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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W]노벨상 가상 수기 공모전 수상작

    [W&W]노벨상 가상 수기 공모전 수상작

    공고 “전세계의 관심이 노르웨이와 스웨덴으로 모이는 ‘북유럽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1901년 제정돼 올해로 110주년을 맞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10월 3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됩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셀 수 없이 많은 상을 발 아래 둔 바로 그 상입니다. 오죽하면 필즈상은 ‘수학계의 노벨상’이고, 프리츠커상은 ‘건축의 노벨상’이라고 불리겠습니까. 매년 10여명씩, 800명이 넘는 사람과 단체에 주지만 아직도 단 한 개를 받지 못해 속을 태우는 나라가 대다수입니다. 왜 모두들 노벨상에 목을 매고 염원하는 걸까요. 18k 금으로 도금된 메달과 1인당 평균 5억원씩 돌아가는 상금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겠지요. 노벨상의 영광 뒤에 숨겨진 사연을 보내 주세요. 상금이나 시상식은 없습니다. 대신 마음 속에 꾹꾹 담아 왔던 얘기들을 널리 알려드립니다.” 서울신문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2011 노벨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노벨상 수기 공모전’을 열기로 했다. 100년이 넘는 세월을 이어온 노벨상에 얽힌 수많은 사연들이 세계 곳곳에서 답지했다. 그중 눈에 띄는 작품을 1위부터 5위까지 선정했다. 수기 한편, 한편을 읽으면서 노벨상 수상자들에게는 살아생전은 물론 사후에도 인류사에 이름을 남기는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이 위대한 상이 모두에게 즐거운 기억만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마음 깊이 새길 수 있었다. 특별상 더글라스 프레이셔(1951~) 2008년 노벨 화학상 발표가 있던 날, 저는 16년 전을 떠올렸죠. 1992년 당시 미국 우즈홀의 해양생물학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던 저는 해파리에서 발견된 형광단백질(GFP)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빛을 발하는 GFP를 유전자에 넣으면 신경세포가 어떻게 발달하는지, 암세포가 어떤 경로로 움직이는지를 알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해냈습니다. GFP의 유전자 서열을 분석했고, 해파리의 DNA에서 GFP 유전자를 분리해 내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모든 과학자들의 꿈인 최고의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논문도 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연구비 지원이 중단됐고, 저는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으로 옮겨 연구를 계속했지만 금방 해고됐습니다. 그동안의 연구를 버리기는 너무 아까웠습니다. 모든 결과물을 컬럼비아대 마틴 찰피 교수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의 로저 치엔 교수에게 넘겼습니다. 2008년 노벨 화학상이 찰피와 치엔, GFP를 처음 발견한 일본의 오사무 시모무라 박사에게 주어졌을 때 저는 앨라배마주 헌츠빌에 있었습니다. 도요타 매장에서 시간당 10달러를 받고 셔틀버스를 모는 일이 제 직업입니다. 만약 우즈홀이나 나사에서 해고되지 않았다면, 그들의 자리에 제가 있지 않았을까 가끔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인생이겠죠. 심사평 일생일대의 연구를 인류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나눈 프레이셔의 숭고한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특히 노벨상 발표 이후에도 본인의 공헌을 전혀 강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놀라울 정도다. 하지만 살아있는 인물이고, 진정한 평가는 사후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번외로 특별상을 수여한다.   동메달 로절린드 프랭클린(1920~1958) 노벨상 최고의 업적을 꼽으라면 단연 1962년 생리·의학상일 겁니다.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낸 일이죠. 이후 유전공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만들어졌고, 인류는 영생을 꿈꾸게 됐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정말 노력의 대가를 받은 걸까요? 2차대전 이후 영국은 물자가 부족했기 때문에 두 개의 대학이 같은 연구를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X선을 이용해 DNA의 구조를 연구하는 일은 제가 있던 킹스칼리지의 몫이었고, 캐번디시연구소의 왓슨과 크릭은 제 연구에 접근할 수 없었죠. 하지만 우리 대학의 모리스 윌킨스, 1962년 노벨상의 공동수상자인 그 윌킨스가 두 사람과 친했죠. 윌킨스는 그들에게 제가 심혈을 기울여 찍어낸 X선 사진들을 넘겨줬습니다. 1952년 5월, 전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X선으로 명확하게 찍었습니다. 하지만 연구에 부족함을 느꼈던 저는 발표를 미뤘고, 사진은 몰래 두 사람한테 전해졌죠. 결국 왓슨이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하면서 성과는 그들의 것이 됐습니다. 그나마 다행일까요. 저는 세 사람이 노벨상을 받는 장면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1958년에 난소암으로 이미 연구성과 도둑 따위는 없는 세상으로 왔기 때문이죠. 만약 제가 살아있었다면 윌킨스 대신 제가 그 자리에 있었을까요. 아마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겁니다. 왓슨이 저에 대해 그랬다죠. “깐깐하고 욕심많은 여성”이라고요. 진짜 욕심이 많은 건 누구일까요. 심사평 ‘과학의 전당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낮은 지위의 상징이 돼 버린 다크레이디’ 프랭클린을 이보다 잘 나타내는 수식어는 없다. 38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면서도 끝까지 연구를 놓지 않았던, 유전공학의 진정한 어머니에게 동메달을 수여한다.   은메달 장 폴 사르트르(1905~1980) 누구나 받고 싶어하는 상이라는 노벨상의 대전제는 틀렸다. 왜냐? 1964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거부한 내가 그 증거다.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쓴 책에 ‘장 폴 사르트르’라고 쓰여있는 것과 ‘노벨문학상 수상자 장 폴 사르트르’라고 쓰여있는 것은 읽는 독자 입장에서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내 독자들을 ‘바람직하지 않은’ 압력에 노출시키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나는 노벨상 선정자 발표에서 나를 나타내는 대명사로 쓰인 ‘자유’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들이 생각하는 자유란 ‘최소한 한 켤레 이상의 신을 가지고, 굶주리지 않는 자유’에 불과하다. 노벨상은 문학적인 영예에 거액의 상금을 줌으로써 수상자들의 어깨에 무거운 짐을 얹어주고 있다. 난 내 모든 친구들이 공유하고 있는 원칙을 버릴 수 없다는 생각에서 단호하게 수상을 거부한 것이다. 호사가들이 퍼뜨리는 이상한 소문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겠다. 나는 결단코 내 필생의 라이벌인 알베르 카뮈(1957년 노벨 문학상 수상)가 나보다 먼저 상을 받았기 때문에 자존심이 상해서 상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 둔다. 심사평 ‘작가는 스스로 제도화되기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한 당사자가 이를 실천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사르트르의 노벨상 수상 거부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110년의 노벨상 역사에서 자의로 수상을 거부한 사람은 샤르트로와 1973년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던 레 둑토 북베트남총리뿐이다. 하지만 사르트르는 후일 금전적인 이유로 ‘상금만 받을 수도 있다.’라며 입장을 바꿔 웃음거리가 됐다. 은메달에 머문 이유다.   금메달 이브 퀴리(1904~2007) ‘엄친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존경받는 집안에서 홀로 다른 재능을 갖고 태어나는 것은 엄친딸 수백명이 주위에 있는 것만큼 이상한, 미운 오리새끼가 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짐작하셨겠지만 제 아버지는 피에르 퀴리(1903년 노벨물리학상), 어머니는 마리 퀴리(1903년 물리학상, 1911년 화학상)입니다. 제 언니 이렌과 형부 프레데리크 졸리오 퀴리도 1935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저는 제게 없는 과학적 재능 대신 책을 쓰고 세상을 돌아다니는 길을 택했죠. 어머니의 전기를 써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고, 2차 세계 대전 때는 종군 특파원으로 리비아, 러시아, 미얀마, 중국 등을 돌아다녔습니다. 국제기구 활동을 하던 중 미국의 외교관 헨리 리처드슨 라부이스 주니어를 만나 결혼했죠. 남편도 1965년 유니세프 대표로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제 가족의 진정한 영예는 노벨상이 아닙니다. 방사선에 노출되면서도 인류를 위한 연구를 멈추지 않았던 어머니, 막대한 가치를 가진 기술의 특허를 일부러 출원하지 않은 아버지의 인류애가 제 핏속에 흐른다는 것에 무엇보다 행복함을 느낍니다. 심사평 6개의 노벨상을 수상한 퀴리 가문이 인류사에 공헌한 가치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연구에 바빠 노벨상 수상식에도 참여하지 않은 마리 퀴리의 모습에서 그들이 얼마나 부와 명예를 초월한 존재였는지 알 수 있다. 가문에서 유일하게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했지만, 전쟁을 막기 위해 전쟁터를 누빈 평화주의자이자 국제기구 활동에 앞장섰던 ‘영원한 프랑스의 연인’ 이브에게 금메달을 수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사료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퀴리가문(데니스 브라이언·전대호/지식의숲) 로절린드 프랭클린과 DNA(브렌다 매독스·나도선/양문) 당신에게 노벨상을 수여합니다(노벨재단·이광렬/바다출판사) 위대한 여성과학자들(송성수/살림) 과학사의 빛나는 순간(마농 바우크하게·이수영/웅진주니어) ‘노벨상 위의 사르트르’(르 몽드 1964년 10월22일자)
  • [특별기고] 요즘 신세대는 짜증난 V세대/최진봉 텍사스 주립대 저널리즘 스쿨 교수

