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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돼지해… 「돈=돈」 꿈들 꾸셨나요(박갑천칼럼)

    「장자」(인간세편)에 돈지항비라는 말이 나온다.돼지 들창코라는 뜻이다.귀신은 이마흰 소와 들창코 돼지를 싫어한다.그래서 치질걸린 사람과 함께 제물로 바칠수 없다면서 쓰이고 있다. 하지만 고사라도 지낼양이면 들창코 돼지머리 올려놓는게 우리네 습속 아니던가.그런 흔적은 「삼국사기」에도 보인다.고구려 유리왕19년 제천때 그 희생으로 쓸 돼지(교시)가 달아난 사건에 관한 기록이 그것이다.하늘에 제사지내려면서 조심스레 키웠던 것임을 알게하는 내용이다. 성서는 돼지를 부정한 동물로 친다.『너희, 진주를 돼지앞에 던지지말라』(마태복음7­6)는 말만이 아니다.『아름다운 여인이 삼가지 아니하는 것은 마치 돼지코에 금고리 같으니라』(잠언11­22) 『돼지가 씻었다가 더러운 구덩이에 다시 누웠다』(베드로후서2­22)등등. 마태복음 8­31의 기록도 그것이다. 성서뿐이랴.『신은 죽었다』고 선언했던 니체도 『돼지한테 비극이 있겠는가』면서 비유법으로 이죽거린다.우리도 그렇다.『돼지같은놈』이라는 말에 화 안낼 사람 있겠는가.하다못해음정·박자 안맞는 노래에 대해서까지 『돼지 멱따는 소리』라고들 끌어대지 않던가. 흔히 갈신들린 듯한 식성을 두고 돼지같이 먹는다고 빈정댄다.그러나 돼지야말로 절제를 안다는 것이니 사람이 배워야 한다.몸집에 비겨 작은눈이 착하고 애교있어 보인다고 말하는이도 있다.작기로 말하면 꼬리는 어떤가.언론인 설의식은 그 꼬리를 예찬한다(「도야지의 대덕」).누옥에서 청빈에 만족하는 처지이니 꼬리칠 일이 없어 그렇다면서.있는듯 없는듯한 목도 그렇다.좌우 눈치 볼것 없이 목표만 보는 돼지한테 목은 필요없다는 눈길이었다.그런 시각이라면 퇴화한건지 발달 못한건지 모를 네발도 고관대작 문앞 기웃거릴일 없어 그렇다 할것인가. 새해는 돼지해이다(사실은 음력이라야겠지만).그래서 돼지 도둑질하여 뼈를 베푼다(도돈시골)는 말을 생각해보게 한다.환경오염에 저임금·탈세등 몹쓸 수단방법으로 열냥돈 번 사람이 고작 한푼짜리 선행을 하면서 목에 힘주는 경우를 두고 이른다.않는것보다야 낫다 하겠으나 어쩐지 돼지가 들창코 벌름거리며 웃을것만같다.「돈=돈」이어선가,돼지꿈은 복꿈이다.어젯밤 돼지꿈들 꾸셨는지.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 공장자동화 관련 3백61개 품목/1년간 관세 40% 감면

    재정경제원은 30일 냉간압연기 등 3백61개 품목을 관세감면 대상 공장 자동화 물품으로 지정,내년 1월1일부터 1년간 관세를 40% 감면해 주기로 했다. 철강과 정밀전자 산업 등 산업연관 효과가 크거나,섬유·염색·축산업 등 자동화가 시급한 품목을 중심으로 감면 대상을 지정했다.대상 품목 수는 현 4백34개에서 3백61개로 73개가 줄었다. 냉간 압연기 등 1백13개는 새로 지정됐고,브레이크 성능 시험기 등 1백11개는 기존 감면 대상을 다시 지정했으며,자동연단기 등 1백37개는 규격을 바꿨다.기존 품목 중 국산이 가능해진 1백86개는 제외했다.제외된 물품이라도 내년 2월28일 수입신고분까지는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공장자동화 관련 품목의 관세 감면액은 내년 중 1천억원 정도로 추산된다.재경원은 국내 산업의 공장자동화를 촉진하기 위해 1∼2년 단위로 국내 생산이 불가능한 품목을 감면대상으로 지정해 관세를 깎아주고 있다.
  • 「권리를 위한 투쟁」등 30종 발표

    ◎고대·교보 선정 「대학생에 권하는 책」 고려대와 교보문고는 대학생에게 권하는 책 30종을 함께 뽑아 최근 발표했다. 책 선정에는 고려대 도서관 「좋은 책 선정위원회」의 김건(화학과) 배종대(법학과) 최동호(국문과)교수가 참여했다. 분야별로 선정한 책은 다음과 같다. ◇인문 ▲권리를 위한 투쟁(예링 지음,범우사 펴냄)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전2권,유홍준,창작과비평사) ▲닥터 노먼 베쑨(테드 알렌등,실천문학사) ▲대승기신론소·별기(원효,일지사)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최순우,학고재) ▲우리 학문의 길(조동일,지식산업사) ▲조선통사(전2권,사회과학원연구소,오월)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이사벨라 비숍,살림) ▲학문의 즐거움(히로나카 헤이스케,김영사) ◇교양과학 ▲과학철학 입문(카르납,서광사) ▲과학혁명의 구조(토머스 쿤,동아출판사) ▲러더포드와 원자의 본질(앤드레이드,전파과학사) ▲물리학을 뒤흔든 30년(가모프,〃) ▲생각하는 생물(전2권,프랭크 헤프너,도솔) ▲시간의 화살(코브니·하이필드,범양사 출판부) ▲카오스(제임스 글리크,동문사) ◇소설 ▲목민심서(전6권,정약용,창작과비평사) ▲뻐꾸기 알(클리포드 스톨,동아출판사) ▲아리랑(전12권,조정래,해냄) ▲흰옷(이청준,열림원) ▲94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공선옥등,현대문학사) ◇고전 ▲논어강설(공자,성균관대 출판부) ▲맹자(맹자,비봉출판사) ▲선시와 함께 엮은 장자(김달진,고려원) ◇정치·사회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이영희,두레) ▲장정(전4권,김준엽,나남) ◇시 ▲미시령 큰바람(황동규,문학과지성사) ▲산정묘지(조정권,민음사) ◇경제경영 ▲권력이동(앨빈 토플러,한국경제신문사) ◇기술공학 ▲위기의 지구(앨 고어,삶과꿈).
  • 새해 소망으로 건강이 으뜸이던데(박갑천 칼럼)

    몇해 전 남녘의 한 고찰에 들러 노승과 얘기를 주고받은 일이 있다.그 가운데 이런 말이 있었음을 기억한다.『우리네로서 항상 마음쓰이는 일은 어떤 죽음이냐 하는 겁니다』 속인들과 같이 병으로 누워 앓고 삐대다가 죽는 일은 욕되다는 뜻이었던 듯하다.어느날 이웃집 가듯이 조용히 눈감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때 그동안의 수행이 우습지 않냐는 뜻으로 해석되는 말이었다.대덕들의 좌화(앉아서 숨을 거둠)를 염두에 둔 말 아니었던가 싶기도 하다. 그 좌화라는 게 범인들로서는 쉬운일이 아니다.누군가 동봉 김시습에게 괴애(김수온의 호)가 좌화했다고 전했다.이말을 들은 동봉은 웃으면서 말했다.『괴애는 평생 욕심이 많았으니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김시습과 함께 생육신으로 일컬리는 남효온의 「추강냉화」에 쓰여있는 얘기이다.불경에도 조예가 깊었던 김수온은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을때 그곳 감로사의 고승을 감복시킨 문장가였다.그러니 김시습으로서는 평소에 김수온에 대한 시새움이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하지만 세상을 등지고사는 그에게 그같은 마음이 있었다고 하겠는가.그렇다면 김괴애에게 그런 애바른 데가 실제로 있었던 것일까. 좌화는 죽는 순간까지의 건강을 뜻한다.그건 생사를 초월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것이라 할 수도 있다.「장자」(천지편)에 보이는 바 요임금에게 했다는 봉인(국경을 지키는 벼슬아치)의 말에서 느낄수 있는 경지의 삶이다.『…천년을 살다가 세상이 싫어지면 신선이 되어 흰구름을 타고 상제한테 가면 고만이다』 사람들은 오래 살기를 기원한다.그러나 오래 사는 일보다 중요한 것이 죽는 순간까지의 건강 아닐까 한다.설사 좌화까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죽음이 깨끗해야 이승의 삶도 너볏해 보이는 법이다.『고로롱 팔십』이라는 우리속담도 있지만 고로롱고로롱 오래 살면서 볼일 못볼일 다 겪는 것이 반드시 복되다고 하긴 어려워진다.수즉다욕(수칙다욕)이란 말이 왜 나왔겠는가. 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새해 소망으로 「건강」이 으뜸자리를 차지하고 있다(서울신문 12월 23일자).그러면서도 사람들은 너나없이 건강에 적이 되는 일들을 한다.그자신 94세까지 살았던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경고했던바 『사람은 죽는게 아니라 자살한다』고 한 말뜻을 잊고들 산다. 육신의 건강보다 중요한 게 마음의 건강이다.마음의 건강을 잃을 때 육신의 건강은 무너진다.죽음이 평안했던 사람들은 마음이 건강했다.김괴애의 죽음을 말한 김시습의 뜻도 거기 있지 않았을까.
  • 아프리카를 위하여/박동은(굄돌)

