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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유령’ 작가의 진실/조연정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유령’ 작가의 진실/조연정

    삶은 살아가는 것이지, 이야기하는 게 아니거든 -‘부넝숴(不能說)’ 중에서 ●편집자주:원고의 각주는 편의상 모두 본문 안에 삽입했습니다. 1. 형식에서 정서로, 혹은 인식에서 믿음으로 김연수는 똑똑하고 성실한 작가다. 이것은 물론 그의 작품이 증명해 주는 바다. 이미 첫 장편 ‘7번 국도’의 하이퍼텍스트적 글쓰기에서 그것이 예고되었고,‘굳빠이, 이상’에서는 그의 ‘좌뇌’가 승한 글쓰기가 과도하다 싶을 만치 절정을 이뤘으며, 최근의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에서는 논픽션적 자료의 편집으로 픽션을 제작하는 방식의 글쓰기(이에 대해서는 김연수 심진경 류보선의 좌담 ‘작가-되기, 혹은 사라진 매개자 찾기’, 문학동네 2005년 가을호 참고)가 일가를 이뤘다고 할 만하다. 새로운 소재와 생생한 묘사라는 ‘발로 쓰는’ 글쓰기가 유행하는 가운데, 김연수는 그 나름 ‘읽고 쓰는’ 글쓰기의 장을 적극적으로 열고 있다고나 할까? 예컨대,‘공야장 도서관 음모 사건’의 보르헤스식 모티프에서 ‘연애인 것을 깨닫자마자’에 나오는 경성제대 이어철 박사의 ‘냉수를 마셔라’라는 자료에 이르기까지, 또 휘트먼의 시에서 한시에 이르기까지 그의 레퍼런스는 실로 화려하다. 때문에 그의 작품은 비록 대중적이지 않을지는 몰라도 읽을 만하다. 읽을 만하다는 것은 그 자료적 풍부함과 형식적 공들임이 해석의 욕망을 자극한다는 말이다. 비슷한 시기에 등단한 김영하나 백민석이 “이런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라는 소재적 새로움을 문단에 던져줄 때, 김연수는 “이런 식으로도 이야기할 수 있다”라는 형식적 새로움을 마련해 주고 있다. 그는 자칭 “현학적인 문학근본주의자”인 것이다. 더불어 김연수는 시대적 상처와 유관한 작가다. 첫 단편집 ‘스무 살’의 ‘구국의 꽃, 성승경’에서 투신하는 학생 운동가라든지,‘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의 ‘첫사랑’에서 수배자의 고백이라든지,‘그 상처가 칼날의 생김새를 닮듯’의 배경이 되는 광주항쟁과 지역감정의 문제라든지, 이처럼 80년대적 상황과 사회적 투쟁의 상처는 89학번 김연수에 의해 소설 안으로 계속해서 호출된다.“세대의식과 소설가적 자의식을 맞세우며 자신의 소설적 지평을 지속적으로 갱신했다.”는 평가는 그래서 나온 것이다. 물론 김연수가 등단했던 1990년도는 집단의식보다는 ‘나’가 문단의 화두였다. 한편에서는 윤대녕, 신경숙이 ‘나’를 돌아보며 내면으로 침잠할 때, 다른 한편에서는 김영하가 그 ‘나’를 파괴하겠다며 나르시스트의 ‘거울’을 부수고 있었고, 백민석의 주인공들이 엽기적인 행각을 서슴지 않았으며, 여러 문화적 코드들이 혼종된 작품들도 마구 쏟아져 나왔다. 억눌렸(렀)던 개인의 욕망이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고, 왜곡된 방식으로 사회의 모순된 구조가 드러났으며, 그 와중에 대사회적인 투쟁이나 고민은 이미 유행지난 옷가지처럼 옷장 깊숙이 처박힌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김연수의 주인공들은, 학생운동의 과잉진압으로 죽은 ‘성승경’의 동생 ‘승진’이 죽은 누나의 원피스를 입고 유령처럼 밤거리를 헤매듯, 그 유행지난 옷가지들을 자꾸 꺼내서 입어본다. 그는 자칭 “80년대에 가까운 작가”이기도 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 옷은 역시 유행에 걸맞지 않는 터라, 더불어 이 부채의식이라 할 만한 것에 짓눌려 있기에 작가의 상상력의 궤적이 너무나 크고 그의 지적 발랄함이 너무나 경쾌한지라 “김연수에게 문학적 글쓰기는, 자신의 진실을 고통스럽게 토로하는 것보다는 상상력을 통해 세계를 재구성하는 쪽에 훨씬 더 가까이 있다.”(서영채,‘유토피아 없이 사는 법’, 문학동네 2002년봄,p328)라는 지적이 폭넓은 공감을 얻기도 했다. 김연수 식 예의 그 경쾌한 글쓰기는 ‘사랑이라니, 선영아’라는 재치있는 연애소설에서 그 빛을 발하고, 결국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에서 편집자, 주석가, 번역가로서의 그의 재구성 능력이 우연과 필연, 진실과 거짓에 관한 통찰까지 얻음으로써 한층 업그레이드된다. 이렇게 본다면 김연수에게 80년대적 상황 혹은 세대 감각, 그리고 그의 작품들을 관통하고 있는 다소 우울한 정서의 문제는 작가가 초지일관하고 있는 형식적 구성력에의 관심, 또 그에 값하는 작가의 능력에 의해 묻혀 버리게 된다. 따라서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에서 징후적으로 등장하는 시대적 배경들과 그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고독과 비애의 정서는 “이 소설만큼은 연필로 쓰기로 결심했다.”라는 작가의 고백과 함께, 김연수의 작품 목록에서 특이한 것으로서만 간주될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집의 독특함 혹은 이질성에 대한 평가는 뒤이어 나온 ‘유령작가’의 형식적 강렬함에서 더 힘을 얻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최근 장편 연재를 시작한 ‘모두인 동시에 하나인’(문학동네,2005년 겨울호)에서 김연수는 다시 80년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끌고 오면서 전후 한국 현대사를 거론하고, 그러면서 인간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어서 흥미롭다. 그렇다면 김연수는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 이쯤 되면, 김연수의 ‘변전’(김형중),‘기획력’(심진경), 혹은 ‘문턱 넘기’(김연수)는 여전히 한쪽에는 세대의식, 한쪽에는 작가의식을 놓고 그 양극 사이를 진동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아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연수 소설에서 ‘모두인 동시에 하나인’ 것은 무엇일까? 이 글은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김연수는 애초에 인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작가라는 것이다. 그가 유지해 왔고 벌써 정점에 도달한 듯 보이는 포스트모던적 글쓰기나 불가지론적인 사고에는 세계에 대한 냉철한 인식의 차원을 넘어서는 그 무엇이 있다. 그의 세계인식이 “그러므로 진실은 없다.”는 냉소나 허무주의가 되지 않고,“진실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도 바로 인간에 대한 끝없는 관심 때문일 텐데, 그것은 어떤 ‘정서’의 집약을 통해 스며 나오기도 하고,‘의지’ 혹은 ‘믿음’으로 실천되기도 한다.“아프지 말아라, 너무 아파하지 말아라”(‘노란 연등 드높이 내걸고’,‘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문학동네,2003,p.194. 이하 본문에서 이 책을 인용할 경우 1:페이지수)라는 식의 위로와 “나도 어디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기로 했다”(‘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창작과 비평사,2005,p.28. 이하 본문에서 이 책을 인용할 경우 2:페이지수)라는 의지 같은 것들이 김연수를 해체적 허무주의자라는 평가로부터 지켜낸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그 한복판에 항상 ‘언어’에 대한 고민이 놓인다는 점이다. 소설집의 제목에 ‘작가’라는 말을 대놓고 쓸 만큼, 또 작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 목록이 다수에 해당할 만큼 그에게 언어의 운용은 중요하다. 김연수 소설의 인물들이 흔히 무엇을 쓰거나 말하거나 읽고 있다는 사실도 그 증거가 된다. 따라서 우리는 그의 언어 수행 행위를 바탕으로 해서, 김연수만의 진정성과 고민의 내용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 답하는 과정으로 이 글은 쓰여진다. 그의 형식적 기발함과 재치와 성실성에 묻혀 버린 김연수의 진정성은 무엇이고, 그가 멈추지 않는 질문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는 그 질문을 지금껏 어떻게, 어디까지 해결했나? 2. 기억으로 말할 수 없는 것, 말로 기억할 수 없는 것-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작가가 그렇듯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의 인물들은 끊임없이 말하거나 쓴다. 김병익이 지적했듯,‘나는 유령작가입니다’의 작품들은 이제 무엇에 대해 쓰기 시작하겠다는 말을 먼저 밝히는 것으로 서두를 뗀다.(김병익,‘(해설)말해질 수 없는 삶을 위하여’, 위의 책)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의 ‘나’는 스스로는 인식하지 못한 채 혼잣말을 계속하고, 그의 이혼한 아내는 꿈꾼 것을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다.‘부넝숴’와 ‘이렇게 한낮 속에 서 있다’의 화자는 아예 독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한편 ‘거짓된 마음의 역사’는 일방적인 편지 형식이며,‘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의 ‘그’는 세상과 단절된 채, 여자 친구의 자살 원인을 알기 위해 ‘소설’을 쓴다. 유서에 자신에 대한 단 한 줄의 언급도 남겨 놓지 않은 여자친구에게 자신의 존재는 도대체 무엇이었고,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기는 한 것일까라는 처절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그는 ‘너’의 흔적을 그리고 ‘우리’의 흔적을 더듬는다. 문제는, 그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혼잣말이며,“사랑한다고 해서 한 인간의 꿈 속까지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며,“삶은 살아가는 것이지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며, 편지에는 답장이 없다는 것이며, 소설 속의 인과관계 안에서는 어떤 진실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그들의 언어는 장애를 지니고 있다. 말은 할수록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은 새였을까, 네즈미’에서처럼 단어 몇 개로밖에 소통할 수 없는 말하기가 더 단호하고 정확하게 들릴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 계속해서 말을 하고 글을 쓴다는 것은 허무한 일인가. 그래도, 여하튼, 침묵은 비겁하다. 그래서 인물들은 말해질 수 없는 것을 또 말하고 쓴다. 전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의 인물들도 그랬다. 그렇지만 그들은 타인과 소통할 수 없음에 대해서는 무신경하다. 아니 그 점에 대해서는 일부러 외면하고 있다고 말하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왜일까? ‘첫사랑’의 ‘나’는 수배중이다. 자수할 시간이 임박한 상황에서 ‘내’가 마지막으로 하는 일은 첫사랑 ‘정인’에게 편지를 쓰는 일이다. 그 편지 내용이란 건 거창할 게 없다. 삶의 기로에 서 있는 사람에게 역설적으로 아주 사소한 기억들이 떠올려지듯 ‘나’는 어린 시절의 몇 가지 사건을 떠올리고 그에 대해 고해성사를 해나간다. 자신의 관심이 무시당하자 정인의 뺨을 때린 일, 혜지누나에게 화풀이하듯 “남의 잔에 술이나 따르는 더러운 년이 일식은 무슨 일식”(1:114)이냐며 결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일 등을 얘기한다. 그런 고백의 사이사이에 “판문점 도끼만행사건”,“데프콘 발동”,“직선제 개헌”과 같은 정치적 사건들을 무심히 끼워 넣는다. 그런데 그 편지는 단지 자신의 지난날을 정리하고 “아름다운 것을 보고 망쳐버리는 동물은 사람뿐이야.”(1:114)라는 뒤늦은 뉘우침을 고백하기 위한 것이었을까? 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군가에게 이런 얘기를 남겨야만 한다는 초조한 마음”(1:98)에 사로잡혀 편지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며, 따라서 특별히 그 대상이 ‘정인’이어야 할 것도 없다는 점이다.‘정인’의 주소는 짐 정리를 하다 우연히 발견되었고, 정인에 대한 기억도 따라서 우연히 떠올려 졌을뿐이다. 결국 고백을 들어줘야 할 그 ‘누군가’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그는 지난날의 기억을 되짚어가며 스스로를 용서하고 위로하는 과정이 필요했을 뿐이다.“너를 다치게 하지도 않으면서 너를 놓치지도 않는 방법을”(1:105) 연구하던 어린 시절의 ‘나’는 이제 “나를 다치게 하지도 않으면서 너를 놓치지도 않는 방법”이 바로 자기 안에 머물기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까닭 없는 슬픔과 한없는 기쁨과 막연한 불안감이 하늘을 떠도는 먼지 알갱이처럼 내 안에서 서로 섞여서 하나의 거대한 원으로 바뀌는 동안, 조금씩 둥근 원이 태양 속으로 밀려들기 시작했지. 눈물 방울처럼 검은 유리판에 새겨진 그 아름다운 노란빛. 언젠가 보았던 너의, 또 혜지누나의 눈물 맺힌 눈동자처럼 한쪽 부분부터 흔들리는 그 둥근 빛. 그러나 결코 부서지거나 망가지지 않을 그 소중한 동그라미. 무한히 수축됐다가 다시 온 우주로 퍼져나가는 그 노란 물결.(1:118) 이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이미지를 둥근 노란빛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 이미지는 이 작품에서 특히 일식을 보는 장면에서 두드러진다. 아버지를 따라 나간 시위에서 처음 본 ‘펄럭거리는 노란빛’, 어린 시절 나를 사로잡았던 그 노란빛,‘나’는 그게 꿈이었고,‘사랑’이었다고 정의 내리고 이제 일식을 보면서 자기 자신을 용서한다. 그렇지만 검은 유리판을 통해서만 볼 수 있고, 태양에 의해 완벽하게 가려진 그 노란빛은 꿈도 사랑도 아니다. 어쩌면 꿈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실재(real)를 가리고 있는 환상일지도 모른다. 어둠 속에서 예쁘던 반딧불이 실은 끔찍한 벌레에 다름 아니었듯 말이다. 이렇게 ‘나’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내 안에서 사랑하고 내 안에서 꿈꾸고 그렇게 자신을 스스로 용서하고 있는 것이다. ‘하늘의 끝, 땅의 귀퉁이’에서 ‘게이코’는 어떤가. 이 작품에서도 편지는 중요한 모티프다.‘태식’과 ‘김씨’가 크리스마스 날 케이크 판 돈을 갖고 사라진 게이코를 찾으러 가는 데는, 게이코가 받았던 펜팔 편지가 중요한 단서가 된다. 게이코의 아버지는 월남 가서 실종됐고, 엄마는 자살을 했고, 따라서 그녀는 ‘천애고아’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엄마’라는 단어 대신 ‘모친’이라는 단어를 쓰는,“하루에 열 마디 이상을 하지 않고”,“말한다고 해도 더듬기 일쑤”(1:29)인 ‘게이코/경자’는 ‘서유진’이라는 이름으로 ‘수잔’에게 펜팔 편지를 쓴다. 답장도 받았고 게이코는 얼굴도 모르는 그 누군가와 서로 소통하는 듯 보이지만, 그 답장은 ‘게이코/경자’에게 온 것이 아니며,‘게이코’가 만들어낸 또 다른 나인 ‘유진’에게 온 것일 뿐이다. 그런데 그녀가 편지에 털어놓는 이야기란,“펜팔 가이드”의 예문대로, 자신은 다니지 않는 학교 얘기, 자신은 가본 적 없는 캠핑 얘기일 뿐이다. 학교와 캠핑, 날씨에 대한 안부를 묻는 것 등이 ‘게이코’ 또래가 누려야 할 삶의 전형이어야 하는 것이다. 말더듬이 게이코는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수잔’에게 일지라도 자신이 그런 삶과는 거리가 먼 빵집에서 일하는 말더듬이 고아라는 것을 이야기할 리 없다. 아니 어쩌면 언어의 장벽 때문에 자기의 이야기를 완벽하게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잔’을 대화 상대로 택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녀가 말을 더듬는다는 것도 말하기 싫다는 무의식적인 의지의 표명일 수 있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게이코’는 왜 편지를 쓸까. 그 편지 역시 ‘첫사랑’의 편지처럼 타인에게 자신을 이해받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녀는 빵집에서 여전히 빵처럼 둥근 그 노란 빛 아래서 편지를 쓰면서, 그렇게 자기를 원하는 방식대로 꾸며내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러나 그런 식으로라면 그녀가 빵집 창문에 다 못 쓰고 간 ‘New Year‘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편지를 쓰지만 여전히 자기 안에 머물러 있듯, 게이코의 행방의 단서가 되었던 편지는 당연하게도, 그녀가 간 곳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는다. 