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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각개전투 중견돌… 연중무휴 신인돌… 브레이크 없는 아이돌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들은 요즘 ‘풀가동’ 중이다. 윤아와 유리, 수영이 드라마에 출연 중이거나 준비하고 있고 태연·티파니·서현은 ‘태티서’라는 유닛을 만들어 앨범을 내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써니와 효연은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 중이다. 제시카는 올 초 드라마 ‘난폭한 로맨스’에 얼굴을 비췄다. 요즘 아이돌 가수들은 그룹 활동보다 개별 활동을 할 때 더 바쁘다. 신곡 주기가 점점 짧아지면서 한달 남짓 되는 앨범 활동 기간을 마친 뒤에는 영화, 드라마, 뮤지컬 출연 스케줄이 빼곡히 차 있다. 새로운 얼굴에 목말라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무대 적응력을 갖춘 아이돌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소속사에서는 멤버의 적성도 살리고 수입도 올리는 두마리 토끼를 놓칠 이유가 없어서다. 그러나 이것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그룹의 ‘행복한 비명’이다.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 급선무인 신인들은 1년 내내 밤낮없이 달린다. 새 아이돌 그룹이 계속 쏟아지는 시장에서 길어야 1년 안에 성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인 아이돌 가수들은 ‘연중무휴’에 가깝다. 특히 음원 위주의 디지털 싱글이 자리를 잡으면서 짧게는 15일에서 2개월 안에 신곡을 내고 앨범 활동을 계속한다. 1년에 5~6곡의 신곡을 발표하면서 말 그대로 ‘히트곡이 나올 때까지’ 밀어붙이는 것이다. 지난해 치열한 신인 대전에서 살아남은 ‘인피니트’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들은 지난해만 6장의 앨범을 내고 가요 프로그램 최다 출연을 한 끝에 ‘내꺼하자’로 인기 그룹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이는 기획사의 능력과 노하우가 뒷받침될 때 가능한 얘기다. 통상 4주에 걸쳐 출연하는 TV 음악 프로그램에 1~2주 출연하고 사라지는 그룹도 적지 않다. 전직 아이돌 그룹 매니저는 “아이돌을 데뷔시키고 각종 활동을 시키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데 아무런 성과 없이 지속적인 투자만 할 수는 없다. 1년 동안 지켜보고 성과가 없으면 그룹의 존폐는 위협받게 된다. 기획사에서 키우는 후발 그룹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3년 차 아이돌의 ‘허리 싸움’도 치열하다. 이름을 알렸다고 해도 완전히 정상에 오를 때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요즘 가요계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걸그룹 시스타와 포미닛이 그런 경우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같은 시기에 데뷔했지만 초반에 엠블랙이 잠시 앨범 활동을 멈춘 사이 비스트가 추월한 사례를 들면서 “공백이 생겨서는 안 된다. 잘될 때 확실이 밀어붙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때문에 걸그룹들은 1년 내내 다이어트를 한다. 24시간 문을 여는 헬스 센터를 찾아다니면서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해외 활동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해서 국내 활동을 게을리할 수도 없다. 국내 앨범 성적이 해외 활동의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해외 활동에 주력하다 최근 컴백한 초신성과 유키스가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한 아이돌 그룹 소속사의 간부는 “K팝의 범주 내에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오래 활동하려면 국내 활동 성적이 중요하다. 아이돌은 수명이 그리 길지 않고 잠시라도 활동을 쉬면 금새 잊힌다는 불안감 때문에 아이돌의 무한 생존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1강 6중 4약…황우여 독주 누가 막을까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5·15 전당대회의 초반 경쟁 구도는 ‘1강 6중 4약’으로 요약된다. 선두인 황우여 원내대표를 나머지 후보들이 뒤쫓는 형국이다. 오히려 ‘2위 싸움’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이 4일 전대 후보 신청을 받은 결과 모두 11명이 접수했다. 5선의 황 원내대표를 비롯해 4선 심재철·원유철 의원, 3선 유기준 의원과 정우택·홍문종 당선자, 재선 이혜훈 의원, 초선 김태흠 당선자, 김경안 전북 익산갑 당협위원장, 정웅교 전 부대변인, 김영수 상임전국위원 등이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5일 대의원 여론조사를 통해 2명을 탈락시키고 9명을 대상으로 경선을 치를 계획이다. 이 가운데 황 원내대표가 가장 유력한 당권 주자로 꼽힌다. 4·11 총선에서 당의 취약성이 드러난 수도권에서 5선(인천 연수)에 성공한 데다 최근 국회선진화법(일명 몸싸움 방지법)까지 성공적으로 처리하면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신임도 한층 두터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의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의 물밑 지원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당 대표에 이어 발언권이 큰 ‘2위 최고위원’을 누가 차지할지는 안갯속이다. 계파와 지역 중 어느 쪽에 무게중심이 실리느냐에 따라 순위 자체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당권 주자 9명 중 심재철·원유철 의원 등 2명만 비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된다. 이들이 비박(비박근혜) 진영의 표를 결집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둘 중 한 명이 2위에 오를 경우 차기 지도부에서 비박 진영의 입김은 무시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심·원 의원의 지역 기반(경기)이 겹친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동반 탈락이 우려될 경우 후보 단일화 카드를 꺼내 들 수도 있다. 정우택 당선자와 유기준 의원은 ‘다크호스’로 지목된다. 각각 충청권, 영남권의 대표 주자라는 점이 강점이다. ‘1인 2표제’인 만큼 당 대표 후보와 지역 대표 후보에게 각각 1표씩 행사할 경우 해 볼 만한 싸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친박계 후보가 다수인 상황에서 ‘지지표 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혜훈 의원의 지도부 입성은 사실상 확정됐다. 득표 수에 상관없이 여성 몫으로 배정된 최고위원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여성 후보로 김영수 상임위원이 있지만 이 의원이 비교 우위에 있다. 오히려 지난 총선에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이 의원의 득표력이 만만치 않다는 점 때문에 자력으로 최고위원에 오를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 밖에 김태흠 당선자와 김경안 위원장, 정웅교 전 부대변인 등은 인지도와 조직 기반 측면에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취약하다는 평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웰스파고 챔피언십] 매킬로이, 왕좌 다시 찾을까

    지난 주는 도널드의 반격, 이번엔 매킬로이의 재반격? 2~3주 간격으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세계 랭킹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가 1일 지존의 자리를 탈환한 가운데 이번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재탈환을 벼른다. 매킬로이는 3일 밤(한국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골프장에서 막을 올리는 미프로골프(PGA) 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마스터스 이후 한 달 가까이 쉬었다. 그 사이 랭킹이 저절로 1위로 올라가더니 다시 2위로 내려왔다. 도널드의 성적에 따라 순위가 바뀐 것. 매킬로이는 올 시즌 PGA 투어 4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준우승 한 번씩과 3위 한 차례 등 마스터스 공동 40위를 제외하고는 모두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PGA 투어 공식 홈페이지는 필 미켈슨에 이어 매킬로이를 두 번째 우승 후보로 점쳤으며, 그 뒤를 짐 퓨릭과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가 쫓고 있다. 매킬로이뿐만 아니라 우즈와 미켈슨,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등 쟁쟁한 선수들이 줄줄이 출사표를 던졌다. 메이저 대회가 아니면 여간해선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선수들이다. 2주 뒤 PGA 투어 최대 상금을 자랑하는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앞두고 골프채를 예열하려는 선수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한국·한국계 선수들도 6명이나 출전한다. 지난 주 국내에서 열린 밸런타인 챔피언십을 치른 뒤 지난달 30일 다시 PGA 투어로 돌아간 배상문(캘러웨이)을 비롯, 노승열(타이틀리스트), 찰리 위(위창수·테일러메이드), 강성훈(신한금융그룹)과 재미교포 앤서니 김(나이키), 존 허(허찬수)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시즌 초반 강행군에다 최근 부상까지 입었던 배상문은 밸런타인대회를 전후해 약 2주 동안 국내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터라 이번 대회는 PGA 투어 ‘루키 시즌2’의 첫 장이나 다름없다. 배상문은 “컨디션이 100%에 근접했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단독] 한차례 술값 수천만원… 모럴해저드 충격

    [단독] 한차례 술값 수천만원… 모럴해저드 충격

    권력 실세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CJ그룹 이재현 회장으로부터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향응을 제공받고, 특히 이 자리에 신인 여성 연예인들까지 동석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권력과 재벌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정경유착의 의혹이 짙은 데다 ‘장자연 사건’에도 불구하고 지도층 인사들의 도덕적 일탈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CJ그룹 회장과 정부인사에 대한 정보보고’ 문건에 따르면 곽 위원장은 2009년 6월부터 8월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C룸살롱에서 신인 여성 연예인들을 합석시킨 채 이 회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향응을 제공받았다. 여종업원 봉사료를 포함해 술값만 한 차례에 수천만원이었다고 한다. 출범 초부터 ‘친(親)서민’을 강조해 온 현 정부의 고위공직자가 한 차례에 수천만원이나 하는 술자리에 참석했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문건에도 ‘곽 위원장은 정부의 서민정책에 반하여 대기업 회장 등 특정인만 출입하는 고급 룸살롱에 특정 기업인과 함께 출입하면서 연예인 접대부를 동석시켜 술을 마셨다. 2009년 6월께부터 같은 해 8월께 사이에만 무려 수십 회를 출입하는 등 고위 정부인사로서 특정 기업인과 부적절한 처신(신인 연예인 A, B 구두진술)’이라고 적혀 있다. 사정 당국이 곽 위원장과 이 회장의 룸살롱 회동을 내사하면서 이들의 정경유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된다. 사정 당국은 문건을 통해 ‘(곽 위원장은) 이 회장과 룸살롱 회합을 가지면서 거의 대부분 정부 정책에 관한 의견을 나누었다. 이 회장은 당시를 전후로 그룹 내 회의석상에서 향후 MBC 방송국을 흡수 합병할 계획이라고 공언한 사실이 있다. 곽 위원장과의 회합에 대한 충분한 오해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이 오랜 친구 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술자리 자체는 문제 삼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정부 정책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게다가 이들은 기획사 대표의 강요로 술자리에 불려 나온 20대 초반의 신인 여성 연예인들과 어울렸다. ‘장자연 사건’으로 온 사회가 들끓고 있을 때 장씨와 다름없는 상황에 처한 신인 여성 연예인들을 술자리에 동석시킨 것은 모럴해저드의 극치를 보여 줬다는 지적이 많다. 문건에는 ‘연기자 A씨 등은 기획사 대표의 강요로 2009년 6월부터 같은 해 8월 사이 약 2개월간 C룸살롱에 접대부로 종사하면서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의 술자리에 6~7회 동석했다.’고 명기돼 있다. 문건에는 또 이 회장이 곽 위원장과의 룸살롱 회합 사실을 수사기관에 진술했다는 이유로 C룸살롱 업주인 H씨를 통해 연예인 A씨 등에게 앞으로 연예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있다고 적혀 있다. 사정 당국은 동석 연예인들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곽 위원장 등의 부적절한 처신을 파악하고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고, 상급 기관인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내사 중인 연예기획사 비리 사건의 본질과 관련이 없고 자칫 사건 내용이 언론에 유출됐을 때 정부에 부담이 될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보고를 받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술자리에 동석한 연예인 A와 B, 그리고 매니저 D 등 관련자와 직접 만나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하지만 곽 위원장 등에 대해서는 특별한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미온적 대처에 대해 사정기관의 일선 실무자들 사이에선 볼멘소리도 터져나왔다. 한 관계자는 “고위 공직자가 재벌그룹 회장으로부터 룸살롱에서 수천만원대의 향응을 제공받으며 부적절한 처신을 하는 판에 하위 공무원들의 비리만 솎아낸다고 물이 맑아지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특파원 칼럼] 박찬호가 위대한 이유/이종락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박찬호가 위대한 이유/이종락 도쿄 특파원