    [특별기고] 요즘 신세대는 짜증난 V세대/최진봉 텍사스 주립대 저널리즘 스쿨 교수

    미국 경제가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말미암아 미국 회사들은 신규고용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오히려 직원을 감원하는 추세여서 미국의 실업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의 실업률은 9.1%로 현재 무려 1400만명이 실업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청년 실업률이 미국 전체 실업률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대학을 졸업하고도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지 못해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요즘 신세대들은 인생의 주요 결정을 뒤로 미루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18세에서 29세 사이의 미국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조사대상의 44%가 주택을 사들일 계획을 훗날의 일로 미루겠다고 응답했고, 응답자의 23%는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는 일이 지금 고민할 내용이 아니라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아무것도 계획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신세대들에 대해 LA 타임스는 ‘짜증난 세대’(Generation Vexed)라는 의미로 ‘V세대’라는 이름을 붙였다. 경제 거품이 꺼지면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자신들이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V세대’들은 정치인들과 기성세대에 대해 불만과 불평을 많이 가지고 있다. V세대는 그동안 미국 정부가 국가 부채 한도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등 정치인들과 기성세대들의 경제정책 실패로 말미암은 피해를 고스란히 자신들이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교에 재학 중인 엘리샤 토머스는 “안정적인 수입과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괜찮은 직장을 얻으려고 전공을 몇 차례 바꿨지만 그러한 직장을 얻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라고 허탈해했다. 뉴욕의 세인트 로런스 대학에 다니는 존 글래스도 “우리 세대만 희생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억울해했다. LA 타임스는 미국의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요즘 신세대들이 패스트푸드점 같은 파트타임 일자리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다. 신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도전과 젊은이들의 가능성을 내포하는 긍정적인 의미를 띠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1990년대 중반에 신세대를 지칭하는 의미로 등장한 ‘X세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베이비 붐’ 시대가 지나고 태어난, 미래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미지의 세대’(Unknown Generation)라는 의미가 있었다. 그 후 2000년대 초반 등장한 ‘Y세대’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만의 미래를 개척하는 다양성을 지닌 신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2000년대 중반에는 신세대를 인터넷과 휴대전화·유튜브·페이스북 등 다양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기들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서로 지그재그로 연결된 세대라는 의미로 ‘Z세대’, 즉 ‘디지털 원주민 세대’로 불렀다. 이렇게 신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들은 대부분 신세대의 기발한 개성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지만, 지금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신세대들은 희망이 사라지고 경기침체 탓에 꿈에 재갈을 물린 세대라는 의미의 ‘짜증난 V세대’로 불리고 있다. 갤럽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절반(50%)이 현재 젊은 세대의 삶의 질이 지난 세대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짜증난 V세대’는 혹독한 실업률로 말미암은 경제적 기회 부족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은커녕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불안과 짜증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제 정치권과 경제계를 포함한 기성세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들의 짜증을 없애 주어야 한다. 이대로 내버려둘 경우, 머지않은 미래에 기성세대를 포함한 국가 전체에 큰 재앙이 되어 되돌아올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 유럽 성공신화 도전…삼성 ‘생활가전’ LG ‘3DTV’

    유럽 성공신화 도전…삼성 ‘생활가전’ LG ‘3DTV’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유럽에서 각각 생활가전과 TV 분야의 성공신화 도전에 나섰다. 두 회사는 유럽을 비롯한 세계 주요 지역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쳐 세계 시장을 양분하겠다는 목표다. 홍창완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IFA 2011)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두 번째로 단독 전시장을 마련해 참석했는데 자신감을 크게 얻었다.”면서 “유럽에서 성공사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홍 부사장은 “산업 인프라의 차이로 금형 기술 등에서 유럽 생활가전 기업과 격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특히 이곳 문화를 반영한 미묘하고 섬세한 디자인 차이는 아직도 극복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삼성전자는 스마트 가전에서는 그동안 TV와 PC, 휴대전화 등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이용해 혁신제품으로 승부를 걸 수 있다.”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고 강점을 부각시키면 유럽 시장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희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부사장도 간담회를 갖고 “내년에는 수량 기준으로 3차원(3D) 입체영상 TV 분야에서 점유율 1위에 오르겠다.”고 밝혔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2분기 3D TV 시장 규모는 491만대로, 전분기(208만대)보다 136% 성장한 가운데 삼성전자(34.4%), 소니(17.5%), LG전자(12.4%), 파나소닉(9.9%) 순의 점유율을 보였다. 권 부사장은 “3D TV 시장의 폭발적인 신장세와 독자 개발한 필름패턴 편광안경(FPR) 방식의 인기로 볼 때 연말쯤 LG전자의 시네마 3D TV가 전체 3D TV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면서 “내년에 시장 점유율 25~30%를 유지해 세계 1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부사장은 “이제 ‘스마트는 기본, 3D는 대세’로 내년 3D TV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오르고 이를 기반으로 전체 TV 시장에서의 세계 1위 전략도 세우겠다.”고 말했다. 베를린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씨줄날줄] 브로커의 입/주병철 논설위원

    ‘입은 마음의 문이니 입을 지킴이 엄밀하지 못하면 마음의 참기틀을 다 누설(泄)할 것이요, ….’(채근담) ‘입으로 들어가는 것은 사람을 더럽히지 않는다. 더럽히는 것은 오히려 입에서 나오는 것이다.’(구약성서) ‘모든 화(禍)는 입에서 나온다. 일체 중생의 불행한 운명은 그 입에서 생기고 있다. 입은 몸을 치는 도끼이며 몸을 찌르는 칼날이다.’(석가모니) 모두 입조심을 경고하는 가르침이다. 입의 힘은 놀랍다. 누구의 입이냐에 따라 파장도 다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전·현직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스티브 잡스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 등의 말 한마디는 명령이자 실행이다. 미국만 그런 것이 아니고 정·재계 지도자에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지구상에서 힘 있고 영향력 있는 인물의 입은 똑같다. 폭발력으로 보면 ‘브로커의 입’이 가장 세다. 평소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터지면 핵폭탄급이다. 파장의 대상을 가늠할 수가 없다. 무차별적이기 일쑤다. 권력 주변에 기생하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거나 끝날 무렵 종종 등장한다. 병역·부동산·정치·무기·금융 등 이권사업에 많다. 옛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이 대표적인 브로커로 통한다. 이 정권에서도 ‘함바비리’ 유모씨 등이 그런 유의 사람이다. 조선시대에도 불법 브로커가 활개를 쳤다고 한다. 재력가 아들을 대신해 군복무하는 아르바이트 군인(代立), 신분 세탁을 위장한 군면제, 부처 공직자 매수 등에는 전문브로커들이 개입했다. 그래서 막상 전쟁이 터져 군대를 소집하면 10만~20만명이 돼야 할 군사가 1만~2만명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경국대전과 조선왕조실록에는 법률 브로커인 외지부(外知部)들이 글과 법을 모르는 백성들의 소장을 대신 써주면서 의뢰자를 속여 먹는 일이 허다했다고 기록돼 있다. 부산저축은행 검찰수사와 관련해 브로커 박태규씨의 입에 정치권이 떨고 있다고 한다. 박씨로부터 로비를 받은 사람이면 박씨의 입에 따라 목숨이 왔다갔다할 것이다. 문제는 불법 브로커의 입 하나 때문에 엉뚱한 피해자가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에도 그랬다. 브로커의 말 한마디로 감옥에 갔다 훗날 무죄판결을 받아도 명예회복이 안돼 억울해하는 사람이 없지 않았다. 앞으로는 미국처럼 ‘로비활동규제법’을 제정해 로비를 합법화하든지 그러지 않으면 브로커의 ‘거짓 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브로커의 입만 바라보는 지금의 현실이 한심하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주말 영화]

    ●헬보이(OBS 토요일 밤 11시 15분) 때는 1944년 2차 세계대전, 수세에 몰린 나치는 러시아의 마술사 라스푸틴을 고용해 지옥의 악마를 불러와 전세를 역전시킬 음모를 꾸민다. 라스푸틴의 염력으로 혼돈의 지옥신 자하드가 깨어나고 지옥의 문이 열리려 하는데 미리 정보를 입수한 연합군이 공격해 간신히 이를 저지한다. 간발의 차이로 지옥에서 지구로 불려온 헬보이는 BPRD를 설립한 브룸 교수에게 인도돼 텔레파시 예지력을 지닌 양서인간 아베 사피엔과 불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파이로-키네시스’ 리즈와 함께 악에 맞서는 전사로 성장한다. 그로부터 60년 후 어둠 저편으로 추방되었던 라스푸틴은 추종 세력에 의해 부활한다. 그가 창조한 ‘지옥의 사냥개’ 삼마엘과 부관 크뢰넨에 의해 온 세계에 강력한 파괴와 종말의 기운이 퍼져나간다. 지옥의 문을 다시 열기 위해선 헬보이의 힘이 꼭 필요한 상태다. 라스푸틴은 리즈의 목숨을 볼모로 헬보이에게 악마로서의 각성과 파괴신으로서의 재림을 강요하는데…. ●콰이강의 다리(EBS 토요일 밤 11시) 2차 대전 중 타이의 밀림 속에서 영국군 공병대가 일본군 포로 수용소에 잡혀 온다. 일본군은 이들을 이용하여 콰이강에 다리를 건설할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일본군 수용소장 사이토 대령(세슈 하야카와)과 영국군 공병 대장 니콜슨 중령(알렉 기네스)은 투철한 군인 정신과 인간성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니콜슨 중령은 영웅적인 지도력으로 일본군 수용 소장을 심리적으로 누르고 콰이강 다리 공사를 독단으로 해낸다. 마침내 콰이강의 다리 건설은 급진전되고 영국군 유격대는 폭파 작전을 감행한다. 다리 개통식 날 첫 기차가 통과하는 장면을 여유 있게 바라보던 니콜슨 중령은 다리와 연결된 도화선을 보고 경악하는데…. 자신이 이룬 것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는 너무도 쉽게 무너져 버리고 만다. ●언브레이커블(OBS 일요일 밤 11시 15분) 예상치 못한 반전과 충격적 결말이 시작된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차 충돌 사고가 발생한다. 승무원과 승객을 포함해 131명이 현장에서 즉사한 대형 사고였지만 놀랍게도 한 명의 생존자가 발견된다. 바로 대학교 풋볼 스타디움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데이빗 던(브루스 윌리스)이다. 데이빗은 대학 시절 영웅처럼 떠오르던 스타 선수였으나 자동차 사고로 선수 생명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이다. 놀라운 것은 그때의 사고에서도 상처 하나 없이 살아났다는 점이다. 혼자만 살아났다는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데이빗은 자신의 승용차에 꽂혀 있는 쪽지를 발견하고는 쪽지를 보낸 엘리야 프라이스(새무얼 잭슨)라는 사람을 찾아가는데…. 과연 그는 어떤 이유에서 데이빗이 자신을 만나러 오도록 쪽지를 남긴 것일까.
  • [씨줄날줄] SAS(영국 공수특전단) /우득정 수석논설위원

