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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틀러는 권력형비리 원조?

    ■히틀러와 돈 (볼프 C 슈바르츠벨러 지음/참솔 펴냄). “히틀러는 끔찍한 죄악을 저지른 독재자였지만 돈에 있어서만은 깨끗한 정치가로 알려져 왔다.그러나 이러한 ‘신화’는 이제 깨져야 한다.”‘히틀러와 돈’은 ‘청렴결백한 봉사자’로서 히틀러의 이미지는 철저하게 조작된 것이라며 권력형 비리의 원조격인히틀러의 마지막 신화 부수기에 나선다. ‘리더스 다이제스트’편집장 경력의 저자는 저널리스트답게 꼼꼼한 자료수집을 바탕으로 일개 세무 공무원의 아들에서억만장자 총통으로 부상하기까지 권력자 히틀러의 부의 축적,관리 과정을 긴장감 있게 파헤쳐 간다. 삼류 그림엽서 화가,신병훈련 조교 출신의 히틀러가 정치가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직업없이 살 수 있는 직업’을 통해 어렸을 적부터의 꿈인 사치스러운 생활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독일노동당에 입당한 히틀러는 뛰어난 웅변술로 권력가와 재산가의 기부금을 끌어들였고 특히 돈많은 귀부인들의 환심을 사 후견인으로 만드는 데 천부적 재능을 보였다.히틀러는 모든기부금에 대해 한번도 영수증을 써 준 적 없이 사적으로 착복했으며 ‘깃털’들의 고용을 통해 ‘몸통’의 개인 재산불리기에 나섰다.예를 들어 정치적,금전적 기반이 돼 준 신문사 ‘민중의 눈’과 출판사는국방부 비밀계좌의 돈을 사적으로 끌어 들이고 모자라는 돈은 기업가를 등에 업고 청탁대출 받아 자신의 소유로 만든것이다.그나마 대출금은 기부금으로 상환했다.히틀러가 정권을 잡자 이 회사는 독일언론의 90%를 장악했지만 1940년부터 한푼의 세금도 내지 않았다.강제 판매한 저서 ‘나의투쟁’의 수입은 물론,개인사진사를 내세운 사진집과 우표판매,심지어는 히틀러의 수채화를 새겨 넣은 가방판매 사업으로 막대한 수입을 챙겼고 국민들에겐 대통령으로서 급여도 받지않겠다고 선전해 놓고 실제로는 세금 면제 혜택을 받아 개인계좌를 불리는 등 탈세행각도 서슴지 않았다.부동산의 차명구입,환율 차익 챙기기,국가기밀의 사적 이용,미술관 건립명분을 앞세운 예술품 독점 등 갖은 치부수법은 권력형 비리의 교과서라고 할 만하다. 이땅의 정치와 ‘대조표’를 만들어 가며 읽을 만하거니와히틀러의 웅변술 뒤에 숨어있는 밀교적인 ‘신비주의’,히틀러의 여인 이야기 등 부수적인 읽을거리가 풍성하다.1만 3000원. 신연숙기자 yshin@
  • [기고] 문화재 반환의 어제와 오늘

    문화재는 한 나라의 문화사적 증거물로서 우리의 과거,현재,미래의 모습을 투영해 주는 거울이다.문화재는 한번 잃어버리거나 파괴되면 다시는 회복될 수 없는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이 생성된 환경에서 여타 연관 문화재들과함께 있어야 진정한 가치를 발산할 수 있다.문화재 반환은 역사적 상흔을 치유하기 위해 문화 민족으로서 당연히 제기할 권리인 동시에 의무이다.우리는 그 권리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일본이나 서구 유럽 열강을 비롯한 많은 제국주의 국가들은 식민지 문화나 점령 국가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는 미명 아래 박물관이나 연구소를 통해 본국으로 방대한양의 문화재를 조직적으로 약탈하거나 파괴하였다.식민지상황이나 전쟁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배자의 소유권은 지속적으로 효력이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지배권력의 문화재 약탈은 피지배 계급의 문화재 소유나 향유할권리 자체를 박탈해 버리는 행위인 것이다. 문화재 반환과 보상에 대한 요구는 하나의 사회·문화적현상으로서,제1·2차 세계대전 이후 그리고 신생독립국이형성되는 탈식민지 과정에서 국가의 독립성 등을 회복하려는 국가의 의지와 노력이다. 그러나 문화재 반환은 외형적으로는 ‘전쟁’이나 ‘강탈’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만큼 심대한 이해 상충으로 인해양국간 혹은 다국간의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대영 박물관이나 루브르 박물관 등은 신생 독립국가들이나피식민지 국가들의 문화재 반환에 대한 요구에 대해 미온적이며 배타적인 태도,심지어는 극도의 문화 제국주의적인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전시 약탈 문화재를 모두 돌려줘야 하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자기 방어의 정치적 제스처를 이면에 숨기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에도 불행했던 문화 파괴의 역사가 존재하며 대부분 외세 침략에 의한 문화재 파괴와 약탈,즉 타의적인 반달리즘(vandalism)이었다.2000년 국정 감사 자료에 의하면학계에서는 구한말 일본이나 서구 열방으로 흘러들어 간우리 문화유산을 20개국 총 7만 4548점으로 추정하고 있지만,이는 국·공립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소장된 한국 문화재를 중심으로 조사된 것이다.즉 사립박물관이나 미술관혹은 개인소장자가 현재 소장하고 있는 한국 문화재는 그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렇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문화재가 해외에 유출된 것이며,그 중에서 불법유출된 문화재는 몇 퍼센트 정도인가. 아쉽게도 이 질문에대한 답변을 현재로서는 명쾌하게 제시해 줄 수 없다. 이는 현재까지 국내외 문화재에 대한 총목록(inventory)이 없기 때문이다.지난 10여년 동안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해외소장문화재에 대한 연구조사를 진행해 왔지만 원출처나 유출경위에 대한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원출처와 유출경위는 문화재 반환요청 국가가 문화재에 대한 소유권을증명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정보이다. 정부는 문화재 반환을 위한 전문가 위원회와 실무진을 테스크 포스로 구성하고,문화재 유관 기관을 중심으로 국내외 문화재에 대한 총목록을 제작하고,원출처나 유출경위와같은 관련 정보를 수집·조사연구하는 장기적인 계획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보아 추계예술대 교수 박물관경영학
  • 설특집/ TV프로(12일)

    *** 열린 대화로 세대간 벽 허물기. ◆3대 토크,세대공감(EBS 오후 7시25분) 각 세대를 대표하는 15명을 초대해 앙케이트 형식으로 꾸미는 프로그램.원종배 아나운서가 진행한다.불과 10∼20년전만해도 집안의중심은 제일 나이가 많은 연장자.따라서 윗어른으로 인해모든 집안의 대소사가 결정됐다.그러나 자기표현에 당당한 신세대들에게 옛날식 효를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잘못된효과를 부를 수도 있다고 한다.출연자들이 세대간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열린마음을 보여주는 코너다. ***‘세계속의 한국음식' 현지리포트. ◆지글지글 맛있는 코리아 세계를 간다(KBS1 오후 9시50분) 12,13일 이틀에 걸쳐 한국음식의 맛과 멋을 소개하는 자리.몇 년전만 해도 낯설기만 했던 한국음식이 지금은 세계 먹거리 유행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한다.독특한 향과 양념의 맛을 거부하던 외국인들이 매일 한국음식을 먹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다.한국 음식이 누구나 한번쯤 먹어보고 싶어하는 최고의 음식으로 자리잡기 까지의 과정을생생한 현지 리포트로 접근한다. ***한복디자이너 이영희씨의 삶. ◆거인들의 저녁식사(푸드채널 오후 2시30분)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씨를 초대해 독특한 한복 만들기를 위한 그녀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을 알아본다.이영희씨는 설 등의 명절,경조사 등 특별한 날에만 입는,불편한 옷으로 여겨지던 한복을 실용적이면서 아름답게 디자인해 세계에 알리는데 기여한 중심인물.마흔이라는 늦은 나이에 한복 공부를 시작한 고생담과 함께,학생들 사이에서 ‘튀는 교수’로 불리는 사연 등 에피소드들을 듣는다.
  • [사설] 투기 부추기며 세무조사

