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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이광재 강원지사가 27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지사직을 잃었다. 2년만에 막을 내린 박연차 게이트의 종착역에서 끝내 내리지 못한 채 “선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도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인터뷰는 선고 전날 진행됐다. 이 지사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여곡절 많았던 취임 이후의 소회와 정치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2012년 대선 등 정치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 대담 형식으로 서울 서교동 강원도민회관 4층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강원지사 강원지사가 중앙 정치권에서 크게 주목받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  -강원도는 대륙 국가로 가는 전진기지다. 올해 23개국을 다룬 ‘세계 흥망사’라는 책을 내려고 한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결국 한반도 평화체제와 남북을 관통하는 철도 문제, 중국·러시아의 자원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때 신성장 동력이 나온다. 서울 중심의 서쪽으로 기울어진 배가 동쪽으로 균형을 잡는 극동아시아 시대가 온다. 지금은 강원도의 역사가 부상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국가 및 강원도의 발전 전략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흔한 말로 ‘호남은 푸대접, 강원도는 무대접’이라고 한다. 현 정권의 내각과 청와대 수석에 강원도 출신 없다. 도민들이 지역 차별을 느끼나.  -있는 것 같다. 참여정부만 해도 강원도 출신 장·차관들이 많았는데 현 정권에는 아무도 없어 안타까움이 많은 것 같다. 1년에 9000만여명이 강원도에 온다. 우리가 더 잘하면 그 분들이 강원도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상고심 27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잘 될거라 본다. 기본적으로 불교 경전에 나오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증거가 없고 , 궁박한 처지에 있는 한 사람 말에 따라 유·무죄 결정이 났는데 이미 그중에서도 절반 정도가 무죄가 난 상황이다. 여당 의원들은 무죄가 났고, 나는 절반의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났다. 더 결정적으로는 재판정에 박연차 씨가 나와 진술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재판장이 불러주지 않은 것도 문제다. 더군다나 한 차례가 아니고, 대여섯 차례에 걸쳐 돈을 10억원 넘게 거절한 건 내가 유일한 사람이다. 잘 될 거라 본다.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수용할 건가.  -백척간두 위에서 항상 진일보하는 인생을 살아왔고 잘 될 거라 본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털고 지사직에 전념할 건가, 아니면 ‘정치적 탄압’이라는 부분을 짚고 넘어갈 건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불리한 상황이 극복되기를 희망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가는 건데 내가 선한 생각만 갖고 살아도 세상을 구제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졌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정치인 이광재까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릴 거라 본다.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항상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날 보고 근거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유죄 파기환송될 경우) 시한부 임기인데 도정의 안정성을 해치는 건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기본적으로 무죄를 확신한다. 취임 이후 직무가 정지되는 어려운 와중에서도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속도로 도정이 안정됐고 변화됐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도정 업무는 훨씬 더 강화되고 추진 속도가 붙을 거라고 본다. 언론에서 박시환 대법관과 이 지사의 관계를 부각시키는데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나.  -모르겠다.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박시환 대법관과 만난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열심히 지역을 돌고 있다는데 어떤가. 엄 사장이 당선가능성 있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구제역 판결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영향을 주게 되나. 아니면 동계올림픽 유치가 판결에 영향을 줄까.  -그건 모르겠다. 오는 7월 6일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돼야 한다. 연평도 사건도 그렇고 서민들의 생계도 어려워 국민들이 힘 빠져 있다. IMF 구제금융 당시 박세리 선수가 우승해 희망을 줬는데 이번에 평창이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 강원도는 이미 두 번이나 울었다. 이번에는 강원도 ‘감자바우’들이 하는 일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써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 꼭 될 거라고 본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유치활동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줬나.  -IOC위원회에서 워낙 평이 좋으시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IOC내 존경받는 분이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구제역 발생으로 고심이 많은데 강원도 민심은 어떤가.  -구제역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건 이제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할 단계에 왔다는 거다. 첫째, 앞으로 질병이 위기관리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구제역 연구소조차 없다. 미국은 케네디대통령이 1961년에 만들었는데 우리는 백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영국에 연락해서 공급받고 백신 자체도 모자란다. 구제역 연구소를 국가 차원에서 만들 필요가 있고 전반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 셋째, 가축을 키울 때 근본적인 전환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보니 동물을 일정 기간 이상 가둬서 키우지 않았다. 초지에서 방목하고, 불가피하게 가둬놓고 키우면 철저히 관리한다.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구제역을 막는 것과 시장을 활성화 시켜 농민에게 도움을 주는 건 다른 문제다. 강원도는 빨리 출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다들 재래시장에 못 나와 물건을 못 파니까 어렵다. 어차피 제수 상품을 사야 하니까 도청 공무원 월급의 일정액을 떼서 대대적인 상품권 구매운동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직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새끼가 젖을 물면 1분 이내에 쓰러지는데 오랫동안 버티다 쓰러지는 소를 보며 또 한번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할 때가 왔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 사건이었다. ●참여정부와 고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절반의 성공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 대한 대응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시키면서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 문제도 박수 받고 해결했다.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됐다. 모든 것은 자기 지지자들과 했던 싸움이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지 않고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진보라고 진보의 정책을 다 쓸 수 없고, 보수라고 보수의 정책을 다 쓸 수 없다. 대통령은 중간을 가게 돼 있다. 내가 청와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폐장 문제 다음 정권에 넘기자, 약체 정권인데 지지자들과 싸워서 별로 얻을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이 ‘그럴 바에 왜 대통령을 하나. 내가 있을 때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돌파해야 나라가 진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것, 이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본다. 절반의 실패는 무엇인가.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또 너무 상처가 났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이번 국회로 오게 됐다. 노 대통령은 정치가보다 사상가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자신의 힘에 비해 너무 거대한 어젠다를 세웠다.하지만 행복도시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화두의 일부를 내보였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반반이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아, 그런 사람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다른 사람이다. 노 대통령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적통이라기 보다 제 3의 무엇이 있지 않을까. 결국 진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참여정부가 만들었던 청와대와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잘했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참여정부가 했던 시스템을 현 정부가 다 반대하다가 다시 돌아갔다. 홍보수석 폐지했다가 다시 만들고, 인사수석·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존재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 존재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다. 노 대통령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공직자와 수많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그렇기에 그런 시스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 체제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런 문제 볼 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나도 전임 도지사를 절대 비판하지 않고 다 안고 있다. 차차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하고 일은 혁신적으로 한다. 책을 쓰면서 23개국을 연구해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은 제조업이 강하고 기술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과 정보통신부가 없어지는 걸 보며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 결국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나라는 무한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앨빈 토플러가 ‘미국 대통령 되면 미국을 얼마나 변화시킬까. 5%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걸 못 바꾼다. 오히려 기존 것을 인정하고 내가 아주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다.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요즘 주말이면 봉하마을에 1만명이 온다고 한다. 놀랍다.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 서민 대통령.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 때 노 대통령은 어쨌든 법 테두리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법을 배워야 한다, 리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침 7시에 불러 헌법 공부를 시켰다. 집이 인천이라 국회 근처에 방을 잡고 밤새며 일을 했다. 청문회에서 대단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노 대통령의 연설이나 글은 굉장히 쉽다. 어디서 이렇게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언어를 배웠냐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변호사들이 판·검사를 접대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걸 하지 말자고 했다. 그 뒤 사건이 안 들어와서 직접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인생이 말야, 남녀가 모든 걸 버리며 사랑하다가도 막상 헤어지고 나면 1만원짜리 하나 갖고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 듣고 확 와닿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 대정부 질의 원고가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이 사람은 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면 대통령을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갖고 있다가 1992년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면서 호남 사람들 이 의원회관실로 울며 전화하더니 애를 더 낳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영남 사람이지만 이렇게 나라가 분열되면 안 된다’고 했다.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걸 말씀드렸고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가자고 하니 나가도 되겠냐고 되물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을 치르면서 최고위원 선거 준비했고 대선 나간다고 계획 세웠다. 1993년 12월 결혼하고 신혼여행 가서 완전히 생각을 굳혔다. 갔다 와서 안희정 씨를 만나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처지라 현역 국회의원 대상으로 계보 만들기가 어려우니 지방자치 실무연구소를 만들고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했다.  노 대통령에게 가장 감동을 받은 건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인이고 권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노 대통령은 계속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아마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런 농담이 있다.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는. 양면성이 있다. 분노는 사랑에서 나온다.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에 노동자와 서민을 변호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노동자와 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냐고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랬더니 노 대통령이 ‘나도 대한민국 사법고시에서 50명 뽑을 때 된 사람이다. 판사도 됐고 기득권 세력이다. 그러나 국회라는 게 뭐냐, 나같은 사람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줘야 균형을 잡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뭐 쉬운 길을 가냐. 나는 뭐 좋냐. 내가 무슨 바보냐’고 했다. 항상 유대인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 공산주의자 나치가 공산주의자 선언할 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기에 가만 있었다, 그러나 나치가 나를 체포하러 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는 말을 강연에서 많이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세분석 하지 말라고 했다. 참모들은 참아야 기회가 온다고 조언하는데 ‘내가 왜 도구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하냐’고 따졌다. 이러면 참모들은 힘들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5대 총선 종로에서 떨어지고 정말 막막했다. 두 번 떨어지고 나서 내가 노 대통령에게 종로로 가자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이명박·이종찬 후보에게 다 지는 걸로 나왔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게 전부는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 정치 1번지에서 의미있는 전사를 해도 정치인은 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다. 천신만고 끝에 현역이 됐다. 그 뒤에 부산에 가겠다는 거다. 왜 거기로 가느냐고 했다. 그랬더니 ‘사람은 무엇이 되는 걸 생각하는데 도구가 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나는 사람을 사랑한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 분이 계속 어려우니까 떠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좋을 때 떠나지, 어려울 때 못 떠난다. 계속 같이 있다 보니 내가 세속적인 출세를 한 거다. 내가 큰 역량이 있어서가 아니다. 인터뷰하러 오면서 택시 기사가 하는 말이 ‘노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사람들이 다 돌아서더라.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 ‘경계인’이라고 했다. 변호사로서 대한민국 기득권에 진입했지만 인권변호사가 됐고, 경상도 사람으로 민주당에 소속돼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이런 얘기할 때 가슴 아팠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제일 중요한 게 의리라고 생각한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서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게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좀 정치가 담백했으면 좋겠다. ●386과 486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정권에 참여했다. 국가를 장악할 준비가 돼 있었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봐야 전체 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비서관 둘 빼면 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이 사람들이 주력 부대였다. 수석이 대체로 50대 중반, 노 대통령과 같거나 조금 많거나 적었다.  또 김종필 총재가 30대에 공화당 의장하지 않았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세 번 오는데 공황기, 동서 냉전기, 신자유주의 물결이 들어서기 직전이다. 한번은 루즈벨트, 한번은 케네디, 한번은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의 대통령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준비가 돼 있느냐,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정리하자면 너무 과하게 폄하하려 하는 의도 속에서 본질에 맞지 않는 비난이 있었고, 나이만으로 모든 걸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 당시 나쁜 배합 아니었다. 386 정치인들은 현재 공통된 지향점이 있나.  -세대 에너지가 있다고 본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것은 그 당시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 전쟁을 치렀다. 석회석과 다이아몬드는 성분이 똑같다. 그런데 어떤 압축과 고열과정 겪느냐에 따라 석회석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6·25 전쟁과 8·15 해방을 겪으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그 에너지가 있었기에 40대 기수론이 가능했고 살아가는 힘이 있었기에 전쟁의 잿더미에서 살아보자는 열망이 가능했다. 박정희라는 지도자도 있었지만 그 때문에 경제 발전도 가능했다.  데모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 80년대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데모를 하든 안 하든 척박한 현실에 몸으로 앞서 나간 사람,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수백만이다. 