    프레드릭 포사이드는 소설 ‘더 아프간’(The Afghan)에서 마틴이 영국의 대테러부대 공수특전단(SAS) 정예요원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22주간에 걸친 훈련과정에서 8~9주째 극기훈련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웨일스 지방의 혹독한 추위 속에 잠도 자지 않고 강행군하다 체온저하 등으로 목숨을 잃는 훈련병도 적지 않다. 11~12주째 체력 테스트에서는 비, 우박으로 진흙탕이 된 언덕을 통나무를 끌고 달려야 한다. 이때까지 버텨낸 대원들에게는 빨간 베레모가 지급된다. 하지만 이어지는 3주에 걸친 야전 생존훈련에서는 황무지 벌판에서 젖은 옷을 입은 채 모닥불도 없이 겨울바람을 견뎌야 한다. 16주째부터 비로소 낙하산 강하 훈련이 시작된다.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리기 전 4주간에 걸친 예비훈련에서도 탈락자가 속출한다. 그래서 포사이드뿐 아니라 잭 히긴스, 다니엘 실바 등 영국이나 아일랜드 출신 작가들의 소설에는 항상 테러리스트에 맞서는 SAS 출신 주인공이 등장한다.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이나 하마스, 알카에다 출신 테러리스트 못지않게 냉혹하다. KGB나 CIA 요원들은 교활하거나 뒤통수 치기에 급급한 하수쯤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대테러부대의 원조가 SAS라는 자부심이 은연중에 배어 있는 듯하다. SAS는 1941년 북아프리카에서 독일과 이탈리아군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부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혁혁한 전공을 세워 전후 6개 대대의 여단급으로 성장했으나 1952년 3개 대대 연대급으로 축소됐다. 각 대대는 4개 중대로, 각 중대는 사병 72명과 장교 6명으로 구성돼 있다. 1960년대 말까지 각국의 경호원들에게 경호 기술을 전수하다가 1969년부터 북아일랜드에 파견되면서 대테러작전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1980년 런던 주재 이란대사관 인질억류사건 진압, 모가디슈 항공기 납치 구출작전, 아센 열차 납치 구출작전, 알도 모로 전 이탈리아 총리 납치사건 등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델타포스를 비롯한 전 세계 대테러 특수부대의 롤 모델이 SAS이다. SAS연대본부 시계탑 4개면에는 작전 중 순직한 요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외신에 따르면 SAS와 영국의 정보기관 MI6 등이 리비아에서 ‘카다피 사냥’에 나섰다고 한다. 특히 SAS 정예요원들은 카다피의 지지기반인 시르테에 침투해 작전 중이라는 소문도 나돈다. 42년간 리비아를 철권통치했던 카다피가 이젠 한낱 테러리스트 수준으로 전락한 모양이다. 우득정 수석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이제는 공공외교다] 獨 “나치 반성” 국가색 벗기 佛 역사·문화 자부심… 정부 전면에

    [이제는 공공외교다] 獨 “나치 반성” 국가색 벗기 佛 역사·문화 자부심… 정부 전면에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에서 대표적인 공공외교의 강국으로 꼽힌다. 독일과 프랑스는 과거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서로 적대적인, 그리고 상반된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재 공공외교에서 이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언어와 문화 등 소프트웨어를 통해 국가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프랑스와 독일이 펼치고 있는 공공외교의 특징과 공통점, 차이점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공공외교가 나아가야 할 길을 살펴봤다.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는 지금도 ‘장벽’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독일은 과거 분단의 상처를 기억하고 분단의 계기가 된 전쟁과 나치 정권의 역사를 잊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나치 정권이 조직적으로 수행했던 프로파간다(선전전)가 얼마나 가공할 결과를 가져왔는지 기억한다. 독일이라는 ‘국가’의 이름으로 수행했던, ‘거짓말도 개의치 않는’ 프로파간다에 대한 반성과 성찰은 독일 공공외교의 밑바탕을 흐르는 정서로 자리 잡았다. 프로파간다는 원래 1622년 교황청이 선교활동을 감독하기 위해 포교성성(布敎聖省)을 만들면서 등장한 용어다. 1차 세계대전 이전까진 가치중립적인 의미였지만, 전쟁 동안 노골적인 프로파간다가 기승을 부리면서 극도로 부정적인 의미를 담게 됐다. 히틀러와 나치는 권력 장악과 전쟁 수행을 위해 거리낌 없이 프로파간다를 전개했다. 거짓말도 서슴지 않았다. 때문에 많은 독일인이 패전 직전까지도 승리를 의심치 않았다. 패전 뒤 독일 공공외교는 나치를 반면교사로 삼아 정립됐다. 무엇보다 ‘국가’라는 색깔을 최대한 지웠다. 독일 문화원인 괴테 인스티튜트는 외견상 국가로부터 독립해 활동한다. 심지어 문화외교를 수행하면서도 ‘독일의 문화’가 아닌 ‘반성하고 성찰하는 독일’을 더 내세울 정도다. 적극적인 문화외교를 펼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받는다. 최근에는 변화 흐름도 감지된다. 특히 통일 이후엔 ‘독일 문화’에 대한 내부 토론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연방국가 독일에서는 상당한 자주권을 가진 주정부의 독자성이 강하다. 크리스티네 레구스 독일 괴테인스티튜트 대변인이 “여러 분야에 여러 기관이 분산돼 있다.”고 말한 것에서도 보듯 다양한 독립적 기구들로 분산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괴테 인스티튜트, 독일학술교류처(DAAD), 국제관계연구소(ifa), 세계문화의 집(HKW) 등이 대표적이다. 프랑스는 역사적 경험에서 독일과 정반대 길을 걸어 왔다. 신종호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프랑스 공공외교가 “국가의 개입과 지원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주의적 패러다임을 대표한다.”고 평가했다. 전통적으로 문화부는 국내 문화업무를 담당하고 문화외교는 외무부가 관장하는 것도 특징이다. 프랑스는 오랜 중앙집권 역사를 자랑하는 반면 독일은 19세기가 돼서야 통일국가를 형성했다. 공공외교의 제도적 특성에서도 프랑스는 중앙집권적인 반면 독일은 연방정부와 주정부로 분권화돼 있다. 유럽 대륙의 정치·외교·문화 중심지였고 영국과 패권을 놓고 경쟁했다는 역사적 자부심과 프랑스어가 영어 통용 이전까진 유럽에서 유일한 외교언어였다는 기억은 프랑스 공공외교가 프랑스 문화와 프랑스어를 대단히 중시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국제 프랑스어 사용국 기구인 프랑코포니의 활성화에 외교 정책의 초점이 맞춰질 정도다. 하지만 한때 영어로 길을 물어보면 영어를 알면서도 모른 척하며 외면했다는 프랑스 사람들도 영어와 직접 경쟁을 포기한 지 오래다. 파리에서 만난 로랑스 오에 프랑스 인스티튜트 사무총장 역시 “이미 영어가 대세라는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그런 점을 인정한 바탕 위에서 프랑스어를 알리려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어는 여전히 제1, 제2의 외국어’라는 자부심이 읽힌다. 글 사진 베를린·파리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더 높은 사과 따려면 학문간 융합 필요”

    “더 높은 사과 따려면 학문간 융합 필요”