    20여년전 미국 유학시절 솔 벨로의 소설 「비의 왕 헨더슨」을 감명깊게 읽은 적이 있다.코네티컷의 백만장자인 헨더슨은 항상 마음속에 불만과 갈구를 담고 있는 사람이었는데 아프리카에서 해답을 얻고 55세에 의사가 되기로 결심,남을 돕는 새로운 인생으로 태어난다. 이 소설에서 검은 땅 아프리카는 인생을 새로 태어나게 만드는 위대한 힘을 가진 모태로 상징되고 있다. 솔 벨로가 이 소설을 쓸 무렵인 60년대만 해도 아프리카는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으로 상징되었다.많은 식자들이 유럽을 황혼에 비유하면서 아프리카를 해뜨는 아침으로 표현하고 그 신비와,자연과 자원의 개발이 가져올 무한한 가능성을 조망하였다. 그 이미지가 지금은 어떻게 변하였는가.원시적 인간의 지혜와 자연의 섭리로 서구문명에 지친 인간을 치유하고 거듭나게 했던 헨더슨의 아프리카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것같다. 특히 80년대 중반 들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에티오피아의 한발과 기근,뒤이어 터진 소말리아와 르완다사태는 아프리카의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켰다.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는 캠페인을 주관해온 입장에서 나도 이러한 이미지 부각에 일조를 한 것같아 죄송한 마음조차 든다.사실 이러한 「표출된 위기」가 아프리카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저개발과 빈곤과 피원조가 아프리카의 현 상황이긴 하나 아프리카는 지금 개발과 성장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으며,그 와중에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인위적인 제도에 적응하기보다는,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온 이들이었기에 과거 식민정책의 오류로 인한 정치구조가 부족간의 갈등을 가져왔고,자생능력을 박탈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유엔의 평화유지 노력과 선진 공업국 등의 재정적 지원,그리고 국제 민간단체의 국경을 초월한 봉사활동에 힘입어 아프리카는 지금 자립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쌓아가고 있다.솔 벨로의 위대한 아프리카는가 여전히 살아있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국가사무 4백49개/지자체로 이관/총무처

    정부는 17일 지방화시대를 맞아 지금까지 국가에서 다뤄온 지방공업단지와 도시계획 관련 기능등 모두 4백49개 사무를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하기로 했다. 총무처는 앞으로 정부조직 개편 결과 통·폐합되거나 조정돼야 할 기능들을 중점조사해 민간이양및 위탁이 필요한 기능은 민간으로,과도한 정부규제는 점차 완화·폐지하는 한편 지역경제 관련기능은 비장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이양조치를 취해나갈 예정이다.
  • 「명심보감」 읽히기 확산을 보며(박갑천 칼럼)

    어느 자리에서 토론의 대상으로된 문제가 있다.­『당신은 당신의 자식에게 어떠한 경우에 처하건 정직하고 올바르게 양심과 양식에 따라서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칠수 있겠습니까』 한세대 전의 어버이들이라면 이게 토론의 대상으로 된다는 것부터 우습다.당연히 그리 가르쳐야지 무슨 얼빠진 소리인가.한강 모래톱에 혀를 박고 죽으라 할지언정 세상 부모치고 자식에게 양심 기이며 살랄수야 있겠는가. 하지만 지금 어버이들 생각이 반드시 옛날 어버이들 생각 같을수는 없다.설사 양심에 기이는바 있더라도 세상과 타협하며 살아야 한다,정직이 세상 사는 방법으로 항상 옳은건 아니다,선과 악이란 사실은 구별하기 어려운 법이다…등등 달라지게 되어있다.『친절한 사람이라고 다 좋은건 아니다』고 어린 자녀에게 불신을 가르쳐야 하게 되어있는게 우리의 현실 아닌가. 『…사물이 생겨나 변화하는 것이 마치 말이 달리듯이 빠르다오.움직여서 변화하지 않는게 없고 시간에 따라 변동되지 않는게 없소.…』북해의신 약의 입을 빌려서 하는 「장자」(추수편)의말이다.「말이 달리듯」빨리 변한다고 함은 영겁의 우주영위를 두고 하는 말이리라. 그렇다.세상은 변한다.변하는 세상 따라 가치의 기준도 변한다.그러나 시대의 흐름을 초월한 절대적 진리는 있는 법이다.플라톤이 말했던바 이데아 같은거다.『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되 달은 손가락에 있지 아니하고 말로써 진리를 말하되 진리는 말에 있지 아니하다』(보조국사법어)고 했던 그 진리 말이다.그러므로 전도된 가치관의 현실 속에서 선이나 정직이 굴절돼 보인다 하여 그 모습으로 받아들여선 안된다.역시 선이나 친절은 인간이 어느 시대라 할것 없이 추구해야 하는 아름다운 덕목 아니겠는가. 참다운 진리는 시대를 뛰어넘어 언제고 올바르다.「명심보감」은 그런 값진 진리를 담고 있는 도덕교양서이다.그래서 시대가 흘러도 주옥같은 글귀의 좌우명들은 오히려 빛을 뿜는다.물론 퇴색해버린 내용이 없는건 아니다.하지만 그 또한 오늘에 이르게된 정신사의 가닥으로서 새겨 받아들이면 된다.무엇보다도 「명심보감」은 자식에게 바르게 살라고 할수 있는 어버이로서의 자세를 가르친다는 뜻이 깊다. 대학에서 혹은 기업체에서 「명심보감」읽히기 운동이 벌어진데 이어 육군에서도 사병들 인성교육용으로 이를 배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좋은 흐름임에 틀림이 없다.다만 그 정신이 얼마나 오롯이 스며들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다.전도된 가치관에 너무들 깊이 중독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 연극배우 이호재(이세기의 인물탐구:64)

