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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1 총선 이후] 재보선, 새누리 28곳·민주통합 23곳… 여야 텃밭 싹쓸이

    [4·11 총선 이후] 재보선, 새누리 28곳·민주통합 23곳… 여야 텃밭 싹쓸이

    지난 11일 19대 총선과 함께 치러진 지방선거 재·보궐 선거는 여야 정당들이 텃밭에서 완승을 거두는 등 대체로 총선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기초단체장 5곳, 광역의원 37곳, 기초의원 19곳 등 총 61곳에서 지방선거 재·보선이 실시됐다. 인천 강화군수 선거에선 새누리당 유천호 후보가 당선됐고 경북 문경시장 선거에선 새누리당 고윤환 후보가 승리했다. 전남지역 3곳에서 치러진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순천시장에 무소속 조충훈 후보, 강진군수에 민주통합당 강진원 후보, 무안군수에 민주통합당 김철주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광역의원 선거 당선자는 새누리당이 2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민주통합당 12명, 통합진보당 4명이었다. 기초의원 선거 당선 지역은 새누리당 5곳, 민주통합당 9곳, 무소속 5곳이다. 재·보선에서도 여야의 텃밭 싹쓸이현상은 재현됐다. 부산지역에선 새누리당이 광역의원 선거 6곳을 모두 가져갔고 전북지역에선 민주통합당이 광역의원 선거 3곳에서 모두 이겼다. 그러나 전남 여수에서 치러진 광역의원 선거에선 통합진보당이 두 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며 선전했다. 여수 제5선거구의 경우 통합진보당 김민곤 후보가 민주통합당 박병열 후보를 막판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불과 51표 차로 이겼다. 여수 제6선거구에선 통합진보당 천중근 후보가 무소속 서일용 후보를 여유 있게 제치고 당선됐다. 민주통합당 텃밭인 여수지역에서 통합진보당이 선전한 것은 민주통합당에 대한 실망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수지역은 4명의 도의원과 7명의 시의원들이 오현섭 전 시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 민주통합당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강하다. 여야 혼전 지역으로 분류되는 충북과 강원지역에선 총선과 재·보선 결과가 같게 나왔다. 기초의원을 뽑는 청주 다선거구에선 새누리당 최진현 후보가 4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야권 단일후보인 엄경출 후보를 눌렀다. 청주 상당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정우택 후보가 야권단일후보인 민주통합당 홍재형 후보를 이겼다. 강원 원주시 제2선거구 도의원 보궐선거에서는 새누리당 김기홍 후보가 46.7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서원대 엄태석 정치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선거 재·보선이 총선에 묻히면서 유권자들이 사실 재·보선 출마자들을 잘 모른다.”면서 “그러다 보니 총선 지지 후보를 따라 투표하는 ‘일괄투표’ 경향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전국종합 niw7263@seoul.co.kr
  • [화제의 당선자] ‘벤처신화’·‘스타CEO’… 여의도 입성

    [화제의 당선자] ‘벤처신화’·‘스타CEO’… 여의도 입성

    ‘벤처신화’, ‘스타CEO’, ‘인터넷 마케팅 전도사’ 등 갖가지 수식어구가 따라 붙는 전하진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가 여의도행 티켓도 거머쥐었다. 성남 분당을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전 당선자는 민주통합당 김병욱 후보를 여유 있는 표차로 눌렀다. 전 당선자는 당초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특보를 지낸 김 후보와 불꽃 튀는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됐다. 분당을이 서울 강남벨트 다음으로 여당 안방으로 꼽히기는 하지만, 손 고문이 지난해 4·27 재·보선에서 당선된 뒤 야당 기세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전 당선자는 또 선거 막판 대학원생의 명의를 불법적으로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악재를 겪었다. 대규모 유세보다는 골목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역 주민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그의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전 당선자는 ‘청년에게 꿈을, 분당에 새 희망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LH공사 등 공기업이 이전해 나갈 자리에 IT 관련 산업단지를 조성해 분당을 ‘제2의 대덕단지’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전 당선자는 ‘아래아한글’ 워드프로세서로 유명한 한컴이 부도 위기로 알짜 프로그램을 마이크로소프트(MS)사에 헐값에 넘길 뻔했던 1998년 한글지키기 운동본부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대표이사로 추대됐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세웠던 벤처회사를 아내에게 맡기고 귀국, 한글지키기 캠페인을 진행하며 한컴 이미지를 개선했다. 새누리당은 고학력 화이트칼라와 젊은 부모가 많은 분당을을 공략하기 위해 벤처 신화를 일군 전 당선자를 전략 공천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女탤런트와 선거유세 같이 다니더니 결국…

