례 나눠 내는 선박 대금 중 마지막 인도시 대금 결제 비중이 50%에 이르는 것도 큰 부담이다. 게다가 자동차,전기·전자업계 등의 생산량 감소로 주력 화물의 이동 또한 크게 줄고 운임도 하락하면서 컨테이너선 선박 수요도 급감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선박 인도 지연 등으로 대금 회수에 차질이 생길 경우 국내 업체들이 짜 놓은 재무 설계에 구멍이 생겨 신규 사업 진출 등 투자 여력이 줄면서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美국무·국방 6자회담 혼선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가 북한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에 착수한 가운데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6자회담에 대해 다소 엇갈린 평가를 내놓아 주목된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출입기자들과의 첫 간담회에서 6자회담이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서면으로 제출한 발언에서 “6자회담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들 질문에 “북한과의 6자회담은 필수적”이라면서 “6자회담은 북한 핵 프로그램뿐 아니라 북한과 관련된 다른 문제들을 다루는 데도 참가국들에 유용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어 “6자회담 내에 양자회담이 있었다.”며 “우리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방법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해 6자회담과 병행해 북·미 양자회담을 추진할 뜻도 비쳤다. 클린턴 장관의 이날 발언은 6자회담을 동북아 다자안보 틀로 적극 활용해나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게이츠 국방장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발언에서 “북핵 6자회담이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에 대처하는 데 일정 정도 전향적 모멘텀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은 했지만 지금까지의 결과에 완전히 만족한다고 주장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6자회담은 북한이 더 많은 플루토늄을 생산하거나 우라늄을 농축하는 능력을 줄이거나 제거하고, 확산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길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클린턴 국무와 게이츠 국방이 6자회담 평가에 있어 온도차를 보이는 것을 대북정책의 혼선으로 확대 해석하기보다 6자회담에서 북한의 플루토늄과 우라늄농축프로그램, 핵확산 의혹 등을 모두 다뤄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강조하기 위한 역할 분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kmkim@seoul.co.kr
  • [김성호 선임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34) 멕시코 출신 천주교 자양동 성당 주임 추규응 신부

    [김성호 선임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34) 멕시코 출신 천주교 자양동 성당 주임 추규응 신부

    서울 광진구 자양3동 553의 339, 뚝섬유원지역 옆 천주교 자양동 성당은 ‘외국인 성당’으로 더 잘 알려진 본당. 외국인 신자들이 모여 사는 공간이 아니라 주임 신부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한국 천주교계에서 유명한 성당 이름이다. 서울지역 217개 천주교 본당 가운데 유일하게 외국인 신부가 주임을 맡고 있는 성당. 이곳에서 신도들과 가족처럼 어울려 나누며 살아가는 주임은 다름아닌 멕시코 출신의 추규응(65·본명 가브리엘 카시자스) 신부이다. 어릴 적부터 선교사의 꿈을 키워 선택한 나라 한국은 이제 추규응 신부에겐 고향이나 다름없는 특별한 인연의 땅. “주님이 원하는 그 날까지 모든 사람과 하느님의 은총을 나누고 살겠다.”는 소신의 선교사제이지만 신앙을 포함한 모든 것에 앞서 사람이 우선이라는 신념과 원칙을 변치 않고 지키며 한국인으로 남아 있는 눈 푸른 신앙인이다. 아파트가 사방에 병풍처럼 휘둘러선 빌딩 숲에 마치 작은 섬처럼 오똑하니 자리잡은 자양동 성당. 허름한 작은 문 턱을 살짝 넘어드니 성당 왼편에 성모상이 손을 벌려 객을 먼저 맞는다. 눈을 들어 성당 구석구석을 훔치고 있자니 성경을 옆에 낀 작달막한 체구의 사제가 총총걸음으로 성당을 들어선다. “손님을 기다리게 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내미는 손이 차갑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걸으라.’는 의사의 간곡한 주문을 지키려 시간 날 때마다 인근 한강공원을 찾는단다. 6년 전 대장암 진단을 받아 항암치료 중인 사제치곤 건강해보인다. “아무 문제없이 평안하다.”는 환자 사제의 웃음 띤 얼굴. 교적 신자 5000명 가운데 주일 미사 참석률이 60%를 웃돈다는 성당의 면모가 읽힌다. 지난 1월4일 주임 신부가 됐지만 이 성당 보좌신부로 일한 지는 4년째. 전 주임신부가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주임을 맡게 됐지만 보좌신부나 주임신부나 다를 것이 아무 것도 없단다. “그저 살아온 대로 살아갈 뿐이지요. 오히려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과 멀어질까 두려울 따름입니다.” 쉬는 신자(냉담자) 없는 교회 만들기가 꿈이라는 노 사제. 그래서 자리에 앉아 큰소리만 치는 주임이란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찾아갈 수 있는 모든 곳으로 발품을 판다. 1975년 성수동 본당의 작은 공소로 시작한 성당. 