    오늘부터 부동산투기 세무조사가 서울 전 지역과 신도시등으로 확대된다.국세청은 지난달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등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투기 조사에 들어갔지만,투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대상지역을 넓히게 됐다.하지만 국세청의 한정된 인력 등으로 볼 때 세무조사로 부동산투기를 근본적으로 잠재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없다. 엊그제 마감된 서울지역 아파트 동시분양의 경쟁률은 44대1로 지난 1992년 동시분양이 시작된 이후 최고치였다.이처럼 부동산시장 과열이 식지않는 데에는 정부의 책임이작지 않다.정부는 외환위기 직후 부동산경기를 살린다는명분을 내세워 분양권 전매를 허용했기 때문이다.분양가자율화도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급등하게 된 주요인으로꼽힌다. 정부는 부동산투기가 있을 때마다 세무조사를 통해 막아보겠다는 미봉책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건설교통부는 청약배수제와 채권입찰제,청약증거금제 도입 등 주택청약제도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제도들은 물론 청약경쟁률을 낮추는 데에는 보탬이될 수도 있겠지만, 투기를 막을 수는 없고 서민층 등 선의의 피해자만 양산해 득보다는 실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부동산투기를 억제하고 실수요자를 비롯한 선의의청약자를 보호하겠다는 원칙에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전매를 완전금지하거나 부분 제한하는 게 현실적으로 좋은 대안이라고 본다.하지만 건교부는 부동산투기를 부추기는 전매제도는 시장자율이라는 명분을 내세워계속 허용하고,청약배수제 등 규제를 하지 않아야 할 것을다시 도입하려는 것은 아닌가. 주택공급을 늘리고,기준시가를 수시로 조정하는 등으로 부동산투기를 막을 범(汎)정부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 1·29 개각/ 새 내각분석

    이번 ‘1·29 개각’의 가장 큰 특징은 현 정부의 정책을힘있게 추진,마무리할 수 있는 경륜 있는 실무형 장관으로채워졌다는 점이다. 경력을 들여다보면 장관 20명 중 7명을 차지하던 정치인 출신이 4명으로 줄었다.특히 의원 겸직은 6명에서 2명으로 대폭 축소됐다.대신 행정 관료 출신은 7명에서 8명,학자 출신은 3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 이번 개각에서 또 하나의 특징은 내각의 연령 편차가 줄었다는 점이다. 지난 내각에서는 최연장자와 최연소자의 나이차가 21년에 이를 정도로 편차가 심했고 50대 중견 장관들이 5명에 불과했다.바뀐 내각에서는 최고 연차는 16년에 불과하고 50대 장관들은 8명에 달한다.평균연령은 60.3세로 지난 내각 61.3세보다 다소 젊어졌다. 그리고 서울대 출신이 지난 내각때와 마찬가지로 13명으로군 출신 2명을 제외한 각료중 72%나 차지해 학벌 편중의 문제가 아직도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이항성 유작 40여점 국내 첫 선

    ‘평화의 작가’ 이항성(1919∼1997) 화백의 5주기전이 오는 2월1일부터 3월10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열린다. 이항성은 1970년대 초 프랑스로 건너간 후 줄곧 그곳에서활동한 때문인지 국내에는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평화’를 주제로 한 이번 유작전에 출품되는 작품들은‘생명의 빛’‘평화의 념’‘동방의 빛’ 등 대표작 40여점으로 모두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것들이다. 이항성은 1951년 1·4후퇴 때 최초의 국정 미술교과서 편저를 인가받았다.그는 앞서 초중고 미술교과서 편저(1947년),초등 미술교과서 편찬(1948년),고교 미술교과서 편찬(1949년) 등의 작업을 했고 1956년에는 대한미술교육협회장을맡는 등 우리나라 미술교육의 씨앗을 뿌린 장본인이었다. 출판 분야에 남긴 발자취도 컸다.국내 첫 미술월간지인 ‘신미술’을 1956년에 창간했고 ‘문화교육출판사’를 설립해 ‘서양미술사’‘세계미술전집’(전4권) 등을 발간,해외미술정보를 국내에 알리는 데 앞장섰다. 미술교육의 개척자였던 이 화백은 1972년 프랑스의 폴화케티 화랑과 전속계약하면서 프랑스,이탈리아,독일,미국 등에서 수 차례의 초대전과 개인전을 가졌다.이후 서울 전시회 기회가 적어 막상 고국에서는 낯선 작가가 되고 말았다. 한지작업을 주로 해온 이 화백은 한국적 정신성을 과거와현재,동양과 서양이라는 시공을 뛰어넘어 재해석한 것으로정평이 나 있다.한지를 잘게 찢어 캔버스에 붙인 뒤 먹과유채로 화면을 재구성하고 다시 한지를 뒤덮는 과정을 되풀이하는 것이다.이런 기법으로 새,화초,상형문자 등을 다양한 형태로 표현했다.화면의 중앙에서 가장자리로 뻗치는 힘의 확산과 응축은 동양적 신비를 껴안음은 물론 분단과 한국전의 비극을 온몸으로 겪은 그가 이후 추구해온 주제인‘평화’를 강렬하게 관철시키고 있다. “이 위대한 예술가는 캔버스 위에 한국인의 큰 향수를 그린다.”(‘25시’의 작가 비르질 게오르규)나 “작품을 보면 ‘다정불심’(多情佛心)이라는 말이 떠오른다.”(평론가이일) 등은 이항성의 예술적 특성을 압축한 말이다. 유상덕기자 youni@
  • [씨줄날줄] 모피아(MOFIA)

