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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륙을 질주하는 한국기업] SK

    [대륙을 질주하는 한국기업] SK

    1994년 3월 9일 오전 9시.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 접견실에서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이 한국 기업인으로는 처음 중국 최고지도자를 만났다. 2년 전 한·중 수교 과정에서 최 회장과 SK가 수교의 민간 창구 역할을 한 것을 높이 평가한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먼저 만든 자리였다. 장 주석을 만난 최 회장은 외국 기업의 중국 투자에 대한 평소 생각을 털어놓았다. 19일 SK에 따르면 SK는 1992년 8월 24일 한·중 수교 이전인 1988년 수교 준비 단계부터 깊이 관여해왔다. 정부가 공식 라인 외에 민간 라인으로 SK의 네트워크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장 주석을 만난 최 회장은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은 중국에서 단기적으로 이익을 추구해선 안 될 것”이라면서 “중국은 외국이 아니라 확장된 하나의 시장이기 때문에 SK는 중국에서 번 돈을 중국에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이 강조한 중국과 함께 발전한다는 뜻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은 지금도 SK 중국 사업의 기본 철학으로 자리 잡고 있다. SK가 중국 사업에서 승승장구한 것만은 아니다. SK는 1990년대 초 중국 선전(深玔)에 10억 달러 규모의 정유단지 건설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에너지 관련 부문은 국가전략 산업이라는 이유로 비준을 꺼렸고, 결국 사업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렇지만 SK는 중국 사업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한국과 가까운 데다 대규모 내수 시장을 갖고 있는 중국은 글로벌 사업의 열쇠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특히 부친의 뜻을 이어받은 최태원 SK 회장은 중국에 ‘또 하나의 SK 건설’을 모토로 그룹 차원의 역량을 쏟아부었다. 이에 따라 SK는 2010년 그룹의 중국 사업을 총괄지휘하기 위해 새로운 조직으로 ‘SK차이나’를 출범시켰다. SK차이나는 우선 20년간 계열사별로 각각 분산·추진해 오던 중국 사업 의사결정 구조와 역량을 하나로 결집해 실행력을 높였다. 중국 사업과 관련한 대부분의 의사 결정을 중국 현지에서 완결될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변신을 통해 2011년 SK의 중국 사업 매출액은 약 280억 위안(약 5조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20%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한 SK는 향후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SK의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육성할 계획이다. 실제 하이닉스 우시(無錫) 공장은 지난해 하이닉스 전체 D램 매출인 67억 달러의 절반을 차지해 SK 중국 사업 확대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 우주굴기의 원천/민경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 우주센터장

    [열린세상] 중국 우주굴기의 원천/민경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 우주센터장

    중국의 우주굴기(宇宙?起)가 무섭다. 중국은 최근 자국 기술로 세계 세번째 실험용 우주정거장인 톈궁 1호와 유인우주선 선저우 9호를 발사, 자동·수동 도킹 실험에 성공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중국은 이미 1970년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을 개량한 창정(長征) 1호 로켓으로 중국 최초의 인공위성 ‘둥팡훙’(東方紅)을 발사하며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일본에 이어 세계 다섯번째 위성 자력 발사 국가가 됐다. 이후 지속적인 우주 개발을 통해서 현재는 우주기술력 종합순위에서 일본을 제쳤고, 유인우주선 기술만으로는 세계 3위의 우주강국 반열에 올랐다. 중국이 어느 날 갑자기 우주강국이 된 것은 아니다. 수천만 아사자가 발생한 1950년대 대약진운동 시기의 경제적 후진과 1960년대 문화혁명기의 사회적 대혼란에도, 중국은 마오쩌둥이 주창한 양탄일성(兩彈一星·원자탄, 대륙 간 탄도탄, 인공위성)의 전략무기체계 개발을 꾸준히 추진하며 우주기술의 기초를 쌓았다. 이를 통해 로켓기술을 확보한 중국은 1992년 유인 우주계획인 ‘프로젝트 921’ 가동과 1993년에 항공우주 기술개발 전담 조직인 국가항천국(NRSC)을 설립하며 유·무인 우주선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고, 마침내 ‘신의 배’라 불리는 선저우(神舟) 우주선 발사와 함께 우주 유영에도 성공한다. 중국은 계속해서 우주정거장 건설과 유인 달탐사 계획까지 거침없이 밝혔다. 오늘날 중국의 우주기술 발전은 중국 지도부의 세대를 초월한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탄일성’부터 ‘프로젝트 921’까지 우주개발 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실패와 인명 참사가 있었지만, 중국 지도부는 오히려 전폭적인 지원으로 뒤를 받쳤다. 우주기술을 포함한 중국의 과학기술 우대정책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현대적 의미에서 중국의 우주기술 개발을 주도한 로켓 전문가 첸쉐썬(錢學森) 박사는 2차 세계대전 중 미국 국방과학자문위원회를 이끌었고, 독일 미사일 기지 조사위원장 등을 역임하였지만 공산당원이라는 혐의로 미국의 탄압을 받았다. 마오쩌둥은 1950년부터 천쉐썬 귀국 공작에 착수, 미국과의 5년간 담판 끝에 거물 간첩 맞교환 방식으로 1955년 그를 중국으로 데려왔다. 귀화 후 중국 우주 개발의 아버지라 불릴 정도로 지대한 역할을 한 그는 중국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국보급 과학자로 극진한 예우를 받았다. 그가 병석에 있을 때 장쩌민 전 주석과 후진타오 주석이 수차례나 문병을 갔을 정도다. 그의 장례식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장으로 거행돼 중국 전·현직 최고지도부가 총출동하여 마지막까지 최고의 예우를 아끼지 않았다. 과학기술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이 같은 애정은 과학기술인력에 대한 차원 높은 이공계 중시정책으로 이어졌으며, 그 결과 중국 내 과학자들의 사기 진작은 물론 세계 정상급 수준의 유학파 우수 과학자들의 유턴이 줄을 이었다. 지금의 과학기술 강국 중국이 만들어진 이유를 여기에서 찾아도 무방할 정도다. 승승장구하는 중국의 우주기술 발전과 이를 통한 국가적 위상 제고를 보며 우리의 과학기술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초지일관으로 견지한 과학기술에 대한 중국 정부의 철학과 태도가 잉태한, 오늘날 돌돌핍인(??逼人·기세등등하게 상대를 압박한다)하는 자세의 중국을 보며, 이공계 기피현상이 가속화되는 우리의 현실을 쓰디쓰게 바라볼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 인구와 자원이 부족하고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만이 국가의 성장동력이라는 데는 반론이 없다. 차세대 성장동력이자 우리 국민의 먹거리가 달렸지만, 오로지 성공만을 좇아 일희일비하는 풍토가 지속하는 한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은 주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수많은 실패를 극복하면서 50년 이상 지속적인 우주 개발을 통해 황금의 결실을 보고 있는 중국이 보여준 과학기술에 대한 중단 없는 지원, 그리고 과학기술자 또는 전문 인력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그야말로 교훈으로 삼아야 할 때임은 분명하다. 그래야 국가의 미래가 있다.
  • ‘본격 개막’ 베이다이허 회의 3대 포인트