이젠 신도 수 5000의 굵직한 성당으로 우뚝 섰으니 그동안 생겨난 공동체가 오죽 많을까. 보좌신부 시절부터 초등부와 중고등부,청년부를 이끌며 사목해온 사제이니 신자들이 얼마만큼 그를 필요로 하는지 묻지 않아도 뻔할 터. 주임 신부가 되어서도 평일 아침 미사와 주일 미사는 물론 빈첸시오회, 연령회, 요셉회 등 성당의 크고 작은 신행, 봉사단체 모임이며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한다. 이른 아침 고백성사와 미사부터 시작해 하루종일 이런저런 모임 챙기기에 바쁘다. 1969년 한국 땅을 처음 밟은 추 신부는 어릴 적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어머니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한다. 어머니는 기도할 때마다 “아들 가운데 한 사람을 꼭 하느님의 종으로 불러달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을 만큼 유별난 신앙의 소유자였던 것 같다. 멕시코의 작은 농촌 쿠아우티틀란에서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어머니를 따라다니며 버릇처럼 선교사가 되겠다는 말을 해 고향에서 ‘테로’라는 별명을 얻었다. 테레사 수녀의 이름에서 딴 멕시코식 애칭이다. 그가 멕시코 본국의 교구 사제로 살아가길 바랐던 어머니와는 달리 정작 추 신부는 동양의 선교사가 되길 원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14살 때 동양에서 선교사의 길을 걷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어머니는 “정 뜻이 그렇다면 내가 죽을 때까지 기다려달라.”며 물러서지 않았고 그 말을 남긴 지 6개월만에 사별했다. “나 때문에 어머니가 빨리 세상을 뜬 것만 같아 가슴에 못이 박혔지만 큰 뜻을 이루기 위해 제 길을 가야했습니다. 어머니의 뜻을 따르지 못해 죄송했지만…” 중고등학교 소신학교를 멕시코에서 다녔지만 신학대는 한국에서 마친 독특한 이력의 사제. 멕시코시티 선교회 신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던 무렵 먼저 한국을 다녀간 선교사들로부터 한국 이야기를 전해듣고는 주저없이 한국행을 자원, 혜화동 서울신학대를 거쳐 광주 대교구 김대건신학대를 졸업하고 사제서품을 받았다. 한국 신학대를 졸업하고 멕시코로 건너가 사제서품을 받는 자리에서 ‘빨리 한국에 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서원을 했다고 하니 한국을 향한 그의 마음이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의 사람들과 문화는 생각보다 훨씬 더 멋졌어요. 계획한 일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던져 열심히 사는 모습이며 노인 공경, 특히 명절 때 먼 길을 마다않고 고향으로 달려가는 사람들의 훈훈한 정은 아주 인상적이었지요.” 사제서품 후 곧바로 한국 생활을 시작해 거친 본당만도 전남 고흥을 비롯해 서울 자양동, 광주 쌍촌동,전남 순천 조곡동 등 5~6곳. 그동안 멕시코 과달라하라 소신학교 성소 지도신부와 멕시코 선교회 신학대 부학장,로마 우르바노 대학 신학 사목위원, 멕시코 선교회 운영위원장 소임을 맡기도 했지만 마음은 늘상 한국을 향해 있었다고 한다. 결국 멕시코에서의 일을 마친 뒤 간청 끝에 12년 만에 한국 땅을 다시 밟았다. 순천 조곡동 본당 주임을 맡은 지 얼마 안돼 혈변을 보곤 이상하게 여겨 병원을 찾아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빨리 수술해야 한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지만 한국을 떠날 수 없다는 생각에 한국을 고집했지만 결국 주위의 권유에 떼밀려 멕시코로 옮겨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6개월만에 억지를 부려 한국으로 돌아왔다. 수술 받을 때며, 퇴원 후 멕시코에서 항암치료를 받던 무렵 자신의 쾌유를 위해 한국의 조곡동 성당 신자들이 밤낮 끊임없이 기도를 이어갔다는 소문을 나중에야 전해들었다고 한다. 지난 연말 병원을 찾아 재검사 끝에 “대장암 발병 징후가 없다.”는 소견을 듣고 가장 먼저 한국의 신자들을 떠올렸다는 추 신부. 5년간의 투약 탓에 당뇨, 고혈압 합병증을 얻었지만 두려운 게 없단다.“나를 위해 기도하는 신도들이 있고 내가 있어야 할 존재의 이유, 즉 한국 사람들을 떠올릴 때마다 새로운 용기를 얻게 됩니다.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인터뷰 동안에도 노 사제를 찾아 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결국 모임에 잠시 다녀오겠다며 신부가 자리를 비운 사이 어려운 고비가 닥칠 때마다 의지하곤 한다는 성경 구절을 찾아보았다. “…내가 그들을 위하여 비옵나니 내가 비옵는 것은 세상을 위함이 아니요. 내게 주신 자들을 위함이니이다…내가 비옵는 것은 그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기를 위함이 아니요 다만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시기를 위함이니이다…그들을 위하여 내가 나를 거룩하게 하오니 이는 그들도 진리로 거룩함을 얻게 하려 함이니이다…”(요한복음 17장) 어느 순간 돌아와, 성경을 읽어내려가는 기자의 뒤에 섰던 노 사제가 말을 보탠다. “사제는 하느님의 부름을 받아 그 부름에 응한 대리인들이 아닐까요. 큰 사랑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 사랑을 나누는 것 뿐입니다. 당연히 차별하지 않은 채 사랑하고 사랑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언제 어디서건 봉사할 준비를 해야 하지요. 한국은 제가 그 준비를 하며 살아가는 땅입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추규응 신부는 ▲1944년 멕시코 쿠아우티틀란 출생 ▲1967년 멕시코시티 선교회 신학교 철학과 졸업 ▲1969년 9월 한국 입국 ▲1973년 광주 대교구 김대건신학대 졸업 ▲1974년 멕시코에서 사제서품 ▲1975년 한국 재입국 ▲1975~1978년 전남 고흥본당 주임 ▲1978~1979년 서울 자양동 본당 사목 ▲1979~1982년 멕시코 과달라하라 소신학교 성소 지도신부 ▲1982~1984년 광주 쌍촌동 본당 주임 ▲1984~1988년 멕시코시티 선교회 신학대 부학장 ▲1988~1990년 로마 우라바노대학서 신학사목 ▲1990~2002년 멕시코 선교회 운영위원장 ▲2002년 12년만에 한국 귀환 ▲2003년 대장암 진단, 멕시코서 수술후 한국귀환 ▲2003~2004년 순천 조곡동 본당 주임 ▲2004~2008년 자양동 본당 보좌신부 ▲2009년 1월 자양동 본당 주임신부