    ◎혼신 연기… 무대 오를 때마다 “천의 얼굴”/자연스런 동작­낭랑한 목소리로 객석 사로잡아/지독한 「연습벌레」… 극중인물 영혼까지 파고들어/고교 졸업후 드라마센터 1기생으로… “한국의 데이비드 개릭” 평가 연극계는 원로배우 김동원을 한국의 로렌스 올리비에경에 비유하곤 한다.그러나 그 외에도 아테네극장에서 숨진 루이 주베나 영국 드루어리 레인디어터의 에드몬드 킨,랄프 리처드슨같은 명우들이 있다고 거론되어지는 것은 들어보지 못했다.다만 별빛처럼 빛나던 함현진 추송웅을 잃고 드라마센터가 배출한 이호재를 우리 연극무대의 주역으로 손꼽는데 주저할 사람은 없다. 이호재의 연기는 어느 역을 만나도 자유자재로운 것이 두드러진다.물 흐르듯 동작이 유연하고 그의 발성은 객석에 진동하면서 관객의 가슴속에 반향같은 메아리로 잦아든다. 연출가 김우옥은 이호재의 목소리의 특질은 풍부한 볼륨과 감정의 뉘앙스가 담긴 음조의 변화에 있다고 말한다.「그의 대사는 또렷하고 낭랑하다.따라서 듣는 이로 하여금 마음속 깊이 스며드는중후한 음의 압력을 느끼게 한다」.그러나 지나치게 매끄러운 나머지 대사의 맺고 끊고 힘주는 대목이 청산유수에 묻혀 희석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긴 대사 숨막힐듯 소화 지난 88년 호암아트홀에 올렸던 정복근 원작의 「덫에 걸린 집」에서 누구도 흉내 낼수 없이 격렬하고 빠르고 긴 대사를 숨막힐 듯이 소화 해내는 그의 연기를 지켜보다가 상대역인 이호성이 막상 자신의 대사를 놓친 에피소드가 이를 증명한다. 「생일파티」에서의 질서정연하고 조직적인 골드버그,「오델로」의 간교한 이아고,고민하는 세조에서 소년과 노인으로 분장하는 「페르긴트」에 이르기까지 이호재는 역할에 맞는 독창적인 인물을 그때마다 탄생시킨다.그의 연기는 어느 때는 악랄하고 어느 때는 결곡하다.어느 때는 관객을 선동하거나 뜨거운 감명에 몰아넣고 혼자서 무대를 누비는 모노드라마에선 예측불허의 즉흥연기를 종횡무진으로 표출해낸다. 통상 그의 겉모습만으로는 구수하고 텁텁한 친근한 이웃처럼 보이기 십상이다.그래서 대사가 튀는 번역극보다는 창작극이 어울리고 창작극중에서도 진짜 장터에서 입심 좋게 떠드는 약장수가 제격인 듯도 하다.이른바 「언제 봐도 친숙하고 구수한 이미지」로 병신춤에서 봉사흉내,넉두리와 너스레로 연극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를 명료하게 제시해준다.리듬감이 흥청거리는 요설조의 「약장수」를 보고 연극평론가 김방옥은 『사투리 민요 재담 판소리 사설 속어 유행어등 우리말이 갖는 청각적 묘미를 이호재 특유의 연기스타일로 장구치고 북치듯 순발력 있게 둘러대고 알록달록 짜섞어 작품으로서의 품격과 독자적 가치를 갖추게했다』고 평한다. 이런 흥미와 재미와 작품성을 염두에 둔 연기력 덕분에 언제부턴가 관객은 이호재라는 배우의 연기를 보러 극장에 오게 된다.배우가 한낱 대사를 외울 뿐이라면 그 연극은 죽은 무대 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한데 어떤 경우에서도 관객을 실망시키거나 역할에서 실패한적이 없는 배우가 이호재라고 감히 단언 할 수 있다. 특히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는 정력과 생명력이 넘치는 부리부리한 두눈에 쏠듯한 푸른 광채를 번뜩이며 집요한 유혹과 차가운 결단력으로 파우스트 몰락을 휘몰아치듯 전도시키고 있다.「맥베드」의 경우도 그렇다.지난 봄 핀란드의 저명한 크리츠토프 바비츠키가 연출한 「맥베드」에서 던컨왕과 벵코장군을 죽이고 던컨의 장자에게 맥베드가 살해당하는 마지막 장면은 셰익스피어의 시정과 비창미를 극도로 미화시킨 「비극적 감각의 압권」으로 호평된바 있다. ­「한발자국 한발자국 죽음을 향해 가는구나.오늘 그리고 내일 또 내일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향해 이렇게 다가가는구나」­ 실생활을 깊이 있게 성찰하면 그는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지극히 꺼리는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다.만사에 싫으면 싫고 좋으면 좋다.연극을 위해 헌신노력하거나 연극 때문에 목숨을 내걸만큼 비장한 각오를 내색하지도 않는다.오래 연극을 해왔고 술잘마시고 호방해 보이는 탓에 주변에 많은 친구들을 가지고 있지만 하나의 연극이 끝나면 또 다음 연극을 위해 미련없이 떠날 뿐이다.그의 그런 일면은 공연이 끝나고 단원들끼리 술한잔 마시는 쫑파티에도 얼굴을 내밀지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릴때 꿈은 외교관 이호재는 다른 예인들이 흔히 그런 것처럼 연극배우를 꿈꾸거나 그래서 그 꿈을 이룬 형은 아니다.어릴 때는 정치가나 외교관이 되고 싶었고 우연찮게 들어선 연극의 길에서 의외로 「타고난 배우」소리를 듣게 되었다. 지금의 종로 3가인 종로구 비파동에서 교동국민학교를 다녔고 휘문고 시절에는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약했다.부친(이병진)의 날염공장이 망하자 본래의 희망인 정외과 지망을 포기하고 드라마센터 연극 아카데미에 들어간 것이 연극배우가 된 동기다.그때까지는 연극의 「연」자도 몰랐고 단 한번도 연극구경을 가본적도 없다.멋모르고 연극을 시작했으나 유덕형을 만나 연극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그는 비로소 연극의 재미에 빠져들어 무대와 객석이 일체감을 이루는 전율을 경험했다. 그때부터 연극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연극적 재능을 승화시키기 위해 셰익스피어전집과 명배우 연기론을 탐독하는가 하면 시적인 영감과 진지한 사색끝에 자신의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성립해 나갔다.그때 만난 것이 전무송이다. 이호재가 씩씩하고 터프하고 선이 굵다면 전무송은 솜사탕처럼 부드럽고 달콤하다.그래서 언제부턴가 한 사람이 악이면 다른 한쪽은 선이고 한 사람이 약하면 다른 한쪽은 강하게 무대에서의 불꽃 튀기는 연기의 앙상블을 펼칠수 있었다. ○2시간전 공연장 나와 그는 하나의 역할을 맡으면 전의 역할을 말끔히 씻어버리고 새로운 인물과의 조우를 위해 몸에서 대본을 떼어놓지 않는다.수십번씩 대본을 읽고 역할을 분석하는 그의 연습태도는 그래서 곧잘 「고시공부」에 비유된다.공연날은 남보다 두 시간전에 나와 공연장 분위기를 몸속에 익히고 막이 오르기 전에는 종교는 없지만 반드시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미 전제하다시피 그는 극중 인물의 사상과 성격을 도식적으로 그리기보다 영혼의 밑바닥에까지 파고들어 내부에 도사린 모순과 갈등을 끄집어 내고야 만다.그리하여 박력이 넘치는 생동감과 맥박이 충만된 현장감이 그가 이루는 무대의 특징일 것이다. 「입가에 잔혹한 냉소를 새긴 험상궂은 얼굴이며 살기 가득찬야멸찬 언어,사정없이 상대방을 꼬집고 할퀴거나 능청스럽게 수작을 부리다가도 어느 틈엔가 달착지근한 가락을 띤 간사한 어조」로 관객의 등덜미를 찔러대는 섬뜩함은 그만의 노련한 연희라고 할수있다.따라서 낭창조형의 그의 연기는 지적인 관찰에 바탕을 둔 「자연」의 연기라는 점에서는 그 옛날 영국이 낳은 데이비드 개릭을 연상시킨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닐것 같다.또 극중의 특정한 한 인물은 자신의 어떤 일면과 비슷할수 있으며 모든 스토리 조차도 그의 인생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사람에겐 이런 요소도 있고 저런 요소도 있다.교활하거나 거룩하거나 둥글수도,모날수도 있다.그런 중에도 호불호를 선명하게 가리는 탓에 연극계 일각에선 그의 오만을 문제 삼기도 하지만 연기를 딱부러지게 해내는 이상 모든 잡음은 무의미 할 수밖에 없다. 연극초기에는 분장도구가 없어 장판니스를 얼굴에 칠하고 휘발유로 분장을 지운적도 있고 술값이 없어 개런티 대신 받은 반돈짜리 금반지를 술집에 맡기고 가난에 대한 울분을 풀기도 했다.그러나 이제모든 고생은 옛날이야기처럼 돼버렸다.그동안 많은 상을 타고 텔레비전등에 얼굴을 비치면서 두 아들(종화 군입대,창익 고2)을 교육시키고 수십차례의 전월세 전전끝에 올해초에는 생전 처음 종로구 명륜동에 다세대 주택이지만 집도 마련했다.부인 최정자씨(46)는 보험회사(국민보험 잠실소장)에 나간다. 요즘은 지난달 호암아트홀에서 막을 내린 여인극장의 「아내란 직업의 여인」이후 4일부터는 동숭동 학전소극장의 뮤지컬 「별들은 세상에 하나씩 의미를 두어 사랑한다는데」에 출연하는등 내년 가을까지 공연 스케줄이 꽉잡혀 있다.언젠가 한 신문에 그는 배우로서의 고뇌를 쓴적이 있다. 「예술가를 지망하고 거기에 모든 것을 바친다는 결단은 엄숙한 일임에 틀림없다.순진하게 잠든 아이들,그리고 아내를 보고있노라면 나는 지금 겁도 없이 너무나 엄청난 일을 혼자서 저지르고 있는 것같아 두렵기만 하다」고. 그러나 「막이 내릴때마다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는 관객이 있는 한 무대를 떠날수 없으며」 연극을 끝내고 텅빈 객석을 뒤로하고 극장문을 나서면서 「내가 행복을 느끼는 것은 그것이 사라져 갈 때의 소리」라는 루이주베의 말은 연극배우만의 최상의 행복임을 그는 잘 알고 있다. ▷연보◁ ▲1944년 서울출생 ▲1961년 휘문고 졸업 ▲1963년 데뷔무대 존 스타인벡 작 「생쥐와 인간」(드라마센터) ▲1964년 드라마센터 연극아카데미 (현 서울예전)제1회졸업,극단 동랑레퍼토리 창립기념공연 유치진 작 연출「마의태자」,해럴드 핀터「생일파티」 ▲1966∼69년 군입대 월남근무 ▲1973년 오태석작「약장수」(카페 데아트르공연 이후 장기공연) ▲1974년 대구효성여대 불문과 불어극「맹진사댁 경사」연출 ▲1975∼80년 국립극단 단원 ▲1977·80년 국제극예술협회및 록펠러재단초청 극단 동랑레퍼토리 해외공연 ▲1991년 여인극장 25주년기념 셰익스피어 작「맥베드」 ▲1993년 극단 실험극장의 「에쿠우스」1백편째(2개월) 「돼지와 오토바이」(3개월) 폴란드의 크리츠토프 바비츠키 연출 「맥베드」 ▲1994년 서머싯 몸 작「아내란 직업의 여인」,김정일 작 송미숙 연출 뮤지컬「별들은 세상에하나씩 의미를 두어 사랑한다는데」(학전 소극장서 공연중) 동아연극상,백상예술대상,한국연극영화예술대상,서울연극제 연기자상,연극의 해 남자연기상,이해랑연극상 「생명」「태」「하멸태자」「초분」「리어왕」「햄릿」「오텔로」「말괄량이 길들이기」「쇠뚝이놀이」「베케트」「뜻대로 하세요」「고도를 기다리며」「뻔데기전」「물보라」「시즈위벤지는 죽었다」「수족관」「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고사」「안토니오와 클레오파트라」「밤주막」「피가로의 결혼」「파우스트」「요나답」「이방인들」 「화엄경」「태백산맥」
  • 밴슨 미재무 오늘중 사임

    【워싱턴 AFP 연합】 로이드 벤슨 미재무장관의 사퇴와 빌 클린턴 미대통령의 후임자 결정이 6∼7일중에 발표될 것이라고 미언론들이 6일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지와 뉴욕 타임스지는 이날 미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벤슨 장관의 사임이 임박했다고 전했으며 특히 포스트지는 벤슨 장관이 지난 주말 클린턴대통령에게 내년초에 사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주장했다. 후임에는 월스트리트가의 백만장자 은행가 출신인 로버트 루빈 백악관 경제수석보좌관이 유력시된다. 월 스트리트 저널지도 5일 벤슨이 조만간 사임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벤슨 장관은 이같은 보도가 「시기상조」라며 사임설을 부인했었다.
  • 서울의 빌게이츠,초고속통신망시대 예견

