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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북, 신뢰 얻으려면 대화 진정성부터 보여라

    오늘 서울에서 이틀 동안 열릴 예정이던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됐다. 북측이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남식 통일부 차관의 격(格)을 문제 삼으면서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공식회담이면서 남북 고위급 만남으로는 6년 만의 회담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컸었는데 북측의 억지로 인해 회담이 무산돼 여간 실망스럽지 않다. 사실 엊그제까지 이틀간의 남북 간 실무접촉에서 회담의 격과 의제 등을 놓고 진통을 겪어 왔기에 이번 회담이 순항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점쳐졌던 바다. 그렇다 하더라도 어렵사리 대화의 장을 마련한 만큼 회담 자체가 결렬될 것이라고는 예상하긴 힘들었다. 더구나 개성공단 정상화,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당면 현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서가 아니라 뜬금없이 대표단 수석대표의 격을 문제 삼은 것은 북이 처음부터 회담에 뜻이 없었음을 보여 준다고 하겠다. 당초 이번 회담을 권한과 책임을 가진 ‘장관급 회담’으로 추진하려고 했던 것은 우리 정부다. 우리 측에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나오고, 북측에서는 김양건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나오면 회담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북측이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카드에 난색을 표하면서 우리 측에서 할 수 없이 차관급 인사로 선회한 것이다. 그런데도 북측은 이번 회담에 차관보다 훨씬 격이 떨어지는 강지영 조평통 서기국 국장을 수석대표로 내세웠다. 그러고도 거꾸로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교체한 것은 남북당국회담에 대한 우롱이고 실무접촉에 대한 왜곡으로 엄중한 도발로 간주한다”고 우리 쪽에 책임을 돌렸다니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북이 이번에 회담을 무산시킨 진짜 이유는 수석대표의 격이 아닐 것이다. 비핵화 등 긴장완화 조치는 제쳐두고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 재개 등으로 경제적 반대급부만 어물쩍 챙기려는 것이 속셈이 아니었는지 궁금하다.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북한의 의도는) 한국으로부터 경제적 부분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한국의 경제제재 완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북한이 통일부 차관의 격을 문제 삼아 당국회담을 거부하는 것은 상식과 사리에 맞지 않을뿐더러 국제사회에 대화가 목적이 아니었다는 본심만 드러낼 뿐이다. 대화의 문은 열려 있는 만큼 북은 남북 대화에 진정성을 보여 주기 바란다.
  • [남북당국회담 D-1] 南 “쉬운 것부터 접근” 北 “근본문제 해결”… 1박2일 진통 예상

    [남북당국회담 D-1] 南 “쉬운 것부터 접근” 北 “근본문제 해결”… 1박2일 진통 예상

    서울에서 12일 개최되는 남북당국회담은 6년 만에 열리는 고위급 회담인 데다 논의해야 할 의제가 많고, 기간도 1박2일로 짧아 현안에 집중하는, 밀도 있는 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 정치적 부담이 낮은 문제부터 우선 합의하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정상화 등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식으로 단계적 접근법을 펴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북한은 6·15공동행사 개최 문제 등 우리 정부가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는 의제를 전면에 들고나올 태세여서 진통이 예상된다. 진짜 고비는 이제부터다. 우리 정부는 핵심 의제인 개성공단 사태의 재발방지책을 세우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개성공단을 단순히 재가동하는 게 아니라 북한에 개성공단이 문을 닫게 된 원인과 책임을 철저히 따져 묻고 앞으로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통행을 제한하거나 근로자를 철수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개성공단의 국제화 추진도 유사 사태 재발 방지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개성공단 정상화 자체는 정치적 부담이 큰 의제가 아닌 만큼 남북 당국이 신속하게 타결을 볼 접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개성공단 사태의 책임을 여전히 우리 측에 떠넘기며 ‘근본문제’의 선(先) 해결을 주장하고 있는 북한이 순순히 우리 측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2008년 7월 북한군의 박왕자씨 피격 사건 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 재개는 기존 우리 측 요구안인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의 제도적 확약과 북측이 몰수한 남측 자산의 원상복구 등이 관건이다. 북측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9년 8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만나 직접 관광객 신변안전을 보장했다는 주장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이 문제는 5·24 대북제재 해제 조치와도 맞물려 이번 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북측은 우리 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를 선결 조건으로 부각시킬 가능성이 크다. 남측의 경우 인명 피해가 발생한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측의 선(先)사과가 대전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를 주장해 왔다. 다만 북한이 먼저 금강산 관광 재개를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한 만큼 보다 전향적인 태도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산가족 상봉은 합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의제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정례화를 추진해 왔고, 북한 역시 먼저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꺼낼 정도로 적극적이다. 이르면 8·15광복절이나 추석을 계기로 상봉이 성사될 수도 있다. 문제는 북한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6·15공동행사 개최 여부다. 북한은 이번 실무 접촉에서도 공동행사 개최 문제를 남북당국회담에서 의제로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남측의 대북 정책 전환을 촉구하기 위한 정치적 공세의 일환으로 6·15공동행사 개최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관급 회담이 아무리 짧게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14일 단 하루 만에 행사를 준비하기에는 시일이 촉박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北, 한·미·중의 북핵 불용 의지 직시하라