    ‘본격 개막’ 베이다이허 회의 3대 포인트

    중국 차기 지도부 인선과 올가을로 예정된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의 안건을 사전에 확정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본격 개막했다. 차기 대권을 예약해 놓은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지난 4일 베이다이허에서 당 중앙 주최 여름 휴가 활동에 초청된 각계 전문가들을 만나 이들의 공로를 치하하고 18차 전대의 승리 개최를 위해 노력해 달라는 당부의 말을 건넸다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6일 보도했다. 관영 언론을 통해 베이다이허 회의의 공식 개막을 간접적으로 보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문은 당 중앙이 지난 2001년부터 매년 전문가들을 베이다이허 여름 휴가 활동에 초청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모두 600여명이 다녀갔다고 소개했다. 이번에는 중국의 유인우주선 첫 도킹에 성공한 우주인 징하이펑(景海鵬) 등 과학·교육·농업·예술 분야에서 성과를 이룬 62명의 전문가들이 초청됐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는 류옌둥(劉延東·여) 국무위원, 리위안차오(李源潮) 공산당 조직부장, 링지화(令計劃) 중앙판공청 주임, 마카이(馬凱) 국무위원 등이 배석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최고지도부가 지난 3일 베이다이허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는 올가을 전대를 통해 드러날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을 사실상 확정한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후 주석과 시 부주석, 그리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현 상무위원 전원과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등 전직 지도자, 그리고 정치국위원 등 중국의 전·현 실세들이 모두 참석해 차기 지도부를 결정한다. 회의는 계파 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해 만장일치 의결을 원칙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차기 지도부 정원을 현행 9인으로 유지할지 장 전 주석 때처럼 7인으로 축소할지도 결정된다. 현재 차기 지도부 후보로는 국가주석직이 확실시되는 시 부주석과 차기 총리로 내정된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 외에 장 전 주석 계열의 장더장(張德江) 부총리 겸 충칭(重慶)시 당서기, 후 주석 계열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 리위안차오 조직부장, 태자당 출신인 왕치산(王岐山) 부총리와 위정성(兪正聲) 상하이시 당서기 등 4명이 안정권에 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밖에 공청단 출신인 류윈산(劉雲山) 당 중앙선전부장, 왕양(汪洋) 광둥(廣東)성 당서기, 류옌둥 국무위원, 그리고 장 전 주석 계열의 장가오리(張高麗) 톈진(天津)시 당서기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해마다 여름철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보하이(渤海)만 인근인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의 베이다이허에서 여름휴가를 함께 보내며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전통을 유지해 왔다. 후 주석 집권 이후 ‘집단 피서’ 규정이 사라지면서 베이다이허 회의의 중요성이 다소 줄었지만 전·현직 지도자 등 중국 권력층은 여름철이면 여전히 이곳에서 ‘휴가정치’를 지속해 왔다. 특히 5년마다 한 차례씩 열리는 전대를 앞둔 베이다이허 회의는 지도부 인선 등 주요 현안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공산당 내부적으로 매우 중요한 비공식 회의로 간주된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장쩌민 vs 후진타오 권력 교체기 신경전

    중국 지도부가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열고 차기권력 새판짜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을 이끄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상하이방(上海幇)의 수장인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권력경쟁’이 뜨겁다.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사실상 확정될 계파 간 새 지도부 비율 배분 문제를 놓고 장외 신경전이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장쩌민 출판정치… 건재 과시 행보 장 전 주석은 최근 딩관건(丁關根) 중앙선전부장의 빈소에 화환을 보낸 데 이어 중국사회과학원 사학자들이 공동 편찬한 중국 역사서 ‘간명 중국 역사 독본’에 서문을 썼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이 31일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이 같은 ‘화환 정치’나 ‘출판 정치’는 상왕으로서의 영향력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권력교체가 이뤄지는 이번 18차 당대표대회에서 여전히 영향력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앞서 ‘보시라이 스캔들’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4월에도 외신을 통해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과 회동한 사실을 대외에 알림으로써 건재를 과시한 바 있다. 후 주석은 이날 인민일보 1면에 실린 ‘과학발전관의 중대 의의를 깊이 파악하자’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후진타오식 이론 무장’을 강조함으로써 군기잡기에 나섰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과학발전관은 지속가능한 발전 방법을 통해 성장과 분배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후 주석의 치국 이념이다. 보시라이 스캔들 이후 군 동요설이 나오는 등 중요 고비 때마다 관영 언론들이 앞장서 후 주석의 과학발전관을 설파하며 그에 대한 충성을 에둘러 요구한 바 있다. ●후진타오, 軍승진 인사… 제 사람 심기 최근 베이다이허 회의를 앞두고 열린 전국 지도자급 영도간부 심포지엄에선 후 주석 스스로 과학발전관을 여러 차례 언급했으며, 이날 칼럼에서도 ‘과학발전관은 당대 중국의 선명한 주제로 전체 국민의 근본적 이익과 관련되어 있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후 주석은 또 전날 중앙군사위 주석 자격으로 군 최고위 장성을 상대로 상장(上將·우리의 ‘대장’격)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인민일보가 이날 보도했다. 6명의 승진자 모두 후 주석 계열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후 주석이 임기 말 군 내부에 자기 사람 심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승진자 가운데 태자당으로 분류된 류야저우(劉亞洲) 국방대학 정치위원은 ‘보시라이 스캔들’ 직후인 4월 당 이론지인 구시(求是)에 ‘무조건 당 지휘를 따르는 것은 군의 중요한 기율’이란 제하의 칼럼을 통해 후 주석을 옹호하면서 후 주석 계열로 여겨진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Weekend inside] 구카이라이 ‘고의살인죄’ 기소…보 사법처리 급물살

    [Weekend inside] 구카이라이 ‘고의살인죄’ 기소…보 사법처리 급물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살인죄로 정식 기소되면서 중국 당국이 보시라이의 ‘운명’을 확정하기 위한 마지막 수순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말 권력교체가 이뤄지는 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전까지 보시라이에 대한 처리 방침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구카이라이가 지난 26일 밤 고의 살인죄로 검찰에 의해 기소된 것은 중국 지도부가 보시라이 처리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 낸 것이며 이는 곧 18차 당대회 직전까지 보시라이 사건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고 영국 BBC 중문망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제로 보시라이 처리 문제를 놓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공청단(共靑團·공산주의청년단),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의 태자당,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상하이방이라는 중국 3대 정치 파벌이 힘겨루기를 벌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차기 지도부(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를 것으로 관측됐던 보시라이가 낙마하면서 이를 둘러싼 계파 간 다툼이 격화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주중 개막된 것으로 전해지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차기 구도를 확정하는 내부 회의인 만큼 사건의 중요 고리인 구카이라이에 대한 기소가 이뤄지면서 보시라이에 대한 처리 방향과 계파 배분 문제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법학자 왕여우진(王友)은 “중국은 정권교체라는 정치적 시간표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서 구카이라이에 대한 판결은 물론 보시라이 처리 방침도 18차 당대회 이전까지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적인 권력교체를 위해 모든 잡음 요소를 제거한다는 것이다. 당대회는 오는 10월 중하순으로 전망된다고 홍콩 명보가 27일 보도했다. 그러나 보시라이가 어떤 혐의로 ‘운명’을 맞이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검찰로부터 형사상 문제로 수사받은 구카이라이와 달리 당 검찰기율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부패 문제로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보시라이의 혐의에 대해서는 뇌물수수, 해외자금 이전, 당 지도부 감청, 군 매수를 통한 정변 기도, 불륜 스캔들 등이 거론돼 왔다. 반면 해외자금 이전, 돈세탁 등의 혐의가 제기됐던 구카이라이에 대한 검찰 기소장에서 부패 문제가 전혀 거론되지 않은 만큼 보시라이에게 부패 혐의가 적용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전날 발표된 구카이라이에 대한 기소문에서 구카이라이가 아들 보과과의 신변 안전을 우려해 살인을 저질렀다는 설명을 곁들였다는 점에서 구카이라이가 사형은 면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최소 15년 이상의 징역이나 사형집행유예(死緩·2년간 지켜본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 판결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 영사관 망명 기도로 구카이라이의 살인 혐의는 물론 보시라이의 부패 문제를 만천하에 공개한 단초인 왕리쥔의 경우 조만간 국가반역 혐의로 최소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한·중 안보협력 확대해야 질적 도약 시대 열려”

    “한·중 안보협력 확대해야 질적 도약 시대 열려”