    한국과 일본의 프로야구 시즌이 개막되면서 저녁마다 챙기는 일이 있다. 오릭스 버펄로스의 이대호 선수의 성적을 매일 체크하는 것 이외에 한화 박찬호 선수 관련 소식을 검색하는 버릇이 생겼다. 지난해 오릭스에서 부진한 성적을 남기고 고국으로 돌아간 박찬호를 응원하기 위해서다. 기자가 박찬호의 ‘광팬’이 된 건 18년 전이다. 박찬호가 1994년 1월 11일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부터다. 기자와 같은 486세대들 중에는 박찬호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가 시작되면서 이 나라에 아무런 희망이 없을 때 박찬호에게 많은 위안을 받고 다시 희망을 꿈꿨기 때문이다. 전날 아무리 과음을 해도 박찬호 경기가 있는 새벽 4~5시에는 놀랍게도 벌떡 일어나 경기를 함께했다. 이기면 덩달아 신나고, 타자들에게 뭇매를 맞으면 하루 종일 찜찜함을 떨치지 못했다. 1997년과 2000년에는 미국 출장 길에 LA 스타디움도 들렀다. LA 특파원 선배 소개로 로열박스에 있는 기자석에 앉아 박찬호의 쾌투를 지켜본 건 영원히 간직할 소중한 추억이다. 그런 박찬호가 지난해 메이저리그 생활을 정리하고 오릭스 구단에 입단했을 땐 날 듯이 기뻤다. 오사카를 홈으로 하는 퍼시픽리그의 오릭스 경기를 자주 볼 수 없지만 도쿄에서 만나길 간절히 원했다. 도쿄에는 센트럴리그에 속하는 요미우리와 야쿠르트가 있어 양대 리그 교류전에는 박찬호가 등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1승 5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2군에 내려간 뒤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을 마쳐 도쿄에서 박찬호와의 조우는 이뤄지지 않았다. 아시아 최다승인 124승을 기록한 박찬호에 대한 일본 프로야구계와 언론의 시선은 싸늘했다. 노모 히데오가 세웠던 123승의 기록을 갈아치워 일본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기 때문이리라. 지난해 4월 현역 일본 최고투수인 라쿠텐의 다나카 마사히로와의 두 차례 대결에서 박찬호가 패하자 ‘다나카가 메이저리거를 케이오시켰다.”고 대서특필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일본 야구 선수 누구보다 위대하다. 6년간 6000만 달러(약 682억원)의 연봉을 받고 올해 텍사스에 입단한 다르빗슈 유가 시즌 초반 두 경기에서 난타를 당한 걸 보더라도 박찬호의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할 수 있다. 다르빗슈는 니혼햄에서 7시즌 동안 93승,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다르빗슈의 데뷔전 때 NHK가 생중계하는 것은 물론 모든 민영 TV가 정규 방송 중에 경기상보를 여러 번 전할 정도로 그는 ‘일본의 자존심’으로 통한다. 다르빗슈가 박찬호의 기록을 넘으려면 12년 내리 10승 이상을 거둬야 한다. 올해 26세인 다르빗슈에게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박찬호가 위대한 또 다른 이유는 끝없는 도전정신 때문이다. 1000억원대의 재산과 메이저리거로서 높은 명성을 쌓았음에도 오늘도 도전한다. 일본에서 겪었던 수모도 아랑곳하지 않고 20년이나 어린 후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12일 두산전에서 6과 1이닝 동안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반면 18일에는 LG전에서 6과 3분의 1이닝 동안 3실점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박찬호가 이기든 지든 역사가 만들어진다. 이기면 미국과 일본을 거쳐 한국 프로야구사에 새로운 장을 열어젖힌다. 지더라도 후배들에게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기자는 40세인 박찬호가 앞으로 4~5년을 현역으로 뛰어주길 바란다.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서는 콜로라도의 제이미 모이어가 18일 49세 151일의 나이로 최고령 승리투수가 됐다. 일본에서도 주니치의 야마모토 마사히로가 15일 46세 244일째에 선발승을 거뒀다. 미국과 일본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마운드에서 몸소 보여주며 한국 프로야구를 몇 단계 업그레이드시켰으면 하는 게 ‘박찬호 폐인’인 기자의 바람이다. jrlee@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테마파크 디자이너 1호 니나 안 美 커닝햄그룹 부사장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테마파크 디자이너 1호 니나 안 美 커닝햄그룹 부사장

    갈매기는 비상의 꿈을 꾼다. 그러면서 다짐한다. ‘가장 높이 나는 자만이 가장 멀리 볼 수 있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느 날 세상에 내던져진 우리가 꿈 없이 살아가면 얼마나 무의미할까. 성공은 꿈꾸는 자의 몫이라고 한다. 비록 그 꿈이 논리가 없다 하더라도, 또 천천히 다가온다고 하더라도 결국 꿈이 있기에 살 만한 가치를 느끼고 추구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다가올 꿈을 미리 디자인해 보면 어떨까. 우리나라 테마파크 디자이너 1호 니나 안(56·본명 안영옥)씨는 바로 꿈을 디자인하고, 꿈 많은 세상에 환상의 옷을 입히는 솜씨로 유명하다. 현재 세계적인 건축 설계 회사 커닝햄 그룹의 부사장인 안씨는 테마파크와 건축·리조트 디자이너로 활동한다. 디즈니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비롯해 서울의 롯데월드, 에버랜드 등 국내외 많은 유명 테마파크들이 그의 손길을 거쳐 갔다. 그는 일찌감치 해외에서 ‘성공한 디자이너’로 인정받았다. 원래 그는 스튜어디스 출신이다. 숙명여대 1학년이었던 열아홉 살 때 학교를 그만두고 프랑스어 특채를 뽑는 대한항공에 들어갔다. 3년간 김포~파리 노선 비행기로 하늘을 날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샌프란시스코 대학과 예술학교에서 철학, 디자인, 건축을 공부한 뒤 워커 그룹, 네델 파트너십 등 유수의 미국 건축 설계회사에서 일하면서 테마파크 디자이너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안씨를 만났다. 그는 자리에 앉으면서 테마파크 디자이너에 대한 얘기를 먼저 꺼냈다. “한국에서 테마파크로 부르는 심 파크(Theme Park)는 디즈니랜드가 개장한 이후 54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개성을 가진 놀이 공원’을 총칭하는 하나의 명사로 정착됐으며 건축, 창작, 디자인, 프로덕션, 쇼, 영화, 미술, 인테리어, 그래픽, 일러스트레이션, 조경 등 각 방면을 포함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는 복합 상업지구를 테마적으로 디자인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콘셉트를 잡고, 놀이기구나 건물에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하고 색을 입히고, 공연과 쇼무대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까지 만들어 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월드의 한 예를 든다. “혜성 특급은 롯데월드에서 수행했던 가장 큰 프로젝트였습니다. 많은 시간과 열정을 들인 작품이지요. 테마파크는 라이드(Ride)를 타고 들어가 쇼 세트로 연결된 여러 개의 신(Scene)을 통해 스토리를 관람하는 다크 라이드가 가장 중심이 되는 시설입니다. 라이브 쇼 극장, 공연과 퍼레이드, 거리 연주와 퍼포먼스 등의 무대를 갖추고 있어 세계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테마파크입니다.” ‘혜성 특급’은 자신의 꿈과 환상을 담은 가장 아끼는 작품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다. “스토리를 상상하는 일은 언제나 꿈보다 더 생생한 작업이며, 스토리는 곧 시나리오로 이어지고 그 시나리오를 통해 각 장면의 스케치를 그려 스토리보드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한다. 이쯤 해서 궁금증을 먼저 풀어 보자. 안씨가 과연 어떻게 해서 세계적인 테마파크 디자이너가 됐을까. 1980년대 초반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이사했다. 직장도 못 얻은 데다 먹고사는 것이 힘들어 인쇄소에서 막일을 했다. 이때 그는 이력서 500장을 인쇄한 뒤 전화번호부에 실린 A부터 Z까지의 건축설계 및 인테리어 회사와 LA타임스 구인란에 실린 회사에 이력서를 보냈다. 며칠 뒤 캘리포니아에서 유명한 블럭스라는 고급 백화점 설계 사무실에서 연락이 왔다. 면접을 하는 자리에서 3개월 후 입사를 해도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단돈 한 푼이 없어 당장 취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정을 딱하게 여긴 면접관이 거래처인 워커 그룹 관계자를 소개해 줬다. 이렇게 해서 그는 세계 최고의 규모와 명성을 가진 워커 그룹으로 출근하게 됐다. 운 좋게도 신참 때 영국과 프랑스의 유명 백화점,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팔레스의 포룸숍 등 세계적인 리테일(Retail·브랜드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공간) 시설의 설계 일을 하게 됐다. 특히 당시 새로 건설하던 플로리다 올랜도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마스터플랜에도 참여하는 행운이 뒤따랐다. 3년 후 그는 직장을 HTI(Hambrecht Terrell International·워커그룹 다음 규모의 회사)로 옮겨 호주 마이어스 백화점 건축과 인테리어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각국 공항 명품 면세점 등의 디자인 팀장을 맡으면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HTI 창업주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소문이 퍼지자 회사가 곧 문을 닫고 말았다. 할 수 없이 그는 디즈니랜드 내부 리노베이션 일을 맡은 작은 회사에 취직했다. 여기서 메인 스트리트의 디자인과 건축 도면을 그려 내는 작업을 맡았다. “아마도 디즈니랜드는 지구상에서 존재하는 일반 시설물 중에서도 가장 많은 전문가가 동원되고 가장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간 시설물 중 하나일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인디애나 존스’와 같은 새로운 어트랙션 시설물을 만드는 데는 콘셉트 디자인부터 완성까지 보통 10년 이상 걸립니다. 디자이너와 건축가, 쇼, 시나리오, 특수효과, 조명 등 보통 20개 이상의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디즈니랜드 얘기가 나오자 그는 “디즈니 신화는 기업의 신화이기도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펀(Fun)이 가득하며 바로 그 펀과 행복을 파는 기업이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이러한 펀을 파는 엔터테인먼트산업이 발전해야 한다.”면서 “한국은 모방은 잘하지만 크리에이티브가 약하다. 아파트나 식당, 거리, 관공서 건물 다들 네모난 형태의 건물들로 차별성이 없다.”고 했다. 따라서 상상의 나라를 현실로 끌어 오는 창조 콘텐츠 생산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 1990년 미국 경제의 침체로 감원 바람이 불자 안씨는 LA 한인타운에 테마파크와 각종 상업시설을 전문으로 하는 디자인·설계 회사를 차려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해 나갔다. 미국은 물론 대전 엑스포 한국통신관의 인테리어 업무와 대전 엑스포의 롯데그룹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도 이때였다. 2004년 커닝햄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엔터테인먼트와 테마파크, 리조트 분야를 맡아 전문적으로 일해 나갔다. 커닝햄은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셜 스튜디오, 파라마운트, 워너 브러더스 등 전 세계 테마파크를 가장 많이 디자인·설계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안씨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일터였다. 결국 능력을 인정받아 부사장 자리까지 올라가게 됐다. 문득 결혼을 했느냐고 물었다. 웃으면서 과거도 그렇고 앞으로도 혼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에 환상을 입히는 일’로 정신 없이 바빴다고 말했다. 잠시 찻잔을 들던 그는 “이런 얘기를 해도 되나 모르겠다.”면서 빙그레 웃는다. “하긴 세월이 많이 지났으니까.”라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며느리가 될 뻔했던 일화를 잠시 술회한다. “1980년대 초반이었죠. 제가 김한길 전 의원과 샌프란시스코에서 동아일보 기자로 아르바이트하고 있었지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망명길에 올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여기저기 강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인터뷰를 하러 갔지요. 아침 7시에 호텔로 갔더니 이희호 여사도 함께 계시더군요. 딱 30분만 인터뷰하기로 했는데 얘기가 길어져 점심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김 전 대통령이 저를 인터뷰하더군요. 미국에는 언제 왔냐, 몇 살이냐, 한국에서는 무엇을 공부했느냐, 아버지는 무엇을 하느냐 등등 신상에 관한 여러 질문을 받았지요.” 이후 안씨는 김 전 대통령의 권유에 의해 아들 홍업씨와 1년여 동안 데이트를 하게 됐다. 아버지(김 전 대통령)로 인해 받았던 고통, 보통 사람들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어려움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에 대해 안씨는 “김 전 대통령의 소개로 만나기는 했지만, 사람에게는 인연의 끈이 있게 마련이다. 지금 생각해도 좋은 추억이었다.”고 회고했다. 요즘에는 어떤 일로 바쁠까. “롯데월드는 현재까지 18년 동안 인연이 이어지고 있으며 작년부터 다시 (롯데월드에서) 내부와 외부, 쇼핑몰 등의 리모델링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그것 때문에 미국과 서울을 수시로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펀과 엔조이를 팔아야 한다는 내용의 강연과 함께 여러 개발 프로젝트 콘셉트와 디자인 등의 일에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경제 대국 10위권답게 관광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진정한 휴식, 재충전이 이뤄지는 휴가 개념이 필요합니다. 한국에는 제대로 휴식을 취할 장소가 별로 없습니다. 예를 들어 호텔, 식당, 놀이시설, 자연 등 여행자의 모든 요구를 하나의 동선에서 충족시킬 수 있는 국제 수준의 리조트가 없다고 할 수 있지요.” 인생에서 재미와 흥미란 엔터테인먼트를 말하며 이는 말초적인 쾌락을 넘어 깊은 감동을 주는 만족이라고 역설한다. 영화, 공연, 패션, 예술, 스포츠, 레저, 휴식 및 각종 취미생활, 쇼핑, 인터넷과 컴퓨터, 요리, 휴대전화 등은 결국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수단이며 엔터테인먼트는 삶의 질을 추구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성공의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저는 언제나 펀을 생각했습니다. 디자이너가 펀을 추구하지 않으면 어떻게 사람들의 환상과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느냐고 항상 제 자신에게 물었죠. 그러면서 비전을 세우자, 창의적으로 생각하자, 스스로를 믿자, 지식은 힘이다 등 네 가지 키워드를 중요하게 여기면서 살아 왔습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슈퍼그룹 비지스 보컬 로빈 깁, 혼수상태 위독