이처럼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의 인물들에게 쓰는 행위는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으려는 행위이며, 결국 상처를 견디는 방식이다. 그들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상처가 될 만한 것들을 차단한다. 단지 각자의 기억을 더듬고 각자의 이야기를 할 뿐이다. 이처럼 그들의 쓰기/말하기/읽기는 자기 충족적이다. ‘리기다소나무숲에 갔다가’의 삼촌과 도라꾸 아저씨가 끊임없이 ‘만담’을 하는 것도 ‘나’의 궁금증에 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치유의 과정에 가깝다. 카페 여자와 딴 살림을 차렸다가 그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자살 소동으로 시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삼촌은 내 “인간 연구”의 대상이다. 나는 왜 “인간 연구”에 골몰할까? 대학 1학년 때 분신 장면을 목격한 나는 “죽을 게 뻔한 길인 줄 알면서 걸어갈 수밖에 없는 심정”(1:151)이 무엇일까 라는 숭고한 질문에 대해 생각하고, 그런 질문은 삼촌에게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여하튼 삼촌에게 “물망초 여자 진짜로 사랑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즉 내 질문에 대한 답은 애초에 삼촌으로부터 나올 수 없다. 삼촌 역시 ‘나’에게 답하고 있다는 자의식 없이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떠든다. 그들 사이에는 질문과 답의 형식이 있기는 하지만 진정한 소통은 없다. 삼촌은 넋두리를 늘어놓듯 자신의 로맨스를 말하기 시작하고, 도라꾸 아저씨는 옆에서 “하이고, 조카 듣는데 창피하지도 않나? 뭔 사설이 그래 기나?” 라는 식의 추임새를 넣어 준다. 가히 ‘만담’ 수준이지만, 혼잣말에 가깝다. 이 ‘만담’ 속에서 나는 삼촌을 이해했고, 삼촌은 공감을 얻었을까? 이해는 앎에서 오는 것만은 아니다. 앎이 이해와 치유의 첫 걸음일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해받는 것과 이해하는 것이 다 무슨 소용일까? 삼촌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미 그 길은 가지 않은 길이고, 여전히 삼촌은 ‘리기다소나무 숲’ 안에서만, 혹은 자신 안에서만, 지난 날 부르던 로버트 프로스트의 ‘더 로드 낫 테이큰’을 읊조리는 수밖에 없는 것을. 삼촌과 도라꾸 아저씨가 ‘만담’을 하는 동안,‘노란 연등 드높이 내걸고’의 ‘봉우’는 그야말로 시답지 않은 ‘농담’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전국낙서문학회 지역지부에서 ‘나대로’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봉우에게 삶이란 ‘만반의 준비는? 5천. 평생동지는? 12월 22일’ 따위의 말장난으로만 파악할 수 있는 것에 불과했다. 방위 근무를 마치고 돌아와서는 주간지의 독자페이지에 이런저런 낙서를 지어서 투고하는 일에 열을 올리면서 봉우에게 삶은 더더욱 우스꽝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봉우가 만든 최고의 낙서는 바로 ‘인생이란? 픽션에 불과하다’였다. 어두운 산길을 걸어가는 자신의 망상이 빚어낸 허상과 직면하니 그야말로 인생은 픽션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1:192) 뱃 속에서 죽은 아이를 위해, 자신의 상처를 달래기 위해 절에 들어가 아이의 배냇저고리를 만드는 ‘예정’은 “시답지 않은 주간지에 아무 짝에나 소용없는 낙서 따위나 투고하는”(1:197) 봉우에게 세상을 모르는 ‘멍청이’,‘어릿광대’라고 소리친다. 봉우는 그야말로 상처와 대면하는 것이 두려워 ‘나대로’ 그 상처를 외면하고 살았던 것이며, 그 외면의 방식이 바로 ‘낙서질’이었던 것이다.“아기가 죽으면서 봉우의 마음속에서도 뭔가가 죽어나갔고” “그 자리가 아프지 않을 수 없었지만”(1:198) 봉우는 낙서질을 통해 아픔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 있었다. 그러나 피하는 일이 상책일 수는 없다. 예기치 못하는 순간 자기를 보호하던 그 ‘노란 빛’은 꺼져버릴 수도 있고,‘리기다소나무 숲’에서 넋두리만 늘어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봉우 역시 “자기만은 어두운 산길에 혼자 버려지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산에서 길을 잃고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낀다. 프로이트 식으로 말한다면 봉우의 그 두려움은 세상과 단절된 느낌이고,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불괘 감정으로서의 불안(불안과 증상에 대한 논의는,S. 프로이트,‘억압, 증상, 그리고 불안’,‘정신병리학의 문제들´, 열린책들,2003)에 다름 아닐 텐데, 그 불안은 ‘나대로’의 낙서라는 증상을 극복하고 상처와 맞설 때 비로소 해결될 수 있다. 예정이 자기 안의 ‘노란빛’을 밖으로 드높이 내걸 듯, 혹은 게이코가 빵집을 나와 어디론가 첫걸음을 내딛듯 말이다. 그렇게 했을 때 “노란 꽃잎 가장자리가 흐려지면서 노란색과 초록색과 진회색이 서로 경계도 없이 뒤엉켜”(1:181) 버리듯,“꼭꼭 막아둔 마음의 가장자리도 그렇게 풀리게” 된다. 이제 자기 밖으로 나와 그렇게 풀린 ‘노란빛’은 ‘첫사랑’에서와 달리,‘사랑’도 될 수 있고,‘꿈’도 될 수 있고 뭐든 될 수 있다. 최소한 그럴 가능성은 있다. 이처럼 증상과의 타협에서, 증상에의 만족에서 나오는 첫걸음이 도달해야 하는 것은 결국에 “병에 걸리는 원인을 제거하는 일”(1:229)이며, 이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대비책”이다. 그 원인을 밝히는 일이 어떤 위험을 동반하든 그 알 수 없는 세계 속으로 들어가 보는 일이 필요하고, 그것이 비로소 윤리적인 행위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그들의 상처, 그 병의 원인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도출된다. 상처는 분명 어떤 ‘좌절’에서 기인할 텐데, 일단 우리는 각각의 서사 속에 끼워져 있는 시대적 배경들을 통해 그 상처가 밖으로부터 투사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한 경향이 가장 두드러지는 작품은 ‘그 상처가 칼날의 생김새를 닮듯’이며, 이 작품은 일가족의 이야기라는 점에서도 특이하다. 물론 여기에서도 쓰기와 말하기에 값하는 ‘읽기’를 통한 상처치유의 행위가 지속된다. 전라도 출신 아버지가 시대에 무기력했던 자신을 용서하고 그 시대 자체를 용서하는 방식은 바로 ‘신문 스크랩’이다. 그리고 ‘내’가 그 초라한 아버지에게 다가가는 방식도 아버지의 그 신문 스크랩 ‘읽기’이다. 오렌지빛 가로등 불빛에 기대 나는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천천히, 붙여 놓은 기사를 읽었다.(중략)다 읽은 뒤에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글자와 글자 사이, 문단과 문단 사이, 생각과 생각 사이를 읽었다. 아무리 읽어도 나는 알 수가 없었다. 아버지는 그 여름 내내 도서관 한쪽에 앉아서 도대체 무엇을 읽었던 것일까? 누구를 용서했던 것일까? 파도와 파도 사이, 바람과 바람 사이, 달빛과 달빛 사이 이런저런 생각이 오갔다.(1:65∼66) 주목할 점은 이 작품에서만큼은 읽기의 방식이 자족적이고 자위적인 행위에 그치지 않고 소통을 위한 매개가 된다는 점이다. 물론 아버지는 여전히 자기 안에 머문 채로 그 상처를 짓누르고 있지만, 그 ‘신문 스크랩’은 ‘나’로 하여금 초라한 자신의 아버지에게 다가가려는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아버지의 신문 스크랩을 아무리 읽어도 그 아버지의 마음에 가 닿을 수는 없지만 여하튼 나는 “고작 딸이 집을 나갔다고 눈물을 흘리는” 아버지를 조금은 이해할 듯하고, 아버지에게 묻고 싶은 게 생기고, 전화를 하기로 마음먹는 것이다.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에서 전적으로 회상에 의존한 작품은 ‘뉴욕제과점’이라는 자전소설 밖에 없다고 작가가 밝혔듯, 우리는 이 소설집을 단순히 회상 형식을 통해 잃어버린 과거의 기억을 더듬는 ‘추억의 보고서’ 또는 ‘반성의 기록’(정선태,‘(해설)빵집 불빛에 기대 연필로 그린 기억의 풍경화’,‘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문학동네,2003,p.295)으로 읽을 수 없다. 그 속에는 분명,‘언어’에 대한 작가의 관심과 통찰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스며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가 ‘언어’의 불가능성, 즉 언어 자체로는 어떤 진실에도 가 닿을 수 없고, 소통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해묵은 해체적 사고를 재확인하고 있는 것은 아니리라. 가라타니 고진에 따르면, 언어와 비극은 반복될 수 없는 일회성의 성격을 지녔다는 점에서, 즉 구조로 회수될 수 없는 다수성과 사건성이라는 점에서 서로 관련된다. 비극적 인식이란 바로 그러한 언어 안에 놓인 인간 조건을 발견하는 일이며, 이처럼 다시는 반복할 수 없다는 언어에 의한 고통은 인간이 결코 ‘아이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마르크스의 비유로 확인된다.(가라타니 고진,‘언어와 비극’, 조영일 역, 도서출판b,2004,pp65∼86)그런데 고진은 ‘아이’가 단지 비유가 아니며, 아이는 이미 어른 이상으로 인생을 알고 있는 존재, 어떤 순수한 비애와 부조리감을 깨닫고 있는 존재라고 말한다. 이런 논의에 기댄다면,‘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의 전편을 감도는 슬픔과 비애의 정서는 충만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 혹은 잃어버린 기억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반복될 수 없는 ‘기억’, 반복될 수 없는 ‘언어’적 조건과 관련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김연수는 “기억이나 회상을 기본적으로 불신”하며 “글쓰는 순간만의 진실”(김연수 외 좌담, 앞의 글,p.81)을 믿는다고 말했다. 애초에 우리가 ‘기억’해 낼 것은 없고 ‘언어’로 표현해야 할 것도 없고, 믿을 수 있는 것은 순간 순간의 진실일 뿐이라는 말인 듯싶다. 그 일회적인 언어에 의존하여 쓰고 말하고 읽음으로써 자신의 상처 안에 거주하는 방식으로는 상처가 완벽히 치유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작가는 말해주고 있다. 이는 “삶은 살아가는 것이지,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2:61)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의 세계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3. 말해질 수 없는 것을 넘어서는 몇 가지 방식-‘나는 유령작가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최근작 ‘모두인 동시에 하나인’으로 돌아가 보자. 이 소설에서 화자인 ‘나’의 할아버지는 죽기 전 두 개의 글을 쓰고, 하나의 글만 남겨둔다. 남겨둔 글은 “世上萬事 一場春夢 돌아보매 無常ㅎ구나”로 시작되는 203행의 대서사시로서,“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태평양전쟁, 한국전쟁,4·19,5·16 등 한국 현대사의 최중심지를 관통해온” 한 남자의 생애를 담은 것이다. 물론 겉으로 드러난 그 한 남자의 생애는 또래의 다른 남자의 생애와 크게 다르지 않아, 그 서사시는 한 인간의 내밀한 역사를 다룬 것이라기보다는 시대의 역사를 다룬 시라고 봄이 정확하다. 할아버지는 그 역사를 증명하는 ‘한 남자’일 뿐인 것이다.“할아버지의 또 다른 글은 누구도 읽어보지 못했다.” 할아버지는 죽기 전 자신과 관련된 모든 것을 불태우면서 그 다른 글 역시 태워버렸다. 그 글에는 서사시에서 볼 수 없는 다른 것이 들어 있을 테고, 그것은 인간의 가장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일 테니 다른 사람은 엿볼 수 없는 게 당연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4·4조의 정형적인 형식처럼 그 서사시가 어떤 일관되고 형식적인 구조에 속하는 추상화된 개인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면, 불태워진 할아버지의 그 비망록은 여전히 ‘언어’로서도 ‘기억’으로서도 도달할 수 없는 개개인의 진실을 의미한다.“한 개인의 진실이란 깊은 밤, 잠자리에 누워 아무도 몰래 끼적이는 비망록에나 겨우 씌어질 뿐이고”,“서로 살을 비비며 살아가는 부부라고 하더라도 옆에 누운 사람의 비망록을 들여다보지는 못하는 것이니” 할아버지의 그 두 글 사이의 거리는 엄연한 것이고,‘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에서 인과관계의 구조로 엮어진 ‘그’의 소설이 현실(reality)과도, 실재(the real)와도 멀어진 거리와 같다. 실재와 구성화된 그것 사이의 거리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에서 지도에서 비워진 행로로 상징된다. 일년 전 이혼한 아내와 우연히 재회한 ‘나’는 아내를 따라 인사동 거리를 걷는다. 아니 함께 걸었다기보다는 아내를 따라 걸었던 것인데, 그 ‘길’은 한 개인의 진실로 들어가기 위한 끝없는 여정을 뜻한다. 꿈 얘기를 좋아하는 아내는 애초에 그런 소통의 의지를 지니고 있었지만, 꿈따위는 잠에서 깬 다음 바로 잊어버리는 사람이었던 ‘나’는 그런 아내의 의지조차도 간파하지 못했던 것이다. 깨달음은 언제나 사후적으로 찾아오는 것이라, 그는 이제 그 아내의 진실, 아니 그녀와 자신의 진실을 알아보기 위해 지적도를 사고 그날을 행로를 그려 본다. 하지만 기억의 행로는 언제나 불완전한 것이고, 지형도가 아닌 ‘지적도’일지라도 그것은 실재의 ‘유사물(le semblant)’일 뿐이므로, 그 유사물 속에서는 모방된 진실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바디우(Alain Badiou)에 따르면 진리는 언제나 특수한 상황의 진리(S. 지젝,‘진리의 정치, 혹은 성 바울의 독자로서의 알랭 바디우’,「까다로운 주체」, 이성민 역, 도서출판b,2005,pp.208∼218)이다. 하나로 이어진 선 안에서는 그 다양한 상황의 진리들은 모두 지워져 있을 수밖에 없다. 서로 연결될 수 없음에도 그어지는 그 많은 선들은 다 무슨 의미일까? 역사의 인과관계가, 혹은 지나간 일들의 진실이 도중에 사소하고 우연적이고 꾸불꾸불한 과정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단숨에 긋는, 그런 선과 같은 것이라면, 우리가 그날 걸어간 복잡하고 우연에 가까운 행로의 의미는 무엇일까?(2:19) 따라서 ‘나’의 생각이 미치는 지점은 모든 삶의 행로는 우연이고, 그 안에서 진리는 발견될 수 없고, 나의 불행도 그저 불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삶의 우연성을 인식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우연에 가까운 행로의 의미를 따져 묻는다. 그리고는, 결국엔,“오랜 시간이 흐르고 하면 지금의 우연한 일들도 모두 필연이 된다”(2:28)는 정답을 얻어낸다.“우리가 만난 것도, 헤어진 것도, 그날 길 잃은 아이들처럼 골목길을 한 없이 걸어다녔던 일들도 필연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게 거대한 ‘농담’일 수는 있지만 자신에게 일어난 우연을 필연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나’는 윤리적 행위의 첫 발을 내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바디우는 ‘사건에의 충실성’이라는 말로 윤리를 설명한다.(A 바디우,‘윤리학-악에 대한 의식에 관한 에세이’, 이종영 역, 동문선,2001)그가 정의하는 ‘사건’이란 인식 범위 밖에서 발생하며,‘공식적’ 상황이 ‘억압’했던 것을 가시적이게 만드는, 언제나 어떤 특수한 상황의 진리이다. 따라서 사건에의 충실성이란 사건의 견지에서 ‘인식’의 영역을 횡단하고, 그 속으로 개입하고, 사건의 기호를 찾는 지속적 노력을 가리킨다.(이하 한 단락의 내용은 S. 지젝의 앞의 글을 참조하여 정리한 것임) 지젝의 해석에 따르면, 이러한 바디우의 논의는 “범역적 우연성이라는 조건 속에서 (보편적) 진리의 소생”을 문제 삼는다는 점에서, 실재 사물과의 모든 열정적 조우가 환영일 뿐이라는 해체주의적 사고와 대립된다. 요컨대, 후근대적 해체주의자들이 비관주의의 한계 내에 머물러 있을 때, 바디우는 “기적은 실로 일어난다.”는 전적으로 정당한 사유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영원성과 불멸성에 대한 이와 같은 바디우의 추구는 물론 개별적인 상황, 다양성의 상황의 전제로 하는 열린 개념이다. 다소 길게 인용된 바디우의 논의를 따라,‘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에서 결국 내가 삶의 모든 길은 우연이고 진실은 알 수 없다는 회의주의에 빠지지 않고 “결코 질문을 멈추지 않을 작정이었다. 나도 어디 버틸 수 있을 때까지 한번 버텨보기로 했으니까.”