    “중국이 한국과 수교를 결정할 당시 중국 내부에서 이견이 많았지만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결심으로 가능했다. 북한의 반대도 있었지만 두 나라의 필연적인 관계 발전 방향을 내다본 덩샤오핑의 결단과 의지로 관계 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었다.”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21세기 한·중교류협회(회장 김한규 전 총무처 장관)와 중국외교부 인민외교학회의 공동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온 쉬둔신(徐敦信) 중국 국제문제연구기금 고문은 6일 두 나라가 양적 발전을 넘어 질적 도약의 시대로 나아갈 때라고 강조했다. ●“동북아 안정 흔들리면 가장 손해보는 건 한·중” 쉬 고문은 질적 도약의 시대를 열기 위해 안보상 도전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이라는 현안을 슬기롭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중은 경제 이익과 함께 안보 이익도 공유한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 환경은 북한 핵, 북·미 대결, 주변국 간 영토 분쟁 등으로 나빠지고 있다. 두 나라는 더 많은 대화와 대화 통로 확보를 통해 ‘공동 인식의 장’을 넓혀 나가며 안보 도전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 이는 향후 관계 발전의 관건이 될 것이다. 동북아 평화, 안정이 흔들릴 때 가장 손해보는 것은 두 나라다.” 북한 문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천안함 사건 등 북한 문제에서 한·중 간 이견이 노출됐지만 전체적인 입장에선 공통점이 더 크다. 천안함 문제를 한국 측이 유엔 안보리로 가져가겠다고 했을 때 중국은 반대했지만 한국 입장을 배려해 의장 성명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왔다.” 그는 “2005년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을 만들어낼 때처럼 한·중 두 나라의 긴밀한 전략적 협력이 다시 가동돼야 한다.”면서 “비핵화, 관계정상화, 평화 체제 수립 등의 정신으로 북한 문제와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강조했다. ●“한·중 FTA 타결도 발등의 불” 그는 한·미 군사훈련, 미 항공모함의 서해 진입 등에 대해 중국에서 이를 비판하는 격앙된 여론과 혐한 감정이 확산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그렇지만 “한·미 동맹은 냉전 때 형성된 역사적 유산이며 제3자에게 영향을 주는 한 중국 정부는 이를 양자 간 해결해야 될 문제로 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미 동맹이 주변 국가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잘 다뤄 나가 달라는 주문이다. 서해 미 항공모함 진입에 대해서는 “공해상이라고 해서 주변 국가의 안전과 정서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국 측의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쉬 고문은 안보 문제에 대한 공감대 확대와 함께 두 나라의 질적 도약을 위해 해결해야 할 ‘발등의 불’로 한·중 FTA의 조속한 타결을 꼽았다. 그는 “한·중 교역액은 2400억 달러를 넘었고 중국은 한국의 제1의 교역·투자 대상국이지만 중국의 대한국 투자는 6억 달러로 전체 해외투자의 1% 남짓 될 뿐이다. 동북아는 경제의 지역화, 일체화 추세에서 유럽이나 북미에 뒤처져 손해를 보고 있다. 교역과 투자 협력의 합리적인 규범을 세우고 불확실성과 통상 마찰 요소에 대비하면서 더 수준 높은 차원의 개방과 한·중 FTA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농업과 중소제조업, 중국의 자동차, 전자, 서비스업 등 각자 상대적 취약성과 민감성을 안고 있는 부분이 있지만 국가 전체의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는 주장이다. ●“민간 대화 활성화로 전략적 신뢰 부족 해소” 한·중 간 ‘전략적 신뢰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선 민간 대화를 활성화하고 대화 통로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인민외교학회와 한·중교류협회 활동처럼 형식은 민간이지만 과거 정부에서 고위직으로 활동했던 정·관계 및 경제계 인사들의 교류를 제도화한 것은 양국 이해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동북공정을 둘러싼 갈등과 한·중 금융 통화 스와프 체결 당시 두 나라를 오가면서 막후에서 김 회장이 큰 역할을 한 것 등도 예로 들었다. 쉬 고문은 수교 당시 중국외교부 아시아담당 차관으로 한·중 비밀 수교회담을 총괄했다. “1992년 7월 노창희 한국외교차관과의 베이징 회담에서 수교와 관련된 모든 협의를 마치고 가협정에 서명했던 일들이 어제일인 듯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그 뒤 수교 협정 날짜를 잡고 한국은 타이완에, 중국은 북한에 공식 통보를 하는 등 긴박한 일들이 그해 여름 진행됐다. 그는 외교부장 첸치천(錢其琛)을 수행해 평양으로 날아가 김일성 북한 주석을 만나 한·중 수교 사실을 최종 통보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중국 측 입장이 그러하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하던 김일성의 어둡고 결연했던 표정이 생생하다. 당시 우리는 김 주석이 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반응과 발언을 예상하고 이러저러한 준비를 했지만 김 주석의 대답은 짧고 간단했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과 같은 장쑤성 양저우 출신인 쉬 고문은 중국 외교부 아시아담당 국장과 차관, 주일 중국대사를 지낸 중국 외교부 내 대표적인 일본통이다. 중국외교부 정책자문위원 등으로 현재도 중국 외교 전반에 대한 조언과 관련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차기지도부 후보군 절반 후진타오계… 공청단, 보 사건이후 압도

    차기지도부 후보군 절반 후진타오계… 공청단, 보 사건이후 압도

    오는 10월 18차 전국 공산당 대표대회에 맞춰 중국 최고지도부 선출을 위한 권력 승계의 막이 올랐다. 중국 공산당은 보시라이(薄熙來) 사건으로 불거진 권력투쟁과 관계없이 18차 전국 당 대표대회를 예정대로 올 하반기에 열겠다고 공식화했다. 이런 가운데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저우융캉(周永康) 중앙정법위 서기,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등 현직은 물론 차기 지도부가 최근 지역 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되며 권력 교체를 향한 일정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관영 언론들까지 차기 지도부 띄우기에 가세하며 분위기가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대표회의 참석자도 당 중앙조직서 결정 중국 공산당은 6월까지 18차 전국 공산당 대표대회에 참여할 대표자 2270명을 뽑는다. 권력 교체를 위한 기초 단계로 지난해 6월부터 전국 40개 단위별로 선거 중이며 지금은 마무리 단계다. 8만여 공산당원 중 선출된 이들 대표자는 18차 전국 당 대표대회에서 중앙위원(194명)을 뽑는다. 중앙위원들은 전국 공산당 대표대회 폐막 다음 날 오전 이른바 제18차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8차1중)를 열고 중앙정치국위원(25명)을 선출한다. 중앙정치국위원이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9명)을 뽑고 중국 최도지도자인 당 총서기(1명)는 상무위원 중에서 결정된다. 선거라는 과정은 거치지만 ‘요식 행위’에 불과하며 사실상 모든 것이 내정돼 있다. 18차 전국 당 대표대회에 참석할 대표도 모두 당 중앙조직부에서 결정한다. 내정인 만큼 사전 조율을 위한 예비회의가 특징이다. 예컨대 오는 7~8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선 차기 최고 지도부 구성을 확정한다. 앞서 최고지도부 후보인단 10명의 명단이 베이다이허 회의 참고자료로 쓰이기 위해 최근 베이징의 비공식 고위 당 간부회의에서 예비선거를 통해 작성됐다는 일본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 내용도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베이다이허 회의 결과는 18차1중 전회에서 선거 절차를 거쳐 공식화된다. 중국 공산당의 선거는 대부분 중앙조직부가 건넨 후보 명단을 대상으로 투표하는 이른바 차액선거다. 지난 17차 전국 당 대표대회의 경우 선출 대상인 중앙위원(194명) 후보 차액수는 17명. 즉 211명의 후보 가운데 194명을 뽑는 것으로 차액비율이 8.3%에 불과해 몇 명이 떨어지긴 하지만 선거는 당초 예상 범위에서 이뤄진다. 다만 이번에는 정치 개혁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차액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지청’… 시진핑 등 청년지식인 이미지 쇄신 관영 언론들은 문화혁명의 광풍으로 하방(下放)을 경험했던 일명 ‘지청(知靑·청년지식인) 세대’가 5세대 지도부 전면에 포진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벌써부터 지청에 대한 이미지 쇄신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앙CCTV는 29일부터 장편 역사드라마 ‘지청’을 방영하는데 주인공이 시 부주석과 비슷한 하방 청년 지도자로 나온다. 관영 신화통신은 드라마 ‘지청’이 냉혹한 정치 환경과 노동 조건 속에서도 당과 인민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한 지청의 진실한 면모를 그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지청 띄우기에 가세했다. 시 부주석을 비롯한 예비 지도부 중 상당수가 지청 출신이지만 지청은 지금까지 고된 노동 생활을 이기지 못해 정신분열을 앓거나 타락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묘사됐다. 지청은 문혁 때 시골로 쫓겨 갔던 중학교 학력 이상의 2000만 도시 지식인을 이른다. ●상무위원 9인→7인 축소될까 최대 관전 포인트는 향후 정치국 상무위원(7~9명)에 대한 계파별 배분이다. 외신들은 비공식 고위 당 간부 회의에서 예비선거를 통해 추려진 상무위원 후보(10명) 중 후 주석 계열의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이 5명이나 이름을 올려 우세라고 전한 바 있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계열의 상하이방 후보는 2명에 불과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성·시별로 진행 중인 지방 지도부 선거에도 반영됐다. 최근 상하이시 상무위원 선출 결과 상하이시 상무위원 겸 정법위 서기인 장쩌민의 처조카 우즈밍(吳志明)과 측근인 양슝(楊雄) 부시장이 모두 연임에 실패했다. 또 충칭시 당서기에 당초 알려진 태자당(중국 혁명 원로 자제와 친인척 그룹) 계열의 장이캉(姜異康·59) 산둥(山東)성 서기 대신 공청단 계열의 저우창(周强·52) 후난(湖南)성 서기가 내정됐다고 중국시보가 28일 보도했다. 상무위원 수가 기존 9명에서 7명으로 줄어들지도 관심거리다. 시 부주석의 경우 권력을 집중시키기 위해 지도부를 7명으로 축소하는 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경우 당내 민주화 후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데다 장 전 주석이 반대하고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백미는 후 주석이 당 군사위 주석직을 언제 내놓느냐다. 시 부주석은 18차1중 전회에서 당 총서기에 선출된 뒤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직에 오르지만 중국 내 최대 권력인 군사위 주석직까지 꿰차야 비로소 권력 승계가 완료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인민해방군이 연일 후 주석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면서 일각에서는 후 주석이 퇴임 후에도 군권을 놓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서울광장] 김정은 제1비서는 호랑이 등에 탔는데/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정은 제1비서는 호랑이 등에 탔는데/구본영 논설위원