    女탤런트와 선거유세 같이 다니더니 결국…

    선거는 항상 사연을 낳고 드라마를 만든다. 새누리당의 예상밖 완승으로 끝난 지난 11일 4·11 총선의 화제의 당선자들을 살펴본다. [서울 광진갑 김한길(민주통합)] 국회·청와대·정부 요직 경험…4년만에 컴백 민주통합당 김한길 후보가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 정송학 후보를 꺾고 광진갑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았다. 배우 최명길씨의 남편이기도 한 김 후보는 선거 막바지에는 배우 황신혜, 손창민, 정찬 등과 함께 총력전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김 후보는 금품수수 혐의로 공천 철회된 전혜숙 의원 대신 출마하는 바람에 다른 후보들에 비해 뒤늦게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공천 탈락에 반발한 전 의원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김 후보에게 “통 큰 양보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잡음도 있었지만 결국 김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게 됐다. 김 후보는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기획수석비서관을 지내고, 문화관광부 장관,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중도통합민주당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이어 15대, 16대 비례대표 의원을 거쳐 17대 구로을 국회의원을 지냈다. [서울 도봉갑 인재근(민주통합)] ‘김근태 부인’서 ‘의원 인재근’ 위상 굳혀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부인인 민주통합당 인재근 당선자는 새누리당 유경희 후보를 큰 표차로 누르고 당선된 뒤 끝내 눈물을 보였다. ‘김근태의 비밀병기’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압도적인 표를 확보하며 ‘국회의원 인재근’으로 위상을 굳혔다. “김 고문이 가장 기뻐할 것 같다.”는 주변의 축하를 받고서는 “하늘에 계신 남편에게 감사하고, 사랑하고…”라고 답하다 끝내 울음을 터뜨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도봉갑은 김 고문이 15~17대 국회위원을 지냈던 지역구인 동시에 인 당선자와도 인연이 깊은 지역이다. 김 고문 생전 바쁜 남편을 대신해 부지런히 지역구를 챙겨 ‘김근태 바깥사람’으로 민심을 얻었다. 인천 출신인 인 당선자는 대학 시절 민주화 운동에 투신해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 민주화운동실천가족협의회(민가협) 등에서 활동했다. 김 고문과 함께 1987년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을 공동수상하는 등 민주화 운동의 중심이 됐다. 도봉갑 지역 민주당원들은 전략공천이 있기 전, 인 당선자의 출마를 요구하며 연판장을 돌리기도 했다. 인 당선자는 김 전 고문 49재를 지낸 뒤 마음을 추스른 뒤 총선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노원갑 이노근(새누리)] “말꾼 대신 일꾼” 34년 관료 출신… ‘나꼼수’ 눌렀다 ‘막말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서울 노원갑에서 팟캐스트 ‘나는꼼수다’ 멤버인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를 제치고 승리한 이노근 새누리당 당선자는 34년간 공직 생활을 해 온 관료 출신이다. 행정고시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노원구청장을 지내며 지역 주민들 사이에는 인지도가 높았다. 특히 서울시 문화·주택기획과장과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종로·금천·중랑 부구청장, 종로구청장 권한대행 등을 거치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화제를 모았다. 실제 이 당선자는 노원구청장 재직 시절 시각장애인용 음성 내비게이션 사업 등을 직접 추진하기도 했다. 선거 당시 민주통합당에서 정봉주 전 의원을 대신해 김 후보를 투입하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이 김 후보에게 쏠리자 여론조사에서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김 후보의 과거 발언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김 후보와의 차별화를 위해 ‘말꾼 대신 일꾼’이라는 선거 구호를 내걸었던 것도 이번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 당선자는 “공직 생활을 하며 단 한 차례도 징계받은 적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도덕성 우위의 경쟁력을 홍보해 왔다. [성남 분당을 전하진(새누리)] ‘벤처신화’·‘스타CEO’… 여의도 입성 ‘벤처신화’, ‘스타CEO’, ‘인터넷 마케팅 전도사’ 등 갖가지 수식어구가 따라 붙는 전하진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가 여의도행 티켓도 거머쥐었다. 성남 분당을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전 당선자는 민주통합당 김병욱 후보를 여유 있는 표차로 눌렀다. 전 당선자는 당초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특보를 지낸 김 후보와 불꽃 튀는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됐다. 분당을이 서울 강남벨트 다음으로 여당 안방으로 꼽히기는 하지만, 손 고문이 지난해 4·27 재·보선에서 당선된 뒤 야당 기세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전 당선자는 또 선거 막판 대학원생의 명의를 불법적으로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악재를 겪었다. 전 당선자는 ‘아래아한글’ 워드프로세서로 유명한 한컴이 부도 위기로 알짜 프로그램을 마이크로소프트(MS)사에 헐값에 넘길 뻔했던 1998년 한글지키기 운동본부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대표이사로 추대됐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세웠던 벤처회사를 아내에게 맡기고 귀국, 한글지키기 캠페인을 진행하며 한컴 이미지를 개선했다. [서울 중구 정호준(민주통합)] 헌정 사상 첫 3대째 의원 가문 영예 19대 서울 중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통합당 정호준 후보가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를 4% 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이로써 정치 명문가 출신들의 대결에서 정 후보가 승리를 거두게 됐다. 중구는 여야의 4·11 총선 공천 후에는 정치 명문가 2, 3세 출신들의 대결로 이목을 끌었던 지역이다. 부친 정대철 전 의원이 5선을 한 지역구에 출마한 정 후보는 선거 초반엔 부친의 후광 및 세습 논란을 피하기 어려웠다. 정 후보는 이에 대해 “2004년, 2008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이고 공천과 경선을 통해 주민 선택을 받은 것”이라며 “오히려 그것(세습)보다는 전략공천으로 온 낙하산 후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 많다.”고 반박했다. 정 후보는 올해 41살로 나이는 젊지만 선거 경력은 나이에 비해 풍부한 편이다. 정 후보는 15,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부친을 도와 선거를 도왔고 이후 여러 선거들에 직접 참여하면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다. 2010년 3월부터는 민주당 중구 지역위원장으로 일을 시작해 지방자치 선거를 치렀고 지난해 10·26 재·보궐 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을 도와 선거 승리에 일조했다. 정 후보의 조부는 8선 의원을 지낸 고 정일형 박사여서 이번 당선으로 정 후보의 집안은 헌정 사상 첫 3대째 국회의원을 지내는 가문이 됐다. 정치부·사회부 종합 event@seoul.co.kr
  • 인물·공약·안정·심판… 유권자 선택기준 ‘쏠림’은 없었다

    인물·공약·안정·심판… 유권자 선택기준 ‘쏠림’은 없었다

    4·11 총선, 표심을 움직인 것은 무엇이었을까. 서울신문은 11일 전국 투표소를 찾아 유권자들에게 직접 물었다. “인물, 정책을 선호했다.”는 대답부터 “정권을 심판하러 나왔다.”는 얘기까지 다양한 가운데서도, 여야 간 난타전에 물려 강한 정치 혐오감을 드러낸 유권자가 많았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제1투표소에서 만난 김모(45)씨는 “야당은 야당대로 여당은 여당대로 옳은 측면이 있다.”며 “정당보다는 후보를 보고 뽑는 편이고, 인물 중심으로 선택했다.”고 투표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특정 후보에 반대해 투표장을 찾은 사람도 있었다. 장모(76·여)씨는 최근 노인 폄훼 발언을 한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에 발끈해서 나왔다. 장씨는 “노인을 무시해도 유분수지”라면서 “노인을 존중하고 노인을 위한 정책을 제시한 후보에게 한 표 던졌다.”고 털어놓았다. ●지하철공사 빨리 끝낸다는 공약에 낙점 서울 강남의 대학생 주모(28)씨는 “지역구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주씨는 “서울 갤러리아 백화점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분당선 지하철 공사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게 불만이었다.”며 “후보들의 공약 연설 동영상을 보다가 공사를 빨리 끝내주겠다는 사람이 있어 그를 찍었다.”고 말했다. 강남을 지역구의 대학생 임모(24)씨는 “우리 선거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찬반투표 같은 느낌”이라면서 “한·미 FTA에 대한 후보들의 견해를 보고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당선 가능성이 낮은 한 중소정당 후보를 찍었다는 한 젊은 유권자는 “그린벨트가 해제되고 지나친 개발 위주의 정책이 싫었다. 여당이나 주요 야당이 주도권을 잡는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할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표를 포기한 서울의 윤모(28·여)씨는 “후보 대부분이 별 특색 없이 우리 지역에 오래 산 사람에 불과했다.”며 “인터넷으로 공약을 검색했지만, 주민을 위해 뭔가를 해줄 수 있는 후보는 보이지 않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지역에 누가 무엇할 수 있느냐가 중요” 민간인 사찰이나 막말 발언 등 이번 선거판을 어지럽힌 이슈들은 많았어도 지역 유권자들은 무엇보다 지역공약에 관심이 많았다. 서해 최북단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주민 전경자(53·여·진촌4리·숙박업)씨는 “민간인 사찰은 언론을 통해 알고는 있지만 별로 관심이 없다. 주민들 사는 데 걱정이 없도록 소득증대에 적극적인 공약을 내세운 후보가 최고”라고 강조했다. 손동일(69·진촌3리)씨는 “백령도는 관광 비중이 큰데 2년 전 천안함 사건 이후 관광이 많이 위축됐다.”면서 “관광 활성화에 주력할 수 있고 안보의식이 투철한 후보를 선택했다.”며 신중한 표정을 지었다. 경기 포천시 산정호수 입구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김홍수(55)씨는 집 근처 경기도예절교육원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중앙에서 사찰·막말 등 선거 중 여러 소란스러운 뉴스가 쏟아져 나왔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지역을 위해 누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한 뒤 “산정호수와 명성산 등 자연환경을 잘 보호해줄 수 있는 새로운 정당에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강원도 강릉시의 정순철(48)씨도 “2018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일한 희망으로 살아 있을 뿐 일자리가 없고 살아갈 길이 막막해 젊은이들이 앞다퉈 고향을 떠나고 있어 안타깝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개발 공약이 많은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노년층엔 안정론·젊은층엔 심판론 많아 서울에서 12년째 살고 있다는 임모(37)씨는 “한국과 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인 호주의 투표율은 96%”라며 “한국의 지난 18대 총선 투표율 46%는 지나치게 낮은 수치”라고 저조한 투표율을 지적했다. 임씨는 “이번 선거를 통해 MB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투표한)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야권 연대 후보였기 때문에 지지했다.”고 밝혔다. 조모(30)씨도 “MB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투표소에) 왔다.”며 “현 정부는 민간인 불법사찰과 BBK 사건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의 한 표를 통해 정권을 심판하고 집권당이 바뀔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정권 심판은 확실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모(34)씨는 “비리가 많은 이번 정권에 큰 실망을 했다.”며 “이번 총선이 대선 전초전 성격인데, 총선부터 이번 정권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면서 “심판을 위한 한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힌 노모(84)씨는 “다만 나라가 안정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찍었다. 여당이 시끄러운 지금의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의 황모(56)씨는 “여당과 야당 모두 훌륭한 인물이 후보로 나와 당의 철학을 감안해 투표했다. 현 정부와 새누리당이 민생을 파탄냈다는 말이 많지만, 새누리당은 국가 질서 유지에 힘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에 따라서는 진보와 보수성향이 엇갈리게 나타났다. 강원 동해안 유권자들은 지난해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등 최근 두번의 선거 때 ‘바꿔보자’는 여론 속에 진보계 지지층이 급격하게 늘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다시 보수성향으로 회귀하는 분위기가 뚜렷했다. 강릉에 사는 최돈희(50·펜션업)씨는 “수도권과 멀고 인구가 적다는 이유 탓에 정부로부터 늘 소외된 지역으로 남아 있어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많다.”면서 “이 같은 이유로 지난 지방선거와 재·보선 때는 전통적으로 보수지역인 동해권 주민들이 잠시 진보성향 도지사에게 표를 줘 당선시켰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 보수 쪽으로 다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저소득층 정책 없어 소외감 느껴 반면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한 서부경남에서는 진보성향도 적지 않게 엿보였다. 부산 남구을 제3투표소에 만난 노진상(44)씨는 “여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역대 어느 때보다 야권이 선전하고 있어 과연 이번에 야당이 몇석을 얻을지가 관심의 대상“이라며 “부산의 경우 사실상 여당이 독주하고 있어 이를 견제하는 다수의 야당후보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 강남에 거주하고 있는 양모(29·여)씨는 “강남에 사는 저소득층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약을 찾아보려 했지만 보이지 않았다.”며 “한 후보는 ‘유학파’라며 영어로 현수막을 걸어 놓았던데, 오히려 엘리트나 특권 의식이 느껴졌다.”며 거부감을 표시했다. 서울 종로에 사는 직장인 이모(54)씨는 ”이번 총선은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기회가 될 것이고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라며 “선거를 통해 대한민국이 한 단계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국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기를 바라는 유권자도 많았다. 사업가 정모(37)씨는 “투표는 포기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닌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라며 “특히 20~30대 투표율이 낮다는 얘기를 듣고 꼭 투표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투표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극도의 정치혐오증을 드러낸 유권자들도 적지 않았다. “싸움박질만 하는 정치권은 다 똑같다.”면서 불참을 고민하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충북 청주시의 박모(41)씨는 “여당과 야당을 가릴 것 없이 모두 자신들의 잘못은 모른 채 상대를 헐뜯고 자기네들만 잘났다며 떠들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 투표를 하지 않으려다 나왔다.”고 말했다. 홍모(45)씨는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 투표를 안 할까 하다가 친정 엄마가 찍으라는 사람을 그냥 찍었다.”면서 “선거 당일까지 누굴 찍어야 할지 결정을 못했다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았다.”고 귀띔했다. 경기지역의 한 유권자는 “화장터, 탄약고 이전 등 지역 숙원사업을 누가 가장 관심을 갖고 해결할 수 있을지를 감안해 후보를 선택했지만, 정치권에서 주민들과 직접 관계도 없는 일을 갖고 서로 헐뜯는 모양새가 너무 보기 싫었다. 이번 선거가 최악이었다.”고 밝혔다. ●당리당략 정치인 우려… 소통·화합 힘쓰길 새누리당 나성린, 민주통합당 김영춘, 무소속 정근 후보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져 초박빙 승부를 겨루고 있는 부산진갑 선거구 유권자인 강모(46)씨는 “매일 싸움만 할 게 아니라 여야가 힘을 합쳐서 국민이 잘살 수 있도록 경제 활성화에 힘을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래구의 김일섭(55)씨는“ 소통과 화합이라는 원래의 정치적인 신념은 온데간데없고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과 나라를 위하기보다는 당리당략에 철저히 따르는 정치인들을 보니 걱정이 앞선다.”면서 선거가 끝나고 나면 진정으로 나라의 발전을 위해 여야가 화합하는 정치를 펴줄 것을 요구했다. 배경헌·이성원기자 전국종합 baenim@seoul.co.kr
  • [최종 여론조사] 서울 15곳·경기 5곳·인천 2곳 1~5%P차 예측불허 ‘난전’