    한반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어제 판문점에서는 남북 실무 당국자 6명이 만나 12일 남북 장관급 회담 개최 방안을 논의했다. 그런가 하면 미국 캘리포니아 랜초미라지의 휴양지 서니랜즈에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후 첫 회동을 갖고 북한 비핵화 원칙에 의견을 같이했다. 2년 4개월 만의 남북 간 접촉이 한반도 정세 변화를 견인하고, 미국과 중국이 이를 뒷받침하는 형국이 펼쳐진 셈이다. 예견되기는 했으나 미·중 두 정상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용인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은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의미 있는 합의라고 할 것이다. 특히 그동안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당사국의 냉정한 대응’을 되뇌며 북측에 힘을 실어줬던 중국이 이런저런 조건을 달지 않고 북핵 불용 의지를 거듭 확인한 것은 시진핑 체제의 달라진 중국을 보여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북핵에 대한 인식과 대응에 있어서 두 정상 간 온도 차가 회담에서 노정된 측면도 없지 않다. 두 정상이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핵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점, 톰 도닐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담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양국 모두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데 합의했다”며 북핵 저지를 위한 공조 의지를 거듭 다짐한 반면 중국 언론을 상대로 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브리핑에선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단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은 점 등이 그 예다. 나아가 6자회담 재개 등 북핵 저지를 위한 방법론에 있어서 두 정상이 의견을 달리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두 나라의 북한과의 태생적 관계가 현격히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기류 차보다는 미·중 양국이 북핵을 용인할 수 없다는 대원칙을 거듭 확인했다는 데 더 무게를 두는 것이 합당한 인식일 것이다. 이제 북핵 논의의 향배는 북한의 ‘성의 있는 자세’와 6자회담 재개의 선후(先後)를 조정하는 문제로 전개될 것이다. 미국은 이미 북한과의 대화 조건으로 비핵화를 위한 성의 있는 조치를 요구해 놓은 상태다. 반면 북한은 향후 남북 간 대화의 진전 상황을 내세워 북·미 대화를 압박할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은 이들 양자 사이에서 6자회담 재개를 통한 북핵 해법 모색을 주장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어느 길을 택하든 그 목적지는 북핵 폐기다. 그리고 이는 남북 화해의 대전제이며, 북한 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다. 북한 당국은 대화 제스처로 개성공단 재가동 등 자신들이 내심 원하는 방안은 관철하고, 다른 한편으로 핵 개발의 시간을 벌려는 미몽을 떨쳐야 한다. 북은 모쪼록 새롭게 출발하는 남북 대화를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로 향하는 대장정의 출발점으로 삼기 바란다.
  • 10일 서울 32도… 전력 ‘블랙먼데이’ 되나

    10일 서울 32도… 전력 ‘블랙먼데이’ 되나

    전력난이 이번 주에 중대한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휴일 후 전기 사용이 급증하는 월요일(10일)에는 전력경보가 올 들어 가장 위험한 3단계 ‘주의’ 발령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예비전력이 300만㎾ 밑으로 추락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변압기 고장으로 순간적인 정전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9일 “10일 중부지방의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오름에 따라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면 최악의 전력수급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면서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고 선풍기와 전등 등의 사용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영광 원전 3호기가 10일 오후에 일부나마 재가동되고 포스코 등 전력다소비 기업들이 공장 가동을 에너지 절감형으로 조절하고 있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력수급경보는 예비전력이 500만㎾ 미만일 때 1단계 ‘준비령’이 내려지고, 지난 5일처럼 400만㎾ 미만일 때 ‘관심령’이 내려진다. 여기서 더 악화돼 300만㎾ 미만이라면 ‘주의령’이 떨어진다. 지난해 8월 6일 전력공급량이 7708만㎾인 상황에서 전기 사용량이 7429만㎾까지 늘면서 예비전력이 역대 가장 낮은 279.1만㎾(3.8%)에 불과했던 적이 있다. 당시에도 주의령이 내려지면서 정규방송이 중단된 채 절전 호소 방송이 나왔다. 전력당국은 그 당시보다 현재 상황이 훨씬 더 나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9일 기준으로 원자력 발전기 10기의 가동 중단으로 전력공급량이 6322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공급량이 원전 10기의 발전량보다 많은 1386만㎾나 부족한데도, 사무실이나 가정집의 에어컨 사용은 더 늘었다. 게다가 6월의 낮기온은 평년보다 높은 편이다. 기상청은 주간예보를 통해 서울 지역의 낮 최고기온을 10일 32도, 11일 26도, 12일 23도, 13일 27도, 14일 30도로 예보했다. ‘블랙먼데이’만 잘 넘기면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내려 한 고비를 넘길 수 있다. 하지만 불볕더위가 다시 찾아오는 금요일에 또 한 차례 위기를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지난해 10월 원자로 헤드 관통로 결함으로 정비에 들어간 한빛(영광) 원전 3호기(발전량 100만㎾)가 7개월 만에 부분 재가동에 들어간 뒤 13일쯤 100% 가동된다. 전력난이 중요한 시점에서 전력경보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만큼의 공급전력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영광 3호기 10일 재가동… 전력 숨통 트이나

    징검다리 연휴라 공장 가동 등이 많이 줄었으나 전기 사용량은 그만큼 줄지 않아 이번 주에만 네 번째 전력경보가 발령됐다. 전력거래소는 7일 오전 9시 14분 전력수급 경보 ‘준비’(예비전력 400만㎾ 이상~500만㎾ 미만)를 발령했다가 오후 늦게 해제했다고 밝혔다. 예비전력은 오후 2시 30분 일시적으로 387만㎾(6.08%)까지 떨어졌다. 전력수급경보는 공휴일인 6일을 제외하면 지난 3일부터 매일 발령됐는데, 특히 준비 단계 발령 시간도 ▲3일 오후 1시 31분 ▲4일 오전 10시 22분 ▲5일 오전 9시 21분 등으로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주에는 예비전력이 300만㎾ 아래로 떨어지면서 올 들어 처음 3단계인 ‘주의’ 발령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마가 오기 전까지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가동이 중단됐던 100만kW급 한빛(영광) 원전 3호기가 오는 10일 재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전력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영광원전 민관합동대책위는 이날 제9차 회의를 열고 한빛원전 3호기 원자로헤드 관통관 결함 정비에 대해 기술적 안전성을 확인했다. 현재 정부는 원자력안전법 등 관련 절차에 의거, 영광3호기 재가동 수순을 밟고 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남북 대화 급물살] 내친김에 정상회담?… 靑 “거론 단계 아니다”