학생운동 한 사람은 극히 소수다. 386으로 폄하될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해 나가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중에 학생 운동 한 사람들은 소수였다. 당시 70만명씩 대학갈 때다. 80년대 학번부터 87년까지 보면 490만명의 대졸자를 갖고 있다. 취직을 많이 못해서 문화운동을 이끈 사람들도 이 주류들이다. 강한 386에너지가 있다. 운동만 한 386이 아니고, 80년대라는 군사독재 시절을 살아간 강력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이제 486이라고 하는데 용어는 어떤가. 386 상징성 때문에 쓰는 게 낫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본다. 세대 에너지를 좀더 얘기하자면 68년도에 유럽의 학생운동을 이끈 6·8세대들이 다 유럽의 대통령이 됐다. 그만큼 세대 에너지가 강하다고 본다. 존중될 필요가 있다. 다만 나처럼 못난 사람이 정치하게 되면서 정치권에 대해 조금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부채 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386 세대는 충분히 의미있는 세대다. 40대가 우리 경제의 주류 아닌가. 회사의 과장, 부장으로 일하면서 사회와 경제를 끌고 가는 강력한 세대다. 내가 그 세대가 갖고 있는 에너지 만큼 못한 게 미안하다. 올해 70세 넘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영화제위원장을 강원도 문화예술제전 이사장으로 모셨다. 김 위원장은 1년 반을 해외에 있었다. 20대 청년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세대간 벽을 두기보다 신구 조화를 강력히 꾀해야 할 때다. 중국이란 나라의 역동적 힘은 젊은 사람을 키워주고 권력자들은 전 정권 권력자들과 협력하고 타협하는 데서 나온다. 난 이것이 오늘날 중국의 강력한 동력이라 본다. ●친노세력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60%은 노 대통령에게,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하다. 내가 노 대통령과 가장 오래 있었고, 노 대통령의 가족과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참여정부에 빚을 많이 지고 있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사람이 사는데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겠다고 생각했고 또 그건 변함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 안희정 지사, 김두관 지사, 유시민 전 장관, 문재인 비서실장 중에서노 대통령은 누구를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키지(웃음) 문 실장은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한참을 생각하다)잘 모르겠지만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변호사가 잘 경선했으면 좋겠다.(웃음)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 경선했으면 좋겠다. 김두관 지사 말을 들어보면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 없나.  -그렇지는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특별한 애정 가졌던 분이다. 지금 민주당은 아니니까. 지사 제외하고 나머지 분 중 정치적인 지도자로서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낫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에서 시작되는 거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본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5명 가운데 누가 대표 주자로 출마하면 좋을까. 문재인 실장인가.  -손 대표, 문 실장, 정동영 최고위원도 하겠지. 안희정 지사와는 경쟁 관계인가.  -둘다 의미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자리, 교육, 복지 세 가지 영역에 지사직을 걸었다.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정치가는 희망을 파는 상인인데 국민들은 너무 위대하고 똑똑하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그래야 정치를 얘기할 수 있다. 난 분명히 그렇게 할 거다. ●정치 현안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이 지사의 생각은.  -도 지사가 그런 얘기도 해야 하나(웃음). 개헌은 해야 하지만 노 대통령이 개헌하자고 했을 때 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노 대통령이 하자고 했던 시기에 했으면 전체 대통령의 임기나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을텐데 시점을 놓쳐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다. 국회의원 임기도 얼마 안 남았다. 어떤 개헌 방향이 필요한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런데도 여당에서 개헌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 같나.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전 보면서 거대한 힘이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진짜 대한민국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명운을 가르는 해다. 북한은 권력 교체기고 우리는 대통령 선거다. 중국 지도자가 바뀐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있다. 아시아 전반에도 남북 문제를 둘러싼 큰 틀의 변화가 오는 시기다. 남북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대한민국 명운을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장길도 계획이라는게, 나진선봉으로 바다로 나오는 것이다. 내년 10월되면 푸틴 대통령이 만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다. 얼마 전에는 몽골의 석탄을 한·중·러가 철도를 놔주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몽골 자원이 동해안으로 나오게 된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캄차카 반도 위로 북극 항로가 100~120일 열린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 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한국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천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 투구하고 여야를 떠나 내년 10월 APEC 의제는 단연코 남북의 정세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관리할 거냐, 북한을 경유하는 철도는 어떻게 될 거냐, 몽골·북한의 엄청난 광물 자원 어떻게 가져갈 거냐, 북한 물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거냐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극동아시아의 변화에 여야를 떠나 모든 정파가 외교에 진력해야 한다. 130년 전 구한말 상황이 온 것이다. 강원도가 여기에 한 축이 있다. 지사직을 걸었다.  무상복지 논란을 얘기를 많이 하는데 복지 하면 무상이다. 그런데 성장 없는 복지가 어디 있고, 복지를 생각하지 않는 성장이 어디 있나. 지금처럼 주택 문제,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0년 저출산 고령화 상황에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 동안 성장동력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서민들을 어떻게 할 건가를 놓고 머리 맞댈 일이지 지금 개헌으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50%를 웃돈다. 100점 만점에 몇점 정도 주겠나.  -글쎄. 난 통일보단 평화를 원한다.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서민경제 부분에 집중해줬으면 한다. 지금 서민들이 살기 너무 어렵다. 고용없는 성장과 거대한 눈부신 지표는 존재하는데 서민 삶은 거기에 없다. 임기 마지막에 두 가지를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어차피 대통령인데. 물론 국민 원성 사면 안 되지만 너무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를 역사와 승부하면서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게 중요하다.. 평화보다 통일 원하는 거 맞나.  -그럼, 당장의 통일보다는 평화가 중요하다.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지지율 조사하면 어느 정도.  -한 50% 나올 거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잘못하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이야기에 로마의 번성 요인에 관한 글이 있는데 하나는 포용이다. 로마가 일어났던 건 이민족에 대한 포용, 로마인이 아닌데도 시민권을 주고 외부 사람도 황제가 될 수 있게 했다. 두번째 통합이다. 국민통합이란 건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그래야 이 나라가 잘 되고 서민경제가 잘 된다. 내년 10월 APEC 정상회담을 반드시 국가의 전 역량을 모아야 한다. 틀의 변화는 임기 후반기에 있다. ●민주당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주당의 3대 무상 정책에 찬성하나.  -일자리, 교육 문제를 통해 건강한 중산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게 국가 전체적으로 복지다. 이를 어떻게 끌고 갈 거냐의 문제와 또 하나는 진짜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는가의 문제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강원도는 이렇게 정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투자, 들어오는 기업에 특혜를 확실히 주겠다는 게 내 주장이다. 상장 회사 3개를 유치했다. 일자리 만드는 부분을 해 나가는 거다. 교육 분야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와 중국어를, 강릉 영동지역은 영어와 러시아를 시범학교를 정해 집중할 생각이다. 연세대학교 초·중·고를 원주에 만든다든지 해서 교육 부분을 굉장히 강화하려 한다. 복지 예산은 늘었는데 많은 걸 못한다. 시범사업을 해보는 거다. 시범사업을 해서 내 가설이 맞으면 확대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2018년 돼야 연금시대 열린다. 2018년에 연금 받을 정도로 연세드신 분은 노후 준비가 안돼 있다. 경로당에 집중하자. 복지의 인프라라고 생각하면 경로당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소 한마리에 200만원, 키우면 한 달에 1만 5000원을 준다. 100마리를 키우면 150만원인데 이걸 경로당 짓는데 쓰자. 소가 새끼 낳으면 소 한마리 800만~1000만원 하는데 그 돈으로 경로당을 도와줄 수 있다. 3년 지나면 소를 팔고 송아지 한 마리가 생긴다. 증식의 모델을 만드는 거다. 농촌형 복지다. 이걸 시범사업으로 해서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부모가 있으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그러지 말고 효도통장을 만들어 부모님에게 일정액을 자식 월급에서 10만원 떼 주자.  노인들 쓰레기 줍는거 말고 유럽처럼 꽃을 가꾸게 하고, 도시형 같은 경우 할아버지들이 도시의 쓰레기, 명함 등을 수거해오면 계산해서 주고 경로당 운영비를 주고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논쟁할 때 서로 존중할 필요있다. 인간이 제도로 만들어낸 게 투표(정치)와 화폐(경제)다. 성장과 불평등은 쌍둥이 자식이다. 경제에서 성장은 미덕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걸 해소하려는 게 평등이고, 그게 정치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 닮으려고 한다. 이기적, 이타적 유전자가 큰 논란을 일으키는데 성장과 복지라는게 그런 측면이 있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철학적인 답변이다.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리더십에 만족하나.  -내가 그것까지 얘기할 건 아닌 것 같은데.(웃음) 가급적 일에 몰두하는 편이고 강원도 일에 성과를 내는 게 도리인 것 같다. 여의도와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정보도 없다. ●2012년 대선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도정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동북아의 평화 정세와 물류 문제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극동아시아가 천연가스 50%를 갖고 있다. 북한도 그렇다. 철길, 뱃길로 어떻게 연결해서 해나갈 건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신성장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 후보 선호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세론이 강한데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좋은 분이다. 지난 번 경선에서 졌을 때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할 때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국민 마음 속에 섰다. 앞으로 점점 더 비즈니스 대통령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국민들은 예측가능한 미래와 예측가능한 대통령을 원하고 세계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미래의 좋은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안 나설지 모르겠지만) 두 분의 멋진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없이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박 전 대표와 일 대 일로 붙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그걸 말할 수 있나. 하지만 이런 것 같다. 내가 지지도 마이너스 23%였다가 플러스 13%로 이겼다. 박연차 게이트로 찜찜한 게 있으면 국회의원 안 나갔다. 내가 감옥갔을 때 강원도민들이 사랑으로 모든 걸 거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은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갖고 있는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거기서 에너지가 나온다. 선거를 예단할 수 없다. 내가 이길 거라고 누가 봤겠나. 노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이 다음 대선에서 공통된 표심을 가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누가 됐든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사람은 이젠 예측가능한 미래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난 항상 오류가 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치판이 온통 좌파 우파니 하는데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 발전만 봐도 갈라놓고 싸우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1950년대 소위 소련 체제가 경제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뤘다. 미국이 과학자 양성을 위해 수월성 학교교육으로 완전히 바꿨다. 70년대 들어 유럽형 복지모델이 얼마나 강력한 성장모델 됐나. 제 3세계 아시아의 용들은 독재국가라는 비판받으면서도 얼마나 성장했나. 미국 경제도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융성했나.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어려움을 겪지 않나. 경제 발전만 봐도 이렇듯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경제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이것이 옳다고 하나. 역사가 말하지만 진보 보수 관점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 경제사 이론을 보더라도 국가의 시장 개입이 진보였는데 한때는 개입하지 않는 게 진보였다가 지금은 또 개입하려고 하지 않나. 위대한 사상가들은 모르겠지만 정치로 얘기하면 진보 보수, 좌파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개인적으로 아주 공감한다. 언론관은 노 대통령과 같나.  -극도로 언론 노출을 피해왔다. 내가 노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었는데 모시는 사람은 자기 일이 없는 거다. 노 대통령 모실 때 문고리 잡고 인의 장막을 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소개했지만 내 스스로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 청와대에서도 근무했는데 공무원과 사이는 어땠나.  -잘 지내는 편이다. 국정상황실장 할 때 부처 고시 성적 최고였던 분들과 일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유능하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일은 혁신적으로 하는데 사람을 너무 자주 바꾸는 건 옳지 않다.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아침 운동을 과장이랑 걷고, 국장이랑 밥을 먹고, 한 사람씩 알아가고 있다. 조직은 마음으로 일하는 거지 명령으로 일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들에게 나한테 충성하지 말고 강원도민에게 충성하라고 한다. 종교가 불교다. 정치에 영향을 미치나.  -잘 모르겠다.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다른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가 있다. 프란체스카 수도사가 한 말이 너무 와닿는다. 5세기 때 쓴 책인가. ‘수도원의 역사’란 책에서 넌 왜 풀이나 바위와 나무에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왜 인간만 영혼이 있다고 보냐. 나무에도 산에도 생명이 있다는 말이 있다. 칭기스칸 아들은 신이 10가지 손가락을 준 이유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다른 종교를 핍박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실세라 강원도 예산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동의하나.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국회 와서 처음한 게 내가 담당하는 산하기관을 전부 돈 것이다.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그래서 예산을 따는 거다. 물론 힘이 든다. 담당 사무관이 제일 중요하다. 수백대 일의 경쟁력을 뚫은 공직자를 설득해야 생명력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 있게 일관성 갖고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가 보수적인데 왜 이 지사를 유권자들이 선택했다고 보나.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과 또 하나는 청와대의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알고 그래서 도지사 시켜 강원도를 위해 일 시킨 다음에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을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내가 선거 때 마지막 연설에서 ‘청와대 국정경험, 국회의원 경험 살려서 10년이 지나면 대통령에 나가겠다’고 한 연설이 시청률 20%까지 올라갔다. 10분짜리 연설인데 나도 놀랐다. 인구는 적은데 적이 없는 데가 강원도다. 이광재를 키워 대통령까지 가보자는 열망이 컸던 거 같다. 10년 후 대통령 나올 건가.  -도 지사를 잘해야 한다.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그것 외에는 뭐. 대통령을 옆에서 많이 봤고 그 자리가 얼마나 외로운 자리인지 안다. 자리를 탐할 일은 아니다. 지금은 강원도 일에 욕심을 내겠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도지사 선거 때 이광재 지사가 정말 연설을 잘하더라고 하더라. 얼마 전에도 차기 대선에서 이광재는 왜 안 되고 김두관은 왜 안되겠느냐고 하더라. 10년 약속이 5년으로 당겨질 수도 있나.  -나는 산에서 잘 잔다. 산에서 자면 바람소리가 들린다. 바람도 다 자기 가는 길이 있다. 큰 배가 가는 바다에도 길이 있다. 넓은 창공 같지만 두루미도 가는 길이 있다. 너무 삶에 애달복달 말고 주어진 일에 하루하루 살면서 그 길을 가는 거다. 내가 너무 노 대통령과 어렸을 적부터 큰 일을 하다보니 세상 사는 게 담담해졌다고나 할까. 만약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노 대통령 같은 사람 될까.  -왜 그러나. 강원도를 위해 일해야 한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나와서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사 일을 잘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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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5시 13분쯤 경기 동두천시 생연동의 한 모텔에서 투숙객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3명은 문모(23·여)씨와 양모(23)씨, 20대 초반 남자 1명으로 오전 4시 20분쯤 모텔에 투숙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견 당시 객실 내부에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로 연탄불을 피운 흔적이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자살사이트를 통해 만나 동반 자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아시안컵] ‘빅리거 콤비’ 맞짱