    슈퍼그룹 비지스 보컬 로빈 깁, 혼수상태 위독

    1970~80년대 최고의 팝그룹 ‘비지스’의 전설 로빈 깁(62)이 폐렴에 걸린 후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더 선 등 영국언론들이 15일 일제히 보도했다. 더 선 등은 로빈 깁의 상태가 위중하며 절친한 친구인 TV스타 레슬리 필립스(87)가 지난 밤 병문안을 갔다고 전했다. 로빈 깁과 레슬리 필립스는 최근 스카이 TV의 라이프 쇼에서 서로를 인터뷰했었다. 레슬리는 “나는 너무 슬프다. 그의 상태가 매우 심각해 며칠이 고비라고 한다”며 비통해했다. 로빈 깁은 2010년 이후 결장암과 간암으로 투병해왔으나 얼마전 신곡을 내는등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었다. 그의 쌍둥이 동생 모리스 깁은 2003년 세상을 떠났다. 현재 그의 병실은 아내 드위나와 세 아이, 그리고 형 배리 깁이 지키고있다. 비지스는 1960년대 초반 데뷔했으며 70년대 ‘토요일 밤의 열기’등이 빅히트하며 전세계적으로 2억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하고있다. 인터넷 뉴스팀
  • 옷 무게로 값 매겨… “와! 싸다”

    옷 무게로 값 매겨… “와! 싸다”

    “860g에 2만 5800원입니다…” 판매원이 주부 홍세연(34)씨가 고른 다섯 벌의 옷을 전자저울에 올려놓자 중량과 가격이 뜬다. “네 식구가 입을 티셔츠 다섯 장을 골랐는데 3만원도 안 되네요. 옷 고를 맛 나는데요.” 12일 저녁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점포 중앙 에스컬레이터 옆에 마련된 행사장. 지난 11일부터 롯데마트가 대형마트 최초로 옷을 저울에 달아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인 이곳은 퇴근 시간을 넘어서자 더욱 북적이기 시작했다. 40㎡(12평) 규모의 작은 공간을 채운 16개 판매대에는 옷이 수북이 쌓여 있다. 그 위로 달린 ‘옷 무게 달아 팝니다’와 평균 무게 기준으로 ‘100g에 3000원’이란 문구가 큼지막하게 들어간 현수막이 눈길부터 잡는다. 무심코 매장을 돌다 발길을 멈추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들어서는 고객들. 이내 보물찾기하듯 판매대 사이를 누비며 옷 고르는 재미에 빠져들었다. 장바구니에, 카트에, 또는 팔 위에 여러 벌의 옷을 잔뜩 가지고 와 채소나 고기를 사는 것처럼 옷 하나하나 무게를 재고 옷을 더했다, 들었다 놓았다 하며 가격을 맞추는 얼굴에선 모처럼 생기가 도는 듯하다. 롯데마트가 ‘불황 마케팅’의 하나로 잠실점을 포함해 62개점에서 진행 중인 행사의 반응이 초반부터 뜨겁다. 여기서 판매하는 라운드 티셔츠 한 장의 평균 무게가 100~110g. 3000~3300원 정도이니 커피 한 잔 가격이다. 고물가로 옷은커녕 제대로 된 물건 하나 사기 힘든 요즘, 오랜만에 ‘만원의 행복’을 만끽하게 해준다. 최근 소비 위축 탓에 롯데마트 등 유통업체와 ‘반값TV’ 등을 내세운 전자업체 등을 중심으로 기발하면서도 대폭적인 할인 이벤트가 늘고 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이 지난 11일 첫날 올린 매출은 약 2억 5000만원. 평소 의류 특가전 매출의 2배가 넘는다. 행사 이틀째인 12일까지 모두 4억여원 어치가 팔려 관계자들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남대문시장에서 옷을 고르는 것과 같은 재미도 주고 다른 고객들의 호기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옷을 어지럽게 쌓아놨다.”며 “행사 상품은 재고가 아닌 올 봄·여름 신상품”이라고 강조했다. 6개월 전부터 기획에 들어가 국내 유명업체의 베트남 공장에서 원단을 확보하고 비수기 생산을 거쳐 원가를 절감했다. 여성의류 70%, 아동 및 남성의류가 30%로, 긴팔·반팔 티셔츠, 반바지 등 다양한 종류와 사이즈를 갖춘 총 60만장을 준비했다. 순면 또는 스판덱스 혼용 소재를 사용해 질적으로 우수하면서도 같은 품질의 상품보다 약 60~70% 저렴하다는게 마트 측의 설명이다. 유소현 롯데마트 의류PB 팀장은 “고객 반응이 뜨거워 앞으로 행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가을·겨울 상품 생산을 위해 현재 공장을 수소문 중”이라고 밝혔다. 행사는 18일까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초반 제1당 기대하던 민주… 밤 11시 총선 패배 인정

    “이럴 수가….” 장밋빛 전망이 4시간 만에 비통함으로 바뀌었다. 민주통합당은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 속에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던 11일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제1 당을 내주는 결과가 나오자 침통함에 휩싸였다. 한명숙 대표는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보고 자리를 뜬 뒤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박선숙 중앙선거대책본부장은 개표 결과가 사실상 마무리돼 당락이 판가름난 오후 11시 총선 실패를 인정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출구조사 당시만 해도 의석 과반수 차지는 어려워도 제1당 확보가 무난하리라는 희망 섞인 예측이 대세를 이뤘다. ●“국민 선택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박 선대본부장은 어두운 표정으로 “개표가 완료되지 않고 박빙지역에서 힘겹게, 안타깝게 상황을 지켜보는 후보들에게 응원을 보낸다.”면서 “국민들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박 선대본부장은 “민주당은 여러 미흡함으로 인해 현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 여론을 충분히 받아 안지 못했다. 실망시켜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총선의 제1 당 의석수 확보 실패에 대해 박 선대본부장은 “승부의 관건으로 봤던 투표율에서 나타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지역에서 고군분투한 후보들, 특히 강원·충청·영남지역에서 힘든 싸움을 벌여왔던 후보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가 출마했던 서울 강남을에서는 투표함 외부 자물쇠가 밀봉돼 있지 않는 등 문제가 발견됐다며 개표 전면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강원·영남 후보들께 죄송” 민주당은 오후 6시 방송 3사 총선 출구조사 결과 발표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초조해지는 기색이 역력했다. 당초 출구조사 결과에서 박빙우세였던 지역구의 후보 간 격차가 좁혀지고 경합열세 지역구 후보들은 점점 격차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출구조사 당시 서울 지역 주요 접전지 조사 결과가 박빙 우세로 나오자 한때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60곳 밤새 엎치락뒤치락… 정당별 의석 전망 ‘고무줄’