라고 말하는 것을 ‘진리’를 위한 행위이고,‘사건에의 충실성’을 담지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자기 안에 머무는 회피나, 삶은 우연에 불과하다는 회의에 빠지지 않고 한 개인의 진실, 혹은 삶의 진실에 가 닿으려는 ‘행위(act)’를 시작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 태도는 분명, 자기 안의 둥근 노란빛에 의지하여 자폐적으로 말하고, 쓰고, 읽던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속 인물들의 태도와는 차별되는 모습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에서 ‘그’가 쓴 소설의 첫 문장이 “패배는 내 안에서 온다. 여기에 패배는 없다.”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그들은 패배주의자가 아니라, 고투하고 있는 인물들임에 분명하다. 그 고투의 방식을 몇 가지 단계로 분류해 보자. 첫 번째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에서와 같이 진실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끝없이 질문하고 소통에의 의지를 표명하는 방식이다.‘그것은 새였을까, 네즈미’에서 세영과 네즈미가 지도를 보고 찾아간 길이 잘못 된 길이었지만, 세영이 “돌아갈 수 없어, 네즈미. 우린 계속 가야 해”라고 말하는 것도 이 첫 번째 방식 안에서 설명된다. 잘못 들어선 길이 “공로가 아니라 사유지”라는 것도 상징적이다. 구조화되지 않은 상황의 진리, 혹은 개개인의 사적인 비망록을 들여다 보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두 번째는 ‘말’이 아닌 ‘몸’으로 다가가는 방식이다.‘부넝숴’를 한번 보자. 지평리 전투에 투입되었던 중공군 ‘나’는 들판을 가득 메운 매화꽃잎들처럼 지평리를 가득 메우고 있던 전사자들 틈에서 한 조선인 여성 구호원에게 구조된다. 그들을 실어 나르던 트럭이 전복되고 그 둘은 외딴 농가에 고립된다. 날짜가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고, 먹을 것도 없고, 죽음을 지척에 둔 상황에서 그들은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그들이 한 일은 두 가지이다. 몸을 섞거나 시를 읊거나.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 그때의 일은. 살아 있다는 건 그토록 부끄럽고도 황홀하고도, 무엇보다도 아픈 일이더군. 아프다는게. 소리를 지를 수 있다는 게.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게 그 순간만큼 기뻤던 적이 없었어. 그래서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는데도 계속하라고 채근할 수밖에 없었던 거야. 우리는 쉬지 않고 몸을 섞었어. 죽음이 지척이었으니까.(2:71) 그들은 살아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죽음과도 같은 아픔을 느끼면서 몸을 섞는다. 이 장면은 그야말로 ‘고통 속의 향유(jouissance)’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만하고 그 향유의 끝장을 보는 ‘죽음충동’을 보여준다고 할 만하다. 그들은 그렇게 “몇 번이나 해가 뜨고 저물었는지, 몇 번이나 달이 둥글어졌다가 다시 여위어졌는지”(2:75)도 모른 채, 수색대가 왔다가 그들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그냥 돌아가는 것을 “죽어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의식만 살아서 지켜보고 있는지”(2:75)도 모른 채 죽음과 삶의 경계를 넘나든다. 결국 ‘그녀’는 죽고 ‘‘나’는 살아남는다. 살아남은 ‘나’는 이제 점쟁이가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라캉이 ‘죽음 충동’과 관련하여 ‘두 죽음 사이의 영역’(위의 책,pp.251~265)이라고 말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닌가. 라캉에 따르면 그곳은 상징적인 것과 실재적인 것 사이의 영역으로서 존재의 질서 너머에 있는 유령적 환영의 영역이다. 그곳은 ‘죽음 너머의 삶’이 갑작스레 출현한 장소이고, 상징화되지 않는 ‘불가분의 잔여’이기 때문에 기괴하고 공포스럽다. 예컨대, 그 형상은 운명을 이행한 이후의 오이디푸스, 즉 ‘과도하게 인간적’이고 ‘더 이상 인간이 아닌’ 자, 어떤 인간적 법칙들이나 고려 사항에도 묶여지지 않는 존재에서 찾을 수 있다.‘그녀’의 피를 1000그램이나 수혈받고 죽음의 경계를 넘은 ‘나’는 이 ‘산죽은-파괴불가능한’ 유령적 대상과도 같다. 운명을 보아버린 ‘나’는 이제,“도저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세상에서 믿기 어려운 얘기”(2:77) 속에 진실이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산죽은’ 존재인 것이다. 이와 같은 두 번째 방식, 온몸으로 인간을 사랑하는 방식이 성공적이라면 그 순간 상징적 질서로 편입되는 어떠한 ‘언어’도 소용 없게 된다. 그렇다고 그 방식이 성공했는가. 그 둘이 함께 ‘몸’을 통해 ‘유사-죽음’을 경험했더라도, 여하튼 현재 ‘그녀’와 ‘나’ 사이에는 역설적으로 ‘죽음’이라는 경계가 놓여 있지 않는가? 여기서 굳이 라캉의 ‘성관계는 없다’는 공식을 끌어올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세 번째로 취할 수 있는 방식은 무엇일까? 그것은 타인의 행위를 아예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다. 설령 그게 죽음일지라도. 그것은 소통에의 ‘의지’를 드디어 ‘실천’으로 관철하는 일이며, 반복될 수 없는 ‘언어’의 한계,‘기억’의 한계,‘몸’의 한계를 극복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그것은 새였을까, 네즈미’의 세영이 5년 동안 한결같이 사랑했던 남편에게 자신이 절대로 이해 못하는 다른 삶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그것을 이해하는, 아니 극복하는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어떤 식이냐 하면, 가장 가까운 사람을 배신하는 사람의 기분이 어떤 것인지 알기 위해 언니의 동거남,‘네즈미’와 섹스를 하는 방식이다. 네즈미에게 “다른 사람의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드는” 세영의 방식이 “무모한 열정”으로 보이지만, 세영의 그 무모한 열정은 끝장까지 간다. 자동차 사고로 남편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2시간 동안 울기만 했던 세영, 그렇게 다른 삶이 있었던 남편의 죽음을 방조했던, 아니 어떤 행동(action)도 하지 않음으로써 적극적으로 행위(act)했던 세영은 결국 ‘자살’한다.(정신분석은 행동과 행위를 분리한다. 행위는 그것의 담지자(행위자)를 근본적으로 변형시키다는 점에서 행동과 다르다. 행위 이후에 나는 ‘전과 동일하지 않다’. 행위 속에서 주체는 무화되고 뒤어이 다시 태어난다는 점에서, 라캉은 ‘자살’을 모든 (‘성공적’) 행위의 전형으로 파악한다. 알렌카 주판치치,‘실재의 윤리’, 이성민 역, 도서출판b,2004,p.133∼134) 세영의 방식이 극단적이고 무모하다면,‘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의 ‘그’는 어떠한가. 이 작품에는 소통 불가능성과 그 불가능을 넘어서는 시도와 그 결론이 모두 담겨 있다. 그것은 “사랑의 모든 국면을 다 경험”함으로써,“심지어 죽음까지”도 경험함으로써만 가능한 결론이다. 여자 친구가 마지막으로 읽은 ‘왕오천축국전’을 읽고 나서도,‘소설’ 쓰기를 통해서도 애인을 이해할 수 없었던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다. 첫째, 그녀와 자신의 삶에,“어떤 진실도, 상상도, 이해도 없는”(2:151) 가장 합당한 주석을 달며, 그저 “짐작을 하며”,“그 사이를 원래 그대로 틈으로 남겨두고 살아가는 일”(2:143)이거나, 둘째,“지도에서 비워진” 그 곳으로 직접 가보는 일이다.‘그’는 두 번째 방법을 선택한다. 그것이 “서로를 속이는 것도, 속는 것도 없는” “인간에게 누구나 있는 어두운 구멍”(2:43)을 들여다보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그것은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의 인물들이 ‘아직 가지 않은 길’이고,‘의지’의 방식을 택한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의 ‘나’가 ‘결국 가야하는 길’이고,‘부넝숴’의 ‘나’가 ‘덜/더 가버린 길’이다. 당연히,‘그’가 낭가파르바트 정상을 향해 가는 것은, 이처럼 ‘몸’으로도 ‘언어’로도 이해 불가능한 그녀를 이해하는, 아니 자신의 진실을 이해하는 마지막 방법이다. 그는 자신과 함께 걸어가는 검은 그림자의 친구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껄껄거린다. 여기인가? 아니, 저기. 조금 더. 어디? 저기. 바로 저기.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 바로 저기. 문장이 끝나는 곳에서 나타나는 모든 꿈들의 케른, 더 이상 이해하지 못할 바가 없는 수정의 니르바나, 이로써 모든 여행이 끝나는 세계의 끝.(2:154) 그곳을 설명할 수 있는 말은 많다. 현실과 꿈이 뒤섞인 공간, 육체의 한계를 넘어선 공간, 어떤 논리도 거부하는 공간, 죽음을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공간 등등. 그러나 어떤 말도 소용없을지 모른다. 그곳은 가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 ‘실재’와 대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현실의 힘으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용기’이다. 그 길을 가는 ‘그’에게는, 그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노트를 사면 항상 옮겨 적던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용기다. 아주 기이하고도 독특하고 불가해한 것들을 마주할 용기”(2:111)라는 릴케의 문장이 떠올랐을 것이다. 용기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삶의 진실에 도달하고자 하는 자에게 그 용기를 갖는 일은 의무이다. 낭가파르바트 등반은 원정대장이 역설한 바대로 “분명히 의의가 아니라 임무”(2:117)인 것이다.“그 꿈이 제아무리 압도적이라고 해도 원정대는 그곳을 ‘정복’해야만 한다.” 불가능한 것을 자신의 ‘의무’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오로지 ‘의무’ 때문에 ‘행위’한다는 점에서 ‘그’는 분명 윤리적 주체(‘의무’와 윤리적 행위의 관계에 대해서는, 위의 책,5장 참고)이다. 4. 진실은 어디에,“대뇌와 성기 사이”(김연수,‘모두인 동시에 하나인’, 문학동네 2005년 겨울,p.158)그 어디쯤 ‘유령작가’라는 말에 대해 말들이 많았다. 김연수는 그 의미가 ‘대필작가’ 쯤이 된다고 말했고, 대부분의 논자들은 그 안에서 작가적 자의식을 찾아냈다.‘유령’이라는 말에 방점을 찍어보면 어떨까? 이 글을 마무리 하면서 우리는 김연수의 최근 두 소설집을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죽음을 넘어선 그 어떤 영역을 살펴보고 ‘유령’이 되어버린 작가가,‘아직’ 언어와 기억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아이’에 머물고 있는 상처받은 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고 말이다.“아프면 그 아픔을 고스란히 다 느끼라고. 아픈데도 아프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왜 그런 거짓말을 하는가 하면 죽기 싫어서다. 그래서 눈물은 조롱거리가 되고 아픔은 비난받고 두려움은 무시되며 믿음은 당연하다고 여긴다.”(2:117). 우울은 도덕적 쇠약함이며, 죄라고 라캉이 말했던가?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의 ‘그’가 위와 같은 말에 의지하여 낭가파르바트로 갔듯이 우리도 각자가 넘어야 할 산 하나쯤은 마음 속에 있을 것이고, 그 산을 넘기 위한 ‘용기’를 지녀야 한다. 그것의 우리의 ‘의무’이다. 그렇지만 ‘죽음’이 윤리적 행위의 전형이라며, 그 죽음을 통해서만 우리는 타자의 진실, 나의 진실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렇다면 현실의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김연수는 이런 질문을 던져준다. 현실에서 이해는 필연적으로 오해가 되고, 살 부비는 부부 사이에서조차 서로의 마음 속 비망록을 들여다 보는 일이 불가능하다면 해결은 한 가지다. 그 “대뇌와 성기 사이” 그 어디쯤에 있을 ‘마음’으로 진실을 그저 믿는 것이다. 김연수의 세계인식과 작가의식은 이제 ‘인간’에 대한 관심으로 모아지고 있는 듯 보인다. 결국 “모든 사람은 단 한 사람”이라는 보르헤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말이다(위의 책,p.121)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제 어떻게 들려줄지 ‘모두인 동시에 하나인’의 장편 연재가 기대된다. <끝> ■ 당선소감 “조금은 자신 갖고 내목소리 낼수 있을것” 글쓰기는 나에게 공포다. 학교에서 몇 개월째 학부생들의 리포트 상담을 하고 있지만 난 과연 내가 누군가에게 글쓰기에 관하여 조언을 해 줄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에 대해 항상 회의적이다. 여전히 나는 무엇을 써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안절부절 못하고, 하얀 모니터 앞에서 머릿속까지 하얗게 비워지곤 하는 걸…. 그렇지만 여하튼 읽는 일은 행복하고, 쓰는 일은 나에게 작은 희열을 맛보게 해준다. 그래서 그 일들을 멈출 수가 없다. 혼자 품고 있던 그 공포와 행복 사이에 용기를 채워 준 이번 당선이 정말 기적 같다. 여전히 막막하고 두렵지만, 이제 조금은 자신을 갖고 내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도 같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와 온전히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 턱없이 부족한 글이라 몹시 부끄럽다.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시는 모습만으로도 더없이 많은 것을 일깨워 주시는 신범순 지도교수님과 국문과의 모든 은사님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꽃비 내리는 자하연을 몇 번이고 함께 맞이했던 1동의 동료, 선·후배들의 자극에도 빚진 바 크다. 함께 공부하던 그 시절이 마냥 그립다. 그리고 나이 서른을 앞에 두고서도 여전히 철없고 무심한 자식을 믿어 주시는 부모님과 가족들께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어렸을 적부터, 성실히 읽고 쓰는 일을 너무도 당연한 일상으로 여기게끔 해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린다. 좋은 글로 보답하겠노라고 다짐해 본다. ●약력 ▲1977년 서울 출생 ▲서울대 국문과 박사과정 수료 ■ 심사평 “‘글쓰는 순간이 진실’ 작가의 본질 파헤쳐” 응모작 총 20편은 작가론이 대부분이었고, 김현론을 비롯한 문학사적인 쟁점을 다룬 게 3편 있었다. 작가론 중에는 시인·소설론이 거의 반반씩이었다. 아마 최근 신춘문예 평론의 주류가 작가론으로 정착된 느낌이다. 특히 전후문학 세대는 말할 것도 없고,4·19세대 작가론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오늘의 작가론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그중 시선을 끈 글은 ‘말하기와 글쓰기의 행복한 공간-김현론’(김윤정),‘몸의 형이상학, 모성적 관능과 타자없는 육체 사이-김선우론’(함돈균),‘속도에 저항하는 시의 모험-김기택론’(강영준)‘‘틈’을 바라보는 시선-배수아 소설을 중심으로’(김나영),‘고독의 의무, 소설의 의무-윤성희 소설집 ‘거기, 당신?’론’(이은주),‘‘유령’작가의 진실-김연수의 최근작을 중심으로’(조연정) 등이었다. 김현론은 정직한 글쓰기의 자세를 보여준 진솔한 비평적 자세가 돋보였으나 개인적인 체험에 너무 함몰된 점이 아쉬웠다. 김선우론은 인문학적인 거시적 시각으로 시인에 접근하면서 미세한 현대적 환상과 성담론을 분석한 점이 돋보였으나 일반론적인 해설위주에 그쳐서 아쉬웠다. 김기택론은 성실한 독법이긴 하나 해설론에 그친 한계가 있었다. 배수아론은 라캉의 틈 이론을 중심으로 작품을 분석하려 했으나 결론이 너무 조급해 보였다. 최종적으로 윤성희론과 김연수론은 우위를 다툴 정도였다. 윤성희론은 반 루카치적인 소설론을 전개한 점이 시선을 끌었지만 문장력이 치밀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웠다. 김연수론은 탈구조주의적인 이론의 틀에 너무 얽매인 느낌이 있으나 기억이나 회상을 불신하고 글쓰기의 순간만이 진실이라는 이 작가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헤친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김윤식 임헌영
  • [길섶에서] 탄천의 세밑 풍경/우득정 논설위원