    [아시안컵] ‘빅리거 콤비’ 맞짱

    23일 오전 1시 25분 한국과 이란이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놓고 피할 수 없는 일전을 벌인다. 8강전이지만 미리 보는 결승전이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다. 또 서로에 대한 ‘킬러’임을 자임하는 양 팀 신구 스타들의 맞대결이기도 하다. ●대 이은 한국 킬러들 이란에는 한국만 만나면 골맛을 보는 이른바 ‘한국 킬러’들이 끊이지 않고 탄생해 왔다. 5회 연속 아시안컵 8강 맞대결의 시발점이었던 1996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회 8강전에서 이란의 알리 다에이는 후반에만 4골을 몰아 넣으며 한국에 2-6 참패를 안겼다. 2004년 중국 대회 때는 알리 카리미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3-4로 졌다. 이번 경기에도 다에이와 카리미의 대를 이은 한국 킬러 3인방이 출전할 예정이다. 사이좋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오사수나에서 뛰는 자바드 네쿠남(31)과 마수드 쇼자에이(27), 그리고 ‘신성’ 카림 안사리파드(21·사이파)가 그 주인공들이다. 네쿠남은 공인된 한국 킬러다. 한국만 만나면 거친 몸싸움을 즐기며 경기의 주도권을 뺏어 갔다. 2년 전 남아공월드컵 지역 예선을 앞두고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른바 ‘지옥 설전’을 벌이며 서로를 자극하기도 했다. 2009년 2월 맞대결에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측면 및 중앙 공격수로 뛰는 쇼자에이는 최근 한국전 2경기 연속 득점을 했다. A매치 36경기에 출전해 4골을 넣었는데 그중 절반이 한국전에서 나왔다. 지난해 9월 평가전에서 ‘조광래호’에 첫 패배를 안긴 주인공이기도 하다. 안사리파드는 이란의 ‘영건’이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3, 4위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골맛을 봤다. 또 조별 리그 2차전 북한과의 경기에서 감각적인 결승골을 넣는 등 컨디션도 좋다. ●맞서는 이란 킬러들 이에 맞서는 이란 격파 선봉장은 ‘캡틴’ 박지성이다. 박지성은 A매치 98경기에서 13골을 넣었는데 그중 2골이 이란전에서 나왔다. 박지성은 2009년 벌어진 이란과의 남아공월드컵 최종 예선 2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었다. 박지성의 대를 이은 ‘이란 킬러’는 다름 아닌 ‘원톱’ 지동원(20·전남)과 구자철(22·제주)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란과 3, 4위전에서 구자철은 만회골, 지동원은 동점 및 역전골을 터트리며 짜릿한 역전 승리를 맛봤다. 또 양 팀 공격의 주축인 박지성-이청용(23·볼턴)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콤비와 네쿠남-쇼자에이의 프리메라리가 콤비의 맞대결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한국, 이란전 승리땐 일본과 격돌 한편 일본이 천신만고 끝에 4회 연속 아시안컵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은 22일 카타르 도하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끝난 홈팀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이 23일 벌어지는 이란과의 8강전에서 승리할 경우 이어질 4강전에서 만날 상대는 일본이 됐다. 경기 초반을 지배한 것은 예상 외로 카타르였다. 패스가 가는 길을 사전에 막아선 카타르의 촘촘한 지역방어에 일본 특유의 패스 플레이가 살아나지 않았다. 공 점유율은 일본이 높았지만 거친 카타르의 수비에 막혀 공격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선제골도 카타르가 넣었다. 전반 12분 역습 상황에서 일본 진영 하프라인 왼쪽으로 빠져 들어가며 패스를 받은 세바스티안 소리아가 단독 드리블로 페널티 박스 안까지 파고든 뒤 최종 수비수까지 제치고 슈팅, 골망을 흔들었다. 1-0. 일본은 선제골을 허용한 뒤에야 몸이 풀렸다. 다시 공 점유율을 높여가며 반격의 기회를 노렸고, 전반 27분 가가와 신지의 헤딩골로 1-1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일본은 이 기세를 이어 후반에도 끊임없이 밀어붙였다. 하지만 후반 15분 수비수 요시다 마야가 ‘사고’를 쳤다. 전반에 이미 옐로카드를 한 장 받았던 요시다는 상대 선수의 드리블을 막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반칙을 범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그리고 카타르는 이때 얻어낸 프리킥 찬스를 파비오 세자르가 골로 연결시키며 다시 2-1로 리드를 잡았다. 비록 수적 열세에 놓였지만 일본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24분 카타르 문전에서의 혼전 상황에서 가가와가 다시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끈질긴 추격을 이어 갔다. 수적 우위에 놓인 카타르는 동점골을 허용한 뒤에도 소극적인 경기를 펼쳤고, 일본은 끊임없이 골을 노렸다. 결국 승부의 여신은 공격적인 일본의 손을 들어줬다. 후반 45분 마사히코 이노아가 천금 같은 결승골을 넣으며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뮤지컬 티켓파워 1위 여배우 ‘아이다’의 주인공 옥주현