    남북 당국 간 대화의 물꼬가 트임에 따라 최고 정점에 있는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선 선결 과제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섣불리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청와대 역시 “아직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북측에 제안한 장관급 회담이 성사되면 정상회담이 ‘먼 훗날의 일’로만 보기도 어렵다. 과거 남북 장관급 회담은 2000, 2007년 정상회담을 계기로 논의 사항을 정하거나 합의 내용을 실천하기 위한 협의체 형태로 진행됐다. 이번에도 남북 장관급 회담이 이어질 경우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현안을 뛰어넘는 의제를 다뤄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이 경우 남북 정상이 협상 테이블에 직접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지난 6일 당국 간 회담을 제안하면서 7·4 남북공동성명을 언급한 점도 정상회담 개최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7·4 남북공동성명은 1972년 박근혜 대통령의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주도로 체결된 남북 간 첫 합의문이자, 박 대통령이 2002년 5월 평양을 방문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도 거론됐던 내용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김 위원장에게 “(서울) 답방 약속을 지켜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고, 김 위원장이 “적절한 시기에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남북 간 대화 재개를 2002년 상황의 연장선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7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당국자 회담이 남북 정상회담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00년 6·15 정상회담 때 방북했던 박 의원은 “(장관급 회담이) 서울에서 열리면 북측 대표가 박 대통령을 면담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상회담 개최와 비핵화 논의가 맞물려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대북 문제의 핵심인 비핵화에 진전이 없을 경우 남북 대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나아가 정상회담은 물론 북·미 대화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北 영변 핵시설 재가동 1~2개월 뒤 가능할 것”

    북한이 이르면 1~2개월 뒤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영변 핵 시설을 재가동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3일(현지시간) 제기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의 북한 동향 정보 사이트인 ‘38노스’는 지난달 22일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잠정 결론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38노스는 “북한은 최근 5㎿급 가스 흑연 원자로와 20~30㎿급 실험용 경수로 원자로(ELWR)를 포함해 영변 핵 시설 가동을 위한 중요한 진전을 이뤄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5㎿급 원자로의 재가동에 필요한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으며 원자로 2차 냉각을 위한 새로운 장치는 거의 완공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급 원자로는 앞으로 1∼2개월 정도면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새로운 연료봉 확보가 관건이긴 하지만 9~12개월간의 시험가동 기간이 끝나면 5㎿급 원자로에서 한 해 6㎏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38노스 운영자인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5㎿급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목적은 틀림없이 더 많은 폭탄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플루토늄을 생산하려는 것”이라면서 “북한은 지금 당장 장거리 미사일이나 핵무기 실험은 하지 않고 있지만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 원자력총국은 지난 4월 초 5㎿급 흑연 감속로 등 영변 핵 시설을 재가동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정부 “영변시설 특별한 동향 없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이르면 1~2개월 뒤 영변 핵시설 재가동에 들어갈 것이란 일부 관측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가능성은 낮게 봤다. 정부 당국자는 4일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가 분석한 상업용 위성사진만으로 북한 영변 핵시설 움직임을 상세하게 알기는 어렵다”면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재가동을 선언한 지 2개월이 됐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변화는 있겠지만 특별히 관찰된 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냉각탑이 폭파된 상황에서 북한이 원자로 냉각을 위한 새로운 장치를 개발했다고 해도 그렇게 빠른 시간 내에 핵시설 재가동이 기술적으로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실제로 가동된다면 핵물질인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게 돼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4월 원자력총국 대변인을 통해 5㎿급 흑연감속로 재가동 조치가 즉각 시행될 것이라고 밝혀 이미 재가동을 위한 조치가 상당히 진전됐음을 시사했다. 2008년 미국과의 북핵 불능화 합의에 따라 폭파한 냉각탑을 대신할 원자로 냉각펌프도 완공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냉각탑이 있던 영변 핵시설 부지 주변에 신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 2010년 위성사진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북한이 원자로 가동에 필요한 8000개의 연료봉을 확보했다면 지금 속도로 볼 때 한 달 이내에 5㎿급 흑연감속로를 재가동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며 “한 해 생산되는 6㎏의 플루토늄으로 핵무기 1개 정도는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20~30㎿급 실험용 경수로 원자로의 경우 내년 초는 돼야 시운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원전 2기 가동 정지] 대책은 “에너지 과소비 단속 강화”… 잘못은 정부가 하고 국민에 ‘으름장’

    정부는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 원자로 정지 결정에 따라 전력수급 비상체제를 가동했다. 건설 중인 발전소 조기 가동과 산업체 절전이 대책의 골자다. 과소비 단속 강화라는 카드도 꺼내 들었으나 잘못은 정부가 하고 피해자나 다름없는 국민에게 으름장을 놓는 꼴이어서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원전 불량 부품 적발에 대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을 발표했다.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구체적인 계획은 오는 31일 열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확정·발표할 방침이다. 한진현 산업부 제2차관은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해서 합리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겠다”면서 “단기적으로 공급을 대폭 보완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상당한 수요 감축을 통해 수급 위기를 헤쳐 나가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제어케이블은 원전사고가 일어났을 때 원자로 냉각을 위해 안전계통에 제어신호를 보내는 부품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사건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점검 결과 불량부품 탓에 원전은 사고 발생 시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대로 가동했다가는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산업부는 4개월 내 문제가 된 부품을 교체하고 정비를 마치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전력이 피크인 여름철에 전력 공급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는 의미다. 산업부도 오는 8월 대규모 정전사태인 ‘블랙아웃’ 가능성을 회피하지 않고 있다. 한 차관은 “부품 교체 기간 동안 3개 원전이 정지돼 유례없는 전력난이 우려된다”면서 “당장 6월부터 공급 차질로 전력 수급 비상상황이 발령될 가능성이 높고 8월에는 매우 심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이날부터 9월 말까지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지정했다. 산업부 제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전력수급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해 전력수급 비상체계를 가동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현재 정비 중인 원전은 재가동을 차질없이 준비하고, 건설 중인 발전소 준공 일정을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다. 산업체를 중심으로 휴가 분산과 조업조정 등을 강력히 시행하고 에너지 과소비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케이블 공급업체, 국내시험기관 등 서류 위조에 관련된 기관의 관련자에 대해 형사고발과 손해배상 청구 등 가능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1차 검수책임자인 한전기술과 한수원에 대해 외부기관 감사 등을 통해 책임자를 엄정 문책하기로 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6개 원자로 위조부품 사용… 원전 2기 가동 중단