    [최종 여론조사] 서울 15곳·경기 5곳·인천 2곳 1~5%P차 예측불허 ‘난전’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은 승부를 가늠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수도권의 10곳 중 6곳 이상은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초접전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달 5일부터 4일까지 각 주요 언론사가 접전지역으로 판단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곳은 모두 97곳. 이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1, 2위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5% 포인트 미만으로 박빙인 초접전 선거구는 전국에서 33곳이었다. 이 가운데 22곳이 서울에 몰려 있어 초접전지역으로만 볼 때 66.7%가 서울에 산재했다. 특히 15곳이 초접전 지역인 서울은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절반 가까운 선거구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순위가 뒤바뀌는 양상을 보였다. 이날까지 총 15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한 ‘정치 1번지’ 종로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5일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43.0%)가 민주통합당 정세균 후보(32.3%)를 앞선 것으로 시작해서 두 후보는 줄곧 소수점 단위의 싸움을 펼치며 엎치락뒤치락했다. 여론조사 수치상으로는 홍 후보가 6번, 정 후보가 9번씩 높게 나왔다. 동대문을의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와 민주당 민병두 후보는 이날 정반대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중앙일보와 한국갤럽·한국리서치 등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홍 후보(43.8%)가 민 후보(39.6%)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동시에 발표한 서울신문과 엠브레인의 조사에서는 민 후보(39.2%)가 홍 후보(38.1%)를 1.1% 포인트 차로 역전했다. 이 지역을 비롯해 서대문갑과 성동갑, 강서갑 등 4곳에서 후보들 간 격차는 1% 포인트대였다. 지난 2000년부터 네번째 재대결을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 이성헌 후보(36.7%)와 민주당 우상호 후보(35.3%)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1.4% 포인트의 지지율 격차가 났다. 8차례의 조사에서 이 후보가 대체로 앞섰으나 지난달 말부터 우 후보의 추격세가 두드러졌다. 영등포을에서도 지난달 16일에는 9% 포인트 이상 앞섰던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의 지지율을 민주당 신경민 후보가 최근 따라잡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10차례의 여론조사에서 권 후보가 8번 이겼고 후반부에 신 후보가 2번 결과를 역전시켰다. 관악을에서는 새누리당 오신환·통합진보당 이상규·무소속 김희철 후보의 3파전이지만 특히 이 중 이 후보와 김 후보가 선두를 놓고 치열하게 접전 중이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의 사퇴 이후 김 후보의 지지율이 높았으나 이 후보도 상승세를 보였다. 4차례 조사에서 두 후보의 순위는 3% 포인트 이내에서 바뀌고 있다. 서울에서 새누리당이 모든 여론조사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 지역은 강남을(김종훈)·서초갑(김회선)·송파을(유일호)·동작을(정몽준)·은평을(이재오) 5곳뿐이다. 민주통합당이 크게 앞서는 지역은 강북갑(오영식)·도봉갑(인재근)·동작갑(전병헌)·마포을(정청래)·성북갑(유승희)·영등포갑(김영주) 등 6곳이다. 경기에서는 부천소사와 고양 일산서구 등 5곳이 초접전지역이다. 부천 소사의 경우 두 차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모두 새누리당 차명진 후보가 높게 나타났지만 가장 최근 조사에서 민주당 김상희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는 1.0% 포인트에 불과했다. 새누리당 김영선·민주당 김현미 후보 등 전·현직 여성 의원들의 리턴매치가 펼쳐지는 고양 일산서구에서도 네번의 조사 결과 2대2의 팽팽한 대결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4·27 재·보선 당시 새누리당이 텃밭 자리를 내줘야 했던 성남 분당을도 접전지역으로 꼽힌다. 새누리당 전하진 후보와 민주당 김병욱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4.2% 포인트다. 경기 지역에서 여야가 각각 우세한 지역은 대부분 현역 의원들이 위세를 드러냈다. 새누리당은 광명을(전재희)에서 10% 포인트가 넘는 지지율 차이를 냈고 민주당은 남양주갑(최재성)에서 모두 15% 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은 안산상록갑(전해철)·파주갑(윤후덕)에서도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 인천은 남동갑·남동을 지역이 나란히 초경합지역으로 나뉜다. 남동갑에서는 구청장 출신인 새누리당 윤태진 후보를 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3.5% 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고, 남동을에서는 새누리당 김석진 후보가 민주당 윤관석 후보를 4.8% 포인트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4월 11일 지방선거도…왜냐고요?