    [김문이 만난사람] 뮤지컬 티켓파워 1위 여배우 ‘아이다’의 주인공 옥주현

    ‘사랑의 박물관’이다. 안타깝고 비극적인 사랑이었다. 하지만 수천년 세월이 흘러도 감동으로 살아 있다. 궁금해진다. 얼마나, 그리고 어떤 사랑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박물관’으로 갈까. 베르디였다. 타고난 예술 감각으로 사막에 묻혀 있던 전설적인 사랑을 처음 꺼냈다. 1871년 수에즈운하 개통을 기념해서였다. 오페라의 옷으로 갈아입은 사랑의 감동은 그 운하의 물결처럼 지중해와 홍해·인도양을 연결하면서 아름다운 선율로 세상에 전파됐다. 고대 이집트의 장군 라다메스와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 둘의 사랑 얘기는 세월을 뛰어넘어 감동의 무대를 한 차원 더 높였다. 2000년에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 것. 이후 북미대륙과 유럽, 일본 등을 거쳐 한국으로 건너왔다.북극한파가 연일 계속되는 요즘에도 뮤지컬 ‘아이다’(3월 27일까지)는 여전히 한국팬들과 뜨겁게 만나고 있다. 지난 14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뮤지컬 ‘아이다’를 관람했다. 마지막 대사가 여전히 압권이다. (무덤을 상징하는 네모난 방이 무대 앞쪽으로 나온다. 병사들이 아이다와 라다메스를 무덤으로 함께 밀어 넣는다. 캄캄한 무덤 안에서 둘이 대화를 나눈다.) 아이다: 너무 어두워요. 라다메스: 손을 이리 줘. 내가 여기 당신과 같이 있잖아. 다른 세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아이다. 난 그걸 느낄 수 있어. 내가 늘 알고 있던 길, 나일강 굽이굽이 저 너머에 그 세상이 있어. 오직 발견되기만을 기다리며. 아이다: 그 세상에서도 당신은 절 찾으실 건가요? 라다메스: 수백 번을 다시 살아야만 만날 수 있다 하더라도, 난 당신을 찾아낼 거야, 아이다. 우릴 구속할 건 아무것도 없어. 아이다: 지평선 끝까지 가 볼 거야 라다메스·아이다: 우린 운명을 떨치고 떠날 거야. 이젠 새로운 세상 찾게 될 거야. (둘만이 갇힌 무덤속의 방이 희미하게 사라진다. 이어 박물관이 나온다.) 여기에서 주인공 아이다는 요즘 뮤지컬 배우로 한창 인기를 모으는 옥주현(31)씨가 맡았다. 그와 뮤지컬 ‘아이다’와의 인연은 각별하다. 2005년 국내 초연 당시 ‘이이다’에서 아이다역을 맡으면서 뮤지컬 배우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캣츠’ ‘시카고’ 등에서 열연하면서 일취월장 진가를 발휘했다. 베르디가 사막의 모래바람에서 ‘아이다’를 건져냈다면 그 ‘아이다’는 잠자는 공주를 깨워 ‘오늘의 뮤지컬 배우 옥주현’을 만들어 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터. 그래서일까. 옥씨는 이번 무대에서 원캐스팅으로 120회 공연을 마친다는 다부진 의욕을 보이고 있다. 대개의 경우 뮤지컬에서는 더블캐스팅이나 아니면 세명, 네명까지 캐스팅되는데 말이다. 이날 ‘아이다’를 관람하기 직전 오페라하우스 분장실에서 옥씨를 만났다. 공연을 2시간 앞둔 상황이어서 거울을 보며 열심히 분장을 하고 있었다. (옥씨측은 사진촬영을 하지 말아 달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 공연시작 전이기도 했거니와 사진촬영을 하려면 별도로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사진은 공연을 주최한 신시컴퍼니에서 제공받았다.) 화장대 옆 작은 탁자에 ‘덕혜옹주’ 책이 놓여 있었다. 고귀한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가장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덕혜옹주의 삶을 소설화한 내용이다. 옥씨는 “덕혜옹주가 바로 우리의 ‘아이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60페이지 분량을 이틀만에 독파했단다. 독서실력이 대단한 것 같다. “책을 한번 잡으면 다음 상황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그래서 비교적 빨리 읽는 편이지요. 공연이 시작되고 어느 정도 자리잡을 때면 분장실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집에서도 책을 읽는 시간을 좋아해요. 책을 읽을 때가 가장 안정감을 주는 것 같아요.” 책 얘기를 더 해 볼까 했는데 옥씨는 “공연얘기해요.”라며 웃어넘긴다. 먼저 5년 전 데뷔 당시의 ‘아이다’와 지금의 ‘아이다’를 비교해 달라고 했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공연장 규모면에서도 그렇습니다. 국내 초연 당시 ‘아이다’ 는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했는데 공연장이 시원해서 좋았고 지금의 무대는 약간 좁은 듯해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5년 전과 비교하면 배우로서 좀더 성숙해진 느낌이 듭니다. 시야가 좀더 넓어졌다고나 할까요.” 뮤지컬 ‘아이다’가 화제를 모으는 까닭이 여럿 있지만 딱 두 가지를 꼽으라면 박칼린씨가 음악감독을 맡았고, 또 하나는 옥씨가 원캐스팅으로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것이다. 연속 120회 공연을 무사히 끝낼지도 관심거리다. 이를 위한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규칙적인 생활입니다. 뭐니뭐니 해도 잠을 잘 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식사도 마찬가지고요. 공연 초반에 열흘 동안 코감기가 있어서 좀 고생했지요. 코가 맹맹해 애를 먹었습니다. 지금은 정상적인 컨디션입니다. 마음의 여유도 좀 생겼고요.” 식사습관에 대해서는 직접 현미밥을 지어 먹는다고 했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반찬도 싱거운 것 위주로 직접 만들어 먹는다고 했다. 또 체하는 것이 무서워 천천히 먹는 습관이 있다. ‘아이다’의 무대는 이집트. 현지 여행을 해 본 경험이 있을까. “사실은 무척 가 보고 싶었는데 아직 못 갔어요. 오페라 ‘아이다’는 DVD로 봤는데 역시 아름다웠어요. 나일강, 누비아,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모습을 상상만 해 보고 있습니다. 다음에 ‘아이다’역을 맡는다면 그땐 꼭 공연 전에 한번 다녀오고 싶어요.” 주인공 아이다는 호기심 많으며 당차고 씩씩한, 그리고 책임감이 강한 캐릭터다. 옥씨 자신도 실제 그러느냐고 했더니 “비슷한 것 같다.”면서 아이다뿐만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말했다. 화제를 약간 돌렸다. 올해 초 국내 최대 티켓예매 사이트 인터파크INT가 각 공연 장르별로 2010년 최고의 티켓파워를 보여 준 작품과 배우를 가리는 ‘2010 골든티켓 어워즈’를 진행했다. 여기에서 옥씨는 뮤지컬 분야에서 티켓파워 1위 여배우로 뽑혔다. 그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기분 좋은 일입니다. 공연을 보러 오신 분들이 그저 고맙고, 또 그 분들이 좋은 입소문을 내 준 것에 감사하지요. 제 스스로가 그분들에게 어떤 믿음을 얻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새삼 느낍니다.” 옥씨는 1998년 원조 걸그룹 ‘핑클’ 멤버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그러다가 2005년 ‘아이다’ 주연으로 발탁되면서 멤버에서 떨어져 나왔다. “원래부터 뮤지컬을 하고 싶었어요. 노래와 연기가 동시에 돼야 하잖아요. 가수생활을 하던 중 뮤지컬 아이다역의 오디션을 보게 된 것이 계기가 됐지요. 지금도 핑클멤버들과 자주 만나요. 이런저런 수다도 떨고…” 옥씨는 현재 뮤지컬 배우와 라디오 DJ(KBS 2FM, 옥주현의 가요광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대학강단(디지털 서울문화예술대)에도 서고 있다. 결혼계획에 대해서 묻자 아직 할 일이 무척 많다며 웃어 넘긴다. 우선 이번 ‘아이다’가 끝나면 외국에 가서 노래공부를 더 하겠다고 의욕을 보인다. 더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도록 내공을 쌓겠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후배 양성에 애정을 쏟고 싶단다. “노래하는 후배들도 있고 그들과 같이 (노래로)공유할 수 있도록 뭔가 해 볼 생각입니다.” 하고 싶은 것이 또 있다. 요리를 좋아해서 요리학원에도 다닐 계획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양한 요리 비법에 관심이 많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요리학원을 다니면서 요리사 자격증까지 땄다. 한식요리에도 관심이 많다. 인터뷰를 하다가 공연 시간이 임박해지자 옥씨는 시간을 본다. 그리고 거울 앞으로 돌아앉아 화장을 한다. 오늘 무대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날까. 편집위원 km@seoul.co.kr ■ 옥주현은 누구 1980년 3월 2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성악가의 꿈을 가지고 학창 시절을 보내다가 원조 걸그룹 ‘핑클’ 멤버로 1998년 가수로 데뷔했다. 경희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2003년 1집 앨범 ‘난’으로 솔로 가수 데뷔에 이어, 2004년 2집 앨범을 발매했다. 2005년 라디오 프로그램 ‘옥주현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진행했다. 핑클(9장)과 솔로(3장) 등 모두 12장의 음반을 냈다. 2005년 8월 개막된 뮤지컬 ‘아이다’에서 주연을 맡아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캣츠(2008), 시카고(2008·2009·2010), 브로드웨이 42번가(2009), 몬테크리스토(2010) 등의 뮤지컬 작품에 출연했다. 주요 수상으로는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신인상(2005), 더 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2008)·여우인기상(2009), 제1회 서울문화예술대상 뮤지컬배우 대상(2010) 등을 받았다. 올해 초에는 뮤지컬분야 티켓파워 1위 여배우로 뽑혔다. 현재 디지털 서울문화예술대학교 연극영화학과와 실용음악학과 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 [프로배구] 가빈 39점 원맨쇼

    [프로배구] 가빈 39점 원맨쇼

    가빈 혼자 39점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친 삼성화재가 선두 대한항공을 꺾고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켰다. 삼성화재는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0-11 프로배구 V-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에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맞대결에서 2전 전패를 기록한 대한항공에 첫 승리를 거두며 시즌 5승(10패)째를 올렸다. 삼성화재는 가빈이 69.09%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보이며 팀 공격을 홀로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에반(17점)이 가빈과의 대결에서 패하며 경기를 내줬다. 1세트서 가빈과 에반은 팽팽한 대결을 펼치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삼성화재는 20-17로 앞선 상황에서 박철우와 지태환이 김학민과 에반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달아났다. 삼성화재는 이어진 가빈의 공격성공으로 1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도 대한항공은 가빈의 타점 높은 공격을 막지 못하고 리드를 뺏겼고, 뒤집지 못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3세트에서 뒷심을 발휘했다. 세트 초반 한선수의 블로킹과 김학민의 공격이 살아나며 7-3까지 앞서 갔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고희진의 블로킹과 상대의 공격 범실을 묶어 8-7로 역전에 성공했고, 그 분위기 그대로 경기를 가져갔다. 앞서 벌어진 여자부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인삼공사를 3-0으로 꺾었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3연승을 달렸고, 인삼공사는 3연패에 빠졌다. 서울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우리캐피탈에 3-1로 이겼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최철한 9단 농심배 2연승… 한국 10번째 우승 파란불

    최철한 9단이 농심배에서 2연승을 올리며 한국의 통산 10번째 우승에 청신호를 밝혔다. 최 9단은 18일 중국 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라운드 제1국에서 중국의 저우뤼양 5단을 맞아 백으로 214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초반부터 실리를 내주면서도 상대를 몰아붙이며 자신의 페이스를 지켜나가던 최 9단은 좌상귀 전투에서 큰 집을 벌어들여 우위에 섰고, 이후 단 한번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고 완승을 이끌어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배구] 우리캐피탈 삼각편대 날았다