    6개 원자로 위조부품 사용… 원전 2기 가동 중단

    신고리 1~4호기와 신월성 1·2호기 원자로에 시험성적표가 위조된 부품이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는 즉시 가동 중단 절차에 들어갔다. 최소 6개월간은 가동할 수 없게 됐다.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철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8일 “시험성적표가 위조된 제어케이블이 이들 6개 원자로에 설치된 사실을 확인했고, 가동 중단 및 부품 교체 등을 한국수력원자력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지난달 26일 원자력 관련 비리를 제보받는 ‘원자력안전신문고’에 “신고리 3·4호기에 들어가는 부품의 서류가 위조됐다”는 글이 올라온 뒤 조사에 나서 일부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까지 원안위는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에 들어간 부품의 시험 그래프와 시험 결과가 위조된 부분, 건설 중인 신고리 3·4호기에 시험성적표 일부가 위조된 부품이 설치된 부분 등을 확인했다. 제어케이블은 원전사고 발생시 원자로의 냉각 등 안전계통을 조작하는 부품이다. 원자로 1기당 약 5㎞에 이른다. 원안위는 이번 사건을 심각한 안전상의 문제로 보고 신고리 2호기·신월성 1호기의 가동을 정지토록 했다. 당초 신고리 2호기는 이달 말부터, 신월성 1호기는 다음 달부터 가동을 멈추고 계획예방정비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정지 시점이 앞당겨졌다. 재가동까지는 최소한 6개월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원안위는 또 다른 원전에 대해서도 모두 부품을 교체하도록 했다. 잇따른 원전 고장 및 부품 위조 등으로 국내 원전 23기 중 정지된 원전은 10기로 늘어났다. 원전 전체 설비용량 2071만㎾ 중 771만 6000㎾를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당장 6월부터 전력공급 차질이 시작되고, 8월에는 비상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단기적으로 공급을 대체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기업체의 휴가 분산·조업 조정, 에너지 과소비 단속 강화 등 강도 높은 에너지 정책 시행이 불가피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 “원전은 우리 국민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정말 중요한 문제임에도 그동안 여러 사고가 발생해 왔다”면서 “확실한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력 수급을 면밀하게 분석해 전력 수급 상황을 투명하게 알리고 에너지 절약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협조를 구하는 일에도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짝퉁부품 차단 못하나” 원전 절반 중단…국민만 ‘찜통’

    “짝퉁부품 차단 못하나” 원전 절반 중단…국민만 ‘찜통’

    원전에서 시험성적표를 위조한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신고리 신월성 원전 등 원자로 6기의 가동 중단 사태가 빚어짐에 따라 여름철을 앞두고 최악의 전력난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위조부품 때문에 국민들이 고생하게 됐다”며 관련자 엄벌과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은철 원자력안전위원장과 박윤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언론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원전 23기 가운데 총 10기가 운전 중단 상태가 됐다. 설비 용량으로는 2071만㎾ 가운데 771만㎾를 가동할 수 없게 됐다. 당초 신고리 2호기는 이달 31일∼7월 25일, 신월성 1호기는 다음달 12일∼8월 6일 계획예방정비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가동 정지 시점이 앞당겨졌다. 재가동 시점은 6개월이나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6월부터 공급차질로 전력 수급 비상상황이 발령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전력 수요 감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위기가 가장 고조될 것으로 보이는 8월을 앞두고 휴가분산, 조업조정 등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에너지 과소비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한진현 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전력수급비상대책본부를 설치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케이블 공급업체, 국내시험기관 등 서류 위조에 관련된 기관에 대해서는 형사고발과 손해배상 청구 등 가능한 민·형사상 조치를 모두 취하기로 했다. 네티즌들은 “원전은 위조부품 없으면 안돌아가나”,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문제가 재발하지 못하도록 제발 좀 이번에는 제대로 제도를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북, 반 발짝 더 내디뎌 대화 테이블에 앉기를

    북한이 개성공단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출 문제를 협의할 실무회담을 갖자는 우리 정부의 지난 14일 제의를 사실상 거부했다. 북의 개성공단 실무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의 대변인은 그제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에서 “(남측 제의는) 개성공단 사태의 책임을 모면하려는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하며 거부의 뜻을 밝혔다. “현 (박근혜) 정권을 상대해야 할지, 상대하면 해결될 것이 있는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지금의 대치 국면을 당분간 더 이어 갈 뜻을 내비친 셈이다. 예상된 반응이라지만 대체 언제까지 언어도단의 책임 떠넘기기를 일삼으며 개성공단을 수렁 속에 내던져 놓으려는 건지 북측의 막무가내 행태가 안타깝다. 북의 주장대로 저들 스스로 공단 설비와 시설을 유지할 남측 관계자들의 출입과 물자 반출을 허용할 의사를 진작 밝혔던 게 사실이라면 대체 무슨 구실로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또 거부하는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한 뒤 남측 시설과 설비를 몰수하고 이를 남포나 신의주로 옮겨 재가동하는, 이른바 ‘개성공단 플랜B’를 이미 실행에 옮기기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마저 일각에서 나오는 상황이고 보면 개성공단을 넘어 북은 대체 자신들의 운명을 어디로 끌고 가려는 것인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김정은 북 노동당 제1비서는 지금의 한반도 상황에 눈을 떠야 한다. 떼 쓰면 떡 하나 더 줬던 선대 때의 한국과 미국이 아니고,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면 늘 저들 편을 들어주던 지난날의 중국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지난주 비밀리에 한국을 다녀간 중국 고위급 인사가 한국 주도의 남북 통일이 불가피하며, 그 이후의 한·중 관계에 대해 논의할 시점이라고 언급했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어디까지가 진실이든 간에 중국의 변화는 중국은행 등 4대 국영은행의 북한 계좌 폐쇄 등을 통해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사면초가의 형세를 제대로 읽기 바란다. 개성공단 시설물 대부분은 이대로 두면 앞으로 두 달 안에 부식 등의 이유로 고철이 된다. 남북 관계의 파탄과 회복의 분기점이 될 공단 정상화의 시한이 두 달 남은 셈이다. 그 이후의 한반도는 누구도 원치 않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기회는 있다. 박근혜 정부가 내민 손을 지금 잡아야 한다. 6월 하순으로 예상되는 한·중 정상회담을 지켜보고 움직이기엔 북한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 현대제철 당진공장 근로자 5명 질식사