    한 해의 마지막 햇살이 혹독했던 추위를 몰아낸 오후, 아파트 단지 앞 탄천은 생명의 소리로 가득 찼다. 얼음이 사라진 물목에는 맹추위에 쫓겨 자취를 감췄던 청둥오리 새끼들이 연신 고개를 까딱거리며 물갈퀴질을 하고, 어미 청둥오리는 징검다리 위에 배를 깔고선 나른한 시선을 새끼들에게 보낸다. 까치 몇 마리는 물가 얼음 위를 종종걸음으로 내달으며 모이 쪼기에 바쁘다.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 주는 후미진 벤치에는 털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머플러로 코까지 감싼 할머니가 꾸벅꾸벅 졸고 있다. 그때 빨간색 오리털 점퍼에 까만 모자를 쓴 꼬마가 장난끼 섞인 걸음걸이를 멈추고 뒤돌아 보며 소리친다.“할아버지 물고기는 모두 어디 갔어.”꼬마는 조그마한 돌멩이를 주워 탄천 가장자리로 던진다. 시커멓게 오염된 물이 속내를 드러낼 뿐이다. 얼굴에 웃음을 한껏 머금은 할아버지는 물 속을 한참 살피다가 “겨울잠 자러 갔단다.”라고 말하며 꼬마를 번쩍 들어 무동을 태운다. 꼬마의 웃음소리가 엷은 햇살을 타고 울려 퍼진다. 할머니는 짓무른 눈을 가까스로 뜨고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듯하더니 다시 몸을 웅크리며 눈을 감는다. 금방 봄이 다가올 것만 같았던 세밑 오후였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윤무부박사 거제 ‘조류박물관’ 추진