  • ‘관타나모’ 폐쇄… 오바마식 외교 신호탄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신임 미국 대통령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외교 흔적 지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집무 이틀째인 22일(현지시간) 그동안 인권침해 논란을 빚어온 쿠바 관타나모 기지내 테러용의자 수감시설을 1년 이내에 폐쇄토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또 국외 중앙정보국(CIA) 감옥을 폐쇄하고 고문도 금지토록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이같은 일련의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는 것은 인권과 민주주의, 도덕성을 주요 가치로 내세워 온 미국이 조지 부시 정권 하에서 비밀 수감시설을 운영하고, 고문을 허용해 왔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외 위상과 이미지를 실추시킨 대표적인 상징물인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키로 함으로써 새로운 외교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관타나모 수용소내 수감시설 폐쇄 이후 테러 용의자 처리에 대한 정책을 앞으로 30일 동안 검토해 건의할 전담반을 설치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관타나모 수감시설에 수감돼 있는 테러용의자들은 앞으로 1년 이내에 석방되거나 출신국 또는 제3국 및 미국 내 다른 수감 시설로 이송된다. 수감자들에게는 ‘인도적인 구금 기준’이 곧바로 적용되며, 명령이 발표된 뒤 30일 안에 국방장관은 관타나모 수감시설의 현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현재 관타나모 기지에는 245명이 수감돼 있고, 그들 중 21명에 대해 기소가 이뤄졌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첫 기자브리핑에서 “관타나모 기지 수감시설 폐쇄명령이 미국민의 안보를 증진시킬 것으로 대통령은 믿고 있다.”면서 “미국민의 안전이 오바마 대통령의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수사관들에게 인권남용 소지가 있는 신문을 거부하고 제네바협약을 준수하도록 하는 행정명령과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군사재판을 재검토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CIA가 테러 용의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국외에 설치·운영해온 수용시설을 폐쇄하라는 행정명령도 발표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공화당의 회의론과 반발도 만만치 않다. 공화당 소속 오린 해치(유타) 상원의원은 “수감자들을 어디로 보낼지 결정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타나모를 폐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결정을 지지했다. 매케인은 그러나 CNN의 래리킹 라이브에 출연, 폐쇄 결정 자체는 지지하지만 수감자들에 대한 처리 방침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서둘러 발표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직후인 지난 2002년 1월 쿠바 관타나모 기지 내에 테러용의자들을 수감하기 위한 수용소를 설치한 뒤 지금까지 700여명이 이곳에 격리 수감돼왔다. kmkim@seoul.co.kr
  • “한국 민족주의, 필연적 운명 아니다”

    “한국 민족주의, 필연적 운명 아니다”

    21세기 다문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약화되긴 했지만 한국 사회에서 단일민족 의식은 여전히 뿌리깊은 신화로 남아있다. 개인주의가 지배적인 시대에 민족주의 담론을 낡은 유물로 치부하는 사람들도 일본의 독도 영유권 망언 같은 외세의 부당한 개입이나 월드컵 축구 경기 같은 국가 대항 행사에선 ‘단군의 후손’을 앞세워 민족주의 정서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한국 특유의 강력한 민족 개념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일반적인 믿음처럼 같은 핏줄을 물려받은 유전자의 동질성으로 인한 필연적인 운명일까. 신기욱 미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민족주의는 19세기말 격동의 한반도에서 역사적 상황에 의해 우연히 태어났고, 이후 100년간 필요에 따라 여러가지 왜곡된 형태로 확대 재생산됐다는 것이다. ‘한국 민족주의의 계보와 정치’(창비 펴냄)는 혈통 중심의 종족민족주의가 어떻게 한국인의 집단 정체성으로 자리잡았는지를 사회계보학적 관점에서 파고든 책이다. 2006년 미국에서 영문으로 먼저 발표됐고, 이번에 국내 번역 출간됐다. “미국인에게 한국을 어떻게 잘 설명할까를 고민하다 한국을 움직이는 구성 원리로 단일민족의식을 고민하게 됐다.”