    현대제철 당진공장 근로자 5명 질식사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로(轉爐) 안에서 보수공사를 벌이던 근로자 5명이 아르곤 가스 누출에 따른 산소 부족으로 질식해 숨졌다. 불산 누출 등 산업현장 곳곳에서 대형 사고를 불러온 안전 불감증이 또다시 참사로 이어졌다. 10일 오전 1시 45분쯤 충남 당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전로에서 보수작업을 벌이던 현대제철 협력업체인 한국내화 소속 근로자 남정민(25)씨 등 5명이 작업 도중 산소 부족으로 쓰러져 모두 숨졌다. 남씨 등은 이날 전로 내부에서 내화벽돌 보수작업을 하다 진입 30여분 만에 변을 당했다. 현대제철소는 전로 재가동을 앞두고 전날 아르곤가스 배관 교체작업과 주입 시험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등 조사기관은 이때 주입된 아르곤가스가 전로 내부를 채우면서 산소를 밀어내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로 작업 전 현대제철과 한국내화는 전로 내부의 아르곤 가스 존재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당진제철소 8개월간 안전사고로 10명 숨졌다

    당진제철소 8개월간 안전사고로 10명 숨졌다

    10일 발생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참사는 안전 불감증이 낳은 인재다. 사고 발생부터 처리까지 허술한 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고는 이날 오전 1시 45분쯤 충남 당진시 송악읍 고대리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전로에서 발생했다. 현대제철 협력업체인 한국내화 소속 근로자 남정민(25)씨 등 5명이 전로 내부로 들어가 내화벽돌을 보수하던 중 쓰러졌다. 이들은 곧바로 인근 당진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0여분 뒤인 2시30분 전후로 잇따라 숨졌다. 남씨 등 근로자 5명은 전날 오후 7시 교대 작업에 들어가 전로 외부 등에서 일하다 사고 30분 전쯤 전로 내부로 내려가 내화벽돌 보수작업과 장비 철거작업 등을 벌였다. 나머지 2명은 외부에서 작업했다. 외부 근로자들은 내부 근로자들이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자 내부로 진입해 동료들이 8m 높이의 작업대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회사와 119에 연락해 동료 근로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사고 초기에 이유를 몰라 “전기에 감전된 것이 아니냐”며 우왕좌왕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한국내화는 지난 4일부터 근로자 15명을 2교대로 투입해 당진제철소 제3전로에서 내화벽돌 교체작업을 벌여 왔고, 남씨 등이 이날 마지막으로 보수작업 등을 하던 중이었다. 당진제철소는 기존 3곳, 설치 중 2곳 등 모두 5개의 전로가 있으며 사고가 난 전로는 2010년 제1고로와 함께 설치돼 가동 중인 기존 시설 중 하나다. 이 전로는 용광로에서 녹인 쇳물을 받아 불순물을 제거하는 시설로 지름 8m 높이 12m에 무게 300t에 이르는 항아리 형태다. 전로는 1500도에 이르는 쇳물을 견뎌내기 위해 내부에 내화벽돌을 쌓아 놓지만 갈수록 얇아져 5~6개월마다 교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대제철은 이날 전로 재가동을 앞두고 지난 9일 오후 1시부터 2시간 동안 아르곤 가스 배관 연결장치 교체작업과 함께 가동시험을 했다. 아르곤가스 공급 배관은 전로 아랫부분과 밸브로 연결돼 있다. 하지만 현대제철이나 한국내화는 근로자들이 전로에 진입하기 전 내부의 아르곤가스 잔존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남씨 등 근로자들도 안전모 등 기본 장구만 착용했을 뿐 가스누출 대비 장비는 갖추지 않았다. 현대제철은 “사고 당시 전로 내 산소 농도는 기준치 22%에 못 미치는 16%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한국내화는 사고 발생 4시간이 넘어 노동청에 늑장 보고하는 등 안전 불감증은 물론 사후 처리까지 부실했다. 천안고용노동지청은 “(정식보고 전) 전파를 받고서 업체 관계자에게 되레 전화를 걸어 사망 발생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는 지난해 9월 5일 철구조물 해체 작업을 하던 홍모(50)씨가 구조물이 쓰러지면서 숨지는 등 지금까지 7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10명이 숨지고 1명이 의식불명에 빠지는 등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손진원 전국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 대외정치부장은 “밀폐 공간에서 하는 위험한 작업을 집중력이 떨어지는 새벽에 강행했다는 게 불감증의 모든 것을 반증한다”고 비난했다. 경찰은 노동청, 가스안전공사와 함께 아르곤가스 누출 경로와 경위, 회사 측의 안전조치 적정 이행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사망자는 다음과 같다. ▲이응우(42) ▲홍석원(35) ▲이용우(32) ▲채승훈(30) ▲남정민(25)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용어 클릭] ■아르곤가스 무색무취이나 공기보다 무거워 바닥으로 가라앉으면서 산소를 밀어낸다. 불산 등 유해가스와 달리 인체에 크게 해롭지 않아 밀폐된 공간이 아니면 2차 피해 우려는 없다.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넣는다.
  • 재개된 추경심사 속도전… 겉핥기 우려