    관료조직 중 단결이 잘되는 대표적인 곳은 옛 재무부로알려져 있다.그래서 재무부의 영문 약자(MOF)와 마피아(MAFIA)를 합친 모피아(MOFIA)라는 조어가 오래 전부터 관가및 금융계에는 나돌게 됐다.과거에 재무부 출신은 공무원을 그만둬도 산하기관과 금융기관 등 영향력을 발휘할 수있는 곳의 고위직으로 취업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보통 임기를 두번 채울 수 있어 공직 퇴임후 적어도 6년의 임기는 ‘보장’됐다. 재무부가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이재국(理財局) 때문이다.지금도 관치금융과 각종 규제는 남아 있지만,1980년대만 해도 매우 심했다.이재국은 은행·보험·증권·투자신탁 등 모든 금융권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다.당시에는 이재국 사무관이 은행장에게 전화하는 게 이상하지 않았다.이재국장을 지낸 전직 재무부 고위관리는 이런 말까지 했다고 한다.“재무부 출신은 다른 부처보다 한 계급이 높다.이재국은 한 계급이 더 높다.” 특히 1980년대까지 재무부에는 경제기획원(EPB)과 함께우수한 인재들이 몰렸다.장관과 국회의원의 아들 등 집안배경이 좋은 관료도 한둘이 아니었다.특히 이재국이 그랬다.특정고 출신이 이재국에 많다 보니 특정고 출신 중에서도 서울대 법대 출신은 가장 좋은 성골(聖骨)로,서울대 상대 출신은 그 다음인 진골(眞骨)로 통했다고 한다.현재의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과 금융감독위원회의 뿌리는 이재국이다.옛 이재국의 파워와 전통은 둘로 나뉘어져 이어지고있는 셈이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먹을 것이 있다.’고 했던가.관치금융에서 시장자율로 가면서 정부의 영향력도 떨어지고 있지만,그래도 아직 금융권에 대한 재경부와 금감위의 파워를 무시할 수는 없다.요즘에도 금융기관 고위직 인사 때재경부와 금감위 출신의 낙하산이 내려오는 것은 하나의예에 불과하다.정부는 금융기관장의 경우 단임원칙을 지키겠다고 공언했지만,비씨카드 사장은 예외였다.임기가 끝나는 코스닥증권시장 사장은 다른 곳의 기관장으로 옮겼다. 최근의 일로,두 기관장 모두 옛 재무부 출신이다. 물론 낙하산이라고 모두 문제로 볼 수는 없다.전문성을갖춘 외부인사라면 내부출신보다나을 수도 있지만,대체적으로 낙하산을 바라보는 해당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눈은곱지 않은 것 같다.재경부와 금감위의 낙하산 독식에 대해 다른 부처의 불만도 터져나온다.정권은 바뀌고 세월은 흘러도 모피아는 영원한 것인가.굳세어라 모피아. [곽태헌 논설위원 tiger@
  • 이명박씨 자전에세이 “나는 희망이 보인다”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 이명박(李明博·61) 전 현대건설 회장이 17일 펴낸 두번째 자전에세이 ‘절망이라지만나는 희망이 보인다’(말과 창조사)에서 현대그룹 와해에관한 사견을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전회장은 먼저 금강산사업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통일염원에 기운 나머지 비즈니스 원리를 외면해 현대그룹 해체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또 장자 우선 원칙을 깨고 정몽헌 회장을 그룹회장으로 세워 ‘왕자의 난’을 부른 것도 고인의 대북사업 중시에서비롯됐다며 앞으로 현대 창업의 정통성은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회장은 이밖에도 95년 서울시장 경선출마를 말리는 YS와 벌인 2시간 동안의 청와대 조찬담판,92년 대선때 정주영 비판을 거부해 TV 찬조연설이 무산된 과정 등 정치 비화를 최초로 공개했다. 신연숙기자yshin@
  • MGM 영화사 팔린다

    영화 ‘델마와 루이스’ ‘레인 맨’ 등을 만든 미국의 메트로 골드윈 메이어(MGM)가 매각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MGM은 최근에는 북한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 007시리즈 20편을 제작중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15일 MGM이 회사를 팔기로 하고 이번주 중 예정된 입찰에 많은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와 계약했다고 보도했다.억만장자커크 커코리언(84)이 소유한 MGM의 희망가격은 70억달러지만 월가에서는 50억달러 정도로 계산하고 있다. MGM의 유리한조건은 4100여점의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영화도서관이다.그래서 영화 케이블채널을 가진 엔터테인먼트사 비아콤이나 액션영화 목록이 적은 월트 디즈니 등이 매입사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그러나 아직까지는 입찰 의사를 밝힌 기업은 없다. 전경하기자 lark3@
  • 해양부 국장인사 갈등

    해양수산부가 국장급 인사를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본부 국장자리 가운데 요직인 해운물류국장에 기술직 출신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지금까지 이 자리는 행정고시 출신들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는 연초부터 어느 정도 감지됐다. 유삼남(柳三男)장관은 이달초 “앞으로 비전문가인 행정직보다는 직접 배를 타본 실무형 전문가들이 우대받을 것”이라며 기술직 발탁을 예고했다. 유 장관의 발언 후 대부분 간부들은 “장관이 원칙론을 강조했을 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며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그러나 국장급 인사가 계속 연기되고,당초 내정자인 K국장(행정고시 출신) 대신 ‘바다 경험’이 있는 L국장(선박직)이 해운물류국장에 임명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행정직 간부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고시출신인 한 관계자는 “인사권자인 장관이 기술직을 우대하는 것은 좋지만 행정직을 완전히 비전문가 집단으로 인식한 것은 유감”이라면서 “장관의 생각대로라면 해운물류국장뿐만 아니라 수산정책국장·어업자원국장·항만국장 등주요 국장자리에 가려면 반드시 승선 경험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술직인 한 간부는 “해양부의 23개인 국장급 자리가운데 안전관리관과 항만국장직을 제외한 대부분을 행정직이나 수산직이 차지해 왔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능력있는 기술직을 행정직에 내정한 장관의 발상은 참신한 것”이라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주병철기자 bcjoo@
  • [기고] 대통령 의지 실천할 중립내각 구성해야

    김대중 대통령이 14일 임기를 1년여 남겨둔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구상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혔다. 새해 국정의 4대 과제로서 경제활력 회복과 세계적 수준의경쟁력 제고,중산층과 서민 생활의 향상,부정부패의 척결,남북관계의 개선 등을 제시하였다. 대통령이 제시한 4대 국정운영 과제는 시의적절한 그리고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4대 과제는 현재 한국사회가 당면한 가장 절박한 문제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국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세계화와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고,중산층과 서민의생활을 안정시키는 것은 시대적 요구라고 할 수 있다.또한 특별수사검찰청을 설치하여 각 분야의 부패척결에 불퇴전의 결의를 다진 문제 인식도 적절하다. 최근에 불거지고 있는 각종 게이트에 대하여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돈 냄새 때문에 잠을 못 잤다는 말을 들으면서국민들은 살 의욕을 상실했다.항간에 역대 정부 중 국민의정부가 가장 부패한 것 같다는 소리를 서슴없이 한다는사실을 염두에두어야 할 것이다. 각종 의혹사건을 미온적으로 처리하면 차기 정부에서 재조사의 악순환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해야할 것이다. 국정의 4대 과제 중 대통령은 특히 남북문제에 대하여 많은 미련을 갖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김 대통령은 남북문제에 대하여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많은 공을 들인 것이사실이다.그러나 금년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고 미국의 9·11테러 사건 이후 새롭게 편성되는 국제질서와 북한내부 사정 등을 감안할 때 남은 임기 1년동안 남북문제가획기적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하기 어렵다.남북문제에대한 김 대통령은 많은 미련과 아쉬움이 있겠지만 이쯤에서 접어 둘 때가 된 것 같다. 김 대통령은 또한 새해의 4대 행사로서 월드컵,부산 아시안 게임,지방자치단체장 선거,대통령 선거 등을 들었다.4대 행사도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김 대통령은 여덟 가지 사항 중에서 경제의 경쟁력 제고,월드컵의성공적 개최,남북관계의 개선 등 세 가지를 특히 강조했지만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도 그에 못지 않게중요하다.앞으로 지방정부와 이 나라를 이끌고 갈 국가지도자를 선출하는 선거가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역사상 유례없는 가장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 내용이 구체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첫째,대통령의 실천의지가 중요하다.그 동안 김 대통령은 국민과 많은 약속을 했지만 용두사미가 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김 대통령에게 남은 임기는 이제 1년뿐이다.임기를 마치고 후회해도 소용없다.김 대통령이 재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이제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유념하고 사실상 국민과의 마지막 약속을 꼭 지켜주기 바란다. 둘째,하루속히 중립적이고 능력 있는 인사로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여 대통령의 새해 구상을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대통령이 아무리 좋은 청사진을 제시했더라도 내각이움직이지 않으면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하루빨리환상의 팀을구성하여 새해 구상을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홍득표/ 인하대 교수 정치학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 만화경] 목사들의 축구대회

