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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보 수집 통제·워터마크까지… 세계는 ‘AI 목에 방울 달기’ 전쟁 [AI 블랙홀 시대-인간다움을 묻다]

    정보 수집 통제·워터마크까지… 세계는 ‘AI 목에 방울 달기’ 전쟁 [AI 블랙홀 시대-인간다움을 묻다]

    지난해 11월 말 챗GPT 출시 1주년을 앞두고 오픈AI 이사회와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충돌한 기저에는 인공지능(AI)이 인류에 번영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머’(Boomer)와 생존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두머’(Doomer)의 갈등이 깔려 있었다.#잠재적 위험챗GPT 이어 AGI 등장 눈앞인간의 의사결정 대체 우려 9년 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막역하게 지내던 두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래리 페이지 구글 창립자가 서먹해진 것도 AI 논쟁 때문이었다. 2015년 7월 머스크의 생일 파티에서 만난 둘은 AI의 미래에 대한 대화를 시작했다. 페이지는 “AI와 인간이 결합한 신인류의 탄생”을 주장했고 머스크가 이에 “기계가 인류를 파괴할 것”이라고 맞서면서 분위기는 과격해졌다. 페이지는 머스크를 “종차별주의자”라고 부르면서 그와 절연했다. 그해 머스크는 올트먼과 오픈AI를 공동 창립하면서 구글 딥마인드의 수석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까지 영입해 이사회에 합류시켰다. 비영리 기업으로 출발한 오픈AI가 챗GPT의 혁신이 거듭될수록 사업을 확장하고 자금 조달, GPT 스토어를 통한 영리화 등을 추진하자 수츠케버가 이끄는 오픈AI 이사회는 ‘초심을 잃은’ 올트먼의 축출을 결정했다. 수츠케버 같은 효율적 이타주의자들은 종국에는 AI가 일자리 상당수를 없애고, 허위 조작 정보를 퍼뜨려 민주주의 공론장을 왜곡시키며, 결국에는 인간의 의사결정마저 대체해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범용인공지능(AGI)이 등장하고 결국 인류를 파멸시킬 특이점(singularity)이 도래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AI를 규제해야 한다는 생각의 기초가 됐고,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AI 규제법을 고민하게 하는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AI의 잠재적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려 하지만 인간이 주도하는 행정부와 의회는 AI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미국 의회는 의원들이 AI의 작동 원리를 거의 이해하지 못한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첫 규제법편견 고착화 금지·출처 표시 등EU, 초안 승인… 위반 땐 벌금 미 의회가 공개한 기업 로비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의 로비스트 169명 중 상당수가 백악관 관료와 의원들을 만나 AI 법안을 논의했다. 올트먼도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의원이자 전 하원의장, 테드 류 민주당 하원의원 등 100명 이상의 의원을 만났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등 그가 지난해 만난 국가 수반만 해도 수두룩하다. 한 기술 로비 단체는 올해 AI의 이점을 홍보하기 위해 2500만 달러(약 330억원) 규모의 캠페인을 추진하기도 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자율 규제 움직임을 주도하는 사이 EU는 지난해 12월 각국이 합의한 세계 최초의 포괄적 AI 규제 법률안을 도출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누구도 AI 규제에 별다른 관심이 없던 2018년부터 전문가 수천 명의 의견을 수렴해 2021년 4월 125페이지에 달하는 AI 규제법 초안을 발표했다. 당시 법안에서는 금융, 소매업, 자동차, 항공 등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 사용되는 AI 기술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 표준을 설정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EU는 이 법이 AI를 다루는 글로벌 모델이라고 환영했지만 14개월 뒤 챗GPT가 생성형 AI 붐을 일으키자 처음부터 다시 논의에 들어가야 했다. AI에 관한 가장 공격적인 규제를 시도해 온 EU조차도 AI 발전을 예상하고 규제안을 마련하는 데 속수무책이었다는 방증이다. 챗GPT, 구글 바드 등 강력한 AI 도구가 등장한 현실에 맞춰 EU 의회는 AI 규제법에 범용 AI 관련 조항을 추가해 지난해 6월 14일(현지시간) 초안을 통과시켰다. #나라별 대응美, 안전·보안 중점 표준 추진日, 초안 작성… 中, 일부 제한 딥러닝을 이용한 합성 기술인 ‘딥페이크’로 조작된 사진과 음성, 영상을 생성하는 챗봇과 소프트웨어는 사람들이 보고 있는 것이 AI에 의해 생성된 것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경찰과 정부의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 사용은 특정 안전 및 국가안보 예외 사항 아니고는 제한된다. 특히 정치, 종교, 성적 지향, 인종 등 민감한 특성을 기준으로 사람을 분류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 EU 정책 입안자들은 AI를 규제하기 위한 ‘위험 기반 접근법’에 동의했는데 이 접근법에서는 정의된 애플리케이션이 가장 많은 감독과 제한을 받게 된다. 고용과 교육 등 개인과 사회에 가장 큰 잠재적 해악을 끼칠 수 있는 AI 도구를 만드는 기업은 규제 당국에 위험 평가에 대한 증거, 시스템 훈련에 사용된 데이터의 내역, 소프트웨어가 인종적 편견을 고착화하는 등 해악을 끼치지 않았다는 증거를 EU에 제출해야 한다. 또한 시스템을 만들고 배포할 때도 사람의 감독이 필요하다. 얼굴 인식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기 위해 인터넷에서 이미지를 무차별적으로 스크랩하는 것과 같은 일부 관행은 전면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AI 규제법에는 규정 위반 기업에 전 세계 매출의 최대 6%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최종 법안은 13일 유럽의회 담당 위원회 표결을 거쳐 이르면 오는 3월 의회 본회의에서 의결하고 실제 적용은 2026년쯤에야 될 전망이다. 자국 AI 스타트업을 보호하기 위해 과도한 규제에 반대했던 프랑스는 기술 투명성과 기업 기밀 간 균형을 맞추는 한편 고위험 AI 체계에 대한 행정적 부담을 줄인다는 조건을 확보하면 찬성 의사를 표명할 계획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0월 30일 조 바이든 행정부가 AI 모델의 안전, 보안, 테스트 표준 등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춘 AI 관련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연방정부가 워터마크를 제작해 배포함으로써 정부 기관에 방향과 지침을 제공하고 규제 목표를 개괄적으로 제시하는 등 더 광범위하고 유연한 접근 방식이다. 이어 최근에는 상무부 소속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를 중심으로 AI 안전 표준을 수립하는 ‘AI 안전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MS, 구글, 애플, 아마존, 메타, 엔비디아, 인텔, IBM, 오픈AI, 앤트로픽, JPO 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빅테크와 금융 업계를 망라하는 200여개 기업 및 연구소가 참여했다. #의미와 한계‘글로벌 가이드라인’ 첫걸음빠른 기술변화 대응은 미지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지난해 자체적으로 ‘AI 안전 서약’을 내놨으나 미국 의회 의결이 더뎌지면서 행정부 주도로 AI 표준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일본은 AI 기술에 대한 구속력 없는 가이드라인 초안을 작성 중이며 영국은 기존 법률이 AI 기술을 규제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하면서 아직까지 표준화에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중국은 데이터 사용과 추천 알고리즘 등 특정 유형의 AI에만 제한을 두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EU의 AI 규제법 초안 통과 당시 “EU가 AI를 규제하는 최초의 법률을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걸음을 뗐다”면서 “(EU의 AI 규제법 초안은)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에 가드레일을 설치하려는 전 세계 정책 결정자들에게 잠재적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빠르고 빈번하게 변화하는 AI 환경에 쉽게 적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평가가 대체적인 현실이다.
  • 상장 16년 만에 매출 7조… 코스닥 대장주로 뜬 ‘에코프로 신화’[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상장 16년 만에 매출 7조… 코스닥 대장주로 뜬 ‘에코프로 신화’[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전구체 경쟁 격화로 사업성 악화하이니켈 양극재 기술 개발 총력배터리 셀 강자 소니에 공급 성과발 빠른 생산설비 확충 시장 선점포항에 모든 생산 시설 한데 모아물류비 절감·생산 효율성 극대화헝가리·캐나다로 생산기지 확장 “이제 에코프로는 오창과학산업단지 송대리 어느 구석에 있는 회사가 아닙니다.” 2019년 1월 에코프로 창업주인 이동채(65) 당시 회장은 신년사에서 “우리는 더이상 중소기업이 아니다. 중견기업을 넘어 대기업으로 가는 한 해가 되지 않겠나”라며 직원들에게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다니라고 했다. 지난 20년 동안 수많은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뚜벅뚜벅 외길을 걸어온 1세대 벤처기업인의 자신감이 묻어난 신년사였다. 그는 장자에 나오는 ‘붕정만리’(鵬程萬里·붕새가 만리 하늘을 단숨에 날다)를 언급하며 다함께 원대한 꿈을 갖고 멀리 날아가 보자고 했다. 붕새를 꿈꾼 이 전 회장은 지난해 수감되면서 도약의 날개를 접었지만 5년이 지난 현재 회사는 그의 말처럼 오창에서 경북 포항을 찍고 헝가리, 캐나다로 뻗어나갔다. 코스닥에 상장된 에코프로(시가총액 2위)와 에코프로비엠(1위)은 대장주로 우뚝 섰다. 에코프로는 주당 가격을 5분의1로 낮추는 액면분할을 추진하고 에코프로비엠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의 이전 상장을 검토하기로 했다. ●사즉생의 각오로 소니를 붙잡다 1998년 설립된 에코프로가 매출 1000억원대 기업으로 올라선 건 2015년이다. 2007년 코스닥 상장을 하고도 8년이 지난 시점이다. 그사이 에코프로는 큰 위기를 겪었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양극재 생산설비 증설에 쏟았지만 양극재의 주요 원재료인 전구체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라인을 돌리면 돌릴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였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에코프로는 전구체 대신 하이니켈(니켈 함량 80% 이상) 양극재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모험을 건 셈이다. 이 전 회장은 당시 임원들과의 대책회의에서 “이대로 가면 우리가 죽는다. 세계에서 배터리 셀을 가장 잘 만드는 일본 소니를 뚫자”고 했다. 사즉생의 각오로 임한 에코프로는 소니를 끈질기게 설득했고 이 업체가 요구한 기술 문턱을 넘기 위해 품질 수준을 계속 끌어올렸다. 결국 합격점을 받아냈고 2013년 8월 소니에 하이니켈 양극재를 시험 공급했다. 대외적으로 기술력을 입증한 에코프로는 이때부터 성장 가도를 달렸다. 