    재개된 추경심사 속도전… 겉핥기 우려

    국회가 이틀간의 파행 끝에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재개했다. 다음 주초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3일 오전 조정소위를 열고 정무위 소관 금융위원회 관련 예산을 비롯한 감액 심사에 들어갔다. 예결위는 이날 0시가 넘은 시간 여야 간사인 김학용 새누리당, 김춘진 민주통합당 의원이 추경심사 정상화를 위한 여야 합의문을 발표한 뒤 곧바로 심사를 이어 갔다. 심야 협상을 통해 여야 간사들은 재정건전성 제고 방안의 하나로 정부가 제시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기본공제율을 대기업에 한해 1% 포인트 인하하는 내용을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 제도는 고용을 늘리거나 유지하는 기업에 법인세를 낮춰 주는 것으로, 공제율을 인하한다는 것은 그만큼 세금 납부액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대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을 연간 2000억원 정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또 민주당에서 제기한 최저한세율 인상, 소득세 최고세율 과세표준 구간 조정 방안과 함께 새누리당이 제기한 비과세·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 등이 재정건전성 제고 방안으로 계속 논의돼야 한다는 점도 합의문에 명시했다. 이어 오전부터 속개된 예결위 조정소위에서는 감액심사를 마무리지었다. 여야가 4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날인 7일까지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하면서 파행을 거듭하던 예산안 심사에 뒤늦게 속도가 붙은 것이다. 김춘진 민주당 간사는 “오늘(3일)까지 감액심사를 끝낸 뒤 주말 동안 회의를 갖고 증액심사를 마쳐 7일까지 추경안을 처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액심사 과정에서는 증세나 경제민주화 법안 관련 문제를 두고 여야 간 이견이 생길 수 있어 갈등도 예상된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추경안의 본회의 처리 일정이 지연될 수 있어 추경 처리 및 원내대표 경선 일정을 감안해 16일까지 해외 활동을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벼락치기’ 예산심사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처리 시한을 맞추는 데 급급해 졸속 심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 합의가 이뤄졌지만 당장 이날도 부실 심사 모양새가 그대로 드러났다. 합의문 발표 뒤 재개한 새벽 회의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등 5개 부처의 추경안 심사가 불과 40분 만에 끝났고, 오전 회의에서도 금융위 소관 예산을 처리하는 데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일부 의원들의 지적이 나오긴 했지만 대부분 그냥 통과됐고 정부의 설명도 자료 제출로 대체했다. 상임위에서 아직 추경안 최종 의결을 하지 못한 기획재정위와 안전행정위에 오후 5시까지 심사보고 자료를 제출하라고 재촉하자 기재위는 전체회의를 거치지 않은 예산결산소위 확정안을 제출했고, 안행위는 이날 오후 4시를 앞두고 급히 전체회의를 열었다. 주말 동안 진행될 증액심사 과정에서는 의원들의 민원성 ‘쪽지예산’도 재연될 조짐이 남아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 2인 인터뷰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 2인 인터뷰