    인민복에 뒷짐을 진 북한 노동당 김정은 제1비서의 모습은 영락없이 생전의 김일성이었다. 북한 선전매체 속에 박제된 조부의 카리스마도 벌써 전이된 것일까. 20대 후반 새파란 지도자의 질책에 머리 희끗희끗한 놀이공원 간부들은 몸둘 바를 모른 채 수첩을 꺼내느라 바빴다. 며칠 전 북한 매체들은 놀이공원인 만경대 유희장을 찾은 김정은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퍽 뜻밖이었다. 적어도 김정일 사망 이후 그의 동선을 지켜본 이들에겐 그랬다. 공식 후계자 등극 이후 줄곧 군부대 위주로 ‘현지지도’를 해 오던 그였다. 젊은 후계자의 파격 행보가 국제사회에도 인상적으로 비쳤던 것인가. 외신들도 자세히 보도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김정은이 유희장 관리가 허술하다며 간부들을 꾸짖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문호 개방의 전주곡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격이다. 기자에겐 탈북자들의 입을 빌려 놀이공원 노후화의 원인을 분석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가 외려 와 닿았다. 즉, “관리원들조차 놀이공원 안에 콩과 옥수수를 심어 연명하는 마당에 무슨 돈으로 외제 설비들을 보수하겠는가.”라는 지적이다. 1990년대 초반 남북 회담을 취재할 때다. 북측 인사들이 입에 달고 다니는 수사가 ‘우리 식대로’였다. 유희장 관리원들의 사상 무장을 독려하는 김정은을 보며 ‘우리 식대로 살자’는 북한의 구호가 새삼 떠올랐다. 그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주체 경제’라는 신기루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주체사상에 기초한 북한의 ‘우리 식 사회주의’ 실험은 참담한 실패로 판명된 지 오래다. 1990년대 후반 적게는 수십만, 많게는 수백만명의 주민이 아사했다는 ‘고난의 행군’을 되돌아보라. 그런데도 북한의 역대 세습정권은 보통주민을 살릴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아니, 찾지 않고 있다고 해야겠다. 덩샤오핑과 장쩌민 그리고 후진타오 등 중국 최고지도자들이 김일성·김정일에게 누차 개혁·개방을 권했건만, 오불관언이다. 이는 북한체제가 진퇴양난에 처해 있음을 가리킨다. 민생경제를 살리려면 개혁·개방을 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는 순간 주체사상의 허구성이 드러나 정권이 무너지는 딜레마다. 결국 ‘김씨 조선’의 3대 후계자인 김정은 역시 호랑이 등에 타버린 꼴이다. 주체사상이란 채찍으로 호랑이(북한주민)를 다그치며 계속 내달릴 수밖에 없는 딱한 운명이란 얘기다. 하지만 정작 딱한 쪽은 주체사상의 본거지인 북쪽이 아니라 남쪽의 반미·자주파일는지도 모르겠다. 통합진보당 내 구당권파의 행태를 보라. 비례대표 경선에서 온갖 부정 사례가 드러났지만 끝내 금배지는 못 놓겠다며 폭력까지 쓰며 버티고 있다. 그러면서도 인민들의 1년치 식량을 로켓 발사 쇼로 날려 버린 북한정권에 대해선 한없이 관대하다. 빨치산을 소재로 ‘지리산’을 쓴 소설가 이병주가 그랬다.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되고, 햇볕에 바래면 역사가 된다.”고. 얼마 전 북한 민주화 운동을 하다 중국 공안에 구금된 ‘원조 주사파’ 김영환씨의 인생유전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그는 1991년 밀입북해 김일성을 만난 뒤 주체사상의 허구성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순간 전향했다. 반면 경기동부연합 중심의 통진당 구당권파는 어슴푸레한 달빛 아래서 아직 주체사상의 실체를 제대로 못 본 모양이다. “종북보다는 종미가 문제”라는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의 논점 회피성 궤변에서 속내가 읽혀진다. 뒤탈이 무서워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는 게 북한 세습정권의 업보라 치자. 하지만 남쪽의 운동권이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수령론 따위를 붙들고 있다면 진보가 아니라 퇴행일 뿐이다. 1980년대 중반 엄혹한 민주화 투쟁 시기에 길을 잘못 들었다면 이제라도 진보의 대의에 맞게 궤도를 바꿔야 한다. 진보의 ‘시즌 2’는 주사파와의 결별에서 시작해야 한다. kby7@seoul.co.kr
  • [열린세상] 영리의료법인 논쟁 되돌아보기/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열린세상] 영리의료법인 논쟁 되돌아보기/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주변 의사들에게 ‘자기자본’이 무엇이냐고 물어보곤 한다. 대체로 돌아오는 대답은 ‘자기 힘으로 동원가능한 자금’이다. 본인의 자금이거나 주변 또는 금융기관에서 빌려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이라는 말이다. 자본주의 발전과정 맥락에서 보면, 상업자본주의 시절의 사고방식이다. 상업자본주의 시절 사업자금을 마련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민간부문에서 자금이 많이 드는 큰 사업을 하는 게 어려웠던 여건이었다. 사업에는 무한책임이 따르고, 빚을 갚지 못하면 패가망신해야 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서는 인간성 좋은 안토니오가 무역업을 하는 친구 빚보증을 섰다고 죽음 문턱까지 가지 않았던가? 사업자금 조달의 물꼬가 터진 것은 산업자본시대에 주식회사 제도가 도입되어 양도가능한 주식거래가 활성화되고 주주에 대한 유한책임이 확립된 시점부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오죽하면 중국의 장쩌민 전 주석이 뉴욕 증시를 중국경제가 미국에서 배워야 할 핵심과제로 지목했을까. 우리의 의사들도 이러한 산업자본주의의 장점을 결코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주식투자 전문가로 명성을 쌓은 의사도 있고, 필자 주변만 보아도 펀드투자 등 재테크를 실천하는 의사들도 꽤 있다. 그런데도 왜 우리 의사들은 여전히 상업자본주의 시절의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어야 할까? 사회주의인 중국에서도 심지어 국영기업들까지 주식공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상황인데 말이다. 바로 비영리법인 족쇄 때문이다. 사실 의료행위도 대가를 전제로 치료라는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이므로 본질적으로 영리행위이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영리법인 체제에서 의료행위 자체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현재처럼 의료기관에 대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유지된다면 환자들은 영리 의료법인에서도 보험수가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모든 의료기관이 다 영리법인이 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 영리법인이 허용된 외국에서도 대학병원을 포함한 유수 의료기관이 여전히 비영리법인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비영리법인은 대규모 기탁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에서 영리법인이 허용된다는 의미는 단지 사업에서 철수할 때 자본 회수가 가능하고 투자한 자금에 대해 이윤배당이 가능해진다는 것뿐이다. 그러면 비영리법인에서는 자본 회수가 불가능하고 투자한 자금에 상응한 이윤도 취할 수 없다는 말인가? 필자가 파악하기로는 그렇지 않다. 비영리법인도 이사장직이 거래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 굳이 이윤 배분 형식이 아니더라도 투자한 자금에 대해 대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굳이 영리법인 체제와 차이점을 찾자면 거래가 음성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 작은(?) 차이로 인한 결과의 차이는 엄청나다. 비영리법인체제 하에서는 거래가 시장을 통하지 않고 이루어지다 보니, 형성되는 가격 자체가 투명하지 않고, 이러한 불확실성은 거래를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시장의 최대 적은 불확실성이라고 하지 않던가? 영리법인으로 자금조달 선택의 폭이 넓어질 때 나타날 가장 큰 변화의 하나가 의료기관 간 인수·합병(M&A)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고가 의료장비 보유 면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병원들의 8할 이상이 200병상 미만이라는 우리 의료산업의 현실 때문이다. 의료기관 간 M&A는 우리 의료산업 발전은 물론 환자들의 후생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병원 간 M&A가 이뤄지면, 병원마다 고가 의료장비를 구비할 필요성은 적어질 것이다. 어느 한 병원을 급성기 병상병원으로 지정하고 응급차를 통해 환자를 모아 치료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고가 의료장비를 놀리지 않게 하기 위해 불필요한 의료행위를 해야 할 유인도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언제 이러한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 발전에 수백년이 소요되었지만, 우리의 영리의료법인 논의는 이제 겨우 십수년에 불과하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아야 한다면, 우리 사회에 대한 지나친 자조(自嘲)가 아닐까.
  • 中 최고지도부 9명 → 7명?