    ◎“「세계의 정보」 손끝에서 얻는다”/“「테크노 우상」 얼굴 보자” 가는곳마다 인파/대기업 등서 앞다퉈 강연회 초빙/입장못한 컴퓨터 매니아들,로비서 귀기울여/“한국은 하드웨어 강국” 현력 강조 「빌 게이츠 신드롬」­전국이 72시간 예정으로 방한한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 열풍에 휩싸이고 있다. 백만장자와는 거리가 멀게 허술한 점퍼차림으로 5일 하오 김포공항에 도착,천재의 엉뚱함과 신선감마저 느끼게 했던 빌 게이츠는 방한 이틀째인 6일부터 카리스마적 경영철학으로 세계의 컴퓨터계를 리드하는 승부사의 기질을 여지없이 발휘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이며 일하는 것이 가장 흥미롭다.많은 사람들에게 일을 주는 것과 그들이 여러 사람들에게 쉬운 도구를 제공해 주는 것이 기쁘다』20세기 신화의 주인공 빌 게이츠는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인생철학을 밝혀 남다른 일면을 느끼게 했다. 6일 하오 2시20분 서울 호암아트홀의 대중강연장. 1천석의 홀은 꽉차 주최측은 로비 구석구석에 3대의 멀티비전을 설치,입장하지 못한 이들이 강연을 듣도록 했다.청중들은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30대로 빌 게이츠가 젊은층의 「테크노 우상」임을 실감케 했다. 수십 개의 인공위성을 띄워 마이크로소프트네트워크라는 세계적 초고속정보통신망을 구축하려는 그는 이날 강연에서 2005년까지 우리들의 손끝에서 정보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했다. 내년에 시판될 「윈도우 95」의 선전을 겸해 방한한 빌 게이츠는 지금처럼 각각의 컴퓨터회사가 서로의 운영체제를 고집하면 컴퓨터계의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문제를 지적,「대통합」의 목표를 향해 과감히 나가게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앞서 6일 상오 8시 힐튼호텔에서 열린 「미래정보기술혁명과 정보관리자의 역할」 조찬강연회는 이용태박사,경상현 체신부차관,김영태·황칠봉씨 등 국내 정보통신분야의 1인자들이 경영의 젊은 귀재 빌 게이츠의 노하우를 듣기위해 몰려와 성황을 이뤘다. 실제로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사를 키워오면서 제휴 기업합병 등의 경영기술을 적절히 구사,제네럴모터스나 보잉을 능가하는초우량기업을 일궈낸 수완가이기도 하다. 『한국의 기업들은 메모리반도체,PC,가전제품 등 하드웨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한국기업을 높이 평가하고 상호보완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지구상의 거의 모든 퍼스널 컴퓨터(PC)에 탑재돼 있는 「MS­도스」와 「윈도즈」를 개발한 세계 초일류 소프트기업의 총수.올해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최고 갑부(총재산 93억5천만달러·한화 7조5천여억원).이같은 수식어에 어울리게 국내 굴지의 대기업은 물론 관계와 언론계 등은 「황제 모시기」 경쟁을 한바탕 벌였다.컴퓨터 세대인 청소년들과 20∼30대의 컴퓨터광들은 빌 게이츠를 만나기 위해 그가 가는 곳마다 줄을 서고 있다. 『창을 열면 미래가 보인다』­「윈도우」를 발표하면서 「20세기의 마지막 우상」 빌 게이츠가 던진 이 말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의 우리 소프트업계와 청소년들에게 시사하는게 많은 듯 했다.
  • 청와대·정부부처의 반응(정부조직 개편)