    새 박사 윤무부(65) 경희대 교수가 그의 고향인 경남 거제에 조류박물관을 세운다.거제시는 2일 오전 시청 회의실에서 윤 교수와 ‘조류박물관(가칭)’ 건립에 관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한다고 1일 밝혔다. 거제 장승포 출신의 윤 교수는 그동안 몇 곳의 자치단체에서 새박물관 건립 제안을 받았지만 고향에 새박물관을 지어 자신의 지식과 수십년간 수집했던 각종 소장자료를 활용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합의서에 따르면 공공투자와 민자유치를 통해 2009년 1월까지 3년동안 거제시 일원(장소 미정)에 조류박물관과 공원이 조성된다. 이를 위해 거제시는 부지를 확보하고 박물관 설계와 행정지원 등 사업전반을 추진하게 되며, 윤 교수는 조류박물관 조사연구와 개념도 구상, 개인소장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분담을 하게 된다.
  • 자영업자 소득공제 제출서류 전산화

    누구나 한번쯤은 소득공제 제출서류를 잃어버려 해당기관에 재발급을 신청한 경험이 있다.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내년부터 국민연금 납입증명서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이 국세청과 전산시스템을 연계해 자동처리되도록 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이 고객 중심으로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29일 선언했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일 잘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혁신마스터플랜을 수립한 것이다. 그동안 국민이 불편해 했던 사항을 다시 검토해 6개 분야 88개 과제를 찾아냈고, 내년 중 모두 개선하기로 했다. 자영업자의 소득공제 제출서류를 전산화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직원의 실수로 불필요하게 민원인이 지사를 방문하면 1만원짜리 문화상품권을 주도록 했다. 종전의 민원보상제도를 확대한 것이다. 노후설계컨설턴트(CSA) 자격증 제도도 도입했다. 노후준비 방법, 가계자산 운용방법, 노후생활자금 확보방법 등을 상담해준다. 조직의 틀도 확 바꿀 예정이다. 능력과 성과 위주의 인사가 핵심이다.1∼2급을 직급에 관계없이 배치하는 복수직급제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정기인사에서 1급 6명을 2급지 지사장으로 하향 보임한 반면 성과가 우수한 2급 9명은 1급지 지사장으로 발탁했다. 또 보직경로제, 지사장자격심사제, 직위공모제를 바탕으로 리더십을 검증받은 직원이 우대받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기로 했다. 자율·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지사장에게 조직·인사·예산운용의 자율권을 줬다. 공정한 성과보상체계도 만들기로 했다. 노사가 같은 수로 참여하는 평가제도개선위원회를 조만간 설치, 종전의 평가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공단 관계자는 “부서의 명칭도 ‘가입자’를 ‘고객’으로,‘관리실’을 ‘지원실’로 바꾸는 등 모든 혁신의 출발점을 고객에 뒀다.”면서 “혁신마스터플랜으로 공단의 혁신수준을 한차원 높이겠다.”고 다짐했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새해엔 드라마 뭘볼까” 즐거운 걱정

    “새해엔 드라마 뭘볼까” 즐거운 걱정

    ‘새해 첫 달 드라마 대전이 펼쳐진다.’ 2005년 지상파 3사를 통해 방송된 드라마는 모두 66개(단막·특집극 제외). 인기에 따라 방영기간이 고무줄처럼 늘고 주는 경우가 있어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한 해에 60개 안팎의 작품이 쏟아진다.새해 1월에는 이례적으로 8편의 드라마가 안방에 등장할 예정이라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방송사로서는 보기 드문 접전이지만, 시청자로서는 작품이 좋다면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올해 대박을 터뜨렸던 ‘내 이름은 김삼순’과 ‘굳세어라 금순아’ 이후 흥행에 참패를 면치 못했던 MBC는 작심한듯, 무려 4편을 투입한다. 주말연속극 ‘결혼합시다’와 대하사극 ‘신돈’을 제외하고는 모두 새 간판을 내거는 것. 우선 2일에는 ‘맨발의 청춘’을 조기 강판시키고 새 일일극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를 올린다. 이어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새 수·목 미니시리즈 ‘궁’(11일)과 새 월·화 미니시리즈 ‘늑대’(16일)가 합세한다. 마지막으로 30일 우희진을 여주인공으로 내세운 새 아침드라마 ‘홍도가 나가신다’(가제)가 투입될 예정이다. 2005년 후반 들어 시청률 10%를 넘기는 작품을 찾기 힘들었던 MBC는 주간 드라마 라인업 6개 가운데 4개를 바꾸며 일거에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가수 출신 연기자가 대거 배치된 점이 눈에 띈다.‘사랑은’의 홍경민과 이현우,‘궁’의 윤은혜와 김정훈,‘늑대’의 문정혁(에릭) 등이 전면에 나섰다. 올해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던 KBS는 모두 세 편을 준비했다. KBS2 주말극 ‘슬픔이여 안녕’의 후속으로 ‘앞집 여자’,‘두 번째 프러포즈’에서 함께 했던 박은령 작가와 유호정이 뭉친 ‘인생이여 고마워요’가 7일부터 시작된다. 또 ‘불멸의 이순신’ 이후 한 박자 쉬며 야심차게 준비한 새 대하드라마 ‘서울 1945’도 같은 날 KBS1을 통해 막을 올린다. 9일부터는 ‘이 죽일 놈의 사랑’의 바통을 건네받은 KBS2 새 월·화드라마 ‘안녕하세요, 하느님’이 전파를 탄다. 이 드라마는 영화 ‘다세포 소녀’를 함께 촬영했던 신예 김옥빈과 유건이 다시 호흡을 맞춰 화제를 모으고 있다. SBS는 단 한 편을 새로 선보이지만 파괴력은 여느 드라마보다 크다. 특별기획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후속으로 김수현 작가의 ‘사랑과 야망’ 리메이크 버전이 21일부터 등장한다. 원작으로 80년 대 후반 브라운관을 뜨겁게 달궜던 김 작가와 곽영범 PD가 다시 손잡았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김포에 인삼·농산물 판매단지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 양촌∼초지대교 사이 왕복 4차선 도로 가장자리에 김포 인삼·농산물 판매단지가 조성된다.김포인삼조합은 28일 시비와 도비 각 5억 5500만원과 자비 4억 7500만원 등 15억 8500만원을 들여 대곶면 대명리 390의 1 일대 356번 도로변 부지 2800여평에 ‘인삼종합유통센터’를 이달 말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이어 한달 반가량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2월 중순부터 인삼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연면적 590평 규모의 센터에는 점포 40개로 구성되는 인삼판매장과 인삼홍보관, 저온저장실, 창고, 사무실 등이 들어선다. 판매되는 인삼은 김포인삼조합의 조합원이 생산하는 인삼으로 김포와 파주, 백령도 등에서 재배된 것이다. 시는 또 이곳에 내년 5월 말까지 5000만원을 들여 이동식 컨테이너 10개를 설치해 농민들이 채소와 곡류, 과일, 버섯 등 지역 농산물을 판매토록 할 예정이다.
  • 구리, 2년연속 최우수 친환경도시

    구리시가 지난해에 이어 전국 최고의 친환경도시로 선정됐다. 시는 27일 건교부가 주최한 지속가능한 도시대상평가에서 2년 연속 친환경부문 전국 최우수 도시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도심에서 10분 이내에 접근할 수 있는 크고 작은 공원들, 생태복원 모범사례인 장자호수공원,4만여평의 유채와 코스모스 꽃단지, 공원화된 하수처리장과 곤충생태관 운영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시는 또 교문사거리 대전차방호벽 철거,2만 5000평의 인창공원과 97억원이 투입되는 한강둔치 자연형 하천정비사업, 장자호수공원 확장조성 등의 친환경 사업을 추진중이다.구리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GM주가 ‘곤두박질’

    올해에만 주가가 50% 이상 추락한 세계 최대의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 주식시장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에서도 빠지게 될 위기에 몰렸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하는 다우지수는 대표적인 우량주식인 ‘블루칩’ 3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GM의 주가는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장중 한때 주당 18.99달러까지 떨어지면서 2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끝에 전날 종가보다 80센트(4%) 떨어진 주당 19.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세는 카지노 억만장자이자 GM의 3대주주인 커크 커코리안이 지난 며칠 사이 1200만주를 매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어졌다. 1925년 이후 80년간 다우지수의 종목이었던 GM의 위상은 이제 미 경제의 길잡이인 다우지수에서 퇴출이 운운되는 처지가 됐다.CNN머니는 “올해 다우지수는 1%에 못 미치는 상승률을 보였지만,GM이 지수에서 빠졌다면 2%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산 위험이 있다고 해서 당장 다우지수 퇴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델타와 노스웨스트 항공도 공식적으로 파산을 신청한 뒤 다우지수 종목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벌써부터 GM 대신 다우지수 포함종목으로 포드, 도요타, 독일의 다임러크라이슬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다만 포드도 GM과 비슷한 경영난에 처한데다 다우지수에 외국 회사는 포함된 전례가 없다는 것이 걸림돌로 꼽힌다. GM은 그동안 판매와 시장 점유율 하락, 정크(쓰레기) 본드 수준으로 하락한 회사채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경영진은 파산 위험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파산 가능성이 억지는 아니라고 밝혔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5060 “40대 이상 치우쳐…경력도 중요” 반격

    “40대만 있나. 우리도 아직 건재한데….”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앞둔 열린우리당은 물론 한나라당에서도 40대 의원들이 주도세력 부상을 꿈꾸고 나서자 50대와 60대도 ‘대망론’과 ‘균형론’을 내걸고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이들은 ‘40대 역할론’이 지나치게 개혁과 이상으로 치우칠 수 있다며 현실 정치에서는 경력과 균형감각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50대 대망론·60대 균형론 ‘무장´ 한나라당에서는 홍준표 의원이 ‘40대 역할론’에 가장 먼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대권 예비주자가 60대라면 당권은 50대로 가는 게 좋다.”며 ‘50대 대망론’을 더 나은 대안으로 제시했다. 소장파인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에서부터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설 뜻을 밝힌 박진 의원,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을 준비중인 임태희 의원 등에 이르기까지 40대가 치고 올라오는 데 따른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 차기 대선후보 구도는 이명박 서울시장과 박근혜 대표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상황에서 나머지 40대에게 기선을 빼앗길 경우 50대는 설 자리가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게 홍 의원의 설명이다. ●‘실지´위기감… 끈끈한 친목 모임 열린우리당에선 일부 50대 의원들이 끈끈한 친목모임을 자주 갖는다. 원혜영(54)·이계안(53)·이목희(52) 의원 등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들 세 의원은 가장 친한 의원으로 망설임 없이 서로를 꼽는다. 한 50대 의원측은 “40대와 어울리는 것도 어색하고,60대와 어울리는 것도 부자연스러워 친밀감이 강한 비슷한 연령대 의원끼리 자주 모이는 편”이라고 전했다. 원 의원과 이목희 의원은 당 정책위의장과 제5정조위원장을 나란히 맡아 호흡을 맞추고 있다. 또 열린우리당 60대 이상 의원들은 “젊은 의원들이 패기 있게 열심히 하지만 우리가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며 ‘노장모임’을 결성했다. 당내에서 ‘만 60세 이상’이라는 가입 조건을 만족시키는 의원은 최연장자인 이용희(74) 의원 등 23명에 이른다. 지난 3월 만 60세를 넘긴 문희상 전 의장이 나이로는 이 모임의 막내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명함에 ‘영화·드라마 작가’