    중국의 권력교체가 이뤄지는 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의 전체 인원이 현재 9명에서 2명이 줄어든 7명으로 조정될 것이란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 당 중앙은 지난 7~13일 중앙 및 지방의 당 고위인사, 전직 상무위원단, 국영기업 간부 등 300여명을 베이징으로 긴급 소집해 이들에게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 5명의 이름을 적어 내도록 하는 방식으로 18기 최고지도부 인선을 위한 예비투표 성격의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고 해외에 서버를 둔 인터넷 뉴스 사이트 둬웨이(多維)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정치국 상무위원의 정년이 68세여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포함한 현 지도부 9명 중 시진핑(習近平) 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만 차기 최고지도부에 남고 나머지 7명은 물러난다. 이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5명의 이름만 적어 내도록 한 것으로 미뤄 볼 때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이 7명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이 같은 의견 수렴 절차는 당 규약에 없어 구속력이 없지만 오는 7월 최고지도부 인사를 협의할 허베이성(河北省) 베이다이허(北戴河)의 비공식 간부회의 자료로 제출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최고지도부의 인원 안배를 둘러싸고 계파 간 의견차가 심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후 주석의 경우 최고지도부 내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의 지분을 늘리기 위해, 시 부주석은 집권기간 권력분산을 줄이기 위해 인원을 7명으로 조정하고 싶어 한다. 반면 최고지도부 인원을 후 주석 때부터 9인으로 늘려 놓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은 반대하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의견 수렴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제안해 후 주석이 동의하면서 이뤄졌고, 시 부주석은 반대하지 않았으나 장 전 주석은 미처 의견 표명을 하지 못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또 최고지도부가 7인으로 줄어들 경우 저우융캉(周永康) 서기가 맡고 있는 사법 업무는 인민대표대회 위원장이, 서열 5위인 리창춘(李長春) 위원이 담당하는 언론선전은 정치협상회의 주석이 겸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중국 ‘황옌다오 戰線’ 강경파 세 여인 선봉

    중국 ‘황옌다오 戰線’ 강경파 세 여인 선봉

    국제적인 비난을 감수하며 황옌다오(黃巖島·필리핀명 스카버러 숄) 영유권을 놓고 연일 강공책을 펴고 있는 중국의 대(對)필리핀 외교전을 여성 외교관들이 이끌고 있어 눈길을 끈다. 외교부 푸잉(傅?) 부부장(차관급)과 주아세안(동아시아국가연합) 퉁샤오링(?曉玲) 대사, 주필리핀 마커칭(馬克卿) 대사가 필리핀과의 일전에서 여풍(女風)을 주도하는 3인방으로 꼽힌다. 아시아 담당인 푸 부부장은 온화한 성품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이번 외교전에선 시종 강경한 태도로 필리핀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8일 주중 필리핀 대사대리를 초치한 자리에선 “필리핀이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를 하는 데 대해 중국은 대응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며 무력 협박도 불사했다. 1998년 필리핀 대사를 지낸 바 있어 필리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평이다. 푸 부부장은 네이멍구(?蒙古) 후허하오터(呼和浩特)가 고향인 소수민족(몽골족) 출신으로 부부장(10명) 중 홍일점이다. 베이징외국어학원에서 영어를 전공했으며 외교부 번역실에서 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江澤民) 등 역대 중국 최고 지도자들의 통역을 전담하며 잔뼈가 굵었다. 중국 외교 사상 여성으로 처음 서방국가(영국)의 대사직을 맡았고, 아주국(아시아국) 국장 재직 당시 북핵 문제와 6자회담을 진두지휘했다. 주아세안 대사인 퉁샤오링도 강경 노선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 농업부가 16일부터 황옌다오 일대에 휴어기를 선포한다고 밝히자 “휴어 기간 중 필리핀 어선이 황옌다오 일대에서 조업할 경우 중국은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월 주필리핀 대사로 취임한 마커칭은 이번 사태로 가장 큰 압박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필리핀과 중국의 협상 창구로 연일 물밑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여풍이 가능한 것은 중국 외교부에 여성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중국 외교부에 확인한 결과 지난 1월 현재 중국의 대사 160명 가운데 여성 대사는 11명이며, 대사직을 지내고 본부로 돌아와 재직 중인 여성까지 합하면 전체 여성 고위 외교관은 푸 부부장을 포함해 총 33명이다. 외교부 전체 공무원(5200여명) 가운데 여성(1600여명)의 비율도 30%에 이른다. 한편 외교부에 이어 부총리급인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까지 나서 필리핀 옥죄기에 나섰다. 전날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회의에서 “필리핀과 같은 작은 나라도 큰 나라를 괴롭혀선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중국이 황옌다오 일대에서 휴어기를 설정한 것과 관련, 주변국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정부의 휴어기 설정은 효력이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며 정면 대응 방침을 분명히 해 영유권 분쟁이 동남아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中 ‘당대회 연기설’ 다시 증폭