    지난 6일 해인사에서 거행된 조계종 혜암 종정 영결식 내내 해인사 호법(護法)스님들은 큰 곤욕을 치러야 했다.각정당 대표를 포함해 이례적으로 대거 참석한 정치인들을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취재하려 식장으로 밀려드는 보도진들을 결사적으로 막아내는 스님들의 모습은 안쓰러울 정도였다. 보도진의 몸싸움 못지않게 줄줄이 이어진 정치인들의 조사(弔辭) 대결도 팽팽했다.혜암 스님과의 개인적인 인연이나 공적인 만남을 강조하면서 읽어내린 이들의 감동적인(?) 조사는 신도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영결식장이 마치 정치인들의 웅변대회장으로 변한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까. 2시간여의 의식이 끝나고 조계종 큰 스님들부터 각 종단대표,정치인 등 각계 인사들의 분향과 헌화가 이어지면서마음 한 켠에 밀려드는 허전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그토록 무성하던 종교간 화해·교류의 목소리가 무색할 만큼 개신교·천주교계 인사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성탄절과 석탄일 축하 메시지를 주고받던 흐뭇한 나눔과,‘종교간 대화와 화합’ 운운은 다 어디로 갔는지…. 이날 개신교 천주교 인사들의 영결식 불참을 종교간 의식의 차이에서 오는 결과로 치부하기엔 ‘빈 자리’가 너무컸다.정치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한 신도의 “정치는 역시 ‘문상정치’가 최고”라는 비아냥이 그냥 지나칠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다.상가의 손님은 신분의 귀천을 떠나모두가 반갑다고 한다.개신교 천주교 인사들은 순수한 차원이든,의례적이든 이런 생각을 터럭만큼이라도 해보았을까. 목사님 신부님들이 오는 21일 서강대에서 축구대회를 연다고 한다.‘2002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 주간’을 맞아개신교 천주교 한국정교회 기독교한국루터회가 초교파적으로 마련한 단합행사다.‘(수신)제가 후 치국 평천하’라고 했으니 집안의 화합이 급할 것이다.이 땅의 기독교 내분과 갈등이 하루이틀의 문제였던가.우리 종교계의 가장 큰문제점이 신·구교간,개신교간 갈등이라고도 하는 마당에남의 상가 조문은 철없는 기대일 수도 있겠다. 혜암 종정은 대한민국 불교의 장자종단이라는 조계종단에서 이판,사판을 떠나 명실상부한 정상이었다.55년법랍에한 순간도 흐트러지지 않았던 자세는 비단 불교계만의 숭앙대상은 아닐 것이다.그런 점에서 종정의 영결식장에서기독교 인사들의 현신은 남다른 것이었을 터인데….거듭생각해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자리였다. 김성호기자 kimus@
  • 집중취재/ 호주제 ‘뜨거운 감자’