    “동등한 자세로 파트너들을 보지 않는 수직적 구조를 가진 한국의 대기업들은 수평적 비즈니스 모델로 수많은 연합군을 만들어낸 애플의 아이폰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 앞에서 고립무원의 처지가 될 수밖에 없다. 융합의 첫 단계는 소프트웨어 업체든 하청업체든 상대방을 자신과 동등한 위치에서 쳐다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대기업들, 상대와 동등한 시각 가져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은 26일 서울 중구 을지로1가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주최로 열린 ‘기초과학연구 포럼’에 기조연사로 나서 “3차원의 세계를 보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개의 눈으로 바라봐야 하고 이것이 바로 융합”이라고 강조했다. 안 원장은 융합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이유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꼽았다. 과거에는 전공이나 학문 분야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봤지만, 이제는 세상과 사회적 문제를 생각하고 이를 풀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안 원장은 “이 때문에 기초학문보다는 응용학문이나 산업현장에서 직접 상업과 연관이 되는 연구가 융합의 핵심분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기 쉬운 사과는 이미 다 땄다.”고도 했다. 또 “좀 더 높은 곳에 있는 사과를 따기 위해서는 전통학문의 접근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상대방이 사과를 따는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서서히 학문 간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은 융합의 아이콘으로 애플의 아이폰을 여러 차례 거론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 마켓플레이스 등 4가지 요소와 이를 묶는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아이폰을 국내 대기업들이 손에 쥐는 기계로만 생각하고 ‘좀 더 빠르고, 좀 더 성능 좋고, 좀 더 값싼’ 휴대전화로 대항하다가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겼다는 것이다. ●한국, 수평적 시각·균형감각 배워야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의 저자 토머스 프리드먼, ‘아웃라이어’의 저자인 말콤 글래드웰 등 새롭게 조망받고 있는 형태의 석학 역시 융합의 관점에서 설명했다. 안 원장은 “중동지역에 근무하던 기자의 시각으로 월스트리트를 지켜본 프리드먼이나 경영학과 심리학의 관점에서 마케팅을 살펴본 글래드웰은 여러 가지 분야를 조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이들”이라며 “반면 한국에서는 이 같은 사람들은 양쪽 어느 곳에서 속하지 못하며 도태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융합이 한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는 방안으로는 ‘수평적 시각’과 ‘균형감각’을 꼽았다. 안 원장은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의 말을 인용, “진정한 균형감각은 양극단의 정확한 한가운데가 아니라, 양극단을 오고 가면서 두 가지 선택의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한 후 최적점을 찾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문화마당] 당신의 휴가/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당신의 휴가/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처서가 지났다. 기세등등하던 여름도 이내 가을에 그 자리를 넘겨줄 것이다. 휴가 시즌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아직 한낮 볕이 강하지만, 계절의 흐름은 엄연하다. 아침, 저녁 바람의 느낌이 달라졌다. 한여름 불볕더위를 피하고, 거의 1년의 중간지점이며, 무엇보다 방학이 있다는 점 때문에 여름휴가는 대개 7, 8월에 집중되게 마련이다. 올여름 비가 너무 잦고 많아 여름휴가에 나서지 못한 사람들도 많지만,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생활의 활력을 회복하는 데 휴가만한 것도 드물 것이다. 휴가란 ‘쉼’을 전제로 한다. 쉰다는 것은 긴장한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편안해지는 것을 말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쉬기 위하여 ‘일’을 만드는 것을 종종 본다. 유명 피서지로 가기 위해 일정을 잡고, 예약하고, 성수기 교통체증을 뚫고 가야 하고, 또 가서는 사람들과 부딪치고 부대낀다. 그래서 휴가에서 돌아오면 오히려 피로가 더 쌓이는 경우도 많다. 쉬기 위해 떠났는데, 피로를 안고 돌아오는 아이러니라니. 그렇다면 진정한 휴가란 뭘까. 예전에 본 영화 가운데 휴가 혹은 휴식에 관하여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2007년도 작품 ‘안경’이다. ‘느림’과 ‘내려놓음’의 의미가 제대로 살아 있는 이 영화를 보면서 무릇 휴가란, 휴식이란 저런 거지 하던 기억이 난다. 우선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어느 바닷가에서는 휴대전화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영화의 주인공 여성(고바야시 사토미)은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곳’을 선택하여 이곳에 왔고, 그 ‘단절감’에 차츰 익숙해진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우리 삶에서 휴대전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인 상황이 되었다. 잠시도 손에서 놓지 않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 하고, 하게 만드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것이 수다를 떠는 것이든, 영화를 보는 것이든. 또한 이 영화의 인물들은 엉뚱하며, 특별히 하는 일이 없다. 민박집을 운영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몰려올까봐 명함만 한 크기로 문패를 만들어 붙인 민박집 주인(미쓰이시 겐), 매년 봄이면 나타나서 사람들에게 팥빙수를 제공하는 신비로운 중년 여성 사쿠라(모타이 마사코), 거의 민박집 주변에서 맴도는 고등학교 여교사(미치카와 미카코) 등 영화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엉뚱하다. 그리고 그들은 아침마다 이상한 체조를 하며, 바다를 바라보거나 낚시를 하고, 팥빙수를 먹고는 장기를 두거나 만돌린을 켠다. 그들 표현에 의하면 그들은 그저 ‘젖어든다’. 영화에서 ‘젖어든다’라는 것은 매우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젖어든다는 것은 자연에 동화되고 일체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삶의 여정이나 목표를 잠시 접어두거나 내려놓고, 햇살을 받고, 바람을 느끼고, 먼 수평선과 파도를 바라보며, 석양을 응시하는 것. 그렇게 자연과 함께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휴가라고 이 영화는 말하는 듯하다. 파이낸셜타임스였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근로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이 길고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한국이라는 기사를 언젠가 본 적이 있는데, 그만큼 개인적인 이유에서든, 산업 혹은 사회 구조적인 측면에서든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이 바쁘고 치열해서 여유가 없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여겨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우리에게 휴식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일을 하고,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속도에 취해 사는 것 같다. 그리고 미래를 위하여 현재를 유보하는 경향도 강한 것 같다. 그럼으로써 성취감은 있겠지만 스스로를 너무 혹사하고 소진시켜 어느 날 갑자기 허무함이나 무기력증에 빠져 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음을 본다. 이른바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번아웃 신드롬’(Burnout Syndrome)이란 게 그것 아닌가. 휴식은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이다. 나를 발견하고 돌아보는 시간. 내가 붙잡고 있는 것들을 잠시, 그러나 온전히 내려놓는 시간. 그것이 참다운 휴식이 아닐까. 당신의 휴가는 어떠한가.
  • [씨줄날줄] 태양광 노트북/이도운 논설위원

    ‘태양광 노트북’이 23일부터 국내시장에 나온다. 노트북 커버에 태양전지를 장착해 전원이 없는 곳에서도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태양광 휴대전화를 처음 선보였던 삼성전자의 후속제품이다. 그동안 전력 생산을 위한 발전소 건설에 집중됐던 태양광 비즈니스가 전자제품 등 일상생활의 영역으로 파고들고 있다. 태양은 인류에게 두 가지 에너지를 제공한다. 하나는 햇빛, 즉 태양광이고 또 하나는 햇볕, 즉 태양열이다. 이 가운데서도 에너지 전문가들이 태양광에 우선적인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엄청난 에너지량 때문이다. 1년에 1만 4900 Pwh(페타와트/시, 페타는 10의 15제곱)의 에너지를 지구로 보낸다. 이 가운데 인류가 2009년 현재 이용하고 있는 태양광 에너지는 11.4 Twh(테라와트/시, 테라는 10의 12제곱)에 불과하다. 앞으로 개발할 수 있는 태양광 에너지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지구에 내리쬐는 햇빛의 1%만 전기로 전환해도 인류의 에너지 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한다. 태양광 개발은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일본의 산요는 태양광 휴대전화, 태양광 노트북에 맞서 휴대용 태양광 충전기를 출시했다. 노트북이든, 휴대전화든 USB로 충전이 가능하다. 매사추세츠 등 미국 동부의 5개 주는 해변에 ‘태양광 쓰레기통’을 설치했다. 쓰레기통 뚜껑에 부착된 태양전지가 센서를 가동, 청소담당부서에 쓰레기 비울 시점을 알려준다. 샌프란시스코 시는 버스 정류소의 지붕에 태양전지를 달아 야간조명과 교통안내판, 광고판을 작동시키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가정용 태양광 발전기 임대업이 쑥쑥 성장하고 있다. 태양이 주는 무료 청정에너지를 쓰고 싶지만 태양전지 구입, 설치와 관리 등이 귀찮은 주민들이 대상이다. 미 아이다호 주의 솔라로드웨이스라는 벤처 기업은 미국의 모든 도로를 아스팔트 대신 태양전지로 대체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태양광 개발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태양전지의 효율성을 늘리는 것이 과제다. 삼성전자 태양광 노트북의 경우 화창한 정오 전후의 햇빛에 2시간 정도 노출시키면 한 시간가량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실생활에서의 효율은 그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 나와 있는 일반적인 태양전지의 효율은 20% 미만이다. 이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업과 국가는 ‘녹색 전쟁’의 승리자가 될 것이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위대한 영혼’의 이면

    20세기 위대한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간디(1869~1948)의 원래 이름은 모한다스 카람찬드 간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위대한 영혼’이라는 뜻의 ‘마하트마’(Mahatma) 간디가 더 익숙하다. 비폭력과 불복종으로 인도의 독립을 이끌어 낸 간디에 대한 세인들의 평가는 이처럼 ‘무결점 성자’에 가깝다. 그런데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의 청년들을 전쟁터로 내보내는 데 찬성한 사람, 바가트 싱 등 여러 혁명가들을 서둘러 처형해 달라고 영국 정부에 요청한 사람, 민주적 절차에 따라 인도국민회의당 의장이 된 수바스 찬드라 보세에게 압력을 가해 사퇴시키고 결국 쫓아낸 사람이 ‘마하트마 간디’라면 당신은 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인도의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 E M S 남부디리파드(1909~1998)가 쓴 ‘마하트마 간디 불편한 진실’(정호영 옮김, 한스컨텐츠 펴냄)은 불편하더라도 ‘간디의 진실’과 똑바로 마주할 것을 강권하고 있다. 책은 진보적 관점에서 간디를 재조명한다. 남부디리파드는 1957년 인도공산당을 이끌고 케랄라 주(州) 선거에서 승리, 세계 최초로 민주 선거에 의해 공산당이 집권하는 데 앞장선 인물이다. 청년 시절 열렬한 간디주의자였다가 마르크스주의자로 선회한 그는 간디를 신격화하는 것을 거부하는 동시에, 우익 부르주아 지도자로만 폄하하는 일부 좌파의 관점도 배격한다. 저자는 간디에게 진리, 도덕, 비폭력이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인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특정 노선, 즉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수단이 영국 제국주의를 종식시키는 데 도움이 될지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한 후 모든 것을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영국 제국주의를 위해 인도 군인들을 징병하는 것이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도덕적인 것이었다. 당시 간디가 밝혔듯, “영국 제국주의를 방어하기 위한 인도 군인들의 개인적 희생은 그와 대영제국 내에 있는 자치 정부의 다른 투사들을 강화시켜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냉혹하다. “우리는 비폭력의 이름으로 수많은 젊은이들을 제국주의의 총알받이로 보내는 것에 양심의 가책이라고는 전혀 없었던 한 인간을, 무엇보다도 제국주의 착취에 대항한다는 명분으로 인류의 문명에서 근대적이고 과학적이고 진보적인 모든 것을 비난하는 한 인간을 보고 있는 것이다.” 책은 이처럼 간디의 평전이나 자서전 등에서 잘 부각되지 않았던 간디의 면모들을 소개한다. 다만 간디의 ‘실체’를 깎아내리기보다 인도의 역사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자는 뜻을 담으려 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1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흔들리는 IT코리아 해법은 없나] (1) 애플에 배워라