    4월 11일 지방선거도…왜냐고요?

    오는 11일 19대 총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지방선거 재·보궐선거가 ‘후보들만의 선거’로 전락하고 있다. 정치권과 선거관리위원회 모두 총선에 주력하면서 유권자들이 후보가 누군지도 모른 채 투표를 하는 상황이 벌어질까 우려되고 있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9대 총선 당일 전국에서 61개의 지방선거 재·보선이 함께 치러진다. 광역단체장 선거는 한 곳도 없고 기초단체장 5곳, 광역의원 37곳, 기초의원 19곳이다. 단독으로 재·보선을 할 때보다 선거관리비용이 30% 정도 적게 들지만 그래도 지자체들이 총 21억원이란 적지 않은 돈을 부담해야 한다. 지역일꾼을 뽑는 중요한 선거지만 총선에 묻혀 찬밥 신세다. 후보자가 명함을 건네면 “지방선거도 하느냐.”는 질문이 돌아오기 일쑤다. 충북 청주 다선거구 기초의원 보선에 출마한 통합진보당 엄경출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보선이 뭔지, 왜 보선을 하게 됐는지, 투표는 언제 하는지까지 설명을 하고 있다.”면서 “저를 총선 후보로 착각하는 유권자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후보들이 선거운동에 애를 먹고 있다. 엄 후보는 차별화를 위해 자전거를 타고 선거운동을 한다. 엄 후보와 경쟁 중인 새누리당 최진현 후보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어깨띠를 두른 여성 선거운동원 6명에게 쓰레기봉투와 집게를 주고 선거운동 대신 동네 곳곳의 청소를 시키고 있다. 조용한 선거운동을 통해 자신을 부각시킨다는 역발상을 한 것이다. 울산 제3선거구 광역의원 보선에 나선 강대길 새누리당 후보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자 같은 당 총선 후보와 모자, 점퍼 등 선거운동원들의 복장을 통일시킨 뒤 같은 장소에서 공동유세전을 하고 있다. 재·보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유권자들이 재·보선을 외면하는 이유로 분석된다. 이번에 5곳은 당선자가 임기 도중 사망해 어쩔 수 없이 재·보선이 치러진다. 하지만 나머지는 정치적 욕심을 위해 임기를 채우지 않고 물러나거나 선거법 위반 등으로 당선이 무효돼 재·보선을 치른다. 기초단체장 보선을 치르는 인천 강화, 전남 순천·강진·무안, 경북 문경 등 5개 지역은 모두가 현직 시장·군수들이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사퇴하면서 2년도 안 돼 다시 선거를 한다. 서삼석 무안군수는 총선후보 당내 경선에서 탈락해 출마도 하지 못한다. 자신의 오판으로 무안군이 보선비용 2억 8000만원을 쓰게 만든 꼴이다. 문경시는 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총선과 시장 보선 출마를 위해 동시에 사퇴하면서 행정공백이 초래돼 국군체육부대 문경 이전과 영상문화관광복합단지 조성 등 현안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청주 남인우기자·전국종합 niw7263@seoul.co.kr
  • [사설] 대한민국 미래 걸고 깨끗한 승부 펼쳐라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4·11 총선을 앞두고 어제부터 여야가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모든 출마자들은 소속 당이나 정파를 불문하고 공동체의 미래 청사진을 걸고 페어플레이를 펼쳐야 할 것이다. 당파심과 사욕 대신 애국심과 청렴성을 갖춘 새 인물을 골라야 할 국민의 책임도 무겁다. 유권자들부터 투표 당일까지 13일간 전국 방방곡곡의 거리에 울려 퍼질 확성기 소음 속에서 갈피를 잘 잡아야 한다. 공식 선거전이 어제 0시를 기해 막이 올랐건만, 불길한 조짐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제19대 총선을 앞둔 27일 현재 선거범죄 고발과 수사의뢰가 각각 154건, 64건으로 집계됐다. 18대 총선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로, 상당수 입후보자들이 승리지상주의에 눈이 멀어 변칙적인 선거운동을 일삼고 있다는 징표다. 각종 선거 관련법 위반 행위로 당선된 후보들이 결국 배지를 떼게 됐던 역대 총선의 구태가 되풀이된다면 불행한 일이다. 이로 인해 재·보선이 치러지게 되면 그 사회적 비용은 온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각 후보들이 선거법이라는 게임의 룰을 지키는 게 기본이라면 후보들이 소속된 여야 정당이 네거티브 캠페인을 자제하는 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상대 당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이나 인신비방을 최대한 자제하라는 뜻이다. 일자리를 늘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전망을 구축하는 등 민생을 돌보는 경쟁을 하라는 게 국민적 여망이 아닌가. 그런데도 이런 시대정신을 외면하고 네거티브 선거전에 탐닉한다면, 이는 정치권의 공멸을 부르는 일이다. 여야는 무소속 안철수 교수의 지지도가 그의 모호한 행보에도 불구하고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것도 기성 정치권의 자업자득임을 깨달아야 한다. 사상 처음으로 4000만을 넘어선 유권자의 어깨에도 큰 짐이 올려졌다. 공동체의 미래를 염두에 두고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대한민국의 생존 기반을 뿌리부터 흔드는 선동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온갖 ‘무상 시리즈’로 표를 사려는 후보들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재정 건전성의 한계를 넘는 사탕발림 공약으로 미래세대에 감당키 어려운 부담을 가중시키는 후보들은 표로 심판해야 한다.
  • [선택 2012 총선 D-18 후보 분석] 16번째 선출직 도전… ‘한나라’ 당명 후보도

    [선택 2012 총선 D-18 후보 분석] 16번째 선출직 도전… ‘한나라’ 당명 후보도

    4·11 총선에 출사표를 낸 후보들 가운데에는 선거와 관련된 이색 경력을 가진 이도 있다. 배지를 달기 위한 갖가지 노력들이 눈에 띈다. 광주 남구에 출마한 무소속 강도석(57) 한민족통일연구소장은 이번 총선이 16번째 선출직 도전이다. 강 후보는 1988년 13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을 시작으로 총선 5번, 남구청장 등 기초단체장 6번, 광역의원 4번 등 지금까지 15번 출마했다. 재·보선을 제외하고 공식적인 선거에 모두 출마해 24년 동안 1년 반마다 각종 선거에 나선 셈이다. 2007년 4월 12번째 도전 끝에 광주시의회에 입성했으나 총선 출마를 이유로 사퇴한 뒤 줄줄이 낙선했다. 반면 5선 국회의원과 국회부의장을 지내고도 19대 총선에 또다시 출마하는 후보도 있다. 전북 전주덕진의 무소속 김태식(72) 후보는 지난 11대에 처음 배지를 단 뒤 13대부터 16대까지 내리 국회의원을 지냈다. 16대 국회에서 국회부의장을 지냈다. 새누리당의 옛 이름인 ‘한나라당’을 정당명으로 등록해 출마한 후보도 있다. ‘한나라당’으로 이름을 바꾼 영남신당의 윤정홍(70) 후보다. 충남 보령·서천에 출마한 윤 후보는 직업에 ‘한나라당 부총재’라고 표기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경기 안산상록을 지역에 구국참사랑연합 소속으로 출마한 경력이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광장] 이참에 국회의원 재·보선 없애자/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참에 국회의원 재·보선 없애자/곽태헌 논설위원