    제5세대 중국 최고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계파 간 알력이 심화되는 가운데 공산당의 18차 당대회 연기설이 또다시 증폭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의 구성과 규모 문제를 두고 계파 간 이견을 보이면서 당초 오는 10월 개최될 예정이던 당 대회가 11월에서 내년 1월로 수개월 늦춰지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 서방 외신과 중화권 언론들이 9일 일제히 보도했다. 연기설은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 스캔들을 계기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정점으로 한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과 이들과 경쟁 관계로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지원을 받고 있는 태자당(건국 원로들의 자녀 그룹) 및 상하이방(상하이 출신 고위관료 그룹) 연합이 최고 지도부 자리를 놓고 암투를 벌이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후 주석 측은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현재 9명에서 7명으로 줄여 자신의 파벌이 다수(4명)가 되길 희망하고 있으나, 다른 파벌들은 상무위원 숫자를 되레 11명으로 늘리자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 교체되는 정치국 상무위원의 다수파를 누가 차지하느냐는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의 향후 국정운영과 직결돼 주목된다. 앞서 후 주석 측이 권력교체 준비 부족을 이유로 장 전 주석에게 당 대회 개최 연기를 제안했으나 장 전 주석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특히 최근 장 전 주석이 잇단 공개 행보로 건재를 과시하면서 최고 지도부 구성과 당 대회 개최 시기를 둘러싼 계파 간 갈등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장 전 주석은 지난달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 회장과 베이징에서 회동한 데 이어 고향인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에 새로 건설된 양저우타이저우(揚州泰州) 공항 현판에 친필 휘호를 전달했다고 양쯔완바오(揚子晩報)가 이날 보도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열린세상] 위기의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체제/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열린세상] 위기의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체제/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위기의 중국 공산당은 어디로 갈까. 보시라이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데, 중국 공산당은 쉽사리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하고 있다. 외신은 연일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당 중앙이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보시라이 부인의 영국인 사업가 살인혐의 외에도 당 지도부 통화내역 감청, 부정부패로 축적한 1조 2000억원 규모 재산의 해외 은닉, 쿠데타 시도설, 100명의 여성과 염문설 등등. 4월 30일 관영 신화사는 보도를 통해 보시라이 스캔들 관련 외신 보도는 터무니없는 소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지만, 사람들은 외신보도를 더 신뢰하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보시라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과정은 외신이 먼저 터뜨리고, 얼마 후에 중국 정부가 인정하는 양상이었다. 중국 정부의 정보통제력은 상실되었고, 중국 공산당은 국내외적으로 조롱거리가 되는 신뢰의 위기에 직면했다. 사실 중국 최고지도부의 부패혐의 숙청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장쩌민 시대에는 천시퉁 베이징시 당서기와 양바이빙 중앙군사위 비서가 숙청되었고, 후진타오 시기에는 천량위 상하이시 당서기가 숙청되었다. 이들 역시 정치적 비중에서 보시라이에 뒤지지 않는 거물들이었다. 하지만 이번 보시라이 사건은 그때와 전혀 다른 양상이다. 왕리쥔이 미국 영사관에 대량의 내부정보를 유출했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정보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보시라이가 ‘충칭 모델’이라는 친서민 정책을 통해 대중적 스타 정치인 이미지를 가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중국공산당으로서는 보시라이의 신병처리 자체가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요구되는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이미 알려진 범죄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면 보시라이는 사형이 불가피한데, 그럴 경우 그의 대중적 인기 때문에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1989년 톈안먼 사건도 개혁적 지도자인 후야오방의 무리한 숙청이 발단이 되었다. 중국 사회에 누적된 다양한 불안 요인이 일거에 중앙정치에 대한 대중적 불만으로 폭발하는 사태가 최악의 경우일 것이다. 그렇다고 적당히 봉합하고 넘어가기에는 이미 시기도 놓쳤고, 정보 통제도 안 되는 상황이다. 어쩌면 보시라이 사건에 대한 정보를 상당 정도 확보한 미국의 물밑 협조 여부가 사태해결의 관건일 수도 있다. 내부문제 해결에 미국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 상황은 중국의 위신과 국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보시라이 사건의 마무리 과정은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일각에서는 가을에 열릴 18차 당대회 연기 가능성까지 거론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올가을에 출범하는 시진핑 체제가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가이다. 민심을 달래고 정치적 동요를 막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가 나올 수 있지만, 역시 근본적인 해법은 투명하고 민주적인 정치체제 개혁이라 할 수 있다. 지난 3월 15일 전국인민대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원자바오 총리가 보시라이 문책을 시사하면서 강조했던 것도 바로 정치개혁의 중요성이었다. 보시라이 사건을 정치개혁 추진의 동력으로 삼아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만 있다면, 시진핑 체제의 통치 정당성은 오히려 더 단단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시진핑 체제가 그 정도 수준의 정치개혁을 단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개혁에 대한 구체적 비전과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중국 지도부가 제시한 정치개혁의 방향은 서구식 다원주의와 극좌적 회귀를 배격한다는 원칙하에 ‘중국식 사회주의 민주’를 실현한다는 것인데, 그 알맹이가 공허하기 그지없다. 일반적인 관측으로는 시진핑 집권 3년차 정도에 정치개혁 의제를 당의 공식방침으로 제기하고, 집권 2기에 본격적인 정치개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최근 중국 공산당이 처한 급박한 위기상황을 이런 일정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올가을 출범하는 시진핑 체제는 시작부터 당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국면을 돌파해야 하는 험난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 보시라이 스캔들 연루 혐의 저우융캉 서기 입지 어떻게

    ‘왕리쥔(王立軍) 망명 사건’으로 당국에 끌려가 조사를 받고 있는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시 서기와 내통한 혐의로 실각설이 나도는 저우융캉(周永康) 정법위 서기(정치국 상무위원)의 강연 내용이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저우 서기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언론활동 늘려 역할 강조 인민일보는 24일 3면 주요 기사로 절반 이상의 면을 할애해 저우 서기가 지난 3월26일 전국정법위원회 행사에서 강연한 전문을 게재했다. 지난 3월 행사 이후 신화통신과 인민일보는 저우 서기의 당일 활동을 동정 형태로 소개하면서 강연 내용도 일부 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저우 서기가 최근 언론에 얼굴을 비친 뒤에도 예상만큼 소문이 가라앉지 않자 이번에는 보도의 폭을 대폭 늘려 건재를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그는 강연에서 기존에 소개된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당 중앙과의 의견 일치’를 강조한 내용 이외에도 “올해 열리는 제18차 당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조화롭고 안정적인 사회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정법기관의 첫 번째 임무다.…맡은 안건을 제대로 처리해 국민들이 공평과 정의가 살아있음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자신의 역할을 수차례 강조해 실각설을 일축했다. 최근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과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의 회동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그동안 ‘보시라이 스캔들’을 두고 여론전에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에 밀린 상하이방이 반격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저우 서기는 장 전 주석을 대표로 하는 상하이방 계열이다. ●지도부 안정 위해 처벌 안할 수도 그럼에도 저우 서기의 실각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저우 서기가 보시라이와의 사적 관계로 공산당 중앙기율검찰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으나 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안정과 결속을 위해 조사가 처벌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저우 서기는 보시라이에게 왕리쥔의 청두(成都) 미 영사관 망명 사실을 귀띔했다고 시인했으나 쿠데타를 시도하기 위한 공모는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홍콩 언론들이 보도한 바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中 상하이방의 반격