    [안타까운 사연들] 재혼한 정혜영씨(가명·38)는 최근 전남편 소생인 13살,11살난 두 딸을 미국으로 유학보냈다.재혼한 남편은 좋은 아버지였지만 ‘아버지와 성(姓)이 다르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날로 위축되어 갔다. 친권과 양육권을 가졌으나 ‘동거인’에 불과한 두 아이가의료보험도 따로 가져야 하는 등 불합리한 일에 거듭 속상해 하던 차에 학교생활에서도 상처받는 아이를 위해 결국미국에 보내는 방법을 택했다.법이 가족의 단란함을 도리어깼다고 그녀는 생각한다. 김정숙씨(68)는 5살난 손자가 자신의 호주다.일찍 세상을떠난 남편 대신 아들을 키웠는데 3년 전 아들 내외가 교통사고를 당해 부모잃은 손자를 자신이 돌봐야 할 처지이다. “벌어먹이느라 손톱이 다 닳도록 일해온 내가 법적으로는어린 아들,손자의 보호를 받는 것처럼 되어 있는 것은 뭔가한참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6년 전부터 가정폭력으로 별거해온 윤경선씨(가명·34).남편과 다시 마주치는 것도 싫어 법적 이혼 절차를 거치지 않고 혼자 살아왔다.그런데 지난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이혼을 서두르게 됐다.지지부진한 이혼수속 때문에 만삭이돼서야 이혼소송이 마무리됐고 아이를 낳았다.그러나 이혼후 6개월이 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작 아이의 출생신고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 [호주제,무엇이 문제인가] 현행 민법이 시대와 현실에 동떨어져 있음을 보여주는 예는 우리 주위에 얼마든지 있다.이혼가정,미혼가정은 늘어나는데 아직도 우리 사회는 ‘정상’ ‘비정상’ 두개의 잣대로만 가족의 형태를 구분하고 있다. 호주제란 실제 가족공동체를 이루고 있느냐에 관계없이 한가족집단에 반드시 가장인 호주를 두고 그 호주의 지위는승계에 의해 종적으로 이뤄지며,순위는 장남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제도다.여성은 결혼과 동시에 남편의 호적에 입적(入籍)해야 하고 자녀도 아버지의 호적에 입적하며 법률상가족관계를 호주를 중심으로 규정하고 있다. 결혼한 여성은 자신의 부모를 떠나 남편의 가(家)에 입적하고 남편 또는 남편의 아버지인 호주의 보호 아래 그 권위에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 호주제의 기본이다.‘출가외인’‘호적을 파간다’는 말은 여기에서 파생된다. 호주제 존치론자들은 “실제로는 호주라고 어떤 이익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묻는다.물론 호주라고 세금을 깎아주거나 아파트 입주권에서 우선권을 준다든지 등 현실적 이익은 없다.그러나 호주제 폐지론자들은 결혼생활의불평등은 물론 우리 사회의 남녀차별이 여기서부터 출발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호주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 필요] 호주제는 일본이 농민이나 토후의 반란으로부터 정부권력을 안정시키기 위해 ‘가족국가’ 이념을 동원한 데서 출발했다. 호주 중심의 가족주의 원리를 국가통치의 원리로 전환해호주가 가족을 지배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일왕이 일본국민을 지배하는 것도 정당하다는 의도를 19세기 말 만든 일본 민법에 심었다. 이는 식민통치 수단의 하나로 1921년 우리나라에 도입됐으며,‘제사상속’과 ‘유산상속’ 등 전통의 조선관습에 억지로 ‘호주상속’이란 급조된 통치수단을 덧씌웠다고 법학자들은 지적한다.우리의 고유 전통이라기보다는 청산되지않은 일제의 잔재라는 것이 호주제 폐지론자들의 주장이다. 최근 ‘여자들 목소리가 커져서 남자들 살기가 힘들다’는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소장은 “평등을 원하는 여성과 전통이란 미명하에 군림하기를원하는 남성의 부조화 때문에 하루 329쌍이 이혼(2000년 통계청 자료)하는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곽 소장은 “호주제가 없어진다고 가족이 붕괴하는 것이아니다.가족은 부계 조상으로부터 아들만에 의해 이어져 오는 것이 아니라 독립한 인격주체로서의 남성과 여성의 결합인 혼인에 의해 유지된다는 사실을 편견없이 법제도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1인 1호적등 다각 검토. 흔히 호주제가 폐지되면 당연히 호적제도도 폐지된다고 생각한다.그러나 가족별 편제방식이나 1인1호적제도 등 국민의 신분사항을 기록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여성부 관계자들은 대체로 가족편제 방안을 선호하는 편이다. 호주제 폐지가 너무 급진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감안,여성부는 강제로 승계되는 호주제를 부부나 가족이 합의한다면 보다 민주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가족문제에서의 자기결정권을 충분히 인정한다는의식이 확산된다면 궁극적으로 호주제 폐지로 나아가는 길이 보다 쉬워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여성부는 지난 57년 이래 끊임없이 문제 제기가 됐음에도호주제가 폐지되지 못했다는 현실상황을 의식해 단계적으로민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우선 고려 중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남성 우선 호주승계 제도를 연장자 순이나 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한 승계자 결정 방식으로 바꾼다면현행 호주제의 폐해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아내가 남편의 혈족이 아닌 직계비속을 입적시킬 때 호주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현행 민법조항을 삭제하면 재혼한여성과 자녀의 불편을 동시에 덜 수 있다.남편이 밖에서 낳아온 아이를 아내의 동의없이 입적시킬 수 있는 현행 제도를 아내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도록 고치는 문제도 논의해야 할 부분이다. 이와함께 원칙적으로 자녀는 아버지에게 입적케하는 규정은 그대로 두더라도 예외조항으로 이혼이나 혼인이 취소된경우 친권행사자의 호적에 두도록 하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오정진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여성의 권익옹호만이아니라 민주적 가정과 사회,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근간이호주제의 경직성을 고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전 국민이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호주제로 인해 절실한불편에 부딪혀 있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방안이 정부 차원에서 조속히 확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남주기자. ■””호주제 폐지땐 가족제도 붕괴””. ‘호주제 수호’를 올해 역점 추진사업으로 선정한 성균관은 호주제 완전 폐지에는 반대하지만 일부 조항은 수정할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승관(李承寬·67) 성균관 전례연구위원장은 “이혼녀는독립호주로서 호(戶)를 창설할 수 있고,아들이 없는 가족의경우 딸이 호주를 승계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호주가 미성년자일 경우 어머니나 할머니가 친권자로서 성년이 될 때까지 호주를 대행하는 것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다만 호주제 자체를 폐지하자는 극단적인 주장은 부계 혈통인 우리나라의 기본조직인 가족제도의 해체를 불러오기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이혼녀가 재혼했을 경우 새아버지의성(姓)을 따르는 문제는 따라간 자녀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한다는 점과 향후 원래 성과 바뀐 성을 둘러싸고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결혼한장남이 따로 호를 구성하는 문제는 현행법에서도 장남이 호주 승계를 거부할 수 있고,이 경우 차남이나 삼남이 호주를승계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딸은 장남보다 나이가 많더라도 혼인을 하면 남편쪽의 호적을 따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호주승계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외국의 사례. 장자가 호주를 승계하는 우리 식의 호적제도는 사실상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것이다. 우리가 모델로 삼은 일본에서도 호주제가 지난 47년 폐지됨으로써 직접적인 비교대상 자체가 없다.유사한 사례를 구태여 찾는다면 남성 위주의 가장제전통을 갖고 있던 스위스를 들 수 있다.그러나 ‘남편이 혼인공동체의 우두머리가된다’는 규정이 남녀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84년 ‘가족공동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합의에 의해임의로 가장을 둘 수 있다’고 민법을 개정,스위스도 호주를 남자로 한정짓던 것에서 벗어났다. 또 대만의 민법은 원칙적으로 가장을 친족간의 선거에 의해 선출하고 세대가 같은 경우 최연장자가 가장이 된다고규정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프랑스 등에서는 개개인이 출생과 혼인,사망등의 변동사항을 보여주는 신분기록을 갖고 있을 뿐이다. 개인별 편제는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받는다는 정신을 깔고 있다.물론 가족 중 다른 사람의 신분사항 때문에 차별받는 일도 없다. 서양에서 결혼 후 남편의 성(姓)을 따라 사용하는 예를 들어 우리가 남녀평등사상이 앞선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독일은 지난 91년 남편의 출생 성(姓)이 혼인 성이되는 것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판결을 내림에 따라 민법을 개정해 부부는 공동의 성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했다.프랑스에서도 지속적으로 한 성만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은 차별이라는 판례가 있다. 최여경기자 kid@
  • “남녀불문 家長을 호주로”

    존폐를 둘러싸고 사회적 의견이 팽팽히 갈려온 호주제의개선을 위한 절충안이 제시됐다.이를 계기로 여성계와 유림사이에서 눈치를 보느라 수년간 민법과 가족법 개정을 늦춰온 여야 정치권과 정부는 호주제 개선안을 조기에 확정, 국민들의 불편을 덜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법학연구소(소장 최대권)는 7일 여성부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호주제 개선방안에 관한 조사 연구’결과를 통해 ‘가족별 편제호적제도’를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가족별 편제제도’는 친족별로 장자인 남성만이 호주를승계하는 현행 제도와는 달리 가족 중심으로 호주를 정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즉 부친이 생존해 있는 장남도 결혼하면 호주가 될 수 있고 여성도 가장이라면 호주가 될 수있다.‘가족별 편제제도’가 도입되면 미혼모나 재혼 가정도 일반 가정과 차별없는 동등한 가족형태로서 법적인 보호를 받게 된다. 이같은 호주제도 개선안과 함께 친(親)양자제도가 법령에규정된다면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재혼여성의 자녀들이 양부(養父)와 성(姓)이 달라 고통받는 문제도 해결된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개별 편제제도’를 채택하고 있다.즉 따로 호적제도가 없이 개인별로 출생,혼인,사망등을 보여주는 신분기록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혈통과 가족을 중시하는 우리 국민정서를 감안,호적제도를 유지하면서도 사실상 호주제를 폐지하는 효과를 가지는 ‘가족별 편제호적제도’가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호주제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지난 97년 헌법불합치 판정이 난 동성동본혼인금지 조항 등 시급한 민법개정이 지난해 정기국회에서도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서울대 법학연구소와 각계에서 제시하는 개선안을 중심으로 올해에는 호주제를 포함,민법개정 문제를 매듭짓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여성부가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전국 2,006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의식조사에서 응답자의 70% 이상이 호주제의 폐단을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그러나 정작 47.5%(여성 55%,남성 37%)만이 호주제의 폐지 또는 수정을 요구하고있음을 감안, 여성부는 호주제의 당장 폐지보다는 단계적개선안을 마련중이다. 허남주기자 yukyung@
  • 재계 경영 대물림 러시