    [흔들리는 IT코리아 해법은 없나] (1) 애플에 배워라

    1990년대까지만 해도 휼렛패커드(HP)는 세계 1~2위를 다투던 개인용 컴퓨터(PC) 기업이었고, 애플은 재고 처리를 위해 일본까지 건너가 ‘기증’이라는 이름으로 매킨토시를 땡처리하던 3류 업체였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애플은 지난 2분기에만 73억 달러(약 7조 670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세계 최고 정보기술(IT) 기업으로 거듭났고, HP는 이른바 PC 사업이 부진해 결국 해당 부문을 분사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하드웨어 vs 플랫폼 두 기업의 극적인 반전은 ‘하드웨어 마인드’와 ‘소프트웨어 마인드’로 무장한 기업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 잘 보여 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는 1997년 애플의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하면서 임직원들에게 제품 개발에 있어 대대적인 관점의 변화를 요구했다. 하드웨어 사양 업그레이드에 초점을 두고 ‘이 제품이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까.’를 끼워 맞추는 제조업자 위주의 시각에서 벗어나 거꾸로 ‘소비자에게 특별한 가치를 제공하려면 어떤 것을 만들어야 할까.’를 고민하라는 것이다. ‘아이팟’과 ‘아이폰’은 기존 업체들과 하드웨어 경쟁에서 나온 산물이 아닌 ‘모든 음악을 라이브러리화(체계화)해 듣는다.’와 ‘휴대전화로 모든 정보 관련 프로세스를 처리한다.’는 소비자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만든 제품이다. 애플은 이러한 가치를 온전히 구현하기 위해 제품 및 운영체제(OS) 기획 단계부터 홍보·마케팅 담당자, 문화인류학자, 심리학자 등 다양한 배경의 인력들을 참여시켜 개발에 나섰다. 이런 노력 끝에 애플이 수립해 낸 것이 이른바 ‘원형(原形) 전략’이다.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을 단순화해 자신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를 명확히 제공하는 동시에 다른 기기들과 연계해 생태계를 만들 수 있게 한 것이다. 일본의 유명 IT 저널리스트 하야시 노부유키는 “만약 애플이 다른 MP3플레이어 업체들처럼 ‘아이팟’에 라디오 기능을 넣어 출시했다면 ‘팟캐스트’라는 거대한 콘텐츠 생태계는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원형 전략을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 스펙 경쟁 벗어나야 애플의 전략은 플랫폼(iOS, 아이클라우드)에도 그대로 적용돼 앞으로 TV,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될 것이 확실시된다. 수십년간 어리석다고 여겨졌던 애플의 독자 OS 전략이 무선인터넷 환경과 맞물리면서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반면 같은 시기 컴팩과의 합병(2002년) 등으로 외형을 키우는 데 주력했던 HP는 사업의 성패를 가격 경쟁력과 성능 개선에서만 찾다 새로운 IT 흐름을 놓쳤다. 전형적인 제조업 중심의 시각에서 나온 판단이었다. 지난해 솔루션 업체 샙(SAP)의 전 회장인 레오 아포테커를 새 회장으로 선임하며 뒤늦게나마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회사의 운명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HP의 몰락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경쟁 제품보다 1㎜라도 얇게 만들어라.’ ‘기존 제품보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카메라를 탑재하라.’는 식의 하드웨어 중심의 개발 풍토는 삼성·LG 등 국내 업체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대 교수는 “이제부터라도 삼성은 더 이상 애플의 게임을 따라가려 하지 말고 삼성만의 창조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애플이나 구글은 (자신들에 기반해 성장한) 인터넷 벤처들이 그들의 품 안으로 돌아오도록 생태계를 조성했지만, 삼성 등 국내 IT 업체들이 (자신들이 독점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파트너를 모두 죽였기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씨줄날줄] 평안도 날라리/임태순 논설위원

    조선시대 때 평안도는 함경도와 함께 지역차별의 설움을 많이 받았던 곳이다. 평안도는 고구려의 발상지이자 당시 조선이 사대(事大)하던 선진국 명(明)나라와 통하는 길목이었지만 그리 대접을 받지 못했다. 조선시대의 법전인 속대전과 대전후실록 등에는 평안도를 포함해 함경도, 황해도 사람들을 등용하지 말도록 해 관직 진출의 길을 제한했다.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은 평안도를 4자성어로 산림맹호(山林猛虎), 즉 ‘산속에 사는 사나운 호랑이’로 품평했다. 용맹스럽다는 세간의 인식에 1800년대 홍경래의 난까지 일어났으니 평안도를 경계하는 풍조는 더욱 심해졌다. 구한말 평안도는 기독교 보급의 메카가 된다. 1890년대 미국 북장로회 선교사들은 평양을 중심으로 기독교 복음을 전파한다. 신분차별로 기존질서에 대한 불만이 많았고, 중국과 가까워 신문명과 접촉할 기회가 많았던 서북인들은 자연스레 기독교에 빠져든다. 흥사단운동을 일으킨 안창호 선생,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 등이 이 시기 평안도 출신 기독교인이다. 평안도는 벽촌에도 서당이 있어 문맹이 없을 정도로 교육열이 높은 지역이다. 향학열 높은 평안도 기독교인들은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대거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1925년 159명의 미국 유학생 중 43%가 평안도 출신일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미국에서 신교육으로 무장한 이들이 지배 엘리트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해방 후 미 군정시절 오늘날 장관에 해당하는 19개의 부·처장 중 9명이, 차관에 해당하는 차장 중 6명이 평안도 사람일 정도로 파워엘리트로 급부상한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최근 신의주를 시찰한 자리에서 현지 주민의 옷차림과 무질서 등을 지적하며 “평안북도가 자본주의의 날라리판이 됐다.”며 개탄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문물교류의 관문이자 통로인 신의주가 자본주의 문화 보급의 첨병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북한이 아무리 폐쇄사회라고 해도 디지털 기기가 하루가 다르게 확산 보급되는 요즘 자본주의 문화의 세례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얼마 전 ‘압구정 날라리’란 노래를 우연히 들었다. “어서 와요, 이쁜 그대/ 몇 명이서 놀러왔나요…” 젊은 시절 압구정동 나이트클럽에서 ‘작업’(?)의 추억을 담은 노래라고 하는데, 경쾌한 리듬과 실감나는 가사로 인기라는 것이다. 평양 한복판에서는 ‘소녀시대’ 등 아이돌그룹의 춤 열기가 뜨겁다고 한다. 혹시 신의주에도 압구정 날라리가 10대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17일 국내 첫 주파수 경매 본입찰… 이통사들 4세대 주파수 확보 두뇌싸움