    4·11 총선에서 국회의원 300명이 쏟아진다. 1948년 제헌국회 이후 처음으로 19대 국회에서 의원 300명 시대를 열게 됐다. 물론 좋은 기록이 아닌 부끄러운 기록이다. 18대 국회보다 의석은 단 한 석 늘어나는 것이지만 국민이 느끼는 심리적인 충격은 작지 않다. 경제가 좋지 않아 많은 국민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는데, 선량(選良)이라는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은 희생하지 않고 오히려 의석수를 늘려 국민세금만 축내고 있다. 여야는 민간인으로 구성됐던 국회의장 산하 선거구 획정위원회에서 지난해 11월 제시한 선거구 조정안을 무시하고 동료 의원 봐주기를 위한 꼼수만 생각해 왔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지역구가 통폐합되는 곳이 많을 경우 현역 지역구 의원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누더기 옷보다도 더 심하게 지역구를 조정하면서 통폐합을 최소화했다. 경기 용인과 충남 천안에서는 동(洞)을 옆 지역구로 떼다 붙이는 편법을 동원했다. 여야는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낸 아이디어로 포장하면서 인구 하한선에 미달하는 세종시를 예외적으로 독립선거구로 신설하기로 했다. 경남 남해·하동, 전남 담양·곡성·구례를 인근 지역과 통폐합했지만 경기 파주와 강원 원주를 분구(分區)했으니 결과적으로 한 석이 늘어났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사건건 싸우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의석 늘리는 데에는 우애 좋게 찰떡 같은 공조를 과시했다. 역시 초록(草綠)은 동색(同色)이었다. 국회의원 세비(歲費)를 줄이고 중의원 수도 80명 정도 줄이는 것을 추진하는 일본과는 정반대다. 한국의 국회의원들처럼 양심도 없고, 뻔뻔한 정치인들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올해 국회의원 세비는 연간 1억 4000만원이다. 여기에 국회의원의 보좌진, 입법정책 개발비 등을 포함하면 1명의 국회의원 때문에 직접 들어가는 세금만 연간 10억원 가까이 된다. 19대 국회에서는 국회의원이 한 명 늘면서 매년 이 정도의 세금은 18대 국회 때보다 더 들어가게 돼 있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국회의원들이 일을 제대로 한다면,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다면 세비도 아깝지 않고 국회의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국민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멀쩡한 사람도 국회의원만 되면 이상해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회의원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다. 조직력이 좋은 약사들의 반발이 무서워 가정상비약을 슈퍼에서 판매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을 반대해 왔던 게 현 18대 국회의원들이다. 예금자 보호 제도를 뿌리째 허물어뜨리는 내용의 ‘부실저축은행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통과시키려고 했던 게 현 18대 국회의원들이다. 마땅히 통과시켜야 할 법안에는 팔짱을 끼고 통과시켜서는 안 될, 포퓰리즘 성격이 짙은 저축은행법은 통과시키지 못해 안달하는 게 국회의원들의 현주소다. 일단 4·11 총선에서는 가정상비약 슈퍼 판매를 반대하는 국회의원들과 예금자 보호 제도를 흔들려고 하는 국회의원들을 떨어뜨려 국민이 무섭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더 나아가 국회의원 300명 시대를 응징하기 위해서라도, 이참에 국회의원 재·보선을 없애야 한다. 시장이나 군수 등 자치단체장들이 없으면 지방행정에 다소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대행체제든, 재·보선이든 해야겠지만 국회의원 몇십명 없다고 이 나라가 잘못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국회도 조용해지고, 몸싸움도 줄어드는 긍정적인 현상이 더 많을 것이다. 18대 국회 때 모두 21곳에서 국회의원 재·보선을 했다. 투표율이 40% 될까 말까 하는 재·보선을 위해 227억원을 사용했다. 한 곳당 10억원이 넘는 아까운 세금이 함량 미달 국회의원들을 다시 뽑기 위해 쓰였으니 분통이 터질 일이다. 재·보선 비용으로 한 곳당 10억원씩 뿌리는 것보다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돈을 쓰는 게 훨씬 유익하고 시급한 일이다. 국회의원 없다고 아쉬워할 국민은 없다. tiger@seoul.co.kr
  • [매니페스토 공약이행 점검] 공약이행 평가 어떻게 했나

    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기초단체장 공약이행 분석 작업은 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재·보선 지역 11곳 등 25곳 제외)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약 이행 자료를 바탕으로 두 달간 이뤄졌다. 오수길 고려사이버대 교수와 황형규 한국디지털정책학회 이사, 이학수 대구 가톨릭대 교수 등 각계 전문가 20명이 평가단으로 참여했다. 평가항목은 ▲목표달성 ▲공약완료 ▲주민소통 ▲웹소통 ▲일치도 등 모두 5개 분야다. 목표달성 분야(100점 만점)는 연간 목표달성 공약 건수를 총 공약 건수로 나눠 산정했다. 공약완료 분야 역시 완료된 공약 건수를 총 공약 건수로 나눠 산출했다. 주민소통 분야는 제도적으로 공약평가 기반이 마련됐는지,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낼 구체적 계획이 있는지, 정기적으로 공약이행 결과를 공개하는지, 주민참여 평가단 활동이 민주적인지, 주민소통 방식이 얼마나 독창적인지 등 5개 항목을 5점 척도로 평가해 동원형인지, 참여형인지, 추첨형인지 등을 가렸다. 웹소통 분야는 홈페이지 메인화면에서의 접근성과 정확성, 독립성, 구체성, 참여성 등을 점검했다. 일치도는 실제 선거공보에 담은 공약과 정책집행 내용이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점검해 산출했다. 이광재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각 시·군·구의 여건이 다른 만큼 이를 평가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런 차원에서 가급적 순위 발표보다는 등급 발표를 시도했다.”면서 “하반기에는 시민가계부 형태의 자치단체 예산사용 내역을 공개해 주민들에게 평가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매니페스토 공약이행 점검] 기초단체 공약이행률 88%… 광주권 1위·충남권 全분야 ‘낙제’

    [매니페스토 공약이행 점검] 기초단체 공약이행률 88%… 광주권 1위·충남권 全분야 ‘낙제’