    연초부터 기업경영의 대물림 현상이 러시를 이룬다.재계 2∼3세 오너들이 속속 경영일선에 포진하고 있다. 한솔은 최근 장자승계 원칙을 깨고 이인희(李仁熙·73)고문의 세째 아들 조동길(趙東吉·46) 부회장을 그룹 회장에 선임했다.장남 조동혁(趙東赫·51) 부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나 앉았다.차남 조동만(趙東晩·48) 부회장은 그룹에서 분가했다.1998년 시작된 2세 ‘동’자 3형제의 분할 통치가 4년만에 막을 내린 셈이다. 조 회장의 그룹회장 승계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그는 신규사업에 골몰했던 형들과 달리 그룹모태인 제지업에매달렸다.한때 한솔이 정보통신사업에 전념할 때만 해도 조동만 부회장이 사령탑으로 유력해 보였다.그러나 PCS(개인휴대통신)사업을 매각한 뒤 다시 제지업에 주력하면서 조 회장이 후계자로 부상했다. 조 회장은 삼성물산·JP모건을 거쳐 1987년부터 전주제지에 몸담았다.지난 98년에는 전주제지 신문용지사업을 처분한뒤 외자유치를 통해 팬아시아페이퍼 설립을 주도했다.재무감각이 뛰어나고 합리적이란 평가를 받는다.그래서 외조부인이병철(李秉喆) 삼성 창업주를 닮았다는 소리를 듣는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일 정지선(鄭志宣·30) 이사를 부사장에 선임,3세 경영체제를 열었다.정 부사장은 고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3남인 정몽근(鄭夢根) 현대백화점 회장의 장남.1997년 현대백화점에 과장으로 입사해 지난해 1월 기획담당 이사로 승진했다.지난 1년 사이에 현대백화점 주가를 400% 이상 끌어 올려 경영수완을 인정받았다.나이와 직급을 가리지 않고 임·직원들과 잘 어울린다. 정몽구(鄭夢九·MK) 현대차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鄭義宣·31) 현대차 상무는 이달 말쯤 전무 승진이 유력시된다.정 회장 조카(고 정 명예회장의 4남인 고 정몽우씨 장남)인 정일선(鄭日宣·31) 삼미특수강 상무도 한단계 승진할 것으로 점쳐진다.그럴 경우 지난 2일 단행한 계열사 최고경영진 인사에 이어 MK의 친정체제 구축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다.의선씨와 일선씨는 어려서 정 명예회장의 서울 청운동 집에서 함께 자랐다. 삼성가(家)의 3세 후계구도도 관심을 모은다.삼성은 이건희(李健熙) 회장 아들인 이재용(李在鎔) 삼성전자 상무보의 거취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삼성 관계자는 “모두 수긍할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박건승기자 ksp@
  • 청운동 자택 王회장 기념관 만든다

    정주영(鄭周榮)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기거하던 서울종로구 청운동 자택이 정 전 명예회장의 기념관으로 꾸며진다. 4일 현대 관계자는 “정 전 명예회장 타개 2년뒤인 2003년 3월21일 이후 청운동 자택을 정 전 명예회장의 기념관으로 조성키로 하고 친족들과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청운동 자택은 정 전 명예회장이 25년 남짓 지내온 곳으로 대지 700여평에 건평은 200여평 규모다. 이곳에는 정 전 명예회장의 동상이 세워지고 서재나 침실등은 그대로 보존,일반인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기념관 건립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장자인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차 회장이 중심이 돼 3년 탈상이 이뤄지는 2003년 3월 이후에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 전 명예회장이 생전에 강한 애착을 보인 서산농장도 정 전 명예회장을 기념하는 농장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현대 관계자는 “서산 기념관은 타개때 얘기가나온 뒤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은 없지만 당시 논의됐던 200만평은 아니더라도 일정규모를 매입,기념관을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가 매입,현대중공업이 사무실로 임대,사용하고있는 종로구 계동 사옥 본관 15층 정 전 명예회장 집무실도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고 보존하게 된다.현재 이 사무실에는 정 전 명예회장이 사용하던 집기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軍비행장 주변 고도제한 완화 안팎/ 15층까지 건축…지역발전’날개’

    군용비행장 비행안전구역내 일부지역의 건축 허용고도가기존 12m에서 45m로 높아져 해당지역 발전에 촉매제가 될전망이다.그러나 공항 주변의 개발로 인구가 늘어날 경우소음 등 또 다른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커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완화 배경 및 의미] 국방부가 군용비행장 인근 건축제한조치를 일부 완화한 것은 경기도 성남시를 비롯,해당 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들이 규제를 완화해 달라며 끊임없이민원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92년 12월 비행안전구역의 표준고도제한 기준선(이하 고도기준선)을 넘는 고지대 가운데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도시계획구역에 대해 1차로 높이 12m(4∼5층)까지 건축을 허용했다.이어 10년 만에 항공기의 이착륙 안전을 보장하는 범위 안에서 45m까지 완화돼 최고15층까지 건축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실제 혜택을 볼 지역은 성남을 비롯,평택·진해·대구 등 일부 인구밀집지역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도기준선보다 높은 야산이나 고지대이면서 건축물을 지을 수있는 곳(도시계획상주거지나 상업지)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행안전 구역이란] 군용 항공기지는 활주로 3,000m이상인 전술기지와 1,800m 미만의 지원기지 등 두 종류가 있다. 또 전술기지의 비행안전구역은 활주로를 중심으로 1∼6구역,지원기지는 1∼5구역으로 나뉜다.이번 완화조치(전술기지 기준)에서 1구역(활주로·고도기준선 0m)과 2구역(활주로 연장선상인 좌우 각 7.6㎞,고도기준선 0∼152m),4구역(활주로 인근 안전지대)은 제외된다. 참고로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 부지는 2구역 가장자리에위치해 대상에서 빠졌다. 따라서 고도 완화대상 지역은 3구역(2구역 연장선상인 좌우 각 7.6㎞,고도기준선 152m)과 5구역(활주로 앞뒤 반경2.2㎞,고도기준선 45m)과 6구역(5구역 외곽 2.1㎞,고도기준선 45∼152m)이 대상이다.성남시의 경우 5,6구역에 위치한 수정·중원구 일대가 혜택을 보게 된다. [경과] 70년 군용 항공기 비행안전과 작전기지 보호를 위해 주변 지역 건축물 고도를 제한하는 ‘공군기지법'이 제정됐다. 이 법은 92년 현행 ‘군용항공기지법'으로 개칭됐으나 골격은그대로 유지됐으며,주변 지역은 1∼6구역으로 구분돼건물 높이를 제한받아 왔다. 특히 69년 조성된 성남시의 경우 전체 면적(141.8㎢)의 58.6%인 83.1㎢,옛 시가지인 수정·중원구 26개 동 가운데24개동 19만 4천가구가 고도제한을 적용받는 등 대표적인피해지역으로 꼽혔다. 이로 인해 시 청사를 비롯한 크고 작은 17개 건물이 고도제한을 위반하는 것은 물론 노후된 아파트 재개발과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 등이 고도제한에 묶여 사업추진이 지연돼 왔다. 시는 이에 따라 2000년 자체 연구용역 조사까지 실시하는등 지난 97년부터 고도제한 완화를 수차례 요구해 왔으며,주민들도 ‘성남지역 고도제한 해제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집회를 갖는 등 정부를 압박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성남시, “최대 숙원사업 이뤄졌다”. 대부분 지역이 고도제한에 묶여있던 성남시의 주민과 공무원들은 국방부의 공식발표가 있자 수십년래의 가장 큰숙원이 해결됐다며 일제히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성남시는 이날 오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과주민간담회를 연이어 갖고 이에 따른 시책사업을 설명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김병량 성남시장은 “이번 조치로 인한 파급효과는 성남뿐 아니라 전국 수백만 가구에 미칠 것”이라며 “건국이래 민관군이 합심해 이뤄낸 민생현안 사업의 귀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특히 이번 고도제한 완화조치는 성남 구시가지 전면재개발 계획과 맞물려 기대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전망하고 있다. 수정·중원구 등 분당을 제외한 구시가지 전체 면적의 45%가 고도제한에 묶여 재개발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 조치를 계기로 4층까지만 건축이 가능했던 수정구 통보8차·건우·개나리·목화 아파트 등 상당수 공동주택이 앞으로15층까지 층수를 높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활발한 민간시민운동을 벌여온 고도제한 해제를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회장 우향스님)도 이날 별도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고도제한 완화조치를 환영했다. 범대위는 지난 30년간 군용항공기지법 개정을 위해 차량시위,1인시위,청와대 진정 및 입법청원 등 일련의 노력을기울여 왔다며 “이날 조치는 성남주민들의 끈질긴 노력의결과”라고 말했다. 범대위는 이와함께 서울공항의 명칭을 성남공항으로 변경해 줄 것과 군용비행기뿐 아니라 민간항공기의 이착륙도가능하도록 조치해 줄 것을 바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눈길을 끌었다. 주민들의 반응은 다양했지만 땅값 상승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마음은 한결같았다.태평2동 주민 문모씨(43)는 “이번 조치는 성남시민들에게 새해 가장 큰 선물이될 것”이라며 “판교개발에 편승해 성남시가 제2의 강남권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한편 성남지역 정치권과 자치단체가 군용항공기 비행 안전구역 고도제한 완화를 놓고 앞다퉈 공치사 하는 등 신경전을 벌여 시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김 시장은 국방부 최종안이 마련된 지난달 21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고도제한 완화를 촉구하는 ‘제스처’를 보였다.경기도 역시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도민들의 숙원사업이 해소됐다”며 임창열 지사 등이 국회 국방위원회 등을 방문,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한 내용이 담긴 자료를 배포했다. 임 지사와 지역출신 민주당 이윤수 국회의원은 지난달 21일 김 시장 기자회견에 앞서 성남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고도제한 완화계획을 미리 전하면서 자신들의 노력임을 강조했다.김 시장과 이 의원은 1일 시청 간부들과 가진 오찬에서도 국방부 발표내용을 앞다퉈 공개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범대위는 2일 “고도제한 완화문제는 정쟁과 정략을 초월해야 하는 데도 일부 정치권이 선거를 앞두고 이를 악용할 때에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경고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신경영 트렌드] (1)새로운 100년 탐색 두산