    #장면 하나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의 신정구 작가. 오는 22일 그가 시나리오를 쓴 영화 ‘작업의 정석’이 개봉한다.‘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B형 남자친구’도 신 작가도 작품이다.#장면 둘 드라마 ‘파리의 연인’과 ‘프라하의 연인’으로 유명해진 김은숙 작가. 그녀의 시나리오 ‘백만장자의 첫 사랑’이 영화로 맹렬히 촬영되고 있다. 현빈이 주연을 맡았다. 영화와 드라마 작가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드라마 작가들이 빚어낸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드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물론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예전에도 지상학 작가가 스크린과 브라운관 양쪽에서 솜씨를 뽐냈고, 김수현 작가도 영화 ‘미워도 다시 한 번 3부’,‘어미’ 등을 집필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유례없는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인정옥(아일랜드-여고괴담), 고은님(환생-번지점프를 하다), 조명주(접속-가을소나기), 박계옥(건빵선생과 별사탕-행복한 장의사), 설준석(불량주부-잠복근무), 윤학열(LA아리랑-오 해피데이), 김성덕(남자셋 여자 셋-은장도) 등등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이렇듯 영역 파괴가 일어나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 판에서 이야기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고 있는 반면, 양쪽 모두 수요에 비해 역량 있는 작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심 영 KM컬쳐 이사는 “드라마의 질적 수준이 영화 못지않게 향상되며 영화 쪽에서 드라마 작가의 역량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면서 “특히 로맨틱 멜로나 코미디에서 보여주는 순발력을 높이 사고 있는 편”이라고 했다.또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낼 수 있어 윈-윈 현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라마 작가들로서는 사실 영화에는 경제적 매력이 없다.1년 넘는 시간을 쏟지만 편당 최대 5000만 원 이상 받기 힘들다. 반면 드라마는 A급 작가라면 회당 1000만∼1500만원을 거머쥘 수 있다. 그럼에도 ‘작품’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영화에 거부할 수 없는 ‘끌림’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치기를 해야 하는 드라마보다는 영화가 문장력을 높이고 시간을 들여 완성도를 높일 수 있기도 하다. 브라운관 작가의 활약은 영화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김은숙 작가는 한 때 연극 대본을 써서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또 현재 MBC 드라마 ‘결혼합시다’를 집필하고 있는 예랑 작가는 최근 에세이와 소설이 결합된 이색 형식의 ‘키다리아저씨’(이미지박스 펴냄)라는 책을 내놨다.영화 ‘아찌 아빠’의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던 예랑 작가는 “어떤 분야의 작가이건 순수문학에 대한 그리움이 있고, 다양한 글쓰기를 하고 싶어 한다.”면서 “나도 드라마 대본을 많이 썼지만 앞으로는 수필, 시, 영화 시나리오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고 싶다.”고 전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발언대] 학생에겐 ‘교사’가 필요하다/이학구 전북 원평초교 교감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학생을 위해서 학교가 존재하는 것이다. 학교 안에 있는 모든 것들 즉 교육과정이나 시설, 교수매체 심지어 교사까지도 오직 학생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학생과 학교는 절대적인 관계이다. 그런 절대적인 관계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교사다. 일정한 자격을 인정하여 주는 증서가 자격증이다. 교원자격증은 교원 자격 검정령에 의거하여 교원으로서의 자격을 국가에서 인정한 것이다. 교사란 주로 초·중·고교 등에서 일정한 자격을 가지고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학교에서 학생을 위해 꼭 필요한 사람도 교사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교육시설, 교수·학습과정에서 효과적으로 성취도를 높일 수 있는 교수매체들은 성공적인 교육을 위해 아주 중요한 하드웨어적인 요소라고 한다면 질 좋은 교육과정과 교사의 역할은 소프트웨어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물리적으로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바르게 사용하지 않으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그런 매체들을 잘 활용해야 하는 것도 역시 교사다. 주인인 학생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하여 교육과정에 의한 교수·학습계획을 수립하고, 알맞은 교육이론이나 교육방법을 적용하여 효율적인 교육이 되게 하여 교육의 목적을 달성하게 하는 것도 역시 교사의 몫이다. 학교경영자도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은 일정한 자격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오랜 기간의 학생교육의 노하우를 축적한 사람이 학생교육을 잘 이해할 수 있다. 바람직한 경영방침을 수립하고 질 높은 학교교육을 수행할 수 있다. 아직은 어리지만 학교의 주인이고 국가의 주인이며 미래 사회의 주인인 학생들의 올바른 교육을 위해서 경영자도 교사이어야 한다. 요즘 무격자나 교사 실무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까지도 학교장으로 초빙하려 하고 있다. 아직은 좀더 현장에서 경험을 축적해야 할 젊은 교사들에게도 학교장이 될 수 있게 하려 한다. 학교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 아닌데, 백년대계의 교육을 하여야 하는 곳인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 의사자격증 없는 사람이 ‘병원장’을 담당하고 있는 경우는 못 본 것 같다. 인명을 다루는 귀중한 일을 하는 곳이 병원이다. 병원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의술의 시행으로 많은 사람들을 질병으로부터 구해 주는 일이다. 그러나 병원은 학교와 다르다. 결국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기에 병원장은 경영자로서 질 높은 의술을 시행하게 하고 나아가 돈도 많이 벌게 해야 유능한 경영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부실하게 병원을 경영했거나 할 우려가 있다고 의사자격증이 없는 전문경영인을 병원장으로 초빙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흔히 ‘교사들은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한다. 그런 평을 받는 사람이 교사로서 적임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교사는 순진하고 사회적인 때가 묻지 않은 사람이어야 한다. 학생과 함께 ‘공기놀이’‘고무줄놀이’ 등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과 친구가 되어 학생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다. 학생들과 신뢰를 바탕으로 참다운 교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장도 교사다. 교원자격과 학교장자격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교사로서 많은 현장경험이 있어야 학생을 위한 바른 학교경영을 할 수 있다. 아무리 유능하다고 하더라도 교사 아닌 일반인들을 교장으로 임용해서는 안 된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에게는 반드시 교사가 필요하다. 이학구 전북 원평초교 교감
  • [대입 정시모집 지원 전략] 우리대학 이렇게 뽑아요

    ●한성대학교 가군과 다군에서 각 666명,368명을 분할 모집한다. 예술대 미디어디자인컨텐츠학부는 다군에서만 뽑는다. 가군에서는 수능(60%)+학생부(40%)를 반영하며, 다군에서는 수능 100% 전형을 실시한다. 수능 반영 영역은 인문계열이 언어(33%)+외국어(33%)+탐구(34%) 등 3개 영역을, 자연계열은 수리(33%)+외국어(33%)+탐구(34%) 등 3개 영역을 반영한다. 수능 반영영역에 따라 인문계열 응시자 가운데 탐구영역의 사회탐구 및 과학탐구 선택자에게는 취득한 표준점수에 일정 비율의 가산점을 준다. 자연계열에서도 수리 가형, 사회탐구 및 과학탐구 선택자에게 일정 비율을 가산점으로 부여한다. 단, 탐구영역은 과목별 성적 중 최고점을 취득한 두 과목을 반영한다. 학생부는 전 교과목의 석차백분위와 평어를 함께 반영한다. 교과성적과 출결성적 반영 비율은 각 90%,10%다. 학년별로는 1학년 30%,2·3학년 70%이다. 처음 도입한 예능계열 실기 100%전형을 올해에도 시행한다. 무용학과와 회화과는 가군으로, 미디어디자인콘텐츠학부는 다군에서 실시한다. 원서는 이달 24∼28일 인터넷으로만 받는다. ●방송통신대학교 국내 유일의 국립 원격대학으로 4개 대학 21개 학과의 학부과정과 6개학과의 평생대학원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 51개 캠퍼스가 있어 가까운 곳을 골라 수업을 들을 수 있으며,TV나 인터넷강의 등도 활용할 수 있다. 등록금은 학기당 30만원 미만으로 4년제 대학 가운데 가장 싸다. 만 24세까지 병역연기 혜택도 받을 수 있다. 2006학년도에는 신입생 5만 9700명과 2·3학년 편입생 9만 6646명 등 모두 15만 6000여명을 선발한다. 신입생은 입학시험이 없이 고교(고졸학력 검정고시) 성적 또는 수능 성적으로 선발하며, 편입생은 출신대학(전문대학 포함)의 전 학년 성적으로 뽑는다. 이달 29일까지 인터넷 접수를 실시하고, 창구접수는 서울 대학로의 대학본부나 지역대학, 시·군학습관에서 신입생은 내년 1월 4∼9일, 편입생은 11∼17일 받는다. 전형방법은 서류전형이 전부다. 고교졸업자는 내신성적으로, 타대학 출신자는 대학성적으로 선발한다. 이 가운데 매년 연장자를 모집정원의 10% 정도 우선 선발한다. ●성균관대학교 일반전형 인문계 822명, 자연계 928명, 예체능계 212명 등 전체 정원의 55%인 1962명을 정시모집에서 선발한다. 정원 외로는 특별전형을 통해 260명을 뽑는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반도체시스템공학 전공의 신설이다. 삼성전자와 산학협력 차원에서 도입한 전공으로 정시에서 60명을 선발한다. 합격하면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주고 이공계 장학생일 경우 생활비와 교재비까지 준다. 졸업하면 삼성전자로 입사를 보장한다. 올해 정시 전형의 두드러진 특징은 인문계는 다단계 선발로, 자연계는 일괄사정으로 학생을 선발한다는 점이다. 인문계, 사범대, 건축학의 경우 1단계에서 수능으로만 모집인원의 50%를 선발하고,2단계에서 수능(57%)+학생부(40%)+논술·적성면접(3%)으로 합격자를 최종 선발한다. 자연계와 영상학의 경우 학생부(40%)+수능(60%)을 반영하고, 미술·디자인·무용·연기예술은 학생부 40%에 실기(40%), 수능(20%)을, 스포츠과학부의 경우 실기(20%), 수능(40%)을 일괄합산 사정한다. ●서울시립대학교 일반전형 1016명, 특별전형 231명 등 정원 외 모집을 포함해 모두 1247명을 가군과 나군으로 분할 모집한다. 인문·자연계열 일반전형의 경우 논술이나 면접 없이 수능(70%)과 학생부(30%)로 선발하며, 예체능계열은 수능과 학생부에 실기고사가 추가된다. 수능 성적은 표준점수를 반영한다. 인문계열의 경우 언어, 수리 가(또는 나형), 외국어 및 사회탐구 2과목을, 자연계열의 경우 수리 가형, 외국어 및 과학탐구 2과목을 반영한다. 예체능계열에서는 언어와 외국어를 반영한다. 단 산업디자인학과는 언어와 외국어 외에 사회탐구 2과목을 추가로 반영한다. 학생부 교과성적은 석차백분율을 활용한다. 인문·자연계열의 경우 1학년은 국어, 영어, 수학 교과의 전 과목을, 2·3학년은 전 과목을 반영한다. 예체능계열에서는 전학년 모두 국어, 영어 교과의 전 과목을 반영한다. 특별전형으로는 외국어, 수학, 과학 특기자 전형을 비롯해 국가(독립)유공자직계손·자녀, 사회적배려대상자, 청백봉사상수상공무원자녀 특별전형이 있다. ●서강대학교 나군에서 모집한다. 인문사회계열은 언어, 외국어, 수리 나, 사회탐구(3과목 이상), 자연계열은 언어, 외국어, 수리 가, 과학탐구(3과목 이상)에 응시한 자만 지원할 수 있다. 올해 달라진 점은 신문방송학과가 독립해 커뮤니케이션학부로 모집하고, 인문사회계열에서 제2외국어·한문이 사회탐구 영역의 한 과목으로 포함돼 학생들의 선택의 폭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수능 성적은 표준점수를 활용하며, 모집단위별로 수능 가중치가 적용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반전형은 1유형에서 수능 반영은 인문사회계열은 언어, 외국어, 사탐(3개 과목), 자연계열은 수리 가, 외국어, 과탐(3개 과목)의 3개영역 합산성적으로 모집단위별 모집인원의 20%를 선발하고,2유형으로 수능, 학생부, 논술(인문사회계열만 해당)의 합산성적으로 모집단위별 모집인원의 80%를 선발한다. 학생부 교과성적은 3년 동안 이수한 국어, 외국어, 수학, 사회(인문사회계열), 과학(자연계열) 관련 전 과목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4과목을 선택해 4과목의 평어 평균이 우(4.0) 이상이면 만점이다. ●명지대학교 서울의 인문캠퍼스 모집인원은 총 761명으로 일반전형 나군 340명, 다군 310명, 정원외 모집 농어촌 70명, 실업계 41명이다. 용인의 자연캠퍼스 모집인원은 일반전형 나군 645명, 다군 252명, 정원외 모집 농어촌 52명, 실업계 50명이다. 원서접수는 이달 24∼28일 정오까지 인터넷으로만 실시한다. 나군 일반전형,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실업계 특별전형은 수능(75%)+학생부(25%)를, 다군 일반전형은 수능만 100% 반영한다. 수능 성적은 표준점수를 반영한다. 예술체육대를 제외한 전 모집단위에서 언어·수리 가·수리 나 가운데 택일(200점), 외국어(200점·필수), 사탐·과탐·직탐 가운데 택일(최고점수 2개 과목 100점씩 200점) 등 모두 600점 만점으로 반영한다. 예술체육대는 언어·수리 가·수리 나 가운데 한 영역과 외국어 영역만 반영하며, 취득한 표준점수를 1.5배로 환산해 반영한다. 자연과학대와 공과대 지원자가 수리 가형을 선택하면 3%의 가산점을 준다. 실기(면접)고사는 문예창작학과, 디자인학부, 체육학부, 바둑학과, 문화예술학부(영상콘텐츠전공)의 경우 수능(50%)+학생부(16.7%)+실기(33.3%)를 반영한다. ●국민대학교 가군 일반학생 1497명, 나군 일반학생 127명, 취업자 69명, 다군 일반학생 83명으로 1776명을 정원내로 선발한다. 정원 외로는 나군 농ㆍ어촌학생 119명, 실업계고교출신자 88명, 재외국민과 외국인 59명 등 266명을 뽑는다. 수능 성적은 모집단위별로 지정한 수능영역별 표준점수를 반영한다. 인문계는 언어, 사회탐구(2과목), 외국어영역을, 자연계는 수리 가, 과학탐구(2과목), 외국어영역을 반영한다. 인문계는 외국어영역에, 자연계는 수리 가형에 50%의 가중치가 부여된다. 예ㆍ체능계와 실업계고교출신자 특별전형은 해당 모집군 및 모집단위에 따라 반영 영역이 각각 다르다. 학생부 교과성적은 모집단위별로 지정한 학년별 반영교과의 지정 과목 가운데 학생이 이수한 모든 과목의 평어(40%), 석차백분위(50%) 및 출결성적(10%)을 교과성적 산출방법에 따라 산출하며, 평어성적 평균의 등급(33등급)과 석차백분위 등급(33등급) 성적을 합산하여 환산값을 성적에 적용한다. 일반전형의 가군 예술대 성악전공과 연극영화전공, 나군 예술대 음악학부(성악전공 제외)와 무용전공, 다군 미술학부는 단계별 전형을 실시하며, 이외 모집단위는 일괄합산 전형을 실시한다. 원서접수는 이달 24∼27일 인터넷으로만 실시한다.
  • [정치플러스] 여 60세이상 노장모임 결성