    [프로배구] 우리캐피탈 삼각편대 날았다

    배구에서 주 득점원이 없는 팀은 매 경기 불편하다. 공격을 몰아줄 수가 없다. 모든 상황에서 작전이 필요하다. 그래서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세터의 머릿속은 늘 복잡하다. 승부처에서 믿을 수 있는 공격루트가 없어서 불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골고루 잘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목적타를 의식해 특정 선수를 리시브라인에서 뺄 필요가 없다. 다양한 방향의 공격전개로 상대 블로킹을 무력하게 만들 수도 있다. 공수가 막강해진다. 1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V-리그 선두 대한항공을 맞이한 우리캐피탈이 그랬다. 우리캐피탈은 맹타를 휘두른 강영준(25득점), 안준찬(18득점), 김정환(15득점)의 ‘3각편대’를 앞세워 대한항공을 3-2(25-19 25-17 23-25 18-25 15-10)로 꺾었다. 이로써 우리캐피탈은 3라운드 첫 경기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기며 6승7패로 3위 LIG손해보험(8승5패)에 2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반면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아마추어 초청팀 상무신협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면서 연승 후유증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경기 초반 우리캐피탈은 홈 개막전을 맞아 장충체육관을 가득 메운 4517명의 팬들 앞에서 화력시범을 보이며 앞서갔다. 1, 2세트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탄탄한 리시브와 다채로운 공격으로 대한항공의 강서브를 막고, 블로킹 벽을 무너뜨렸다. 세터 송병일은 안준찬, 강영준, 김정환에게 골고루 공을 배분했고, 각각 프로 3, 2, 1년 차인 세 신진 공격수들은 모두 대한항공의 빈 공간을 철저히 공략했다. 대한항공은 리시브와 블로킹 라인이 모두 흔들리며 먼저 두 세트를 내줬다. 박빙의 5세트, 승부를 결정 지은 것은 우리캐피탈의 강영준이었다. 강영준은 서브에이스와 후위공격을 포함, 5세트에만 5득점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진 여자부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GS칼텍스를 3-1(25-20 25-15 22-25 25-21)로 꺾었다. GS칼텍스는 6연패에 빠졌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그램 매물에 코스피 주춤…기준금리 인상에 국고채 출렁

    프로그램 매물에 코스피 주춤…기준금리 인상에 국고채 출렁

    13일 금융시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올해 첫 옵션만기, 유럽 재정위기 진정 등 대형 이슈로 출렁였다. 코스피지수는 오전 한때 사상 처음으로 2100고지를 밟았지만 옵션만기를 맞아 1조원의 매물이 쏟아지면서 오히려 전날보다 하락했다. 한은의 깜짝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달러 환율은 1110원대 초반까지 밀렸고 채권시장은 수익률이 급등하는 등 패닉에 빠졌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47포인트(0.26%) 내린 2089.48로 마감했다. 유럽 재정위기 진정으로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인 덕분에 장 초반 2109까지 올랐지만 연말 배당이익을 챙기고 빠져나가려는 프로그램(시스템에 의해 기계적으로 이뤄지는 거래) 매물 때문에 2100선 안착에 실패했다. 프로그램 매물은 1조 251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시장이 1월 금리 동결을 점쳐왔던 만큼 기습인상으로 받아들여졌으나 금리 인상이 경기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에 차분히 매물을 소화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경험적으로 경기가 좋을 때 금리가 오르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기본적으로 주식 시장에 나쁜 일이 아니다.”면서 “주가 하락은 금리 인상보다 옵션 만기일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긴축 통화 정책의 초기 국면이라 앞으로 2~3차례 기준 금리가 오르더라도 주식 시장이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은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은 5.20원 내린 1114.20에 거래를 마쳤다. 포르투갈의 국채 발행 성공으로 유로화 가치가 급등(달러 급락)하면서 원·달러 시장도 하락 압력을 받았다. 기준금리 인상 역시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때 1110원대가 무너졌지만 금리 인상의 영향이 제한적으로 평가되고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이 강화되면서 낙폭을 줄였다.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인상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10%포인트 급등한 3.64%를 기록했다. 5년 만기 수익률은 0.07%포인트가량 오른 4.28%를 기록했다. 박형민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유동성이 풍부하지 못하고 외국인 수급 상황도 좋지 않아 금리 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단기 채권 금리는 점점 크게 상승할 것이고, 이미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반영하고 있던 중장기 금리는 소폭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제한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지민·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아시안컵] “느린 키다리, 스피드로 넘어라”

    [아시안컵] “느린 키다리, 스피드로 넘어라”

    14일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대의 빅매치가 열린다. 주인공은 ‘왕의 귀환’을 선언한 한국과 ‘아시아 속 유럽’ 호주다. 아시아축구연맹(AFC)도 B조 일본-사우디전, D조 이란-북한전과 함께 C조의 한국-호주전을 조별리그 3대 빅매치로 꼽았다. 현재 호주는 약체 인도를 4-0으로 대파하고 C조 1위, 한국은 바레인을 2-1로 꺾고 골득실차에 밀려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종전이 남아 있지만 사실상 C조 1위 결정전으로 자존심이 걸린 대결이다. 질 수 없다. 승리를 위한 한국의 주요 전술 포인트를 짚어 봤다. 1. 초반 주도권 장악하라 경기를 지배하기 위해 초반 기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몸싸움과 개인기, 결정력이 좋은 호주의 공격진을 자기 진영으로 밀어 넣어야 한다. 그래서 전반 15분까지의 경기 흐름이 중요하다. 모든 패스가 톱니바퀴처럼 이어지면 좋겠지만, 기계가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 다만 상대 진영에서 7, 8번의 패스가 끊기지 않고 매끄럽게 연결된다면 호주의 공격과 미드필더들은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다. 패싱 게임의 전형을 보여 주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바르셀로나도 전·후반 90분 내내 패스워크가 매끄러운 것은 아니다. 단 몇번의 끊어지지 않는 패스로 상대의 공격 의지를 꺾는다. 호주는 마음먹고 공격으로 나올 때 무섭다. 수비 상황에서는 크고 느린 팀일 뿐이다. 호주를 자기 진영에 밀어 넣는 데 성공한 뒤에는 그저 경기를 즐기면 된다. 2. 측면 돌파 봉쇄하라 호주는 인도전 4골 가운데 3골을 오른쪽 측면 침투를 통해 만들어 냈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브렛 에머턴(블랙번)의 돌파는 빨랐고, 크로스도 날카로웠다. 세트피스와 공중전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한국이 실점을 한다면 에머턴을 막지 못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에 맞설 한국의 왼쪽 측면에는 한국축구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두 명의 베테랑이 버티고 있다. 바로 이영표(알 힐랄)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설명이 필요없는 명콤비다. 다만 박지성이 측면만을 고집하지 않고 중앙까지 ‘프리롤’로 움직일 때 한국의 공격도 술술 풀린다는 전술적 흐름을 고려하면, 역습 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셀틱)과 이용래(수원)의 민첩한 수비 가담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3. 수비 뒷공간을 노려라 2010 AFC 올해의 선수인 사샤 오그네브스키(성남)와 루카스 닐(갈라타사라이)이 지키고 있는 호주의 중앙 수비는 높고 노련하다. 그런데 느리다. 조광래 감독도 이 부분을 노린다고 했다. 박지성과 ‘신형 원톱’ 지동원(전남), 섀도 스트라이커 구자철(제주), 오른쪽 측면의 이청용(볼턴)이 빠르고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공을 주고받으면서 호주의 중앙 수비를 혼돈에 빠뜨려야 기회가 열린다. 또 호주의 왼쪽 측면 수비수 데이비드 카니(블랙풀)와 왼쪽 미드필더 브렛 홀먼(알크마르)의 호흡도 완벽하지는 않다. 호주 언론들도 이 부분을 약점으로 지적하면서 오른쪽 윙백 차두리(셀틱)의 오버래핑 경계령을 내렸다. 하지만 막는다고 쉽게 막힐 차두리가 아니다. 조 감독은 13일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이길 준비가 끝났다는 뜻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희망을 싣고 달리는 탈북 버스기사 유금단 씨