    ◎총리실 “위상 높아졌다”/기획원 “올것이 왔다”/“덩치 커진다” 재무·환경·체신부 희색/일부선 “「자리」줄어 진급 어려움” 걱정/공직사회 동요막을 후속조치에 신경 ▷국무총리실◁ 경제기획원차관이 주재하던 차관회의를 앞으로는 행정조정실장이 주재하고 경제기획원의 아래에 있던 공정거래위원회가 직속기관으로 옮겨오는등 눈에 띄게 위상이 강화되자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 또 경제기획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획국과 심사평가국의 기능까지 맡게 되자 이제야 비로소 총리실이 국정을 총괄하는 부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는 반응. 총리실 직원들은 『앞으로는 각 부처가 예전처럼 총리실을 얕잡아보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내면서 『누가 총리로 오느냐에 따라 피동적으로 결정되던 총리실의 위상이 확실하게 정해졌다』고 고무된 표정. ▷경제기획원◁ 갑작스런 조직 개편안을 전해듣고 『올 것이 왔다』며 『정부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마땅히 가야 할 방향이 아니냐』며 의외로 차분한 분위기. 홍재형 부총리는 청와대 당정회의가 끝나자마자 청사로 돌아와 50분 동안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마무리를 잘 할 수 있도록 흔들리지 말라고 당부.홍부총리는 『이번 조치는 정부의 생산성을 높여 세계화를 이룩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므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업무공백을 최대한 줄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 한편 기획원과 재무부의 통합이 1대 1의 대등한 통합이냐,아니면 어느 한 쪽이 상대방을 흡수 통합한 것이냐를 놓고 해석이 분분.이는 기획원의 양대 산맥인 기획국이 경제정책국으로 바뀌며 살아남았고 예산실이 강화되는 반면 재무부는 금융,증보,국제금융국이 금융정책실로 합쳐지고 세제실이 존속함으로써 어느 한 쪽의 우세로 쉽사리 판정하기 어렵기 때문. ▷재무부◁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묶어 재정경제원으로 통합하는 개편을 대체로 환영.재무부가 경제기획원을 사실상 흡수 통합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신설되는 재정경제원이 일본의 대장성처럼 「슈퍼부」로 부상할 것』이라고 기대. 그러나 정부 전체로 23명의 국장자리가 줄어들어 승진이 더욱 어려워진다며 불안감을 털어놓기도.양 부처의 통합만으로는 장관과 차관 각 1명,1급 1명,2∼3급 7명의 인원이 줄어든다.초대 재정경제원 장관(부총리)에는 홍재형 현 부총리가 유력하다는 게 중론이다. ▷농림수산부◁ 차제에 재무부의 술·인삼·담배 관련 업무,보사부의 식품가공 업무,문화체육부의 마사관련 업무가 농림수산부로 넘어왔으면 하는 눈치.앞으로 기능까지 대폭 조정될 경우 지금껏 「힘에 밀려」 다른 부서가 관장하던 업무가 농림수산부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농림수산부가 그동안 검토해 온 개편안에 따르면 차관보 2명 중 1명이 없어지고 대신 농업정책실이 신설돼 1급직의 수로는 전체 4명(농산물검사소장 포함)으로 변동이 없다. ▷총무처◁ 정부조직개편작업의 실무부처인 총무처는 이날 토요일 하오인 데도 불구,국장급 대부분이 자리를 지켜 이날의 조직 개편발표가 상오부터 예고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대두. 특히 청와대로부터 「급보」를 전해들은 총무처 조직국측은 『장관이 발표할 것』『자료가 나오게 될 것』이라며 귀띔,이미 예고된 「개편발표」였음을 암시하기도. ▷상공자원부◁ 정부조직 개편으로 정보통신 관련업무의 일부가 신설되는 정보통신부로 넘어가고 「3차관보 1실 12국 1협력관」 체제가 「1차관보 3실 4국 6심의관」으로 개편돼 국장급 자리가 3개 줄자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특히 연초 신설된 산업기술국이 산업정책국에 다시 흡수됨으로써 기술드라이브 정책의 후퇴가 아니냐고 우려. 한 관계자는 『외형적으로는 상공부의 통상기능이 강화되나 외무부의 통상기능이 그대로 유지돼 별 변화가 없다』며 『오히려 정보통신 관련 산업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언급.그는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정보와 통신이 분리되는 추세임에도 이번 개편에는 체신부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강하게 반영된 것 같다』며 불만. 상공부는 그동안 산업과 통상정책의 유기적 연계를 위해 통상의 실질적 교섭력을 갖추도록 외무부의 통상기능을 흡수하는 산업통상부로 개편하고 산업정책이 종합적인 틀 안에서 추진될 수있도록 과학기술처와 체신부로 흩어진 기술정책과 정보관련 정책을 산업통상부로 일원화할 것을 주장해 왔다. 박운서차관은 이 날 과장급 이상 간부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과장급 이하의 경우 신변에 변동이 없다며 동요하지 말라고 당부. ▷건설부◁ 이번의 통합조치가 장기적이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일치한다며 환영한다는 분위기. 한 간부는 『그동안 여러 사안에서 교통부와 의견이 상충돼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지장이 많았다』며 『두 부처가 통합되면 사회간접자본에 관한 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또 세부적인 개편 방향과 골격은 앞으로 짜이겠지만 건설부가 교통부를 흡수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아전인수격 전망. 건설부의 업무는 ▲국토계획 ▲주택보급 ▲토지정책 ▲도시계획 ▲도로건설 ▲수자원정책 등 다양하고 노하우가 필요한데 반해 교통부는 해운항만청 업무가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가고 철도청이 공사로 전환하도록 돼 있어 껍데기만 남게 되기 때문. 또 개각설이 있을 때마다 하마평에 오르는 김우석장관의 거취에 대해서도 추측이 무성.한편 김장관은 국무회의에서 돌아와 대기 중이던 간부들을 소집,정부의 조직 개편안을 설명한 뒤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 ▷보사부◁ 보건복지부로 확대 개편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보사부 공무원들은 하오 늦게 다시 부처로 나와 삼삼오오 모여 보다 구체적인 조직개편이 어떻게 이루어 질 것인지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모습. 특히 일부 관계자들은 의료보험국과 국민연금국을 통폐합해 2실 6국 체제가 2실 5국으로 축소된다는 소식을 전해듣고는 『말은 확대 개편한다면서 실제로는 기구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냐』며 자신들의 거취문제를 놓고 설왕설래. 한 관계자는 또 『이번 기회에 국가보훈처와 노동부의 장애자 관련 업무가 보사부 산하로 이관됐어야 한다』며 아쉽다는 반응. ▷교통부◁ 그동안 교통 행정의 일원화를 위해 건설부의 도로 부문을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하던 교통부는 건설부와의 통합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 대부분의 직원들은 건설부의 국토개발 및 도로개설 업무 등이 교통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양 부처가 통합되면 교통 행정의 일원화는 물론 그 효율성도 극대화 될 것으로 기대. 그러나 한편으로는 통합되는 부처의 이름이 건설교통부로 정해진 데다 건설부의 업무가 전문적인데 반해 교통부의 업무는 일반적이며 관광부문이 문화체육부로 이관되는 것을 지적,건설부에 흡수되는 게 아니냐며 앞으로의 역학관계를 우려하는 눈치. ▷체신부◁ 정보통신부로 개편하겠다는 정부조직개편안이 발표되자 체신부 직원들은 오랫동안 바라던 일이라며 크게 반기는 모습. 체신부는 그동안 김영삼대통령이 제14대 대통령선거시 체신부를 정보통신부로 개편하겠다는 선거공약을 내건 바 있어 내부적으로 정보통신정책실과 정보통신진흥국,정보통신협력실을 신설하는 등 조직보강준비를 해온 상태. 체신부 직원들은 앞으로 정보통신부가 상공자원부 과학기술처 공보처 등으로로부터 정보통신,소프트웨어개발,방송매체 등과 관련된 기능을 인계받아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을 비롯한정보화 추진과 종보산업육성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크게 고무된 모습. ▷문화체육부◁ 그동안 끈질기게 주장해오던 교통부 관광국 이관이 이루어져 환영하는 분위기. 상오 11시30분쯤 외부행사 참석차 나갔던 이민섭장관과 이날 아침 제주도에서 상경한 김도현차관은 개편소식을 듣고 대책을 논의. ▷환경처◁ 환경처 관계자들은 환경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더욱 커져가고 있고 세계환경보존문제 등이 세계무역시장에서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환경부로 승격하는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 환경처 직원들은 특히 그동안 조정업무만 수행해 오던 환경처가 「부」승격을 계기로 앞으로는 지도·단속 등의 업무까지 장악할 수 있음은 물론 광범위하고도 독자적인 정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조직법상 「처」의 경우 독자적인 부령을 갖지 못해 장관령 등을 통한 정책집행을 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하고 『부로 승격됨에 따라 기존업무 뿐 아니라 대기오염 등과 관련된 석유가스·무연탄 등 에너지 분야의 업무 등도 환경부가 간여하는 업무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부연. 환경처는 또 각 부처에 분산돼 있는 국립공원 관리문제,산림행정,상하수도 건설 및 관리문제 등도 이번 기회에 생태계보존과 효율적인 관리 차원에서 재조정 될 것』으로 기대. 주요 국·실장들은 이날 하오 퇴근을 미루고 정부부처 개편 발표를 지켜보며 서로 의견을 나누거나 곧 이어 단행될 당정개편과 관련된 인사폭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표명하는 분위기. ▷정무제2장관실◁ 이번 정부 조직개편으로 장관·차관으로 구성된 정식 정부부처로 대우받게 됐다면서 환영일색의 분위기. 종래 장관·보좌관으로 불렸던 장·차관 명칭이 장관과 차관으로 돼 정부부처로 제꼴을 갖추게 된 정무제2장관실은 대외적으로 여성업무 전담부처로서 존재가치를 비로소 인정받은 셈이라면서 앞으로 여성정책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에 부푼 모습. 김영순차관은 차관급 보좌관에서 차관으로 지위가 달라짐에 따라 정부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됐는데 『어깨가 무겁다』면서도 밝은 표정. ▷청와대◁ 3일 상오 예정에도 없던 「세계화추진」 고위 당정회의를 겸한 오찬이 갑자기 소집되면서부터 소집배경과 논의내용을 둘러싸고 관측이 무성. 청와대 주변에서는 이날 고위 당정회의에서 세계화의 구체적인 방향과 함께 행정기구개편 방향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을 하기는 했지만 막상 구체적인 정부조직 개편 확정안이 발표되자 의외라는 반응. 주돈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하오 1시50분 공식브리핑을 통해 정부의 조직개편내용을 10여분에 걸쳐 발표. 주대변인은 공식 브리핑을 마친뒤 기자실로 내려와 철저한 보안속에 추진된 정부조직개편작업및 배경등을 간략하게 소개. 주대변인은 특히 『체신부가 정보통신부로 개편된 데에는 국가발전 전략상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 주대변인은 『이번 정부조직 개편 작업은 행정쇄신위원회가 주관이 돼 지난 2년동안 꾸준히 연구해온 결과』라고 「행쇄위」의 중심적 역할을 강조.특히 『행쇄위가 공청회를 수없이 열고 언론계 학계 정부 각부처 당자사들로부터 여러 의견을 들어 취합·조정작업을 거쳤다』고 덧붙여 각계의 의견수렴및 검증을 거쳤음을 역설. 청와대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전격적인 정부조직개편 발표에 대해 『국민복지의 뒷받침이 없기 때문에 지금 정부가 주창하고 있고 대통령이 강조하는 세계화의 추세에 맞도록 전면 혁명적인 개편을 하기로 결정했을 것』이라고 개편의 시대적인 필요성을 강조. 그는 특히 『이번 개편은 대통령 취임 당시 문화체육부와 상공자원부를 합치는 부분적인 개편을 하기는 했지만 본격적인 개편은 여러가지 시대변천과 정부안에서 실제 일을 해보면서 개편한다는 여러 배려때문에 유보돼왔던 것』이라면서 이를 둘러싼 「장고」가 있었음을 시사. 청와대는 정부조직개편이 전격 발표된데 따른 공직사회의 동요를 막기 위해 이날 하오 2시 국무회의와 당무회의를 소집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등 후속조치에도 만전을 기하는 모습. 이에앞서 긴급 고위당정회의소집 소식이 전해진뒤 어떤 내용들인가를 묻는 기자들의 집요한 질문에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신문 만드는 사람들이 주말 하오가 어디 있느냐.기사거리가 있으면 신문 만드는 거지』라고 말해 뭔가 큰 기사거리가 있음을 일찌감치 시사. 이에 따라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청와대 공식발표가 있기 전부터 회사에 「비상」을 거는등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
  • 중기기능공 대학교재 펴냈다/대우중 창원공장 김후진조장

    ◎「16년외길」 알루미늄 용접기술 책으로/관련분야 첫 지침서… 7개대서 교재로 16년간 알루미늄용접만 해온 기능공이 특수용접에 관한 책을 썼다.이 분야에 관한 국내최초의 이 책은 내년부터 대학의 교재로 채택된다. 대우중공업 창원공장 특수사업부의 김후진 조장(36)은 지난 2년동안 「알루미늄용접에 관한 실무지침서」 집필에 전력을 기울여 최근 탈고를 마치고 출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그동안 국내에 관련서적이 전혀 없어 교육에 어려움을 겪던 대학의 관련학과들은 이 책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앞다퉈 교재로 채택키로 했다.내년 신학기부터 교재로 채택하는 곳은 조선대와 수원전문대 등 총7개 대학이다. 중학교를 마치고 집안사정으로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고 직업훈련원에서 용접기술을 배운 그는 지난 78년 대우중공업에 입사,당시 국내에 처음 도입된 알루미늄용접을 하게 됐다.기술자는 물론 이렇다 할 이론서 한권 없는 상태에서,관련학과 교수들을 찾아다니고 외국서적과 씨름하며 현장에서 수없이 시행착오를 반복했다. 그 결과 지난 91년이 분야의 기능장자격을 취득했고,후배들이 자신과 같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책을 펴내기로 했다. 『독일의 장인인 마이스터는 박사와 동일한 예우를 받는 것으로 들었습니다.우리나라도 기능인이 보다 존경받는 풍토가 됐으면 합니다』 지난 86년 창원기능대학을 졸업하고 기술지도사자격도 취득한 김조장은 용접분야의 기술과 이론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독일에서 전문기술을 더 익혀 진정한 장인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다.
  • 「우리의 선택」 성공해야 한다/현승일(특별기고)