    올가을 정권교체를 앞두고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기반 정치세력)의 보스인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건재를 과시하면서 향후 정파 간 권력투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와 내통한 혐의로 실각설이 나도는 장쩌민 계열인 저우융캉(周永康) 정법위 서기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약점을 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상하이방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 전 주석이 청명절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달 초 베이징으로 상경했으며 지난 17일에는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 회장과 회동했다고 명보(明報) 등 홍콩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장 전 주석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10월 신해혁명 100주년 기념 행사 이후 처음이다. 와병설이 나돌며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던 장 전 주석이 대외활동에 나선 것은 오는 18차 당대회에서 구성될 새 지도부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신문들은 분석했다. 특히 장 전 주석은 최근 군 관계자들과 만나 “보 서기와 저우 서기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을 음해하려는 세력이 아니다. 18차 당대회 때 시 부주석에게 총서기와 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를 함께 물려주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진정한 음해세력이다.”라고 말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의 알력을 드러냈다고 중국 반체제 사이트 보쉰(博訊)이 전했다. 이에 앞서 보시라이 집안에 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스더(實德)그룹 쉬밍(徐明) 회장이 원 총리의 부인 장베이리(張?莉)에도 이익을 제공하는 등 돈독한 사이를 유지했으며, 쉬밍은 물론 그와 장베이리 사이의 연락책인 장베이리의 개인비서 장젠쿤(張建坤)의 신병이 저우융캉에 의해 확보된 상태라고 홍콩의 명경월간(明鏡月刊)이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신문은 쉬밍이 저우융캉에게 붙잡힌 뒤 장베이리와의 관계를 털어놓으면서 원 총리까지 보시라이 사건에 연루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타이완 국립정치대 동아시아연구소 커우젠원(寇健文) 교수는 21일 정치대에서 열린 ‘중국 18차 당대회 최고지도부’ 토론회에서 현재 거론되는 11명의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 중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인 리위안차오(李源潮) 공산당 조직부장과 왕양(汪洋) 광둥(廣東)성 서기, 태자당인 위정성(?正聲) 상하이시 서기가 최고지도부 입성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태자당인 보시라이가 실각하면서 당초 그가 계승할 것으로 전망됐던 중앙 정법위 서기직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상하이방 멍젠주(孟建柱) 공안부장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태자당인 왕치산(王岐山) 국무원 부총리는 권력서열 2위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장이 될 수 있다고 점쳤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보 후원자’ 저우융캉은 누구

    실각한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와의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저우융캉(周永康·70) 중앙 정법위원회 서기가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보시라이 해임과 관련, 저우 서기는 당의 비밀조사를 받았으며 그 결과 정법위 서기직에서 면직될 가능성이 있다고 타이완 중앙일보(中央日報)와 싱가포르 연합조보 등이 20일 보도했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上海幇)으로 분류되는 저우 서기는 9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중 권력서열이 가장 낮지만 공안·사법을 총괄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 검찰·법원·공안(경찰)·무장경찰, 국가안전부(우리 국가정보원에 해당)를 지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베이징 외교가에는 저우가 ‘차기 최고 지도부에 자신이 맡고 있는 정법위 서기직에 보시라이가 오를 수 있도록 막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려 했다.’는 설이 파다하다. 실제로 저우는 보시라이의 심복인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이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소재 미국 영사관 망명 시도 이후부터 지난달 15일 보시라이가 충칭시 당서기직에서 면직될 때까지 상무위원 중 유일하게 그를 공개 지지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8일에는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서 충칭대표단을 만나 공개적으로 보시라이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저우와 보시라이 관계는 ‘금권교역’을 통해 맺어졌다. 중앙에서 밀려나 ‘권토중래’를 노리던 보시라이는 충칭시 당서기 재임시절 저우의 아들 저우빈(周斌)에게 엄청난 사업상 특혜를 제공함으로써 두 사람은 급속히 가까워졌다. 보시라이는 400억 위안(약 7조 2300억원) 규모의 쓰촨성 및 충칭시 석유화학 관련 프로젝트를 관련 사업자인 저우빈에게 넘겨 100억 위안의 이득을 취하게 하는 등 특혜를 베풀었다. 이에 저우는 보시라이가 왕리쥔을 통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등의 전화를 도청하는 것 등을 사실상 묵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후주석 당대회 연기 제안… ‘상왕’ 장쩌민 제동