지난해 하이니켈 양극재 수출량은 약 10만 7000t으로 소니에 첫 수출한 이후 10년 만에 연간 수출 10만t을 돌파했다. 올해 하이니켈 양극재 수출량은 약 12만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폐배터리 재활용시설까지 한 곳에 에코프로가 매출 1000억원에서 2021년 1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는 6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양극재 시장은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생산 설비를 빠르게 늘려나간 게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포항 북구 영일만 산업단지에 ‘양극재 생태계’도 구축했다. 양극재 생산 공정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한데 모아 놓으면 원가 경쟁력을 낮추고 물류비도 절감시키며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 전 회장은 2016년 임원들과의 토론회에서 “배터리 소재에 들어가는 비용이 100이라면 우리가 60~70을 컨트롤해야 한다. 나머지 30은 광물이라 컨트롤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찾은 포항캠퍼스는 부지 면적만 49만 6000㎡(약 15만평)로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이엠(삼성SDI 합작사),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수산화리튬을 가공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에코프로씨엔지 공장이 모두 들어서 있었다. 이 공정에 쓰이는 고순도의 산소와 질소는 에코프로에이피 공장에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하는 구조였다. 이곳에서 연간 생산하는 양극재는 15만t으로 에코프로 연간 생산량(18만t)의 80%가 넘는다. 포항 3캠퍼스에 짓고 있는 에코프로이엠 8공장이 올해 상반기 준공되면 양극재 생산량은 21만 6000t이 된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공장이 각각 들어서는 인근 4캠퍼스도 현재 공사 중으로 내년 하반기쯤에는 조성이 마무리된다. 4캠퍼스까지 완성되면 양극재와 전구체 생산량은 각각 27만t, 11만t으로 늘어난다. ●헝가리서 전기차 135만대 분량 생산 2021년 1조 5042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에코프로는 2년 만에 7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광물 가격 하락,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영입이익(2952억원)은 절반 넘게 줄었지만 덩치는 계속 커지고 있다. 포항 남구에 위치한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69만 4000㎡(약 21만평)의 부지를 확보했고 2028년까지 2조원을 투자해 양극재 생태계를 조성한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7년 양극재 생산능력은 71만t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에코프로 측 설명이다. 헝가리 데브레첸에 짓고 있는 배터리 양극소재 공장은 내년 양산이 목표다. 양극재 연간 생산량은 10만 8000t으로 전기차 13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에 짓는 양극소재 공장은 2026년 완공 예정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약 4만 5000t의 배터리 양극재는 SK온을 거쳐 포드의 전기차에 공급된다.
  • 강물 머금은 풍경엔… 가만히 詩가 흐른다[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강물 머금은 풍경엔… 가만히 詩가 흐른다[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섬진강에는 시인들이 많이 산다. 강과 나무와 풀과 바람이 꿈틀대는 섬진강에 살다 보니 주민 모두가 자연스레 시인이 됐다. ‘섬진강이 내 시 속으로 들어왔다’는 김용택(75) 시인의 말처럼 강가에 핀 풀꽃과 나무, 강변을 비추는 작은 달도 한 편의 시로 탄생한다. 그래서 섬진강 상류에 있는 강변마을인 전북 임실군 덕치면 진메마을에서는 매년 아름다운 시집이 한 권씩 나온다. 2017년 김 시인과 인근 주민들이 함께 만든 ‘강따라 글따라’ 시 모임에서는 벌써 시집을 5권이나 펴냈다.●강가에 핀 풀꽃도 나무도 한 편의 시로 지난달 25일 김 시인 등 8명의 회원들은 ‘내일은 내 소식도 전해줄게’(시와 에세이, 1만 2000원)라는 다섯 번째 시집을 냈다. 회원들은 진메마을, 천담마을, 구담마을 등에서 펜션과 캠핑장 등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주민들이다. ‘외로운 날엔/ 석양빛 황혼길에/ 강물 따라 흘러가자 /하늘 노을 가리키며 마주 보다 빙긋 웃고/ 조약돌 강물에 띄워/ 먼 산 바라보며’(김인상·고마운 친구야) ‘강따라 글따라’ 회원들은 바쁜 일손을 잠시 뒤로하고 시집 출판을 기념하기 위해 진메마을에 있는 김 시인의 서재인 ‘회문재’(回文齋·글이 모이는 집)에 모였다. 회원들이 한 달에 두 번 ‘김용택의 작은 학교’에 모여 쓴 시가 시집이 됐다고 한다. 8명이 쓴 47편의 시 가운데 강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는 시가 거의 없을 정도다.모임에서 가장 연장자인 김인상(77) 시인은 섬진강 문화해설사를 할 정도로 누구보다 섬진강을 사랑하고 아낀다. 김 시인의 순창농림고등학교 2년 선배다. 그는 “섬진강의 섬(蟾)이라는 한자를 ‘두꺼비 섬’으로 해석하는데 실제로는 섬에는 ‘달빛’이라는 의미가 있다”면서 “섬진강을 소개할 때 ‘고려 말 왜구들이 침략했다가 두꺼비 울음소리를 듣고 물러갔다’는 전설을 강조하는데 실제로는 ‘물가에 비친 달빛이 아름다워’ 붙여진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섬진강은 달빛이 비추는 밤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여기는 내가 서 있는 자리/ 비가 올 때도 있다/ 산을 그려준/ 눈송이들이 모두 강물로 내려온다.’(김용택·내 삶을 내다보는 곳) 이번 시집에는 김 시인의 시도 7편 실렸다. 이 가운데 ‘내 삶을 내다보는 곳’이라는 시는 회문재에서 섬진강을 바라보며 쓴 시다. 김 시인이 나고 자란 진메마을은 15가구 정도가 모여 사는 전형적인 강변마을이다. 진메라는 이름은 마을 앞뒤로 산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에서 따왔다. 장산(長山), ‘진뫼’, ‘진메’로 불리던 것이 마을 이름이 됐다. 회문재는 마을 인근에 있는 ‘글이 모인다는 산’ 회문산(回文山·550m)에서 따온 이름이다. 김 시인은 “내가 시인이 된 것이 회문산 덕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활짝 웃었다. 회문재에서는 섬진강이 시원스레 보이고 김 시인이 2008년 8월 정년퇴임을 하기 전까지 30여년간 아이들을 가르쳤던 덕치초등학교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아버님은 풀과 나무와 흙과/ 바람과 물과 햇빛으로/ 집을 지으시고 그 집에 살며/ 곡식을 가꾸었다.’(김용택·농부와 시인)●섬진강 500리 물길 중 가장 아름다운 곳 진메마을에서 섬진강 시인들을 만나 시집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뒤 구담마을까지 섬진강 길을 돌아봤다. 진메마을에서 구담마을까지 이어지는 길은 김 시인이 섬진강 500리 물길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은 길이다. 물길을 따라 김 시인의 시비가 있어 ‘시인의 길’로도 불린다. 진메마을을 나서는 길.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에는 김 시인이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농부와 시인’이라는 시비가 있다. 김 시인은 “원래 시비가 세워져 있었는데 얼마 전 강물이 범람해 쓰러졌다”면서 “시비가 누워 있으니 사람들이 자연스레 올라가 보기도 하고 해서 바로 세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진메마을은 섬진강댐에서 12㎞ 정도 아래에 있어 폭우 때는 강물이 범람하기도 한다. ‘나 찾다가/ 텃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을 따라/ 매화꽃 보러 간 줄 알그라’(김용택·봄날)진메마을을 나서 섬진강을 따라 구담마을로 향했다. 김 시인이 수시로 산책하는 길이다. 구담마을까지의 거리는 약 7㎞, 걸어서 1시간 50분 걸린다. 강을 따라 이어진 길에는 10개의 김용택 시비가 있다. 가다 보면 김 시인의 대표시 중 하나인 ‘봄날’ 시비가 눈에 들어온다. 진메마을에서 구담마을까지 가는 길은 사계절 아름답지만 3월 말 매화꽃이 활짝 피는 봄날이 아름답다. ‘내가/ 강가의 어떤 돌을/ 사랑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비웃을 테지만/ 나의 사랑은 그럴 수도 있는 것/ 나의 수많은 고백과 비난을 다 듣고도 떠내려가지 않았어’(이은수·강가의 돌을 사랑한다고 하면) 진메마을에서 1시간(4㎞) 정도 걸어가면 천담(川潭)마을이 나온다. 강물이 휘감아 도는 곳에 있는 천담마을은 연못처럼 깊은 소(沼)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이 길은 섬진강 종주 자전거길과도 겹친다. 마을은 주변에 있는 물우리, 일중리, 장암리, 천담리 등 4개 마을을 묶어 ‘강변 사리’라는 이름도 붙었다. 천담마을에는 동자바위전설이 내려오는데 수렵을 생업으로 살아가는 총각과 나물 캐는 처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내용이다.●구담마을까지 발길 닿는 곳마다 시가 절로 천담마을에는 가족 단위 캠핑객들에게 널리 알려진 ‘강변사리 캠핑장’이 있다. 캠핑장을 운영하는 이은수(53) 사무장도 ‘강따라 글따라’ 회원으로 이번 시집에 6편의 시를 썼다. 2008년 경기도 용인에서 이곳으로 귀촌한 이 시인은 “시를 쓰고 난 뒤부터 삶의 소중함을 더 느끼고 있다”면서 “돈을 벌고 유명해지기 위해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돌아보고 자기검열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날마다 주방 앞 개나리 울타리로/ 날아오는 참새들과 눈맞춤을 한다/ 안녕!/ 나는 오늘 아침 북엇국에 깍두기를 먹었어/ 달그락 달그락/ 물소리와 그릇소리를 요란하게 내며/ 참새들과 수다를 떤다’(공후남·내일은 내 소식도 전해줄게 중에서) 천담마을에서 50분(약 3㎞)가량 아래로 걸어 내려가면 구담(龜潭)마을을 만난다. 구담이라는 이름은 마을 앞 강가에 자라가 많이 살아 붙여졌다는 이야기와 마을 앞 강가에 9개의 소가 있어 구담(九潭)이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아침이면 섬진강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장관을 이룬다. 구담마을에는 독채형 민박집인 ‘반디민박’이 있다. 민박집을 운영하는 공후남(61)씨도 이번 시집에 7편의 시를 썼다. 이번 시집의 제목도 그가 쓴 시에서 따온 것이다. 그는 “섬진강에 살면 자연스레 자연과 대화를 하게 된다”면서 “설거지를 하다 창밖에서 만난 참새와 나눈 대화를 시로 옮겼다”고 말했다. 구담정이 있는 언덕에 오르면 당산나무 아래로 굽이치는 섬진강 물줄기가 펼쳐진다. 이곳에서 이광모 감독의 영화 ‘아름다운 시절’(1998년)을 촬영했다. 한국전쟁 직후 어려운 시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감독은 ‘비록 괴롭고 아픈 시절이었지만 아름다운 순간도 있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7개월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찾아낸 곳이라고 한다. 영화는 대종상 최우수 작품상과 도쿄 국제영화제 금상 등 국내외 영화제에서 수상했다.섬진강을 돌아본 뒤 김 시인과 함께 강진면 갈담리에 있는 ‘섬진강 다슬기마을’이라는 식당으로 향했다. 진메마을에서 북쪽으로 7㎞ 떨어진 갈담리는 주변에서 가장 번화한 곳으로 강진면사무소와 강진공용버스터미널, 한국치즈과학고등학교가 있다. 식당에서는 섬진강에서 잡은 다슬기로 만든 다슬기 손수제비(1만원)와 다슬기전(1만 5000원), 다슬기회 무침(3만원) 등을 판매한다. 식당 건너편에는 음료를 즐기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강진북카페’도 있다. 진메마을은 호남고속도로 서전주나들목에서 나와 27번 국도를 따라가면 50㎞, 승용차로 약 40분 걸린다.
  • 투호놀이하고, 전시도 보고… 설 연휴 서울 가볼 만한 곳은