는 신 교수의 말처럼 한국 밖에서 한국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시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신 교수에 따르면 19세기 말 근대화하고, 정체성을 재창조해야 하는 시점에서 민족주의는 문명개화론, 아시아주의 같은 비민족적·초민족적 정체성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반식민주의 및 반제국주의 이데올로기의 측면에서 종족민족주의의 개념을 강화한 것이다. 이후 민족주의는 광복과 분단, 개발 독재, 민주화 과정 등 역사의 굴곡마다 대중의 지지를 얻는 방편으로 차용됐다. 이 과정에는 보상과 대가가 동시에 따랐다. 공고한 집단 의식은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이 된 반면 인권과 시민권의 침해를 정당화하거나 다른 정체성을 억압하는 역기능을 낳았다. 신 교수는 “진보도 보수도 새로운 논리를 개발하기보다 민족주의에 기대려는 성향이 강했다. 대북, 대미관을 기준으로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사상적 빈곤함은 민족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현 시점에서 민족주의를 재검토하고 논의해야 할 필요성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지적했다. 세계화와 동아시아공동체주의, 민족주의의 세가지 가치 사이에서 어떤 정책을 취할 것인지를 국가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문화 가정이 급속도로 늘고,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사회에서 여전히 순혈주의를 내세우는 현실과 인식의 괴리를 어떻게 메울 것이냐가 한국 사회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신 교수는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으로 한·미관계, 북한 문제 전문가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지난 21일 방한한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관련, “미국내 현안이 많기 때문에 상반기가 지나야 대북 정책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도 너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참사]민간 재개발 문제없나

    20일 서울 용산4 재개발 사업구역에서 발생한 참사는 민간의 재개발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라고 해도 서울시가 추진 중인 뉴타운·재개발·재건축 사업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참사 소식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철저한 경위 파악과 함께 차제에 개별적인 재개발 방식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점검하라.”며 각종 개발사업과 관련된 종합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앞서 서울시 주거환경개선정책 자문위원회는 “세입자 주거대책을 마련하고 원주민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뉴타운 사업과 묶어서 구역에 따라 종합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서울시에 제안한 상태다. ●세입자들, 대체상가 마련 요구 철거민 6명이 사망한 용산4구역 재개발 참사는 사업주체인 재개발사업조합과 재개발에 반대해온 일부 세입자들이 이전 비용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촉발됐다. 재개발조합은 세입자들에게 법적으로 규정된 휴업보상비 3개월치와 주거이전비(집세) 4개월치 외에는 보상금을 더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세입자들은 “조합이 지급하는 보상비로는 생계와 주거를 이어갈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특히 상가 세입자들은 대체 상가를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르면 재개발·재건축사업 등의 사업주체는 세입자들에게 영업보상비와 주거·동산 이전비 등을 지급하도록 명시돼 있다. 그러나 용산4구역뿐 아니라 거의 모든 재개발·재건축 지역에서 조합과 세입자들이 보상비와 이전비를 얼마나 책정하느냐를 놓고 첨예한 대립을 빚고 있다. 문제는 재개발사업의 경우, 관할 구청장으로부터 관리처분인가만 받으면 보상·이주비 협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사업주체가 강제 철거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관리처분인가 전 단계인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려면 전체 조합원의 75% 이상 동의해야 한다. 조합이나 시공사는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사업기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단전·단수는 물론이고 철거용역업체를 동원해서라도 강제 철거에 나서는 게 다반사다. 이 과정에서 보상비나 이주비를 받지 못한 세입자들과 극심한 마찰이 불가피한 것이다. ●뉴타운 재개발사업도 차질 우려 현재 서울시에서는 뉴타운 사업 대상지 26개 지구(219개 구역)와 도시환경정비사업(옛 도심재개발사업) 대상지 45개 지구를 비롯해 시내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주거환경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시범 뉴타운에서 3차 뉴타운까지 26개 지구의 사업구역(1277만㎡)이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36년간 지정된 전체 재정비 구역면적의 66%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뉴타운의 경우 철거작업이 시작돼 이주 수요가 발생하는 등 사업이 본격화되는 ‘관리처분인가’ 지역이 올해 19개, 내년 48개, 2011년 73개 구역에 이른다. 