    ◎“지금은 문민정부 격려할때”/정통성 있기에 개혁 가능… 「저의 있는 비판」 삼가야 우리나라 민주주의 전개에 있어서,가장 뜻깊은 일은 대한민국의 건국이었으며,그 다음번으로 뜻깊은 것은 YS 문민정부의 탄생일 것이다. 건국에서는 우리나라의 국체를 민주주의로서 기본틀을 삼았다는 점에서 중요하며 문민정부 탄생은 사상 처음으로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정부가 수립되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지니는 것이다.이 두사건 사이의 시간적 간격은 50년이었다. 민주주의 전개가 이만큼 힘든 일이고,앞으로도 과거에 겪었던 우여곡절을 또 겪게될지 모른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정치사적으로 나아갈 방향은 결국 민주주의의 전개인 이 방향일 것이다. 이것은 서구에서 민주주의 전개역사가 가장 험난하였던 프랑스에서 조차도 결국에는 첫단추를 끼웠던 대혁명의 원리대로 민주화의 길을 걸었던 예에서 보는 바와 같다. ○자작없는 정권 YS문민정부 이전까지 민주주의가 잘 되지 못했던 것은 민주주의의 핵심요소인 국민의 정부선택권이 유린된 사실이었다.일찍이 자유당때도 헌법조작,부정선거 따위로 국민의 정부선택권을 제약해 왔었으나 박정희씨 이래로는 군부의 일부 강자들이 숫제 정권을 자작해 버렸던 것이다. 그러한 자작정권 아래서 야기되는 문제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복종에 관한 문제였다. 즉 정통성이 없는 정권에 대해서도 국민이 복종할 이유가 있는가 하는 심각한 문제였던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해답 그자체 보다는 정부는 정통성을 지녀야 한다는 인식으로 정리되었고 이것은 곧 국민의 정부선택권을 요구하는 민주화투쟁으로 연결되었다. YS정권의 성립으로 실로 오랜만에 정통성 있는 정부를 갖게 되었으며 과거 정통성 부재에서 야기되었던 정부의 대내외적 약점들을 일시에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내치에 있어서 이제 정부는 정의의 문제,도덕의 문제,반역의 문제를 다룰수 있게 되었다.정부가 국가와 사회의 기본에 관련된 이러한 문제를 다루지 못한다면 정치를 한다고 할수 없는 것인데도 자작정권들은 자신들이 먼저 거기에 저촉되기 때문에 거론부터가 곤란한 문제였다.그러므로과거 정권들은 정치의 성과를 정량적 척도의 향상에 두어 언제나 생산성·효율성·실적등을 지나치게 강조하였고 반면에 정의·도덕·법통·권위등과 같은 삶의 올바른 지혜와 덕성과 아름다움에 관련된 상위가치등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 버렸다. ○민주투쟁의 결정 YS정부가 공직사회의 정의로움을 위해 사정과 재산등록을 실시하고 검은 돈의 거래와 번식을 막기위해 금융실명제를 실시하고 타락·금권선거를 타파하기 위해 새로운 선거법을 채택하고 군부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특권적 사조직부터 배제시킨 개혁조처 등은 정권의 정통성이 없이는 도저히 수행할 수 없는 사안들이었다. 이러한 개혁조처들에는 불가피하게 부작용도 따르고 있지만은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이러한 정책들의 본질적 가치가 저하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래에 들어 YS정부는 많은 비판과 공격을 당하고 있다.공격재료는 대개 다음의 몇가지다.즉 공무원의 복지부동 현상등 개혁의 부작용에 관한 비판,혹은 개혁이 퇴색해가고 있다는 정책 비일관성에 관한 비판,부처간의 정책이 조율이 안된채 튀어 나온다는 정책조율부족에 관한 비판,인사가 적절하지 못하여 패착이 자주 일어난다는 비판,국제화·지방화등에 좀더 적극적으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등이다. 여기에 덧붙여 국가에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당한다.불행으로 인한 원망과 비판의 심리를 정부로 향하도록 공격을 전이시키는 의도가 작용하기도 한다.얼마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때 모일간지는 『이런 정부를 믿고 어떻게 사나』하는 제목을 크게 달았다.성수대교가 무너진 것은 복합적인 원인,국민전체가 반성하고 책임져야 할 해묵은 원인들에 의해 무너진 것이라고 보는 것이 보다 정직할 것인데,언론이 이런식으로 나오는 것은 참으로 옳지않은 태도라 하겠으나 그렇게 하였다. YS정부가 비판·공격받고 있는 사안의 내용들을 보면,과거의 정권에서 문제되었던 것들에 비해 치유와 개선이 훨씬 용이한 성격의 것들이다.과거 정권에서는 권력형 부정부패,정경유착,인사에 있어서 특정지역독식,범죄와의 전쟁사태,친인척비리 등이 주조로서 권력핵심부에 관련된 문제가 대부분이어서 치유가 훨씬 어려운 문제들이었다.그럼에도 현재 YS정부가 받고 있는 공격의 강도는 과거보다 강하며 또한 훨씬 더 조직적인듯 하다. YS정부를 의도적으로 공격하는 부류는 대개 3종이다.첫째는 북한의 지령에 따라 움직이거나 동조하는 친북세력,둘째는 YS정권으로부터 소외되었다고 생각하거나 섭섭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득세력,셋째는 차기의 집권을 겨냥하는 야권세력등이다. 첫째 북한은 김일성 사망전에도 그랬지마는 특히 사망이후 한국을 교란시킬 전략을 강화하여 대남 3대 목표로 공언하고 있는데 「김영삼 정권타도」「UR반대」「연방제통일」이 그것이다.김일성을 승계한 김정일은 그의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주석직에 취임조차 하지 못하는 내부적 약점을 은폐하기 위해서인지,혹은 남한의 안정과 성장을 두려워한 때문인지는 분명치 않으나,김영삼정부의 타도와 퇴진운동을 전개할 것을 친북세력에게 선동·지령하고 있다. ○왜 공격 하는가 둘째,3공이래 집권층에 속했던 기득세력은 대선전에 민주화에의 동참과 국민대화합의 차원에서 정치권에서 YS진영과 3당 통합을 하였으나,대선직전에 노대통령및 그의 최측근 인사의 이탈로 말미암아 구 기득세력은 YS정권창출에서 장자노릇을 할 수가 없었다.따라서 구 기득세력은 YS정권창출에서 거듭 태어나지 못하고 여당의 비주류 집단처럼 되어버렸다.정치권에서 3당통합이 이와같이 기득세력의 기득권확보로 연결되지 못하자 기타의 기득세력들은 YS정권의 사정개혁 등에 대해 경계심을 갖게 되었으며 잠재적인 반 YS세력으로서 약점만 잡혔다하면 강도높은 비판의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셋째,야당의 정부비판은 당연하며 더 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과연 YS정부가 비판의 목소리 크기만큼 잘못하고 있는가? YS정부가 과거 정권보다 더 못한다는 말인가? 광주사태와 같은 천인공로할 만행을 저지르고,정권연장을 위한 내각제 개헌에만 골몰하여 세상만사가 물에 떠내려가고,오합지졸의 집단 이기심으로 사업장마다 파업으로 해가 뜨고 해가 지던 과거의 정부가 더 잘 했단 말인가? 천만의 말씀이다. 그러하나잘 해왔다고 하더라도 YS정부는 더 잘해야 하고,잘 못해왔다고 하더라도 더 잘해야 한다.이유는 자명하다.건국 50년만에,긴긴 민주화 투쟁끝에 성취된 문민정부가 실패로 끝난다면 인간 삶에 있어서 사회적 이상과 도덕적 지조와 희생적인 노력의 의미는 어떻게 되어버린다는 말인가! YS문민정부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이탈하려는 원칙을 다시 바로 세우고 불만세력을 좀더 포용하며,악의 세력에 대해서는 좀더 단호해야하며,미래에 대비하여 좀더 적극적이고 좀더 창조적이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2차대전이후 서독에서 아데나워정부가 성공을 거둠으로써 독일 국민의 의식으로부터 과거 나치스정권의 효율성에 대한 향수를 씻어낼 수 있었고 민주주의의 가치들이 자리잡아 갔던 것이다.이 나라의 장래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국민이라면 YS문민정부가 아데나워 정부처럼 성공을 거둘수 있도록 격려하고 돕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 22년만에 남산다운 남산 본다/외인아파트 철거되던날

    ◎수천시민 몰려 폭파 지켜봐/콰광 쾅쾅… 4분간격으로 폭삭/B동 폭파지연에 한때 불안감 72년 지어져 22년 동안 남산의 남쪽 얼굴을 흉물스럽게 가로막고 있던 남산외인아파트 16·17층짜리 2개동은 4분간격으로 눈깜짝할 사이에 차례로 시야에서 사라졌다. 서울시민과 서울시,시공회사 관계자,TV로 이 순간을 지켜보던 국민 모두가 한꺼번에 환호성을 질렀다. 서울 심장부에 있는 남산을 본래의 모습대로 되살리고,잘못된 도시계획을 바로잡기 위한 신호탄이 울렸다는데서 뿌듯함이 일었고 국내 고층건물에 처음 도입된 발파해체작업의 성공에 찬사를 보냈다. 「잘 지은 건물」이었으나 곧 남산의 자연경관을 해치는 「흉물」이 돼버렸던 이 아파트는 결국 서울정도 6백년을 맞아 「남산 제모습 찾기」의 일환으로 그 짧은 생을 마감했다. ○…20일 하오 3시.10에서부터 1까지 초단위 카운트다운이 이뤄지고 정각에 발파 버튼이 눌러진 순간 A동 16층짜리 아파트는 「꽝 꽝 꽝…」하는 폭파굉음과 함께 큰 새가 양날개를 접듯 건물 가장자리부터 땅으로 꺼져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15초가 채 되기도 전에 중앙부마저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 아파트는 가장자리에서 중심으로,아래층에서 위층으로 마치 도미노처럼 쓰러지며 직사각형에서 사다리꼴로,다시 삼각형으로 시시각각 모습을 바꾼 뒤 끝내 먼데서는 흔적도 믿을 수 없게 사라졌다. ○…이어 『당초 2개동을 동시에 폭파철거할 예정이었으나 먼지가 가라앉은 뒤 두번째 발파를 하겠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B동마저 허물기 위한 버튼이 눌러졌다.사람들은 『혹시 실패하는게 아니냐」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으나 역시 A동처럼 15초도 되지않아 흔적을 감추고 말았다. 서울 남산이 본래대로 그 위풍당당한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한편 강풍이 부는 가운데 운집한 구경꾼들이 폭파순간을 초조하게 기다리던 하오 2시59분쯤 폭파 시작을 알리는 사이렌이 두차례 울리고 곧이어 동쪽 아파트건물에서 7∼8차례 굉음이 들리더니 건물이 주저앉듯 내려앉자 구경하던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1차폭발이 있은 뒤 4분쯤 지나자 다시 서쪽아파트건물에서 연속 굉음과함께 건물이 내려앉자 사방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 오늘 15초만에 해체/남산 「22년 흉물」 외인아파트