    이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이주영(4선, 경남 창원 마산합포), 최경환(3선, 경북 경산·청도) 의원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두 사람 모두 친박(친박근혜)계라는 한 울타리에 속해 있다. 그럼에도 당내, 당·청, 대야 관계 등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미묘한 입장 차가 드러난다. 박근혜정부 초기 국정 운영의 중심축이 될 집권 여당 원내 사령탑 후보들의 의중을 들여다봤다. ■최경환 의원 “대통령 설득엔 내가 최고 타자”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은 1일 차기 원내대표 선출과 맞물린 ‘박심’(朴心) 논란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을 설득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그나마 내가 가장 타율이 높은 4번 타자쯤 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동안 (박 대통령에게 얘기하기 어려운) 까다로운 문제는 다들 나에게 가지고 왔고 박 대통령을 설득해 많이 관철시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 의원은 “박 대통령도 ‘저 사람(최 의원)조차 이렇게 얘기한다면 내 판단에 문제가 있구나’ 하고 생각할 만큼 신뢰가 쌓여 있다”면서 “국정 운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게 목적인 만큼 대통령이 민심과 동떨어진 일을 하거나 잘못할 경우 쓴소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집권 초반에는 성과를 이끌어내야 하는 만큼 당청 간 신뢰 관계가 중요하다”면서 “당이나 의원 개인 입장만을 생각한 분풀이식 쓴소리가 아니라 당청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생산적 쓴소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여당의 원내 사령탑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정책 역량’을 1순위로 꼽았다. 그는 “야당이 정치로 승부를 건다면 여당은 정책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면서 “집권 여당으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정책 정당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그동안 유명무실해진 ‘정책조정위원회’를 부활시키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협의체 성격의 정조위를 재가동해 정책 이슈를 걸러내고 정부와 긴밀하게 논의하는 구조를 만들어 낼 것”이라면서 “국회 상임위 간사들을 정조위원장으로 하고 정책 역량이 있는 초·재선 의원들을 대거 참여시키겠다”고 제시했다. 이어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실기(失期)하거나 당정 갈등이 불거지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정책을 정부가 아닌 당이 주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대야(對野) 관계에서도 ‘힘’을 강조했다. 그는 “끊임없는 소통과 설득은 이미 기본적인 전제”라면서 “결국 대야 협상이 잘 되려면 무게감 있는 사람이 협상 주체로 나서야 한다. 권한이 있는 사람이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진전도 있고 야당 입장에서도 신뢰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경제민주화와 정치쇄신, 개헌 등 굵직굵직한 원내 현안에 대해서도 “현 원내지도부와는 입장이 다르다”면서 “경제민주화는 해야 하고 무조건 포퓰리즘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교각살우’(矯角殺牛·소 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잡는다)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면서 “몸에 좋은 약이라도 한꺼번에 먹으면 부작용이 생기니 궁극적으로 몸에 좋게 하려면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취지는 살리되 속도와 수위는 조절해 나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주영 의원 “소통하며 강단있는 대표 될 것”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은 1일 차기 원내대표 주자의 역할로 ‘소통’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그러나 마냥 ‘좋은 사람’이 되지는 않겠다며 “깡이 있다는 걸 한번 보여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소통의 달인이면서 강단 있는 원내대표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초선 의원들이 나더러 사람이 좋아 보여서 강하게 뭘 할 수 있겠냐고 걱정하는데 나야말로 제대로 된 저격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선 때부터 각종 게이트에는 이주영이 반드시 있었을 만큼 강단 있는 4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재선 의원들과 대화할 때는 부드럽게 다 들어주지만 내가 목표를 설정하고 드라이브를 걸 때는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강력한 추진력을 보였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당·청 관계에서도 소통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이 의원은 “청와대에 있는 분들과 다 원만하게 대화하고 설득할 수 있는 인간적 관계가 형성돼 있다”면서 “대통령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는 한편 당이 처한 사정도 설명하면서 필요한 재량권을 확보해 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정책위의장을 지내며 공약 전반을 다룬 데 이어 대선기획단장으로 활동하면서 외연을 넓혔고, 그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긴밀하고 원활한 소통이 가능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이 의원은 또 새 정부 출범 초기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나 인사 과정을 지적하며 “당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식물여당’이라는 비판까지 받았는데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 청와대에 쓴소리도 하고 민심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 “당 지도부 구성이나 운영으로 긴장이 수반되는 건강한 당·청 관계를 설정할 것”이라는 점도 부각시켰다. 야당과의 관계를 놓고도 “대야 관계는 정치력이다. 야당 의원들과도 워낙 친분이 있고 신뢰를 쌓아서 야당에서도 내가 원내대표가 되는 게 좋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위의장을 두 번 역임했던 이 의원은 ‘정책주도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상임위 위주로 정책위를 꾸려 상임위 간사가 정책위의장과 바로 소통이 되고 간사를 중심으로 초·재선 의원들이 함께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당정 간 주요 쟁점들에 대해서도 반드시 사전에 협의가 이뤄져 당이 발표를 주도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불거진 ‘박심’(朴心) 논란에 대해선 “내가 확인한 결과 청와대에서도 공식적으로 박심은 없다고 했다”면서 “당내에서 ‘계파’가 없는 것이 바람직하며 여기에 얽매이는 것은 별로 좋지 못하다”고 경계했다. 경제민주화 추진 방향에 대해서는 “대선 공약으로 당초 제시한 ‘선’을 지켜주는 것이 맞다”면서도 “다만 경제에 급격한 충격을 주거나 기업운영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한다면 사정을 세세히 살펴서 단계적으로 적용한다든지 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시론] 개성공단 몰락을 그냥 지켜볼 건가/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시론] 개성공단 몰락을 그냥 지켜볼 건가/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개성공단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이 철수하고 공단의 완전 폐쇄 가능성도 커지면서 북한의 복잡한 속내가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최근 북한이 내보이는 입장들을 보면,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체류 인원 전원 철수 조치를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도 공단 완전 폐쇄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최종적이며 결정적인 중대조치’를 운운하던 지난 27일과 달리 우리 측의 대화 제의와 철수 조치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무언가를 호소하는 듯한 입장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중앙특구지도개발총국의 발표뿐 아니라 26일 국방위원회 정책국 담화에서 이명박 정부 때도 살아남은 개성공단을 박근혜 정부가 폐쇄 수순으로 몰고 간다고 아쉬움을 표시한 대목에서도 속내가 엿보인다. 북한은 개성공단 잠정 중단조치를 먼저 취했다. 그들은 우리 정부가 근로자들을 불과 한 달을 넘기지 않고 철수시키는 초강수 대응을 예상하지 못한 듯하다. 한마디로 허를 찔린 셈이다. 한·미연합 독수리 연습이 종료된 이후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 공장 가동을 재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북한은 개성공단에 대한 우리 정부와 언론들의 잘못된 인식과 평가를 바로잡고, 공단 가동 재개 후에는 개성공단의 확대발전을 위한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잠정중단 카드를 활용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하고 전시상황에서도 자제력을 발휘하면서 지키려 했던 개성공단을 협상카드로 사용하려는 유혹을 뿌리쳤어야 했다. 아직 개성공단이 완전 폐쇄된 상태는 아니지만 우리 측 근로자의 철수로 개성공단은 점차 식물공단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북한이 내놓은 카드가 개성공단 ‘잠정 중단’이었다면 우리의 카드는 한 발 더 나아가 ‘사실상의 완전폐쇄’가 되어 버린 것이다. 마침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9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강력한 억제에 기인한 것으로, 강해야 할 때는 강하고 유연해야 할 때는 유연한 정책”이라고 밝힌 점이 주목을 끈다. 당분간 ‘강대강 대응’이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번 정부의 정공법 대응이 보여주듯, 북한이 어떤 도발 카드를 내놓으면 우리는 더 강한 카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북한에 끌려다니던 지금까지의 악습을 뜯어고치면서 우리 주도로 남북관계의 질서를 재편성해 나가려는 박근혜 대통령의 확고한 의도가 읽힌다. 한마디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도발과 고립의 길을 단념하며 올바른 선택을 할 경우 남북경협, 나아가 국제사회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지원까지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반면, 북한은 핵보유국을 헌법에 명시해 놓고 있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3월 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관철하기 위한 결의를 거의 매일 다지고 있다. 북한은 “청와대 안주인이 대결 광신자들의 장단에 춤을 추면서 민족공동의 협력사업으로 유일하게 남은 개성공업지구마저 대결정책의 제물로 만들 심산이 아닌지 예리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 정부의 선조치를 기대하면서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지만 명분을 앞세우는 북한 정권의 속성상 그들이 먼저 유화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정부로서는 장기전에 대비할 개연성이 높다. 그렇다면 북한이 먼저 대화의 문으로 들어오지 않는 한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재개만을 위한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도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독수리 연습 종료와 5월 초 한·미 정상회담 결과도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위한 남북대화 분위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말 우리는 이대로 10년 넘게 공들여 쌓아 놓은 개성공단의 몰락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일까.
  • [개성공단 체류인원 전원 철수] 철수 장기화 땐 기계 재가동 어려워

    개성공단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였던 우리 측 근로자 175명이 전원 철수하게 되면서 개성공단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이 됐다. 개성공단 내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전력공사, KT 관계자 등 관리인원들이 모두 철수하게 되면 개성공단의 수도·통신 등 인프라는 모두 끊기게 된다. 전기는 남측 지역에서 송전하고 있지만 우리 측 근로자가 철수하고 난 뒤에는 가동 중단 상태의 개성공단에 전력을 보낼 이유 또한 없어진다. 사실상 공단으로서의 기능을 전부 상실하게 되는 셈이다. 전기와 수도가 공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잠정 폐쇄 상태가 장기화되면 공장의 기계가 망가져 재가동도 쉽지 않다. 개성공단 폐쇄 의도가 없다는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폐쇄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던진 정부의 ‘승부수’가 오히려 개성공단 폐쇄 수순을 밟는 ‘자충수’가 될 위험이 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긴장 국면이 개성공단 문제와 동시에 시급히 해소되지 않으면 남북이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기싸움을 벌이는 동안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무주공산이 된 개성공단을 그대로 놔둘지도 미지수다. 2011년 8월 금강산 관광지구의 우리 측 인원을 모두 추방하고 남측 재산을 몰수한 것처럼 개성공단도 같은 방식으로 처분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그렇다고 철수 인원을 실어나를 차량도 모자란 상황에서 공장 기계를 가져올 수는 없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악의 경우 개성공단 폐쇄는 물론,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도발을 감행, 제2의 연평해전을 일으킬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렇게 마무리 수순을 밟는 게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는 것보다 현명한 선택”이라며 “개성공단은 빨리 털어내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개성공단 체류인원 전원 철수] ‘국민 신변안전이 최우선’ ‘남북관계 주도’ 朴대통령 의중 담겨