    60곳 밤새 엎치락뒤치락… 정당별 의석 전망 ‘고무줄’

    여야의 ‘엎치락뒤치락’ 승부는 4·11 총선 투표 종료~개표 완료까지 거듭됐다. 역대 선거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피 말리는 접전이 곳곳에서 이뤄진 것이다. 초박빙 승부는 투표 마감 직후 공개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부터 예고됐다. 전체 246개 선거구의 24.4%인 60곳이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오차범위 내 초접전 지역으로 분류됐다. 때문에 각 방송사들이 전망한 정당별 의석수 역시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했다. 실제 KBS는 비례대표를 포함해 새누리당이 131∼147석, 민주당이 131∼146석, 통합진보당이 12∼18석을 각각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MBC는 새누리당 130∼153석, 민주당 128∼148석으로 전망했다. SBS는 새누리당 126∼151석, 민주당 128∼150석으로 예측했다. 출구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제1당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였다. 출구조사는 새누리당이 충청·강원에서 다소 선전을 했을 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텃밭 부산 등에서 야권에 밀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때문에 개표 초반만 해도 민주당과 진보당을 합친 야권의 의석 수가 과반(151석)을 넘는 ‘여소야대’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차츰 개표가 이뤄지면서 상황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실제 뚜껑을 열자 출구조사에서 드러난 접전 지역 외에 특정 후보의 우위를 점친 지역에서도 예상 밖 혼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전국 개표율이 50%가량에 이른 오후 10시쯤 새누리당이 전체 선거구의 절반이 넘는 124곳에서 1위를 달렸다. 이때부터 ‘여대야소’ 정국이 도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개표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전국 20개의 지역구에서 새누리당-민주당 후보 간의 1위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실제 11일 밤 12시 현재 여야 후보가 한 자릿수 표~수백표 차이로 초박빙 승부를 펼치는 지역만 서울 서대문을, 양천갑, 양천을, 강서을, 은평을, 경기 성남 중원, 의정부갑, 평택을, 고양 덕양갑, 시흥갑, 광주, 부산 부산진갑, 경남 김해갑 등이었다. KBS가 전국 개표율 87.3%인 11일 밤 12시 현재 판세를 집계한 결과, 새누리당이 128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민주당은 106석, 통합진보당 6석, 선진당 3석, 무소속 3석 등의 순이었다. 서울에서는 민주당이 전체 48곳 중 31곳에서 우위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15곳, 진보당은 2곳에서 1위에 올랐다. 52석이 걸린 경기에서는 민주당 29곳, 새누리당 22곳, 진보당 1곳 등으로 나타났다. 인천에서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각각 6석씩 양분했다. 민주당이 우위를 보인 수도권과 달리 충청·강원에서는 새누리당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우선 강원 9곳에서는 새누리당의 ‘전승’이 예상됐다. 충남에서는 새누리당 4곳, 민주당 3곳, 선진당 3곳 등으로 전망됐다. 충북에서는 새누리당 5곳, 민주당 3곳 등으로 나타났다. 대전에서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각각 3석씩 나눠 가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구 12곳, 경북 15곳, 울산 6곳에서는 각각 새누리당의 ‘싹쓸이’가 유력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은 새누리당 16석, 민주당 2석으로 관측됐다. 경남에서는 새누리당 15석, 무소속 1석 등으로 분석됐다. 각각 11석씩 총 22석이 걸린 전남·북에서는 민주당 19석, 진보당 2석, 무소속 1석 등으로 1위를 달렸다. 광주는 민주당 6석, 진보당 1곳, 무소속 1곳 등으로 우위를 보였다. 제주 3석은 민주당이 압승할 것으로 집계됐다. KBS는 11일 밤 12시 현재 새누리당이 비례대표를 포함해 150석(비례 25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민주당은 130석(21석), 진보당 12석(6석), 선진당 5석(2석), 무소속 3석 등으로 제시했다. 민주당과 진보당을 합쳐도 142석으로 개표 초반 전망과 달리 ‘여소야대’가 도래하지 않게 된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은 1당으로 정국 주도에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다만 야권 전체 의석과의 차이는 크지 않아 사안별로 팽팽한 대결이 예상된다. 장세훈기자 shja6ng@seoul.co.kr
  • [5대 관전 포인트] 50% 초반땐 與에 유리… 60% 안팎땐 野에 유리

    [5대 관전 포인트] 50% 초반땐 與에 유리… 60% 안팎땐 野에 유리

    4·11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29일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된 이후 여야가 사용 가능한 모든 쟁점들을 동원해 총력전을 펼쳐 온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제 ‘불법사찰’과 ‘김용민 후보의 막말’ 등 막판 쟁점이 투표율에 어떻게 투영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투표율과 승패의 상관관계, 정당의석과 승패의 판단 기준, 자유선진당과 통합진보당의 생존율과 야권 과반의석 확보 가능성 등 이번 총선의 주요 관전포인트를 짚어 본다. ① 투표율 55%이상 vs 55%이하 4·11 총선의 최후·최대 변수는 단연 투표율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초박빙 혼전이 이어지면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선거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투표율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투표를 이틀 앞둔 9일 막판 악재가 거의 다 노출돼 더 이상 표심을 뒤흔들 변수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투표율 고저에 따른 여야 정치판의 셈법만 남은 셈이다. 실제로 투표율이 60.6%로 고공비행했던 17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152석으로 과반을, 역대 총선 최저 투표율인 46.1%를 기록했던 18대의 경우 한나라당이 과반인 153석을 점유했다. 역대 지방선거 중 두 번째로 높은 54.5%의 투표율을 보인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야권이 승리했다. 민주당 등 야권은 투표율 ‘60%’를 이번 총선 승패의 분수령으로 인식하고 있다. 백중세의 서울 등 수도권 판세는 투표율이 희비를 가를 것이라는 게 일치된 의견이다. 새누리당의 지지 기반인 보수 세력이 상당폭 결집된 상황에서 투표율이 상승할수록 20·30대 및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이 야권 지지로 기운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박선숙 선거대책본부장은 “투표함을 열기 전에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선거구가 전국 30~40개 지역에 달해 남은 건 투표율 싸움”이라며 “투표율이 60%를 넘어야 접전지에서 야권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고 단정했다. 19대 총선이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데다 정권 말 심판 심리가 크게 작동해 투표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의 예측 투표율은 55%를 기준으로 갈리고 있다. 이를 기점으로 50% 초반은 여당이 유리하고, 50% 후반이 될수록 야권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으로는 민주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이 부동층의 정치 혐오 심리를 오히려 키우면서 투표율에 제한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현 정부 들어 치른 선거의 경우 투표율이 대체로 오르고 있지만 투표율 예측은 쉽지 않다.”며 “다만 60%대에 진입하면 여야 판세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체 투표율뿐 아니라 세대별 투표율도 특히 관심사다. 진보 성향이 강한 30대 이하 세대와 보수 성향이 강한 50대 이상 세대가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38.9%와 39.1%로 거의 같다. 역대 선거에서 50대 이상의 투표율이 2030세대보다 1.5배가량 높은 점을 감안하면 승부는 나머지 22.0%를 차지하고 있는 40대에서 갈린다. 이들이 투표장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제1당의 이름이 결정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투표율 외에 그동안 여론조사로 드러나지 않은 숨은 5% 표심이 여야의 운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② 정당 의석별 승패 기준은 여야 모두 150석 어려워 4·11 총선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여소야대’(與小野大) 가능성이다. 연말 치러질 대선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각 당의 판세 분석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과반 의석인 150석 이상을 확보해 제1당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양 당이 130~140석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제1당에 오르고, ‘야권연대’의 또 다른 한 축인 통합진보당이 10~20석을 얻으면서 과반을 넘기는 여소야대 정국이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역대 국회에서는 15·16대 국회는 여소야대 구도가, 17·18대 국회에서는 여대야소 구도가 형성됐다. 정국 주도권이 8년 만에 야권으로 넘어가면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이 가속화되고,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도 거센 공세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이 130석 이상을 얻으면 박 위원장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라 할 수 있다. 정권 심판론과 디도스 사건, 돈 봉투 파문 등 불리한 여건 등을 감안했을 때의 판단이다. ‘패배 기준선’은 121석이 거론된다. 박 위원장은 2004년 ‘탄핵 역풍’ 속에서 17대 총선을 진두지휘해 121석을 얻었다는 점이 고려됐다. 반대로 새누리당이 140석 이상을 얻거나 제1당에 오를 경우 박 위원장의 대권 행보는 강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이 사실상 ‘박근혜당’으로 개편된 상황에서 총선 승리는 곧 ‘박근혜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경우 현재 의석수(89석)보다 1석이라도 늘어날 경우 승리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러나 불과 석 달 전인 지난 1월 돈 봉투 사건 직후 과반 의석을 예약해 놓은 것 같았던 상황과 비교하면 130석 대에서 새누리당과 10석 이내로 승부가 갈릴 경우 ‘승리’로 규정하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물론 단 1석이라도 뒤져 제2당에 머문다면 ‘정치적 패배’로 해석될 수 있다. 이 경우 민주당의 한명숙 대표 체제는 ‘책임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친노(친노무현) 그룹의 재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권의 대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③ 불법사찰 vs 김용민 막말 파괴력은 부동층·무당파 표심 ‘장군멍군’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과 서울 노원갑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은 4·11 총선 막판 각각 여야를 짓누르는 대형 악재다. 두 변수가 중간층 유권자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투표일 직전인데도 수도권 위주로 여야 후보가 박빙 승부를 벌이는 곳이 수십 곳이다. 여야는 악영향 차단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김 후보의 과거 여성·노인 비하 발언에 이어 기독교 모독 발언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그의 사퇴는 물론 민주당 한명숙 대표의 공개 사과와 출당 조치까지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 극대화에 애쓰고 있다. 9일 국민들을 분노케 한 수원 살인사건에 대해서도 “경찰이 제대로 대응만 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분노한다. 민생치안보다는 국민을 불법사찰하는 데 몰두해 이런 비극이 생겼다.”면서 정권 심판론으로의 연결을 시도했다. 이처럼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는 새누리당에, 김용민 후보 막말 논란은 민주당에 각각 악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표심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전문가들조차 견해가 갈릴 정도로 파급력 비교가 어려운 형국이다. 다만 공통적으로 투표할 정당과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나 무당파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선거전 종반 연일 두 사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대대적인 여론전을 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양당은 물론 언론들도 보수와 진보로 갈려 두 사안에 대해 달리 조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정치사회조사본부장 등은 “선거가 정권 심판론으로 치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판론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서울신문이 전문가 2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정권 심판론이 작용해 민주당이 131~140석을 얻어 제1당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약간 높았다. 정권 심판론이 김 후보 막말 논란으로 상쇄됐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새누리당의 이름, 색깔 및 로고 바꾸기 등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는 다르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줘 정권 심판론을 무력화시킨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④ 원내 제3정당은 누가 “진보 최대 15석·선진 10석”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 이어 원내 제3정당은 누가 될까. 19대 국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 소수 정당들의 성적표도 관심사다. 우선 자유선진당과 통합진보당이 원내 3당의 자리를 두고 다툼을 벌이는 모양새다. 현재로서는 민주당과 연대를 형성한 통합진보당의 제3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통합진보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통틀어 20석 이상을 확보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해 왔다. 선거전문가들은 ‘15석 미만(비례대표 포함)’의 성적을 예상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는 9일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야권연대가 과반수(150석 이상)를 해야 승리하는 것이고 조심스럽긴 하지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비례대표 12번인 자신의 원내 입성에 대해서는 “지금 추세로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은 현재 서울 3곳과 경기 7곳을 비롯해 총 52곳에 지역구 후보를 냈다. 이 가운데 서울 노원병(노회찬)이 우세지역으로 꼽힌다.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정당투표의 득표율이 관건인데 13% 이상을 얻어야 8석을 가져갈 수 있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선진당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지역구에서 14명, 비례대표 4명을 당선시켰고, 지역구 1명과 비례대표 2명을 배출한 창조한국당과 원내교섭단체 ‘선진과 창조의 모임’을 구성, 거대 양당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선진당에 대한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충청 지역에서는 ‘최대 10석’을 내다보고 있는 분위기다. 그동안 여론조사 결과로는 현역 의원인 대전의 권선택(중구)·임영호(동구)·이재선(서을) 후보와 충남의 이명수(아산)·이인제(논산계룡금산) 후보 등 6명 안팎이 우세하거나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우세 양상을 보였다. 다만 지역 내에서는 “대전·충남에서 1석 이상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남은 기간 동안 충청 민심의 향배가 주목된다. 소수 정당들은 원내 1석이라도 얻어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전체 246개 의석 가운데 비례대표는 54석이다. 정당투표 득표율이 3%를 넘어야 1석을 가져갈 수 있고, 2% 미만일 경우 정당은 해산된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이 37.48%를 얻어 22석을 차지했고 민주당이 25.17%로 15석, 친박연대(13.18%) 8석, 선진당(6.84%) 4석, 민주노동당(5.68%) 3석, 창조한국당(3.80%) 2석 등의 순이었다. 진보신당은 2.94%를 얻어 문턱에서 원내 입성이 좌절됐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⑤ 선거철 단골이슈 ‘북풍’ 광명성 위협?… 유권자 ‘내성’ ‘북풍’은 언제나 선거 주변을 맴돌아 왔다. 이번 4·11 총선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 3호’ 발사와 함께 제3차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일들은 선거가 끝난 뒤인 12~15일로 예정돼 선거에 끼칠 영향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미국이나 일본이 북한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발언을 하면 한반도 긴장이 올라갈 수 있으나, 지금은 그것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면서 “국민들도 1차 핵실험 때를 제외하고는 핵실험 자체만으로 긴장하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선거철마다 북한 문제가 이슈화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유권자들에게 내성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통적으로 북한 관련 이슈는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돼 왔다. 안보 불안 심리를 자극받은 유권자들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1996년 15대 총선 일주일 전 ‘판문점 총격 사건’이 선거판을 휩쓴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전통적인 ‘북풍’ 공식이 깨졌다. 2000년에 실시된 16대 총선에서는 김대중 정부가 선거를 사흘 앞두고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발표했지만,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반발을 불렀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133석을 얻어 제1당 지위를 차지했다. 또 2010년에는 6·2 지방선거를 불과 두 달여 앞두고 터진 천안함 폭침사건도 여당에 호재가 되지 못했다. 그래도 민주당은 경계를 풀지 못하는 눈치다. 많은 선거구에서 초박빙 승부가 진행되는 만큼 소소한 변수라도 판세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9일 정부가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낸 데 대해 “북핵 3차 실험과 광명성 발사 문제를 선거 국면에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살 만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서울광장] 그래도 ‘희망’을 뽑자/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그래도 ‘희망’을 뽑자/오병남 논설실장