    투호놀이하고, 전시도 보고… 설 연휴 서울 가볼 만한 곳은

    짧은 설 연휴를 알차고 즐겁게 보내고 싶은 이들을 위해 서울 도심 곳곳에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전통문화 공간부터 미술관, 박물관까지 서울시가 운영하는 각종 시설 중 연휴 기간에 문을 여는 곳이 많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민속놀이 체험부터 전시 관람까지 오랜만에 여유로운 문화생활을 즐겨보자. 투호·떡메치기·탈춤… 명절엔 역시 전통 체험 명절 분위기를 즐기기엔 한옥 같은 전통문화 공간이 제격이다. 전통 체험과 공연 등이 풍성하게 마련된다. 남산골한옥마을에서는 9~11일 소원 쓰기, 떡메치기, 새해 윷점 등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10일에는 창작 연희 단체 ‘연희집단 The 광대’가 펼치는 전통 연희 ‘도는 놈, 뛰는 놈, 나는 놈’ 공연과 국악인 남해웅 부자가 펼치는 ‘판소리 마당’ 무대도 볼 수 있다. 운현궁 마당에서는 연휴 내내 제기차기, 윷놀이, 투호, 고무줄놀이 등 전통 놀이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한지 거울 만들기, 물고기 풍경 만들기 등 공예 프로그램도 3000~5000원만 내면 해볼 수 있다. 10일에는 전통 타악 그룹 ‘타래’가 선보이는 지신밟기, 버나 등을 즐길 수 있다. 11일에는 퓨전 국악 그룹 ‘다온’이 창작 국악 공연을 선보인다. 북촌문화센터에서도 각종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되는 ‘북촌도락’ 행사에 참여하면 방패연 만들기를 비롯해 투호·공기놀이·윷놀이·딱지치기·제기차기 등을 해볼 수 있다. “용띠 시민 모여라”… ‘청룡 이벤트’도 풍성 서울대공원은 갑진년 청룡의 해를 기념하는 이벤트를 연다. 10일 대공원 놀이동산을 찾은 용띠 시민은 놀이 기구 ‘패밀리코스터’를 무료로 탈 수 있다. 신분증을 제시한 2024명을 대상으로 선착순 진행한다. 또 놀이동산에 있는 청룡 열차와 팔각당 광장에 있는 포토존 4곳에서 촬영한 사진을 특정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놀이동산 이용권도 받을 수 있다.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는 9~11일 ‘청룡이 설레는 설 이벤트’ 행사를 선보인다. 마을 곳곳에서 힌트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홈페이지에서 퀴즈를 풀면 선물을 증정한다. 실내가 좋다면 미술관·박물관 나들이 야외보다 실내에서 머물기를 원한다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어떨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는 달항아리 사진으로 유명한 사진가 구본창의 회고전 ‘구본창의 항해’를 관람할 수 있다.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수집한 소품과 이를 촬영한 사진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개성있는 작가의 타이틀 매치인 ‘이동기VS강상우’전을 선보인다. 대중매체 이미지가 차용한 것을 재차용하는 등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 세계를 전시한다. 3층에 있는 미술 전문 자료실 ‘아트 라이브러리’에는 미술 관련 도서와 그림책 등 다양한 도서를 만나볼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찾으면 좋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에서는 특별 전시 ‘자장자장 도담도담’을 관람할 수 있다. 대중에게 친숙한 민요인 자장가를 재조명하고 지역별 다양한 자장가를 비교해서 들어볼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을 찾는다면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6·25전쟁 종군 기자인 임인식 작가의 기증 특별전인 ‘그때 그 서울’을 만날 수 있다.
  • 차 안에서 의식 잃은 A씨... 유가족은 왜 ‘교통재해’ 보험금 못 받았나[보따리]

    차 안에서 의식 잃은 A씨... 유가족은 왜 ‘교통재해’ 보험금 못 받았나[보따리]