    [김문이 만난사람] 희망을 싣고 달리는 탈북 버스기사 유금단 씨

    황순원의 ‘소나기’가 잠시 북으로 간다. 두메산골이다. 잔잔히 흐르는 강줄기가 있다. 오며 가며 정든 징검다리도 있다. 한 소녀가 그 다리를 건널 때 소년을 만났다. 둘이 오가피나무 열매를 따먹곤 했다. 겨울에는 온통 눈으로 뒤덮였다. 영화 ‘러브스토리’처럼 뒹굴었다. 눈싸움도 했다. 강에서 산천어도 잡았다. 봄에는 진달래가 만발했다. 가재랑 놀았다. 그러다가 산에 올랐다. 두 손을 턱에 괴고 아래를 바라본다. 소년은 어디 갔을까. 중얼중얼 노래를 불러 본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에~’ 소녀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나이 먹을수록 찾아오는 것은 불행과 배고픔의 연속이었다.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사랑하는 아들을 친척 집에 맡기고 두만강을 홀로 건넜다. 파란곡절을 겪으며 남한으로 왔다. 두고 온 아들 때문에 가슴이 아파 매일이다시피 술을 마시며 ‘눈물 젖은 두만강’을 불렀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아들과 다시 남한에서 눈물겨운 상봉을 했다. 하여 ‘이제는 살아야 한다.’며 다부지게 일어섰다. 포장마차 보조, 공사장 막일, 식당 홀서빙, 노점상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그러다가 버스 운전사가 됐다. 필기시험에서만 12번 떨어지고 13번째 합격하는 불굴의 의지로 이루어 냈다. ‘절망은 없다. 꿈 있는 자가 진정 아름답다.’라는 좌우명으로 이겨 냈다. 지금은 ‘뛰뛰 빵빵’ 신나게 서울 시내를 달린다.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라는 인사말에 승객들의 표정이 환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과 사는 맛을 느낀다. 그 소녀의 이름은 유금단(40). 함경북도 출신으로 2001년 탈북했다. 북에서 온 여성으로는 드물게 남한에서 6년째 버스 핸들을 잡고 있다. 그는 2008년 광복 63주년 때 보신각 타종 행사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신정동에 있는 6623번 시내버스 차고지. 이날따라 눈이 많이 내렸다. 하얀 눈과 환한 웃음이 잘도 어울린다. 약속 시간이 약간 늦었기 때문에, 그렇게 달려오는 모습이 영락없는 소녀였다. 그의 애마나 다름없는 버스 안에서 마주 앉았다. 먼저 지금 고향에도 눈이 많이 오겠다고 했다. “겨울이면 눈이 항상 많이 쌓여 있어요. 저는 눈을 아주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남한에 왔을 때 눈이 별로 없어서 속상했어요. 작년하고 올해가 눈이 좀 와서 기분이 좋아요. 오늘 비번인데 눈과 함께 놀라고 하느님이 축복해 주는 것 같아요.” 고향이 어떤 곳이냐고 했더니 “함경북도 산골이며 금강산 못지않은 좋은 경치를 자랑한다.”며 싱글벙글 웃는다. 역시 고향 얘기는 즐거운 일. 봄에는 산나물을 캐고 가재를 잡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한다. 강냉이를 절구에 찧어 먹었고 어머니가 삶아 준 줄당콩으로 허기를 채웠다. 그렇다면 부모 생각도 간절하겠다고 했더니 유씨는 잠시 차창 밖을 바라본다. 함박눈이 더욱 굵어진다. 유씨의 눈가는 차츰 젖어 갔다. “아버지는 40대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50대 초반에 돌아가셨지요. 두 분 다 젊은 나이에…. 아버지는 원래 남한 출신입네다. 6·25 때 17살이었는데 북한군에게 잡혀 갔지요.” 유씨는 남한에 처음 왔을 때 고모와 삼촌을 만났다. 그리고 조치원에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도 갔다. 이때 가슴속 깊이 다짐한 것이 있다. 이산가족으로 한 많은 삶을 살아 가는 이 땅의 노인들을 위해 통일의 문이 열리는 날 버스에 수십대, 아니 수백대가 이어질 수 있도록 연결고리를 달고 북으로 달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절하게 당부했다. “제발, 그날까지 다들 건강하게 살아 계십시오.” 탈북해 남한에 온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을까. 적응하느라 고생도 많았을 텐데 말이다. “북한이나 남한이나 다 같은 조선 땅입니다. 남한으로 내려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제 인생은 여기(남한)에서 시작됐으니까요. 남한에서 귀신병을 앓다시피 온갖 고생을 많이 했지만 그걸 겪으면서 비로소 꿈과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남한에서 지내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언어의 이질감이었다. 막노동판에서 쫓겨났을 때도 그렇고 포장마차 보조일, 식당 홀서빙 일을 할 때도 말이 안 통한다는 이유로 그만두어야 했다. 함북 지방 사투리가 불친절한 반말로 들린다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이 세상은 암흑이었습니다. 술을 안 마시면 견딜 수가 없었지요. 우울증과 귀신병을 반복적으로 앓았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울었던 날이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그렇지만 어떡합니까. 북에 두고 온 아들 생각에 참고 또 참았지요.” 북한에서 8살 된 아들과 이별할 때는 “열흘만 있으면 엄마가 돌아올게.”라고 했다. 당시 남편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서 8년 징역형으로 수감된 상태였고 아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리다시피 했다. 이런 아들이 떠올라 울음을 그치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노점상으로 나섰다.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아들과 남편을 데려오는 데 썼다. 하늘도 감동했던지 2005년 남편과 아들을 남한에서 극적으로 만나게 됐다. 그가 버스 운전사가 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유니폼을 입은 버스 기사가 멋있게 보이더군요. 또 시민들의 발이 된 내 모습을 상상했지요. 기분이 아주 좋아지더라고요.(웃음)” 함북 산골에는 시내버스가 없지만 북한에서 버스 기사는 중산층에 속한다. 그는 어느 정도 운동신경이 있어 운전을 자신했지만 필기시험에서 계속 떨어졌다. 한자식 단어가 낯설고 이해가 잘 안 됐다. 주변에서 해석을 도와 주워도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 결국 13번째 도전에 합격해 마을버스 핸들을 잡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달려오는 5t 트럭을 피하기 위해 핸들을 급히 돌리다가 그만 장 파열을 일으키는 큰 사고를 당했다. 3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가 복부에 붕대를 감은 채 경기 지역 시내버스에 다시 올랐다. “그때 죽을 뻔했지요. 병원에서 호흡기에 의지해 지냈습니다. 이런 일을 겪고도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주위에서 많이 격려를 해 주더군요.” 4년 전부터는 지금의 6623번 시내버스로 옮겨 신정동과 여의도를 오가고 있다. 새벽 2시까지 일하는 날도 많지만 집에서 기다리는 아들 생각에 즐겁기만 하다. 버스의 단골 승객들한테는 ‘친절한 금단씨’로 소문이 나 있다. 키가 150㎝ 단신이지만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함경도 또순이’로도 통한다. 그는 특히 키가 작고 다리가 짧아 클러치를 밟을 때마다 정강이가 갈라지는 느낌을 받지만 정신력으로 참고 이겨 낸다. 아주머니들이 오르내릴 때 엄지를 치켜세우는 까닭이기도 하다. 이런 격려와 관심에 힘입어 지난해 6월에는 모범운전자 자격증까지 땄다. “꿈이 있다는 것 자체가 목표의 절반은 이루어낸 것이지요. 또 꿈이 있어야 하늘이 도와줍니다. 저는 원래 비행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시골에 작은 요양원을 설립해 노인들을 모시는 일에 일생을 바치려고 합니다.” 그는 마음속으로 ‘나는 부자다. 남한테 빚이 없으니 부자가 아니냐.’라는 생각을 늘 한다. 또한 ‘대한민국 땅에서 살아 가면서 개인적 감정으로 부딪치며 살아갈 수는 없다. 웃는 얼굴로 살아 가자.’고 다짐한다. 이런 내용으로 강연을 하면 매번 기립 박수를 받는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에게 ‘눈물 젖은 두만강’을 지금도 부르냐고 했더니 “이젠 너무 슬퍼서 잘 안부른다. 대신 윤태규의 ‘마이웨이’를 즐겨 부른다.”고 했다. 노랫말이 새삼 다가온다. ‘아주 멀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다볼 것 없네/~누구나 한번쯤은 넘어질 수 있어/이제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어/내가 가야 하는 일들에 지쳐 쓰러지는 날까지/일어나 한번 더 부딪쳐 보는 거야. 마이웨이.’ 편집위원 km@seoul.co.kr ●유금단씨는 1970년 5월 함북에서 태어났다. 2001년 탈북해 중국 땅을 전전하다 2002년 6월 남한에 왔다. 막노동과 포장마차 보조, 식당 홀 서빙일 등을 하다 2003년 말 12번의 낙방 끝에 13번째 필기시험에 합격하면서 버스 운전면허증을 취득했다. 이후 경기 지역 마을버스와 시내버스의 핸들을 2년 동안 잡은 뒤 4년 전부터 서울 신정동과 여의도를 오가는 6623번 시내버스 핸들을 잡고 있다. 2008년 6월에는 대한민국 환경문화대상을 수상했으며 그해 8월 15일 광복 63주년 보신각 타종 행사에 우주인 이소연씨 등과 함께 참여해 화제가 됐다. 2010년 6월에는 모범운전자 자격증을 받았다. 현재 18살 된 아들과 함께 경기도에서 산다.
  • [아시안컵] 반박자 빠른 구자철 골잡이 계보 잇는다

    [아시안컵] 반박자 빠른 구자철 골잡이 계보 잇는다

    11일 바레인전 승리로 한국은 조광래 감독이 추구해 왔던 ‘패싱게임’과 함께 ‘세대교체’ 성공의 신호탄도 함께 쏘아 올렸다. 그 중심에는 프로축구 K-리그 도움왕 구자철(22·제주)이 있었다. 구자철은 소속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해 왔다. 하지만 아시안컵 직전 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 박주영(26·AS모나코)의 부상, ‘박지성 시프트’의 실패로 인해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격 발탁됐다. 새로운 포지션이 어색할 만도 했지만, 구자철은 첫 경기부터 전반 39분과 후반 7분 멀티골을 작렬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구자철은 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때 수비부담 때문에 종적인 움직임보다는 좌우로 폭넓게 뛰는 모습을 많이 보여 왔다. 하지만 수비의 부담을 털어낸 구자철은 완전히 달라졌다. 원톱 공격수로 나선 지동원의 바로 뒷자리인 섀도스트라이커 및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그는 경기 내내 오른쪽의 이청용(볼턴), 왼쪽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수시로 자리를 바꿔 가며 위협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위아래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백패스나 횡패스 대신 날카로운 전진패스를 찔렀다. 또 기회가 올 때마다 자신의 특기인 반 박자 빠른 강력한 중거리슛을 날리고, 공간이 보이면 주저 없이 골문으로 달려들어 갔다. 특히 수비수들이 달라붙으면 빙그르르 돌며 몇 번의 볼터치로 가볍게 따돌리는 개인기까지 뽐냈다. 구자철은 골 욕심도 숨기지 않았고, 두번이나 골망을 흔들었다. 특히 후반 차두리(셀틱)의 중거리 슈팅 뒤 골키퍼의 손에 맞고 나온 공을 재빨리 달려들어 골로 연결시키면서 숨겨 왔던 골잡이의 면모까지 드러냈다. 주인공이 된 구자철은 경기 뒤 “기성용, 이청용, 박지성 등과 함께 계속 이야기를 나눴고, 지동원과도 움직임을 서로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주위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아직 처진 스트라이커가 내 포지션이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하다. 앞으로 더 보완해야 한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공식 홈페이지에 ‘구자철, 한국을 위해 충분한 버팀목이 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 구자철의 활약상을 상세히 전했다. 또 원톱 지동원(전남)도 제 몫을 다했다. 경기 초반에는 다소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지만, 전반 중반부터 측면으로 빠져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며 구자철, 박지성, 이청용 등 공격 2선의 활동 범위를 넓혀 줬다. 박주영의 부상이라는 악재가 되레 대표팀 세대교체 성공의 발판이 되는 형국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배구] 상무, 선두 대한항공도 떨어뜨렸다

    [프로배구] 상무, 선두 대한항공도 떨어뜨렸다

    올 시즌 프로배구판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상무신협이 리그 선두 대한항공까지 격파, 파란을 일으켰다. 상무신협은 11일 성남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대한항공을 3-2로 물리쳤다. 상무신협이 정규리그에서 대한항공을 이긴 것은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4번째다. 첫 시즌이었던 2005년 두 차례 대한항공을 꺾었던 상무신협은 2008년 12월 23일 3년 만에 대한항공을 이겼고, 이날 다시 2년여 만에 통산 4승(35패)째를 거뒀다. 상무신협은 또 벌써 5승(7패)째를 챙기며 우리캐피탈(4승7패)을 제치고 정규리그 4위로 올라섰다. 상무신협이 정규리그 2라운드 이후 4위까지 오른 것은 2005~06시즌 이후 5시즌 만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 삼성화재를 상대로 벌써 2승을 거두고 KEPCO45도 한 차례 덜미를 잡았던 상무신협은 거침없는 연승 행진을 벌이며 단독 선두를 질주하는 대한항공까지 격파하면서 시즌 최대 ‘복병’으로 우뚝 섰다. 반면 9일 이후 이틀 만에 다시 경기를 치른 대한항공은 체력적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경기 초반부터 강한 서브로 대한항공 수비진을 뒤흔든 상무신협은 20-20에서 하현용의 속공과 강동진의 서브에이스, 양성만의 백어택으로 23-20으로 앞서더니 홍정표와 강민웅의 연속 블로킹으로 기어코 1세트를 먼저 따냈다. 접전 끝에 2세트를 내준 상무신협은 3세트에서 19-19까지 팽팽한 경기가 펼치다 양성만의 라이트 공격과 황성근의 블로킹, 홍정표의 서브에이스가 거푸 폭발하더니 결국 양성만의 라이트 강타로 다시 앞서갔다. 대한항공도 4세트 들어 김학민이 11점을 뽑으며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상무신협의 기세를 완전히 잠재울 수는 없었다. 5세트 9-9에서 양성만의 라이트 공격과 홍정표의 서브에이스로 주도권을 잡은 상무신협은 14-13에서 양성만이 마지막 공격을 터치아웃으로 연결, 명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수원에서 벌어진 여자부 경기에서는 현대건설이 3-0 완승으로 GS칼텍스에 5연패를 안겼다. 지난달 27일 도로공사와 성남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하면서 2라운드를 산뜻하게 시작한 현대건설은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성남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도로공사에 3-1로 역전승을 거두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아시안컵] 요시다 ‘원맨쇼’ 日 열도 울고 웃다