    4·11 총선이 코앞이다. 연말 대선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선거여서 관심이 높다. 그러나 국민은 썩 내키지가 않는다. 흔쾌히 밀어줄 정당이나 후보가 확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모든 정당이 태산을 옮기고도 남을 기세로 쇄신과 변화를 외쳤지만, 공천 혁명은 없었다. 공식 선거운동은 초반부터 네거티브 전쟁의 조짐이 뚜렷하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인지 국민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온 나라를 들쑤셔 놓았던 여야의 공천은 ‘3월의 광란’으로 부를 만큼 뜨거웠지만, 구태와 코미디가 판치면서 실망만을 남겼다. 새누리당은 ‘박근혜당’으로 변신한 것이 고작이다. 국민의 환골탈태 기대는 ‘늙고 낡은 기득권 정당’의 과거 프레임을 뚫지 못했다. 야당이라고 나을 것은 없다. ‘친노’는 민주통합당을 접수했지만, 대표상품으로 내놓은 국민참여 경선은 동원 경쟁으로 전락했다. 야권연대에 매몰돼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형국을 자초한 것도 딱한 일이다. 국익에는 별 관심 없다는 듯 표만 좇다 스스로 머쓱해졌다. 중도개혁의 넓은 표밭은 제쳐놓고 ‘왼쪽 3%가 당락을 가른다.’는 선거공학에만 매달린 건 안타깝다. 역공의 빌미를 줘 ‘정권 심판’의 파괴력을 스스로 반감시켰으니 말이다. 줏대 있고 사려 깊은 행보를 했더라면 의석은 물론 집권 가능성을 훨씬 높일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여야 모두 외부인을 등장시켜 공정공천을 분식했지만, 결국 하향식 공천의 한계를 되풀이한 셈이다. 낡은 방식 그대로 허둥지둥하다 보니 민주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못했다. 아무리 지역기반이 탄탄해도, 의정활동이 훌륭해도, 전문성이 있어도, 지도부의 낙점 없이는 공천받을 수 없다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다. 국민의 선택보다 지도부의 선택이 사실상 금배지를 가름하는 현실이야말로 정치권 폐해의 원점이나 마찬가지다. 지역일꾼을 뽑는 총선인데 공식 선거전은 초반부터 마치 대선을 치르는 형국이다. 누가 제1당 자리를 차지하느냐, 여소야대냐 여대야소냐에 따라 차기 대권의 향방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당 지지율이 날마다 요동치고, 수도권 선거구 60~70곳에서 지지율 5% 포인트 이내의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 격렬함의 방증이다. 벌써부터 서로 물어뜯으며 바람몰이에 안간힘을 쓰는 것을 보면 국민이 바라는 정책선거는 이번에도 틀린 것 같다. 더구나 국민 입장에서는 여야 정책의 차별성을 가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묻지마식 복지 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다 보니 어떤 정책이 어느 당의 것인지조차 헷갈릴 판이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무상급식을 내세워 톡톡히 재미를 본 뒤 생긴 현상이다. ‘판박이 공약’의 내용도 설익고 엉성하다. “여야 모두 경제 공약의 실현가능성, 합리성, 효율성 등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빈약하다.”는 한국경제연구원의 질타는 정곡을 찌른다. 총선과 대선을 치른 이후가 더 걱정되는 이유다. 공천 실망과 선거전의 혼탁함으로 국민은 이미 피곤하지만, 그래도 선거는 좋은 것이다.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를 입법 활동보다는 싸움의 장으로 만든 인물은 기필코 바꿔야 한다. 사실상 막을 내린 18대 국회에는 아직도 정부가 제출한 법안이 405건이나 잠자고 있다지 않은가. 용케도 공천을 따냈지만 부패와 비리, 편법과 네거티브에 전 인물, 국민을 장기판 ‘졸’ 정도로 여기는 인물도 걸러내야 한다. 이들의 빈자리를 서민의 고단함을 덜어 줄 인물, 국익을 위해 당당한 인물, 시대정신과 알찬 정책으로 페어플레이를 펼친 인물, 청렴한 새 인물로 채우는 것이 대한민국의 ‘희망’을 만드는 일이다. 정치 쇄신 요구는 쇳물을 녹일 만큼 뜨겁다. 그러나 ‘꼭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는 절반을 조금 넘는다. 자가당착이다. ‘청년들의 꿈을 찍자.’는 청년유권자연맹의 호소처럼 남은 선거전에 눈을 부릅뜨고, 한번쯤 공약과 정책을 따져보는 수고를 해야 하지 않을까. 4월 11일 그래도 ‘희망’을 뽑자. obnbkt@seoul.co.kr
  • 출판계 10人 “올 키워드는 정치 귀환”… 99% 정치에 눈뜨다