    2010년 7월 취임한 민선 5기 기초자치단체장들은 지난해 말까지 평균 24.75%의 공약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전체 228개 기초단체를 대상으로 공약 이행 정도를 평가한 결과 당초 세웠던 이행목표를 달성한 공약은 평균 88.07%였다. 공약이행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소통을 평가하는 점수는 평균 59.92점, 홈페이지를 통한 정보공개는 62.36점을 받았다. 이번 평가에서 무투표 당선지역 8곳과 지난해 10월 재·보선 지역 11곳, 현재 공석인 6곳은 제외됐다. 매니페스토본부 평가단에서 5개 부문을 합산한 결과 27곳의 기초단체가 평균 80점 이상을 얻어 최고등급(SA등급)을 받았고 35곳은 두 번째인 A등급을 받았다. 서울 중구, 성동구, 광진구, 동대문구, 도봉구, 서대문구, 구로구, 관악구, 서초구 등 9곳을 비롯해 경기 안양시, 의왕시, 하남시, 안성시, 포천시 등이 A등급에 속했다. 전체 223곳 가운데 상위권에 속한 지역이 27.8%에 불과한 셈이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단체장들이 스스로 연도별 목표를 설정했던 것을 제대로 달성한 지역은 21.1%뿐이었다. SA등급으로 평가된 곳이 17곳이었고 A등급에는 서울 중구, 강북구, 영등포구, 관악구, 강남구, 경기 평택시, 포천시 등 30개 기초단체가 포함됐다. 공약을 비교적 잘 완료한 것으로 평가되는 상위그룹은 12.1%로 더 적었다. SA등급 23곳과 A등급 25곳 등 48곳뿐이다. A등급에는 서울 중랑구와 동작구, 강동구 등이 들어갔다. 다만 아직 임기 2년차가 되지 않아 가시적인 결과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점도 평가에 고려됐다.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공약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점수는 50점대를 겨우 넘었다. SA등급 27곳과 A등급 22곳 등 22%인 49곳만이 상위권이었다. 각 기초단체들의 점수를 바탕으로 광역단체별 평균을 낸 결과 광주, 대구, 대전 지역의 기초자치단체장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광주지역은 평균 81.42점으로 제주를 제외한 15개 광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어 대구(77.17점)와 대전(75.74점), 부산(74.06점) 등이 높은 공약이행률을 보였다. 서울은 평균 71.97점을 받아 다섯 번째 순위에 올랐다. 반면 충남지역이 32.91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고 경북(34.86점)과 강원(46.95점) 등도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충남지역은 목표달성 분야, 공약완료분야 등 5가지 평가항목에서 모두 최하위권에 속했다. 지역별로 공약이행목표 달성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대전(94.94%)과 광주(94.08%), 울산(92.68%) 순이었다. 반면 충남(73.62%), 전남(82.22%), 경기(85.40%) 순으로 목표달성도가 낮았다. 공약완료율 역시 대전(43.27%)과 경기(33.40%), 광주(31.90%) 순으로 높았으나 충남(12.57%), 전북(13.51%), 전남(15.50%)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광재 매니페스토본부 사무총장은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선거의 해에 지방자치를 더욱 튼실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수행한 평가”라면서 “지방자치가 진실함과 성실성, 소통을 통해 지역사회의 신뢰를 형성할 수 있도록 꾸준히 단체장들의 약속이행 결과를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대구 공천설’ 돌던 김종훈… 비례후보였던 강석훈… 공천 막차 타고 ‘기사회생’

    ‘대구 공천설’ 돌던 김종훈… 비례후보였던 강석훈… 공천 막차 타고 ‘기사회생’

    18일 발표된 새누리당의 9차 명단은 상당수 ‘구사일생’이었다. 공천 가시권에서 사라졌거나 거론조차 안 되다가 후보 낙마, 인물난 등과 맞물려 막판에 공천권을 따냈다. 특히 강남권이 그랬다. 강남을의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공천 초반전만 해도 유력해 보였다. 김종인 위원 등 비상대책위의 반대가 심해지면서 이영조 바른사회시민회의 대표에게 넘어간 뒤로는 자맥질을 거듭해야 했다. 대구 공천설에, 서울 강북 이식론 등이 거론되다가 사그라지고는 잊히는 듯했다. 그러다 이 대표가 역사관 편향 논란으로 낙마한 뒤 공천위가 3일간 머리를 맞댄 끝에 결국 기사 회생했다. 서초을에 공천받은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초 비례대표 후보였지만 마땅한 후보자가 없어 지역구로 옮겨졌다. 앞서 유력 후보로 부상했던 막노동꾼 출신 장승수 변호사가 마지막 검증 단계에서 탈락한 덕분(?)이다. 서초갑의 김회선 전 국가정보원 제2차장, 강남갑의 심윤조 전 외교부 차관보 역시 인물난 속에 전격적으로 강남 입성에 성공했다. 비례대표 김을동 의원은 몸은 초지일관 서울 송파병에서 뛰었지만 이름은 경기 광주를 비롯해 수도권 일대를 돌고 돌았다. 여러 이름이 송파병에 거론됐지만 뚝심 있게 버틴 덕분에 공천권을 따냈다. 역시 미래희망연대 출신인 송영선 의원은 본의 아니게 지역구를 2번 옮겨야 했다. 대구 달서을을 지망했으나 ‘비례의원 텃밭 공천 금지’ 규정 때문에 경기 파주갑으로 옮겨졌고 여기서 정성근 전 SBS 앵커에게 밀렸다. 이후 여성 몫으로 남양주갑에 턱걸이했다. 경북 경주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정수성 의원은 ‘이번에도’ 행운의 주인공이다. 재·보선으로 뒤늦게 입성했다가 재공천에 탈락하는 듯했으나 손동진 전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이 금품 제공 의혹으로 공천을 자진 반납하는 바람에 구제됐다. 대구의 류성걸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은 한때 중·남구 공천설이 돌다가 동갑에서 살아났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뭉치는 野… 갈라지는 與

    여야가 극심한 공천 파동을 앓고 있는 가운데서도 ‘희비곡선’을 그리는 양상이다. 야권은 ‘총선연대’로 회생의 통로를 찾아가는 분위기다. 내홍을 덮고, 외부로 관심사를 돌려가는 중이다. 반면 여당은 균열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탈당이 늘어가면서 세력화의 여지까지 감지된다. 지난 1월 16일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협상이 제안된 후 두 달여가 흐른 8일 양당 ‘야권연대’가 그 모습을 구체화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단일 후보를 내놓는 선거연합이 19대 총선의 파괴력 있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시너지 효과는 물론, 두 정당이 각각 겪고 있는 어려움을 돌파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연일 터져 나오는 공천 후폭풍으로 당 지지율 하락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주당과 한명숙 대표는 국면 전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비례대표 선정과정에서 공동대표 간의 내부 소모전을 겪었던 진보당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야권연대는 4·11 총선 지형을 재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야권 지지층을 결집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한명숙 후보와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가 마지막까지 시도하다 끝내 단일화에 실패했던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쓴맛을 봤지만 야권연대로 후보단일화를 이룬 인천시장 선거와 서울 지역 일부 구청장 선거에서는 승리하며 위력을 발휘한 바 있다. 지난해 10·26 재·보선에서도 민주당과 진보신당의 선거연합을 통해 박원순 단일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단일후보를 내지 못한 서울 동대문을 광역의원 선거나 인제군수는 야권 후보들이 낙선했다. 총선의 경우 각 당의 전통적인 강세지역을 뺀 선거구에서는 500~2000표의 차이로 승패가 갈린 지역이 대부분이다. 야권으로서는 새누리당과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경합 지역에서의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서울 지역 48개 선거구 중 같은 정당이 3번 연속 꿰찬 지역은 14곳에 불과하다. 즉 서울 대부분 지역이 유권자 표심이 선거 때마다 바뀌는 ‘스윙 보터’ 지역으로 분류된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후보 단일화가 유력한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경우 야권연대가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해구 성공회대 정치학과 교수는 “야권연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큰 만큼 표심 결집에는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며 “통상 통합진보당이 지역구에서 5%의 득표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야권연대로 표가 합쳐질 경우 박빙·경합 지역에서 상승효과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단일화 파괴력을 반드시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야권연대가 정권심판론 이상의 선거전략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상당한 수준의 정치력을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권연대가 총선에서 먹히는 상품이 되려면 그 모양새와 명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야권의 맏형으로서 리더십을 갖고 끌어가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국 단위의 야권연대가 아닌 일부 지역으로 국한될 경우 상징적 의미에 그칠 수도 있다.”며 “후보단일화가 이뤄지는 지역의 규모도 선거연합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환·이범수기자 ipsofacto@seoul.co.kr
  • “디도스 테러 강씨, 與에 온라인 카지노 양성화 로비 벌였다”