    A씨는 자신의 차 안에서 정신을 잃은 채 발견됐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그의 차체 일부는 길에서 벗어나 비탈면에 위태롭게 걸려 있었다. 조수석에는 A씨 것으로 보이는 토사물이 흥건했다. A씨의 가족은 그가 술에 취한 줄 알았다. A씨를 차 밖으로 꺼내자, 그는 또 구토했다. 의식은 없었다. 가족은 그를 집으로 옮겼다. A씨는 여전히 의식이 없었다. 그는 코를 골았다. 이튿날 새벽 3시 20분, A씨의 아내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A씨가 너무 조용했다. 숨도 쉬지 않는 것 같았다. 아내는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A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유족 “교통사고 정신적 충격으로 숨져... 보험금 달라” 의사는 사체를 확인했다. 외상이나 약물 중독 흔적은 없었다. 뇌 전산화단층촬영(CT)에서 심각한 두개 뇌출혈이 발견됐다. 의사는 A씨가 고혈압으로 인한 두개 뇌출혈로 A씨가 숨졌다고 결론을 내렸다. 추정 발병 시각은 전날 밤 10시, 사망은 이날 오전 3시 20분이었다. A씨의 아내와 세 자녀는 보험금을 청구했다. A씨는 생전에 수익자를 아내로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이 보험 약관 중에는 ‘차량탑승 중 교통재해’ 항목이 있었다. 운행 중인 차량의 사고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사망했을 경우 교통재해사망보험금으로 일시금 1억 1000만원을 지급하고, 토요일 등 휴일에 사망보험금 등의 지급사유가 발생한 경우 그 금액의 150%를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손해보험에도 들었다. 보험 가입자가 자동차 사고로 상해를 입었을 때 보험가입금액 한도인 3000만원 한도에서 보상받으며, 상해로 사망했을 때는 상속인이 사망보험가입금액을 받는 상품이었다. 유족은 A씨 발견 당시 A씨의 차 상태를 근거로 A씨가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따라서 보험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견 당시 A의 승용차는 전조등이 켜진 상태로 비포장 마을 진입로 길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걸쳐져 있었다. 승용차의 오른쪽 뒷바퀴는 전신주를 지지하는 와이어 줄을 넘어 허공에 떠 있었다. 비탈면 아래는 논밭이었다. 바닥과 바퀴의 높이는 1m~2m였다. 유족은 A씨의 차가 길을 벗어난 ‘교통사고’를 당했고 그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충격으로 숨졌다고 했다. 비탈면에서 벗어나려고 승용차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았지만 바퀴가 와이어에 걸려 빠져나오지 못했고 당시 주변이 매우 어두웠던 데다 길 아래 논바닥까지의 높이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A씨의 공포가 극에 달해 혈압이 급상승해 두개 뇌출혈이 발생해 사망했다는 것이었다. 보험사 “지병에 의한 사망... 지급 의무 없어” 보험사들은 지급을 거절했다. 보험사들은 A씨가 교통사고가 아니라 지병인 고혈압에 의해 사망했다고 했다. 따라서 보험금 지급 의무도 없다고 했다. 유족은 소송을 했다. 아내는 생명보험사에 보험금 1억 6500만원을, 손해보험사에 800여만원을 각각 요구했다. 또 A씨의 세 자녀가 손해보험사에 각각 550여만원을 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A씨가 교통사고로 육체적 충격을 받았다는 증거가 없다고 했다. A씨의 몸에는 어떤 외상도 없었다. A씨의 차체에도 와이어 줄에 스치며 긁힌 자국 외에는 손상이 없었다. 따라서 육체적 충격이 있었다는 전제가 잘못됐다고 했다. 교통사고 상황을 벗어나려는 과정에서 공포 등 정신적 충격을 받아 이로 인해 뇌출혈이 발생했다는 유족의 주장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살폈다. 재판부는 A씨 차의 타이어 마모 상태 등을 고려했을 때 A씨가 차를 빼려고 애쓴 흔적은 있다고 봤다. 또 그가 공포에 질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다만, 이와 같은 정황이 공포·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뇌출혈의 증거는 되지 못한다고 했다. 재판부 A씨 혈압·생활 습관 등에 주목 그러면서 A씨의 평소 혈압과 생활 습관, A씨가 발견된 장소에 주목했다. 병원에 따르면 생전 A씨의 혈압은 185/101mmHg를 오르내릴 정도로 높았다. A씨는 흡연과 음주도 했다. 일반적으로 뇌출혈은 고혈압 때문에 발생한다. A씨는 집 근처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그가 평소에 다니던 길은 아니었다. 이를 종합해 재판부는 A씨가 평소 가지고 있던 고혈압으로 인하여 퇴근 전 또는 퇴근 중에 뇌혈관이 파열됐고 그로 인해 뇌출혈 증세를 일으켜 의식, 뇌 기능에 변화가 서서히 발생하면서 평소 다니던 길을 벗어나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망인의 뇌출혈 및 그로 인한 사망이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하여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며 유족의 청구를 기각했다. 든든과 만만, 그리고 막막의 사이를 오가는 ‘보험에 따라오는 이야기들’을 보따리가 하나씩 풀어드리겠습니다.
  • ‘칠레의 트럼프’ 피녜라 전 대통령 별세

    ‘칠레의 트럼프’ 피녜라 전 대통령 별세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칠레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칠레 중부에서 헬리콥터 추락으로 74세의 나이에 별세했다. 라테르세라 등 현지 일간지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후 수도 산티아고에서 900㎞가량 떨어진 랑코 호수에서 발생했다. 피녜라 전 대통령을 태운 헬기는 호수 상공을 날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추락했고 그는 숨을 거둔 채 물속에서 발견됐다. 헬기 동체는 수심 40m까지 가라앉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나머지 3명의 헬기 탑승자는 모두 생존했다고 칠레 내무부는 밝혔다. 피녜라 전 대통령은 칠레 다섯 번째 부호이자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중도우파 정치인으로 2010~2014년에 이어 2018~2022년 중도우파 정부를 이끌었다. 그는 항공사, 금융업체, TV 방송, 축구 구단 등에 투자해 부를 일궜으며 일가의 전 재산은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 추산 29억 달러(약 3조 8500억원)에 이른다. 억만장자 재벌이었다는 점에서 ‘칠레의 트럼프’라고도 불린 피녜라 전 대통령은 2010년 갱도에 갇힌 33인의 광부를 69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하는 데 성공해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임기 말 사회 갈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중도좌파인 미첼 바첼레트 전 대통령에게 정권을 내줬다. 4년 만에 두 번째 집권에 성공한 그는 2019년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불평등 항의’ 시위를 무리하게 진압해 수십 명이 사망에 이르면서 큰 논란을 빚었다. 1990년 군부 종식 이후 칠레 사상 첫 우파 대통령이던 피녜라는 2012년 3월과 2019년 4월 두 차례 방한해 이명박,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었다. 2019년 국빈 방문 당시엔 “우리는 한국을 가까이서 관찰해 왔고, 놀라운 개발을 이룬 것을 존중한다”며 경제협력 의지를 보였다. 피녜라의 후임인 좌파 성향 가브리엘 보리치(37) 대통령은 사흘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 하루 만에 주가 37조 급등…‘세계 4번째’ 갑부에 오른 남자

    하루 만에 주가 37조 급등…‘세계 4번째’ 갑부에 오른 남자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의 주가가 하루 만에 20% 넘게 폭등하면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재산도 불어나 세계 4번째 억만장자에 올랐다. 2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메타 주가는 전날보다 20.32% 오른 474.99달러(63만 5774원)에 마감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주가 급등에 메타의 시가총액도 하루 새 2000억 달러(267조원)나 불어나며 1조 2210억 달러(1630조원)를 기록했다. 이날 주가 급등은 전날 실적 발표에 따른 것으로 메타의 지난 4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25% 올랐고, 총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전날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이미 주가가 약 15% 급등했는데, 메타가 사상 처음 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히자 이날 정규장에서는 주가가 더 뛰었다. 배당금은 주당 0.50달러로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 가운데 배당을 하는 곳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에 불과하다. 아마존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배당은 하지 않는다. 이날 주가 급등으로 마크 저커버그 CEO의 자산도 하루 만에 280억 달러(약 37조 4000억원) 불어났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이날 저커버그의 자산 가치는 1700억 달러(230조원)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1440억 달러)를 제치고 세계 4번째 억만장자에 이름을 올렸다. 저커버그는 현재 메타 지분의 약 13%(3억 5000만주)를 보유하고 있어 분기당 배당으로만 1억 7500만 달러, 연간으로는 7억 달러(9369억원)의 추가 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 말레이 신임 국왕…히틀러가 선물한 벤츠부터 명품카 300대 소유 [여기는 동남아]

    말레이 신임 국왕…히틀러가 선물한 벤츠부터 명품카 300대 소유 [여기는 동남아]

    술탄 이브라힘 이스칸다르(65)가 지난달 31일 말레이시아 제17대 국왕으로 즉위한 가운데 그의 못 말리는 자동차 사랑이 큰 주목을 끌고 있다. 억만장자로 알려진 이브라힘 술탄은 최고급 슈퍼카부터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카까지 총 300대가 넘는 차량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과거 아돌프 히틀러가 왕실 가족에게 선물한 메르세데스 벤츠도 포함된다고 영국 일간지 더선(The Sun)은 31일 전했다. 또한 메르세데스-벤츠 300SL 걸윙, 화이트와 네온블루의 부가티 베이론, 벤틀리, 롤스 로이스 등 차량 한 대당 수억대에 이르는 차들이 주차장에 즐비하다. 특히 이목을 끄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기 3년 전 아돌프 히틀러가 현 술탄의 고조부에게 선물한 메르세데스 벤츠도 왕실 차량 컬렉션에 포함된다. 당시 히틀러는 돈독한 친분을 다졌던 현 술탄의 고조부에게 해당 차량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 가치는 수백만 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자동차 외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도 30대 이상 소장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경찰용 오토바이로 사용된 모델인데, 과거 이브라힘 술탄의 부친이 차량 주변을 경호하는 경찰들에게 제공해 왔다. 현재 이브라힘 술탄은 차량 유지를 위해 내부 정비사를 고용하는 한편 30대가 넘는 오토바이에 먼지가 끼지 않도록 24시간 에어컨을 풀가동 중이다. 이 밖에도 개인 전용기, 보잉 737 등을 보유했으며, 부동산, 광산, 통신 등의 사업을 운영 중이다. 그의 가족들은 개인 군대까지 소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술탄 이브라힘 일가의 자산 규모를 57억 달러(약 7조5800억원)로 추정한다. 그는 싱가포르에 대규모 토지를 보유했으며, 팜유, 부동산,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해 오고 있다. 술탄 이브라힘은 지난달 31일 열린 취임식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각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17대 국왕으로 취임 선서를 했다. 그의 아내인 자리스 소피아(64)는 페락 왕족 출신으로 옥스퍼드를 졸업한 동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자녀로는 아들 5명과 한 명의 딸을 두었다. 그는 막대한 부와 영향력을 바탕으로 국내 정치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실 동남아 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해달아 뭐하니?…잘 먹어서 습지 지킨다~