    열린우리당 내 60세 이상의 노장들이 모임을 결성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기로 해 주목된다. 이 모임의 한 관계자는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묵묵히 젊은이들의 의견을 따랐던 노장들이 경륜이 부족한 당을 뒷받침하기 위해 모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모임의 가입자격은 나이 하나뿐이다.1945년생 이상으로 만 60세가 넘어야 한다. 현재 당내에서는 최연장자인 이용희 의원을 비롯해 유재건 임채정 김덕규 조성태 유필우 의원 등 23명이 만 60세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 [儒林 속 한자이야기] 旌閭(정려)

    儒林(450)에는 ‘旌閭’(깃발 정/이문 려)가 나오는데,‘忠臣(충신),孝子(효자),烈女(열녀) 등을 그 동네에 旌門(정문)을 세워 表彰(표창)하던 일’을 가리킨다. ‘旌’자는 ‘五色(오색)의 깃털을 깃대 끝에 늘어뜨려 장식한 旗(기)’를 나타냈다.用例(용례)에는 ‘銘旌(명정:죽은 사람의 관직과 성씨 따위를 적은 기),旌命(정명:어진 선비를 부르고 인재를 등용함),顯旌(현정: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이라는 뜻으로, 마음이 안정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 등이 있다. ‘閭’자는 ‘두 짝 문’의 象形(상형)인 ‘門’(문)과 ‘사람의 등뼈’ 모양을 본뜬 ‘呂’(려)가 합쳐져 ‘里門(이문)’을 나타냈다.‘閭閻(여염:백성의 살림집이 많이 모여 있는 곳),閭巷(여항:민간),州閭(주려:고을과 마을을 아울러 이르는 말)’ 등에 쓰인다. 周禮(주례)에 의하면, 임금이 宮城(궁성)을 벗어나 臨時(임시) 居所(거소)에 머물며 祭祀(제사)를 지내거나 賓客(빈객)을 만나기도 하였다. 그 때에는 별도의 旗(기)나 門(문)을 세웠다고 한다. 이것이 旌閭(정려)의 기원인데, 후대로 오면서 효자나 열녀, 충신 등의 행적을 기리기 위하여 그들이 살던 집 앞에 門을 세우거나 마을 입구에 작은 旌閣(정각)을 세워 紀念(기념)하는 것으로 의미가 바뀌었다. 우리나라 旌閭의 始原(시원)은 분명하지 않다.三國史記(삼국사기) 新羅(신라) 景德王(경덕왕)조에 態川州(웅천주)사람 向德(향덕)의 이야기를 통해 신라시대에 旌閭가 세워졌음을 推定(추정)할 수 있다. 경덕왕 14년(755) 흉년으로 부모가 굶주림과 병이 들자 자기의 넓적다리 살을 베어내어 아버지에게 먹여 병이 낫게 하였다. 이러한 효행이 알려져 왕은 후한 상을 내리고 有司(유사)에게 명하여 旌表(정표)를 세우도록 하였다고 한다. 김자수(金自粹)는 고려 충정왕 3년(1351)에 안동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효성을 다한 사실이 알려져 조정으로부터 旌閭 표창이 내려졌다. 학문에 대한 열정도 남달라 문과에 장원 급제하여 주요 관직을 역임하였다.朝鮮(조선)의 건국과 함께 辭職(사직)하고 안동으로 歸鄕(귀향)하였다. 신왕조는 그의 도덕과 경륜을 아껴 누차에 걸쳐 초청했으나 不應(불응)하였다.太宗(태종)의 刑曹判書(형조판서) 除授(제수)에 어쩔 수 없이 赴任(부임)하면서 長子(장자)에게 壽衣(수의)와 葬禮器具(장례기구)를 마련해 뒤따르도록 하였다.廣州(광주) 땅에 도착하자 포은(圃隱)의 묘소를 참배한 뒤 두 왕조를 섬길 수 없다는 의지를 表明(표명)하고,秋嶺(추령)에 이르러 ‘묘지에 碑(비)를 세우지 마라.’는 遺訓(유훈)을 남기고 飮毒(음독) 自盡(자진)하였다. 朝鮮王朝實錄(조선왕조실록) 성종조에는 원주사람 조씨부인의 이야기가 전한다. 조씨부인은 남편이 죽은 뒤 屍身(시신)을 끌어안고 1주일을 지냈으며,穀氣(곡기)를 끊고 보름간을 지냈다. 주위에서 조씨의 상태를 염려해서 再婚(재혼)을 시키려 했으나 이를 거부하고 슬피울며 지냈다. 결국 얼마 뒤에 조씨는 婚書(혼서)와 남편이 읽던 책 두 권을 끌어안고 목을 매어 自決(자결)했다. 이러한 사실이 중앙에 알려지자 朝廷(조정)에서는 조씨의 節槪(절개)를 기리기 위해 烈女門(열녀문)을 下賜(하사)하였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스키·보드 타면 왜 눈속에 안 빠질까

    스키·보드 타면 왜 눈속에 안 빠질까

    겨울철을 맞아 스키장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눈이 많은 산악지대에서 이동수단으로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스키는 물론, 스키의 불편함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1950년대 후반 등장한 스노보드도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인 레저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스키나 보드를 단순히 탔다는 데 만족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제대로 즐기려면, 스키와 보드에 숨어 있는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스키와 스케이트의 원리는 같다? 눈이 쌓여 있는 곳에서는 발이 푹푹 빠져 걷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스키와 보드만 있으면 쌓인 눈의 높이와 상관없이 쌩쌩 달릴 수 있다. 우선 스키나 보드를 신으면 눈에 빠지지 않는 이유는 압력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압력은 일정한 면적에 수직으로 작용하는 힘의 크기로, 압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힘을 줄이거나 힘을 받는 면적이 넓어져야 한다. 스키나 보드는 발보다 표면적이 넓어 압력이 낮아지는 것이다. 또 스키와 보드가 눈 위를 달리는 과학적 원리는 복빙(復氷) 현상과 마찰열로 설명할 수 있다. 복빙 현상은 얼음에 압력을 가하면 어는 점이 낮아져 녹아서 물이 되고, 압력이 사라지면 다시 얼음이 되는 현상이다. 이는 주로 스케이트를 탈 때 적용된다. 스케이트의 좁은 날에 체중이 실리면서 압력이 증가, 얼음이 녹은 물이 윤활 작용을 해 미끄러져 나가는 것이다. 거대한 빙하의 이동도 이같은 복빙 현상 때문에 가능하다. 스키나 보드의 경우 복빙 현상보다 물체와 지표면의 물리적 저항에 의해 발생하는 마찰열이 더욱 크게 작용하게 된다. 스키나 보드의 바닥이 눈 표면과 비벼지면서 마찰열을 발생하고, 이 열은 쌓여 있던 눈을 녹이고, 순간적으로 생긴 물은 스키나 보드의 미끄러짐을 돕는 것이다. 눈길에서는 1단 기어가 아닌 2단이나 3단 기어로 자동차를 출발시켜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타이어가 한번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마찰열에 의해 눈이 계속 녹으면서 더욱 미끄러지기 때문이다. ●스키장은 추워야 제격이다? 흔히 스키나 보드는 콧물이 절로 나는 추운 날 타야 제격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스키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알맞은 적설량과 적당한 기온이 유지돼야 한다. 이는 온도에 따라 마찰열이 생기는 정도인 마찰계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즉, 스키어나 보더 입장에서는 속도감을 즐기기 위해서는 마찰계수가 작을수록 좋은 것이다. 눈에서 마찰계수는 기온이 영하로 내려갈 때보다 오히려 0도 안팎을 유지할 때 가장 작아진다. 예컨대 스키의 경우 0도에서 마찰계수는 0.04인 반면 영하 3∼4도에서는 0.1, 영하 10도 정도에서는 0.2 수준으로 커진다. 물론 기온이 영상으로 높이 올라가도 눈이 질퍽질퍽해져 마찰계수가 커진다. 따라서 스키나 보드를 타기에 가장 좋은 기온은 영하 1∼2도에서 영상 4∼5도 사이가 된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최규정 박사는 “눈은 수분 함량에 따라 건설(乾雪)과 습설(濕雪)로 구분되며, 습설은 건설보다 마찰계수가 높아 스키나 보드를 타기에는 부적합하다.”면서 “또 기온이 낮은 상태에서 내린 파우더성 눈은 대부분 건설이지만, 미끄러지는 현상이 과도하게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쉽게 뭉쳐지는 습설은 눈사람을 만들거나 눈싸움을 하기에는 적합할지 모르나, 스키장에서는 건설과 함께 적당량만 있어도 족하다는 것이다. ●스키가 어려울까, 보드가 어려울까? 스키와 보드는 고도차에 의한 위치 에너지를 이용한 낙하 운동이라는 점에서 같다. 따라서 스키와 보드를 슬로프에 내려두면 ‘폴라인’(Fall Line·등고선과 수직을 이루는 가상선)을 따라 흘러내려오게 된다. 때문에 에지(스키 및 보드 가장자리의 금속 날)를 이용해 속도를 조절하거나 방향을 전환하게 된다. 하지만 스키와 보드를 타는 데 동원되는 근육의 형태나 종류에는 차이가 있다. 동일한 조건에서 운동량은 스키가 보드보다 많다. 반면 보드는 좁은 바닥에 두 발을 고정시켜 놓았기 때문에 전신 평형성과 유연성 등을 향상시키는 데 스키보다 유리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儒林(493)-제5부 格物致知 제1장 疾風怒濤(15)

    儒林(493)-제5부 格物致知 제1장 疾風怒濤(15)

    제5부 格物致知 제1장 疾風怒濤(15) 가도의 변명을 듣고 난 후 한유가 물었다. “그대의 시가 어느 부분에서 막혔는가.” 그러자 가낭선은 자신이 지은 시를 낭송하고 그 마지막 문장인 ‘중은 달 아래 문을 민다.’고 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중은 달 아래 문을 두드린다.’라고 하는 것이 좋을까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대답하였던 것이다. 이에 그 당시 ‘당송팔대가’로 지칭될 만큼 명문장가였던 한유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내 생각엔 ‘민다(推)’보다는 ‘두드린다(敲)’가 낫겠네.” 그러고나서 한유는 수행원들이 어리둥절하고 있는 사이에 가도를 말에 다시 오르라고 명령한 후 말머리를 나란히 하여 함께 시를 논하며 길을 가는 것이었다. 이후로 문학작품에 자구를 여러 번 생각하여 손질하고 고치는 것을 ‘퇴고(推敲)’라고 이르게 되었으며, 이처럼 일자일구도 소홀히 하지 않고, 고음(苦吟)하여 창작하는 시풍을 가진 가낭선의 창작태도에서 ‘퇴고’라는 고사성어가 태어난 것이다. 명종실록에 기록되어 있듯 이율곡이 이 무렵 ‘이 세상은 바로 가낭선이 되었네.’하고 한탄하였던 것은 출가와 환속을 거듭하며 방황하는 가낭선과 같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민다(推)’와 ‘두드린다(敲)’라는 문장을 놓고 심사숙고하던 가낭선처럼 자신도 인생의 문을 밀 것인지, 두드릴 것인지 도저히 판단이 서지 않는 암야행로(暗夜行路)와 같은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율곡의 참담한 심정은 훗날 그가 지은 ‘이일분수부(理一分殊賦)’라는 시 속에 드러나고 있다. 제목이 가리키듯 서정시라기보다는 일종의 철학시였고, 이 장시에서 율곡은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 “…방바닥 꽉 들어차서 빈구석이 없음이여, 고부(姑婦) 간에 싸움이 벌어지도다. 살려는 욕심뿐이요, 죽기는 싫어함이여. 눈에 가시가 들어오고, 마음의 병이 생기는 것도 달갑게 여기는도다.…” 물론 율곡을 괴롭힌 사람은 아버지의 첩이었으니 굳이 말하면 서모일 것이다. 그러므로 두 사람의 관계는 시에서 보듯 ‘고부(姑婦)’ 사이는 아닌 것이다. 그러나 율곡은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싸움이나 ‘서모나 자식’의 갈등을 모두 ‘방이 좁아서 싸운다.’는 ‘발계(勃谿)’로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발계란 말은 장자에서 나오는 ‘방이 텅 비지 않고 좁아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함께 싸운다.(空無空虛 則婦姑勃谿)’라는 구절을 인용한 것으로 가정의 모든 불화는 ‘방마다 꽉 들어차서 빈 구석이 없기 때문’에 시작되는 것이며, 이것은 가정들이 모두 ‘죽기는(희생하는 것) 싫어하고 오직 자신의 욕심만을 앞세워 살려는 욕심(이기주의)’ 때문에 비롯되는 것이며, 이로써 ‘눈에 가시가 들어가고 가족들의 마음에 병이 생기는 것이다.’라고 경책하고 있음인 것이다. 그렇다. 이 무렵 청년 율곡은 나갈 것인가(進), 물러설 것인가(退), 밀 것인가(推), 두드릴 것인가(敲), 오를 것인가(高), 내릴 것인가(低)의 양극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껍질을 찢는 탈바꿈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었던 것이다.
  • [박은영의 DVD레서피] 낯선 여행에서 맛본 쓰디쓴 인생