    ‘꿩(수익) 잡는 게 매(기업)’ 새해 재계 화두는 단연 수익창출이다.얼마전까지만 해도 회사 덩치가 기업평가 기준이 됐다.자산이나 매출 규모가 클 수록 대기업 대접을 받았다.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곧바로 퇴출의 길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재계서열은 더이상 의미가 없어졌다.기업들은 돈만 된다면 대대로 물려 받은 가업(家業)도 내다 팔고,본사 이전도 마다하지 않는다.심지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찾아 고국을 등지는 사례도 있다.그만큼 재계가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선단식 황제경영 시대를 접고 실속경영으로 새틀을 모색하는 재계의 달라진 풍속도를 연재한다. “이제 두산에서 맥주 얻어 먹긴 다 틀렸네”란 우스갯소리가 시중에 나돈 적이 있다.두산이 OB맥주 서울 영등포 공장을 매각했던 1996년 12월 무렵의 일이다.두산하면 으레 0B맥주를 떠올리는 현실이여서 충분히 그럴 만했다.더욱이영등포공장은 1933년 창업주인 고 박승직(朴承稷) 선생이맥주공장을 처음 세운 창업지나 다름없는터전이었다. 그러자 주위에서 수근거렸다.아무리 구조조정도 좋지만 알짜배기(한국3M·한국코닥)를 처분하는 것도 모자라 유업(遺業)까지 팔아치우느냐는 것이었다.“이제 뭘 먹고 사느냐”는 동정도 받았다.회사처분 소문이 나면 주가가 곤두박질치던 때라서 더욱 그랬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수근거림은 칭찬으로 바뀌었다.재계는 두산의 선견지명에 혀를 내둘렀다.두산의 매각행진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코카콜라·한국네슬레 등 돈되는 것이면 가리지 않고 팔았다.서울 을지로 본사사옥과 OB맥주(50%),두산씨그램까지 넘겨 버렸다.1997년 11월 이후불과 10개월 사이에 9,842억원어치를 매각했다.급기야 지난해 6월에는 간판기업인 OB맥주의 지분 45%마저 네덜란드 홉스사에 처분했다. 두산의 변신은 우연이 아니었다.1996년 8월 창업 100돌을맞아 새로운 100년을 탐색했다.하지만 불행하게도 ‘백세(百歲)’ 두산은 덩치만 크게 불린 공룡에 불과했다.당시 부채비율은 600%를 웃돌았다.차입금이 1조원에 달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했다.영업이익으로 은행이자를 대기도 벅찼다.은행 대출이율이 13%인 때라 사업을 하느니 차라리 저축을 하는 것이 나은 상황이었다.“이대로 가다가 앞으로 100년은 고사하고 10년도 못버틸 것이란 결론을 내렸습니다.그간 뭣 때문에 장사를 했는가하는 탄식이 절로 나오더군요. ”박용성(朴容晟) 두산중공업 회장의 회고다. 자연스레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당시만 해도 낯선 외부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컨설팅사인맥킨지로부터 얻은 수확은 ‘현금흐름이 곧 왕’이라는 깨달음이었다.장사를 하는 까닭이 매출 확대가 아닌 돈,즉 현금을 벌기 위한 것이란 맥킨지의 평범한 훈수는 두산의 운명을 뒤바꿔 놓았다.곧바로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팔릴 만한 물건은 죄다 팔았다.박 회장은 엘비스 프레슬리의노래 제목처럼 ‘지금 아니면 영원히 불가능하다(It’s Now,Never)’고 믿었다고 했다. 박 회장은 현금확보를 위해 세가지 대원칙을 내걸었다.그중에서도 ‘나한테 걸레는 남에게도 걸레’라는 철학은 두산 구조조정의 키워드가 됐다.‘적자(赤字)’는 팔고 ‘적자(適者)’만 남기는 게 아니라 적자(適者)를 팔아 적자(赤字)를 남겨야 한다는 논리다.적자기업(걸레)은 아무도 사려들지 않으므로 알짜에 대한 미련을 과감히 버리라는 메시지다. 아울러 ‘감상적 가치’를 포기하라고 주문했다.‘오래된땅,재수좋은 땅,기(氣)가 살아 있는 땅,창업한 땅’ 따위의감상적 가치는 수익창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영등포공장을 매각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또 ‘성역을 깨라’고 독려했다.창업자가 벌인 사업,창업자가 관심있는 사업 등의 식으로 성역을 인정하면 손댈 곳이 없다는 소신 때문이었다. 박 회장이 직접 선봉에 섰다.그만큼 의사결정 과정은 신속했다.이 덕분에 현금흐름이 지난 96년 6,900억원 적자에서97년 13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박용만(朴容晩) 두산 사장은“동맥에서 피가 한방울 새지 않고 실핏줄로 흘러가듯 자금이 돌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도 130%로떨어졌다. 2001년 경상이익은 4,510억원.98년 이후 연평균51%씩 급증했다. 두산의 구조조정은 현금흐름 흑자전환(96∼97년)→재무구조 개선(98년)→성장기반 구축(99년)→성장엔진 발굴(2000∼2001년)의 4단계로 이뤄졌다.2단계까지는 생존이 목표였다.생존이 다급해 살림을 처분하다 보니 ‘먹고 살 것’이고민이었다.그래서 주저없이 산업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재편하는 카드를 꺼냈다. 그 결정판이 2000년 12월의 한국중공업 인수였다. 소비재 위주에서 생산재 기업으로 뱃머리를 돌린 대변신의전략은 적중했다. 두산중공업의 경상이익은 2000년 500억원손실에서 지난해 700억원의 흑자로 반전됐다. 두산이 경영을 맡으면서 구조조정의 효과가 빛을 발했다.또 8억달러 규모의 해외공사를 따내 해외건설 수주액면에서 현대건설을제치고 처음 1위에 올랐다. 2000년 3.4%에 지나지 않던 두산중공업의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7%대로 끌어 올렸다.올해에는 10%까지 높일 계획이다. 그간 내부 구조조정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앞세워 두산경영진은 목표 달성을 낙관한다. 지난 연말 계열사 경영진에게는 엄명이 떨어졌다.매년 사업부별로 30% 이상의 수익을 못내는 CEO는 옷을 벗으라는오너의 지시였다.이른바 ‘신(新) 성장전략’이란 이름의 5단계 구조조정(2002∼2006년)이 발진한 것이다.‘변신은 무죄(無罪)’라고 했던가.두산의 끝없는 도전이 어떤 결과로귀착될지 지켜 볼 일이다. 박건승기자 ksp@ ■두산을 움직이는 실세들은 누구?. 1896년 포목점인 ‘박승직 상회’로 출발한 두산은 국내기업 가운데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초기 반세기가 ‘포목점 시대’라면 1952년 OB맥주 설립 이후 반세기는 ‘맥주시대’였다.2000년 한국중공업을 인수하면서 ‘중공업 시대’를 열었다. 기업 역사만큼 경영체제도 뿌리깊다.계보는 고 박승직(朴承稷) 창업주→고 박두병(朴斗秉) 회장→박용곤(朴容昆·70) 명예회장→박용오(朴容旿·65) 두산 회장→박용성(朴容晟·62) 두산중공업 회장→박용만(朴容晩·47) 두산 사장으로이어진다. 최근 4세들까지 경영일선에 합류했다.박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원(廷原·40)씨가 두산 상사BG 사장,차남 지원(知原·37)씨가 두산중공업 부사장으로 활동 중이다.박용오 회장의 장·차남은경영수업을 받고 있다.박용성 회장의두 아들도 두산 맨이다. 그러나 여전히 ‘용’자 돌림 3세3형제가 전권을 행사한다. 두산가(家)는 형제간에 우애가 돈독한 것으로 이름 높다. 후계구도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는 얘기가 나온 적이 없다. 장자승계 원칙을 깨고 박용곤 회장이 박용오 회장에게 후계자리를 물려 줬을 때도 일절 잡음이 없었다.‘용만(머리)-용오(결재)-용성(후원)’의 3각 역학구도가 매우 탄탄하다. 전문경영인은 3형제가 결정한 업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발노릇을 한다. 그룹경영의 정점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인 박용오 회장.평소 “돈 벌어 주는 직원이 최고”라고 말한 데서 알수 있듯 주인정신이 강한 기업가형 CEO를 선호한다.박 회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핫라인 역할은 박용만 사장 몫이다.‘두산 머리는 박 사장에게서 나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전략통이다.그룹살림도 직접 챙긴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박용성 회장은 ‘구조조정의 전도사’로 불린다.‘일벌레’란 별명도 따라 붙는다.1주일에 3∼4차례 두산타워 33층 집무실에들러 중공업 관련 보고를받고 회의를 직접 주재한다.그룹의 주요 의사결정과정에 빠짐없이 참여한다. 김대중(金大中·54) 주류BG 사장과 이정훈(李正勳·58) 전자BG 사장,강문창(姜文昌·59) 두산건설 사장,이재경(李在慶·52) 두산 전략기획본부 사장은 두산을 대표하는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박건승기자.
  • 해리포터 작가 조앤 롤링 극비 결혼