    출판계 10人 “올 키워드는 정치 귀환”… 99% 정치에 눈뜨다

    압도적인 키워드는 ‘정치의 귀환’이었다. 2012년 총·대선의 해를 맞아 인문사회출판 관계자 10명에게 앞으로 주목해볼 만한 출판계 키워드를 뽑아달라고 했다. 응답자들은 청년, 불안, 민주주의, 신자유주의, 소통, 정치, 정치철학 같은 단어들을 골랐다. 한걸음 더 나아가 ‘투표’와 ‘심판’을 내건 이도 있었다. 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었던 1992년은 물론 이후 대선이 있었던 1997년, 2002년, 2007년에도 없었던 현상이다. 이 키워드를 뒷받침해주는 이들은 ‘20대’와 ‘여성’이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역대 베스트셀러 목록 보니 총선과 대선이 눈앞에 닥쳐왔다고는 하지만 정치에 대한 관심은 출판계에서도 이상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가령 지난 3차례의 대선이 있었던 시기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살펴보면 이는 더 명확해진다. 수평적 정권 교체가 있었다지만 1997년 종합 베스트셀러 목록(이하 교보문고 집계)을 보면 정권 교체보다 외환 위기가 더 부각됐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잭 캔필드 외 지음, 이레 펴냄), ‘아버지’(김정현 지음, 문이당 펴냄)처럼 마음을 다독여주는 책들이 1·2위를 차지했다. 2002년 대선 때도 마찬가지였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열풍이 뜨거웠다지만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더 뜨거웠던 것은 MBC ‘느낌표’의 코너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의 바람이었다. 이 프로그램에 소개된 ‘아홉살 인생’(위기철 지음, 청년사 펴냄), ‘봉순이 언니’(공지영 지음, 푸른 숲 펴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박완서 지음, 웅진닷컴 펴냄)는 출간된 지 제법 오래된 책이었음에도 1·2·3위를 휩쓸었다. 2007년 대선 때는 아예 자기 계발서인 ‘시크릿’(론다 번 지음, 살림비즈 펴냄)이 부동의 1위를 차지했고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정철진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같은 책이 3위를 차지했다. 특히 1%의 사람들이 누리는 부와 권력의 비밀을 담았다는 ‘시크릿’은 2007~2008년 2년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 이후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꼽힌다. 자기 계발과 성공, 그리고 부에 다가가기 위한 욕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반면 올해 주목할 만한 키워드에는 정치, 복지, 신자유주의처럼 1%가 아닌 99%를 지향하는 딱딱한 어휘들이 전면에 나왔다. 이는 최근 경험도 뒷받침됐다. 2010년 출간돼 1위에 오른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지음, 김영사 펴냄)는 2011년에도 2위를 차지했고 지금도 꾸준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내린다. 2010년 ‘삼성을 생각한다’(김용철 지음, 사회평론 펴냄)는 언론의 외면 속에서도 종합 순위 20위에 올랐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장하준 지음, 부키 펴냄) 같은 경제서적도 2010년 26위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닥치고 정치’(김어준 지음, 푸른숲 펴냄)가 8위, ‘문재인의 운명’(문재인 지음, 가교 펴냄)이 18위에 랭크됐다. 올해엔 ‘문제는 경제다’(선대인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같은 책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보인다. 한기호 출판평론가는 “단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라기보다는 미국의 아큐파이 운동, 유럽의 재정 위기, 중국의 권력 투쟁 조짐 등에서 보듯 전 세계적인 흐름 자체가 변화와 생성을 얘기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김미정 책세상 편집장은 ‘신자유주의의 극복’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김 편집장은 “자본주의의 전도장이랄 수 있는 다보스포럼에서도 자본주의 위기를 공식화할 정도로 신자유주의 질서는 근본적인 도전을 받고 있다.”면서 “선거 이전에는 물론 선거 이후에도 이 이슈는 지속적으로 관찰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욱 도서출판 문주 대표도 ‘불안’과 ‘사회’를 골랐다. 이 대표는 “오랫동안 개인의 문제로 여겨지던 수많은 것들이 어느 순간 사회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사람들은 이를 극복되어야 할 것으로, 또 그렇게 요구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믿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는 노동에 대한 강한 불만과 연결돼 있다. 이승우 도서출판 길 기획실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리 문제 자체는 남 얘기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정규직도 언제 비정규직이 될지 모르는 암울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면서 “이는 이제까지 비교적 무시당했던 노동 관련 이슈가 전면에 부각되는 계기”라고 말했다. 정성원 다산초당 편집장이 ‘반성’을, 김백일 역사비평사 대표가 ‘공생’과 ‘공영’을, 장은수 민음사 대표가 ‘공생’과 ‘청년’을 키워드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는 결국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박지은 옥당 편집장은 ‘계층 투표 현상’을 키워드로 답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젊은 층과 자산을 축적한 중장년층 간 대립이라는 구도가 어떤 정치적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주승일 그린비 편집팀장도 ‘정치철학’ ‘민주주의’를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최근 흐름은 민주주의나 자유주의처럼 명확하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개념들을 새롭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염종선 창작과 비평 인문사회출판부장은 “이전까지 개인이 각개약진해서 열심히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고 믿었던 막연한 희망이 깨졌다.”면서 “최근 20~30대 독자들의 정치에 대한 각성은 실로 놀라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여경·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정치서적 열풍 들여다보니 정치에 대한 열광은 어떻게 드러날까. 보통 인문사회 서적은 주 타깃층을 30~40대 남성으로 설정한다. 특히 40대 남성은 정치적으로 가장 뜨거웠던 ‘386세대’가 기성세대에 도달한 것이어서 이런 책에 가장 강한 반응을 보이는 계층으로 꼽힌다. 그런데 최근 정치 관련 서적의 돌풍은 ‘20대’와 ‘여성’에게서 도드라진다. 최근 가장 히트작이랄 수 있는 ‘정의란 무엇인가’ ‘닥치고 정치’의 구매층 연령대 분석에서 이는 보다 잘 드러난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경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들은 20.3%를 기록한 20대 여성이다. 30대 남성(14.3%), 20대 남성(13.7%)이 그 뒤를 잇는다. ‘닥치고 정치’의 경우는 이런 차이가 더 도드라진다. 20대 여성이 22%로 제일 비중이 컸고 30대 여성(17.8%)과 30대 남성(17%)이 그 뒤를 이었다. 해서 전체 성별 비율을 봐도 ‘정의란 무엇인가’는 남자 50.8%, 여자 49.2%로 거의 차이가 없다. ‘닥치고 정치’는 여성이 52.7%, 남성이 47.3%로 오히려 역전됐다. 보통 ‘30대 남자’에게서 반응이 오기 시작한 뒤 ‘20대 남자’와 ‘30대 여자’들이 따라붙는 모델이 흥행 공식이었는데 이들 책의 경우 ‘20대 여자’에게서 먼저 반응이 오고 ‘30대 남자’와 ‘30대 여자’가 따라붙는 양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김현정 교보문고 홍보팀 직원은 “누적치 통계이다 보니 그 양상이 정확히 드러나지 않는데 출간 초반 입소문 때는 ‘20대’와 ‘여성’이 줄곧 주도하는 양상이 또렷이 드러나서 우리로서도 신기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정치, 경제 관련 서적이 자기 홍보나 자기 계발 아니면 묵직한 연구 주제를 달고 나왔는데 요즘 책들은 딱히 정치, 경제 서적이라기보다 사회비평서의 성격이 짙다.”면서 “젊은 층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도 한 가지 흥행 요인”이라고 말했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는 이를 두고 ‘당사자 담론의 표출’이라 해석했다. 그는 “소위 ‘386(486)세대’라 불리는 이들은 대학생 때부터 기성세대에 이르는 기간 내내 한국 사회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해 온 데 반해 지금의 20대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배들로부터는 ‘스펙’에 매몰된 채 영어나 잘할 뿐 사회의식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이들로 치부되다가 반값 등록금이나 청년 실업 같은 실제적 문제에 부딪히면서 정치사회적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장 평론가는 “이런 다급한 상황에 몰려서 뭔가를 찾아나섰기 때문에 이들을 정치적 진보나 보수라는 기존의 이분법적 구도로 보긴 어렵다.”면서 “그보다는 새로운 지적 욕구와 정보에 목말라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총선 이후 대선 때까지 이런 경향은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새누리 ‘미래 정권론’·민주 ‘정권 심판론’… 초반 기선잡기

    4·11 총선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을 하루 앞둔 28일 여야는 선거전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치열한 수싸움에 돌입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혼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초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프레임(구도) 경쟁’이 뜨겁다. 새누리당은 ‘미래 정권론’을 꺼내들었다. 친노(친노무현) 진영이 전면에 포진한 야권을 ‘과거 세력’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박근혜 대 노무현’ 구도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 해군기지 등 노무현 정부 때 결정된 정책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말 바꾸기’ 역시 공격 대상이다. 여기에는 약속과 신뢰를 중시하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의 정치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야권은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다. 새누리당이 당명과 노선 등을 바꿨으나 여전히 이명박 정부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을 집중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민주당은 이날 선대위 산하에 ‘MB·새누리 심판 국민위원회’를 신설했다. 새누리당의 최대 주주인 박 위원장을 겨냥한 ‘동반 책임론’도 거론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대 김대중·노무현’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MB(이명박) 지우기’에 주력하고 있는 새누리당과 ‘MB 덧씌우기’를 노리는 야권의 진검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색깔론’도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진보 진영의 지지표 결집을 위한 이념 대결 구도는 역대 선거에서도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판세가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접어들면서 중앙당 차원의 여론전을 통해 선거를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겠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이다. 특히 여야가 각각 스스로를 ‘민생 정당’으로 내세우고 상대 당을 ‘이념 정당’으로 몰아세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누리당은 민주당과 연대한 통합진보당의 정체성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번 총선은 이념 투쟁이냐, 민생 우선이냐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색깔론에 무대응 전략을 펴기로 했다. 한명숙 대표는 이번 선거를 ‘민생 대 색깔론의 대결’이라고 규정하면서 “새누리당의 고질병이 도졌다. 낡은 색깔론을 걷어치워라.”라고 요구했다. 선거 역사상 처음으로 성사된 전국적인 야권연대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당락이 1000여표 차이로 결정되는 수도권 지역 선거에서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2008년 18대 총선에서 수도권 지역 30여곳에서 1000표 안팎으로 승패가 결정됐고 이번 19대 총선에서는 접전 지역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야권연대로 인한 시너지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야권연대가 아니라 민주당과 진보당 간 ‘두 당 연대’”라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대신 새누리당은 ‘박근혜 바람’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장세훈·이현정기자 shjang@seoul.co.kr
  • 아이폰 수리공, 주인 몰래 ‘민망한 사진’ 복구·유포

    중국의 한 여성이 고장 난 휴대전화의 수리를 맡겼다가 내부에 저장했던 ‘민망한’ 사진이 유출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중국 금일조보의 22일자 기사에 따르면, 저장성 닝보시에서 휴대전화 수리 센터를 운영하는 한 직원은 20대 초반의 A(여)씨가 접수한 아이폰을 고치던 중 내부에서 A씨의 나체 사진 수 장을 발견했다. 문제는 그가 발견한 사진은 A씨가 아이폰으로 촬영했다가 이미 삭제한 사진이라는 것. 이 직원은 ‘특별한 방법’으로 삭제됐던 사진 중 나체 사진들을 복구한 뒤 이를 자신의 컴퓨터로 복사했다. 뿐만 아니라 이를 컴퓨터 바탕화면에 저장해놓고 수리 센터를 찾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감상’하기도 했다. 이후 우연한 기회에 이를 알게 된 A씨는 센터를 직접 찾아 이 사실을 알고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을 조사중인 경찰은 “수리공이 개인의 허락 없이 사생활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돼 현재 구류중”이라면서 “최근 스마트폰 등 휴대기기의 사용과 수리가 늘면서 의도치 않게 사생활이 노출되는 빈도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삭제한 사진을 복구한 경로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특히 아이폰은 삭제사진 복구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의문을 표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아이클라우드(iOS5와 연동되는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를 이용해 다른 컴퓨터에서 다운로드 할 수는 있지만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필요하다. 단순히 아이폰 기기만을 이용한 삭제사진 복구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피해자 A씨는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수리업체 및 해당수리공에게 상당한 손해배상금을 요구한 상태며, 현지 언론은 스마트폰 내부의 개인정보 보안에 각별히 신경쓸 것을 당부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삼성전자·애플 ‘쌍끌이’… 코스피 올해 2300 갈까