그러나 이번 참사를 계기로 철거민 등 전체 세입자들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재정비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추진에 차질도 예상된다. 전국 뉴타운·재개발·재건축 비상대책위원회연합은 이날 “개발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반드시 주민 의견을 묻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며 재개발·재건축조합의 일방적 사업 추진에 반대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최저임금, 연령·업종 따라 차이둬야”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6일 “지금의 경제위기 상황이 국내 노사문제 해결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며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해 적극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날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울산상공인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손 회장은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는데 지금의 경제위기를 노사문제 해결 기회로 삼아야 한다.” 면서 “정부 및 노동단체 등과 많이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정규직 문제와 최저임금제를 올해 노사문제 주요 이슈로 제시하면서 “최저임금의 경우 연령이나 업종에 따라 격차가 있어야 하고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도 재검토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복수노조,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등의 당면 현안에 대해서도 기업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대처할 방침”이라면서 “울산지역이 노사관계에서 전국적으로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울산 기업인들에게 감사한다.” 고 덧붙였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대우조선 매각 결국 좌초?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 산업은행에 분할매각안 외에 추가적인 자금마련 방안을 제출할 계획이 없다고 공식통보했다. 앞서 산은은 분할매각안을 거부한 바 있어 사실상 대우조선 인수가 물거품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양측이 앞으로 있을 법적 공방에 대비한 명분 쌓기에 나섰다는 것이다.한화그룹은 15일 “주관사인 JP모건을 통해 산은 측에 분할매각 방식에 대해 전향적으로 재검토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산은 쪽의 추가 자금조달 방안 제출 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것이다. 앞서 산은은 한화가 대우조선 지분의 60%만 우선 사고 나머지 40%는 나중에 자금사정이 좋아지면 매입하고 그때까지는 공동경영을 하는 분할매각안을 거부하면서 이날까지 추가 자금조달 방안을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었다. 업계에서는 이미 양측이 사실상 결별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측이 대우조선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은 만약 산은이 분할매각안을 받아들여도 그룹 전체에 득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때문에 한화가 이미 3조원대로 떨어진 대우조선을 6조원대를 주고 사는 것보다는 실사 불이행에 대한 산은의 책임을 물어 이행보증금 3000억원을 돌려받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한화 측은 실사문제를 들고 나왔다. 한화그룹 측은 “조건 없는 실사가 이뤄지도록 하지 못한 책임이 산은에 있다.”며 산은 책임론을 거론했다.이에 산은은 “한화가 추가자산 매각 등 특단의 결단을 내리지 않는 이상 타협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오히려 한화가 실사를 할 수 있는데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등 대우조선 인수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도 “(분할 매각안은)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침 발라 놓고 나중에 먹겠다는 것으로 이를 받아들이면 엄청난 특혜”라며 산은의 손을 들어 줬다. 하지만 대우조선 인수가 파국으로 끝날 경우 한화로서는 미래 성장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산은도 재입찰을 한다고 해도 지금 경제상황에서 한화가 써낸 가격 이상을 받으리란 보장이 없다. 때문에 이달 말까지인 본계약까지 남은 기간에 대타협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겉으로는 강수를 두면서도 속으로는 본계약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기싸움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안미현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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