    17일 국내 첫 주파수 경매 본입찰… 이통사들 4세대 주파수 확보 두뇌싸움

    SK텔레콤과 KT 경영진 간의 4세대(4G) 주파수 경매를 둘러싼 각축전이 예상된다. 국내 첫 경매로 진행되는 주파수 입찰인 만큼 양측 경영진은 최대한 낙찰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상대보다 더 높은 입찰가를 제시해야 하는 딜레마 속에서 무한 베팅을 한다. 라운드마다 30분 안에 적정 입찰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양측 최고경영자(CEO)의 두뇌 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첫 주파수 경매 본입찰이 1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경기 성남시 분당의 정보통신기술협회(TTA) 지하 1층에서 진행된다. 첫날 낙찰자가 없으면 다음 날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경매가 반복된다. 매물로 나온 주파수는 4G 이동통신용인 2.1기가헤르츠(㎓), 1.8㎓, 800메가헤르츠(㎒) 등 세 가지 대역이다. 관심은 SKT와 KT가 1.8㎓에서 벌이게 되는 베팅 전쟁이다. 2.1㎓는 LG유플러스의 단독 입찰에 따라 첫날 최저가인 4455억원으로 낙찰될 게 확정적이다. 이번 경매는 1.8㎓와 800㎒ 대역에서 SKT와 KT 어느 한쪽이 입찰을 포기할 때까지 라운드를 무한 반복하는 ‘동시오름 입찰’ 방식이다. 입찰 상한선도, 라운드도 제한이 없다. 1라운드에서 SKT와 KT가 각각 1.8㎓와 800㎒를 나눠 신청하면 두 사업자는 최저 경쟁가인 4455억원(1.8㎓), 2610억원(800㎒)에 각각 주파수를 낙찰받고 경매도 끝난다. SKT와 KT 모두 어느 대역에 집중할지 비밀로 하지만 업계는 두 사업자 모두 1.8㎓ 대역을 두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1.8㎓의 대역폭이 800㎒보다 2배 넓고 글로벌 통신사들이 4G 롱텀에볼루션(LTE) 대역으로 활용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SKT와 KT가 모두 1.8㎓ 경매에 나서면 베팅은 승자가 결정될 때까지 계속된다. 방통위는 전 라운드의 최고 입찰가의 1% 이상을 더해 라운드마다 최소 입찰액을 정한다. 4455억원으로 출발하는 1.8㎓의 입찰가는 라운드마다 최소 45억원 이상씩 불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지나치게 높은 경매가로 자금난을 겪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경매가 며칠 동안 지속되면서 하루 5~10라운드를 거치게 되면 최저가보다 500억원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상대 사업자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입찰가를 최대한 올린 후 최종 라운드에서 포기하는 ‘치고 빠지는 작전’도 경계하고 있다. 현장에는 SKT와 KT의 임원 및 실무자가 입찰 대리인으로 나선다. 이들은 각자 산정한 ‘적정 입찰가’에 도달할 때까지 자율 베팅을 하다 그 선을 넘으면 CEO가 휴대전화를 통해 입찰가를 원격 조정한다. 낙찰가 예측이 어려워 하성민 SKT 사장과 이석채 KT 회장이 직접 입찰가를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방통위는 방음 시설이 갖춰진 입찰실에서 각 사업자가 논의하도록 했다. 또 담합 차단을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입찰대리인이 화장실에 갈 때도 감시하는 등 경매의 투명성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인가, 이타적인 동물인가.’  이 질문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 인간은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이기도 한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소한 현대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은 ‘순수하게’ 이기적인 동물이다. 1976년 영국에서 출간된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교수의 이 이론은 여전히 생물학계의 주류로 각광받고 있다. 도킨스의 이론은 결코 이해하기 쉬운 내용은 아니다. ‘인간은 유전자의 꼭두각시이자 기계’ 정도로 요약된다. 모든 생명체가 자기 보존의 원칙이라는 한 가지 목적만을 갖고 있으며 유전자는 이에 맞춰 프로그램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흔히 인간을 동물과 다르게 하는, 남을 위한 희생정신과 이타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타성은 수많은 학자들이 진화생물학을 반박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이번 주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 & What)에서는 ‘인간의 이타성’에 대한 공개재판을 열었다. 피고석에는 역사상 가장 ‘이타적인 과학자’로 꼽히는 러시아의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1887~1943)가 앉았다.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를 떠돌며 종자를 모았지만, 정작 본인은 감옥에서 굶어죽은 비극의 주인공이다. 인간의 근원에 대한 왕성한 탐구욕을 보여 온 영화 ‘혹성탈출’ 속 원숭이들의 영웅 시저가 검사로 나서 바빌로프의 이타적 유전자를 기소했다. 바빌로프의 변호는 그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녹색혁명의 아버지’ 노먼 빈센트 볼로그(1914~2009)가 맡았다. 시저 니콜라이 바빌로프. 1887년 모스크바 출생. 작물학자이자 식물유전학자, 수집가, 탐험가. 맞는가? 바빌로프그렇다. 시저법정에 섰는데도 전혀 낯설어하지 않는다. 보통 피고인석에 서게 되면 죄를 지은 사람이나 아닌 사람이나 모두 긴장한 모습이게 마련인데. 바빌로프 2년 정도 수용소와 법정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때보다는 오히려 분위기나 의자가 편하다. 시저당신이 왜 여기에 불려 왔는지 죄목을 알고 있나. 바빌로프잘 모르겠다. 시저당신은 유전자의 법칙을 거스른 혐의를 받고 있다. 현대 진화생물학의 핵심 토대인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따르면 유전자는 오로지 생존만을 생각한다. 그런데 당신의 일생은 이 이론으로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 자리의 배심원 앞에서 그걸 입증해 보이겠다. 당신의 집안은 꽤 부잣집이었다. 당신의 부모는 당신이 섬유공장을 물려받기를 원했는데 왜 따르지 않았나. 바빌로프우리 가족이 부유했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난 세 명의 형제들을 어려서 병으로 잃었다. 그 때문에 나를 포함한 나머지 형제들은 당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던 과학과 의학을 통해 이 같은 불행을 없앨 수 있다고 믿었다. 누나 둘은 의사와 세균학자, 형은 물리학자, 난 식물학자가 됐다. 시저다른 형제들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런데 왜 당신은 식물학인가. 당시에는 식물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별 의미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바빌로프사실 의사가 될지 식물학자가 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학 입학 직전 러시아에 최악의 흉년이 닥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 시저당신 자신을 위해서였다면 분명 의사가 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니었나. 잘살고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식량을 걱정해서 식물학자가 됐다는 사실부터 아이러니하다. 과학적 발견으로 인류의 고통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자만에 빠져 있었던 것 아닌가. 바빌로프그게 나의 가장 큰 희망이었다. 난 새로운 발견을 할 때마다 ‘이 발견을 어떻게 농사에 활용할 수 있을까.’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또 작물의 질병과 전염병 때문에 생겨나는 기아, 사망, 이주, 사회불안을 막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시저그래서 결국 당신은 가족조차 버리고 먼 길을 떠났다. 1916년에 처음 파미르 고원으로 ‘페르시아 밀’을 찾아 떠난 이후 1933년까지 115차례나 소위 ‘종자찾기 여행’을 했다. 첫 여행을 떠날 때는 신혼이었고, 아들이 태어났는데 안아 줄 시간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게 말이 되나. 도대체 얼마나 숭고한 여행이었기에 가족도 팽개쳤던 건가. 바빌로프작물이 지닌 질병면역력을 찾기 위해 지구상에 어떤 식물이 오랫동안 살아남았는지를 알고자 했다. 농작물이 잘 자라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다. 날씨의 영향도 있고, 병충해가 생겨서 순식간에 초토화되는 일도 많다. 무엇보다 인간이 생산성이 높다거나 하는 이유로 한 가지 작물에만 집착하면 그 작물에 병충해가 생길 경우 모두 굶어 죽게 마련이다. 하지만 다양한 생물을 키울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더위에 강한 작물, 추위에 강한 작물, 생산성은 낮은 대신에 병충해에 강한 작물을 적절하게 섞어서 키운다면 어떤 경우에도 기아를 면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작물의 근원을 찾아야했다. 밀, 벼, 콩 등이 처음 태어난 곳을 찾는다면 그곳에서 가장 강하게 자란 품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시저그래서 도대체 품종을 얼마나 모은 것인가. 바빌로프정확하지는 않지만 5대륙을 모두 돌면서 나와 동료들이 모은 종자와 덩이줄기가 14만 8000개에서 17만 5000개 정도 될 거다. 당연히 모두 땅에 심는 순간 자랄 수 있는 발아 가능한 종자들이었다. 시저그동안에 당신은 이혼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인류를 구한다는 목표 아래 결국 가족을 잃은 건데, 만족하나. 바빌로프아내 에카테리나와 아들 올레그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거기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종자여행을 위해서 말을 배울 시간도 부족했다. 시저전 세계를 돌아다녔는데, 몇 개 국어나 할 수 있나. 바빌로프러시아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라틴어는 기본이고 에티오피아 공용어인 암하라어나 페르시아어까지 배웠다. 땅과 씨앗의 진정한 주인은 농부들이고, 종자에 대해서는 그들이 가장 잘 안다. 그들의 말로 대화하는 것이 종자여행의 핵심이었다. 시저다시 말하자면 당신은 오로지 씨앗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떠돌았고, 그 결과 가족을 잃었다. 심지어 국가도 당신을 인정하지 않았다. 러시아에 식량이 부족해지자 스탈린 체제의 농업학자들은 당신이 지나치게 많은 종자를 가져와 방치했기 때문에 식량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하면서 가뒀다. 재판에서 총살형을 선고받았고, 물론 다행히 집행되지는 않았지만 결국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식량을 모은 당신이 감옥에서 굶어 죽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졌잖은가. 당신은 뭘 위해 일한 건가.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면, 당신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것 아닌가. 심지어 당신의 제자들은 연구소의 종자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있다가 세계대전 중에 봉쇄된 도시에서 굶어 죽었다. 이 또한 당신의 책임 아닌가. 바빌로프…. 볼로그바빌로프의 성과가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에 대해서는 그 뒤를 이었던 내가 좀 더 보충하고 싶다. 병충해에 강하고, 식량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것이 당신의 목표였다. 맞는가. 바빌로프그렇다. 그것만이 인류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볼로그현재 러시아의 경작지 80%에서 바빌로프가 세운 연구소의 종자에서 개발된 품종을 키우고 있다. 불과 80년이 지나지 않아 수천년을 내려온 농업의 뿌리를 바꾼 거다. 종류는 1000가지가 넘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생물다양성은 지금 이 순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화두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화학비료를 뿌리고, 병충해를 막기 위해 농약을 살포한 덕분에 땅은 피폐해졌고 새로운 병충해에 인간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결국 식물학자와 농업학자들은 80년 전 바빌로프가 주장했던 생물다양성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시저바빌로프의 노력들이 실제로 인류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것인가. 볼로그나 역시 바빌로프의 여행에서 연구의 기본을 얻었다. 밀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결국 밀의 근원을 찾기 시작했고, 병충해에 강한 앉은뱅이 밀을 얻었다. 이 밀이 인도와 파키스탄의 10억명이 넘는 사람들을 기아에서 구했다. 시저그 덕분에 당신은 197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평생 아쉬움 없이 연구를 하고 영광을 누렸다. 그런데 바빌로프는 결국 아무것도 얻은 것 없이 희생만 한 것 아닌가. 여러 가지 정황상 바빌로프의 유전자는 유죄가 분명하다. 볼로그시저 당신은 ‘이기적 유전자’의 가장 큰 함정에 빠져 있다. 바빌로프가 이타적이냐 하는 질문에 당신은 ‘그렇다.’라고 대답하겠지만 실제로는 바빌로프야말로 가장 이기적인 유전자를 갖고 있다. 이기적인 유전자를 주장하는 유전자 설계론의 핵심은 유전자가 자신이 속한 종이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유전자를 위해 행동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이로운 행위를 하는 이타주의자들은 결국에는 생존을 위해 교묘하게 이타성으로 위장된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바빌로프는 자기 자신이나 가족의 이익을 위하는 대신 인류라는 종의 생존을 위해 철저하게 프로그램된 유전자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가족까지 버릴 수 있는 이타성이 바로 지독한 이기적 유전자의 증거다. 오히려 바빌로프야말로 ‘이기적 유전자’ 그 자체가 아닌가. 바빌로프이기적 유전자니 이타적 유전자니 하는 부분은 잘 모르겠다. 난 그냥 내 머리와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했다. 죽는 순간까지 내가 모은 종자들에 대해 걱정했는데, 그 덕분에 인류가 기아에서 조금이나마 해방됐다니 기쁘다는 생각뿐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지상의 모든 음식은 어디에서 오는가(게리 폴 나브한·강경이/아카이브)  이타적 유전자(매트 리들리·신좌섭/사이언스북스)  이타적 과학자(프란츠 부케티츠·도복선/서해문집)  기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다(스코트 킬맨·이순주/에이지21)  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이상임/을유문화사)  생각의 역사2(피터 왓슨·이광일/들녘)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러시아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가 밝힌 유전자의 비밀
  • DMZ에 울린 평화의 하모니