    [아시안컵] 요시다 ‘원맨쇼’ 日 열도 울고 웃다

    네덜란드 프로축구 VVV-펜로에서 뛰는 수비수 요시다 마야(22)의 ‘무차별 해트트릭’에 일본이 울다 웃었다. 일본은 10일 새벽 카타르 도하 스포츠 클럽 스타디움에서 끝난 아시안컵 B조 조별리그 요르단과의 1차전에서 전반 45분 하산 압델 파타흐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요시다의 동점골로 1-1로 비겼다. 주인공은 단연 요시다였다. 나카자와 유지(요코하마), 다나카 마르쿠스 툴리오(나고야) 등 수비 주축 선배들의 부상 공백을 메우는 중책을 맡아 중앙수비수로 선발 출장한 요시다는 3번이나 골망을 흔들었다. 물론 공식 기록상으로는 헤딩 동점골만 요시다의 골로 기록됐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축구공이 골라인을 세번 통과했는데, 모두 요시다의 볼터치를 거친 뒤였다. 기막힌 희극은 전반 27분 시작됐다.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했던 요시다는 주장 하세베 마코토(VfL볼프스부르크)의 왼발 중거리슛이 요르단 골키퍼의 손에 맞고 나오자 재빨리 왼발로 받아 차 골문을 갈랐다. 그러나 오프사이드였다. 전반 추가 시간 요르단의 첫 골도 요시다의 자책골이나 다름없었다. 공식 기록으로는 하산의 왼발 중거리슛이다. 하지만 이는 요시다의 왼발에 맞고 방향이 바뀐 것. 여기까지는 비극이었다. 절망에 빠질 만도 했다. 하지만 요시다는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끝까지 열심히 공격에 가담했고, 결국 기적 같은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후반 추가 시간 요시다는 요르단 진영에서 왼쪽 코너킥을 받은 하세베가 오른발로 크로스를 올려주자 쏜살같이 달려들어 솟구쳐 오른 뒤 이마로 정확하게 받아 골문을 갈랐다. 이 그림 같은 골로 요시다는 일순간 역적에서 영웅으로 거듭났고, 일본은 조별리그 탈락의 위기에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한편 사우디아라비는 첫 경기가 끝난 뒤 조제 페제이루(포르투갈) 감독을 해임했다. 조별리그 B조 1차전 시리아전에서 1-2로 진 뒤 축구협회는 “페제이루 감독을 물러나게 하고 남은 경기는 나세르 알조하르 감독 체제로 치른다.”고 발표했다. 2009년 2월 사령탑에 오른 페제이루 감독은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뒤 경질설에 시달려왔다. 알조하르 감독은 5번째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을 맡은 ‘단골 감독’이다. 지난 8일 중국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0-2로 졌던 쿠웨이트는 “판정에 대해 공식 이의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호주의 벤 윌리엄스 주심이 전반 12분에 중국의 두웨이가 쿠웨이트의 바데르 알 무트와에게 페널티 지역 안에서 심한 반칙을 했는데도 그냥 넘어갔고 후반 초반에는 알 무트와의 프리킥을 중국 골키퍼 양즈가 골라인을 넘어간 지점에서 잡았지만 역시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런던통신] ‘돈으로 뭉친’ 맨시티의 내분 히스토리

    [런던통신] ‘돈으로 뭉친’ 맨시티의 내분 히스토리

    ’부자구단’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또 다시 내분에 휩싸였다. 올 시즌에만 벌써 6번째다. ‘석유재벌’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가 게임하듯 사 모은 슈퍼스타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에게 동료애와 클럽에 대한 충성심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단지 돈으로 뭉쳤기 때문이다. 영국 대중지 ‘텔레그래프’를 비롯한 대다수의 언론들은 4일(이하 현지시간) “맨시티의 캐링턴 훈련장에서 엠마뉘엘 아데바요르와 콜로 투레간의 난투극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언론이 공개한 사진 속 두 사람은 몹시 흥분된 모습으로 격한 몸싸움을 벌였다. 특히 아데바요르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화를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맨시티의 내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만치니 감독과 카를로스 테베스 간에 말다툼을 비롯해 ‘악동’ 마리오 발로텔리와 제롱 보아텡의 주먹다짐과 아데바요르와 투레의 몸싸움까지 그야말로 찬란한 내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맨시티의 올 시즌 사건일지를 다시 되짚어 봤다. ▲ 로베르토 만치니 vs 카를로스 테베스 * 일시 : 2010년 10월 3일, 뉴캐슬전(홈) 평소 끊임없이 언쟁을 벌여오던 만치니 감독과 테베스는 시즌 초반 뉴캐슬전에서 또 다시 충돌했다. 전반에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1-1 스코어가 되자 만치니 감독은 라커룸에서 테베스를 강하게 질책했다. 다행히 경기는 맨시티의 2-1 승리로 끝이 났으나 이 모습이 제3자에 의해 언론에 공개됐고 두 사람의 갈등은 더욱 악화됐다. ▲ 제임스 밀너 vs 야야 투레 * 일시 : 2010년 10월 24일, 아스날전(홈) 그로부터 20여일 후 맨시티는 홈에서 아스날과 맞대결을 펼쳤다. 이날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지난 시즌 폭풍 질주 세리머니로 아스날 팬들을 흥분시켰던 아데바요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스날이 3-0 승리를 거두며 완벽한 복수에 성공했고 흥분한 제임스 밀너와 야야 투레는 하프타임 후 큰 목소리로 언쟁을 벌였다. ▲ 엠마뉘엘 아데바요르 vs 빈센트 콤파니 * 일시 : 2010년 10월 30일, 울버햄턴전(원정) 주전 경쟁에 밀린 아데바요르의 불만이 폭발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아스날에 완패한 맨시티는 일주일 뒤 울버햄턴 원정에서도 1-2로 무너지고 말았다. 전반 22분에 아데바요르가 선제골을 터트리며 앞서 나갔으나 이후 두 골을 내주며 역전패를 허용했다. 팀 분위기는 가라앉았고 아데바요르와 콤파니는 경기 도중 심한 말다툼을 벌였다. ▲ 마리오 발로텔리 vs 제롬 보아텡 * 일시 : 2010년 12월 3일, 캐링턴 훈련장 이번에는 부상에서 돌아온 발로텔리가 싸움에 가세했다. 훈련 도중 수비수 보아텡이 발로텔리를 향해 강한 태클을 시도했고 순간 화가 난 발로텔리가 화를 내면서 두 선수 간에 주먹이 오갔다. 다행히 주변에 있던 팀 동료들이 나서 이들을 뜯어 말렸고 만치니 감독에 의해 두 사람은 포옹과 악수를 나누며 화해를 했다. ▲ 카를로스 테베스 vs 로베르토 만치니 * 일시 : 2010년 12월 4일, 볼턴전(홈) 발로텔리와 보아텡의 주먹다짐은 이튿날 테베스와 만치니의 언쟁에 의해 조용히 묻혔다. 맨시티는 전반 3분에 터진 테베스의 결승골에 힘입어 볼턴에 1-0 신승을 거뒀다. 그러나 테베스는 후반 종료직전 만치니 감독이 자신을 교체하자 소리를 지르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후 테베스는 맨시티를 떠나고 싶다고 이적쇼를 펼쳤다. ▲ 콜로 투레 vs 엠마뉘엘 아데바요르 * 일시 : 2011년 1월 4일, 캐링턴 훈련장 새 해에도 맨시티의 내분은 계속됐다. 2009년 여름 아스날에서 함께 이적한 콜로 투레와 아데바요르는 훈련 도중 난투극을 벌였다. 사실 두 선수는 이전부터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등 사이가 좋지 못했다. 지난 11월 투레가 불화설을 부인했지만 이날 두 사람의 싸움이 만천하에 공개되며 그것이 거짓임이 드러났다. 사진= 영국 대중지 <텔레그래프>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프로배구] 삼성화재 ‘강팀 본색’

    [프로배구] 삼성화재 ‘강팀 본색’

    독 품은 가빈이 날아오른 삼성화재가 ‘영원한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꺾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삼성화재는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0~11 프로배구 V-리그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가빈-박철우 쌍포를 앞세워 3-1(19-25 30-28 25-21 25-18) 역전승을 거뒀다. 2승5패로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던 삼성화재는 이날 승리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가빈은 두 팀 최다인 42득점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했고, 박철우는 16득점으로 친정팀을 울렸다. 반면 현대캐피탈의 연승행진은 ‘6’에서 멈췄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 때문인지 고비 때마다 범실이 나왔다. 복귀 뒤 세 번째 경기를 치른 문성민은 27득점을 올렸지만 범실도 10개나 저질렀다. 초반에는 현대캐피탈이 좋았다. 1세트 소토-후인정으로 이어지는 공격 라인에 문성민까지 가세한 현대캐피탈은 다양한 공격 옵션으로 점수를 쌓아 나갔고, 삼성화재는 가빈에게 공을 몰아주며 시소게임을 이어갔다. 1세트를 결정지은 것은 소토였다. 19-16에서 감독관석 앞까지 날아간 가빈의 스파이크를 허슬플레이로 걷어내 문성민의 득점을 도왔다. 1세트는 소토의 멋진 수비로 흐름을 탄 현대캐피탈의 몫. 하지만 삼성화재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2세트 삼성화재의 리시브는 여전히 불안했지만 가빈-박철우의 좌우 쌍포를 적극 활용하면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수비 조직력과 블로킹까지 살아난 삼성화재는 3세트도 가져갔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4세트 권영민과 이철규 등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끝내 기세가 오른 가빈을 막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아마추어 초청팀 상무신협은 성남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캐피탈과의 경기에서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25-27 25-21 21-25 25-23 23-21)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강동진과 양성만이 나란히 25득점을 올리며 시즌 세 번째 승리(6패)를 이끌었다. 반면 김정환의 부상에다 외국인 선수 숀 파이가마저 엔트리에서 제외한 우리캐피탈은 경기 막판 집중력 싸움에서 지면서 6패(3승)째에 울었다. 여자부 도로공사도 GS칼텍스와의 성남경기에서 3-0(25-12 25-23 25-18)으로 완승을 거뒀다. GS칼텍스는 5득점에 그친 외국인 선수 제시카의 부진 속에 맥없이 3연패에 빠졌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그대의 발끝, 그대들의 눈물 폭·풍·감·동