    인기소설 및 동명 영화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35)이 동거하던 다섯살 연하의 닐 머레이와 지난 26일 비밀리에 결혼했다. 영국 주간 ‘뉴스 오브 더 월드’는 30일 백만장자인 롤링이 스코틀랜드에 있는 자택에서 머레이(30)와 결혼식을 올렸다고 전했다. 롤링의 대변인은 두 사람의 결혼 사실을 확인했다. 이날 결혼식에는 가까운 가족과 친지 15명만 참석한 가운데 극비리에 진행됐다. 롤링의 신부 들러리 3명은 첫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 제시카(8),롤링의 여동생 다이앤(33),머레이의 여동생 로나 등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롤링이 결혼식을 비밀에 부쳤으며 참석자들에게도 비밀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결혼식이 열린 스코틀랜드 자택은 롤링이 2개월 전 구입했다. 포르투갈 언론인 호르헤 아란테스와 이혼한 롤링은 마취 전문의사인 머레이와 1년전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만나 사귀어왔다.두 사람 모두 재혼이다. 꼬마 마법사 해리의 모험담을 그린 해리 포터 시리즈는 지난 97년 영국에서 처음 발간된 뒤 지금까지 모두 4권이 출간돼 전세계에서 1억부 이상이 팔려나간 초대형 베스트셀러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모두 7권까지 출간될 예정이다. 영국 태생인 롤링은 포르투갈에서 영어강사로 일하다 현지기자와 결혼했지만 곧 이혼하고 생후 4개월된 딸과 함께 살며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다. 일자리가 없어 1년여 동안 생활보조금으로 연명하다 동화를 쓰기로 결심,집 근처 카페에서 해리 포터의 모험담을 만들어냈다. 원고를 들고 12개 출판사에서 거절당한 뒤 블룸스베리 출판사에서 출간해 롤링과 출판사 모두 일약 돈방석에 앉았다. 롤링는 해리 포터로 지난해 영국도서상등 각종 도서출판상을 휩쓸었고 지난 3월 대영제국훈장을 받는 등 상복도 터졌다. 김균미기자 kmkim@
  • “장남보다 아내가 호주승계”

    ‘호주제가 가족붕괴를 방지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70% 이상의 국민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부는 서울대 법학연구소에 의뢰해 지난달 실시한 ‘호주제 개선방안에 대한 조사연구’(전국 15개 시·도 20∼74세 성인 2,006명 대상)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직계장자에게 호주의 우선순위를 부여하는호주승계와 관련,74.3%의 국민은 ‘장남보다 연장자인 아내가 호주를 먼저 승계해야한다’고 답했다.현행 호주승계의 순서가 남아선호를 부추길 가능성에 대해서도 75.8%가동의했다.또 호주제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는 이혼가정 자녀의 호적문제에 대해서는 ‘양육자의 호적에 올려야한다’는 의견이 77.5%였고,‘새아버지가 실질적으로 아버지역할을 한다면 친부의 동의없이 계부의 호적에 올릴 수있다’는 의견도 71.5%나 됐다. 이렇게 호주제의 문제점에 대해 대부분 동의했음에도 정작 호주제 폐지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47.5%(여성 55%,남성 37%)만 폐지 또는 수정·보완을 요구했다.호주제의폐단에 관해서는 70% 이상이 인식을 하고있으나 폐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을 갖지못하는 국민이 많음이 확인된 이상 앞으로 대국민 홍보를 통해 호주제에 관한 의식을 바꿔나가야 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허남주기자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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