    DMZ에 울린 평화의 하모니

    ●궂은 날씨에도 관객 1만여명 모여 15일 오후 7시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대공연장. 잔뜩 찌푸린 날씨에도 1만여명(주최 측 추산)의 관객이 모여들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해묵은 증오를 풀어 보려는 취지로 만들어진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와 전설적인 지휘자 대니얼 바렌보임(69)을 보기 위해서였다. 앙숙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물론, 레바논·이란·이집트 등 서로 피를 흘렸던 나라의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교향악단이 세계에서 군사적 긴장이 가장 높은 분단의 최전방에 선다는 상징성 때문에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콘서트 레퍼토리는 인류애와 인간해방의 염원을 담은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 일촉즉발의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한복판에서 공연을 했던 행동하는 예술인 바렌보임으로선 대화의 문을 걸어잠근 남측 정부와 비무장지대(DMZ) 너머 북녘까지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23분 늦은 시작·매미소리 등 1~3악장은 산만 예정된 시각을 23분 넘겨 바렌보임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10~12일, 1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베토벤 교향곡 전곡연주회와 마찬가지로 젊은 연주자로 짜인 웨스트이스턴 디반의 연주력은 기복이 있었다. 이날도 1~3악장에서 조금씩 흔들렸다. 매미와 아기 울음소리, 휴대전화 울림까지 겹쳐 관객과 연주자의 집중력도 흩뜨러트렸다. 나흘간 베토벤의 교향곡 전곡을 연주한 피로감이 겹쳐서인지 내한공연 첫날(10일) 누구보다 포디엄(지휘대)을 폭넓게 활용하는 등 역동적인 지휘와 커튼콜 이후 관객에게 꽃다발 포장지를 던져주는 등 장난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던 바렌보임도 지쳐 보였다. ●조수미 등 독창, 웅장한 곡해석과 ‘감동의 4악장’ 하지만 어둠이 짙게 깔리고서 시작된 4악장부터 오케스트라는 흠잡을 구석이 없는 앙상블로 뽐냈다. 마지막 힘을 쏟아낸 바렌보임의 지휘와 그만의 남성적이고 웅장한 해석이 빛을 발휘했다. 바리톤 함석헌과 소프라노 조수미 등 독창자 4명의 빼어난 노래와 연합합창단(국립합창단·고양시립합창단·서울 모테트합창단)의 웅장한 하모니도 감동을 더했다. 다만 4악중 중반부에 소리가 잦아들었다가 테너 박지민의 독창으로 이어지는 부분에 터져나온 박수로 흐름이 끊긴 것은 아쉬운 대목. 그렇더라도 “음악이 당장 전쟁을 멈추게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서로에 대한 관심을 끌게 할 수는 있다.”는 바렌보임의 말이 조금은 와 닿는 여름밤이었다. 파주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야구] 거포 이대호, 홈런보다 힘든 ‘3루타’

    [프로야구] 거포 이대호, 홈런보다 힘든 ‘3루타’

    주자가 2루를 돌자 잠실 3루 쪽 관중들은 함께 발을 구르기 시작했다. “뛰어라. 뛰어.” 손짓에 발짓까지. 모두 스스로 주자가 된 듯 흥분했다. 주자가 3루에 안착하자 박수와 웃음, 환성이 뒤섞였다. 분위기가 극에 이르렀다. 관중석 풍경만으로는 흡사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분위기였다. 이유가 뭘까. 롯데 이대호가 2년 남짓 만에 3루타를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이대호는 14일 잠실 LG전에서 1회, 리즈를 상대로 3루타를 날렸다. 이대호가 마지막으로 3루타를 기록했던 건 지난 2009년 6월 30일 잠실 LG전이었다. 1회 2사 3루 상황이었다. 이대호가 때린 타구는 우측 선상으로 날아갔다. LG 우익수 이진영이 전력 질주해 다이빙캐치를 시도했지만 글러브 끝을 스쳤다. 이진영이 곧바로 일어나 공을 따라 갔지만 이대호는 생각보다 빨랐다. 전력을 다해 1루, 2루 베이스를 거쳐 3루에 도착했다. 3루를 밟은 이대호는 베이스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했다. 통산 5호째 3루타. 분위기를 가져오는 한방이었다. 이어 등장한 홍성흔도 우전 적시타를 때렸다. 2-0. 이후 롯데는 6회 조성환의 2루타-문규현의 좌전 적시타로 3-0을 만들었다. 8회엔 이대호가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하며 쐐기를 박았다. 통산 1200안타에도 한 개를 남겼다. LG는 6회 이진영의 적시타로 1점을 냈지만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롯데가 결국 4-1로 이겼다. 경기가 끝난 직후 이대호는 “3루타가 중요한가요? 생각보다 숨도 안 차던데요.”라며 웃었다. 4위 롯데와 5위 LG의 승차는 다시 2.5게임이다. 대구에선 삼성이 KIA에 6-2로 이겼다. 4회 2사부터 나온 삼성 안지만이 2와 3분의2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중간계투 안지만은 11승째를 거둬 LG 박현준과 다승 공동 2위가 됐다. 문학에선 SK가 넥센에 11-0으로 대승했다. 3회까지 잘 던지던 넥센 심수창이 4회 갑자기 무너졌다. SK 타선은 이 회에만 타자 일순하며 9득점했다. SK는 시즌 첫 선발 전원안타를 기록했다. 대전에선 한화가 두산에 8-2로 역전승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씨줄날줄] 회고록(回顧錄)/최용규 논설위원

    회고록 집필로 훨씬 더 유명해진 이는 영국의 정치가 원스턴 처칠(1874~1965)이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The Second World War) 회고록으로 1953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1901년 프랑스 시인 르네 쉴리프뤼돔(1839~1907)부터 2010년 페루의 소설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에 이르기까지 노벨문학상 100여년 역사에 시인·소설가가 아닌 정치인이 이 상을 받기는 처칠이 유일하다. 정치가·웅변가 외에 저술가란 ‘고급스러운 훈장’이 붙은 것도 회고록 덕이다. 총리 재임시절 받았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혜경궁 홍씨(1735~1815)의 ‘한중록’(閑中錄)은 우리가 자랑할 만한 ‘국보급’ 자전적 회고록이다. 71세 때인 1805년(순조 5년)에 썼다. 남편인 사도세자의 억울한 죽음을 중심으로 파란만장한 생을 회고했다. 한문본에는 泣血錄(읍혈록)으로 되어 있다. 눈물을 쏟고 슬피 울면서 기록했다는 뜻이리라. 회고록은 더 이상 한 시대를 풍미한 지도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예술·스포츠 스타에 이르기까지 외연이 크게 확대됐다. 회고록이라는 거창한 이름 대신 자전적 에세이로 명찰을 바꿔 달기도 한다. 우아하고 품위 있는 표현의 절제미는 사라진 지 오래다. 폭로투성이다. 미국 백악관 인턴이던 모니카 르윈스키는 1995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폭로했다. ‘모니카 이야기’다. 클린턴은 탄핵, 이혼 위기로까지 몰렸다. 올봄 국내에서는 신정아의 자전적 에세이 ‘4001’이 화제를 몰고 왔다. 회고록은 과거에 있었던 중요한 사건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인생 전반을 다루는 자서전과는 차이가 있다. 자기가 겪은 일을 기록하기 때문에 주관적이다. 자기 해명서나 변명서가 될 개연성이 높다. 1992년 대선 때 민자당 후보인 YS(김영삼)에게 선거자금 3000억원을 지원했다고 고백한 ‘노태우 회고록’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5·17 비상계엄 확대를 ‘서울의 인명·재산 보호를 위한 치안유지 차원’, 5·18 광주민주화 운동은 ‘유언비어가 진범’이라고도 기록했다. 노 전 대통령에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도 회고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복인 장세동 전 안기부장은 “전 전 대통령이 회고록 등의 형태로 자신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힐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군사반란의 주범으로 한국현대사에 큰 오점을 남긴 5·6공 최고통치자들이 자기들의 역사를 고쳐 쓰려 하고 있는 것이다.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美 ‘디지털 외교’의 1인자 “北주민, 美 도움없이 인터넷 자유 찾을 것”

    美 ‘디지털 외교’의 1인자 “北주민, 美 도움없이 인터넷 자유 찾을 것”