    지난해 10·26 재·보궐 선거 때 이뤄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사이버테러와 ‘온라인 카지노 양성화’ 사이에 정치적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선관위 홈페이지를 디도스로 공격해 구속된 IT업자 강모씨가 최구식 전 새누리당 의원의 비서 공모씨를 통해 여당 정치인들에게 온라인 카지노 양성화 법안 통과를 위해 로비를 벌였다는 주장이다. 박영선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될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개정안과 10·26 재·보선 당일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이 연루됐다는 내용의 자료를 입수했다.”며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자료를 제시했다. 민주당은 대형 선거들을 앞두고 사행성 불법 도박을 합법화해 주는 대가로 정치인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후원하려 했을 수 있다고 보고, 이날 법사위에 상정된 사행성 온라인 도박사업 허가 내용이 담긴 개정안과 함께 디도스특검법 상정을 보류시켰다.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정밀 조사해 조만간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총선출마 선출직, 재·보선 비용 환수운동

    오는 4월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현직을 사퇴한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들에 대한 보궐선거비용 추징운동이 시작된다. 재·보궐선거비용환수운동본부 이홍우(59) 경기본부장은 22일 “다음 달 중순부터 총선 출마를 위해 현직을 사퇴하거나 선거법 위반 등으로 피선거권을 상실한 인사들을 상대로 재·보궐선거비용 환수 운동을 전국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총선 출마를 위해 현직을 사퇴한 예비후보들에 대한 낙천·낙선운동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월 11일 총선과 함께 치르는 재·보궐선거구는 기초단체장 5곳과 광역의원 36곳, 기초의원 14곳 등 55곳이다. 당선 무효나 퇴직 등으로 피선거권을 상실한 17명을 제외한 38명이 대부분 총선 출마를 위해 선출직을 중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안덕수 전 강화군수 등 기초단체장 5명 전원은 총선 출마를 위해 현직을 버렸다. 중앙선관위 김종만 주무관은 “이번 재·보궐선거에 소요되는 선거비용은 약 20억 5000만원(당선되거나 일정 비율 이상 득표할 경우 국가에서 보조하는 보전금액 제외)으로, 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덕분에 다른 때보다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강화군수 3억 1000만원, 순천시장 4억 6000만원, 강진군수 2억 3000만원, 무안군수 2억 8000만원, 문경시장 보궐선거에는 3억원이 소요된다. 운동본부 측은 “2010년 한 해만 재·보궐선거비로 350억원의 세금이 낭비됐다.”면서 “당선자가 당선무효나 피선거권 상실, 다른 선거를 위한 사퇴 등으로 재·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했을 경우 선거비용을 당사자에게서 환수하는 ‘원인자 부담제’를 즉각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 직접 재·보궐선거 비용 환수를 위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벌이기도 했지만 정치권에서 관련 제도를 마련하지 않아 모두 패소한 데 따른 요구이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는 현재 5개의 관련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의원발의로 제출돼 있으나 아직 본격적인 논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박의장 前비서 “디도스 공모 안해”

    지난해 10·26 재·보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등에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희태 국회의장실 전 비서 김모(31)씨 측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원범)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최구식 전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 출신인 공모(28·구속 기소)씨 측은 자신의 디도스 공격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김씨 측은 “공씨의 범행에 가담하거나 지시한 사실이 없고 도움을 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공격을 실행한 IT 업체 K사 대표 강모(26)씨는 공격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면서도 “디도스 공격이 홈페이지 마비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닐 수 있다.”면서 전문가의 확인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폈다. 나머지 K사 직원 3명과 감사 차모씨는 혐의를 부인하거나 경미하게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박희태 의장 사퇴] 부인·변명 일관… 36일만에 “모두 내 책임”

    [박희태 의장 사퇴] 부인·변명 일관… 36일만에 “모두 내 책임”

    박희태 국회의장이 9일 전격 사퇴한 데는 ‘돈 봉투 돌리기’보다 ‘거짓말 돌리기’가 더 크게 작용했다. 한 달 넘게 해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스스로 기회를 외면했다. 박 의장의 거짓말은 그의 24년 정치 인생을 불명예로 막을 내리게 하는 단초가 됐다. 사건의 발단은 고승덕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의원의 입에서 비롯됐다. 고 의원은 지난달 4일 “18대 국회 들어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후보 중 한 명으로부터 300만원이 든 봉투를 받았으나 곧바로 돌려줬다.”고 폭로했다. 2008년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에 오른 박 의장에게도 의혹의 눈길이 쏠렸다. 그러나 박 의장은 고 의원의 폭로가 있은 직후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뗐다. 박 의장은 또 고 의원이 돈 봉투에 당 대표 후보의 명함이 들어 있었다고 언급한 사실에 대해 “나는 그때 평당원이었기 때문에 명함도 들고 다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금방 거짓으로 탄로났다. 고 의원은 지난달 8일 검찰에서 “봉투 안에 ‘박희태’라고 적힌 명함이 들어 있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박 의장은 연루 의혹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했다. 해외순방을 위해 지난달 8일 출국한 박 의장은 해외 현지에서도 “혹시 보좌관 등 누가 했나 싶어 알아봤는데 아무도 돈을 준 사람도 없고, 돌려받은 사람도 없다더라.”, “(당시) 국회의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비서관이 없었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이어 열흘간의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달 18일에도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재차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 “4월 총선에서 불출마하겠다.”고만 선언했다. 2008년 전당대회 때 박 의장의 선거상황실장을 지낸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도 “고 의원과 일면식도 없다.”, “돈 문제는 일절 모른다.”며 발을 뺐다. 그러나 박 의장의 전 비서인 고명진씨가 당시 돈 봉투 사건의 구체적인 정황에 대해 검찰에 진술하면서 박 의장과 김 정무수석 등의 ‘조직적 은폐’의 일단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박 의장은 임기를 불과 3개월여 앞두고 ‘중도 하차’의 길로 내몰리고 말았다. 1993년 4월 재산 파동에 휩싸인 박준규 국회의장이 의장직을 사퇴한 이후 19년 만에 이뤄진 입법부 수장의 불명예 퇴진이다. 앞서 박 의장은 2008년 18대 국회 들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사장 출신으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민정당 소속 지역구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박 의장은 17대까지 경남 남해·하동에서 내리 5선을 했다. 민정당 때부터 한나라당에 이르기까지 원내총무와 부총재,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을 두루 섭렵했다.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후보 측의 ‘6인 회의’ 멤버로 정권의 핵심으로 부상했고 18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2008년 당 대표에 오른 데 이어 2009년 10·28 경남 양산 재·보선에서 당선되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2010년 18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직에 오르며 정치 인생의 정점에 섰으나 결국 돈 봉투 사건으로 인해 명예퇴진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박 의장 사퇴에 이어 김 정무수석도 검찰 소환을 앞두고 거취를 결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김 정무수석은 이날 외부와의 연락을 끊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동 순방 중인 이 대통령에게 박 의장 사퇴 사실이 즉각 보고됐다.”고 전하고 김 정무수석의 거취에 대해서는 “아직 사퇴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민주 ‘부러진 화살’로 現정권·사법부 정조준…표심 이어질까