    삼성전자·애플 ‘쌍끌이’… 코스피 올해 2300 갈까

    미국 애플사가 주식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위해 3년간 450억 달러(약 50조 6000억원)를 풀기로 하면서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애플의 주가가 처음으로 600달러(약 67만 5000원)를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20일 126만 7000원으로 또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두 글로벌 기업의 질주에 증권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가 2100은 물론 올해 내 2300선까지 갈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온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2055선까지 올라가는 등 상승추세를 이어가다가 프로그램 매도에 발목을 잡히면서 전날보다 4.85포인트(0.24%) 하락한 2042.15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 2100 돌파를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 7일(1982.75) 이후 2주간 2000~2050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것은 미국이나 중국의 유동성 확장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기업의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소비자심리지수 악화, 중국의 양적 완화 기대감 저하 등이 있었지만 연초부터 하향세를 보이던 1분기 영업이익이 3월 들어 개선되고 있다.”면서 “정보통신(IT), 금융, 음식료 등의 실적 개선이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이익률이 좋고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현재 추세라면 3분기에는 2300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시 상승을 이끄는 주도주로는 대부분 삼성전자를 꼽았다. 이승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향후 코스피 지수의 상승폭보다 10%는 더 오를 수 있다.”면서 “이미 많이 올랐다 해도 삼성전자의 증시 주도권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애플의 자사주 매입 역시 우리나라 증시에 호재라는 해석이다. IT 분야가 중장기적으로 낙관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IT기업들이 애플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기회라는 견해도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주당 1000달러(약 112만원)까지 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금까지 IT기업들은 976억 달러에 이르는 현금자산으로 애플이 어떤 기업이든 인수·합병(M&A)을 할 수 있는 점을 두려워했는데, 이번 배당으로 거의 현금 자산의 절반이 사라지는 것이므로 다른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외국인 매수세와 달리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는 차익 실현 등을 위해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이 걸림돌이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은 10조 9322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2조 8343억원, 6조 2415억원을 순매도했다.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9개월 만에 1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신용융자거래(15일 기준)가 5조 2329억원으로 연초 대비 7981억원 증가한 점도 위험 요소로 등장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과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급등이 변수로 꼽힌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중국경기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확산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6원 오른 1124.9원을 기록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국악, 정오에 즐겨볼까

    국악, 정오에 즐겨볼까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인 오전에 다소 저렴한 가격으로 관객을 찾아가는 ‘마티네 콘서트’(정오나 주간에 하는 공연)가 국악에도 있다. 올해는 더욱 알찬 프로그램으로 무장해 관객을 기다린다. ●‘다담’ 28일 올 첫 공연… 문정희 시인 초대손님으로 국립국악원이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전 11시에 서울 서초동 국악원 우면당에서 여는 ‘오전의 국악콘서트 다담(茶談)’은 오는 28일 올해 첫 공연을 올린다. 올해도 방송인 유열이 사회자로 나서, 전통 국악곡을 듣고 각 분야 명사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또 민요와 정가 등 전통 성악곡을 배우고 국악기를 알아보는 순서로 진행된다. 첫 공연에는 여류시인 문정희씨가 초대손님으로 등장해 ‘시와 사랑’을 주제로 이야기한다.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시 세계로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 문학상 등을 수상한 문정희씨는 이 자리에서 그의 43년 시 인생을 풀어낼 예정. 이어 왕실의 번영과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기 위해 왕비나 왕이 직접 춤을 춘다는 내용을 담은 20세기 초반 창작무용 ‘태평무’를 보고, 봄을 알리는 경기민요 ‘노들강변’을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국악기 집중 소개 코너에서는 해금 연주자 윤주희가 새 앨범 ‘소우주’의 수록곡을 연주한다.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전통 한방차와 맛깔스런 다식을 즐길 수 있다. 국악원 예약당 2층에 ‘유아누리’를 운영하고 있어 아이를 맡기고 관람할 수도 있다. 이곳에서는 아이들에게 국악 체험 경험도 제공한다. 전석 1만원. (02)580-3300. ●‘정오의 음악회’ 5월까지 오정해씨가 사회자로 국악 마티네 콘서트의 원조격인 국립극장의 ‘정오의 음악회’는 매월 셋째주 화요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2009년에 시작된 ‘정오의 음악회’는 예술성 높은 음악에 쉬운 해설을 덧붙여 우리 음악에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올해는 국립극장 전속단체인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전통·창작 국악관현악 작품뿐만 아니라 국악으로 편곡한 클래식, 창작 판소리, 무용 등을 풍성하게 꾸몄다. 4월 17일과 5월 15일 공연에는 영화 ‘서편제’, ‘천년학’ 등에 출연한 방송인 오정해씨가 사회자로 나선다. 1시간 정도 진행되는 공연이 끝나면 로비에서 콩떡과 음료를 나눠준다. 10회 공연과 국립극장 안에 있는 식당의 할인메뉴를 연계한 연간 패키지도 마련했다. 전석 1만원(식음료비 포함). (02)2280-4115∼6. ●고급 런치 콘서트 ‘자미’ 새단장 고급스러운 국악공연이라면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하는 삼청각의 런치 콘서트 ‘자미’(滋味)가 있다. 2010년부터 시작한 ‘자미’는 점심식사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국악 공연을 함께 즐기는 시간. 올해는 영화 ‘타짜’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에서 음악감독을 맡은 작곡가 장영규씨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하고, 청룡영화제와 대종상영화제에서 미술상을 받은 이형주가 무대를, 미디어 아트 작가 뮌이 영상을 맡아 새롭게 단장했다. 상반기는 6월 27일까지, 하반기는 9월3일부터 12월 31일까지 운영한다. 시간은 매주 월·화·수 낮 12시. 5만~7만원(한정식 포함). (02)765-370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프로축구] ‘올드 트래퍼드’ 부러웠나? 인천으로 오라!

    [프로축구] ‘올드 트래퍼드’ 부러웠나? 인천으로 오라!

    “90년 동안 인천 사람들과 호흡했어요. 그런데 이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저 역시 3년 만에 파도와 유람선 모양으로 바꿔 태어났어요. 오늘은 새롭게 태어난 기념으로 저희 가족인 시민구단 인천이 막강 수원을 불러들여 홈 첫 경기를 치렀어요.” 제 이름은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주소는 인천 남구 숭의동. 옛 이름은 숭의종합운동장이었어요. 오전 10시부터 티켓박스에 사람들이 몰렸는데 예매로만 1만 8000여장이 나갔다는 소식에 제가 다 놀랐어요. 내심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 제 변신을 반겨줄지 미처 몰랐거든요. 길 건너 도원역부터 입장하려는 관중들이 초속 7m가 넘는 찬바람을 뚫고 제게 오셨을 때 전, 그야말로 뿌듯했답니다. 그렇게 2만 1000석이 거의 가득 찼어요. 극성맞기로 이름난 수원 팬들도 일찍부터 나와 체 게바라 깃발까지 흔들었어요.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휴지폭탄을 던지며 응원해 댄 통에 경기가 중단됐고요. 진행요원들이 치워 보지만 워낙 양이 많아 무척 애를 먹었어요. 골키퍼도 가끔 거들어야 했답니다. 인천 서포터들이 야유를 보내네요. 저도 뭐, 화장실 변기로 여기나 싶어 뜨악했지요. 관중석 앞쪽이 터치라인에서 6m밖에 떨어지지 않아 선수들의 호흡까지 그대로 느낄 수 있어요. 특히 코칭스태프와 대기 선수들이 앉는 벤치가 관중석으로 쏙 들어가게 설치됐답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 벤치를 생각하시면 돼요. 북쪽 2층 스탠드는 잔디가 깔린 피크닉석으로 경기 없는 날, 시민들에게 공개된답니다. 경기장 코너에는 커플석(데스크석) 148석도 마련돼 가족끼리, 연인끼리 관람할 수 있어요. 마치 데이비드 베컴 가족처럼요. 관중들이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의 대화를 쉽게 들을 수 있어요. 헐 , 감독님이 욕하는 소리까지 들려요. 홈팬 관중석도 2층 구조가 아니라 단층구조여서 응원단 함성이 더 웅장하게 울린답니다. 한 팬은 “선수들이 코너킥을 준비할 때 손으로 잡아도 되겠다.”고 농담했어요. 허정무 인천 감독님도 “휴지를 던지니까 경기에 지장을 줄 정도였지만 그만큼 선수들을 가까이 볼 수 있어 좋아요.”라고 말씀하셨어요. 꽃샘추위 탓에 잔디가 얼어 선수들이 자주 넘어져 안타까웠어요. 장원석(인천) 선수가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다쳐 십자인대가 파열됐을지도 모른다니까 걱정됩니다. 김남일 선수가 후반 시작과 함께 출전했을 땐 너무 기뻤어요. 인천 부평고 출신으로 고향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기 위해 왔으니 더 반길 만해요. 경기감각도 올라오고 있다는 게 허 감독님 귀띔이네요. 허 감독님이 “사즉생(死卽生·죽어야 산다)의 마음으로 새 구장에서 새 출발을 하겠다.”던 각오도 빛바래 섭섭하긴 해요. 수원의 라돈치치가 친정팀을 상대로 두 골을 터뜨리는 바람에 인천이 0-2로 져 2연패 늪에 빠졌어요. 인천 구단은 지난달 밀렸던 임금도 다 지급해 한숨 돌렸다고 해요. 앞으로 차차 나아지겠죠? 아직은 시즌 초반이니까요. 인천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빛좋은 개살구, 톱시드