    후주석 당대회 연기 제안… ‘상왕’ 장쩌민 제동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상왕(上王) 격인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동의를 얻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를 실각시켰으며, 또 이를 핑계로 권력교체가 이뤄지는 18차 당대회 개최를 연기하려 했으나 무산됐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국의 반체제 뉴스 사이트 보쉰(博訊)이 19일 보도했다. 척결 동의설과 당대회 연기설이 불거진 전말은 이렇다. 보시라이의 중앙정치국원 직위 박탈이 확정되기 직전인 지난 9일 최고지도부 9명은 베이징 시산(西山)에서 보시라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베이징에 온 장 전 주석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후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보시라이가 일부 상무위원과 결탁해 오는 10월로 예정된 18차 당대회에서 차기 주자인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을 몰아내기 위한 음모까지 꾸몄다며 보시라이의 모든 직위를 박탈하고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쩌민 계열인 저우융캉(周永康) 정법위 서기와 우방궈(吴邦国) 인대위원장 등은 반대했다. 장 전 주석은 의외로 후 주석의 손을 들어 줬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메가톤급 반격이 뒤따랐다. 장 전 주석은 “시 부주석을 아끼는 후 주석의 마음을 알겠다.”고 운을 뗀 뒤 “시 부주석을 몰아내기 위한 음모가 가능한 것은 당·정·군 3개 주요 부문에 대한 권력이양이 온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만큼 후 주석은 권력교체가 이뤄지는 이번 18차 당대회 때 당 총서기직은 물론 군사위원회 주석직도 물려주겠다고 선포하는 게 좋겠다. 그게 진정 시 부주석을 위하는 길”이라고 제안했다. 후 주석은 이에 “보시라이 사건으로 권력이양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만큼 18차 당대회가 제대로 치러질 수 있도록 개회 시기를 연기하는 게 좋겠다.”고 받아쳤다. 그러나 장 전 주석은 “당 대회가 연기되면 사람들은 중국에 진짜 무슨 일이 생겼다고 생각할 수 있고 이는 시진핑을 음해하려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벌어 주는 것인 만큼 당대회는 제때 여는 게 바람직하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신화통신은 ‘보시라이 사건은 정치투쟁이 아니다’란 제하의 사설에서 “명백한 형사 사건을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정치투쟁으로) 보고 있지만 수사 결과가 곧 나오면 모든 것이 명백해질 것”이라며 당대회 연기설을 일축했다. 앞서 영국의 BBC는 홍콩 인터넷신문 명경(明鏡)을 인용해 당대회 연기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후 주석은 권력에 욕심이 없기 때문에 18차 당대회 때 군사위원회 주석직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7일 보도했다. 한편 보시라이 스캔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최후 판결이 나오지 않으면서 보시라이 집안을 둘러싼 온갖 낭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보시라이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는 골수암을 앓고 있으며 앞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이 1~2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BBC 중문사이트가 홍콩 스탠더드 신문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구카이라이가 암을 앓게 된 직후부터 도처에서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으며, 보씨 집안으로부터 피살된 헤이우드와는 영국에서 동거 생활도 하는 등 분명히 연인 관계였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상무위원은 처벌불가?… 저우융캉, 건재 과시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와의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권력서열 9위 저우융캉(周永康) 정법위원회 서기의 사법 처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저우 서기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 사법 업무 표창 회의를 갖고 당 중앙과 국무원으로부터 표창받은 사법 행정기구 종사자들을 만나 격려했다고 전국 방송 뉴스인 신문롄보(新聞聯播)를 인용해 신화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저우 서기는 이 자리에서 “맑은 정치 두뇌를 유지하고 올바른 정치 입장을 견지해 시종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를 중심으로 한, 당 중앙과 의견을 일치하라”고 주문한 뒤 사법 행정기구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는 한편 간담회도 열었다고 신문은 자세히 보도했다. 신문은 ‘보시라이 사건’의 조사 담당자인 멍젠주(孟建柱) 공안부장도 배석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2일 저우 서기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상하이협력기구 지도자들을 만난 사실도 관영언론에 소개됐다. 그의 건재를 과시하는 소식을 근거로 과거 첸량위(陳良宇) 전 상하이시 서기 부패사건 처리 당시 윗선인 상무위원 황쥐(黃菊)가 조사받지 않았던 것 처럼, 이번에도 ‘상무위원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적용돼 그가 무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계열인 그마저 사법 처리되면 중국 정계는 일대 혼란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반면 보쉰(博訊), 명경망(明鏡網) 등 해외에 서버를 둔 뉴스 사이트들은 그가 곧 사법처리될 전망이라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보쉰은 “저우 서기가 인터넷에 나도는 ‘사법처리설’을 막기 위해 해커들을 대거 고용, 관련 해외 사이트를 공격하고 있지만 곧 입건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두 매체가 장쩌민 계열로 인식되기 때문에 이 매체들에서 그의 사법처리 소식이 나오는 것은 장쩌민이 저우 서기를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보쉰은 “보시라이와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조사 당시 ‘시진핑을 비롯한 일부 상임위원들을 몰아내려는 계획을 꾸민 주범은 바로 저우융캉이다’, ‘모든 계획의 배후에 저우융캉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왕리쥔 전 충칭시 공안국장을 통해 보시라이를 소개받은 저우융캉은 자신이 맡고 있는 사법 수장 자리인 정법위 서기직을 향후 보시라이에게 물려주는 한편 그 이후에는 국내외 매체를 통해 시진핑 흠집내기를 시도해 보시라이가 국가주석 자리까지 접수할 수 있도록 계획을 꾸몄다는 설도 제기된 바 있다. 외교부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은 “보시라이 사건 조사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중국은 법에 따라 사건을 처리해 결과를 바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는 중앙서기처의 태스크포스팀에서 맡고 있으며 후진타오 계열인 리위안차오(李源潮) 중앙조직부장과 링지화(令計劃) 중앙판공청 주임, 장쩌민 계열인 왕러취안(王樂泉) 정법위 부서기와 멍젠주(孟建柱) 공안부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열린세상] 보시라이 사건과 중국정치 바로보기/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열린세상] 보시라이 사건과 중국정치 바로보기/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지난 15일 보시라이 충칭시 당 서기가 전격 해임된 이후, 중국의 정치 변동에 관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지나치게 어느 한 측면만을 강조하거나, 중국 정치상황의 큰 흐름과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준다. 두 가지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번째 문제는 보시라이 해임을 계기로 중국 최고지도부 내의 파벌 간 권력투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보시라이가 태자당의 일원이라는 점을 들어 이들 계파의 몰락이라거나, 또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파벌 간 권력투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해석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근거 없이, 상투적인 파벌 구도 속에 꿰맞추는 듯한 인상을 준다. 중국의 엘리트 정치에서 파벌주의 특징은 오랜 역사를 갖지만, 최근 20년간의 양상은 점차 약화되는 추세다. 과거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시대의 파벌정치는 생사를 건 치열한 권력투쟁이었고, 그 결과로 승자독식의 권력구조가 지속되었다. 하지만 1990년대 장쩌민 시대 이후 상이한 파벌 간 타협과 합의 문화가 상당히 정착되었고, 그 결과 집단지도체제라는 권력구조를 형성하였다. 또한 과거의 파벌경쟁은 치열한 이념·노선투쟁을 수반했지만, 최근의 파벌경쟁은 노선투쟁보다는 자리 안배를 둘러싼 세력 간의 경쟁 수준으로 약화되었다. 이번 보시라이 해임의 경우도 최고지도부 간 합의가 전제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물론 합의 과정에서 상당한 논쟁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파벌 간 대립구도가 형성되었을 개연성은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보시라이 문제를 그냥 덮어두고 갈 수 없다는 상황인식과 사건 처리 이후 정치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강력한 공감대가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중국의 정치문화에서는 보시라이 특유의 정치스타일이 지도부 다수에게 반감을 샀고, 왕리쥔 사건을 계기로 버림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 최고지도자들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복잡하고 거대한 중국에서 ‘타협의 정치’를 구현할 수 있는 신중함과 냉철함이다. 그런데 보시라이는 국내외 언론을 이용해서 자신의 정치적 업적을 능숙하게 포장하고 대중적 인기를 이끌어 내는 데 남다른 수완을 발휘해 온 인물이다. 그의 튀는 정치스타일에 대한 지도부 사이의 반감 문제를 반드시 파벌정치 구조와 연결짓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보시라이 사건에 대한 해석의 두 번째 문제점은 ‘충칭모델’에 관한 것이다. 충칭모델은 보시라이가 추진한 일련의 좌파적 개혁실험으로, 정부의 역할을 강화하고 성장보다 분배에 역점을 두면서 전통적 사회주의 가치를 강조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보시라이 낙마와 함께 충칭의 개혁실험도 종말을 고할 것인가. 보시라이식의 충칭모델은 사라지겠지만, 충칭모델에서 제기한 중요한 개혁의제는 계속 제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현재 중국이 처한 현실 때문이다. 현재의 중국사회는 지니계수 0.5에 이르는 극심한 빈부격차와 3배 이상의 수입 격차를 보이는 도농(都農) 간 격차, 연해지역과 서부내륙지역 간의 발전 격차 문제를 외면하고서는 더 이상의 발전과 안정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충칭모델이 비판받는 이유는 그 문제의식이나 개혁실험 자체가 현재 중국 지도부가 추구하는 발전모델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보시라이 개인의 문제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충칭모델의 시작은 보시라이 부임 이전부터 황치판 시장이 서부내륙지역이라는 특수한 지리적 조건에 맞는 발전모델을 모색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여기에 보시라이 부임 이후, 그의 정치업적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더해지면서 부작용과 정적을 양산하게 된 것이다. 특히 부패 근절과 사회주의적 정신가치를 강조하는 창훙다헤이(唱紅打黑)와 같은 선동·공포정치는 과도한 충성경쟁과 경직된 도시문화를 만들었고, 종종 정적 제거의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했다. 원자바오 총리가 언급한 ‘문화대혁명 재발’의 우려는 이 대목을 지적한 것이다. 때문에 충칭모델의 평가에서 보시라이 개인의 통치스타일에서 초래된 부정적인 측면과 성장만능주의 정책의 폐단에 대한 대안 제시라는 측면, 이 두 가지를 분리해서 바라봐야 할 것이다.
  • “중국 최고 신랑감은 칭화공대 학부 출신”

    중국 최고 권력자의 산실인 칭화(淸華)대 공대가 중국 여성들이 선호하는 신랑감 1호의 출신 학부로 나타났다. 중국에는 유독 공대 출신 지도자들이 많은 데다 사회 전반적으로도 공대 출신을 우대하는 분위기가 투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여성 네티즌들을 상대로 신랑감 후보 출신 학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공계열이 압도적인 표를 받았으며, 이는 현대 중국 여성들의 현실인식을 제대로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고 법제만보(法制?報)가 지난 27일 보도했다. 중국 여성들이 좋아하는 신랑감 후보의 출신 학교로 칭화대 공대가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상하이교통(上海交通大)대 공대, 시안교통(西安交通)대 공대, 베이징(北京)대 문과대, 저장(浙江)대 공대가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베이징대 문과대를 빼면 모두 공대다. 칭화대 공대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수리공정계열)뿐만 아니라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화학공학계열)까지 연속 2대 대권주자를 배출했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도 상하이교통대 전자기계학과를 졸업한 공과대 출신이다. 중앙민족대 인류학과 란린여우(蘭林友) 교수는 “공대 출신들이 취업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고 그중 칭화대 공대에 대한 사회 선호도가 높다는 점에서 여성들이 선망의 신랑감 후보 1위 학부로 꼽은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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