    해달아 뭐하니?…잘 먹어서 습지 지킨다~

    동물원에서 아이들이 가장 귀여워하는 동물 중에 해달과 수달이 있다. 수달은 식육목 족제비과 수달아과 수달속 동물이고 해달은 식육목 족제비과 수달아과 해달속 동물이다. 서식 장소나 몸 크기, 특성 등이 다르지만 동물 마니아가 아닌 이상 해달과 수달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온라인에서는 “딱 봤을 때 똑소리 나게 생기면 수달, 나한테 조개를 뺏겨도 ‘어어’ 할 것 같으면 해달”이라는 우스개 분류법이 돌기도 했다. 멸종위기 종인 해달과 수달을 보호하는 것은 생물다양성 확보 차원에서도 필요하지만, 생태 교란 동식물을 먹잇감으로 삼기 때문에 생태계 균형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미국과 캐나다 과학자들은 해달이 서식지 주변 염습지의 침식 속도를 최대 90%까지 늦춰 준다는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 소노마주립대, 듀크대, 캘리포니아 샌타크루즈대(UCSC),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대(UCSB), 플로리다대, 모스랜딩해양연구소, 캘리포니아 몬터레이수족관, 지질조사국(USGS), 캐나다 니드라환경연구소, 사이먼프레이저대 소속 해양학자, 생물학자, 수학자들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 2월 1일자에 발표됐다. 염습지 생태계는 온대 해안 지역 야생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중요한 서식지로 꼽힌다. 염습지는 조수에 의해 바닷물이 쉽게 드나들어 염분 변화가 큰 습지로 거머리말, 바닷말 등 염생식물이 사는 지역이다. 하구 입구, 만의 안쪽, 울타리 섬의 육지쪽에 잘 발달하는데, 한국에서는 낙동강 하구나 전남 순천만에서 만날 수 있다. 최근에는 염습지의 탄소 흡수량이 일반 갯벌보다 최대 5배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기도 했다. 문제는 염습지가 해안 개발,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외래종 침입으로 점점 줄고 있다는 점이다. 또 남획으로 인한 염습지 토착 포식자가 줄어들면서 게, 달팽이 같은 종들이 늘어 해안선 침식과 침하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염습지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 숫자를 늘리면 이런 파괴 현상이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1985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해안 지역을 대상으로 해달 개체수와 습지 가장자리 침식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습지 침식 감소 정도가 해달의 생태 밀도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런 상관관계를 더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중부 해안 보호 구역 엘크혼슬라우의 5개 구역을 대상으로 3년 동안 해달의 개체수, 해달에 의한 해안 게 소비량, 습지 가장자리 침식을 재조사했다. 그 결과 해달의 존재가 해안 게 개체수를 억제해 습지 가장자리의 강도와 복원력을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3개 구역을 대상으로 해달의 서식지가 형성되기 이전인 2009~12년과 서식지 형성 이후인 2015~17년 습지 가장자리를 비교한 결과 역시 해달이 많이 서식하는 구역의 습지 침식률이 해달 밀도가 낮은 습지보다 약 6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공간 분석을 통해 해달 밀도가 높은 지역이 낮은 지역보다 해안 게의 개체수도 약 67% 적은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브렌트 휴즈 소노마주립대 교수(해안생태학)는 “사람의 힘으로 습지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투입돼야 하지만, 해달이라는 해안 생태계 최고 포식자가 들어와 해안 게를 먹어 치우는 것만으로 습지를 보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고 했다. 휴즈 교수는 “이번 연구는 무너진 먹이사슬을 되돌리는 것만으로도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줬다”고 밝혔다.
  • [단독] “외삼촌 상허, 우리말 가장 아름답게 구사한 작가”

    [단독] “외삼촌 상허, 우리말 가장 아름답게 구사한 작가”

    “상허(尙虛)는 우리말을 가장 아름답게 구사한 작가입니다. 지금도 글이 팔리는 이유가 있죠.” 1988년 월북작가 해금 조치 이후 상허 이태준(1904~?)의 문학적 성취도 재조명됐다. 시중에 ‘이태준 전집’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서적들이 쏟아졌지만 그의 외조카 김명렬(84) 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의 눈에는 영 차지 않았다. 오류도 많고 빠진 작품도 여럿 있었다. 그가 이태준의 정본 전집을 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다. 최근 열화당에서 출간된 ‘상허 이태준 전집’은 그 방대한 작업의 결실이다. 31일 경기 용인에 있는 김 교수의 자택을 찾았다. 평생 문학작품을 들여다본 탓일까. 노학자는 “이제 시력이 나빠져 글을 읽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정하고 또렷한 말씨로 외삼촌 이태준의 문학세계를 향한 자부심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슬플 때 ‘슬프다’고 쓰는 건 삼류죠. 슬픈 상황을 제시해 독자가 스스로 느끼게끔 해야 합니다. 상허는 여기에 비상한 재주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김 교수는 이태준 여동생의 아들로 남한에서는 유일한 그의 친족이다. 어려서부터 외삼촌의 글을 읽으며 문학에 뜻을 뒀다. 평생 영문학에 몰두한 것도 외삼촌 덕택으로 돌렸다. 이번 전집 출간을 “상허에게 은혜를 갚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에서 정년 퇴임한 뒤 직접 발품을 팔아 원고들을 모으고 정리했다. “지금껏 작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태준을 순수하게 사랑하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죠. 수소문해서 어렵게 원고 소장자를 찾았는데, 보여 주지 않겠다며 거절할 땐 참 난감하더라고요. 그중에는 출판업자도 있었는데, 나를 잠재적인 라이벌로 생각한 것인지….” 서울대 대학원에 다니던 일본인 학생 덕에 그간 알려지지 않은 콩트 ‘동심예찬’을 발굴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다소 ‘부끄러운’ 글도 가감 없이 싣기로 했다. 태평양전쟁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일제 대본영이 낸 책자를 이태준이 번역한 것이다. 이태준 역시 번역을 탐탁지 않게 여겼으나 이를 수락하기까지의 이야기는 중편 ‘해방전후’에 나온다고 한다. “부끄럽다고 외면하는 게 더 부끄러운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김 교수는 ‘글을 애호하는 사람’이라면 희대의 미문장가였던 이태준의 전집 역시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상허와 내가 공감하고 있는 생각은 문학은 나름의 법칙과 영역이 있다는 겁니다. 이념이나 교조의 수단이 아니고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다는 거죠. 상허는 자신의 글로 따뜻한 인간애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바라봐 주셨으면 합니다.”
  • 이태준 외조카 김명렬 교수 “상허, 우리말 가장 아름답게 구사한 작가”

    이태준 외조카 김명렬 교수 “상허, 우리말 가장 아름답게 구사한 작가”