    한때 ‘인생극장’이라는 코미디 프로가 인기를 끌었다. 개그맨 이휘재가 “그래! 결심했어”를 외치면 두 가지 다른 인생이 연이어 펼쳐졌다. 그러나 인생은 이렇게 두 가지 길을 다 가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곳으로 급히 방향을 틀어 버리기도 한다. 잘 타고 가던 비행기가 별안간 무인도에 추락하거나 어느 날 자신이 전생에 진시황의 호위무사였다는 황당한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한다.‘로스트’와 ‘신화’는 이렇듯 인생에 갑작스러운 사건을 만난 인물들이 현실에서 튕겨나가 만드는 팬터지이며 편도 행 인생극장이다. 우선 길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 ‘로스트’는 이렇다. 비행기가 무인도에 추락해 40여 명만이 살아남는다. 그저 열대 어느 지점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낯선 섬엔 사나운 북극곰이 살고 숲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서운 괴물까지 숨어 있다. 각기 기막힌 사연들을 안고 있는 조난자들은 기괴한 섬에서 괴물보다도 두려운 생의 회한에 사로잡혀 천국도 지옥도 아닌 공간을 표류한다. ‘로스트’가 악몽이라면 ‘신화-진시황릉의 비밀’은 장자의 호접지몽이다. 고조선의 공주를 호위하던 진시황의 무사가 환생해 수천 년 동안 그를 기다린 공주를 만난다.‘진용’에 ‘인디아나 존스’를 짜깁기 해놓은 듯한 이야기에 신비로운 진시황릉의 비밀과 애절한 로맨스가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를 넘나든다. ●로스트 김윤진이 출연하는 것으로 먼저 알려졌지만 이 괴이하고도 인간적인 이야기는 단박에 국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각기 다른 생존 방식을 보여 주는 10여 명의 주요 인물과 그들의 과거가 중심축을 이루는데 DVD는 산만한 토요일 낮 시간에 한국어 더빙판으로 보던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한다. 배우들의 오디션 장면은 다른 타이틀에선 보기 어려웠던 특이한 부가영상이다. 제작자와 감독은 오디션 후 김윤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없던 배역을 새로 만들어 맡겼다고 한다. 메이킹 필름, 삭제장면과 NG 장면, 제작진과 주요 출연진이 출연한 토크쇼 영상도 볼 수 있다. ●신화-진시황릉의 비밀 김희선이 얼마나 예쁜 배우인가 확인시켜 주는 타이틀이다. 화려한 의상과 가채의 우아함은 DVD로 볼 때 한층 더 진가를 발휘한다. 성룡의 애크러뱃 액션은 예의 날카로움과 재치를 잃었지만 와이어를 이용한 물 흐르는 듯한 액션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 의외의 발견은 최민수다. 짧은 출연이었지만 영화 속에서 가장 강한 카리스마와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 준다. 메이킹 필름에 성룡과의 검술 장면이 실려 있는데 검도 유단자인 최민수가 성룡의 검을 단번에 부러뜨리는 NG 장면이 들어 있다. 이 밖에 성룡과 김희선이 직접 부른 뮤직비디오도 2가지 버전으로 실려 있다. mlue@naver.com
  • 서민 이자부담 늘고 ‘큰손쟁탈’ 더욱 치열

    서민 이자부담 늘고 ‘큰손쟁탈’ 더욱 치열

    내년에 서민들의 빚 부담은 더욱 커지고, 부유층은 금융권의 전방위적인 ‘VIP마케팅’을 한껏 향유하는 등 금융고객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금융그룹이 7일 발표한 ‘2006년 국내 금융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상승으로 가계의 이자부담이 급증하면서 내년 가계 신용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9월 가계 빚이 500조원을 돌파면서 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연간 이자가 32조 5000억원(금리 6.5% 적용)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중산층 이하 신용악화 가능성 우리투자증권 유용주 연구위원은 “국내 경제시스템을 고려할 때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중산층 이하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은 제고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가 많은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소득 하위계층의 신용악화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가계 빚의 51.4%(9월말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의 상환이 부동산 시장 침체와 거래 위축으로 힘들어질 가능성이 크고, 신용카드사들이 신용판매와 현금서비스 영업을 강화할 경우 카드빚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개인의 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48.6%에서 올해 6월말 현재 49.3%로 악화됐다. 유 연구위원은 또 “고용없는 성장이 장기화됨에 따라 경기회복과 자산가격 상승의 수혜가 일부 계층에 편중되는 구조도 심화될 것”으로 분석했다.2003년 도시근로자가구의 상위 20% 소득은 하위 20%보다 5.22배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5.41배로 늘어났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VIP시장 쟁탈전 부유층에 금융자산이 쏠리는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내년에 ‘VIP 마케팅’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분석됐다. 메릴린치 분석에 따르면 금융자산을 100만달러 이상 보유한 한국의 ‘백만장자’는 지난해 말 7만 5000여명으로 전년에 비해 15% 증가했다.2003년부터는 은행 전체 수신에서 5000만원 이상 계좌의 수신 규모가 5000만원 미만 계좌의 수신 규모를 웃돌기 시작했다. 우리금융은 이에 따라 은행들이 내년에 강남이나 신도시, 지방 신흥 부유층 지역을 중심으로 프라이빗뱅킹(PB) 점포를 경쟁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형고급 아파트 단지 예정 지역에는 입주 수년전부터 점포를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 연구위원은 “부유층 내에서도 계층간 차별화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은행들은 최상위 계층에 금융서비스를 집중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PB영업 본연의 목적인 자산관리 업무가 한국 금융시장에 뿌리내리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유 연구위원은 내다봤다. ●‘빅5’에서 탈락하는 은행 발생할 수도 우리금융은 또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행권 ‘빅5’(국민, 우리, 신한·조흥, 하나, 한국씨티) 체제에서 뒤처지는 은행이 내년에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권의 경쟁은 양적 경쟁보다는 가격 경쟁과 고객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고객확보 싸움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금융그룹 계열 증권사들이 약진하면서 비금융그룹계열 증권사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카드업계는 LG카드 매각을 계기로 2차 구조개편이 시작돼 전업계와 은행계 카드사간의 순위 다툼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 인상과 관련해 유 연구위원은 “내년에 2∼3차례의 콜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면서 “실세금리 상승으로 장기 확정금리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부동자금의 상당 부분이 흡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7·9급 공무원 시험 완전정복]

    ●영어 다음 밑줄 친 부분 중 어법상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시오. 1.The person who (1)favors new ideas,(2)tries to change,and (3)to look for new ways (4)is called a liberal. (해설) 이 문장은 favors,tries와 looks for가 모두 who에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즉,‘who favors new ideas,tries to change,and looks for∼’의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답 (3) 해석:새로운 생각에 호의적인 사람은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유라 불리는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2.(1)Her eldest son appears (2)to be born a painter,(3)for he can paint a beautiful picture (4)at the age of only seven. (해설) It appears that her eldest son was born a painter와 같은 의미이므로 Her eldest son appears to have been born이 되어야 한다. 즉 태어난 것은 과거의 일이다. 정답 (2) 해석:그녀의 맏아들은 타고난 화가인 것 같다. 왜냐하면 그는 겨우 일곱 살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3.Japan‘s position (1)on the edge of the monsoon region has made (2)highly productive rice cultivation (3)possibility,and (4)the Japanese islands are surrounded by rich fishing grounds. (해설) make∼ possible ∼을 가능하게 하다 (3)possibility→possible. 정답 (3) 해석:몬순 지역의 가장자리에 있는 일본의 위치는 매우 생산적인 쌀 재배를 가능하게 했고, 일본의 섬들은 풍부한 어장으로 둘러싸여 있다. 4.It is (1)very comfortable,since the temperature seldom,(2)if any,(3)drops (4)below 60 degrees Fahrenheit. (해설) 준부정어+if ever+동사:∼하더라도 거의 하지 않는다. 준부정어+if any+명사:∼이 있다 해도 거의 없다.(2)if any→if ever. 정답 (2) 해석:온도가 좀처럼 화씨 60도 이하로 거의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매우 안락하다. 5.The writer (1)did not surprise when the hippie husband (2)complained that his wife’s knapsack was (3)full of vitamins perhaps because she saw that the hippie wife was slender and (4)frail-looking. (해설) surprise ∼을 놀라게 하다 be surprised 놀라다 frail-looking 허약해 보이는.(1)did not surprise →was not surprised. 정답 (1)해석:히피 남편은 그의 아내의 배낭이 비타민으로 가득한 것을 불평했을 때 작가는 놀라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그 히피 아내가 마르고 허약한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6.(1)After the invention of language,men (2)have taken pleasure in following and (3)participating in the adventures and experiences of (4)imaginative people. (해설) after는 과거의 출발점을 나타낼 뿐 현재까지는 의미하지 못하므로 글의 내용으로 볼 때 (1) After → Since. 정답 (1) 해석:언어의 발명 이후에, 사람들은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의 모험 과 경험들을 따르고 참여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았다. 7.An old man (1)living in Alaska had lost all of his friends and family,and he (2)felt sadly to think that (3)he was left alone.He began to wonder (4)whether he should leave and start a new life in another village. (해설) 감각동사(feel/smell/taste/look/sound)+형용사.(2)felt sadly→felt sad. 정답 (2) 해석:Alaska에 살고 있는 한 노인은 그의 친구들과 가족 전부를 잃었고, 혼자 남겨진 것을 생각하며 슬퍼했다. 그는 떠나서 다른 마을에서 새 인생을 시작해야 할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8.By and by,(1)as he lay there,he (2)heard the bushes breaking and saw (3)a great deal of grizzly bears coming along.The largest bear led the rest,and the tips of his hairs (4)were white. (해설) a deal of+셀 수 없는 명사 a number of+복수명사.(3)a great deal of grizzly bears→a great/large number of grizzly bears.grizzly bear 회색곰. 정답 (3) 해석:그가 거기에서 숨어 기다렸을 때, 머지않아 덤불을 부숴뜨리는 소리를 들었고, 따라오는 수많은 회색곰을 보았다. 가장 큰 곰이 나머지들을 이끌었고, 털 끝은 흰색이었다.
  • [03일 TV 하이라이트]

    ●특선 다큐멘터리(EBS 오후 9시) 고대 세계의 왕과 황제들은 일찍이 예술이 가지는 정치적 파워를 간파했다. 백성들을 설득하기 위해 최초로 이미지를 사용했던 부류도 정치 지도자들이었다. 어떻게 고대의 권력자들이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강력하고도 설득력 있는 시각 테크닉을 만들어냈는가에 대해 알아본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스웨덴 정부의 강력한 생태계 보호정책이 헬기안강 하류의 습지대 1700㏊를 되살려냈다. 이 습지는 중요한 철새 도래지였고 농부들에게는 방목을 하거나 짚을 말리던 장소였다. 그러나 농업이 쇠퇴해 오염되기 시작했고, 농부들도 무관심해졌다. 국민들의 강력한 개선요구에 정부가 개입해 이곳을 회생시켰다.   ●부부일기(MBC 오전 9시55분) 173㎝의 큰 키를 타고난 은정씨. 아버지 키가 2m, 오빠도 키가 190㎝나 된다. 그러다 보니 웬만한 남자는 성에 차지도 않는데, 어느 날 기대도 않고 나간 미팅에서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났다. 이들 부부가 키로 인해 겪는 포복절도의 사건들. 과연 그 사건의 속사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백만장자와 결혼하기(SBS 오후 9시45분) 영훈에게 장난치지 말라며 화를 낸 은영은 진하에겐 영훈이가 자신을 탈락시키면 집으로 돌아가도 되냐고 묻는다. 짐을 챙긴 은영을 보자 출연 여성들은 벌써 돌아갈 생각을 하느냐며 비웃는다. 마침내 성에 남게 될 여성의 이름을 부를 시간이 되고, 영훈은 마지막으로 한은영을 호명한다.   ●칭기즈칸(KBS1 오후 9시30분) 서방국왕은 전세가 불리하자 왕자 챠란딘과 측근들을 데리고 신도를 탈출한다. 칭기즈칸은 저베와 수부타이를 시켜 그들의 뒤를 추격케 하고, 손쉽게 신도를 점령한다. 서방국왕은 달아나기에 급급해한다. 결국 그의 모후는 몽골군에 투항하고, 국왕 자신도 외딴 섬으로 달아나 국운이 풍전등화에 놓이는데….   ●반올림#2(KBS2 오전 8시50분) 무용 시간, 상필은 자꾸 발냄새가 나는 양말을 벗어 은심의 코에 들이대며 장난을 친다. 그러더니 상필은 급기야 교실에 은심의 모습을 처키 사진과 함께 붙여 반 아이들에게 웃음거리로 만든다.“내가 뭘 어쨌길래 자꾸 날 괴롭히냐.”며 소리를 지르는 사이 둘은 학주에게 그 모습을 들켜 교무실로 불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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