    빛좋은 개살구, 톱시드

    오는 6월 3일(이하 한국시간)부터 1년 남짓 이어지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개팀이 2개 조로 묶여 아시아에 주어진 4.5장의 본선 티켓을 겨룬다. 9일 오후 5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펼쳐질 조추첨에 그래서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은 지난 7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세계랭킹에서 일본에 앞서 톱시드를 손에 쥐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그런데 좋아만 할 일이 아니었다. 일본은 지난해 3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회에서 특이한 제안을 했다. 최종예선 톱시드를 배정받더라도 마지막 5번 시드를 달라고 요청했다. 아시안컵 우승팀 자격으로 내년 6월 18일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출전하니 최종예선 경기 일정을 맞추기 힘들다는 이유를 들이밀었고 AFC는 일본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일본은 9일 A, B조 어느 쪽에 들더라도 5번 시드를 받는다. 한국이 일본과 같은 조에 묶이면 톱시드의 한국이 나을 건 없다. 일본은 6월 3일과 8일 홈에서 최종예선 1, 2차전을 치르고 12일 3차전이 원정경기다. 석 달을 쉰 뒤 9월 11일 다시 홈에서 4차전, 11월 14일이 원정 5차전이다. 초반 4경기 중 3경기가 안방경기지만 이동거리와 시차, 기후를 감안할 때 3차전인 한국 원정마저 홈경기나 다름없다. 일본이 비단길이라면 한국은 톱시드가 무색할 정도로 가시밭길이다. 6월 8일 1차전 상대는 4번 시드의 요르단 또는 카타르다. 일본이 5번 시드로 내려가는 바람에 당초 5번 시드였던 오만, 레바논과도 맞붙을 수 있다. 네 팀 중 어느 팀을 만나도 이동에 10시간 넘게 걸린다. 장거리 원정 나흘 뒤인 6월 12일 안방에서 2차전을 치른다. 오가는 시간과 시차를 감안하면 준비기간은 불과 이틀 정도라 빠듯하다. 이후 3, 4차전도 원정이라 초반 4경기 중 3경기가 원정경기다. 물론 한국은 7, 8차전이 홈경기라 후반으로 갈수록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초반 4경기 중에 발목이 잡히면 8회 연속 본선 진출은 장담할 수 없다. 막판 뒤집기가 쉽지 않은 게 최종예선이기 때문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K팝 줄서기 열풍 0.2%의 환호일뿐… 중장년층 유인할 공연·문학 알려야

    K팝 줄서기 열풍 0.2%의 환호일뿐… 중장년층 유인할 공연·문학 알려야

    “K팝을 선두로 공연, 미술, 문학 등 한국 문화를 흡수시키는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한류 소비를 지속시키려면 한류 노출 시점을 5~10세로 앞당겨야 한다.”, “미 주요 언론에 ‘소녀시대’가 등장한 것은 주류 사회의 관심 표출이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소집으로 2월 말 잠시 한국에 들어온 재외 문화원장·문화홍보관들이 쏟아낸 의견이다. 서울신문은 일시 귀국한 41명 가운데 뉴욕, 파리, 모스크바, 뉴델리 등 4곳의 문화원장·문화홍보관과 함께 한류 실태와 향후 전략 등 ‘한류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난상토론을 가졌다. 토론은 지난 1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이뤄졌다. 뉴욕 주재 한국문화원은 2011년 10월 9일 KBS ‘뮤직뱅크’의 뉴욕 투어를 앞두고 대사관이 배부를 맡은 무료 티켓 1000장(1인당 2장)을 배포한다고 사흘 전인 10월 6일 온라인상에 공지문을 올렸다. 올리면서 티켓 1000장을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살짝 고민을 했다. 하지만 인터넷에 정보를 띄운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은 오후 5시쯤부터 금발의 백인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티켓 배포는 7일 오전 11시부터였다. 그 줄은 한국문화원이 있는 블록을 한 바퀴 삥 돌고 남을 정도였다. 표를 받기 위해 날밤을 새우고 그 자리에서 노숙을 했다. 다음 날 오전 9시쯤 뉴욕경찰이 이우성 뉴욕 주재 한국문화원장을 찾았다. “오전 11시 배포? 안 돼요. 지금 당장 나눠 주고 해산시켜야 합니다.” 이 원장은 이 같은 일화를 소개하며 “결국 6일 밤 11시까지 와서 줄 선 사람들만 받아갔어요. 문제는 남은 표가 없는데도 사람들이 돌아가지를 않고 기다리는 거예요. 혹시 남는 표가 있지 않을까 해서 다음 날 오후 2시까지 말이죠.”라고 말했다. 그날 공연은 뉴욕타임스가 10월 23일 자로 1면에 ‘소녀시대’의 수영을 표지모델로 해서 ‘K팝 스타들의 공격’(attack of the K-Pop stars)이라며 대서특필했다. 5년 전만 해도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진짜 한류가 이토록 인기인가. 양민종 모스크바문화원장(이하 모스크바) 한류가 모스크바에서 인기가 있다. 지난해 3월 K팝을 알고 있느냐는 설문조사에서 1억 4000명의 인구 중 2만명이 아는 것으로 추정되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8개월 만인 지난해 11월에 조사해 보니 40만명이 됐다. 20배 늘었다. 문화원 한글 수업 수강 신청도 지난해 초는 200명이었다가 올 초에는 1300~1400명으로 7배 늘었다. 태권도 교습자도 20명에서 100명이 됐다. 이우성 뉴욕문화원장(이하 뉴욕) 한류에 대해 숫자로 말하자면 뉴욕타임스의 한국 관련 기사가 2005년 50건에 불과했는데 2009년부터 연간 100건으로 늘어났다. 미국 동부 70개 학교에서 태권도를 정규과목으로 채택했고, 이 열풍이 서부로 옮겨 가고 있다. 2011년 10월 KBS 뮤직뱅크 공연 때 1만 5000석이 순식간에 다 찼고, 이 중 현지인 관중이 70% 가까이 됐다. 이종수 파리문화원장(이하 파리) 신문사 파리특파원을 하다가 귀국한 뒤 2년 만에 문화원장으로 지난해 9월 다시 파리에 왔다. 100곳의 한국 음식점 손님의 90%가 현지인이더라. 과거 한국인이 바글거리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한국어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이다. 지난해 9월 5일 문화원에서 한국어 강좌 신청을 받았다. 당초 110명에서 400명으로 늘렸는데도 줄 서서 기다리다가 100명이 그냥 돌아갔다. K팝의 한국어 노랫말을 알고 싶어 하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 김금평 뉴델리문화홍보관(이하 뉴델리) 인도 북동부 7개 주에서 인기가 있다. 2008년 아리랑TV에서 대중음악과 드라마 등을 소개한 덕분이다. 인도에서는 대통령 후보인 라울 간디도 태권도를 한다고 할 정도로 태권도가 인기 있다. 인도에서 약 40만명이 태권도를 한다. 태권도의 한 달 수강료가 한국 돈으로 10만원인데 인도 가사도우미의 한 달 임금과 같으니 아주 비싼 편이다. 인도의 중산층이 태권도를 배운다고 봐야 한다. 모스크바 K팝 중심의 한류가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비관적이다. 러시아에서 40만명이면 전체 인구의 0.3% 정도다. 10대와 20대가 K팝의 팬들이다. 그런데 러시아 여론 주도층은 K팝이 뭔지 모른다는 것이 문제다. 러시아 문화부의 동아시아담당도 한류를 “다양한 문화의 한 현상”이라고 했다. 파리 프랑스의 한류는 사실 한국 영화가 이끌어 왔다. 칸영화제 등을 통해서 소개된 한국 영화 소비층은 20~50대로 두껍다. 그러다가 2~3년 사이에 K팝이 떴다. 10만~14만명의 마니아층이 있다고 한다. 역시 러시아처럼 10대 후반, 20대 초반이다. 프랑스의 아이돌 그룹이 1980년대 사라진 영향도 있다. 프랑스 인구의 0.2% 정도다. 아직 일본의 J팝을 대체하는 수준은 못 된다. 문화의 다양성을 좋아하는 프랑스가 중국, 일본에 이어 한국 문화를 찾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0, 20대의 열기를 중장년층으로 어떻게 넓힐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뉴욕 뉴욕은 다소 사정이 낫다. 한국 정부에서 일부 지원을 했지만 공영방송인 PBS가 방영한 ‘김치 크로니클’은 임팩트가 대단했다. 뉴욕의 문화인이라면 김치 정도는 맛을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이우환의 뉴욕 구겐하임 전관 전시도 상당한 화제였다. ‘소녀시대’가 지난 1월 31일(현지시간) 미국 CBS TV의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 출연한 것도 그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다. 무엇보다 한류의 종착역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문학인데, 지난해 소설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뉴욕타임스에 두 차례나 소개된 것은 미국의 주류 사회에 한국을 알리는 데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문학이 소개된다면 K팝보다 더 오래갈 것으로 확신한다. 모스크바 K팝과 달리 한국의 고급 문화 쪽에 최근 러시아의 주류 사회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차이콥스키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지난해 10월, 16개 부문 중 4개 분야에서 한국인 5명이 상을 탔다. 그 후 러시아 학계와 예술계의 시선이 확 달라졌다. 한국예술종합학교가 모스크바국립대와 양해각서를 교환하려고 할 때 처음엔 러시아가 튕겼는데 지난해 10월 이후로는 한예종이 튕기고 있다. 러시아에서 한류에 대한 관심, 선호도가 상당히 높다. 그 이유는 외교부에서 잘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격이 높아졌고 거기에 맞춰서 관심이 올라간 것이다. 뉴델리 3~4년 전부터 인도 아가씨들이 청바지를 입기 시작했고 미국 문화뿐 아니라 외국 문화에 관심을 쏟고 있다. 한류를 위해 좋은 분위기다. 또 인도 사람들이 매운 음식을 좋아해서 한식이 인기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 인도에서 한국의 해를 할 때 비보이 등을 데리고 와서 공연했는데, 별다른 홍보 없이 1800석 중 1000석이 찼다. 특히 인도에서 2010년 가장 믿을 만한 브랜드 3위에 LG, 4위에 삼성이 올랐다. 소니가 5위로 밀려났다. 올 하반기에 뭄바이 문화원을 개원하는데 발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 파리 구매력 있는 한류 마니아가 2만~3만명 된다. 1년에 1~2건 짜임새 있는 공연팀이 오는 것이 한류에 싫증 나지 않도록 하면서 유지하는 비결이다. 올 2월 8일 뮤직뱅크가 와서 공연했다. 열광의 강도는 좋았지만 공연료가 비싸고 평일에 이뤄져 1만 5000석을 다 채우지는 못했다. 정밀한 시장조사가 필요하다. 뉴욕 현지 문화에서 한국 문화가 비중을 갖고 지속성 있게 발전하는 것은 현지의 수요자가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을 점진적으로 키워야 달성할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5~10세 때 한국 문화에 노출시키는 것이다. 지난해 9월부터 올 6월까지 ‘스팟라이트 코리아’라는 프로그램을 뉴욕시의 16개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탈춤, 사물놀이 등 전통문화와 간단한 우리말도 가르친다. 우리는 이것을 ‘한국 문화의 씨앗을 뿌린다.’고 표현한다. 뉴델리 문화를 교류하면서 너무 돈 벌려는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문화 교류를 통해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파리 마지막으로 한류 발전을 위해 ‘유럽 한류의 본거지’라고 치켜세우는 파리문화원에 많은 투자를 부탁한다. 문화원의 공연장이 너무 좁고 물도 새서 현지인들이 꺼린다. 모스크바 한국 정부가 러시아와 단기간 비자 면제 협정을 맺어주면 좋겠다. 러시아에는 한국 관광 수요가 많은데 연간 12만~13만명에 그친다. 무비자인 태국에는 연간 100만명의 러시아인이 관광하러 간다. 또 주한 러시아문화원 건립도 빠른 시일 내 이뤄졌으면 좋겠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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