    “상허(尙虛·이태준의 호)는 우리말을 가장 아름답게 구사한 작가입니다. 지금도 글이 팔리는 이유가 있죠.” 1988년 월북작가 해금 조치 이후 상허 이태준(1904~?)의 문학적 성취도 재조명됐다. 시중에 ‘이태준 전집’의 이름을 단 서적들이 쏟아졌지만 그의 외조카 김명렬(84) 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의 눈에는 영 차지 않았다. 오류도 많고 빠진 작품도 여럿 있었다. 그가 이태준의 정본 전집을 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다. 최근 열화당에서 출간된 ‘상허 이태준 전집’은 그 방대한 작업의 결실이다. 31일 경기 용인에 있는 김 교수의 자택을 찾았다. 평생 문학작품을 들여다본 탓일까. 노학자는 “이제 시력이 나빠져 글을 읽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정하고 또렷한 말씨로 외삼촌 이태준의 문학세계를 향한 자부심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슬플 때 ‘슬프다’고 쓰는 건 삼류죠. 슬픈 상황을 제시해 독자가 스스로 느끼게끔 해야 합니다. 상허는 여기에 비상한 재주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김 교수는 이태준 여동생의 아들로 남한에서는 유일한 그의 친족이다. 1940년생으로 어려서부터 외삼촌의 글을 읽으며 문학에 뜻을 뒀다. 평생 영문학에 몰두한 것도 외삼촌의 덕택으로 돌렸다. 이번 전집 출간을 “상허에게 은혜를 갚는 것”이라고도 했다. 서울대에서 정년을 마치고 퇴임한 뒤 직접 발품을 팔아서 원고들을 모으고 정리했다. “지금껏 작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태준을 순수하게 사랑하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죠. 수소문해서 어렵게 원고 소장자를 찾았는데, 보여주지 않겠다며 거절할 땐 참 난감하더라고요. 그중에는 출판업자도 있었는데, 나를 잠재적인 라이벌로 생각한 것인지….”서울대 대학원에 다니던 일본인 학생 덕에 그간 알려지지 않은 콩트 ‘동심예찬’을 발굴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다소 ‘부끄러운’ 글도 가감 없이 싣기로 했다. 태평양 전쟁의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일제 대본영이 낸 책자를 이태준이 번역한 것이다. 이태준 역시 번역을 탐탁지 않게 여겼으나 이를 수락하기까지 이야기는 중편 ‘해방전후’에 나온다고 한다. “부끄럽다고 외면하는 게 더 부끄러운 일”이라고 김 교수는 말했다. 이태준은 소설 외에도 수필, 동화 등 다양한 글을 썼다. 김 교수는 그중에서 미술평론을 으뜸으로 꼽았다. 작문뿐만 아니라 그림에도 일가견이 있던 이태준은 일본 유학 시절 미술과 문학 중 무엇을 할지 고민한 적이 있었다고도 한다. 한 전람회 관전평에서 이태준은 일본풍에 물든 우리 작가들의 그림을 보고는 ‘우리의 전통과 자연에 일본식이 있는가’라며 호되게 꾸짖기도 했다고 한다.김 교수는 생전 이태준을 “수려한 외모에 원숙한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기억했다. 고아로 자라며 고생을 많이 했지만 그런 티가 전혀 나지 않았다고 한다. ‘글을 애호하는 사람’이라면 희대의 미문장가였던 이태준의 전집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거라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근래 문학이 거대 담론의 도구로 쓰이고 있습니다. 상허와 내가 공감하고 있는 생각은 문학은 나름의 법칙과 영역이 있다는 겁니다. 이념이나 교조의 수단이 아니고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다는 거죠. 상허는 자신의 글로 따뜻한 인간애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바라봐주셨으면 합니다.”
  • ‘통한의 2차 연장 3퍼트’ 리디아 고, 개막 2연승 불발…HOF 확정도 다음 기회로

    ‘통한의 2차 연장 3퍼트’ 리디아 고, 개막 2연승 불발…HOF 확정도 다음 기회로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통한의 연장전 3퍼트’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 2주 연속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리디아 고는 29일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컨트리클럽(파71·6557야드)에서 막을 내린 2024 LPGA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총상금 175만 달러)에서 2차 연장을 치르는 접전 끝에 넬리 코다(미국)에 밀려 준우승했다. 리디아 고는 2010년 미야자토 아이(일본) 이후 14년 만에 LPGA 투어 개막 2연승과 명예의 전당 입성 확정을 노렸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주 왕중왕 성격의 개막전에서 1년 2개월 만에 투어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시즌 첫 풀필드(120명 출전) 대회에서도 빼어난 성적을 내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사흘 내내 선두를 지킨 코다가 우승에 가까워 보였다. 리디아 고 등 공동 2위와는 4타 차였다. 그러나 강해진 바람이 변수였다.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전날 26명에서 이날 7명으로 뚝 떨어질 정도였다. 5번 홀(파4)에서 한 타를 잃은 코다는 14번 홀(파4) 보기, 15번 홀(파3) 더블보기, 16번 홀(파4) 보기를 저지르며 미끄러졌다. 3번 홀(파4) 더블보기로 불안한 출발을 보인 리디아 고는 이후 16번 홀까지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코다에 1타 앞서 단독 선두로 나섰다. 리디아 고가 17번 홀(파5)에서 과감한 핀 공략으로 이글을 낚아 우승에 쐐기를 박는 듯했다. 하지만 무너지던 코다 역시 같은 홀에서 이글을 잡아내 반등한 뒤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는 등 뒷심을 발휘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리디아 고는 이날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2언더파 69타, 코다는 이글 1개, 버디 1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2오버파 73타를 치며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로 동타를 이뤘다. 18번 홀에서 열린 연장은 더 극적이었다. 1차 연장에서 코다의 두 번째 샷은 핀에 가까운 프린지에 떨어졌고, 리디아 고는 그린을 넘어 갤러리 스탠드 쪽으로 빠져 위기를 맞았다. 인공 구조물 때문에 스윙을 할 수 없어 벌타 없이 드롭볼로 위치를 조정한 리디아 고는 세 번째 샷을 핀 가까이 붙여 기사회생했다. 두 명 모두 파를 기록해 이어진 2차 연장에서는 정반대 상황이 발생했다. 리디아 고의 두 번째 샷이 그린 가장자리에 자리했고, 코다는 갤러리 스탠드 쪽으로 굴러갔다. 운명의 순간, 리디아 고의 10m 넘는 버디 퍼트는 힘이 모자라 짧았고, 2m짜리 파 퍼트도 컵을 돌아 나왔다. 벌타 없이 드롭볼로 위치를 조정한 코다는 세 번째 샷을 핀 1.5m 거리에 붙여 파에 성공하며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2021년 고진영과 세계 1위 경쟁을 벌이며 도쿄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땄던 코다는 2022년 혈전증으로 필드를 떠났다가 돌아와 그해 11월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인간 승리 드라마를 썼다. 지난해에는 허리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준우승 1회 포함 톱10에 10차례 진입하는 등 빼어난 성적을 내면서도 좀처럼 우승을 맛보지 못하다가 이번에 1년 2개월 만에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통산 9승.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세영(3언더파 281타)이 공동 13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한국 루키 중에서는 이소미가 공동 16위(2언더파 282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 [길섶에서] 쇼펜하우어와 센류/박현갑 논설위원

    [길섶에서] 쇼펜하우어와 센류/박현갑 논설위원

    얼마 전 들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철학책을 보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 놀랐다. 쇼펜하우어, 장자 등 동서양 사상가들을 디지털 마인드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찾다니 흥미로웠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라는 철학 교양서는 최근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니 더 놀라웠다. ‘센류’(川柳)라는 일본 시도 알게 됐다. 지인이 카톡으로 보내온 글을 읽고 보니 5음, 7음, 5음 등 총 17글자로 구성된 생활시였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연상이 내 취향인데 이젠 없어’, ‘몇 줌 없지만, 전액 다 내야 하는 이발료’ 등 일본 노인들의 일상 속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어 재미있다.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한다. 쇼펜하우어를 찾는 사람들이 그와의 만남에서 행복의 길을 찾기를 바란다. 나로선 센류에 더 눈길이 간다. 나이 들수록 눈은 더 흐릿해지겠지만 마음의 눈은 평온하게 하고 싶다. 반말 대신 존댓말로 마음의 거울도 맑게 하련다. 세월을 이겨내는 삶의 지혜 아닌가.
  • 성폭행 관련 1100억원 배상판결 받은 트럼프…재판 중 뛰쳐나가[핫이슈]

    성폭행 관련 1100억원 배상판결 받은 트럼프…재판 중 뛰쳐나가[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8년 전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총 1100억원대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2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고 E. 진 캐럴에게 배상금 8330만 달러(약 1112억 원)을 내야 한다고 평결했다. 배상금 8330만 달러 중 실제 피해에 대한 배상액은 1830만 달러(약 244억 원)이며, 나머지 6500만 달러(약 867억 원)은 징벌적 배상액이다. 배심원단은 원고 캐럴의 성폭행 피해 주장을 거짓으로 몰아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원고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줬다며 배상액 산정 배경을 설명했다. 원고 E. 진 캐럴과 트럼프 사이에 무슨 일이 이번 재판은 이달 중순 원고 캐럴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면서 제기한 민사 소송이다. 캐럴은 1996년 당시 뉴욕 맨해튼의 고급 백화점인 버그도프 굿맨에서 우연히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주친 뒤 백화점 탈의실에서 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왔다.이와 관련해 배심원단은 지난해 5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500만 달러(약 66억 원)의 배상을 명령하면서 캐럴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의 판결을 따르면서도 공식 방송 인터뷰 등에서 캐럴에 대한 악의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한 방송에서는 그녀를 “매우 정신이 나간 사람”이라고 말한 뒤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접한 캐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추가 발언을 포함해 명예훼손 혐의로 새 소송을 냈다. 트럼프, 배심원단 평결 발표 전 법원 떠나 원고 측은 이번 재판에서 억만장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번 일로 인한 실질적인 타격을 주기 위해서는 최소 1000만 달러(약 133억 원) 이상의 고액 배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배심원단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또 한 번 캐럴의 손을 들어줬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배심원단의 이 같은 평결이 있기 전 법원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는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평결에 대해 완전히 동의하지 않으며, 나와 공화당을 겨냥해 조 바이든이 지시한 이 마녀사냥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캐럴에 대한 자신의 발언이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1조를 언급하며 “헌법상의 권리를 박탈당했다. 이건 미국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 “여경이면 가슴 만져도 돼?” 아프리카 축구대회 ‘여성 관중 몸수색’ 논란 (영상)

    “여경이면 가슴 만져도 돼?” 아프리카 축구대회 ‘여성 관중 몸수색’ 논란 (영상)