    ◎하오 3시 국내 최초 폭파공법으로/다이너마이트 4백70㎏ 연쇄 폭발/안전위해 인근일부도로 교통통제 서울 남산의 경관을 해치는 흉물로 지적돼왔던 외인아파트 2동이 건립된지 22년만인 20일 하오3시 국내 최초의 폭파공법으로 철거된다. 연건평 1만8천평의 이 아파트는 2천3백개의 구멍에 설치된 4백70㎏의다이너마이트가 1백10차례에 걸쳐 연쇄적으로 폭발하면서 15초만에 완전 해체될 예정이다. 아파트 폭파를 맡은 코오롱건설측은 지난 9월12일부터 연인원 4천여명을 동원,폭파에 따른 세부준비작업을 벌여 폭파시 주변으로 파편이 튀지 않도록 유리창과 천장 및 바닥재를 제거했으며 아파트기둥에 2천3백개의 구멍을 뚫어 4백70㎏의 다이너마이트를 장치한뒤 19일 마지막 도화선연결작업까지 마무리했다. 폭파방법은 화약과 뇌관사이에 폭발지연제가 장치돼 폭발시 순간적인 시차를 두어 가장자리에서 중심부로,아래층에서 위층으로 폭파가 진행돼 직사각형에서 사다리꼴로,다시 삼각형으로 변해가며 해체된다. 다이너마이트가 1백10차례에 걸쳐 연쇄폭발하는 시간은 8초,건물이 완전히 내려앉는데까지는 모두 15초가 걸릴 전망이다. 한편 서울시는 이 작업과 관련,발파시작 30분전인 하오2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 하얏트호텔입구∼한남동고가도로와 남산1호터널,발파 15분전인 하오2시45분부터 3시30분까지는 용산2가동사무소입구∼하얏트호텔입구의 교통을 각각 통제한다. 또 인근주민의 안전을 위해 ▲80m이내는 발파시작 2시간전인 하오1시부터 ▲1백30m이내는 하오2시부터 ▲2백m이내는 하오 2시45분부터 출입이 통제된다.
  • 충북 옥천군 안터 고인돌 인면상(한국인의 얼굴:6)

    ◎작은 돌에 새긴 실눈의 여인/지하 무덤방서 출토… 피장자 묘사/4천년전 신석기시대 유적 추정 우리나라 신석기유적은 해안지대의 조개더미(패총)가 주류를 이루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다.저 유명한 서울 강동구 암사동 집자리나 무덤과 같은 신석기시대의 내륙 유적도 많다.이러한 유적 가운데는 충북 옥천군 동이면 석탄리 안터 금강상류에 자리잡았던 고인돌(지석묘)과 선돌(입석)이 있다. 고인돌은 주검을 묻는 무덤시설이다.고인돌은 청동기시대에 유행한 무덤형식(묘제).그런데 옥천 안터 고인돌은 좀 별나게 청동기시대 보다 이른 시기에 축조한 것으로 보인다.깊게 그어 무늬를 새긴 빗살문(즐문)계통의 토기가 나와 지금으로부터 약 4천년전인 신석기시대 말기 유적으로 결론을 내렸다.그래서 선사시대의 문화상은 칼로 두부모를 가르듯 명확한 구분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고인돌유적에서는 사람얼굴을 표현한 인면상 하나가 나왔다.길이 12㎝,너비 9㎝,두께 2㎝ 정도의 강돌을 생긴대로 이용한 이 인면상은 여자 얼굴이다.돌 표면을 쪼기수법으로 두 눈과 입을 만들었다.가느라단 실눈을 애써 표현한 흔적이 남아 여자로 보고있다.그리고 여자 몫의 식생활관련 유물이 함께 출토되었다는 점도 이 인면상을 여자로 해석한 이유의 하나다.이들 유물은 모두 고인돌 아래 땅바닥 무덤방에서 나온 것이다. 이로 미루어 고인돌 아래 묻힌 주검의 주인공이 여자라는 사실은 밝혀진 셈이다.1977년 이 유적을 발굴한 충북대 이융조교수팀은 뚜껑돌에 옴팍하게 새긴 구멍의 크기와 숫자를 가지고 피장자의 나이를 30대 후반에서 40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여인의 주검 주변에는 노란색 염토를 덩어리째 뿌리고 문제의 인면상,토기,갈돌,×모양을 새긴 돌을 묻었다.그리고 나서 흙을 덮은 뒤에 다시 붉은 흙을 뿌렸다. 이 여인을 고인돌무덤에 장례를 치러준 안터사람들은 2백10m 떨어진 일직선상에 선돌을 세웠다.2백62㎝의 키를 가진 선돌은 배부른 사람이 고인돌을 바라보는 형상이다.배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지름 90㎝의 원을 쪼기 수법으로 돌렸다.원의 지름은 전체높이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수치다.얼굴부분은 길이 45㎝로 다듬어 배 지름의 2분의1이 되게 만들었다.그러니까 얼굴은 전체길이의 8분의1이 되는 셈이다. 우리는 여기서 신석기시대를 살았던 안터사람들에게 경탄을 보낼 수 밖에 없다.이들은 2분의1,3분의1,4분의1,8분의1 등의 줄인비를 응용할줄 아는 수리에 밝은 사람들이었다.특히 선돌 배부분을 쪼아서 원을 정확하게 그린 안터사람들은 기하를 일찍 터득했다.도형으로서 원은 그리 흔치 않으나,BC2000년경 아일랜드 그랜지 무덤유적의 둘레돌과 경남 밀양 조음리 고인돌의 덮개돌 등 몇몇 예가 있다. 안터사람들이 고인돌을 쌓고 선돌을 세우는 등의 거석문화를 일으킬 무렵 신석기인들의 인지는 상당히 발달했다.수리에 밝았던 안터사람들은 고인돌 덮개돌과 선돌을 이웃 돌산에서 옮겨오는데 나무썰매를 이용했다.무거운 돌을 옮기자면 공동노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우두머리의 지휘를 받았을 것이다. 신석기시대는 언어도 보편화되었다.지금 모양의 세계지도와는 다른 3만5천∼10만년전 구세계에 살았던 구석기인 네안데르탈사람들도느릿느릿 말을 했다는 학설이 있다. 그러고 보면 신석기인들은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일제때 함북 웅기 조개무덤에서 개뼈가 나와 신석기인들은 가축도 길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신석기시대부터 개가 컹컹 짖어댔을 안터마을.지금은 대청댐 수몰지역이 되었다.
  • 대치정국속 의원 친목모임 “눈길”

    ◎서울법대 출신 37명 회동…“최고모임” 다짐/「한백회」 16명 모임선 「12·12」관련 설전도 여야의 대치로 정기국회가 공전되고 있는 가운데 의원들이 끼리끼리 단합모임을 잇따라 가져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낮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는 서울법대 출신 여야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기모임을 결성. 국회의원 2백99명 가운데 서울법대 출신은 37명으로 단일 단과대학별로는 최다수.참석자들은 한해에 두차례 이상 정기적으로 모이기로 하고 가장 연장자인 민자당의 김효영의원을 회장에 추대. 모임에는 민자당의 이한동 곽정출 이인제 금진호 정석모 김효영 강경식 박희태 강용식 백남치 박종웅의원등과 민주당의 정대철 이협 정기호의원등 25명과 최병렬시장,정종택전의원이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정석모의원은 『서울법대 출신에다 몇명만 보태면 교섭단체 2개는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학창시절 최고를 자부하던 우리들이 정치에서도 최고를 자부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이자』고 모임의 의의를 설명. 이 자리에서 민자당의 이한동 원내총무는 국회공전과 관련,『총무가 할 일이 없다』고 곤혹스런 심정을 토로하자 민주당의 정대철고문은 『여야가 생각은 다를 수 있으나 이런 모임을 계기로 대화를 확대하자』고 위로. ○…이날 상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는 노승우 김길홍 허화평 백남치 이인제 강신옥 이명박 이순재 최돈웅 김영일 최재욱 박범진 조영장 박주천의원등과 최병렬서울시장등 16명이 「한백회」 조찬모임을 가졌다.초·재선의원들로 구성돼 정책연구와 친목을 표방하고 있는 「한백회」의 이날 모임은 최시장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으나 몇몇 참석자들이 「12·12」의 법적처리문제를 놓고 한때 설전을 벌였다고.당사자인 허화평의원은 다른 약속을 이유로 중간에 퇴장. ○…이에 앞서 9일에는 민주계의 황명수 김정수 김봉조 문정수 정재문 강인섭의원과 서석재당무위원등이 잠시 귀국한 황병태 주중대사를 위해 서울 K호텔 음식점에서 오찬회동.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노재봉·허화평의원의 「돌출발언」으로 제기된 당의 정체성 문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고.또 백남치 김운환 이인제 손학규 구천서 이재명 김기도 김형오 박종웅 송영진 오장섭 원광호 유승규 이용삼의원과 서상목보사부장관등 민주계 중심의 초·재선의원들도 손의원의 주선으로 9일 저녁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초·재선의원들이 계파를 초월해 당의 화합을 돕기로 의기투합.
  • “송총장 물러나면 학교발전 차질”/선임 무효판결 안팎