    그대의 발끝, 그대들의 눈물 폭·풍·감·동

    지난 5월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렸던 한국과 일본의 친선 평가전에서 일본 열도를 침묵시킨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이 축구 팬들이 뽑은 ‘2010년의 가장 멋진 골’로 선정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15일부터 열흘 동안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한 ‘올해의 베스트’ 설문조사에서 박지성이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넣은 선제골이 올해의 가장 멋진 골로,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란과의 3, 4위전이 가장 인상적인 경기로 선정됐다고 28일 밝혔다. 당시 골을 넣은 박지성은 경기장에 입장할 때 야유했던 ‘울트라 니폰’을 향해 ‘무표정 조깅’ 세리머니를 선보여 한국의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골은 452표(30.9%)를 받아 한국을 사상 첫 원정 16강에 진출시킨 박주영(25·AS모나코)의 나이지리아전 프리킥 골(432표)을 20표 차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3위에는 지난 9월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터져 나온 이소담(17·현대정과고)의 하프발리 중거리골이 221표를 얻어 선정됐다. 이 밖에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 가나전에서 나온 김나래(20·여주대)의 프리킥골이 4위, U-17 여자월드컵 나이지리아전에서 골키퍼마저 제치고 넣은 여민지(17·함안대산고)의 골이 5위를 차지했다. 동시에 진행된 가장 인상적인 경기를 묻는 설문에서는 결승행이 좌절된 뒤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며 후반전 초반까지 1-3으로 끌려가다 박주영의 만회 골과 지동원(19·전남)의 극적인 헤딩골로 4-3 승리를 거둔 아시안게임 이란과의 3, 4위전이 1위로 선정됐다. ‘무표정 카리스마’ 홍명보 감독마저 눈물짓게 만든 이 경기에서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의 투지가 감동을 선사했다. 2위에는 그리스와의 남아공월드컵 조별 예선 첫 경기가 뽑혔다. 한국은 이정수(30·알 사드)와 박지성의 연속 골로 그리스에 2-0 승리를 거뒀다. 이와 함께 승부차기 끝에 일본을 꺾고 사상 첫 FIFA 주관 대회 우승을 차지한 U-17 여자월드컵 결승전이 3위를 차지했고, 남아공월드컵 직전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이 4위, 1-2로 패한 우루과이와의 남아공월드컵 16강전이 5위로 선정됐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배구] 빈틈없는 대한항공 파죽의 7연승

    대한항공이 지는 법을 잊었다. 또 이겼다. 7연승이다. 도대체 대한항공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 대한항공은 27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0-11 프로배구 V-리그 2라운드 첫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3-0(25-23 25-21 25-19)으로 완파했다. 1라운드에서 2승 4패의 초라한 성적을 받아든 삼성화재는 2라운드 첫 경기인 이날 경기를 분위기 반전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로 나왔다. 플레이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너무 강했다. 공수에서 빈틈이 없었다. 범실은 각각 19개와 12개로 대한항공이 더 많았지만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치다 나온 것이기에 문제될 것이 없었다. 특히 대한항공의 외국인 선수 에반은 마치 지난 시즌 삼성화재를 우승으로 이끌던 물오른 가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에반은 1세트 초반부터 가빈의 높은 블로킹 벽보다 높이 뛰어 올라 강타를 내리 꽂으며 기세를 올렸다. 무려 65.6%의 공격성공률로 22득점을 쓸어 담는 동안 범실은 3개에 그쳤다. 집중력이 좋아졌다. 에반과 함께 ‘슈퍼루키’ 곽승석도 팀의 연승행진에 힘을 보탰다. 무려 20개의 서브리시브를 성공시키는 동안 블로킹으로 챙긴 3점을 포함해 모두 11득점을 올리며 대한항공의 신형엔진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았음을 입증했다. 공격 1위 김학민도 16득점을 올리며 대한항공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학민은 수비에서도 2개의 디그를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1라운드에 비해 조직력도 좋아진 모습이었다. 주전 리베로 최부식이 부상으로 3세트에만 잠시 투입됐지만, 수비에서 공백을 느낄 수 없었다. 반면 삼성화재는 가빈이 19득점, 박철우가 13득점으로 분전했지만, 다른 선수들의 공격이 먹혀들지 않았다. 범실을 줄이기 위해 소극적인 공격을 펼친 것이 패인이었다. 성남에서는 상무신협이 KEPCO45를 풀세트 접전 끝에 3-2(25-22 25-22 20-25 14-25 15-12)로 꺾었다. KEPCO45의 외국인 선수 밀로스는 후위공격 6점, 블로킹 7점, 서브에이스 3개로 V-리그 통산 27번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지만, 범실도 12개나 저질러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앞서 벌어진 여자부 경기에서는 현대건설이 올 시즌 돌풍의 주인공 도로공사를 3-0(25-16 27-25 25-19)으로 물리치고 4승째(2패)를 올렸고, 승률에서 동률을 이룬 도로공사를 점수득실률에서 제치고 1위로 뛰어올랐다. 한편 흥국생명은 인삼공사를 3-1(14-25 25-20 25-18 25-19)로 꺾고, 2승(4패)으로 꼴찌에서 탈출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화력 ‘펑펑’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화력 ‘펑펑’

    이제 NH농협 2010~11 프로배구 V-리그에는 ‘현대캐피탈의 시간’이 시작됐다. 1라운드 초반 흔들렸던 팀워크는 온데간데없다. 최태웅이 공을 올려만 주면 누구든 상대가 막기 어려운 공격으로 득점을 쌓아간다. 또 블로킹 1인자 이선규와 주장 후인정이 1선에서 뛰어올라 막아낸다. 만약 블로킹 방어선이 뚫리면 뒤에서 몸을 던져 공을 걷어 올려 공격으로 이어간다. 조직력이 완전히 살아났다. 현대캐피탈은 26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무려 13개의 블로킹을 앞세워 3-0(25-22 25-14 25-19)으로 이겼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2연패 뒤 4연승으로 6전 전승을 달린 대한항공에 이어 2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두 팀은 맞대결 전까지 3연승을 달려왔다. LIG는 이경수가 부활했고, 김요한과 외국인 선수 페피치의 ‘쌍포’가 불을 뿜어왔다. 그래서 대등한 경기가 예상됐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의 높이와 중앙공격이 초반부터 LIG를 압도했다. 특히 후인정(13점)이 블로킹으로만 7득점을 올렸다. 1세트 현대캐피탈은 LIG의 약점인 센터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센터 윤봉우와 이선규가 8점을 합작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 LIG는 오픈공격으로 맞섰지만 현대캐피탈의 높이에 막혀 역부족이었다.3세트도 현대캐피탈은 한 번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고 끝냈다. 조직력이 완전히 살아난 현대캐피탈은 27일부터 시작할 2라운드에 문성민까지 가세하면서 공격진의 파괴력이 한층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성민은 신인 드래프트를 거부하고 외국으로 갔다가 돌아왔다는 이유로 한국배구연맹으로부터 1라운드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배구] 후인정·최태웅 ‘노장 파워’

    노장은 죽지 않았다. 후인정(36), 최태웅(34) 두 노장들이 벼랑끝에서 현대캐피탈을 살렸다. 현대캐피탈은 2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KEPCO45와 경기에서 먼저 두 세트를 내줬지만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3-2(22-25 21-25 25-18 25-19 15-13)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개막 2연패 뒤 3연승을 달리며 공동 2위에 올라섰다. 초반 현대캐피탈의 서브리시브가 흔들렸다. KEPCO45의 대형 신인 박준범의 서브가 매서웠다. 네트 앞에서 하경민과 방신봉이 현대캐피탈의 공격을 철저히 막아냈다. 외국인 선수 밀로스도 강타와 서브에이스로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3세트 패색이 짙어진 상황에서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팀의 주장인 후인정과 최태웅을 긴급투입했다. 베테랑 세터 최태웅은 무려 40개의 공격 성공 토스를 연결하며 사기를 끌어 올렸고, 후인정은 강타와 블로킹으로 귀중한 득점을 올려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승부의 고비 고비마다 블로킹으로 5득점했다. 특히 5세트에서 강한 집중력으로 경기를 뒤집는 득점을 올렸다. 또 외국인 선수 소토는 29득점에 공격성공률 61.9%로 경기장을 찾은 부인과 딸에게 멋진 모습을 선보였다. 센터 이선규도 17득점에 9블로킹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반면 KEPCO45는 박준범이 26점을 기록하는 엄청난 화력을 뽐냈지만, 막판 뒷심 부족으로 다 잡은 대어를 놓쳤다. 밀로스는 서브에이스 4개, 블로킹 3개, 백어택 3개로 올 시즌 첫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며 25득점을 올렸지만, 이번에도 무려 13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배구]집중력의 힘… LIG 3연승

    경기력이 비슷한 팀들 사이의 맞대결에서는 범실이 승부를 가른다. 반드시 점수를 따내야 할 승부처에서는 공을 터치하는 모든 선수들이 긴장하고,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하지만 누군가는 범실을 하고, 누군가는 하지 않는다. 결국 집중력의 차이다. 범실 싸움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LIG손해보험이 KEPCO45를 제압하고 3연승을 달렸다. LIG는 19일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0~11 V-리그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3 25-22 27-25)으로 승리했다. LIG는 시즌 3승2패를 기록하며 대한항공에 이어 남자부 2위에 올랐다. 매 세트 접전을 벌인 양팀이 공격으로 올린 득점은 55(LIG)대 54(KEPCO45). 1점차에 불과했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 LIG의 집중력이 더 뛰어났다. 지난 14일 상무신협과의 경기에서 무려 24개의 범실을 저질렀던 LIG는 범실을 16개로 줄였고, 반면 지난 경기 14개에 불과했던 KEPCO45의 범실은 21개로 늘어났다. KEPCO45는 초반 기선을 제압한 LIG가 추격권에 들어온 순간마다 범실을 저지르며 자멸했다.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상무신협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3-1(25-21 25-15 24-26 25-22)로 이겼다. 현대캐피탈은 2연패 뒤 2연승을 달리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외국인 선수 소토가 26점을 올리면서 공격을 이끌었다. 반면 상무신협은 강동진(15점), 하현용(13점), 송문섭(12점) 등이 골고루 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수원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현대건설이 서브로만 5득점한 황연주(20득점)를 앞세워 GS칼텍스를 3-1(25-13 22-25 25-20 25-11)로 꺾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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