    서아프리카 국가 코트디부아르에서 개최 중인 한 국제 축구 대회를 보러 경기장에 찾아간 여성들이 보안 경찰에게 지나친 몸수색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수도 아비장의 한 경기장 밖에서 한 보안 경찰이 여성 관중들을 대상으로 가슴을 만지며 몸수색하는 모습이 지역 방송사 카메라에 찍혔다. 이 나라에서는 현재 ‘20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AFCON)이 열리고 있다. 1957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는 아프리카축구연맹이 주관하는 국가 대항전으로 보통 2년마다 열린다.아비장에 본사를 둔 요푸공 티비에 나온 문제의 영상에서 한 보안 경찰은 경기장 입장을 기다리는 여성 관중들의 몸을 지나칠 만큼 수색한다. 옷 위라고는 하지만 민망할 만큼 가슴을 들추거나 쥐어짜기까지 한다.문제의 장면은 지난 18일 또 다른 현지 방송사인 LMTV의 뉴스 진행자 장자크 데니가 자신의 틱톡 계정에 공유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이를 본 누리꾼들 중 일부는 “거기에 여경은 없었나?”며 명백한 성추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또 다른 누리꾼들은 “저 경찰은 여성이다. 자세히 보라”며 영상 속 경찰은 머리카락이 짧을 뿐이지 여성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해당 영상을 엑스(옛 트위터)에 공유한 저명한 언론인 오사수 오바이우와나는 “이 게시물에 대한 반응 중 일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라면서 “이 검색의 본질은 괜찮나, 여자가 이런 짓을 했기 때문인가? 정말?”이라고 썼다. 이어 “어떻게 코트디부아르 당국은 이것이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는가?”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누리꾼도 “경찰이 여성이라고 해도…이것은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이고 학대”라고 지적했다. 해당 경찰의 신상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영상에서는 다른 남성 경찰들이 남성 관중을 대상으로 몸수색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 3만원짜리 골동품 브로치…‘2500만원’ 버지스 작품이었다

    3만원짜리 골동품 브로치…‘2500만원’ 버지스 작품이었다

    이탈리아 여성이 30년 전 3만원에 구매한 브로치가 무려 2500만원에 달하는 19세기 희귀 작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을 종합하면 로마의 미술사학자이자 컨설턴트인 플로라 스틸은 30년 전 영국 중부에서 열린 골동품 박람회를 찾았다가 작은 브로치 하나를 25달러(약 3만 3000원)에 샀다. 은과 산호 등으로 만들어진 특이한 디자인의 브로치였다. 당시 브로치의 가치를 전혀 몰랐던 스틸은 30년간 보관하다 우연히 BBC의 골동품 감정 프로그램 ‘앤틱 로드쇼’에서 자신의 브로치와 비슷한 작품이 소개되는 것을 보게 됐고, 브로치의 기원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골동품 브로치가 유명 건축가 윌리엄 버지스(1827~1881)가 만든 금속공예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스틸은 브로치 사진을 찍어 버지스의 브로치를 경매한 적 있는 경매업체 ‘길딩스’에 보여줬다. 브로치는 버지스가 자신을 따르던 한 건축가의 딸 결혼식용으로 1860년대 특별 제작했던 장신구로, 중앙에 배치된 청금석, 가장자리의 산호, 중간마다 박힌 공작석의 조화가 뛰어나고 보관 상태 역시 양호한 편이라는 감정을 받았다. 13세 때부터 장신구 모으기가 취미였던 스틸은 “오래된 것일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이토록 훌륭한 거장의 작품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너무 값어치가 나가는 물건이라 착용할 수 없을 것 같다”라며 이 브로치를 경매에 부쳐 수익금을 아들 부부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유방암 연구 기금으로도 기부하기로 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유방암 투병을 해 왔다. 경매는 오는 3월 5일 진행되며 경매 업체인 길딩 옥션은 1만 9000달러(약 2540만원)의 예상 낙찰가를 제시했다. 앞서 2011년에도 이와 비슷한 버제스의 장신구가 발견된 적 있으며 경매에 올라 4만 달러(약 53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 사자우리 뒷문 찜… “세이브상도 우승도 정조준”

    사자우리 뒷문 찜… “세이브상도 우승도 정조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리그 최약체 불펜 투수진을 재건하기 위해 선택한 ‘대들보’는 김재윤(34)이었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4년 최대 58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김재윤을 영입했고 이달엔 임창민(39·2년 8억원), 오승환(42·2년 22억원)과 계약하며 ‘총합 691세이브’ 마무리 투수 3명으로 ‘뒷문 구성’을 끝냈다. 선수층이 두꺼워진 만큼 경쟁은 필연적이다. 김재윤은 23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불펜 투수의 최종 목표는 마무리다. 당연히 욕심을 내고 있고 선배님들도 9회를 맡고 싶을 것”이라며 “경쟁의 시너지 효과를 성장하는 계기로 삼겠다. 중간에서 시작해도 다시 올라가겠다는 각오로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2015년 kt wiz에 입단해 통산 169세이브를 올린 김재윤에게 접촉했다. 김재윤은 “삼성에서 관심 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생각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교섭 기간(지난해 11월 19일)이 시작되고 3분이 채 지나기 전에 이종열 단장님에게 연락이 왔다”며 “진심으로 원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안 금액도 예상보다 높아서 빠르게 합의했다”고 말했다. 공공연하게 우상이라 밝혀온 오승환의 존재도 삼성 이적을 고려했던 이유 중 하나다. “근력 운동을 2번 같이 했는데 기구 무게와 강도를 보면서 다시 한번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눈을 휘둥그레 뜬 김재윤은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을 내려놓고 저 나이에 저렇게 할 수 있을지 되돌아봤다. 든든하기도 하고 동기 부여도 된다”고 했다. 그 역시 kt 투수 손동현(23)의 롤모델로 언급됐다. 손동현은 지난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닮고 싶은 선수로 ‘꾸준함의 대명사’ 김재윤을 꼽았다. 쑥스러운 듯 손사래 친 김재윤은 손동현에 대해 “선배들이 예뻐할 행동을 많이 하는 동생이다. 그의 열정적인 질문 공세에 답해줬을 뿐”이라며 웃었다. 그는 손동현에게 한 조언으로 “불펜 투수는 무너진 경기를 빨리 잊어야 하니까 술을 마시든 일찍 자든 불법만 아니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김재윤은 지난해 11월 10일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 오지환에게 9회 초 역전 3점 홈런을 맞고 시리즈 기세를 내준 아쉬움도 털어놨다. 그는 “변명의 여지 없이 실투였다. 전 타자인 오스틴 딘을 볼넷으로 내보내지 말고 이닝을 끝내야 했다”면서도 “다시 그 순간이 와도 주 무기인 직구로 대결하겠다. 최선을 다해서 담아두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kt 투수조 맏형이었던 김재윤은 베테랑이 즐비한 삼성에선 중간 가교역할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최연장자라 원래 나이보다 더 많은 느낌이었고(웃음) 부담감도 컸다. 지금은 아직 젊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다른 경기장에 비해 좌우 중간 거리가 짧은 삼성라이온즈파크에 대해선 “장타를 맞지 않기 위해 제구 위주로 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시즌 연속 세이브 부문 2위였던 김재윤은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되고 싶다”며 타이틀에 대한 열망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팀 공격력이 강해 제가 세이브상을 받으면 우승도 가능하다”며 “선배들처럼 7, 8년 더 활약할 수 있는 몸 상태라고 자신한다. 잘 데려왔다는 평가를 듣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삼성 불펜 재건의 대들보’ 김재윤 “마무리 자리 욕심내겠다…세이브상 받고 팀 우승까지”