    위기의 미국 외교가가 ‘e-외교’에 주목하고 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후 아프가니스탄전 등 ‘전쟁의 덫’에 발목 잡힌 채 아랍권역의 ‘재스민 혁명’을 맥없이 바라보며 정보력과 영향력 상실을 한탄했던 미국은 인터넷과 새로운 소통 도구를 활용한 외교 가능성에 눈을 돌린다. 미국의 디지털 외교전 최전선에 알렉 로스(40) 국무부 장관 혁신담당 수석 자문관이 서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 등 뉴미디어로 무장한 그는 외교관 대신 외국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미국의 입장을 전달하려 애쓴다. 권위주의 국가에서 ‘인터넷 자유’를 끌어올리려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그는 워싱턴 국무부 내 사무실에서 국내 언론으로는 서울신문과 첫 인터뷰를 갖고 “북한 주민 스스로 (동북아시아) 지역의 정교한 디지털 생태계에 접속할 것이며 끝내 인터넷의 자유가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국무부가 아랍 권역 등의 ‘인터넷 자유’ 보장을 위해 추진해 온 프로젝트는. -미국 정부는 최근 (인터넷 자유 보장을 위한) 12개의 프로그램 개발을 도우려고 모두 2800만 달러(약 300억원)를 투입했다. 그중에서 ‘여행가방 속 인터넷’(IIS)과 ‘패닉버튼’은 공개됐다. IIS는 (권위주의 국가 등에) 이동광대역통신망을 설치하는 것으로 거의 상용화됐다. 패닉버튼은 시리아 등에서 (반체제 인사 등이) 체포될 위기에 놓이면 비상 버튼을 눌러 체포 사실을 주위에 알리도록 고안한 제품이다. 버튼을 누르면 휴대전화 속에 저장된 모든 연락처도 함께 지워진다. 나머지 10가지는 기밀 사항이다. →북한에서도 ‘IIS’나 ‘패닉버튼’ 같은 기술이 활용될 가능성이 있나. -우리는 특정 국가를 겨냥해 기술을 개발하지 않는다. 미 국무부는 지구상 194개국에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인터넷 자유를 위한 기술도 모든 국가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어떤 나라가 됐든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북한에는 인터넷망이 거의 구축돼 있지 않다. 북한의 ‘인터넷 자유’를 돕기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우선 북한 주변에는 활기 넘치는 ‘디지털 생태계’가 조성돼 있다. 북한의 인터넷 자유는 미국의 도움으로 얻어지지 않을 듯하다. 외부 세계와 연결할 방법을 찾는 북한 주민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다. 북한 정권이 ‘정보 정전’ 상태를 지속하려 한다면 이는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아랍의 봄’ 기간 동안 인터넷은 독재자 축출 도구로 활용됐지만 ‘반미감정’ 전파의 장이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인터넷 자유’는 미국의 외교적 이익을 보장한다고 믿는다. 물론 네티즌이나 언론이 미국에 대해 좋은 말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의 ‘말할 권리’를 존중하며 이 같은 권리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예컨대 이집트와 튀니지 등의 혁명 과정에서 기술과 소셜 미디어는 큰 역할을 해냈다. 결성하는 데 몇 년씩 걸리는 정치운동 조직을 단박에 가능하도록 했고, 짧은 시간 안에 연대의 고리를 강화했다. 저소득층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며 (민주화 세력의) 리더십을 확산시켰다. 시리아나 이집트, 튀니지 등에서는 넬슨 만델라나 레흐 바웬사 같은 독보적 리더는 없다. 네트워크가 ‘혁명 지도자’가 된 것이다. →줄리언 어산지가 주장하는 정보의 자유와 미국이 강조하는 정보의 자유는 어떻게 다른가. -자유는 책임으로부터 나온다. 미국에서는 무기를 소지할 권리가 있지만 누군가에게 마음대로 쏠 권리를 준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는 말할 권리가 있지만 남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할 권리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에게는 인터넷 자유가 있지만 그 자유가 포르노물 등을 인터넷에 올릴 자유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인터넷에서 사기를 칠 권리나 지적 재산을 훔칠 권리가 주어진 것도 아니다. →한국의 정보기술 환경을 평가한다면. -한국은 굉장히 수준 높은 디지털 환경을 구축한 것으로 안다.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는 미국보다 낫다. 다만 한국의 디지털 환경 중 인터넷 카페 등에서 인터넷의 자유로운 사용에 제약이 있는 것이 아쉽다. ‘디지털 지문’ 같은 것은 경계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클린턴 국무장관과 모두 일해 봤는데, 두사람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훨씬 많다. 두 사람 모두 ‘머리’와 ‘가슴’, 지능과 동정심이 조화를 이룬 지도자들이다. →‘디지털 외교관’이자 비정부기구(NGO)의 창립자이며 혁신가다. 당신과 같은 꿈을 꾸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청년이라면 기꺼이 약간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성공한 사업가들을 보라. 여러 번 실패한 이들이 많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해고됐다가 돌아왔고, 구글 회장인 에릭 슈미츠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지배당한 회사에서 일했었다. 미국을 강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실험하는 데 머뭇거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는 실패에서 배우라고 독려한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서해안 ‘아水라장’… ‘곤파스 악몽’ 재현?

    서해안 ‘아水라장’… ‘곤파스 악몽’ 재현?

    태풍 무이파가 빠른 속도로 북상하면서 제주도와 전라도에 이어 8일 새벽 수도권 전역에도 태풍경보가 발효됐다. 7일 밤 12시부터 8일 오전까지 서해와 인접한 인천시 등 수도권 전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 8일 수도권 출근길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을 비롯해 서해5도와 경기 시흥·안산·평택 등에는 7일 오후 늦게 폭풍해일주의보가 발령돼 해안지역 피해가 우려된다. ●전남 피해접수 250여건… 인천 해일비상 서해 먼바다를 통해 북상 중인 무이파는 중심기압 970헥토파스칼(hPa)의 중형급 태풍으로, 한반도와 비슷한 위도대를 지나는 8일 새벽부터 낮 사이 순간 최대풍속 초속 10~30m의 강풍과 비를 뿌린 뒤 오후 3시쯤 중국 랴오둥 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무이파가 현재의 최대풍속을 유지한 채 수도권을 지나면 지난해 9월의 ‘곤파스’와 비슷한 수준의 피해가 예상된다. 당시 곤파스는 초속 27m의 최대풍속(서울 북쪽 40㎞ 지점 근접 시 기준)으로 추석을 앞둔 수도권을 강타해 가로수가 쓰러져 도로를 가로막고 전선이 끊겨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출근대란을 일으켰다. 강한 비바람으로 무장한 무이파는 제주를 휩쓴 뒤 서해안을 스치면서 크고 작은 생채기를 남겼다. 7일 오후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제주. 그러나 한라산 윗세오름에 최고 620여㎜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제주산간에 시간당 5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려 일부 하천이 범람 위기를 맞는가 하면, 해상에는 6∼9m의 높은 파도가 일어 제주와 부산, 목포, 인천 등을 잇는 6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하늘길도 모두 막혔다. 이날 오전 8시 제주공항을 떠나 청주로 갈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KE1962편을 비롯한 제주행·발 항공기 244편이 역시 무더기 결항됐다. 이에 따라 제주를 찾은 관광객 3만여명의 발이 묶였다. 오전 5시 45분쯤에는 서귀포시 화순항에 피항 중이던 바지선 거원(1320t)호의 밧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1.6㎞가량 떠내려가 용머리해안 모래밭에 좌초됐다. 배 안에는 박모(43)씨 등 2명이 타고 있었지만 서귀포해양경찰서 122구조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대정읍 운진항과 안덕면 사계항에서 태풍을 피해 정박 중이던 남군호와 창일호 등의 선박도 높은 파도에 전복됐다. 서귀포시 성읍민속마을에서는 천연기념물 제161호인 수령 600년 된 팽나무가 부러지면서 조선시대 관아인 일관헌(제주도 유형문화재 제7호)을 덮쳤고, 도내 21곳의 27개 교통신호등이 떨어지는 등 강풍 피해도 속출했다. ●충남·대전 태풍특보… 지자체 비상근무 오후 6시를 기해 광주시와 전남 내륙 6개 시·군에 내려졌던 태풍주의보를 경보로 대치 발령, 태풍경보를 도내 전 지역으로 확대한 광주·전남의 뱃길과 하늘길도 막혔다. 오전 7시 김포행을 제외한 12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고, 목포발 21개 항로 42척과 여수·완도항 등 전남지역 항·포구의 56개 항로 89척의 뱃길도 끊겼다. 각 항·포구에는 여객선과 어선 등 5만여척이 피항했다. 오후 5시 40분쯤 전남 완도군 고금면 덕동리 선착장에서 김모(75)씨가 1t짜리 배를 정박시키려다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1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전남지역에서만 250여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또 광주 동구 운림동 증심사 인근 상가 간판이 떨어지면서 이모(61·여)씨가 머리와 팔에 상처를 입는 등 광주지역에서는 90여건의 태풍 피해가 접수됐다. 광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오후부터 8일 오전 사이에 강한 바람을 동반한 시간당 3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무이파의 북상으로 충남 서해상에도 태풍특보가 내려지면서 충남도와 관련 기관들이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대전지방기상청은 오후 6시와 8시를 기해 각각 서해중부 먼바다와 앞바다에 내려진 태풍주의보를 태풍경보로 대치했다. 오후 8시에는 대전과 충남 천안, 공주 등 내륙지방에도 태풍주의보를 발령해 대전·충남 전역에 태풍특보가 확대됐다. 충남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 비상근무 인원을 17명에서 46명으로 늘렸다. 7일 전북 전역에 태풍경보가 내려지면서 도내 모든 국립공원의 입산이 전면 통제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이날 오후부터 무주 덕유산과 남원 지리산, 정읍 내장산 등 도내 3개 국립공원의 입산이 금지됐다. 제주 황경근기자·전국종합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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