    [개성공단 체류인원 전원 철수] ‘국민 신변안전이 최우선’ ‘남북관계 주도’ 朴대통령 의중 담겨

    정부가 26일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우리 측 근로자 175명의 전원 철수를 결정한 것은 우리 국민의 ‘인질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문제를 우선 털고 가자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북한의 행동에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이날 오후 개성공단에 대한 중대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한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 “개성공단 사태가 해결되기를 무작정 기다리기에는 희생이 너무 크다”고 밝힌 데에는 이제 주도적으로 남북관계를 이끌어가고 싶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개성공단 내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비축된 식자재가 떨어져 우리 측 근로자들이 라면으로 연명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이 문제를 어떻게든 매듭지어야 한다는 절박감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지 입주기업 주재원의 인도적 사항도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는 판단에서 결정을 한 것”이라며 “국민의 신변 안전을 보장하는 게 정부의 기본 책무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이 개성공단 폐쇄의 수순 밟기라는 뉘앙스를 주지 않기 위해 고심한 흔적도 묻어난다. 정부는 ‘개성공단 전원 귀환 권고’가 아닌 ‘귀환 결정’으로 강제성을 부여했지만 ‘철수’가 아닌 ‘귀환’이란 말을 써 우리 측 근로자들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놨다. 개성공단에 대한 단전·단수를 추가적으로 선언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성공단 재가동 여지까지 닫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날 중대 조치를 언급하며 실무회담을 제의할 때부터 정부는 이미 개성공단 우리 측 근로자의 철수를 위한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북한에 대화 제의를 하기 하루 전인 지난 24일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지원대책을 발표한 것도 입주기업 달래기 차원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우린 시간표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개성공단 실무회담 제의가 근로자 철수를 위한 ‘명분 쌓기’였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부는 북한의 답변 내용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무응답 또는 대화 제의 거부로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대응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일단 한 발짝 비켜선 모습이다. 우리 정부를 맹비난하기는 했지만 사죄를 요구하지도 않았고,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욕설을 퍼붓지도 않았다.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에서 ‘중대 조치를 취하겠다’가 아니라 ‘취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우리 정부의 조치를 보면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북한은 담화 첫 문장에서 “남조선 괴뢰당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우리가 먼저 단호한 중대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국내 보수단체들의 ‘삐라’(전단) 살포 행위, 자신들의 최고 존엄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비방 행위를 거듭 비난했다. 바꿔 말하면 우리 측이 이 문제에 대한 성의 있는 태도를 보여주면 개성공단 문제 해결에 나설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풀이된다. 개성공단의 운명은 위태로워졌지만, 아직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불씨는 꺼지지 않은 셈이다. 따라서 향후 개성공단 폐쇄 여부를 결정지을 공은 대북정책의 새판 짜기를 시작한 박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프로야구] 시작됐다, 砲들의 전쟁

    [프로야구] 시작됐다, 砲들의 전쟁

    홈런 레이스에 불이 붙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개막 2연전에서 만루포 3개 등 10개의 홈런이 폭죽처럼 터지면서 뜨거운 홈런왕 경쟁을 예고했다. 이성열(넥센), 나지완(KIA), 정성훈(LG) 등이 일찌감치 포문을 열었지만 정작 내로라하는 거포들은 침묵했다. 지난해 홈런왕(31개) 박병호(넥센)만이 체면을 살렸을 뿐이다. 이후 이성열이 깜짝 선두로 나섰다. 지난해 두산 오재일과 1대1 트레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이성열은 타고난 손목 힘에 붙박이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거포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KIA, LG와의 개막 4연전에서 홈런 4방을 몰아친 그는 14일 삼성, 16일 롯데전에서 홈런포를 재가동, 대포가 식지 않았음을 알렸다. 하지만 이성열의 기세를 한 차례 돌풍으로 여기는 시선이 많았고 결국 박병호와 지난해 홈런 2위 최정(SK), 2011년 홈런왕 최형우(삼성), ‘국민타자’ 이승엽(삼성), 김태균(한화) 등이 홈런왕을 다툴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개막 3주를 넘기며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 2년 동안 솜방망이로 전락했던 KIA 최희섭이 최근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레이스에 변수로 등장했다. 개막 이후 11경기 연속 무홈런에 허덕이던 최희섭은 지난 17일 LG전부터 21일 SK전에서의 홈런 두 방까지 4경기 연속 홈런포로 5홈런을 쓸어담았다. 개막이 한 달도 안 된 상황에서 5홈런을 폭발시키면서 벌써 시즌 홈런왕 가능성까지 성급하게 점쳐지고 있다. 2007년 국내 무대에 복귀한 최희섭은 2009년 최고의 해를 보냈다. 김상현(KIA·36개)에 이어 홈런 2위(33개)에 오르며 메이저리거의 진가를 보였다. 타율 .308에 100타점도 작성했다. 당시 4월 한 달간 23경기에서 타율 .321에 7홈런 15타점으로 기세를 올린 것이 디딤돌이 됐다. 최희섭은 지난주(16~21일)에도 홈런뿐만 아니라 타율 .556(18타수 10안타)에 12타점의 괴력을 과시하며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22일 현재 홈런 선두 이성열(6개)을 최희섭과 최정이 1개 뒤진 공동 2위로 바짝 쫓고 있다. 그 뒤를 박병호와 오지환(LG)이 2개 차, 박석민(삼성)과 강정호(넥센), 양의지(두산), 김태균 등이 3개 차로 따라붙고 있다. 최형우와 이승엽은 아직 2개에 머무르고 있다. 박병호를 선봉에 세운 전통의 거포들 틈바구니에서 최희섭이 첫 홈런왕에 등극할지 눈길이 쏠린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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