    ‘삼성 불펜 재건의 대들보’ 김재윤 “마무리 자리 욕심내겠다…세이브상 받고 팀 우승까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리그 최약체 불펜 투수진을 재건하기 위해 선택한 ‘대들보’는 김재윤(34)이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4년 최대 58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김재윤을 영입한 뒤 이달 임창민(39·2년 8억원), 오승환(42·2년 22억원)과 계약하며 ‘총합 691세이브’ 마무리 투수 3명으로 뒷문 구성을 완료했다. 선수층이 두꺼워진 만큼 경쟁은 필연적이다. 김재윤은 23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불펜 투수의 최종 목표는 마무리다. 당연히 욕심을 내고 있고 선배님들도 9회를 맡고 싶을 것”이라며 “경쟁의 시너지 효과를 성장하는 계기로 삼겠다. 중간에서 시작해도 다시 올라가겠다는 각오로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2015년 kt wiz에 입단해 통산 169세이브를 올린 김재윤에게 접촉했다. 김재윤은 “삼성에서 관심 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생각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교섭 기간(지난해 11월 19일)이 시작되고 3분이 채 지나기 전에 이종열 단장님에게 연락이 왔다”며 “진심으로 원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안 금액도 예상보다 높아서 빠르게 합의했다”고 말했다.공공연하게 우상이라 밝혀온 오승환의 존재도 삼성 이적을 고려했던 이유 중 하나다. “근력 운동을 2번 같이 했는데 기구 무게와 강도를 보면서 다시 한번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눈을 휘둥그레 뜬 김재윤은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을 내려놓고 저 나이에 저렇게 할 수 있을지 되돌아봤다. 든든하기도 하고 동기 부여도 된다”고 했다. 그 역시 kt 투수 손동현(23)의 롤모델로 언급됐다. 손동현은 지난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닮고 싶은 선수로 ‘꾸준함의 대명사’ 김재윤을 꼽았다. 쑥스러운 듯 손사래 친 김재윤은 손동현에 대해 “선배들이 예뻐할 행동을 많이 하는 동생이다. 그의 열정적인 질문 공세에 답해줬을 뿐”이라며 웃었다. 그는 손동현에게 한 조언으로 “불펜 투수는 무너진 경기를 빨리 잊어야 하니까 술을 마시든 일찍 자든 불법만 아니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말해줬다”고 했다.김재윤은 지난해 11월 10일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 오지환에게 9회 초 역전 3점 홈런을 맞고 시리즈 기세를 내준 아쉬움도 털어놨다. 그는 “변명의 여지 없이 실투였다. 전 타자인 오스틴 딘을 볼넷으로 내보내지 말고 이닝을 끝내야 했다”면서도 “다시 그 순간이 와도 주 무기인 직구로 대결하겠다. 최선을 다해서 담아두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kt 투수조 맏형이었던 김재윤은 베테랑이 즐비한 삼성에선 중간 가교역할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최연장자라 원래 나이보다 더 많은 느낌이었고(웃음) 부담감도 컸다. 지금은 아직 젊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다른 경기장에 비해 좌우 중간 거리가 짧은 삼성라이온즈파크에 대해선 “장타를 맞지 않기 위해 제구 위주로 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시즌 연속 세이브 부문 2위였던 김재윤은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되고 싶다”며 타이틀에 대한 열망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팀 공격력이 강해 제가 세이브상을 받으면 우승도 가능하다”며 “선배들처럼 7, 8년 더 활약할 수 있는 몸 상태라고 자신한다. 잘 데려왔다는 평가를 듣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살고 싶나? 트럼프 시즌2 올라타라”…공수 바뀐 ‘리턴매치’ 확실시

    “살고 싶나? 트럼프 시즌2 올라타라”…공수 바뀐 ‘리턴매치’ 확실시

    ‘트럼프 대세론’이 확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줄을 서려는 유력 정치인과 기부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윤리공공정책센터의 헨리 올슨 선임연구원은 가디언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친화적인 공화당의 약 3분의 2가 트럼프 주위로 뭉쳤고 이런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시점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경쟁이라도 되려면 기적이 필요하다”면서 “기적이 일어날 수는 있지만 예상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올슨 연구원은 “현재 공화당에서 생존하고 싶다면 공개적으로 대세에 동조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조용히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대세는 기울었고, 살아남고 싶다면 ‘트럼프 시즌2’에 올라타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이어 “기부자들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트럼프에 줄 서는 기부자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캠프에 기부자 문의 줄이어”…“승리가 옳은 것 회유” 실제로 트럼프 캠프 모금 활동가인 에드 맥뮬런은 최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 후 여러 기부자의 문의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맥뮬런은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 이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헤일리 전 대사의 기부자 수십 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싶다며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오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그렇게 강하게 지지했다는 사실은 다보스에서도 큰 충격이었다”며 “그곳에서 많은 기업가들이 나를 찾아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후원하고 그에게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고도 했다. 여전히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하는 기부자들을 상대로 트럼프 캠프에 합류하라는 회유도 이어지고 있다. 오랜 기간 헤일리 캠프에서 모금 활동을 해 온 프레드 자이드만은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캠프에서 끊임없이 전화가 온다”며 “그들은 ‘우리가 이기고 당신들은 질 것이다. 옳은 팀에 있고 싶지 않나’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바람이 부는 방향을 깨달은 공화당원들이 트럼프의 호의를 되찾고자 서두르고 있다”며 “상하원 의원들, 주지사, 전직 내각 관료들, 기부자들이 충성 맹세를 위해 플로리다 마라라고(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를 순례한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경쟁자 자금 압도한 트럼프 인기…형사기소 무기 삼아 지지층 결집 이런 분위기는 트럼프의 인기가 다른 경쟁자들의 후원금을 압도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억만장자 기업가인 코크 형제가 설립한 단체가 반(反)트럼프 캠페인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디샌티스 주지사와 그를 지지하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은 아이오와주 경선에 5300만 달러(약 710억원)를 지출한 것으로 추산되지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3위 헤일리 전 대사에 근소한 차이로 앞선 데 만족해야 했다. 그가 얻은 한 표당 가치는 무려 2262달러(약 303만원)에 달한다는 계산도 나온다. 반면 트럼프는 자신에 대한 형사 기소와 법원 출석을 거꾸로 무기 삼아 지지층과 후원금을 모았다. 이는 “전직 대통령이자 리얼리티TV 스타 출신으로서 돈으로 살 수 없는 명성을 누린 결과”라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트럼프 캠프 모금 활동가 맥뮬런은 “이번 경선의 가장 훌륭한 이야기 중 하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반대하기 위한 수억 달러의 자금이 오히려 그에 대한 지지세를 키웠다는 점”이라며 “사람들은 미국의 과두 집권층이 대통령을 결정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뉴햄프셔 경선도 승리…“멋진 저녁”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23일 공화당의 두 번째 대선 후보 경선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헤일리 전 대사를 꺾고 승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공화당 경선에서 87%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54.5%,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43.6%를 각각 득표했다. AP와 CNN, ABC, CBS, NBC 등 주요 미국 언론들은 개표 초반 잇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예측했다. 중도 성향 당원과 무당파 유권자들의 ‘반란’이 예상됐으나, 트럼프는 ‘헤일리 돌풍’을 잠재우며 완전한 독주 체제를 굳혔다. 특히 트럼프는 전례없는 역사적 2연승으로, 이미 팽배했던 대세론에 정점을 찍었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1,2라운드로 아이오와 코커스-뉴햄프셔 프라이머리가 정착된 1976년 이후, 두 곳 경선에서 모두 승리한 후보는 트럼프가 처음이다. 트럼프는 이날 저녁 개표 초반 승리가 유력해지자 뉴햄프셔 내슈아에 마련된 선거본부에서 승리 연설을 하면서 “멋진 저녁”이라며 자축했다. 한편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비공식 경선’으로 치러진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압도적인 우위로 승리하면서 재선 도전의 첫발을 순조롭게 내디뎠다. 이로써 미국은 물론 한반도와 국제 정세에 중대한 영향을 줄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11월 5일)는 트럼프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리턴매치’로 치러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바이든 vs 트럼프, 4년 만에 공수 바뀐 ‘리턴매치’ 확실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승리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는 것이 이제 분명하다”고 평가한 뒤 “이보다 더 큰 위험은 없다는 것이 나의 메시지”라고 강력히 견제했다. 이와 동시에 양당은 사실상 본선 대결구도로 전환해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양당은 주별로 경선을 마친 뒤 공화당은 7월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민주당은 8월 19∼22일 시카고에서 각각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후보를 공식 확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서 압도적 우위로 대세를 굳혀감에 따라 양당은 애초 예상보다 조기에 사실상 두 사람을 각각 자당의 대선후보로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측은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민주주의의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우는 한편, 민주당의 득표 이슈인 ‘낙태 권리’를 강조하며 본격 세몰이에 나설 전망이다. 트럼프 측은 남부 국경을 통한 대규모 불법 이민자 유입 문제와 인플레이션, 친환경 중심의 에너지 정책 등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며 남부 국경 봉쇄, 외교·무역에서의 ‘미국 우선주의’ 강화 등 기존 핵심 공약 홍보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는 당시 야당인 민주당 후보였던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인단 수 306대 232로 현직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 승리했다. 전국 득표율은 51.3% 대 46.9%로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앞섰다.
  • 中 신장자치구 규모 7.1 강진

    中 신장자치구 규모 7.1 강진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23일 새벽 발생한 규모 7.1의 강진으로 인해 가옥과 건물이 무너지고 부상자도 속출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9분(한국시간 3시 9분) 신장자치구 아커쑤 지구 우스현 일대를 강타한 강진에 이어 규모 3에서 5.3 사이의 여진이 37차례 잇따른 가운데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 국무원 지진대책지휘부 판공실과 응급관리부는 즉각 3단계 비상대응을 발령하고 구조대를 현장으로 급파했다. 구조당국은 120여채의 가옥이 무너지고 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앙 주변 지역은 평균 해발 3000m가 넘는 험준한 산악지대로 거주지가 떨어져 있어 피해 상황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중국 지진대망 발표에 따르면 이번 강진 진앙은 북위 41.26도, 동경 78.63도이고 진원 깊이가 22㎞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지진 규모를 7.0, 진원 깊이는 13㎞로 봤다. 지난 5년 동안 이번 진앙의 200㎞ 이내에서 규모 3 이상의 지진이 166건 발생했으며 이날 지진은 이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앞서 지난해 12월 18일 신장자치구와 접한 간쑤성에서 규모 6.2의 강진이 일어나 151명이 사망했으며, 2008년 쓰촨대지진으로 9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편 전날 오전 산사태가 발생한 윈난성 자오퉁시 전슝현 탕팡진 량수이촌에서는 영하의 날씨 속에 구조대가 매몰된 생존자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산사태로 마을 주민 18가구 47명이 잔해에 깔린 가운데 사망자는 12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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