    ◎교무위,대책회의서 “송총장 지지” 결의/대부분 교수,“학내갈등 심화될까 우려” 연세대 송자총장에 대한 법원의 총장선임 무효판결이 내려진 9일 학교측은 앞으로 미칠 파문을 우려했고 교수·재학생·총동창회측은 서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면서 사태의 추이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학교측과 소송을 제기한 김형렬교수 등 4명은 이번 판결이 확정판결이 아닌 점을 감안,각기 나름대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학교측은 이날 하오 2시 처장회의를 연데 이어 하오 3시30분에는 임시 교무위원회를 갖고 『지난해 10월 송자총장의 재신임을 결정한 재단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송총장을 계속 지지할 뜻임을 밝혔다.그러나 학교의 이미지와 직결된 총장이 도덕적으로 큰 상처를 입은데 대해 우려하는 한편 파문이 확대되지 않았으면 하는 분위기. ○…특히 재단측은 총장선임 무효판결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총동문회도 금명간 회장단회의를 소집해 송총장 국적문제를 둘러싼 내부방침을 정리할 계획. ○…이에앞서 하오 2시30분쯤본관 교무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송총장은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입장한뒤 『모든 것을 재단에 맡기겠다』고 짤막하게 심경을 피력하고 10분만에 퇴장. ○…반면 소송을 제기했던 김교수 등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결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으며 이날 하오 6시 서울 YMCA에 있는 김병헌변호사 사무실에 모여 후속조치 등에 대해 논의. ○…총학생회도 이날 하오 비상총학생회를 열고 송총장의 거취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나 입장표명은 유보.그러나 송총장문제가 자칫 학내분규로 번져 학교이미지에 먹칠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송총장이 학교발전을 위해 그동안 기울여온 열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 ○…송총장의 판결에 대한 교수와 학생들의 반응도 각양각색. 교내 서클인 「기독교 학생회」는 송총장의 도덕성을 비난하는 대자보를 사회과학대에 게시하는가 하면 일부 학생들은 『연세대의 발전을 위해 총장의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며 송총장을 옹호하기도. 그러나 대부분의 교수들은 이번 판결로 송총장 지지파와 반대파간 갈등이더욱 심화돼 학교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 한 교수는 『이번 판결로 송총장은 개인적으로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게 됐으며 국적문제를 둘러싼 시비가 항소 등으로 이어질 경우 총장자격 논란은 더욱 가열될 것 같다』고 걱정. 교무처의 한 교직원은 『송총장 지지파와 반대파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대 「송총장 파문」 전말/92년 취임금지 가처분신청… 각하/교수 5명 퇴진운동… 재단 재신임/93년 무효확인소송… 송총장 반소 연세대 송자총장에 대한 국적시비 파문은 92년7월 이 학교 총동문회 부회장이었던 김병헌변호사가 총장으로 확정된 송총장에 대해 『이중 국적자로 총장 자격이 없다』며 법원에 「총장직 취임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면서 시작됐다.당시 이 신청은 「소송인의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각하됐다. 이어 연세대 교수평의회는 지난해 2월5일 5명의 교수로 특별위원회(위원장 김형렬교수)를 구성,다시 진상파악에 나섰고 같은해 10월5일에는 「정의실현과 도덕성회복을 위한 교수모임」이 결성돼 송총장 퇴진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면서 확산됐다. 같은해 10월 소집된 전체교수회의는 논란 끝에 송총장의 거취를 본인에게 일임하기로 결정했고,같은달 27일 열린 재단이사회에서는 송총장의 국적문제는 『정관 정신과 자격규정에 어긋나지 않아 아무런 하자가 없다』며 재신임을 표명했다. 당시까지 미국국적 취득사실을 부인해왔던 송총장은 『77년 의사인 아내의 주한미군부대 취직문제 때문에 미국국적을 취득했다』면서 『84년 미대사관에서 포기선언을 했으나 실수로 한국국적 회복절차를 밟지 않아 93년 3월까지 법적으로 무국적 상태였을 뿐 이중국적 취득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교수를 비롯한 일부 교수들은 지난해 12월5일 『여러차례에 걸쳐 거짓말을 한 사람은 사회적 지도자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총장자격이 없다』며 법원에 총장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송총장은 『미국국적을 포기한 뒤 93년 8월 한국국적을 되찾았으므로 총장 자격에 결격사유가 없다』며 자신을 고소한교수 4명을 상대로 10억원의 예비적 반소를 제기했다가 취하하는 등 갈등관계가 심화됐다.
  • 신선·도교사상 학술서적 출간 붐

    ◎「불사의 신화와 사상」·「신선사상과 도교」「여동빈…」등/합리주의 폐해 극복·중국 연구성과 영향/기원·종교적의미 분석… 「환술전」등 번역본도 나와 신선사상과 도교를 다룬 책들이 조용히 붐을 일으키고 있다.최근 출판가에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신선·도교사상을 학문적으로 파헤친 책들과,중국의 신선·도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설화집이 잇따라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학술서적으로는 「불사의 신화와 사상」(민음사 펴냄),「신선사상과 도교」「도가사상과 도교」(이상 범우사),「한국의 선도문화」「여동빈이야기」(이상 살림)들이 한두달새에 출간됐다.그동안 신선사상·도교를 주제로 한 학술서적이 거의 없었던 데 비하면 이는 놀라운 변화라고 학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화여대 중문과 정재서교수가 쓴 「불사의 신화와 사상」은 「산해경」「포박자」「열선전」「신선전」등 중국의 옛책들을 교재삼아 신선사상의 본질 및 변천과정과 문학에서의 수용양상등을 분석한 책.정교수는 신선사상을 「죽음을 초월하고자 소망하는의식 및 이를 이루고자 하는 다양한 방법을 총칭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신선사상을 믿는 사람들은 기성 권위에 대한 반항과 비판의식을 통해 그 시대에서 가리워진 가치를 찾은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비해 「신선사상…」과 「도가사상…」등 2권은 신선사상의 기원에서 부터 ▲노자·장자의 사상 ▲한국을 비롯한 중국·일본 등지에서의 변천 ▲기타 종교와의 관계등 주로 사상·종교적 측면에서 다루었다.특히 「단군이 신선이 되었다」는 단군신화의 내용,한반도 원시종교에 남은 흔적,중국 전국시대에 한반도와 가까운 제·연나라에서부터 신선사상이 널리 퍼진 점들을 들어 「한반도에서 신선사상이 탄생했다」는 학설을 강력하게 제기했다. 이 책들은 한국도교학회(회장 도광순 한양대교수)회원들의 논문에 외국 저명학자들의 논문을 한데 엮은 것이다. 「한국의 선도문화」와 「여동빈 이야기」는 대구대 최창록교수가 선도문학강좌 시리즈 1∼2권으로 펴낸 책들로,「한국의 선도문화」는 우리나라에서의 선도수련의 역사 및 방법을,「여동빈 이야기」는 문학의 관점에서 한국 시문에 나타난 신선사상·도교철학을 분석했다. 이같은 학술서말고도 중국의 신선·도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중국 고전들이 새로운 읽을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신선·요괴들이 등장하는 대표적인 괴기담인 「요재지이」는 최근 출판사 3곳에서 번역본이 나왔다.포도원은 절판됐던 고 김광주씨의 번역본을 새로 2권으로 냈고 범우사도 진기환씨의 번역을 범우문고 120권째로 발간했다.또 해누리는 중국 연변의 교포작가가 번역한 내용을 「고담야담」이란 이름으로 간행했다. 이밖에 중국의 옛문헌에 등장하는 신선이야기를 묶은 「환술전」과 「기인전」(이상 박난영 옮겨엮음·포도원 펴냄)도 나와 있다. 이처럼 신선·도교를 소재로 한 책들이 계속 나오는데 대해 정재서교수는 『근대이후 세계사를 이끌어온 과학적·합리적·인문주의적 사고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신선사상이 이를 극복할 새 패러다임으로 등장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또 80년대부터 중국 학계에서 도교연구 바람이 불어 그 성과가 국내에 활발하게 소개되는 것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 한·일 국보급 불상 교환전시 추진

    ◎한/금동삼산관 반가사유상/일/미륵 반가상/“고대 일 문화원류는 한반도 입증될듯 국립부여박물관 소장 국보 83호 금동삼산관반가사유상과 일본의 국보 1호 목조미륵반가상의 한일 교환전시가 추진되고 있다. 정양모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지난해 가을 두 불상을 두 나라가 돌아가며 전시하자는 이야기가 처음 나온뒤 지금까지 일본측과 두차례에 걸쳐 접촉을 가져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놓고 있다』면서 『그러나 일본 것은 소장자가 국가가 아니고 사찰인데다 아직까지 한번도 해외에 나간 적이 없어 설득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그러나 『교환전시가 아닌 우리 유물만의 일본 반출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교토 교류지(광륭사)소장 목조미륵반가상은 한국의 삼산관반가사유상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한국과 일본 학계의 정설이다.양국학계에서는 『일본인이 삼산관반가사유상을 보고 모방했다』는 주장에서부터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인이 만들었다』『한국인이 만들어 일본으로 가지고 갔다』는 견해가제기되고 있는 상태.여기에 최근에 내한한 일본국보수리전문가 다카하시 준코씨는 『두 명품은 같은 사람이 만든 것』이라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학계는 이 두 유물의 공동전시가 성사되면 고대 일본문화의 원류가 한반도라는 사실이 더욱 명백히 입증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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