    민주 ‘부러진 화살’로 現정권·사법부 정조준…표심 이어질까

    “이 영화 꼭 보러 가세요.” 4월 총선을 두 달여 남겨두고 맞은 설 연휴 극장가에는 선거를 주제로 한 영화들이 상한가를 쳤다. 특히 정권교체를 벼르는 야권은 2007년 자신의 판결에 불만을 품은 한 교수가 판사에게 석궁으로 쏘았던 일명 ‘석궁 테러 사건’을 사법개혁 시각에서 다룬 영화 ‘부러진 화살(정지영 감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분위기다. 영화가 시대 정신을 일깨우는 ‘모티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현 정권과 사법부에 대한 비판적 여론몰이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영화가 선거 결과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 아직 입증되지 않은 그 함수관계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5년 전 재임용 소송에서 진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재판장인 부장판사를 찾아가 석궁 테러를 가한 사건을 소재로 공권력과 사법권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한 영화 ‘부러진 화살’을 트위터 등을 통해 의도적으로 띄우고 있다. 영화 속에는 교도관이 읽는 신문에 ‘BBK 문제 있다면 대통령직 내놓겠다’는 제목의 기사와 찌푸린 표정의 이명박 대통령 사진이 보이기도 한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23일 트위터에 ‘부러진 화살’이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는 뉴스를 전하며 “이 영화 대박 나면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한 문성근에게 도움이 될까요, 반대일까요? 아주 미운 악역이거든요.”라고 띄웠다. 정동영 전 최고위원은 “사법부는 관객들이 느끼는 의혹과 분노에 대해 설명할 책임이 있다! 꼭 보세요.”라고 올렸다. 신경민 대변인도 24일 기자들과 만나 “부러진 화살, 꼭 봐라. 그런 판사들이 있다. 사실적이다.”라고 가세했다. 이는 연일 측근비리 사건이 터져 나오는 이명박 정권에 대립각을 세우는 동시에 향후 사법부의 판결과 검찰 개혁 등에 총체적인 압박을 가하는 전략으로 받아들여진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 유죄 판결을 받은 임종석 전 의원을 사무총장에 앉히고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 패널인 정봉주 전 의원이 BBK 허위사실 유포죄로 구속된 것에 대해서도 ‘정치적 판결’로 여론을 형성해 가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영선 최고위원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정치수사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선거철에 나오는 영화는 야권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용감한 시민상을 수상한 인권 변호사가 서울시장 선거에 기호 2번을 달고 나오는 영화 ‘댄싱퀸’은 야권단일후보로 승리한 박원순 서울시장을 연상케 한다. 음모에 의한 ‘돈 봉투’가 전해지고 후보자가 계란 투척에 맞는 장면도 현실과 연상작용을 일으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영화는 사회의 방향을 제시하고 유권자들은 영화를 통해서도 선거 정보를 수집한다.”면서 “기득권 저항, 특권·차별 없는 사회 등의 주제가 선거공약으로 이어질 때 보이지 않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여당보다는 야당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 정부 들어서는 ‘쉬리’(1998년) 등 남북평화를 강조한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고, 2007년 대선 전해에는 반미 소재 영화 ‘괴물’(2006년)이 대박을 터뜨린 것도 선거 시점과 무관치 않다. 같은 연장선상에서 2010년 여성 대통령의 탄생을 그린 드라마 ‘대물’은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난 연말 나온 자전거 타는 친서민 장관을 다룬 영화 ‘결정적 한방’은 재·보선 때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선거운동을 벌였던 전 특임장관 이재오 의원을 작품화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비등했다. 영화를 보러가는 관객층이 젊은 층이라는 점은 여야 모두에게 중요한 포인트다. 임현진 서울대 교수는 “정치가 현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니 ‘도가니’ ‘부러진 화살’ 같은 영화를 보고 공감을 얻는 것”이라면서 “영화는 선거 분위기를 띄우면서도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측면에서 여야 모두에 중요한 선거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윤진식의원 저축銀서 불법자금 수수 의혹

    검찰이 제일저축은행 측으로부터 한나라당 윤진식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조사에 나섰다. 윤 의원은 당내에서 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인사다. 25일 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등에 따르면 1000억원대 저축은행 대출비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유동천(72)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2010년 7·28 재·보선에 출마했던 윤 의원에게 2000만~3000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유 회장이 구체적인 청탁을 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조만간 윤 의원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혐의가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 상대 출신으로, 2009~2010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과 정책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대표적인 친이계 인사로 꼽힌다. 검찰은 유 회장이 여권 등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광범위하게 구명 로비를 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유 회장은 오래 전 재무부에 근무할 때 업무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후로 오랫동안 만난 사실이 없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의도를 가진 고의적인 흠집 내기라면 묵과하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열린세상] 선관위 디도스 공격의 진정한 교훈/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열린세상] 선관위 디도스 공격의 진정한 교훈/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2011년의 인터넷 이슈 1위로 한나라당 의원 비서에 의한 10·26 재·보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사건이 꼽혔다. 그것은 민주주의에 비수를 겨눈 사건으로 인식되면서 한나라당 개혁 필요성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선거를 통해 존립의 근거를 확보해야 하는 정당이 존립 근거 자체를 부정하는 뒷골목 부랑아처럼 행동했다는 것이다. 디도스 공격으로 젊은 층의 오전 투표를 방해했을 수 있다는 추상적인 피해 이외에 선거관리업무가 어떻게, 어느 정도 방해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선관위가 그러한 공격에 대비하여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었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8일과 9일에도 선관위는 또다시 디도스 공격을 받아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번 공격은 규모가 크지 않았다고 하지만 오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둔 상황인 만큼, 그 심각성은 여전히 작지 않아 보인다. 국가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의 진정한 교훈은 무엇일까? 선관위는 3월 말까지 업무망과 인터넷망의 분리, 디도스 사이버 대피소 구축, 보안제품 보강, 대응 매뉴얼 마련과 모의훈련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약 50억원의 정보보호체계 강화 예산을 확보해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전부일까? 오늘날 컴퓨터의 활용 없이 국정을 운용할 수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2001년 9·11 테러 공격 이후 미국이 전개한 테러와의 전쟁에 대해, 알카에다 테러조직 등은 ‘사이버 지하드’를 조직하여 미국에 사이버 테러 공격을 선포했다. 미국은 즉각 실제의 선전포고로 간주해 군사적으로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이버 공격의 실전성을 확연히 알게 해 준다. 현재 인터넷을 통해서 창출된 사이버 공간에서의 테러는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에서 전개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유형만 해도 웹 반달리즘, 사이버 선전, 비인가 접근 데이터 수집, 서비스 거부 공격, 시스템 파괴 등 다양하다. 이에 미국은 2005년에 21세기 최첨단 사이버 특수부대로 ‘네트워크 전쟁을 위한 기능적 합동사령부’라는 실전형 사이버 전투사령부를 창설했다. 구체적인 임무는 비밀로 분류돼 있어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대(對)미국 제반 사이버 공격에 대한 총책임자로서 특별기술공작이라고 알려진 사이버 전쟁능력은 첫째, 어떤 적대세력 컴퓨터 네트워크도 원하면 파괴하고 둘째, 데이터 절취와 조작을 위해 어느 순간 어느 컴퓨터에도 침투할 수 있으며 셋째, 보안이 확보된 상대방의 어떠한 지휘체계도 불능화시킬 수 있다는 세 가지가 궁극적인 목표이다. 결국 사이버 공간에서 테러와의 전쟁은 개별적인 어느 국가기관 혼자만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문제임을 인식한 범국가적인 대응인 것이다. 여기에 국가정보기구의 사이버 정보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제기된다. 사이버상에서의 국가기관에 대한 공격은 당연히 예상되고 대비해야 할 상식적인 문제이다. 사이버 공격은 현실세계에서의 살인·강간·강도보다 더 쉽게, 죄책감 없이 자행될 수 있는 범죄이다. 살인·강간·강도 등의 기존범죄는 아무리 흉악무도한 경우에도 중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사이버 공격은 범죄 실행도 매우 간단하여 한번 엔터키를 누르면 범죄 실행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범행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다. 이번 사건은 정치인과 국가정책담당자, 정보공동체 모두의 책임이었다. 정치 싸움에 바빴던 정치인들은 사이버 공간의 위험성에 대해 공부할 시간이 없었고, 따라서 입법적 지원은 생각도 못했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이 북한이나 외부 테러집단에 의해 자행되었다고 가상해 보자. 어쩌면 차라리 우리 내부에서 이루어져 좋은 경험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번 사건을 정치적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선전도구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 사이버 안보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대한민국의 대응체계를 업그레이드시켜야 할 교훈을 얻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러시아로부터 모든 국가기관이 총체적인 사이버 공격을 당해, 사이버주권을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의탁할 수밖에 없었던 2007년 에스토니아의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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